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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정원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식물이 성장하기 위한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이번 헨켈 정원에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시간’을 많이 주기로 했다.”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정원 중에서 제일 마지막에 합류한 헨켈코리아, 너무 늦은 결정으로 완성도 있는 정원을 조성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김지환·이양희 작가가 식재와 시설물로 파트를 나누어 콜라보를 이루게 된 배경이다.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도 기업의 정체성과 친환경 메시지를 창의적으로 담아 내며, 기업은 물론 작가 스스로의 만족까지 이끌어 낸 정원 조성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그냥 바라보는 정원”을 만들게 된 까닭 헨켈코리아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탁 세제는 물론이고 헤어케어 제품과 접착제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화학기업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브랜드와 기술을 지향하는 회사로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정원’을 통해 이러한 기업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니 대상지 규모가 너무 작아서 기업 정신이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구상이 잘 서지 않았다.” 다른 기업정원에 비해 절반 정도 규모인 작은 공간이어서 기업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아내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었다. 두 작가는 따로 스케치한 것을 서로 겹쳐보면서 공통된 컨셉을 찾아갔는데, “쉬어 가는 정원이 아니라 바라보는 정원”을 만들자는 데에 의견을 함께 했다. 멀리서 보면 ‘저기 무언가가 있네’라며 궁금증을 자아내고, 가까이에서는 ‘이런 정원도 있구나’하고 기억에 남는 정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업도 작가도 만족한 컨셉, ‘성장하는 정원’ 헨켈코리아는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다 보니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것과 “로고에 있는 빨간색과 흰색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 시설물을 맡은 김지환 작가는 빨간색과 흰색을 적용한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해, 하얀 폴대 위에 놓인 빨간 화분을 구상했다. 화분을 돋보이게 하려고 지지대를 이용해 공중으로 띄우는 형태를 구상한 것이다. 식재를 맡은 이양희 작가는 한강 주변에 자생하는 버드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버드나무 숲’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공간이 작고 시간도 부족하므로 정원에는 묘목을 심어 키우고 내년 식목일에 다시 와서 정원 주변에 버드나무 숲을 조성하는 행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폴대 위 빨간 화분에 버드나무 묘목을 심은, 매우 상징적인 조형물이 탄생했고, 정원의 개념은 점차 완성되어 갔다. 헨켈은 무엇보다 “화분에 묘목을 심어서 키우고 내년에 식목 행사를 하자”는 컨셉에 만족했고, 작가들은 ‘완성된 정원’이 아니라 ‘성장하는 정원’으로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도전적인 개념을 시도하면서 흥미로움을 가지게 됐다. “상징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실제 묘목이 조형 화분 위에서 잘 자랄지는 우리도 알 수 없었다. 장마를 지나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자리를 잘 잡고 성장하고 있어서 내년에 이 묘목들을 정원 주변에 심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 나무 숲, 정원에 시간을 담다 이양희 작가는 헨켈코리아의 브랜드 이미지를 순수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과도하게 큰 나무와 식물을 사용하지 않고 장식적인 식재를 최대한 피했으며, 자연 완성해 나가는 정원으로서 차차 숲이 되어 가는 천이 시스템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어린 나무 숲’을 조성했다. 정원은 중앙의 동그란 선큰부와 그 바깥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원 중심부에 지형을 낮춰 선큰부를 만든 것도 방문객들이 한 레벨 낮은 곳에서 어린 묘목을 보다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선큰부에는 한강 둔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을 주로 심었다. 경사면에 의해 물이 고이는 정도에 따라, 침수에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말채나무, 약간의 호습성을 가진 꼬리조팝나무, 건조해도 잘 자라는 개나리 등을 심어 서식처에 따른 층위를 형성했으며, 각 계절을 대표하는 수종으로 계절별 경관 변화도 고려했다. 초본류는 침사지와 건조지를 모두 견딜 수 있는 꼬랑사초와 빨간 포트와 어울릴 수 있는 식물종을 섞어서 사용했다. 다양하게 심기보다 심플하면서 지형적인 환경을 고려한 식재를 한 것이다. “어린 묘목에게는 엄마 나무가 필요하다보니 처음에는 큰 나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큰 세 그루의 싸리나무를 사용하게 됐다.” 내년에 어린 묘목을 심을 예정인 선큰부 바깥쪽에는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콩과 식물인 싸리를 심었다. 공간에 리듬감을 살린 ‘붉은 화분’ 김지환 작가는 제한된 공간을 최대한 역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붉은 조형화분들을 리듬감 있게 배치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처음에는 1~2m 간격으로 그리드를 그어 100개의 화분을 배치했는데, 공간의 크기와 식물의 성장을 고려해 최종적으로는 80개의 화분만 적용했다. 단순한 그리드 형태로 배치하다 보니 지루할 수 있어서 사람의 눈높이에서 화분의 높낮이를 조정해 공간에 리듬감을 주었다. 평면은 마치 기업의 로고처럼 원형을 그리고, 춤을 추는 듯한 화분들의 입면은 선큰된 지형의 변화와 함께 더욱 역동적으로 살아났다. 김지환 작가는 “화분 배치가 마치 숲의 천이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높낮이의 변화는 숲의 다양한 층위를 상징하고, 평면상 원형의 배치는 생태계의 순환을 나타낸다”며 화분 배치는 단순한 경관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두 작가의 콜라보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최대의 상징적 효과를 이끌어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개념적으로 실행적으로 잘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 나오게 된 것은 모두에게 행운과도 같은 일이었다. 시간을 두고 조금만 천천히 정원을 만들어 가요! 이번 기업 정원은 어떤 인연으로 조성하게 되었는가? 헨켈코리아가 기업정원 중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협약서를 맺고 시작이 늦다보니 시간적으로 너무 빠듯했다. 여러 작가들에게 제안이 함께 들어갔고, 제안서도 단 이틀 만에 해달라고 해서 처음에는 내가 맡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시공이 가능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공을 맡았던 안기수 소장이 콜라보로 진행해 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서 식재 파트는 이양희 작가가 맡고 시설물 파트는 내가 맡아서 시작하게 됐다. 설계 일주일 공사 일주일 정도로 급하게 진행됐지만, 개념적으로든 실행적으로든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그 기간 안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헨켈 정원은 어떤 의미가 있었는가? “내년에 다시 와서 묘목을 심자”라는 컨셉을 헨켈코리아 회장님이 진짜 좋아하셨다. 작가로서도 시간을 길게 두고 정원을 가꾸어 가겠다는 실천적인 개념으로 정원을 만들게 된 것이 기쁘다. “정원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원의 주인공은 시간이다”라는 말을 다들 하는데, 그 ‘시간’은 정원이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을 말하는 것이라면, 이번 우리 작업에서는 또 다른 시간의 개념을 생각하게 됐다. 미완성의 정원을 만들었지만, 그 시간 안에서 점점 완성되는 것들을 정원주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실천적인 행동을 한 것 자체가 매우 뿌듯하다.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김지환 작가 _ 요즘 서울시가 정원과 관련된 사업들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데, 약간 불안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우후죽순 만들다가는 ‘혹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원들이 곳곳에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원 문화가 일반인들에게로 더욱 퍼져나가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어서, 이런 정원박람회를 통해서 좀 더 탄력을 받아 잘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양희 작가 _ 기업정원은 처음이었는데, 그 기업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하는 과정이 굉장히 재밌었다. 요즘에 정원이 굉장히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조금 천천히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헨켈 정원 같은 경우는 미래 세대를 위하는 기업 정신과 제가 추구하는 정원을 만드는 방식이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정원은 어떤 정원이었을까?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에서 조성한 ‘에버스케이프’ 정원을 가장 흥행에 성공한 정원으로 손꼽는 데에 이견이 많지 않을 듯하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이층 브릿지와 발 아래 바람으로 펄럭이는 키넥틱 아트, 아름다운 정원과 뚝섬의 주변 풍경을 보기 위해 줄 서서 입장하는 시민들의 표정을 보면, ‘정원이 시민들에게 이렇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삼성물산은 이번 정원 조성으로 국내 대표적인 테마공원 ‘에버랜드’를 운영해 온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기업의 자존심을 높였다. 에버스케이프, “기업 정체성을 정원에 담다” 이번 정원 조성을 총괄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김종보 디렉터는 뚝섬에 “에버(ever)한 풍경”을 만드는 것이 콘셉트였다고 말한다. “원래 에버스케이프 정원의 대상지는 그라스로 가득한 가을정원이 있던 자리였다. 그래서 우리는 봄과 여름에도 아름다운, 사계절 볼거리가 있는 ‘에버(ever)한 정원’을 만들겠다고 서울시에 제안했다.” 정원의 이름은 ‘에버스케이프; 영원한 풍경’라고 붙여졌다. 사실 ‘에버스케이프’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50년간의 조경 노하우을 담아 지난 2018년 론칭한 조경 전문 브랜드이다. 정원도 흥행시키고 브랜드 홍보도 톡톡히 한 셈이다. “에버스케이프를 직역하면 “영원한 풍경”으로 해석되지만, 사실 ‘영원한 풍경’이란 회복의 방향으로 지속 변화하는 풍경’을 말하며 지구와 함께 호흡하는, 기업의 정체성이 담긴 브랜드 명이기도 하다.” ‘유빙원’, ‘충적원’, 그 사이 ‘시간의 다리’ ‘에버스케이프’ 정원에는 ‘훼손된 자연의 회복’에 대한 두 개의 정원을 조성했다. 그 두 개의 정원 사이에는 환경조형물 ‘시간의 다리’가 들어서 있다. “‘시간의 다리’를 중심으로 남측은 겨울 풍경인 ‘유빙원’이고, 북측은 여름 풍경인 ‘충적원’이다. ‘시간의 다리’는 겨울과 여름 사이 시공간이 다른 두 개의 정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유빙원’은 “얼어붙은 정원”으로서 얼음이 얼고 녹으며 그 사이로 생명이 움트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기후온난화로 인해 보기 힘든 한강 유빙을 백색 조형 조명으로 형상화하고, 그 사이로 봄날의 화사함을 담은 초화류를 식재했다. 전체적인 색상은 화이트 톤에 블루가 적용됐다. 충적원은 “휩쓸려 내려간 정원”으로서 한강의 흐름으로 생긴 충적층을 표현했다. 기존 식생중 상태가 좋은 화이트핑크 셀렉스와 그라스를 유지하고 로즈마리, 라벤더 등 허브식물을 식재했으며, 곧 다가올 여름을 위해 수레국화와 가우라 씨았을 파종했다. ‘시간의 다리’는 한강의 낙조와 기존 식생중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화이트 핑크 셀렉스에서 따온 핑크색으로 칠해졌다. 시간과 바람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구조물 하부에 백색천을 활용한 키네틱 아트를 적용했으며, 입구에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직접 개발해 국제장미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에버로즈를 심어 향기를 더했다. 기업동행정원, “친환경 실천 메시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ESG기업동행정원’ 구역에 조성된 에버스케이프의 정원은 지속가능한 풍경에 관한 기업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이 적용됐다. 최초 디자인은 상당량의 마운딩이 적용돼 있었으나 활용가능한 식생을 최대한 보호하고 지형 변화를 최소화하는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더불어 환경조형물 ‘시간의 다리”를 애초 h-형강 구조에서 땅에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고 철거가 용이한 비계 구조로 변경하여 원시적 구조미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유빙을 형상화했던 조명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3D 프린팅했으며, 내부 바닥 포장은 건축 폐자재로 마감했다. 무엇보다 전체 과정의 약 70%가 공장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리케이션 공법을 적용해 공사기간과 현장에서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디자인 및 시공방식’을 실천했다. ‘와우’ 할 수 있는 신선한 감동 주고 싶었다! 김종보 작가는 에버랜드 테마파크의 아트디렉터로 시즌별 축제 기획 및 어트랙션 개발에 참여해 왔으며, ‘2015 코리아가든쇼’, ‘2018 중국 상해 꽃 박람회 대상’ 등 정원 작품을 연작으로 조성해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동행정원’ 조성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올해 2월 말쯤 서울시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다며 연락이 왔다. 이번 행사가 국제적인 박람회로 개최되고 많은 기업들이 참여한다고 해서 현장 방문 후, 뚝섬에 ‘에버한 정원’을 만들어 보겠다고 서울시에 제안하게 됐다. 이번 정원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가? ‘에버스케이프’는 ‘영원한 풍경’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 기업의 브랜드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원한 자연이란 ‘회복의 방향으로 가는 자연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했고, 이것이 이번 정원의 전체적인 기획 방향이었다. 뚝섬 한강공원은 오래된 시민 위락시설이긴 한데, 잔디 광장 정도의 기본적인 인프라만 갖추어진 곳이다. 시민들이 이곳에서 우리의 정원을 보고 무언가 ‘와우’ 할 수 있는 신선한 감동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평한 지형의 뚝섬에 3미터 높이로 약간 올라와서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도록 브릿지를 설치했다. 사실 3미터 올라오는 것도 디자이너한테는 부담이지만, 조금 다른 높이에서 한강이나 주변 정원을 조망했을 때와 가까이 갔을 때의 느낌과 서로 어떻게 다른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가 늘상 한강에서 느끼는 바람이나 빛 등 자연환경의 변화들을 키네틱 아트를 통해 얼마나 많이 팔랑거리고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보며 느껴보도록 했다. 정원 조성 과정이 친환경적이었다는데? 현장 식생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마감을 위해 재활용 폐자재를 활용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공사 중에 많은 탄소가 발생하고, 공정 간 대기 시간 때문에 필요 없는 에너지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는 공장에서 최대한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함으로써 일정량의 공기와 탄소 배출을 절감했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대한민국에서 공원을 가장 많이 만드는 기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에 ‘도시경관처’가 부활했다. “도시에서 조경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막상 도시를 지을 때는 항상 삭막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녹색 인프라를 우선해 왔다. 조직 내 낮은 위상이 문제였을까. 이번 LH 도시경관처 승격은 그러한 우리나라 도시기반 조성 프로세스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건축·토목과 동등한 테이블에 앉게 된 조경부서, 도시경관처의 수장 이용주 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도시경관처 승격, ‘조경’ 중요성 인정 사실 LH에 도시경관처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에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녹색경관처’가 처음 신설되었으며, 이후 도시경관처로 이름을 바꿔 달았으나 2016년에 다른 부처와 통폐합이 되는 수모를 겪었다. 다음해 조경 독립 부서로 ‘도시경관단’이 신설됐지만 다시 처로 승격되기까지는 7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이번 도시경관처 승격은 도시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이한준 LH 사장의 부임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전언이다. 이한준 사장은 지난 40여 년간 도시·교통 분야에서 활동해 전문가로서 경기도시공사에서 큼직한 조경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도시에서의 조경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 온 베테랑 도시전문가이다. “사장님의 결단이 가장 컸다.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데 있어서 조경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인정해 주신다. 그러다보니 작년에 많은 역할을 주문하셨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이번에 ‘처’ 승격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좋은 도시 만들기, 조경에서 하라”는 시그널 … “목소리 낼 것” 어떤 계획을 하느냐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를 결정한다. 도시경관처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중요한 이유다. 이용주 처장은 올해 추진할 사업에 대해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3기 신도시의 변화된 패러다임에 맞는 공원 활성화’이고, 다른 하나는 ‘LH 공원의 브랜드화’이다. 3기 신도시는 대규모 공원을 조성한 1, 2기와 달리 선형의 공원들이 축을 이루고 있다. 기존 신도시는 공원과 공원을 보행자 도로 등으로 소극적으로 연결을 했다면, 3기 신도시에서는 30~50m 광폭의 선형공원들로 축을 강화해 놓았다. 아무래도 축제 같은 큰 이벤트적 역할은 줄어들겠지만, 도보 10분권 내 생활 공원이 늘어나면서 반려견과의 산책 등 일상 속 공원이 주는 편익들은 늘어난다. 이러한 “생활권 공원의 효율성을 어떻게 더욱 높일 것인가”가 앞으로 도시경관처가 풀어나가야 할 핵심 과제로 던져졌다. 도시에서 공원들을 모두 녹색축으로 이어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공원을 단절시키며 가로지는 ‘도로’는 항상 논란거리이다. 그래서 처에서는 ‘단절’이 아닌 ‘공원 속의 도로’라는 조경적 접근으로 ‘파크존’을 제시하고 있다. ‘파크존’은 속도 제한을 두는 ‘스쿨존’과 같은 개념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차량 속도도 줄여야 하고, 공원 이용자가 횡단보도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줄이고, 도로의 패턴과 포장, 신호등 체계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토목에서는 ‘보행 브릿지’를 설치하라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보행 브리지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앞으로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는데 보행 약자가 올라다니기 쉽지 않다. 공원과 공원을 건너가는 도로는 모두 파크웨이로 만들어서 마치 공원 속에서 잠깐 쉬었다 가는 느낌을 받도록 하겠다.” 이러한 부서간 이견을 조율하는 데 있어서 도시경관처의 강화된 위상이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부서의 공동 목표는 “신도시를 잘 만들겠다”는 것인데, 그동안 조경은 조금 불합리한 부분이 있더라도 다른 파트에서 결정해 준 대로 따라야만 했다. 이용주 처장은 도시경관처 승격은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에 조경에서 역할을 하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목소리를 좀 더 내겠다. 궁극적으로 쾌적하고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체감도가 높아진 공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금 우리의 역할이다” 공원 브랜드화 적극 ‘추진’…“그동안 안일했다” 반성 “산림청은 도시숲이나 국가정원으로 홍보를 많이 해 왔다. 그런데 LH는 대한민국 최대 공원녹지 공급기관인임에도 공원을 홍보하지 못하고 마켓팅화하지 못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시 시설이 ‘병원’보다도 ‘교통’과 ‘공원’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우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너무 안일했다고 생각한다.” 이용주 처장은 공원만 조성하는 일방향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공원을 브랜드화’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통해서 순천시가 정원도시로 재탄생하듯이 ‘공원’을 도시의 앵커시설로서 충분히 브랜드화도 할 수 있는데, 그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구체적으로는 2년마다 열리고 있는 기존 LH 가든쇼를 다양한 행사와 결합해 시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신도시의 정원과 공원을 브랜드화하여 시민들에게 돌려줄 생각이다. 올해 10월에 파주 운정 3지구에서 열릴 계획인 LH 가든쇼를 ‘LH 도시정원 프로젝트’로 바꾸고 마케팅이 있는 공원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LH는 공원을 조성하고 떠나지만, 시에서 ‘LH 도시정원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박람회나 비엔날레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공원을 더욱 활성화하고 가꿔 나가면 공원이 도시 전체의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지자체마다 국가정원이나 정원박람회를 계획하는데, 시와 협의가 된다면 그 밑바탕을 만드는 일을 해드리겠다.” 설계 품질 향상, 공모 다각화…신규 업체 진입장벽 낮아질까 이용주 처장은 ‘설계 품질 향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설계 발주 방식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LH에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설계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 공모’를 진행하거나 ‘설계와 시설물을 콜라보하는 공모 방식’도 고민중이다. 공원 안의 모든 요소들의 수준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협업이 발생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 작년에는 설계공모에서 공원 맞춤형으로 커스터마이징 시설물을 해야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까 실효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는 단순한 미션이 아니라 패키지 공모를 해서 둘 다 잘해야 당선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 그러면 좋은 협력 파트너를 고르려고 하지 않을까.” <인터뷰> “지금은 조경에게 중요한 순간…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느낌” - 2015년까지 도시경관처가 존재했다. 당시와 현재의 도시경관처는 어떤 점이 다른가? 규모는 비슷하다. 다만 최근 LH 본사가 20% 정도 슬림화됐고 부서 통합도 많이 이루어지면서 인원수를 축소해 가는 흐름이 있다. 조경은 인원이 늘지는 못해도 현상 유지가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역할은 강화될 것이다. 모든 조직이 줄어드는 가운데 조경부서를 처로 승격시킨다는 것은 유관 부서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크다. 기존에는 다른 부서와의 협업에 있어서 조금은 갑과 을의 관계가 있었는데, 이제는 가능하면 우리 부서의 목소리를 청취하려고 하고, 동등한 협업이 강화되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도로나 상하수도 등도 중요한 기반 시설이지만 공원 녹지도 하나의 도시를 만드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인프라 스트럭처다. 도시의 큰 그림을 그리는 단계에서 조경 부서의 의견이 담겨져야 된다는 것이 사장님의 지시사항이다. 앞으로 도시경관처가 그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 다시 승격된 도시경관처의 첫 처장으로서 계획은 있는가? 아무리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도 직원들하고 함께하지 않으면 안된다. 작년 최희숙 단장님 아래서 직원들이 똘똘 뭉쳐서 많은 일을 했고, 부서 승격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개인적인 승진도 기뻤지만 부서 승격은 ‘내가 역사의 현장에 있다’에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직원들이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계획보다는 우리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현재 본사 조경직이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데, 각 부서별로 업무 공유하는 테이블을 마련하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 -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조경인들의 기대감이 크다. 소감을 밝혀달라. 조경하시는 분들이 인정받는 시대가 정말로 오는 것 같다. 그전에는 조경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사회적인 변화가 좀 더뎠었다면 지금은 코로나19 이후로 공원에 대한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정원 대중화를 통해서 조경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을 기회로 여겨 열심히 하면 저희가 하는 일이 조금이나마 조경계 발전에도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겠다.
  • [환경과조경 이수민 기자, 박형석 기자] “공사가 끝나고 3년 동안 현장을 방문해 달라지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한다. 50년 후 건물은 없어질 수 있지만 외부 공간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가 관건이다.”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은 현대건설이 추구하는 일상 곳곳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다채로운 삶의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한 단지다. 블루밍 아일랜드, 다이내믹 필드, 그랜드 포레스트로 단지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차별화된 단지 조경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현장을 총괄했던 김용대 현장소장(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 이한희 매니저(현대건설 익스테리어팀), 이정열 차장(장원조경), 최승현 부장(조경사엔앤씨)의 의기투합이 빛을 발했던 현장으로, 이들을 만나 조성 과정의 뒷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쉼과 여유를 주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김용대 현대건설 현장소장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만의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한 전략과 주력했던 공간은?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인천의 자연을 담고 입주민들에게 서로 소통하며 여유로움과 쉼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고자 했다. 어린이 놀이터에 많은 공을 들었다. 삼각형의 대형 정글짐이 있는 놀이터인데, 처음에는 어린이들이 이 놀이터를 좋아할지 의문이 있었다. 특히 다른 놀이터와 달리 규모가 크고 높이가 높아 어린이들이 잘 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오픈하니 다른 동네 아이들까지 놀러와 즐겨주었다. 한 아이가 꼭대기까지 과감하게 올라가니 다른 아이들도 따라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시작은 두렵지만 한 발짝씩 나아가는 삶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석가산과 휴게 공간, 운동 공간, 어린이 놀이터를 가까운 거리에 두고 전체를 순환하는 트랙을 조성해 각 공간을 통합했다. 트랙을 따라 놀이, 운동, 휴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고 온 가족이 모여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활기찬 공간으로 만들었다. 입주민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설계안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요즘 아파트 조경 트렌드는 적재적소 배치다. 트렌드를 반영해 적절한 장소에 시설물과 수목 등을 설치하고 주민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집행부에게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 설득했다. 현장에서 시공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 자신만의 원칙이나 철학이 있다면? 학교, 회사 등에서 열심히 달리고 다시 돌아오는 곳이 집이다. 집은 편안하고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는 집뿐 아니라 단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쉼과 여유를 더 크게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아파트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쳐낼 곳은 쳐내고 살릴 곳은 과감히 살리고…조경은 강약 조절이다” 이한희 현대건설 매니저 내가 생각하는 조경의 트렌드는? 조경 트렌드는 강약 조절이다. 공간을 조성할 때 과감하게 쳐내야 하는 부분들은 쳐내고, 살려야 하는 부분들은 살리고 있다. 이곳은 입주자들의 평균 나이대가 다른 현장에 비해 높은 점을 고려해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운동 시설을 마련했다. 석가산과 초화류, 대형목, 음지식물 등을 통해 산 깊숙한 곳에서 느낄 수 있는 몽환적인 느낌을 선사하고자 했다. 특히 대형목을 식재하면 좋은 점은 같은 예산으로 공간을 풍성하게 조성할 수 있고, 단지의 랜드마크로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다른 아파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현장에 비해 개방감이 떨어지는 단점이었는데, 이를 보완하고자 식재와 동선, 시설물 등의 강약 조절을 통해 개방감을 줬으며,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가장 큰 차별점은 대형 정글짐이 있는 어린이 놀이터다. 처음에는 안전상의 문제로 반대가 많았지만 여러 안전장치를 설치해 안전성을 높이며 색다른 놀이터를 만들었다. 이색적인 대형 정글짐이 아이들에게 만남의 이정표가 돼주고 새로운 놀이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랜드마크적 경관을 만들기 위해 포토존을 만들고 단풍이 매력적인 서어나무를 식재해 공간에 입체성을 부여했다.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가? 현장에서 조경 포지션을 갖고 있는 담당자라면 공감할테지만, 공정 문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건축, 토목이 마무리 공정인 조경을 많이 배려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 “단지 조경 새 트렌드, 협력과 경쟁의 콜라보를 이루다” 이정열 장원조경 차장 내가 생각하는 조경의 트렌드는? 두 개의 건설사가 콜라보를 통해 하나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인 듯하다. 이 현장도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함께 단지를 조성했다. 그래서 전체적인 모습과 겹치는 공간은 서로 양보해가며 맞춰가는 것이 주요 쟁점이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획기적이고 고품질의 조경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도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의 장점이자 최신 트렌드인 것 같다.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비용 문제다.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이 부족했는데, 현장 조경 팀과 많이 조율하고 두 기업이 서로 맞춰가며 진행했다. 시설물과 식재 등 많은 부문의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고 정보를 공유하며 진행했고 무엇보다 결정권자의 빠른 판단과 검토가 현장 조경 기준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현장에서 중요한 점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최승현 조경사엔앤씨 부장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의 조경 공사는 11월 말부터 시작됐으며, 건축과 토목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실질적으로 남은 공사 기간은 5~6개월 밖에 없었다. 특히 겨울에 공사를 진행하면 하자가 많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공기를 맞추면서도 하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포장 및 경계석에 균열이나 들뜸 현상 등이 나타나 보수를 진행하며 하자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현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공사 기간 맞추는 것과 안전이다. 마감 기간을 맞추는 것은 어떤 직종에서든 다수와의 약속이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조경 공사는 다른 공종보다 마지막에 진행되므로 공사 기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건축, 토목, 조경은 서로에게 주어지는 공사 기간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사 기간이 짧아지면 빠르게 일을 하기 위해 안전을 무시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안전에 유의하며 공사를 마무리하기를 바란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건설사조경협의회(이하 건조회)가 설립 30년을 앞두고 친목을 넘어 조경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은수 건조회 회장을 만나 코로나 이후 다시 활기를 찾아가는 건조회의 활동과 최신 아파트 조경의 트렌드, 조경건설업 전망 등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경 전망, 여전히 좋다” 이은수 건조회 회장(포스코건설 부장)은 “조경업황은 장기적으로 계속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의식주 중 하나인 필수 산업이고, 최근의 건설업황 침체는 산업 논리에 따라서 성장과 축소를 반복하는 과정일 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미국, 유럽 선진국들처럼 지을 것이 없어진 나라도 아니다. 오피스든 주택이든 새로 지으려면 앞으로도 몇십 년은 더 걸릴 것이다. 건설업황에 따라 조경업황도 장기적으로 더 좋아질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고 있다는 것이 이은수 회장의 진단이다. 국내 건설 발주가 100조 원을 넘어선 지 꽤 됐고 성장과 축소를 반복하면서 150조 원 사이를 오가고 있는데, 그중 조경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5% 정도로 발주 규모가 5조 정도로 추정된다. 산림 분야 발주 약 1조를 합친다면 6조 원 정도이며, 환경복원업을 더하면 좀 더 커질 수 있다. 아파트 조경의 규모는 계속 성장 중이다. “10여 년 전 잠실에 최초로 재건축을 했을 때 조경공사금액이 약 50만원 정도 였다. 당시 일반적으로 평당 조경공사금액이 30만 원이었으니 개인적으로는 상종가를 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하이엔드급 조경은 평당 80만 원까지 가고 있고, 조경이 아파트 질의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받으면서 곧 100만 원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아파트에 조성되는 작가 정원은 평당 100에서 120만 원까지 받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도시들이 선진 도시처럼 계속 아름다워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조경도 분명히 할 일들이 많을 것이다. 아파트 조경 최신 트렌드 “바이오필릭 디자인” 조경의 고민이 전체 건설로 확장되고 있다. 바로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이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조경분야에서 예전부터 이야기돼 왔는데, 2000년대에서 2010년대의 논의는 시기 상조였다. 당시에는 ‘조경 따위가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변화가 생긴 것은 코로나 이후인 것 같다” 이은수 회장은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사람의 본성’이라고 본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현대 건축에 자연이 어우러지게 하는 디자인으로, “사람의 본성에는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은 선천적인 욕구가 있기 때문에 자연을 계속 끌어들이려는 디자인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이오필릭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로 인해 실외보다 실내 생활이 주를 이루게 되면서 커뮤니티와 조경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인테리어나 건축 설계에서도 바이오필릭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아파트에서도 바이오필릭 주차장이라든가 오픈 테라스 등 조경보다 큰 공종에서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대세가 되고 있다. 건설사조경협의회, 기술적 공유의 장 만든다. 이은수 회장의 임기중 가장 핫한 이벤트는 올해 시월에 예정된 ‘공동주택 조경기술 토론회(가칭)’가 될 전망이다. 이 행사는 회원간 단합도 도모하고 정보 부족에 힘들어하는 일선 건설사 조경 담당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취지는 국내 조경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건조회의 의지가 담겼다는 점이다. 건조회는 현재 56개 회원사에 회원은 약 400명 정도 된다. 1996년에 만들어져서 올해 28년 차로 곧 30주년을 맞게 된다. ‘건조회가 양적으로 많이 성장했는데 계속 친목 모임만 해야 되는가’, ‘조경 발전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등의 요구가 최근 대내외적으로 많았고, 이번 기술 토론회는 그러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올해 첫 행사에서는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아파트 조경 사례들을 소개하고 미래 공동주택 조경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이후 정기적인 개최를 통해 공동주택 분야의 대표적인 조경 기술 토론회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이은수 회장은 젊은 회원간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2030위원회’와 정기적인 웨비나를 계획하고 있다며, 특히 젊은 회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건설사에서 대외적으로 하는 모임이 건조회가 유일했다. 건조회를 통해 많은 고참 선배들이나 동료들과 만났고 서로 교류하면서 도움도 많이 받게 됐다. 우리 후배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뷰> “우리 자연이 아름다워요” - 최신 아파트 트렌드로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꼽았는데, ‘바이오필릭 디자인’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형태적으로 보면 유기체의 곡선인 오가닉이 디자인되기도 하고, 세포의 형태 등을 따르는 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 디자인도 있는데, 이제 형태만을 넘어 기능적인 역할까지 해야 한다. 사막에 온실을 만들면 온실에 사용할 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막에서도 일교차 때문에 새벽이 되면 온실 옥상에 이슬이 많이 맺힌다. 이것을 활용하면 온실에 충분히 쓸 수 있고, 실제 물을 많이 모아서 주변이 계속 녹화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의 방향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자연의 곡선은 수십억 년 동안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각자의 기능에 맞게 가장 적합한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이다. 우리 사람도 그렇고 동물이나 식물들도 그렇다. 유기체에서 따온 디자인들은 단순히 형태적으로만이 아닌 기능적으로도 적합하게 작동할 것이다. 사막에서 물을 모으고 나아가 전력을 생산하는 기능에도 가장 적합한 형태가 ‘오가닉’이고 ‘바이오미미클리’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그러한 트렌드의 초반에 있다. 아파트에서는 바이오필릭 테라스, 바이오필릭 주차장 등으로 구체화되어 실현되고 있다. - 요즘 협회나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가 신규 회원들의 소속감인데, 건조회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가? 초창기 멤버들에 비해 젊은 회원들 간 관계는 좀 서먹서먹한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가 이를 더 확대시키기도 했다. 젊은 직원들 중에는 ‘왜 저런 모임을 나가야 되지’ 생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선후배간 만남을 통해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오프라인 모임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먼저 얼굴을 익히면 전화 한 통화라도 더 쉬운 것이다. 젊은 모임을 만들어서 교류를 활성화하도록 돕겠다. - 앞으로 계획은?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자연이 좋아서 전통 조경을 공부하고 있다. 우리나라 1·2세대 조경가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아지는 게 우리나라 자연이라고 하신다. 저도 그렇다. 사실 전통 조경을 공부하게 된 처음 계기는 미국 조경잡지에 소개된 한 페이지 짜리 시크릿가든을 보고 나서 였는데, 한국의 전통정원을 외국 조경가 너무 멋지게 조성해 놓은 것에 좀 부끄러워졌다. 나는 한국 사람이니까 최소한 한국 조경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과 중국 정원을 많이 다녀 보니 처음에는 좋은데 계속 보면 질리더라. 저한테는 그랬다. 한국 사람한테는 우리 한국 조경이 좋은 것이 아닐까. 만약 일본이나 중국 정원에 비해 우리 정원이 우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전통조경 공부를 계속 안 했을 수도 있다. 최소한의 조작으로 자연을 즐기는 한국 선비들의 멋진 정원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좀 더 먼 미래에는 전통조경 연구나 전통조경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 짧은 봄날을 마무리하는 꽃나무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봄을 맞아 온갖 나무들과 풀의 새 잎이 돋아나 세상은 초록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화려하게 피었던 벚꽃이 봄바람에 순식간에 떨어지면서 키 작은 관목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봄날이 성큼 지나가면서 여름 날씨를 보이는 입하 절기로 들어서면 초록색 나뭇잎과 가지 전부를 흰색 꽃으로 뒤덮는 이팝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풍성한 꽃과 함께 향기까지 좋은 이팝나무는 전주와 포항을 잇는 선 아래인 남부 지방에서 자생하는 세계적인 희귀수종이다. 오래전부터 자생하고 있는 노거수나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이팝나무는 거의 다 남부 지방에 있다. 최근에는 공원이나 도로변에 많이 심어 중부지방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원래부터 추위에 잘 견디는 성질이 있어 중부지방에 심을 수 있었는데도 조경수로 생산하지 않아 뒤늦게 빛을 본 나무이다. 이팝나무가 왕벚나무만큼 인기를 끈 이유는 청계천 복원사업 때문이다. 2004년 당시 가로수는 왕벚나무와 은행나무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청계천복원을 상징하는 나무로 새로운 수종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에는 가로수로서는 흔치 않은 수종이지만 추위에 강하고 이식이 잘 되는 이팝나무가 선정됐다. 청계천 준공 이후 전국적으로 이팝나무를 식재하는 유행이 일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도 온대 지방에 자생하는 이팝나무는 동북아와 미국 동부지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가로수나 정원수로 심기 시작하여 개체수가 많아져 비교적 흔한 나무로 여기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 서양 학자가 지은 학명의 뜻은 ‘눈같이 하얀 꽃’이다. 그러나 같은 꽃을 우리 조상들은 전혀 다르게 바라보았다. 꽃이 모여있는 모습이 하얀 쌀밥과 비슷하다고 ‘이밥’으로 부르다가 ‘이팝’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일부 지방에서는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立夏) 절기에 꽃이 핀다고 ‘입하’나무로 부르다가 이팝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배고픈 시절의 슬픔 이팝나무는 5월 초순쯤에 초록색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얀 꽃이 나무 전체를 수복이 뒤집어쓴다. 가늘게 네 개로 갈라지는 꽃잎은 밥알처럼 보이고 꽃 뭉치가 모여서 이루는 나무 모양은 멀리서 보면 쌀밥을 수북이 담아 놓은 듯이 보인다. 밤에 보면 마치 흰 눈이 나무에 쌓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새로 난 어린 가지 끝에 흰색 꽃이 무더기로 달려 꽃 무게에 가지가 늘어지기도 한다. 꽃도 오랫동안 피어있고 은은한 향기를 내뿜으며 바람에 떨어지는 낙화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이팝나무에 꽃이 피면 본격적인 논농사가 시작된다. 못자리에 물을 대며 벼농사를 시작한다. 농사가 중요한 산업이었던 농경시대에는 풍년이나 흉년을 점칠 수 있는 신목(神木)의 지위를 가졌다고 한다. 넓은 들이나 농경지가 발달한 곳에 심어 놓고,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을 기대하고 꽃이 조금 피면 흉년이라고 걱정했다. 과학적인 기상관측이 불가능하던 그 시절에는 농사 수확량을 예상해 보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을 것이다. 풍년이 와야 쌀로 지은 이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이팝나무 꽃을 올려다 본 조상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농경시대에는 5월이 식량이 바닥나는 보릿고개였다.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 먹을 게 모자라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이다. 이팝나무 꽃이 피는 시기와 겹친다. 그래서 흰쌀밥을 마음껏 먹고 싶었던 서민들의 애환과 간절한 바람이 이팝나무 설화로 전해진다. 흉년이 들어 엄마의 젖만 빨다 굶어 죽은 아기를 아버지가 지게에 지고 산에 묻어 놓고 무덤 옆에 이팝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죽어서라도 쌀밥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팝나무를 보고 푸짐하게 먹으라고 했던 가난한 아비의 슬픈 전설이다. 지금도 진화중 도시지역 가로수로 이팝나무를 많이 심고 있는데 봄철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로 의심받고 있다. 그러나 꽃의 구조를 보면 수술이 화관으로 둘러쌓여 있어 꽃가루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실제 꽃이 피어있는 가로수를 흔들어 보아도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는 보지 못했다. 이팝나무 꽃이 피는 시기가 송홧가루와 버드나무의 종모가 흩날리는 때와 일치하는 것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것 같다. 자세히 살펴보면 나무마다 꽃이 달린 모습이 차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을에 열매가 달리는 나무가 더 많은 꽃을 피우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예전에는 암수딴그루로 분류했었는데 실제로 암그루의 암꽃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술이 보인다. 암꽃의 수술을 잘라 내부를 살펴보면 수술에서 꽃가루가 활성화되어 있어 단순히 암꽃이 아니라 양성화로 판명되었다. 독특한 암꽃 구조를 가진 셈이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이팝나무는 ‘수꽃양성화딴그루’로 변경했다. 따라서 암수딴그루가 아니라 수꽃나무 와 양성화나무로 구별할 수 있다. 꽃은 수꽃나무가 먼저 피지만 양성화나무가 꽃이 훨씬 더 풍성하게 피고 가을에 보라색 열매가 달린다. 가끔 수입산 버지니아 이팝나무를 볼 수 있는데 꽃차례가 지난해의 가지에서 나오고 꽃은 비록 크지만 아래로 처지기 때문에 잎이나 가지 속으로 숨어버려 그 화려함은 이팝나무에 비하여 덜한 편이다. 이중휴면성으로 종자 번식이 까다롭지만 가을에 채취한 종자를 두 해 겨울 동안 노천매장 후 파종하면 잘 발아된다. 어릴 때는 성장속도가 느리지만 키가 2m 정도가 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 전정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수형을 갖춰 가지만 강풍에 가지가 잘 찢어진다.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규모로 도입한 뒤, 전국적으로 이팝나무 수요가 폭증했다. 일시에 많은 수요가 발생하여 생산농가 대부분이 왕벚나무나 은행나무 대신 이팝나무 묘목을 구하여 키우기 시작했다. 가로수 수요공급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이번엔 아파트 조경공사에 왕벚나무 식재 유행이 돌아왔다. 널뛰기하듯이 이팝나무는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하고 왕벚나무는 구하기 어려워 가격이 급등했다. 조경수 시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계천 이팝나무 이팝나무는 계곡이나 습지 주변 그리고 바닷가에서 주로 살며, 양지바르고 토심이 깊은 사질양토의 비옥한 토지에서 생장이 양호하다. 공해, 염해, 병충해 그리고 추위를 잘 견디나 건조에는 약하다. 이식이 잘 되어 조경수로 많이 쓰인다. 2005년 10월 청계천복원 사업이 준공되었다. 이 때 심은 이팝나무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아쉽게도 17년이 지났어도 별로 크지 않고 꽃도 풍성하게 피지 않는다. 원인은 보도 포장재를 화강석 판석으로 하여 빗물이 뿌리 쪽으로 스며들지 않는 데 있다. 식재 위치도 옹벽 바로 옆이라 뿌리가 뻗어 나갈 공간이 부족하다. 청계천을 내려다보는 보행자 위주로 보도포장을 한 결과이다. 같은 시기에 식재 한 건너편 회화나무는 훨씬 더 성장하여 풍성한 녹음을 자랑한다. 도시 가로수는 수종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재 위치와 토양 그리고 보도 포장재를 면밀히 검토한 후 시공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불투수성인 화강석을 투수성 포장재로 교체하면 수분 부족으로 신음하는 이팝나무가 생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로등이 많지 않던 시절에는 한밤중 어두운 밤길을 새하얀 눈처럼 밝혀주던 꽃나무로 사랑받았다. 보릿고개 시절 배고픔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던 이팝나무는 지금은 꽃이 피는 가로수로 사랑받고 있다. 비록 꽃이 지고 난 뒤에 잎의 수량이나 가지의 발달이 다른 수종보다 떨어지지만 2주일 동안 도시를 아름답게 해주는 흰색 꽃 때문에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가로수로 선정되고 있다. 봄과 여름을 이어주는 멋진 나무로 도시환경에 반드시 필요한 나무이다. 홍태식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환경과조경 박형석 기자] 한국조경이 50년을 지나 새로운 50년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는 지금, 현 조경계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안세헌 한국조경협회 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안세헌 한국조경협회장은 “조경이 과거의 법과 제도, 정책에 멈춰있다”며 “알면서도 그동안 행하지 못했던 과제들을 협회가 구심점이 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협회에서는 젊은 조경인들을 주축으로 한 인적 쇄신을 통해 임기 중 조경의 ‘제도’와 ‘정책’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50년 도약을 위한 재도 개선, 조경사 자격제도 추진 그간 조경계는 공무원조경직제 신설, 조경진흥법, 도시숲법, 산림자원법, 산림기술진흥법 등의 재정과 조경진흥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발전을 지속해왔으며, 최근 현안으로는 조경지원센터의 활성화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안세헌 한국조경협회 회장은 “그간 학회에서 운영되고 있던 조경지원센터를 올해부터는 환경조경발전재단과 협회, 학회의 합의하에 발전재단으로 옮겨 운영하게 됐다”며 “학계나 업계 어느 한곳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 편성이나 사업 등과 관련해 관계부처와 더욱 적극적인 소통하여 국토부와의 긴밀한 스킨십을 통해 조경의 입지를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협회는 이러한 제도적인 차원에서 조경사 자격제도를 추진한다. 안세헌 회장은 조경사 자격제도가 조경이 건축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제도라는 생각이다. 현재 조경은 건축사법에 의거해 건축이 모든 것을 총괄 관리하는 법을 따라야하는데, 이는 아직 조경의 제도적 틀이 잡혀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경사 자격제도가 시행되면 조경업이 설계에 대해 책임 권한을 가지게 되며, 조경 공간을 조성하는 첫 단계인 설계, 기본계획, 실시설계 등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것이다. 이 제도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경인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지만, 설계와 시공을 분리한다기 보다는 설계를 하는 행위에 대한 기술과 법적인 테두리가 만들어짐으로써 전체 조경에 대한 업역이나 전문성을 확고하게 규정지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협회는 최근 수목가격공시가 중지되면서 시급한 문제로 떠오랐던 조경 수목 가격 조사 제도를 해결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경 수목 가격 조사는 과거 조달청에서 맡아 하던 업무이지만 복잡한 절차와 규정 때문에 업무진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재 조경협회는 환경조경발전재단, 국토부와 함께 조경 수목 가격 조사와 관련된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내년부터 조경 수목 가격 조사 공표가 국토부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조경 수목에 대한 가격을 측정하는 수고, 수관폭, 흉고, 근원 직경도 낡은 틀을 개선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해, 이번 기회에 수목 생산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예측가능하고 정리된 틀을 만들어 내년에 공표할 계획이다. 소통 강화, 강남시대 열다 최근 협회 사무실이 송파에서 한국과학기술회관으로 옮겨 새롭게 강남시대를 열었다. 이는 조경인들의 정보 공유와 만남의 장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이다. 협회는 회원 소통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으로 매달 말일에 조경 세미나를 개최한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세미나는 이번 달까지 2차례 진행을 했으며, 조경에 관련된 현장 실무자 및 학생들이 참관하는 등 조경협회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 전국조경인체육대회가 부활한다. 현재 협회에서는 각 지회 담당자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준비할 실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조경업에 종사하는 회원들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조경학과 학생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매년 엑스포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경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국토부와 산림청, 서울시와로부터 조경정원박람회의 포상 제도를 승인받아 새롭게 도입된다. 젊은 조직으로 인적 쇄신…전국에 지회 운영 조경협회는 대외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협회의 업무도 많아지면서 몇 년 전부터는 이원화된 조직 체계를 도입했다. 하지만 대내‧대외로 나누어졌던 이원화 체계는 쉽게 정착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업의 성격별로 조직을 이원화시켜 각 업종의 현황과 정보를 공유해 외부 행사와 내부 행사의 질을 단단하게 만들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전국에 조경협회 지회를 설립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부산, 대구, 울산에 이어 작년에는 IFLA를 진행하면서 광주지회가 만들어졌다. 올해에는 대전지회를 창설하고, 내년에는 경기도 중심으로 지회를 창설해 전국 단위로 지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회의 핵심적인 변화는 젊은 조직에 있다. 안 회장은 30년 넘게 조경에 종사하면서 조경 제도나 법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많이 느껴왔다. 많은 조경인들이 이에 공감은 하면서도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인적 쇄신 문제에 기인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협회 구성을 젊은 조경가들 위주로 조직했다. 지금 조경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도와 기술은 과거 몇 십 년 전부터 유지되던 것들이 많다. 시대가 바뀌고 법이 바뀌는 지금 조경의 제도와 기술을 부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조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면서 외부적으로도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위상에 비해 한국조경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타파하는 것이 한국 조경 100년 역사를 다질 초석으로 그 어느 때보다 조경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인물들이 필요하다. 협회 혼자서가 아닌 재단과 학회, 많은 젊은 조경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 2050년 탄소중립(Net-Zero) 선도 2019년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에서 국가 및 정부 수반은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를 위해 뉴욕의 UN 본부에 모여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의제 및 17가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의 이행’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으며, 2019년 ‘기후 행동 정상회의’ 에서는 65개국과 캘리포니아와 같은 주요 하위 국가 경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는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 비전 국내·외 선언, 2021년 5월 탄소중립 이행의 구심점 역할로 ‘2050 탄소중립위원회’ 출범, 2021년 9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제정(2022년 3월 시행), 2021년 10월 탄소중립이 실현된 미래상을 전망하고, 전환·산업·건물·수송 등 부문별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2018년 대비 40% 감축), 2022년 10월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제2기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출범, 2022년 10월 ’탄소중립·녹색성장 추진전략‘ 수립, 2023년 1~3월 이해관계자 간담회 및 국민 대상 공청회 실시, 2023년 3월 21일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발표 등을 진행해 왔다. 정부는 탄소중립․녹색성장 지원을 위해 향후 5년간(2023~2027년) 총 89조90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다. 부문별 감축 대책(54조6000억 원), 기후변화 적응대책(19조4000억 원), 녹색산업 성장(6조5000억 원) 등이다. 그러나 ‘국가 탄소 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에서 눈에 띄는 조경 분야는 ‘주요 부문별 감축 방향’ 중에서 [흡수원 부문]의 ‘산림·해양·습지·정주지 등 흡수원 복원’과 ‘도시 숲 등 신규 흡수원 확대’ 정도이다. 엄밀히 따지면 산림 분야다. 부문별 감축 방향에서 ‘조경 분야가 눈에 띄지 않으니 모른 척 해야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UN 회원국으로서 권리 및 의무가 있고, 한국 조경계는 대한민국 구성원으로서 권리 및 의무가 있다. 한국조경헌장에서 ‘Ⅲ조경의 대상’을 명시한 바대로 ‘국가정원 ~ 문화경관까지의 공간 및 시설물을 대상으로 한다. 정원과 공원 이외에도 도시, 건축, 토목, 등이 다루는 외부공간을 대상으로 하며, 생태환경, 경관과 같은 광범위한 대상도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권리의 범위는 책임에 따른 의무의 범위이기도 하다. 한국 조경계는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 2050년 탄소중립(Net-Zero)을 선도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지금 당장! 그린-워싱 (Green-Washing) 탈피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의 탄소용어 사전에 따르면, 그린-워싱이란? ‘위장 환경주의, 일부 친환경 행위만을 과장하거나 반환경 행위를 축소해 기업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반 소비자가 진짜 친환경과 가짜 친환경을 구분하지 못하게 혼란스럽게 만들어 물건을 구매에 이르도록 하려는 목적을 가졌다. 그린(Green), 워싱(Washing) 각각의 단어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의미는 환경적이고, 긍정적이다. 그러나 긍정의 두 단어를 결합하니 부정적인 의미의 신조어가 탄생했다. 조경에 대한 인식이 토목, 건축에 종속적일 때, 조경을 평가하는 비유는 ‘조경 = 화장술’ 이었다. ‘그린-워싱’과 ‘조경=화장술’이란 용어는 샴쌍둥이 같은 느낌이 든다. 불편하다. 최근 정원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조경분야 전반에 작품성이 요구되고, 평가되는 것 또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한국조경헌장에 기술한 바대로, 조경가들이 조경의 영역에서 조경의 대상을 대할 때, 조경의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가? 실천방안을 수립하여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가? 의지조차 없다면 국민교육헌장처럼 폐기 수순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행동하려면 그간 촌스러웠던 ‘조경 = 화장술’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자연, 환경, 인간, 식물에 대한 경외(敬畏)감을 상기하며, 한국조경헌장에 기술한 바대로, 자연적 가치, 사회적 가치, 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며, 조경가의 직업윤리를 재정립하여 질 높은 조경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그린-워싱부터 탈피해야 겠다. 지금 당장! 워싱(Washing) 앞서 언급한 대로 그린(Green), 워싱(Washing) 각각은 좋은 의미의 단어이다. 본질은 내용물이 무엇인가이다. 좋은 상품도 이중 삼중 포장하면 쓰레기만 늘어난다. 따라서 이제는 본질적인 자연스러운 모습을 표현할 수 있도록 덧씌워진 것들을 조심스럽게 한 겹씩 벗겨내고, 씻겨야 한다. 그중 처음으로 할 것이 물로 씻는 것이다. 갓난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채우고 나왔을 때, 처음 하는 일은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시키는 일이다. 요한복음 1장 28절에 따르면, 사도 요한 역시 예수님에게도 물로써 세례의식을 행하였다. 이외에도 종교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의식이 물세례 의식이다. 불교의 관정의례(灌頂儀禮) 및 관불의식(灌佛儀式)도 그러하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 인근 항구도시인 치비타베키아의 한 교도소에서 세족식(洗足式)을 진행하면서 수형자 발에 입을 맞추어 세계적인 뉴스가 된 적도 있다. 전통조경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보길도에는 윤선도의 세연지(洗然池)와 세연정(洗然亭)이 있다. 이외에도 전국 명승지 곳곳에는 세심정(洗心亭)이란 명칭의 정자들이 세워져 있다. 이는 씻음의 대상은 머리[灌頂]부터 발[洗足]까지, 그리고 마음[洗心]까지 임이 전통조경 유적과 종교의례를 통해 확인된다. 정원(庭苑)이란 단어에 쓰인 뜰 정(庭)을 파자(破字)하면, ‘집 엄(广)’이라는 한자가 엄호(广)부수로 쓰여서 + 조정 정(廷)이란 글자와 결합된 글자이다. 또한 앞마당을 뜻하는 ‘조정 정(廷)’ 한자는 민책받침(廴)+ 북방 임(壬)이 결합된 글자이다. 민책받침은 ‘길게 걸은 인(廴)’이라는 의미로 쓰이는데, 길게 걷는다는 것은 발을 천천히 옮겨가며 걷는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북방 임(壬)은 오행으로는 물 수(水)를 상징하므로, ‘물이 있는 집 앞마당을 천천히 걷는다는 말’이 된다. 결론적으로 정원(庭苑)에 있어서는 물(水) 요소가 필수라는 말이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가 COVID-19 팬데믹을 격었다. 백신이 개발되기 이전까지 최선의 예방대책은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였다. COVID-19 팬데믹은 백신 개발과 접종을 통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미세먼지와의 전쟁에서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는 아직도 유용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로 인해 사람뿐 아니라 식물들의 생육환경도 더욱 열악해 졌다. 강우빈도와 강수량이 불규칙해지고 온실효과로 인해 오염된 대기의 정체 시간도 늘어났다. 포장율 증가로 빗물의 토양 내 침투율이 낮아지고 있다. 수목의 증발산량은 늘고, 기공(氣孔)은 미세먼지로 덮혀 광합성과 호흡작용이 원활치 못하다. 수목은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비가 오고 강풍이라도 부는 날이면 가로수들은 여지없이 부러지고 쓰러진다. 사람을 위한, 지구를 위한, 탄소중립을 위한, 생산적 소비를 하는 유일한 탄소흡수원은 식물이다. 이것은 사실이다. 기계적 장치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US)은 산소를 내어주진 않는다. 이렇듯 유일한 탄소흡수원인 식물[나무]에게 사람들은 미세먼지까지 흡수하란다. 나무에게 입이 없길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 모르겠다. 만일 말문이라도 트인다면 나무의 원망을 어찌 들어야 할지 난감하다. 제때 씻겨주길 했나, 제때 물을 주길 했나, 간혹 물주는 사람은 횟집 사장님이다. 그것도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횟집 간판을 가려서 장사 안된다며 나무를 죽이기 위해 주는 소금물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 나무는 그다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T/R 율(식물의 지상부 생장량과 뿌리의 생장량 비율)에 맞게 가지치기 해주고, 미세먼지 많은 날에 농약 방제용 차량에 물 좀 담아다가 사람들 샤워하듯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뿌려주면, 탄소도 흡수하고, 미세먼지를 흡착할 테니, 최소한의 워싱(Washing)을 해 달라는 환청(幻聽)이 들린다. 나무의 하소연이 들린다.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대행사’,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제목이다. 대기업 계열사인 광고대행사 직원들의 일상을 주제로 삼았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았다. 그러나 무한경쟁 시장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야근 및 철야 작업을 통해 제안서를 준비하고, 현장 프리젠테이션까지 진행하는 긴장감, 이후 승자가 느끼는 짧은 성취감, 패자가 느끼는 좌절감 등에 공감하며, 지난 시간 동안의 개인적인 경험과 시간의 궤적이 드라마의 내용과 오버-랩 되면서 상당히 몰입한 작품이다. 드라마 내용 중 눈에 띈 카피 문구,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개인마다 느끼는 체감도는 다르겠지만, 나의 평소 일하는 스타일을 적확(的確)하게 표현해준 문구였다. 능동적, 수동적, 그리고 복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문구이다. 그러나 핵심은 자발성이다. 이끌 수 있는가? 없다면 따라야 한다. 따를 수 있는가? 없다면 비켜야 한다. 반대로, 비키기 싫은가? 그러면 따라야 한다. 따르기 싫은가? 그러면 이끌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닌 경우, 조직 생활 오래 못 한다. 그들만의 더 나은 리그는 따로 있다. RE100은 재생에너지 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줄임말로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RE100에 속한 기업들이 2022년 말부터 대한민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끌라고 한다. RE100 businesses call for accelerated action on renewable energy in the Republic of Korea. 25 November 2022, In alignment with the Republic of Korea’s strategy for a net zero economy, representatives of the international business community, through RE100, encourage Korea to urgently increase its ambition and action on renewable energy. 2023년 RE100은 회원 및 전문가 이해관계자와 협력하여 한국의 특정 장벽을 강조하는 주요 정책과제를 개발하여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중요한 내용으로 기계적 번역의 오류를 막기 위해 원문을 그대로 게재하며, 원문이 게재된 웹사이트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www.there100.org/our-work/press/south-korean-localised-policy-messages) South Korean government must go further to support businesses wanting to use renewables. 14 March 2023, The Localised Policy Messages are : 1. Create a policy environment with a fair and transparent power market structure to enable renewables to compete on an equal footing to fossil fuels. 1) Shift pricing to ensure it reflects the true cost of renewable energy production. 2) Strengthen independence and sustainability considerations within the electricity systems operator. 2. Increase the renewable energy target and implement stable policy frameworks to accelerate corporate uptake of renewable electricity. 1) Increase renewable energy target in line with 2050 Carbon Neutrality Goal. 2) Include wording around the expansion of Power Purchase Agreements (PPAs) in any government roadmaps. 3. Remove obstacles to improve accessibility of Power Purchase Agreements for corporates. 1) Ensure network usage fee and incidental costs are fair and transparent. 2) Remove unfair contractual obligations. 3) Simplify negotiation procedures and provide clear guidelines to support corporates through the procurement process. 4. Enhance grid flexibility and fairness for renewable electricity generators to scale the domestic supply of renewable electricity. 1) Ensure equal grid access and fair compensation for renewable electricity generators. 2) Promote investment in systems that increase grid flexibility to allow renewables to rapidly scale up. 5. Improve the renewables investment environment for on-site and off-site PPAs. 1) Streamline siting and permitting rules. 2) Improve cost effectiveness of investment. 3) Provide clarity around incidental costs associated with on-site and off-site PPAs. 6. Enhance transparency, sustainability and additionality of renewable electricity certificates and tracking systems. 1) Differentiate between different renewable sources of power under Green Premiums in advance of auctions. 2) Improve the use of Green Premium proceeds towards additional renewable capacity. 3) Increase frequency of Green Premium auctions 4) Embed sustainability measures attached to biomass for Green Premiums and RECS In November 2022, RE100 wrote to President Yoon, urging him and his government to take swift, decisive action on renewable electricity. RE100 recognises the steps that successive governments have already made to increase renewable electricity procurement, including through the introductions of PPAs. More must be done however to ensure greater access to renewables. 2023년 4월 10일 시점에 RE100 웹 사이트 메인에 걸린 최신기사 3개 중 2개가 2022년의 대한민국, 2023년의 대한민국에 보낸 메시지이다.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 따라 재생에너지 목표를 늘리라고 한다.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당초 30%에서 21.6%로 줄이는 것은 상당한 후퇴이며, 다른 선진국에 뒤처질 위험에 처한다고 경고한다. 따르라고 한다. 머지않아 ‘비켜’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다. 지금 이대로 라면! 대한민국 조경계 구성원의 역할 나는 대한민국 조경계의 일원으로 Global Issues에서 비켜서지 않고, UN의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에 따르고, 대한민국의 탄소중립(Net-Zero)을 이끌고 있다. 박경복 / 가든프로젝트 대표
  • 열매보다 꽃 버드나무같이 바람이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풍매화(風媒花)는 이른 봄부터 서둘러 꽃이 피었다가 진다. 진한 꽃향기도 없고 눈길을 끄는 화려한 색깔도 없는 꽃은 씨앗을 남기기 위한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한다. 그러나 4월부터는 나무들의 화려한 꽃 잔치가 시작된다. 살구꽃, 벚꽃, 복숭아꽃, 배꽃 등이 앞다투며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 나뭇잎과 꽃이 같이 핀다. 나뭇잎이 나오기 전에는 노란색 꽃이 많이 보이는 것과 달리, 흰색이나 분홍색 꽃이 초록색 잎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꽃사과나무는 과일보다는 화려한 꽃을 보려고 심는 나무이다. 봄기운이 무르익는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한다. 꽃사과나무란 사과나무속 식물 중에서 열매보다는 관상용 꽃을 위해 심는 종을 전부 포함한다. 구체적으로는 야생 사과나무와 식용 사과나무를 제외한 관상용 사과나무를 전부 꽃사과라고 분류한다. 야생 사과나무에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야광나무나 아그배나무, 능금나무가 해당된다. 대부분이 지름 4~5cm 이하 열매를 맺어 아기사과나무라고도 부른다. 가을에 익으면 대부분 빨간색을 띠고 신맛이 강해 먹기 어렵다. 원예종 꽃사과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데, 중국원산 꽃사과(Malus prunifolia)나 분홍색 꽃이 풍성하게 피는 꽃사과(Malus_floribunda)를 많이 심는다. 다양하게 개량되면서 꽃이 크고 작은 것, 열매도 작거나 큰 것, 꽃 색도 흰색이나 분홍, 빨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정원에서 독립수로 심는 편이지만 넓은 녹지에 군식하는 것도 보기에 좋다. 꽃사과나무와 비슷하게 보이는 나무로는 서부해당, 아그배나무, 야광나무가 있는데 일반인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열매는 꽃사과나무가 가장 큰 편이고 유일하게 열매 배꼽에 꽃받침이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꽃사과는 수분수 용도로 쓰이기도 하는데 사과 과수원에서 꽃가루만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네 종류 나무들은 낙엽이 지는 늦겨울에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아 멀리서 보면 빨간 단풍이 든 것처럼 보인다. 작은 차이와 다른 이름 서부해당(西府海棠) 학명은 ‘Malus halliana’인데 종소명을 따라 ‘할리아나 꽃사과’ 또는 ‘수사해당’ 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수사(垂絲)란 꽃자루가 ‘아래로 늘어진 실’ 같다는 의미이며, 해당(海棠)은 장미과 식물을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닷가 꽃인 해당화가 아닌 것이다. 서부해당과 관련하여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고사가 전해진다. 현종이 혼자 화창한 봄날을 즐기다가 양귀비를 불렀다. 양귀비는 지난밤 연회 때 마신 술이 깨지 않아 백옥같이 흰 얼굴에 홍조가 곱게 핀 모습으로 불려 나가게 되었다. “그대는 아직도 취해 있느냐?”라는 물음에 양귀비는 “해당화의 잠이 아직 깨지 않았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했다. 홍조로 물든 뺨을 서부해당 꽃에 비유한 양귀비의 고사처럼 서부해당은 봄 햇살 아래 화사한 분홍색 꽃이 특징이다. 5cm 정도의 긴 꽃자루 끝에 화사한 꽃이 실처럼 아래로 드리워져 핀다. 열매는 꽃사과보다 작은 편이고 배꼽이 살짝 들어가 있다. 서부해당은 가지가 제멋대로 뻗기 때문에 좋은 수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당한 전정이 필요하다. 아그배나무(Malus sieboldii)는 일본 원예종으로 유럽으로 전해져서 큰 인기를 받고 있다. 꽃은 연분홍색으로 피었다가 흰색으로 변한다. 열매는 주로 노란색이 달린다. 네 종류 가운데 꽃이 제일 아름다운 편이다. 꽃사과나 야광나무는 아그배나무와 수많은 교잡종이 생겨나 특별히 구분할 필요 없이 꽃사과로 전부 분류해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정원식물로 개량한 키가 작은 꽃아그배나무도 있는데, 추위에 강한 편이라 전국에서 심을 수 있고 거름기가 많고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란다. 아그배나무 특징은 나무 전부를 뒤덮을 정도로 흰색 꽃이 가득 피며, 가지 끝에 새로 난 잎에서 3~5개 결각을 볼 수 있다. 열매는 돌배나무를 닮고 크기가 작아 아기배나무라고 하다가 아그배나무로 부른다고 한다. 겨울철 새들이 열매를 즐겨 먹는다. 야광나무(Malus baccata)는 5월경 나무 몸통 전체를 흰색 꽃으로 뒤덮는다. 어두운 밤에도 빛이 환하게 난다고 하여 야광나무라는 부른다고 한다. 보름달 빛이라도 받게 되면 엄청나게 주변을 환하게 밝게 하여 한 번 본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한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야광나무’는 활짝 핀 흰 꽃이 밤에 환하게 야광(夜光)처럼 비치는 데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열매가 아주 작게 달리는 나무라는 뜻의 ‘아가위나무’의 평안북도 방언 ‘야광나무’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부지방에서는 보기 어렵고 중북부지방인 강원도 산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그배나무와 비교해서 새로 나는 잎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는다. 열매는 아그배나무와 비슷한데 조금 작은 편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 우리 조상들은 꽃만 화려한 나무를 좋아하지 않았다. 과일을 수확하여 먹거나 약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을 좋아했다. 매실이나 살구는 집 부근에 심어 꽃을 보며 봄이 왔음을 느끼고 그 열매로 가정상비약으로 요긴하게 썼다. 과일 수요가 늘어난 20세기 초반부터 배, 복숭아 그리고 사과나무는 과수원에서 대량생산하게 되었다. 짧은 개화 기간 동안에 꽃구경을 즐기고 난 후에는 상품성 있는 과일을 얻기 위하여 꽃따기, 1차 적과 그리고 2차 적과까지 바쁘게 일해야 한다. 과수원을 하는 농민에게 꽃 피는 4월은 1년 농사 중 가장 중요한 일들이 이어지는 시기이다. 과수원에 핀 꽃은 도시민에게는 불꽃놀이처럼 화려한 볼거리지만, 과수농가는 온 가족이 달려들어 일하기 전 날인 것이다. 올해처럼 이상기후로 과수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 나무의 면역력이 약해져서 병충해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나비나 벌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꽃가루받이가 미흡하여 결국에는 과일 생산량이 낮아지게 된다. 이처럼 지구 생태계 질서가 자주 깨지면 모든 생명체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리 조상은 오래전부터 능금을 재배해서 먹다가 20세기 초반 서양에서 들여온 사과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되었다. 사과는 다양한 품종이 내는 새콤달콤한 맛으로 능금을 밀어내고 과일의 최고 자리에 올랐다. 이제는 능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이처럼 근대화로 인한 사회구조가 변화하면서 선호하는 과일이나 식물 생태계도 바뀌게 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따른 소비자 위주의 시장이 열리게 됨에 따라 조경수 시장도 변화하게 된다. 화려하고 오래가는 꽃이 피는 나무를 심어달라고 한다. 은은한 향기보다는 당장 눈을 즐겁게 해주는 꽃나무 수요가 많아지면서 생산농가도 그 요구에 따르게 된다. 조경수는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단기간에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요를 제때 맞추기 어려워 가격의 폭등이나 폭락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농업기술개발을 담당하는 농촌진흥청은 꽃과 열매를 감상할 수 있는 관상용 꽃사과 품종의 확대 보급에 나섰다. 농진청은 10여 년 동안 연구개발을 하여 꽃사과 신품종 3개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하나벨’은 달콤하고 상쾌한 향기를 풍기고 풍성한 흰 꽃을 피우는데, 꽃향기는 화장품 향료로 쓰일 만큼 향이 뛰어나다. 분홍색 겹꽃이 아름다운 ‘로즈벨’과 황금빛 작은 열매를 감상할 수 있는 ‘골든벨’이 있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농산물 위주로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조경수나 정원식물 연구개발에도 앞장서서 우리 자생식물을 현장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소중한 우리 풍경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인 ‘빨간 머리 앤’에서 작가는 사과꽃이 흩날린다는 표현을 썼다. 정확하게는 꽃사과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풍경을 묘사한 것이다. 유럽이나 북미에는 오래전부터 벚나무보다는 꽃사과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거리에 벚꽃잎이 바람에 눈발처럼 날리듯이, 소설의 배경인 캐나다 동부 해안 지역에서는 꽃사과나무가 많아 봄이면 꽃잎이 흩날리는 거리 풍경이 일상적이었다고 한다. 우리 땅에서 꽃사과나무는 흔히 볼 수 없었는데, 20년 전부터 해외 출장 가서 구경한 꽃사과에 감탄한 높은 분들이 우리나라에도 식재하도록 하여 오늘날 많이 보급되었다. 조경수의 세계화 시대가 열리게 되어 우리나라 경관의 특색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꽃사과는 햇볕을 좋아하며 습기가 많은 토양에서도 잘 견디나 공해와 염분에는 약하다. 비옥한 점질토에서 잘 자란다. 봄철에 나뭇가지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많은 꽃이 잎과 함께 핀다. 모양을 잡아주기 위한 전정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다만 꽃이 지고 난 뒤 수형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키가 3m 이하 규격은 모아 심기 하는 것이 좋다. 붉은별무늬병(적성병) 때문에 향나무 옆에 심으면 안된다. 홍태식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 대학 안에 위치한 회사의 장소적 특성 때문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크게 봄, 가을 두 계절의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진다. 3월부터 시작되는 봄 학기에는 1학년 신입생들이 많아서 학교 로고와 학부 또는 학과명이 새겨진 과잠(학과잠바)이 눈에 많이 띈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학교에 적응하는 가을 학기에는 과잠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과잠이란 것이 학교와 학과의 상징이긴 해도 신입생이란 것을 확인시켜주는 액세서리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분위기를 통해 스스로 성장․적응할 수 있도록 하거나,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오리엔테이션이다. 오리엔테이션은 주로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신입생의 수업이나 신입사원의 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사전안내 교육을 뜻하는 말이다. 또는 학기 시작 첫 강의 시간에도 한 학기 강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시간을 갖는데, 이 또한 오리엔테이션이라 한다. 어원은 태양이 뜨는 동쪽을 뜻하는 오리엔트(orient)에서 왔다. 직업이 나무와 깊은 관련이 있어서 나무 목(木) 부수가 들어간 한자를 유심히 보게 된다. 그 중 대표적인 한자가 동쪽 방위를 나타내는 동녘 동(東) 한자이다. 나무 목(木) + 해 일(日) = 동녘 동(東)이다. 나무줄기 또는 식물의 잎은 햇빛을 따라가고, 뿌리는 물을 따라간다. 이것은 진리에 가까운 사실이다. 따로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東’이란 글자에 대해 [설문해자]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動也(동야). 從木(종목). 官溥說(관부설), 從日在木中.” 東 “動이다. 木을 짜임 요소로 한다. 관부(官溥)라는 사람의 설에 의하면, 해[日]가 나무[木] 가운데 있는 짜임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말하기’에는 서양적 어원[orient]으로 보나, 오리엔트(orient)의 의미인 태양이 뜨는 동쪽 방위를 지칭하는 ‘동녘 동(東)’ 글자의 의미를 통해서 활동성, 사실성,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행동하기’를 전제로 한 ‘말하기’ 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한국 조경계의 E.S.G.는 어디로? 지난 호 ‘생각하기’ 말미에 ‘한국조경계의 E.S.G는 ?’ 자문을 해봤다. 이는 생각하기, 말하기, 행동하기를 관통할 수 있는 ‘주제와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진 것이다. ‘생각하기’ 코너에서 상념(常念)으로 가지고 있던 E.S.G.의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았듯이, 단순히 사회공헌을 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보니 과거의 행위와 이에 대한 성과로서 결과물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미래가치와 방향성, 속도에 무게 중심을 두고자 한다. 조경계에도 다양한 단체 및 종사자가 있다. 따라서 특정한 단체나 업종의 현황과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너 나 잘하세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에 ‘생각하기’ 끄트머리에서 찾아낸 ‘말하기’의 실마리는 ‘한국조경헌장’이다. 헌장(憲章)이란? 사전적 의미로 ‘어떠한 사실에 대하여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정한 규범’ 이며 ‘법률로서 헌법의 전장(典章)’을 말한다.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헌장은 ‘국민교육헌장’일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유엔 총회 연설을 기억하고 있는 MZ세대에게는 ‘유엔헌장’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유엔헌장’의 정식 명칭은 ‘국제연합헌장 및 국제사법재판소규정 (Charter of the United Nations and Statute of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UN, ICJ))’으로서,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91년 6월 13일 제29회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1991년 7월 13일 제155회 임시국회 제6차 본회의의 수락 동의를 얻어 1991년 8월 5일 헌장 수락 선언서를 국제연합사무총장에 기탁하였으며, 국제연합헌장 제4조 제2항에 따라 국제연합총회가 대한민국의 국제연합 가입신청을 승인 결정함으로써 1991년 9월 18일 자로 대한민국에 대하여 발효하는 “국제연합헌장”을 공포하였다. ‘한국조경헌장’을 ‘국민교육헌장’ ‘유엔헌장’과 병렬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굳이 비교사례로 선정한 것은 ‘국민교육헌장’을 기억하는 나의 인식 저변에는 ‘선언적’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정식으로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선포한 규범이었다. 그러나 시대적 상황변화에 맞게 개정되지 못한 채 폐지되었다. 반면, 유엔헌장은 구체적인 목적과 행동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조경헌장’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탄소중립‘ 이라는 주제어를 대입해보니, 동시에 ‘선언’ 또는 ‘말하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하기’로 나가고 있는 ‘UN 헌장’과 ‘행동강령’이 한국조경계의 E.S.G와 탄소중립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음을 확인하였기에 공유하고 싶었다. UN(United Nations) :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UN은 자금, 프로그램, 전문기관 및 UN 시스템의 기타 조직과 업무를 조정한다. 유엔 자체는 유엔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 유엔헌장에 제시된 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엔과 유엔 체제의 다른 기구들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헌장이 작성된 이후로 유엔은 창설 당시 구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작업을 수행하도록 위임받았으며, 조직은 보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표를 설정했으며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공동 행동에 동의했다. 1) UNs ‘work plan’ 뉴욕의 UN 본부에서 총회,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는 비공식적으로 UN의‘작업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설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다. UN 사무국은 UN 시스템과 함께 이 작업을 수행한다. 2) UN Secretariat 유엔 사무국은 뉴욕시에 있으며 제네바, 비엔나, 나이로비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또한 UN 사무국의 일부는 아디스 아바바, 방콕, 베이루트, 제네바, 산티아고에 있는 지역 경제 위원회이다. 3) UN System UN 시스템의 모든 기금, 프로그램, 전문 기관 및 기타 기관에는 자체 예산, 권한, 리더십 및 본부가 있다. 그들은 UN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모든 주요 지리적 영역에 지역 및 지역 사무소를 두고 있다. 4) Our Work ①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 ② 인권 보호 ③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 ④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⑤ 국제법 준수 5)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유엔은 2015년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를 출범시켰으며, 현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이 빈곤을 줄이고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최선의 길을 제공한다는 회원국들의 이해가 높아짐을 반영했다. 동시에 기후 변화는 인류의 의식에 심오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극지방의 만년설이 녹고 지구 해수면이 상승하며 격변하는 기상 현상이 심화되면서 세계 어느 나라도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보다 지속가능한 세계 경제를 구축하면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국제 사회가 UN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와 2015년 파리 기후 협약 에서 설정한 배출량 감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개발과 기후 행동은 연결되어 있으며 둘 다 인류의 현재와 미래의 복지에 필수적이다. ①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 - MDGs : 불과 20년 전만 해도 개발도상국 인구의 거의 40%가 극심한 빈곤 속에 살고 있었다. 그 이후로 UN의 밀레니엄 개발 목표 (MDGs)가 이러한 진전에 크게 기여하면서 세계는 극심한 빈곤을 절반으로 줄였다. - 2030 의제 : 기아 제로; 건강과 복지; 양질의 교육; 남녀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산업, 혁신 및 인프라;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사회; 책임 있는 소비 및 생산; 기후 행동; 물 아래의 삶; 육지 생활; 평화, 정의 및 강력한 제도; 그리고 목표를 위한 파트너십. - 파리 협정 : 파리 협정의 핵심 목표는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하, 심지어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함으로써 기후 변화의 위협에 대한 글로벌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다. 또한 파리 협정은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처하는 국가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② Two key summits - 2019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 회의 2019년 9월, 국가 및 정부 수반은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를 위해 뉴욕의 UN 본부에 모여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의제 및 17가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의 이행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 2019 기후 행동 정상 회담 2019년 9월 기후 행동 정상 회의에서 65개국과 캘리포니아와 같은 주요 하위 국가 경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로 약속했다. 6) UN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 세상을 변화시키는 17가지 목표 빈곤 퇴치, 기아 제로, 좋은 건강과 웰빙, 양질의 교육, 남녀 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 산업, 혁신 및 인프라,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기후 행동, 물 밑의 삶, 육지 생활, 평화, 정의 및 강력한 제도, 파트너십 7) 넷 제로의 미래를 향하여 개인행동을 위한 UN 캠페인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은 지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선택은 중요하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3는 개인 가정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 먹는 음식, 여행하는 방식, 구매하는 모든 것이 개인의 활동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인 “탄소 발자국”에 기여한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10가지 행동으로 시작하세요.탄소 발자국을 계산하고 활동을 기록하려면, 더 많은 팁을 보려면,앱을 다운로드하세요.” [https://actnow.aworld.org/] [Note : UN 관련 내용은 https://www.un.org/en/한국어 번역시스템을 활용하였습니다.] 한국 :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안)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서 2023년 3월 21일, 발표한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18년 총발생 CO2e727.6 백만톤(기준)에서 40% 감축한 436.6백만톤을 2030년까지 줄이기로 국제사회에 약속한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상향 안의 감축 목표를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1) 수립근거 :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 녹색성장 기본법 제10조 2) 계획기간 : 20년을 계획기간(2023~2042)으로 5년마다 연동계획으로 수립·시행 3) 주요내용 : 탄소중립기본법 제10조 제2항 및 시행령 제5조 제2항 한국조경계 : 한국조경헌장 2013년 10월 28일, ‘한국조경헌장’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2022월 12월 9일 ‘개정’되었다. 한국조경헌장을 제정 및 개정한 한국조경학회는 헌장을 통해 ‘조경을 재정의’, ‘고유한 가치 공유’, ‘새로운 좌표 제시’를 목적으로 삼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Ⅰ조경의 가치, Ⅱ조경의 영역, Ⅲ조경의 대상, Ⅳ조경의 과제 등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이를 ‘E.S.G’ 항목별로 키워드 중심으로 재분류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한국조경헌장의 내용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이 UN이 지향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와 목표’에 부합한다. 반면, 타임라인에 근거한 세부실행계획이 빠진 채 선언적 문구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지금, 한국조경계와 구성원은 그 어떤 조직이나 개인보다 먼저 행동해야 할 주체이다. 박경복 / 가든프로젝트 대표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도시 틈새를 공유정원 콘텐츠로 승화시켜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조경·정원 플랫폼 스타트업 앤로지즈의 서비스 브랜드 ‘녹녹’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고 있다. 물론 사회적 욕구는 온라인만으로 충족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가상세계가 지금보다 더 고도화된다면 보다 많은 인간 활동과 욕구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은 가상공간을 활용해 커뮤니티 활동의 거리적 제약에 구애받지 않는 수준이지만, 제대로 된 메타버스가 구현된다면 3차원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점차 일상이 가상의 세계로 옮겨가고 있지만,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는 가상세계만으로 충족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자연 자원과 에너지의 공급이다. 음식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만드는 재료를 공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연결성이 약해지면 사람의 신체적·정신적 기능은 저하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자연 요소와 연결돼 있을 때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존감이 높아진다. 신체에 활력을 주고 기억능력, 시력 등도 자연과의 연결성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식물을 가까이 두는 생활만으로도 스트레스 저감, 면역력과 집중력·창조력 증가 효과가 있다. 이러한 효과는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듯하다. 지난 10월 20일 이케아가 한국을 포함해 34개국 3만4387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라이프 앳 홈 리포트 2021’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이상적인 집의 모습이 ▲여가를 보내는 공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1년간 부상한 이상적인 집의 특성으로는 개인 ‘정원’이나 ‘발코니’를 갖는 것(36%), 자연과 가까이 거주하는 것(35%), 가족·친구와 가까이 거주하는 것(31%), 프라이버시를 위한 공간을 갖는 것(29%)이다. 조영민 앤로지즈 대표는 정원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간 일상과 가장 밀접한 건축물 주변 조경이 ‘준공용’으로만 다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축물 조성 시 수익을 위한 자산 가치에 초점이 맞춰져 조경가의 참여를 배제한 채 준공을 위한 눈속임용 ‘임시녹지’를 만드는 실태를 지적한 것이다. 도시 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건축물이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원 욕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도시공학을 전공해 오랜 시간 공간 비즈니스를 고민해온 조 대표의 생각이 이러한 상황과 맞닿았다. 정원과 식물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한 공간 비즈니스 콘텐츠로 발전시킨 것이다. ‘녹녹’의 공유정원 서비스가 시작된 배경이다. ‘녹녹’은 주식회사 앤로지즈의 서비스 브랜드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경험하게 하는 공유정원의 확장과 함께, 온라인에서 간접적인 정원 체험을 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 nocknock을 운영하고 있다. 정원과 조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 제공 플랫폼 앱도 개발하고 있다. 공유정원은 옥상, 오피스 공실 등 도심 유휴공간에 정원을 조성한 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형태로 정원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이다. 디지털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자연에서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 수익을 다시 자연자본의 보존과 증대를 위해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조 대표의 목표다. 최근 이지스 자산운용 소유의 중구 명동 타임워크명동 빌딩(구SK명동빌딩)에 만든 공유정원 ‘녹녹 타임워크명동’은 그 시작이다. ‘녹녹 타임워크명동’의 공유정원은 7층 휴게정원과 옥상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설계는 미국, 중국, 한국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는 제3회 젊은 조경가상을 수상한 최영준 랩디에이치 소장이 맡았으며, 4계절 각자 다른 매력을 뽐내는 여러해살이풀 위주의 식재로 자연주의 정원을 조성했다. 공유정원에서는 자연을 느끼며 진행되는 ▲가드닝 클럽 ▲요가 클래스 ▲피크닉 패키지 등 다양한 일반 대상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향후 더 나아가 반려식물, 플랜테리어, 캠핑 등을 즐기는 MZ 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정원이 있는 삶을 경험하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정원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와 욕구를 공원에서 온전히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도시 안에는 공원 외에 유휴공간이 꽤 많다. 이런 공간을 활용해 재대로 된 정원을 조성하고 사람들이 즐길만한 콘텐츠를 운영해 본다면, 사람들의 정원 니즈를 도시 안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공유정원’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됐다. 내 집 정원과 공원 사이 어딘가의 틈새를 찾았다.” 조영민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인디애나대학교 켈리스쿨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의 국내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 제작을 담당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도시공간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정원을 통한 공유경제 모델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조 대표에 따르면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정원과 조경에 대한 관심이 커져 실내공간은 업종과 관련 없이 모든 공간에 플랜테리어가 들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오픈한 더현대서울 같은 상업공간도 실내에 식물을 적용함으로써 리테일 집객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공유정원’ 사업의 가능성을 검증받기 위해 작년 창업 전 환경 관련 창업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환경부 산업대전에 참여했다. 6개월의 심사과정을 거쳐 최종 10위권 수상 명단에 올라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조 대표는 코로나 시대에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공원보다 안전하고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 퀄리티가 더 우수한 조경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녹녹 공유정원’의 장점으로 꼽았다. 정원 관리와 가드닝의 부담은 덜고, 정원생활의 즐거움을 다양하게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차별화 지점이다. 조영민 대표는 “온도와 습도가 맞춰져 있는 도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계절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계절 경험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앞으로 계절과 자연이 결핍된 도시거주자들에게 온·오프라인의 정원 경험을 제공하고 절기를 접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의 젊은 고객들에게 새롭게 재발견되는 국내 여행지로서 공유정원이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조경도 건축만큼 우리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많다. 앞으로 녹녹을 통해 조경가들이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급격한 도시화로 생태회복력을 잃은 도시의 생활환경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또 경제적 격차가 환경서비스의 격차로 이어지는 환경 불평등도 크다. 공유정원에서는 도시에서도 누구나 자연의 계절 변화를 느끼고, 꽃과 나무와 새소리를 즐기는 삶을 제공하고자 한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도시 조명에 대한 관점이 바뀔 때 도시가 바뀐다. 밝게 하는 조명의 기능이 아닌 감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야간경관계획은 빛을 더하는 게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도시의 낮과 밤은 서로 다른 모습이다. 해가 환하게 비추는 낮의 도시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구성 요소들의 경계선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온다. 해가 지면 인공조명이 비춰진 대상의 형상만 남고 나머지는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밤의 도시는 낮과 다른 새로운 모습의 옷을 입는다. 인공조명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도시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야간경관은 도시의 이미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인공조명을 다루는 일과 도시경관을 다루는 일이 별개의 작업으로 이뤄지는 실정이다. 조명 디자인은 실내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건축, 도시, 조경 계획 및 설계에서 야간경관의 비중이 크지 않다.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그 경계 지점에서 인공조명과 도시경관 조명 디자인 실무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더 나은 도시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연소 유엘피 총감독은 도시경관에서 조명이라는 획일화된 공간의 계획이 아닌 빛이라는 감성적 관점과 새로운 빛의 언어인 ‘절제’라는 콘셉트를 주제로 활동하는 빛 연출 디자이너로 대학에서 미술학을, 건축과 조경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도시경관 분야의 빛 전문가다. 명지대학과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강의했고, 2006년 이연소조명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새로운 빛에 대한 실험과 창작 작업으로 ‘서울시 청계천 복원 건설공사 3공구,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 보물1호 흥인지문, 대명리조트 솔비치 양양’ 등을 빛으로 새롭게 디자인했다. 2년 뒤인 2008년 빛이 도시경관을 새롭게 창조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도시야간경관 디자인설계 전문회사 유엘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부설 연구소인 좋은빛디자인연구소를 만들어 ‘서울·부산·인천·대전·대구·울산·구미·안산·원주·춘천·충주·청주·당진시’ 등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도시야간경관 기본계획과 빛공해 방지계획 등을 진행했다. 이연소 총감독은 야간경관계획은 생활을 연장하는 시간의 디자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감독에 따르면 일반적인 야간경관계획은 더 밝고 화려하게 빛을 소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다 보니 빛을 비추고자 하는 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공해’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눈부심, 수면방해 등 일상생활 방해, 야생 동식물 생활패턴 불균형에 따른 생태계 교란이 대표적인 빛공해로 인한 피해다. “어둠을 배려한 빛이 만들어내는 야간경관계획은 하루를 더 길게 연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밤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편안하게 산책을 하고, 이야기하며 머물 수 있는 생활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내일도 모레도 계속 보는 일상이어야 한다. 한 번 강한 인상을 받고 이후 지루함을 느끼게 되면 안 된다. 야간경관의 핵심은 담백함과 수수함이다. 빛이란 감성의 요소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장소성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감독에 따르면 전면적으로 조도를 높이는 것보다 밝게 할 곳과 어둡게 할 곳을 잘 구분해서 밝기와 색감의 감성적 차이를 만들어주는 빛의 계획이 분위기를 더욱 감성적으로 연출해줄 뿐만 아니라, 눈에도 편안하고 아늑해 보인다. 적절한 빛의 강도와 조명 배치는 철저한 현장 조사와 현장 테스트를 통해 찾아낼 수 있는데, 빛에 대한 전문가와 도시경관 전문가들이 따로 움직이니 실무적으로 접근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에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이 감독의 지휘 아래 빛의 디자인, 야간경관계획, 전기설계, 영상과 소리 디자인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와 함께 일을 수행하는 체계를 갖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 감독은 “야간경관계획은 조명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빛을 다루는 일”이라며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해야 생각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조명’이란 장치를 중심으로 다루게 되면, 다채로운 모습 연출을 위해 과한 설정을 할 수 있기에 ‘빛’을 ‘생명’으로 보고 이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조명장치’는 빛을 담는 화분으로 보고 접근한다. 야간경관계획에 있어 빛과 함께 공간 체험을 다채롭게 하기 위해, 더하는 요소는 ‘소리’와 ‘영상’이다. 빛에 소리와 영상이 더해지면 강한 생명력을 드러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문화재청 최고 인기 프로그램 ‘창덕궁 달빛기행’도 그의 작품이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에서 펼쳐지는 고품격 문화행사로, 12년째 참여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창덕궁 야간 탐방 프로그램이다. 은은한 달빛 아래 청사초롱으로 길을 밝히며 창덕궁 곳곳의 숨은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후원을 거닐며 밤이 주는 고궁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궁으로 들어가는 초입은 도시와 연결돼 매우 밝다. 인정문을 통해서 인정전으로 들어갈 때는 조금 어두워지고, 후원에 들어가면 조금 더 조도가 낮아져서 어두워진다. 그러나 관람자는 이미 어둠 속에 순응되어 있어서 어둡다고 인지하지는 않는다. 바로 시각의 암순응을 통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그 속에서 궁궐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외부에 설치되는 업라이트조명은 사라지고 건축물 실내에 설치된 LED의 간접적인 빛 연출에 의해 고건축물의 격자형 창틀의 패턴이 건축물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르게 인지된다. 창덕궁 후원의 밤 속에서 부용지에 비추어진 주합루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과 하나된 또 다른 궁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후원을 거닐다 만나는 불로문과 애련정, 다시 조금 더 어두워지다가 관람지에서 물에 비추어진 관람정과 주변의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창덕궁 후원으로 들어간다. 후원의 울창한 숲은 간접조명을 사용해 관람자에게 눈부심이 없다. 수목 잎에 반사된 빛이 탐방로를 은은하게 밝히고, 숲 자체가 천천히 밝아지면서 현실로 돌아오는 개념으로 빛이 디자인돼 있다. 창덕궁 전체 빛의 색감과 밝기를 리듬감 있게 변화시킴으로써 관람자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어둠 속 빛의 흐름을 따라 궁궐을 거니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2022년 초 창덕궁의 옆, 창경궁 대춘당지에 ‘창경궁 물빛원행’ 프로그램을 새롭게 론칭할 예정이다. 빛과 영상, 소리를 통해서 궁이 가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코로나19 사태로 답답해하는 국민들을 위해서 잠시나마 다른 세상으로 초대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연소 총감독은 이 프로그램의 기획과 총괄 디자인 연출을 맡았다. ‘창경궁 물빛원행’은 서울 5대 궁궐 중 큰 호수를 담고 있는 창경궁 대춘당지 호수 경관을 활용해 영상과 소리를 디자인했다. 창덕궁은 아름다운 절제된 궁의 후원을 산책하는 기행이라면, 창경궁은 물빛 주변을 도는 원행이다. 숲속에 숨은 프로젝션이 춘당지 섬과 주변의 아름드리 나무를 대상으로 궁중문화를 연출한 영상을 비춰준다. 이 감독은 “문화재는 한 번 훼손되면 복원이 안 된다. 개선의 방향으로 기존 조명을 철거하고 단순히 새로 교체 설치만 한다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며 “문화재 조명 개선은 철저히 현장에 맞는 현장 중심 계획에서, 주변의 어둠을 배려하는 최소한의 방법으로 문화재 장소성에 적합한 특징을 살리는 데 역점을 두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가 가진 특정 속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적합한 빛을 만들었을 때 가치가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야간경관계획을 세우는 걸 주력으로 한다. 인테리어 등 직접 조명을 생산하고 설치하는 분야와 달리 영업 시장이 확실하게 형성되는 분야가 아니다. 기조성된 도시공간의 야간경관을 보고 개선할 점을 계획으로 수립해 관리 주체에 제안해서 일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럼에도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다. 이 감독은 빛이 도시공간에 잘 정착해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도록 조율하는 디자이너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일을 하는 것이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정량적인 관점에서 조명이 다뤄졌다면, 지금은 감성적인 관점에서 다뤄진다. 볼거리 제공을 위한 강한 빛 연출이나 어둠을 환하게 비추는 기능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 안전과 범죄예방은 기본 전제다. 감성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매개 요소로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조명을 통해 공간이 더 편안해지고 머물고 싶은 소박한 느낌의 감성을 연출하는 게 핵심이다. 야간경관을 개선하는 일은 도시를 살리는 일이다. 도시를 살리는 일은 바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빛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조명이 화려하면 도시가 안 보인다. 야간경관계획에서 빛을 더하는 게 아니라 빼야 한다. 도시 조명에 대한 관점이 바뀔 때 도시와 공간이 바뀐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이하 한종 조경레저부)가 조경학과와 업계 발전을 위한 매치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섰다. 매년 일자리가 없어 문제라는 기사가 쏟아지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20%대를 오간다. 그런데 실제 중소기업 미충원율은 10% 안팎을 왔다 갔다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공과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어떤 분야 전공은 초과 공급이 이뤄지고, 어떤 분야 전공은 졸업생을 분야에서 모두 수용해도 공급이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경학과는 일자리가 있음에도 전공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신입사원 공고를 내도 지원자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조경회사가 적지 않다. 조경 전공자의 업계 진출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한종 조경레저부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아이디어경진대회’도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적인 노력이다. 인재 채용을 위한 방법을 공고 후 선발이란 단일 과정에서 벗어나 조경학과 진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기업이 학생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능동적인 활동으로 확대하고자 한 것이다. 자체 예산을 들인 공모전 개최는 그 시작이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조경학과 대학·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제1회 한국종합기술 아이디어경진대회’가 열렸다. 대상 상금 500만 원 등의 시상내역과 입사전형 인센티브 혜택을 부여해 조경학과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종 조경레저부가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개최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조경학과 학생들과 엔지니어링업계가 소통할 창구를 만드는 것이다. 창구 자체를 만들기보다 이런 기회를 통해 다양한 창구가 만들어지는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뒀다. 둘째는 엔지니어링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있다. 엔지니어링사는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을 실행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한다. 때문에 공공공간을 다루는 조경 분야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조경 분야와 별개로 보는 업계와 학생들의 인식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엔지니어링사 내에 조경부가 최초로 만들어진 한종의 58년 역사를 알리는 것도 공모전 개최의 배경이다. “엔지니어링사 업무는 국가 정책과 연동된다. 도시 인프라의 비전이나 방향성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조경설계사무소가 하나의 단위 사이트로 움직인다면, 엔지니어링사는 사이트 범위를 넘어서서 국가나 지자체 정책 차원에서 접근한다. 정책적인 부분에서 공간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법적, 행정적 사항을 정리하고 이해시키는 업역이다.” 김인관 한종 조경레저부 부서장에 따르면 엔지니어링사 조경직은 전국 지자체 공원녹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원녹지 정책의 방향과 추진 목표, 사이트 성격을 구분하고 정리하는 등의 일을 한다. 정부나 광역시·도 차원의 관광 인프라 방향과 루트 개발, 사이트 조성 등의 정책 수립도 한다. 관광지, 공원, 수목원, 정원 등 사이트 성격을 정하고 이를 어떤 모습으로 바꿔갈지 방향성을 정하기도 하고, 공사 실행을 위한 설계를 진행하기도 한다. 설계는 대체로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맡는다는 설명이다. “조경레저부는 조경업계 리딩컴퍼니(선도기업)를 지향하고 있다. 58년 역사를 가진 한종이 조경업계를 선도하는 정신적인 가치를 만들어가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 교육의 기회를 늘리고자 한다. 이는 학생과 엔지니어링업계의 접점을 찾는 시도다.” 한종은 조경뿐 아니라 상하수도, 수자원개발, 도시계획, 도로, 교통, 교량, 터널, 항만, 철도, 환경 등 엔지니어링 전 분야 기획, 타당성조사, 설계, 분석, 시험, 감리 등을 수행하는 종합건설엔지니어링 회사다. 1963년 정부재투자기관으로 설립되고 1994년 민영화됐다. 이러한 배경으로 한종 조경레저부는 지자체 단위 공원녹지기본계획 수립을 국내 처음으로 진행했다는 이력을 갖고 있다. 국립중앙수목원(세종수목원) 기본계획을 통해 도심형 수목원을 제안해 정책화하고 정원과도 연계시켰으며, 케이블카 사업을 엔지니어링업계 조경부서 업무로 끌어오며 개발 위주에서 경관과 환경영향을 고려한 방향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김인관 부서장은 조경 분야의 관심이 디자인적인 부문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와 그 구성요소를 다루는 데 있어 정책, 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방향성을 잡는 것을 주도할 수 있는데, 이는 도시계획 등 다른 분야의 역할로만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부서장은 “대학에서 배운 조경의 영역을 가장 많이 경험해볼 수 있는 게 엔지니어링사”라며 조경학과 전공자들에게 진로 선택 시 실무 영역을 설계·시공에만 한정하지 말고 찾아볼 것을 권했다. 엔지니어링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학점 관리, 기사 자격증 취득, 영어 점수, 공모전 경력이 필수다. 서류 평가에서 제한조건이 걸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실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이자 학교에서 조경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볼 수 있는 하나의 지표란 것이 김 부서장의 설명이다. “조경부서 내 R&D를 적극 추진해 물리적인 환경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통한 비물리적인 환경에서도 조경의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고자 한다. 조경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산학연 교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번 공모전 외에도 조경학과와 업계가 교류하는 장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입사지원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공모전과 연계해 조경직 공개채용을 정례화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실습이나 업체탐방, 기타 협력 등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도 언제나 열려 있다.”
  • [환경과조경 남기준 편집장]2000년 열린 ‘제1회 늘푸른 녹색 환경도시 조경설계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은 당시 동아대학교 도시조경학부 재학생이었던 윤성융, 최지현, 김병철, 배미경, 최선희 팀의 ‘잠이와 달이의 동네 이야기’였다. 잠자리와 달팽이를 캐릭터화해 도심 속에서 잠자리와 달팽이가 서식할 수 있는 옥상 소생태계 복원을 제안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으로 격상된 후 처음 열린 2004년의 제1회 대상은 ‘콜라징 에지(Collaging Edges)’를 출품한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박경탁, 이상수, 김희원 팀이 차지했다. 각 대상 팀의 대표자인 윤성융 소장(서호엔지니어링)과 박경탁 소장(동심원조경)은 현재 조경가로서 대한민국 조경설계의 최전선에 서있다. 올해 제1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는 총 122팀이 출품했다. 1팀당 참여 인원이 3~5명이니, 어림잡아도 전국에서 400명 넘는 조경학과 학생들이 참가한 셈이다. 규모면에서 가장 큰 공모전이라 할 수 있다. 환경조경대전이란 타이틀로는 열여덟 번째이지만,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개최된 ‘늘푸른 조경설계 공모전’의 역사를 더하면 스물두 번째다. 22년이란 역사 또한 분야 내에서 독보적이다. 올해 행사는 한국조경학회·한국조경협회·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주최, 환경조경대전 운영위원회·환경과조경 주관, 늘푸른 후원으로 진행됐지만,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주최·주관·후원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22년 동안 한결같이 빠지지 않은 이름이 있다. 바로 재단법인 늘푸른이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조경 단체에서 규모 있는 학생 공모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늘푸른 재단의 꾸준한 관심과 후원이 있었기에 조경학과 학생들이 해마다 도전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 있었다. 제1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수상작을 소개하면서 늘푸른 재단의 노연상 이사장을 만나 후원 배경과 취지를 들어보았다. 경동원, 에너지와 환경의 가치 창조 늘푸른 재단을 설립한 경동원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위한 기술 혁신을 추구해왔다. 그 일환으로 친환경 건축 자재 및 내화 단열재,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친환경 고효율 보일러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특히 한동안 일본 수입 제품 밖에 없었던 초경량 인공토양을 직접 개발해 인공지반 녹화 솔루션인 파라소 시스템도 선보였다. “재단법인 늘푸른은 2004년 경동원의 손연호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이후 운영 자금은 경동원의 인공토양과 경동나비엔의 보일러 판매 수익 일부를 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마련하고 있다.” 즉 경량토 1포대, 보일러 1대가 팔릴 때마다 그 수익의 일부가 재단에 기부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환경조경대전을 묵묵히 후원만 할 뿐 늘푸른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노연상 이사장은 “초기에는 늘푸른이 주도적으로 공모전을 진행했지만, 10여년 정도 지난 후부터는 학회에 전적으로 일임하고 있다. 사실 초반에도 우리가 시작했으니까 인력이 부족한 학회 실무를 돕자는 마음으로 참여했을 뿐이다. 자리 잡힌 후에는 후원자의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다”며 후원자가 주목 받는 건 본연의 순수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는 경동원의 기업 이념은 ‘기업을 통한 사회 공헌’이다. 첨단 친환경 기술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환경 보전에 기여한다는 기업 비전도 눈에 띈다. 도시 환경의 질적 향상과 쾌적한 생활 공간을 창출하고, 산학 협력 차원에서 학생들의 창의성 진작을 목표로 한 늘푸른 공모전의 제정 배경과 일맥상통한다. “사실 사업하는 이들의 목표와 비전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 경동원은 일관되게 쾌적한 생활 환경 조성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다. 늘푸른 재단의 설립과 공모전 후원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한때 기업의 CSR이 화두였는데 최근에는 ESG 경영이 회자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산업 형태의 변화와 개인의 목소리가 중시되면서 등장한 시대적 요구, 소위 말하는 시대정신을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한 것이다. 소주주도 기업을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경영도 포함된다. 경동원은 여기에 더해 겸손함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속도의 문제일 뿐 도시 녹화는 더 확대될 것 노연상 이사장은 쌍용정유 전무, 에쓰오일 업무총괄담당 수석부사장, 에쓰오일 사장을 역임한 후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경동원 사장으로 일했다. 본인 표현에 의하면 “인생의 절반을 석유 제품을 팔며 살다가” 인생 후반부에 경동원 사장과 늘푸른 이사장을 맡아 환경을 보호하는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인공지반 녹화를 비롯한 도시 녹화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 초경량 인공토양 제작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다가 자연스럽게 도시 녹화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15개의 청사 건물을 하나로 연결한 세계 최대 규모(2016년 기네스북 등재)의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에 파라소가 쓰였다. 거창하게 기후 변화, 환경 위기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도시 녹화는 확대될 것이다. 다만 속도가 문제다. 녹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사회적 요구가 커져야 확산의 폭이 커질 것이다.” 이 대목에서 노 이사장은 조경의 저변 확대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정유 회사에서 인생의 반을 보냈다. 건축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없었는데, 에쓰오일과 경동원 사장으로 일하면서 인문학에서 출발해 음악, 미술, 철학을 거쳐 건축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조찬 강연을 통해 국내외 건축가들의 작품을 많이 접했다. 흥미가 생기니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의 작품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조찬회에서 조경가의 강연은 들은 적이 없다. 늘푸른 이사장을 맡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조경이란 분야 자체를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조경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깝다. 그만큼 대중적인 조경 콘텐츠가 부족하다. 조경을 일반에게 알리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해보면 좋겠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단행본 출판, 강연회를 비롯한 문화 프로그램, 유튜브 등 해볼 만한 것이 많다.” 조경학과 학생들이 자부심 느낄 수 있도록 “공모전 수상이 지금의 소장님을 만든 것 같다. 학생들에게 공모전 참여를 추천하고 싶은가? 물론 추천한다. 공모전 수상은 어떤 자극이 된다. 설계자라면 자신의 열정을 본인이 키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적당히 잘하는 것을 넘어 기분 좋게 잘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그 열정을 끌어 올려 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제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을 수상한 박경탁 소장이 제2회 젊은 조경가 인터뷰 때 들려준 이야기다. 환경조경대전 수상자 중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조경가로 성장하여 활동 중이다. 환경조경대전이 조경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전의 장을 열어준 덕분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노연상 이사장에게 학생들에게 전하는 격려의 말을 부탁했다. “조경의 대중화는 조경학과 학생들의 자부심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요즘 대학생을 대상으로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대다수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전공이 좋아 온 학생이 있는 반면, 성적에 맞추어 전공을 선택한 친구도 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학과에 애정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확신이 들지 않아서 또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고민하는 학생도 상당수다. 모쪼록 조경학과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조경 문화에 대한 저변이 넓어지길 기대한다. 또 학생들이 그런 포부를 갖고 인생을 설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태도보다 ‘이렇게 하겠다’는 행동이 중요하다. 목표가 구체적일수록 실현 가능성도 높아진다. 10년 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구체적인 장면을 설정하고 하나씩 실천해나간다면, 그 장면 속에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조경설계업협의회(이하 조설협)가 조경설계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하고 제도적 문제와 설계사무소의 어려움을 함께 타진하는 법정 단체로서 정체성을 재정립한다. 박명권 조설협 제4대 회장(그룹한 어소시에이트 회장, 환경과조경 발행인)은 한국 조경설계업의 현안과 나아갈 방향으로 ▲조경설계비 제대로 받기 ▲조경 설계발주 관련 제도의 보완 ▲실무재교육 프로그램 마련 ▲차세대 조경설계가 양성 ▲조경설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 ▲조경설계 올해의 작가상 제정 ▲사단법인 조경가협회로 발전 ▲조경설계 감리제도 도입 ▲조경설계 시장의 업역 확대 ▲해외시장 개척 등 10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그동안 조경설계업계가 풀지 못한 문제들을 제시하면서 일부 과제는 임기 내 중점 추진하고, 일부 과제는 장기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둔다. 특히 협회 명칭을 조경가협회로 변경하고 사단법인으로 등록해 조경설계업의 권익을 보호하고 법·제도 및 정책 대응이 가능한 법정 단체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그동안 조설협은 설계사무소대표자협의회 수준의 친목단체에 머물렀다. 그래서 현재 사무국과 별도의 집행부가 부재한 상태다. 이에 박 회장은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정비부터 시작한다. 조경설계에 몸담고 있는 경력직원들까지 회원을 확장해 보다 발전적인 조설협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조직 구성은 ▲기획위원회 ▲제도개선위원회 ▲교육위원회 ▲미래인재 위원회 ▲홍보위원회로 구분되지만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수평적 집단 지성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각 분과별 책임자를 두지 않고 여러 부회장을 임명한 후 이슈별로 동시에 토론하며 유기적으로 역할이 부여된다. 회장 임기 내에는 최소 ‘조경설계 올해의 작가상 제정’과 2022년 IFLA(세계조경가협회) 한국총회에 맞춰 ‘세계 최대 조경설계작품 전시회’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과조경’에서는 매년 올해의 ‘젊은 조경가’상 시상을 통해 한국 조경의 내일을 설계하는 젊은 조경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하지만 공모 대상자가 만 45세 이하로 한정돼 정작 기성 작가들은 수상 기회가 없어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이에 조설협에서는 ‘환경과조경’과의 제휴를 통해 새롭게 ‘올해의 작가상’을 제정해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에 대한 시상과 홍보로 조경가 알리기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매년 한국조경학회와 환경과조경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 정기적으로 조설협 주최 기성작가전을 개최해 한 해 동안 조경설계사무소들에서 디자인한 작품들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만든다. IFLA 한국총회 때는 해외 유수의 작가들을 초청해 ‘팬데믹 이후의 조경의 신 패러다임’을 주제로 세계 최대 규모의 조경설계작품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박명권 회장은 “조경설계업이 양적인 성장은 많이 했지만, 활황기 때 제대로 된 조직이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해 여전히 소규모 회사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다”며 “조경설계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5년간의 설계사무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과제를 풀어보려 한다. 임기 중 다 이뤄질 수 없겠지만 임기 동안 회원들과 소통하면서 장기적으로 조설협이 가야 할 방향을 정립해나갈 계획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박명권 회장과의 일문일답 - 조경설계업을 가장 어렵게 하는 문제로 턱없이 낮게 책정되는 설계대가가 꼽힌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기술서비스 질 하락, 고급인력 유입 감소,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등의 악순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어떻게 대응코자 하는가? ▶ 2021년 1월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엔지니어링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공표했다. 이번에 신설된 ‘조경 설계 표준품셈’은 조경 설계대가 산정의 최우선 기준이 된다.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에 따라 발주청이 조경 ▲기본설계 ▲실시설계 ▲기본 및 실시설계를 발주하는 경우 관계법령에 따른 대가의 고시, 기타 특별한 상황 등에 따른 예외사항을 제외하고는 본 표준품셈을 적용해 실비정액가산방식에 따라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 조설협은 신설된 조경표준품셈의 이해를 돕고 조경설계비 대가를 제대로 받기 위한 조경설계표준품셈 설명회를 개최하고 용역대가를 제정된 품셈에 따라 적용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조경설계표준계약서를 제정해 조경설계 업무범위와 대가기준 등을 명확히 하고, 그동안 불확실한 계약서로 인해 주어진 발주처의 부당한 요구 등 불공정 계약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민간건설사 저가 입찰과 건축사사무소의 ‘열정 페이’ 강요 행위 근절을 위한 노력도 기울일 것이다. 고질적으로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일부 건축사사무소 명단을 공유하고, 이를 시정토록 노력하겠다. - 조경설계용역 발주 방식도 조경설계업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 지난 몇 년간 공원을 설계하는 일에 건축물을 일부 포함해 ‘건축공모’로 발주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조경설계공모 관련법령 부재가 원인이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시 조설협에서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조경진흥법 개정 등을 통해 조경설계공모 관련 법령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질 신진 조경설계사무소들의 시장진입을 막는 PQ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PQ제도는 일방적인 실적위주의 평가와 애매한 자격심사기준, 단순경력 위주의 기술평가 등으로 인해 대형 엔지니어링사를 위한 제도라는 비평이 많다. 실제 최근 LH도 연간 한두 건의 현상공모를 제외하고는 조경 설계 발주물량의 상당수를 PQ방식을 통해 상위 대형엔지니어링사가 수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LH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선호되는 PQ(사업수행능력평가)방식의 발주비중을 줄이고 비교적 공정한 평가방식인 현상공모가 늘어나게 발주처에 건의하겠다. - 국토교통부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건설산업 전 과정에 BIM 적용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 뿐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른 설계 동향이나 신기술 습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조경설계사무소에 근무하는 대다수의 조경인들은 취업 후 이렇다 할 재교육 기회가 없는 현실이다. 조설협에서 가능한 한 상/하반기별 설계세미나를 개최해 최신 설계 동향이나 신기술 등에 관한 교육을 통해 기성 조경설계가들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주요 현상공모 당선작에 대한 당선작가 토크쇼를 개최해 유능한 조경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널리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또한 BIM 등 최신의 설계기법과 Tool에 대한 교육 기회도 만들고, 코로나가 종식되는 대로 해외 선진조경사례를 조설협 회원들과 함께 답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 - 조경을 비롯한 건설산업 전반에 인력난이 심각하다. 설계사무소는 더 어려운 걸로 알고 있는데, 이를 타계할 방법이 있는가? ▶ 대학 졸업생들의 설계사무소 취업이 점점 줄어들고 설계사무소들은 신규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경설계사무소는 너무 힘들고 근무조건이 열악하다는 잘못된 소문으로 인해 학생들이 현장을 직접 접해보기도 전에 설계사무소의 진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을 상대로 조경 설계사무소의 비전과 보람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를 통해 미래 조경가를 키워내는 데 힘을 보태겠다. 대학 재학생들이 졸업 전에 조경 설계사무소에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방학기간을 이용한 인턴 실습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 - 조경설계 위상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우리나라 조경설계가들이 자존감을 상실하는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가 작품의 크레딧 즉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다. 해외의 경우 설계가들의 작품성을 높이 인정하고 설계 작품의 크레딧에 관한 권한을 대부분 작가에게 부여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발주처에 귀속시키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대부분 작품들이 발주처의 입김에 의해 변질되거나 원형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고 준공이 된 후에는 과연 이게 누구의 작품인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나라 조경설계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 하이라인으로 유명한 제임스 코너나 조경계의 세계적 스타인 조지 하그리브스처럼 ‘스타 조경가’를 키우지 못하고 한국조경설계업계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일부 민간 건설사의 경우에는 IFLA나 ASLA에 설계작품을 출품하면서 설계자가 아닌 건설사 이름으로 버젓이 출품하는 웃픈 현실도 있다.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건축설계업계의 경우 최근 소송을 통해 대법원에서 건축설계 작품의 저작권이 건축가에게 있다는 판결을 받아내는 등 설계저작권에 관한 노력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은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것이다. - 정부를 상대로 정책을 제안하고 협상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법정 단체로서 지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 조경설계업협의회에서 사단법인 조경가협회로 발전시키는 것이 장기적인 계획이다. 우리 조경설계 분야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성장의 주역으로서 쾌적한 환경 조성과, 시민건강 향상 등 환경복지를 실천하는 녹색인프라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국토환경 개선과 환경복지 기반의 중추적 임무를 수행하는 조경설계분야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적 배려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으로 조설협을 사단법인화 하고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을 받는 법정 단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사단법인 설립 후에는 건축사제도와 같은 조경사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조경가협회가 회원관리는 물론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한국조경협회가 젊은 조경인들에게 가까이 다가선다” 올해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조경협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갈 분과위원장의 약 2/3가 새 인물로 채워질 예정이다. 40대 초반의 젊은 조경인을 주축으로 심지어 30대 분과위원장까지 선임하는 파격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젊은 조경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홍길 제21대 한국조경협회 회장은 “그간 협회가 조경의 대외적인 현안에 많이 치중하면서 기본적인 내부 문제들을 간과한 측면이 있었다”며 “협회의 기본인 회원들의 권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젊은 조경인들의 참여를 강조하며 임기중 협회의 운영 방향에 대해 ‘소통’과 ‘도약’ 두 가지의 큰 틀을 제시했다. “협회, 위기 아닌 기회 맞고 있다” 코로나 시대, 조경 가치 ‘상승’ 해를 거듭하면서 “협회가 위기”라는 말이 많았다. 조경협회는 수익사업을 통해서 운영되는 구조가 아니고,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어 봉사하고, 때론 자기 주머니도 털어서 운영되고 있다. 업황이 좋을 때는 기부도 많았는데, 전반적으로 업황이 어렵다 보니 기부도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위기’라는 말이 틀리진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홍길 회장은 “지금 협회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19‧20대에서 한국조경사회를 한국조경협회로 단체명 변경을 추진하면서, 외부에서는 한국조경협회를 조경 산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인식하게 됐고, 협회도 외부적인 위상이 부쩍 높아진 것을 느끼고 있다. 외부에서 요청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바빠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운신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최근 조경업황도 어렵다고만 볼 일이 아니다. 작년 한 해 코로나가 조경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준 것은 분명하지만, 코로나가 조경 분야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민들이 공원이나 캠핑장 등 야외를 많이 찾게 되면서 외부 공간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됐고, 조경에 대한 사회적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조경이 할 수 있는 일도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홍길 대표는 “이런 기회들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내년에 광주에서 열리는 ‘IFLA 한국총회’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IFLA 한국총회’를 통해 일반 대중들은 물론 정치권 등에 조경을 잘 알리는 역할을 해서 조경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이다. 달라진 위상, 대내‧대외 수석부회장 이원화 법제 대응 강화 ‘조경협력센터’ 설립…자연환경보전업법 ‘반대’ 협회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일이 방대해지다 보니 협회 조직에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한 명의 수석부회장을 두던 것에서 대내수석부회장과 대외수석부회장 두 명의 수석부회장 체제로 조직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대내수석부회장은 협회 회원들의 복지나 회원들 간 소통을 강화하는 사업들을 꾸려나가게 되고, 대외수석부회장은 조경진흥법이나 산림청 대응 등 법‧제도적 측면에서 우리가 지키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 대외적으로 챙겨야 할 사항들을 맡게 된다. 특히 법제 대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협회 내부에 ‘조경협력센터’를 설립했다. 이홍길 회장은 법‧제도적인 문제들은 협회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다른 여러 조경단체들과 한목소리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센터는 협회의 입장을 밝히면서, 환경조경발전재단이나 조경지원센터와 협력을 통해 조경계의 권리를 지켜나가는 일을 할 것이다. “작년 말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담은 자연환경보전법 개정안이 입법발의가 됐다. 자연환경 및 생태 관련해서는 조경업계에서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인데, 업이 새로 신설되면 면허를 새로 등록해야 된다. 인원도 적은 조경업계에 어려움을 줄 수가 있어서 대응해 나가려고 한다. 우리 협회가 대처를 잘해야 기존 조경업을 하는 분들이 손해를 받지 않고 업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회원간 ‘소통’ 강화와 권리 찾기 IFLA 한국총회, 조경 ‘도약’ 계기 대내적으로는 그간 소홀했던 회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IFLA 한국총회 등의 행사를 통해 조경 분야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 이것이 21대 협회가 주력해 나갈 방향이다. 이홍길 회장은 협회가 40년을 지나면서 조직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잘 갖추어졌지만, 정작 협회 회원들을 위한 내부적인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 협회 고문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그래서 회원들에게 회원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회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 앱도 새로 개발할 계획이다. 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조경에 대한 정보도 얻고, 회원 관리나 회원 서비스 혜택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조경계 전체가 소통할 수 있는 행사를 임기중 부활하고자 한다. 예전에는 체육대회를 통해서 조경인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체육대회는 아니더라도 전국에서 조경인들이 모여 서로 어려운 점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하는 소통의 지점을 많이 만들어 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속감을 고취하고 현재 낮은 회비 납부율을 높여 운영의 자립성도 확보해 나가고자 한다. “전국 고등학교에 조경학과가 50개가 되는데, 이렇게 많은지 깜짝 놀랐다.” 조경박람회나 한마음 대축제 등 조경계 행사에 고등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통해 젊은 조경기능인 양성을 활성화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이들이 미래에 조경 분야로 사회 진출을 하게 되면 훗날 훌륭한 조경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는 현재 조경이 국제기능올림픽 종목에서 배제됐는데, 앞으로 다시 세계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해외에서는 IFLA는 물론 ASLA 등의 행사에 학계보다는 업계에서 많이 참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IFLA 세계총회’가 학회 주도 행사로만 인식되고 있는데, 업계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22년 IFLA 한국총회’를 훌륭하게 준비하는 것도 핵심사업이다. 이번 IFLA 한국총회는 지난 1992년에 경주에서 개최한 이래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행사로, 국내 조경 분야의 터닝 포인트가 되도록 만들고자 한다. 현재는 사회적으로 조경의 입지가 공고하지 못하고 조경가들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지 못하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조경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조경인들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조경, ‘국민적 관심’ ‘큰 도약’ 필요한 시점 “젊은 조경인, 관심과 참여 필요” 한국조경협회가 젊은 조경인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조경업계에 뛰어든 모든 사람이 협회의 회원이 될 수 있다. 과거 선배들이 조경의 발전을 위해 전진해 온 역사가 있고, 이러한 역할들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후배 조경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홍길 회장은 이제 조경이 충분히 국민적인 관심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갖춘 분야라며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조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조경의 중요성에 비해 외부적으로 많이 인정받고 있진 못하지만, 벌써 조경협회가 40년이 됐고 내년이면 조경학회가 50년이 된다. 그 어떤 분야 못지 않게 국민적인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고 또한 그만큼 큰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도약을 위해 젊은 조경인들의 참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전 세계인이 마스크를 쓴 상태로 1년을 넘겼다. 코로나 팬데믹이 몰고 온 많은 변화 중 가장 큰 건 비대면의 일상화가 아닐까. 라이프스타일이 집콕 생활 중심으로 변화하며 쇼핑 뿐 아니라 교육과 먹거리 소비까지 온라인 시장이 주도하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언택트(untact) 기술이 조명 받으며 사람 간 거리가 더 멀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역설적이게도 2021년 트렌드로 제시되는 주요 키워드는 ‘휴먼터치’다. 기후위기, 전염병, 경제위기 삼중고 속 50주년을 바라보는 25대 조경학회의 아젠다가 이와 맞닿아있는 듯하다. ‘휴먼터치’는 기술적으론 혼자 생활하기 쉬워지더라도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려식물을 두는 것만으로도 외로움과 우울감이 완화된다 하니 다른 생명과의 교감으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시점에 인공의 건축과 도시에 자연을 끌어들이는 조경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회장의 학회 운영 기조는 50년을 맞은 조경 분야의 사회적인 역할을 새로 정립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사회적인 조경 알리기와 조경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수행 그리고 전 세계 조경인의 축제가 한국에서 열리는 시점이 그의 임기이기도 하다. 조경은 가상이 아닌 현실 그리고 격리된 혼자만의 공간이 아닌, 공공의 장소를 주로 다룬다는 점에서도 변화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휴먼터치’와 궤를 같이 한다 할 수 있다. 조경진 신임 조경학회장(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은 후보 시절 ‘한국 조경 50+50,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열자’라는 기치 아래 ▲2022년 광주 IFLA 세계대회 성공 개최 ▲한국 조경 미래 50년을 위한 비전플랜 수립 ▲미래 세대 조경인 키우기 ▲교육하고 연구하는 학회 정체성 강화라는 네 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공약 실현을 위한 집행부 구성을 마무리 짓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나가고 있다. 조경학회는 지난 50년을 돌아보는 사업으로 기념도서 발간, 전시, 대 사회적인 조경 알리기에 나선다.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는 활동으로는 범조경계 차원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조경분야의 대응 전략 등의 비전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정책 이슈 선도를 위한 교육 및 연구에도 내실화를 기한다. 수시로 포럼, 심포지움 개최 등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온라인 전략도 구상한다. 각 분야별 역할분담을 재편하고 새로운 TF를 마련할 예정이며 조경정보지, 여름조경학교, 환경조경대전, 조경대상 등 기존 사업들을 점검해 기존 틀에서 벗어난 전략 및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50주년 비전 수립을 위해 설립된 비전플랜위원회(부회장 이유직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올해부터 두 달에 한 번씩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하면서 의제 발굴에 나선다. 기후위기, 전염병, 경제위기가 맞물린 시대, 비전플랜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기보다는 학교에서 어떻게 교육하고 사회적인 아젠다를 선도할 것인지 방향을 고민하는 데 있다는 것이 조 회장의 설명이다. “학회가 설립된 1972년은 아직 근대화 여정에 있었다. 고속도로 건설, 관광지 개발, 국토 보전 등 개발 시대에서 그 당시 조경이 리더십을 갖고 큰 역할을 했다. 그 관성이 지금까지 흘러왔다.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와 재난재해에 대응하는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 도시 전체가 생태적인 친환경 도시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도시 중심의 장소들이 숲이 되고 공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맞는 조경의 위상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22년 광주 개최를 앞둔 IFLA 준비를 위한 특별위원회부회장은 김아연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맡았다. 주제는 지난 50년과 미래 50년을 포용하는 ‘re : public(리 : 퍼블릭)’으로 확정했으며, 세부 주제는 ▲펜데믹 랜드스케이프 ▲리질리언트 시티 ▲포용사회 ▲뉴 라이프스타일이다. 예산 확보 및 정부 지원을 위한 체계도 탄탄하게 구축 중이다. IFLA 특별자문위원장은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 지명된 황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맡기로 했다. 이외에도 여야 국회의원, 시민사회, 민간 특별자문위원 초청을 구상 중이며 올해 초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2022년 예산 수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IFLA 한국총회의 메인이벤트 기간은 2022년 8월 31~9월 2일이다. 프리이벤트로 8월 28~30일에는 71개국 회장단 회의 및 대표단 모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8월 28~31일은 학생 디자인샤렛을 운영하고, 30일 학생공모전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개최지인 광주 외 타 도시에서 포스트 투어를 진행하고 광주에서도 투어를 진행한다. 현재 2020년 예정이었던 말레이시아 총회도 올해 8월로 연기된 상태이니 만큼 상황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중이다. 학술교류 외에도 IFLA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와 기념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2022년은 조경가 옴스테드 탄생 200주년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코네티컷 대학교와 1~2월 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행사를 연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경가 정영선 대표(조경설계 서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할머니 조경가의 ‘땅에 쓰는 시’> 등의 콘텐츠 협력, 한국 조경 50년 및 IFLA 30주년 기념공원 조성 추진도 구상 중이다. 조 회장은 대 사회적인 조경 홍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분과(부회장 박승진 로사이 대표)도 신설했다. ‘조경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조경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젊은 조경가나 학생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학회장으로서 자연환경복원업에 대한 입장도 제시했다. 조 회장은 “조경 분야는 폭이 넓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의 전문영역을 봤을 때. 자연환경복원은 조경의 메인 분야다. 일하는 부서에 따라 업역을 구분하고 자체 업을 만드는 건 무리가 있다. 융합의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연환경복원을 하면서 다른 분야와 협업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 조경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도 있고,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특정 일은 어떤 전문가가 해야 한다고 구분하는 건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자격요건을 만드는 건 또 하나의 규제다.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조 회장은 IFLA 개최에 있어 “조경인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특히 참여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자 하니 젊은 세대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자연환경보전업 신설, 건설업 대업종화 등 조경업계를 둘러싼 도전적인 현안이 여전한 가운데, 그간 조경관련 법‧제도적 대응에 앞장서 온 환경조경발전재단의 심왕섭 신임 이사장이 올해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심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조경단체에서 일을 해왔으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전문건설협회 조경협의회의 제11대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장을 역임하면서, 조경에 대한 애착이 높고 현안에 매우 밝아 안정적이고 지속성 있는 정책 대응에 적임이라는 평이다. 이에 심왕섭 이사장을 만나 조경계 현안에 대한 입장과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심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재단, 법‧제도 컨트롤타워 역할 … 조경 현안 ‘적극 대처’ 자연환경보전업 신설 ‘반대’…조경업과 차별성 ‘별로’ 공원 안에 도시숲 조성 “절대 안될 일” - 재단 이사장 취임 소감을 부탁드린다. ▶ 지금 조경 분야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여러 현안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재단이 잘 운영됐으면 좋겠는데, 여건이 좋지 못하다. 조경학회도 2022년 광주에서 열리는 IFLA 세계총회 준비로 많이 바쁘고, 협회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내가 이런 중책을 맡게 돼 걱정도 든다. 하지만 조경계의 오래된 현안에 대한 대응이나 방향성이 단절되면 안된다는 우려가 있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재단 이사장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조경 현안에 대한 그간 흐름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과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 지금까지는 조경학회장나 조경협회장 출신이 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아 왔었는데, 처음으로 전문건설협회장 출신이 이사장을 맡게 돼 그 배경이 궁금했었다. 재단의 위상이나 역할 변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가. ▶ 시공 분야 출신이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을 맞게 되면 조직의 위상이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특별히 재단의 위상 변화나 역할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재단은 앞으로도 조경계 현안을 대응하는 데 있어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 각 현안별로 입장을 들어보고 싶다. 우선 최근 입법발의된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 자연환경보전업 문제는 오래전 처음 발의될 때부터 조경계에서 반대를 해왔다. 우선 업역 측면에서 보면 이미 조경업에서 하고 있던 일들인데 업 신설로 면허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4000여 개 되는 조경업체들의 영세성을 고려했을 때 대응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서는 조경업계 입장에서도 파이가 커지는 일이라고 말을 하는데, 그 일을 조경업체에 준다는 것이 아니므로 절대 파이가 커지는 것이 아니다. 당시에도 그런 주장을 했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자연환경보전업이 조경업과 완전히 다른 독자성을 가진 것으로 보기 힘들다. 설계만 보아도 자연환경보전업 시방서는 조경업에서 쓰고 있었던 것을 준용해서 사용하다가 생태 분야의 성격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시켜 온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에서는 건설업 대업종화를 통해서 면허 종류를 줄이고 있는 상황인데, 오히려 환경부가 유사업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것은 국가 정책과도 맞지 않는 잘못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조경업체에서 면허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생태복원기사를 한 명 더 뽑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배출된 생태복원기사가 이제서야 4000명을 넘었을 뿐이어서 기사 부족으로 균형도 맞지 않는 상황이다. 이렇게 설계와 시공 양측면에서 모두 반대를 하고 있다. - 만약에 조경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업 신설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 그렇다. 조경업체를 배제하고 업을 신설하겠다는 것이갈등의핵심이다. 우리가 예전부터 해오던 일을 시대에 역행하면서까지 새롭게 법을 만들어 업을 신설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해오던 일을 그냥 할 수 있도록 조경업체를 포함시키면 문제가 해결된다. 도시숲법도 조경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고 법이 통과됐다. - 환경부가 최근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그린뉴딜 국책사업으로 강하게 추진하면서, 관련 심포지엄에서 조경업계만 찬성해 주면 정부 관계부처는 이미 합의가 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 산림청의 도시숲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경계와 국토부가 많은 소통을 하는 기회가 됐다. 현재 국토부는 소관부서로서 조경계의 뜻을 존중하고 있다. 여러 사안들에 대해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으며 국토부에서도 조경 면허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국토부에서 건설 업종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조경전문공사업도 하나로 통합이 되는데, 그 아래 주력업종이라는 제도가 생긴다. 현재는 식재와 시설물 두 개의 주력업종이 존재하지만, 생태나 물 등을 포함해 4개 주력업종을 만들어 생태업을 명확히 조경공사업의 영역으로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안에는 공원에 도시숲을 조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조경계가 반대하는 내용이다. ▶ 특히 공원 부분은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혹시라도 산림청에서 이를 법제화하려고 한다면 강력 항의를 통해 도시숲에서 공원을 삭제하는 쪽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도시숲에 공원을 넣는 문제는 그렇게 쉽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조경은 학문 성립된 몇 안되는 건설업종…업종 폐지 ‘반대’ 조경수 가격고시 폐지, “대안 마련 위해 노력할 것” 조경회관 건립 추진 ‘재시동’ - 현재 추진되고 있는 건설업 대업종화도 조경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대응을 해나갈 계획인가. ▶ 종합과 전문이 통합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전문건설업쪽에서는 전문에서도 종합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로 찬성 의견이 많은데, 사실 전문이 종합을 이길 수가 없다고 본다. 업종 구분이 없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 재단에서는 대업종화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 이 문제는 대승적으로 조경계 전체를 보고 행동해야 한다. 건설업종에는 대학에 학과가 설치돼 있고 학문을 형성하고 있는 업종이 몇 개 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조경은 도장이나 방수 등과는 다르다. 전문공사업들이 없어지더라도 조경은 고유의 업종을 담을 수 있도록 구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조경학과 학생들도 조경회사에 들어가 조경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업종을 지키지 않으면 조경업은 정체성을 잃고 아무나 할 수 있는 하도급업으로 전락한다. 대업종화를 반대하고 기존 조경업종을 지키는 일은 조경계 선배로서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 최근 조달청의 조경수 가격고시 폐지가 이슈가 됐다. ▶ 조달청이 조경수 가격고시 민원으로 많이 시달리면서 이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조달청에서는 가격고시를 할 의무가 있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조경수에 대한 고시가격이 없어지면 조경업체의 설계 변경 등 업무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그래서 조경단체들이 조달청을 찾아가 가격고시를 유지해 줄 것을 부탁을 했고, 조달청에서는 실제 조달한 조경수 품목에 한해서 거래 가격을 제공해 주기로 했다. 나머지 조경수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접 가격조사를 해야 하는데, 인력이 너무 많이 필요한 일이다. 현재 LH에서 이에 대한 용역을 맡기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재단에서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 그 외 임기 동안 재단에서 주력할 사업은 무엇인가. ▶ 조경회관 건립에 기틀을 만들고 싶다. 현재 회관 건립에 대해 일부 논의되고 있다. 자금은 국회를 설득해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자 한다. 모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 신축년 새해를 맞아 조경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탁드린다. ▶ 대한민국 조경에는 몇 가지 문제가 누적돼 있다. 조경의 근간이자 핵심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정원과 공원, 도시기반시설로서의 녹지, 생태환경, 그리고 경관 등은 지난 몇 해 동안 분리되고 위협받는 분쟁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조경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한 덕분에 어려운 여건에서도 조경은 크게 성장하기도 했다. 여러 영역에서의 충돌을 나쁘게만 볼 일이 아니다. 그만큼 크고 넓은 영역에서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업역이 꾸준히 개발되는 것은 여러 전문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상이다. 다만 우리 조경계가 다양한 영역을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새로운 역할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대한민국 조경 50여 년의 세월 동안 주력 부문과 새로운 부문이 늘 공존해 왔다. 그런 만큼 현시점에서의 위기도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고 노하우도 충분하다. 올 한 해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조경의 역할에 대해 많이 논의되길 바라며, 환경조경발전재단이 그 역할의 구심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회원간 끈적한 유대감을 자랑해 왔던 건설사조경협의회(이하 건조회)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변변한 만남 한 번 가지지 못한 채 한 해를 지내고 있다. 올해부터 모임을 맡아 이끌게 된 이현우 건조회 회장(현대산업개발 그룹장)은 괜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건조회 회원들에게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빨리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실적 발표를 보면 건설사들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어느 정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주택분양시장이 일찌감치 호황을 지났고, 최근 코로나의 재확산과 정부의 규제 정책이 맞물리면서 좋은 전망을 내다보기는 힘들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현우 건조회 회장은 국내 건설시장에 대한 전망을 “불확실”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나아질만한 뚜렷한 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코로나 여파도 있지만 정부의 SOC 사업도 줄고 분양성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서 앞으로 아파트 사업에 의존도가 높은 민간조경 분야에 파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주택을 늘리겠다고 나선 것은 청신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로 추진될 것인지는 또한 ‘불확실’한 부분이다. “현재로선 건설시장에 대해 불확실성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조경 물량은 건축에 비해 1~2년 정도 늦게 나오는데 우리 회사나 타건설사를 봐도 실적이 약해지고 있어서 조경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조경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이현우 회장은 건설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조경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믿는다. 조금은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먹고 사는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조경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기대감이다. 최근 확대되는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등의 사회적 이슈를 기반으로 공원의 중요성은 훨씬 더 커질 것이고, 조경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시장의 위기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데에 공감한다. 아파트 분양이 잘 안되면 조경에 힘을 주는 전략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조경공사비는 총공사비의 5% 내외에 해당하는데, 실제 아파트의 고급화에 조경이 책임지는 부분은 30% 이상이다. 이현우 회장도 조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점을 들어 조경에 대한 더 많은 투자를 해줄 것을 회사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요즘 건조회 회원분들이 많이 어려울 것이다. 조금 나아 보이는 회사도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들 치열하다. 조경은 총예산 대비 작지만 최대한 자신의 일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 안에서 조경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일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건설사 직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변별력을 만드는 일이다. 이현우 회장은 “아이파크의 조경은 무엇이냐. 그것을 만들어 와라”라는 요구에 요즘 고민이 많다고 했다. 예전에는 몇몇 건설사들이 아파트 조경의 새로운 트렌트를 선도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작은 회사들이 큰 회사를 따라하기도 하고, 설계사무실 몇 군데에서 여러 건설사의 설계를 하다보니 전체적으로 비슷해지고 상향평준화됐다. 아파트 조경의 트렌드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항상 고민거리이지만 점점 더 힘든 일이 된 것이다. 이현우 회장은 성과와 실적 목표에 많이 지쳐 있을 건설사 직원들에게 건조회가 편한 안식처같은 모임이길 바랐다. 건조회는 처음에 10개 건설사를 중심으로 운영되다가 자격이 확대되면서 회원이 대폭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작은 회사 회원들의 소외감이 생겼고, 젊은 세대간 교류가 약해졌다. 이들의 만남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각종 모임들을 계획중이었으나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났다. “건조회, 요즘 힘든 시기입니까?”라는 질문에 이현우 회장은 “힘든 시기인 것이 맞죠”라며 “직접 만나서 얼굴 마주보는 것이 건조회의 가장 중요한 취지인데 코로나로 인해 모임 차제가 정지 상태”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계속 보고서를 내고 계속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잠시 잊고 서로에게 편안함이 되는 안식처로서 건조회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아쉬움과 함께 “건조회 회원들, 빨리 보고 싶습니다. 소주 한 잔을 기울일 수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조경설계 대가기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엔지니어링업계가 일한 만큼의 적정한 사업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해온 엔지니어링 표준품셈 정비 순서가 오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7년부터 엔지니어링 표준품셈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왔다. 2017년 12월 ‘한국엔지니어링협회’를 ‘엔지니어링 표준품셈 관리기관’으로 지정하고 순차적으로 분야별 표준품셈을 심의·공표했다. 그동안 표준품셈 부재로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발주청은 객관적인 기준 없이 인건비를 산정해 왔다. 특히 예산 절감, 감사 부담 등을 사유로 원가 이하의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일도 빈번했다. 그 결과 사업자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기술서비스 질 하락, 고급인력 유입 감소,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특히 조경설계는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 근거한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기준’을 따르고 있는데, 공사비요율 적용조차 도로분야 기준을 적용해 대가 산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산자부는 엔지니어링사업 대가 산출의 기본원칙인 ‘실비정액가산방식’을 활성화하고자 대대적인 표준품셈 정비를 추진했으며, 올해 조경 엔지니어링사업(이하 조경설계)에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조경설계 표준품셈’ 개발에 착수했다. 실비정액가산방식은 직접인건비, 직접경비, 제경비, 기술료와 부가가치세를 합산해 대가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직접인건비는 업무에 투입되는 기술등급별 기술자 기준인원수로 산정한다. 엔지니어링 표준품셈은 전체 공사과정에서 시공을 제외한 나머지 과정 전체에 적용한다. ‘조경설계 표준품셈’ 연구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품셈관리센터 연구원 2명과 한국조경협회 추천 초빙연구원 2명이 중심으로 수행하며 조경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회 12명, 중앙부처 및 지자체, 공기업 등으로 구성된 부문위원회 8명이 함께 참여한다. 투입인원수, 보정계수 마련 등을 통해 초안을 마련하고 7월 중 품셈(안)에 대한 1차 조경설계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9월에 부문위원회 중간평가를 거치고, 10월까지 전문가협의회를 통한 품셈(안) 보완, 10월 중 품셈에 대한 업계·발주청 등 대상 2차 공청회, 11월 부문위원회 최종평가, 12월 표준품셈 심의위원회 의결 후 산자부 인가·공표 예정이다. 이번 ‘조경설계 표준품셈’ 개발에는 김영욱 한솔에스엔디 대표가 초빙연구원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조경기술사와 자연환경관리기술사 자격을 모두 가진 그는 건설기술연구원 산하 국가건설기준센터에서 조경기준위원장을 역임하며 조경설계기준과 조경시방서 제정에 역할을 해왔는데, ‘조경설계 표준품셈’ 제정에까지 참여하며 조경 관련 기준 간 연계 및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올해 표준품셈 제정 때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순차적으로 완성도를 높여갈 기반 만들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이번 품셈 제정에서 조경의 모든 부문을 담기에는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다. 주거단지, 관광 및 지역활성화 등 대표적인 부문을 먼저 제정하고 난이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바꿔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공원, 녹지 등 설계에 따라 내용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변수를 잘 적용해서 합리적으로 산출 근거를 만들고자 한다. 단발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산자부나 관리기관에서 후속 개정 작업을 빨리 수행할 수 있도록 조경인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현실과 맞는 완벽한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제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 대표는 조경설계 분야가 어려움을 겪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적정 설계대가를 받지 못한 데 있다고 꼬집었다. 적정 대가를 받아서 엔지니어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다면 예전처럼 조경설계라는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조경설계 표준품셈’ 제정이 장기적으로 설계사무소 인력난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조경설계 표준품셈’ 제정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로 “분야 이미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발주처에서 조경을 나무만 심고 퍼걸러, 벤치만 놓으면 끝나는 정도로 생각해 난이도를 낮게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다 임의로 금액을 깎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그런데 품셈을 제정하면 식재, 시설, 구조, 포장, 수경, 경관조명, 사인시스템 등 조경이 다루는 분야가 분명하게 명시되니 임의로 금액을 조정할 수 없게 되며, 기준에 나온 품목을 통해서 비전공자라도 조경업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거란 설명이다. 적정대가 수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으론 “잘못된 발주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경은 기본계획 수립, 인허가, 기본설계, 실시설계 단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담아서 대가를 주는 설계용역이 거의 없다. 기본 및 실시설계로 발주하면서 그 전 단계인 마스터플랜 작성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을 서비스 차원으로 끌고 넘어갔다. 공사를 하기 위한 실시설계를 ‘기본 및 실시설계’로 발주해 실제 업무를 기본설계부터 시작한다. 전 단계 일을 서비스로 진행시키고 대가 지불을 안 하는 걸 당연시해온 것이다. 이에 모든 엔지니어링 지식서비스 제공에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도록 설계 전 과정에 대한 기준을 잡아나가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는 지난 6월 진행된 전문가 회의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품셈관리센터 연구원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현 공사비요율 방식의 문제기도 한 면적에 의해 산출되는 공사비와 설계비를 연계해서 계산하는 시각을 바로잡는 것도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한 예로 서울에 있는 설계사무소가 부산에 있는 1000㎡ 공간을 설계할 때 현장조사를 한 번 나가는 것과 서울에 있는 1만㎡ 공간 현장조사를 한 번 나가는 것, 혹은 도심권에 있는 것과 산간도서지역, 평지와 산지가 다 다른데 이를 면적에 따라 대가에 차등을 둔다면 어떤 경우는 더 이득이 되고 어떤 경우는 더 손해가 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발주처 요구조건이나 대상지 제반여건, 도면의 중첩도 등에 따라 규모와 관련 없이 업무 난이도가 달라지니 이러한 것들을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작은 어린이공원이나 큰 근린공원이나 기본적으로 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설계 대가를 단순한 면적 개념으로만 볼 수는 없다. 작은 단위의 어린이공원, 근린공원, 선형의 생태하천, 둘레길 등의 차이를 면적으로 잡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실질적인 대가에 맞출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계수로 만들어주면 오류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다.” 김 대표는 설계사 입장에서는 대가가 많이 올라갈수록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발주 입장도 고려해야 하니 그 갭을 최소화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해 발주처도 수긍할 수 있는 타당한 대가 기준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발주처에서 설계비를 책정하는 데 있어 공사비요율보다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표준품셈센터에서는 발주처가 대가산정 방식과 사업의 규모, 특성을 고려한 사업 내용을 선택하면 사업대가가 자동으로 산출되는 온라인 시스템을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스템이 정착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제정해 적용하다 보면 공사비요율과도 접점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조경설계대가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경의 역할은 사람을 위한 공원 및 녹지 등을 조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지구환경에 대한 문제를 푸는 키를 가진 게 조경이다. 조경설계가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전문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조경설계 표준품셈이 그러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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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선 조경가의 조각… “다음세대 위한 유산으로”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정영선조경가의50여년의작업활동의궤적을조경·건축학자와실무자,기획자의시점에서살펴보는자리가열렸다. 국립현대미술관은지난3일‘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전시연계학술행사‘정영선이만든땅을읽다’를개최했다. 학술행사는▲세션1‘조경가정영선을읽다’▲세션2‘정영선의작업을읽다’▲세션3‘정영선과의대화’등총3개의세션으로구성됐다. 김성희현대미술관장은환영사를통해“‘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전시와연계해개최되는이번학술행사는정영선조경가의조경설계에대한역사와철학,그것에대한학제적연구를해보는자리”라며“50여년의한국현대사속에우리의경관을보존하고가꾸며,새롭게창조해왔던정영선조경가의유산이우리에게어떠한의미로다가오고있는지다양한방면으로해석해볼수있는기회인것같다.오늘행사를위해협력해주신모든분들에게감사하다”고말했다. 세션1에서는▲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태도가경관이될때:정영선의조경’▲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유산의창조:조경가정영선이만든한국조경설계의변곡점’을발표했다. 배정한교수는이번전시의도록을바탕으로학자적인입장에서정영선의태도와경관의관계,또그것이어떻게우리의유산으로이어질수있는지에대해이야기했다. 배교수는“정영선의작업을정영선고유의것으로만드는것은부지의조건과맥락을세심하게독해하고섬세하게연결하는태도라고생각한다.정영선의작업에서는관계읽기와관계맺기라는태도가생각과말에머무르지않고식물과지형을매개로현실의경관으로번역된다”고말했다. 이어“많은조경가들이관계,연결에대한강조를많이해왔지만,그게실제경관으로번역돼식물의경관을통해서우리에게수용됐다.여기서우리가살펴봐야될것은‘과연번역되게하려는그매개체장치가무엇이었는가’이부분은정영선의숙제가아닌우리가조금더연구해야하는부분이다.과연그것이무엇이기때문에조경이우리대중에게다가왔는지는조금더살펴볼다음세대의유산이라고생각한다”는의견을밝혔다. 김아연교수는정영선조경가와관련된실무자의시각으로그의구체적인작업을들여다보며,이자산이유산이되기위해현새대와다음세대가생각해봐야하는쟁점들을공유했다. 김교수는“정영선의개별프로젝트는하나하나경계가있지만그안에담겨있는것은국토의총체성에대한부분이다.요즘행정가들이‘국토는하나의정원이다’는말을정말좋아하고있지만,정원의본질적인위기의식‘국토가꾸기’의철학이지금정원사업에서보이지않고잠식과행사중심이됐다.현재가장우려되는것은정원을통해서국토가테마파크화되는것”이라며“땅에쓰는시영화에서‘샛강은샛강답고,한강은한강답고,큰강은큰강답고…’이문장을제일좋아한다.설계하는데있어서아주중요한키워드,철학이라는생각이든다”고말했다. 더불어“정영선의작업은한국조경50년의질적전환을가져오는변곡점을만들었는데,변곡점자체는상향일수도있고하향일수도있다.그이후의경로는정영선의몫이아닌그것을유산으로만드는우리세대의실천에달려있다”며“정영선의작업이현재를성찰하는준거가될때그리고내일을상상하는영감의샘으로작동할때,세대와세대사이에서우리안에서창조될것이다”고강조했다. 세션2에서는최영준한국조경가협회상임이사의사회로▲박승진디자인스튜디오loci소장·전은정조경포레소장이‘협업파트너,서안의유산’▲이호영HLD소장·조용준CA소장이‘전이세대의관찰과시도’▲김선미동아일보기자·백규리현대엔지니어링건축조경팀매니저가‘다음세대의해석과수용’에대해발표했다. 박승진소장과전은정소장은서안이라는작업의울타리안에서정영선조경가와함께작업했던이야기를풀어냈다. 이호영소장과조용준소장은1세대를이어활발하게활동하고있는동시대조경가로서정영선조경가의작업을어떻게바라보고관찰해왔는지,어떻게작업에서적용했는지에대해공유했다. 김선미기자와백규리매니저는조경분야에서대중에게알리는방법과,다음세대에게정영선조경가의작업과조경관을설명할때어떤메시지로해석해서전달하고싶은지에대해이야기했다. 세션3에서는이지회국립현대미술관학예연구사가사회를맡아▲정영선서안대표▲조경진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교수▲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건축학과교수가패널로참여해대화을나눴다.이후청중들과질의응답시간을가졌다. 먼저학술행사포스터배경으로사용된사우스케이프바위에대해이야기했다. 정영선조경가는“포스터를보면근사하고제대로된바위들이있구나생각하겠지만,호미와망치를들고몇날며칠에걸쳐손으로다듬은바위다.남해바닷가는원래경관이좋으니까풀이중심이돼야겠다는생각에서시작된작업이다.조경가가만든조각이라고볼수있다”고설명했다. 조경진교수는“올해봄,여름정영선조경가에대한관심이정말뜨거운것같다.연령대를넘어서이렇게많은사람들한테공감대를일으키고있는것은뭔가시대적추를품고있는것같다.기후위기에지구를돌보는지킴이로서우리의것을존중하는태도와공감을넘어서감동을준다고생각한다”고말했다. 배형민교수는“유명한건축가가설계한곳을가보면정영선의조경이항상어우러져있다.건축과조경이어우러졌을때가장훌륭한점은건축,조경,도시등의영역을떠나서우리함께사는‘공간’이라는것을보여주는것같다”며“건축가와작업할때협업하는방법이따로있는지”에대해질문했다. 정영선조경가는“건축가들과즐겁게일할수있었던것은호암미술관야외에조성된전통정원‘희원’이조경분야에서큰파도를일으켰다.당시오픈식에나라를진두지휘할수있는분들이많이오셨는데,그분들이주변의경관을둘러볼수있는자세를가지실수만있길바랐다.돈을벌기위해서일을했다기보다는우리분야를제대로알려주고나중에후배들한테잘물려주기위해많은고객들과의울타리를만드는데더치중했었다”며“건축이든다른분야든서로믿고최선을다하는관계를유지하는게협업을위한가장중요한방법인것같다”고답했다. 이번학술행사는한국조경가협회와환경과조경의협력으로이뤄졌으며,세미나내용은월간환경과조경8월호에도수록될예정이다. 한편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는오는9월22일까지한국1시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전시중이다.
김지환·이양희 작가, “미완의 헨켈 정원, 작가도 기업도 뿌듯했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정원에는시간이필요하다는말을많이한다.식물이성장하기위한시간을말하는것이다.이번헨켈정원에는조금다른개념이지만‘시간’을많이주기로했다.” 올해‘서울국제정원박람회’기업정원중에서제일마지막에합류한헨켈코리아,너무늦은결정으로완성도있는정원을조성하기에는시간이부족했다.김지환·이양희작가가식재와시설물로파트를나누어콜라보를이루게된배경이다. 제한된시간과공간속에서도기업의정체성과친환경메시지를창의적으로담아내며,기업은물론작가스스로의만족까지이끌어낸정원조성과정에대해들어봤다. “그냥바라보는정원”을만들게된까닭 헨켈코리아는우리에게잘알려진세탁세제는물론이고헤어케어제품과접착제등을생산하는글로벌화학기업이다.다음세대를위한혁신적이고지속가능한브랜드와기술을지향하는회사로이번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정원’을통해이러한기업의메시지를담고자했다. “하지만현장에가보니대상지규모가너무작아서기업정신이나브랜드의정체성을담기위한구상이잘서지않았다.” 다른기업정원에비해절반정도규모인작은공간이어서기업의정체성을오롯이담아내는것은어려운작업이었다.두작가는따로스케치한것을서로겹쳐보면서공통된컨셉을찾아갔는데,“쉬어가는정원이아니라바라보는정원”을만들자는데에의견을함께했다.멀리서보면‘저기무언가가있네’라며궁금증을자아내고,가까이에서는‘이런정원도있구나’하고기억에남는정원을만들겠다는것이다. 기업도작가도만족한컨셉,‘성장하는정원’ 헨켈코리아는“플라스틱을많이사용하는기업이다보니재생플라스틱을활용했으면좋겠다”는것과“로고에있는빨간색과흰색을사용하면좋겠다”는요청을했다. 시설물을맡은김지환작가는빨간색과흰색을적용한재생플라스틱을활용해,하얀폴대위에놓인빨간화분을구상했다.화분을돋보이게하려고지지대를이용해공중으로띄우는형태를구상한것이다. 식재를맡은이양희작가는한강주변에자생하는버드나무에서영감을받아‘버드나무숲’을만들기로했다.하지만공간이작고시간도부족하므로정원에는묘목을심어키우고내년식목일에다시와서정원주변에버드나무숲을조성하는행사를진행하자고제안했다. 그렇게폴대위빨간화분에버드나무묘목을심은,매우상징적인조형물이탄생했고,정원의개념은점차완성되어갔다. 헨켈은무엇보다“화분에묘목을심어서키우고내년에식목행사를하자”는컨셉에만족했고,작가들은‘완성된정원’이아니라‘성장하는정원’으로서이전에경험하지못했던도전적인개념을시도하면서흥미로움을가지게됐다. “상징적인의미만이아니라실제묘목이조형화분위에서잘자랄지는우리도알수없었다.장마를지나봐야알겠지만지금까지는자리를잘잡고성장하고있어서내년에이묘목들을정원주변에심을수있을것으로기대된다.”어린나무숲,정원에시간을담다 이양희작가는헨켈코리아의브랜드이미지를순수하게표현하고자했다.그래서과도하게큰나무와식물을사용하지않고장식적인식재를최대한피했으며,자연완성해나가는정원으로서차차숲이되어가는천이시스템을만들어주기위해‘어린나무숲’을조성했다. 정원은중앙의동그란선큰부와그바깥부분으로나눌수있는데,정원중심부에지형을낮춰선큰부를만든것도방문객들이한레벨낮은곳에서어린묘목을보다풍부하게경험할수있도록한것이다. 선큰부에는한강둔치에서흔히볼수있는수종을주로심었다.경사면에의해물이고이는정도에따라,침수에도어느정도견딜수있는말채나무,약간의호습성을가진꼬리조팝나무,건조해도잘자라는개나리등을심어서식처에따른층위를형성했으며,각계절을대표하는수종으로계절별경관변화도고려했다.초본류는침사지와건조지를모두견딜수있는꼬랑사초와빨간포트와어울릴수있는식물종을섞어서사용했다.다양하게심기보다심플하면서지형적인환경을고려한식재를한것이다. “어린묘목에게는엄마나무가필요하다보니처음에는큰나무를사용하지않으려고했다가큰세그루의싸리나무를사용하게됐다.”내년에어린묘목을심을예정인선큰부바깥쪽에는땅을비옥하게만드는콩과식물인싸리를심었다. 공간에리듬감을살린‘붉은화분’ 김지환작가는제한된공간을최대한역동적으로표현하기위해붉은조형화분들을리듬감있게배치하는전략을사용했다. 처음에는1~2m간격으로그리드를그어100개의화분을배치했는데,공간의크기와식물의성장을고려해최종적으로는80개의화분만적용했다.단순한그리드형태로배치하다보니지루할수있어서사람의눈높이에서화분의높낮이를조정해공간에리듬감을주었다.평면은마치기업의로고처럼원형을그리고,춤을추는듯한화분들의입면은선큰된지형의변화와함께더욱역동적으로살아났다. 김지환작가는“화분배치가마치숲의천이과정을보여주는것같다.높낮이의변화는숲의다양한층위를상징하고,평면상원형의배치는생태계의순환을나타낸다”며화분배치는단순한경관만을고려한것이아니라고덧붙였다. 두작가의콜라보는제한된시간과공간안에서최대의상징적효과를이끌어냈다.짧은시간이었지만“개념적으로실행적으로잘맞아떨어지는작품”이나오게된것은모두에게행운과도같은일이었다. 시간을두고조금만천천히정원을만들어가요! 이번기업정원은어떤인연으로조성하게되었는가?헨켈코리아가기업정원중에서제일마지막으로협약서를맺고시작이늦다보니시간적으로너무빠듯했다.여러작가들에게제안이함께들어갔고,제안서도단이틀만에해달라고해서처음에는내가맡기에는무리라는생각을했다.특히시공이가능하지않았다.그런데시공을맡았던안기수소장이콜라보로진행해보는건어떻겠냐고제안을해서식재파트는이양희작가가맡고시설물파트는내가맡아서시작하게됐다.설계일주일공사일주일정도로급하게진행됐지만,개념적으로든실행적으로든너무잘맞아떨어져서그기간안에완성도를높일수있었다. 헨켈정원은어떤의미가있었는가? “내년에다시와서묘목을심자”라는컨셉을헨켈코리아회장님이진짜좋아하셨다.작가로서도시간을길게두고정원을가꾸어가겠다는실천적인개념으로정원을만들게된것이기쁘다. “정원에는시간이필요하다”“정원의주인공은시간이다”라는말을다들하는데,그‘시간’은정원이성장하기위해서필요한시간을말하는것이라면,이번우리작업에서는또다른시간의개념을생각하게됐다.미완성의정원을만들었지만,그시간안에서점점완성되는것들을정원주와함께만들어나가는실천적인행동을한것자체가매우뿌듯하다. 이번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참여하면서느낀점은무엇인가? 김지환작가_요즘서울시가정원과관련된사업들을확장해나가고있는데,약간불안해보이는부분이있다.이렇게우후죽순만들다가는‘혹눈살을찌푸리게하는정원들이곳곳에만들어질수있지않을까’라는우려이다.하지만지금은정원문화가일반인들에게로더욱퍼져나가는것자체가중요하지않을까하는생각도있어서,이런정원박람회를통해서좀더탄력을받아잘추진해나갈수있기를바란다. 이양희작가_기업정원은처음이었는데,그기업의이미지를살릴수있는방식에대해서고민하는과정이굉장히재밌었다.요즘에정원이굉장히많이만들어지고있는데,조금천천히만들었으면좋겠다는생각을한다.그런점에서이번헨켈정원같은경우는미래세대를위하는기업정신과제가추구하는정원을만드는방식이통하는부분이있어서좋았다.
조수다가 전하는 “조경을 꿈꾸는 너에게”
[공주대학교=김경미·조휘리통신원]시공,설계등다양한분야에서이야기하는조경꿈나무를위한준비물은무엇이있을까? 최근‘조경을사랑하는사람들의수다방(이하조수다)’이주최한‘조수다충청지역정기모임’이조치원1927아트센터에서개최됐다. 1부에서공간시공A1안기수소장▲안상순정원사진작가▲송동근조수다방장(대영수림원대표)이패널로참여한‘공간을만드는사람과그것을기록하는사람에대하여’라는조경토크쇼가준비됐다. 2부에서는다양한직종의조경인들이삼삼오오둘러앉아자유롭게서로의노하우를공유하고평소의궁금점들을해결할수있는시간을가졌다. 환경과조경학생통신원은조경인들에게현재직업에서필요로하는지식과기술에대한질문과그분야를꿈꾸고있는학생들에게조언을부탁했다. <인터뷰> 시공분야에서중요한기술이나지식이무엇이라고생각하는가? 기본적인설계나공간디자인도중요하지만,그공간을실제로생명력있게만드는식물에대한지식이가장중요한것같다.식물에대한지식이있느냐없느냐에따라공간의질이크게달라진다.또한내가생각하고있는설계,시공등생각만한다면그선을넘지못하고한계에부딪히게된다.생각만하고있는선을넘어행동부터실행한다면훨씬더창의적이고아름다운공간을만들수있을것이다. 관련학과학생들이배우거나경험했으면하는점은무엇인가? 항상하는얘기가있다.시간있을때많이돌아다니고다양한것을많이봐라.단순히구경만하는것이아닌그공간이어떻게구성돼있는지,내부는어떻게꾸며져있는지,시설물들은어떻게배치돼있는지등을잘관찰하고기록해야한다.우리는끊임없이변화하는공간을만들어내는직업이다.늘‘왜그럴까?’라는질문하면서스스로답을찾아가며피드백을주고받는과정이중요하다. 시공분야후배들에게기대와응원의한마디부탁한다. 지치지말고꾸준히하라고말해주고싶다.요즘유튜브에서일단은‘버텨야한다’는조언을많이하는데,너무흔한말이라그냥넘어갈수도있지만가장중요한것같다.하지만그저버티기만하지말고,자기가가고자하는방향의자료를모으는등철저히준비했으면좋겠다. 설계분야에서중요한기술이나지식이무엇이라고생각하는가? 결국에는모든작업물이클라이언트를설득하기위해만들어진다.우리는미술가,화가도아닌발주처가분명하고지켜야하는가이드라인이있다.설계를요리사에비교해보자면손님이‘면요리가먹고싶다’라고두리뭉실하게말했을때짜장면,라면,파스타등의선택지를준비해야한다.이런과정에서손님과피드백이잘오가는과정이중요하다. 하지만이과정에서무조건손님이원하는대로끌려가는것은지양해야한다.손님이원하는것을설계의바탕으로두고그위에내가하고싶은디자인을펼쳐야자신있게손님이납득할만큼의논리를만들어낼수있다.논리가약해지면발주처나협업하시는분들이프로젝트를정확하게이해하지못하기때문에작업에차질이생길수있다.스케치든,모델링이든,렌더링이든본인이하고자하는설계를효과적이고논리있게설득하는기술이가장중요한것같다. 설계분야후배들에게기대와응원의한마디부탁한다. 카톡상태메시지에‘작은승리를이어나가자’고적어놨다.하루하루짧게나와의싸움에서하나씩이겨가며자존감을키우는사고방법이다.예를들어아침8시에일어나서‘오늘하루벌써승리로시작했다’고생각하며스스로를칭찬한다.이런긍정적인생각은자신을끊임없이발전시킬수있는원동력이돼주기때문에후배들에게추천하고싶다.
“국립공원이 결혼식장으로~”…공공시설 예식장 48개소 추가 개방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젊은세대결혼장소제공을위해정부가국립공원,호수공원등공공시설을예식장으로추가개방한다. 정부는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공공시설추가개방을통한청년맞춤형예식공간제공방안’으로예비부부들이개성을담은특별한결혼식을올릴수있도록지자체·공공기관등이보유한시설을맞춤형예식공간으로제공한다고26일밝혔다. 이번대책은올해3월발표된‘청년친화서비스발전방안’의후속조치로마련됐다.신규개방되는곳은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등국립시설5개소,국립공원야외공간10개소,세종호수공원등을포함한총48개공간이다. 그동안일부공공시설을예식공간으로개방했으나,예비부부가원하는지역에어떤공간이개방됐지한번에검색이어렵고,공간특성·이용조건등에대한안내도부족한경우가많다는지적이있었다. 정부는이에예비부부들이공공예식공간관련정보에쉽게접근해원하는공간을선택하도록‘공유누리’누리집에서통합검색·예약서비스를제공한다. ‘공유누리’누리집에서‘예식’,‘웨딩’등키워드를입력하면전국공공예식공간을한번에검색할수있다,또‘우리마을예식공간대관’테마지도를통해원하는지역의공공예식공간및하객들이이용할수있는주차장,전기차충전소등편의시설의위치를확인할수있다. 아울러각시설별이용금액,수용인원,피로연가능여부등상세한정보를조회한후원하는장소와대관일자를선택해예약할수있다. 오는7월1일부터국립공원과지자체시설등80개소에대한검색·예약서비스를제공하고,추후공공기관시설등60여개공간도추가될예정이다. 정부는청년이원하는공간을지속발굴해2027년말까지200개소이상의공공시설을예식공간으로개방한다는방침이다.
2024년 1분기 조경공사 계약액, 8000억 원 유지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올해1분기전체건설공사계약금액이전년동기대비7.9%감소한가운데,조경공사계약액은지난해와같은8000억원을유지했다. 국토교통부는올해1분기건설공사계약액이전년동기대비7.9%감소한63조1000억원을기록했다고25일밝혔다. 주체별로는국가·지자체·공공기관등이발주하는공공공사계약액은21조4000억원으로전년동기대비10.1%증가한반면,민간부분은41조7000억원으로전년동기대비15.0%감소했다. 토목(산업설비,조경포함)공종계약액은산업설비등이증가하며전년동기대비14.4%감소한24조원을,건축분야는3.3%감소한39조1000억원을기록했다. 5년간1분기조경공사계약액은▲2020년,7000억원▲2021년,7000억원▲2022년,7000억원▲2023년,8000억원▲2024년,8000억원이다. 1분기기업순위별계약액은▲상위1위부터50위기업은29조4000억원으로전년동기대비5.2%감소▲51위부터100위기업은3조8000억원으로6.1%증가▲101부터300위기업은5조2000억원으로12.8%감소▲301부터1000위기업은6조1000억원으로18.9%증가했다.그외기업이18조5000억원으로18.4%감소했다. 지역별건설공사계약액은현장소재지별수도권이29조5000억원으로전년동기대비6.8%증가했고,비수도권이33조5000억원으로17.8%감소했다. 수도권소재기업은34조5000억원으로전년동기대비22.9%감소했고,비수도권이28조5000억원으로20.9%증가했다. 한편이번조사는‘건설산업기본법’에따라건설산업종합정보망에통보된건설공사계약금액을집계·분석한결과다.이와관련된자료는국토부통계홈페이지에서확인할수있다.
김종보 작가, “에버스케이프 정원, 뚝섬을 집어삼키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올해’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시민들에게가장인기있는정원은어떤정원이었을까?삼성물산리조트부문에서조성한‘에버스케이프’정원을가장흥행에성공한정원으로손꼽는데에이견이많지않을듯하다. 멀리서도한눈에보이는이층브릿지와발아래바람으로펄럭이는키넥틱아트,아름다운정원과뚝섬의주변풍경을보기위해줄서서입장하는시민들의표정을보면,‘정원이시민들에게이렇게도색다른즐거움을줄수있구나’하는생각이든다. 삼성물산은이번정원조성으로국내대표적인테마공원‘에버랜드’를운영해온실력을유감없이드러내며기업의자존심을높였다. 에버스케이프,“기업정체성을정원에담다” 이번정원조성을총괄한삼성물산리조트부문의김종보디렉터는뚝섬에“에버(ever)한풍경”을만드는것이콘셉트였다고말한다. “원래에버스케이프정원의대상지는그라스로가득한가을정원이있던자리였다.그래서우리는봄과여름에도아름다운,사계절볼거리가있는‘에버(ever)한정원’을만들겠다고서울시에제안했다.” 정원의이름은‘에버스케이프;영원한풍경’라고붙여졌다.사실‘에버스케이프’는삼성물산리조트부문이50년간의조경노하우을담아지난2018년론칭한조경전문브랜드이다.정원도흥행시키고브랜드홍보도톡톡히한셈이다. “에버스케이프를직역하면“영원한풍경”으로해석되지만,사실‘영원한풍경’이란회복의방향으로지속변화하는풍경’을말하며지구와함께호흡하는,기업의정체성이담긴브랜드명이기도하다.” ‘유빙원’,‘충적원’,그사이‘시간의다리’ ‘에버스케이프’정원에는‘훼손된자연의회복’에대한두개의정원을조성했다.그두개의정원사이에는환경조형물‘시간의다리’가들어서있다. “‘시간의다리’를중심으로남측은겨울풍경인‘유빙원’이고,북측은여름풍경인‘충적원’이다.‘시간의다리’는겨울과여름사이시공간이다른두개의정원을조망할수있도록조성했다.” ‘유빙원’은“얼어붙은정원”으로서얼음이얼고녹으며그사이로생명이움트는의미를담았다.최근기후온난화로인해보기힘든한강유빙을백색조형조명으로형상화하고,그사이로봄날의화사함을담은초화류를식재했다.전체적인색상은화이트톤에블루가적용됐다. 충적원은“휩쓸려내려간정원”으로서한강의흐름으로생긴충적층을표현했다.기존식생중상태가좋은화이트핑크셀렉스와그라스를유지하고로즈마리,라벤더등허브식물을식재했으며,곧다가올여름을위해수레국화와가우라씨았을파종했다. ‘시간의다리’는한강의낙조와기존식생중아름다움이돋보이는화이트핑크셀렉스에서따온핑크색으로칠해졌다.시간과바람의흐름을느낄수있도록구조물하부에백색천을활용한키네틱아트를적용했으며,입구에는삼성물산리조트부문이직접개발해국제장미대회에서대상을수상한에버로즈를심어향기를더했다. 기업동행정원,“친환경실천메시지” 서울국제정원박람회‘ESG기업동행정원’구역에조성된에버스케이프의정원은지속가능한풍경에관한기업정체성을표현하기위해다양한기법이적용됐다. 최초디자인은상당량의마운딩이적용돼있었으나활용가능한식생을최대한보호하고지형변화를최소화하는디자인으로변경했다.더불어환경조형물‘시간의다리”를애초h-형강구조에서땅에최소한의흔적을남기고철거가용이한비계구조로변경하여원시적구조미를볼수있도록했다. 유빙을형상화했던조명은재활용플라스틱을사용해3D프린팅했으며,내부바닥포장은건축폐자재로마감했다.무엇보다전체과정의약70%가공장제작후현장에서조립하는프리패브리케이션공법을적용해공사기간과현장에서의에너지소모를최소화하는‘지속가능한디자인및시공방식’을실천했다. ‘와우’할수있는신선한감동주고싶었다! 김종보작가는에버랜드테마파크의아트디렉터로시즌별축제기획및어트랙션개발에참여해왔으며,‘2015코리아가든쇼’,‘2018중국상해꽃박람회대상’등정원작품을연작으로조성해수상하는등국내외에서실력을인정받고있다. 이번서울국제정원박람회‘기업동행정원’조성에참여하게된계기는? 올해2월말쯤서울시에서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개최한다며연락이왔다.이번행사가국제적인박람회로개최되고많은기업들이참여한다고해서현장방문후,뚝섬에‘에버한정원’을만들어보겠다고서울시에제안하게됐다. 이번정원을통해무엇을보여주고싶었는가? ‘에버스케이프’는‘영원한풍경’이라는뜻을가진우리기업의브랜드이다.우리가생각하는영원한자연이란‘회복의방향으로가는자연의모습’이라는것을알리고자했고,이것이이번정원의전체적인기획방향이었다. 뚝섬한강공원은오래된시민위락시설이긴한데,잔디광장정도의기본적인인프라만갖추어진곳이다.시민들이이곳에서우리의정원을보고무언가‘와우’할수있는신선한감동을느끼면좋겠다고생각했다. 그래서평평한지형의뚝섬에3미터높이로약간올라와서한강변을조망할수있도록브릿지를설치했다.사실3미터올라오는것도디자이너한테는부담이지만,조금다른높이에서한강이나주변정원을조망했을때와가까이갔을때의느낌과서로어떻게다른지다양한경험을제공하고싶었다.그리고우리가늘상한강에서느끼는바람이나빛등자연환경의변화들을키네틱아트를통해얼마나많이팔랑거리고어느방향으로가는지를보며느껴보도록했다. 정원조성과정이친환경적이었다는데? 현장식생을최대한활용하거나마감을위해재활용폐자재를활용했다.특히현장에서는공사중에많은탄소가발생하고,공정간대기시간때문에필요없는에너지를사용할가능성이높기때문에,우리는공장에서최대한제작하고현장에서조립함으로써일정량의공기와탄소배출을절감했다.
‘2024 대한민국 조경대상 공모’ 접수기한 연장…7월 19일까지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제14회대한민국조경대상공모접수기한이내달19일까지로연장됐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2024년제14회대한민국조경대상’의성공적인행사를위해오는7월19일오후6시까지연장공모한다고밝혔다. 대한민국조경대상은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와환경조경발전재단이공동주최하고환경조경발전재단이주관하는행사다.건강한사회와미래의척도로조경의역할을재조명하고조경활동우수사례발굴과국민참여를통해국민과기관을격려하고국민과함께하는신조경문화창출을목적으로한다. 응모대상은최근10년이내진행된조경공간및시설대상으로공공부문과민간부문으로나눠선정한다.출품작접수는내달19일오후6시까지환경조경발전재단으로우편또는온라인으로하면된다. 접수된출품작을대상으로서류심사와현장심사결과를종합해부문별시상,전체부문중가장우수한2개작품에대해최종심사위원회의의결을거쳐대통령상1점,국무총리상1점,공공과민간각1점씩국토부장관상,환경부장관상,국가유산청장상,산림청장상,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상이수여된다. 이후일정은환경조경발전재단누리집에공개될예정이다.기타자세한문의는환경조경발전재단으로전화또는전자우편으로하면된다.
초록에서, 식물광순화실 완공 “수직정원 선입견 바꾼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건강한식물이라도왜실내에만들어오면죽는걸까” 지난해해외수출로기술력을입증받은국내대표수직정원업체인‘초록에서’가최근실내에적용할건강한식물을대량으로공급하기위해400평규모의‘식물광순화실(온실)’을완공했다. ‘초록에서’가이번에새로운부지에‘새로운온실’을짓게된것은지난20년간사용해온온실로는수직정원에적합한식물을길러내는데규모적·기술적한계를느꼈기때문이다. 수직정원주인은식물,실내적응력높인다 수직정원업체들이단가를맞추기위해서는농장에서파는저가의식물을구매해사용하게되는경우가많은데,저가식물들은보통흙을재사용하거나생육환경을고려하지않은노지에서재배한것들이어서실내수직정원에적용하면30~40%가죽어나가기도하고,토양에서벌레가나오는등병앓이에시달리는사례가많다. 그런데가격이조금높은건강한식물이라고해도모두실내에잘적응하는것도아니다.농장에서적절한온도와충분한광량에서키워낸식물들도가정이나관공서등실내에곧장설치하게되면,급격한환경변화로시들해지는경우가적지않다.이는외부에서10만럭스(lux)의빛을받다가내부에서500럭스이하의빛을받게되면서,식물들이적응할시간이부족한상태에서스트레스와손상을입고결국에는버티지못하게되는것이다. 또한기존농장에서는삽목한지얼마되지않은식물을파는경우가많아서뿌리가많지않은상태의식물을그대로실내에적용하는경우하자율이높아진다.그래서농장에서가져온식물들은일단건강하게만들어주는것이중요하다. 초록에서는처음이식해온식물들을화분에심어서,이번에완공한‘식물광순화실’에서빛을줄이고온도를낮추는환경을통해식물을안정화를시켜주는과정을거친다.실내에서도쉽게적응할수있는식물을길러내는것이다. 초록에서바이오월허니,‘뿌리에바람통하는구조’ 전태평초록에서대표는“토양에있는벌레들을모두잡아서깨끗하고뿌리가건강한식물들만소비자들에게공급하면실내에서도죽지않고잘자라게된다”며“좋은환경에서자란식물은건강하게자라서보기도좋고공기정화효과도높으며,하자가없으니까AS비용도줄어든다”고식물의중요성을강조했다. 실제건강한식물을키우면식물이조직분열을하면서공기정화능력이더높아진다는보고가있다.농촌진흥청도시농업과연구결과에따르면,식물은이파리에서52%,뿌리에서48%의공기정화능력을가지고있는데,뿌리의건강함을간과하는경우가많다는지적이다. 화분에식물을그냥꽂아놓으면뿌리가갇혀서발달되지못하고나중에썩게되는경우가많으며,뿌리가썩으면건강하게자란다기보다그냥살기위해버티는상태여서잎이떨어지고공기정화능력도크게떨어지게된다.이것이실내수직정원에서식물이죽는흔한이유중하나이다. 초록에서의수직정원시스템인‘바이오월허니’는농촌진흥청과의시범사업으로건강성이입증됐다.처음개발할때부터식물뿌리에바람이통하는구조를만들어놓은것이핵심이다. “수직정원의주인은식물인데,그식물이병들거나죽어있으면수직정원의가치와본질을잃어버리는것이다.수직정원에들어가는식물들을제대로키우기위해이번에온실을새롭게만들었다.” 식물에진심담은‘광순화실’완공 전태평대표는30년전우리나라에1세대형온실이처음도입됐을때부터온실시공업을했던“국내1세대온실전문가”이다.이번에지은온실은처음부터끝까지전대표의손길로만들어진것으로,식물이실내로들어가기전광량에적응시키는역할을한다는뜻에서‘식물광순화실’이라는이름을붙였다. ‘식물광순화실’은우선물관리가쉽고식물들이빛을골고루받을수있도록만들었다.일반적으로선반에식물을정렬해서키우는경우빛의양도적고골고루안들어가는한계가있는데,이번에새로지은‘광순화실’은식물을따로심어서빛도골고루들어가고,식물사이사이에통풍이잘되도록선반을교차배치하는형태로개발됐다. “식물이필요로하는빛의양은,더이상필요없는광포화점이있고최소한의필요량인광보상점이있는데,그것을조절해주는커튼이적용됐다.” 천장에는온도와광량을조정할수있는세겹의커튼시스템이적용됐는데,제일윗쪽에겨울철보온을위한막이있고,그밑에차광막이들어가있어서빛의양에따라자동작동된다. 식물의통풍을위해겨울과여름에는서로방향이바뀌어돌아가는힐링팬을적용해놓았다.온실내공기가순환되지않으면곰팡이가생기고식물에도영항을미치게되므로,팬이돌면서실내를환기시켜주고,이파리가흔들리면서병해충를떨구어건강하게잘자라도록해준다. 또한온실이습하면식물유지관리가어렵다보니,흙바닥이아닌배수구배를고려한시멘트바닥으로설치했다.평소에는물이고여있지않다가습도가부족할때만물을뿌려주는방식이습도조절에용이하기때문이다. 이번에완공된온실에는‘식물광순화실’외에도공유강의실과제품을전시할전시실도들어선다.온실앞으로는한국정원협회가인증하는가든식물들로구성되는정원조성이한창이고,뒷편으로는치유농업텃밭과그에어울리는수직텃밭이다양하게전시될예정이다. “식물만바꿔주면망가진수직정원도다시살아” 전태평대표는요즘“망가진수직정원을살리는일”도하고있다.최근몇년사이갑작스럽게수직정원시장이커지면서이에대한업계의기술적인대응이부족했다는평가가많다.실제스마트가든사업등으로설치했던실내수직정원들이철거되거나흉물이되는사례가많아지면서해결방안에대한문의도늘고있다.수직정원사업들이실패로끝날것이아니라성공적으로마무리되어야전체업계에도움이될것이라는생각에적극나서고있는것이다. “기존수직정원시스템은그대로유지하면서뿌리가숨쉴수있는화분에제대로키운식물로바꿔만주어도잘자랄것이다.적용된실내환경에서식물이잘자랄수있게만들어주는것이저의가장중요한책임이라고생각한다.” 전태평대표는“바이오월허니라는이름으로국내수직정원시장에서최고가되겠다는자부심으로달려왔고,2024년에는최고의식물과함께멋진콜라보레이션을만들어보겠다”는소감을밝혔다.또한이번온실완공으로“해외시장을개척해서세계시장에큰도전장을내보겠다”는포부를보이기도했다. “17년전문을연식물병원초록에서가이제새로운장소로이전을하면서식물에게최적의환경을조성하고실내환경에쉽게적응할수있도록식물광순화실및적응실을만들었다.앞으로도식물과함께하는과정에서또다른시행착오들에직면하겠지만식물의이야기를주의깊에들으며새로운대안을찾는데에게을리하지않을것이다.”
“정원, 지속가능한 하나의 문화로”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정원디자인학회가정원을지속가능한하나의문화로만들어가기위한활동을이어나갈방침이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는지난14일동국대학교서울캠퍼스문화관4층초허당세미나실에서‘2024년정기총회및학술논문발표회·정원정책워크숍’를개최했다. 이번행사는▲1부정기총회▲2부정원정책워크숍▲3부학술논문발표회등으로구성됐다. 정원정책워크숍은‘우리나라정원정책의진단및향후과제조명’을주제로▲제은혜산림청수목원정원정책과장이‘산림청정원정책’에대해발표했다. 발제가끝난후토론에는홍광표정원디자인학회고문을좌장으로▲이경찬정원디자인학회부회장▲천은아충주시청국가정원팀장▲박병모정원디자인학회호남지회장▲김병옥강진군청생태공원조성팀장▲박관식대전광역시정원휴양팀장▲안영신전주시청정원산업팀장▲이윤영여주시청산림공원과수목원팀장이패널로참여했다. 제은혜과장은‘제2차정원진흥기본계획’내용을바탕으로산림청정원정책추진배경및현황,정원을통한지역경제활성화,꽃피는정원문화,세계속정원산업,한국정원의현재와미래에대해이야기했다. 토론에서이윤영여주시청산림공원과수목원팀장은“정원분야는뜨고있지만수목원은약간침체돼있는것같다.기존에잘갖춰져있는수목원의인력·시설인프라등을활용해정원교육및실습에활용했으면좋겠다”는의견을밝혔다. 이에제과장은“수목원이정원에비해침체돼있다기보다는사립수목원과민간정원이국가주도나지자체주도의사업에비해조금어려움을겪는부분이있지않나싶다.결국에는정원과수목원이산업으로가려면민간주도가활성화돼야한다.현재는이런부분을견인을하기위해서국가주도로정원을조성해왔지만,앞으로의정책은민간정원및사립수목원활성화등을지원하는데초점을맞출것이다”고답했다. 안영신팀장은“정원산업박람회진행하면서소재업체와이야기를하다보면매년똑같은품종을가지고오시는분들이많이있다.업체의입장에서는물어볼곳도없고,현재식물의트렌트에대해잘알지못해서다양하게가져오지못한다.업체들이신품종,식물트렌드등을파악할수있도록소통하는자리가마련됐으면좋겠다”고말했다. 이에제과장은“산림청에서도많이공감하고있던부분이다.산하기관인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에서정원소재생산·소비매칭서비스와정원소재발굴및소개행사등을진행하고있지만,실제로업을하시는분들이체감하실수있도록많은업체와소통하고참여할수있는기회를확대·추진하겠다”고강조했다. 아울러“지금은오프라인으로행사를진행해오고있지만,결국에는온라인플랫폼의역할이굉장히중요해질것같다.자생식물및정원소재시장등다양한정보들을한눈에볼수있는플랫폼을만들기위해노력하겠다”고말했다. 홍광표고문은이임사를통해“2015년10월창립총회후벌써10년가까운시간을열심히달려왔다.그동안학회의주요업무를담당했던임원진여러분들의적극적인참여가없었다면학회가지금과같은모습을갖지못했을것이다.그동안자기일처럼학회의대소사에빠지지않고참여해주신회원여러분들에게너무감사하다”고말했다. 더불어“현재국민들은정원이라는것이일상에서얼마나중요한존재라는것을잘이해하고있다.학회는정원이가지는이러한기능을더욱발전시키고하나의문화로확산하기위해더욱노력할것이며,지속적인정원연구를통해정원이현재는물론미래의인간환경을위한필수불가결한존재로자리매김할수있도록중심에서도록하겠다”고강조했다. 이혁재회장은취임사를통해“정원의주무부서인산림청에도수목원정원정책과가새롭게신설되는등정원의확장은그끝을모를정도다.앞으로학회는학회국제화,영문학술지발간,영국·독일등정원선진국협업등을추진해정원이일시적인현상이아닌,지속가능한하나의문화로자리잡을수있도록노력하겠다.특히여러분야의전문가들과융복합적연구를통해대한민국정원의새로운비전을제시할수있도록최선을다하겠다”고약속했다. 김선교국회의원은영상축사를통해“정원산업발전을위해학회가평소보여준노력들이정원에대한국민적관심과수준을높인것같다.21대국회전반기농해수위원으로활동하며,정원관련정책이발전될수있도록심혈을기울여왔듯이,앞으로도변함없는관심과애정을갖고정원문화가확산될수있도록앞장서겠다”고말했다. 학회는올해▲학회창립10주년기념식및국제학술회의▲정원디자인아카데미▲학회지발간▲북해도가든투어▲한국임업후계자전국대회및학술대회▲정원디자인포럼▲진행중인학술용역등을추진할예정이다. 이날공로패는▲홍광표정원디자인학회고문(동국대학교명예교수)▲조세환한양대학교명예교수▲강신호가이아글로벌사장▲노영일예건대표▲이혁재정원디자인학회회장(동국대학교교수)에게수여됐다. 정년퇴임기념패는▲박명모전북대학교명예교수▲박율진전북대학교교수에게수여됐다.
서울시, 7급 공무원 임용 공고… 조경직 7급 3명 공채·9급 2명 경력 채용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서울시가2024년도제3회지방공무원임용시험시행계획을발표했다. 시는12일제3회7급공채와경력을합쳐총253명을선발한다고밝혔다.이중조경직은7급3명과경력채용으로9급2명을선발할예정이다. 원서접수는오는7월22일부터26일까지이며,필기시험은11월2일에실시하고필기합격자발표는12월4일로예정돼있다.이후12월중순에면접시험이진행될예정이다. 이번9급조경직류의경우특성화고,마이스터고등의기술계고졸업(예정)자로서학교장의추천을받은자여야하며,▲조경학▲조경계획및설계▲조경재료및시공등3개과목으로시행된다. 조경직류7급의경우▲국어▲영어▲한국사▲조경계획및설계▲조경사및이론▲조경재료및시공▲생태계관리및식물등7개과목으로시행된다. 이와관련한기타자세한내용은시인재개발원홈페이지,지자체원서접수센터를통해확인할수있다. 한편올해시공무원임용인원은대폭감소했다.지난1회임용시험에서조경직은9급31명을선발할예정이어서지난해37명에비해6명줄었으며,7급도지난해4명에서3명으로1명감소했다.
[미래포럼] 우리네 건축가는 왜 환대받지 못하는가?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얼마전한건축관련기사를보고깜짝놀랐다.올해건축계의노벨상이라불리는프리츠커상을수상한일본의야마모토리켄의인터뷰기사다.그는한국의건축현실을이렇게꼬집는다. “한국은한국건축가들에게제대로설계할기회를주지않아요.온갖제약과규제에묶여있죠.한국건축가들이불쌍합니다.자유도가전혀없어요.그러면서나같은외국인에게는자유롭게건축할수있게해줍니다.한국에서유명한건축물은거의외국인건축가의작품이에요.이상합니다.” 맞다.참이상하다.내심전부터스스로느끼고는있었지만,한발떨어진타국건축가의눈에도그렇게보였다니왠지검증받은팩트가된느낌이들었다.뭔가도대체어디서부터잘못된것일까? 한국의문화역량은이미세계적수준에도달한지오래다.음악과미술,영화는물론이고다양한문화콘텐츠가앞에K자를달고세계인의사랑을받고있다.그런데건축은대표적인조형예술의한분야임에도불구하고고전을면치못하고있다(그와중에조경분야세계최고의상을정영선소장님이수상하신것은정말다행이아닐수없다).정부도유독건축분야의후진성이께름칙하기는했는지몇년전국토부발로‘넥스트프리츠커프로젝트’라는사업을추진한적이있다.이웃나라인일본은상이제정된1979년이래무려아홉명의수상자를배출했지만,우리나라는언제첫수상자가나올지가늠조차어렵기때문이다.이사업은해외의선진설계기법을배워오라며건축가들에게해외연수의기회를주는것에초점이맞추어졌다.당연한이야기지만이사업은건축계의반발을불러일으켰다.소위해외유학파가발에채일정도로넘쳐나는마당에,해외선진설계기법을몰라서우리네건축문화가발전을못한다는국토부의진단은번지를잘못짚어도한참을잘못짚었다는주장이었다.말하자면문제는설계능력부족이아니라설계능력을발휘할수없는환경이라는것이다. 얼마전불거진시흥시문화원갑질논란또한우리나라건축설계환경의척박함을보여주는좋은예다.간단히말하자면발주처인시흥시가문화원건립사업을기획하는과정에서사전검토와심의과정을받은다음사업비는그대로둔채규모를제멋대로키워서공모전을내보내고,당선자가선정되자공사비에맞추어설계할것을요구한사건이다.불합리한공사비산정을근거로발주처에게증액을요청하던건축가는계약의무불이행으로계약해지를당하고그것으로도모자라6개월행정처분까지받아야했다. 이런주장을뒷받침할다른사례는얼마든지많다.에둘러찾지않아도그냥공공건축을한번이라도겪어보기만하면하나의온전한건축물을만들어내는것이얼마나어려운일인지누구든깨닫게된다.당선된안이온전하게지켜질수있도록보호하는법적,제도적장치가없는것은물론이고,자문이다심의다해서누구든자리에모셔놓으면설계안을꼭뜯어고쳐야만자기역할을충실히했다고믿는선배건축가들과교수들탓에배가산으로가기일쑤다.우여곡절끝에어렵게금액을맞춰납품하고나면임의변경이몸에밴현장소장,감독관들과의신경전이기다리고있다. 건축사(제도적측면에대한내용이라건축가대신건축사라는직명을선택했다)들이모인자리에서는종종자조섞인한탄이나오기도한다.뭘잘해서언론에실리는경우는거의없고,사고나논란,비리와같은안좋은일이생겨야만건축사를들먹이니,건축사라는자격증을가진집단전체가문제만일으키는집단처럼비춰지고있다는것이다.요컨대권한은제대로주지않고책임만묻는꼴이다. 10여년전설계사무소를처음시작할때만해도우리나라의건축문화자체가빈약하기때문이라고,국가의경제력이탄탄해졌으니건축문화에대한인식도점차바뀔거라고믿었다.그렇게되면건축가가어떤일을하는사람인지,설계가어떻게비슷한공사비를들이고도건축물의가치를올릴수있는지,원하는결과물을얻기위해서는건축가에게어떤식으로요청을하면되는지사람들이깨달을거라생각했다.글쎄,그로부터10년이지난지금,우리나라의건축문화에대한인식자체는많이좋아진것같다.안도타다오나노먼포스터의전시에엄청나게많은인파가몰리는것만보아도그렇다.그런데야마모토리켄의말대로라면그게딱외국건축가들까지다.국내현업건축가로서현장에서피부로느끼는것도예전과크게다르지않다.제도와절차는좀더합리적이고정교하게바뀌었을지언정,그것을운용하는사람들의마인드는제자리걸음인경우가많은것이다.건축가들의입장에서보면새로운시도는커녕말이되는건축을만들어내는것만을목표로삼아도,예산과시간의부족에더해건축가로서의자긍심을짓밟는사건의연속으로몸과마음이다너덜너덜해지지않고는프로젝트를끝낼수가없다. 제목으로던진“왜?”라는질문의답을나는잘모르겠다.어쩌면우리나라의건축가,또는건축사라는집단이균질적이지않아서일수도있다.제도는균질적인집단을가정하고만들어졌는데말이다.또어쩌면공공건축을몇몇설계사무소들이불공정한수단을통해독점하고있던시절에서충분히벗어나지못했기때문일수도있다.지금까지신뢰를제대로심어주지못한일종의업보일수도있다는말이다.이유야어쨌든,에너지의90%이상을설계자체가아니라설계를지키는데써야하는지금의우리네건축가들은또하나의극한직업을몸소실천하는중이다.다만다른극한직업과의차이가있다면,창작자로서의의지를버리기만하면모든것이편해진다는것.아마도이것이우리나라에서세계적인건축가가나오기힘든가장큰이유가아닐까한다. 이승환/아이디알건축사사무소소장
윤선미 정원작가, “기회 되면 계속 도전할래요”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지난달영국멜버른에서열린정원박람회‘2024RHSMalvernSpringFestival’에참가해수상한주식회사록디자인대표인윤선미정원작가는“기회가되면계속도전하겠다”고소감을밝혔다. 윤작가는영국에서활동하는중국국적의루윈쥐엔(LUNALU,이하루나)아티스트와팀을꾸려이번RHS봄페스티벌쇼가든부문에정원‘그린아일랜즈(GREENISLANDS)’작품으로참여해동메달을수상했다. 이들의정원은영국시인존던(JohnDonne,1572~1631)의시‘NoManIsAnIsland’에서영감을얻어인간과자연의상호관계에관한의미를담았다. 정원‘그린아일랜즈(GREENISLANDS)’는수면위에떠있는빙하조각조형물을지구온난화로녹아내리는‘재난’,배와근처에자라는풀은‘희망’을의미해‘재난의끝에보이는희망’으로해석할수있다.또,지구환경문제와맞닿아지구에사는모든인종은미래를공유하는공동체를암시한다. 윤작가는수상소감과함께작품을완성하면서어려웠던점,쇼분위기,작품메시지,작품철거후재활용등의소회를전했다. RHS멜버른봄페스티벌에서동메달을수상했는데소감은? 쇼가든부문에처음으로참가했지만,메달까지획득해뭐라말로표현할수없을정도로기쁘다.스스로‘잘했다,수고했다’말해주고싶다.시상식때는어리둥절해서어떤기분인지잘몰랐지만쇼가든관람시관람객들이격려하고응원하니감동이밀려오기도했다.너무나의미있고행복한순간이었다. 이번RHSMalvernSpringFestival에참가하게된계기는? 2년전영국코벤트리에서작은전시공모인‘TheShowWindows-CoventryUKCityofCulture2021’선정을계기로영국에첫발을딛고,2022년첼시플라워쇼를보게됐다.그이후로저희는영국내진행되는정원공모전에신청했고,여러번낙방후이번에기회가주어졌다.생각이상으로심사절차가복잡하고기준이까다로웠지만,심사위원들이용기를주었다. RHS멜버른봄페스티벌은어떤특징이있나? 매년진행되는정원박람회중가장먼저시작되는정원페스티벌로첼시플라워쇼와같은개념의축제다.봄페스티벌은멜버른에서5월초에진행된다.첼시는5월말,헴프턴은7월에진행된다.봄페스티벌은BBC가드너스월드프로그램은행사주간조회수10억회에이를정도로규모와참관하는인파를보면놀랍다.영국에서정원페스티벌은개개인의취향·목적에따라정원을가꾸는데필요한정보를얻고교육을받기위한중요한역할을한다.그만큼규정과규칙이정확하다. RHS심사위원들은어떤방식으로심사하나? RHS심사는엄격하고까다롭다.쇼가든에참여하는모든작가가금메달을받을수도있고심사기준에못미치면메달을못받을수도있다.심사위원들은순위보다작가들의실력과노력을최대치로끌어올려모든참가자가금메달을획득하도록도움되는정보를제공해준다.처음도전한인터뷰심사에서저희가작성한계획서에대한수정·보완등피드백을통해참가자가뭘신경쓰고준비할지생각할수있게해줬다.이런부분은한국공모전과는조금다른것같다. 팀소개를해달라. 주식회사록디자인대표로플로리스트활동을시작했다.현재는정원디자인·공간디자인시공을하고있다.20년간여러현장을다니며공간을디자인하고조성해왔다.이번쇼가든에함께참여한루나는영국내거주한중국국적의아티스트다.영국쇼윈도전시를시작으로우리는한팀으로일하고있다.저희는단순한정원을디자인하는것이아닌‘환경예술’정원을디자인한다.록디자인이아티스트와함께하는이유다. 작품조성시힘들었던점은? 사실현지의능력있는시공팀을만나조성시어려운점이없었다.언어의장벽은있었지만,너무나손발이잘맞았다.다만큰후원을받지못해사비를털어진행하다보니경제적인한계는분명있었던점이제일어려웠던것같다.한국의스폰서쉽(Sponsorship)개념의이해도는영국과많은차이가있다.처음참여해어느정도의효과가있는지잘몰랐으니당연하다생각한다. 작품을통해전하고싶었던메시지는? 이번작품에는환경변화의위기를인식하고대응하기위해무엇을해야옳은지를알려주고싶었다.그저눈에띄기위해얼음을설치한게아니다.빙하조각조형물은지구온난화로녹아내리는모습의재난을의미하고,배와근처에자라는풀은희망을의미한다.즉,‘재난의끝에보이는희망’이다.그리고또다른작은희망의메시지는‘이끼’다.과학자들은이끼의출현으로고대지구의대기중이산화탄소를흡수해전지구적인기온저하를일으켜빙하기가왔다는연구결과를내놓은적있다.다행히BBC에서도작품속이끼에관해정확한핵심을설명해줬다. 평소지구환경에대한본인의생각은? 사실환경오염에관한개인적인인지는5~6년정도로그리오래되지않았다.평소식물에대한호기심이많아주변의자연변화를잘관찰하는편이다.그래서환경오염이우리삶에주는지속적인변화를알게됐고고민하게됐다.그러던중제일과관련해연결하니‘제일이오염된지구를살릴수있겠구나’라고생각했다. 기획단계에서재활용을고려했다는데,행사가끝나고어떻게재활용됐나? 이부분은영국내에서아티스트로활발히활동하고있는루나가기획했다.처음부터런던의다른장소로옮겨심을계획이었지만,행사가종료되는시점과식재를해야하는장소의시간여건이맞지않았다.정원시공에참여한팀원들과영국내지인의지인을찾아양해를구해여러가정집으로나눠서기부시공했다.자칫식물들이버려질까봐걱정됐지만잘마무리되어너무나뿌듯하다.앞으로도저희작품은최대한탄소발자국을줄이고행사종료후식물재료들이버려지는것을막기위해계획단계부터미리식재장소를계약할생각이다. 앞으로계획은? 이번RHS멜버른봄페스티벌에참여하면서많이느끼고배우게됐다.배움에는끝이없고새로움과변화가항상우리앞에놓여있다.늘부족하다는생각으로끊임없이배우고노력하며변화되기를반복하면지금보다더나은‘아트가드너(ArtGardener)’가될것으로생각한다. 마지막으로하고싶은이야기는? 많은관람객이저희정원을보고감탄했고,몇몇관람객은“NO~Bronze!Gold!”,“금메달을도둑맞은거냐”라고말하기도했다.사실이번정원을함께만든모든분이금메달을받았다고생각한다.그리고진짜금메달을받기위해또도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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