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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정원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식물이 성장하기 위한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이번 헨켈 정원에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시간’을 많이 주기로 했다.”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정원 중에서 제일 마지막에 합류한 헨켈코리아, 너무 늦은 결정으로 완성도 있는 정원을 조성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김지환·이양희 작가가 식재와 시설물로 파트를 나누어 콜라보를 이루게 된 배경이다.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도 기업의 정체성과 친환경 메시지를 창의적으로 담아 내며, 기업은 물론 작가 스스로의 만족까지 이끌어 낸 정원 조성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그냥 바라보는 정원”을 만들게 된 까닭 헨켈코리아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탁 세제는 물론이고 헤어케어 제품과 접착제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화학기업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브랜드와 기술을 지향하는 회사로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정원’을 통해 이러한 기업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니 대상지 규모가 너무 작아서 기업 정신이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구상이 잘 서지 않았다.” 다른 기업정원에 비해 절반 정도 규모인 작은 공간이어서 기업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아내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었다. 두 작가는 따로 스케치한 것을 서로 겹쳐보면서 공통된 컨셉을 찾아갔는데, “쉬어 가는 정원이 아니라 바라보는 정원”을 만들자는 데에 의견을 함께 했다. 멀리서 보면 ‘저기 무언가가 있네’라며 궁금증을 자아내고, 가까이에서는 ‘이런 정원도 있구나’하고 기억에 남는 정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업도 작가도 만족한 컨셉, ‘성장하는 정원’ 헨켈코리아는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다 보니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것과 “로고에 있는 빨간색과 흰색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 시설물을 맡은 김지환 작가는 빨간색과 흰색을 적용한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해, 하얀 폴대 위에 놓인 빨간 화분을 구상했다. 화분을 돋보이게 하려고 지지대를 이용해 공중으로 띄우는 형태를 구상한 것이다. 식재를 맡은 이양희 작가는 한강 주변에 자생하는 버드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버드나무 숲’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공간이 작고 시간도 부족하므로 정원에는 묘목을 심어 키우고 내년 식목일에 다시 와서 정원 주변에 버드나무 숲을 조성하는 행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폴대 위 빨간 화분에 버드나무 묘목을 심은, 매우 상징적인 조형물이 탄생했고, 정원의 개념은 점차 완성되어 갔다. 헨켈은 무엇보다 “화분에 묘목을 심어서 키우고 내년에 식목 행사를 하자”는 컨셉에 만족했고, 작가들은 ‘완성된 정원’이 아니라 ‘성장하는 정원’으로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도전적인 개념을 시도하면서 흥미로움을 가지게 됐다. “상징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실제 묘목이 조형 화분 위에서 잘 자랄지는 우리도 알 수 없었다. 장마를 지나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자리를 잘 잡고 성장하고 있어서 내년에 이 묘목들을 정원 주변에 심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 나무 숲, 정원에 시간을 담다 이양희 작가는 헨켈코리아의 브랜드 이미지를 순수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과도하게 큰 나무와 식물을 사용하지 않고 장식적인 식재를 최대한 피했으며, 자연 완성해 나가는 정원으로서 차차 숲이 되어 가는 천이 시스템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어린 나무 숲’을 조성했다. 정원은 중앙의 동그란 선큰부와 그 바깥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원 중심부에 지형을 낮춰 선큰부를 만든 것도 방문객들이 한 레벨 낮은 곳에서 어린 묘목을 보다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선큰부에는 한강 둔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을 주로 심었다. 경사면에 의해 물이 고이는 정도에 따라, 침수에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말채나무, 약간의 호습성을 가진 꼬리조팝나무, 건조해도 잘 자라는 개나리 등을 심어 서식처에 따른 층위를 형성했으며, 각 계절을 대표하는 수종으로 계절별 경관 변화도 고려했다. 초본류는 침사지와 건조지를 모두 견딜 수 있는 꼬랑사초와 빨간 포트와 어울릴 수 있는 식물종을 섞어서 사용했다. 다양하게 심기보다 심플하면서 지형적인 환경을 고려한 식재를 한 것이다. “어린 묘목에게는 엄마 나무가 필요하다보니 처음에는 큰 나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큰 세 그루의 싸리나무를 사용하게 됐다.” 내년에 어린 묘목을 심을 예정인 선큰부 바깥쪽에는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콩과 식물인 싸리를 심었다. 공간에 리듬감을 살린 ‘붉은 화분’ 김지환 작가는 제한된 공간을 최대한 역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붉은 조형화분들을 리듬감 있게 배치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처음에는 1~2m 간격으로 그리드를 그어 100개의 화분을 배치했는데, 공간의 크기와 식물의 성장을 고려해 최종적으로는 80개의 화분만 적용했다. 단순한 그리드 형태로 배치하다 보니 지루할 수 있어서 사람의 눈높이에서 화분의 높낮이를 조정해 공간에 리듬감을 주었다. 평면은 마치 기업의 로고처럼 원형을 그리고, 춤을 추는 듯한 화분들의 입면은 선큰된 지형의 변화와 함께 더욱 역동적으로 살아났다. 김지환 작가는 “화분 배치가 마치 숲의 천이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높낮이의 변화는 숲의 다양한 층위를 상징하고, 평면상 원형의 배치는 생태계의 순환을 나타낸다”며 화분 배치는 단순한 경관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두 작가의 콜라보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최대의 상징적 효과를 이끌어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개념적으로 실행적으로 잘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 나오게 된 것은 모두에게 행운과도 같은 일이었다. 시간을 두고 조금만 천천히 정원을 만들어 가요! 이번 기업 정원은 어떤 인연으로 조성하게 되었는가? 헨켈코리아가 기업정원 중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협약서를 맺고 시작이 늦다보니 시간적으로 너무 빠듯했다. 여러 작가들에게 제안이 함께 들어갔고, 제안서도 단 이틀 만에 해달라고 해서 처음에는 내가 맡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시공이 가능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공을 맡았던 안기수 소장이 콜라보로 진행해 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서 식재 파트는 이양희 작가가 맡고 시설물 파트는 내가 맡아서 시작하게 됐다. 설계 일주일 공사 일주일 정도로 급하게 진행됐지만, 개념적으로든 실행적으로든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그 기간 안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헨켈 정원은 어떤 의미가 있었는가? “내년에 다시 와서 묘목을 심자”라는 컨셉을 헨켈코리아 회장님이 진짜 좋아하셨다. 작가로서도 시간을 길게 두고 정원을 가꾸어 가겠다는 실천적인 개념으로 정원을 만들게 된 것이 기쁘다. “정원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원의 주인공은 시간이다”라는 말을 다들 하는데, 그 ‘시간’은 정원이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을 말하는 것이라면, 이번 우리 작업에서는 또 다른 시간의 개념을 생각하게 됐다. 미완성의 정원을 만들었지만, 그 시간 안에서 점점 완성되는 것들을 정원주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실천적인 행동을 한 것 자체가 매우 뿌듯하다.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김지환 작가 _ 요즘 서울시가 정원과 관련된 사업들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데, 약간 불안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우후죽순 만들다가는 ‘혹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원들이 곳곳에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원 문화가 일반인들에게로 더욱 퍼져나가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어서, 이런 정원박람회를 통해서 좀 더 탄력을 받아 잘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양희 작가 _ 기업정원은 처음이었는데, 그 기업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하는 과정이 굉장히 재밌었다. 요즘에 정원이 굉장히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조금 천천히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헨켈 정원 같은 경우는 미래 세대를 위하는 기업 정신과 제가 추구하는 정원을 만드는 방식이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정원은 어떤 정원이었을까?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에서 조성한 ‘에버스케이프’ 정원을 가장 흥행에 성공한 정원으로 손꼽는 데에 이견이 많지 않을 듯하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이층 브릿지와 발 아래 바람으로 펄럭이는 키넥틱 아트, 아름다운 정원과 뚝섬의 주변 풍경을 보기 위해 줄 서서 입장하는 시민들의 표정을 보면, ‘정원이 시민들에게 이렇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삼성물산은 이번 정원 조성으로 국내 대표적인 테마공원 ‘에버랜드’를 운영해 온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기업의 자존심을 높였다. 에버스케이프, “기업 정체성을 정원에 담다” 이번 정원 조성을 총괄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김종보 디렉터는 뚝섬에 “에버(ever)한 풍경”을 만드는 것이 콘셉트였다고 말한다. “원래 에버스케이프 정원의 대상지는 그라스로 가득한 가을정원이 있던 자리였다. 그래서 우리는 봄과 여름에도 아름다운, 사계절 볼거리가 있는 ‘에버(ever)한 정원’을 만들겠다고 서울시에 제안했다.” 정원의 이름은 ‘에버스케이프; 영원한 풍경’라고 붙여졌다. 사실 ‘에버스케이프’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50년간의 조경 노하우을 담아 지난 2018년 론칭한 조경 전문 브랜드이다. 정원도 흥행시키고 브랜드 홍보도 톡톡히 한 셈이다. “에버스케이프를 직역하면 “영원한 풍경”으로 해석되지만, 사실 ‘영원한 풍경’이란 회복의 방향으로 지속 변화하는 풍경’을 말하며 지구와 함께 호흡하는, 기업의 정체성이 담긴 브랜드 명이기도 하다.” ‘유빙원’, ‘충적원’, 그 사이 ‘시간의 다리’ ‘에버스케이프’ 정원에는 ‘훼손된 자연의 회복’에 대한 두 개의 정원을 조성했다. 그 두 개의 정원 사이에는 환경조형물 ‘시간의 다리’가 들어서 있다. “‘시간의 다리’를 중심으로 남측은 겨울 풍경인 ‘유빙원’이고, 북측은 여름 풍경인 ‘충적원’이다. ‘시간의 다리’는 겨울과 여름 사이 시공간이 다른 두 개의 정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유빙원’은 “얼어붙은 정원”으로서 얼음이 얼고 녹으며 그 사이로 생명이 움트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기후온난화로 인해 보기 힘든 한강 유빙을 백색 조형 조명으로 형상화하고, 그 사이로 봄날의 화사함을 담은 초화류를 식재했다. 전체적인 색상은 화이트 톤에 블루가 적용됐다. 충적원은 “휩쓸려 내려간 정원”으로서 한강의 흐름으로 생긴 충적층을 표현했다. 기존 식생중 상태가 좋은 화이트핑크 셀렉스와 그라스를 유지하고 로즈마리, 라벤더 등 허브식물을 식재했으며, 곧 다가올 여름을 위해 수레국화와 가우라 씨았을 파종했다. ‘시간의 다리’는 한강의 낙조와 기존 식생중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화이트 핑크 셀렉스에서 따온 핑크색으로 칠해졌다. 시간과 바람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구조물 하부에 백색천을 활용한 키네틱 아트를 적용했으며, 입구에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직접 개발해 국제장미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에버로즈를 심어 향기를 더했다. 기업동행정원, “친환경 실천 메시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ESG기업동행정원’ 구역에 조성된 에버스케이프의 정원은 지속가능한 풍경에 관한 기업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이 적용됐다. 최초 디자인은 상당량의 마운딩이 적용돼 있었으나 활용가능한 식생을 최대한 보호하고 지형 변화를 최소화하는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더불어 환경조형물 ‘시간의 다리”를 애초 h-형강 구조에서 땅에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고 철거가 용이한 비계 구조로 변경하여 원시적 구조미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유빙을 형상화했던 조명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3D 프린팅했으며, 내부 바닥 포장은 건축 폐자재로 마감했다. 무엇보다 전체 과정의 약 70%가 공장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리케이션 공법을 적용해 공사기간과 현장에서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디자인 및 시공방식’을 실천했다. ‘와우’ 할 수 있는 신선한 감동 주고 싶었다! 김종보 작가는 에버랜드 테마파크의 아트디렉터로 시즌별 축제 기획 및 어트랙션 개발에 참여해 왔으며, ‘2015 코리아가든쇼’, ‘2018 중국 상해 꽃 박람회 대상’ 등 정원 작품을 연작으로 조성해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동행정원’ 조성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올해 2월 말쯤 서울시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다며 연락이 왔다. 이번 행사가 국제적인 박람회로 개최되고 많은 기업들이 참여한다고 해서 현장 방문 후, 뚝섬에 ‘에버한 정원’을 만들어 보겠다고 서울시에 제안하게 됐다. 이번 정원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가? ‘에버스케이프’는 ‘영원한 풍경’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 기업의 브랜드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원한 자연이란 ‘회복의 방향으로 가는 자연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했고, 이것이 이번 정원의 전체적인 기획 방향이었다. 뚝섬 한강공원은 오래된 시민 위락시설이긴 한데, 잔디 광장 정도의 기본적인 인프라만 갖추어진 곳이다. 시민들이 이곳에서 우리의 정원을 보고 무언가 ‘와우’ 할 수 있는 신선한 감동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평한 지형의 뚝섬에 3미터 높이로 약간 올라와서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도록 브릿지를 설치했다. 사실 3미터 올라오는 것도 디자이너한테는 부담이지만, 조금 다른 높이에서 한강이나 주변 정원을 조망했을 때와 가까이 갔을 때의 느낌과 서로 어떻게 다른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가 늘상 한강에서 느끼는 바람이나 빛 등 자연환경의 변화들을 키네틱 아트를 통해 얼마나 많이 팔랑거리고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보며 느껴보도록 했다. 정원 조성 과정이 친환경적이었다는데? 현장 식생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마감을 위해 재활용 폐자재를 활용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공사 중에 많은 탄소가 발생하고, 공정 간 대기 시간 때문에 필요 없는 에너지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는 공장에서 최대한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함으로써 일정량의 공기와 탄소 배출을 절감했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대한민국에서 공원을 가장 많이 만드는 기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에 ‘도시경관처’가 부활했다. “도시에서 조경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막상 도시를 지을 때는 항상 삭막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녹색 인프라를 우선해 왔다. 조직 내 낮은 위상이 문제였을까. 이번 LH 도시경관처 승격은 그러한 우리나라 도시기반 조성 프로세스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건축·토목과 동등한 테이블에 앉게 된 조경부서, 도시경관처의 수장 이용주 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도시경관처 승격, ‘조경’ 중요성 인정 사실 LH에 도시경관처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에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녹색경관처’가 처음 신설되었으며, 이후 도시경관처로 이름을 바꿔 달았으나 2016년에 다른 부처와 통폐합이 되는 수모를 겪었다. 다음해 조경 독립 부서로 ‘도시경관단’이 신설됐지만 다시 처로 승격되기까지는 7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이번 도시경관처 승격은 도시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이한준 LH 사장의 부임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전언이다. 이한준 사장은 지난 40여 년간 도시·교통 분야에서 활동해 전문가로서 경기도시공사에서 큼직한 조경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도시에서의 조경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 온 베테랑 도시전문가이다. “사장님의 결단이 가장 컸다.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데 있어서 조경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인정해 주신다. 그러다보니 작년에 많은 역할을 주문하셨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이번에 ‘처’ 승격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좋은 도시 만들기, 조경에서 하라”는 시그널 … “목소리 낼 것” 어떤 계획을 하느냐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를 결정한다. 도시경관처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중요한 이유다. 이용주 처장은 올해 추진할 사업에 대해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3기 신도시의 변화된 패러다임에 맞는 공원 활성화’이고, 다른 하나는 ‘LH 공원의 브랜드화’이다. 3기 신도시는 대규모 공원을 조성한 1, 2기와 달리 선형의 공원들이 축을 이루고 있다. 기존 신도시는 공원과 공원을 보행자 도로 등으로 소극적으로 연결을 했다면, 3기 신도시에서는 30~50m 광폭의 선형공원들로 축을 강화해 놓았다. 아무래도 축제 같은 큰 이벤트적 역할은 줄어들겠지만, 도보 10분권 내 생활 공원이 늘어나면서 반려견과의 산책 등 일상 속 공원이 주는 편익들은 늘어난다. 이러한 “생활권 공원의 효율성을 어떻게 더욱 높일 것인가”가 앞으로 도시경관처가 풀어나가야 할 핵심 과제로 던져졌다. 도시에서 공원들을 모두 녹색축으로 이어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공원을 단절시키며 가로지는 ‘도로’는 항상 논란거리이다. 그래서 처에서는 ‘단절’이 아닌 ‘공원 속의 도로’라는 조경적 접근으로 ‘파크존’을 제시하고 있다. ‘파크존’은 속도 제한을 두는 ‘스쿨존’과 같은 개념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차량 속도도 줄여야 하고, 공원 이용자가 횡단보도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줄이고, 도로의 패턴과 포장, 신호등 체계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토목에서는 ‘보행 브릿지’를 설치하라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보행 브리지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앞으로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는데 보행 약자가 올라다니기 쉽지 않다. 공원과 공원을 건너가는 도로는 모두 파크웨이로 만들어서 마치 공원 속에서 잠깐 쉬었다 가는 느낌을 받도록 하겠다.” 이러한 부서간 이견을 조율하는 데 있어서 도시경관처의 강화된 위상이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부서의 공동 목표는 “신도시를 잘 만들겠다”는 것인데, 그동안 조경은 조금 불합리한 부분이 있더라도 다른 파트에서 결정해 준 대로 따라야만 했다. 이용주 처장은 도시경관처 승격은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에 조경에서 역할을 하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목소리를 좀 더 내겠다. 궁극적으로 쾌적하고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체감도가 높아진 공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금 우리의 역할이다” 공원 브랜드화 적극 ‘추진’…“그동안 안일했다” 반성 “산림청은 도시숲이나 국가정원으로 홍보를 많이 해 왔다. 그런데 LH는 대한민국 최대 공원녹지 공급기관인임에도 공원을 홍보하지 못하고 마켓팅화하지 못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시 시설이 ‘병원’보다도 ‘교통’과 ‘공원’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우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너무 안일했다고 생각한다.” 이용주 처장은 공원만 조성하는 일방향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공원을 브랜드화’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통해서 순천시가 정원도시로 재탄생하듯이 ‘공원’을 도시의 앵커시설로서 충분히 브랜드화도 할 수 있는데, 그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구체적으로는 2년마다 열리고 있는 기존 LH 가든쇼를 다양한 행사와 결합해 시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신도시의 정원과 공원을 브랜드화하여 시민들에게 돌려줄 생각이다. 올해 10월에 파주 운정 3지구에서 열릴 계획인 LH 가든쇼를 ‘LH 도시정원 프로젝트’로 바꾸고 마케팅이 있는 공원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LH는 공원을 조성하고 떠나지만, 시에서 ‘LH 도시정원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박람회나 비엔날레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공원을 더욱 활성화하고 가꿔 나가면 공원이 도시 전체의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지자체마다 국가정원이나 정원박람회를 계획하는데, 시와 협의가 된다면 그 밑바탕을 만드는 일을 해드리겠다.” 설계 품질 향상, 공모 다각화…신규 업체 진입장벽 낮아질까 이용주 처장은 ‘설계 품질 향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설계 발주 방식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LH에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설계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 공모’를 진행하거나 ‘설계와 시설물을 콜라보하는 공모 방식’도 고민중이다. 공원 안의 모든 요소들의 수준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협업이 발생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 작년에는 설계공모에서 공원 맞춤형으로 커스터마이징 시설물을 해야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까 실효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는 단순한 미션이 아니라 패키지 공모를 해서 둘 다 잘해야 당선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 그러면 좋은 협력 파트너를 고르려고 하지 않을까.” <인터뷰> “지금은 조경에게 중요한 순간…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느낌” - 2015년까지 도시경관처가 존재했다. 당시와 현재의 도시경관처는 어떤 점이 다른가? 규모는 비슷하다. 다만 최근 LH 본사가 20% 정도 슬림화됐고 부서 통합도 많이 이루어지면서 인원수를 축소해 가는 흐름이 있다. 조경은 인원이 늘지는 못해도 현상 유지가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역할은 강화될 것이다. 모든 조직이 줄어드는 가운데 조경부서를 처로 승격시킨다는 것은 유관 부서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크다. 기존에는 다른 부서와의 협업에 있어서 조금은 갑과 을의 관계가 있었는데, 이제는 가능하면 우리 부서의 목소리를 청취하려고 하고, 동등한 협업이 강화되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도로나 상하수도 등도 중요한 기반 시설이지만 공원 녹지도 하나의 도시를 만드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인프라 스트럭처다. 도시의 큰 그림을 그리는 단계에서 조경 부서의 의견이 담겨져야 된다는 것이 사장님의 지시사항이다. 앞으로 도시경관처가 그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 다시 승격된 도시경관처의 첫 처장으로서 계획은 있는가? 아무리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도 직원들하고 함께하지 않으면 안된다. 작년 최희숙 단장님 아래서 직원들이 똘똘 뭉쳐서 많은 일을 했고, 부서 승격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개인적인 승진도 기뻤지만 부서 승격은 ‘내가 역사의 현장에 있다’에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직원들이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계획보다는 우리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현재 본사 조경직이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데, 각 부서별로 업무 공유하는 테이블을 마련하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 -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조경인들의 기대감이 크다. 소감을 밝혀달라. 조경하시는 분들이 인정받는 시대가 정말로 오는 것 같다. 그전에는 조경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사회적인 변화가 좀 더뎠었다면 지금은 코로나19 이후로 공원에 대한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정원 대중화를 통해서 조경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을 기회로 여겨 열심히 하면 저희가 하는 일이 조금이나마 조경계 발전에도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겠다.
  • [환경과조경 이수민 기자, 박형석 기자] “공사가 끝나고 3년 동안 현장을 방문해 달라지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한다. 50년 후 건물은 없어질 수 있지만 외부 공간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가 관건이다.”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은 현대건설이 추구하는 일상 곳곳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다채로운 삶의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한 단지다. 블루밍 아일랜드, 다이내믹 필드, 그랜드 포레스트로 단지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차별화된 단지 조경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현장을 총괄했던 김용대 현장소장(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 이한희 매니저(현대건설 익스테리어팀), 이정열 차장(장원조경), 최승현 부장(조경사엔앤씨)의 의기투합이 빛을 발했던 현장으로, 이들을 만나 조성 과정의 뒷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쉼과 여유를 주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김용대 현대건설 현장소장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만의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한 전략과 주력했던 공간은?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인천의 자연을 담고 입주민들에게 서로 소통하며 여유로움과 쉼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고자 했다. 어린이 놀이터에 많은 공을 들었다. 삼각형의 대형 정글짐이 있는 놀이터인데, 처음에는 어린이들이 이 놀이터를 좋아할지 의문이 있었다. 특히 다른 놀이터와 달리 규모가 크고 높이가 높아 어린이들이 잘 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오픈하니 다른 동네 아이들까지 놀러와 즐겨주었다. 한 아이가 꼭대기까지 과감하게 올라가니 다른 아이들도 따라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시작은 두렵지만 한 발짝씩 나아가는 삶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석가산과 휴게 공간, 운동 공간, 어린이 놀이터를 가까운 거리에 두고 전체를 순환하는 트랙을 조성해 각 공간을 통합했다. 트랙을 따라 놀이, 운동, 휴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고 온 가족이 모여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활기찬 공간으로 만들었다. 입주민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설계안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요즘 아파트 조경 트렌드는 적재적소 배치다. 트렌드를 반영해 적절한 장소에 시설물과 수목 등을 설치하고 주민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집행부에게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 설득했다. 현장에서 시공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 자신만의 원칙이나 철학이 있다면? 학교, 회사 등에서 열심히 달리고 다시 돌아오는 곳이 집이다. 집은 편안하고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는 집뿐 아니라 단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쉼과 여유를 더 크게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아파트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쳐낼 곳은 쳐내고 살릴 곳은 과감히 살리고…조경은 강약 조절이다” 이한희 현대건설 매니저 내가 생각하는 조경의 트렌드는? 조경 트렌드는 강약 조절이다. 공간을 조성할 때 과감하게 쳐내야 하는 부분들은 쳐내고, 살려야 하는 부분들은 살리고 있다. 이곳은 입주자들의 평균 나이대가 다른 현장에 비해 높은 점을 고려해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운동 시설을 마련했다. 석가산과 초화류, 대형목, 음지식물 등을 통해 산 깊숙한 곳에서 느낄 수 있는 몽환적인 느낌을 선사하고자 했다. 특히 대형목을 식재하면 좋은 점은 같은 예산으로 공간을 풍성하게 조성할 수 있고, 단지의 랜드마크로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다른 아파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현장에 비해 개방감이 떨어지는 단점이었는데, 이를 보완하고자 식재와 동선, 시설물 등의 강약 조절을 통해 개방감을 줬으며,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가장 큰 차별점은 대형 정글짐이 있는 어린이 놀이터다. 처음에는 안전상의 문제로 반대가 많았지만 여러 안전장치를 설치해 안전성을 높이며 색다른 놀이터를 만들었다. 이색적인 대형 정글짐이 아이들에게 만남의 이정표가 돼주고 새로운 놀이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랜드마크적 경관을 만들기 위해 포토존을 만들고 단풍이 매력적인 서어나무를 식재해 공간에 입체성을 부여했다.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가? 현장에서 조경 포지션을 갖고 있는 담당자라면 공감할테지만, 공정 문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건축, 토목이 마무리 공정인 조경을 많이 배려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 “단지 조경 새 트렌드, 협력과 경쟁의 콜라보를 이루다” 이정열 장원조경 차장 내가 생각하는 조경의 트렌드는? 두 개의 건설사가 콜라보를 통해 하나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인 듯하다. 이 현장도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함께 단지를 조성했다. 그래서 전체적인 모습과 겹치는 공간은 서로 양보해가며 맞춰가는 것이 주요 쟁점이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획기적이고 고품질의 조경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도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의 장점이자 최신 트렌드인 것 같다.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비용 문제다.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이 부족했는데, 현장 조경 팀과 많이 조율하고 두 기업이 서로 맞춰가며 진행했다. 시설물과 식재 등 많은 부문의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고 정보를 공유하며 진행했고 무엇보다 결정권자의 빠른 판단과 검토가 현장 조경 기준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현장에서 중요한 점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최승현 조경사엔앤씨 부장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의 조경 공사는 11월 말부터 시작됐으며, 건축과 토목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실질적으로 남은 공사 기간은 5~6개월 밖에 없었다. 특히 겨울에 공사를 진행하면 하자가 많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공기를 맞추면서도 하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포장 및 경계석에 균열이나 들뜸 현상 등이 나타나 보수를 진행하며 하자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현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공사 기간 맞추는 것과 안전이다. 마감 기간을 맞추는 것은 어떤 직종에서든 다수와의 약속이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조경 공사는 다른 공종보다 마지막에 진행되므로 공사 기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건축, 토목, 조경은 서로에게 주어지는 공사 기간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사 기간이 짧아지면 빠르게 일을 하기 위해 안전을 무시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안전에 유의하며 공사를 마무리하기를 바란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건설사조경협의회(이하 건조회)가 설립 30년을 앞두고 친목을 넘어 조경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은수 건조회 회장을 만나 코로나 이후 다시 활기를 찾아가는 건조회의 활동과 최신 아파트 조경의 트렌드, 조경건설업 전망 등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경 전망, 여전히 좋다” 이은수 건조회 회장(포스코건설 부장)은 “조경업황은 장기적으로 계속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의식주 중 하나인 필수 산업이고, 최근의 건설업황 침체는 산업 논리에 따라서 성장과 축소를 반복하는 과정일 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미국, 유럽 선진국들처럼 지을 것이 없어진 나라도 아니다. 오피스든 주택이든 새로 지으려면 앞으로도 몇십 년은 더 걸릴 것이다. 건설업황에 따라 조경업황도 장기적으로 더 좋아질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고 있다는 것이 이은수 회장의 진단이다. 국내 건설 발주가 100조 원을 넘어선 지 꽤 됐고 성장과 축소를 반복하면서 150조 원 사이를 오가고 있는데, 그중 조경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5% 정도로 발주 규모가 5조 정도로 추정된다. 산림 분야 발주 약 1조를 합친다면 6조 원 정도이며, 환경복원업을 더하면 좀 더 커질 수 있다. 아파트 조경의 규모는 계속 성장 중이다. “10여 년 전 잠실에 최초로 재건축을 했을 때 조경공사금액이 약 50만원 정도 였다. 당시 일반적으로 평당 조경공사금액이 30만 원이었으니 개인적으로는 상종가를 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하이엔드급 조경은 평당 80만 원까지 가고 있고, 조경이 아파트 질의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받으면서 곧 100만 원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아파트에 조성되는 작가 정원은 평당 100에서 120만 원까지 받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도시들이 선진 도시처럼 계속 아름다워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조경도 분명히 할 일들이 많을 것이다. 아파트 조경 최신 트렌드 “바이오필릭 디자인” 조경의 고민이 전체 건설로 확장되고 있다. 바로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이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조경분야에서 예전부터 이야기돼 왔는데, 2000년대에서 2010년대의 논의는 시기 상조였다. 당시에는 ‘조경 따위가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변화가 생긴 것은 코로나 이후인 것 같다” 이은수 회장은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사람의 본성’이라고 본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현대 건축에 자연이 어우러지게 하는 디자인으로, “사람의 본성에는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은 선천적인 욕구가 있기 때문에 자연을 계속 끌어들이려는 디자인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이오필릭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로 인해 실외보다 실내 생활이 주를 이루게 되면서 커뮤니티와 조경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인테리어나 건축 설계에서도 바이오필릭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아파트에서도 바이오필릭 주차장이라든가 오픈 테라스 등 조경보다 큰 공종에서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대세가 되고 있다. 건설사조경협의회, 기술적 공유의 장 만든다. 이은수 회장의 임기중 가장 핫한 이벤트는 올해 시월에 예정된 ‘공동주택 조경기술 토론회(가칭)’가 될 전망이다. 이 행사는 회원간 단합도 도모하고 정보 부족에 힘들어하는 일선 건설사 조경 담당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취지는 국내 조경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건조회의 의지가 담겼다는 점이다. 건조회는 현재 56개 회원사에 회원은 약 400명 정도 된다. 1996년에 만들어져서 올해 28년 차로 곧 30주년을 맞게 된다. ‘건조회가 양적으로 많이 성장했는데 계속 친목 모임만 해야 되는가’, ‘조경 발전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등의 요구가 최근 대내외적으로 많았고, 이번 기술 토론회는 그러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올해 첫 행사에서는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아파트 조경 사례들을 소개하고 미래 공동주택 조경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이후 정기적인 개최를 통해 공동주택 분야의 대표적인 조경 기술 토론회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이은수 회장은 젊은 회원간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2030위원회’와 정기적인 웨비나를 계획하고 있다며, 특히 젊은 회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건설사에서 대외적으로 하는 모임이 건조회가 유일했다. 건조회를 통해 많은 고참 선배들이나 동료들과 만났고 서로 교류하면서 도움도 많이 받게 됐다. 우리 후배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뷰> “우리 자연이 아름다워요” - 최신 아파트 트렌드로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꼽았는데, ‘바이오필릭 디자인’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형태적으로 보면 유기체의 곡선인 오가닉이 디자인되기도 하고, 세포의 형태 등을 따르는 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 디자인도 있는데, 이제 형태만을 넘어 기능적인 역할까지 해야 한다. 사막에 온실을 만들면 온실에 사용할 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막에서도 일교차 때문에 새벽이 되면 온실 옥상에 이슬이 많이 맺힌다. 이것을 활용하면 온실에 충분히 쓸 수 있고, 실제 물을 많이 모아서 주변이 계속 녹화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의 방향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자연의 곡선은 수십억 년 동안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각자의 기능에 맞게 가장 적합한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이다. 우리 사람도 그렇고 동물이나 식물들도 그렇다. 유기체에서 따온 디자인들은 단순히 형태적으로만이 아닌 기능적으로도 적합하게 작동할 것이다. 사막에서 물을 모으고 나아가 전력을 생산하는 기능에도 가장 적합한 형태가 ‘오가닉’이고 ‘바이오미미클리’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그러한 트렌드의 초반에 있다. 아파트에서는 바이오필릭 테라스, 바이오필릭 주차장 등으로 구체화되어 실현되고 있다. - 요즘 협회나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가 신규 회원들의 소속감인데, 건조회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가? 초창기 멤버들에 비해 젊은 회원들 간 관계는 좀 서먹서먹한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가 이를 더 확대시키기도 했다. 젊은 직원들 중에는 ‘왜 저런 모임을 나가야 되지’ 생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선후배간 만남을 통해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오프라인 모임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먼저 얼굴을 익히면 전화 한 통화라도 더 쉬운 것이다. 젊은 모임을 만들어서 교류를 활성화하도록 돕겠다. - 앞으로 계획은?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자연이 좋아서 전통 조경을 공부하고 있다. 우리나라 1·2세대 조경가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아지는 게 우리나라 자연이라고 하신다. 저도 그렇다. 사실 전통 조경을 공부하게 된 처음 계기는 미국 조경잡지에 소개된 한 페이지 짜리 시크릿가든을 보고 나서 였는데, 한국의 전통정원을 외국 조경가 너무 멋지게 조성해 놓은 것에 좀 부끄러워졌다. 나는 한국 사람이니까 최소한 한국 조경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과 중국 정원을 많이 다녀 보니 처음에는 좋은데 계속 보면 질리더라. 저한테는 그랬다. 한국 사람한테는 우리 한국 조경이 좋은 것이 아닐까. 만약 일본이나 중국 정원에 비해 우리 정원이 우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전통조경 공부를 계속 안 했을 수도 있다. 최소한의 조작으로 자연을 즐기는 한국 선비들의 멋진 정원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좀 더 먼 미래에는 전통조경 연구나 전통조경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 짧은 봄날을 마무리하는 꽃나무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봄을 맞아 온갖 나무들과 풀의 새 잎이 돋아나 세상은 초록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화려하게 피었던 벚꽃이 봄바람에 순식간에 떨어지면서 키 작은 관목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봄날이 성큼 지나가면서 여름 날씨를 보이는 입하 절기로 들어서면 초록색 나뭇잎과 가지 전부를 흰색 꽃으로 뒤덮는 이팝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풍성한 꽃과 함께 향기까지 좋은 이팝나무는 전주와 포항을 잇는 선 아래인 남부 지방에서 자생하는 세계적인 희귀수종이다. 오래전부터 자생하고 있는 노거수나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이팝나무는 거의 다 남부 지방에 있다. 최근에는 공원이나 도로변에 많이 심어 중부지방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원래부터 추위에 잘 견디는 성질이 있어 중부지방에 심을 수 있었는데도 조경수로 생산하지 않아 뒤늦게 빛을 본 나무이다. 이팝나무가 왕벚나무만큼 인기를 끈 이유는 청계천 복원사업 때문이다. 2004년 당시 가로수는 왕벚나무와 은행나무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청계천복원을 상징하는 나무로 새로운 수종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에는 가로수로서는 흔치 않은 수종이지만 추위에 강하고 이식이 잘 되는 이팝나무가 선정됐다. 청계천 준공 이후 전국적으로 이팝나무를 식재하는 유행이 일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도 온대 지방에 자생하는 이팝나무는 동북아와 미국 동부지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가로수나 정원수로 심기 시작하여 개체수가 많아져 비교적 흔한 나무로 여기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 서양 학자가 지은 학명의 뜻은 ‘눈같이 하얀 꽃’이다. 그러나 같은 꽃을 우리 조상들은 전혀 다르게 바라보았다. 꽃이 모여있는 모습이 하얀 쌀밥과 비슷하다고 ‘이밥’으로 부르다가 ‘이팝’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일부 지방에서는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立夏) 절기에 꽃이 핀다고 ‘입하’나무로 부르다가 이팝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배고픈 시절의 슬픔 이팝나무는 5월 초순쯤에 초록색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얀 꽃이 나무 전체를 수복이 뒤집어쓴다. 가늘게 네 개로 갈라지는 꽃잎은 밥알처럼 보이고 꽃 뭉치가 모여서 이루는 나무 모양은 멀리서 보면 쌀밥을 수북이 담아 놓은 듯이 보인다. 밤에 보면 마치 흰 눈이 나무에 쌓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새로 난 어린 가지 끝에 흰색 꽃이 무더기로 달려 꽃 무게에 가지가 늘어지기도 한다. 꽃도 오랫동안 피어있고 은은한 향기를 내뿜으며 바람에 떨어지는 낙화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이팝나무에 꽃이 피면 본격적인 논농사가 시작된다. 못자리에 물을 대며 벼농사를 시작한다. 농사가 중요한 산업이었던 농경시대에는 풍년이나 흉년을 점칠 수 있는 신목(神木)의 지위를 가졌다고 한다. 넓은 들이나 농경지가 발달한 곳에 심어 놓고,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을 기대하고 꽃이 조금 피면 흉년이라고 걱정했다. 과학적인 기상관측이 불가능하던 그 시절에는 농사 수확량을 예상해 보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을 것이다. 풍년이 와야 쌀로 지은 이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이팝나무 꽃을 올려다 본 조상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농경시대에는 5월이 식량이 바닥나는 보릿고개였다.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 먹을 게 모자라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이다. 이팝나무 꽃이 피는 시기와 겹친다. 그래서 흰쌀밥을 마음껏 먹고 싶었던 서민들의 애환과 간절한 바람이 이팝나무 설화로 전해진다. 흉년이 들어 엄마의 젖만 빨다 굶어 죽은 아기를 아버지가 지게에 지고 산에 묻어 놓고 무덤 옆에 이팝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죽어서라도 쌀밥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팝나무를 보고 푸짐하게 먹으라고 했던 가난한 아비의 슬픈 전설이다. 지금도 진화중 도시지역 가로수로 이팝나무를 많이 심고 있는데 봄철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로 의심받고 있다. 그러나 꽃의 구조를 보면 수술이 화관으로 둘러쌓여 있어 꽃가루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실제 꽃이 피어있는 가로수를 흔들어 보아도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는 보지 못했다. 이팝나무 꽃이 피는 시기가 송홧가루와 버드나무의 종모가 흩날리는 때와 일치하는 것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것 같다. 자세히 살펴보면 나무마다 꽃이 달린 모습이 차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을에 열매가 달리는 나무가 더 많은 꽃을 피우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예전에는 암수딴그루로 분류했었는데 실제로 암그루의 암꽃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술이 보인다. 암꽃의 수술을 잘라 내부를 살펴보면 수술에서 꽃가루가 활성화되어 있어 단순히 암꽃이 아니라 양성화로 판명되었다. 독특한 암꽃 구조를 가진 셈이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이팝나무는 ‘수꽃양성화딴그루’로 변경했다. 따라서 암수딴그루가 아니라 수꽃나무 와 양성화나무로 구별할 수 있다. 꽃은 수꽃나무가 먼저 피지만 양성화나무가 꽃이 훨씬 더 풍성하게 피고 가을에 보라색 열매가 달린다. 가끔 수입산 버지니아 이팝나무를 볼 수 있는데 꽃차례가 지난해의 가지에서 나오고 꽃은 비록 크지만 아래로 처지기 때문에 잎이나 가지 속으로 숨어버려 그 화려함은 이팝나무에 비하여 덜한 편이다. 이중휴면성으로 종자 번식이 까다롭지만 가을에 채취한 종자를 두 해 겨울 동안 노천매장 후 파종하면 잘 발아된다. 어릴 때는 성장속도가 느리지만 키가 2m 정도가 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 전정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수형을 갖춰 가지만 강풍에 가지가 잘 찢어진다.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규모로 도입한 뒤, 전국적으로 이팝나무 수요가 폭증했다. 일시에 많은 수요가 발생하여 생산농가 대부분이 왕벚나무나 은행나무 대신 이팝나무 묘목을 구하여 키우기 시작했다. 가로수 수요공급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이번엔 아파트 조경공사에 왕벚나무 식재 유행이 돌아왔다. 널뛰기하듯이 이팝나무는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하고 왕벚나무는 구하기 어려워 가격이 급등했다. 조경수 시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계천 이팝나무 이팝나무는 계곡이나 습지 주변 그리고 바닷가에서 주로 살며, 양지바르고 토심이 깊은 사질양토의 비옥한 토지에서 생장이 양호하다. 공해, 염해, 병충해 그리고 추위를 잘 견디나 건조에는 약하다. 이식이 잘 되어 조경수로 많이 쓰인다. 2005년 10월 청계천복원 사업이 준공되었다. 이 때 심은 이팝나무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아쉽게도 17년이 지났어도 별로 크지 않고 꽃도 풍성하게 피지 않는다. 원인은 보도 포장재를 화강석 판석으로 하여 빗물이 뿌리 쪽으로 스며들지 않는 데 있다. 식재 위치도 옹벽 바로 옆이라 뿌리가 뻗어 나갈 공간이 부족하다. 청계천을 내려다보는 보행자 위주로 보도포장을 한 결과이다. 같은 시기에 식재 한 건너편 회화나무는 훨씬 더 성장하여 풍성한 녹음을 자랑한다. 도시 가로수는 수종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재 위치와 토양 그리고 보도 포장재를 면밀히 검토한 후 시공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불투수성인 화강석을 투수성 포장재로 교체하면 수분 부족으로 신음하는 이팝나무가 생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로등이 많지 않던 시절에는 한밤중 어두운 밤길을 새하얀 눈처럼 밝혀주던 꽃나무로 사랑받았다. 보릿고개 시절 배고픔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던 이팝나무는 지금은 꽃이 피는 가로수로 사랑받고 있다. 비록 꽃이 지고 난 뒤에 잎의 수량이나 가지의 발달이 다른 수종보다 떨어지지만 2주일 동안 도시를 아름답게 해주는 흰색 꽃 때문에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가로수로 선정되고 있다. 봄과 여름을 이어주는 멋진 나무로 도시환경에 반드시 필요한 나무이다. 홍태식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환경과조경 박형석 기자] 한국조경이 50년을 지나 새로운 50년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는 지금, 현 조경계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안세헌 한국조경협회 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안세헌 한국조경협회장은 “조경이 과거의 법과 제도, 정책에 멈춰있다”며 “알면서도 그동안 행하지 못했던 과제들을 협회가 구심점이 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협회에서는 젊은 조경인들을 주축으로 한 인적 쇄신을 통해 임기 중 조경의 ‘제도’와 ‘정책’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50년 도약을 위한 재도 개선, 조경사 자격제도 추진 그간 조경계는 공무원조경직제 신설, 조경진흥법, 도시숲법, 산림자원법, 산림기술진흥법 등의 재정과 조경진흥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발전을 지속해왔으며, 최근 현안으로는 조경지원센터의 활성화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안세헌 한국조경협회 회장은 “그간 학회에서 운영되고 있던 조경지원센터를 올해부터는 환경조경발전재단과 협회, 학회의 합의하에 발전재단으로 옮겨 운영하게 됐다”며 “학계나 업계 어느 한곳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 편성이나 사업 등과 관련해 관계부처와 더욱 적극적인 소통하여 국토부와의 긴밀한 스킨십을 통해 조경의 입지를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협회는 이러한 제도적인 차원에서 조경사 자격제도를 추진한다. 안세헌 회장은 조경사 자격제도가 조경이 건축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제도라는 생각이다. 현재 조경은 건축사법에 의거해 건축이 모든 것을 총괄 관리하는 법을 따라야하는데, 이는 아직 조경의 제도적 틀이 잡혀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경사 자격제도가 시행되면 조경업이 설계에 대해 책임 권한을 가지게 되며, 조경 공간을 조성하는 첫 단계인 설계, 기본계획, 실시설계 등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것이다. 이 제도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경인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지만, 설계와 시공을 분리한다기 보다는 설계를 하는 행위에 대한 기술과 법적인 테두리가 만들어짐으로써 전체 조경에 대한 업역이나 전문성을 확고하게 규정지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협회는 최근 수목가격공시가 중지되면서 시급한 문제로 떠오랐던 조경 수목 가격 조사 제도를 해결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경 수목 가격 조사는 과거 조달청에서 맡아 하던 업무이지만 복잡한 절차와 규정 때문에 업무진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재 조경협회는 환경조경발전재단, 국토부와 함께 조경 수목 가격 조사와 관련된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내년부터 조경 수목 가격 조사 공표가 국토부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조경 수목에 대한 가격을 측정하는 수고, 수관폭, 흉고, 근원 직경도 낡은 틀을 개선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해, 이번 기회에 수목 생산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예측가능하고 정리된 틀을 만들어 내년에 공표할 계획이다. 소통 강화, 강남시대 열다 최근 협회 사무실이 송파에서 한국과학기술회관으로 옮겨 새롭게 강남시대를 열었다. 이는 조경인들의 정보 공유와 만남의 장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이다. 협회는 회원 소통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으로 매달 말일에 조경 세미나를 개최한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세미나는 이번 달까지 2차례 진행을 했으며, 조경에 관련된 현장 실무자 및 학생들이 참관하는 등 조경협회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 전국조경인체육대회가 부활한다. 현재 협회에서는 각 지회 담당자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준비할 실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조경업에 종사하는 회원들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조경학과 학생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매년 엑스포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경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국토부와 산림청, 서울시와로부터 조경정원박람회의 포상 제도를 승인받아 새롭게 도입된다. 젊은 조직으로 인적 쇄신…전국에 지회 운영 조경협회는 대외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협회의 업무도 많아지면서 몇 년 전부터는 이원화된 조직 체계를 도입했다. 하지만 대내‧대외로 나누어졌던 이원화 체계는 쉽게 정착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업의 성격별로 조직을 이원화시켜 각 업종의 현황과 정보를 공유해 외부 행사와 내부 행사의 질을 단단하게 만들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전국에 조경협회 지회를 설립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부산, 대구, 울산에 이어 작년에는 IFLA를 진행하면서 광주지회가 만들어졌다. 올해에는 대전지회를 창설하고, 내년에는 경기도 중심으로 지회를 창설해 전국 단위로 지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회의 핵심적인 변화는 젊은 조직에 있다. 안 회장은 30년 넘게 조경에 종사하면서 조경 제도나 법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많이 느껴왔다. 많은 조경인들이 이에 공감은 하면서도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인적 쇄신 문제에 기인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협회 구성을 젊은 조경가들 위주로 조직했다. 지금 조경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도와 기술은 과거 몇 십 년 전부터 유지되던 것들이 많다. 시대가 바뀌고 법이 바뀌는 지금 조경의 제도와 기술을 부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조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면서 외부적으로도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위상에 비해 한국조경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타파하는 것이 한국 조경 100년 역사를 다질 초석으로 그 어느 때보다 조경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인물들이 필요하다. 협회 혼자서가 아닌 재단과 학회, 많은 젊은 조경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 2050년 탄소중립(Net-Zero) 선도 2019년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에서 국가 및 정부 수반은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를 위해 뉴욕의 UN 본부에 모여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의제 및 17가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의 이행’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으며, 2019년 ‘기후 행동 정상회의’ 에서는 65개국과 캘리포니아와 같은 주요 하위 국가 경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는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 비전 국내·외 선언, 2021년 5월 탄소중립 이행의 구심점 역할로 ‘2050 탄소중립위원회’ 출범, 2021년 9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제정(2022년 3월 시행), 2021년 10월 탄소중립이 실현된 미래상을 전망하고, 전환·산업·건물·수송 등 부문별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2018년 대비 40% 감축), 2022년 10월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제2기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출범, 2022년 10월 ’탄소중립·녹색성장 추진전략‘ 수립, 2023년 1~3월 이해관계자 간담회 및 국민 대상 공청회 실시, 2023년 3월 21일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발표 등을 진행해 왔다. 정부는 탄소중립․녹색성장 지원을 위해 향후 5년간(2023~2027년) 총 89조90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다. 부문별 감축 대책(54조6000억 원), 기후변화 적응대책(19조4000억 원), 녹색산업 성장(6조5000억 원) 등이다. 그러나 ‘국가 탄소 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에서 눈에 띄는 조경 분야는 ‘주요 부문별 감축 방향’ 중에서 [흡수원 부문]의 ‘산림·해양·습지·정주지 등 흡수원 복원’과 ‘도시 숲 등 신규 흡수원 확대’ 정도이다. 엄밀히 따지면 산림 분야다. 부문별 감축 방향에서 ‘조경 분야가 눈에 띄지 않으니 모른 척 해야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UN 회원국으로서 권리 및 의무가 있고, 한국 조경계는 대한민국 구성원으로서 권리 및 의무가 있다. 한국조경헌장에서 ‘Ⅲ조경의 대상’을 명시한 바대로 ‘국가정원 ~ 문화경관까지의 공간 및 시설물을 대상으로 한다. 정원과 공원 이외에도 도시, 건축, 토목, 등이 다루는 외부공간을 대상으로 하며, 생태환경, 경관과 같은 광범위한 대상도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권리의 범위는 책임에 따른 의무의 범위이기도 하다. 한국 조경계는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 2050년 탄소중립(Net-Zero)을 선도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지금 당장! 그린-워싱 (Green-Washing) 탈피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의 탄소용어 사전에 따르면, 그린-워싱이란? ‘위장 환경주의, 일부 친환경 행위만을 과장하거나 반환경 행위를 축소해 기업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반 소비자가 진짜 친환경과 가짜 친환경을 구분하지 못하게 혼란스럽게 만들어 물건을 구매에 이르도록 하려는 목적을 가졌다. 그린(Green), 워싱(Washing) 각각의 단어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의미는 환경적이고, 긍정적이다. 그러나 긍정의 두 단어를 결합하니 부정적인 의미의 신조어가 탄생했다. 조경에 대한 인식이 토목, 건축에 종속적일 때, 조경을 평가하는 비유는 ‘조경 = 화장술’ 이었다. ‘그린-워싱’과 ‘조경=화장술’이란 용어는 샴쌍둥이 같은 느낌이 든다. 불편하다. 최근 정원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조경분야 전반에 작품성이 요구되고, 평가되는 것 또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한국조경헌장에 기술한 바대로, 조경가들이 조경의 영역에서 조경의 대상을 대할 때, 조경의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가? 실천방안을 수립하여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가? 의지조차 없다면 국민교육헌장처럼 폐기 수순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행동하려면 그간 촌스러웠던 ‘조경 = 화장술’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자연, 환경, 인간, 식물에 대한 경외(敬畏)감을 상기하며, 한국조경헌장에 기술한 바대로, 자연적 가치, 사회적 가치, 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며, 조경가의 직업윤리를 재정립하여 질 높은 조경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그린-워싱부터 탈피해야 겠다. 지금 당장! 워싱(Washing) 앞서 언급한 대로 그린(Green), 워싱(Washing) 각각은 좋은 의미의 단어이다. 본질은 내용물이 무엇인가이다. 좋은 상품도 이중 삼중 포장하면 쓰레기만 늘어난다. 따라서 이제는 본질적인 자연스러운 모습을 표현할 수 있도록 덧씌워진 것들을 조심스럽게 한 겹씩 벗겨내고, 씻겨야 한다. 그중 처음으로 할 것이 물로 씻는 것이다. 갓난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채우고 나왔을 때, 처음 하는 일은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시키는 일이다. 요한복음 1장 28절에 따르면, 사도 요한 역시 예수님에게도 물로써 세례의식을 행하였다. 이외에도 종교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의식이 물세례 의식이다. 불교의 관정의례(灌頂儀禮) 및 관불의식(灌佛儀式)도 그러하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 인근 항구도시인 치비타베키아의 한 교도소에서 세족식(洗足式)을 진행하면서 수형자 발에 입을 맞추어 세계적인 뉴스가 된 적도 있다. 전통조경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보길도에는 윤선도의 세연지(洗然池)와 세연정(洗然亭)이 있다. 이외에도 전국 명승지 곳곳에는 세심정(洗心亭)이란 명칭의 정자들이 세워져 있다. 이는 씻음의 대상은 머리[灌頂]부터 발[洗足]까지, 그리고 마음[洗心]까지 임이 전통조경 유적과 종교의례를 통해 확인된다. 정원(庭苑)이란 단어에 쓰인 뜰 정(庭)을 파자(破字)하면, ‘집 엄(广)’이라는 한자가 엄호(广)부수로 쓰여서 + 조정 정(廷)이란 글자와 결합된 글자이다. 또한 앞마당을 뜻하는 ‘조정 정(廷)’ 한자는 민책받침(廴)+ 북방 임(壬)이 결합된 글자이다. 민책받침은 ‘길게 걸은 인(廴)’이라는 의미로 쓰이는데, 길게 걷는다는 것은 발을 천천히 옮겨가며 걷는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북방 임(壬)은 오행으로는 물 수(水)를 상징하므로, ‘물이 있는 집 앞마당을 천천히 걷는다는 말’이 된다. 결론적으로 정원(庭苑)에 있어서는 물(水) 요소가 필수라는 말이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가 COVID-19 팬데믹을 격었다. 백신이 개발되기 이전까지 최선의 예방대책은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였다. COVID-19 팬데믹은 백신 개발과 접종을 통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미세먼지와의 전쟁에서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는 아직도 유용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로 인해 사람뿐 아니라 식물들의 생육환경도 더욱 열악해 졌다. 강우빈도와 강수량이 불규칙해지고 온실효과로 인해 오염된 대기의 정체 시간도 늘어났다. 포장율 증가로 빗물의 토양 내 침투율이 낮아지고 있다. 수목의 증발산량은 늘고, 기공(氣孔)은 미세먼지로 덮혀 광합성과 호흡작용이 원활치 못하다. 수목은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비가 오고 강풍이라도 부는 날이면 가로수들은 여지없이 부러지고 쓰러진다. 사람을 위한, 지구를 위한, 탄소중립을 위한, 생산적 소비를 하는 유일한 탄소흡수원은 식물이다. 이것은 사실이다. 기계적 장치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US)은 산소를 내어주진 않는다. 이렇듯 유일한 탄소흡수원인 식물[나무]에게 사람들은 미세먼지까지 흡수하란다. 나무에게 입이 없길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 모르겠다. 만일 말문이라도 트인다면 나무의 원망을 어찌 들어야 할지 난감하다. 제때 씻겨주길 했나, 제때 물을 주길 했나, 간혹 물주는 사람은 횟집 사장님이다. 그것도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횟집 간판을 가려서 장사 안된다며 나무를 죽이기 위해 주는 소금물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 나무는 그다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T/R 율(식물의 지상부 생장량과 뿌리의 생장량 비율)에 맞게 가지치기 해주고, 미세먼지 많은 날에 농약 방제용 차량에 물 좀 담아다가 사람들 샤워하듯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뿌려주면, 탄소도 흡수하고, 미세먼지를 흡착할 테니, 최소한의 워싱(Washing)을 해 달라는 환청(幻聽)이 들린다. 나무의 하소연이 들린다.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대행사’,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제목이다. 대기업 계열사인 광고대행사 직원들의 일상을 주제로 삼았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았다. 그러나 무한경쟁 시장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야근 및 철야 작업을 통해 제안서를 준비하고, 현장 프리젠테이션까지 진행하는 긴장감, 이후 승자가 느끼는 짧은 성취감, 패자가 느끼는 좌절감 등에 공감하며, 지난 시간 동안의 개인적인 경험과 시간의 궤적이 드라마의 내용과 오버-랩 되면서 상당히 몰입한 작품이다. 드라마 내용 중 눈에 띈 카피 문구,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개인마다 느끼는 체감도는 다르겠지만, 나의 평소 일하는 스타일을 적확(的確)하게 표현해준 문구였다. 능동적, 수동적, 그리고 복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문구이다. 그러나 핵심은 자발성이다. 이끌 수 있는가? 없다면 따라야 한다. 따를 수 있는가? 없다면 비켜야 한다. 반대로, 비키기 싫은가? 그러면 따라야 한다. 따르기 싫은가? 그러면 이끌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닌 경우, 조직 생활 오래 못 한다. 그들만의 더 나은 리그는 따로 있다. RE100은 재생에너지 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줄임말로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RE100에 속한 기업들이 2022년 말부터 대한민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끌라고 한다. RE100 businesses call for accelerated action on renewable energy in the Republic of Korea. 25 November 2022, In alignment with the Republic of Korea’s strategy for a net zero economy, representatives of the international business community, through RE100, encourage Korea to urgently increase its ambition and action on renewable energy. 2023년 RE100은 회원 및 전문가 이해관계자와 협력하여 한국의 특정 장벽을 강조하는 주요 정책과제를 개발하여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중요한 내용으로 기계적 번역의 오류를 막기 위해 원문을 그대로 게재하며, 원문이 게재된 웹사이트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www.there100.org/our-work/press/south-korean-localised-policy-messages) South Korean government must go further to support businesses wanting to use renewables. 14 March 2023, The Localised Policy Messages are : 1. Create a policy environment with a fair and transparent power market structure to enable renewables to compete on an equal footing to fossil fuels. 1) Shift pricing to ensure it reflects the true cost of renewable energy production. 2) Strengthen independence and sustainability considerations within the electricity systems operator. 2. Increase the renewable energy target and implement stable policy frameworks to accelerate corporate uptake of renewable electricity. 1) Increase renewable energy target in line with 2050 Carbon Neutrality Goal. 2) Include wording around the expansion of Power Purchase Agreements (PPAs) in any government roadmaps. 3. Remove obstacles to improve accessibility of Power Purchase Agreements for corporates. 1) Ensure network usage fee and incidental costs are fair and transparent. 2) Remove unfair contractual obligations. 3) Simplify negotiation procedures and provide clear guidelines to support corporates through the procurement process. 4. Enhance grid flexibility and fairness for renewable electricity generators to scale the domestic supply of renewable electricity. 1) Ensure equal grid access and fair compensation for renewable electricity generators. 2) Promote investment in systems that increase grid flexibility to allow renewables to rapidly scale up. 5. Improve the renewables investment environment for on-site and off-site PPAs. 1) Streamline siting and permitting rules. 2) Improve cost effectiveness of investment. 3) Provide clarity around incidental costs associated with on-site and off-site PPAs. 6. Enhance transparency, sustainability and additionality of renewable electricity certificates and tracking systems. 1) Differentiate between different renewable sources of power under Green Premiums in advance of auctions. 2) Improve the use of Green Premium proceeds towards additional renewable capacity. 3) Increase frequency of Green Premium auctions 4) Embed sustainability measures attached to biomass for Green Premiums and RECS In November 2022, RE100 wrote to President Yoon, urging him and his government to take swift, decisive action on renewable electricity. RE100 recognises the steps that successive governments have already made to increase renewable electricity procurement, including through the introductions of PPAs. More must be done however to ensure greater access to renewables. 2023년 4월 10일 시점에 RE100 웹 사이트 메인에 걸린 최신기사 3개 중 2개가 2022년의 대한민국, 2023년의 대한민국에 보낸 메시지이다.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 따라 재생에너지 목표를 늘리라고 한다.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당초 30%에서 21.6%로 줄이는 것은 상당한 후퇴이며, 다른 선진국에 뒤처질 위험에 처한다고 경고한다. 따르라고 한다. 머지않아 ‘비켜’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다. 지금 이대로 라면! 대한민국 조경계 구성원의 역할 나는 대한민국 조경계의 일원으로 Global Issues에서 비켜서지 않고, UN의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에 따르고, 대한민국의 탄소중립(Net-Zero)을 이끌고 있다. 박경복 / 가든프로젝트 대표
  • 열매보다 꽃 버드나무같이 바람이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풍매화(風媒花)는 이른 봄부터 서둘러 꽃이 피었다가 진다. 진한 꽃향기도 없고 눈길을 끄는 화려한 색깔도 없는 꽃은 씨앗을 남기기 위한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한다. 그러나 4월부터는 나무들의 화려한 꽃 잔치가 시작된다. 살구꽃, 벚꽃, 복숭아꽃, 배꽃 등이 앞다투며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 나뭇잎과 꽃이 같이 핀다. 나뭇잎이 나오기 전에는 노란색 꽃이 많이 보이는 것과 달리, 흰색이나 분홍색 꽃이 초록색 잎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꽃사과나무는 과일보다는 화려한 꽃을 보려고 심는 나무이다. 봄기운이 무르익는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한다. 꽃사과나무란 사과나무속 식물 중에서 열매보다는 관상용 꽃을 위해 심는 종을 전부 포함한다. 구체적으로는 야생 사과나무와 식용 사과나무를 제외한 관상용 사과나무를 전부 꽃사과라고 분류한다. 야생 사과나무에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야광나무나 아그배나무, 능금나무가 해당된다. 대부분이 지름 4~5cm 이하 열매를 맺어 아기사과나무라고도 부른다. 가을에 익으면 대부분 빨간색을 띠고 신맛이 강해 먹기 어렵다. 원예종 꽃사과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데, 중국원산 꽃사과(Malus prunifolia)나 분홍색 꽃이 풍성하게 피는 꽃사과(Malus_floribunda)를 많이 심는다. 다양하게 개량되면서 꽃이 크고 작은 것, 열매도 작거나 큰 것, 꽃 색도 흰색이나 분홍, 빨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정원에서 독립수로 심는 편이지만 넓은 녹지에 군식하는 것도 보기에 좋다. 꽃사과나무와 비슷하게 보이는 나무로는 서부해당, 아그배나무, 야광나무가 있는데 일반인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열매는 꽃사과나무가 가장 큰 편이고 유일하게 열매 배꼽에 꽃받침이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꽃사과는 수분수 용도로 쓰이기도 하는데 사과 과수원에서 꽃가루만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네 종류 나무들은 낙엽이 지는 늦겨울에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아 멀리서 보면 빨간 단풍이 든 것처럼 보인다. 작은 차이와 다른 이름 서부해당(西府海棠) 학명은 ‘Malus halliana’인데 종소명을 따라 ‘할리아나 꽃사과’ 또는 ‘수사해당’ 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수사(垂絲)란 꽃자루가 ‘아래로 늘어진 실’ 같다는 의미이며, 해당(海棠)은 장미과 식물을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닷가 꽃인 해당화가 아닌 것이다. 서부해당과 관련하여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고사가 전해진다. 현종이 혼자 화창한 봄날을 즐기다가 양귀비를 불렀다. 양귀비는 지난밤 연회 때 마신 술이 깨지 않아 백옥같이 흰 얼굴에 홍조가 곱게 핀 모습으로 불려 나가게 되었다. “그대는 아직도 취해 있느냐?”라는 물음에 양귀비는 “해당화의 잠이 아직 깨지 않았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했다. 홍조로 물든 뺨을 서부해당 꽃에 비유한 양귀비의 고사처럼 서부해당은 봄 햇살 아래 화사한 분홍색 꽃이 특징이다. 5cm 정도의 긴 꽃자루 끝에 화사한 꽃이 실처럼 아래로 드리워져 핀다. 열매는 꽃사과보다 작은 편이고 배꼽이 살짝 들어가 있다. 서부해당은 가지가 제멋대로 뻗기 때문에 좋은 수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당한 전정이 필요하다. 아그배나무(Malus sieboldii)는 일본 원예종으로 유럽으로 전해져서 큰 인기를 받고 있다. 꽃은 연분홍색으로 피었다가 흰색으로 변한다. 열매는 주로 노란색이 달린다. 네 종류 가운데 꽃이 제일 아름다운 편이다. 꽃사과나 야광나무는 아그배나무와 수많은 교잡종이 생겨나 특별히 구분할 필요 없이 꽃사과로 전부 분류해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정원식물로 개량한 키가 작은 꽃아그배나무도 있는데, 추위에 강한 편이라 전국에서 심을 수 있고 거름기가 많고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란다. 아그배나무 특징은 나무 전부를 뒤덮을 정도로 흰색 꽃이 가득 피며, 가지 끝에 새로 난 잎에서 3~5개 결각을 볼 수 있다. 열매는 돌배나무를 닮고 크기가 작아 아기배나무라고 하다가 아그배나무로 부른다고 한다. 겨울철 새들이 열매를 즐겨 먹는다. 야광나무(Malus baccata)는 5월경 나무 몸통 전체를 흰색 꽃으로 뒤덮는다. 어두운 밤에도 빛이 환하게 난다고 하여 야광나무라는 부른다고 한다. 보름달 빛이라도 받게 되면 엄청나게 주변을 환하게 밝게 하여 한 번 본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한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야광나무’는 활짝 핀 흰 꽃이 밤에 환하게 야광(夜光)처럼 비치는 데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열매가 아주 작게 달리는 나무라는 뜻의 ‘아가위나무’의 평안북도 방언 ‘야광나무’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부지방에서는 보기 어렵고 중북부지방인 강원도 산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그배나무와 비교해서 새로 나는 잎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는다. 열매는 아그배나무와 비슷한데 조금 작은 편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 우리 조상들은 꽃만 화려한 나무를 좋아하지 않았다. 과일을 수확하여 먹거나 약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을 좋아했다. 매실이나 살구는 집 부근에 심어 꽃을 보며 봄이 왔음을 느끼고 그 열매로 가정상비약으로 요긴하게 썼다. 과일 수요가 늘어난 20세기 초반부터 배, 복숭아 그리고 사과나무는 과수원에서 대량생산하게 되었다. 짧은 개화 기간 동안에 꽃구경을 즐기고 난 후에는 상품성 있는 과일을 얻기 위하여 꽃따기, 1차 적과 그리고 2차 적과까지 바쁘게 일해야 한다. 과수원을 하는 농민에게 꽃 피는 4월은 1년 농사 중 가장 중요한 일들이 이어지는 시기이다. 과수원에 핀 꽃은 도시민에게는 불꽃놀이처럼 화려한 볼거리지만, 과수농가는 온 가족이 달려들어 일하기 전 날인 것이다. 올해처럼 이상기후로 과수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 나무의 면역력이 약해져서 병충해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나비나 벌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꽃가루받이가 미흡하여 결국에는 과일 생산량이 낮아지게 된다. 이처럼 지구 생태계 질서가 자주 깨지면 모든 생명체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리 조상은 오래전부터 능금을 재배해서 먹다가 20세기 초반 서양에서 들여온 사과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되었다. 사과는 다양한 품종이 내는 새콤달콤한 맛으로 능금을 밀어내고 과일의 최고 자리에 올랐다. 이제는 능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이처럼 근대화로 인한 사회구조가 변화하면서 선호하는 과일이나 식물 생태계도 바뀌게 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따른 소비자 위주의 시장이 열리게 됨에 따라 조경수 시장도 변화하게 된다. 화려하고 오래가는 꽃이 피는 나무를 심어달라고 한다. 은은한 향기보다는 당장 눈을 즐겁게 해주는 꽃나무 수요가 많아지면서 생산농가도 그 요구에 따르게 된다. 조경수는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단기간에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요를 제때 맞추기 어려워 가격의 폭등이나 폭락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농업기술개발을 담당하는 농촌진흥청은 꽃과 열매를 감상할 수 있는 관상용 꽃사과 품종의 확대 보급에 나섰다. 농진청은 10여 년 동안 연구개발을 하여 꽃사과 신품종 3개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하나벨’은 달콤하고 상쾌한 향기를 풍기고 풍성한 흰 꽃을 피우는데, 꽃향기는 화장품 향료로 쓰일 만큼 향이 뛰어나다. 분홍색 겹꽃이 아름다운 ‘로즈벨’과 황금빛 작은 열매를 감상할 수 있는 ‘골든벨’이 있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농산물 위주로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조경수나 정원식물 연구개발에도 앞장서서 우리 자생식물을 현장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소중한 우리 풍경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인 ‘빨간 머리 앤’에서 작가는 사과꽃이 흩날린다는 표현을 썼다. 정확하게는 꽃사과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풍경을 묘사한 것이다. 유럽이나 북미에는 오래전부터 벚나무보다는 꽃사과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거리에 벚꽃잎이 바람에 눈발처럼 날리듯이, 소설의 배경인 캐나다 동부 해안 지역에서는 꽃사과나무가 많아 봄이면 꽃잎이 흩날리는 거리 풍경이 일상적이었다고 한다. 우리 땅에서 꽃사과나무는 흔히 볼 수 없었는데, 20년 전부터 해외 출장 가서 구경한 꽃사과에 감탄한 높은 분들이 우리나라에도 식재하도록 하여 오늘날 많이 보급되었다. 조경수의 세계화 시대가 열리게 되어 우리나라 경관의 특색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꽃사과는 햇볕을 좋아하며 습기가 많은 토양에서도 잘 견디나 공해와 염분에는 약하다. 비옥한 점질토에서 잘 자란다. 봄철에 나뭇가지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많은 꽃이 잎과 함께 핀다. 모양을 잡아주기 위한 전정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다만 꽃이 지고 난 뒤 수형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키가 3m 이하 규격은 모아 심기 하는 것이 좋다. 붉은별무늬병(적성병) 때문에 향나무 옆에 심으면 안된다. 홍태식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 대학 안에 위치한 회사의 장소적 특성 때문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크게 봄, 가을 두 계절의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진다. 3월부터 시작되는 봄 학기에는 1학년 신입생들이 많아서 학교 로고와 학부 또는 학과명이 새겨진 과잠(학과잠바)이 눈에 많이 띈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학교에 적응하는 가을 학기에는 과잠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과잠이란 것이 학교와 학과의 상징이긴 해도 신입생이란 것을 확인시켜주는 액세서리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분위기를 통해 스스로 성장․적응할 수 있도록 하거나,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오리엔테이션이다. 오리엔테이션은 주로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신입생의 수업이나 신입사원의 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사전안내 교육을 뜻하는 말이다. 또는 학기 시작 첫 강의 시간에도 한 학기 강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시간을 갖는데, 이 또한 오리엔테이션이라 한다. 어원은 태양이 뜨는 동쪽을 뜻하는 오리엔트(orient)에서 왔다. 직업이 나무와 깊은 관련이 있어서 나무 목(木) 부수가 들어간 한자를 유심히 보게 된다. 그 중 대표적인 한자가 동쪽 방위를 나타내는 동녘 동(東) 한자이다. 나무 목(木) + 해 일(日) = 동녘 동(東)이다. 나무줄기 또는 식물의 잎은 햇빛을 따라가고, 뿌리는 물을 따라간다. 이것은 진리에 가까운 사실이다. 따로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東’이란 글자에 대해 [설문해자]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動也(동야). 從木(종목). 官溥說(관부설), 從日在木中.” 東 “動이다. 木을 짜임 요소로 한다. 관부(官溥)라는 사람의 설에 의하면, 해[日]가 나무[木] 가운데 있는 짜임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말하기’에는 서양적 어원[orient]으로 보나, 오리엔트(orient)의 의미인 태양이 뜨는 동쪽 방위를 지칭하는 ‘동녘 동(東)’ 글자의 의미를 통해서 활동성, 사실성,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행동하기’를 전제로 한 ‘말하기’ 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한국 조경계의 E.S.G.는 어디로? 지난 호 ‘생각하기’ 말미에 ‘한국조경계의 E.S.G는 ?’ 자문을 해봤다. 이는 생각하기, 말하기, 행동하기를 관통할 수 있는 ‘주제와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진 것이다. ‘생각하기’ 코너에서 상념(常念)으로 가지고 있던 E.S.G.의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았듯이, 단순히 사회공헌을 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보니 과거의 행위와 이에 대한 성과로서 결과물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미래가치와 방향성, 속도에 무게 중심을 두고자 한다. 조경계에도 다양한 단체 및 종사자가 있다. 따라서 특정한 단체나 업종의 현황과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너 나 잘하세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에 ‘생각하기’ 끄트머리에서 찾아낸 ‘말하기’의 실마리는 ‘한국조경헌장’이다. 헌장(憲章)이란? 사전적 의미로 ‘어떠한 사실에 대하여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정한 규범’ 이며 ‘법률로서 헌법의 전장(典章)’을 말한다.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헌장은 ‘국민교육헌장’일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유엔 총회 연설을 기억하고 있는 MZ세대에게는 ‘유엔헌장’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유엔헌장’의 정식 명칭은 ‘국제연합헌장 및 국제사법재판소규정 (Charter of the United Nations and Statute of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UN, ICJ))’으로서,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91년 6월 13일 제29회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1991년 7월 13일 제155회 임시국회 제6차 본회의의 수락 동의를 얻어 1991년 8월 5일 헌장 수락 선언서를 국제연합사무총장에 기탁하였으며, 국제연합헌장 제4조 제2항에 따라 국제연합총회가 대한민국의 국제연합 가입신청을 승인 결정함으로써 1991년 9월 18일 자로 대한민국에 대하여 발효하는 “국제연합헌장”을 공포하였다. ‘한국조경헌장’을 ‘국민교육헌장’ ‘유엔헌장’과 병렬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굳이 비교사례로 선정한 것은 ‘국민교육헌장’을 기억하는 나의 인식 저변에는 ‘선언적’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정식으로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선포한 규범이었다. 그러나 시대적 상황변화에 맞게 개정되지 못한 채 폐지되었다. 반면, 유엔헌장은 구체적인 목적과 행동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조경헌장’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탄소중립‘ 이라는 주제어를 대입해보니, 동시에 ‘선언’ 또는 ‘말하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하기’로 나가고 있는 ‘UN 헌장’과 ‘행동강령’이 한국조경계의 E.S.G와 탄소중립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음을 확인하였기에 공유하고 싶었다. UN(United Nations) :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UN은 자금, 프로그램, 전문기관 및 UN 시스템의 기타 조직과 업무를 조정한다. 유엔 자체는 유엔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 유엔헌장에 제시된 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엔과 유엔 체제의 다른 기구들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헌장이 작성된 이후로 유엔은 창설 당시 구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작업을 수행하도록 위임받았으며, 조직은 보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표를 설정했으며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공동 행동에 동의했다. 1) UNs ‘work plan’ 뉴욕의 UN 본부에서 총회,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는 비공식적으로 UN의‘작업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설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다. UN 사무국은 UN 시스템과 함께 이 작업을 수행한다. 2) UN Secretariat 유엔 사무국은 뉴욕시에 있으며 제네바, 비엔나, 나이로비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또한 UN 사무국의 일부는 아디스 아바바, 방콕, 베이루트, 제네바, 산티아고에 있는 지역 경제 위원회이다. 3) UN System UN 시스템의 모든 기금, 프로그램, 전문 기관 및 기타 기관에는 자체 예산, 권한, 리더십 및 본부가 있다. 그들은 UN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모든 주요 지리적 영역에 지역 및 지역 사무소를 두고 있다. 4) Our Work ①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 ② 인권 보호 ③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 ④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⑤ 국제법 준수 5)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유엔은 2015년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를 출범시켰으며, 현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이 빈곤을 줄이고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최선의 길을 제공한다는 회원국들의 이해가 높아짐을 반영했다. 동시에 기후 변화는 인류의 의식에 심오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극지방의 만년설이 녹고 지구 해수면이 상승하며 격변하는 기상 현상이 심화되면서 세계 어느 나라도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보다 지속가능한 세계 경제를 구축하면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국제 사회가 UN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와 2015년 파리 기후 협약 에서 설정한 배출량 감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개발과 기후 행동은 연결되어 있으며 둘 다 인류의 현재와 미래의 복지에 필수적이다. ①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 - MDGs : 불과 20년 전만 해도 개발도상국 인구의 거의 40%가 극심한 빈곤 속에 살고 있었다. 그 이후로 UN의 밀레니엄 개발 목표 (MDGs)가 이러한 진전에 크게 기여하면서 세계는 극심한 빈곤을 절반으로 줄였다. - 2030 의제 : 기아 제로; 건강과 복지; 양질의 교육; 남녀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산업, 혁신 및 인프라;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사회; 책임 있는 소비 및 생산; 기후 행동; 물 아래의 삶; 육지 생활; 평화, 정의 및 강력한 제도; 그리고 목표를 위한 파트너십. - 파리 협정 : 파리 협정의 핵심 목표는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하, 심지어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함으로써 기후 변화의 위협에 대한 글로벌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다. 또한 파리 협정은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처하는 국가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② Two key summits - 2019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 회의 2019년 9월, 국가 및 정부 수반은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를 위해 뉴욕의 UN 본부에 모여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의제 및 17가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의 이행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 2019 기후 행동 정상 회담 2019년 9월 기후 행동 정상 회의에서 65개국과 캘리포니아와 같은 주요 하위 국가 경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로 약속했다. 6) UN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 세상을 변화시키는 17가지 목표 빈곤 퇴치, 기아 제로, 좋은 건강과 웰빙, 양질의 교육, 남녀 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 산업, 혁신 및 인프라,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기후 행동, 물 밑의 삶, 육지 생활, 평화, 정의 및 강력한 제도, 파트너십 7) 넷 제로의 미래를 향하여 개인행동을 위한 UN 캠페인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은 지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선택은 중요하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3는 개인 가정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 먹는 음식, 여행하는 방식, 구매하는 모든 것이 개인의 활동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인 “탄소 발자국”에 기여한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10가지 행동으로 시작하세요.탄소 발자국을 계산하고 활동을 기록하려면, 더 많은 팁을 보려면,앱을 다운로드하세요.” [https://actnow.aworld.org/] [Note : UN 관련 내용은 https://www.un.org/en/한국어 번역시스템을 활용하였습니다.] 한국 :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안)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서 2023년 3월 21일, 발표한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18년 총발생 CO2e727.6 백만톤(기준)에서 40% 감축한 436.6백만톤을 2030년까지 줄이기로 국제사회에 약속한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상향 안의 감축 목표를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1) 수립근거 :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 녹색성장 기본법 제10조 2) 계획기간 : 20년을 계획기간(2023~2042)으로 5년마다 연동계획으로 수립·시행 3) 주요내용 : 탄소중립기본법 제10조 제2항 및 시행령 제5조 제2항 한국조경계 : 한국조경헌장 2013년 10월 28일, ‘한국조경헌장’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2022월 12월 9일 ‘개정’되었다. 한국조경헌장을 제정 및 개정한 한국조경학회는 헌장을 통해 ‘조경을 재정의’, ‘고유한 가치 공유’, ‘새로운 좌표 제시’를 목적으로 삼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Ⅰ조경의 가치, Ⅱ조경의 영역, Ⅲ조경의 대상, Ⅳ조경의 과제 등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이를 ‘E.S.G’ 항목별로 키워드 중심으로 재분류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한국조경헌장의 내용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이 UN이 지향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와 목표’에 부합한다. 반면, 타임라인에 근거한 세부실행계획이 빠진 채 선언적 문구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지금, 한국조경계와 구성원은 그 어떤 조직이나 개인보다 먼저 행동해야 할 주체이다. 박경복 / 가든프로젝트 대표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도시 틈새를 공유정원 콘텐츠로 승화시켜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조경·정원 플랫폼 스타트업 앤로지즈의 서비스 브랜드 ‘녹녹’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고 있다. 물론 사회적 욕구는 온라인만으로 충족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가상세계가 지금보다 더 고도화된다면 보다 많은 인간 활동과 욕구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은 가상공간을 활용해 커뮤니티 활동의 거리적 제약에 구애받지 않는 수준이지만, 제대로 된 메타버스가 구현된다면 3차원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점차 일상이 가상의 세계로 옮겨가고 있지만,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는 가상세계만으로 충족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자연 자원과 에너지의 공급이다. 음식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만드는 재료를 공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연결성이 약해지면 사람의 신체적·정신적 기능은 저하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자연 요소와 연결돼 있을 때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존감이 높아진다. 신체에 활력을 주고 기억능력, 시력 등도 자연과의 연결성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식물을 가까이 두는 생활만으로도 스트레스 저감, 면역력과 집중력·창조력 증가 효과가 있다. 이러한 효과는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듯하다. 지난 10월 20일 이케아가 한국을 포함해 34개국 3만4387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라이프 앳 홈 리포트 2021’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이상적인 집의 모습이 ▲여가를 보내는 공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1년간 부상한 이상적인 집의 특성으로는 개인 ‘정원’이나 ‘발코니’를 갖는 것(36%), 자연과 가까이 거주하는 것(35%), 가족·친구와 가까이 거주하는 것(31%), 프라이버시를 위한 공간을 갖는 것(29%)이다. 조영민 앤로지즈 대표는 정원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간 일상과 가장 밀접한 건축물 주변 조경이 ‘준공용’으로만 다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축물 조성 시 수익을 위한 자산 가치에 초점이 맞춰져 조경가의 참여를 배제한 채 준공을 위한 눈속임용 ‘임시녹지’를 만드는 실태를 지적한 것이다. 도시 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건축물이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원 욕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도시공학을 전공해 오랜 시간 공간 비즈니스를 고민해온 조 대표의 생각이 이러한 상황과 맞닿았다. 정원과 식물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한 공간 비즈니스 콘텐츠로 발전시킨 것이다. ‘녹녹’의 공유정원 서비스가 시작된 배경이다. ‘녹녹’은 주식회사 앤로지즈의 서비스 브랜드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경험하게 하는 공유정원의 확장과 함께, 온라인에서 간접적인 정원 체험을 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 nocknock을 운영하고 있다. 정원과 조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 제공 플랫폼 앱도 개발하고 있다. 공유정원은 옥상, 오피스 공실 등 도심 유휴공간에 정원을 조성한 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형태로 정원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이다. 디지털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자연에서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 수익을 다시 자연자본의 보존과 증대를 위해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조 대표의 목표다. 최근 이지스 자산운용 소유의 중구 명동 타임워크명동 빌딩(구SK명동빌딩)에 만든 공유정원 ‘녹녹 타임워크명동’은 그 시작이다. ‘녹녹 타임워크명동’의 공유정원은 7층 휴게정원과 옥상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설계는 미국, 중국, 한국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는 제3회 젊은 조경가상을 수상한 최영준 랩디에이치 소장이 맡았으며, 4계절 각자 다른 매력을 뽐내는 여러해살이풀 위주의 식재로 자연주의 정원을 조성했다. 공유정원에서는 자연을 느끼며 진행되는 ▲가드닝 클럽 ▲요가 클래스 ▲피크닉 패키지 등 다양한 일반 대상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향후 더 나아가 반려식물, 플랜테리어, 캠핑 등을 즐기는 MZ 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정원이 있는 삶을 경험하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정원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와 욕구를 공원에서 온전히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도시 안에는 공원 외에 유휴공간이 꽤 많다. 이런 공간을 활용해 재대로 된 정원을 조성하고 사람들이 즐길만한 콘텐츠를 운영해 본다면, 사람들의 정원 니즈를 도시 안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공유정원’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됐다. 내 집 정원과 공원 사이 어딘가의 틈새를 찾았다.” 조영민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인디애나대학교 켈리스쿨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의 국내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 제작을 담당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도시공간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정원을 통한 공유경제 모델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조 대표에 따르면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정원과 조경에 대한 관심이 커져 실내공간은 업종과 관련 없이 모든 공간에 플랜테리어가 들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오픈한 더현대서울 같은 상업공간도 실내에 식물을 적용함으로써 리테일 집객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공유정원’ 사업의 가능성을 검증받기 위해 작년 창업 전 환경 관련 창업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환경부 산업대전에 참여했다. 6개월의 심사과정을 거쳐 최종 10위권 수상 명단에 올라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조 대표는 코로나 시대에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공원보다 안전하고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 퀄리티가 더 우수한 조경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녹녹 공유정원’의 장점으로 꼽았다. 정원 관리와 가드닝의 부담은 덜고, 정원생활의 즐거움을 다양하게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차별화 지점이다. 조영민 대표는 “온도와 습도가 맞춰져 있는 도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계절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계절 경험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앞으로 계절과 자연이 결핍된 도시거주자들에게 온·오프라인의 정원 경험을 제공하고 절기를 접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의 젊은 고객들에게 새롭게 재발견되는 국내 여행지로서 공유정원이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조경도 건축만큼 우리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많다. 앞으로 녹녹을 통해 조경가들이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급격한 도시화로 생태회복력을 잃은 도시의 생활환경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또 경제적 격차가 환경서비스의 격차로 이어지는 환경 불평등도 크다. 공유정원에서는 도시에서도 누구나 자연의 계절 변화를 느끼고, 꽃과 나무와 새소리를 즐기는 삶을 제공하고자 한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도시 조명에 대한 관점이 바뀔 때 도시가 바뀐다. 밝게 하는 조명의 기능이 아닌 감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야간경관계획은 빛을 더하는 게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도시의 낮과 밤은 서로 다른 모습이다. 해가 환하게 비추는 낮의 도시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구성 요소들의 경계선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온다. 해가 지면 인공조명이 비춰진 대상의 형상만 남고 나머지는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밤의 도시는 낮과 다른 새로운 모습의 옷을 입는다. 인공조명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도시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야간경관은 도시의 이미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인공조명을 다루는 일과 도시경관을 다루는 일이 별개의 작업으로 이뤄지는 실정이다. 조명 디자인은 실내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건축, 도시, 조경 계획 및 설계에서 야간경관의 비중이 크지 않다.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그 경계 지점에서 인공조명과 도시경관 조명 디자인 실무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더 나은 도시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연소 유엘피 총감독은 도시경관에서 조명이라는 획일화된 공간의 계획이 아닌 빛이라는 감성적 관점과 새로운 빛의 언어인 ‘절제’라는 콘셉트를 주제로 활동하는 빛 연출 디자이너로 대학에서 미술학을, 건축과 조경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도시경관 분야의 빛 전문가다. 명지대학과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강의했고, 2006년 이연소조명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새로운 빛에 대한 실험과 창작 작업으로 ‘서울시 청계천 복원 건설공사 3공구,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 보물1호 흥인지문, 대명리조트 솔비치 양양’ 등을 빛으로 새롭게 디자인했다. 2년 뒤인 2008년 빛이 도시경관을 새롭게 창조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도시야간경관 디자인설계 전문회사 유엘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부설 연구소인 좋은빛디자인연구소를 만들어 ‘서울·부산·인천·대전·대구·울산·구미·안산·원주·춘천·충주·청주·당진시’ 등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도시야간경관 기본계획과 빛공해 방지계획 등을 진행했다. 이연소 총감독은 야간경관계획은 생활을 연장하는 시간의 디자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감독에 따르면 일반적인 야간경관계획은 더 밝고 화려하게 빛을 소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다 보니 빛을 비추고자 하는 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공해’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눈부심, 수면방해 등 일상생활 방해, 야생 동식물 생활패턴 불균형에 따른 생태계 교란이 대표적인 빛공해로 인한 피해다. “어둠을 배려한 빛이 만들어내는 야간경관계획은 하루를 더 길게 연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밤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편안하게 산책을 하고, 이야기하며 머물 수 있는 생활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내일도 모레도 계속 보는 일상이어야 한다. 한 번 강한 인상을 받고 이후 지루함을 느끼게 되면 안 된다. 야간경관의 핵심은 담백함과 수수함이다. 빛이란 감성의 요소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장소성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감독에 따르면 전면적으로 조도를 높이는 것보다 밝게 할 곳과 어둡게 할 곳을 잘 구분해서 밝기와 색감의 감성적 차이를 만들어주는 빛의 계획이 분위기를 더욱 감성적으로 연출해줄 뿐만 아니라, 눈에도 편안하고 아늑해 보인다. 적절한 빛의 강도와 조명 배치는 철저한 현장 조사와 현장 테스트를 통해 찾아낼 수 있는데, 빛에 대한 전문가와 도시경관 전문가들이 따로 움직이니 실무적으로 접근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에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이 감독의 지휘 아래 빛의 디자인, 야간경관계획, 전기설계, 영상과 소리 디자인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와 함께 일을 수행하는 체계를 갖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 감독은 “야간경관계획은 조명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빛을 다루는 일”이라며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해야 생각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조명’이란 장치를 중심으로 다루게 되면, 다채로운 모습 연출을 위해 과한 설정을 할 수 있기에 ‘빛’을 ‘생명’으로 보고 이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조명장치’는 빛을 담는 화분으로 보고 접근한다. 야간경관계획에 있어 빛과 함께 공간 체험을 다채롭게 하기 위해, 더하는 요소는 ‘소리’와 ‘영상’이다. 빛에 소리와 영상이 더해지면 강한 생명력을 드러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문화재청 최고 인기 프로그램 ‘창덕궁 달빛기행’도 그의 작품이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에서 펼쳐지는 고품격 문화행사로, 12년째 참여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창덕궁 야간 탐방 프로그램이다. 은은한 달빛 아래 청사초롱으로 길을 밝히며 창덕궁 곳곳의 숨은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후원을 거닐며 밤이 주는 고궁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궁으로 들어가는 초입은 도시와 연결돼 매우 밝다. 인정문을 통해서 인정전으로 들어갈 때는 조금 어두워지고, 후원에 들어가면 조금 더 조도가 낮아져서 어두워진다. 그러나 관람자는 이미 어둠 속에 순응되어 있어서 어둡다고 인지하지는 않는다. 바로 시각의 암순응을 통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그 속에서 궁궐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외부에 설치되는 업라이트조명은 사라지고 건축물 실내에 설치된 LED의 간접적인 빛 연출에 의해 고건축물의 격자형 창틀의 패턴이 건축물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르게 인지된다. 창덕궁 후원의 밤 속에서 부용지에 비추어진 주합루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과 하나된 또 다른 궁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후원을 거닐다 만나는 불로문과 애련정, 다시 조금 더 어두워지다가 관람지에서 물에 비추어진 관람정과 주변의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창덕궁 후원으로 들어간다. 후원의 울창한 숲은 간접조명을 사용해 관람자에게 눈부심이 없다. 수목 잎에 반사된 빛이 탐방로를 은은하게 밝히고, 숲 자체가 천천히 밝아지면서 현실로 돌아오는 개념으로 빛이 디자인돼 있다. 창덕궁 전체 빛의 색감과 밝기를 리듬감 있게 변화시킴으로써 관람자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어둠 속 빛의 흐름을 따라 궁궐을 거니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2022년 초 창덕궁의 옆, 창경궁 대춘당지에 ‘창경궁 물빛원행’ 프로그램을 새롭게 론칭할 예정이다. 빛과 영상, 소리를 통해서 궁이 가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코로나19 사태로 답답해하는 국민들을 위해서 잠시나마 다른 세상으로 초대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연소 총감독은 이 프로그램의 기획과 총괄 디자인 연출을 맡았다. ‘창경궁 물빛원행’은 서울 5대 궁궐 중 큰 호수를 담고 있는 창경궁 대춘당지 호수 경관을 활용해 영상과 소리를 디자인했다. 창덕궁은 아름다운 절제된 궁의 후원을 산책하는 기행이라면, 창경궁은 물빛 주변을 도는 원행이다. 숲속에 숨은 프로젝션이 춘당지 섬과 주변의 아름드리 나무를 대상으로 궁중문화를 연출한 영상을 비춰준다. 이 감독은 “문화재는 한 번 훼손되면 복원이 안 된다. 개선의 방향으로 기존 조명을 철거하고 단순히 새로 교체 설치만 한다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며 “문화재 조명 개선은 철저히 현장에 맞는 현장 중심 계획에서, 주변의 어둠을 배려하는 최소한의 방법으로 문화재 장소성에 적합한 특징을 살리는 데 역점을 두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가 가진 특정 속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적합한 빛을 만들었을 때 가치가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야간경관계획을 세우는 걸 주력으로 한다. 인테리어 등 직접 조명을 생산하고 설치하는 분야와 달리 영업 시장이 확실하게 형성되는 분야가 아니다. 기조성된 도시공간의 야간경관을 보고 개선할 점을 계획으로 수립해 관리 주체에 제안해서 일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럼에도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다. 이 감독은 빛이 도시공간에 잘 정착해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도록 조율하는 디자이너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일을 하는 것이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정량적인 관점에서 조명이 다뤄졌다면, 지금은 감성적인 관점에서 다뤄진다. 볼거리 제공을 위한 강한 빛 연출이나 어둠을 환하게 비추는 기능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 안전과 범죄예방은 기본 전제다. 감성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매개 요소로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조명을 통해 공간이 더 편안해지고 머물고 싶은 소박한 느낌의 감성을 연출하는 게 핵심이다. 야간경관을 개선하는 일은 도시를 살리는 일이다. 도시를 살리는 일은 바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빛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조명이 화려하면 도시가 안 보인다. 야간경관계획에서 빛을 더하는 게 아니라 빼야 한다. 도시 조명에 대한 관점이 바뀔 때 도시와 공간이 바뀐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이하 한종 조경레저부)가 조경학과와 업계 발전을 위한 매치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섰다. 매년 일자리가 없어 문제라는 기사가 쏟아지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20%대를 오간다. 그런데 실제 중소기업 미충원율은 10% 안팎을 왔다 갔다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공과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어떤 분야 전공은 초과 공급이 이뤄지고, 어떤 분야 전공은 졸업생을 분야에서 모두 수용해도 공급이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경학과는 일자리가 있음에도 전공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신입사원 공고를 내도 지원자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조경회사가 적지 않다. 조경 전공자의 업계 진출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한종 조경레저부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아이디어경진대회’도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적인 노력이다. 인재 채용을 위한 방법을 공고 후 선발이란 단일 과정에서 벗어나 조경학과 진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기업이 학생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능동적인 활동으로 확대하고자 한 것이다. 자체 예산을 들인 공모전 개최는 그 시작이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조경학과 대학·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제1회 한국종합기술 아이디어경진대회’가 열렸다. 대상 상금 500만 원 등의 시상내역과 입사전형 인센티브 혜택을 부여해 조경학과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종 조경레저부가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개최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조경학과 학생들과 엔지니어링업계가 소통할 창구를 만드는 것이다. 창구 자체를 만들기보다 이런 기회를 통해 다양한 창구가 만들어지는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뒀다. 둘째는 엔지니어링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있다. 엔지니어링사는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을 실행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한다. 때문에 공공공간을 다루는 조경 분야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조경 분야와 별개로 보는 업계와 학생들의 인식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엔지니어링사 내에 조경부가 최초로 만들어진 한종의 58년 역사를 알리는 것도 공모전 개최의 배경이다. “엔지니어링사 업무는 국가 정책과 연동된다. 도시 인프라의 비전이나 방향성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조경설계사무소가 하나의 단위 사이트로 움직인다면, 엔지니어링사는 사이트 범위를 넘어서서 국가나 지자체 정책 차원에서 접근한다. 정책적인 부분에서 공간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법적, 행정적 사항을 정리하고 이해시키는 업역이다.” 김인관 한종 조경레저부 부서장에 따르면 엔지니어링사 조경직은 전국 지자체 공원녹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원녹지 정책의 방향과 추진 목표, 사이트 성격을 구분하고 정리하는 등의 일을 한다. 정부나 광역시·도 차원의 관광 인프라 방향과 루트 개발, 사이트 조성 등의 정책 수립도 한다. 관광지, 공원, 수목원, 정원 등 사이트 성격을 정하고 이를 어떤 모습으로 바꿔갈지 방향성을 정하기도 하고, 공사 실행을 위한 설계를 진행하기도 한다. 설계는 대체로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맡는다는 설명이다. “조경레저부는 조경업계 리딩컴퍼니(선도기업)를 지향하고 있다. 58년 역사를 가진 한종이 조경업계를 선도하는 정신적인 가치를 만들어가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 교육의 기회를 늘리고자 한다. 이는 학생과 엔지니어링업계의 접점을 찾는 시도다.” 한종은 조경뿐 아니라 상하수도, 수자원개발, 도시계획, 도로, 교통, 교량, 터널, 항만, 철도, 환경 등 엔지니어링 전 분야 기획, 타당성조사, 설계, 분석, 시험, 감리 등을 수행하는 종합건설엔지니어링 회사다. 1963년 정부재투자기관으로 설립되고 1994년 민영화됐다. 이러한 배경으로 한종 조경레저부는 지자체 단위 공원녹지기본계획 수립을 국내 처음으로 진행했다는 이력을 갖고 있다. 국립중앙수목원(세종수목원) 기본계획을 통해 도심형 수목원을 제안해 정책화하고 정원과도 연계시켰으며, 케이블카 사업을 엔지니어링업계 조경부서 업무로 끌어오며 개발 위주에서 경관과 환경영향을 고려한 방향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김인관 부서장은 조경 분야의 관심이 디자인적인 부문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와 그 구성요소를 다루는 데 있어 정책, 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방향성을 잡는 것을 주도할 수 있는데, 이는 도시계획 등 다른 분야의 역할로만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부서장은 “대학에서 배운 조경의 영역을 가장 많이 경험해볼 수 있는 게 엔지니어링사”라며 조경학과 전공자들에게 진로 선택 시 실무 영역을 설계·시공에만 한정하지 말고 찾아볼 것을 권했다. 엔지니어링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학점 관리, 기사 자격증 취득, 영어 점수, 공모전 경력이 필수다. 서류 평가에서 제한조건이 걸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실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이자 학교에서 조경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볼 수 있는 하나의 지표란 것이 김 부서장의 설명이다. “조경부서 내 R&D를 적극 추진해 물리적인 환경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통한 비물리적인 환경에서도 조경의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고자 한다. 조경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산학연 교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번 공모전 외에도 조경학과와 업계가 교류하는 장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입사지원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공모전과 연계해 조경직 공개채용을 정례화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실습이나 업체탐방, 기타 협력 등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도 언제나 열려 있다.”
  • [환경과조경 남기준 편집장]2000년 열린 ‘제1회 늘푸른 녹색 환경도시 조경설계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은 당시 동아대학교 도시조경학부 재학생이었던 윤성융, 최지현, 김병철, 배미경, 최선희 팀의 ‘잠이와 달이의 동네 이야기’였다. 잠자리와 달팽이를 캐릭터화해 도심 속에서 잠자리와 달팽이가 서식할 수 있는 옥상 소생태계 복원을 제안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으로 격상된 후 처음 열린 2004년의 제1회 대상은 ‘콜라징 에지(Collaging Edges)’를 출품한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박경탁, 이상수, 김희원 팀이 차지했다. 각 대상 팀의 대표자인 윤성융 소장(서호엔지니어링)과 박경탁 소장(동심원조경)은 현재 조경가로서 대한민국 조경설계의 최전선에 서있다. 올해 제1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는 총 122팀이 출품했다. 1팀당 참여 인원이 3~5명이니, 어림잡아도 전국에서 400명 넘는 조경학과 학생들이 참가한 셈이다. 규모면에서 가장 큰 공모전이라 할 수 있다. 환경조경대전이란 타이틀로는 열여덟 번째이지만,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개최된 ‘늘푸른 조경설계 공모전’의 역사를 더하면 스물두 번째다. 22년이란 역사 또한 분야 내에서 독보적이다. 올해 행사는 한국조경학회·한국조경협회·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주최, 환경조경대전 운영위원회·환경과조경 주관, 늘푸른 후원으로 진행됐지만,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주최·주관·후원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22년 동안 한결같이 빠지지 않은 이름이 있다. 바로 재단법인 늘푸른이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조경 단체에서 규모 있는 학생 공모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늘푸른 재단의 꾸준한 관심과 후원이 있었기에 조경학과 학생들이 해마다 도전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 있었다. 제1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수상작을 소개하면서 늘푸른 재단의 노연상 이사장을 만나 후원 배경과 취지를 들어보았다. 경동원, 에너지와 환경의 가치 창조 늘푸른 재단을 설립한 경동원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위한 기술 혁신을 추구해왔다. 그 일환으로 친환경 건축 자재 및 내화 단열재,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친환경 고효율 보일러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특히 한동안 일본 수입 제품 밖에 없었던 초경량 인공토양을 직접 개발해 인공지반 녹화 솔루션인 파라소 시스템도 선보였다. “재단법인 늘푸른은 2004년 경동원의 손연호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이후 운영 자금은 경동원의 인공토양과 경동나비엔의 보일러 판매 수익 일부를 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마련하고 있다.” 즉 경량토 1포대, 보일러 1대가 팔릴 때마다 그 수익의 일부가 재단에 기부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환경조경대전을 묵묵히 후원만 할 뿐 늘푸른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노연상 이사장은 “초기에는 늘푸른이 주도적으로 공모전을 진행했지만, 10여년 정도 지난 후부터는 학회에 전적으로 일임하고 있다. 사실 초반에도 우리가 시작했으니까 인력이 부족한 학회 실무를 돕자는 마음으로 참여했을 뿐이다. 자리 잡힌 후에는 후원자의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다”며 후원자가 주목 받는 건 본연의 순수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는 경동원의 기업 이념은 ‘기업을 통한 사회 공헌’이다. 첨단 친환경 기술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환경 보전에 기여한다는 기업 비전도 눈에 띈다. 도시 환경의 질적 향상과 쾌적한 생활 공간을 창출하고, 산학 협력 차원에서 학생들의 창의성 진작을 목표로 한 늘푸른 공모전의 제정 배경과 일맥상통한다. “사실 사업하는 이들의 목표와 비전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 경동원은 일관되게 쾌적한 생활 환경 조성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다. 늘푸른 재단의 설립과 공모전 후원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한때 기업의 CSR이 화두였는데 최근에는 ESG 경영이 회자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산업 형태의 변화와 개인의 목소리가 중시되면서 등장한 시대적 요구, 소위 말하는 시대정신을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한 것이다. 소주주도 기업을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경영도 포함된다. 경동원은 여기에 더해 겸손함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속도의 문제일 뿐 도시 녹화는 더 확대될 것 노연상 이사장은 쌍용정유 전무, 에쓰오일 업무총괄담당 수석부사장, 에쓰오일 사장을 역임한 후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경동원 사장으로 일했다. 본인 표현에 의하면 “인생의 절반을 석유 제품을 팔며 살다가” 인생 후반부에 경동원 사장과 늘푸른 이사장을 맡아 환경을 보호하는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인공지반 녹화를 비롯한 도시 녹화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 초경량 인공토양 제작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다가 자연스럽게 도시 녹화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15개의 청사 건물을 하나로 연결한 세계 최대 규모(2016년 기네스북 등재)의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에 파라소가 쓰였다. 거창하게 기후 변화, 환경 위기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도시 녹화는 확대될 것이다. 다만 속도가 문제다. 녹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사회적 요구가 커져야 확산의 폭이 커질 것이다.” 이 대목에서 노 이사장은 조경의 저변 확대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정유 회사에서 인생의 반을 보냈다. 건축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없었는데, 에쓰오일과 경동원 사장으로 일하면서 인문학에서 출발해 음악, 미술, 철학을 거쳐 건축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조찬 강연을 통해 국내외 건축가들의 작품을 많이 접했다. 흥미가 생기니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의 작품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조찬회에서 조경가의 강연은 들은 적이 없다. 늘푸른 이사장을 맡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조경이란 분야 자체를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조경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깝다. 그만큼 대중적인 조경 콘텐츠가 부족하다. 조경을 일반에게 알리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해보면 좋겠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단행본 출판, 강연회를 비롯한 문화 프로그램, 유튜브 등 해볼 만한 것이 많다.” 조경학과 학생들이 자부심 느낄 수 있도록 “공모전 수상이 지금의 소장님을 만든 것 같다. 학생들에게 공모전 참여를 추천하고 싶은가? 물론 추천한다. 공모전 수상은 어떤 자극이 된다. 설계자라면 자신의 열정을 본인이 키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적당히 잘하는 것을 넘어 기분 좋게 잘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그 열정을 끌어 올려 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제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을 수상한 박경탁 소장이 제2회 젊은 조경가 인터뷰 때 들려준 이야기다. 환경조경대전 수상자 중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조경가로 성장하여 활동 중이다. 환경조경대전이 조경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전의 장을 열어준 덕분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노연상 이사장에게 학생들에게 전하는 격려의 말을 부탁했다. “조경의 대중화는 조경학과 학생들의 자부심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요즘 대학생을 대상으로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대다수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전공이 좋아 온 학생이 있는 반면, 성적에 맞추어 전공을 선택한 친구도 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학과에 애정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확신이 들지 않아서 또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고민하는 학생도 상당수다. 모쪼록 조경학과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조경 문화에 대한 저변이 넓어지길 기대한다. 또 학생들이 그런 포부를 갖고 인생을 설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태도보다 ‘이렇게 하겠다’는 행동이 중요하다. 목표가 구체적일수록 실현 가능성도 높아진다. 10년 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구체적인 장면을 설정하고 하나씩 실천해나간다면, 그 장면 속에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조경설계업협의회(이하 조설협)가 조경설계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하고 제도적 문제와 설계사무소의 어려움을 함께 타진하는 법정 단체로서 정체성을 재정립한다. 박명권 조설협 제4대 회장(그룹한 어소시에이트 회장, 환경과조경 발행인)은 한국 조경설계업의 현안과 나아갈 방향으로 ▲조경설계비 제대로 받기 ▲조경 설계발주 관련 제도의 보완 ▲실무재교육 프로그램 마련 ▲차세대 조경설계가 양성 ▲조경설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 ▲조경설계 올해의 작가상 제정 ▲사단법인 조경가협회로 발전 ▲조경설계 감리제도 도입 ▲조경설계 시장의 업역 확대 ▲해외시장 개척 등 10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그동안 조경설계업계가 풀지 못한 문제들을 제시하면서 일부 과제는 임기 내 중점 추진하고, 일부 과제는 장기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둔다. 특히 협회 명칭을 조경가협회로 변경하고 사단법인으로 등록해 조경설계업의 권익을 보호하고 법·제도 및 정책 대응이 가능한 법정 단체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그동안 조설협은 설계사무소대표자협의회 수준의 친목단체에 머물렀다. 그래서 현재 사무국과 별도의 집행부가 부재한 상태다. 이에 박 회장은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정비부터 시작한다. 조경설계에 몸담고 있는 경력직원들까지 회원을 확장해 보다 발전적인 조설협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조직 구성은 ▲기획위원회 ▲제도개선위원회 ▲교육위원회 ▲미래인재 위원회 ▲홍보위원회로 구분되지만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수평적 집단 지성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각 분과별 책임자를 두지 않고 여러 부회장을 임명한 후 이슈별로 동시에 토론하며 유기적으로 역할이 부여된다. 회장 임기 내에는 최소 ‘조경설계 올해의 작가상 제정’과 2022년 IFLA(세계조경가협회) 한국총회에 맞춰 ‘세계 최대 조경설계작품 전시회’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과조경’에서는 매년 올해의 ‘젊은 조경가’상 시상을 통해 한국 조경의 내일을 설계하는 젊은 조경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하지만 공모 대상자가 만 45세 이하로 한정돼 정작 기성 작가들은 수상 기회가 없어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이에 조설협에서는 ‘환경과조경’과의 제휴를 통해 새롭게 ‘올해의 작가상’을 제정해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에 대한 시상과 홍보로 조경가 알리기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매년 한국조경학회와 환경과조경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 정기적으로 조설협 주최 기성작가전을 개최해 한 해 동안 조경설계사무소들에서 디자인한 작품들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만든다. IFLA 한국총회 때는 해외 유수의 작가들을 초청해 ‘팬데믹 이후의 조경의 신 패러다임’을 주제로 세계 최대 규모의 조경설계작품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박명권 회장은 “조경설계업이 양적인 성장은 많이 했지만, 활황기 때 제대로 된 조직이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해 여전히 소규모 회사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다”며 “조경설계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5년간의 설계사무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과제를 풀어보려 한다. 임기 중 다 이뤄질 수 없겠지만 임기 동안 회원들과 소통하면서 장기적으로 조설협이 가야 할 방향을 정립해나갈 계획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박명권 회장과의 일문일답 - 조경설계업을 가장 어렵게 하는 문제로 턱없이 낮게 책정되는 설계대가가 꼽힌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기술서비스 질 하락, 고급인력 유입 감소,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등의 악순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어떻게 대응코자 하는가? ▶ 2021년 1월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엔지니어링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공표했다. 이번에 신설된 ‘조경 설계 표준품셈’은 조경 설계대가 산정의 최우선 기준이 된다.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에 따라 발주청이 조경 ▲기본설계 ▲실시설계 ▲기본 및 실시설계를 발주하는 경우 관계법령에 따른 대가의 고시, 기타 특별한 상황 등에 따른 예외사항을 제외하고는 본 표준품셈을 적용해 실비정액가산방식에 따라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 조설협은 신설된 조경표준품셈의 이해를 돕고 조경설계비 대가를 제대로 받기 위한 조경설계표준품셈 설명회를 개최하고 용역대가를 제정된 품셈에 따라 적용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조경설계표준계약서를 제정해 조경설계 업무범위와 대가기준 등을 명확히 하고, 그동안 불확실한 계약서로 인해 주어진 발주처의 부당한 요구 등 불공정 계약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민간건설사 저가 입찰과 건축사사무소의 ‘열정 페이’ 강요 행위 근절을 위한 노력도 기울일 것이다. 고질적으로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일부 건축사사무소 명단을 공유하고, 이를 시정토록 노력하겠다. - 조경설계용역 발주 방식도 조경설계업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 지난 몇 년간 공원을 설계하는 일에 건축물을 일부 포함해 ‘건축공모’로 발주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조경설계공모 관련법령 부재가 원인이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시 조설협에서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조경진흥법 개정 등을 통해 조경설계공모 관련 법령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질 신진 조경설계사무소들의 시장진입을 막는 PQ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PQ제도는 일방적인 실적위주의 평가와 애매한 자격심사기준, 단순경력 위주의 기술평가 등으로 인해 대형 엔지니어링사를 위한 제도라는 비평이 많다. 실제 최근 LH도 연간 한두 건의 현상공모를 제외하고는 조경 설계 발주물량의 상당수를 PQ방식을 통해 상위 대형엔지니어링사가 수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LH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선호되는 PQ(사업수행능력평가)방식의 발주비중을 줄이고 비교적 공정한 평가방식인 현상공모가 늘어나게 발주처에 건의하겠다. - 국토교통부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건설산업 전 과정에 BIM 적용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 뿐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른 설계 동향이나 신기술 습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조경설계사무소에 근무하는 대다수의 조경인들은 취업 후 이렇다 할 재교육 기회가 없는 현실이다. 조설협에서 가능한 한 상/하반기별 설계세미나를 개최해 최신 설계 동향이나 신기술 등에 관한 교육을 통해 기성 조경설계가들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주요 현상공모 당선작에 대한 당선작가 토크쇼를 개최해 유능한 조경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널리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또한 BIM 등 최신의 설계기법과 Tool에 대한 교육 기회도 만들고, 코로나가 종식되는 대로 해외 선진조경사례를 조설협 회원들과 함께 답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 - 조경을 비롯한 건설산업 전반에 인력난이 심각하다. 설계사무소는 더 어려운 걸로 알고 있는데, 이를 타계할 방법이 있는가? ▶ 대학 졸업생들의 설계사무소 취업이 점점 줄어들고 설계사무소들은 신규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경설계사무소는 너무 힘들고 근무조건이 열악하다는 잘못된 소문으로 인해 학생들이 현장을 직접 접해보기도 전에 설계사무소의 진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을 상대로 조경 설계사무소의 비전과 보람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를 통해 미래 조경가를 키워내는 데 힘을 보태겠다. 대학 재학생들이 졸업 전에 조경 설계사무소에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방학기간을 이용한 인턴 실습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 - 조경설계 위상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우리나라 조경설계가들이 자존감을 상실하는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가 작품의 크레딧 즉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다. 해외의 경우 설계가들의 작품성을 높이 인정하고 설계 작품의 크레딧에 관한 권한을 대부분 작가에게 부여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발주처에 귀속시키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대부분 작품들이 발주처의 입김에 의해 변질되거나 원형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고 준공이 된 후에는 과연 이게 누구의 작품인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나라 조경설계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 하이라인으로 유명한 제임스 코너나 조경계의 세계적 스타인 조지 하그리브스처럼 ‘스타 조경가’를 키우지 못하고 한국조경설계업계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일부 민간 건설사의 경우에는 IFLA나 ASLA에 설계작품을 출품하면서 설계자가 아닌 건설사 이름으로 버젓이 출품하는 웃픈 현실도 있다.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건축설계업계의 경우 최근 소송을 통해 대법원에서 건축설계 작품의 저작권이 건축가에게 있다는 판결을 받아내는 등 설계저작권에 관한 노력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은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것이다. - 정부를 상대로 정책을 제안하고 협상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법정 단체로서 지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 조경설계업협의회에서 사단법인 조경가협회로 발전시키는 것이 장기적인 계획이다. 우리 조경설계 분야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성장의 주역으로서 쾌적한 환경 조성과, 시민건강 향상 등 환경복지를 실천하는 녹색인프라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국토환경 개선과 환경복지 기반의 중추적 임무를 수행하는 조경설계분야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적 배려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으로 조설협을 사단법인화 하고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을 받는 법정 단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사단법인 설립 후에는 건축사제도와 같은 조경사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조경가협회가 회원관리는 물론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한국조경협회가 젊은 조경인들에게 가까이 다가선다” 올해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조경협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갈 분과위원장의 약 2/3가 새 인물로 채워질 예정이다. 40대 초반의 젊은 조경인을 주축으로 심지어 30대 분과위원장까지 선임하는 파격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젊은 조경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홍길 제21대 한국조경협회 회장은 “그간 협회가 조경의 대외적인 현안에 많이 치중하면서 기본적인 내부 문제들을 간과한 측면이 있었다”며 “협회의 기본인 회원들의 권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젊은 조경인들의 참여를 강조하며 임기중 협회의 운영 방향에 대해 ‘소통’과 ‘도약’ 두 가지의 큰 틀을 제시했다. “협회, 위기 아닌 기회 맞고 있다” 코로나 시대, 조경 가치 ‘상승’ 해를 거듭하면서 “협회가 위기”라는 말이 많았다. 조경협회는 수익사업을 통해서 운영되는 구조가 아니고,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어 봉사하고, 때론 자기 주머니도 털어서 운영되고 있다. 업황이 좋을 때는 기부도 많았는데, 전반적으로 업황이 어렵다 보니 기부도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위기’라는 말이 틀리진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홍길 회장은 “지금 협회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19‧20대에서 한국조경사회를 한국조경협회로 단체명 변경을 추진하면서, 외부에서는 한국조경협회를 조경 산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인식하게 됐고, 협회도 외부적인 위상이 부쩍 높아진 것을 느끼고 있다. 외부에서 요청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바빠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운신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최근 조경업황도 어렵다고만 볼 일이 아니다. 작년 한 해 코로나가 조경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준 것은 분명하지만, 코로나가 조경 분야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민들이 공원이나 캠핑장 등 야외를 많이 찾게 되면서 외부 공간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됐고, 조경에 대한 사회적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조경이 할 수 있는 일도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홍길 대표는 “이런 기회들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내년에 광주에서 열리는 ‘IFLA 한국총회’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IFLA 한국총회’를 통해 일반 대중들은 물론 정치권 등에 조경을 잘 알리는 역할을 해서 조경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이다. 달라진 위상, 대내‧대외 수석부회장 이원화 법제 대응 강화 ‘조경협력센터’ 설립…자연환경보전업법 ‘반대’ 협회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일이 방대해지다 보니 협회 조직에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한 명의 수석부회장을 두던 것에서 대내수석부회장과 대외수석부회장 두 명의 수석부회장 체제로 조직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대내수석부회장은 협회 회원들의 복지나 회원들 간 소통을 강화하는 사업들을 꾸려나가게 되고, 대외수석부회장은 조경진흥법이나 산림청 대응 등 법‧제도적 측면에서 우리가 지키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 대외적으로 챙겨야 할 사항들을 맡게 된다. 특히 법제 대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협회 내부에 ‘조경협력센터’를 설립했다. 이홍길 회장은 법‧제도적인 문제들은 협회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다른 여러 조경단체들과 한목소리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센터는 협회의 입장을 밝히면서, 환경조경발전재단이나 조경지원센터와 협력을 통해 조경계의 권리를 지켜나가는 일을 할 것이다. “작년 말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담은 자연환경보전법 개정안이 입법발의가 됐다. 자연환경 및 생태 관련해서는 조경업계에서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인데, 업이 새로 신설되면 면허를 새로 등록해야 된다. 인원도 적은 조경업계에 어려움을 줄 수가 있어서 대응해 나가려고 한다. 우리 협회가 대처를 잘해야 기존 조경업을 하는 분들이 손해를 받지 않고 업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회원간 ‘소통’ 강화와 권리 찾기 IFLA 한국총회, 조경 ‘도약’ 계기 대내적으로는 그간 소홀했던 회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IFLA 한국총회 등의 행사를 통해 조경 분야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 이것이 21대 협회가 주력해 나갈 방향이다. 이홍길 회장은 협회가 40년을 지나면서 조직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잘 갖추어졌지만, 정작 협회 회원들을 위한 내부적인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 협회 고문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그래서 회원들에게 회원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회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 앱도 새로 개발할 계획이다. 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조경에 대한 정보도 얻고, 회원 관리나 회원 서비스 혜택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조경계 전체가 소통할 수 있는 행사를 임기중 부활하고자 한다. 예전에는 체육대회를 통해서 조경인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체육대회는 아니더라도 전국에서 조경인들이 모여 서로 어려운 점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하는 소통의 지점을 많이 만들어 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속감을 고취하고 현재 낮은 회비 납부율을 높여 운영의 자립성도 확보해 나가고자 한다. “전국 고등학교에 조경학과가 50개가 되는데, 이렇게 많은지 깜짝 놀랐다.” 조경박람회나 한마음 대축제 등 조경계 행사에 고등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통해 젊은 조경기능인 양성을 활성화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이들이 미래에 조경 분야로 사회 진출을 하게 되면 훗날 훌륭한 조경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는 현재 조경이 국제기능올림픽 종목에서 배제됐는데, 앞으로 다시 세계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해외에서는 IFLA는 물론 ASLA 등의 행사에 학계보다는 업계에서 많이 참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IFLA 세계총회’가 학회 주도 행사로만 인식되고 있는데, 업계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22년 IFLA 한국총회’를 훌륭하게 준비하는 것도 핵심사업이다. 이번 IFLA 한국총회는 지난 1992년에 경주에서 개최한 이래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행사로, 국내 조경 분야의 터닝 포인트가 되도록 만들고자 한다. 현재는 사회적으로 조경의 입지가 공고하지 못하고 조경가들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지 못하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조경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조경인들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조경, ‘국민적 관심’ ‘큰 도약’ 필요한 시점 “젊은 조경인, 관심과 참여 필요” 한국조경협회가 젊은 조경인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조경업계에 뛰어든 모든 사람이 협회의 회원이 될 수 있다. 과거 선배들이 조경의 발전을 위해 전진해 온 역사가 있고, 이러한 역할들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후배 조경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홍길 회장은 이제 조경이 충분히 국민적인 관심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갖춘 분야라며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조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조경의 중요성에 비해 외부적으로 많이 인정받고 있진 못하지만, 벌써 조경협회가 40년이 됐고 내년이면 조경학회가 50년이 된다. 그 어떤 분야 못지 않게 국민적인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고 또한 그만큼 큰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도약을 위해 젊은 조경인들의 참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전 세계인이 마스크를 쓴 상태로 1년을 넘겼다. 코로나 팬데믹이 몰고 온 많은 변화 중 가장 큰 건 비대면의 일상화가 아닐까. 라이프스타일이 집콕 생활 중심으로 변화하며 쇼핑 뿐 아니라 교육과 먹거리 소비까지 온라인 시장이 주도하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언택트(untact) 기술이 조명 받으며 사람 간 거리가 더 멀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역설적이게도 2021년 트렌드로 제시되는 주요 키워드는 ‘휴먼터치’다. 기후위기, 전염병, 경제위기 삼중고 속 50주년을 바라보는 25대 조경학회의 아젠다가 이와 맞닿아있는 듯하다. ‘휴먼터치’는 기술적으론 혼자 생활하기 쉬워지더라도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려식물을 두는 것만으로도 외로움과 우울감이 완화된다 하니 다른 생명과의 교감으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시점에 인공의 건축과 도시에 자연을 끌어들이는 조경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회장의 학회 운영 기조는 50년을 맞은 조경 분야의 사회적인 역할을 새로 정립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사회적인 조경 알리기와 조경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수행 그리고 전 세계 조경인의 축제가 한국에서 열리는 시점이 그의 임기이기도 하다. 조경은 가상이 아닌 현실 그리고 격리된 혼자만의 공간이 아닌, 공공의 장소를 주로 다룬다는 점에서도 변화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휴먼터치’와 궤를 같이 한다 할 수 있다. 조경진 신임 조경학회장(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은 후보 시절 ‘한국 조경 50+50,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열자’라는 기치 아래 ▲2022년 광주 IFLA 세계대회 성공 개최 ▲한국 조경 미래 50년을 위한 비전플랜 수립 ▲미래 세대 조경인 키우기 ▲교육하고 연구하는 학회 정체성 강화라는 네 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공약 실현을 위한 집행부 구성을 마무리 짓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나가고 있다. 조경학회는 지난 50년을 돌아보는 사업으로 기념도서 발간, 전시, 대 사회적인 조경 알리기에 나선다.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는 활동으로는 범조경계 차원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조경분야의 대응 전략 등의 비전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정책 이슈 선도를 위한 교육 및 연구에도 내실화를 기한다. 수시로 포럼, 심포지움 개최 등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온라인 전략도 구상한다. 각 분야별 역할분담을 재편하고 새로운 TF를 마련할 예정이며 조경정보지, 여름조경학교, 환경조경대전, 조경대상 등 기존 사업들을 점검해 기존 틀에서 벗어난 전략 및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50주년 비전 수립을 위해 설립된 비전플랜위원회(부회장 이유직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올해부터 두 달에 한 번씩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하면서 의제 발굴에 나선다. 기후위기, 전염병, 경제위기가 맞물린 시대, 비전플랜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기보다는 학교에서 어떻게 교육하고 사회적인 아젠다를 선도할 것인지 방향을 고민하는 데 있다는 것이 조 회장의 설명이다. “학회가 설립된 1972년은 아직 근대화 여정에 있었다. 고속도로 건설, 관광지 개발, 국토 보전 등 개발 시대에서 그 당시 조경이 리더십을 갖고 큰 역할을 했다. 그 관성이 지금까지 흘러왔다.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와 재난재해에 대응하는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 도시 전체가 생태적인 친환경 도시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도시 중심의 장소들이 숲이 되고 공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맞는 조경의 위상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22년 광주 개최를 앞둔 IFLA 준비를 위한 특별위원회부회장은 김아연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맡았다. 주제는 지난 50년과 미래 50년을 포용하는 ‘re : public(리 : 퍼블릭)’으로 확정했으며, 세부 주제는 ▲펜데믹 랜드스케이프 ▲리질리언트 시티 ▲포용사회 ▲뉴 라이프스타일이다. 예산 확보 및 정부 지원을 위한 체계도 탄탄하게 구축 중이다. IFLA 특별자문위원장은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 지명된 황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맡기로 했다. 이외에도 여야 국회의원, 시민사회, 민간 특별자문위원 초청을 구상 중이며 올해 초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2022년 예산 수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IFLA 한국총회의 메인이벤트 기간은 2022년 8월 31~9월 2일이다. 프리이벤트로 8월 28~30일에는 71개국 회장단 회의 및 대표단 모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8월 28~31일은 학생 디자인샤렛을 운영하고, 30일 학생공모전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개최지인 광주 외 타 도시에서 포스트 투어를 진행하고 광주에서도 투어를 진행한다. 현재 2020년 예정이었던 말레이시아 총회도 올해 8월로 연기된 상태이니 만큼 상황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중이다. 학술교류 외에도 IFLA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와 기념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2022년은 조경가 옴스테드 탄생 200주년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코네티컷 대학교와 1~2월 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행사를 연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경가 정영선 대표(조경설계 서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할머니 조경가의 ‘땅에 쓰는 시’> 등의 콘텐츠 협력, 한국 조경 50년 및 IFLA 30주년 기념공원 조성 추진도 구상 중이다. 조 회장은 대 사회적인 조경 홍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분과(부회장 박승진 로사이 대표)도 신설했다. ‘조경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조경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젊은 조경가나 학생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학회장으로서 자연환경복원업에 대한 입장도 제시했다. 조 회장은 “조경 분야는 폭이 넓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의 전문영역을 봤을 때. 자연환경복원은 조경의 메인 분야다. 일하는 부서에 따라 업역을 구분하고 자체 업을 만드는 건 무리가 있다. 융합의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연환경복원을 하면서 다른 분야와 협업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 조경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도 있고,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특정 일은 어떤 전문가가 해야 한다고 구분하는 건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자격요건을 만드는 건 또 하나의 규제다.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조 회장은 IFLA 개최에 있어 “조경인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특히 참여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자 하니 젊은 세대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자연환경보전업 신설, 건설업 대업종화 등 조경업계를 둘러싼 도전적인 현안이 여전한 가운데, 그간 조경관련 법‧제도적 대응에 앞장서 온 환경조경발전재단의 심왕섭 신임 이사장이 올해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심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조경단체에서 일을 해왔으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전문건설협회 조경협의회의 제11대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장을 역임하면서, 조경에 대한 애착이 높고 현안에 매우 밝아 안정적이고 지속성 있는 정책 대응에 적임이라는 평이다. 이에 심왕섭 이사장을 만나 조경계 현안에 대한 입장과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심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재단, 법‧제도 컨트롤타워 역할 … 조경 현안 ‘적극 대처’ 자연환경보전업 신설 ‘반대’…조경업과 차별성 ‘별로’ 공원 안에 도시숲 조성 “절대 안될 일” - 재단 이사장 취임 소감을 부탁드린다. ▶ 지금 조경 분야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여러 현안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재단이 잘 운영됐으면 좋겠는데, 여건이 좋지 못하다. 조경학회도 2022년 광주에서 열리는 IFLA 세계총회 준비로 많이 바쁘고, 협회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내가 이런 중책을 맡게 돼 걱정도 든다. 하지만 조경계의 오래된 현안에 대한 대응이나 방향성이 단절되면 안된다는 우려가 있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재단 이사장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조경 현안에 대한 그간 흐름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과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 지금까지는 조경학회장나 조경협회장 출신이 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아 왔었는데, 처음으로 전문건설협회장 출신이 이사장을 맡게 돼 그 배경이 궁금했었다. 재단의 위상이나 역할 변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가. ▶ 시공 분야 출신이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을 맞게 되면 조직의 위상이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특별히 재단의 위상 변화나 역할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재단은 앞으로도 조경계 현안을 대응하는 데 있어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 각 현안별로 입장을 들어보고 싶다. 우선 최근 입법발의된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 자연환경보전업 문제는 오래전 처음 발의될 때부터 조경계에서 반대를 해왔다. 우선 업역 측면에서 보면 이미 조경업에서 하고 있던 일들인데 업 신설로 면허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4000여 개 되는 조경업체들의 영세성을 고려했을 때 대응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서는 조경업계 입장에서도 파이가 커지는 일이라고 말을 하는데, 그 일을 조경업체에 준다는 것이 아니므로 절대 파이가 커지는 것이 아니다. 당시에도 그런 주장을 했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자연환경보전업이 조경업과 완전히 다른 독자성을 가진 것으로 보기 힘들다. 설계만 보아도 자연환경보전업 시방서는 조경업에서 쓰고 있었던 것을 준용해서 사용하다가 생태 분야의 성격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시켜 온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에서는 건설업 대업종화를 통해서 면허 종류를 줄이고 있는 상황인데, 오히려 환경부가 유사업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것은 국가 정책과도 맞지 않는 잘못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조경업체에서 면허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생태복원기사를 한 명 더 뽑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배출된 생태복원기사가 이제서야 4000명을 넘었을 뿐이어서 기사 부족으로 균형도 맞지 않는 상황이다. 이렇게 설계와 시공 양측면에서 모두 반대를 하고 있다. - 만약에 조경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업 신설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 그렇다. 조경업체를 배제하고 업을 신설하겠다는 것이갈등의핵심이다. 우리가 예전부터 해오던 일을 시대에 역행하면서까지 새롭게 법을 만들어 업을 신설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해오던 일을 그냥 할 수 있도록 조경업체를 포함시키면 문제가 해결된다. 도시숲법도 조경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고 법이 통과됐다. - 환경부가 최근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그린뉴딜 국책사업으로 강하게 추진하면서, 관련 심포지엄에서 조경업계만 찬성해 주면 정부 관계부처는 이미 합의가 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 산림청의 도시숲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경계와 국토부가 많은 소통을 하는 기회가 됐다. 현재 국토부는 소관부서로서 조경계의 뜻을 존중하고 있다. 여러 사안들에 대해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으며 국토부에서도 조경 면허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국토부에서 건설 업종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조경전문공사업도 하나로 통합이 되는데, 그 아래 주력업종이라는 제도가 생긴다. 현재는 식재와 시설물 두 개의 주력업종이 존재하지만, 생태나 물 등을 포함해 4개 주력업종을 만들어 생태업을 명확히 조경공사업의 영역으로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안에는 공원에 도시숲을 조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조경계가 반대하는 내용이다. ▶ 특히 공원 부분은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혹시라도 산림청에서 이를 법제화하려고 한다면 강력 항의를 통해 도시숲에서 공원을 삭제하는 쪽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도시숲에 공원을 넣는 문제는 그렇게 쉽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조경은 학문 성립된 몇 안되는 건설업종…업종 폐지 ‘반대’ 조경수 가격고시 폐지, “대안 마련 위해 노력할 것” 조경회관 건립 추진 ‘재시동’ - 현재 추진되고 있는 건설업 대업종화도 조경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대응을 해나갈 계획인가. ▶ 종합과 전문이 통합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전문건설업쪽에서는 전문에서도 종합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로 찬성 의견이 많은데, 사실 전문이 종합을 이길 수가 없다고 본다. 업종 구분이 없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 재단에서는 대업종화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 이 문제는 대승적으로 조경계 전체를 보고 행동해야 한다. 건설업종에는 대학에 학과가 설치돼 있고 학문을 형성하고 있는 업종이 몇 개 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조경은 도장이나 방수 등과는 다르다. 전문공사업들이 없어지더라도 조경은 고유의 업종을 담을 수 있도록 구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조경학과 학생들도 조경회사에 들어가 조경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업종을 지키지 않으면 조경업은 정체성을 잃고 아무나 할 수 있는 하도급업으로 전락한다. 대업종화를 반대하고 기존 조경업종을 지키는 일은 조경계 선배로서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 최근 조달청의 조경수 가격고시 폐지가 이슈가 됐다. ▶ 조달청이 조경수 가격고시 민원으로 많이 시달리면서 이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조달청에서는 가격고시를 할 의무가 있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조경수에 대한 고시가격이 없어지면 조경업체의 설계 변경 등 업무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그래서 조경단체들이 조달청을 찾아가 가격고시를 유지해 줄 것을 부탁을 했고, 조달청에서는 실제 조달한 조경수 품목에 한해서 거래 가격을 제공해 주기로 했다. 나머지 조경수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접 가격조사를 해야 하는데, 인력이 너무 많이 필요한 일이다. 현재 LH에서 이에 대한 용역을 맡기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재단에서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 그 외 임기 동안 재단에서 주력할 사업은 무엇인가. ▶ 조경회관 건립에 기틀을 만들고 싶다. 현재 회관 건립에 대해 일부 논의되고 있다. 자금은 국회를 설득해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자 한다. 모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 신축년 새해를 맞아 조경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탁드린다. ▶ 대한민국 조경에는 몇 가지 문제가 누적돼 있다. 조경의 근간이자 핵심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정원과 공원, 도시기반시설로서의 녹지, 생태환경, 그리고 경관 등은 지난 몇 해 동안 분리되고 위협받는 분쟁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조경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한 덕분에 어려운 여건에서도 조경은 크게 성장하기도 했다. 여러 영역에서의 충돌을 나쁘게만 볼 일이 아니다. 그만큼 크고 넓은 영역에서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업역이 꾸준히 개발되는 것은 여러 전문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상이다. 다만 우리 조경계가 다양한 영역을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새로운 역할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대한민국 조경 50여 년의 세월 동안 주력 부문과 새로운 부문이 늘 공존해 왔다. 그런 만큼 현시점에서의 위기도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고 노하우도 충분하다. 올 한 해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조경의 역할에 대해 많이 논의되길 바라며, 환경조경발전재단이 그 역할의 구심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회원간 끈적한 유대감을 자랑해 왔던 건설사조경협의회(이하 건조회)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변변한 만남 한 번 가지지 못한 채 한 해를 지내고 있다. 올해부터 모임을 맡아 이끌게 된 이현우 건조회 회장(현대산업개발 그룹장)은 괜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건조회 회원들에게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빨리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실적 발표를 보면 건설사들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어느 정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주택분양시장이 일찌감치 호황을 지났고, 최근 코로나의 재확산과 정부의 규제 정책이 맞물리면서 좋은 전망을 내다보기는 힘들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현우 건조회 회장은 국내 건설시장에 대한 전망을 “불확실”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나아질만한 뚜렷한 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코로나 여파도 있지만 정부의 SOC 사업도 줄고 분양성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서 앞으로 아파트 사업에 의존도가 높은 민간조경 분야에 파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주택을 늘리겠다고 나선 것은 청신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로 추진될 것인지는 또한 ‘불확실’한 부분이다. “현재로선 건설시장에 대해 불확실성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조경 물량은 건축에 비해 1~2년 정도 늦게 나오는데 우리 회사나 타건설사를 봐도 실적이 약해지고 있어서 조경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조경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이현우 회장은 건설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조경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믿는다. 조금은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먹고 사는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조경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기대감이다. 최근 확대되는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등의 사회적 이슈를 기반으로 공원의 중요성은 훨씬 더 커질 것이고, 조경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시장의 위기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데에 공감한다. 아파트 분양이 잘 안되면 조경에 힘을 주는 전략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조경공사비는 총공사비의 5% 내외에 해당하는데, 실제 아파트의 고급화에 조경이 책임지는 부분은 30% 이상이다. 이현우 회장도 조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점을 들어 조경에 대한 더 많은 투자를 해줄 것을 회사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요즘 건조회 회원분들이 많이 어려울 것이다. 조금 나아 보이는 회사도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들 치열하다. 조경은 총예산 대비 작지만 최대한 자신의 일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 안에서 조경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일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건설사 직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변별력을 만드는 일이다. 이현우 회장은 “아이파크의 조경은 무엇이냐. 그것을 만들어 와라”라는 요구에 요즘 고민이 많다고 했다. 예전에는 몇몇 건설사들이 아파트 조경의 새로운 트렌트를 선도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작은 회사들이 큰 회사를 따라하기도 하고, 설계사무실 몇 군데에서 여러 건설사의 설계를 하다보니 전체적으로 비슷해지고 상향평준화됐다. 아파트 조경의 트렌드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항상 고민거리이지만 점점 더 힘든 일이 된 것이다. 이현우 회장은 성과와 실적 목표에 많이 지쳐 있을 건설사 직원들에게 건조회가 편한 안식처같은 모임이길 바랐다. 건조회는 처음에 10개 건설사를 중심으로 운영되다가 자격이 확대되면서 회원이 대폭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작은 회사 회원들의 소외감이 생겼고, 젊은 세대간 교류가 약해졌다. 이들의 만남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각종 모임들을 계획중이었으나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났다. “건조회, 요즘 힘든 시기입니까?”라는 질문에 이현우 회장은 “힘든 시기인 것이 맞죠”라며 “직접 만나서 얼굴 마주보는 것이 건조회의 가장 중요한 취지인데 코로나로 인해 모임 차제가 정지 상태”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계속 보고서를 내고 계속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잠시 잊고 서로에게 편안함이 되는 안식처로서 건조회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아쉬움과 함께 “건조회 회원들, 빨리 보고 싶습니다. 소주 한 잔을 기울일 수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조경설계 대가기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엔지니어링업계가 일한 만큼의 적정한 사업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해온 엔지니어링 표준품셈 정비 순서가 오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7년부터 엔지니어링 표준품셈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왔다. 2017년 12월 ‘한국엔지니어링협회’를 ‘엔지니어링 표준품셈 관리기관’으로 지정하고 순차적으로 분야별 표준품셈을 심의·공표했다. 그동안 표준품셈 부재로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발주청은 객관적인 기준 없이 인건비를 산정해 왔다. 특히 예산 절감, 감사 부담 등을 사유로 원가 이하의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일도 빈번했다. 그 결과 사업자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기술서비스 질 하락, 고급인력 유입 감소,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특히 조경설계는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 근거한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기준’을 따르고 있는데, 공사비요율 적용조차 도로분야 기준을 적용해 대가 산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산자부는 엔지니어링사업 대가 산출의 기본원칙인 ‘실비정액가산방식’을 활성화하고자 대대적인 표준품셈 정비를 추진했으며, 올해 조경 엔지니어링사업(이하 조경설계)에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조경설계 표준품셈’ 개발에 착수했다. 실비정액가산방식은 직접인건비, 직접경비, 제경비, 기술료와 부가가치세를 합산해 대가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직접인건비는 업무에 투입되는 기술등급별 기술자 기준인원수로 산정한다. 엔지니어링 표준품셈은 전체 공사과정에서 시공을 제외한 나머지 과정 전체에 적용한다. ‘조경설계 표준품셈’ 연구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품셈관리센터 연구원 2명과 한국조경협회 추천 초빙연구원 2명이 중심으로 수행하며 조경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회 12명, 중앙부처 및 지자체, 공기업 등으로 구성된 부문위원회 8명이 함께 참여한다. 투입인원수, 보정계수 마련 등을 통해 초안을 마련하고 7월 중 품셈(안)에 대한 1차 조경설계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9월에 부문위원회 중간평가를 거치고, 10월까지 전문가협의회를 통한 품셈(안) 보완, 10월 중 품셈에 대한 업계·발주청 등 대상 2차 공청회, 11월 부문위원회 최종평가, 12월 표준품셈 심의위원회 의결 후 산자부 인가·공표 예정이다. 이번 ‘조경설계 표준품셈’ 개발에는 김영욱 한솔에스엔디 대표가 초빙연구원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조경기술사와 자연환경관리기술사 자격을 모두 가진 그는 건설기술연구원 산하 국가건설기준센터에서 조경기준위원장을 역임하며 조경설계기준과 조경시방서 제정에 역할을 해왔는데, ‘조경설계 표준품셈’ 제정에까지 참여하며 조경 관련 기준 간 연계 및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올해 표준품셈 제정 때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순차적으로 완성도를 높여갈 기반 만들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이번 품셈 제정에서 조경의 모든 부문을 담기에는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다. 주거단지, 관광 및 지역활성화 등 대표적인 부문을 먼저 제정하고 난이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바꿔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공원, 녹지 등 설계에 따라 내용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변수를 잘 적용해서 합리적으로 산출 근거를 만들고자 한다. 단발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산자부나 관리기관에서 후속 개정 작업을 빨리 수행할 수 있도록 조경인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현실과 맞는 완벽한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제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 대표는 조경설계 분야가 어려움을 겪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적정 설계대가를 받지 못한 데 있다고 꼬집었다. 적정 대가를 받아서 엔지니어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다면 예전처럼 조경설계라는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조경설계 표준품셈’ 제정이 장기적으로 설계사무소 인력난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조경설계 표준품셈’ 제정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로 “분야 이미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발주처에서 조경을 나무만 심고 퍼걸러, 벤치만 놓으면 끝나는 정도로 생각해 난이도를 낮게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다 임의로 금액을 깎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그런데 품셈을 제정하면 식재, 시설, 구조, 포장, 수경, 경관조명, 사인시스템 등 조경이 다루는 분야가 분명하게 명시되니 임의로 금액을 조정할 수 없게 되며, 기준에 나온 품목을 통해서 비전공자라도 조경업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거란 설명이다. 적정대가 수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으론 “잘못된 발주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경은 기본계획 수립, 인허가, 기본설계, 실시설계 단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담아서 대가를 주는 설계용역이 거의 없다. 기본 및 실시설계로 발주하면서 그 전 단계인 마스터플랜 작성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을 서비스 차원으로 끌고 넘어갔다. 공사를 하기 위한 실시설계를 ‘기본 및 실시설계’로 발주해 실제 업무를 기본설계부터 시작한다. 전 단계 일을 서비스로 진행시키고 대가 지불을 안 하는 걸 당연시해온 것이다. 이에 모든 엔지니어링 지식서비스 제공에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도록 설계 전 과정에 대한 기준을 잡아나가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는 지난 6월 진행된 전문가 회의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품셈관리센터 연구원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현 공사비요율 방식의 문제기도 한 면적에 의해 산출되는 공사비와 설계비를 연계해서 계산하는 시각을 바로잡는 것도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한 예로 서울에 있는 설계사무소가 부산에 있는 1000㎡ 공간을 설계할 때 현장조사를 한 번 나가는 것과 서울에 있는 1만㎡ 공간 현장조사를 한 번 나가는 것, 혹은 도심권에 있는 것과 산간도서지역, 평지와 산지가 다 다른데 이를 면적에 따라 대가에 차등을 둔다면 어떤 경우는 더 이득이 되고 어떤 경우는 더 손해가 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발주처 요구조건이나 대상지 제반여건, 도면의 중첩도 등에 따라 규모와 관련 없이 업무 난이도가 달라지니 이러한 것들을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작은 어린이공원이나 큰 근린공원이나 기본적으로 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설계 대가를 단순한 면적 개념으로만 볼 수는 없다. 작은 단위의 어린이공원, 근린공원, 선형의 생태하천, 둘레길 등의 차이를 면적으로 잡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실질적인 대가에 맞출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계수로 만들어주면 오류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다.” 김 대표는 설계사 입장에서는 대가가 많이 올라갈수록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발주 입장도 고려해야 하니 그 갭을 최소화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해 발주처도 수긍할 수 있는 타당한 대가 기준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발주처에서 설계비를 책정하는 데 있어 공사비요율보다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표준품셈센터에서는 발주처가 대가산정 방식과 사업의 규모, 특성을 고려한 사업 내용을 선택하면 사업대가가 자동으로 산출되는 온라인 시스템을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스템이 정착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제정해 적용하다 보면 공사비요율과도 접점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조경설계대가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경의 역할은 사람을 위한 공원 및 녹지 등을 조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지구환경에 대한 문제를 푸는 키를 가진 게 조경이다. 조경설계가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전문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조경설계 표준품셈이 그러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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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일·한 조경인 축구대회 성료… “세대 잇는 교류·협력 공고히”
[환경과조경임정우기자]24년전심은우정의씨앗이다시한번용인에서발아했다. 제24회일·한조경인 축구대회가지난26일한국용인에서성황리에개최됐다. 조경인들의화합과기술교류의장을마련한이번대회는팬데믹이후5년만에한국에서열린첫대회로,한일양국의조경관계자들이다시만날수있는뜻깊은자리를제공했다. 이번제24회일·한조경인 축구대회는양국조경인들간의기술교류와협력의지를더욱공고히하며,조경인의역할과책임에대한 인식을고취시키고자마련됐다. 축구대회하루전인지난25일에는양국조경가들이에버랜드장미원과 하늘정원길을시작으로희원과호암미술관을둘러보며교류의시간을가졌다. 한국의다양한조경스타일을엿볼수있는이번탐방은현장도슨트가함께해장미원과하늘정원길의조경설계와 유지관리의배경을설명하고,희원과호암미술관에서는한국의전통조경과현대조경을한자리에서볼 수있는시간을마련했다. 양지근린공원에서진행된축구대회는기후변화와공동체회복등다양한사회적과제를함께해결하기위해양국의 조경인들이지속적으로협력하자는다짐속에서이뤄졌다. 노영일한국팀예건단장은개회식환영사에서“조경은생태계보호와재생에너지를 통한지속가능성을실현할수있는중요한분야”라며“이 대회를통해양국의조경인들이세대간지식과경험을공유하며조경의가치를함께널리알려가자”고 말했다. 이어콘도마사토일본팀교토시청단장은“조경은시대의변화에따라쾌적한 공간을창출하며이용자의요구와사회과제에대응해왔다”며“향후에도 양국간의지속적인협력과기술교류를이어나가길바란다”고말했다. 이날경기에서는한국팀이일본팀을3:1로리드하며승리를거뒀다. 경기가끝난후저녁에는용인라마다호텔에서시상식과환영의밤이진행됐다.시상식에서는 한국팀과일본팀의MVP를포함한주요선수들이시상받았고,이어진 공연에서는테너노경범,피아니스트김영아,그리고바리톤 김현등이멋진무대를선사하며환영의밤을더욱빛냈다. 특히노경범테너가부른‘물망초’는 한일조경인들의연례만남이앞으로도지속되기를바라는마음을담아큰감동을줬다. 올해대회는특별히한국과일본에서역대최대규모의신입회원들이참가해한일조경인축구대회가세대를잇는 교류의장으로거듭날수있음을확인시켰다. 신입회원들은행사주제곡인영국밴드퀸의‘WearetheChampion’을함께부르며화합을다졌고,한일 조경인의지속가능한목표와조경의의미를세대와함께나누는뜻깊은시간을보냈다. 한편제25회축구대회는내년일본도쿄에서열릴예정이며,일본팀은더욱발전된대회준비를약속했다.
“전통조경, 품셈 신설 등 합리적인 설계·시공 전문성 강화해야”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국가유산수리·설계시전통조경전문성강화를위해실측설계기술자·기능사및수리업에‘조경설계’분야를추가하고,합리적인설계와시공이가능하도록전통조경품셈신설이추진될전망이다. 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한국전통조경학회,국가유산청자연유산국명승전통조경과가주최하는‘2024년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컨퍼런스’가지난18일국립고궁박물관강당에서개최됐다. 이번컨퍼런스는국가유산수리를담당하는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한국전통조경학회,국가유산청명승전통조경과로구성된3자협의체를발족하고,전통조경표준품셈신설을위해국가유산을수리하는기술자들의의견을수렴하기위해마련됐다. 특히국가유산조경기술자들이업무수행에도움이되는정보를제공함으로써전통조경업역을공고히해시장확대를모색하기위해기획했다. 세션1에서는‘전통조경정책과제도의현주소’를주제로▲김창규미래문화제도정책연구원장이‘전통조경의활성화를위한자연유산법과국가유산수리법의개선방안’▲주충효국가유산청자연유산국명승전통조경과사무관이‘국가유산청전통조경사업과정책동향’을발표했다. 세션2에서는‘전통조경수리현장과지향점’를주제로▲소현수서울시립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전통조경유형별맞춤형관리방안’▲김충식전통문화대학교국가유산전문대학원교수가‘국가유산에서조경수리의지향점’을발표했다. 세션3에서는전통조경표준품셈신설공청회및종합토론이진행됐다.공청회는안승홍한경국립대학교식물자원조경학부교수와이승용전통조경설계지유대표가‘전통조경표준품셈의신설방안’을주제로발표했다. 발표가끝난후진행된토론은김순기국립순천대학교교수를좌장으로발표자및▲정해준계명대학교교수▲장재삼지드앤파트너스대표▲이종근산수조경대표▲정대영국가유산청사무관▲임성란국가유산청주무관이패널로참여해청중과질의응답을이어갔다. 국가유산청은조직개편으로자연유산국에명승전통조경과를신설함으로써외형적으로나업무적으로커다란변화를겪고있다.이에자연유산의보존및활용에관한법률제정하에합리적인전통조경설계와시공이가능하도록전통조경시방서를마련하고,전통조경표준품셈을작성하는연구를진행하고있다. 현재국가유산수리공종중중요한조경분야품셈이없는실정으로국토교통부나산림청의품셈을가져와사용하고있으며,현행의문제점과유사공종의비교분석을통해향후조경분야표준품셈제정기본방향과앞으로의계획등을올해수립하고있다. 주충효사무관은“전통조경은자연유산은물론문화유산등전반에걸쳐있으며,국가유산기본법과자연유산법에서그중요성이강조되고있다.국가유산기본법제7조제2항에서‘국가유산과주변의자연경관이나역사적·문화적가치가뛰어난공간을함께보호할것’이라고명시하고있다”고말했다. 이어“전통조경의중요성과발전성에주목하는이시점에서전통조경분야의수리정책,보존관리및활용제도·지원등결실은우리모두가얼마나적극적으로하느냐에달렸다고생각한다.현재추진중인정책과제도들이초기에좋은결실을맺을수있도록전문가및종사자분들의보다적극적인참여를바란다”고덧붙였다. 소현수교수는국가유산인사찰,전통마을의정비변화를식생경관,전통구조물,포장시설,배수시설,현대식시설등카테고리를나눠전통조경현장의문제를공유했다. 김충식교수는“현행조경공사국가유산수리표준시방서는2005년전면개정된이후19년동안개정없이수목관련재료및기법등매우일반적인사항만을포함하고있었다”며“2022년과2023년용역을통해마련된조경국가유산수리시방서개정안은올해수리기술과협의를지속진행해지난22일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상정을거쳐11월초의견조회후연내개정고시할계획이다”고말했다. 이어“자연유산법내전통조경의취지에부합하도록현행시방서의5개공종을‘일반사항,재료,조사,공사중의수목보호,시공’에서‘일반사항,조경기반공사,조경식물공사,조경시설물공사,조경유지관리’로변경할계획이며,17개세부공종을19개세부공종으로보다구체화할계획이다.특히쓰임말정리,타기관시방서참조,조경포장및배수등지속적인고도화방안을모색할예정이다”고강조했다. 안승홍교수는“건설공사조경공사,산림분야,건축분야등의표준품셈관련연구는특정공종별,실투입노무량과비교등을통한개선방안연구등고도화가이뤄지고있지만,전통조경분야관련연구는시방서공종분류의기초단계연구뿐이며,품셈관련연구는전무한실정”이라며“연구를통해국가유산수리표준품셈에부재한조경공사품셈작성대상항목이우선도출돼야한다”고말했다. 아울러국가유산청은올해연구를토대로향후2~3년간의대상공종별현장실사등을통해표준품셈을마련해고시할계획이다.또한현재‘국가유산수리등에관한법률’에따라국가유산분야실측설계업무를수리공종에관계없이국가유산실측설계업에서수행(보존처리,식물보호등일부공종예외)하고있다. 이에따라국가유산조경수리분야하도급폐해와수리품질저하우려,조경수리분야발전성저하등을이유로조경분야의설계를분리하는방안을지속협의하고있다. 현행법은국가유산수리및실측설계제한규정을두고문화재실측설계를할수있는자는국가유산실측설계업자로등록된자로명시하고있으며,국가유산수리는국가유산수리기술자중실측설계기술자로건축사법에따른건축사자격을가진자로제한하고있다. 이에기존의실측설계업-실측설계기술자-실측설계사보는존치하고,별도조경설계업-조경설계기술자-조경설계사보를신설해분리하는방향으로수리기술과와협의를진행하고있으며,이에따른수리법개정을추진하고있다. 한편지난13일박정하의원(국민의힘)은국가유산수리·설계시전통조경전문성강화를위한‘국가유산수리등에관한법률’개정안을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국가유산수리및실측설계제한에있어실측설계기술자·기능사및수리업에‘조경설계’분야를추가해국가유산수리업의전문성향상등의내용을담았다.
“도시숲 시민참여 활성화, 민·관 협력 중간지원조직 운영필요”
[환경과조경신유정,임정우기자]도시숲조성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를위해서는민·관이협력해중간지원조직운영이필요하다는의견이나왔다. 수원그린트러스트와수원특례시가주관하는‘2024도시숲조성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정책토론회’가17일수원일월수목원히어리홀에서개최했다. 이득현수원그린트러스트이사장은개회사를통해“도시에서의녹지환경이점점중요해지고있다.지속가능한도시숲,살기좋은수원시를위해마련된토론회에많은분들의열기를모아발표되는내용이정책적으로잘반영돼진행될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말했다. 송성덕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장은환영사를통해“기후변화로인해도시숲의소중함을더느끼게됐다.시에서도도시숲에대한관리나품격을높일수있는부분들을많이고민을하고있는데,오늘토론내용을바탕으로정책에적극적으로반영하도록하겠다”고약속했다. 토론회는1부이양주경기연구원선임연구원의‘도시숲지원센터의지정및운영의근거와필요성’,최승희생명의숲사무처장의‘도시숲확대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방안및사례’주제발표와2부종합토론이진행됐다. 이양주선임연구원은“인구밀도가높은수원시내에서는대규모숲을확보하기어렵다.작은숲들을3차원적으로잘조성하는것이현실적전략”이라며“대부분땅이사유화된상황에서이모두를시가하기에는한계가있어,시와민간이같이해야한다.작은숲들을조성하고연결하면면적은적지만도시숲의기능을유지할수있다”고말했다. 더불어“밀도높은도시에서생태계서비스를위한숲의확보는매우어렵기때문에게릴라녹화운동도수용할수있는민·관이협력해중간지원조직을운영하면게릴라보다더효과적일수있다”는의견을밝혔다. 최승희사무처장은도시숲조성사례와주요사업및나아가야할방향에대해설명하며“지역사회와소통해현장에서이슈를찾아시민참여를확대하고,도시환경·사회문제해결을고려한새로운모델및대안만들기가중요하다.특히시민활동가조직,교육을통해지역사회내에서지속될수있는체계를마련해야한다”고강조했다. 이어“교육·건강·치유등다양한영역과네트워크를형성해연결고리역할을하고,다양한영역의이해관계와거버넌스를구축해운영해야한다”며“현장의상황이정책적으로반영될수있도록제안및개선이필요하다”고말했다. 발표가끝난후에는김부식한국조경신문회장을좌장으로▲이범석새빛수원손바닥정원단단장▲박영철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상임공동대표▲서형미수원광교카페거리마을정원단팀장▲김선주수원시녹지경관과과장이패널로참여해토론이이어졌다. 서형미팀장은카페거리의성공사례와과정을소개하며“틈틈이이뤄지는환경정화활동으로이웃주민들과유대가강화되고마을주민들의자발적참여가늘어났다.지속적인마을정원맞춤교육과모니터링,전문가의조언이함께한다면더욱유연한도시숲관리가이뤄질수있을것같다”는의견을밝혔다. 박영철상임공동대표는지난수년간수원시가탄소배출절감을이루기위해도시숲을조성하는과정에서시민사회와시의주도적으로협력한내용을설명하며“그과정에는시민단체의참여가중추적이었다”고말했다. 이범석단장은“도시숲조성에있어아파트조경이굉장히중요한것같다.지금까지사유지라는이유로공동주택조경에어려움을겪었다”며“아파트주민과조경전문가사이의중재역할을하고,마을공동체및지역적·이론적특성을고려한의사결정을할수있도록도와줄지원센터가필요하다”고강조했다. 김과장은수원시가추진중인시민활성화정책에대해이야기하며“시는시민들이참여할수있는600개소이상의마을정원에서900명이상의시민들이참여를하고있는성과를보여주고있다.앞으로도시민들과함께만들어가는공동체정원등을더확대할계획이다”고말했다. 토론회에참여한한시민은아파트조경에있어시민들이겪는현실적인어려움을토로했다.“주민들의편의와아파트조경의생태계가충돌하는경우에는지속가능한아파트조경을지키기어려운것이현실”이라며“아파트조경을공공영역으로가져올수있는방법이마련됐으면좋겠다”는의견을밝혔다. 이에이양주연구원은“이런부분이개선되기위해서는더욱도시숲지원센터가지정및운영돼야한다”고강조했다.
서주환 교수, ‘국토공간발전연구원 창립’ 초대 이사장 취임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서주환전경희대학교교수가국토공간발전연구원창립발기인대회에서초대이사장으로서“앞으로국토공간과조경분야발전”에헌신하겠다는포부를밝혔다. 지난17일롯데호텔월드3층제이드룸에서는국토공간발전연구원창립발기인총회가개최됐다. 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국토공간과조경분야의학문적산업적발전방향을모색하는연구기관으로서,이날총회는개회선언을시작으로연구원설립현황보고,내년도사업계획발표및총회안건토론순으로진행됐다. 이날행사는개회선언과함께방세환경기도광주시장의축전으로문을열었다.방시장은“보전및정주환경의질적향상이라는새로운패러다임에대응하는중추적역할을국토공간발전연구원이해주기를기대한다”며연구원의설립을축하했다. 이어이경진전공주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연구원설립현황과내년도주요사업계획에대해발표했다. 그는우선“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국토공간의지속가능한발전을목표로하고있으며,이를달성하기위해다각적인노력을기울일것”이라며“조사·분석,계획설계,학술연구를통해국토공간에대한종합적인연구를수행할뿐만아니라,국토공간및조경분야의전문가양성에도주력할계획”이라고강조했다. 또한“기존학회보다조금더진보적이고새로운스타일로학술활동을해보려고한다”며“관련신사업을개발하여우리사회의공간환경을한층더발전시키는데기여할것”이라고연구원의설립취지를밝혔다. 2025년도사업계획에는▲총회및학술대회개최▲연구원미래비전계획수립▲국제학술지발간준비▲외부수탁용역수행등이발표됐다.특히국제학술지발간은5년내에SCI급학술지를발간하는것을목표로하고있으며,이를위한연구와준비작업을차질없이진행하겠다고밝혔다. 이어진총회는서주환임시의장을추대해진행했다.총회안건으로는정관심의,이사장및임원선임,2025년도사업계획및예산안상정,연구원조직구성등이다뤄졌다.특히연구원의사단법인화를위해국토부와협의과정을가져갈계획이며,이를원활히하기위해서정관및사업계획수정을이사회의결의를통해처리할수있도록위임하는안건이통과됐다. 서주환이사장은마지막인사말에서“가칭사단법인국토공간발전연구원을창립할수있도록적극적으로참여의사를밝혀주고도와주신회원여러분들게감사한다”며무엇보다“열심히하겠다는약속을먼저드리겠다”고말문을열었다. 그는“유사분야들이서로협업하고융합의과정을거치면서새로운영역을개척하는것이중요”하다며“융복합을추진해우리업역을보다확대하고,상상을초월하는고부가가치를창출할수있는방향성을제시하는것”을가장해보고싶은사업으로꼽았다.하지만“융복합이라고하면환경생태분야,ICT기술,AI기술과의접목을생각하겠지만,순수예술,디자인,인문학분야등AI가검증할수없는분야와의융복합을통해,인간의손으로만가치창출이가능한새로운분야를개척하고싶다”고포부를밝혔다. 또한서교수는“지난해36년간의교직생활을마무리하고새롭게제2의인생을준비를하면서두가지의일을해보고싶었다”며,하나는“물질만능주의에빠진현대사회에서정신적풍요로움을추구하는것이중요하다고생각으로,현재UNNGO단체인GCS인터내셔널한국본부총재직을수락”하여열심히발로뛰고있고,또다른하나가바로“국토공간발전연구원을통해아름답고쾌적한국토를조성하여국민모두가풍요로운환경에서행복하게지낼수있는사회를만드는것”이라며남은여생을헌신하겠다고말했다. 한편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현재서주환연구원장을비롯해이기의아세아종합건설회장,양병이서울대환경대학원교수,임승빈환경조경나눔연구원장등이고문으로참여하고있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창립 10주년, “한국 정원문화 세계화 앞장”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정원디자인학회‘창립10주년기념식및포럼’이지난12일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성황리에개최됐다. 이번기념식은정원문화확산과정원산업육성을위해다양한사업을펼쳐온정원디자인학회의지나간10년,다가올10년의시간을기념하기위해개최됐다. 행사는▲1부개회사·기념사및축사,공로패수여,10년간의발자취영상시청▲2부스즈끼마코토일본동경농업대학교명예교수특별강연,다가올10년의이야기등으로진행됐다. 이혁재정원디자인학회장은개회사를통해“10주년이되는의미있는해에회장을맡게돼막중한책임감을느끼고있다.전임회장님을비롯한회원분들이함께쌓아올린성과를성실히이어받아새로운10년을준비하도록하겠다”며“조경·원예·관광등융합적인접근을통해연구및교육과관련된정보를활발하게교류하겠다.특히학회지활성화·국제화,다양한연구수행,회원관리·운영체계화,학회재정기반안정화등모든분야에서내실있는학회가될수있도록앞장서겠다”고약속했다. 김용기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기념사를통해“지난10년간초창기의어려움을극복하고시대에발맞춰학회를이끌어온회장단및회원들의적극적인참여와활동덕분에눈부신발전을이룬것같다”며“한국은이제정원시대에들어섰다.그러나그변화에급급할게아닌,새로운변화와혁신을통해정원문화를이끌어가야한다.정원을들여다볼수있는공간이일상속에자리잡아마음을다독이고삶에에너지를주길바란다”고말했다. 조세환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학회의정착과발전을위해노력해주신모든분에게깊은감사를드린다.빅뱅에서부터우주가탄생했듯이,학회역시10년전창립의빅뱅이일어난후오늘에이르기까지다양한변화와발전의과정을거쳐왔다”며“제1대홍광표회장을이어제2대이혁재회장이초창기학회가걸어온모험의길을회장단및회원과함께더넓히고다듬어단단한번영의대로로이끌어새로운정원문화의길로진화해나가길바란다”고격려했다. 홍광표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학회는창립이후학회지발간,정원디자인아카데미,가든볼(스마트가든)개발등정원문화확산과정원산업육성을위한다양한사업에적극적으로참여했다.기념식과포럼을통해지난10년간우리학회의발자취를살펴미래를열기위한열쇠를찾고,앞으로10년간이뤄야할비전과4대목표및10대과제를발표하려고한다”며“학회가지금까지이룬성과는미약할지모르지만,그하나하나가한국정원의미래를설계할씨앗이됐다는것은확실하게말할수있다.발기인대회에서부터창립총회를거쳐오늘에이르기까지함께해주신모든분들께다시한번깊이감사하다”고말했다. 최병암전산림청장은축사를통해“한국의정원정책발전기폭제가된것은2013년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였던것같다.그이후2014년에학회가창립돼이듬해설립등기됐고,2016년12월에수목원법에정원규정을넣은수목원·정원법이공표됐다는이두가지는한국정원발전의큰이정표라할수있다”며“이후지금까지정원정책발전으로한국은정원의시대에들어선것이분명하다.정원사회와정원국가,더나아가아름다운녹색지구를만들려는인류의노력에학회가큰힘을보태아름답게발전하길바란다”고응원했다. 2부에서열린특강에서스즈끼마코토명예교수는‘일본정원의과거,현재,미래’를주제로일본정원학회가추진하고있는방향에대해이야기했다. 학회는지난10년간새로운트렌드로자리잡은‘정원’의새로운10년을준비하기위한비전을‘한국의정원문화세계화로진흥한다’로결정했다. 이를위해▲연구를통한학문적기여▲새로운기술의개발과혁신▲미래지향적정원문화의창조▲정원전문인재의양성을4대목표로설정하고,10대과제를선정했다. 연구를통한학문적기여를위해서는학회지를국제저명학술지로육성하고,해외한국정원조성및외국학회와협력을통한학회국제화에나설예정이다.학제적융합을통해정원영역의재창조를이룰예정이다. 새로운기술의개발과혁신을위해서는R&D를통한새로운정원기술개발,산학협력을통한정원산업의신성장동력을제공할방침이다. 미래지향적정원문화의창조를위해서는다양한분야의참여를통한새로운정원문화를창조하고,탄력회복성이있는정원문화선도에앞장설예정이다. 정원전문인재양성을위해서는정원전문교육관의지정을받아정원디자인아카데미의전문화를통한실무형인재양성을추진하고,정원작가인증제를통한검증된전문인력을양성할계획이다. 한편이날기념식에서는김용기고문,조세환고문,홍광표고문,이혁재회장이공로패를받았다.
2024 대한민국 조경대상 ‘대통령상’에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경 2BL’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현대건설의‘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이‘2024대한민국조경대상’최고상인대통령상을거머쥐었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와공동으로지난11일서울식물원보타닉홀에서‘2024제14회대한민국조경대상시상식’을개최했다. 대한민국조경대상은2001년도입해매년개최하는국내조경분야최고권위의상으로국토의쾌적한생활환경을창출하고국민의삶의질향상에기여한우수조경공간을발굴해격려·시상하고국민인식을높이기위해마련됐다.공모는최근10년이내진행된조경공간및시설을대상으로공공과민간부문을나눠선정했다.대통령상과국무총리상은2019년에처음신설된상이다. 5월17일부터7월19일까지공모를진행한대한민국조경대상은서류심사와현장심사,국민참여평가등총3단계를거쳐최종21개작품이수상작명단에올랐다.특히,이번조경대상심사기준에기후변화와지속가능성을고려한탄소중립,스마트기술등이추가됐다. 이번2024대한민국조경대상대통령상에는‘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에돌아갔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은6만5000㎡규모의도심숲을조성해탄소배출제로를시도하고130여종수목과140여종초화를심어식물원수준의종다양성을확보했다.수목의특성을고려한식재,환경축을고려한지형과의조화,지역사회와소통가능한공공성확보까지혁신적인조경중심의아파트단지의좋은사례로높은점수를받았다. 이단지조경은현대건설이설계·시공하고식재는유일종합조경·정한조경이,시설물은동영조경·그린에이드,정원은오랑쥬리,숲놀이터는원앤티에스,물놀이터는청우펀스테이션이맡았다. 국무총리상은‘함박·너른·마루’를조성한한국토지주택공사·씨에이조경기술사사무소·유승건설·양우건설·가람엘앤씨·이에스아이·영도건설이수상의영예를안았다. ‘함박·너른·마루’는함박산기존숲의보존과복원등친환경성을바탕으로도시와자연을잇는녹색거점으로의조화를인정받았다.또맹꽁이서식지를보장해자연친화적인대형공원을조성해도시의허파를만든점에좋은평가를받았다. 국토부장관상공공부문에는▲경기도이천시·다음기술단·풍산건설·한국종합기술의‘설봉근린공원’이,민간부문에는▲포스코홀딩스·얼라이브어스·포스코이앤씨의‘포스코스퀘어가든’이선정됐다. ‘설봉근린공원’은도시의연결과주민의이용성,근린공원이인천시주민들이어떤수요를갖는지를풀어낸것이돋보였다.포스코스퀘어가든은공원녹지를도시안에서풀어내고,조경의영역확대라는부분에심사위원들의공감을이끌어냈다. 환경부장관상공공부문에는▲서귀포시청중문관광지관리소·아뜰리에나무·세운주식회사의‘제주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가,민간부문에는▲포스코이앤씨·CA조경기술사사무소의‘더샵갤러리’가선정됐다. ‘제주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는국가유산의절제된디자인으로자연의화려함을,‘더샵갤러리’는옥상정원과실내정원을주변산지와연결하고이용자들을위한프로그램등이부각됐다. 국가유산청장상공공부문에는▲국가유산청궁능유적본부·주식회사유엘피·이연소의‘창경궁물빛연화’,민간부문에▲엘지상록재단·디자인스튜디오이레의‘화담채’가받았다. ‘창경궁물빛연화’는야간조명과미디어아트가새로운조경분야를열어준점,‘화담채’는민간정원의약진이좋은평가를받았다. 산림청장상공공부문에는▲수원시청재산관리과·탑건축사사무소·매스팀버코리아의‘수원시청새빛민원실’,민간부문에는▲대치동제1지구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오픈니스스튜디오·대우건설의‘대치푸르지오써밋’이뽑혔다. ‘수원시청새빛민원실’은회색빛민원실을조경으로온기를불어넣은점,‘대치푸르지오써밋’은소규모공간에정원·공원의연결성이좋은평을얻었다. 이외에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상우수상은▲궁능유적본부·산수조경·일등종합문화재주식회사의‘덕수궁선원전’▲평택시푸른도시사업소·경호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무소·개성건설의‘평택부용산공원’▲한국수자원공사·수성엔지니어링·DL건설주식회사의‘부산에코델타시티방재공원’▲GS건설·윤디자인스케이프·장원조경의‘북수원자이렉스비아’▲개포1동주공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HDC현대산업개발의‘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1BL’▲한국수자원공사용담댐지사의‘용담댐수변정화림’▲중부지방산림청·라이브스케이프·세종시산림조합의‘2022세계조경가대회기념정원’▲현대자동차자산개발팀·간삼건축조경팀·현대엔지니어링자산서비스혁신팀의‘InsightJourney(옥외명상정원)’▲서울그린트러스트·KCA한국공항공사·그람디자인의‘거인의정원에서우리지금만나’가선정됐고,장려상은▲김포클린도시사업소·아리울씨앤디의‘별빛모래성’이받게됐다. 마지막으로특별공로상에는사유지내조경공간을조성·공유해민간부문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포스코홀딩스가수상했다. 이날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환영사를통해“올해환경조경발전재단에서처음으로주관하게된이번행사는지난해와비교해출품작규모가50%이상증가했고,약2만명의국민이국민참여평가에참여해역대어느행사보다도뜨겁고치열한경쟁이었다”며“조경대상운영위원회를수립해행사의투명성을강화하고,심사의공정성,모바일투표를통한편리성의3가지주안점을두고추진했다”고말했다.또“앞으로일반시민들이함께즐길수있는모두의축제로발전할수있도록노력할것을약속드린다”고전했다. 이상주국토부국토도시실장은축사에서“그동안대한민국조경대상은대부분공공부문에서수상했지만,최근민간부문에서도기후위기와탄소중립등으로조경의중요성을인식해조경공간의수준이매우향상됐다”며“도시공원·녹지·아파트단지까지조경이가진무한한잠재력을개발하고발휘되도록국토부가노력하겠다”고말했다.또한“조경과관련된건설기술을개선하고국가기술자격,조경진흥법개정을제때준비해정책적제도적기반이마련될수있도록하겠다”고덧붙였다. 한편,이번행사에는이은수포스코이앤씨팀장이‘조경의공공성과방향성’을주제로특강을진행했다. 2024대한민국조경대상수상작은오는16일까지서울식물원1층에전시된다.
[미래포럼] 국토의 미래와 우리의 대응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미래를전망하는것은쉽지않다.그럼에도미래를전망하는많은연구와책들이있다.분명한것은미래는지금과다를것이고,변화의속도는점점더빨라질것이라는점이다.예측이대체로맞은경우도있었고,벗어난경우도있었다.과거를돌이켜보면우리의국토도많이변화했고,앞으로는더욱빠른속도로변할것이다. 인류의미래가밝지만은않다,유발하라리는인류를위협하는3가지요소로세계대전과핵전쟁,생태계파괴,파괴적기술을꼽고있다.기술발전을기반으로경제적으로는풍요로워졌지만기후위기와빈부격차등어두운면도상존한다. 우리나라의관점에서미래변화와관련중요한화두는기후위기,첨단기술,인구구조등이다.기후위기로빈번한기상이변과불확실성이증가하고,더불어펜데믹의증가와생태계의교란도일어날것이다. 첨단기술은편리하고빠른이동성을제공하고,세계의모든사람을실시간으로연결하는초연결사회를실현하였다,AI의출현으로전통적인많은일자리가사라지고새로운일자리가생겨날것이다. 통계청자료에의하면2023년합계출산율은0.72이고올해는더욱줄어들것으로예상된다.1980년21.8세이던중위연령은2072년에63.4세에다다를것으로전망된다.인구는줄어들고노인인구비중은더욱늘어날것이다. 우리의국토도이러한메가트렌드의영향을받을것이다.우리의국토가어떻게변할까?궁금한지점이다.할수만있다면예측하고미리대비하는것이맞을것이다.지금까지의연구결과들을종합할때다음과같은4가지를예측할수있고,조경분야도대비가필요할것이다. 첫째,수도권집중과도시의광역화가더욱심화될것이다.2019년기점으로수도권인구가비수도권인구를추월하였다.수도권의양질의일자리와다양한공공인프라가집중의원인이다.많은균형발전정책에도불구하고기회를찾아서,좋은서비스를제공받고자수도권으로이동하고있는현상을막지는못하고있다.또한수도권과비수도권도시모두생활권과경제권이확대되는광역화도일어날것이다.대표적으로수도권광역화로충남북부와강원동부도수도권영향을받는지역이되었다.도시는확대되고농촌은축소되는현상에대비하여도시-농촌인접부에대한친환경적인관리,축소되는농촌지역의재자연화,도시에서의공원녹지확대를통한삶의질을높이고자하는요구가증가할것이다. 둘째,지방소멸과고령화현상이다.위에서언급한것처럼수도권집중의반대급부로지방인구는급속히줄고고령인구비중이높아질것이다.부산,대구,광주등지방대도시도예외가아니다.많은정책과예산이투입되었음에도불구하고개선되지않고있다.이러한현상을인정하고다양한대응이필요한시점이다.균형발전정책이지금까지의인구관점에서삶의질관점으로전환하는것이필요하다.지방의도시와농촌에거주하는국민을위해기본적요구를국가가책임지는것이중요하다.의료,교육,문화,복지등기본수요를일정수준이상보장하는것이다.여기에다양한여가시설,공원,정원,도시숲,생활인프라가포함되어야한다.조경분야도기존의전통적영역인공원녹지와아파트단지조경에서보다다양한공간으로영역을확대할기회가오고있다고볼수있다. 셋째,초고속교통망의발달이다.이제전국반나절생활권이되었다.고속철도건설은국토공간의변화뿐만아니라우리의일상생활에도많은변화를가져왔다.국토의광역화와더불어이동성증가로국토구석구석이힐링의장소가되고있다.대규모관광지보다지금까지찾지않던장소가인기를얻는현상도나타나고있다.소득이증가하고이동수단이발달할수록다양한여가공간과관광명소를요구하는수요가증가할것이다.특히,가성비와다양성을추구하는최근젊은세대의특성을고려한관광과여가공간의창출이중요해질것이다. 넷째,기후위기와이에대응한탄소중립실현이다.온실가스를줄이는노력과더불어기후위기로인한부정적영향에적응하는것도중요하다.산림과공원녹지를확충하여온실가스흡수원을늘리는정책이필요하고,이상기후로인한재해에대비하는것도필요하다.기후변화로인한생태계변화를최소화하기위해자연환경을잘보전하는제도와노력도더욱중요해질것이다.기존보호지역을확대하기는인구밀도가높은우리의현실에서는어려운과제일수있다.동일한면적의보호지역에서더욱많은온실가스를흡수할수있는연구도필요하고,훼손된지역을보다빠르게복원시키는기술개발도시급하다.빅데이터와AI등첨단기술을활용하여조경분야의새로운시장확대를기대해본다. 지난반세기는효율성과경제성을중시하는성장사회였다.앞으로는사회·문화적으로기초가튼튼한성숙사회로나가야한다.성숙사회가추구하는바는한마디로사회적가치를지향하는것이다.환경,사회적연대,삶의질을중시하는것이다.성숙사회에서는조경분야의기여할바도더욱커질것이다.또한분야간의벽이지금보다는약해지고,융복합이강조될것이다.분야간협력이조경분야생존전략의필요조건이라생각한다. 김명수/국토연구원연구부원장
[공원에 간다 ④] 다산공원, 초록 점을 찍다
신당동에위치하는다산공원은그야말로동네의중심이다.직사각형4면은모두도로로둘러싸여있고각각의도로는여러개의골목길로이어진다.공원일대는동대문시장과가까워의류관련소규모공장이골목중간중간에있고오래된주거지의역할도하고있다.인접한중앙시장이젊은이들의핫플레이스로자리매김하면서그영향이다산공원까지이어져,공원을둘러싸는건물에는카페는물론베이글가게,햄버거가게등젊은이들이찾는가게들도하나둘씩들어서고있다.덕분에공원은항상다양한이용자들로하루종일북적거린다. 그많은이용자중에는매일매일이곳으로출근하는이들이있다.77세의영순씨와그녀의친구들이다.‘다산공원6인방’이라고부를수있겠다.그녀들은전용의자인빨갛고파란플라스틱의자에앉아낮대부분의시간을이곳에서보낸다.태양의위치에따라서,바람이부는방향에따라서의자의위치는정해진다.가을에는해가잘드는파고라옆에,여름에는그늘이잘드는야외무대옆에의자를놓는다.그녀들은반려견을산책시키고가을에는은행을줍기도하고,음악을듣고,전화통화를하고,모여서이야기나누고,과일,커피,오징어같은음식을나눠먹으면서자신들의공원생활을차곡차곡채운다.그녀들의대화소재는최고의콩나물요리법부터자식들에대한걱정까지무궁무진하다. 2018년부터다산공원에나오기시작했다는영순씨는아주성실한공원생활자이다.반려견인마리와함께거의매일,가장빨리공원으로나온다.준비도철저하다.오후친구들의공원생활이시작하기전먼저나와의자가놓일장소를청소하고의자를가지런히놓는다.오후에이루어지는공원관리청의청소로,그녀와친구들의공원생활이방해될까봐자신이미리청소를해두는것이다. 다산공원6인방중의또다른한명인춘희씨는근처다가구주택의반지하에산다.경기도안성에사는딸이같이살자고하지만20대에정착한이후쭈욱살아온이곳을벗어나는건그녀로서는상상하기어렵다.탄탄하게구성된생활영역과친구들,이곳에서그녀는자유로우면서도안정감을느낀다.물론자식한테부담을주기싫은마음도독립거주의중요이유이긴하다.친구들의전언에따르면춘희씨는아주아주바지런하다.혼자살고허리가휘어거동이쉽지않지만하루세끼를대충때우는일은거의없다.매일매일정성들여된장찌개를끓이고생선을굽는다.그래서그녀의집입구는저녁이면맛있는냄새로채워진다.그리고다가구주택에딸린작은화단도열심히가꾼다.잡초를뽑고,이쁜꽃을심는다.한쪽에는호박을심어호박잎과호박을반찬거리로삼기도한다.그녀의정원이고텃밭이다. 영화‘찬실이는복도많지’에서주인공찬실이는세들어살고있는집의주인할머니와함께콩나물을다듬다가할머니한테하고싶은거없냐고물어본다.할머니는하고싶은게아무것도없다고하면서늙으니까그거하나좋다고한다.그리고그둘의대화는다음과같이이어진다. 찬실:진짜하고싶은일이하나도없으세요?그런사람이세상에있어요? 할머니:나는오늘하고싶은일만하고살아.대신애써서해. 찬실:그러면오늘하고싶었던거는콩나물다듬는거였겠네요. 할머니:훗,알면됐어. 하고싶은게없는사람이있다는게신기한것처럼,하고싶은것투성이인다산공원의젊은이들에게영순씨와그녀친구들의공원생활은얼핏무료한시간보내기로보일수있다.그녀들의일상이쓸쓸해보일수도있다.하고싶은게많은그들에게오늘은하고싶은것을향하는시간의직선위에있기때문이다.오늘은내일을위한날이다.그러나영화속할머니나,영순씨와그리고그녀의친구들에게오늘은내일을위한날이아니라하나의온전한점이다.그리고그녀들은그점을‘애써서’찍는다.‘오늘’하고싶은일인‘공원생활’을위해서미리청소하고의자를내어놓고친구들과나눌음식을준비하며꾹꾹눌러일상의점을찍는다.다산공원에서의점은초록점이다.
2024 코리아가든쇼, 최윤정·김동민 작가 ‘대상’ 수상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2024코리아가든쇼’에서최윤정·김동민작가의‘WETONWET,블렌딩가든’이영예의대상을차지했다. 산림청이주최하고국립수목원,서울시가공동주관한‘2024코리아가든쇼’시상식이8일서울뚝섬한강공원일대에서열렸다. 시상식에는최영태산림청산림보호국장,임영석국립수목원장,심상택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신창호국립세종수목원장,이수연서울시정원도시국장,신창호국립세종수목원장등을비롯한관계자및시민들이참석했다. 이날행사는▲환영사및축사▲코리아가든쇼·실내정원아디디어공모시상식▲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금상시상식▲기념촬영▲정원작품투어▲공연순으로진행됐다. 이수연정원도시국장은환영사를통해“정원도시국에오기전복지정책실에서업무를담당했는데,한국이많이발전하고경제적수준이높아짐에도불구하고마음적으로풍족한사회는아닌것같다는생각을했다.이에해결책으로많은고민을했는데,정원·가드닝,자연과연결되는것이그해법인것같다”며“내년보라매공원에서진행될‘2025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도다같이참여해공간을아름답게만들고시민들에게힐링과치유의공간조성해주길바란다”고말했다. 최영태산림보호국장은축사를통해“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시작된이후로법·제도가많이생겼고,짧은기간에많은도시들이정원도시로나아가기위해노력하고있다.정원은작가,시민등모두적극적으로참여했을때꽃을피울수있는것같다”며“정원도시를조성하기위해서는시민들의참여하고지원이적극적으로필요하다.특히정원을조성하는것보다유지관리하는것이더욱중요하다”고말했다. 대상을수상한‘WETONWET,블렌딩가든’은젖은화지위에컬러를칠하고마르기전에컬러를올려색이자연스럽게섞이도록하는수채화기법을모티브로했다.천장과벽,문,창문으로구성된콘크리트구조물(콩코드하우스)과곡선의녹지를유기적으로배치해화지에색이섞이듯이경계의영역이섞여들어가는모습을표현했다.자연과인공이유기적으로결합된공간의구조를기반으로프레임을통해외부의풍경을경계속으로끌어오고미디어아트로가상과현실의경계가만나새로운풍경을만들어낸다.한강의풍경과정원그리고미디어아트로이어지는경관적시퀀스를통해감각의범위가확장되는것을보여준다. 최윤정작가는“2020코리아가든쇼첫작품‘리틀포레스트’로데뷔해서2024년코리아가든쇼‘WETONWET,블렌딩가든’으로대상을받았다는것에더욱의미있고,감회가새롭다.특히이번작품은손길이하나하나안닿은곳없이애정을가지고작업했다.후회없을만큼열정을다했기에좋은결과가더욱뜻깊게다가온다.이상을계기로저만의색이뚜렷한작가,더욱더발전하는작가가되도록노력하겠다”는수상소감을밝혔다. 이외에도▲최우수상에는조은희작가의‘빛과소리의정원’▲서울매력정원상에는김미진·박병길작가의‘ForRest,쉼표가있는숲속음악당’,이정연·이연주작가의‘ARtGarden(에이알티정원)’▲코리아가든쇼상에는김태원·박선영작가의‘자연이만드는예술,풍경’,나성진작가의‘정원읽기의즐거움이선정됐다. 실내정원아이디어공모에는▲대상에김예슬(전남대학교)의‘HandyGarden’▲최우수상에임승연(건국대학교)‘IAM’▲우수상에김용수(계명대학교)‘작고작은나의숲’,▲김영현(서울여자대학교)‘다정:마음을비우고나를되돌아보는공간’▲특별상에김윤태(상명대학교)‘palette’가뽑혔다. 2024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금상에는이민섭·이소선신구대학교‘A+’팀이수상했다.금상수상팀은2026년베이징에서열리는국제기능올림픽대회최종결승전에참가할수있는자격을받게된다. 한편‘통섭(統攝),경계를허물어힐링시대의문을열다’라는주제로조성된이번코리아가든쇼정원작품은존치정원으로뚝섬한강공원일대에전시된다.
“지속가능한 정원도시, 장기적 관점에서 설계돼야”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성공적인정원도시를조성하기위해서는단기적이아닌장기적관점에서설계돼야한다는의견이나왔다. 서울시,산림청,국립수목원이공동주최하는‘2024국제정원심포지엄’이지난4일서울시청8층다목적홀에서개최됐다. 이날심포지엄에는정원·조경·건축관련국내·외전문가6인과오세훈시장,임영석산림청국립수목원장,임만균환경수자원위원장,시민등이참석했다. 심포지엄은정원의회복성과지속가능성,도시에서정원이가지는역할등에대해논의하기위해▲오세훈서울시장특별대담▲‘정원이가진회복력’을주제로한‘세션1’▲‘정원과의동행’을주제로한‘세션2’로구성됐다. 대담에는오세훈시장,로버트해먼드뉴욕하이라인파크프로젝트기획자,마보우탄전싱가포르국토개발부장관이참여했다. 오세훈시장은특별대담에서런던을방문했을당시감명받았던순간에이야기하며,서울이궁극적으로나아가야할‘서울시전체의정원화’에대한비전을제시했다. 오시장은“런던은걸어서10분이내어디든정원을마주할수있는‘거대한정원’같았다.이처럼정원을마주하고걷고싶은도시를만들기위해서는‘걸음’을유도하는정책이중요하다”며“시에서건물의용적률을높이는이유도1층에더많은녹지공간을조성해걷고싶은정원을조성하기위한것이다.생활권내걸어서활용할수있는인프라를조성해야한다”고강조했다. 해먼드는“조경을기존의정원과공원에만적용하는것이아닌,고속도로나상가사이등예상치못한곳에넣는것도중요하다”며“도시정원화를위해서는사람들이녹지와더친근해져야한다”고말했다. 마보우탄전장관은“녹지만큼이나수자원도중요하다.스콜과계절풍의영향을많이받는싱가포르는정원을배수에활용하고있다.기후위기시대의정원이단순히미적인역할뿐만이아닌기능적인역할도할수있다”고설명했다. 대담이끝난후세션1에서는▲로버트해먼드의기조연설을시작으로,▲이선한국전통문화대학교전통조경학과명예교수▲마티어스콜레의주제발표가진행됐다. 로버트해먼드는뉴욕하이라인의성공스토리를공유하며,하이라인이경제적,환경적,문화적으로어떠한부흥을이끌었는지설명했다. 해먼드는“하이라인은펼쳐진자연뿐만아니라도시자체의회복력을보여줬다.시간이지남에따라공원은문화행사,예술,명상,요가등사람들과함께연결되는장소로변모했다”며“도시는인간의필요를충족하는웰니스인프라없이는살아남기어렵다.서울청계천처럼하나의플레이스를만들어도시에변화를줘야한다”고말했다. 이선명예교수는인문학적인관점에서정원과조경에대해이야기하며“과거의정원이인간이자연을지배하고힘을과시하는공간이었다면,21세기의조경은인간과자연이공존하는방법을모색해야한다.특히식물의‘자유의지’를존중하는조경이중요하다”는의견을밝혔다. 이어“현재한국은정원에대한국가적관심이급증하고있다.개인정원가꾸기의추세가지방정부뿐만아니라개인에게도영향을미치고있다.기후위기의심각성이높아짐에따라대규모국립및지역정원의경우정원의지속가능성과생태적영향이그규모나수보다더중요해질것”이라며“정원을설계할때는부지선정,지역특성화,생물다양성,물관리,심지어팬데믹에대처하기위한전략과같은환경요소를고려하는것이필수적이다”고강조했다. 콜레는2017년베를린의국제정원박람회(IGA)와2021년독일에르푸르트·만하임BUGA의사례를설명하며,성공적인정원박람회추진을위한내용을공유했다. 콜레는“독일의정원박람회는점점더도시계획을위한도구로발전하고있다.기후적응형심기,지역빗물관리,토양관리등잘알려진복원력기준에초점을맞추고있다.최근몇년동안은환경교육과주민및환경단체의강력한참여도가박람회의범위내에서지침원칙으로추가됐다”며“단기적인기대와장기적인목표를모두충족해야한다.단순히일회성행사가아닌지속가능한프로젝트로이어져야한다”고강조했다. 세션2에서는▲전영애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명예교수(여백서원원장)의기조연설을시작으로,▲카시안슈미트가이젠하임대학교교수▲마보우탄전싱가포르국토개발부장관의발표가진행됐다. 전영애교수는‘여백서원’과‘괴테마을’의취지와운영사례를소개하며,자연과인간이함께하는정원의가치에대해이야기했다. 카시안슈미트교수는독일의공원,정원,정원박람회사례를통해미래도시녹지와정원조성에대한식재아이디어를공유했다. 슈미트교수는“앞으로는폭염등기후변화로인한환경문제속에서생태학적가치가있는공공공간에대한시민들의요구가증가할것이다.미래의가장중요한과제는도시식생의올바른관리와장기적인관리라고생각한다”며“전문정원사외에도시민이함께유지관리에참여해야한다.공공녹지공간의동반성은미적·환경적효과외에도사회적상호작용과시민의생태적역량을강화할수있다”고말했다. 마보우탄전장관은싱가포르의장기적인도시계획이어떻게‘정원속의도시’로이어졌는지설명하며,가든바이더베이가수행하는중요한역할에대해이야기했다. 마전장관은“‘정원도시’의다음단계는공원,정원등을통해지역사회와장소·공간을연결하는‘정원속의도시’로만드는것이다.지속적인도시화와기후변화에직면한도시계획은자연을도시로엮어환경을보호하기위해단기적이아닌장기적관점에서설계돼야한다”고말했다. 각세션발표가끝난후에는권진욱영남대학교조경학과교수를좌장으로토론및질의응답이진행됐다.
정영선 전시 회고, “조경, 문화예술 한 분야로 마땅히 자리잡을 것”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조경가들과문화체육관광부관계자들이모여‘조경가정영선의국립현대미술관전시’의의미를되돌아보는자리를마련했다. 한국조경가협회는지난9월30일대학로마로니에공원‘예술가의집’회의실에서국립현대미술관전시‘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되돌아보고,문화예술분야의한축로서의조경가및조경작업에대한위치를되집어보는대담을가졌다. 이번행사는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의기획으로,최영준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사회를맡아진행됐다. 이날대담회에는문화체육관광부에서정병국한국문화예술위원장과김수현시각디자인과장이참석했고,전시의주인공이었던정영선조경가와전시기획을총괄한국립현대미술관의이지회학예사도참석했다.조경계에서는환경조경발전재단의심왕섭이사장과한국조경가협회박명권,박승진부회장,이진형상임이사가참석해의견을나눴다. 대담은이지회학예사로부터이번전시에대한국립현대미술관의성과와의의를듣는것으로시작됐다.그는“지난9월22일마무리된전시는현대미술거장의전시보다도30%이상많은관람객(최종집계27만7000명)이찾으며뜨거운호응을이끌어냈고,조경작업의과정과결과물이예술의한분야로서작품성및대중성을모두인정받는계기가됐음을확인할수있었다”며“여담으로미술관지하층중정에조성된정원의큰존재감으로미술관이용의무게중심이아래층으로확장되기도했다”는감회도전했다. 이에대해정영선조경가는새삼스럽게조경이냐예술이냐따져볼문제가아니라,모든분야가합심하고초심으로돌아가서,지극히아름다운정원인우리나라국토경관을잘보존하고가꿔가는일에여러부처가협력해줄것을간곡히당부했다. 이어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의“우리나라조경의현황과과제”에대해간략한발제가있었다.우리나라조경을▲건설기술▲자연과학▲문화예술등세가지요체로나누어그현황과과제를짚어보고,말미에한국조경가협회에대한소개를덧붙였다. 이어진자유토론에서,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그동안개별적발전만이루어나간조경분야에통합의노력이중요”하다며“이번전시를계기로높아진위상을잘이어나가서분야의업역을확장하면서도내부적인통합의계기로삼아야한다”고강조했다. 박명권한국조경가협회부회장은조경설계사무소대표이기도하지만조경계의유일한잡지·신문인<환경과조경>과<한국조경신문>의발행인으로서,그간조경에대한사회적인식이폄하돼왔던상황에안타까움을표하면서“이번전시를계기로시민사회에조경의가치를드높인것은굉장히고무적인일”이라고말했다.그리고“이같은흐름이정영선조경가한분으로끝나지않고제2의제3의정영선조경가들이계속탄생해야한다”고역설하며,예술의한축으로서조경분야의위상을확립하는제도적뒷받침이필요하다고강조했다. 박승진한국조경가협회부회장은과거여행에서경험한조경전시들을회고하며당시관람한조경드로잉에서많은감흥을얻었고본인의진로결정에도큰영향을받았다며“이번정영선전시를본후배조경가나학생중에서도틀림없이조경분야에서좋은예술가로성장하는사람이나올것”이라는의견을전했다.또한그는현재도시에서예술적감흥을전달하고예술적행위의장을형성하는문화공간들은그어떤분야보다도조경에서만드는공간들이많다면서,특히나문화공원의큰힘에대해언급했다.최근대한민국공공디자인상의최고상인대통령상을이례적으로공공오픈스페이스인오목공원이수상한것에대해서도의미와자부심을전했다. 이진형이사는“건축분야에서미술사조와디자인분야를서로매치해서많이이야기하고있는데,실은조경및정원분야도미술사조의흐름과발맞추어쌓아온유산으로서역사와가치를가지고있다”고강조했다.또한“이번전시에서조명된정영선조경가의자연주의등의양식도한국의지난반세기를반영해온문화적산물”이라며개인적으로“타분야와차별되는자연을소재로한예술분야로서자부심이있다”고말했다.아울러이번전시를계기로문화체육관광부와가까운관계를가져가기를기대했다. 김수현문화체육관광부시각디자인과장은“오늘대담의주제가1~2년의문제가아니라조경업계에서오랜고민이있었음을알수있는자리였고,이런공감대를바탕으로조경의문화예술로서의가치를제도화하는등지원의폭을넓혀가는논의를이어가자”고밝혔다. 마지막으로정병권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은“보수적인국립현대미술관에서조경의전시를받아들이는것은굉장히발전적인방향으로우리문화예술계가진화하고있다”는의미라고말했다.그간분야를구분하다보니“예술분야적성격과환경분야적성격이복합된조경분야의소속이모호한상태”가되어있었음을동감하고,“문화예술의경계가무너지고확장되는시대에조경도문화예술분야의하나로마땅히자리를잡아갈것”이라고전망했다.
2024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김다은·김세나·최가영 작가 ‘대상’ 수상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김다은·김세나·최가영작가의‘너덜겅-다산의웅기’가‘제12회경기정원문화박람회’전문정원대상에선정됐다. 경기도와남양주시가주최하고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주관하는‘제12회경기정원문화박람회’개막식이3일다산중앙공원일대에서‘정원산책:다산으로,공동체로,탄소제로’를주제로열렸다. 개막식에는김성중경기도행정1부지사,주광덕남양주시장,백현종경기도의회도시환경위원회위원장,조성대남양주시의회의장,임영석국립수목원원장등을비롯한관계자및시민들이참석했다. 김성중행정1부지사는개회사를통해“경기도가최초로정원박람회를시작했는데순천,대구등다른도시들까지정원문화가확산되고있다.많은도시들이정원도시를선호하면서시민들이일상에서정원을만날수있도록다양한사업을펼치고있다”고말했다. 더불어“이번정원박람회의주제처럼경기도에서도탄소흡수원으로식물의가치와중요성을인식해그역할이증대될수있도록다양한정책들을시행하고있다.정원은단순히아름다움만주는공간이아닌,기후위기시대탄소흡수원으로의역할을뛰어넘어주민건강을위한다양한긍정적인역할을하고있다”며“시민들이정원박람회를통해자연과사람그리고지역공동체의어우러짐을느꼈으면좋겠다”고덧붙였다. 주광덕남양주시장은환영사통해“정원은단순한녹지공간을넘어자연과사람,사람과문화를연결해공동체를회복시켜주는중요한플랫폼이라고생각한다.시에서는정원문화를통해시민의참여와공동체형성을더욱강화할예정”이라고말했다. 이어“다산으로,공동체로,탄소제로로의3가지‘정원산책’주제를통해시가지향하는지속가능한미래도시비전으로연결하겠다.이번박람회를통해다산정약용선생이추구했던생태적정원의가치를현실에실현하고도심내에서기후변화에대응할수있는지속가능한도시구조를만들어가겠다”고약속했다. 전문정원대상인‘너덜겅-다산의웅기’은다산이뛰어놀던너덜겅의모습을현대적으로재해석해유기적인파라메트릭(Parametric)디자인으로다산이넘나들었던땅의웅기를보여준다.정도를걸었던다산의길을함께걸으며훌륭한재능,너그러운도량,씩씩한기상의웅기를오롯이느낄수있도록했다. 대상을수상한김다은·김세나·최가영작가는“정원작가로처음데뷔한저희에게이렇게큰상을주셔서진심으로감사하다.이번작품은꿈꾸고상상했던자연과인간의조화를정원이라는공간안에담아내고자한첫걸음이었다”며“앞으로도자연의아름다움과그속에서의삶을담아낼수있는깊이있는정원을선보이겠다”는수상소감을밝혔다. 더불어“처음부터끝까지함께고민하고노력해준스튜디오가나다,현장에서최선을다해주신공간시공A1의안기수대표님과팀원들,믿음과응원을보내주신박은영·김복영중부대학교정원문화산업학과교수님,신재열숲새울여사님을비롯한모든분들과이기쁨을함께나누고싶다”고말했다. 전문정원최우수상에는▲최명철작가의‘도시둠벙:자연스러운인공’,우수상에는▲양유준작가의‘사암의미음완보’,장려상에는▲김성일,곽민호작가의‘ORIENTALFOREST’▲이병우,장하니,김윤작가의‘숲을거니는시간’▲조원희작가의‘운월지’등이선정됐다. 생활정원부문대상에는김선영·김현아의‘풀잎과왈츠의정원에서’가뽑혔다.최우수상에는▲김병도·조승주의‘자연을기르는마음가짐,목초심서’,우수상에는▲최계영·신수래·김명란의‘목민심원’,장려상에는▲빙유진·박지우·우현의‘설;임’▲이장우의‘탄소담는정원로딩중입니다’▲정승연·문하진·심민석의‘상상대로’가이름을올렸다. 시민정원부문금상에는▲김영훈·김선영·김진향·목정미의‘내고향마재너머’,은상에는▲최성우의‘TIME-LAPSE:시간의흐름’,동상에는▲이은영의‘남양주의자연갤러리정원’,장려상에는▲김민지의‘물을담은남양주,물을닮은정원’▲조숙경의‘남양주,Whatawonderfulworld!’▲박정란·고승호·김순옥·박주서의‘불어라.다산의바람이여!’▲김세원의‘자연속의발걸음’▲장수·이우민·송지민의‘나만의양심’▲이민숙·한설의‘다산화사’▲전진아의‘Onthestage’등이선정됐다. 한편오는6일까지펼쳐지는박람회에서는초청작가로참여한영국첼시플라워쇼골드메달리스트인황지해작가가‘혼자웃는까닭;’이라는정원작품을선보인다. 또한정원은작품정원6개·생활정원6개,바나나우유테마정원이있는‘빙그레정원’등기업,청년,마을등에서조성한28개공동체참여정원등총41개정원을조성해볼거리를제공한다. 특히정원산업관련업체들의전시및판매,친환경농부시장,정원사진관,정원콘서트,정원시네마등이펼쳐져가족과함께생활속정원문화예술을즐길수있다. 아울러사전전문해설교육을받은시민정원사50여명이도슨트(해설가)로참여해정원투어를진행한다.매일2회현장접수를통해신청할수있다. 이와관련한더자세한사항은경기정원문화박람회홈페이지에서확인할수있다.
  • 환경과조경 2024년 11월
  • 조경공사 적산기준
  • 공원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