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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이 24년에 걸쳐 조성한 경남 창녕 만년교정원이 매각 이후 존폐 기로에 놓였다. 오는 11월까지 정원을 인수해 보존할 주체를 찾지 못하면 수목과 정원 시설이 철거·이전돼 지역의 대표 민간정원이 사라질 위기다. 만년교정원은 오랜 기간 개인이 조성·관리해 온 정원으로, 경남도 민간정원 제11호이자 창녕군 제1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됐다. 창녕군 영산면 국가유산인 만년교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약 1만8000㎡ 규모로 화목류와 초화류 등 15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에게도 개방돼 지역을 대표하는 민간 정원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정귀 만년교정원 원장은 어릴 때부터 나무를 좋아했고, “죽을 때까지 무언가 하나 남기겠다”는 마음으로 24년 전 정원 조성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280평 규모의 땅에서 출발했지만, 식당과 카페를 운영해 얻은 수입을 정원에 꾸준히 투자하고 주변 토지를 하나씩 매입하며 현재의 규모로 키워냈다. 정원에는 전 원장이 직접 구상한 다양한 창작 공간이 들어서 있다. 관람객이 우물 안으로 들어가 주변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우물 안 개구리’ 공간을 비롯해 실제 우포늪을 측량해 1만5000분의 1 규모로 재현한 축소 정원, 뿌리가 하늘을 향하고 가지가 아래로 뻗은 것처럼 연출한 ‘거꾸로 자라는 나무’, 신라 시대 만년교에서 착안한 징검다리 연못, 돌을 공중에 떠 있는 듯 연출한 석물 창작정원 등 다른 정원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창적인 정원 요소들이 곳곳에 조성돼 있다. 그러나 정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토지를 추가 매입하고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대출을 늘리면서 금융 부담이 커졌다. 식당과 카페 운영 수익으로 이자를 감당해 왔지만, 코로나19로 방문객이 줄어 매출이 감소했고 이후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졌다. 결국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부동산 경매가 진행됐고, 지난 4월 27일 제삼자가 토지를 낙찰받으면서 소유권이 넘어갔다. 현재 토지 소유자는 정원을 유지할 계획이 없어 택지 조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전 원장에 따르면 현 소유자도 토지 매입 비용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이뤄질 경우 정원 보존을 위한 매각 협의에는 응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 독지가 등이 토지와 정원을 함께 인수하면 현재 모습을 유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토지는 매각됐지만, 정원의 나무와 돌, 시설물에 대한 권리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전정귀 원장에게 남아 있어 그때까지 새로운 인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으면 수목과 시설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전정귀 원장은 “처음에는 나무와 돌을 옮겨 새롭게 정원을 만들 생각도 했지만, 24년 동안 가꾼 정원이 사라지는 것은 너무 안타깝다”며 “한 개인의 정원이라도 지금은 많은 사람이 찾는 공익적인 공간이 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보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늦어도 오는 9월까지는 보존 여부에 대한 윤곽이 나와야 하고, 지자체나 기관, 독지가 등 정원을 인수해 현재 모습을 유지할 주체가 나타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현재 전 원장과 일부 조경계 관계자들은 경남도와 창녕군 등을 대상으로 만년교정원 보존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대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공공기관과 민간 독지가를 대상으로 정원을 현재 모습 그대로 인수·운영할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전 원장은 “식당 이용객까지 포함하면 연간 약 5만 명이 찾고 있다”며 “정원이 지역 상권과 관광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만년교정원이 개인이 조성한 정원을 넘어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은 만큼, 지역사회가 보존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 원장의 입장이다.
박광윤 · 2026-07-20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