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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사다난했던 2021년 조경인들의 희노애락을 돌아보고, 2022년 임인년 새해를 맞이하는 조경인들의 꿈과 소망을 들어봤다. 경관자원조사, 조경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주신하 한국경관학회 회장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벌써 2021년이 다 지나가고 새해 2022년이 다가온다. 늘 이맘때면 해를 나타내는 숫자가 바뀌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나 하는 삐딱한 생각이 들다가도, 이럴 때라도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다시 출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2021년을 회상해 보니 역시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지난해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곧 상황이 좋아져서 예전 생활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는데, 다시 새해를 맞는 시점까지도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 마스크 없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보자면 코로나 때문에 우리는 조금 더 먼 미래를 미리 경험하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멀게만 느껴졌던 재택근무, 원격수업, 온라인회의, 메타버스 같은 말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직접 만나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지만, 시간과 거리의 한계를 줄여주는 이런 기술들이 일상화되어 편리해진 면도 있다. 역시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것과 나쁜 것은 항상 공존하는 것 같다. 새해를 맞는 시점에는 역시 긍정적인 생각이 어울리겠다. 2022년은 광주에서 세계조경가대회가 개최되는 해다. 우리나라에서 조경학이 시작된 지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조경학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가 준비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 준비하는 분들의 ‘일’이 아닌 모든 조경인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잔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경관 분야에서도 경관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특히 경관자원조사 관련 내용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경관자원조사에 많은 조경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를 희망해 본다. 2022년에 새해를 맞아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계획하신 모든 일에 좋은 결실을 이루시길 기원한다. 다양한 조경기술자들의 참여와 확대를 기대하며 옥상훈 SGC이테크건설 토건기술팀 조경부장 올해는 계속되는 코로나19 여파와 대외적인 요인으로 인한 자재난, 구인난 등으로 힘든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근래 외부 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내 집 앞 정원과 녹지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자연스레 현대인들의 기대와 요구 또한 조경 소비자로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위기 속에 또 다른 기회가 열리는 것 같아 새로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할 것 같다. 각 건설사마다 차별화된 조경디자인 전략이 있지만 ‘정원’에 대한 특화, 테마별 공간 연출을 넘어 고유한 조경 시그니처 도입, 차별화된 상품으로 사람의 욕구를 아파트 단지 안에 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또한 요즘은 사회적 이슈까지 고려해 기후변화 대응, 환경 및 생태적으로도 하나의 철학을 담은 방향으로 진화해 나가는 것 같아 곳곳에서 우리 조경기술자들의 참여와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특별한 고민 없이 막상 트랜드만 쫓는 건 아닌지, 유행만 따라가다 시간이 지나면 너무 올드하고 똑같은 느낌만 받는 건 아닌가 하는 경계심 또한 가지게 된다. 아파트의 경우 상품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겠지만, 조경기술자만이 할 수 있는 가치 창조와 함께 사람들의 삶에 아름다운 조경을 제공할 수 있는 그런 균형을 잘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조경 분야는 짧은 시간에 많은 기술적 발전과 업역의 경계를 허물었다. 항상 그 중심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와 결과를 조화롭게 이루어내는 조경기술자들의 역할이 있었다.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유연한 접근과 다양한 시각으로 조경의 확대와 발전을 기대해 본다. 성장보다 성숙을 바란다 박창일 창조원 대표 지구에서 유일하게 쓰레기를 만드는 존재는 인간뿐이라는 말이 있다. 다섯 번의 생물 대멸종 이후 여섯 번째 다가올 위기는 자연이 아닌 우리 인간이, 어른들이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회복이 아닌 파괴를 선택했고 근본적인 문제인 소비를 전혀 줄이지 않음으로 인해 오늘날 이러한 불편과 불통, 질병을 겪고 있다. 이제 우리는 지구의 한 생물적 종으로서 적응보다 생존에 대한 대안을 세워야 할 시기다. 그럼에도 여전히 끝없는 성장을 외치며 소비하고 있다. 성숙한 소비를 하는 사람이라면? 성숙한 기업이라면? 적어도 성숙함을 가진 기업과 개인이라면 적자지심의 마음으로 자연을 배려하는 생산과 소비를 하는 기업이라 여겨진다. 성장을 위한 ‘지속가능, 에코, 그린’이 아니라 아파하는 자연과 환경에 대한 사려 깊음의 회복을 통해 성숙을 추구하는 2022년을 기대한다. 쓰레기 zero의 제품, 아끼고 배려가 있는 소비를 통해 부끄럼 없는 어른이 되고 기업이 되며 사람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생태계를 꿈꾸고 이루겠다. 그래서 다가올 2022년에 외칩니다. “2022년에는 모두가 성장보다 성숙하기를 바란다.” 정원사진으로 한국의 아름다움 세계에 널리 알리고파 우승민 정원사진가 조경을 전공하고 사진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지 올해로 꼭 10년째다. 사진가로 살아남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으로 꿈에 그리던 RHS(영국왕립원예협회)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아시아 최초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험난한 여정이었지만 정원사진가로서의 길은 2018년 제이드가든과의 인연으로 첫걸음을 뗐다. 이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 국립수목원,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국립현대미술관에 이르기까지 존경하는 정원가분들과 많은 분들의 따뜻한 성원 덕분에 희망을 얻고 힘차게 나아갈 수 있었다. 사진은 조경을 공부하면서 자연이 스스로 그러하듯 내 몸과 마음에 자연스레 녹아들게 되었다. 졸업을 앞두고 한창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 인생 처음으로 도전한 사진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이라는 결과가 ‘대한민국 1호 정원사진가’로서 지금의 나를 있게 한 큰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당시 인터뷰 기사를 돌아보니 “커다란 자연 아래 작은 인간을 표현하고 싶었다”란 순수(?)하고 당돌했던 학창 시절 나의 답변이 때 묻은 지금의 나를 다시 초심으로 인도한다. 사진으로는 미처 다 담을 수 없는 사계절 매 시각 변화하는 자연의 위대함에 매번 한없이 부족함을 느끼지만, 앞으로 다시 없을 자연의 소중한 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기억되고 싶다.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그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싶다. 부족한 내겐 호랑이 같은 선생님이자 올바른 길잡이가 되어주는 인생의 동반자가 있어 든든하다. 7년이란 긴 시간 동안 가정과 육아에 헌신한 아내에게 최근 드론이라는 날개를 달아주었다. 아내와 엄마 이소라가 아닌 ‘대한민국 1호 여성 조경사진가’ 이소라의 비상에 응원과 사랑을 함께 실어 보낸다. 부디 2022년 임인년에는 호랑이 기운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자연 그리고 조경·정원과 함께 모두의 안녕과 행복을 바란다. 조경, 엔지니어링에서 길을 찾다 김인관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서장 아이디어 경진대회. 2021년 부서장이란 보직을 부여받고 제일 먼저 기획한 행사다. 부서장이 되기 전부터 학생들과 엔지니어링 업계 간에 원활한 소통의 기회가 생기길 바랐다. 부서장이란 동력을 얻었기에 이런 생각을 아이디어 경진대회란 창구로 만들어 보고자 했다. 과연 가능할까? 조경대전이란 큰 공모전과 일정이 비슷한데, 과연 얼마나 많이 참여해주실까? 회사에서는 예산 집행을 승인해줄 것인가? 종업원지주회사의 특성상 대의를 시행함에 있어 부서원들의 동의와 이해가 필요한데 이는 가능할 것인가? 많은 고민과 험난한 여정이 함께 했지만,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학생들과의 긴밀한 소통, 우리 회사에 대한 IR, 코로나로 위축된 학생들에게 순수한 동기 부여. 무엇보다 우리 부서 스스로 조경 엔지니어링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를 만들고자 한 자존감과 자긍심이 동력이 되어 주었다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싼 비용으로 차용하려는 얄팍한 상술이라 생각한 분들도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지에 대한 실제 주요 계획은 이미 모두 결정돼 있었다. 학생들의 순수한 생각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알고자 한 것이 진실이다. 이와 같은 행사가 우리 후배들에게 조경에 대한 참여와 이해를 높이는 자리가 되고, 작게나마 주어지는 상금이 그들이 가려는 길에 디딤돌이 되길 바랐다. 또한 디자인에 매몰되어가는 듯한 조경의 시각이 엔지니어링으로도 확대되길 바란 마음도 있었다. 이번 공모는 그 시작이라 자부한다. 같은 모습과 형태, 또는 다른 형상으로 이 업계와 학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회사로서, 선배로서 거듭날 수 있길 바라며 새해를 맞이하며 또 다름을 준비하고자 한다. 행사를 열심히 준비해 준 이상인 상무, 최상태 차장, 우상봉 대리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린다. 마음 모아 응원해준 우리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 전 임직원에게도 깊은 고마움 전한다.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을 쪼개 출품해준 우리 후배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재테크보다는 내테크 이창민 조경작업장 라디오 실장 12월의 저녁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어김없이 ‘새해 트렌드를 예측하는 서적’이 출간된 걸 보니 그래도 연말인가 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조경인으로서 ‘새로움과 대세에 대한 애증’ 때문인지 이 책에 눈길이 간다. 조경설계를 함에 있어서 지향하고자 하는 비전은 여전히 못 찾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라도 도움될까 하여 꼭 읽어보는 이유도 있다. 이 서적은 그해에 해당하는 12간지 동물에 빗대어 트렌드를 예측한다. 관심이 가는 내용은 최근 몇 년 새 많이 등장하는 키워드인 ‘재테크(투자)’에 관한 이야기였다. 코로나 발 국제정세와 맞물려 이제 재테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상이 되었다. 내 주변 지인들도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를 많이 하는데, 다들 본전치기 정도는 하는 모양이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조바심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최근 매년 50여 개 정도의 크고 작은 일들을 진행함에, 다른 곳에 집중할 에너지가 부족함을 핑계 삼아 주변 사람들에게는 ‘재테크보다는 내테크’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다른 방향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내가 하고 있는 ‘업’에 더 집중하고 연구하는 것이 투자라는 생각으로 일하며 지내다 보니, 2021년은 나름 좋은 성과가 있었다. 현장, 그림, 도면, 내역, 현장의 반복적인 일상은 ‘우직한 소’처럼 고통스럽지만 맷집이 생기는 것 같은 든든함도 있었고, 무엇보다 ‘코리아가든쇼 대상’이라는 영예를 안아 성취감이 큰 한 해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출품 후 조성까지 해보는 작가정원이었기에 두각을 보이려 애쓴다거나 큰상을 타려 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경험하고 생각한 것을 바탕에 두고, 스스로 최대역량을 시험해 보는 의미가 가장 컸던 시간이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2022년도 역시 목표물을 향한 ‘호랑이의 집중력’처럼 ‘내테크’를 실천하는 해가 되길 희망하며, 모든 이가 ‘자기역량 강화’에 집중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이 글은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의 스포일러를 일부 담고 있으므로 마블 영화의 팬이거나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주의(?) 부탁드립니다. ‘승정원일기’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개인 SNS에 끄적이던 일기를 감히 연재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돌이켜 보면 ‘환경과조경’ L 기자의 제안이 고맙기도 했지만 사실 부담도 컸다. 첫 부담은 1년 치 연재 계획을 전달하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계획대로 연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래도 덕분에 여러 사람에게 읍소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고맙기도 했다. 나름 연재를 하며 떡밥(?)도 뿌렸는데 아쉽게도 더 이상 지면으로는 회수할 수 없게 되었지만, ‘가드노의 승정원일기’는 다른 유니버스에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부담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마블에 세 명의 ‘피터 파커’가 있다면 정원 또한 세 명의 ‘피터 가드너’가 있다 요즘 ‘정원’이라는 키워드가 뜨겁다 못해 입천장과 손가락에 모두 화상을 입을 지경이다. 직업병이 극에 달해 스파이더맨 영화를 보면서도 일하는 분야를 떠올리는 것은 불행이자 행복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고 근거를 구체적으로 대라면 궁색하지만,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은 전쟁 후 황폐화된 국토를 복구하기에 최선을 다했던 산림분야를 떠올리게 했다. 유일하게 몸에서 거미줄이 나오는 스파이더맨이었기 때문일까.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은 복구된 국토에서 농업이 큰 부분을 차지하던 우리 경제를 위해 ‘어메이징’한 노력을 기울인 원예가 연상되었다. 끝으로 캡틴 아메리카의 소개로 첫 등장한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홈 커밍 데이’ 때 만난 성공한 조경계 선배의 느낌이랄까? 혹자는 스파이더맨과 정원이라는 유니버스에서 분투하고 있는 우리(?)를 억지로 비유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영화에서 그러했듯 셋이 힘을 합치면 팬들에게, 국민들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Great Power Comes Great Resposibility).”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강조한 메시지는 명확했다.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비약이니 갈 데까지 가본다면 “큰 정원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결론을 짓고 싶다. 20년 가까이 여러 이유로 마블에서의 스파이더맨들은 따로 또 같이 같은 듯 다른 듯 각각 활약했다. 세월이 훨씬 길지만 정원 입장에서 보면 우리의 ‘피터 가드너’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피터 가드너’들 주변에도 또 다른 네드와 MJ가 각각 존재한다. 그들이 정원분야에서 각각 무엇을 담당하는지는 굳이 기술하지 않겠다. 하지만 절대 스파이더맨을 죽이려 하는 빌런이 되지 않겠다는 네드의 다짐은 그들이 언젠가 친구에서 적이 될 수도 있다는 충고임을 잊지 않기로 했다. 사실 지구를 구하는 과정에서 스파이더맨이 누구냐는 중요치 않다. 정원을 만들고 정원문화를 확산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마블이 흥행을 위해서 궁극의 마지막 카드로 모두를 출연시킨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산림, 조경, 원예… 우리는 모두 함께 할 때의 시너지를 분명히 알고 있다. 정원은 하나의 맛을 포기하고 다른 강한 맛을 추구하는 자극적인 음식이 아니라, 여러 맛이 어우러져 하나의 맛을 내는 궁극의 요리다. 떡밥 회수 “아직 작곡가를 찾지 못했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정원과 관련된 ‘동요’를 만들고 싶다고 말씀드렸지만, 아쉽게도 나의 목소리에 아직 아무도 ‘동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겠다. 언젠가 꼭 함께 ‘동요’를 만들 날이 올 것이라 굳게 믿는다. “비 오는 날의 정원, 더 많이 관심 가지고 사랑해 주세요.” 아직 전국의 많은 정원과 수목원은 부채를 파는 아들도 아닌데 비 오는 날의 한숨이 더 커진다. 비 오는 날의 정원은 분명 아름답다. 정원은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 “브레인 가드닝은 계속됩니다.” 40대 중반을 향해 가다 보니 호르몬의 영향인지 TV를 보며 부쩍 감성이 촉촉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번 일기에서 각종 경연 프로그램을 보며 정원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최근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보며 그 간절함이 더욱 강해졌다. 늘 무대 뒤에서 땀 흘리던 댄서들의 반란(?)은 반전이었다. 굳이 우리 정원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다른 분야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점도 닮았다. 그럼, 다음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See You Next Garden! 노회은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 팀장
  • 용산기지 공원화를 바라보는 시선 1980년대는 우리 사회의 격동기라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6.10 민주항쟁으로 군사정권의 퇴진, 우리나라 최초 종합 국제 스포츠 대회인 ‘86 아시안게임’과 세계 냉전시대 종식의 시작이라고 평가되는 ‘제24회 서울 88올림픽’의 개최가 시대를 대변해 주는 큰 사건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의 물결은 도시계획과 사업, 정책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끼쳤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후 대통령 직선제에 나섰던 당시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용산기지 반환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대통령 당선 후 용산 미군기지 이전과 공원화 사업 추진을 명령하게 되면서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 용산 미군기지 이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한 채 오랫동안 보류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2003년 용산기지 이전협정 체결, 2006년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 2007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제정 후 용산공원 조성사업의 주체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이하 추진단)이 설치되었다. 국토부 추진단은 2011년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 수립, 2012년 용산공원 국제현상공모 당선작 선정 후 2차례 용산공원 정비구역 변경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용산공원 조성에 대한 논의는 용산기지의 역사적 특수성과 상징성, 국토의 효율적 이용, 지정학적 가치 등으로 인해 기지 이전부지의 주거단지 개발, 민족역사공원, 생태공원 등 매우 다양한 형태의 의견과 논의들이 이어져 왔다. 때문에 지난 30년간 시기별 용산공원 조성 논의와 주요 성격을 되짚어 봄으로써 공원화 방향을 이해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나아가 미래의 좌표를 구상하고 설정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용산기지 공원화 - 1990년대 진행 과정 1990년대 초반 서울시의 ‘민족공원론’은 부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하여 민족공원 또는 역사공원 조성을 담은 주장이었다. 1990년 한·미 미군기지 이전 방침이 발표되자 1991년 2월, 서울시는 ‘용산 군이적지 활용방안과 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은 민족공원에 대한 개념구상과 최초의 공원 개념이 제시되었다. 서울시의 계획은 다이어그램 수준의 공간의 개념적인 대안이었지만 용산공원에 관한 공식적 구상으로는 최초였다. 그 후 서울시의 용산민족공원화 계획 발표를 계기로 다양한 논의들이 각계에서 전개되었다. 1990년 한‧미 이전기본합의서 및 양해각서가 체결되었으나, 용산기지 이전 비용을 한국 측이 전액 부담해야 하는 조건은 추후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공원 조성비용을 두고 줄다리기의 원인이 되었다. 기지 이전 비용이 17억 달러(약 1조8000억 원)에서 95억 달러(약 7조2000억 원)로 급증하자, 세부 이행에 대한 합의가 지연되었다. 1993년 6월, 한국 정부는 사업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미국 측에게 용산기지 이전 사업을 보류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후 용산기지 이전 협상은 전면 중단되었다. 용산기지 공원화 - 2000년대 진행 과정 2000년대는 생태공원 개념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용산기지의 생태공원론의 주요 골자는 친환경적인 생태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이다. 용산기지를 서울의 대표적인 도시 생태녹지축의 연결고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사회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2006년 8월, 참여정부는 공식적으로 용산기지의 국가공원 조성을 선포하였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반환받는 용산기지를 국가 주도의 민족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것이며, 용산공원은 국가적 의미와 상징성이 매우 크기에 중앙정부가 나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으며, 서울시와는 갈등 없이 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선언하였다. 중앙정부가 국가 주도의 민족역사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굳히자 서울시는 용산기지에 서울시청 신청사 건립 계획을 취소하고 용산공원을 서울의 남북녹지축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하는 생태공원화를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2007년 7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용산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법적 기준과 틀이 형성되고, 2008년 1월부터 국토부(당시 국토해양부)에 ‘추진단’이 설치되면서 국가공원 조성의 주체가 명확해졌다. 용산기지 공원화 - 2010년대 진행 과정 2011년, 국토해양부는 사회적 논의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용산공원의 기본구상과 추진전략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을 고시하였다. 이는 2012년부터 착수되었던 기본설계와 조성계획의 기본적 틀로 작용하였다. 2012년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의 설계 지침은 종합기본계획 주요 내용을 따랐다. 2014년 12월 국토교통부 단일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고시 내용에 따르면, 당초 획일적으로 구획된 6개 단위공원(생태공원, 문화유산공원, 관문공원, 세계문화공원, 놀이공원, 생산공원)을 서울의 생태축과 조화를 이루도록 단일공원으로 통합·조정한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2015년 6월, 국토부는 용산공원 콘텐츠 발굴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대국민 온·오프라인 수요조사 실시와 정부 및 지자체 등 주요 기관으로부터 18개 콘텐츠 수요를 파악하였다. 2016년 4월, 국토교통부는 '용산공원 개발 시설과 프로그램 선정(안)'을 발표하였다. 이어서 동년 8월에 서울시는 ‘용산공원 조성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과 정책제안’ 기자설명회를 가졌다. 서울시의 기자설명회에서 제시된 실천방안 중 용산 캠프킴 부지에서 서울시와 주한미군이 공동으로 기획된 ‘용산공원 시민소통공간 - 용산공원 갤러리’의 운영은 훗날 용산기지 버스투어를 비롯하여 용산공원 조성 경계 구역 확장과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이하 용추위) 구성과 위상, 용산공원 부분개방 등 용산공원 조성 추진 방향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용산기지 공원화 - 2020년대 진행 과정 정부는 2019년 9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개정하여 국토부로 ‘용추위’를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격상하였다. 새롭게 구성된 위원회는 정부위원 9명과 역사·문화, 생태·환경, 소통, 도시계획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위원 21명으로 구성되었다. 2019년 12월, 제1차 용추위는 향후 용산공원 경계 확장, 국민참여형 용산공원 조성을 단계적으로 수립·시행계획, 용산공원 조성부지 부분개방, 용산미군기지 내 시설물 조사 추진에 대한 사항을 논의하였다. 그 후 2020년 7월, 당시 정세군 국무총리는 옛 용산 미군장교숙소 5단지를 리모델링하여 대국민 공개하는 행사에 참석하였고, 행사 후 제2차 위원회를 주관했다. 제2차 위원회는 미군기지와 접하고 있는 군인아파트, 전쟁기념관, 용산가족공원,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를 용산공원 조성 구역으로 편입하기에 의결하였다. 2020년 12월, 제3차 위원회는 용산공원 국민참여단 7대 제안문 채택하였다. 맺음말 2017년 미8군사령부, 2018년 주한미군사령부가 차례로 평택미군기지인 험프리스로 이전을 완료하면서 이와 연관되는 용산미군기지 내 수백여 동에 이르는 시설들도 함께 사용을 중단하고 폐쇄된 상황이다. 며칠 전, 정부는 내년에 한미연합사령부도 평택기지로 이전을 완료한다고 발표했다. 용산기지 이전 사업의 종결 시점이 점점 명확해져 가고 있다. 하지만 용산기지 이전 완료에 기지 반환에 따르는 각종 이슈들이 모두 정리되고 공원 조성사업이 착수되기까지 수년이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과정 또한 국민들에게, 서울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용산공원’이라는 타이틀만 걸어 놓고 희망고문을 이어가선 안 된다. 내년 상반기, 용산공원 기본설계가 확정된다 하더라도 산적한 숙제는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용산기지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을 다룬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현장에서는 환경 정화라는 긴 시간이 소요, 그리고 미대사관 숙소 단지의 명확한 이전 시점 등 한·미 간 협상 의제들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은 당장 공원 조성은 어려운 상황임을 예측하게 해준다. 그렇다면, 중앙정부와 서울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당장 지금부터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지 살피고, 긴밀한 협조 관계를 이뤄가며 국민들에게 지지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성과라 하더라도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에 대한 밑바탕의 작업은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 그중 하나가 용산기지 내 시설물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관련된 기록물들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는 국방, 도시, 건축, 조경, 문화재, 환경 등 다양한 전문가 그룹의 참여와 지속적인 예산 확보 등 사업 관리에 대한 행정적 뒷받침 필요하다. 용산기지 내 시설물을 조사한다는 것은 용산공원 기본설계의 밑바탕을 제공하는 것이다. 당연히 조사의 결과를 공원설계 담당자가 이해하고, 현장에서 확인하고 기본설계 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숨통을 틔워져야 한다. 국토부는 용산기지 시설물 조사와 용산공원 기본설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진행과정과 향후 조사와 설계의 정합성 검토에 대해서 꼭 한번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1년 전, 주한미군으로부터 용산기지 사우스포스트에 위치한 스포츠 필드와 소프트볼장을 반환받았다. 얼마 전인 12월 8일 자 국토부 보도자료에 의하면, 2020년에 반환받은 지역을 내년 3월경에 국민에게 개방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빙고역 앞에 위치한 옛 미군기지 장교숙소 5단지가 용산공원 부분개방단지로 최근 명소로 국민들의 발걸음이 점점 용산기지 내로 확산되고 있는 점은 매우 반갑다. 마음에 한편에 맴돌고 있는 메시지가 있어 한해 동한 ‘용산공원 시나브로’와 함께해 주신 분들과 나누고 싶다. 끝으로,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은 단순한 녹지공간 조성 사업이 아니다. 여의도 크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면적에 지난 약 100년간 대한민국 근현대사가 압축적으로 응집된 공간을 ‘공공의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이는 특별법이라는 제도에 의한 국토부 주관 사업이긴 하지만. 내용적 면에 있어서 국토부의 과제도 아니요, 서울시의 과제도 아니다. 국민의 공간, 국민에 의한 공간,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서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원으로 탄생시켜야 다음 세대와 나눌 수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남수 있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정무직 공무원들의 판단과 셈법에 의해서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눈이 항상 이 사업에 주목이 될 수 있어야 하기에 필자는 항상 현장에서 이렇게 외친다. “용산기지 공원화, 함께 이야기할 때입니다!” 참조1.서울시 용산공원 시민소통공간 온라인 채널 참조2. 그간 용산공원 기본설계 변경 진행과정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email protected]
    • 2021-12-17
  • 2017년, 2019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모두 가보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비엔날레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먼저 웹사이트에 들어가 정보를 확인하였다. 진행방식은 전과 다름없이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나는 그중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하는 전시를 보러 갔다. 주제전, 도시전, 글로벌 스튜디오, 게스트 시티전, 현장 프로젝트로 나누어진 이번 전시는 그에 맞는 색으로 구분하여, 큰 원 안에 이들을 이어 ‘크로스로드’라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인지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큰 주제를 가지고 현 도시건축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건축, 도시계획, 예술, 디자인을 통한 도시 탐구를 이어나가며 미래 도시에 대한 실천적 사고를 개방한다. ‘회복력’이라는 면을 도시에 적용해 예측 불가의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견고한 도시 만들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회복력은 지속가능성, 즉 환경과의 재결합에 이르는 과정을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며, 복잡하고 유연하며 민첩한 체제라고 생각되는 새로운 도시적 이상이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 점점 개인주의로 변모하는 사회, IT, AR 등 여러 과학적인 발전과 더불어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도시는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상상적이고 추상적이며, 다양한 생각을 볼 수 있는 전시라고 느껴졌다. 사실 도시건축 비엔날레는 도시 설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 예술적이며 추상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많다. 그렇기에 예술과 도시 그리고 환경에 대한 문제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고 생각한다. “지하는 지상으로부터 고립된 상태로 존재할 수 없으며, 유산 가치가 배제된 현대 건축물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도시 공간에 포함될 수 없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생산 방식은 진화하였지만, 전통 기술의 지혜를 배제해서도 안 된다. 도시 내의 자연환경 구성은 오히려 인공적인 경관을 자아낼 수 있으며, 위험함에 대한 정밀한 이해 없이는 안전은 보장될 수 없다.” 여러 가지 주제로 나누어진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도시 전 소주제 중 특히 DDP에서 다룬 ‘다섯 가지 크로스로드’라는 소주제는 도시 생산 활동에 관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비전과 함께 조경학과의 관점을 비롯해 내 생각을 다뤄 보려고 한다. 도시계획을 다루는 크로스로드: 지상 × 지하 비디오로 볼 수 있었던 이 다리는 자전거 및 보행자용 다리와 학교 그리고 공원을 하나로 통합하는 독특한 디자인을 통해 도시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한다. 녹지 공간을 최대로 확보한 복합적 토지 사용을 통해 다리로서 기능뿐 아니라 도시의 한 장소 그 차체로도 독특한 프로젝트가 되었다. 사람들은 길을 따라 지상에서 평지까지 내려오고 올라갈 수 있으며 다리 아래 공간에는 건축물들과 함께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들이 함께 한다. 이는 마치 커다란 자전거 도로로 보였다. 잔디와 수목, 건물의 조화로운 배치로 보행자가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같다. 디자인적으로도 유기적인 형태를 보여주고, 램프처럼 만든 다리는 안정감을 부여하며, 이동의 편리함도 갖췄다. 건축을 다루는 크로스로드: 유산 × 현대 이 프로젝트는 론 빙하와 벨베데레 호텔의 현재와 미래 상황을 보여주는 모델로 이루어져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지형의 위기와 건축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위스 알프스 지역에 있는 가장 오래된 빙하 중 하나인 론 빙하는 기후 변화로 인해 100년 후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론 빙하 후미에 위치한 벨베데레 호텔은 빙하가 감소하면서 2015년에 문을 닫았다. 이 둘은 자연과 건축 환경이 엮여 있는 관계성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이 작품을 보았을 때 같은 공간이 거울처럼 비춘 모습에 한쪽은 빙하가 있으며, 그 반대에는 빙하의 요소가 사라진 모습을 보고 환경문제에 대해 더 깊이 고심하게 되었다. 누구나 환경과 지구온난화를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단편적이고 일반적인 관념일 뿐 우리는 그 위험성을 평소에 잘 인지하지 못한다. 벨베데레 호텔은 1882년부터 탐험가들에게 가장 유명한 목적지였다. 그곳은 론 빙하가 잘 보이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 점점 빙하가 없어지고,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어린아이와 할머니로 대조되어 만든 이미지도 인상적이었다. 추가적으로 뱅크시 전시에서 보았던 작품도 함께 생각이 났다. “I Don’t believe in global warming(나는 지구온난화를 믿지 않는다)”라는 문구 아래에 점점 잠기고 있는 모습은 직접적으로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작품으로서 현 지구의 상태를 표현하고 있지만, 기업은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환경보호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와닿지 않으며, 개인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며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나부터 실천하여 지구 환경에 대한 문제를 조경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배출하는 양은 많다고 익히 들었다. 조경학도로서 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문제를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었다. 생산과정을 다루는 크로스로드: 공예 × 디지털 수학적 알고리즘인 메타볼에서 영감을 받은 원형의 거품 같은 기하학적 구조는 설치작품을 숲속의 복잡한 나무 몸통들 주위로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여 자연환경에 조화롭게 엮여 있는 디지털 기하학의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그 설계 과정은 디지털 방식이지만 이 프로젝트는 매우 아날로그적이며 유형의 경험을 제공한다. 사실 이 작품을 보았을 때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단지 여러 두꺼운 실을 마운딩처럼 표현한 것 같았다. 하지만 AR 기술을 통해 그 공간에서 같은 구조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을 활용한 예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이러한 많은 기술들이 조경에도 도입되어 AR 혹은 MR 기술로 스마트 친환경 공원이나 구조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환경을 다루는 크로스로드: 자연 × 인공 유랄렌스 프로젝트는 2대째 위기를 맞는 넓은 광구의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광산의 오래된 길을 풍경으로 삼아, 도시와 인근 이웃의 상황을 변화시키고 한때 버려진 공간은 도시재생의 장소가 되었다. 슬래그 더미는 자연적으로 발생하거나 의도적으로 심은 식물로 대체되어 있으며, 7개의 공원이 연결되어 공원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도시재생은 조경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이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쇠퇴하는 도시들을 다시 재생하는 프로젝트이다. 버려진 공간은 아니지만 7개의 공원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목동공원이 생각나게 하였다. 현재 파리공원, 목마공원, 오목공원, 양천공원, 신트리공원이 있는 목동의 공원들과 함께 곧 만들어질 국회대로 공원 재개발로 총 6개의 공원이 있는 이 부지는 마치 이 프로젝트와 닮은 것 같았다. 도시적 배경을 다루는 크로스로드: 안전 × 위험 ‘플라스틱 국제 연합’은 인간이 끊임없는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먹이 삼으며 바다를 떠다니다 천천히 지구 주위를 에워싸는 구조물이다. 이 가상의 도시는 바다로부터 온 플라스틱을 건축자재로 재활용한다. 이 구조물을 만든 프라이섀들러는 이 섬이 성장하며 모든 대륙을 지나며 가난한 지역과 부유한 지역을 연결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국제 해상에 위치하여 어떠한 국내법에 귀속하지 않으며, 조세 회피지로 수익을 창출하며 포용하는 공간이라는 유토피아적인 이야기로 이를 설명한다. 하지만 내 관점에서는 다르게 보였다. 우리는 많은 환경문제와 안전성, 위험성을 이야기할 때 플라스틱 소재를 언급한다. 플라스틱은 열 또는 압력에 의해 성형될 수 있는 유기물 기반 고분자 물질 및 혼합물이다. 우리는 굉장히 많은 곳에서 플라스틱을 사용하며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플라스틱 소재는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자리 잡아 프랜차이즈업계 혹은 사람들은 플라스틱, 일회용컵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플라스틱의 양면성을 보여주며 그 자체로도 우리에게 유해한 물질로 변질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플라스틱 물병에 사용되는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산)는 물을 오염시킬 수 있는 화학적 혼합물이며, 이는 다양한 연구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한 번에 영향을 주는 것은 소량이기 때문에 그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물을 마시는 실정이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 차곡차곡 축적돼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 일주일 동안 먹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약 신용카드 한 장인 5g이며, 바다로 흘러간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플랑크톤을 먹은 물고기가 우리의 밥상 위로 올라올 때는 다시 우리의 몸으로 들어오게 된다. 플라스틱 소재는 모형을 쉽게 바꿀 수 있으며 가볍다는 편리함과 안정성, 위험성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 이미 파이프, 벽지, 마룻바닥 등에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는데, 플라스틱을 건축자재로 사용한 점이 그다지 놀랍게 여겨지지 않는다. 플라스틱이 혼합된 기존 건축자재들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이러한 시각에서 ‘플라스틱 국제 연합’이라는 건축물을 바라보면 혁신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쓰레기를 재활용하여 건축물을 짓는다면, 그 건축물이 수명을 다하여 새로운 건물을 지을 때 그 건축자재는 어디로 가겠는가? 어쩌면 우리의 밥상 위에 플라스틱 건축물 조각이 올라올 수도 있다. 박주연 서울시립대학교 음악학과·조경학과 복수전공
    • 박주연 서울시립대학교 음악학과·조경학과 복수전공[email protected]
    • 2021-11-29
  •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EBS에서 방송 중인 여행다큐 ‘세계테마기행’은 의외로 즐겨 보는 사람이 많다. EBS에서는 2014년부터 공모를 통해 일반 시청자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여행에 목마른 나 또한 ‘정원’을 주제로 응모했다. 응모할 때 처음 기획은 수목원에서 일하는 정원사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영국정원을 여행하는 것이 주된 골격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방송국 PD들에게 자랑스럽게(?) 기획안이 어떤지 의견을 물어보았다. 거짓말처럼 그들도 같은 의견을 내게 주었지만, 서운하게도 “채택될 가능성이 아주 낮다”는 말을 들었다. PD들 입장에서 남자 2명이 출연해 ‘정원’을 소개하는 구성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일반적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여행하는 모습은 밝은 분위기로 연출하기가 쉽지 않고 ‘정원’이라는 공간적 배경 또한 여행다큐에서는 여러 이야기를 끌어내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때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도 PD들에게 정원은 쉽게 다가가기 힘든 영역이라 한다. 야심 찬 기획이 제출되기도 전에 상처를 입어 힘이 빠졌다. “그렇다면 사하라에서 정원을 찾는 기획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보니 거짓말처럼 90% 이상 그 기획은 채택될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다. 정원 이야기를 여행다큐로 담아내는 데 있어 적합성 여부를 떠나 모두가 그 기획은 궁금해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정말 사하라 사막에 정원이 있을지 궁금하다”는 반응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청자 여행큐레이터에 선정되어 북아프리카 튀니지로 ‘정원’을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2년 뒤 다시 서아프리카 세네갈과 감비아로 여행을 한 번 더 갈 기회가 생겼지만 역시 메인 테마는 ‘정원’이 아니었다. 그래도 정원사의 눈에는 여행지 곳곳이 정원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세계테마기행’ 프로그램에도 위기가 찾아왔는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예전 방송을 테마별로 재편집해서 송출하고 있다. 주요 테마는 ‘먹거리’, ‘축제’, ‘소수민족’, ‘장거리루트’, ‘유라시아 견문록’ 등이다. 이번에도 ‘정원’이라는 테마로 각 나라별 여행기가 방송되길 기대했지만 아직 계획이 없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공중파에서 간간이 ‘정원’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고 반응도 나쁘지 않다. 향후 기회가 닿는다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정원채널에서도 해외의 정원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꼭 기획하고 싶다. 욕심을 더 낸다면 ‘정원’이라는 콘텐츠로 PD들이 ‘먹방’이나 ‘맛집탐방’에 버금가는 관심으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언제가 ‘세계테마정원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이 기획된다면 꼭 첫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 팀장
  • 용산기지 본체부지 반환 시작 2020년은 용산공원 조성 과정에 있어 큰 변곡점이었다. 2020년 12월 주한미군지위협정(이하, SOFA) 합동위원회를 통해 주한미군이 공여한 부지중 일부 미군기지 반환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2004년 12월에 용산기지 이전합의서(UA/IA)가 체결 후 2017년 미8군 사령부, 2018년 주한미군사령부 등 주요 사령부 이전이 완료되고, 약 16년 만에 첫 반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반환부지는 ‘용산 미군기지 장교숙소 5단지’ 내 소프트볼장과 국립중앙박물관 북측에 접해 있는 스포츠필드다.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시설물은 있는 부지는 아니며, 주한미군에 공여된 용산 미군기지 전체에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공원 조성지구인 본체부지로 한정하면, 빙산의 일각 수준이지만 용산 미군기지 부지 반환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용산 미군기지의 약 50만㎡ 추가 반환과 한미연합사령부가 이전할 예정이라고 하니 용산기지 이전 사업(Yongsan Relocation Plan, 이하 YRP사업)의 종결과 용산공원 조성의 첫 단추를 꿰는 과도기적 시기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용산미군기지 현재 상황은 용산 미군기지의 면적은 서울 여의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지를 방문해 보면, 군사지역이라는 느낌보다 미국 교외 지역의 작은 도시와 같은 인상이 든다. 주거지역, 업무지역과 연결된 도로(메인포스트~사우스포스트 남·북 연결도로) 주변으로 커뮤니티와 각종 기반(교육·종교·편의 등)시설이 집중되어 있다. 필자가 용산기지를 처음 출입했을 때 시점과 비교해 보면, 지금 용산 미군기지 내 상황은 한·미연합사령부를 제외한 주요 부대가 이전을 완료하여 유령도시 같은 느낌이 들 정도가 되었다. 국방부 YRP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드는 지금은 폐쇄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에 2020년부터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주한미군과 협의를 통해 용산 미군기지 시설물 현황 조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문화유산적 가치의 시설물 선정 및 향후 활용 가능성이 있는 시설물의 유지·관리를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시급히 준비 중이며, 용산 미군기지 관련 자료들을 이관·수집 등 아카이브 구축의 기초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미군기지 이전 및 반환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아직은 조사 내용을 공개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한다, 내년부터 기지 반환 속도가 가속화되고 부분개방 부지가 확대가 되면, 그간 제한되었던 현장과 자료들 또한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최근,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의 움직임 국토부는 2020년 12월, 용산공원 조성지구를 용산 미군기지 본체부지 중 헬기장 부지, 출입·방호시설 부지, 드래곤힐 호텔 부지를 제외한 242만㎡라고 발표했던 구역에서 2020년 7월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가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용산가족공원, 옛 방위사업청 부지(초대 해병대사령부 부지), 군인아파트 부지까지 편입한다는 의결을 심의·의결한 300만㎡의 구역을 확정 고시했다. 이는 1990년대 초 용산 미군기지 이전적지 공원화 계획에서 설정한 공원 조성지역에 매우 근접한 모양과 면적으로 결정된 결과이다. 최근 2년간 공원 조성과 관련하여 변경된 여건들을 반영하여 국토에는 용산공원 기본설계 및 조성 계획안 변경 용역을 발주했고, 용산 미군기지 부지를 단계별 부분반환과 함께 국민들에게 개방해 나간다는 큰 틀 속에서 계획을 하나씩 진행해오고 있다. 2012년 국제공모에서 당선된 ‘Healing: The Future’(이로재+West8+동일기술공사 컨소시엄)는 2021년 ‘용산공원 국민참여단 7대 제안’을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 변경(안)’에 담는 것을 검토했다. 그 결과가 지난 11월 25일(목) 용산구에 위치한 동자아트홀에서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 변경(이하,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 공청회에서 발표되었다.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은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제13조)에 근거하여 국토부장관이 용산공원 정비구역을 지정·고시할 때 수립해야 하는 의무사항이다. 약 5년 전 국토부의 공원 조성 과정에 비하면, 서울시와 함께 국민·시민들의 참여 기회를 마련하고 변화된 도시의 여건을 충실히 반영하려고 한 점, 용산 미군기지 일부를 부분개방부지로 대국민에게 공개한 노력은 인정받아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을 구성하여 제안까지 도출한 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수개월 동안 종합기본계획 변경(안)을 준비하고 공청회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국민참여단’ 또는 ‘용산공원 친구들 & 청년 크리에이터(국민참여형 용산공원 홍보 담당을 그룹명)’를 적극 활용하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 이번 공청회에 국민참여단 한 명이 참석하긴 했지만, 이 점은 ‘여전히 소통의 방식이 형식적이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용산공원 조성과 관련하여 또 다른 장애요소가 하나 있다. 주택 공급과 부동산 정책이 우리 사회의 큰 이슈로 부각되자 내년에 반환 예정인 50만㎡ 부지를 주택공급지로 활용하지는 의견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 일부 국회의원들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을 올렸다. 1990년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용산공원 조성 면적 300만㎡ 정도로 매우 넓어 일부를 주택공급지로 활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 되지 않고, 현실 문제인 주택 공급을 일부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앞으로 용산 미군기지 반환과 공원 조성이 지지부진할수록 공원 지구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앞으로 숙제는 ‘협력적 네트워크’에 기반한 실행력 남은 숙제는 용산 미군기지 내 헬기장, 드래곤힐 호텔 일대 부지이다. 그리고 환경조사와 오염 정화사업에 대한 건을 어떻게 처리해 나갈 것인지가 큰 관심사로 남아 있다. 이들은 외교적 관계와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사항이라 정치적 역학 속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 관계 기관장, 정치계 인사들은 기지 내 폐쇄 시설의 유지와 온전한 기지 반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포괄적인 사업 관리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 지역과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환경오염 정화를 비롯한 일제강점기 한반도 침탈의 심장부였던 용산 일본군 병영 시설은 어떻게 남길 것인지, 한국전쟁 이후 동아시아의 평화와 한·미 동맹의 상징인 용산 미군기지 시설은 어떻게 기록하고 활용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환경조사와 오염 정화사업에 대해서 언제까지 암묵적으로 진행해 현 상황을 넘어갈 것인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평가받을지에 대한 미리 주저하고 있으면, 지난 30여 년 동안 기지 반환도 못한 채 공원 설계만 수년 동안 진행하면서 국민 세금만 허비해 온 과정을 끝내지 못할 것이다. 국토부와 서울시 중심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국토부만의 숙제가 아닌 서울시와 대한민국 구성원 전체의 숙제로 여겨야 한다. 용산공원 조성 사업을 서울 도심 한복판에 녹지를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정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필자는 언제, 어디에서든 항상 잊지 않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다. ‘공원’이라는 단어로 인해 ‘녹색지대’ 조성에 그치는 것으로 인식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은 조경의 영역도 아니요, 도시계획의 영역도 아니다. 우리 사회가 모두 협력하고, 지혜를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용산기지 공원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시민의식을 성숙시키고, 공공자산 확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하고 키워나가는 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늘 12월 3일, 서울기록원에서 열리는 ‘제1회 기록 카탈로그 세미나’에서 시대별 이슈를 통해 협력적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피력할 예정이다. 김홍렬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email protected]
    • 2021-11-28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우주 공간을 비롯 지구촌 전체가 과학기술의 자동신경체가 일상화되고 있는 시대에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는 참 멋진 말이다. 미래에 대해 과학기술분야, 미래학이나 정치학 그리고 경제학 등 사회과학분야가 아닌 조경분야에서 미래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이다.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필자는 지금까지 해온 일에 대해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필자는 다년간 전국의 축제와 박람회의 공간을 연출한 조경인으로서 현재 역사의 주인공이다. 여러 미래학자들이 말하기를 현재 전개되고 있는 지구촌의 가속적 추진력(accelerative thrust)은 사회적으로뿐만 아니라 개인적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변화의 속도는 변화의 방향과 전혀 다르고 이에 따른 변화의 내용도 천차만별이라 한다. 이에 조경인으로서 사회의 변화속도에 발맞춰진 변화의 방향과 변화의 내용을 고민하게 만든다. 우선 필자의 경험으로는 지역 땅에 새겨진 그 지역만의 고유한 이야기나 지역의 유명한 점을 강점기회 전략으로 삼아 문화상징화하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했다. 전라남도 장성군은 황룡면-황룡강-황룡고을에 전해지는 3겹의 황룡 이야기에서 옐로우 시티(Yellow City)란 도시이미지를 삼고 이를 뒷받침하는 전략으로 노란색깔로 도시 마케팅에 성공했다. 장성군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식물의 본질적 특정색을 조경기법으로 연출해 미학적 상징성을 굳게 하고 정원문화 관광상품화에 성공한 지방자치단체다. 두 번째는 전시연출 조경의 범주에 다양한 역사 이야기를 담아 예술작품처럼 연출하는 것이다. 1천 년의 역사를 가진 신라인들은 산과 들의 꽃과 산채, 약초를 텃밭에 심어놓고 신선한 식탁문화를 만들고 즐겼다는 역사를 바탕으로 신라 시기의 문화재와 설화, 현재의 가을꽃과 도시원예가 함께하는 만나는 나들이 문화와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을 구상해 천년의 꽃-천년의 약속-천년의 별-천년의 그림이란 소주제를 설정해 방문객들이 편하게 쉬어가도록 예술미적 공간을 표현했다. 세 번째로는 녹색치유(Green Care)의 하나인 치유농업을 조경으로 연출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녹색치유는 식물의 전시연출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복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조경재료를 치유가 되는 식물과 곤충뿐만 아니라 치유원예프로그램-치유농식품 체험까지 아우르고 정신적 편안함과 심리적 행복감을 전달하는 감성이란 의학적 접근도 함께 고민해 접목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네 번째로는 전시연출 조경은 항상 새로움을 끼워 넣는 작업이다. 매년 반복되고 중첩되는 문화행사를 어떻게 매년 다르게 표현해서 방문객으로부터 새롭다는 감탄사를 자아낼 것인가란 마인드맵이 필요하다. 전시연출에 있어 자연을 기본으로 담고 의미와 이야기가 있는 새로움을 끼워 넣어 다름을 표현하는 조경철학으로 ‘검이불루 화이불치(檢而不陋 華而不侈)’이라 표현하고 싶다. 말대로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기본마음과 정신으로 조경에 임하는 것이 조경인의 자세라 본다. 마지막으로 조경이 시대의 흐름과 예술문화의 변화에 발맞춰 일상의 소중함을 만들어 가야한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에 사회적 거리 두기 문화가 새로운 문화가 돼버린 것에 조경인의 미래적 자세는 꽃과 어우러진 오브제들, 자연과 조화를 강조한 조경연출 등 현장의 생동감을 전달하는 새로운 도전이다. 실제공간을 조성하고 전시연출하는 계획과 더불어 플랜B를 준비해 시대의 흐름 속에 잃어버린 평범한 일상이 단절됨이 없는 생활 속 조경이 조경시장을 유혹하고 있다. 아파트 난간뜰, 가정의 쌈지공간, 카페 등과 같이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서 건축과 조명적 인테리어에 꽃과 식물로 꾸미는 실내조경적 인테리어가 자연스럽게 접목돼 공간의 미학성과 쾌적성이 개선되는 반가운 흐름이 일고 있다. 또한 야외공간 중심의 조경에서 이제는 디지털 환경에 맞는 온라인 가상공간의 조경이 새로운 영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조경은 식물을 선택, 조합하는 영역을 넘어 땅이 내어준 자연에 어느 시간에서든 어느 공간에서든 원래의 자연답게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일로 공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소재의 특별성 사이의 조화력을 키워나간다면 미래의 조경은 무궁무진하다고 예측된다. 원격, 화상대면이 일상화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미래를 대비하는 폭넓은 지식과 안목,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안인숙 / 안스그린월드 대표
    • 안인숙 안스그린월드 대표
    • 2021-11-23
  • ‘첼시 플라워쇼 2021’ 쇼 가든(Show Garden) 분야에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가든(The Florence Nightingale Garden)’이 은메달을 수상하였다. 2020년 이후 전 세계 간호사들이 코로나-19와 길고도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현대의 나이팅게일’들에게 큰 위로와 새로운 힘을 주는 반갑고도 영광스러운 소식이었다. 쾌적하게 살랑거리는 바람결을 따라, 화단에는 과꽃과 에키네시아, 보랏빛 버베나가 어우러지며 피어있고, 그 사이로 억새풀이 살짝 눈길을 끌어 올린다. 동그란 주목은 다소곳이 몸을 낮추어 상록의 연속성을 이어간다. 목재 벽체에 새겨진 나이팅게일의 친필 기록과 거기에 담긴 그녀의 열정은 방문객들의 마음에 간호와 치유(healing)의 힘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었다고, 영국 런던에서 지난 9월 21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개최된 ‘첼시 플러워쇼 2021’의 현장 보도는 전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가든’은 2020년 위대한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1820~1910) 탄신 200주년을 맞이하여 그녀가 창시한 ‘현대간호(modern-day Nursing)’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전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었다가, 해를 넘겨 올해 드디어 가을 ‘첼시 플라워쇼 2021’에 현대간호를 기리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가든’으로 실현되었다. 2020년은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간호사의 해’로 선포, 현대간호의 창시자인 나이팅게일 탄신 200주년을 기념함과 아울러 전 세계 간호사들에게 지속가능한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더욱 고취하고자 한 기념비적인 해였다. 특별히 런던 ‘왕립 첼시 병원’에서 개최된 ‘RHS 첼시 플라워쇼 2021’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세계 각국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활동과 숭고한 돌봄의 정신을 기념하고자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을 헌정·전시하였다. 이 정원은 나이팅게일 탄신 200주년 기념으로 조경가 로버트 마이어(Robert Myers)가 설계하였고, 버데트 트러스트(The Burdett Trust for Nursing)가 후원하였으며, 보울러앤와이어(Bowler & Wyer)가 시공에 참여하였다. 버데트 트러스터는 영국의 자선기금 단체로 간호라는 전문직 분야의 발전을 지원함으로써, 간호 서비스의 향상과 간호사의 역량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기관이다. 설립목적은 간호사가 환자의 건강과 회복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환자의 건강성과에 직접 관련된 핵심 보건의료 인력으로서의 간호전문직을 지원함으로, 효율적이며 만족스러운 간호사의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의 컨셉은 ‘자연을 통한 회복·간호(Nurture through Nature)’다. 친환경 최신 건축재인 CLT(Cross Laminated Timber)를 조형적으로 설치한 퍼걸러(pergola)는 삼면을 아늑하게 에워싼 안뜰을 상상 속의 병원 내 코트야드로 조성, ‘회복의 지름길은 자연과 정원에 있다’는 명제를 가시적으로 구현하고자 하였다. 정원의 설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목재 조형 퍼걸러 안쪽으로부터 밖을 향해 시야가 열려있고, 바람과 햇빛은 공간의 오감을 자극하고, 적당한 그늘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자작나무 수풀로 이어진다. 키 낮은 주목이 녹색의 띠 장식으로 연결되는 둔덕,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다채로운 초화 혼합 식재 파레트, 여유롭게 서성이며 거닐 수 있도록 한 뒷마당의 수(水)공간은 벽돌바닥의 소로를 통해 연결되도록 설계되었다. 신체와 정신이 조화롭게 회복되는 공간으로 자연 안에서 혼연일체가 되는 ‘자연을 통한 안녕감(sense of well-being)과 회복’ 개념이 코트야드에 담겨있다. 아울러 이 회복을 주는 정원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탄신 20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한다는 취지에 따라 역사적 인물이자 혁신의 아이콘인 나이팅게일의 레전드와 유산도 담고 있다. 설계자인 조경가 로버트 마이어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정원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현대간호의 표준(standards)과 병원 설계에서 끊임없는 혁신(reform)을 시도하고 주도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자연친화 소재를 활용하고, 생동감 있는 자연적 혼합 식재로 하이라이트를 주며, 건강과 회복에서 녹지공간(green space)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현대간호의 탄생과 발전에 기여한 그녀의 정신적 유산을 기리려는 것”이라면서 덧붙여 “역사적‧문화적 맥락에 따른 의미와 상징성을 현대적 조경으로 재현하고자, 조경가로서의 열정과 도전을 담아 설계하였다”는 소회도 피력하였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은 주요 요소를 통해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애를 환기시킨다. CLT목재는 그녀가 병원 건축 설계에서 보여준 혁신의 정신을, 수공간은 깨끗한 물과 하수처리의 강조에서 보여준 그녀의 환경과 건강에 대한 통찰을, 식재계획은 그녀가 어린 시절 보여주었던 압화(壓花) 수집에의 열정을 나타낸다. 다양한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나이팅게일이 특별히 좋아하던 작약(peonies)과 양치류(ferns) 등 압화에 이용했던 식물은 물론, 대황(rhubarb), 오이풀(sanguisorba), 바레리안(valerian) 등 19세기 당시뿐 아니라 현대의학에서도 여전히 활용되는 약용식물들을 가지고 정원을 설계하였다. 특히 나이팅게일이 좋아했던 여우장갑(foxglove)은 식재 파레트에 디기탈리스 퍼푸라(dalmatian peach)와 루테아(digitalis lutea)를 포함하였다. 특히 올 2021년에는 ‘첼시 플라워쇼’가 출범한 지 108년 만에 처음으로 가을에 전시되는 만큼, 가을이라는 계절감을 풍성하게 드러내기 위해 화려한 블랙 달리아(Verrnone’s Obsidian)와 여러 종의 에키나시아(Echinaces) 등 현대에도 여전히 활용되는 약용식물이 사용되었다. 또 대황(chinese rhubarb)와 개암나무(witch hazel) 등 나이팅게일이 지역사회 방문 간호를 위해 사용하던 이른바 ‘간호 가방 속 약용식물’도 포함되었다. 가을의 정취와 향기를 품은 칠자화(Heptacodium miconioides)도 주목을 타고 오르도록 조성하였다. 또한 새로운 자연친화적 소재인 CLT 목재를 페르골라 조형물에 사용함으로써, 병원건축 소재의 현대화의 주창자였던 나이팅게일의 업적과 건강 회복에서 자연채광의 중요성이나 감염 예방을 위해 교차환기를 강조한 점 등 나이팅게일의 탁월한 의료적 통찰을 상징했다. 그녀의 끊임없는 관찰과 철저한 기록의 습관을 형상화하기 위해서 목재 벽체에 그녀의 친필 글자를 음각하였고, 유리 벽면에는 그녀가 정원에서 사색하고 독서하던 모습을 투영해, 19세기 보건의료 혁신을 위한 그녀의 광범위한 저술 활동을 기리고 기념하고자 하였다. 또 정원의 소로(paths)를 따라 작은 원형 동판을 배치했는데, 이는 최근 ‘나이팅게일 배지(Nightingale Badge)’를 복제한 상징물로, 나이팅게일이 창시한 현대간호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질 것과 미래 보건의료 분야를 이끌어갈 간호사들에게도 지속적인 영감의 원천이 되기를 염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19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간호 개혁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사회개혁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던 인물이다. 이전 시대의 간호와는 차원이 다른 현대간호를 창시했으며, 간호라는 직업을 보건의료 전문직으로 확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현대적인 간호 교육을 처음으로 시작함으로써 체계적인 간호교육과 지속적인 의료 교육의 토대를 구축하였으며, 통계학에도 식견이 높아 여성으로서는 영국 최초로 왕립통계학회 정회원이 되기도 했다. 나이팅게일이 현대 병원건축에 기여한 점으로는 감염 예방을 위해 질병의 감염원을 차단하는환경 설계가 대표적이다. 그녀가 강력히 주장했던 이른바 ‘파빌리온 스타일(pavillion style)’ 병원 양식은 환자를 감염원으로부터 차단하고, 병동의 환기와 채광을 극대화하여 회복적인 병원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는 등 역사상 최초의 환자 중심 감염관리(infection control)와 건강회복을 위한 병원설계로 평가된다. 또한 정원에서 자연과의 접촉이 갖는 회복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처럼 파빌리온 스타일에 코트야드를 추가한 나이팅게일 방식의 병원설계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과 영국의 현대 병원설계의 선도적 모델이 되었다. 런던의 세인트 토마스병원(St. Thomas Hospital)은 1868년 새로운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면서 나이팅게일이 제안한 파빌리온 스타일을 설계에 적용했다. 나이팅게일은 어린 시절부터 식물학과 압화(pressed flower)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특히 13세에는 영국 중부 더비셔(Derbyshire) 지방에서 당시 저명한 식물학자였던 마가렛 스토빈(Margaret Stovin, 1756~1846)과 함께 식물학 탐사를 한 뒤 여기서 수집한 압화 100여 개의 식물 표본을 앨범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19세기 영국정원의 이국적이고 특색있는 식물종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나이팅게일은 그녀의 대표적 저서 ‘간호노트(Notes on Nursing, 1859)’에서 “조화롭고 풍성한 색감이 가득한 꽃다발이 고열로 힘들어하는 환자를 진정시키고 기분을 달래주었던 사실을 잊을 수가 없다”라고 기록하는 등 환자의 회복을 돕는 식물의 가치와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치유적 효용이 다만 심리적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효과가 있음을 지적한 점은 정원의 효용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명한 신경전문의 올리버 색스(Oliver Sacks) 박사는 그의 에세이 ‘우리에게 왜 정원이 필요한가’에서 정원이 회복과 소생을 가져오는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하였다. 뇌신경계 기능소실로 인해 병원 실내에서 신발 끈조차 제대로 매기 어렵던 환자가 정원에서 씨를 뿌리는 행위를 즉각적으로 인지했던 놀라운 사실이다. 그는 “자연은 우리의 존재 아주 깊은 심연의 그 무엇과 닿아 있음이 분명하다. 자연과 생명체에 대한 애착을 뜻하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는 인간 삶에 핵심적인 조건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리버 색스는 ‘식물애호가(hortophilia)’라는 신조어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는 인간이 정원과 깊은 ‘애착의 끈’을 갖고 있으며 정원을 돌보고 관리하며 식물과 교감함으로써 자연과 상호작용하려는 원초적 욕구가 본능에 내재 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는 자연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효능은 단순히 영적이고 정서적인 차원뿐 아니라 신체적이고 생리적인 차원 특히 뇌신경 영역과 관련되어 있음을 설명하고, “정원은 뇌의 생리적 변화뿐 아니라 구조적 변화까지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2020년 ‘세계조경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 of Landscape Architecture: IFLA)’은 UN이 설정한 ‘지속가능 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중 ‘모든 이에게 건강한 삶과 안녕을 항진함’을 달성하기 위해 조경전문직은 동참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건강사회를 위한 조경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건의료 생태계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데 비해 간호사는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특히 최근 팬데믹으로 인해 그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간호 전문 인력 현장에는 위기감마저 들고 있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고령층과 만성질환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간호사의 수요가 광범위하게 늘어나게 되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건강이 하나의 ‘기본권’임을 선포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보건의료 시스템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핵심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 부족 현상은 심각하며 지속적이다. 그 근본 원인은 고도화된 의료기술과 환자의 중증도 증가 등으로 인해 간호 현장에서 간호사에게 부여되는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한 소진(burn-out)에 있다. 현장 간호 인력 부족과 간호사의 소진은 결국 간호 서비스의 대상자인 환자 개개인의 건강과 회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세계 각국 보건 의료현장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간호 서비스의 질은 간호사 개인의 건강과 안녕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의 재충전과 회복을 위해 지속가능한 조치가 필요하다. 병원의 정원은 환자와 그 가족의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양질의 간호와 의료적 돌봄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 병원 정원이 환자와 가족, 의료진 모두의 건강과 회복을 위한 ‘공동의 회복재(Restorative commons)’로서 새롭게 인식되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첼시 플라워쇼 2021’의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은 19세기 보건의료의 혁신을 가져온 위대한 인물 나이팅게일을 기리고, 현대간호를 창시한 그녀의 영감 및 자연과 식물에 대한 그녀의 깊은 애정과 열정을 담아냈다. 이는 역사적‧문화적으로 설계되고 재현된 정원을 통해 간호의 표상인 나이팅게일의 철학이 오늘날의 간호사들에게도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이 정원은 ‘첼시 플라워쇼 2021’을 방문한 이들에게 정원과 인간의 건강이 통합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하고, 지속가능한 건강사회를 위해 정원의 의미를 강조한다. 특히 전 세계가 팬데믹으로 전무후무한 위협을 받는 이 시대에 자연을 통한 건강과 안녕을 위한 회복탄력성을 새롭게 일깨우도록 하는 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 ‘RHS 첼시 플라워쇼 2021’ 수상작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은 이듬해인 2022년 나이팅게일 탄신일(5월 12일)에 맞추어 런던 세인트 토마스병원에 영구 설치돼 병원의 직원과 환자들을 위한 회복정원(restorative garden)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세인트 토마스병원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이팅게일의 데이터분석과 근거기반 설계(Evidence-based Design)를 반영한 ‘파빌리온 스타일’ 병원설계가 적용되었던 곳으로, 환자 경험 중심의 안전하며 회복적인 병원건축이 최초로 이루어진 역사적 장소이다. 또 현대간호 최초의 전문교육기관인 ‘나이팅게일 간호학교’가 1860년 개교한 곳으로서 나이팅게일이 현대간호의 전문성을 위해 노력하였던 간호역사의 산실이자 현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박물관’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조만간 COVID-19가 극복된 후 런던의 세인트 토마스병원을 방문하면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정원을 만날 수 있게 되고, 이로써 ‘정원을 통한 회복’이라는 21세기 의료의 새로운 역사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 Chelsea Flower Show 2021 Show Garden profile: The Florence Nightingale Garden – A Celebration of Modern Nursing(www.countryliving.com/uk/homes-interiors/gardens/a37385530/chelsea-flower-show-florence-nightingale-garden) · The Florence Nightingale Garden: A Celebration of Modern-Day Nursing(www.rhs.org.uk/shows-events/rhs-chelsea-flower-show/gardens/2021/the-florence-nightingale-garden) · Florence Nightingale Garden, The Burdett Trust for Nursing(www.btfn.org.uk/florence-nightingale-garden) · 커스틴 닉슨, 박찬호 역,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애와 업적’, 대한간호협회, 2021. · 성종상·탁영란, ‘그린과 건강 행복: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조경의 역할’, 『한국조경의 새로운 지평』, 한숲, 2021. 탁영란 / 한양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대한간호협회 감사, 한국전통조경학회 부회장
  • 정원을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구나 집에서 화분 한두 개쯤은 키워본 경험이 있겠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더욱이 면적이 넓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다양한 생명이 어우러져야 한다면 살피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아진다. 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안정된 기반을 조성해야 하고 거기에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들어 내야 한다.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편의성도 부여되어야 하고 효율적인 관리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빠질 수 없다. 몸을 혹사하는 노동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변수에 대응하는 꾸준한 보살핌도 있어야 한다. 많은 공부와 오랜 경험, 근성과 애정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원이 주는 희열을 알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겨울이 지나가는 어느 날 빈 땅에서 빼꼼히 돋아나는 새순을 마주할 때, 어제까지 웅크리고 있던 꽃봉오리가 꽃잎을 열어 얼굴을 드러낼 때, 가지마다 스며든 햇살로 싱그러운 초록빛이 반짝거릴 때, 붉게 물들었던 잎들이 조용히 땅으로 떨어져 쌓일 때. 우리는 순간순간 작은 정원에서도 대자연의 위대함을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정원이 보여 주는 작은 몸짓 하나에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끌린다. 사람의 감성은 신기하게도 자연의 모든 것들과 연계되어 순간의 빛이나 작은 움직임에도 금세 매료되어 스며들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명확하게 증명하는 일이며 또한 생태정원과 자연주의정원의 당위성이기도 하다. 자연주의정원은 그저 새롭게 유행하는 정원 양식이 아니다. 지구환경의 다양한 문제와 자연성의 회복은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이며 시대적 요구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파괴하고 잃어버렸던 자연에 대한 반성과 열망이며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류의 본성인 것이다. 과거의 정원은 인간이 자연을 소비하는 인간 중심적인 정원이었다. 누군가의 취향을 드러내고 과시하기 위해 치장하는 것이 정원의 중요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자연주의정원은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 비료와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환경, 안정된 비오톱(biotope, 특정 식물이나 동물 등이 서식하기 위해 필요한 생태공간 또는 서식처)을 구축하고자 노력한다. 지구의 모든 식물을 소재로 하며 잡초나 잡목으로 불리는 식물들도 생태계 안에서 기능과 역할이 있음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정원을 디자인할 때는 군락 구조와 종간 경쟁, 공생 같은 생태적 질서를 바탕으로 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원이 스스로 하나의 자립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이 자연의 한 요소로 어우러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연주의정원은 생태정원보다 확장된 또 하나의 생태정원이다. 정원이 사람을 위한 단순한 장식적인 녹지대가 아닌 수많은 자연의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생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도시에서 사라진 생물 다양성과 생태적 균형을 회복하고, 아름답고 생명이 넘치는 생태 공간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두며, 인류가 자연 속에서 다양한 생명들과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이는 20세기 중후반 이후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와일드 가든이나 유기정원, 생태정원의 원리와 기술이 보다 진일보한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자연주의정원에서는 정원의 생물 집단 스스로가 잡초나 병해충과 같은 외부의 힘에 맞설 수 있는 방어체계를 만들어간다. 사실 잡초나 병해충은 모두 자연의 구성요소이며 귀중한 생명들이지만, 인간의 간섭으로 생태적 균형이 깨지면서 지나치게 번성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종다양성과 생태적 안전성,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정원을 구성하는 다양한 종들이 공생하는 사회가 만들어진다면 그 안에서 타협점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자연주의정원은 공간 안에 자연의 힘과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다양한 생명이 어우러져 공간을 공유하는 정원은 시시각각 빛, 바람, 물의 경이로운 순환과 그에 따른 반응을 새롭게 보여 준다. 안전한 서식처 기반 위에 조성된 정원은 그 어떤 사상이나 예술보다도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정원디자인 또는 정원예술도 이 같은 생태적 철학과 사고를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더욱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미세먼지 저감숲, 힐링숲, 수직정원, 스마트가든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유형의 도시녹지나 정원이 계획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공간을 단순히 녹지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절망적인 도시 생태계를 회복하는 일이다. 스스로 질서와 힘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며 그 실마리는 자연주의정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주의정원은 앞으로 만들어질 모든 정원의 근간이 될 것이다. 인류가 자연을 벗어날 수 없듯이 미래의 정원은 자연주의정원에 뿌리를 두고 거기에서 확장되고 편집될 것이다. 김봉찬 / 더가든 대표
  •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수다 떠는 아줌마들처럼 웃는 새들과 누굴 애타게 찾는 것처럼 울어대는 벌레들 여전해요 그대와 거닐었던 그 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추억의 숲 속길 나뭇가지 사이 숨어든 따스한 햇살 너무 푸르름이 뿜어내는 아찔한 산뜻함 여전해요 그대와 행복했던 그 날 그대로의 향기를 간직한 채로 추억 속의 길은 나를 인도하네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 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게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수목원에서 우리 사진 속의 그 나무들은 많이 자랐네 찌든 가슴 안고 들이마셨던 싱그런 풀 내음 여전해요 그대와 행복했던 그 날 그대로의 향기를 간직한 채로 추억 속의 길은 나를 인도하네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 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게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나 괜찮아요 여기 그대 없어도 혼자 걷는 이 기분 아주 그만인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게 나 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수목원에서” 2001년 발매된 윤종신의 9집 앨범 수록곡 ‘수목원에서’. 수목원에서 일하는 가드너에게 그의 노래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나름의 인생 ‘띵곡’이 있겠지만 직업과 일터를 이토록 서정적으로 표현한 곡이 있다는 것 또한 행복이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 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애들하고 재밌게 뛰어놀다가 아빠 생각나서 꽃을 봅니다 아빠는 꽃 보며 살자 그랬죠 날 보고 꽃같이 살자 그랬죠” 어린 시절 꽃봉오리보다 앙증맞은 목소리로 즐겨 불렀던 동요 또한 나를 닮은 아이가 같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곤 한다. 최근 ‘꽃밭에서’ 동요를 들으며 노래에 등장하는 아빠는 가드너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했다. 새끼줄로 나팔꽃 줄기를 유인하는 아빠는 정원 가꾸기에 진심인 분일 것이다. 다시 곱씹어 본 2절의 가사 내용은 괜히 눈물이 핑 돌 정도의 그리움까지 뽑아냈다. 죽기 전에 이뤘으면 하는 소망이 몇 가지 있다. 정원사로서는 아주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내용이다. 그중 하나가 식물 혹은 정원과 관련된 ‘동요’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만든 동요를 아이들이 부른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나아가 그 노래를 계기로 식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기고 또 정원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니 ‘작곡’을 할 엄두는 나지 않고 뜻을 같이하는 작곡가를 만나 노래를 함께 만들고 싶다. 아름다운 수목원에서, 아름다운 정원에서, 아름다운 아이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상상만으로도 온 세상이 정원으로 바뀔 것만 같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 팀장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제가 경관분야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다양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지자체 담당자분들에게 현장의 어려움도 듣고, 업계 종사자들로 부터는 구체적인 질문이나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특히 제가 조경을 기반으로 경관을 다루다 보니 조경분야 분들에게도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원래 조경이 경관을 만드는 것인데 정작 조경인들은 경관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는 불평도 가끔 듣고 있습니다. ‘조경(造景)’이 ‘경관(景)을 만드는(造) 일’이니 맞는 말씀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경관분야 일을 조경인들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이 말씀이 반은 맞고 반은 또 맞지 않는 셈입니다. 실제 ‘경관’이 조경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맞지만, 다른 분야와 다양한 협업을 통해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새로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 일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경관과 조경을 선을 긋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오히려 저는 더 많은 조경인이 경관분야에 참여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바람으로 최근 경관분야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경관자원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몇 년 전부터 경관계획과 관리 분야에서 ‘경관자원’이라는 말을 상당히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금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는 경관자원이라는 말은 경관적으로 중요해서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라는 의미이겠지요. 여러 연구자들이 경관자원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런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지역의 경관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서 시각적 요소뿐만 아니라 인문적·문화적 요소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전 및 관리가 필요한 대상’ 정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경관을 보는 행위, 또는 자연환경에 적응한 인간의 문화적 산물 등으로 볼 수 있는 ‘경관’과 생산에 필요한 재료를 뜻하는 ‘자원’은 어쩐지 잘 호응이 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아름다운 경관이 그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자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경관계획에서도 지역의 고유한 경관특성을 잘 나타내는 대상을 경관자원으로 구분하고 이를 잘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계속 소모하게 되면 고갈되는 ‘자원’처럼 경관도 잘 관리되지 못하고 훼손되면 다음 세대에는 누릴 수 없기 때문에 자원이라는 용어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 인구 10만이 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의무적으로 5년마다 경관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때 경관현황조사 단계에서 경관자원 조사가 진행됩니다. 경관계획수립지침에 따라 경관자원 유형별로 목록을 작성하고, 위치를 표시한 도면을 만든 후에 전반적인 경관에 대한 특성과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관자원조사가 경관계획의 한 단계로 진행되다 보니 충분한 조사가 진행되지 못해 정밀도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게다가 도시, 관광, 문화, 역사, 환경 등 관련 분야에서도 충분히 참고가 될만한 조사결과도 경관계획보고서에서만 확인할 수 있어서 다른 분야에서는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이러한 경관자원조사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경관계획에서 경관자원조사를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와 관련 연구기관이 경관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는데, 경관자원조사의 분리와 관련된 내용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유일하게 충남 당진시에서 별도로 경관자원조사를 진행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데, 법이 개정되면 경관자원조사가 다른 지자체로 폭넓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즉, 경관자원조사 일이 많이 생길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경관자원조사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우선 조사대상 경관자원을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장조사, 주민의견 수렴, 경관자원 등급화, 자료정리 등의 순으로 진행이 됩니다. 어떤 대상을 조사할지 확인한 후에 현장조사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보고, 외부 조사자의 한정된 시각을 보완하기 위해 주민의견을 들은 후에, 자원의 중요도에 따라 구분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내용이지요. 세부적인 내용은 경관분야 특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큰 흐름을 보면 조경계획 프로젝트에서 현황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경관계획 과정 중에서 조경전공자가 가장 참여하기 좋은 것이 바로 경관자원조사 단계입니다. 대상지의 규모가 지자체 전역이라 조금 크기는 하지만, 다양한 유형의 경관자원을 파악하고 때로는 문제가 되는 대상을 분석하는 일은 조경계획에서 다루던 내용과 거의 같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요소들을 다뤄온 조경인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과정이라 다른 분야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당진시 경관자원조사에 저를 비롯한 여러 명의 조경전공자들이 참여했는데, 조경계획과정에서의 조사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경관자원조사는 경관계획과 관리라는 전체 체계의 일부 과정이기 때문에 경관자원 조사자는 당연히 경관계획 체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지요. 조경인이 경관자원조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준비도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경관자원을 어떻게 유형화하고, 현장조사에서 필요한 기술이나 과정에 대해서 미리 잘 준비해 둔다면 앞으로 많은 가능성이 있는 분야가 될 것입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한국경관학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인 경관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데, 조경인들도 관심을 가지시면 경관자원조사 참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막 15살 정도가 된 경관분야는 중년에 접어든 조경에 비하면 이제 청소년쯤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태생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원들이 참여하는 복합적인 구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직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도시계획과 도시설계, 건축, 공공디자인 분야에서도 참여가 가능하겠지만, 저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조경분야에서의 참여가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관심이 늘어난 경관자원조사는 조경인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경관자원입니다. 주신하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email protected]
    • 2021-10-18
  • 용산공원 조성사업의 큰 변곡점, ‘2016년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발표’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은 2016년 4월 29일 용산구 이촌동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및 용산공원 정비구역’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 공청회가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에 미친 영향은 2012년 용산공원 국제현상 공모 당선작 선정 후 가장 큰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용산공원 콘텐츠 발표 결과를 보면, 정부기관 9개에서 18개 콘텐츠를 신청받아 최종으로 7개 기관의 8개 콘텐츠를 선정했다. 기관별 제안 내용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어린이아트센터’와 ‘용산공원 스포테인먼트센터’ ▲여성가족부 ‘국립여성사박물관’ ▲문화재청 ‘아리랑 무형유산센터’ ▲경찰청 ‘국립경찰박물관’ ▲산림청 ‘아지타트 나무상상놀이터’ ▲미래창조과학부 ‘국립과학문화원’ ▲국가보훈처 ‘호국보훈 상징 조형광장’이었다. 용산공원 기본설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콘텐츠가 선정되는 게 크게 문제 될 것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당시 문제 제기는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용산공원 조성은 2014년도 용산공원 정비구역 변경하면서 6개 주제공원이었던 것을 단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면서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최대한 생태적 회복을 중요시하겠다는 부분에 반한다는 것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두 번째, 용산기지 반환 과정에서 기지 내 조사를 선행하지 않고 용산공원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원 조성 과정에 대한 문제를 언급했다. 세 번째는 중앙정부기관이 선점하는 콘텐츠와 국민의사 반영과 참여가 충분하지 못하고 여전히 탑다운(top-down) 방식의 사업 진행이라는 점에서 과연 국가공원은 어떻게 조성하고 운영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재했다는 점이었다.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발표 이후 시민사회와 서울시는 용산공원 조성 과정을 재조정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서울시는 용산기지 반환 시점과 국가공원 성격 명확화, 용산공원 국제 현상공모 당선작 개념(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에 부합하기 위한 용산공원 조성지역 확장 필요, 서울시민부터 전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당시 각종 언론 기사에서는 서울시의 제안이 국토부의 용산공원 계획안과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용산기지 이전 논의가 처음으로 언급된 1990년대부터 용산공원 조성을 두고 중앙정부와 서울시는 다양한 이슈를 두고 의견을 달리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는 도심 정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이전적지의 변화가 주변 도시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고, 남산과 한강이라는 서울의 대표적 어메니티와 연계 방안 고려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반면 중앙정부기관인 국토부는 2007년 7월에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의해 사업을 총괄하고 추진해야 하는 입장에서 아직 반환되지도 않는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공원화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많은 부분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이 운영된 지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용산공원 조성과 운영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관리해야 하는 국무조정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에서는 용산기지 반환과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해 왔기에, 지난 30여 년간 국토부와 서울시의 의견이 충돌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2016년 하반기에 서울시 한시임기제 공무원으로 시작했다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계약직 공무원이 되어 용산공원 조성 관련 업무를 담당해오고 있다. 용산공원 조성을 위해 공원 조성사업의 주체인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과 협조 관계를 유지하며 업무를 진행하면서 본 사업의 사각지대를 인지하게 되었다. 바로 용산기지의 반환 과정, 용산기지의 현황, 용산공원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공원으로 조성이 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시민들에게, 구민들에게 알리고 소통하는 부분이 부재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국민들과 소통하며,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는 사업으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용산공원 소통공간’ 조성을 적극 추진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 출발은 2017년 8월부터 11월까지 서울역사박물관, 용산구청, 서울시청을 순회하는 전시를 시작으로, 2017년 12월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용산공원 관련 기획 전시와 임시 소토공간을 직접 운영을 해보는 것이었다. 서울시-주한미군, 캠프킴 부지 내 건물 활용 결정 2017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시민들과 만나면서 용산기지의 역사를 전달하고, 용산공원 사업의 진행 상황,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왔다. 약 10개월 동안 수천 명의 시민과 만나면서 용산기지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왜냐? 용산기지 부지를 둘러싼 의견들이 장님 코끼리 만지기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현장을 직접 느끼면서 역사를 이해하고, 현실 문제가 무엇인지 토론해나가는 것이 훨씬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군 측을 직접 만날 수밖에 없었다. 용산기지 관계자들 한 명, 한 명을 만나면서 용산기지의 역사를 바탕으로 하여 용산기지와 공원화 사업을 바라보는 생각 등을 진솔하게 나눴다.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결국 용산기지 내 폐쇄 시설을 활용하여 용산기지 역사, 현황, 앞으로 미래지향적인 용산공원 조성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될 수 있었다. 그 장소는 바로 한강대로와 접해 있는 용산 캠프킴 부지 내에 있는 건물이었다. 캠프킴 부지는 반환 과정에 있어 폐쇄한 건물이 있었고, 그중에서 오랫동안 한·미 간 다양한 교류와 소통을 담당하던 미군위문협회(이하 USO) 건물이 역사적으로 상징적인 대상이어서 서울시와 주한미군 관계자가 함께 활용하기로 수용하기로 했다.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장소로 명칭을 ‘용산공원 갤러리’로 하고, 서울시와 주한미군 용산기지사령부가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용산공원 갤러리 건물은 1908년 일본군이 조선육군창고로 건축하여 활용되었던 곳으로 한국전쟁 후 USO로 사용하다 2018년에 이전 완료하고 폐쇄된 곳이다. 2018년 11월에 개관한 용산공원 갤러리는 미군기지 건물을 활용하여 시민에게 개방한 최초의 사례이며, 상징적인 곳이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용산기지 버스투어와 연계와 시민소통 공간을 추가 조성하여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 운영, 용산기지에 대한 아카이브 실과 기획 전시 등을 진행했다. 2018년 11월, 주한미군과 함께 용산공원 갤러리를 개관하여 캠프킴 반환이 되는 2020년 12월까지 용산공원 시민소통 공간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운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미래 조성될 용산공원에 대한 의견을 담아왔다. 1만8365명이 방문하였고, 아동 및 청소년, 가족, 연인, 외국인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였던 시민참여 프로그램에는 2105명이 참여하였다. 특히 국토부와 함께 추진했던 ‘용산기지 버스투어’가 2019년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중단된 소식은 참여를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프로그램이었다. 2020년 8월, 용산기지 내 장교숙소로 활용되었던 곳이 개방단지로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아쉬운 부분을 대신해주고 있다. 캠프킴 용산기지 건물, 용산기지 본체부지 장교숙소 개방단지, 그리고 미군기지 버스투어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그간 국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했던 곳을 공개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공원 조성보다 기지를 반환받고, 폐쇄된 시점에서 변형 없이 그대로 공개한다는 것도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용산공원 사업에 대한 설명과 활용방안도 확인되지 못한 대상을 막연하게 구상하는 것보다 직접 현장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자체로도 큰 성과로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큰 시사점이 되었다. 기록하여 기록하다, 용산공원 갤러리 1908년 일본군은 용산에 일본군 병영, 물자 보급에 필요한 시설들을 세우고 한반도 지배와 대륙 침탈을 시작했다.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참전국이었던 일본은 항복 선언으로 패전국이 됨과 동시에 우리 민족은 광복을 맞이했다. 그 기쁨도 잠시 1950년 6월, 한국전쟁 후 미군이 주둔하게 됨에 따라 일본군이 점유했던 땅에 미군의 주둔지가 다시 세워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일본군 육군창고 일대가 캠프킴이라는 명칭이 생겨났고, 미군의 차량정비소 및 미군위문협회 사무실 등으로 이용되었다. 2018년, 주한미군 재배치 과정에서 비워지게 된 건물을 서울시의 제안으로 주한미군과 함께 용산기지의 역사를 전하는 전시관과 용산공원 조성 과정을 시민들과 논의하는 소통공간인 ‘용산공원 갤러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한 장소에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이야기할 수 있고, 미래 용산공원 조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매력 있는 장소가 ‘용산공원 갤러리’였다. 지금은 반환 완료가 되고 환경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이 건물은 현재 비워진 상태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갤러리를 더 이상 운영을 할 수 없게 되어, 2020년 12월 20일 운영을 종료하면서 모든 공간에서의 흔적은 VR(virtual reality)로 담아 서울기록원 홈페이지에서 공개를 이어가고 있다. 캠프킴 부지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의해 복합시설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미래 세대의 활용을 위해 개발을 진행하면서 장소에 남겨져 있는 기억들은 어떻게 담아나갈지 시험무대에 올려진 것이 ‘용산공원 갤러리’ 건물이 될 것이다. 이는 용산미군기지 내 이전을 완료하고 폐쇄된 건물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용산공원 조성 전과 조성 이후까지 관리, 활용해나갈 것인지 물음을 던지는 곳이 될 것이다. ‘용산공원 시민소통공간’의 성장 그리고 향후과제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은 1980년대 말 노태우 대통령부터 언급된 뒤로, 2006년 8월 노무현 대통령 때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을 통해 공식화되었다. 그 뒤 15년간 미군기지 이전 및 재배치가 이루어져 왔고, 지금은 미군기지 반환 절차가 진행되면서 국민들에게 부분적으로 공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과정이 매우 더디지만, 조금씩 진척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서울시의 용산공원 시민소통 공간, 용산공원 갤러리는 서울시민들이 직접 활용하고 향유하게 될 미래 공간인 용산공원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본 사업들을 계획하고 추진했던 업무 담당자로서 용산기지의 옛 시설과 장소를 활용과 함께 미래 공원을 직접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해나간다는 점에서도 큰 경험이 되었다. 끝으로 용산공원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안한다. 용산공원 조성지구는 여의도 면적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를 가진 공원이다. 이를 조성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지 반환 절차 과정에서부터 사업 관리와 미래 인재 양성, 역사·문화를 지속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사업도 필요하다. 용산공원 기본설계는 이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시나리오적 접근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용산공원은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는 대한민국과 서울의 대표적인 장소로 만들어가야 하며, 이를 위해 시간, 인력, 시민의식 함양 등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김홍렬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email protected]
    • 2021-10-13
  •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생태 분야 출판사를 운영하는 대표님이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최근에 읽은 책이 생각이 나서 “쉽게 의미를 전달하고 꾸밈이 적으며 잘 읽히는 글이 좋은 글이 아닐까요?” 라고 답했다. 그 출판사 대표님이 말했다. “좋은 생각이 좋은 글이 된다.” 아직도 그 대표님과 나눈 대화는 좋은 글을 읽은 듯 가슴에 남았다. 대화에서 그동안 기획하고 완성했던 책이 떠올랐다. 수목원을 찾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맘에 드는 정원이 있으면 만드는 방법을 문의한다. 맛있는 요리는 좋은 재료와 레시피가 중요한 것처럼, 좋은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확한 식물 선택과 주제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 같은 생각으로 시작된 책이 ‘테마가 있는 정원식물’이다. 정원에 꽃이 없다는 컴플레인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이 컸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공공정원의 가드너들이 같은 고초를 겪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원 곳곳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꽃보다 혹은 꽃에 버금가는 매력적인 요소들이 있다.‘꽃보다 시리즈 도감’의 미션은 정원의 조연을 주연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원추리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식재료(나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고, 여름정원에서 피는 꽃의 관상가치는 낮게 인식된다. 하지만 ‘원추리속(Hemerocallis)’ 식물은 입맛뿐만 아니라 눈맛을 사로잡는 훌륭한 여름정원 식물이다. ‘원추리 100’, ‘원추리 200’, ‘원추리 정원’은 국립수목원의 연구용역 과제를 수행하며 발행한 간행물로, 오롯이 원추리로만 책을 엮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정원 곳곳에서 매력을 발산하는 식물에 대한 생각을 원추리에 대한 내용을 풀면서 책 속에 담아냈다. 아직도 가슴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책 중 하나는 오경아 가든디자이너의 ‘소박한 정원’이다. 이 책은 정원 세계에 입문할 때 아주 친절한 선생님이 되어 준다. 좋은 생각이 좋은 글과 책으로 피어났다. 앞으로도 책으로 엮고 싶은 생각의 파편들이 잘게 흩어져 있다. 특히 ‘꽃보다 아름다운 정원사’, ‘꽃보다 아름다운 잎(양치식물, 수련 특별판)’ 등 ‘꽃보다 시리즈’를 꾸준히 기획하고 집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더 욕심을 낸다면 좋은 생각으로 글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콘텐츠도 만들고 싶다. 좋은 생각이 좋은 정원으로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회은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 팀장
  • 2020년 8월은 용산기지 반환부지 중 산재부지에 해당하는 캠프킴에 주택공급 발표가 있었다. 올해 8월은 용산기지 본체부지를 주택 공급지로 활용하는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특별법 개정 발의 건으로 시끌시끌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는 8월의 뜨거운 여름날만큼이나 국민들을 분통을 터지게 했다. 미군기지 반환 소식을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주택공급 즉 부동산 이슈로 직결되고 있다. ‘용산공원 예정부지에 공공주택 파견 방안을 논의하자’고 언급한 한 국회의원의 표현을 빌려 되묻고 싶다. 이 개정 제안이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파격적 방안인지? 부동산 가격 폭등을 약 8만 가구에 주택 공급을 통해 안정화를 기대한다는 분들에게 발전적 국정과 정책을 맡긴다는 것이 불안할 정도다. 용산기지 반환과 공원 조성은 오랫동안 끌어오고 있는 대한민국의 숙제다. 국민들에게 용산공원 조성에 대한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용산기지 장교숙소 단지를 개방하여 국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추가로 사우스포스트 지역에 스포츠 필드와 소프트 볼장을 개방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지 전체의 반환 완료 시점은 아직도 미지수다. 본고에서는 지난 기사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공원 조성지역 정중앙에 ‘미측 계속사용부지’ 아래 2020년 12월 국토부에서 고시한 용산공원 정비구역을 살펴보자. 중앙에 푸른색으로 표시된 구역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방부와 용산 주한미군기지와 접하고 있는 지역에 미군 호텔시설, 헬기장, 출입 방호에 관한 시설이 있는 지역이다. 흔히 이 세 시설은 잔류부지라고도 불린다. 이는 2004년에 체결된 협정(‘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미합중국 군대의 서울지역으로부터의 이전에 관한 협정’, 이하 UA)과 합의서(‘미합중국간의 미합중국군대의 서울지역으로부터의 이전에 관한 협정의 이행을 위한 합의권고에 관한 합의서’, 이하 IA)에 근거하여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미측이 계속 사용하게 되는 부지는 합의서(IA)에 자세히 담겨 있다. 합의서(IA) ‘4. 시설 및 구역’ 항목에, 유엔사·한미연합사·주한미군사는 대한민국 정부기관과 연락관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서울에 부대 일부를 유지하며, 우리나라 국방부는 이러한 연락 부대를 위해 장소를 제공한다고 되어 있다. 이어서 대한민국은 국방부 인근에 헬기장을 운영하고 유지하며, 미군 측이 헬기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는 근거 조항이 적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미군 호텔과 그 외 부지는 무엇일까. 먼저, 미군들이 사용하고 있는 용산기지 내 드래곤 힐 호텔과 남산에 위치한 캠프 모스의 통신시설이 있는데, 이는 주한미군사령부에서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했다. 이때 주한미군사령부에서 유지하는 시설의 경계와 범위는 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원회(흔히 말하는 SOFA를 일컫는 명칭)가 승인하는 시설종합계획의 일부로서 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때 결정되는 잔류시설의 출입과 부대 방호를 위해 필요한 시설은 국방부가 제공한다. 위에서 언급한 세 시설이 있는 구역들은 우리나라 국회에서 비준 동의가 된 협정(UA)에 따른 합의서(IA)에 맞춰서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다. 이 세 구역에 대한 반환 절차는 용산기지 본체부지 반환 절차와는 다르게 풀어나가야 한다. 이는 곧 용산기지 전체를 완전히 반환받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정과 또 다른 과정들을 거쳐 나가야 하기에 반환 완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전해야 하는 또다른 부지 ‘미대사관 숙소 단지’ 용산기지 반환시점을 예측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미대사관 숙소 단지’의 최종 이전 시점이다. 2005년 7월, 한·미 양국 정부는 광화문에 위치한 미대사관을 이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가 나오기까지도 순탄치 않은 과정들이 있었다. 원래 미대사관은 덕수궁 뒤편으로 이전할 예정이었으나 대사관이전 예정부지가 덕수궁의 선원전과 흥덕전이 있던 지역으로 보존 필요성으로 인해 미대사관 건축가 불가하였다. 이에 대한 대체부지로 용산 미군기지 내 캠프 코이너 지역을 미대사관 청사 이전부지로 합의를 본 것이다. 수년이 흘러 2011년 4월에는 서울시와 미국 정부는 미대사관 건축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였고, 그 후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2021년이다. 지난 10년간 미대사관 관련 시설들의 이전에 있어 진전된 것은 미군기지 내 미대사관 숙소 모든 세대를 미대사관 청사와 함께 재배치하지 않고, 용산기지 본체부지 외곽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이는 용산공원 조성지구를 북쪽의 서울 도시지역과 연계하려는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미대사관 숙소가 용산기지 외곽으로 완전히 이전하는 것 또한 용산기지의 완전 반환에 작용하는 변수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미대사관 직원 숙소를 외곽으로 배치한 서울시와 중앙부처의 노력은 용산기지의 공원화 면적을 더욱 확보한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다. 용산공원 조성지역이 남산과 한강, 그리고 주변 도시지역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지점을 더욱 넓혔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기지반환 완료 시점 ≠ 용산공원 조성 착수시점’ 미대사관 부지도 용산공원 조성지역으로 편입되게 될 예정이다. 이로써 용산공원 조성지역은 300만 제곱미터가 넘어가는 도시대형공원이 된다. 이는 주변 도시지역과 접하는 면도 늘어나게 되어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허하게 느끼는 것은 한반도의 정치적 이슈와 안보 상황 등에 따라 잔류 시설과 대사관 관련 시설의 이전 완료 시점은 변동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1990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30년 동안 용산기지 이전과 용산공원 조성 사업의 이슈는 항상 맞물려 진행되어 왔다. 도시대형공원 조성은 정치·사회적 여건과 함께 작동한다는 것, 거기다 용산기지의 이전적지에 공원화 사업은 한반도의 안보적 상황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작동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용산공원 조성의 첫 삽을 뜨기 위해서는 용산기지 반환과정에서 핵심 이슈가 되는 잔류 시설과 환경조사 부분을 원활히 풀어나갈 수 있는 혜안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갈등을 지속적으로 원활히 풀어가는 과정들이 동반되어야 한다. 잔류 시설과 환경정화에 대한 갈등 고리가 계속 묶여 있는 한 용산기지 반환은 끊임없는 늦춰질 것이다. 기지 반환 절차 진행으로도 30여 년이 흘렀다. 아직도 용산기지의 온전한 반환이라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고, 용산공원 조성 완료는 오래된 미래 속에서 기대하고 있다. 용산기지 반환 소식이 들려온다고 해서 현시점에서 급급한 부동산 문제의 대안으로 활용돼선 안 될 것이다. 용산공원 조성은 우리 사회의 건강성과 서울이라는 메가시티의 경쟁성을 담보하기 위한 전략적 부지로 활용해 나가야 한다. 용산공원은 서울시 정중앙에 100만 평 녹지를 조성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민적 합의로 만들어 가고 가꿔 나가는 공원 조성 사업을 통해 시민의식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가길 바란다. 용산 철도정비창 개발과 함께 서울의 도시 경쟁력 향상과 기후변화 및 탄소저감시대에 대응하는 주요 거점이자, 통일 시대를 맞이할 한반도의 배꼽이 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김홍렬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email protected]
    • 2021-09-14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나는 나의 일을 사랑한다. 조경을 전공하면서 식물과 수목원·식물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작은 공간디자인에서 도시계획에 이르기까지 “라떼는 말이야~” 종합과학이라 불리던 ‘조경’을 공부했음을 감사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1인이다. 2002년 조경 전공자로는 처음 국립수목원에 입사했고 그 당시에는 조경학 전공이 수목원 또는 식물원과 큰 관련이 없어 보였던 시대인지라, 나름의 치열함으로 시작해서 지금 열아홉 번째 광릉의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시대의 화두인 정원정책 및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정책실현의 짜릿함을 맛보고 있다. 항상 꽃길만은 없기에, 초기 ‘정원’이라는 사전적‧학문적 정의에 대한 학계의 논란과 부처 간 업무 중복에 대한 쟁점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업역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조경과 정원, 여기에 원예와 산림까지 관계성을 무시하고 정원정책과 사업을 칼로 무 잘라내듯 선을 그어낼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정원정책은 서로 간의 양보와 통섭 과정을 통해 현재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렇게 치열했던 2015년을 보내고 지금까지 정원이 그들의 배경으로만 연계되었을지 모르는 다양한 예술, 문화, 기술 영역과 콜라보 가능성을 보면서 꼭 명확한 ‘정원’이라는 정의 아래 한정된 학문 또는 업무로 규정짓는 것이 뉴노멀을 논하는 지금 시대에 적합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업역의 존립과 관계되는 일이기 때문에 독립적인 영역이 필요하지만, 변화하는 시대 환경 속에서 “함께”가 더 가치 있고 높은 지속 가능한 시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정원정책과 규모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 측면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정원은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전문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공익성과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연구 및 사업 발굴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조경이 지닌 잠재력은 크다. 다만,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분야를 어떤 아이템으로 선제적 발전을 주도하느냐의 문제다. 그것들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해 보고자 한다. 우선, 사회적 문제 해결 수단으로써 정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가드닝의 유익함에 대한 메타분석연구(2017)에 의하면, 가드닝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우울증과 불안증상을 감소시키고 스트레스 완화 및 기분장애 해소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한다. 영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1차 진료기관의 상담예약 환자 중 20%가 사회적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오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중앙정부는 담당부처를 개설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ption)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 처방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건강과 잘 사는 것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제공하고 프로그램은 경험뿐 아니라 사람들의 새로운 관계 형성을 돕고 신체적 활동 수위를 높이거나 만들어 낸다. 그것 자체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우리의 ‘조경’도 조경건축(Landscape architecture)뿐만 아니라 치유적 조경(Therapeutic landscapes)의 영역을 포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 역시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에 포함돼 있다. 조경은 ‘치유와 처방의 공간’을 과학적으로 설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있지 않은가! 다음은 기피 및 혐오시설의 정비에 정원 조성과 운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피 및 혐오시설은 지역 주민에게 공포감·고통을 주거나, 주변 지역의 쾌적성이 훼손됨으로써 집값이나 땅값이 내려가는 등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유발하는 시설로 장사시설, 환경시설, 수용 및 요양시설, 발전소와 송전탑 등이 포함된다(이양주, 2016). 기존 하수 및 분뇨처리장을 자연학습장으로 만든 남양주 화도푸른물센터(2006), 화성 함백산 메모리얼파크의 화장장(2021) 등 공원의 형태로 기피시설을 접근한 좋은 사례도 있지만, 봉안당 시설인 이천 에덴낙원 메모리얼 리조트(2016)의 정원과 호스피스병동인 포천 모현의료센터 기적정원처럼 좀 더 섬세한 정원 공간으로 접근하면 좋지 않을까? 특히, 화강암 채석장, 축사, 태양광발전소 이전지역과 같은 공간은 복원비용을 감안 한다면 지형을 이용한 특색있는 정원을 만드는 것도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중국 상하이시의 InterContinental Shanghai Wonderland(IHG Hotels & Resorts, 2018)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위 말하는 뉴노멀의 시대를 이끌어나갈 하이브리드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 그들에게는 다양한 분야를 받아들이고 접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정원정책과 사업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기 분야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에도 일가견이 있는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가진 사람을 “T자형 인간”이라 한다. T의 ‘ㅡ’는 횡적으로 다른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문제해결 능력 등을 고루 아는(generalist) 것이며, ‘l’는 종적으로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과 능력을 깊이 안다(specialist)는 뜻이다. T자형 조경 분야는 T자형 인재들의 역량을 키워 더 큰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 Gardening is beneficial for health: A meta-analysis(Masashi Soga, Kevin J. Gaston, Yuichi Yamaura. 2017) -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정원문화 및 정원산업 활성화 연구(2019) - 매일경제 진혜영 / 국립수목원 수목원정원연구센터장
    • 진혜영 국립수목원 수목원정원연구센터장
    • 2021-09-13
  •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유퀴즈)에서 식품제조업체 연구원들이 즉석밥과 즉석국 등 즉석요리 개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1초에 17개씩 팔린다는 즉석밥, 누적 판매량 3억 봉에 달하는 국물요리 등 그들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어떤 식당을 가든 현재 개발하고 있는 식품의 맛을 습관적으로 본다는 웃픈 직업병(?)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들으며 반려식물 키트가 떠올랐다. 집에서 쉽게 주문해 식물을 키울 수 있는 반려식물 키트를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식물, 화분, 흙 등의 간단한 구성으로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식물의 종류도 많이 늘고 디자인도 많이 개선된 개성 있는 제품들이 많이 늘었다. 빛이 부족한 실내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조명이 동봉되거나 인테리어 효과도 더불어 누릴 수 있는 앙증맞은 화분, 물주는 주기를 알려주는 앱과 연동된 키트 등 매력 넘치는 제품들이 많다.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 일환으로 반려식물 키트 기부도 곳곳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려식물 키트는 정원과 가드닝의 시작이 아닐까? 반려식물 키트의 성공은 정원식물 시장에도 분명 영향을 끼칠 것이고 나아가 정원산업의 활성화에도 귀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보다 훨씬 친숙하고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시작단계이며 아쉬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집들이 선물로 두루마리 화장지와 더불어 반려식물 키트가 자리 잡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요알못(요리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구세주 같은 밀키트가 있듯, 반려식물 키트가 식알못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찾게 되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반려식물 키트 개발은 식품제조업체에서 즉석요리를 개발하듯 사활을 걸고 임하는 상황은 아니다. 늘 정원과 정원식물이 넘쳐나는 상상을 하는 가드너로서 곧 그러한 분위기가 오길 바라는 것이다. 그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홈쇼핑에서도 불티나게 팔리는 반려식물 키트. 스마트폰 못잖게 신제품이 기다려지는 반려식물 키트. 인플루언서들이 앞다투어 소개하는 반려식물 키트 언박싱. 인기 셰프 뺨 후려치는 인기 가드너의 반려식물 키트 솔루션. 1초에 10여 개씩 판매되고 누적 판매량이 수 억개가 되는 반려식물 키트. 오늘도 말이 씨가 되고 곧 꽃이 되리라는 말을 믿어본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사업실 팀장
  • 조선 시대 천재화가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은 말년에 현재의 용산 미군기지가 위치한 둔지산(屯芝山)에 정자를 짓고 살았다. 이름하여 ‘두운지정(逗雲池亭, 逗:머무를 두)’. 풀이하자면 구름이 머무는 못(池)을 둔 정자다. 강세황은 둔지산의 둔지를 두운지로 음과 뜻을 감각적으로 변용해 정자를 세웠는데 그 멋스러움과 절묘함은 가히 김홍도의 스승으로 불릴만하다. 이는 그만큼 둔지산의 풍경과 전경이 운치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 러일전쟁 직후 일제가 둔지산 일대를 군용지로 수용하면서 만든 지도(한국용산 군용수용지명세도, 1906)에도 ‘정자동(亭子洞)’이라는 지명이 남아있으니 둔지산의 경치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정자동은 둔지산이 군사기지로 바뀌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강세황은 그의 문집 표암고(豹菴稿)에서 둔지산 두운지정의 기문을 잘 남겨놓았다. 다소 길지만 전문을 소개하니 한 번 음미해 보길 바란다. “도성의 남대문을 나서 꺾어져 조금 동쪽으로 10리 못 미친 곳에 둔지산이 있다. 봉우리와 바위, 골짜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산이라는 명칭이 있고 둔전(屯田)을 둔 땅은 없지만 둔전의 땅이라는 이름이 있다. 이는 정말 따져 힐난할 것은 되지 못한다. 들길이 구불구불하고 보리밭 두둑이 높았다 낮아지는데, 마을 수백 가가 있다. 두운지정은 그 서북쪽에 걸터앉아 있다. 기와 수십 칸인데 대략 앉거나 누울 정도는 된다. 작은 누각 한 칸이 크고 작은 두 개의 못을 내려다보고 있다. 연꽃을 심고 물고기를 키운다. 수양버들을 빙 둘러 심었다. 앞으로 관악산과 동작나루를 마주하고 있다. 첩첩의 봉우리가 병풍을 친 듯하고 흰 모래가 비단을 펼쳐놓은 듯하다. 뜰에는 여러 가지 꽃을 심고 동산에는 밤 숲을 두었다. 가끔 너무 고운 들꽃은 뽑아내고 비린 물고기는 건져서 버리노라면, 정말 긴긴 날 소일거리가 되고 남은 생애를 보낼 만하다. 내 나이 이미 일흔이 넘고 여든을 바라본다. 온갖 근심에 마음이 어두워지면 이곳에 돌아와 눕는다. 또한 내 처소를 얻었다고 할 만하다… (하략)” _ 강세황, ‘표암고 두운지정의 기문(逗雲池亭記)’, 서울대 이종묵 교수 번역. 이 기문을 보노라면 예전 둔지산의 풍경과 그의 정자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둔지산에는 비록 남산처럼 봉우리와 바위, 골짜기는 없지만 정겨운 들길과 보리밭 언덕이 펼쳐진다. 둔지미 마을 가운데 기와로 된 누각이 딸린 그의 정자가 있었다. 정자(두운지정) 앞 연못에는 향기로운 연꽃 사이로 물고기가 한가로이 노닌다. 연못 주위에는 아름다운 수양버들이 늘어져 있어 구름도 무심코 지나쳐 갈 수 없을 정도로 절경이었던 모양이다. 그렇기에 구름이 머무는 연못의 정자라 이름 짓지 않았을까. 정자에서 한강을 바라보는 풍경은 또 어떠한가. 동작 너머 관악산과 청계산의 봉우리가 마치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한강변 모래는 마치 한 폭의 비단을 떠올리게 한다. 동산에 밤나무 숲을 두고 뜰에 갖가지 꽃을 심어 힐링의 장소로 삶았음을 알 수 있다. 강세황은 1784년 이 멋진 정자를 ‘두운정전도(逗雲亭全圖)’라는 그림으로도 남겼다. 이 그림은 현재 전하지는 않지만 대신 두운지정에서 삼각산(북한산)을 보고 그린 ‘남산여삼각산도(南山與三角山圖)’가 오늘날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 용산기지의 둔지산에서 남산과 한강을 바라보면 230여 년 전 강세황이 본 풍경과 별반 차이가 없다. 용산기지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북으로는 삼각산이 보이고 남산이 펼쳐지며 남으로 동작 너머 관악산과 청계산도 시원스레 보인다. 미래 용산공원의 모습도 이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용산 미군기지에 고층 아파트를 대규모로 짓자는 얘기가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적 합의를 거쳐 어렵게 만든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마저 아주 바꿀 모양새다. 강세황이 보았던 그리고 지금도 볼 수 있는 그 산과 그 풍경을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자. 다름 아닌 국민 모두의 휴식처가 될 용산공원에서 말이다. 미래 용산공원은 서울의 녹색 심장이고 우리 국민의 녹색 허파다. 부동산과 개발의 서사로 점철된 이 시대, 푸른 자연과 녹색 공간을 꿈꾸는 것은 어쩌면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세대의 현명한 선택이 미래 용산공원에서 제2의 강세황과 김홍도를 꿈꿀 수 있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김천수 / 용산문화원 역사문화연구실장, ‘용산기지의 역사를 찾아서’저자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기후변화, 코로나19 등의 상황 속에서 역사가 60년에 접어든 문화재 행정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1961년 문화재관리국의 출범으로 문화재 행정이 시작된 지 올해로 60년을 맞이했다. 문화재 법체계는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규범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불균형하고 불완전한 체계가 이어져 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국제규범과 외국법제와도 어긋나 있으며, 유형문화재에 편중됐다는 지적도 꾸준히 있었다. 그러던 문화재 행정과 법체계가 ‘재(財)’의 개념에서 ‘유산(遺産)’ 개념으로 바뀌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는 문화재 행정 초기와 비교했을 때 국민소득이 크게 증가하고, 그에 상응하는 문화유산 시설, 교육 등에 대한 접촉기회 증가로 문화적 소양이 성장하면서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관성이 작용했다는 게 전영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증가,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자연유산 손실에 대한 위기감이 더해진 것도 있다고. 이에 전 위원장은 “문화재 법체계를 문화 ‘재’라는 이름으로 정의된 개념에서 유무형의 문화가치와 자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유산’의 개념으로 전환한 ‘국가유산법’ 체계로 재구조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자연유산의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자연유산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자연유산법)’ 제정안이 발의돼 국회 소관위 심사를 받고 있으며, 23년 만에 개정된 문화유산헌장에도 자연유산 개념이 포함됐다. 자연유산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자연유산원’ 신설론과 문화재청을 ‘국가유산부·처’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 위원장은 이러한 시기 천연기념물분과를 맡게 돼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1988년부터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숲과문화연구회 대표, 생명의숲 상임대표 및 이사장 등을 지내며 수십 년간 자연유산 분야 전문가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천연기념물분과 위원 및 위원장을 역임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 은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오랜 시간 자연유산의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그는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문화재 행정과 법체계 구축을 위해선 그동안 소홀히 다뤄진 자연유산 분야 역량을 끌어올려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과거 법체계를 그대로 지켜온 것들이 꽤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문화재다. 문화재의 ‘재(財)’는 한자로 재산을 의미한다. ‘재물’적인 측면에 함몰돼 인위적 유산에 편향된 운영을 해왔다. 변화하는 시대상과 국제규범에 맞춰 사고와 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세계적인 흐름에서 유리될 것이다. 세계유산과 같이 ‘국가유산’이라는 개념의 법체계를 확립하고 하위에 문화유산, 자연유산의 법체계를 도입해 균형적인 법체계를 갖춰야 한다.”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문화적 소산” 문화재(文化財)에서 문화유산(文化遺産)으로… 패러다임 전환기 유산(遺産). 앞서 살았던 누군가로부터 무언가를 물려받는 것을 의미한다. 사전적으론 앞 세대가 물려준 사물 또는 문화, 죽은 사람이 남겨 놓은 재산.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산물을 모두 포함한다. 그 가치가 개인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문화활동의 소산을 문화유산이라 칭하고 인류의 ‘유산’으로서 함께 보호하고 계승해 나간다. 한국에선 이러한 ‘문화유산’의 한 측면인 ‘재산’에 무게를 두어 ‘문화재(文化財)’란 이름 아래 두고 60여 년을 관리해왔다. 그러한 인식 속에서 다른 분야 문화재는 세분화·전문화되고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게 되었지만, 자연물 및 자연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자연유산의 가치는 소외됐다. 전 위원장은 자연의 소외는 물질문명의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질문명은 자연을 토대로 세워지기 때문에 외면해서는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연유산 향유 수준이 높아지면 문화유산 향유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다시 선순환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자연이 없으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 자연의 가치, 소중함, 아름다움, 신비로움을 알아야 할 때다. 자연에 눈을 돌려 이를 향유하고 각박한 세태에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특히 사적과 같이 자연 속에 위치한 문화유산은 자연의 영향을 무시해서는 올바르게 보존, 활용, 전승하기 어렵다. 자연유산에 초점을 더 맞추고 그 전문성을 문화유산으로까지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측면에서 자연유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하다. 문화재 행정 균형 잡는 무게추 ‘자연유산법’ 자연유산, 인간-자연 상호작용의 산물… ‘자연유산원’으로 체계적 관리 필요 유형문화재에 대한 손실은 국가적 손해로 받아들여지는 반면, 자연의 동·식물과 그 서식처 및 자생지, 지질 등의 자연유산 훼손은 너무나도 쉽게 일어나는 실정이다. 심지어 문화재 복원 현장에서조차 자연유산은 찬밥 신세다. 건조물의 보존 혹은 이미 사라지고 터만 남은 건조물의 복원을 위해 주변 식물을 임의로 옮기거나 제거하는 일이 적지 않고, 그곳에 이뤄진 생태계나 자연유산에 대한 조사·보호 조치는 매우 미흡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범주 또한 매우 광범위한데도 천연기념물과 명승이란 한정적인 테두리 안에 가둬 온전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이다. ‘자연유산법’ 제정이 이러한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자연유산법’은 유형문화재 중심의 ‘문화재보호법’ 체계를 탈피하고, 천연기념물 및 명승 등 자연유산의 특성과 정책수요 등을 고려한 보존·관리 방안 수립을 위한 것으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10일 대표발의했다. 이 법은 ‘문화재보호법’ 상 기념물에서 동식물, 지질, 명승자원을 분리하고, 자연적 변동과 같은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보존관리활용 원칙 정립과 자연유산을 총괄할 수 있는 ‘국립자연유산원’ 설립 근거 규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대비를 ‘자연유산법’에 담아냄으로써 자연유산뿐 아니라 문화유산도 대비할 여지가 생기게 된다. 특히 전염병, 재해 확산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과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관리체계는 동물, 식물, 지형·지질, 화석·암석, 천연보호구역, 자연 및 문화경관, 전통조경 등으로 유네스코 기준에 맞춰 구성됐다. 전 위원장에 따르면 ‘자연유산법’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유네스코 기준 국가유산의 분류 체계를 정립함으로써 군함도, 천연기념물 독도 등의 문제에 국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차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준비 효율을 높이는 장점도 있다. “물질 중심적인 문화, 사회, 문명에 젖어 있어 인간 외의 생명과 자연을 도외시하는 분위기다. 인간이 만든 걸 문명, 그중에 진수를 문화유산이라 해서 보호하듯이, 자연이 만들어낸 진수를 자연유산이라 한다. 이에 대한 국민 인식은 문화유산만큼 깊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연유산법 제정과 자연유산원 설립을 통해 자연유산을 보다 전문적·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문화 향유기회를 넓혀 편중된 무게 중심을 맞춰줘야 한다. 이는 국민 여가향유권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다.” “문화유산은 국격 드러내는 지표” 명승·전통조경 등의 관광자원화로 국민 여가향유권 증진에도 기여 세계에서 가장 높이 솟은 은행나무(양평 용문사), 세계에서 가장 굵은 은행나무(원주 반계리), 세계에서 옮겨 심은 가장 큰 나무(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우리나라에 있다. 흥미로운 사실이다. 은행나무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은 또 있다. 유럽과 미국에 퍼진 은행나무의 조상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 청도 하평리 은행나무다. 중국과 독일학자들의 연구로 밝혀진 내용이다. 이들 은행나무는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으나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내용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세계사적, 자연사적으로 의미가 큰 우리 자연유산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전 위원장은 “자부심 가질만한 가치 있는 유산을 보유하고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문화유산 못지않은 자연유산 향유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선 자연유산 중 명승, 전통조경 등의 관광자원화는 국민의 여가향유권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자연유산법이 제정되고 국가유산법 체계로 재편되면 우리나라의 명승 자원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이 결합한 복합유산으로서 새롭게 대두되고, 천연기념물분과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 위원장은 “문화재청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자연 환경, 생태를 지켜온 부서다. 그렇다고 그 넓은 영역을 다 다룰 수는 없으니 환경부는 생태, 해수부와 산림청은 자원, 문화재청은 유산을 중심으로 각자의 역할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며 “문화재청은 자연유산을 보존·활용하고 국민들이 향유하게 함으로써 정신적·심리적 풍요를 갖게 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우리 문화를 이어오면서 어떻게 그것들을 활용하고 어떤 상호작용에 의해서 우리 정신에 자리 잡혔는지를 연구하고 유산이 지켜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활동도 중요하지만 좀 더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선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면서 소통하고 교감하며, 세계의 시민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기본적인 소양을 쌓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재는 나라의 격을 지키는 지표라 말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지속가능한 문화유산의 핵심가치 보존과 활용, 진흥 그리고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견인차 역할을 한다. 유산창조의 미래가치를 제시하고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 지난 2회에 걸쳐 용산공원이 조성될 용산부지 중 ‘본체부지’, 용산기지 이전 재원 조달을 위한 ‘주변산재부지’까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용산공원 주변지역’에 대한 현황과 향후 과제를 살펴보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한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의한 ‘용산공원 정비구역’은 총 1154만㎡에 이른다. 이 중 미군기지가 이전 후 공원으로 조성하는 용산공원 조성지구(본체부지)는 2014년 243만㎡였던 것이 정부와 서울시 등의 관계기관의 노력으로 2020년 300만㎡로 확정 고시되었다. 녹사평대로에 접해있는 유엔사 부지, 수송부 부지와 한강대로변에 위치한 캠프킴 부지 총 18만㎡는 ‘복합시설 조성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본체부지와 주변산재부지와 함께 특별법으로 지정하고 있는 지역이 ‘공원 주변지역’은 836만㎡로 공원 면적의 약 2.8배에 이르는 면적이다. 용산구 행정구역을 전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공원 주변지역의 해석과 잠재성 토지의 용도 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오늘날 도시에서 공원은 인공 시설물로 둘러싼 정주공간에 자연을 공급하여 녹색 섬으로 조성되어 왔다. 한 점의 녹색지대를 통해 각박한 도시의 삶에 숨통을 트고자 했던 것이다. 용산공원의 모델로 언급되어 왔던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가 회색빛의 도시와 녹색지대의 공원을 완전한 대조를 보이며 작동하고 있는 사례다. 최근 도시공원은 시대 변화에 대응하며 진화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생태적·문화적 잠재성은 물론 도시재생 및 개발과 결합되어 도시의 활력을 제공하는 매개로 작동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millenium pakr), 샌프란시스코의 프레시디오 파크(presidio park)가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용산공원은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 가야 할까?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의한 ‘용산공원 조성지구’와 ‘공원 주변지역’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작동되어야 하는 것일까? 조세환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명예교수는 경관생태학에서 에코톤(ecotone)과 패치(patch)의 개념을 자연적 대상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도시 공간 속에도 적용할 수 있는 연구를 발표한바 있다. 자연에서 에코톤은 하나의 군집과 또 다른 군집이 서로 겹치는 지역으로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하고 생태적 기능과 활동이 활발하여 생태적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도시공원 주변부도 이와 같이 작동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와 자연이 중첩된 지역을 ‘문화 에코톤(Cultural Ecotone)’으로 하고, 공원과 도시의 토지이용의 작동 관계를 파악하여 복합도는 개발 여력과 정도에 따라 전략적으로 조정하여 도시의 사회적·문화적·생태적 활력을 지속가능하게 이끌어 가야 한다는 제언을 남겼다. 앞선 연구의 개념과 내용을 검토할 수 있는 용산공원 주변지역의 대표적 장소를 살펴보자. 용산공원 조성지구 북측 ‘후암동과 해방촌’, 남측 ‘이촌동과 동작대교’ 남산과 한강을 용산공원과 연결한다는 개념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남산의 녹지가 남쪽으로 확장되는데 해방촌 주거지역을 지나 용산공원으로 연결하고, 나아가 용산공원에서 서빙고로와 경의중앙선 철도에 의한 단절된 구간을 넘어 한강으로 이어지는 녹지축 실현은 ‘문재인 정부의 지역 공약’이기도 했다. ‘남산’, ‘한강’, ‘용산공원’이라는 패치(patch)를 연결하는 데 있어 최단거리를 연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긴 하나 지역민들과 끊임없는 협의를 통해 현실적인 대안으로서 입체적이고 다양한 연결지점을 연결해 나가면서 녹지의 선(corridor)과 연결망(network)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문화 요소다. 시간적 문화인 역사요소를 살펴보면, 조선통신사 옛길(사행로) 위의 남묘, 전생서, 남단, 이태원, 부군당 등은 지역과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시간의 거리를 오늘날로 조금 끌어오면, 일제강점기 적산가옥과 일본군 사격장 부지, 한국전쟁 후 후암동 옛 국방부와 병무청, 해병대사령부 본관과 지하 방공호, 해방촌 일대 다문화 상점과 거리까지 포함하면 문화적 다양성을 두텁게 형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언제 어디에서든 공존할 수 있게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용산공원 서측지역 ‘용산역과 용산공원 연결 보행녹지(서빙고근린공원)’ 용산역과 용산공원을 잇는 연결 녹지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용산역 앞 광장과 용산공원 남서쪽 출입구까지 연결되는 보행 녹지축을 흔히 ‘용산 파크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보행 녹지축은 용산역뿐만 아니라 용산역 뒤 용산 철도정비창이라는 큰 패치(patch)와 용산공원 패치(patch)를 연결하는 선(corridor)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 선상에는 상업시설과 교통시설이 복합되어 토지이용의 효율은 물론 도시민들의 문화적 활용까지 극대화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용도지구와 각종 도시 규제들에 의해 제한되는 행위들에 대한 장치들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분당선이 용산공원을 어떻게 지나 용산역으로 이어지게 하느냐도 큰 변수로 작용한다. 용산역 앞 녹지공간을 활짝 열기 위한 과정에서 어떤 도시계획 및 관리 장치들을 조율해 왔는지 살펴보면, 결국 건폐율과 용적률이고 이와 더불어 경관축과 건축물 높이 관리라는 틀 속에서 조정된다. 공공과 전문가들의 조정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높고 민감하게 작용하여 도시 관리 규제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사회적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용산역 철도정비창 용산역 철도정비창부지는 한때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 대상으로 불렸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주택 공급 정책과 더불어 많은 관심과 공급 전망이 점쳐지고 있지만 아직도 확정된 계획은 없다. ‘단일 면적에 개발 수익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싶은 욕망과 공공을 위한 활용 부분에서 현실은 상업지역으로 해야 한다’ 또는 ‘주거지역으로 해야 한다’ 는 공방으로 보인다. 여전히 이 땅은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이 오고 갔던 것에 착안한다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소통을 가장 집약할 수 있는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용산역과 서울역, 그리고 주변 한강과 만초천이라는 도시의 동맥과 핏줄과 같은 곳들을 어떻게 원활하게 연결되게 할 것인지 지혜가 필요하다. 용산공원은 자연(생태)에 기반한 역사와 문화가 혼성된 개발이라면, 용산역 철도정비창은 도시(시설)에 기반한 생태와 문화가 복합되어 그야말로 서울의 용산이 도시 속의 공원, 공원 속의 도시로 거듭나는 미래상을 도출할 수 있다. 이는 용산 발전의 두 심장이 되어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탄소 저감 도시, 스마트 도시, 무장애 도시 등 다양한 이슈를 소화 낼 수 있다. 이를 위해 도시발전 계획과 시나리오별 전략적 실천 방법과 로드맵을 가지고 하나씩 완성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여전히 우리의 도시계획과 관리는 한정된 도시 개발 재원 속에서 집중된 행정력이 동원되는 1960~70년대 마스터플랜 방식 또는 탑다운 방식의 계획으로 진행되고 있어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필자가 주장한 용산 발전의 두 심장은 만들어 낼 수 있는 결과물이 이상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다. 용산공원의 성공적 조성 열쇠는 ‘공원 주변지역의 방향성’에 달려있다 코로나19 감염병과 같은 사회적 재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도시공원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도시 속에서 자연은 생태적 기반 시설(그린인프라)에서 사회적 인프라로 확대 발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수용해야 하는 대상이 ‘도시공원’이 된 것이다. 서울의 미래이자 국가도시공원 1호가 될 ‘용산공원’ 조성에 참여했던 용산공원 국민 참여단 300명은 주말도 잊고 학습과 토론을 통해 ‘용산공원 국민제안’을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지난 7월 말, 용산공원 국민 참여단 7대 제안문이 공개되었다. 편리하고 안전한 공원,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지키는 공원, 보전과 활용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공원, 다양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포용하는 공원, 문화 예술 프로그램이 유연하게 운영되는 공원, 주변지역과 상생하는 공원, 국민 참여 과정이 역사가 되는 공원이라는 7개 큰 꼭지를 남겼다. 7개 제안문을 담은 미래 용산공원에 대한 기대와 동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에 관한 3가지 기사가 쏟아졌다. 특별법 개정 중 가장 첫 번째 소식은 ‘용산공원 관련 조사와 연구, 보존’에 관한 내용이 7월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다는 것이었다. 이어서 7월에 ‘용산기지 부분반환 부지의 유지 및 관리’에 관한 내용과 8월 초 ‘용산기지 본체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 활용하자’는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것을 발의했다는 것이다. 공원 조성을 두고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형국이 펼쳐지고 있다. 30여 년 동안 ‘용산공원 조성’은 용산개발과 맞물려 큰 이슈로 작용해 왔다. 용산기지 이전 사업은 요동치는 동북아시아의 외교와 국방 관계라는 변수에 영향을 받아 왔지만, 결국 우리나라 정부는 용산기지 반환 절차에 착수했다. 용산기지 전체가 한 번에 반환되는 ‘통 큰 반환’은 아니라 아쉽다. 하지만 국민들의 참여가 역사가 되는 공원이 될 수 있게 ‘부분 반환’이 진행되고 있음은 긍정적인 소식이다. 용산공원은 공원 조성지구 주변부로 ‘공원 주변지역’을 설정하여 도시와 공원의 연결,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개발 수요와 부동산 가치 상승 속도가 가장 높은 용산이라는 도시지역에서 공원과 녹지축을 확보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므로 사실상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 하지만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전략으로 이산화탄소 흡수원 기능, 도시생태계 안정성 도모 등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 도시공원 확보는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용산공원 조성지구를 비롯한 용산공원 주변 지구에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진 기회의 공간으로 바라보자. 뉴욕의 시민들은 센트럴파크와 같은 세계적인 공원도 누리고 있다. 뉴욕은 허드슨 강 주변에 다양한 수변공원과 도시 철길을 활용한 ‘하이라인 프로젝트’는 물론 높은 건물들 사이에 도시공원들이 공존한다. 뉴욕이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은 도시가 된 것은 센트럴파크만 있어서가 아니다.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다시 주목받은 장소들과 강변의 멋진 도시경관을 이루는 공원과 문화시설이 있고, ‘거버넌스 아일랜드’라는 명소가 있어서다. 뉴욕은 다양성과 활력은 모든 이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으로 작용한다. 뉴욕 시민들은 높은 지가와 건물 임대료가 치솟는 가운데에서도 센트럴파크에 주택 공급 계획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 높은 건물 임대료와 주거 안정화를 꾀하는 정책들은 펴고 있을 텐데, 도시의 공원을 지켜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용산을 두고 주택 공급 아니면 상업지역으로 개발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 기후변화 대응,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정책을 펼치고자 한다면, 용산공원 주변지역을 대상으로 도시와 생태의 공존 방향을 꼭 모색해보길 바란다. 서울 용산 발전과 용산기지 공원화의 성공의 키는 ‘공원 주변지역’ 미래 방향성에 달려 있다. 김홍렬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email protected]
    • 2021-08-11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솔직히 말하면 나는 식물문외한이다. 오늘날 도시에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식물은 그 의미와 가치를 완전히 잃었다. 수렵채집을 하던 조상에게 식물을 구별하는 것은 기본 지식이었겠지만 이제 세대에서 세대로 전수된 이런 정보의 연결고리는 깨진지 오래다. 사실 식물의 끝없는 다양성과 아름다움, 유용함을 고려할 때 식물을 안다고 하는 것 자체가 주제넘는 이야기일 수 있다. 2007 ICUN Red List에 따르면 지금까지 보고된 생물종 수는 158만9361종이며 이중 식물은 29만7326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식물맹(plant blindness)’이라고 부끄럽지 않게 이야기한다. ‘식물맹’이란 용어는 식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전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식물을 인간이나 동물에 비해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을 뜻하며, 1998년 미국의 식물학자 제임스 완더시(James Wandersee)와 엘리자베스 슈슬러(Elizabeth Schussler)가 제안했다. 식물을 안다는 것, 지금 왜 중요한가? ‘식물맹’이란 용어를 제안한 미국의 식물학자 슈슬러와 완더시는 ‘대부분 식물이 생명에 위협적이지도 않고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인간이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배제된다’고 설명한다. 즉 사람과의 공통점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식물에 관련된 경험이 적은 게 ‘식물맹’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를 살아가는데 ‘식물맹’이 과연 문제가 될까? 전문가들은 21세기 가장 큰 난제인 지구온난화, 식량안전, 그리고 팬더믹 등 모든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식물과 관련이 있으며 식물의 구조, 기능, 다양성에 관한 기본 지식 없이 이 지구적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구 환경이 무너질수록 식물의 의미와 가치는 점점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지구 생태계와 인류 생존의 거대한 이슈를 떠나서 ‘식물맹’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식물을 알게 되면서 찾아오는 일상의 행복과 영감, 그리고 삶의 지혜의 혜택 때문이다.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면 처음에는 식물의 겉모습 감상에 만족하지만 점점 식물의 역사와 인류 문화적 관점의 가치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여러 문화와 시대에 걸쳐 식물을 재배하거나 정원에 식물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인간사회가 식물환경과 맺어온 실질적, 인지적, 상징적 관계에 대한 이해는 자연스레 우리를 ‘식물과 공존하는 지혜’의 길로 안내한다. 식물, 그리고 철학 식물을 안다는 것이 단지 이름과 식별에 관한 것이라면 그리 걱정할 거 없다. 길가에서 마주친 식물 이름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쉽게 알 수 있고 궁금한 내용이나 정보는 검색을 통해 무한한 지식으로 장전할 수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축적된 정보의 총량이 증가했을 뿐이지 식물에 대한 이해나 기본 철학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식물 이름을 안다는 것에 언감생심 철학을 갖다 대다니 지나친 확대라고 생각하겠지만 식물과 철학과의 관계는 우리 예상보다 꽤 오래되고 깊다. 기원전 300년,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테오프라스투스(Theophrastus, B.C.371~287)는 식물의 이름을 짓는 일에 진지하게 임한 최초의 철학자였다. 당시 그리스 사람들이 마법과 의약품 재료 등 현실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가졌던 것에 반해 테오프라스투스는 우리 주변에 어떤 식물이 있을까? 식물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의문을 가지고 식물 자체를 탐구해 ‘식물연구’ 총 6권, ‘식물의 역사’ 총 9권을 남겼다. 특히 그가 식물을 나무, 관목, 아관목, 초화류 네 가지로 분류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사용해 왔던 분류 체계의 시작이 철학자의 고안이었고, 식물계의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여정이 철학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흥미롭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린네 역시 식물학을 법칙과 규칙에 기초한 학문으로 보았으며, 라틴어 학명의 이명법 규칙을 창안하기 2년 전인 1751년 ‘식물철학’을 펴냈다. 식물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철학자이자 교육자였던 장 자크 루소는 그의 저서 ‘고백론’에서 “린네는 박물학자로서 그리고 철학자로서 식물학을 연구한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언급했다. 루소가 린네에게 전하는 편지를 보면 지식을 전달하고 나누고 발전시키는 방식이 2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공감이 가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저는 자연과 귀하를 벗 삼아 홀로 전원을 산책하며 감미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그 어떤 교훈적인 책보다도 귀하의 ‘식물철학’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얻습니다. 사람들에게 자연의 책을 계속 보여주고 해석해 주십시오. 식물의 세계가 담긴 책장을 넘기며 귀하를 따라 이런저런 단어를 풀어내는 일이 저는 참으로 즐겁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읽고 연구하고 명상하고 존경하고 아끼고 있습니다.”_ 루소, ‘고독한 산책자의 명상’ (1771. 9. 21.)이렇듯 철학과 식물학의 만남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되풀이됐다. 한편 식물에 이름을 부여하고 식별하려는 노력은 식물 삽화를 통해 더욱 발전했다. 오늘날 우리가 식물세밀화로 부르는, 식물 묘사의 전통은 그리스의 식물학자이자 의사였던 디오스코리데스(Pedanius Dioscorides, A.D. 40~90)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는 ‘약물지(De Materia Medica)’에서 식물의 이름과 유래, 서식환경, 의학적 특성에 대해 명확히 서술하면서 후세에 식물식별이 가능하도록 식물 삽화를 포함했다. 유럽 전체에 널리 읽힌 최초 식물 의학서는 1530년 독일인 오토 브룬펠스가 쓴 ‘식물의 생태도’로, 성공을 거둔 이유는 테오프라스투스와 디오스코리데스의 기록을 바탕으로 화가인 한스 바이디츠가 기존의 그림을 복제하지 않고 살아있는 식물을 직접 보고 그린 그림 때문이다. 당시 유럽 전역에 널리 퍼진 할미꽃, 애기똥풀, 마편초 등을 직접 보고 그려 판화에 새긴 그림은 너무 정확하고 생생하며, 예술성에서도 뛰어난 작품이다. 이 식물세밀화가 식물연구의 체계적인 방식을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식물이름을 정하고 분류 체계에 도달하기 위한 식물학 발전의 기나긴 여정을 이해하는 것은 길가에서 우연히 마주하는 들풀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식물관찰자의 진지함을 갖게 만든다. 이제, 식물의 활력에 귀 기울일 시간 요즘 식물이 대세라고 한다. 정원가꾸기뿐 아니라 식물을 소재로 하거나 가까이 두는 것만으로도 세인의 관심을 끈다. 서울식물원의 ‘식물원을 빌려드립니다’ 공모를 통해 만나게 되는, 식물이 가진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발산하는 창의적 에너지와 식물문화의 향유 방식은 새롭고 놀랍다. 하지만 식물에 대한 관심이 시대를 정의하는 하나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식물의 긴 역사와 인간과의 관계맺음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 2000년 전 테오프라스투스가 살아있는 식물을 직접 관찰하고 식별할 수 있는 훈련을 하고 식물간의 유사성과 차이를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의 이목을 받게 된 식물. 이제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도, 삶의 윤활유로서도 반드시 습득해야 하는 필수적인 지식으로 간주하자. 바야흐로 식물의 활력에 귀 기울이고, 존중할 시간이다. - 애너 파보르드, ‘2천년 식물탐구의 역사’_ 글항아리, 2011. - 장 마르크 드루앵, ‘철학자들의 식물도감’_알마, 2011.7.13. - ‘과학하는 여자들의 글로벌이야기’ 10.한겨울 벚나무를 본 적 있나요?_이로운넷 이근향 / 서울식물원 전시교육과장
    • 이근향 서울식물원 전시교육과장
    •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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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일·한 조경인 축구대회 성료… “세대 잇는 교류·협력 공고히”
[환경과조경임정우기자]24년전심은우정의씨앗이다시한번용인에서발아했다. 제24회일·한조경인 축구대회가지난26일한국용인에서성황리에개최됐다. 조경인들의화합과기술교류의장을마련한이번대회는팬데믹이후5년만에한국에서열린첫대회로,한일양국의조경관계자들이다시만날수있는뜻깊은자리를제공했다. 이번제24회일·한조경인 축구대회는양국조경인들간의기술교류와협력의지를더욱공고히하며,조경인의역할과책임에대한 인식을고취시키고자마련됐다. 축구대회하루전인지난25일에는양국조경가들이에버랜드장미원과 하늘정원길을시작으로희원과호암미술관을둘러보며교류의시간을가졌다. 한국의다양한조경스타일을엿볼수있는이번탐방은현장도슨트가함께해장미원과하늘정원길의조경설계와 유지관리의배경을설명하고,희원과호암미술관에서는한국의전통조경과현대조경을한자리에서볼 수있는시간을마련했다. 양지근린공원에서진행된축구대회는기후변화와공동체회복등다양한사회적과제를함께해결하기위해양국의 조경인들이지속적으로협력하자는다짐속에서이뤄졌다. 노영일한국팀예건단장은개회식환영사에서“조경은생태계보호와재생에너지를 통한지속가능성을실현할수있는중요한분야”라며“이 대회를통해양국의조경인들이세대간지식과경험을공유하며조경의가치를함께널리알려가자”고 말했다. 이어콘도마사토일본팀교토시청단장은“조경은시대의변화에따라쾌적한 공간을창출하며이용자의요구와사회과제에대응해왔다”며“향후에도 양국간의지속적인협력과기술교류를이어나가길바란다”고말했다. 이날경기에서는한국팀이일본팀을3:1로리드하며승리를거뒀다. 경기가끝난후저녁에는용인라마다호텔에서시상식과환영의밤이진행됐다.시상식에서는 한국팀과일본팀의MVP를포함한주요선수들이시상받았고,이어진 공연에서는테너노경범,피아니스트김영아,그리고바리톤 김현등이멋진무대를선사하며환영의밤을더욱빛냈다. 특히노경범테너가부른‘물망초’는 한일조경인들의연례만남이앞으로도지속되기를바라는마음을담아큰감동을줬다. 올해대회는특별히한국과일본에서역대최대규모의신입회원들이참가해한일조경인축구대회가세대를잇는 교류의장으로거듭날수있음을확인시켰다. 신입회원들은행사주제곡인영국밴드퀸의‘WearetheChampion’을함께부르며화합을다졌고,한일 조경인의지속가능한목표와조경의의미를세대와함께나누는뜻깊은시간을보냈다. 한편제25회축구대회는내년일본도쿄에서열릴예정이며,일본팀은더욱발전된대회준비를약속했다.
“전통조경, 품셈 신설 등 합리적인 설계·시공 전문성 강화해야”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국가유산수리·설계시전통조경전문성강화를위해실측설계기술자·기능사및수리업에‘조경설계’분야를추가하고,합리적인설계와시공이가능하도록전통조경품셈신설이추진될전망이다. 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한국전통조경학회,국가유산청자연유산국명승전통조경과가주최하는‘2024년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컨퍼런스’가지난18일국립고궁박물관강당에서개최됐다. 이번컨퍼런스는국가유산수리를담당하는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한국전통조경학회,국가유산청명승전통조경과로구성된3자협의체를발족하고,전통조경표준품셈신설을위해국가유산을수리하는기술자들의의견을수렴하기위해마련됐다. 특히국가유산조경기술자들이업무수행에도움이되는정보를제공함으로써전통조경업역을공고히해시장확대를모색하기위해기획했다. 세션1에서는‘전통조경정책과제도의현주소’를주제로▲김창규미래문화제도정책연구원장이‘전통조경의활성화를위한자연유산법과국가유산수리법의개선방안’▲주충효국가유산청자연유산국명승전통조경과사무관이‘국가유산청전통조경사업과정책동향’을발표했다. 세션2에서는‘전통조경수리현장과지향점’를주제로▲소현수서울시립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전통조경유형별맞춤형관리방안’▲김충식전통문화대학교국가유산전문대학원교수가‘국가유산에서조경수리의지향점’을발표했다. 세션3에서는전통조경표준품셈신설공청회및종합토론이진행됐다.공청회는안승홍한경국립대학교식물자원조경학부교수와이승용전통조경설계지유대표가‘전통조경표준품셈의신설방안’을주제로발표했다. 발표가끝난후진행된토론은김순기국립순천대학교교수를좌장으로발표자및▲정해준계명대학교교수▲장재삼지드앤파트너스대표▲이종근산수조경대표▲정대영국가유산청사무관▲임성란국가유산청주무관이패널로참여해청중과질의응답을이어갔다. 국가유산청은조직개편으로자연유산국에명승전통조경과를신설함으로써외형적으로나업무적으로커다란변화를겪고있다.이에자연유산의보존및활용에관한법률제정하에합리적인전통조경설계와시공이가능하도록전통조경시방서를마련하고,전통조경표준품셈을작성하는연구를진행하고있다. 현재국가유산수리공종중중요한조경분야품셈이없는실정으로국토교통부나산림청의품셈을가져와사용하고있으며,현행의문제점과유사공종의비교분석을통해향후조경분야표준품셈제정기본방향과앞으로의계획등을올해수립하고있다. 주충효사무관은“전통조경은자연유산은물론문화유산등전반에걸쳐있으며,국가유산기본법과자연유산법에서그중요성이강조되고있다.국가유산기본법제7조제2항에서‘국가유산과주변의자연경관이나역사적·문화적가치가뛰어난공간을함께보호할것’이라고명시하고있다”고말했다. 이어“전통조경의중요성과발전성에주목하는이시점에서전통조경분야의수리정책,보존관리및활용제도·지원등결실은우리모두가얼마나적극적으로하느냐에달렸다고생각한다.현재추진중인정책과제도들이초기에좋은결실을맺을수있도록전문가및종사자분들의보다적극적인참여를바란다”고덧붙였다. 소현수교수는국가유산인사찰,전통마을의정비변화를식생경관,전통구조물,포장시설,배수시설,현대식시설등카테고리를나눠전통조경현장의문제를공유했다. 김충식교수는“현행조경공사국가유산수리표준시방서는2005년전면개정된이후19년동안개정없이수목관련재료및기법등매우일반적인사항만을포함하고있었다”며“2022년과2023년용역을통해마련된조경국가유산수리시방서개정안은올해수리기술과협의를지속진행해지난22일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상정을거쳐11월초의견조회후연내개정고시할계획이다”고말했다. 이어“자연유산법내전통조경의취지에부합하도록현행시방서의5개공종을‘일반사항,재료,조사,공사중의수목보호,시공’에서‘일반사항,조경기반공사,조경식물공사,조경시설물공사,조경유지관리’로변경할계획이며,17개세부공종을19개세부공종으로보다구체화할계획이다.특히쓰임말정리,타기관시방서참조,조경포장및배수등지속적인고도화방안을모색할예정이다”고강조했다. 안승홍교수는“건설공사조경공사,산림분야,건축분야등의표준품셈관련연구는특정공종별,실투입노무량과비교등을통한개선방안연구등고도화가이뤄지고있지만,전통조경분야관련연구는시방서공종분류의기초단계연구뿐이며,품셈관련연구는전무한실정”이라며“연구를통해국가유산수리표준품셈에부재한조경공사품셈작성대상항목이우선도출돼야한다”고말했다. 아울러국가유산청은올해연구를토대로향후2~3년간의대상공종별현장실사등을통해표준품셈을마련해고시할계획이다.또한현재‘국가유산수리등에관한법률’에따라국가유산분야실측설계업무를수리공종에관계없이국가유산실측설계업에서수행(보존처리,식물보호등일부공종예외)하고있다. 이에따라국가유산조경수리분야하도급폐해와수리품질저하우려,조경수리분야발전성저하등을이유로조경분야의설계를분리하는방안을지속협의하고있다. 현행법은국가유산수리및실측설계제한규정을두고문화재실측설계를할수있는자는국가유산실측설계업자로등록된자로명시하고있으며,국가유산수리는국가유산수리기술자중실측설계기술자로건축사법에따른건축사자격을가진자로제한하고있다. 이에기존의실측설계업-실측설계기술자-실측설계사보는존치하고,별도조경설계업-조경설계기술자-조경설계사보를신설해분리하는방향으로수리기술과와협의를진행하고있으며,이에따른수리법개정을추진하고있다. 한편지난13일박정하의원(국민의힘)은국가유산수리·설계시전통조경전문성강화를위한‘국가유산수리등에관한법률’개정안을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국가유산수리및실측설계제한에있어실측설계기술자·기능사및수리업에‘조경설계’분야를추가해국가유산수리업의전문성향상등의내용을담았다.
“도시숲 시민참여 활성화, 민·관 협력 중간지원조직 운영필요”
[환경과조경신유정,임정우기자]도시숲조성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를위해서는민·관이협력해중간지원조직운영이필요하다는의견이나왔다. 수원그린트러스트와수원특례시가주관하는‘2024도시숲조성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정책토론회’가17일수원일월수목원히어리홀에서개최했다. 이득현수원그린트러스트이사장은개회사를통해“도시에서의녹지환경이점점중요해지고있다.지속가능한도시숲,살기좋은수원시를위해마련된토론회에많은분들의열기를모아발표되는내용이정책적으로잘반영돼진행될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말했다. 송성덕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장은환영사를통해“기후변화로인해도시숲의소중함을더느끼게됐다.시에서도도시숲에대한관리나품격을높일수있는부분들을많이고민을하고있는데,오늘토론내용을바탕으로정책에적극적으로반영하도록하겠다”고약속했다. 토론회는1부이양주경기연구원선임연구원의‘도시숲지원센터의지정및운영의근거와필요성’,최승희생명의숲사무처장의‘도시숲확대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방안및사례’주제발표와2부종합토론이진행됐다. 이양주선임연구원은“인구밀도가높은수원시내에서는대규모숲을확보하기어렵다.작은숲들을3차원적으로잘조성하는것이현실적전략”이라며“대부분땅이사유화된상황에서이모두를시가하기에는한계가있어,시와민간이같이해야한다.작은숲들을조성하고연결하면면적은적지만도시숲의기능을유지할수있다”고말했다. 더불어“밀도높은도시에서생태계서비스를위한숲의확보는매우어렵기때문에게릴라녹화운동도수용할수있는민·관이협력해중간지원조직을운영하면게릴라보다더효과적일수있다”는의견을밝혔다. 최승희사무처장은도시숲조성사례와주요사업및나아가야할방향에대해설명하며“지역사회와소통해현장에서이슈를찾아시민참여를확대하고,도시환경·사회문제해결을고려한새로운모델및대안만들기가중요하다.특히시민활동가조직,교육을통해지역사회내에서지속될수있는체계를마련해야한다”고강조했다. 이어“교육·건강·치유등다양한영역과네트워크를형성해연결고리역할을하고,다양한영역의이해관계와거버넌스를구축해운영해야한다”며“현장의상황이정책적으로반영될수있도록제안및개선이필요하다”고말했다. 발표가끝난후에는김부식한국조경신문회장을좌장으로▲이범석새빛수원손바닥정원단단장▲박영철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상임공동대표▲서형미수원광교카페거리마을정원단팀장▲김선주수원시녹지경관과과장이패널로참여해토론이이어졌다. 서형미팀장은카페거리의성공사례와과정을소개하며“틈틈이이뤄지는환경정화활동으로이웃주민들과유대가강화되고마을주민들의자발적참여가늘어났다.지속적인마을정원맞춤교육과모니터링,전문가의조언이함께한다면더욱유연한도시숲관리가이뤄질수있을것같다”는의견을밝혔다. 박영철상임공동대표는지난수년간수원시가탄소배출절감을이루기위해도시숲을조성하는과정에서시민사회와시의주도적으로협력한내용을설명하며“그과정에는시민단체의참여가중추적이었다”고말했다. 이범석단장은“도시숲조성에있어아파트조경이굉장히중요한것같다.지금까지사유지라는이유로공동주택조경에어려움을겪었다”며“아파트주민과조경전문가사이의중재역할을하고,마을공동체및지역적·이론적특성을고려한의사결정을할수있도록도와줄지원센터가필요하다”고강조했다. 김과장은수원시가추진중인시민활성화정책에대해이야기하며“시는시민들이참여할수있는600개소이상의마을정원에서900명이상의시민들이참여를하고있는성과를보여주고있다.앞으로도시민들과함께만들어가는공동체정원등을더확대할계획이다”고말했다. 토론회에참여한한시민은아파트조경에있어시민들이겪는현실적인어려움을토로했다.“주민들의편의와아파트조경의생태계가충돌하는경우에는지속가능한아파트조경을지키기어려운것이현실”이라며“아파트조경을공공영역으로가져올수있는방법이마련됐으면좋겠다”는의견을밝혔다. 이에이양주연구원은“이런부분이개선되기위해서는더욱도시숲지원센터가지정및운영돼야한다”고강조했다.
서주환 교수, ‘국토공간발전연구원 창립’ 초대 이사장 취임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서주환전경희대학교교수가국토공간발전연구원창립발기인대회에서초대이사장으로서“앞으로국토공간과조경분야발전”에헌신하겠다는포부를밝혔다. 지난17일롯데호텔월드3층제이드룸에서는국토공간발전연구원창립발기인총회가개최됐다. 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국토공간과조경분야의학문적산업적발전방향을모색하는연구기관으로서,이날총회는개회선언을시작으로연구원설립현황보고,내년도사업계획발표및총회안건토론순으로진행됐다. 이날행사는개회선언과함께방세환경기도광주시장의축전으로문을열었다.방시장은“보전및정주환경의질적향상이라는새로운패러다임에대응하는중추적역할을국토공간발전연구원이해주기를기대한다”며연구원의설립을축하했다. 이어이경진전공주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연구원설립현황과내년도주요사업계획에대해발표했다. 그는우선“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국토공간의지속가능한발전을목표로하고있으며,이를달성하기위해다각적인노력을기울일것”이라며“조사·분석,계획설계,학술연구를통해국토공간에대한종합적인연구를수행할뿐만아니라,국토공간및조경분야의전문가양성에도주력할계획”이라고강조했다. 또한“기존학회보다조금더진보적이고새로운스타일로학술활동을해보려고한다”며“관련신사업을개발하여우리사회의공간환경을한층더발전시키는데기여할것”이라고연구원의설립취지를밝혔다. 2025년도사업계획에는▲총회및학술대회개최▲연구원미래비전계획수립▲국제학술지발간준비▲외부수탁용역수행등이발표됐다.특히국제학술지발간은5년내에SCI급학술지를발간하는것을목표로하고있으며,이를위한연구와준비작업을차질없이진행하겠다고밝혔다. 이어진총회는서주환임시의장을추대해진행했다.총회안건으로는정관심의,이사장및임원선임,2025년도사업계획및예산안상정,연구원조직구성등이다뤄졌다.특히연구원의사단법인화를위해국토부와협의과정을가져갈계획이며,이를원활히하기위해서정관및사업계획수정을이사회의결의를통해처리할수있도록위임하는안건이통과됐다. 서주환이사장은마지막인사말에서“가칭사단법인국토공간발전연구원을창립할수있도록적극적으로참여의사를밝혀주고도와주신회원여러분들게감사한다”며무엇보다“열심히하겠다는약속을먼저드리겠다”고말문을열었다. 그는“유사분야들이서로협업하고융합의과정을거치면서새로운영역을개척하는것이중요”하다며“융복합을추진해우리업역을보다확대하고,상상을초월하는고부가가치를창출할수있는방향성을제시하는것”을가장해보고싶은사업으로꼽았다.하지만“융복합이라고하면환경생태분야,ICT기술,AI기술과의접목을생각하겠지만,순수예술,디자인,인문학분야등AI가검증할수없는분야와의융복합을통해,인간의손으로만가치창출이가능한새로운분야를개척하고싶다”고포부를밝혔다. 또한서교수는“지난해36년간의교직생활을마무리하고새롭게제2의인생을준비를하면서두가지의일을해보고싶었다”며,하나는“물질만능주의에빠진현대사회에서정신적풍요로움을추구하는것이중요하다고생각으로,현재UNNGO단체인GCS인터내셔널한국본부총재직을수락”하여열심히발로뛰고있고,또다른하나가바로“국토공간발전연구원을통해아름답고쾌적한국토를조성하여국민모두가풍요로운환경에서행복하게지낼수있는사회를만드는것”이라며남은여생을헌신하겠다고말했다. 한편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현재서주환연구원장을비롯해이기의아세아종합건설회장,양병이서울대환경대학원교수,임승빈환경조경나눔연구원장등이고문으로참여하고있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창립 10주년, “한국 정원문화 세계화 앞장”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정원디자인학회‘창립10주년기념식및포럼’이지난12일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성황리에개최됐다. 이번기념식은정원문화확산과정원산업육성을위해다양한사업을펼쳐온정원디자인학회의지나간10년,다가올10년의시간을기념하기위해개최됐다. 행사는▲1부개회사·기념사및축사,공로패수여,10년간의발자취영상시청▲2부스즈끼마코토일본동경농업대학교명예교수특별강연,다가올10년의이야기등으로진행됐다. 이혁재정원디자인학회장은개회사를통해“10주년이되는의미있는해에회장을맡게돼막중한책임감을느끼고있다.전임회장님을비롯한회원분들이함께쌓아올린성과를성실히이어받아새로운10년을준비하도록하겠다”며“조경·원예·관광등융합적인접근을통해연구및교육과관련된정보를활발하게교류하겠다.특히학회지활성화·국제화,다양한연구수행,회원관리·운영체계화,학회재정기반안정화등모든분야에서내실있는학회가될수있도록앞장서겠다”고약속했다. 김용기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기념사를통해“지난10년간초창기의어려움을극복하고시대에발맞춰학회를이끌어온회장단및회원들의적극적인참여와활동덕분에눈부신발전을이룬것같다”며“한국은이제정원시대에들어섰다.그러나그변화에급급할게아닌,새로운변화와혁신을통해정원문화를이끌어가야한다.정원을들여다볼수있는공간이일상속에자리잡아마음을다독이고삶에에너지를주길바란다”고말했다. 조세환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학회의정착과발전을위해노력해주신모든분에게깊은감사를드린다.빅뱅에서부터우주가탄생했듯이,학회역시10년전창립의빅뱅이일어난후오늘에이르기까지다양한변화와발전의과정을거쳐왔다”며“제1대홍광표회장을이어제2대이혁재회장이초창기학회가걸어온모험의길을회장단및회원과함께더넓히고다듬어단단한번영의대로로이끌어새로운정원문화의길로진화해나가길바란다”고격려했다. 홍광표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학회는창립이후학회지발간,정원디자인아카데미,가든볼(스마트가든)개발등정원문화확산과정원산업육성을위한다양한사업에적극적으로참여했다.기념식과포럼을통해지난10년간우리학회의발자취를살펴미래를열기위한열쇠를찾고,앞으로10년간이뤄야할비전과4대목표및10대과제를발표하려고한다”며“학회가지금까지이룬성과는미약할지모르지만,그하나하나가한국정원의미래를설계할씨앗이됐다는것은확실하게말할수있다.발기인대회에서부터창립총회를거쳐오늘에이르기까지함께해주신모든분들께다시한번깊이감사하다”고말했다. 최병암전산림청장은축사를통해“한국의정원정책발전기폭제가된것은2013년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였던것같다.그이후2014년에학회가창립돼이듬해설립등기됐고,2016년12월에수목원법에정원규정을넣은수목원·정원법이공표됐다는이두가지는한국정원발전의큰이정표라할수있다”며“이후지금까지정원정책발전으로한국은정원의시대에들어선것이분명하다.정원사회와정원국가,더나아가아름다운녹색지구를만들려는인류의노력에학회가큰힘을보태아름답게발전하길바란다”고응원했다. 2부에서열린특강에서스즈끼마코토명예교수는‘일본정원의과거,현재,미래’를주제로일본정원학회가추진하고있는방향에대해이야기했다. 학회는지난10년간새로운트렌드로자리잡은‘정원’의새로운10년을준비하기위한비전을‘한국의정원문화세계화로진흥한다’로결정했다. 이를위해▲연구를통한학문적기여▲새로운기술의개발과혁신▲미래지향적정원문화의창조▲정원전문인재의양성을4대목표로설정하고,10대과제를선정했다. 연구를통한학문적기여를위해서는학회지를국제저명학술지로육성하고,해외한국정원조성및외국학회와협력을통한학회국제화에나설예정이다.학제적융합을통해정원영역의재창조를이룰예정이다. 새로운기술의개발과혁신을위해서는R&D를통한새로운정원기술개발,산학협력을통한정원산업의신성장동력을제공할방침이다. 미래지향적정원문화의창조를위해서는다양한분야의참여를통한새로운정원문화를창조하고,탄력회복성이있는정원문화선도에앞장설예정이다. 정원전문인재양성을위해서는정원전문교육관의지정을받아정원디자인아카데미의전문화를통한실무형인재양성을추진하고,정원작가인증제를통한검증된전문인력을양성할계획이다. 한편이날기념식에서는김용기고문,조세환고문,홍광표고문,이혁재회장이공로패를받았다.
2024 대한민국 조경대상 ‘대통령상’에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경 2BL’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현대건설의‘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이‘2024대한민국조경대상’최고상인대통령상을거머쥐었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와공동으로지난11일서울식물원보타닉홀에서‘2024제14회대한민국조경대상시상식’을개최했다. 대한민국조경대상은2001년도입해매년개최하는국내조경분야최고권위의상으로국토의쾌적한생활환경을창출하고국민의삶의질향상에기여한우수조경공간을발굴해격려·시상하고국민인식을높이기위해마련됐다.공모는최근10년이내진행된조경공간및시설을대상으로공공과민간부문을나눠선정했다.대통령상과국무총리상은2019년에처음신설된상이다. 5월17일부터7월19일까지공모를진행한대한민국조경대상은서류심사와현장심사,국민참여평가등총3단계를거쳐최종21개작품이수상작명단에올랐다.특히,이번조경대상심사기준에기후변화와지속가능성을고려한탄소중립,스마트기술등이추가됐다. 이번2024대한민국조경대상대통령상에는‘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에돌아갔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은6만5000㎡규모의도심숲을조성해탄소배출제로를시도하고130여종수목과140여종초화를심어식물원수준의종다양성을확보했다.수목의특성을고려한식재,환경축을고려한지형과의조화,지역사회와소통가능한공공성확보까지혁신적인조경중심의아파트단지의좋은사례로높은점수를받았다. 이단지조경은현대건설이설계·시공하고식재는유일종합조경·정한조경이,시설물은동영조경·그린에이드,정원은오랑쥬리,숲놀이터는원앤티에스,물놀이터는청우펀스테이션이맡았다. 국무총리상은‘함박·너른·마루’를조성한한국토지주택공사·씨에이조경기술사사무소·유승건설·양우건설·가람엘앤씨·이에스아이·영도건설이수상의영예를안았다. ‘함박·너른·마루’는함박산기존숲의보존과복원등친환경성을바탕으로도시와자연을잇는녹색거점으로의조화를인정받았다.또맹꽁이서식지를보장해자연친화적인대형공원을조성해도시의허파를만든점에좋은평가를받았다. 국토부장관상공공부문에는▲경기도이천시·다음기술단·풍산건설·한국종합기술의‘설봉근린공원’이,민간부문에는▲포스코홀딩스·얼라이브어스·포스코이앤씨의‘포스코스퀘어가든’이선정됐다. ‘설봉근린공원’은도시의연결과주민의이용성,근린공원이인천시주민들이어떤수요를갖는지를풀어낸것이돋보였다.포스코스퀘어가든은공원녹지를도시안에서풀어내고,조경의영역확대라는부분에심사위원들의공감을이끌어냈다. 환경부장관상공공부문에는▲서귀포시청중문관광지관리소·아뜰리에나무·세운주식회사의‘제주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가,민간부문에는▲포스코이앤씨·CA조경기술사사무소의‘더샵갤러리’가선정됐다. ‘제주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는국가유산의절제된디자인으로자연의화려함을,‘더샵갤러리’는옥상정원과실내정원을주변산지와연결하고이용자들을위한프로그램등이부각됐다. 국가유산청장상공공부문에는▲국가유산청궁능유적본부·주식회사유엘피·이연소의‘창경궁물빛연화’,민간부문에▲엘지상록재단·디자인스튜디오이레의‘화담채’가받았다. ‘창경궁물빛연화’는야간조명과미디어아트가새로운조경분야를열어준점,‘화담채’는민간정원의약진이좋은평가를받았다. 산림청장상공공부문에는▲수원시청재산관리과·탑건축사사무소·매스팀버코리아의‘수원시청새빛민원실’,민간부문에는▲대치동제1지구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오픈니스스튜디오·대우건설의‘대치푸르지오써밋’이뽑혔다. ‘수원시청새빛민원실’은회색빛민원실을조경으로온기를불어넣은점,‘대치푸르지오써밋’은소규모공간에정원·공원의연결성이좋은평을얻었다. 이외에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상우수상은▲궁능유적본부·산수조경·일등종합문화재주식회사의‘덕수궁선원전’▲평택시푸른도시사업소·경호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무소·개성건설의‘평택부용산공원’▲한국수자원공사·수성엔지니어링·DL건설주식회사의‘부산에코델타시티방재공원’▲GS건설·윤디자인스케이프·장원조경의‘북수원자이렉스비아’▲개포1동주공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HDC현대산업개발의‘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1BL’▲한국수자원공사용담댐지사의‘용담댐수변정화림’▲중부지방산림청·라이브스케이프·세종시산림조합의‘2022세계조경가대회기념정원’▲현대자동차자산개발팀·간삼건축조경팀·현대엔지니어링자산서비스혁신팀의‘InsightJourney(옥외명상정원)’▲서울그린트러스트·KCA한국공항공사·그람디자인의‘거인의정원에서우리지금만나’가선정됐고,장려상은▲김포클린도시사업소·아리울씨앤디의‘별빛모래성’이받게됐다. 마지막으로특별공로상에는사유지내조경공간을조성·공유해민간부문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포스코홀딩스가수상했다. 이날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환영사를통해“올해환경조경발전재단에서처음으로주관하게된이번행사는지난해와비교해출품작규모가50%이상증가했고,약2만명의국민이국민참여평가에참여해역대어느행사보다도뜨겁고치열한경쟁이었다”며“조경대상운영위원회를수립해행사의투명성을강화하고,심사의공정성,모바일투표를통한편리성의3가지주안점을두고추진했다”고말했다.또“앞으로일반시민들이함께즐길수있는모두의축제로발전할수있도록노력할것을약속드린다”고전했다. 이상주국토부국토도시실장은축사에서“그동안대한민국조경대상은대부분공공부문에서수상했지만,최근민간부문에서도기후위기와탄소중립등으로조경의중요성을인식해조경공간의수준이매우향상됐다”며“도시공원·녹지·아파트단지까지조경이가진무한한잠재력을개발하고발휘되도록국토부가노력하겠다”고말했다.또한“조경과관련된건설기술을개선하고국가기술자격,조경진흥법개정을제때준비해정책적제도적기반이마련될수있도록하겠다”고덧붙였다. 한편,이번행사에는이은수포스코이앤씨팀장이‘조경의공공성과방향성’을주제로특강을진행했다. 2024대한민국조경대상수상작은오는16일까지서울식물원1층에전시된다.
[미래포럼] 국토의 미래와 우리의 대응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미래를전망하는것은쉽지않다.그럼에도미래를전망하는많은연구와책들이있다.분명한것은미래는지금과다를것이고,변화의속도는점점더빨라질것이라는점이다.예측이대체로맞은경우도있었고,벗어난경우도있었다.과거를돌이켜보면우리의국토도많이변화했고,앞으로는더욱빠른속도로변할것이다. 인류의미래가밝지만은않다,유발하라리는인류를위협하는3가지요소로세계대전과핵전쟁,생태계파괴,파괴적기술을꼽고있다.기술발전을기반으로경제적으로는풍요로워졌지만기후위기와빈부격차등어두운면도상존한다. 우리나라의관점에서미래변화와관련중요한화두는기후위기,첨단기술,인구구조등이다.기후위기로빈번한기상이변과불확실성이증가하고,더불어펜데믹의증가와생태계의교란도일어날것이다. 첨단기술은편리하고빠른이동성을제공하고,세계의모든사람을실시간으로연결하는초연결사회를실현하였다,AI의출현으로전통적인많은일자리가사라지고새로운일자리가생겨날것이다. 통계청자료에의하면2023년합계출산율은0.72이고올해는더욱줄어들것으로예상된다.1980년21.8세이던중위연령은2072년에63.4세에다다를것으로전망된다.인구는줄어들고노인인구비중은더욱늘어날것이다. 우리의국토도이러한메가트렌드의영향을받을것이다.우리의국토가어떻게변할까?궁금한지점이다.할수만있다면예측하고미리대비하는것이맞을것이다.지금까지의연구결과들을종합할때다음과같은4가지를예측할수있고,조경분야도대비가필요할것이다. 첫째,수도권집중과도시의광역화가더욱심화될것이다.2019년기점으로수도권인구가비수도권인구를추월하였다.수도권의양질의일자리와다양한공공인프라가집중의원인이다.많은균형발전정책에도불구하고기회를찾아서,좋은서비스를제공받고자수도권으로이동하고있는현상을막지는못하고있다.또한수도권과비수도권도시모두생활권과경제권이확대되는광역화도일어날것이다.대표적으로수도권광역화로충남북부와강원동부도수도권영향을받는지역이되었다.도시는확대되고농촌은축소되는현상에대비하여도시-농촌인접부에대한친환경적인관리,축소되는농촌지역의재자연화,도시에서의공원녹지확대를통한삶의질을높이고자하는요구가증가할것이다. 둘째,지방소멸과고령화현상이다.위에서언급한것처럼수도권집중의반대급부로지방인구는급속히줄고고령인구비중이높아질것이다.부산,대구,광주등지방대도시도예외가아니다.많은정책과예산이투입되었음에도불구하고개선되지않고있다.이러한현상을인정하고다양한대응이필요한시점이다.균형발전정책이지금까지의인구관점에서삶의질관점으로전환하는것이필요하다.지방의도시와농촌에거주하는국민을위해기본적요구를국가가책임지는것이중요하다.의료,교육,문화,복지등기본수요를일정수준이상보장하는것이다.여기에다양한여가시설,공원,정원,도시숲,생활인프라가포함되어야한다.조경분야도기존의전통적영역인공원녹지와아파트단지조경에서보다다양한공간으로영역을확대할기회가오고있다고볼수있다. 셋째,초고속교통망의발달이다.이제전국반나절생활권이되었다.고속철도건설은국토공간의변화뿐만아니라우리의일상생활에도많은변화를가져왔다.국토의광역화와더불어이동성증가로국토구석구석이힐링의장소가되고있다.대규모관광지보다지금까지찾지않던장소가인기를얻는현상도나타나고있다.소득이증가하고이동수단이발달할수록다양한여가공간과관광명소를요구하는수요가증가할것이다.특히,가성비와다양성을추구하는최근젊은세대의특성을고려한관광과여가공간의창출이중요해질것이다. 넷째,기후위기와이에대응한탄소중립실현이다.온실가스를줄이는노력과더불어기후위기로인한부정적영향에적응하는것도중요하다.산림과공원녹지를확충하여온실가스흡수원을늘리는정책이필요하고,이상기후로인한재해에대비하는것도필요하다.기후변화로인한생태계변화를최소화하기위해자연환경을잘보전하는제도와노력도더욱중요해질것이다.기존보호지역을확대하기는인구밀도가높은우리의현실에서는어려운과제일수있다.동일한면적의보호지역에서더욱많은온실가스를흡수할수있는연구도필요하고,훼손된지역을보다빠르게복원시키는기술개발도시급하다.빅데이터와AI등첨단기술을활용하여조경분야의새로운시장확대를기대해본다. 지난반세기는효율성과경제성을중시하는성장사회였다.앞으로는사회·문화적으로기초가튼튼한성숙사회로나가야한다.성숙사회가추구하는바는한마디로사회적가치를지향하는것이다.환경,사회적연대,삶의질을중시하는것이다.성숙사회에서는조경분야의기여할바도더욱커질것이다.또한분야간의벽이지금보다는약해지고,융복합이강조될것이다.분야간협력이조경분야생존전략의필요조건이라생각한다. 김명수/국토연구원연구부원장
[공원에 간다 ④] 다산공원, 초록 점을 찍다
신당동에위치하는다산공원은그야말로동네의중심이다.직사각형4면은모두도로로둘러싸여있고각각의도로는여러개의골목길로이어진다.공원일대는동대문시장과가까워의류관련소규모공장이골목중간중간에있고오래된주거지의역할도하고있다.인접한중앙시장이젊은이들의핫플레이스로자리매김하면서그영향이다산공원까지이어져,공원을둘러싸는건물에는카페는물론베이글가게,햄버거가게등젊은이들이찾는가게들도하나둘씩들어서고있다.덕분에공원은항상다양한이용자들로하루종일북적거린다. 그많은이용자중에는매일매일이곳으로출근하는이들이있다.77세의영순씨와그녀의친구들이다.‘다산공원6인방’이라고부를수있겠다.그녀들은전용의자인빨갛고파란플라스틱의자에앉아낮대부분의시간을이곳에서보낸다.태양의위치에따라서,바람이부는방향에따라서의자의위치는정해진다.가을에는해가잘드는파고라옆에,여름에는그늘이잘드는야외무대옆에의자를놓는다.그녀들은반려견을산책시키고가을에는은행을줍기도하고,음악을듣고,전화통화를하고,모여서이야기나누고,과일,커피,오징어같은음식을나눠먹으면서자신들의공원생활을차곡차곡채운다.그녀들의대화소재는최고의콩나물요리법부터자식들에대한걱정까지무궁무진하다. 2018년부터다산공원에나오기시작했다는영순씨는아주성실한공원생활자이다.반려견인마리와함께거의매일,가장빨리공원으로나온다.준비도철저하다.오후친구들의공원생활이시작하기전먼저나와의자가놓일장소를청소하고의자를가지런히놓는다.오후에이루어지는공원관리청의청소로,그녀와친구들의공원생활이방해될까봐자신이미리청소를해두는것이다. 다산공원6인방중의또다른한명인춘희씨는근처다가구주택의반지하에산다.경기도안성에사는딸이같이살자고하지만20대에정착한이후쭈욱살아온이곳을벗어나는건그녀로서는상상하기어렵다.탄탄하게구성된생활영역과친구들,이곳에서그녀는자유로우면서도안정감을느낀다.물론자식한테부담을주기싫은마음도독립거주의중요이유이긴하다.친구들의전언에따르면춘희씨는아주아주바지런하다.혼자살고허리가휘어거동이쉽지않지만하루세끼를대충때우는일은거의없다.매일매일정성들여된장찌개를끓이고생선을굽는다.그래서그녀의집입구는저녁이면맛있는냄새로채워진다.그리고다가구주택에딸린작은화단도열심히가꾼다.잡초를뽑고,이쁜꽃을심는다.한쪽에는호박을심어호박잎과호박을반찬거리로삼기도한다.그녀의정원이고텃밭이다. 영화‘찬실이는복도많지’에서주인공찬실이는세들어살고있는집의주인할머니와함께콩나물을다듬다가할머니한테하고싶은거없냐고물어본다.할머니는하고싶은게아무것도없다고하면서늙으니까그거하나좋다고한다.그리고그둘의대화는다음과같이이어진다. 찬실:진짜하고싶은일이하나도없으세요?그런사람이세상에있어요? 할머니:나는오늘하고싶은일만하고살아.대신애써서해. 찬실:그러면오늘하고싶었던거는콩나물다듬는거였겠네요. 할머니:훗,알면됐어. 하고싶은게없는사람이있다는게신기한것처럼,하고싶은것투성이인다산공원의젊은이들에게영순씨와그녀친구들의공원생활은얼핏무료한시간보내기로보일수있다.그녀들의일상이쓸쓸해보일수도있다.하고싶은게많은그들에게오늘은하고싶은것을향하는시간의직선위에있기때문이다.오늘은내일을위한날이다.그러나영화속할머니나,영순씨와그리고그녀의친구들에게오늘은내일을위한날이아니라하나의온전한점이다.그리고그녀들은그점을‘애써서’찍는다.‘오늘’하고싶은일인‘공원생활’을위해서미리청소하고의자를내어놓고친구들과나눌음식을준비하며꾹꾹눌러일상의점을찍는다.다산공원에서의점은초록점이다.
2024 코리아가든쇼, 최윤정·김동민 작가 ‘대상’ 수상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2024코리아가든쇼’에서최윤정·김동민작가의‘WETONWET,블렌딩가든’이영예의대상을차지했다. 산림청이주최하고국립수목원,서울시가공동주관한‘2024코리아가든쇼’시상식이8일서울뚝섬한강공원일대에서열렸다. 시상식에는최영태산림청산림보호국장,임영석국립수목원장,심상택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신창호국립세종수목원장,이수연서울시정원도시국장,신창호국립세종수목원장등을비롯한관계자및시민들이참석했다. 이날행사는▲환영사및축사▲코리아가든쇼·실내정원아디디어공모시상식▲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금상시상식▲기념촬영▲정원작품투어▲공연순으로진행됐다. 이수연정원도시국장은환영사를통해“정원도시국에오기전복지정책실에서업무를담당했는데,한국이많이발전하고경제적수준이높아짐에도불구하고마음적으로풍족한사회는아닌것같다는생각을했다.이에해결책으로많은고민을했는데,정원·가드닝,자연과연결되는것이그해법인것같다”며“내년보라매공원에서진행될‘2025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도다같이참여해공간을아름답게만들고시민들에게힐링과치유의공간조성해주길바란다”고말했다. 최영태산림보호국장은축사를통해“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시작된이후로법·제도가많이생겼고,짧은기간에많은도시들이정원도시로나아가기위해노력하고있다.정원은작가,시민등모두적극적으로참여했을때꽃을피울수있는것같다”며“정원도시를조성하기위해서는시민들의참여하고지원이적극적으로필요하다.특히정원을조성하는것보다유지관리하는것이더욱중요하다”고말했다. 대상을수상한‘WETONWET,블렌딩가든’은젖은화지위에컬러를칠하고마르기전에컬러를올려색이자연스럽게섞이도록하는수채화기법을모티브로했다.천장과벽,문,창문으로구성된콘크리트구조물(콩코드하우스)과곡선의녹지를유기적으로배치해화지에색이섞이듯이경계의영역이섞여들어가는모습을표현했다.자연과인공이유기적으로결합된공간의구조를기반으로프레임을통해외부의풍경을경계속으로끌어오고미디어아트로가상과현실의경계가만나새로운풍경을만들어낸다.한강의풍경과정원그리고미디어아트로이어지는경관적시퀀스를통해감각의범위가확장되는것을보여준다. 최윤정작가는“2020코리아가든쇼첫작품‘리틀포레스트’로데뷔해서2024년코리아가든쇼‘WETONWET,블렌딩가든’으로대상을받았다는것에더욱의미있고,감회가새롭다.특히이번작품은손길이하나하나안닿은곳없이애정을가지고작업했다.후회없을만큼열정을다했기에좋은결과가더욱뜻깊게다가온다.이상을계기로저만의색이뚜렷한작가,더욱더발전하는작가가되도록노력하겠다”는수상소감을밝혔다. 이외에도▲최우수상에는조은희작가의‘빛과소리의정원’▲서울매력정원상에는김미진·박병길작가의‘ForRest,쉼표가있는숲속음악당’,이정연·이연주작가의‘ARtGarden(에이알티정원)’▲코리아가든쇼상에는김태원·박선영작가의‘자연이만드는예술,풍경’,나성진작가의‘정원읽기의즐거움이선정됐다. 실내정원아이디어공모에는▲대상에김예슬(전남대학교)의‘HandyGarden’▲최우수상에임승연(건국대학교)‘IAM’▲우수상에김용수(계명대학교)‘작고작은나의숲’,▲김영현(서울여자대학교)‘다정:마음을비우고나를되돌아보는공간’▲특별상에김윤태(상명대학교)‘palette’가뽑혔다. 2024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금상에는이민섭·이소선신구대학교‘A+’팀이수상했다.금상수상팀은2026년베이징에서열리는국제기능올림픽대회최종결승전에참가할수있는자격을받게된다. 한편‘통섭(統攝),경계를허물어힐링시대의문을열다’라는주제로조성된이번코리아가든쇼정원작품은존치정원으로뚝섬한강공원일대에전시된다.
“지속가능한 정원도시, 장기적 관점에서 설계돼야”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성공적인정원도시를조성하기위해서는단기적이아닌장기적관점에서설계돼야한다는의견이나왔다. 서울시,산림청,국립수목원이공동주최하는‘2024국제정원심포지엄’이지난4일서울시청8층다목적홀에서개최됐다. 이날심포지엄에는정원·조경·건축관련국내·외전문가6인과오세훈시장,임영석산림청국립수목원장,임만균환경수자원위원장,시민등이참석했다. 심포지엄은정원의회복성과지속가능성,도시에서정원이가지는역할등에대해논의하기위해▲오세훈서울시장특별대담▲‘정원이가진회복력’을주제로한‘세션1’▲‘정원과의동행’을주제로한‘세션2’로구성됐다. 대담에는오세훈시장,로버트해먼드뉴욕하이라인파크프로젝트기획자,마보우탄전싱가포르국토개발부장관이참여했다. 오세훈시장은특별대담에서런던을방문했을당시감명받았던순간에이야기하며,서울이궁극적으로나아가야할‘서울시전체의정원화’에대한비전을제시했다. 오시장은“런던은걸어서10분이내어디든정원을마주할수있는‘거대한정원’같았다.이처럼정원을마주하고걷고싶은도시를만들기위해서는‘걸음’을유도하는정책이중요하다”며“시에서건물의용적률을높이는이유도1층에더많은녹지공간을조성해걷고싶은정원을조성하기위한것이다.생활권내걸어서활용할수있는인프라를조성해야한다”고강조했다. 해먼드는“조경을기존의정원과공원에만적용하는것이아닌,고속도로나상가사이등예상치못한곳에넣는것도중요하다”며“도시정원화를위해서는사람들이녹지와더친근해져야한다”고말했다. 마보우탄전장관은“녹지만큼이나수자원도중요하다.스콜과계절풍의영향을많이받는싱가포르는정원을배수에활용하고있다.기후위기시대의정원이단순히미적인역할뿐만이아닌기능적인역할도할수있다”고설명했다. 대담이끝난후세션1에서는▲로버트해먼드의기조연설을시작으로,▲이선한국전통문화대학교전통조경학과명예교수▲마티어스콜레의주제발표가진행됐다. 로버트해먼드는뉴욕하이라인의성공스토리를공유하며,하이라인이경제적,환경적,문화적으로어떠한부흥을이끌었는지설명했다. 해먼드는“하이라인은펼쳐진자연뿐만아니라도시자체의회복력을보여줬다.시간이지남에따라공원은문화행사,예술,명상,요가등사람들과함께연결되는장소로변모했다”며“도시는인간의필요를충족하는웰니스인프라없이는살아남기어렵다.서울청계천처럼하나의플레이스를만들어도시에변화를줘야한다”고말했다. 이선명예교수는인문학적인관점에서정원과조경에대해이야기하며“과거의정원이인간이자연을지배하고힘을과시하는공간이었다면,21세기의조경은인간과자연이공존하는방법을모색해야한다.특히식물의‘자유의지’를존중하는조경이중요하다”는의견을밝혔다. 이어“현재한국은정원에대한국가적관심이급증하고있다.개인정원가꾸기의추세가지방정부뿐만아니라개인에게도영향을미치고있다.기후위기의심각성이높아짐에따라대규모국립및지역정원의경우정원의지속가능성과생태적영향이그규모나수보다더중요해질것”이라며“정원을설계할때는부지선정,지역특성화,생물다양성,물관리,심지어팬데믹에대처하기위한전략과같은환경요소를고려하는것이필수적이다”고강조했다. 콜레는2017년베를린의국제정원박람회(IGA)와2021년독일에르푸르트·만하임BUGA의사례를설명하며,성공적인정원박람회추진을위한내용을공유했다. 콜레는“독일의정원박람회는점점더도시계획을위한도구로발전하고있다.기후적응형심기,지역빗물관리,토양관리등잘알려진복원력기준에초점을맞추고있다.최근몇년동안은환경교육과주민및환경단체의강력한참여도가박람회의범위내에서지침원칙으로추가됐다”며“단기적인기대와장기적인목표를모두충족해야한다.단순히일회성행사가아닌지속가능한프로젝트로이어져야한다”고강조했다. 세션2에서는▲전영애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명예교수(여백서원원장)의기조연설을시작으로,▲카시안슈미트가이젠하임대학교교수▲마보우탄전싱가포르국토개발부장관의발표가진행됐다. 전영애교수는‘여백서원’과‘괴테마을’의취지와운영사례를소개하며,자연과인간이함께하는정원의가치에대해이야기했다. 카시안슈미트교수는독일의공원,정원,정원박람회사례를통해미래도시녹지와정원조성에대한식재아이디어를공유했다. 슈미트교수는“앞으로는폭염등기후변화로인한환경문제속에서생태학적가치가있는공공공간에대한시민들의요구가증가할것이다.미래의가장중요한과제는도시식생의올바른관리와장기적인관리라고생각한다”며“전문정원사외에도시민이함께유지관리에참여해야한다.공공녹지공간의동반성은미적·환경적효과외에도사회적상호작용과시민의생태적역량을강화할수있다”고말했다. 마보우탄전장관은싱가포르의장기적인도시계획이어떻게‘정원속의도시’로이어졌는지설명하며,가든바이더베이가수행하는중요한역할에대해이야기했다. 마전장관은“‘정원도시’의다음단계는공원,정원등을통해지역사회와장소·공간을연결하는‘정원속의도시’로만드는것이다.지속적인도시화와기후변화에직면한도시계획은자연을도시로엮어환경을보호하기위해단기적이아닌장기적관점에서설계돼야한다”고말했다. 각세션발표가끝난후에는권진욱영남대학교조경학과교수를좌장으로토론및질의응답이진행됐다.
정영선 전시 회고, “조경, 문화예술 한 분야로 마땅히 자리잡을 것”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조경가들과문화체육관광부관계자들이모여‘조경가정영선의국립현대미술관전시’의의미를되돌아보는자리를마련했다. 한국조경가협회는지난9월30일대학로마로니에공원‘예술가의집’회의실에서국립현대미술관전시‘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되돌아보고,문화예술분야의한축로서의조경가및조경작업에대한위치를되집어보는대담을가졌다. 이번행사는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의기획으로,최영준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사회를맡아진행됐다. 이날대담회에는문화체육관광부에서정병국한국문화예술위원장과김수현시각디자인과장이참석했고,전시의주인공이었던정영선조경가와전시기획을총괄한국립현대미술관의이지회학예사도참석했다.조경계에서는환경조경발전재단의심왕섭이사장과한국조경가협회박명권,박승진부회장,이진형상임이사가참석해의견을나눴다. 대담은이지회학예사로부터이번전시에대한국립현대미술관의성과와의의를듣는것으로시작됐다.그는“지난9월22일마무리된전시는현대미술거장의전시보다도30%이상많은관람객(최종집계27만7000명)이찾으며뜨거운호응을이끌어냈고,조경작업의과정과결과물이예술의한분야로서작품성및대중성을모두인정받는계기가됐음을확인할수있었다”며“여담으로미술관지하층중정에조성된정원의큰존재감으로미술관이용의무게중심이아래층으로확장되기도했다”는감회도전했다. 이에대해정영선조경가는새삼스럽게조경이냐예술이냐따져볼문제가아니라,모든분야가합심하고초심으로돌아가서,지극히아름다운정원인우리나라국토경관을잘보존하고가꿔가는일에여러부처가협력해줄것을간곡히당부했다. 이어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의“우리나라조경의현황과과제”에대해간략한발제가있었다.우리나라조경을▲건설기술▲자연과학▲문화예술등세가지요체로나누어그현황과과제를짚어보고,말미에한국조경가협회에대한소개를덧붙였다. 이어진자유토론에서,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그동안개별적발전만이루어나간조경분야에통합의노력이중요”하다며“이번전시를계기로높아진위상을잘이어나가서분야의업역을확장하면서도내부적인통합의계기로삼아야한다”고강조했다. 박명권한국조경가협회부회장은조경설계사무소대표이기도하지만조경계의유일한잡지·신문인<환경과조경>과<한국조경신문>의발행인으로서,그간조경에대한사회적인식이폄하돼왔던상황에안타까움을표하면서“이번전시를계기로시민사회에조경의가치를드높인것은굉장히고무적인일”이라고말했다.그리고“이같은흐름이정영선조경가한분으로끝나지않고제2의제3의정영선조경가들이계속탄생해야한다”고역설하며,예술의한축으로서조경분야의위상을확립하는제도적뒷받침이필요하다고강조했다. 박승진한국조경가협회부회장은과거여행에서경험한조경전시들을회고하며당시관람한조경드로잉에서많은감흥을얻었고본인의진로결정에도큰영향을받았다며“이번정영선전시를본후배조경가나학생중에서도틀림없이조경분야에서좋은예술가로성장하는사람이나올것”이라는의견을전했다.또한그는현재도시에서예술적감흥을전달하고예술적행위의장을형성하는문화공간들은그어떤분야보다도조경에서만드는공간들이많다면서,특히나문화공원의큰힘에대해언급했다.최근대한민국공공디자인상의최고상인대통령상을이례적으로공공오픈스페이스인오목공원이수상한것에대해서도의미와자부심을전했다. 이진형이사는“건축분야에서미술사조와디자인분야를서로매치해서많이이야기하고있는데,실은조경및정원분야도미술사조의흐름과발맞추어쌓아온유산으로서역사와가치를가지고있다”고강조했다.또한“이번전시에서조명된정영선조경가의자연주의등의양식도한국의지난반세기를반영해온문화적산물”이라며개인적으로“타분야와차별되는자연을소재로한예술분야로서자부심이있다”고말했다.아울러이번전시를계기로문화체육관광부와가까운관계를가져가기를기대했다. 김수현문화체육관광부시각디자인과장은“오늘대담의주제가1~2년의문제가아니라조경업계에서오랜고민이있었음을알수있는자리였고,이런공감대를바탕으로조경의문화예술로서의가치를제도화하는등지원의폭을넓혀가는논의를이어가자”고밝혔다. 마지막으로정병권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은“보수적인국립현대미술관에서조경의전시를받아들이는것은굉장히발전적인방향으로우리문화예술계가진화하고있다”는의미라고말했다.그간분야를구분하다보니“예술분야적성격과환경분야적성격이복합된조경분야의소속이모호한상태”가되어있었음을동감하고,“문화예술의경계가무너지고확장되는시대에조경도문화예술분야의하나로마땅히자리를잡아갈것”이라고전망했다.
2024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김다은·김세나·최가영 작가 ‘대상’ 수상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김다은·김세나·최가영작가의‘너덜겅-다산의웅기’가‘제12회경기정원문화박람회’전문정원대상에선정됐다. 경기도와남양주시가주최하고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주관하는‘제12회경기정원문화박람회’개막식이3일다산중앙공원일대에서‘정원산책:다산으로,공동체로,탄소제로’를주제로열렸다. 개막식에는김성중경기도행정1부지사,주광덕남양주시장,백현종경기도의회도시환경위원회위원장,조성대남양주시의회의장,임영석국립수목원원장등을비롯한관계자및시민들이참석했다. 김성중행정1부지사는개회사를통해“경기도가최초로정원박람회를시작했는데순천,대구등다른도시들까지정원문화가확산되고있다.많은도시들이정원도시를선호하면서시민들이일상에서정원을만날수있도록다양한사업을펼치고있다”고말했다. 더불어“이번정원박람회의주제처럼경기도에서도탄소흡수원으로식물의가치와중요성을인식해그역할이증대될수있도록다양한정책들을시행하고있다.정원은단순히아름다움만주는공간이아닌,기후위기시대탄소흡수원으로의역할을뛰어넘어주민건강을위한다양한긍정적인역할을하고있다”며“시민들이정원박람회를통해자연과사람그리고지역공동체의어우러짐을느꼈으면좋겠다”고덧붙였다. 주광덕남양주시장은환영사통해“정원은단순한녹지공간을넘어자연과사람,사람과문화를연결해공동체를회복시켜주는중요한플랫폼이라고생각한다.시에서는정원문화를통해시민의참여와공동체형성을더욱강화할예정”이라고말했다. 이어“다산으로,공동체로,탄소제로로의3가지‘정원산책’주제를통해시가지향하는지속가능한미래도시비전으로연결하겠다.이번박람회를통해다산정약용선생이추구했던생태적정원의가치를현실에실현하고도심내에서기후변화에대응할수있는지속가능한도시구조를만들어가겠다”고약속했다. 전문정원대상인‘너덜겅-다산의웅기’은다산이뛰어놀던너덜겅의모습을현대적으로재해석해유기적인파라메트릭(Parametric)디자인으로다산이넘나들었던땅의웅기를보여준다.정도를걸었던다산의길을함께걸으며훌륭한재능,너그러운도량,씩씩한기상의웅기를오롯이느낄수있도록했다. 대상을수상한김다은·김세나·최가영작가는“정원작가로처음데뷔한저희에게이렇게큰상을주셔서진심으로감사하다.이번작품은꿈꾸고상상했던자연과인간의조화를정원이라는공간안에담아내고자한첫걸음이었다”며“앞으로도자연의아름다움과그속에서의삶을담아낼수있는깊이있는정원을선보이겠다”는수상소감을밝혔다. 더불어“처음부터끝까지함께고민하고노력해준스튜디오가나다,현장에서최선을다해주신공간시공A1의안기수대표님과팀원들,믿음과응원을보내주신박은영·김복영중부대학교정원문화산업학과교수님,신재열숲새울여사님을비롯한모든분들과이기쁨을함께나누고싶다”고말했다. 전문정원최우수상에는▲최명철작가의‘도시둠벙:자연스러운인공’,우수상에는▲양유준작가의‘사암의미음완보’,장려상에는▲김성일,곽민호작가의‘ORIENTALFOREST’▲이병우,장하니,김윤작가의‘숲을거니는시간’▲조원희작가의‘운월지’등이선정됐다. 생활정원부문대상에는김선영·김현아의‘풀잎과왈츠의정원에서’가뽑혔다.최우수상에는▲김병도·조승주의‘자연을기르는마음가짐,목초심서’,우수상에는▲최계영·신수래·김명란의‘목민심원’,장려상에는▲빙유진·박지우·우현의‘설;임’▲이장우의‘탄소담는정원로딩중입니다’▲정승연·문하진·심민석의‘상상대로’가이름을올렸다. 시민정원부문금상에는▲김영훈·김선영·김진향·목정미의‘내고향마재너머’,은상에는▲최성우의‘TIME-LAPSE:시간의흐름’,동상에는▲이은영의‘남양주의자연갤러리정원’,장려상에는▲김민지의‘물을담은남양주,물을닮은정원’▲조숙경의‘남양주,Whatawonderfulworld!’▲박정란·고승호·김순옥·박주서의‘불어라.다산의바람이여!’▲김세원의‘자연속의발걸음’▲장수·이우민·송지민의‘나만의양심’▲이민숙·한설의‘다산화사’▲전진아의‘Onthestage’등이선정됐다. 한편오는6일까지펼쳐지는박람회에서는초청작가로참여한영국첼시플라워쇼골드메달리스트인황지해작가가‘혼자웃는까닭;’이라는정원작품을선보인다. 또한정원은작품정원6개·생활정원6개,바나나우유테마정원이있는‘빙그레정원’등기업,청년,마을등에서조성한28개공동체참여정원등총41개정원을조성해볼거리를제공한다. 특히정원산업관련업체들의전시및판매,친환경농부시장,정원사진관,정원콘서트,정원시네마등이펼쳐져가족과함께생활속정원문화예술을즐길수있다. 아울러사전전문해설교육을받은시민정원사50여명이도슨트(해설가)로참여해정원투어를진행한다.매일2회현장접수를통해신청할수있다. 이와관련한더자세한사항은경기정원문화박람회홈페이지에서확인할수있다.
  • 환경과조경 2024년 11월
  • 조경공사 적산기준
  • 공원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