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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 작은 것이라 할 지라도 신기하다면 자기만이 소유하고 소중히 여기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중에서 만일 당신이 남들과 다르게 미지의 영역을 들여다보고자 한다면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그리고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러한 본성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이번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는 모두 저 다윈이 말한 본성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연재가 하나의 첩경이 되어 자기만이 간직하고 싶은 생물의 길로 인도하는 길잡이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의류에게는 아무도 큰 관심을 가지지 않기에 역설적이게도 한 번 관심을 들이게 되면 지독하리만치 빠져들게 되는 것이 있다. 지난해 e-환경과조경을 통해 진행했던 연재 ‘신비한 공생체, 지의류’에서는 지의류라는 생물군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이 이루어졌다면, 이번 연재는 백두대간이라는 우리나라 생태계의 큰 중심축 위에 얼마나 다양한 지의류들이 살고 있는지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근대 이후, 우리나라 지의류에 대한 분류학적 연구는 1891년 독일 지의학자 뮐러와 1901년 프랑스 신부 푸리에가 북한에서 채집한 지의류 표본으로부터 시작됐다. 일제강점기 동안 이루어진 우리나라 식물분류 연구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지의류 연구 또한 일본학자들에 의해, 일본학자의 조수 역할을 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어서, 그리고 수십 년 후 일본학자에게 도움을 구하며 선구적 열정을 불태웠던 한국학자들에 의해 윤곽을 점차 갖추게 됐다. 한반도 전역을 놓고 봤을 때 지의류 조사는 1960년대 이후 꾸준히 이루어졌지만, 백두대간의 지의류 연구는 덕유산, 소백산, 설악산 등 특정 산에 한정되는 조사가 대부분이었고 그러한 조사들도 대부분 작은 지의류(가상지의류)는 제외하고 큰 지의류(수상, 엽상 지의류)에 한정됐다. 백두대간의 지의류에 대한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연구는 필자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재직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설악산 향로봉까지 전체 백두대간 지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누어, 현재 설악산권역을 제외한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태백산권역의 지의류에 대해 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다. 설악산권역이 아직 남아있지만, 조금 서둘러 백두대간의 지의류를 이야기해 보고 싶다. 섣부른 시작이 아닐 거라 확신하며 설령 설악산권역까지 조사하여 모든 백두대간 지역을 다 조사하더라도 백두대간의 지의류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완전한 보고는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미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백두대간에 자생하는 주요 지의류를 10종류로 나누어 보았다. 귀한 약초로 알려진 석이와 송라를 시작으로, 루돌프 사슴이 좋아하는 사슴지의류,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지네지의류, 매화나무지의류, 그리고 노란속매화나무지의류, 작은 지의류의 대표격인 접시지의류와 주황단추지의류, 바위지의류의 대표격인 국화잎지의류,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름도 예쁜 별지의류를 순서대로 이야기해 볼 생각이다. 이번 연재 첫 호의 주제인 석이(Umbilicaria esculenta (Miyoshi) Minks)를 풀어보자. 이 글을 쓰는 이유로 당연하겠지만 먼저 석이는 석이버섯이라 쓰고 지의류라고 읽는다. 버섯이 아니라 지의류라는 말이다. 물론 지의류로 판명된 것은 현미경과 더불어 과학이 발전한 근대 이후이겠지만. 석이는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지의류일 것이다. 간편한 손질만 거치면 지의류 가운데 가장 먹을 만하고 약효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기원전 진시황제의 아버지, 여불위가 지었던 ‘여씨춘추’에도 금강산의 석이가 소개되어 있고, 외교적으로 중요한 선물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우리 선조들의 석이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석이는 본초강목, 동의보감과 같은 의학서에서부터 하당집, 승정원일기와 같은 모음집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등장하며, 조선시대를 통하여 우리 선조들 일상 속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석이는 지역별로 빠짐없이 포함되어 있어 우리나라 전역에서 나는 중요한 산림자원이었다. 금오신화로 잘 알려진 조선시대 학자 김시습은 자신의 매월당시집에서 詠石耳(영석이, 석이를 읊다)라는 제목으로 석이를 칭송하는 칠언절구의 시까지 지었다. 이보다 앞서 약 천 년 전, 당나라 학자 범조위도 石耳(석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지었는데, 당송의 시가 조선시대에도 유명했으니 아마도 김시습이 범조위의 시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한다. 범조위의 시구는 생태적으로도 매우 의미있는데, 일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白日照层巅,阳崖生石耳。(자일조층전 양애생석이) 뜻을 풀어보자면, ‘산꼭대기층으로 해가 비치고 햇볕드는 절벽 위에 석이가 자라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작자는 석이가 높은 산의 햇볕 드는 절벽 바위에 무더기로 자라는 점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좁은 의미에서 보면, 석이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그리고 북한의 북동쪽에 해당하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만 자생하는 종이다. 보다 넓은 의미에서 석이속(Umbiliaria)의 지의류를 모두 고려한다면 전세계 약 90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엔 7종이 자생한다. 석이 이외에도, 작은석이, 주름석이, 구름석이, 큰뒷주름석이, 무에석이, 깊은산석이가 더 있지만, 문헌상으로 기록되어 있거나 혹은 북한지역에 자생하는 종들이 대부분이고 남한에선 석이와 작은석이를 주로 볼 수 있다. 석이와 작은 석이는 쉽게 구분된다. 일단 석이는 크기가 커서 아기 손바닥만 한 것부터 수십 센티미터까지 자라며 개체들이 드문드문 떨어져 있다. 작은 석이는 이에 비해 그 크기가 손톱보다도 작은 개체들이 다닥다닥 서로 붙어 자란다. 산 절벽 바위에 목이버섯처럼 큼직하게 생긴 것이 붙어있다면 석이를 찾은 것이고, 석이 주변에 미니 석이처럼 생긴 것들이 보인다면 바로 작은 석이일 것이다. 석이와 혼동되는 종류로 담수석이속(Dermatocarpon)과 큰병풍석이속(Lasallia) 지의류가 있다. 석이처럼 바위에 붙어 자라지만 황토색 혹은 옅은 갈색이 아니라 회색빛을 띤다면 붉은배담수석이이고 석이나 작은 석이처럼 아랫면이 검은색이 아니라 붉은 갈색빛을 띠어서 그렇게 이름이 지어진 것 같다. 또 큰병풍석이 종류는 석이처럼 생겼지만 표면이 두드러기처럼 우둘투둘 불거져 있고 불거진 만큼 아랫면을 보면 쏙 들어가 있다. 석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이외의 지역에서도 오랫동안 이용됐다. 특히 북미 인디언들은 큰뒷주름석이(Umbilicaria muehlenbergii (Ach.) Tuck., 크리족 인디언은 ‘아시니와콘’, 치페와족 인디언은 ‘테치’라고 부름)를 부수어 넣어 (석이는 젤라틴 성분이 있으므로) 버섯향이 나는 걸죽한 탕처럼 만들어 먹었고 이 요리는 썰매개들에게도 좋은 영양공급원이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차, 약재, 고급 음식 재료로 쓰였고, 앞서 언급했듯이 나라간 외교의 중요한 물품이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쉽게 찾을 수 있으므로 여기서는 이 정도로 마무리 짓고, 지의류의 물질과 효능에 대해선 다음 호(송라 편)에서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현대 생물분류학의 아버지이자 종-속-과-목-강-문-계 체계를 만든 스웨덴 식물학자 칼 폰 린네는 “석이는 영양면에서 영불이끼보다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영불 이끼(Cetraria islandica (L.) Ach.) 또한 석이처럼 유럽에서 오랫동안 식용했던 지의류인데 석이가 몸에 훨씬 좋다는 의미이다. 예나 지금이나 약초꾼들의 주요 채집 목록이라서 석이를 실제로 보기가 쉽진 않다. 그러나, 이렇게 글로 보는 것보다 한 번쯤 직접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1000m급 높은 산의 등산로를 따라가다 햇살 비치는 서늘한 절벽을 보게 된다면 몇 발짝만 더 움직여 유심히 관찰해 보자. 등산로에선 잘 보이지 않는 절벽 뒷모습에 조용히 낙엽처럼 숨을 쉬는 석이가 당신을 반길지도 모를 테니까. 이병권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보전실 박사
    • 이병권 박사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보전실[email protected]
    • 2025-03-27
  • 지난 2월, 산림청 주관으로 2025년 정원정책 설명회 및 정원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산림청을 비롯한 관련 공공기관, 정원 분야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정원 담당자 등 120여 명이 참여했다. 행사의 주요 논의 내용은 정원도시의 개념과 육성 계획, 지방정원의 국가정원 지정 및 검증, 정원 관련 신설 기관의 역할과 목적, 제3차 정원진흥기본계획 수립 등이었다. 발표된 내용은 정원 정책과 산업 활성화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 몇 년 동안 지방자치단체에서 큰 관심을 보여온 정원도시와 관련하여, 정부는 개념과 정의, 추진 체계와 절차가 담긴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사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자문단을 운영하고, 일관성 있는 사업 시행을 위한 실무 가이드도 배포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전라남도를 비롯하여 인천, 대전(2개소), 세종, 충주, 전주 등 총 7개소에서 정원도시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정원도시 조성사업의 체계적인 이행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몇 가지 협조 사항을 전달했다. 구체적으로는 정원도시 조성을 위한 조례 제정, 지역 협의체 구성,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수립 과정에서의 산림청과 중앙자문단 참여 등이 포함된다. 특히 행정 절차와 공정 관리에 철저히 대응하여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사실 정원도시 조성사업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논의되어 왔다. 이를 기다려온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사업 시행이 다소 늦었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정원도시 조성이 단순히 정원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며, 타 부처와의 협의가 필수적인 만큼, 실제 사업이 추진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다만 정원도시를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기존에 수립된 정원도시 조성 기본계획이 산림청의 가이드라인과 부합하는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어진 2부 토론회에서는 정원산업 활성화 방안이 논의되었다. 국립수목원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정원산업 현황과 전망, 정원 소재 시장 활성화 계획을 발표한 뒤, 전문 패널들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에서는 정원산업의 근본적인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이를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축, 소비자 보호를 위한 매뉴얼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현재 식물 소재 위주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정원 시설물과 정원 관리 기술까지 산업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보다 실질적인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원식물 조달 등록, 유통 식물의 내한성 지도 마련 등의 필요성도 강조되었다. 특히 전문 인력 양성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적인 정원 시공을 위한 기능공 양성 및 젊은 전문가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으며,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들은 정원 사업의 사후 관리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기도 했다. 산림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정원 분야에서는 새로운 정책과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설립된 국립정원문화원이 준공을 마쳤으며, 올해부터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에 위탁되어 개원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제3차 정원진흥기본계획 수립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전문가들과 지방자치단체가 제기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립정원문화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정원문화원은 국민 생활 속 정원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운영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제3차 정원진흥기본계획에서는 정원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정원도시 활성화 및 정원산업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될 필요가 있다. 기존의 1차, 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이 정원 진흥을 위한 기반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의 기본계획은 보다 실질적인 활성화 전략이 되어야 한다. 정원을 조성한 후 사후 관리가 부담이 된다면, 정원 문화가 정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정책과 사업에서는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정원이 국민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남수환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진흥실장
    • 남수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진흥실장 [email protected]
    • 2025-03-18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대학 생활 동안 나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경험을 꼽으라면 단연코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의 녹색나눔봉사단 활동이다. 전국의 조경학과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봉사라는 활동을 통해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처음 봉사단에 지원했을 때는 단순히 조경을 몸으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삽을 들고 처음 흙을 파낼 때의 서툰 손길과 작업이 끝난 후 흙 묻은 장갑을 벗으며 느꼈던 작은 성취감, 그리고 함께 고생한 단원들과 나눈 웃음들이 어느새 내 대학 생활의 가장 소중한 한 부분이 되어 있었다. 처음 조경을 전공하기로 결정했을 때, 나에게 조경은 도시 속 녹지를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막연한 이미지였다. 하지만 대학 생활을 거치며 많은 스튜디오 수업과 이론을 배우면서도, 정작 실질적으로 손을 움직여 경험해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녹색나눔봉사단을 통해 조경을 실천하고,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첫 봉사활동 날, 장갑을 끼고 삽을 잡았을 때 손에 닿는 흙의 감촉이 생경했다. 강의실에서 도면을 그리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실감이었다. 삽을 움직이며 땅을 고르고 식물을 심는 동안, 이 작은 행동들이 쌓여 하나의 공간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활동을 마치고 흙 묻은 장갑을 벗으며 마주한 동료들의 얼굴에는 같은 뿌듯함이 서려 있었다. 몸은 피곤했지만, 기분은 이상하게 상쾌했다. ‘이게 조경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는 점점 더 큰 흐름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녹색나눔봉사단의 가장 큰 장점은 전국의 조경학과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봉사활동을 위해 모인 학생들은 각자 다른 지역과 학교에서 왔지만, ‘조경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통해 금세 친해졌다. 함께 구덩이를 파고, 삽질을 하며 흙을 나르다 보면, 지금 어떤 수업을 듣고 있는지에 대한 가벼운 질문부터 조경 신문사에서 다루고 있는 중요 현안 같은 진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시각을 공유했다. 그리고 학생들과의 교류가 조경을 배우는 시각을 넓혀주었다면, 어린이 조경학교 보조교사, 정원 유지보수, 조경 행사 운영 등의 활동은 조경이 사람들과 공간을 연결하는 힘을 직접 체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어린이 조경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공원을 돌아보며 공간을 설계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말들은 아직도 생생하다. “여기에 나무 그늘이 있으면 숨바꼭질하기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단순히 공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 공간에서 어떤 놀이와 활동이 가능할지를 떠올렸다. 그들의 시선에서 조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행동을 이끌어내는 무대가 되어준다는 것. 이렇게 조경이 사람들의 경험과 관계를 형성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공간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무엇을 느끼는지에 따라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된다. 도시가 점점 개인화되고 고립된 환경이 되어가는 지금, 자연을 접하고 계절의 변화를 체험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조경은 단순히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휴식과 영감을 제공하는 실천적 영역이 되어야 한다. 조경 공간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이 변화는 조경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교류와 협력에서 시작될 것이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의 녹색나눔봉사단이 첫 발걸음이 되어 앞으로도 많은 조경학도들이 조경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사회적 역할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다양한 경험을 쌓고, 다른 전공 분야와도 소통하며 조경의 역할을 넓혀가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조경은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닌, 도시와 삶을 설계하는 본질적인 요소로 자리 잡아야 한다. 우리는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공간을 바라보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실천해야 한다. 조경이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실천적 도구임을 인식하고 이를 현실로 만들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윤수영 / 제11기 대학생녹색나눔봉사단 대표, 서울시립대학교
    • 윤수영 / 제11기 대학생녹색나눔봉사단 대표, 서울시립대학교
    • 2025-03-15
  • 1. 지방소멸, 농촌소멸 위기의 해법 산업화 이후,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인구집중 현상이 발생했다. 노무현 정부는 지방소멸 위기 해결을 위한 인구분산 정책으로 2003년 6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혁신도시 건설을 시작했다. 혁신도시의 계획인구는 약 2만~5만 명으로 계획되었으며, 1단계(2007~2014, 이전공공기관 정착단계), 2단계(2015~2020, 산·학·연 정착단계), 3단계(2021~2030, 혁신확산단계)로 진행되었다. 2005년 6월 이전대상 공공기관 확정, 2005년 8월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전담조직 설치, 2005년 12월 10개 혁신도시 입지선정 완료, 2007년 4월 10개 혁신도시 지구지정, 2007년 5월 혁신도시 개발계획 수립, 2007년 9월 혁신도시 기반조성 착공, 2012년 공공기관 지방이전 개시, 2019년 12월 공공기관 지방 이전 완료 등을 진행하여 2025년 현재, 10개 광역권에 혁신도시가 건립되었다(innocity.molit.go.kr). 한국은 경제·일자리·인구 등의 ‘수도권 집중도’ 1위 국가다. 한국·일본·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7개국이 가입한 ‘3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에서 한국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유독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민의 50.9%, 일자리의 58.5% 역시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일자리 4.9%, 인구는 4.7%로 수도권 집중도는 한국의 10% 미만이다(김시덕, 중앙일보, 2024.10). 2030년 혁신도시 3단계가 완료되면 혁신도시당 계획인구는 최소 5100명(제주 서귀포)~최대 5만 명(광주, 전남)으로 혁신도시의 총 계획인구는 최대 27만3583명이다. 이는 2025년 인구통계 5168만4564명 기준 0.53% 정도다(kosis.kr). 지방 및 농촌소멸 위기의 해결과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인구분산정책이 모범답안이다. 그러나 혁신도시와 같은 단일 사업만으로 일자리의 58.5%, 전 국민의 50.7%가 수도권에 집중해 있는 인구집중 문제를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 정부 주도의 정주(定住) 인구 분산정책에서,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체류형 생활인구 분산정책으로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 1월 24일부터 농촌 생활인구 확산으로 농촌소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농지(農地)에 임시숙소로 활용할 수 있는 ‘농촌체류형 쉼터’를 도입했다. 이를 위해 내건 슬로건이 ‘4도(都) 3촌(村)’이다. 주 7일 중 4일은 도시에서, 3일은 농촌에서 생활한다는 개념이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일상의 57%는 도시에서 정주(定住)하고, 43%는 농촌에서 체류하는 생활인구 분산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농촌체류형 쉼터 ‘농촌체류형 쉼터’란, 농업인이 아닌 개인이 주말 등을 이용하여 취미생활이나 여가활동으로 농작물을 경작하거나 다년생식물을 재배하는 ‘주말·체험 영농’ 활동을 위한 임시숙소를 말한다. 농촌체류형 쉼터의 규모는 33㎡까지 가능하며, 부속시설로 데크, 주차장, 정화조 설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핵심은 이러한 가설건축물 면적과 부속시설을 합한 면적의 두 배 이상 농지를 확보하여 농작물을 경작하거나 다년생식물을 재배하는 영농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촌체류형 쉼터 이전에는 농막(農幕)이 있었다. ‘농막’이란, 농작업에 필요한 농자재 보관, 수확 농산물 간이처리 또는 농작업 중 일시 휴식을 위하여 설치하는 임시창고로서 원두막이 진화한 형태이다. 초기에는 비닐하우스에 차광막(遮光幕)을 덮는 형태가 주류였으나 최근 도시민의 여가문화가 발달하면서 이동식 컨테이너를 개조하여 농막으로 이용하고 있다. 더 나아가 생활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도시민의 수요와 이동식 주택시장의 공급에 따라 방, 화장실, 거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이동식 주택이 소비자에게 농막으로 보급되었다. 이로 인해 현행법상 숙박이 금지된 농막에서 사실상 숙박행위가 이루어지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따라서 불법 농막을 양성화하는 제도개선의 필요성과 소비자 요구에 맞춘 실행계획이 수립되었다. 농막 이전에는 원두막(園頭幕)이 있었다. ‘원두막’이란, 오이, 참외, 수박, 호박 따위를 심은 밭을 지키기 위하여 밭머리에 지은 막(幕)이다. 사각 정자 형태로 자연스러운 원목을 기둥 삼고, 볏짚 또는 나무판자로 지붕을 덮어 비와 햇빛을 차단해 줌으로써 농작물 임시보관이나 작업자의 휴식 공간 기능을 한다. 원두막을 생각하면 연상되는 행위가 있다. 바로 서리다. ‘서리’는 군것질을 위한 먹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에 아이들이 과수원에 몰래 들어가서 주인 몰래 참외나 수박 등을 장난스럽게 훔쳐먹는 행위를 말한다. 이때 원두막에서 졸고 있던 과수원 주인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깨어나서 ‘이놈들 잡아라’ 소리치며 쫓아가는 풍경, 그리고 품에 몇 개의 과일을 품에 안고 도망가는 아이들 모습이 연상된다. 이렇듯 원두막, 과수원, 과일, 주인, 동네 꼬마 녀석들이 어울려 배경, 소품, 등장인물이 되면서 한 편의 연극, 또는 한 컷의 사진 속 장면으로 연출되어 유년 시설의 기억 저편에 자리한다. 그리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세대를 달리하여 추억으로 자리 잡는다. 그리고 성인이 된 동네 꼬마 녀석들은 다시 그 장소를 찾는다. 중요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지방소멸위기 해결을 위해 진행한 ‘혁신도시사업’은 정부 주도의 행정중심복합도시사업과 연계되어 정주(定住) 인구 유입을 위한 도시계획사업으로 추진되었다. 정부 주도정책은 티베트 종교 및 민족지도자의 환생을 검증하듯 단계적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반면, ‘농촌체류형 쉼터’ 사업은 농촌소멸위기 해결을 위해 민간주도의 생활 · 문화환경 개선사업으로 농촌으로 생활인구 유입을 목적으로 한다. 민간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은 불사조의 빠른 성장, 운반, 치유력 같은 세부적인 실행계획 및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새롭게 추진되고 있는 ‘농촌체류형 쉼터 사업’은 건축물의 규모, 부속시설, 농지 면적 등 기본적인 틀은 갖추었으나, 세부실행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검증된 정체성과 추동력, 시민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갖춘 대안을 모색하던 중 한국 정원문화 ‘별서(別墅)’를 주목하게 되었다. 3. 별서논담(別墅論談) 조선시대에는 별서(別墅)가 있었다. ‘별서’의 한자를 직역(直譯)하면, 따로 떨어지다_별(別), 농막_서(墅)로서 ‘따로 떨어져 있는 농막’을 의미하며, 의역(意譯)하면 ‘선비들이 세속을 떠나 자연에 귀의하여 은거 생활을 하기 위한 곳으로, 본가(本家)에서 떨어진 산수가 빼어난 장소에서 지어진 별저(別邸)’를 말한다. 별서는 단순히 건축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정원(庭苑) 그리고 주변 자연경관을 포함한다. 대표적인 별서로는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정원, 강진 백운동원림을 들 수 있다. 별서의 주요 건축물로는 정(亭), 누(樓), 각(閣), 대(臺), 사(榭), 당(堂), 헌(軒) 등이 있다. 채소를 심은 곳을 포(圃)라 하고, 과실수를 심은 곳을 원(園)이라 하고, 새와 짐승을 기르는 곳을 유(囿)라고 한다. 또 담장이 있는 것을 원(園)이라 하고, 담장이 없는 것을 유(囿)라고도 했다. 조선시대에는 정원(庭園)이라는 용어와 더불어 정원(庭苑), 원유(園囿), 원림(園林) 등의 용어도 많이 사용하였는데, 이는 담장 안의 정원뿐 아니라, 담장 밖의 자연경관까지 확대하여 정원으로 생각한 것을 잘 보여준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은 ‘동산바치’라 불렸다. 소쇄원(瀟灑園)의 조영자인 양산보(1503~1557)는 당쟁으로 스승 조광조가 사사(賜死) 되자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인 전라남도 담양으로 내려와 소쇄원을 짓고 은거하며 문인들과 교류하였다. 소쇄(瀟灑)의 의미는 ‘깨끗하고 시원함’을 의미하며, 양산보는 이 별서의 주인이라는 의미로 자신을 ‘소쇄옹’(瀟灑翁)이라 하였다. 주요 건축물로는 광풍각, 제월당, 대봉대, 고암정사 등이 있다. 광풍(光風)과 제월(霽月)은 북송의 시인이 쓴 글에서 인용되었는데, 주돈이(周敦頤)의 인품이 심히 고명하며 마음결이 시원하고 깨끗함이 마치 ‘맑은 날의 바람(光風)과 비 갠 뒤의 달(霽月)과 같다’라는 글에서 인용되었다. 제월당은 주인이 거처하며 조용히 독서하던 곳이었다. 광풍각은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문인들과 교류하며 차를 마시며, 학문을 논하고, 계류를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를 들으며 정원을 감상하던 장소다. ‘소쇄원 48영’은 1548년에 김인후가 지은 오언절구 시(詩)다. 20자의 한자로 구성되어 소쇄원의 내원(內苑)을 표현한다. 그중 제 2영(詠) ‘침계문방(枕溪文房)’은 광풍각을 소재로 한 것으로 ‘머리맡에서 개울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선비의 방’이라는 뜻이다. 부용동정원(芙蓉洞庭苑)의 조영자인 윤선도(1587~1671)는 조선시대 문인이다. 병자호란 때 삼전도에서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하자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 보길도에 별서를 짓고 생활하며 ‘어부사시사’ 등 문학작품을 남겼다.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는 1651년 윤선도(尹善道)가 자신을 어부에 비견하여 보길도(甫吉島)를 배경으로 지은 40수의 단가(短歌)로, ‘고산유고(孤山遺稿)’에 실려 전한다. 정원은 크게 세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거처하는 살림집이 있는 낙서재(樂書齋) 주변, 휴식과 독서를 위해 건너편 산허리의 바위 위에 집을 마련한 동천석실(洞天石室) 주변, 그리고 동리 입구의 세연정(洗然亭) 주변이다. 낙서재는 서실(書室)을 갖춘 살림집으로 북향하고 있으며, 옆으로 낭음계(朗吟溪)라는 작은 시내가 흐르고, 낭음계의 양편에 곡수당(曲水堂)과 무민당(無憫堂)의 두 건물을 지었다. 이 두 건물의 곁에는 넓고 네모진 연못이 있다. 동천석실(洞天石室)은 중국 도교(道敎)에서 ‘신선이 산다는 곳’이란 의미인 ‘동천복지(洞天福地)’를 따라서 이름 지어진 곳으로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세연정 부근은 이 정원에서 가장 공들여 꾸민 곳으로, 해변에 바로 인접한 동구(洞口)에 인공으로 물길을 조성하면서 연못들을 만들고 정자와 대(臺)를 지어 경관을 즐기도록 하였다. 연못은 곡지(曲池)와 방지(方池)로 구성되는데 동구를 흐르는 내를 돌로 된 보로 막아 만든 곡지에는 큰 바위들을 점점이 노출했으며, 방지에는 한 쪽에 네모난 섬을 만들고 그 섬에 소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방지의 동쪽 물가에는 돌로 된 네모진 단 두 개를 나란히 꾸며놓았는데, 이곳은 무희가 춤을 추고 악사가 풍악을 울리던 자리다(encykorea.aks.ac.kr). 백운동원림(白雲洞園林)은 처사 이담로(1627~1701)가 조성한 별서이다. ‘처사’란 벼슬을 하지 않고 초야(草野)에 묻혀 사는 선비를 말한다. 백운동 원림은 후손들에 의해 계승되었고, 특히 백운첩에는 다산 정약용의 ‘백운동 12경’ 시(詩)와 초의선사가 그린 ‘백운동도(白雲洞圖)’가 있어 당시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월출산을 배경으로 원림을 조영한 문헌 자료가 다수 확인되고, 유상곡수(流觴曲水) 시설 도입과 수목 식재 등 경관처리기법이 우수하며, 백운동 12경의 구성요소가 잘 남아 있다. 예로부터 많은 선비와 문인들이 원림의 경관을 예찬한 옛 시문과 그림들이 현재까지 잘 남아 있어 조경사적 가치가 탁월하며, 이담로의 6대손인 이시헌이 정약용, 초의선사와 교류하며 차를 만들고 즐긴 기록 등이 남아 있어 국내 차 문화의 산실로서 가치를 더하고 있다. 정약용은 백운동원림에 반해 초의선사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옥판봉·산다경(山茶徑)·백매오(百梅塢) 등 아름다운 경치 12개를 칭송하는 시를 지었다. 다산과 초의선사가 남긴 작품은 ‘백운첩’에 전하며, 이시헌은 선대 문집·행록·필묵을 엮은 ‘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3대 별서의 사례를 살펴서 이용자의 행태를 분석한 결과, 집 짓고, 정원 가꾸고, 농사짓고, 밥 짓고, 글 읽고, 시 쓰고, 그림 그리고, 노래 부르고, 춤추고, 술 마시고, 음악 듣고, 차 마시는 등의 유유자적한 생활을 확인할 수 있었다. 4. 농촌체류형 쉼터, ‘별서_1621’ ‘별서(別墅)’는 16세기 이후, 선비, 처사, 문인들이 자발적으로 귀향(歸鄕)하여 자연과 더불어 문학(文), 역사(史), 철학(哲)을 논하면서 시(詩), 서(書), 화(畵)를 짓고 음주(飮酒) · 가무(歌舞)와 다도(茶道)를 즐겼던 공간이다. 이후, 후손들에 의해 대를 이어 유지, 보완되며 수백 년을 지나 21세기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7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 중 1차산업(농·산·어촌생산물) 중심에서 2차산업(제조업) 중심으로 변화되는 과정에 농촌인구가 대거 일자리를 찾아 도시 및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또한 도시에 집중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3차산업 (서비스업)이 발달하면서 인구의 수도권 및 도시의 집중 현상은 더욱 고착화 되었다. 이로 인해 주택, 환경, 교육, 교통문제 등이 심화 되어 혁신적인 인구분산정책 도입이 요구되었다. 주된 원인이 된 일자리의 분산정책이 선행되지 않고는 인구분산정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자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혁신도시’ 조성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놓는다. 그러나 수십 년간 안정화된 수도권 기반시설의 편리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지방에 머물다가 주중 또는 근무하는 동안만 머물러 있고, 주말 또는 이직 기회가 되면 도시나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기려는 현상이 반복되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제도’나 ‘정책’에 있지 않다. 시민의 ‘자발성’에 있다. 4차산업(지식산업) 발달, 자동차 보급, 도로 및 대중교통의 확충으로 농촌, 산촌, 어촌을 향해 떠나는 5차산업 (레저·휴양문화)이 발달하면서, 원산지에서 1차 생산, 2차 제조, 3차 판매 및 서비스가 융·복합되어 이루어지는 6차 산업이 발달하고 있다. 이로써 자발적 생활공간 이동이라는 인구분산정책의 효과를 기대할 만한 경제, 사회, 문화적 환경이 조성되었다. 정교한 제도, 정책, 프로그램이 수반되어야 한다. 성별, 연령대, 직업군, 구성원, 주거형태, 교통수단 등을 고려하여 자발적 참여가 가능한 정주(定住), 생활(生活), 문화(文化)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별서’는 16세기 당시 이미 6차산업 거점이었다. 농(農)·림(林)·수산물(水産物)을 생산, 수확, 가공하여, 전국에서 찾아오는 시인(詩人) 묵객(墨客)들에게 5차 산업 서비스를 제공했던 현대판 6차산업의 중심공간이었다. 21세기 ‘농촌체류형 쉼터’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주인이 머무는 공간, 손님맞이 공간, 생산, 가공, 휴양시설 등을 갖춘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이웃과 함께 생활하며 문화를 공유하는 자연 속의 정원(庭苑)이자 문화경관(文化景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별서_1621’은 농촌체류형 쉼터의 본캐(本 character)다. 16세기 한국정원문화의 21세기 ‘환생(還生)’이자 ‘부활(復活)’이다. ‘별서_1622’, ‘별서_1623’, ‘별서_1624’, ‘별서_1625’… 한국정원문화 ‘별서(別墅)’의 미래다. 박경복 / 가든프로젝트 대표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사찰의 선방(禪房) 하나를 빌어 속세의 어지러움을 피해 조용히 앉아 있다. 몇 해 전부터 취미를 들인 템플스테이를 이용해 매달 한 번씩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산사의 객사에 들면 지극한 고요함에 놀라게 된다. 그러면서 나의 일상이 얼마나 소란한 곳이었는지에 더 놀라게 된다. 이 선방에서 맞이하는 고요함은 깊은 내면을 돌아보게 하고, 산란하지 않는 평정심의 마음을 유지하게 하는 힘까지 지니고 있다. 그리고 평온한 평정심은 행복의 원천임을 알게 한다. 내가 하는 이 일, 조경설계라는 일은 그런 지점을 향하고 있다. 그 옛날 이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그때를 다시 되돌아 생각해 보면 분명하다. 이 시끄럽고 엉망진창인 도시에 한점의 고요한 숲을 들이는 일에 끌린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는 세속의 환경은 시끄럽다. 엄청난 소음을 유발하고,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환경이다. 이유는? 바로 그로 인해 삶을 유지할 이익을 얻기 때문이고, 그 이익을 얻는 행동들은 서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미친 듯이 요란하게 구축해 놓은 도시의 면면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 한 가운데 자동차가 있다. 도시는 교통의 발달 지점에 형성되었다. 그건 아주 먼 과거부터 그랬다. 그 교통의 수단이 배, 말, 마차 등과 같은 무동력 이동 수단에서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 동력 수단으로 바뀐 바로 그 시점부터 도시는 기하급수적 면적 증가로 확장했다. 도시의 면적 증가는 곧 그 주변을 감싼 숲의 감소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하나둘 아프기 시작했고, 그 아픔의 원인을 치유하는 수단으로 ‘발명’된 것이 곧 ‘public park’이다. 얼마 전 희대의 괴짜 일론 머스크는 새로운 이동 수단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이 이동 수단은 겉으로 보면 일반 자동차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안을 보면 전혀 다른 이동 수단이다. 이 차에는 운전대가 없다. 이 자동차는 완전히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전기 자동차다. 그리고 이 차는 개인이 소유하지 않고 자동차 회사가 소유 운영한다. 개인은 이동이 필요할 때 앱으로 부르면 정확히 그 시간에 집 앞에 자동으로 오고, 이용자는 차에 올라 타기만 하면 된다. 그때 이 차는 그 안의 장치를 통해 개인화된 환경을 보여줌으로써 택시 같은 느낌이 아니라 자신의 차를 이용하는 감성을 제공한다. 이동이 완료되면, 그 차는 다시 자동으로 원래 차고지로 스스로 이동해 깨끗이 정비돼 다음 이용을 기다린다. 이를 이용하는 요금은 택시 같은 공용의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도 할 수 없이 싸다. 차를 소유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과 비교해도 너무나 싸기 때문에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가 제시하는 이 기특한 자동차가 내 이목을 끈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것은 그가 이 새로운, 하지만 매우 가까운 미래에 실현가능해 보이는 이 수단을 통해 다른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도시의 구조 변화이다. 그는 LA의 거대한 운동경기장을 예로 들었다. 미국의 거대한 운동장은 경기가 있는 날만 가득 차는, 거대한 외부 주차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없는 날 이 거대한 주차장은 그냥 텅 빈 채로 있을 뿐이다. 그는 이 거대한 주차장이 공원으로 변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개인이 차를 가질 필요가 없으니 이동에 사용되지 않는 시간 그 차가 주차할 공간이 도시에는 필요치 않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필요 없이 내버려진 듯한 주차 공간이 거대한 공원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의 주택에도 마찬가지로 텅 빈 주차장, 차가 늘 자리한 주차 공간이 정원으로 변화된 모습일 수 있다. 이로써 도시의 삭막함이 사라지는 신비한 변화가 가능함을 보여주며 이 새로운 차의 등장이 만들 미래도시의 일면을 보여줬다. 기특한 발상 아닌가? 그가 이익을 저버렸나? 아니다. 그로 인해 도시민은 피해를 봤나? 아니다. 어마어마한 서로의 이익이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도 도시는 과거 나날이 피폐해지고, 황량해져 사막 같던 변화 방향에서 급선회해서 낙원의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놀랐다. 이런 발상의 방향성에 대해서 말이다. 이를 본 한국 사람들은 이에 동의할까? 빈 땅에 건물 더 짓자고 할지도 모른다. 아니 우리나라 도시에 그렇게 넓은 빈 땅이 어디 있냐고 되물을 것이다. 한편, 한국의 수도 서울만 하더라도 미국의 LA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건 자부한다. 높은 녹지율, 도심과 골목 어디를 봐도 나무와 숲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다. 거대한 아파트조차도 차를 위한 공간은 지하에 몰아넣어 지상을 공원화하는 과감한 녹색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여길 오면 벌써 그렇게 되어 있음에 놀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지금도 여전히 이 도시는 차가 사람보다 우선이고, 걷는 여유보다 차로 이동하는 빠른 속도에 열광하며,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일보다 돌덩이 같은 건조물을 세우는데 더 열광한다. 그렇게 더 시끄럽게, 더 혼란한 환경을 구축하는 사이 우리의 행복한 삶은 점점 고립되고 있다. 자꾸만 문을 걸어 잠그고, 도시를 떠나고 있다.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수 없다. 우리가 살 미래도시는 마음의 평온이 항시 유지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서로의 이익이 충돌하지 않고, 서로의 이익이 서로의 이익을 뒷받침하는 도시, 조금 느리지만 가까운 곳에 필요한 것들이 늘 닿을 수 있는 도시, 껍데기만 푸르지 않고 온통 자연의 순환고리가 살아 숨 쉬는 도시가 미래도시여야 한다. 그래서 자연과 인공이 분리된 둘이 아닌 하나로 작동되는 도시, 그런 도시를 만드는 데 내 역할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그곳이 곧 선방(禪房)일 것이다. 박준서 / 디자인엘 소장
    • 박준서 디자인엘 소장
    • 2025-02-10
  • 우리는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새로운 혁명은 기술의 혁신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얼마 전 NVIDIA의 수장 젠슨 황은 CES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이 가져올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청사진을 우리 앞에 펼쳐주었습니다. 매일매일 등장하는 새로운 혁신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과연 우리는 과거의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는가? 100년 전 인류는 유례없는 혁명의 시대를 경험했습니다. 인류는 산업혁명을 지나 정치적 혁명의 시대를 겪었고, 기술이 가져온 혁신의 충격은 지금보다 더 컸습니다. 1923년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이냐? 혁명이냐?”라는 메니페스토를 통해 새로운 혁신의 시대에 건축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르 코르뷔지에의 메니페스토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는 건축을 어떻게 혁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며, 다른 하나는 건축을 통해 어떻게 혁명을 피할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르 코르뷔지에는 기술을 통해 과거의 건축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건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른 한편으로 기술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켜 파국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는 질문을 던지고 몇 년 후 스스로 그 대답을 제시합니다. 기술이 근본적으로 모든 생산과 산업의 방식을 바꾸고 더 나아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삶의 양식을 바꾸고 있는 2025년,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의 조경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르 코르뷔지에가 선언한 첫 번째 건축의 혁명에 대한 선언은 오늘날의 조경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새로움은 기술에 있고, 조경은 새로운 기술과 결합으로써 과거와는 다른 조경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새로운 그래픽 툴을 통해 이전과 비교할 수도 없이 손쉽게 양질의 이미지를 만들며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고 되었습니다. 신소재의 발명과 CAD/CAM은 기술은 더욱 정교한 시공을 가능하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이전에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형태를 구현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조경의 진정한 혁명은 이러한 조경의 기술적 변화에 있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잘 활용하는 조경은 도구가 새로워졌을 뿐, 과거의 조경과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혁신은 아예 인간과 도구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꿉니다. 우리는 그 근본적인 차이를, 변화를 깨달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조경의 주인공은 조경가였습니다. 조경가는 기술을 통해 생각을, 상상을 더 편하고 쉽게 구현해 왔습니다. 컴퓨터는 조경가의 구상을 쉽게 도면으로 만들어주었고, 상상했던 이미지를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현실과 비슷하게 표현해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기술은 조경가의 구상을 현실에 구현해주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이제 그 구도는 바뀌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조경가 대신 조경을 상상하고, 그 상상을 구현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인간이 구상하고 기술이 현실로 구현한다는 고전적인 창작의 공식은 무너졌습니다. 더 이상 창조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기계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2014년 굿펠로(Ian Goodfellow) 교수가 생성형 모델인 GAN을 제안하면서 인공지능은 이제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7년 발표된 CAN 모델은 그 어떠한 화가도 흉내 내지 않은 새로운 양식의 그림을 창작합니다. 2018년 예술창작 집단 Obvious이 인공지능으로 만든 초상화 Edmond De Belamy는 뉴욕 크리스트 경매에서 432,500달러에 팔립니다(그림1 참조). 최초로 인공지능이 생성한 작품이 기성 예술계에서 인정받은 것입니다. 당연히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혁신에 시대에 예술의 개념도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공지능의 작품이 예술 개념의 개념에 부합하는지, 인공지능의 창작을 인정해야 하는지의 시대착오적인 논쟁은 집어치워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이 시점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인공지능을 통해 어떠한 예술을 창조할 것이며, 그 새로운 예술이 근본적으로 기존의 예술과 어떻게 달라지느냐는 것입니다. 조경이 예술이라면 우리는 같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건축은 이미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볼로얀(Daniel Bolojan)은 가우디의 대작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ília)를 인공지능을 통해 새롭게 해석합니다(그림2). 가우디가 이 작품을 만들 때 숲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볼로얀은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숲의 이미지를 학습시켜 인공지능이 상상한 숲의 성당, 새로운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만들어냅니다. 아나돌(Refik Anadol)은 생명이 없는 사물이 기억을 갖고 꿈을 꿀 수 있느냐는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그림3). 그는 LA 필하모니의 공연장인 디즈니 콘서트홀에 대한 45테라의 이미지와 1,880개의 비디오 파일, 40,000시간에 해당하는 공연 오디오 파일을 학습시켜 건물의 기억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을 인간의 꿈을 꾸는 구조와 같은 방식의 알고리즘을 통해 디즈니 콘서트홀이 꾸는 꿈을 그 건물 표면에 투영하여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예술입니다. 동시에 새로운 건축이기도 합니다. 하버드의 학생이었던 귀다(George Guida)는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과 생성형 이미지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두 명의 세계적인 건축가가 함께 설계한 작품을 제안합니다(그림4). 하디드(Zaha Hadid)와 스카르파(Carlo Scarpa)는 같이 작업한 적도 없을뿐더러, 추구하는 건축의 방향도 전혀 달랐습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두 건축가는 인공지능을 통해 함께 공동 작업을 하게 됩니다. 샤이유(Stanislas Chaillou)는 졸업 작품으로 설계안 대신 ArchiGAN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내놓습니다(그림5). 건축 주거의 평면을 인공지능으로 학습시켜 자동으로 원하는 건축 평면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러한 건축의 실험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건축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조경의 혁신은 어디에 와 있을까요? 아직 건축보다는 더디지만 이러한 혁신이 가져올 근본적인 변화를 조경가들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조경 관련 대학교와 대학원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창작을 위한 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LiDAR 장치를 활용하여 사물을 3D 스캔하여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연구 중이고, AR 기기를 통해 조경 공사를 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 조경 설계의 방식에 관한 연구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어떠한 조경이 가능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앞으로의 조경은 과거의 조경과는 전혀 달라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한편, 우리는 르 코르뷔지에가 선언한 두 번째 건축의 혁명을 조경에 투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는 새로운 건축이 시대적 파국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100년의 인류는 기술적 진보를 통해 미래의 찬란한 청사진을 그렸지만, 동시에 전쟁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기술의 미래도 목격했습니다. 지금 우리도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절체절명의 위기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위기입니다. 조경은 기후변화가 가시적인 문제로 드러나기 이전부터 이러한 위기에 대응해온 몇 되지 않는 분야입니다. 이제 기후변화의 시대에 조경은 재앙으로 우리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할 것인가, 그리고 정말로 구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졌을 때 조경은 확실한 대답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축이 친환경 냉난방 기술을 통해 에너지 소모를 혁신적으로 줄인 것보다, 도시가 자율주행 차를 활용한 새로운 교통 기반시설을 통해 탄소를 저감하는 양보다, 조경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그들은 말합니다. “그래요. 조경이 나무와 식물을 다루어 온 것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얼마나 기후변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죠? 100년 전에도 공원에는 나무를 심어왔습니다. 100년 뒤에도 조경은 그때와 똑같이 공원에 나무를 심는 것이 고작 아닌가요?” 미국의 LAF(Landscape Architecture Foundation)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 위해 조경이 얼마나 우리의 지속가능성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완료된 후 전문가들이 별로 결과의 효과를 파악하는 후행적인 방식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갈 뿐더러, 조경가의 설계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공간계획의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트윈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건축의 에너지 소비는 실시간 측정되어 인공지능이 즉각적으로 이를 제어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교통상황은 실시간으로 파악되어 가장 정체가 적어 탄소 배출을 적게 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합니다. 물론, 조경에서도 이러한 혁신적 기술을 도입한 연구가 진행되고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최근의 연구성과를 접목한 실천의 가능성만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스폰지 시티(Sponge City)는 자연과 조경을 통해 홍수를 방지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의 조경 프로젝트입니다. 스폰지 시티의 효과를 InVEST 모델이라는 생태계 서비스 모델을 통해 검증해 보았습니다. 일반적인 학술 연구와는 달리 계획·설계적 요소를 방법론적으로 연구에 도입하였습니다. 스폰지 시티 공원 대신 주거지역으로 개발되었을 때, 그리고 여러 스폰지 시티 공원을 적정한 위치에 추가로 계획했을 때의 효과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러 공원이 있는 경우 효과의 총합은 증가하지만, 점점 늘어날수록 증가하는 효과는 줄어드는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송산 그린시티 계획을 물순환 도시로 변경하는 계획을 검증해 보았습니다. 물순환 도시에 적합한 6개의 공원 유형을 제시하고 이 공원들이 얼마나 우수를 저류하고 오염을 저감할 수 있는지 토목 수문분석 모델인 SWAT을 통해 분석하였습니다(그림6). 흥미롭게도 그린인프라형 공원을 도입할 경우, 식물의 증산작용으로 인해 기후변화 대응 효과가 일반적인 토목적 대안에 비해 많이 증가하였습니다. 유전자 알고리즘은 메타휴리스틱(Metaheuristic) 알고리즘으로 자연의 진화를 모방한 최적화 모델입니다. 최적화 모델은 인공지능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로 알파고 역시 최적화 알고리즘 기반의 인공지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학에서 널리 이용되는 유전자알고리즘을 도시설계에 적용해 보았습니다. 도시설계는 여러 복잡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최적화된 도시 구조는 어떤 모습일까요? 이 대답을 찾기 위해 유전자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우수유출, 오염저감, 탄소흡수와 배출에 최적화된 도시 구조를 도출합니다(그림7). 유전자 알고리즘은 여러 개의 대안을 제시하는데, 수많은 대안의 각자 장점과 단점이 다릅니다. 이러한 계획·설계의 가장 중요한 혁신은 사후에 별도의 효과 검증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모든 대안이 특정한 조건에 맞는 최적화된 대안들이기 때문이죠. 유전자 알고리즘은 다양한 조경 계획과 설계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도시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식재 계획, 애견인들과 비애견인들이 공원을 이용할 때 서로 상충하지 않을 수 있는 최적 공간 계획 등 기술을 이해한다면 많은 실천적인 상상이 가능해집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많은 조경의 연구성과를 실천과 결합할 수 있다면 우리는 당당히 조경이 기후변화의 위기에서 우리를 구할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조경의 혁신과 발전은 왜 더딘 느낌일까요? 조경의 연구가 다른 분야에 비해 형편없고 쓸모가 없어서 그럴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조경 분야의 뛰어난 연구자들은 오히려 조경 분야에서 대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런 조경과 무관한 연구를 할 거면 다른 분야에 가서 하라고 호통을 칩니다. 목소리가 큰 이들이 애지중지하는 그 조경은 이전 세대가 다 바닥까지 핥아 먹어 빈 꿀단지에 불과합니다. 한편으로, 기존 체제에 안주한 실무자들의 패착 때문에도 조경은 뒤처지고 있습니다. 기성세대는 반문합니다. 학문적 연구의 성과가 현실 조경과 무슨 상관이냐고. 학계에서는 훌륭한 연구이겠지만, 실제의 계획·설계 과정에서 이해하기도 어려운 연구들이 무슨 소용이냐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이 연구의 성과와 데이터로 우리는 어떠한 조경을 상상하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학문적 성과는 상상을 위한 재료입니다. 재료가 부실하다면 어떠한 새로운 혁신이 가능하겠습니까? 상상과 혁신을 남들이 떠먹여 주어야 한다면, 이 시대는 과연 그런 전문가를 필요로 할까요? 가장 혁신적인 연구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조경 분야에서는 인정을 못 받고 조경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연구합니다. 조경의 실천은 정신 차리고 조경의 이론, 그리고 학문과 더 가까워져야 합니다. 주변을 보십시오. 학문적 연구의 성과를 어떻게 빨리, 창의적으로 실천에 적용하는가가 그 분야의 효용과 성과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혁명의 시대에 이론과 실천의 경계는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조경이 봉착한 문제의 탈출구를 밖에서 찾지 마십시오. 물론, 현실이 녹녹한 것은 아닙니다. 조경 관련 법과 제도가 미비하고, 타 분야가 조경의 영역을 침범하고, 인구감소로 인재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꼭 그것 때문에 조경이 힘을 발휘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경이 더 쓸모가 있고, 더 혁신적으로 변한다면 그런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입니다. 스스로가 바뀌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가, 왜 불리한 조경 주변의 여건을 바꾸어준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혁신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상상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을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코딩 기술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100년 전 르 코르뷔지에가 던진 메니스페스토의 결론은 기술을 통한 새로운 건축이었지만 그는 절대로 건축이 과학과 공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우리의 정신은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기계보다는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시”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건축은 기능과 계산을 초월해 기술 그 너머에 있는 본질적인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금의 조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향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갈까요? 놀라운 최신 연구 결과들과 분석 기법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고자 합니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우리는 지향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조경의 지향은 무엇인가? 당신의 어떤 조경을 하고자 하는가? 그 질문에 대답은 기술이 해주지 못합니다. 기술은 당신의 지향을 넓히고 경험해 보지 못한 상상을 하게 해줍니다. 그러나 주체는 조경가 당신이어야 합니다. 지향을 갖고 있는 조경가인 당신이어야 합니다. 그런 당신의 지향은 무엇입니까? 김영민 /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신체활동 부족, 스트레스, 환경오염,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인한 만성질환은 개인을 넘어 사회적 자본의 심각한 손실로 이어지는 주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비만, 심혈관 질환, 당뇨병, 정신질환 등과 같이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지속되는 만성질환의 개념인 비감염성 질환은 의료비 증가와 함께 사회경제적 부담을 심화시키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전체 사망자의 78.1%가 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련 진료비는 90조 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84.5%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2030년까지 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전 세계 경제적 부담이 약 47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는 등 만성질환에 의한 문제는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러한 만성질환은 개인의 일상에서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활 환경에서의 예방과 관리를 통해 만성질환의 위험요소를 줄이고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보건분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관련한 교육, 환경, 농업, 금융, 교통 등 다양한 분야 간의 협력을 통한 통합적인 접근 방식을 주문하고 있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질병부담 증가 문제를 선행적으로 겪고 있는 해외 국가들에서는, 사회적인 정책이자 대안적 보건의료체계 중 하나로 공원녹지를 활용한 대응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공원녹지공간 노출에 의한 신체활동 증가와 비만율 개선, 고혈압과 당뇨병 위험 감소, 우울증과 스트레스 및 불안 감소 등 만성질환에 대한 녹지의 효과는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 되어왔다. 물론 이미 200여 년 전 영국의 노동자 도시 버큰헤드와 미국 뉴욕 맨해튼 한가운데에 공공공원이 도입될 때부터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환경오염과 공중위생의 해법으로 공원녹지는 작동 되어왔다. 그러다 전 세계를 휩쓴 COVID-19로 인해 가시적으로 드러난 건강불평등 악화, 사회적 고립 심화, 정신질환 증가 문제는 공원녹지의 의학적, 공중보건적 가치를 다시금 주목하게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원녹지는 현대 보건의료 시스템과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으며, 특히 분야 간 칸막이가 뚜렷한 한국에서는 더욱 교류가 미비한 상태이다. 2000년대 들어 해외에서는 공원녹지의 예방적, 치유적 효과를 만성질환 관리 수단으로 보건의료 체계에서 제도화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녹색처방(Green Prescribing)’이다. 녹색처방은 보건의료인이 환자에게 만성질환의 예방과 관리의 목적으로 공원녹지에서의 활동이나 자연환경 체험을 처방의 방식으로 권고하는 것을 말한다. 녹색처방은 일반적인 의료 처방과 유사한 과정으로 의료인과 상담을 통해 환자 맞춤식으로 이루어진다. 처방에서 활용되는 녹지는 대규모 자연녹지뿐만 아니라 도시의 소공원, 개인정원 등 환자가 자연과 쉽게 교감할 수 있는 모든 장소를 포함한다. 경관감상, 명상, 탐조 등 정적인 활동부터 걷기, 뛰기, 아웃도어짐 등의 동적인 활동, 그리고 단체 스포츠, 가드닝, 공원관리 등 신체적 건강을 증진시키고 정신적 안정을 도모하는 활동 외에도 사회적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활동이 처방된다. 녹색처방은 여러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공공 건강 증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 국가 보건의료기관과 공원녹지기관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운영되는 사례는 영국과 미국이 대표적이다. 영국과 미국 각각 국가보건의료제도와 민간의료보험제도라는 기존 보건의료체계와 연동된 방식으로 녹색처방이 시행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국가 보건의료기관인 NHS(National Health Service)가 주축으로, 환자의 주거지와 가까운 1차 의료기관의 일반의(GP)가 환자에게 공원녹지에서의 활동을 처방한다. 정책적으로 NHS는 ‘녹색 사회적 처방(Green Social Prescribing, GSP)’을 도입하여 정신건강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녹색 사회적 처방은 공공의료기관과 지역의 공원녹지 기관 및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체계가 마련되어 있으며, 의료인과 공원녹지 전문가 간의 소통과 협력을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링크워커(Link Worker)라는 전문가가 양성되고 있다. NHS는 COVID-19 이후 녹색 사회적 처방 제도화의 적기로 판단, 7개의 지역을 선정하여 시범사업을 2024년 완료하였다. 이 과정에서 공공녹지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이 환자의 정신 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음은 물론 의료비 저감에도 기여함을 입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녹색 사회적 처방은 전국 의료현장과 지역사회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 공원녹지기관 NPS(National Park Service)의 주관하에 공원녹지를 보건 자원으로 활용하는 'Park Rx America' 프로그램을 시작, 공공기관과 비영리단체의 협력과, 민간의료보험회사의 자금적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녹색처방 Park Rx는 처방전 형태로 제공되는데, 의료인이 처방에 활용하는 전자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s, EHR)에 공원녹지의 위치와 특징, 시설, 이용 프로그램 등이 정리된 웹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되고 있다. 의료인은 시스템을 활용,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이용가능한 집 주변 공원을 추천하고, 맞춤형 신체활동을 권장하며, 이후 그 진행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영국과 미국 모두 녹색처방 제도는 국가의 중장기 보건의료는 물론 국토계획의 중장기 로드맵과 연동된다. 조경분야는 제도적 뒷받침속에서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건강 데이터를 반영한 공원녹지 공간 설계와 활동 프로그램 개발하고 유지 관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녹색처방의 제도화로 인해 의료기관 내외부 조경, 치유정원 뿐만 아니라 공공 조경 프로젝트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녹색처방의 제도적 도입은 조경분야의 역할 확장을 기대하게 한다. 조경은 기존의 경관 및 공간 조성을 넘어 국민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지원하고,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인 공간을 디자인하고 운영하는 녹색처방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녹색처방의 효과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특히 보건의료 분야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통해 조경분야의 역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국내 현실에 맞는 녹색처방의 체계적인 도입과 조경분야의 적극적인 참여는, 건강한 사회 구현이라는 조경분야의 사회적 역할 확대와 산업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정해준 / 계명대학교 생태조경학과 교수
    • 정해준 계명대학교 생태조경학과 교수
    • 2025-02-03
  • [환경과조경 임정우 기자]“분명한 건, 이대로 가면 서울시는 더 뜨거운 도시가 될 거라는 겁니다.”그 어느 때보다 더웠던 여름을 맞이한 올해 서울시는 주택 공급 확대를 이유로 12년 만에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그린벨트 해제가 논란이 되던 중에도 완고하게 보존 입장을 고수했던 서울시이기에 더욱 큰 파장이 일 수 밖에 없다. 이에 ‘2024년 올해의 여성인물’로 선정된 기후강사 민주희 안성지속가능발전협의회 팀장을 만나 서울시의 그린벨트 해제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민 팀장은 그린벨트를 “서울의 허파”로 비유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의 약 25%를 차지하는 그린벨트는 도시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번 해제 정책으로 이러한 허파가 훼손된다면, 서울은 더 뜨거운 도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과학적인 근거는 충분했다. 실제로 김희재 중앙대학교 박사가 ‘사이언스온’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그린벨트 지역에서 표면온도가 도시 내부 지역에 비해 평균 1%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해제된 그린벨트에 주로 신혼부부와 청년층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희 팀장은 이 정책이 진정으로 주거복지를 위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린벨트 해제가 주거난 해소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결국 특정 계층이나 개발업자들에게 이익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이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그는 특히 강남과 서초 지역에 위치한 서리풀 지구가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점을 지적하며, 이곳에서 공급되는 주택이 진정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그린벨트 해제의 대안으로 민 팀장은 ‘분산형 도시 개발’을 제안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밀도를 줄이고, 주변 지역과의 협력을 통해 인구와 자원을 분산시켜야 합니다. 현재와 같은 밀집형 개발은 환경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뿐입니다.”그는 또한 환경영향평가와 생태계 조사를 철저히 진행할 것을 촉구하며, “서울의 그린벨트는 단순한 개발용지가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자연 자산입니다. 이를 보전하는 동시에 주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민 팀장의 생각은 주거 문제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최근 서울시가 ‘매력정원’을 내세우며 공원 및 인공녹지를 조성하는 한편,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정책의 모순을 꼬집었다.민 팀장은 “한국의 정원은 자연 환경을 보전하며 조화롭게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원도시는 기존의 자연녹지를 없애고 인공적인 녹지를 만드는 것에 가깝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미 존재하는 자연적 녹지인 그린벨트가 있는데, 시 차원에서 이를 침범하고 인공녹지를 조성하는 것은 생태계 파괴일 뿐만 아니라 혈세의 낭비이기도 함을 강조했다.“환경계와 조경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인간에게 매력적인 ‘매력정원’이 아닌 생태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정원이어야 합니다.”민주희 팀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번 그린벨트 해제 정책에 앞서 조경계와 환경계 간의 협력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그는 “조경은 편리한 도시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작업이기에 우리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작업입니다”라며, “그러나 생태적 가치를 지키지 못하는 조경은 결국 장기적으로 인간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린벨트는 서울의 허파입니다.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건 팔이 부러졌다고 허파를 잘라내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민주희 팀장의 말은 그린벨트 해제와 매력정원 정책의 실시를 각각 앞둔 환경계와 조경계에게 깊이 생각해볼 과제를 던져준다. 그의 말처럼, 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조경계와 환경계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때다.
  • 지난 10월, 뉴욕한국문화원에 한국정원이 조성되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의미는 매우 장대하였다. 우리나라의 문화를 확산하는 한국문화원에 최초로 조성되었기 때문이었고,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센트럴파크와 하이라인이 있는 도시, 뉴욕이어서 그랬다. 우리나라 최고의 별서정원인 소쇄원을 재해석해서 담았고 한국의 정원을 뉴욕까지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뉴욕한국문화원에 조성된 한국정원의 주제는 ‘애양단(愛陽壇): 태양을 사랑하는 단’___________1,1000㎞였다. 이번 한국정원의 디자인과 시공은 뮴과 황지해 작가가 참여하였다. 입찰 조건으로 인해 누가 참여할지 모르는 과정에서 황지해 작가의 참여는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해외라는 공간과 100일이 채 안 되는 시간, 모든 것이 부족한 환경에서 정원작가의 비중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지해작가는 첼시플라워쇼와 같은 해외박람회 참여로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정원을 조성한 경험이 많았고 무엇보다 정원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정원작가가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원디자인부터 시공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뉴욕한국문화원 빌딩이 준공허가 과정에서 임시사용을 하고 있었고 한국정원이 조성되는 공간이 실내전시실의 외부공간이라 하중 등에 대한 제한조건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미국과 뉴욕주의 법과 제도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엄격하다 보니 정원 디자인은 자고 나면 바뀌어야 했고 이는 조성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계속되었다. 뉴욕한국문화원에 조성된 정원 주제는 소쇄원의 애양단이었다. 정원에 관심있는 사람치고 소쇄원을 잘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또 관련 전공자라면 한번 쯤은 답사를 다녀온 경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소쇄원에서도 애양단을 주제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황지해작가는 여러 제한조건을 애양단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였으며 공간은 작지만 의미만큼은 뉴욕의 하이라인과 같은 큰 정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였다. 몇 번의 디자인을 바꾸며 정원 시공이 시작되었다. 작은 공간이라 어디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공간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담장은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하중을 고려한 구조적인 안정감, 그리고 주변 시설물과 식물과의 조화 등 정원의 중심 소재로서 쌓이는 돌 하나하나를 골라가며 쌓았다. 그리고 담장의 시공에는 세분의 장인이 일주일간 머물며 시공했다. 시공과정에서 담장이 길이도 1.5m 정도 연장했다. 주변 건물과 시설물이 웅장하다보니 담장이 왜소해 보인다는 의견에서였다. 그리고 이후부터는 식물의 배치와 식재, 관수라인과 조명 등의 시설물이 설치되었다. 담장에 쓰인 기와와 정원 속에 배치된 소금독과 젓갈독, 석등과 향로석 등은 전라남도에서 항공으로 운반했다. 마음 같아서야 식물과 담장에 쓰인 돌들도 모두 옮기고 싶었지만 통관절차와 운반비 등 여러 이유에서 한계가 있었다. 한국에서야 흔하디 흔한게 돌이고 풀인데 뉴욕에서는 그 흔한 돌과 풀을 찾기가 어려웠다. 원하는 식물과 재료를 얻는 방법은 발품밖에 없었다. 식물 또한 우리 정원이니 당연히 우리나라 식물을 활용해야 했다. 우리 식물을 찾기도 어려운데 원하는 형태의 식물을 찾는 건 더 어려웠다. 뉴욕은 물론이고 뉴저지, 펜실베니아, 메릴랜드 등 주변 농장을 다 돌며 식물을 사고 운반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도 아무나 식물을 살 수 없다는 사실과 공원에서 잡초를 채취하는 것 또한 불법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지난해 카타르에 이어 뉴욕을 경험하며 해외에서의 일들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하지만 모든 일을 수행하는 사람 앞에서는 고개가 숙여진다. 사업을 관리하는 입장에서야 과정을 지켜보며 확인하면 되지만 일을 실행하는 황지해작가 입장에서는 매 순간이 힘겨움의 연속이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고난은 한국정원의 조성이 끝날 무렵 찾아왔다.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식물식재와 시설설치가 동시에 진행되었고 식물은 황지해작가가 조명과 관수시설은 미국팀이 설치하였다. 그 과정에서 뉴욕 인근을 헤매며 찾아낸 옥석같은 식물들이 가지가 부러지고 꺾이는 피해가 있었다. 특히 중심이 되는 식물들의 피해는 정원의 전체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고 재수급과 재배치를 통해 간신히 해결할 수 있었다.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식물을 다루는 손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도 실감했다. 그런 우여곡절의 시간을 거쳐 가을의 절정에 애양단을 선보였다. 사실 정원조성 과정부터 지켜보던 뉴욕문화원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정원에 반해 매일 방문하는 손님을 이끌고 정원을 찾곤 했다. 완성한 정원을 선보인 날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과 미국 등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정원에서 한국인들은 고국의 정취를 볼 수 있음에 감동했고, 미국인들은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한국전통의 시설물이 어우러진 풍경에 감동했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돌틈의 이끼와 담장 지붕에 심은 잡초를 보며 디테일에 혀를 내둘렀다. 뉴욕의 애양단에는 빌딩으로 둘러싸인 탓에 정오 즈음에만 햇살이 내린다. 지는 석양만큼 짧디짧은 찰나의 햇살이 그렇게 따스할 수 없다. 황지해 작가의 주제처럼 이 고귀한 햇살을 내리는 저 태양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까. 뉴욕문화원의 애양단은 세상 모든 사람이 정오에 따사로운 햇살을 받을 수 있는 곳을 넘어 태양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었다. 찰나의 햇살이었고, 그 맛은 소쇄원에서의 햇살이었다. 정원의 힘을 실감했다. 그리고 그걸 현실화한 작가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두 번의 해외정원 조성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지난해 카타르의 한국정원 조성 때는 정신없이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일념이었다면 이번 뉴욕에서는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정원에 대한 한계도 실감했다. 우리는 정원을 예술작품이라 하고 디자인하고 표현하는 사람을 정원작가라고 칭한다. 그럼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정원을 예술작품이라 생각하고 이를 표현하는 사람을 작가라고 인정할까. 그럼 뉴욕의 애양단을 만들며 얼마만큼 작품으로 대하고 작가로 인정했을까.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더 허락하고 인정해 줄 수는 없었을까. 예술작품은 영혼의 고통 속에서 잉태되는 작품이라고 일컫는다. 하지만 작품의 아름다움을 위한 고통이 아닌 사회의 인식과 제도로 인한 고통이라면 너무 소비적이고 야만적이지 않은가. K-팝처럼 K-가든을 만들고 싶다면 이런 제도와 인식 먼저 없애야 하지 않을까. 남수환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진흥실장
    • 남수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진흥실장 [email protected]
    • 2024-12-12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최근 도쿄를 다녀왔다. 10여 년 만에 다시 방문한 도쿄의 변화는 놀라웠다. “도쿄를 바꾼 빌딩들”은 스카이라인뿐 아니라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도 바꿔 놓고 있었다. 두 가지 변화의 접점에는 민간이 창출하여 운영하는 공원녹지가 있었다. 용적률이 올라간 만큼 공공 기여로 조성된 퍼블릭 스페이스는 넓어졌다. 공공 기여분은 면적 베이스로 먼저 정량 산출한 다음, 정성 평가를 통해 용적률을 추가 허용하는 제도가 작동하고 있었다. 공공기여의 내용과 규모는 민간사업자의 제안을 기본으로 하되, 일률적 기준을 따르지 않고 개별 사업별로 심사를 진행한다. 건물 뒤편 후미진 자투리땅에 퍼블릭 스페이스를 조성하던 관행은 사라졌다. 대신 사업 대상지 노른자위 땅에 퍼블릭 스페이스를 조성한다. 시민과 방문객은 더 자주, 더 자유롭게, 더 여유롭게 공간을 이용하고 있다. 공공 공간의 품격이 높아졌다. 건물의 가치도 함께 상승했다. 도쿄역 광장과 야에스 그랑루프, 마루노우치 나카도오리, 미츠비시 브릭스퀘어, 미드타운 히비야, 아자부다이 힐스 등 도심 곳곳에 민간이 공원녹지를 창출하고 있었다. 고층건물의 사업주, 입주사, 주민, 행정이 함께 지역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타운(에어리어) 매니지먼트는 일반화되어 있다. 걸으면서 경험하는 도쿄는 지루할 새가 없었다. 시부야 미야시타공원, 도쿄에서 가장 번잡하다고 하는 도심 속 3층 건물 상부에 만들어진 공원이다. 1층은 공공주차장이고 2층과 3층은 상가이다. 그 위에 공원을 만들었다. 입체공원이라 부른다. 시부야구와 미쓰이부동산이 민관 합작투자 방식으로 조성했다. 옥상공원임에도 많은 시민들이 스포츠와 여가를 즐기고 있다. 공원 중앙부는 스타벅스가 차지하고 있다. 우에노공원에도 스타벅스, 키타야공원에는 블루보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공원 이용률은 높아졌고 재정부담은 줄었다. 임대료로 공원을 관리하고도 남는다 한다. 도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후타고-타마가와공원에도 스타벅스가 있었다. 지방 도시의 공원에도 흔한 사례라고 한다. 일요일 오후, 젊은 부부들이 유모차를 끌고 산책 나와 커피를 즐기는 공원은 활기찼다. 기업과 자본, 인재가 모여드는 도시가 경쟁력이 높은 도시다. 교통, 주거, 교육, 문화 등 도시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수도 없이 많다. 퍼블릭 스페이스의 품격과 매력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현장을 오랜만에 방문한 도쿄에서 직관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도시들의 정책 목표를 두 가지로 간추리면 도시경쟁력과 시민행복이다. 많은 도시들에서 해야 할 일은 늘어 가는데 재정 부담이 발목을 잡는다. 국가와 지방의 비정상 재정관계 때문이다. 인구구조와 산업지형이 바뀌면서 재정투입 여력은 더욱 고갈되고 있다. 공원녹지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더 넓은 공원과 녹지를 확보하는 일, 확보한 공원녹지를 잘 계획하고 설계하여 품격이 높은 공간으로 조성하는 일, 조성한 공원을 활기찬 공원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일 모두 도시경쟁력과 시민행복에 직결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도시에서 후순위다. 민간의 자본과 창의 활용, 공공성과 수익성 조화는 필자가 조경학 석박사 학위논문을 준비하던 90년대 초반에도 제기되었던 오래된 의제이다. 용적률 상향과 퍼블릭 스페이스의 공공 기여, 공공 기여분의 정성 평가를 통한 공간의 질 제고, 입체공원제도와 공모설치관리제도(Park-PFI) 같은 도쿄의 사례와 제도를 앞에서 짧게 서술했다. 우리나라는 연구와 토론은 있었으되 결과가 없다. 아직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공원녹지 분야 자체가 넘어야 할 허들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민간부문이 공원을 조성한다고? 도시공원을 건물 옥상에다가? 그만큼 용적률을 높여준다고, 특혜 아닌가? 공원에 스타벅스를 허용해도 되는가? 일본도 초기에 겪었던 시비(是非)이다. 공원시설의 민간위탁제도는 과감한 손질이 필요하다. 민간의 자본과 창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도가 필요하다. 시민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일도 중요하다. 성공사례가 절실하다.
    • 김성진 수원시정연구원 원장
    • 2024-12-10
  • 한강의 시는 아프고 소설은 힘겹다. 단어, 단어를 밟아갈 때마다 날카로운 언어의 날에 마음이 베인다. 어떠한 낙관과 긍정의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투명한 칼집이 수없이 그어진 마음은 한없이 불편해진다. 아마도 그 불편함 때문에 누군가는 한강을 미워하고, 누군가는 한강을 흠모하는 것이며, 그래서 큰 상이 주어진 것이리라. 벤야민은 예술의 임무는 세상에 섬광과 같은 번쩍임의 순간을 만들어 환영의 틈을 찢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자본의 신화가 만들어 낸 판타스마고리아(Phantasmagoria)의 환영 속에서 소외와 억압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 듯 마취된 몽롱한 상태 속에서 살아간다. 소년은 친구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그 삶이 장례식이 되었지만, 작별하지 못한 애도의 서사는 마무리되지 못했지만, 우리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던 듯 광주에서 맛집 사진을 SNS에 올리고 제주 여행에 찾아갈 테마 카페를 검색한다. 그래 알고는 있지. 슬픈 일이었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어. 아... 그런데, 나더러 어쩌라고. 그 일이 나랑 무슨 상관인데. 새로운 시대의 신화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깨를 흔드는 정도로 깨어나지 못한다. 하얀 뼈에 쇳소리가 소리가 날 정도로 언어의 칼을 깊숙이 박아 세상에 균열을 내고 힘겹게 벌려야 비로소 진리의 순간이 보인다. 예술은 상처를 내고 찢는 섬광이고 칼날이다. 그래서 아프고, 힘겹고, 불편하다. “치욕스러운 데가 있다, 먹는다는 것엔.” 한강의 문장처럼 나는 채식주의자를 읽은 이후 한동안 남성인 내가 불편하고 치욕스러운 데가 있었다. 오해하지 말자. 그 불편함은 남녀의 구도로 인함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너무나도 투명한, 그래서 묵직하고 쓰라린 성찰로 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수없이 칼집이 난 상처도 금방 아문다. 아무리 날카로워도 섬광은 순간이다. 우리는 다시 아늑하고, 몽롱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가고 사실 그래야 한다. 그러나 예술은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기고, 흉터는 그 섬광과도 같은 아픔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예술의 흉터는 표식이다. 사람들이 정원을 좋아한다. 식물의 녹색과 꽃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준다고 한다.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집에서 식물을 몇 개 키우는 식집사가 되어야 요새 트랜드를 따라간다고 할 수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 정원박람회가 열리고 꽃을 심고 식물을 가꾸느라 온 동네가 분주하다. 그냥 이제 그냥 정원이 아니라 정원 예술이라고 한다. 정원 작가도 눈에 띄게 늘고 덩달아 조경가들도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그래서 정원은 예술이 되었는가?” 원로들이 조경은 종합과학예술이라고 정의했으니 원래 정원은 예술인가? 헤겔이 『미학강의』에서 예술의 대상을 유형화하면서 정원술을 마지막에 다루었으니 예전부터 정원은 예술인가? 정선생님의 조경이, 정원이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되었으니 이제 정원은 예술인가? 한국 정원 예술은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담아서 한국적 예술인가? 정원이 예술이면 숲도 예술이고, 산도 예술이고, 자연도 예술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예술인가? 크아, 산도 물도 참 좋네. 예술이네. 그래서 예술인가? 마음의 위로를 주는 예술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 편안함과 위로는 분주한 세상사를 잊고, 시끄러운 논란거리에 귀를 잠시 닫고, 퇴근 후 따끈한 홍합탕에 소주 한 잔 하고 잠드는 그런 종류의 위로인가? 성수동 카페의 멋진 정원이 주는 위로는, 고급진 한강변 아파트의 녹색 연출이 주는 안락함은, 오성급 호텔과 리조트의 환상 같은 조경의 안락함이 정원이 추구하는 예술인가? 상처가 없는 편안함은, 흉터를 남기지 않는 위로는, 표식 없는 예술은 도대체 상품과 무엇이 다른가? “그래서 정원은 예술인가?” 불편함의 정원들. 20살 언저리 배낭여행에서 만난 베르사유 정원은 사진으로 익숙해진 그 풍경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정원을 돌아다니면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 보았을 때 자전거로 15분이면 도달할 것 같던 거리는 실제로 한없이 가야만 했다. 공간이 계속 늘어나는 느낌이었다. 시간과 공간이 왜곡되어 비현실적인 장소에 떨어져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공포에 가까운 불안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중에 정원사 수업에서 그 불편했던 공간감은 조경가 르 노트르의 의도였고 원근법의 착시를 이용한 새로운 조경설계의 수법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르 노트르는 베르사이유 정원에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공간과 시간을 창조했다. 교토 료안지의 고산수 정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 바다를 보았다. 료안지의 조경 내용과 수법은 이미 다 알고 있었고, 그런 사의(寫意)의 정원 같은 것은 별것 아니라는 마음가짐을 품었기 때문에 시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원에 들어서는 순간 고요함의 망망대해가 펼쳐졌다. 그 여름의 료안지는 매우 덥고 관광객들로 북적거렸지만, 순간 청량감과 정적이 지배했다. 불편했다. 이론적으로 왜 그런지는 알고 있다. 그런데 이론을 떠나 실제로 정원이 선(禪)의 깨달음과 같은 순간과 감각을 만들어 낼 수 있음에 섬광 같은 충격이 스쳐갔다. 이사무 노구치의 캘리포니아 시나리오(California Scenario)는 아름답고 불편한 공간이었다. 책에서 이 작품을 보고 솔직히 조악하다고 생각했다. 할프린이나 카일리와 같은 미국 모더니즘 조경가의 작품에 비해 마치 도화지에 여기저기 상관없는 원, 삼각형, 곡선의 도형들을 배치한 구성은 엉성해 보였다. 캘리포니아의 산, 물, 돌, 숲과 같은 풍경을 구현한다는 의도도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정원을 방문했을 때 모든 구성이 완벽했다. 아로요(Arroyo)라는 캘리포니아 특유의 강이 있었고 산이 있었다. 숲이 있고 사막이 그곳에 있었다. 그런데 동시에 캘리포니아에는 실재하지 않는 자연이었다. 존재와 비존재가 예술의 형식을 통해 공존하는 데에서 오는 불편한 감각이 순간적으로 나를 지배하여 알 수 없는 전율이 느껴졌다. 사람들은 우돌프의 자연주의 정원이 자연을 닮아 편안하다고들 한다. 인공적이고 화려한 식재보다 수수하면서도 세련된 그의 식재는 자연의 위로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나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의 정원이 편안하지 않다. 우돌프의 개인 정원인 후멜로(Hummelo)의 정수는 겨울 정원이다. 한 평론가는 후멜로를 “죽음을 위한 정원”이라고 평하였다. 겨울 맞이하여 꽃대를 자르고 씨앗을 받고 잎을 정리하던 정원의 관습을 버리고 검게 변한 꽃대와 갈색 잎들을 그대로 둔다. 모든 색이 무채색으로 변하는 겨울을 위하여 생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담겨두는 식물로 정원을 구성한다. 후멜로의 겨울 정원은 고전적인 정원의 심상과는 너무나도 달라 불편하다. 하얗게 서리가 맺힌 에키네시아의 꽃대와 사초의 얼어붙은 은빛 물결이 처연(凄然)하게 아름답다. 후멜로의 겨울은 죽음 심상이 죽임이 아님을, 실은 처절한 생의 흔적임을, 곧 다시 부활할 봄을 위한 교향곡이다. “그래서 정원은 예술이 되어야 하는가?” 나는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 편안한 정원, 위로의 정원이 불편한 예술의 정원보다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반박할 수 없다. 무겁고 불편한 작품만이 예술이고 사람을 기분 좋은 만드는 즐겁고 유쾌한 작품은 예술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할 수는 없다. 조경에서 비싼 돈을 들여 만든 고급 아파트나 호텔의 정원은 상품이고 공원이나 광장 같은 공공장소만이 예술로서 자격을 갖춘 것이냐고 따지면 할 말은 없다. 핫플레이스의 카페의 정원이나 정원박람회에서 하트 손가락 사진을 찍으면 유치한 것이고, 국현의 전시에 정원을 보러 것은 고상한 예술 감상이냐고 핀잔을 주면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 당신이 하는 말이 다 맞다고 치고, 그래서, 정원이 그런 예술이 되어야 하냐고 물어보면, 그래야 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런 정원을 하면 좋겠다.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상처를 내고, 흉터를 남기고, 마음을 헤집어 놓아 그날 밤잠을 설치게 하는, 표식을 새길 수 있는 그런 정원이 있으면 좋겠다. 졸업해서 이제는 나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학생들과 저녁을 먹으며 한강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렇죠, 선생님 말씀처럼 한강 소설은 읽는 것은 꽤 힘들죠. 이해가 어렵거나 문장이 난해해서가 아니라 책장 넘길 때마다 불편하고, 무겁고, 아파서 그렇죠. 그런데, 저는 그 소설을 다 읽고 난 뒤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 지더라고요. 뭐랄까. 한참 달리기를 해서 목에서 피 맛이 날 정도로 한도에 다다른 후에 편안해지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저는 한강의 소설이 불편한데, 동시에 많은 위로가 되었어요.” 김영민 /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지원 씨가 집을 고르는 기준은 두 가지다. 근처에 좋은 카페와 공원이 있는 지이다. 그녀에게 좋은 카페란 분위기나 커피 맛보다는 주인에게 달려있다. 환대하는 주인이 있는 카페이다. 주인의 환대는 자신이 그 동네 주민이라는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다. 금호동에 살 때는 ‘8월 It’s August’를 자주 드나들었다. 담백하고 간결하지만 따뜻한 주인의 취향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도 그대로 묻어났었다. 수다스럽지 않게 내가 이 동네의 누군가와 연결됐다는 안도감을 줬다. 다른 곳으로 이사 간 뒤에도 가끔 들렸는데 지금은 사라져 아쉽다. 그리고 공원. 그녀 스스로 자신의 집을 선택하게 된 이후로 항상 공원 옆에 살았다. 연희동에 살 때는 근처에 궁동산과 안산이 있었고, 금호동에 살 때는 응봉산을 자주 찾았다. 신촌에 스튜디오가 있을 때는 좀 더 걷더라도 경의선 숲길을 따라 출퇴근을 했었다. 지금은 서울숲 옆에 살고 있다. 집뿐만 아니라 그녀가 운영하는 스튜디오도 서울숲 옆에 있다. 사무실에서 나와 몇 걸음만 걸으면 바로 서울숲의 쪽문이 나온다. 덕분에 그녀의 일상은 서울숲과 함께한다. 서울숲을 한 바퀴 걷거나 뛰면서 혹은 명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기도 하고 그야말로 스위치가 꺼질 때까지 서울숲을 걸으며 하루를 마감하기도 한다. 지하철을 타러 갈 때도, 저녁에 마실 맥주를 사러 편의점에 갈 때도,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갈 때도 웬만하면 서울숲을 경유한다. 어제 저녁에는 친구와 샐러드를 포장해서 서울숲에서 먹고 산책하며 수다를 떨었다. 8월의 늦은 여름이라 습하고 모기도 기승을 부렸지만, 조금은 서늘해진 바람과 여전히 남아 있는 여름의 활기가 버무려진 공원 분위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최근에는 연못과 커뮤니티센터가 있는 일대를 특히 즐겨 찾지만, 그녀는 서울숲의 모든 곳을 좋아한다. 잔디밭, 연못, 작은 정원, 숲, 습지 그리고 계절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 서울숲의 풍경은 넓고 깊다. 그리고 무엇보다 앉은 곳이 다양해서 좋다. 평상, 벤치, 야외무대 주변의 계단, 돗자리를 깔 수 있는 잔디밭, 덕분에 서울숲은 구경하는 공원이 아닌 머무는 공원이 된다. 사람들은 흩어져 다양한 방식으로 공원의 아늑함을 즐기고 또 모여 함께 공연을 보면서 한나절을, 하루를 보낸다. 시간이 만들어내는 서울숲의 풍경도 좋아한다. 곳곳에 조성된 작은 정원이라든가 요즘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다듬어진 공간도 매력적이지만, 조금씩 하나의 큰 생태계를 이루며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건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녀는 조경 설계에는 문외한이지만 서울숲이 변화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맞서지도 않고 넉넉하게 품어내는 모습은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이는 처음부터 설계가의 큰 그림, 즉 단단한 구조와 슴슴하게 담백한 풍경 속에 내재돼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지원 씨가 공원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굳이 따져본다면, 강동구의 주공아파트에서 자라면서 녹지와 큰 나무에서 받은 위로 때문일 것이다. 정치외교학을 공부한 이로써 공원의 정치학도 좋아한다. 광장처럼 서로서로 핏대를 세워 목소리를 내는 곳도 필요하지만, 시민들이 오롯이 자신의 방식대로 향유하지만 결국은 함께 어우러지는 공원도 중요하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공원은 ‘따로 또 같이’하는 곳이다. ‘따로 또 같이’는 지원 씨의 일에 있어서도 중요한 키워드다. 대학 시절 친구들과 대학생들 각자의 고민거리와 질문을 모아 발행했던 독립출판잡지 ’헤드에이크(Headache)’도, 지금 운영하는 농구클럽인 ‘돌핀스’도 강력한 전체를 이루기 위해서 개인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더 존중하기 위해서 하나로 모은다. 그녀는 돌핀스를 ‘성별이 무엇이든, 실력이 어떠하든, 자기답게 인정받으면서 운동할 수 있는’ 클럽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는 개인으로서, 작업의 일환으로서 미래에 공원을 만들고 싶어한다. 혼자 소유하고 즐기는 정원이 아닌, 각자 즐기면서도 함께 하는 공원.
    •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대표
    • 2024-11-11
  • 불현듯 찾아온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순간 눈물이 울컥할 만큼 감동적이었다. 좋아하는 작가이기 이전에 같은 동네 주민이자 늘 지나는 골목의 독립서점 주인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니. 이젠 노벨상 수상작을 원어로 읽는 사람의 반열에 올랐다며 객쩍은 문화적 자긍심까지 덩달아 들썩였다.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며,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관한 독특한 시각을 가진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 평했고, AP통신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의 성공과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팝 그룹의 세계적인 명성을 기반으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커지는 시기에, 아시아인 여성이 최초로 수상’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노벨문학상에 비견하긴 어렵지만 상 이야기라면 조경 분야에서도 최근 감격할 사례가 여럿 있었다. 올해 내내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 땅의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4.5.~9.22)와 다큐멘터리 영화 ‘땅에 쓰는 시’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정영선 조경가는 작년 말 세계조경가협회(IFLA)로부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조경가에게만 수여하는 제프리 젤리코상을 받았다. 우리나라 조경의 살아있는 역사라 불려도 손색없는 정영선 조경가에게 주최 측은 “청계천 복원, 선유도공원과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조경 디자인을 개척하고 주도했을 뿐 아니라 서구에서 유래한 생소한 풍경(Landscape) 개념을 한국의 땅에 맞게 풀어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서 3번이나 수상한 황지해 정원작가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전통 화장실을 정원으로 승화한 ‘해우소’로 ‘아티즈가든’ 부문 최고상을, 다음 해인 2012년 ‘DMZ:금지된 정원’으로 주요 경쟁부문인 ‘쇼가든’에서 전체 최고상(회장상)을 연이어 받으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오랜 투병기를 이겨낸 황작가는 10여년 만인 작년 5월 다시금 첼시 플라워쇼 ‘쇼가든’ 부문에서 지리산과 약초건조장을 재해석한 ‘백만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로 금상을 받았는데, 한국의 고유한 자연과 그곳에 녹아든 약초와 치유의 문화를 밀도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복이 터졌다는 표현은 서울 양천구 오목공원에 걸맞다. 지난 10월 25일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진행된 ‘2024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수상식에서 오목공원을 설계한 박승진 조경가(Design Studio LOCI)와 양천구가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대통령상으로 훈격이 높아진 첫해 대상작으로 리노베이션된 공원이 선택된 건 다소 파격적이다. 이로써 오목공원은 ‘서울시 조경상’ 대상과 ‘대한민국 국토대전’ 한국경관학회장상까지 3관왕이 되었다. 아니, ‘대한민국 고효율·친환경 주거 및 건축기자재 대상’과 ‘대한민국 조경대상’처럼 선정은 되었으되 훈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사한 것까지 합하면 5관왕인 셈. 이러한 과분한 평가는 기존의 것을 존중하면서도, 회랑이라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하드웨어를 재편함으로써 기후위기 극복과 사회적 소통의 기반을 갖춘 점과 주민의 애정 어린 이용과 혁신적인 콘텐츠라는 소프트웨어가 씨줄과 날줄처럼 잘 엮어진 결과다. 층위와 맥락은 다르겠지만 높은 평가와 큰상을 수상하는데 바탕이 되는 공통점이랄까, 속된 표현처럼 일종의 성공방정식은 무엇일까? 먼저, 고유성이다. 한강 작가의 작품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제주 4.3사건 뿐 아니라 한국 여성의 고유한 처지를 날것으로 드러낸다. 정영선 조경가와 황지해 정원작가도 한국에 대한 고유성을 재현하거나 한국이라는 필터로 재조성한 콘텐츠를 통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영선 조경가가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와 같은 원류를 바탕으로 미나리아재비 같은 소박한 우리 꽃을 발굴하거나, 황지해 정원작가가 지리산을 통째로 런던으로 옮겨오고 싶었다는 기획 등이 대표적이다. 오목공원 또한 리노베이션이라는 작업 특성상 기존 구조와 자연과 이용 패턴까지 충분히 존중하는 태도가 높은 평가의 바탕이 되었다. 두 번째는 새로움이다. 1997년 발표되었던 한강 작가의 단편소설 ‘내 여자의 열매’에서 나무로 변해가는 기혼 여성의 이야기가 ‘채식주의자’로 연결되며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 벌써 20년 전이다. 정영선 조경가가 설계한 선유도공원(2002)은 우리가 외국 사례로만 배워왔던 산업유산의 리뉴얼을 넘어 한강의 재발견과 자연주의 정원에 이르는 새로운 기준점으로 오래전부터 자리잡았다. 황지해 작가의 해우소, DMZ, 지리산이라는 주제 자체가 주는 새로운 충격파도 컸고, 머무름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오목공원의 ‘회랑’은 미래공원의 현신으로 회자될 정도다. 세 번째는 치열함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처럼 완성도 있는 결과물만이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다. 한림원의 ‘시적 산문’이란 표현만으로도 한강 작가의 수상은 지극히 공감됐다. 정영선 조경가가 선유도공원 준공행사일까지도 현장에 나와 꽃을 옮겨 심었다거나, 황지해 작가가 첼시 플라워쇼 심사를 받으려 입고 나온 드레스 안쪽으로 손과 손톱이 온통 새카맣더라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완성도에 대한 치열함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기획도 환영받지 못한다. 완벽이란 없겠지만 오목공원 또한 구석구석 세심한 설계와 시공에 대해 많은 전문가가 후한 평가를 내주시는 것은 예의 그 치열함의 결과물이다. 마지막으로 시대성이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두 작품 말고도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모든 차별과 배제에 연약한 존재로서 단호히 맞선다. 어쩌면 노벨상 수상 자체가 현 시대정신에 부합한다는 극명한 반증일테니. 여의도 샛강에 대형 주차장을 만들려 한 서울시 직원들 앞에서 김수영 시인의 시 ‘풀’을 낭송하며 끝내 생태공원으로 지켜낸 정영선 조경가의 일화나 DMZ라는 공간에서 정원을 통해 분단의 치유를 꿈꾼 황지해 작가도 마찬가지다. 잦은 비와 긴 여름으로 대표되는 기후위기의 일상을 ‘회랑’이라는 새로운 무기로 맞선 오목공원은 그 자체로 이미 새로운 공공공간의 시대적 상징물이 되었다. 수상 후 따라붙는 질문은 늘 “다음은?”이다. ‘누가 다음에 노벨문학상을 받을까?’, ‘누가 제프리 젤리코상이나 첼시 플라워쇼에 도전할까?’, ‘어떤 공공공간이 3관왕을 달성할까?’ 같은 즉물적 질문들. 이 질문은 고쳐 말할 수 있다. ‘우리만의 것을 새롭고 치열하게 만들어 총체적 위기에 맞설 수 있느냐’라고. 그다음 이어지는 질문은 예의 “그렇다면 우리는?”일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을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을까? 서울시를 예로 들면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정원도시 서울’은 어떻게 성공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이다. 다만 분명한 점은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더없이 커진 이 시대에는 우리가 참조할 모델만 있을 뿐 따라 할 모델은 없다는 점이다. 결국 정원도시는 우리 고유의 문화와 자연을 근간으로, 기존 정책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해, 시민과 함께 현장에서 치열하게 기획, 집행함으로써, 현재 우리 도시가 맞닥뜨린 기후위기와 불평등, 저출생과 지방소멸, 차별과 소외의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만 실현될 것이다. 이것이 정원도시의 성공방정식이다. 온수진 / 서울시 정원도시국 조경과 조경협력팀장
    • 온수진 서울시 정원도시국 조경과 조경협력팀장[email protected]
    • 2024-10-30
  • 지의류의 이용 몇 해 전 화성을 테라포밍 테라포밍(terraforming)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서바이빙 마스)이 발매됐다. 지의류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고 하여 직접 실행해 보았다. 녹화시설을 지으면 맨 처음 심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지의류다. 그 이후에 풀과 덤불 그리고 나무들을 심을 수 있게 구현이 되어있다. 생태계 천이의 개념을 게임에 접목시켜 놓은 것이다. 실제로 지의류는 화성프로젝트에 심도있게 연구되고 있다. 화성 테라포밍 연구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화성에 고등식물들이 자라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생태계 초기 생물인 지의류를 주요 생물로 선정하였다. 왜냐하면 지구 밖 우주에서 인간 치사량의 1~2만 배에 달하는 방사능 조건에서도 살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가 바로 지의류이기 때문이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존가능한 지의류 후보로서 2종을 결정하였는데, 바로 ‘치즈지의(Rhizocarpon geographicum)’와 ‘붉은녹꽃잎지의류(Rusavskia elegans)’이다. 화성과 같은 환경을 조성하여 그 조건에서 잘 살 수 있는지 계속 실험중이고 긍정적인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의류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를 진단하는 중요한 생물군이다. 이는 구조적으로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 첫째 지의류는 큐티클층이 없어 외부로부터 오염물질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둘째, 뿌리가 없고 있어도 가근(가짜뿌리)만 있어 기물에 지지만 할 뿐 기물이나 땅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곧 대기으로부터만 오염 영향을 받는 것이다. 셋째, 이에 반해 식물은 큐티클층이 존재하여 오염물질을 걸러주므로 대기오염에 어느 정도 견디는 것이다. 또한 뿌리도 땅으로 뻗고 있어 식물은 대기와 토양으로부터의 오염을 같이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지의류가 대기오염, 환경오염에 훨씬 민감한 생물인 것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수십 년간 지의류를 활용하여 환경평가를 지속해 오고 있는 점만 보아도 지의류가 기후변화에 매우 민감한 지표 생물군임을 알 수 있다. 지의류는 민속학적인 측면에서도 오래전부터 이용되어 왔다. 주로 차, 음식, 약재로서 이용되었는데,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는 대표적으로 ‘석이(Umbilicaria esculenta)’와 ‘송라(Usnea spp.)’가 귀한 약재로 이용되어 왔다. 또한 다양한 색깔을 내는 염색재료로서 지의류가 기원전 2천년 전부터 중국과 남유럽 크레타섬에서 이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북미 인디언인 나바호족 또한 의복을 지의류로 염색하였고 신발을 만들거나 위생, 치료, 의식용으로 지의류를 사용했다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최근에는 가장 유명한 향수(샤넬 no. 5)의 재료로서 싱그러운 숲내음을 위해 지의류가 사용되었다. 또한 ‘스칸디아 모스’라는, 이끼처럼 보이는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지의류의 하나인 ‘깊은산사슴지의(Cladonia stellaris)’를 천연염색한 원예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지의류와 이끼 위의 ‘스칸디아 모스’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지의류와 이끼는 쉽게 혼동된다. 왜냐하면 바위나 나무에 이웃사촌처럼 같이 살고 있고, 심지어 지의류의 이름이 ‘무슨무슨이끼’라고 명명된 게 흔해 더욱 헷갈리는 것이다. 이를테면, 매화나무이끼, 리트머스이끼, 순록이끼, 꽃이끼, 지도이끼, 갑옷이끼 등인데 사실 이들은 모두 다 지의류이다. 지의류와 이끼는 모두 형태적으로 관속이 없고, 광합성을 하며, 번식방법도 비슷하다. 그러나, 지의류는 이끼와 달리 버섯과 같은 곰팡이계에 속하며, 잎·줄기·뿌리로 나뉘지 않는다. 분포지역도 북극에서 남극, 고산에서 저지대 도시까지 위도·경도·고도에 상관없이 지구 전역에 살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 이병권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보전실 박사 [email protected]
    • 2024-10-15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미래를 전망하는 많은 연구와 책들이 있다. 분명한 것은 미래는 지금과 다를 것이고,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예측이 대체로 맞은 경우도 있었고, 벗어난 경우도 있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우리의 국토도 많이 변화했고, 앞으로는 더욱 빠른 속도로 변할 것이다. 인류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유발 하라리는 인류를 위협하는 3가지 요소로 세계대전과 핵전쟁, 생태계 파괴, 파괴적 기술을 꼽고 있다. 기술발전을 기반으로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기후위기와 빈부격차 등 어두운 면도 상존한다. 우리나라의 관점에서 미래 변화와 관련 중요한 화두는 기후위기, 첨단기술, 인구구조 등이다. 기후위기로 빈번한 기상이변과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더불어 펜데믹의 증가와 생태계의 교란도 일어날 것이다. 첨단기술은 편리하고 빠른 이동성을 제공하고, 세계의 모든 사람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초연결 사회를 실현하였다, AI의 출현으로 전통적인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이고 올해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980년 21.8세이던 중위연령은 2072년에 63.4세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는 줄어들고 노인인구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우리의 국토도 이러한 메가트렌드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우리의 국토가 어떻게 변할까? 궁금한 지점이다. 할 수만 있다면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할 때 다음과 같은 4가지를 예측할 수 있고, 조경 분야도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첫째, 수도권 집중과 도시의 광역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2019년 기점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하였다. 수도권의 양질의 일자리와 다양한 공공인프라가 집중의 원인이다. 많은 균형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찾아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고자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는 현상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 모두 생활권과 경제권이 확대되는 광역화도 일어날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도권 광역화로 충남 북부와 강원 동부도 수도권 영향을 받는 지역이 되었다. 도시는 확대되고 농촌은 축소되는 현상에 대비하여 도시-농촌 인접부에 대한 친환경적인 관리, 축소되는 농촌지역의 재자연화, 도시에서의 공원녹지 확대를 통한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둘째, 지방소멸과 고령화 현상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수도권 집중의 반대급부로 지방 인구는 급속히 줄고 고령인구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대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정책과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인정하고 다양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균형발전 정책이 지금까지의 인구 관점에서 삶의 질 관점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방의 도시와 농촌에 거주하는 국민을 위해 기본적 요구를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 교육, 문화, 복지 등 기본수요를 일정 수준 이상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에 다양한 여가시설, 공원, 정원, 도시숲, 생활인프라가 포함되어야 한다. 조경 분야도 기존의 전통적 영역인 공원녹지와 아파트단지 조경에서 보다 다양한 공간으로 영역을 확대할 기회가 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초고속 교통망의 발달이다. 이제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되었다. 고속철도 건설은 국토공간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국토의 광역화와 더불어 이동성 증가로 국토 구석구석이 힐링의 장소가 되고 있다. 대규모 관광지보다 지금까지 찾지 않던 장소가 인기를 얻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소득이 증가하고 이동수단이 발달할수록 다양한 여가공간과 관광명소를 요구하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특히, 가성비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최근 젊은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관광과 여가공간의 창출이 중요해질 것이다. 넷째, 기후위기와 이에 대응한 탄소중립 실현이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과 더불어 기후위기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산림과 공원녹지를 확충하여 온실가스 흡수원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고,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최소화 하기 위해 자연환경을 잘 보전하는 제도와 노력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기존 보호지역을 확대하기는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의 현실에서는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 동일한 면적의 보호지역에서 더욱 많은 온실가스를 흡수할 수 있는 연구도 필요하고, 훼손된 지역을 보다 빠르게 복원시키는 기술개발도 시급하다. 빅데이터와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조경 분야의 새로운 시장 확대를 기대해 본다. 지난 반세기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중시하는 성장 사회였다. 앞으로는 사회·문화적으로 기초가 튼튼한 성숙사회로 나가야 한다. 성숙사회가 추구하는 바는 한마디로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다. 환경, 사회적 연대,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것이다. 성숙사회에서는 조경 분야의 기여할 바도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분야 간의 벽이 지금보다는 약해지고, 융복합이 강조될 것이다. 분야 간 협력이 조경 분야 생존전략의 필요조건이라 생각한다. 김명수 / 국토연구원 연구부원장
    • 김명수 국토연구원 연구부원장
    • 2024-10-11
  • 신당동에 위치하는 다산공원은 그야말로 동네의 중심이다. 직사각형 4면은 모두 도로로 둘러싸여 있고 각각의 도로는 여러 개의 골목길로 이어진다. 공원 일대는 동대문시장과 가까워 의류 관련 소규모 공장이 골목 중간중간에 있고 오래된 주거지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인접한 중앙시장이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면서 그 영향이 다산공원까지 이어져, 공원을 둘러싸는 건물에는 카페는 물론 베이글 가게, 햄버거 가게 등 젊은이들이 찾는 가게들도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다. 덕분에 공원은 항상 다양한 이용자들로 하루 종일 북적거린다. 그 많은 이용자 중에는 매일매일 이곳으로 출근하는 이들이 있다. 77세의 영순 씨와 그녀의 친구들이다. ‘다산 공원 6인방’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그녀들은 전용 의자인 빨갛고 파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낮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서,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서 의자의 위치는 정해진다. 가을에는 해가 잘 드는 파고라 옆에, 여름에는 그늘이 잘 드는 야외무대 옆에 의자를 놓는다. 그녀들은 반려견을 산책시키고 가을에는 은행을 줍기도 하고, 음악을 듣고, 전화통화를 하고, 모여서 이야기 나누고, 과일, 커피, 오징어 같은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자신들의 공원생활을 차곡차곡 채운다. 그녀들의 대화 소재는 최고의 콩나물 요리법부터 자식들에 대한 걱정까지 무궁무진하다. 2018년부터 다산공원에 나오기 시작했다는 영순 씨는 아주 성실한 공원생활자이다. 반려견인 마리와 함께 거의 매일, 가장 빨리 공원으로 나온다. 준비도 철저하다. 오후 친구들의 공원생활이 시작하기 전 먼저 나와 의자가 놓일 장소를 청소하고 의자를 가지런히 놓는다. 오후에 이루어지는 공원관리청의 청소로, 그녀와 친구들의 공원생활이 방해될까 봐 자신이 미리 청소를 해두는 것이다. 다산 공원 6인방 중의 또 다른 한 명인 춘희 씨는 근처 다가구 주택의 반지하에 산다. 경기도 안성에 사는 딸이 같이 살자고 하지만 20대에 정착한 이후 쭈욱 살아온 이곳을 벗어나는 건 그녀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탄탄하게 구성된 생활 영역과 친구들, 이곳에서 그녀는 자유로우면서도 안정감을 느낀다. 물론 자식한테 부담을 주기 싫은 마음도 독립 거주의 중요 이유이긴 하다. 친구들의 전언에 따르면 춘희 씨는 아주아주 바지런하다. 혼자 살고 허리가 휘어 거동이 쉽지 않지만 하루 세 끼를 대충 때우는 일은 거의 없다. 매일매일 정성들여 된장찌개를 끓이고 생선을 굽는다. 그래서 그녀의 집 입구는 저녁이면 맛있는 냄새로 채워진다. 그리고 다가구 주택에 딸린 작은 화단도 열심히 가꾼다. 잡초를 뽑고, 이쁜 꽃을 심는다. 한쪽에는 호박을 심어 호박잎과 호박을 반찬거리로 삼기도 한다. 그녀의 정원이고 텃밭이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주인공 찬실이는 세 들어 살고 있는 집의 주인 할머니와 함께 콩나물을 다듬다가 할머니한테 하고 싶은 거 없냐고 물어본다. 할머니는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하면서 늙으니까 그거 하나 좋다고 한다. 그리고 그 둘의 대화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찬실: 진짜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으세요? 그런 사람이 세상에 있어요? 할머니: 나는 오늘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 대신 애써서 해. 찬실: 그러면 오늘 하고 싶었던 거는 콩나물 다듬는 거였겠네요. 할머니: 훗, 알면 됐어. 하고 싶은 게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한 것처럼, 하고 싶은 것투성이인 다산공원의 젊은이들에게 영순 씨와 그녀 친구들의 공원생활은 얼핏 무료한 시간 보내기로 보일 수 있다. 그녀들의 일상이 쓸쓸해 보일 수도 있다. 하고 싶은 게 많은 그들에게 오늘은 하고 싶은 것을 향하는 시간의 직선 위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일을 위한 날이다. 그러나 영화 속 할머니나, 영순 씨와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에게 오늘은 내일을 위한 날이 아니라 하나의 온전한 점이다. 그리고 그녀들은 그 점을 ‘애써서’ 찍는다. ‘오늘’ 하고 싶은 일인 ‘공원생활’을 위해서 미리 청소하고 의자를 내어놓고 친구들과 나눌 음식을 준비하며 꾹꾹 눌러 일상의 점을 찍는다. 다산공원에서의 점은 초록 점이다.
    •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대표
    • 2024-10-10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최근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정원도시를 표방하는 도시들이 늘고 있다. 갈수록 고밀화되어 콘크리트정글로 불리는 도시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생활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어 이러한 현상을 “정원도시운동”이라 부를만하다. 정원도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단순히 정원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정원 관련 다양한 행사들도 많아지고 있다. 정원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고, 정원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정원박람회, 그리고 정원관련 제품 및 공사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원산업박람회가 전국의 지자체에서 열리고 있다. 이밖에도 꽃박람회, 빗물정원, 치유정원, 도시텃밭 등 다양한 형식의 도시형 정원이 만들어지고 있다. 더불어서 정원산업이 활발해지고 일반인의 관심을 끌면서 정원을 전공으로하는 대학의 학과, 즉 정원문화산업학과, 정원문화콘텐츠학과 등도 만들어지고 있어 정원도시운동을 학문적으로도 뒷받침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원도시 조성은 초기에 지자체 주도로 시작되었으나, 조성된 정원의 효율적 관리와 지속성을 위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정원도시 성공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이를 위하여 일반시민들을 위한 정원교육, 즉 정원사양성, 정원소재, 정원관리, 정원해설 등의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공적 영역에서 정원 만들고 가꾸기도 중요하지만 사적영역 즉 개인의 마당이나 거실, 발코니 등 실내 공간의 녹화도 매우 중요하므로 개인 주거공간에 조성되는 정원 혹은 녹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아파트는 발코니를 확장하여 실내공간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발코니 고유기능을 되살려 발코니정원을 활성화하는 것도 정원도시 추진의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서울시가 최근 ‘푸른도시여가국’을 ‘정원도시국’으로 명칭 변경하며 정원문화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은 과밀된 서울시를 쾌적한 녹색도시로 시민에게 돌려주려는 의지의 표현이자,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대 대도시들이 가야 할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또한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작년부터 ‘공원같은 나라, 정원같은 도시’를 정책기조로 삼고 국토공간정책개발에 노력하고 있음은 정원도시운동이 국가적 차원의 정책과도 부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세계는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산업과 도시건설뿐 아니라 사회 각분야에서 전방위적 탄소배출 감소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환경측면에서는 생태적 건강성을 증진시켜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녹지를 최대한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정원도시가 추구하는 중요한 목표이다. 정원도시는 일상생활 공간을 녹색이 충만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도시인들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므로 궁극적으로는 녹색이상도시(Green Utopia)를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녹색이상도시는 도시 어느 곳에서나 녹시율(눈높이 시야에 펼처지는 녹지면적 비율) 100%를 목표로 한다. 녹시율 100% 달성을 위해서는 지상녹화는 물론이고 수직정원으로 불리는 벽면녹화, 옥상에 만드는 옥상녹화, 그리고 도로상부를 복개하여 녹화하는 덮개공원 등 입체녹화를 적극 도입하여야 한다. 정원도시 운동은 전방위적 도시녹화운동으로 이어져야 하며, 이는 녹색이상도시로 가는 지름길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이상도시·사회 (utopia)에 대한 열망이 이어져 왔는데, 그려진 모습은 시대와 지역이 직면한 고유의 정치·사회적 문제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하고 있어 그 내용은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기술되고 있다. 서양에서는 토마스모어의 “유토피아(Utopia)”, 토마소 캄파넬라의 “태양의 도시(Civitas Solis)”등이 있으며, 동양에서는 도연명의 “무릉도원(武陵桃源)”, 허균의 “율도국(栗島國)”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이상도시가 제안되고 있는 것은 절대 불변의 영원한 이상도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 및 지역 상황에 부합되는 이상도시를 찾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21세기 도시발전의 과제는 과도하게 인공화된 환경을 친자연환경으로 회귀시키는 것, 그리고 비인간화되고 몰개성적 도시사회를 친인간적 사회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21세기에 요구되는 이상도시는 ‘녹색이 충만한 이상적理想的 도시·사회’를 말한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갈수록 개발밀도가 높아져 삭막한 콘크리트 사막으로 바뀌고 있으며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탈자연이 아닌, 친자연 삶터를 21세기의 녹색이상도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정원, 그리고 정원도시는 이러한 녹색이상도시에 대한 시대적 필요성과 욕구에 부합되는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정원도시운동이 전국적으로 더욱 확산되어 녹색이상도시(Green Utopia) 건설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임승빈 /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이사장
  • 시몬 슈벤데너는 발견을 하고 숨을 헐떡이네 그의 렌즈 아래 지의류는 공생체라는 것을 두 종이 서로 함께 의지하여 하나의 삶을 이루네. 꿈속에서 말하기를, 오! 내 사랑 누렇고 누런 곰팡이 달콤한 당분을 먹여주는 조류 곰팡이 손길에 젖고 햇빛에 초록빛 나는 세포 하나하나 – 모두 바위 위에 뿌리내리네 나도 우리로 만들어졌어. 내 연인은 나를 구속하네 해야할 일 그리고 하지말 일과 함께. 나는 햇살을 수확하여 아침으로 딸기를 그녀에게 가져오네. 그녀는 식탁 그릇에 백일홍 꽃 한송이를 띄우며, 여름 땀 냄새로 나를 흠뻑 적시네 우리가 하나가 아닌 둘이 될 때까지. 마치 지의류처럼 우리는 다르다네. 바위와 물이 다르듯이. 바다가 바닷가와 다르듯이. 손이 손잡음과 다르듯이. -딕 웨스타이머 ‘지의류처럼 나는 사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 지의류의 종류 지의류는 모양도 색깔도 매우 다양하고 사는 곳에 따라 전혀 다른 종류가 나타나기도 한다. 우선, 자라나는 형태, 즉 생육형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나무처럼 하늘로 뻗어자라는 ‘수상지의류’, 펼쳐진 잎사귀같은 ‘엽상지의류’, 작은 알갱이나 부스러기가 나무껍질이나 바위표면에 바짝 붙은 ‘가상지의류’이다. 두 번째로 자라는 장소, 즉 생활형에 따라 나무껍질에 사는 ‘수피지의류’, 바위에 붙어있는 ‘암석지의류’, 흙 위에 자라는 ‘토양지의류’, 그리고 특별히 나뭇잎사귀 윗면에 자라는 ‘엽권지의류’이다. 천이(succession)라는 생태학 개념을 지의류에도 적용시켜 본다면, 일반적으로 가상지의류가 먼저 나타나고 이후에 엽상과 수상지의류와 같은 구조적으로 더 발달한 지의류가 나타난다. 또한 암석지의류나 토양지의류가 먼저 생겨나고 이후에 나무와 같은 고등식물들과 함께 수피지의류가 나타나는 현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생태계 발달단계 초기에 엽상이나 수상지의류 일반종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반대로 매우 발달한 숲 속에서만 보이는 가상지의류 특수종들이 있기도 하다. 단편적으로 짐작할 수 없는 자연의 난해하고 복잡한 질서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지의류와 공생 1869년 스위스 식물학자 시몬 슈벤데너는, 지의류는 두 개의 상이한 생물(곰팡이와 조류)로 이루어져 있다는 ‘2생명체가설’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당시 주류 식물학자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히고, 실제로 화학적 분석법의 하나인 정색반응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명한 핀란드 식물학자 윌리엄 나일랜더로부터 ‘바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심한 조소를 받기까지 했다. 그 후, 1877년 독일 식물학자 알베르트 프랑크는 곰팡이와 조류가 서로 파트너인 관계임을 확인하였고, 이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위대한 용어를 만들었는데 바로 ‘공생(symbiosis)’이다. 즉, 우리가 요즘 생물뿐만이 아니라 일반 사회를 설명할 때에도 흔히 쓰는 ‘공생’이라는 말이 실제로는 지의류라는 생물 구성의 난해함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만든 단어라는 것을, 바로 지의류를 위해 생겨난 신조어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알베르트 프랑크 이후, 안톤 드 베리 등 많은 식물학자들이 ‘공생’이라는 용어를 더 일반화시키고 나아가 슈벤데너의 ‘2생명체가설’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경쟁과 갈등으로만 설명되었던 진화라는 개념이 이들에 의해 협업과 상생으로까지 확대되어 (지의류는 그냥 협업이 아니라 계(kingdom)간 협업이지 않은가!) 19세기까지의 진화적 사고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최근, 인체 소화기관에 여러 박테리아로 이루어진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즉 장내 미생물이 사람의 감정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지의류를 포함한 여러 생물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가 실제로는 외부의 독립된 종이었다가 우연한 계기로 세포 속으로 들어와 기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토콘드리아가 없는 세포는 2~3개의 에너지(ATP)를 만들 뿐이지만,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속에 있는 경우, 미토콘드리아는 필요한 산소를 공급받으며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ATP)를 30여 개나 생산해 주는 상리공생을 보여주는 것이다. 식물 또한 박테리아(남조류)에서 기원한 엽록소가 식물로 들어가 공생하면서 잎을 발달시켜 광합성이라는 큰 역할을 하게 되고 식물의 뿌리는 뿌리 속 그리고 뿌리를 둘러싼 여러 균근곰팡이들이 돌과 흙 속에서 영양분을 뽑아내 식물에 공급한다. 알베르트 프랑크 이전, “하나의 종은 독립된 개체이다”라는 관념에서 “살아 숨 쉬는 모든 종은 서로 의지하는 공생체이다”라고 인식의 대전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지의류가 바로 그러한 전환으로 가는 비밀의 문인 것이다.
    • 이병권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보전실 박사 [email protected]
    • 2024-08-31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 미래 재작년이었던 2022년은 한국에 조경이 도입된지 50년이 된 해였다.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지난 50년 동안의 주요 작품을 회고하며, 건설산업의 한 분야로 자리잡은 조경을 위해 노력해온 조경인들의 헌신과 업적을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연신 펼쳐졌다. 조경설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필자에게도 뜻깊은 한해였다. 아직은 불안하긴 하지만, 창업한지 3년차에 접어들면서 그래도 열명이 넘는 동료들로 이루어진 그럴듯한 디자인오피스로 성장하게 되었고, 병아리같던 신입사원들도 이제 어엿한 경력직이 되어서 손발이 착착 맞아가기 시작하면서 웬만한 프로젝트는 자신있게 풀어나갈 정도가 되었다. 3년의 시간이 축척되고 사업자로서의 경험도 쌓여가면서 자연스럽게 조경설계업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시작은 무사히 버텨내었지만 앞으로의 시간은 과연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일 수 있을지, 디자인오피스로서 설계적 역량만 잘 키워나간다면 우린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날 따르는 청년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줘야한다는 책임감도 들기 시작했다. 협력 중인 엔지니어링회사의 홈페이지를 들어가기 위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더니 평균연봉이 6천만원 후반대라는 기업정보가 뜨는 것을 보고 나서는 우리 회사에 다니고 있는 훌륭한 디자이너들의 처우가 비교되어서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기도 했다. 직장인에게 꿈의 연봉이라는 1억이 설계사무소 직원에게도 꿈꿀 수 있는 금액이 되려면 과연 나는 무엇을 더 열심히 해야할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우선 지금보다 일을 더 열심히할 자신은 없다는 확신은 있었다. 지난 3년의 시간동안 과거 설계사무소 직원이던 시절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갈아넣고 있었기 때문에 더 갈아넣다가는 남아나는게 없을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데, 이는 결국 설계 용역비의 단가를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마침 2021년에 조경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조경설계 표준품셈’이 공표되었다. 필자는 재빠르게 엑셀파일에 표준품셈 계산을 위한 서식을 만들고 품셈의 기본면적인 5,000제곱미터를 입력해 보았고, 드디어 그 안에서 조경설계업의 밝은 미래를 발견하게 되었다. 면적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가 기존에 받아오던 설계비 대비 2~3배까지 산출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대단한 품셈이 제정되었다니! 그것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고시한 법적 기준에 근거한 품셈이기 때문에 반드시 적용해야하는 제도이기에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조경설계 표준품셈이 공표된지 3년 정도가 경과하여 2024년이 되었고, 예상대로라면 조경설계업이 품셈을 기반으로 현실적인 설계대가를 받으며 당당하게 채용공고를 내고있어야 하지만, 체감하는 변화는 전혀 없는 상태이다. 오히려 인건비와 물가는 오르고 설계비는 제자리인 탓에 더 쪼그라든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 사이 회사 이름이 더 알려지게 되어 감사하게도 수주 프로젝트의 개수가 상당히 늘어났지만, 각 지자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정원’열풍은 오히려 사업규모를 더 작게 쪼개는 결과를 초래하여 수익성은 낮아지는듯하다. 조경설계 표준품셈은 실무에 반영되고 있긴하다. 기존의 발주방식이 ‘공사비 요율’에 의한 용역비 산출에 따라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조경설계 표준품셈에 따라 ‘실비정액가산방식’을 통해 산출이 되고 있다. 다만 20~50%의 조정율을 적용하여 마지막에는 결국 예전과 같은 수준의 설계비로 회귀시키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조정율은 법적, 논리적 근거가 없이 적용되고 있고 용역사 입장에서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받아들여야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밝은 미래가 있다. 조경설계 표준품셈은 여전히 법과 제도라는 테두리에서 우리 업계를 뒷받침해줄 든든한 기반이고, 우리는 이를 주장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공발주사업의 공원녹지분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대지의 조경에도 똑같이 적용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설계용역 대가 산출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지금이 우리의 가치를 주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시기이다. 지난 2023년에는 한국조경가협회가 재창립되어 활동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정영선이라는 브랜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조경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좋은 기회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50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모두의 마음을 모아 2021년에 보았던 조경의 밝은 미래가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길 기대한다. 이남진 / 바이런 대표
    • 이남진 바이런 대표
    • 2024-08-20
  • “인생은 낙원이에요. 우리들은 모두 낙원에 살고 있어요. 만일 하느님의 은총으로 내가 더욱 오랫동안 살게 된다면 그때 난 당신의 시중을 들겠어요. 인간이란 누구나 할 것 없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물론 세상에는 주인과 하인의 관계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죠. 그렇지만 저분들이 내게 베풀어 주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저들을 위해 일하겠어요.”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의아해하지 마시라. 지의류라는 생소한 생명체를 소개하는 글에 뜬금없는 제사(題辭)라고, 낙원이니, 하느님의 은총이니, 주인과 하인이니, 서로 베풀고 돕는다는 이야기가 다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지의류를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제사를 곱씹어 보리라 의심치 않는다. 알았든 몰랐든 간에 우리는 거리에서, 공원에서 그리고 숲 속에서 이끼나 이끼같은 무언가가 가로수나 바위에 피어있는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무껍질이나 바위가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 얼룩이 진 것을 기억하기도 하고, 좀 더 호기심과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백두산같은 고산의 수목한계선 너머 바위 너덜에 마치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한 사면 자체가 레몬 빛깔로 펼쳐진 것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 먼지가 켜켜이 쌓인 얼룩일까? 이끼일까? 아니면 곰팡이일까? 이 알 수 없는 생명체, 바로 지의류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이 글은 해설서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급적이면 새로운 생명체에 낯설은 여러분의 심기를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며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다. 전통을 따라 지의류의 정의를 내려보면, 지의류는 지의균(lichen fungi)과 광합성 파트너로 이루어진 생물이다. 지의균은 지의류를 만드는 곰팡이를 뜻하고 광합성 파트너는 광합성을 하는 조류(algae)나 박테리아(cyanobacteria, 이하 남조류)를 말한다. 지구상에 지금까지 약 15만 종의 곰팡이가 알려져 있고 그 중 약 2만 종의 곰팡이가 지의류이다. 여기서 독자들은 지의류와 곰팡이가 같은 것인가 헷갈릴지 모른다. 조금 어려워질 수 있는 이야긴데, 분류학에 대해 잠깐 설명이 필요하지만 독자의 상식을 더 채워주는 유익이 있을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5개의 계(kingdom)로 나뉜다. 그 어떤 생명체도 이 5계에 들어간다는 말이다. 중학교 시절 생물시간에 들었던 ‘종속과목강문계’가 어렴풋이 기억날 것이다. 생물을 분류하는 가장 높은 단계가 ‘계’이고 5계가 바로 동물계, 식물계, 균계, 원생생물계, 원핵생물계이다. 앞의 3계는 익숙하지만, 뒤의 2계는 다소 생소하다. 뒤의 2계 이름은 잊어버려도 좋다. 다만 지의류를 구성하는 광합성자가 뒤의 2계에 속한다는 것만 알고 가자. 앞서, 전통적인 정의로서 지의류는 지의균과 조류 혹은 남조류로 구성된다고 하였다. 지의균은 당연히 균계에 속할 것이고, 조류는 원생생물계, 남조류는 박테리아로서 원핵생물계에 속한다. 그렇다면 지의류는 사실 2가지 혹은 3가지의 다른 계에 속하는 생물들의 결합인 것이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지의류는 버섯과 달리 곰팡이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닌데 곰팡이로 분류를 하는가? ‘현재는 그렇다’가 정답이다. 모든 분류는 인간이 편리하게 이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지의류를 구성하는 생물 중 조류나 남조류에 비해 지의균이 훨씬 다양하기 때문에 지의균을 따라 분류하면 더 세분하여 이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지의류의 조류는 약 100 종, 남조류는 약 10여 종 되는데 비해 지의균은 약 2만 종이나 되기 때문이다. 다양성 측면 말고도 지의균을 분류의 기준으로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관계성 측면에서 볼 때, 지의균은 조류나 남조류가 살 거처를 마련해주고 조류나 남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지의균에 양분을 제공하는 주인과 하인의 관계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곰팡이가 주인이고, 조류와 남조류는 하인으로서 농사를 짓는 곰팡이농업의 곰팡이농장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과 하인의 관계가 항상 1대 1인 것은 아니다. 실제 지의류를 절편을 내어 현미경 아래 관찰해 보면, 지의균 1종류에 조류·남조류가 1종류인 경우가 흔하지만, 지의균 1종류에 조류·남조류가 여러 종류이거나, 지의균 여러 종류에 조류·남조류가 1종류인 경우도 있고, 심지어 지의균 여러 종류에 조류·남조류 여러 종류인 경우도 있다. 즉 균류와 광합성자가 1대 1, 1대 다, 다대 1, 혹은 다대 다의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지의류는 살아간다. 서로 돕고 살아가는 인간의 방식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지의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다. 최근 전통적인 정의를 뒤흔드는 연구가 나왔다. 지의균과 광합성자에 더해 ‘제 3의 생물’로서 효모가 지의류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이 효모는 지의류 표면에 살면서 지의류가 생산하는 유용한 물질(2차대사산물)과 깊은 관련이 있다. 실제 현미경으로 지의류를 살펴보면 주인인 지의균과 하인인 조류·남조류이외에 잠시 머물러 있는 손님같은 다른 종류의 균들과 조류 혹은 알 수 없는 모양들이 지의류 표면이나 속에 숨어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마치 지의류라는 집의 문앞에서 노숙하거나 집 안에서 잠시 하숙하는 것 같지 않은가! 아직도 다 밝혀내지 못한 지의류를 둘러싼 이 모든 생명체를 생각해 본다면, 지의류는 이제 하나의 생명체가 아니라 거대한 컨소시움을 이루는 하나의 생태계로까지 여겨질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지의류를 마주 칠 기회가 있다면 보이지 않는 그 모든 생명들과 아울러 살아가는 아주 작지만 거대한 생명체를 보면서 인간사회와 다르지 않다고 곱씹어 보면 좋겠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신의 섭리 혹은 자연의 의지로 태어나 서로 돕고 살아가는 조용한 생물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병권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보전실 박사
    • 이병권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보전실 박사[email protected]
    •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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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소래염전, 첫 국가도시공원 지정될까?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인천시가소래습지를중심으로한소래염전을국가도시공원으로지정하기위한절차를본격적으로추진하고있다. 소래습지는생태·역사·문화적가치가어우러진중요한자연유산이다.국가도시공원으로지정되면체계적인관리와보호를통해자연생태계를유지하면서도시민들에게친환경적인휴식공간을제공할수있을것으로기대된다. 소래습지는서해안최대규모의갯벌을품고있으며,멸종위기종을비롯한다양한생물들의서식지역할을한다.염생식물군락지와습지는해양생태계를보존하는중요한기능을하며,갯벌은자연정화기능을수행해환경보호에도기여한다.인천시는국가도시공원지정이이루어질경우,이러한생태적가치를더욱체계적으로보존할수있을것으로보고있다. 또한과거소금생산의중심지였던소래염전은한국의전통적인염전문화가잘보존된몇안되는장소중하나다.이에따라전통적인소금생산방식을체험할수있는공간으로조성된다면교육적가치가높은관광명소로자리잡을가능성이있다. 소래습지는수도권시민들이쉽게접근할수있는자연친화적공간이라는점에서도국가도시공원지정의필요성이제기되고있다.탐방로및친환경기반시설이확충될경우보다쾌적한환경에서자연을즐길수있으며,도시내녹지확충과건강한생활환경조성에도긍정적인영향을미칠것으로전망된다. 국가도시공원은2016년법적근거가마련되었으나,아직단한곳도지정되지않았다.이는법적요건과재정적부담때문으로,현행법에따르면국가도시공원으로지정되기위해서는최소300만㎡(약90만평)이상의면적을확보해야한다.그러나이러한조건이상당한부지확보를요구해도시내에서충족하기어려운경우가많았다.또한국가도시공원은국가차원의공원임에도불구하고설치및관리비용의대부분을지자체가부담해야한다는점에서조성및유지에어려움이따랐다. 이러한문제를해결하기위해현재‘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개정이논의중이다.개정안에는국가도시공원의지정기준을완화하고,공원설치및관리비용의국비지원을확대하는내용이포함됐다.특히국가도시공원지정에필요한최소면적을현행300만㎡에서100만㎡또는200만㎡로완화하는방안이검토되고있다.이를통해도시내녹지확대를촉진하고,보다많은지역이국가도시공원으로지정될수있도록개선될가능성이있다. 또한법개정이이뤄질경우국가도시공원지정및관리에대한심의를보다전문적으로진행하기위해‘국가도시공원위원회’신설이추진될예정이다.공원부지확보시국유지를포함한다양한소유권형태를인정하는방향으로도법개정이검토되고있어,지정절차가보다유연해질가능성이있다. 인천시는이러한법률개정이완료되면국가도시공원지정을신청할방침이다.시는2021년4월부터소래지역국가도시공원추진계획을수립하고관련절차를단계적으로진행해왔으며,지난해에는대시민토론회및공원기본구상용역을마무리했다. 법개정이이뤄지고국가도시공원으로지정되면,인천시는2026년이후단계별공원을조성하고운영할계획이다.소래염전국가도시공원조성은자연생태보전과역사·문화적가치를조화롭게반영하는사업으로,향후지역사회의핵심녹색공간으로자리잡을것으로기대된다. 인천시관계자는“인천은우리나라최초의도시공원인자유공원(1888)이조성된도시로,수도권에서유일하게자연해안선을볼수있으며,저어새등멸종위기종의먹이터역할을하는등다양한생물자원을보유하고있다”며“이러한가치를보전하고자지자체와시민,환경단체가함께소래염전국가도시공원추진을위해노력하고있다”고말했다.
“전문성 강화와 지속가능한 조경산업, 정부가 책임진다”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정부가조경기술자의전문성강화를위한자격제도개편,조경수목거래가격정상화등의정책적지원을약속하며,조경계와협력해지속가능한녹색도시조성을위해노력하겠다고밝혔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4일건설회관중회의실에서‘제22회조경의날’기념식을개최했다.이번행사는조경업계종사자들의노고를치하하고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인물과기관을표창하기위해마련됐다.정부기관과공공기관관계자,학계및업계인사등160여명이참석해자리를빛냈다. 이상주국토교통부국토도시실장은축사에서“지구온난화와기후위기의영향으로지속가능한발전이더욱중요한시대가됐다.우리는조경을통해도시속자연공간을확대하고,자연안에서시민들이쾌적하게활동할수있는환경을만들어야한다”며조경인들이기울인노력이푸른국토환경과쾌적한도시공간조성에큰기여를해왔다고강조했다. 이어이실장은조경산업기사,기사,기술사등조경분야기술자격시험을업계현황에맞게정비하여개선하겠다고밝혔다.이를통해현장맞춤형조경기술자양성을확대해나갈계획이다.또한현재진행중인조경수거래가격조사연구를통해조경공사에서가장큰비중을차지하는수목가격을정상화하고,합리적인재료비책정기반구축을약속하며“조경산업발전을위해정부차원의적극적인정책지원을아끼지않을것”이라고덧붙였다. 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인사말을통해“오늘이자리는조경산업의발전을기념하고,그동안헌신해온조경인들의노고를격려하는자리다.특히조경지원센터지정과조경수목가격공표등중요한정책적진전이있었으며,앞으로도조경산업의경쟁력강화를위해힘을모아야한다”며조경산업의지속적발전을위한협력을강조했다. 이날기념식에서는국토교통부,환경부,산림청,국가유산청,서울특별시에서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인사들에게표창을수여했다.또한조경분야에서뛰어난공적을남긴인물들에게‘자랑스러운조경인상’과‘공로상’이수여됐다. 국토교통부장관표창은▲한갑수덕조종합조경대표▲오승재아르디온대표▲김철민남해종합건설이사▲이형철디자인파크대표▲이호재해선조경대표가받았다.환경부장관표창은▲박정식동우건설대표와▲최은경건화전무에게돌아갔다. 산림청장표창은▲김주돈테마조경대표▲김도연호반건설상무▲김승현도래솔이사▲신지훈단국대학교교수가수상했다.국가유산청장표창은▲최종희배재대학교교수▲이은수포스코이앤씨부장▲허갑래한림에코소장이받았다. 서울특별시장표창은▲정엽삼성물산건설부문그룹장▲안기수공간시공에이원대표▲최웅재디자인스튜디오도감소장▲정주영안팎대표▲최대림장원조경대표▲박윤수두산건설부장▲김성래현대장미원대표▲강경호서진조경대표▲김명홍디엘건설부장에게주어졌다. 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자랑스러운조경인상’수상자는▲지명환부산조경협회수석부회장▲소현수서울시립대학교교수▲유연송보성조경대표▲한상우이노블록부사장▲김충일계림조경대표▲임상규송림원대표▲김순기국립순천대학교교수▲노재신화신조경대표▲박성욱현대건설책임▲박상원세양조경대표▲김지환엔에스프리대표▲정운익레인보우스케이프대표▲김상욱원광대학교교수▲하광철새숲조경대표가선정됐다. 이어환경조경발전재단의발전과조경산업의지속적인성장을위해헌신한공로로오순환환경조경발전재단본부장이공로상을받았다. 이날행사에서는조경교육의혁신과제도적발전을위한한국조경학회의비전발표도진행됐다.배정한한국조경학회회장은“조경교육의정체성확립과실무연계를강화하기위해교육인증제를도입할필요가있다”며향후추진방향을설명했다.이를통해조경산업의경쟁력을높이고,국제적기준에맞춘전문인력을양성하는것이목표다. 행사는표창수여후단체사진촬영과자유로운네트워킹시간으로마무리됐다.참석자들은조경산업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해더욱협력할것을다짐하며행사의의미를되새겼다.
[락앤피플] 발끝에서 시작되는 자연 혁명, 에코나이트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맨발걷기가건강과힐링을위한새로운웰빙트렌드로확산되고있다.발바닥이직접지면과닿으며지압효과,혈액순환촉진,면역력강화등건강에긍정적인영향을주며,‘어싱(Grounding)’효과로염증감소와스트레스해소에도도움을준다.또한디지털디톡스와명상효과로정신적안정감을높여주며,친환경라이프스타일과결합해자연속에서즐기는‘에코테라피’로자리잡고있다. 이에따라맨발걷기전용길이전국적으로확산하고있지만,기존의맨발길은미끄러움,낙상위험,기후의영향을쉽게받는단점이있었다.이를해결하기위해리바컴퍼니가안동적운모광산의자연재료를활용해개발한것이바로에코나이트다. 에코나이트는경북안동의희귀광물인적운모를활용한보도체다.기존황토보도체가빗물에취약하고유지보수가어렵다는문제점을개선하고,보다안전하고지속가능한솔루션을제공한다.적운모는다공성구조를지녀우수한배수성능을갖추고있어비가와도미끄럽지않으며,여름철뜨거운열기를효과적으로분산시켜맨발걷기에최적화된환경을제공한다. 안동적운모는단순한광물이아니다.다량의게르마늄과미네랄을함유하고있어원적외선방사및음이온효과를통해혈액순환을촉진하고신체에너지를활성화한다.맨발로에코나이트를밟으면피부를통해미네랄이흡수되면서자연치유력이높아진다.지난해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에서시민들은“바닥을밟는순간따뜻한기운이전해진다”며놀라운경험을공유했다. 김혁리바컴퍼니대표는“우리가일상에서사용하는많은건축자재나걷기보도체가환경적으로지속가능하지못하며,또한건강에도해롭다는사실을알게되었고,이를개선하고자했다”고에코나이트개발동기를설명했다.환경호르몬과중금속문제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국민건강증진과맨발걷기운동의활성화에기여하고자소재의개발을추진했다. 김대표는20년간의인테리어사업과12년간의종합건설업경험을통해환경호르몬과중금속문제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리바컴퍼니를설립했다.그결과친환경건축자재및생활환경개선소재로사용될뿐만아니라맨발걷기보도체로도우수한성능을발휘하는에코나이트를개발하게됐다.에코나이트는맨발걷기도로의사용을연중무휴로가능하게하며,모든계절에걸쳐안전하고편안한걷기환경을제공한다.비가와도빠르게건조되고,너무덥거나추운날씨에도사용할수있어사용자에게최적의걷기경험을제공한다. 개발소재원산지로안동적운모광산을선택한것은일제강점기때부터연구와개발로그가치가입증된광산의지리적,지질학적특성때문이다.김대표는이광산의역사적,지리적가치를인식하고이를활용한연구와개발을시작했다.안동적운모는원생대와고생대의지질학적과정을거쳐형성된희귀한광물로,다량의게르마늄과풍부한천연미네랄성분을보유하고있다.이광물은음이온발생과원적외선방사작용을통해혈액순환을촉진하고,피부의노폐물을배출하며,항균·탈취,세포활성화및항산화효과를나타낸다.동의보감등고전의학서적에서도‘신비의광물’로전해진만큼,오랜역사적근거를가진귀중한자원이다. 청량산은맑은공기와천연약수로유명한명승지다.리바컴퍼니는이지역의자연에너지를제품개발에반영해,맨발걷기를단순한운동이아니라치유와힐링의경험으로바꾸는데주력했다.퇴계이황선생이‘도산’이라명명한곳과가까운이지역의청정한자연환경은에코나이트가더욱특별한이유다. 에코나이트는실내에서도어싱(Earthing)효과를극대화한다.기존플라스틱이나인조재와달리,실내공간에서도원적외선을방출해공기질을개선하고정서적안정감을제공한다.학교,경로당,공공시설등에적용하면건강증진과심리적안정효과를기대할수있다. 에코나이트는단순히건강을위한보도체가아니다.미세공극이일반바이오차르보다30배~200배많아오염물질과중금속을흡착하는천연필터역할도한다.이로인해수질정화와토양개선효과를제공하며,지속가능한환경보전에도기여할수있다. 리바컴퍼니는에코나이트를시작으로조경,건축,환경정화등다양한분야로기술을확장할계획이다.김혁대표는“우리는단순한맨발길을만드는것이아니라,도시와자연,그리고인간의건강을연결하는플랫폼을구축하고있다”며글로벌시장진출의비전을밝혔다. 에코나이트는맨발걷기를한층더안전하고편안하게만들어주는혁신적인솔루션이다.자연과함께하는지속가능한길,에코나이트가그답을제공한다.
K-Garden, 세계로 뻗어가다: 황지해 가든디자이너의 정원 철학
[환경과조경김하현기자]황지해가든디자이너가한국정원의정체성과세계적확장가능성을조망하며,자신이걸어온길과작품에담긴철학을공유하는자리가마련됐다. ‘2025사철정원아카데미’의일환으로황지해가든디자이너의‘K-Garden세계로뻗어가다’라는주제의특강이지난26일도곡동오유아트홀에서개최됐다. 이번강연은서울문예마당이주최하고시민정원문화협회,대한건축학회,대한토목학회,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강남경제인포럼이후원하는‘사철정원아카데미:세계의유명정원I’개강에앞서사전특강형식으로진행됐다.본강연에는정원관련전문가,조경및원예전공자,정원애호가등약90여명이참석했다. 강연에앞서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에서국제기능올림픽조경가드닝부문관련동영상소개를시작으로본강좌를준비한한승호서울문예마당이사장의인사말과황지해가든디자이너의환영인사가있었다. 한승호이사장은“오늘의연사를무대로모시기전에작가님의이름으로삼행시를준비했다”며“‘황’홀한자연의숨결을담아,‘지’구곳곳에한국정원의아름다움을전하고,‘해’외에서도빛나는K-Garden의꿈을펼치는우리정원의홍보대사황지해작가”라는인사말로작가를환영했다. 해우소정원과DMZ정원:한국적정원의철학 황지해작가는영국첼시플라워쇼에서3회금메달을수상한과정과그속에담긴비하인드스토리를중심으로지나온삶을회고했다.대학시절회화과학생이었던그는생계를위한아르바이트로조경공사현장을처음경험했다.현장에서땀을흘리며손끝으로재료를만지고물성을느끼는경험은,아침해가떠서지는노을을보는시간속의모든과정을더욱생생하게만들었다.이때직접적인경험을통한지혜가가장큰지식이라는깨달음을얻으면서가급적현장에많이나가려고노력했다. 그런데회화전공이라는정체성이괜한오해를불러일으키기도했다.미술계에서는소위‘깽깽이미술’을하는사람,조경계에서는‘미술전공자’로규정당하며어느쪽에도속하지못하는듯한외로움을느꼈다고. 황작가는“파트리크쥐스킨트의책‘좀머씨이야기’에서좀머씨는이야기내내단한마디도하지않다가말미에‘제발나를좀그냥내버려두시오!’라고딱한번목소리를낸다.그한마디에가슴이울컥했다.숨쉬고싶고대화상대가필요했다”고고백했다. 그러던중2002년영화‘반지의제왕’을배경으로한첼시플라워쇼수상작을접하게되면서,이곳에가면‘대화’를할수있을것같다고직감하게된다.황지해작가는그로부터7년간유학비를마련해영국으로떠났다. 런던에도착해서는소통을위한영어공부를계속했다.그러나반복적인언어공부에쏟는시간이쌓여가면서문득‘이대로는안될것같다’는마음에도망치듯하이드파크를찾았다.공원에가만히앉아있는동안다람쥐와새가그에게다가왔다.옆에가까이와있는새를보며‘자기와의대면’에관해생각했다. 2011년첼시플라워쇼아티즌가든금상은그때탄생했다.황작가는자신이느끼던답답함에서출발해한국의‘해우소’를떠올렸다.‘마음을비우는곳’이라는뜻을가진한국전통화장실해우소를통해피상적인아름다움이아닌관념이면의본질에대해이야기할수있다고믿었다. ‘해우소:근심을털어버리는곳’은비움이곧환원이되는순환구조에서‘겸손’의태도를찾아내고,자연공간으로치환해낸작품이다.‘해우소정원’은실제로작가가어린시절한옥에살았던기억을바탕으로편집됐다. 황지해작가는주로자신의성장배경을바탕으로작품에대한영감을찾아냈다.해우소정원에심은더덕은과거에어머니가아침마다더덕껍질을벗기던모습과소리,향기에대한추억을담고있다.황작가는“제게더덕향기는곧어머니의손가락냄새다.이곳에더덕을심어어머니에대한애정을표현하고싶었다”고말했다.이어“집에있던작은텃밭을통해세상을배웠다.나의텃밭은어머니께서선물해주신거대한자연도감과같았다”고덧붙였다. 또한수상소식을알게되던당시상황도공유했다.BBC프리젠터가“KoreaWin!”이라고말한순간,작가개인이아닌‘한국의정서’가인정받았다는생각에소름이돋았다는것이황작가의말이다. 황작가는‘아,나이러려고왔구나.우리의정서,우리의히스토리,우리어머니의이야기.우리식물을통해서문화를전달하는것.소프트파워라는게다름아닌정원이구나.이렇게고상한리더십이있구나’라는생각이들었다고얘기했다.그렇게정원은그에게‘우리에게익숙한그것들이걸어나와서이야기를들려주는일’이됐다. 덕분에2012년첼시플라워쇼전체최고상수상및초대최고상수상기록을남긴‘고요한시간:DMZ금지된정원’을준비할때는오히려마음이편했다.정원을‘만든다’는개념자체가어색해졌다.정원의본질은‘자연의원시성’에있었으므로,그는그저전달자의역할을하면된다고믿었다. 황작가는한국을여전히폐허가된전쟁국가로인식하는타지의편견에충격을받아그이미지를탈피하고싶었다.한국에돌아온작가의눈에DMZ는한국의아픔과상처를녹색눈처럼뒤덮은우리생태의회복력과재생력을보여주고있었고,어쩌면원시적인이야기를가진이공간이지구에던지는평화의메시지가될수있겠다고느꼈다.그는그이야기를그대로옮기기로마음먹었다. 모든작업과정은마치장애물같았다.황작가는금전적문제,소통의문제,재료,날씨,체력등정말쉬운게하나없었다고토로했다.그럼에도그때마다등뒤의보이지않는태극기를그리며인내했다. 스스로‘나는플랜팅은모르지만,회화성은안다’고되뇌며디테일과서사성,시적인언어를추구했다.그는“낯선식물은곧낯선언어”라며“살아있음이가장아름답다.결국아름다움이승리한다.아름다움을아는나라가세계를리드한다”고강조했다. 또한식물의언어를듣기위해집중했다.황작가는새와식물사진을스크린에띄우며“제가어떤새를,식물을드로잉하거나디자인했나요?”라며미소지었다.그는생태를제압하거나지배하려고하지않아야한다고거듭역설했다. 이러한노력은끝내최고상최초수상이라는영광을불러왔다.자기작품을수많은관객이정독하듯감상하는모습을보며그들이보여주는문화적환경에감동하기도했다.이후해당작품철거시기에정원내나무에새가날아들면서법적인문제로철거작업이3일연기되는일이벌어졌는데,한편으로는영국이가진관점과지성을보며이것을배우기위해여기에왔다는느낌도받았다고말했다. 정원을통한인간의존엄성과자연과의관계성찰 황작가는2023년첼시플라워쇼에서지리산을모티브로한‘백만년전으로부터온편지’로다시한번금상을수상했다. 그는자신의일에대해“육체적으로정말많이힘들다.감정이입하는일도,디테일과거시적관점을함께생각하는일도어렵다”면서도,“가장진실에가까운,우주의원리에가까운일이다.그래서저는이일을계속한다.보이지않는공기에대해,태양에대해이렇게까지감사해본적이없다.지구에는버릴것이하나없다.그저자연으로부터멀어지려는인간의무지가모든문제를만든다.이제는우리가무언가갚아야할시기가아닌가”라고진심어린태도를보였다. 정원에있을때가장지성인이되는것같다는황지해작가는객석을향해“우리는만날수있는계절을만드는사람들이다.우리가이땅위에해야할일이분명히있는책임을가진사람이라는걸기억하셨으면좋겠다.부디이시간이여러분께‘나는존엄한사람이야’라는마음을드릴수있었기를바란다”는말로강연을마무리했다. 이날특강의제목‘모퉁이를비추이는태양’은우리나라대표원림인소쇄원에서가장먼저볕이든다는‘애양단’에서따왔다.지난해황작가가뉴욕맨해튼한국문화원에조성한미국내유일한한국전통정원의이름이기도하다.애양단(愛陽壇)은태양을사랑하는담장이라는의미이지만,그내면에는예외없이따뜻한햇살을내리는태양을생각하며인간은모두가존엄한존재라는메시지를담고있다.황지해작가는앞으로도한국의자생종과특산종등을활용해자신만의시선으로한국고유의정서를나타내는작품활동을펼칠예정이다. 한편이번특강을시작으로‘2025사철정원아카데미’정기강좌가3월부터11월까지매월둘째주금요일에진행될예정이다.개강강연은3월14일최종희배재대교수가‘정원이란무엇인가’의주제로진행되며,영국,이탈리아,한국의정원문화및현대정원의흐름을조망할예정이다.향후강의일정과프로그램에대한자세한내용은(사)서울문예마당을통해확인할수있다.
“수목원·식물원 교육, 보전·연구 연계 교육으로의 전환 필요”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이단순히식물과자연을감상하는수준을넘어,보전및연구기능과연계된체계적교육시스템으로발전해야한다는공감대가형성됐다. 국립수목원과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가주최·주관한‘수목원·식물원교육의미래와방향토론회’가지난24일프레스센터19층기자회견장에서개최됐다.이번행사는산림청,국립수목원,지자체관계자,교육전문가등약100여명이참석한가운데,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의현황을진단하고향후발전방향에대해심도있는논의를펼쳤다. 토론회는등록과기념촬영,이은실부회장의환영사,임영석국립수목원장,이용석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사업이사의축사로시작됐다.이어유희영국립수목원전시교육연구과임업연구사,전정일신구대학교식물원교수,손연아한국환경교육학회장이각각‘국내수목원교육의현황과방향탐색’,‘수목원·식물원교육의정체성과향후과제’,‘환경교육과지속가능발전교육에서바라보는수목원·식물원교육의방향’을주제로발제를진행,각자의전문분야에서교육현황및개선방안을제시했다. 유희영연구사는1970년대이전부터시작된수목원조성과그발전과정을소개하며,국민들에게친숙한수목원교육의역할과한계그리고향후보완해야할점을짚었다. 전정일교수는기존의해설중심교육에서벗어나식물보전,유전자원관리등수목원·식물원의고유기능에기반한전문교육프로그램의필요성을강조하며,기관별운영현황과교육프로그램의다양성부족문제를지적했다. 손연아회장은환경교육과지속가능발전교육관점에서수목원·식물원교육이미래세대의인식전환과사회적변혁에기여할수있는방안을모색해야한다고역설하며,학교및지역사회와의협력모델을제안했다. 토론시간에는배준규국립수목원전시교육연구과과장,강신구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본부장,김인호전국가환경교육센터장,김현정에코나우선임연구원,손승우EBSPD가참여해다양한시각에서의견을나눴다. 참석자들은기존의일방적교육방식에서벗어나,체험과해설을통해관람객의인식변화를유도하는‘참여형교육’의필요성과교육콘텐츠의차별화,공공및민간부문간협력체계마련의중요성을강조했다.특히학교교육과의연계,지역사회및공공기관과의협력그리고다양한연령층을아우르는평생교육모델마련이시급한과제로떠올랐다. 일부참석자들은‘수목원교육전문가’양성의필요성과교육의범위를재정의할필요성,더나아가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과연계한새로운교육모델구축에대한의견을제시하며,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의글로벌경쟁력을높일수있는방안을함께모색했다. 손승우PD는자연다큐멘터리제작경험을바탕으로,자연과식물에대한대중의인식을보다효과적으로전달할수있는미디어의역할을강조했다.그는스토리텔링과영상콘텐츠를활용해수목원·식물원의교육메시지를창의적이고감성적으로전달하는방안을제안하며,단순정보전달을넘어감동과공감을이끌어내는교육콘텐츠개발의중요성을역설했다. 김현정선임연구원은수목원·식물원현장에서교육운영에있어인력및예산부족등실질적어려움이존재함을언급하며,현재프로그램들이해설중심으로만운영되고있어전문인력양성과프로그램고도화가미흡하다는점을강조했다.그는전문교육인력을체계적으로양성하고현장의어려움을해소할수있는지원체계를마련할필요가있으며,다양한연령대와교육수요를반영한평생교육모델구축을통해교육효과를극대화할수있는방안을제시했다. 강신구본부장은현장관리및운영에서인력·예산부족문제와교육프로그램의단편화된운영현실을솔직하게언급했다.그는식물보전,유전자원관리등수목원·식물원의고유기능을기반으로한차별화된교육콘텐츠개발의필요성과공공-민간부문간협력체계를강화해지속가능한교육모델을구축해야한다고강조했다. 배준규과장은기존교육방식이일방적이고체험중심이부족하다는점을지적하며,관람객이단순히해설을듣는데그치지않고직접참여하고체험할수있는교육프로그램도입과현장실무와연계된‘참여형교육’모델의필요성을강조했다.또한공공및민간부문과의협력을통해교육콘텐츠의전문성과다양성을확보해야한다는의견을피력했다. 김인호전센터장은현재교육방식이과도하게일방적이며,변화하는사회와디지털환경에적응하지못하고있는문제를지적했다.이에스마트교육기술을적극활용하되인간적소통과참여를결합한새로운교육패러다임이필요하며,기후변화와생물다양성보존과같은글로벌이슈에대응하는교육프로그램개발을제안했다. 한편김주환협회장은“오늘논의된다양한의견들이앞으로수목원·식물원교육총회및향후정책수립에적극반영되어,우리나라의교육모델이세계적으로도모범이될수있도록노력해야한다”고말했다. 이번토론회는수목원·식물원교육의현황과한계를진단하고,미래교육의방향성을모색하는자리가됐다.참석자들은앞으로도지속적인논의와협력을통해국민들이자연과함께성장할수있는교육환경을조성해나가겠다는의지를피력했다.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 명칭 변경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가정원분야를포함한포괄적인사업추진과대외협력을강화하기위해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명칭을변경했다. 24일서울프레스센터19층기자회견장에서열린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정기총회및특강에서는산림청,국립수목원그리고협회관계자들이모여향후식물원·수목원·정원분야의발전방향과정책과제에대한심도있는논의를펼쳤다. 이날협회의정관및명칭변경안건은이번총회의핵심이슈중하나였다.기존‘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라는명칭이가지고있던한계를인식하고,공공성과전문성을강화하며민·관협력확대를도모하기위해‘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의변경이제안됐다. 참석자들은변화된명칭이협회의미래발전을위한전략적전환점이될것이라는공감대를형성했다.앞으로수목원·정원분야의전문성을확장하고공공기관및민간부문과의협력을강화하기위한전략적선택으로평가됐다. 이와관련K-정원분과위원회를신설해남도정원연구소,안스그린월드,세미원지방정원등정원관련신규기관회원유치와전시,박람회등을통한홍보활동에대해보고했다.민·관협력및교육콘텐츠개발,관련사업의지속적인확장을위해구체적인계획을마련중임을밝혔다. 김주환회장은“산림청행정조직과정합성을맞추고정원도시,국가정원등의수요증가에발맞춰가기위해명칭을변경하게됐다.국가정책과연계된수목원·정원발전은지역경제활성화및문화산업확산에기여하는중요한과제”라며,회원간협력과적극적인의견개진의필요성을강조했다. 임상섭산림청장은축사를통해“수목원은생물다양성보존과국민치유의핵심역할을담당하는시설로서,정부는지속적인지원과정책개선을통해이들시설의안정성과수익성을높여나갈것”이라는메시지를전달하며산림청의의지를명확히했다. 임영석원장은“수목원과식물원이자연기반교육의시작점으로서중요하며,모든생물의보전에핵심적인역할을한다”며수목원·식물원이지역경제와국가적이익을가져올수있는방안을모색하고협력할것을약속했다. 심상택이사장도“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협회란이름을통해같은방향성을갖게됐다”며수목원·정원문화·산업발전에대한공공성과대외협력을강화하겠다는의지를피력했다. 총회에서는분과별사업결과보고,재정감사,예산안심의등이이뤄졌다.사립수목원분과위원회는교육프로그램개발,자생식물관리,지역네트워크활성화에중점을두어앞으로의과제와개선방안을논의했다.국립수목원분과위원회는자생식물유전자원조사와생태복원사업의중요성을강조하며,정부정책과의연계강화필요성을제기했다. 세밀화분과위원회는식물일러스트,사진전및공공홍보자료제작활동에대한보고를진행했다.문화콘텐츠로서식물예술의역할과이를통해국민들에게생태보전의메시지를전달하는데중점을두고향후활동방향을제시했다. 총회이후이어진특강에서는▲이상필산림청서기관의‘2025수목원진흥계획’▲장계선국립수목원임업연구관의‘제11회세계식물원교육총회’▲양강산국립백두대간수목원주임의‘공·사립수목원정사영상제작지원’▲지용훈국립세종수목원팀장의‘수목원·식물원·정원스탬프투어지원사업설명’▲송명준협회이사(K정원분과위원장)의‘APGA를통해본우리나라공공정원의비전과방향’등국내외수목원·정원교육과사업지원,공공정원발전비전등이순차적으로발표됐다. 이상필서기관은향후5년간수목원진흥의기본방향과주요전략을소개하며,자생식물유전자원조사,ESG경영반영,스마트수목원조성등핵심과제를강조했다.정부와협회의긴밀한협력을통해현장의목소리가정책에반영될수있도록할계획임을밝혔다. 장계선연구관은오는6월코엑스에서개최될제11회세계식물원교육총회의준비상황과기대효과를설명했다.약40개국90개기관,총400여명이등록될예정이며,“변화를위한교육과글로벌도전과제해결”을주제로다양한동시세션과워크숍이진행되어국제적교류의장이마련될것이라고전했다. 양강산주임은드론과GIS장비를활용한고해상도정사영상촬영사업을소개했다.이사업은각수목원의현황및식재상태를정확하게파악하여관리효율성을높이고,향후리모델링및교육자료로활용할수있도록지원하는것이주요목표이다. 지용훈팀장은스탬프투어를통한국민체험프로그램활성화계획을발표했다.전국44개기관이참여한지난운영성과를바탕으로,올해는교육콘텐츠확충및현장방문활성화를위해스탬프투어물품지원,인증현판제공등다양한지원방안을마련할예정임을밝혔다. 송명준이사는APGA(미국공공정원협회)와의협력사례를통해,우리나라공공정원의발전방향과비전을제시했다.협회는국내수목원·정원분야의전문성강화와민간및공공부문의협력확대를통해,지속가능한공공정원모델을구축하는데앞장설계획이라고강조했다.
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 창립총회, 지속가능 조경 발전 위한 새 출발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호남지역의조경과환경발전을견인할연합회가공식출범했다. 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이하호남조경연합)는지난21일광주JS웨딩컨벤션에서창립총회를개최했다.이행사는호남지역의환경과조경산업발전을위해여러관련단체가한데모여공식적으로연합회를출범시키는자리였다.이자리에는전진숙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북구을),이정선광주광역시교육감을비롯해다수의지역정치인,조경전문가,교육자등약200여명이참석했다. 호남조경연합은기후변화와빠른도시화가진행되는현시점에서,지역사회의환경을개선하고조경의공공적가치를높이기위해출범했다.초기회의에서는소통과협력의필요성에대한공감대를형성했으며,이를바탕으로조직구성과추진계획을확정했다. 주요목표는조경산업의발전을통한도시환경의개선,전문가간교류의확대,정책제안을포함한다.이를위해조경정책연구및개발,생태복원기술연구,정원·녹지·조경포럼개최,박람회유치,장학사업등다양한활동을계획중이다. 또한환경보존과조경발전을위한교육프로그램을개발해전문가뿐만아니라일반시민들도환경과조경의중요성을이해할수있도록할예정이다.이를통해지역사회발전에실질적으로기여하고,아름다운도시와자연을조성하는데앞장설계획이다. 호남조경연합은▲한국조경학회호남지회▲임우회(광주)▲임우회(전남)▲광주생명의숲▲한국조경수협회광주·전남서부지회▲호남조경협회▲전문건설협회광주광역시회조경식재·시설물업종분과▲한국나무의사협회호남지회▲전남ICT/SW기업협회등9개단체모임으로구성됐다. 김경섭호남조경협회회장이상임연합회장을맡고,김길수광주생명의숲대표가공동연합회장을맡았다.연합부회장에는김선채공간조경대표를,고문으로임희진전광주광역시건설본부장과김농오목포대학교조경학과명예교수를위촉했다. 감사는곽원실박용석법무사사무소대표와김경수화수조경대표가맡고,사무국은이근형옥담대표(사무국장),박종주삼강조경대표,한기정남해종합개발차장,노종민노엘이사,이보라이룸이엔씨실장이운영위원을맡아운영할예정이다. 이외김도균순천대학교조경학과교수등6인,김기중전남일보총괄본부장등3인,김성현광주생명의숲공동대표등2인이각각학술,정책,기술자문위원을맡았으며,소통,기술,재정,대외협력,정원분과등11개위원회와특별자문기관(전라남도산림연구원)으로조직이구성됐다. 김경섭회장은환영사를통해“조경이단순한공간조성을넘어지역사회의정체성과주민들의삶의질을향상시키는데실질적인기여를할것”이라며,환경과조경의역할이갈수록중요해지는현시점에서의단체의역할을강조했다. 전진숙국회의원은축사에서“녹지보호와조경산업이미래세대를위한환경파괴방지에핵심적인역할을할것”이라며,관련정책지원을약속했다. 이정선광주광역시교육감은교육기관내에서의녹지공간확장과관리강화의필요성을언급하며,“학교마다녹지조성을통해학생들의정서발달에긍정적인영향을미칠수있도록조경단체와협력할계획”이라고전했다. 강기정광주광역시장과민형배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광산구을)은영상메시지를통해호남조경연합과의협력을다짐했다. 강기정시장은“광주는도시공원조성과녹지확장계획을통해시민의삶의질을높이고있으며,이러한계획이성공적으로수행될수있도록지역조경단체와의협력을기대한다”고강조했다.기후행동의원모임일원인민형배의원은“기후위기가녹지관리에어려움을주고있는상황에서지속가능한녹지조성과조경산업발전에연합회가앞장서줄것으로기대한다”며“녹색도시와지속가능한환경을만들어가자”고당부했다. 한편총회에앞서진행된특강시간에는▲김도균순천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유럽의조경식재동향’▲하재호전서울시부이사관이‘서울의공원녹지정책방향고찰’▲이재원안전일터관리원대표가‘중대재해예방통합관리의중요성’에대해소개했다. 김도균교수는유럽의정원및축제디자인사례를중심으로,자연친화적이면서도미적가치를높이는조경트렌드를소개했다.김교수는컨테이너재배와자생식물활용,생태계보전등환경변화와기후적응을고려한다양한식재및관리기법을설명하며,최소한의인간개입으로자연미를극대화하는미니멀리즘디자인과기능성및유지관리측면에서의혁신적접근방법을강조했다. 하재호전부이사관은서울시의녹지및공공복지관련조직발전과함께도시재생,하천및산등자연자원의보존과활용정책변화를짚어보았다.민선이후확충된조직구조와남산,한강종합개발,도시광장및도심캠핑장등의정책사례를통해,서울이시민복지와환경개선을동시에추구하고있음을보여줬다.강연은역사적배경과현재추진중인다양한정책사업들이서울의도시경쟁력강화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에대한심도있는논의로이어졌다. 이재원대표는중대재해처벌법을중심으로사업장에서의안전관리체계구축과법령이행의중요성을역설했다.그는재해발생시경영책임자뿐아니라관계종사자들까지형법상처벌대상이될수있음을경고하며,예방차원의체계적안전관리의필요성을강조했다.특히중소사업장도쉽게활용할수있는전문관리프로그램개발사례와산업안전보건법등관련법령준수를통한무혐의판결가능성을소개하며,기업들이보다적극적으로안전관리에나서야함을역설했다.
[기고] 농촌체류형 쉼터, 나는 별서(別墅)다
1.지방소멸,농촌소멸위기의해법 산업화이후,일자리를찾아농촌에서도시로,지방에서수도권으로이동하는인구집중현상이발생했다.노무현정부는지방소멸위기해결을위한인구분산정책으로2003년6월,‘국가균형발전을위한공공기관지방이전’계획을발표하고,공공기관지방이전과혁신도시건설을시작했다.혁신도시의계획인구는약2만~5만명으로계획되었으며,1단계(2007~2014,이전공공기관정착단계),2단계(2015~2020,산·학·연정착단계),3단계(2021~2030,혁신확산단계)로진행되었다. 2005년6월이전대상공공기관확정,2005년8월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전담조직설치,2005년12월10개혁신도시입지선정완료,2007년4월10개혁신도시지구지정,2007년5월혁신도시개발계획수립,2007년9월혁신도시기반조성착공,2012년공공기관지방이전개시,2019년12월공공기관지방이전완료등을진행하여2025년현재,10개광역권에혁신도시가건립되었다(innocity.molit.go.kr). 한국은경제·일자리·인구등의‘수도권집중도’1위국가다.한국·일본·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등7개국이가입한‘30-50클럽’(1인당국민소득이3만달러·인구5000만명이상국가)에서한국의수도권집중화현상은유독두드러지는것으로나타났다.전국민의50.9%,일자리의58.5%역시수도권에몰려있다.이에반해미국은일자리4.9%,인구는4.7%로수도권집중도는한국의10%미만이다(김시덕,중앙일보,2024.10). 2030년혁신도시3단계가완료되면혁신도시당계획인구는최소5100명(제주서귀포)~최대5만명(광주,전남)으로혁신도시의총계획인구는최대27만3583명이다.이는2025년인구통계5168만4564명기준0.53%정도다(kosis.kr).지방및농촌소멸위기의해결과국가의균형발전을위해서는인구분산정책이모범답안이다.그러나혁신도시와같은단일사업만으로일자리의58.5%,전국민의50.7%가수도권에집중해있는인구집중문제를해결하기란불가능하다.정부주도의정주(定住)인구분산정책에서,시민의자발적참여를유도하는체류형생활인구분산정책으로인식대전환이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2025년1월24일부터농촌생활인구확산으로농촌소멸에적극대응하기위해농지(農地)에임시숙소로활용할수있는‘농촌체류형쉼터’를도입했다.이를위해내건슬로건이‘4도(都)3촌(村)’이다.주7일중4일은도시에서,3일은농촌에서생활한다는개념이다.계획대로추진된다면일상의57%는도시에서정주(定住)하고,43%는농촌에서체류하는생활인구분산효과를기대할수있다. 2.농촌체류형쉼터 ‘농촌체류형쉼터’란,농업인이아닌개인이주말등을이용하여취미생활이나여가활동으로농작물을경작하거나다년생식물을재배하는‘주말·체험영농’활동을위한임시숙소를말한다.농촌체류형쉼터의규모는33㎡까지가능하며,부속시설로데크,주차장,정화조설치가가능하다.그러나핵심은이러한가설건축물면적과부속시설을합한면적의두배이상농지를확보하여농작물을경작하거나다년생식물을재배하는영농활동을해야한다는것이다. 농촌체류형쉼터이전에는농막(農幕)이있었다.‘농막’이란,농작업에필요한농자재보관,수확농산물간이처리또는농작업중일시휴식을위하여설치하는임시창고로서원두막이진화한형태이다.초기에는비닐하우스에차광막(遮光幕)을덮는형태가주류였으나최근도시민의여가문화가발달하면서이동식컨테이너를개조하여농막으로이용하고있다.더나아가생활의편리성을추구하는도시민의수요와이동식주택시장의공급에따라방,화장실,거실등각종편의시설을갖춘이동식주택이소비자에게농막으로보급되었다.이로인해현행법상숙박이금지된농막에서사실상숙박행위가이루어지는문제점이드러났다.따라서불법농막을양성화하는제도개선의필요성과소비자요구에맞춘실행계획이수립되었다. 농막이전에는원두막(園頭幕)이있었다.‘원두막’이란,오이,참외,수박,호박따위를심은밭을지키기위하여밭머리에지은막(幕)이다.사각정자형태로자연스러운원목을기둥삼고,볏짚또는나무판자로지붕을덮어비와햇빛을차단해줌으로써농작물임시보관이나작업자의휴식공간기능을한다. 원두막을생각하면연상되는행위가있다.바로서리다.‘서리’는군것질을위한먹거리가많지않던시절에아이들이과수원에몰래들어가서주인몰래참외나수박등을장난스럽게훔쳐먹는행위를말한다.이때원두막에서졸고있던과수원주인이부스럭거리는소리에깨어나서‘이놈들잡아라’소리치며쫓아가는풍경,그리고품에몇개의과일을품에안고도망가는아이들모습이연상된다.이렇듯원두막,과수원,과일,주인,동네꼬마녀석들이어울려배경,소품,등장인물이되면서한편의연극,또는한컷의사진속장면으로연출되어유년시설의기억저편에자리한다.그리고일정한시간이흐른뒤,세대를달리하여추억으로자리잡는다.그리고성인이된동네꼬마녀석들은다시그장소를찾는다. 중요한문제의해결을위해서는다양한방법이모색되어야한다.지방소멸위기해결을위해진행한‘혁신도시사업’은정부주도의행정중심복합도시사업과연계되어정주(定住)인구유입을위한도시계획사업으로추진되었다.정부주도정책은티베트종교및민족지도자의환생을검증하듯단계적확인과정이필요하다.반면,‘농촌체류형쉼터’사업은농촌소멸위기해결을위해민간주도의생활·문화환경개선사업으로농촌으로생활인구유입을목적으로한다.민간이적극참여할수있는정책은불사조의빠른성장,운반,치유력같은세부적인실행계획및프로그램이필요하다. 새롭게추진되고있는‘농촌체류형쉼터사업’은건축물의규모,부속시설,농지면적등기본적인틀은갖추었으나,세부실행프로그램이필요하다.검증된정체성과추동력,시민의능동적참여를이끌수있는프로그램등을갖춘대안을모색하던중한국정원문화‘별서(別墅)’를주목하게되었다. 3.별서논담(別墅論談) 조선시대에는별서(別墅)가있었다.‘별서’의한자를직역(直譯)하면,따로떨어지다_별(別),농막_서(墅)로서‘따로떨어져있는농막’을의미하며,의역(意譯)하면‘선비들이세속을떠나자연에귀의하여은거생활을하기위한곳으로,본가(本家)에서떨어진산수가빼어난장소에서지어진별저(別邸)’를말한다.별서는단순히건축물을지칭하는것이아닌,정원(庭苑)그리고주변자연경관을포함한다.대표적인별서로는담양소쇄원,보길도부용동정원,강진백운동원림을들수있다. 별서의주요건축물로는정(亭),누(樓),각(閣),대(臺),사(榭),당(堂),헌(軒)등이있다.채소를심은곳을포(圃)라하고,과실수를심은곳을원(園)이라하고,새와짐승을기르는곳을유(囿)라고한다.또담장이있는것을원(園)이라하고,담장이없는것을유(囿)라고도했다.조선시대에는정원(庭園)이라는용어와더불어정원(庭苑),원유(園囿),원림(園林)등의용어도많이사용하였는데,이는담장안의정원뿐아니라,담장밖의자연경관까지확대하여정원으로생각한것을잘보여준다.정원을가꾸는사람은‘동산바치’라불렸다. 소쇄원(瀟灑園)의조영자인양산보(1503~1557)는당쟁으로스승조광조가사사(賜死)되자관직을그만두고고향인전라남도담양으로내려와소쇄원을짓고은거하며문인들과교류하였다.소쇄(瀟灑)의의미는‘깨끗하고시원함’을의미하며,양산보는이별서의주인이라는의미로자신을‘소쇄옹’(瀟灑翁)이라하였다.주요건축물로는광풍각,제월당,대봉대,고암정사등이있다.광풍(光風)과제월(霽月)은북송의시인이쓴글에서인용되었는데,주돈이(周敦頤)의인품이심히고명하며마음결이시원하고깨끗함이마치‘맑은날의바람(光風)과비갠뒤의달(霽月)과같다’라는글에서인용되었다.제월당은주인이거처하며조용히독서하던곳이었다.광풍각은사랑방역할을하는공간으로문인들과교류하며차를마시며,학문을논하고,계류를흐르는청량한물소리를들으며정원을감상하던장소다. ‘소쇄원48영’은1548년에김인후가지은오언절구시(詩)다.20자의한자로구성되어소쇄원의내원(內苑)을표현한다.그중제2영(詠)‘침계문방(枕溪文房)’은광풍각을소재로한것으로‘머리맡에서개울물소리를들을수있는선비의방’이라는뜻이다. 부용동정원(芙蓉洞庭苑)의조영자인윤선도(1587~1671)는조선시대문인이다.병자호란때삼전도에서인조가청나라에항복하자조상으로부터물려받은유산으로보길도에별서를짓고생활하며‘어부사시사’등문학작품을남겼다.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는1651년윤선도(尹善道)가자신을어부에비견하여보길도(甫吉島)를배경으로지은40수의단가(短歌)로,‘고산유고(孤山遺稿)’에실려전한다. 정원은크게세구역으로구성되어있는데,거처하는살림집이있는낙서재(樂書齋)주변,휴식과독서를위해건너편산허리의바위위에집을마련한동천석실(洞天石室)주변,그리고동리입구의세연정(洗然亭)주변이다.낙서재는서실(書室)을갖춘살림집으로북향하고있으며,옆으로낭음계(朗吟溪)라는작은시내가흐르고,낭음계의양편에곡수당(曲水堂)과무민당(無憫堂)의두건물을지었다.이두건물의곁에는넓고네모진연못이있다. 동천석실(洞天石室)은중국도교(道敎)에서‘신선이산다는곳’이란의미인‘동천복지(洞天福地)’를따라서이름지어진곳으로이지역에서가장높은곳이다.세연정부근은이정원에서가장공들여꾸민곳으로,해변에바로인접한동구(洞口)에인공으로물길을조성하면서연못들을만들고정자와대(臺)를지어경관을즐기도록하였다.연못은곡지(曲池)와방지(方池)로구성되는데동구를흐르는내를돌로된보로막아만든곡지에는큰바위들을점점이노출했으며,방지에는한쪽에네모난섬을만들고그섬에소나무한그루를심어놓았다.방지의동쪽물가에는돌로된네모진단두개를나란히꾸며놓았는데,이곳은무희가춤을추고악사가풍악을울리던자리다(encykorea.aks.ac.kr). 백운동원림(白雲洞園林)은처사이담로(1627~1701)가조성한별서이다.‘처사’란벼슬을하지않고초야(草野)에묻혀사는선비를말한다.백운동원림은후손들에의해계승되었고,특히백운첩에는다산정약용의‘백운동12경’시(詩)와초의선사가그린‘백운동도(白雲洞圖)’가있어당시의모습을짐작할수있다.또한월출산을배경으로원림을조영한문헌자료가다수확인되고,유상곡수(流觴曲水)시설도입과수목식재등경관처리기법이우수하며,백운동12경의구성요소가잘남아있다.예로부터많은선비와문인들이원림의경관을예찬한옛시문과그림들이현재까지잘남아있어조경사적가치가탁월하며,이담로의6대손인이시헌이정약용,초의선사와교류하며차를만들고즐긴기록등이남아있어국내차문화의산실로서가치를더하고있다.정약용은백운동원림에반해초의선사에게그림을그리게하고옥판봉·산다경(山茶徑)·백매오(百梅塢)등아름다운경치12개를칭송하는시를지었다.다산과초의선사가남긴작품은‘백운첩’에전하며,이시헌은선대문집·행록·필묵을엮은‘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을만들었다. 우리나라3대별서의사례를살펴서이용자의행태를분석한결과,집짓고,정원가꾸고,농사짓고,밥짓고,글읽고,시쓰고,그림그리고,노래부르고,춤추고,술마시고,음악듣고,차마시는등의유유자적한생활을확인할수있었다. 4.농촌체류형쉼터,‘별서_1621’ ‘별서(別墅)’는16세기이후,선비,처사,문인들이자발적으로귀향(歸鄕)하여자연과더불어문학(文),역사(史),철학(哲)을논하면서시(詩),서(書),화(畵)를짓고음주(飮酒)·가무(歌舞)와다도(茶道)를즐겼던공간이다.이후,후손들에의해대를이어유지,보완되며수백년을지나21세기현재에이르고있다. 1970년대이후산업화과정중1차산업(농·산·어촌생산물)중심에서2차산업(제조업)중심으로변화되는과정에농촌인구가대거일자리를찾아도시및수도권으로이동했다.또한도시에집중된사람들을대상으로3차산업(서비스업)이발달하면서인구의수도권및도시의집중현상은더욱고착화되었다.이로인해주택,환경,교육,교통문제등이심화되어혁신적인인구분산정책도입이요구되었다.주된원인이된일자리의분산정책이선행되지않고는인구분산정책의효과를기대할수없다는결론에도달하자정부는‘공공기관지방이전’과‘혁신도시’조성이라는극단적인처방을내놓는다.그러나수십년간안정화된수도권기반시설의편리성으로인해,일시적으로지방에머물다가주중또는근무하는동안만머물러있고,주말또는이직기회가되면도시나수도권으로직장을옮기려는현상이반복되어실효를거두지못하는실정이다. 문제해결의핵심은‘제도’나‘정책’에있지않다.시민의‘자발성’에있다.4차산업(지식산업)발달,자동차보급,도로및대중교통의확충으로농촌,산촌,어촌을향해떠나는5차산업(레저·휴양문화)이발달하면서,원산지에서1차생산,2차제조,3차판매및서비스가융·복합되어이루어지는6차산업이발달하고있다.이로써자발적생활공간이동이라는인구분산정책의효과를기대할만한경제,사회,문화적환경이조성되었다.정교한제도,정책,프로그램이수반되어야한다.성별,연령대,직업군,구성원,주거형태,교통수단등을고려하여자발적참여가가능한정주(定住),생활(生活),문화(文化)환경을조성해야한다. ‘별서’는16세기당시이미6차산업거점이었다.농(農)·림(林)·수산물(水産物)을생산,수확,가공하여,전국에서찾아오는시인(詩人)묵객(墨客)들에게5차산업서비스를제공했던현대판6차산업의중심공간이었다.21세기‘농촌체류형쉼터’가추구해야할방향이다.주인이머무는공간,손님맞이공간,생산,가공,휴양시설등을갖춘커뮤니티공간을조성해야한다.이웃과함께생활하며문화를공유하는자연속의정원(庭苑)이자문화경관(文化景觀)으로자리잡아야한다. ‘별서_1621’은농촌체류형쉼터의본캐(本character)다.16세기한국정원문화의21세기‘환생(還生)’이자‘부활(復活)’이다.‘별서_1622’,‘별서_1623’,‘별서_1624’,‘별서_1625’…한국정원문화‘별서(別墅)’의미래다. 박경복/가든프로젝트대표
‘보이지 않는 조경’ 젊은 조경가 원종호의 ‘보이는 인사이트’
[환경과조경김하현기자]제7회젊은조경가원종호의조경에대한철학과이야기를들어보는토크쇼가열렸다. 지난19일월간환경과조경은서울서초구그룹한빌딩2층환경과조경에서‘제7회젊은조경가상’수상자원종호JWL소장을초청해‘보이지않는조경’을주제로강연및토크쇼를개최했다. 젊은조경가상은한국조경의내일을설계하는젊은조경가를발굴하고그들의작품과생각을널리알리고자월간환경과조경이2018년부터제정·운영하고있다.환경과조경은지난해12월시상식을진행한후월간환경과조경2025년1월호에‘조경가원종호특집’으로그의이야기를실었다.그뒷이야기를들어보는자리로이날토크쇼가마련됐다. 원종호JWL소장은서울대학교에서조경을공부하고knL환경디자인스튜디오와현대건설에서다양한조경프로젝트를수행하며설계와실무를경험했다.2017년부터는JWL에서활동하며완성도높은여러공간을만들고있다.최근작으로는성수현대테라스타워공개공지와제부도근린공원설계공모당선작이있다. 원종호는‘보이지않는조경’,즉주변환경과자연스럽게어우러지는조경을지향하며다수의프로젝트를성공적으로수행해왔다.‘원래그자리에있었던것같은’섬세한디자인철학을추구하며조경계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했다. 토크쇼는1부와2부로나뉘어진행됐으며누구나자유롭게시청할수있도록유튜브로온라인생중계됐다. 행사는사회를맡은남기준환경과조경편집장의인사말로막을열었다.남편집장은본격적인시작에앞서올해1월호특집속원종호의에세이한구절을읽었다.“내가추구하는조경은심심하다는평을많이듣는다.다른조경가의작업에비해명확하게드러나는조형이나개념이없다고도한다.역설적이지만이러한설계의비가시성은내가가고있는,가고자하는조경설계의방향이다.이를달리표현하면,‘보이지않는조경,하지않은듯한조경,원래있던듯한조경’등의어휘로말할수있다”는문장으로이번토크쇼제목에관해설명을보탰다. 다음으로박명권환경과조경발행인의인사말이이어졌다.박명권발행인은현장과온라인청중에감사를표하며“지금까지선정된아홉분의수상자모두조경계에새로운비전을제시하고계속해서활약하고있다,젊은조경가상을통해한국조경의위상을세계에알리는데기여할수있기를바란다”고말했다.또“오늘토크쇼를통해젊은조경가원종호의발자취와작품세계를들여다보고앞으로더욱큰활약을기대하겠다”며순서를마쳤다. 1부는원종호소장의강연으로채워졌다.약40분가량그가추구하는방향의작업을위해어떠한노력을해왔는지들을수있었다.원소장은JWL의작업내용을기반으로다섯가지지향점을풀이했다.주요키워드는▲직관적이고단순한개념과배치▲사소한생각과조형의가능성▲크래프트디테일▲관습과타성에저항하기▲팀워크와협업의힘이었다.그는닫는말로“‘우리가하는조경이결국무엇인가?’를생각했을때‘도시의공공성확대에기여’,‘생태적으로건강한도시에의기여’,‘부동산의가치상승’이라는세가지측면으로조경프로젝트가귀결된다,제가하는일은이러한목표를위한수단이라고할수있다”고밝혔다. 2부에는‘원종호에게물어봐’라는제목이붙었다.진행측은토크쇼를문답형식으로전개하기위해SNS를통한사전질문을받았다.시청자또한채팅창을통해실시간으로궁금한점을묻고,이중질문이선정된5명에게는‘월간환경과조경2025년1월호’와‘한국조경50년을읽는열다섯가지시선’을선물하는이벤트도준비했다. 꾸려진질문들을남기준편집장과김모아기자가묻고원종호소장이답했다.주로원종호조경가의작업방식과일을하는동력에대한물음이많았다.조경가로서‘가장도움이된것’,‘가장뿌듯했던경험’,‘가장먼저고려하는점’등에대한대답으로‘질투’,‘내가만든공간이세상에태어났을때’,‘사람’이라고말했다.“좋은공간을만들기위해이것까지해봤다면?”라는질문에는“감리가중요하다고생각해서디자인감리계약을위해노력한다.그리고나무를키운다.생각하는나무의모양을나중에공간에적용해보기위해30그루정도의나무를키우고있다”고고백했다. 원소장은조경을꿈꾸는학생들에게들려주고싶은얘기로“조경은천재가하는분야가아니다.뻔한말이지만기본적으로좋아하는마음과열정이있다면노력하면다할수있다.이일을해서즐겁다면재능여부를판단하며움츠러들지않았으면좋겠다”며위로를전하기도했다.기후변화에관한질문에는“정말피부로느끼는일이다.식물학에서배웠던개화시기등이하나도안맞는다.기존에우리가갖고있던지식이쓸모없어지는시기가올수도있다”며“교과서가바뀌어야하지않을까하는생각도든다.기후문제는상당히중요하다”고강조했다. 끝으로“제가이자리에서여러분께말씀드리는것이상당히부끄럽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렇게좋은상과기회를주신점너무나도감사하게생각한다.앞으로도더열심히하라는의미로해석하겠다”며“제가가진제캐릭터와성격에맞춰서앞으로설계를하는분들과설계를할학생들한테나아갈길을보여주는사람이되고싶다.여러캐릭터의사람이많을수록사회가건강해질테니저는저만의캐릭터로제갈길을잘가보겠다.감사하다”고인사했다.
유연송 조경수협회장 취임, “조경수 산업 현대화 추진”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한국조경수협회가조경수산업의현대화와디지털기술도입,지속가능한재배방안개발등을추진한다. 한국조경수협회는19일대전계룡스파텔에서제59차정기총회및회장이취임식을개최했다.이번총회는전국16개지회대의원및관계자200여명이참석한가운데진행됐으며,조경수산업발전과도시녹화를위한다양한논의가이뤄졌다. 이날행사에서는제33대윤수근회장이이임하고,제34대유연송회장이공식취임했다.윤수근전임회장은“조경수산업의지속적인성장과협회의발전을위해헌신했던지난2년간의시간이뜻깊었다”며,“새롭게출범하는34대집행부가협회를더욱발전시켜주길바란다”고이임사를전했다. 한국조경수협회의새로운장을여는이번이취임식에서유연송신임회장은조경수산업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한실천과제를제시했다.유회장은우선산업의현대화를추진하며디지털기술을적극적으로도입하겠다고밝혔다.이는정보기술의활용을통해조경수관리및유통과정의효율성을높이고,더넓은시장에접근할수있는기회를마련하기위함이다. 또한유회장은환경변화에적응하는조경수의지속가능한재배방안개발에힘쓸것을강조했다.기후변화에따른영향을최소화하고,생태계보호를위해국내외전문가들과의협력을모색할계획이다.이와함께협회회원들의역량강화를위한교육프로그램을확대하고,신기술교육을정기적으로실시해산업전반의전문성을높이는데집중할예정이다. 유회장은“조경수산업이직면한도전을기회로전환하고,모든회원이혜택을받을수있는산업생태계를만들기위해노력할것”이라며,“협회의모든자원을동원해회원들의성장과함께산업발전을이끌어갈것”이라고포부를밝혔다. 이날행사에는이미라산림청차장을비롯해최무열한국임업진흥원장,박정희한국임업인총연합회회장,옥승엽대한전문건설협회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회장,이경구개군농협조합장등관계기관인사들이참석해축사를했다. 이미라산림청차장은“조경수산업이기후변화대응과도시녹화에서중요한역할을한다”며,“산림청에서도조경수산업발전을위한정책적지원을아끼지않겠다”고말했다. 이날행사에서는우수지회및모범농장에대한표창수여도진행됐다.모범농장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은강정수녹지원대표와안신아남농원대표가수상했으며,산림청장상은이진효맹춘농원대표와최윤주삼미조경의대표가수상했다.송인자협회전북동부지회장(호성조경대표)은협회장표창을받았고,우수지회표창에서는광주·전남서부지회가최우수상,경기지회가우수상,충남서부지회가장려상을수상했다. 또한협회는대학생및고등학생8명에게총1150만원의장학금을전달했다. 이취임식에서는협회기전달식이진행되며,새로운집행부의출범을공식화하고조경수가격고시제도정비,조경수컨테이너재배활성화,국비지원사업확대등의정책추진계획등이논의됐다. 마지막으로협회운영기금으로유연송회장이500만원을기탁했으며,김규열·이강백고문도각각100만원을기부하며협회발전을위한기여를이어갔다.
서울 초록길, 2000㎞ 달성 코앞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서울전역을연결하는‘서울초록길프로젝트’가총연장2000㎞달성을눈앞에두고있다. 서울시는숲길부터하천변,가로정원에이르기까지단절된녹지를연결하고새로운녹지를지속적으로확장하는‘서울초록길프로젝트’를통해올해초록길총연장이2,000㎞를넘어설것이라고13일밝혔다. 2022년에시작된이프로젝트는서울의녹지소외지역을해결하기위해서울전역의숲,공원,정원,녹지를선형길로연결하여5분거리내에초록을만날수있도록설계됐다.이는도심생태회복에기여함은물론,도시미관개선과보행자편의를증진시키는등다방면에서의효과를목표로하고있다. 지난해동작구국사봉과상도공원을연결하는단절된녹지축연결사업을비롯해총12개유형의사업을통해71.21㎞의녹지가추가로연결됐다.이중에는북한산체험형숲속쉼터조성사업같은여가공간확대프로젝트도포함되어,강북구수유동북한산자락에3㎞,5만㎡규모의체험형쉼터가조성됐다. 하천생태복원및녹화사업을통해강동구고덕천의제방사면을건강한생태계로복원하고,영등포구여의대방로에는정원형띠녹지를조성해가로수의생육환경을개선했다.또한왕십리역대합실유휴공간에는지하숲길인‘서울아래숲길’이조성되어지하철이용객들에게쾌적한환경을제공하고있다. 올해에는총165개사업을통해추가로75.58㎞의녹지를조성할계획이며,이미조성된1777㎞의초록길과함께도시전체를정원과생태로연결하는꿈을계속해서추진할예정이다. 이수연서울시정원도시국장은“서울초록길프로젝트는단순한정원조성을넘어도시전체를정원과생태네트워크로연결함으로써,기후위기와생물다양성증진은물론,미세먼지저감과도시열섬현상등기후변화대응에도기여할것으로기대하고있다”며,“2000㎞달성후에도초록길개념을모든민·관사업에반영되게하여정원이일상이되고,일상이정원이되는정원도시서울이될수있도록꾸준히정원을조성해나가겠다”고말했다.
[락앤피플] 배정한 한국조경학회장, “한국 조경의 새로운 50년을 설계합니다”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공원은단순히나무와풀을심어놓은휴식공간이아닙니다.공원은도시의폐와같으며,사람들에게쉼터를제공하는동시에환경을정화하고생태계를회복시키는중요한공간입니다…공원이잘설계되면단순한녹지공간을넘어도시민의정신적,사회적건강을증진시키는매개체가됩니다.”_JTBC‘차이나는클라스-위대한질문’제1회(2023년11월18일) 배정한한국조경학회신임회장(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의이말은공원이단순한휴식처의역할을넘어서는깊은가치를지니고있음을잘보여준다.공원은조경의실질적인결과물이자자연과인간이교감하는플랫폼으로,단순히미적즐거움을제공하는것을넘어사회적,환경적역할을담당하고있다.이를통해공원은현대도시에서환경적균형을유지하고,공동체의연결을강화하며,시민들의삶에큰영향을미치는중요한존재로자리잡고있음을알수있다. 조경학이한국에서학문적분야로자리잡은지도어느덧50년이넘었다.배정한회장은조경학을단순히환경을꾸미는기술적영역으로보는것을넘어,환경문제를해결하고사회적가치를창출하는중요한학문으로정의했다.조경학은1970년대본격적으로학문적틀을갖추기시작했으며,도시화와환경문제해결이라는시대적요구에따라빠르게성장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조경학의학문적정체성과전문직으로서의위상은여전히도전과제에직면해있다.이에지난1월1일제27대한국조경학회회장으로취임한배정한교수는한국조경의다음50년을설계하기위해학문의내실을강화하고전문성을확립하는것을임기내주요목표로삼았다.그는도시,경관,환경,문화등다양한분야를아우르는조경학의새로운좌표를마련하고,학문적·교육적기반을강화하며체계적인아카이브프로젝트를추진하겠다는계획이다. 배회장은학회의핵심사업으로조경교육혁신,조경지식과이론의소통강화,한국조경아카이브프로젝트를제시했다.그는“지난50년간한국조경이외형적으로는성장했지만,이제는내실을다지고전문성을확립해야할시점”이라고강조했다. 배회장은조경학의학문적정체성을강화하고전문직으로서의위상을확립하기위해전국대학의조경교육현황을조사하고해외사례를분석하며교육체계를재정비할예정이다.그는“조경교육의방향성과학문적체계정립을최우선과제로삼겠다”며,최소한의공통교육기준확립이시급하다고밝혔다. 현재조경학과마다교육내용과교과구성이상이한현실을지적하며,“인증받은대학에서교육받고실무경력을쌓은사람이자격시험을통해조경사로등록될수있는체계를마련해야한다”고강조했다.기존의조경기사와기술사중심의자격체계가설계중심의조경실무를충분히반영하지못하고있다는점도문제로지적했다. 이에따라학회는조경교육인증제와조경사자격제도를학계와업계의협력을바탕으로추진할계획이다.이를위한기초작업은가칭‘조경교육혁신위원회’와‘설계교육네트워크’를통해진행된다.그는“조경교육인증제와자격제도는상호연계되어야하며,이를통해조경분야의학문성과실무역량이조화를이룰수있을것”이라고말했다. 배회장은학술연구활성화를위해매월온·오프라인학술세미나,북토크,이론워크숍등을개최하며,주요의제로는기후변화,회복탄력성,인류세와비인간,공간정의,공원혁신,국토경관,도시경관재생,공원도시,정원도시등이포함된다고밝혔다. 특히4월학술대회에서는‘다시정원을읽다’라는주제로대형세미나를기획해정원열풍과도시정원정책을비판적으로검토하고토론할예정이다.이를통해조경의현재위치를진단하고연구자와실무자의소통을강화하겠다는계획이다. 그는또한“신진연구자네트워크를확장하고,젊은연구자들이적극적으로참여할수있는다양한학술행사를마련하겠다”며,조경학의동시대적의제를생산하고탐구하는데학회가중요한역할을할것임을강조했다. 조경분야의역사와자료를체계적으로기록하고보존하기위한조경아카이브프로젝트도본격적으로추진된다.이는지난50년간한국조경이쌓아온연구,작품,인물에대한기록을체계적으로목록화하고활용기반을마련하는작업이다. 배회장은“1세대조경가와학자들의구술기록시리즈를포함해작품,연구,교육성과등을아카이빙해한국조경의역사를축적할것”이라고설명했다.또한이를위해외부펀딩과학회내부자원을활용하여체계적이고장기적인사업을추진하겠다는의지를밝혔다. 배회장은지난50년간한국조경이개발시대의경제성장에힘입어외형적으로확장했지만,이제는내실강화와전문성확립이필요한시점이라고강조했다.그는“교육,학술,실무가톱니바퀴처럼맞물리는체계적인시스템을만들어야한다”며,이를통해조경이사회적가치를창출하는분야로자리잡아야한다고말했다. 끝으로배회장은“소박하고다정한학술포럼부터대형심포지엄까지다양한학술활동을통해한국조경의다음50년을위한초석을다지겠다”며,“많은응원과격려,때로는생산적인비판을보내주길바란다.즐거운참여와열린소통을통해,함께한국조경과조경학의내일을디자인하자”고당부했다.
  • 환경과조경 202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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