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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최근 인류는 기후변화와 팬데믹을 겪으면서 지구적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그리고 팬데믹의 원인부터 살펴보면 가장 근본적 원인은 19세기 초 산업혁명 시기에 10억 명에서 21세기 들어 78억 명으로 급속도로 팽창한 세계인구 증가라 할 수 있다. 세계인구 증가는 에너지소비·식량생산과 더불어 주택·공장·도로 등 도시건설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과다한 발생은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도시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과 플라스틱 등 쓰레기는 지구 자정능력을 훨씬 초과해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 또한 많은 과학자들은 각종 개발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는 갈 곳 없는 야생동물의 잦은 주거지 출몰로 이어져 동물의 각종 바이러스가 인간에 옮겨져 팬데믹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미국의 스콧 고틀리브 전 FDA 국장은 다음 팬데믹은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수준의 안보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지구적 재난 극복을 위해서는 인류가 지금까지 당연시 해온 경제성장 일변도의 관행에서 벗어나 녹색생활(Green life), 녹색성장(Green growth), 녹색도시(Green city), 녹색지구(Green earth)를 지향하는 ‘녹색이상도시(Green Utopia)’ 구현을 위한 혁신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의 물리적 공간의 혁신뿐 아니라 도시인의 생활관습과 가치관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경제와 환경 그리고 행복지수의 균형을 지향하는 녹색성장 국민소득이 높다고 해서 행복지수가 반드시 높지는 않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 및 통계에서 드러나고 있다. 물질 지향적 성장은 많은 경우 환경오염과 빈부 격차 및 계층 간 불균형을 초래하고 국민 사이에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 물질적 풍요만으로는 인류의 행복을 보장해 주기보다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민소득과 지구환경, 그리고 국민 행복지수의 균형을 지향하는 ‘녹색균형성장’에 국가 경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구상 적정 인구의 유지 한정된 지구자원을 생각한다면 인구증가 보다는 적정인구 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연생태계에서 종의 개체 수는 먹이연쇄(food chain)에 의해 일정 수준을 유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인간은 먹이연쇄에서 최상위를 점하고 있으므로 천적이 없어 개체 수 조절이 안되고, 특히 산업혁명 이후 인구가 급속히 증가해 한정된 지구자원에 비해 과다한 인구가 지구상에 살고 있는 것이 오늘날 지구적 재난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지구적 관점에서 본다면, 인구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선진국에서 자국의 출산율을 높이는 대신 인구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발도상국들이 출산율을 낮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지구 전체적으로 볼 때 인구증가가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며, 지구적 재난의 근본적 해결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효과 없는 출산 장려 정책에 매년 수 십 조원을 지출하기보다는 이를 외국인 노동력 수입과 이민 개방, 소득 격차 해소 등에 투자해 적정 ‘녹색인구지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릿고개 시절 녹색소비 운동의 재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소비는 미덕이다’라는 캠페인을 시행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다시 6·70년대의 소비절약 정신을 강조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6.25 전란 후 보릿고개 시대에 쌀 한 톨, 수돗물 한 방울을 아껴야 했던 때의 절약 정신을 되살려 지구자원의 지속가능성과 환경의 자정능력 범위 내에서의 ‘녹색소비’를 위한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 한정된 지구자원을 후속세대와 함께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에너지 절약, 그리고 건강한 지구환경을 위한 쓰레기 배출 감소운동과 탄소중립 운동을 적극 펼쳐야 한다. 녹색 프로슈머 생활의 일상화 스스로 생산해서 소비하는 ‘녹색 프로슈머 생활’을 일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주택 마당 혹은 아파트 발코니의 텃밭 또는 상자텃밭에서 채소를 자급자족하는 도시농업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 생산지로부터 소비지로 운송하는 동선을 줄여 소위 탄소발자국(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임으로써 지구온난화 추세를 늦추는데 기여할 수 있으며, 흙, 물, 식물을 다루는 도시농업 활동 자체가 도시인의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더 나아가서 폐품을 업사이클링 하는 DIY를 생활화하고 자원순환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면 쓰레기가 감소돼 환경오염을 줄이는 일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채식 중심의 녹색 식생활 증가하는 육식 수요를 맞추기 위한 비윤리적 비위생적 밀집 사육으로 인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의 동물전염병이 발생하고, 전염방지를 위한 대량 살 처분과 매립이 시행돼 장기적으로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우려된다. 또한 가축 사료생산을 위한 농지 증가로 숲이 파괴됐으며, 비료살포로 인한 환경오염이 증가됐다. 따라서 채식과의 균형을 맞추는 ‘녹색 식생활’을 실천해 전염병을 줄이고 환경도 보호해야 한다. 만약 우리 모두가 채식을 한다면 현재 식량공급을 위한 토지의 25%만 사용해도 충분하다고 한다. 무생명 도시를 생명이 숨쉬는 녹색도시로 산업혁명 후 세계 인구가 지구생태계의 수용한계를 넘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도시로의 인구집중과 무분별한 도시 확장으로 이어졌으며, 지구의 허파라 할 수 있는 자연녹지가 잠식돼 도시는 콘크리트 정글로 바뀌었다. 과밀된 도시를 유지하기 위한 화석 연료의 사용은 지구 자정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탄산가스를 배출함으로써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심각한 정도에 이르게 됐다. 지금 와서 도시를 자연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녹화를 통해 도시를 최대한 자연상태와 가깝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도시 내 자투리땅을 빠짐없이 녹화함은 물론이고, 건물의 옥상, 벽면, 실내, 그리고 빛이 닿지 않는 지하까지 도시 전체를 녹화해서 어디를 가도 녹지가 시야에 펼쳐지는 녹시율 100%의 ‘녹색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인간적 규모의 녹색 근린커뮤니티 활성화 미래 도시에서 팬데믹이나 고령자 증가 등으로 인해 집 중심으로 활동 반경이 좁아지게 된다면 외부와 단절된 삶이 돼, 소속감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공동체가 되기 어렵다. 따라서 동별 혹은 층별로 친인간적 소규모 단위로 녹지를 중심으로 한 ‘녹색 근린커뮤니티’ 공간을 구성하고,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활동 반경이 좁아지는 팬데믹 그리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공원보다는 마을마당, 쌈지공원 등 생활권 녹지를 중심으로 한 ‘녹색 근린커뮤니티’의 필요성이 높아진다. 생활권 녹지를 어린이 놀이터와 연계해 친인간적 소규모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실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골목문화를 즐기며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팬데믹 시기에도 안전하게 옥외 체류시간의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모종린 교수가 말하는 소위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활동할 수 있는 범위)의 매력적인 골목문화를 활성화시켜 다양성과 소속감 높은 녹색 주거단지를 구성함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에서 부상하고 있는 스타트업계의 하이퍼로컬은 동네별 특화된 정보, 구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 도시에서 등장할 골목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지구적 재난을 초래하고 있는 제반 문제들을 과학의 발달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도 있으나, 개개의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가능성은 있으나 지구생태계 회복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 세계 국가와 국민이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지구상의 인류가 그동안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지금 다가오고 있는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 지구적 재난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재천 교수는 ‘지구의 기후변화는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처럼 지구 밖 다른 위성으로 이주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의 미래는 결국 자연에 달려있다. 지구적 재난 극복을 위해서는 지구생태계의 복원과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필수적이며, 이는 ‘녹색이상도시(Green Utopia)’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인류는 더 늦기 전에 녹색균형성장, 녹색인구지수, 녹색소비, 녹색프로슈머생활, 녹색식생활, 녹색도시, 녹색근린커뮤니티 구현을 위한 행동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임승빈 / 환경조경나눔연구원장
- 임승빈 환경조경나눔연구원장[email protected]
- 202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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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원 BF 의무 인증 고찰 배경 ‘BF’란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과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에 의해 시행 중인 장애물 없는(Barrier Free) 생활환경 인증을 약칭한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어린이 등 편의를 위해서 1998년에 시행된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2조, 제7조 및 제8조 등에 의한 편의시설 설치 대상시설인 「자연공원법」과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상의 공원에는 점자블록 등 편의시설(시행령 별표2)을 설치하고 이 편의시설에 대한 적합성 확인(시행규칙 제3조의2 제2항)을 해왔으나 이용자의 실질적 접근권 확보가 미약하였다. 우리나라 통계청이 추정한 2030년 인구추계에 의하면 총인구 약 5200만 명 중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약 38.7%인 2000만 명에 달하게 되어 이들에게 도시공간과 시설 사용 시에 질 높은 접근성, 안전성, 편리성 등을 제공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가 대두되었다.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 제2조 정의에서 ‘교통약자’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말한다. 2007년 이후 2020년까지 14년간 시행되어 왔던 장애물 없는(Barrier Free) 생활환경 인증 제도에서 지역, 도로, 공원, 여객시설, 건축물 및 교통수단 총 6개 부문으로 구성되는 6개 지표 중 공원 인증 건수가 전체 건수의 약 0.1%(총 인증 건수 8256건 중 8건)였다. 이처럼 공원 지표에 대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체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BF 인증을 시행하지 않음에 따라 2019년 12월 3일 공원의 BF 시행 근거법인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 제3항 1호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인증 또는 설치하는 공원 중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3호가목의 도시공원 및 같은 법 제2조제4호의 공원시설’에 대하여 2021년 12월 4일부터 의무적 인증을 받도록 하였다. 여기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인증 또는 설치하는 공원 및 공원시설’이라는 함은 상위법인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라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가 군·도시관리계획을 입안하여 결정·고시된 공원이나 공원시설을 말한다. 도시의 토지이용계획으로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라 군·도시관리계획으로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위치·면적·기능 등을 결정·고시를 한 후 도시공원에 관한 일반법인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의 ‘공원조성계획’에 공원시설을 포함하여 도시·군관리계획을 결정·고시하여 공원조성사업을 진행하며, 도시공원에 관한 특별법인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의한 용산국가공원은 ‘용산공원조성실시계획’을 입안하여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하여 사업을 시행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그리고 도시공원 관련법이 아닌 「공공주택특별법」과 같은 개별 사업법에 따라 도시공원을 조성시에는 이들 사업법에 규정된 시행 방식과 관련법에 대한 의제조항에 의해 도시공원을 지정하고 개발하게 된다. 이러한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을 설치하거나 관리하는 자가 BF 인증 신청하도록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에 규정하고 있어 국가,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각종 개별 사업법에 의거 사업을 시행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같은 공공기관이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의 지방공사, 특수법인, 부동산투자회사, 민간건설사업자, 개인 등도 도시공원이나 공원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BF 인증을 의무적으로 신청해야 한다. 그러나 공원 부문의 BF 의무 인증 시행을 앞두고 신청 주체, 법률적 BF 신청 시기, 설계와 공사 및 이의 발주, 감독 및 감리 등의 유의점과 BF 인증 심사 및 심의 시 혼란, 불명확성이나 자의적 판단 등을 사전 제거하기 위한 검토가 필요한 것은 아직 공원 부문의 BF 인증에 관한 실무적 경험이 빈약한 실정으로 이러한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2. BF 의무 인증의 대상 2019년 12월 3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 제3항 1호에 신설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인증 또는 설치하는 공원 중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가목의 도시공원 및 같은 법 제2조 제4호의 공원시설’에 대하여 BF 인증을 받도록 하였는데 도시공원과 공원시설의 종류를 살펴보면 <표1>과 같다. 현재 우리나라 공원에 관한 법률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자연공원법」 및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의한 공원이 있으나 「자연공원법」에 의한 공원(「자연공원법」에 의한 공원의 분류는 국립공원, 도립공원, 광역시립공원, 군립공원, 시립공원, 구립공원, 지질공원 등 7종류로 세분한다)은 BF 의무 인증 대상이 아니며 공원에 관한 일반법인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과 특별법인 「용산공원조성특별법」,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하는 주제공원과 공원시설 그리고 개별 사업법에 의해 조성되는 도시공원과 공원시설이 BF 의무 인증 대상이 된다. 여기서 ‘지정·인증 또는 설치’하고 규정한 내용은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에 관한 관계 법령에 따라 승인·허가·인가·결정·신고·지정·면허·협의·동의·해제·심의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가. 도시공원의 종류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3호 가목과 법 제15조에 따른 도시공원의 종류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기능에 따라 세분하고 있고 다시 주제공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별도로 정할 수 있다. 나. 공원시설의 종류 BF 인증받아야 할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4호의 공원시설을 아래와 같이 11가지로 세분하고 있다. 공원 내에 비조경적(非造景的)인 건축물 등 시설들이 포함되어 있다. ① 도로 또는 광장 ② 화단, 분수, 조각 등 조경시설 ③ 휴게소, 긴 의자 등 휴양시설 ④ 그네, 미끄럼틀 등 유희시설 ⑤ 테니스장, 수영장, 궁도장 등 운동시설 ⑥ 식물원, 동물원, 수족관, 박물관, 야외음악당 등 교양시설 ⑦ 주차장, 매점, 화장실 등 이용자를 위한 편익시설 ⑧ 관리사무소, 출입문, 울타리, 담장 등 공원관리시설 ⑨ 실습장, 체험장, 학습장, 농자재 보관창고 등 도시농업(「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도시농업을 말한다)을 위한 시설 ⑩ 내진성 저수조, 발전시설, 소화 및 급수시설, 비상용 화장실 등 재난관리시설 ⑪ 그 밖에 도시공원의 효용을 다하기 위한 시설로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시설 또 이 같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4호의 공원시설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하는 공원시설에 대하여도 BF 인증을 받아야 할 것인데 서울시 조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는 공원시설의 종류는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외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이 정하는 별도의 ‘용산공원시설’도 있다. 서울특별시 도시공원 조례 제5조 제④항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시행규칙」 제9조 제1항 제6호의 역사공원에 설치 할 수 있는 공원시설 중 조례로 정하는 역사관련시설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향교, 서원 등 역사성을 보유한 현존하는 시설 2. 자료관, 기념관 등 역사 보존·관리에 필요한 시설 3. 전통문화체험관 등 역사, 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및 체험, 교육 활동에 필요한 시설 4. 역사공원 내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전통사찰 다. 공원 인증 신청자 - 시설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에 따르면 BF 인증 신청자는 ‘시설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시설주란 같은 법 제2조에서 정의하기를 ‘대상시설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해당 대상시설에 대한 관리 의무자가 따로 있는 경우만 해당한다)’를 말한다. 설명했듯이 도시공원을 설치하는 자는 관련법에 따라 국가·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 특수법인, 조합, 부동산투자회사, 사업시행의 대행자, 개인 등 여러 가지이다.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이외에 개별 사업법에 의거 사업을 시행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이외에 시행자는 공사를 완료한 후 공원의 시설주 또는 관리자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공원을 인계하기 때문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시행자에게 BF 기준에 합당하도록 사업을 하도록 조건을 부과하면 BF 예비인증 또는 본인증을 받게 될 것이다. 라. 우리나라 도시공원 현황 아래 <표2>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도시공원으로 결정·고시된 공원의 수는 총 2만2512개이고 어린이공원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며 소공원과 근린공원이 각각 22% 내외를 차지한다. 3. 도시공원과 공원시설의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고시와 BF 인증 <국토법에 의한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의 입안·결정·고시>: 공원의 종류, 위치, 면적 등 토지이용의 용도를 정하는 계획 가.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의한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의 결정·고시와 BF 인증 BF 의무 인증 대상인 도시공원이란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 제2조 제6호 나목에 따른 공원으로서, 같은 법 제30조에 따라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되는 공공시설(「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4조 6호)이며 공간시설(「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4조 6호)인 도시의 기반시설이다. 도시·군관리계획의 대상인 도시공원은 입안권자인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가 입안하도록 하고 있다(법 제24조). 또 이해관계인을 포함한 주민이 입안을 제안할 수 있다(법 제26조). 입안된 도시·군관리계획은 시·도지사가 직접 또는 시장·군수의 신청에 따라 결정한다(법 제29조). 그리고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의한 도시공원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 결정의 효력은 지형도면을 고시한 날부터 발생한다(법 제32조 제4항). 이때 지형도면에 의한 고시 내용은 위치, 면적, 공원의 종류 등을 말하며 구체적인 공원 설치를 위한 즉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의한 ‘공원조성계획’ 내용을 고시하는 것이 아니므로 공원 BF 인증을 받을 단계가 아니다. 즉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29조에 의한 도시·군관리계획으로 도시공원 설치를 결정 후 실제 공원 사업을 위해서는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6조의2에 의거 ‘공원조성계획’이 결정·고시되었을 경우 BF 인증의 첫 단계인 예비인증을 받아야 할 것을 의미한다. 나.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의한 ‘공원조성계획’ 결정·고시와 BF 인증 <도시공원녹지법에 의한 공원녹지기본계획 수립> → <국토법에 의한 도시공원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의 입안·결정·고시> → <도시공원녹지법에 의한 ‘공원조성계획’ 입안·결정·고시> → <공원에 관한 기본 및 실시설계 착수> → → <공사 시행> →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29조에 따라 도시·군관리계획에 의거하여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해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6조의2에 의거 그 도시공원이 위치한 행정구역의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가 ‘공원조성계획’에 각종 공원시설을 포함하여 입안하고 이 공원시설이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를 마친 후 공원을 조성하게 된다. 여기서 ‘공원조성계획’이란 해당 부지에 공원 조성에 필요한 각종 공원시설에 필요한 설계 사항을 반영한 구체적 내용이 담긴 것을 말한다(같은 법 제16조의2 제4항). 만일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고시된 후 10년이 되는 날까지 ‘공원조성계획’을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고시하지 아니하면 도시공원 결정은 취소된다(도시공원 일몰제: 법 제17조). 한편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가 아닌 자(이하 ‘민간공원추진자’라 한다)는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이 결정된 도시공원에 대하여 자기의 비용과 책임으로 그 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의 ‘공원조성계획’을 입안하여 줄 것을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에게 제안할 수 있다(법 제16조 제3항). 이같이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 및 민간공원추진자가 작성하여 결정·고시된 ‘공원조성계획’에 따라 공원을 조성하는 경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기준에 따라 설계된 내용이 적정한지를 검토하여 예비인증을 받고 공원 공사를 완료 후 본인증을 받아야 한다. 공원조성계획이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즉시 BF 예비인증을 신청할 사유가 없을 수 있다. ‘공원조성계획’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 공원 사업시행자의 재정 부족, 사업의 우선순위, 단계별 집행계획 수립 등으로 사업의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거나 분할하거나 집행을 연기하는 등으로 공원 조성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 ‘공원조성계획’을 확정하였다고 하더라도 행정 또는 절차상의 사유로 예비인증을 받은 후 ‘공원조성계획’을 변경할 필요성이 있다면 예비인증을 미루고 재정확보 및 설계 착수 시에 예비인증을 받는 것이 절차적으로 효율적이다. 다. 공원시설의 설치와 BF 인증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도시공원의 ‘공원조성계획’에 관한 BF 인증 이외에도 공원시설 11가지에 대하여도 별도의 BF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원시설은 일반적으로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의거 ‘공원조성계획’을 입안·결정·고시할 경우 포함되는 사항들이다. 즉 일반적으로 공원 인증을 받는다 함은 공원시설이 ‘공원조성계획’에 포함되어 있기에 공원 인증 시에 실질적 평가항목이 되어 별도의 공원시설에 대한 인증이 불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공원이 조성되어 있거나 공원 인증을 마친 후 새로이 별도의 공원시설을 신설하거나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공원시설에 대한 인증을 받도록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 제3항 1호에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8조에 따라 ‘공원조성계획’이 결정·고시된 후 주변의 토지이용이 현저하게 변화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따른 주민 요청이 있을 때에는 ‘공원조성계획’의 타당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여 ‘공원조성계획’을 정비하도록 한 경우에도 새로이 BF 인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공원조성계획’의 정비가 아닌 기존 공원 내 공원시설이라 하더라도 부분적으로 새로이 또는 변경하여 설치하는 시설로서 당해 시설이 장애인, 노인, 어린이, 임산부 등에게 접근권, 안전성, 비차별성 등이 보장이 되지 않을 수 있게 되므로 원칙적으로 별도의 BF 인증을 받도록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행정적 비효율성을 방지하기 위해 공원시설 중 사소하거나 경미한 공원시설의 변경이나 설치에 대하여는 그 범위를 정하여 BF 인증 대신 시설의 추가 및 변경 신고 등으로 갈음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예컨대, 도로나 광장과 같이 주요 공원시설을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접근권, 안전성, 비차별성 등에 대한 BF 검토가 당연하나 주민의 편리, 안전, 재난, 관리상의 이유로 종전과 같은 시설인 긴의자, 울타리 등과 관리시설을 변경·추가하는 경우처럼 동일한 성능 이상의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BF 인증이 불필요할 것이다. 한편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9조 제5항 3호에 따르면,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가 ‘공원조성계획’에 따라 설치·관리하나 ‘공원조성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기 전이라도 긴급한 공원의 관리를 위하여 해당 도시공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원시설의 BF 인증지표에 적합한 설치는 BF 인증에서 예외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라. 2021년 현재 ‘공원조성계획’을 수립 중인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 설계 시의 유의점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 제3항 1호에 ‘2020.12.4. 이후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인증 또는 설치하는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이라 함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6조의2에 의한 ‘공원조성계획’을 결정·고시한 경우에는 BF 인증을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2020년 12월 3일 이전에 ‘공원조성계획’을 결정·고시한 도시공원이나 공원시설은 BF 인증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다. 물론 개별 사업법에서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6조의2를 의제한 조항을 두어 시행 중인 도시공원이나 공원시설도 BF 인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할 것이다. 2020년 12월 4일 이후에 개별 사업법에 의해 ‘공원조성계획’의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공원사업을 시행할 시행자는 BF 인증 지표를 감안한 기본설계 또는 실시설계를 해야 한다. 해당 사업 시행자는 BF 인증지표를 반영한 설계도서의 예비인증 신청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기영 /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부사장, 국가건설기준위원, BF 심의위원, 친환경녹색인증 심의위원, 조경기술사
- 이기영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부사장[email protected]
- 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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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수달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서울 수달보호 네트워크’가 4월 2일 서울시청 본관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수달 보호를 위한 정책’을 제안하였다. 수달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장 후보들의 의견 표명을 요청하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이들은 서울시와 시장 후보들에게 좁은 서식지에서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등 열악한 조건에 있는 수달 보호를 위한 조치를 촉구하였다. 또 수달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한강 자연성 회복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을 요구하였다. 서울수달을 보호하는 시민들의 활동은 수달이 돌아왔다고 알려진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작년에 광진교 아래와 성내천 하구에 발견되기 시작하여 중랑천, 청계천, 고덕천에서 연이어서 관찰되었고, 올해에는 안양천, 밤섬, 여의샛강에서 추가로 확인되었다. 한강 본류와 지류 곳곳에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는 증거는 하천생태계가 건강성을 되찾아 가는 희망의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으로 서울시 차원에서 수달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서울시는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여러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수달보호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모니터링, 홍보, 하천청소, 정책제안 등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 수달이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많은 관심과 호응을 보였고, 여러 언론매체에 신속하게 보도되었다. 그러나 서울 하천에 서식하는 수달의 삶은 매우 고달픈 상황으로 파악되었다. 과도하게 정비되어 단조로운 호안, 깊은 수심, 무분별한 이용으로 개방된 공간 등은 수달이 지내기 어려운 곳이다. 무인 카메라에 확인된 수달들의 목, 몸통, 꼬리 등에서 상처가 확인되었다. 수달들의 똥에서도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섞여 나올 정도로 열악한 상태이다. 대도시 서울 하천에서 살아가기 위해 서울수달은 처절한 몸부림과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금 한창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진행 중이다. 곧 있으면 당선된 서울시장이 새로운 서울을 열어나갈 것이다. 유력한 후보자 2명에 대해 수달 서식지 보호와 연관된 한강 및 하천 관리에 관한 정책공약을 살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기후·환경 대전환 ‘21분 녹색길 조성’ 세부 공약에 ‘한강 숲 조성 확대’가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한강 숲 조성사업은 이미 서울시에서 진행해 오고 있는 한강 자연성 회복계획의 일부 사업일 뿐이다. 한강과 지천에 대한 큰 그림과 진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 지난 2월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는 품격 있는 생태도시 서울의 꿈을 위해 5대 환경정책을 후보자들에게 제안하였다. 그중 ‘생명이 흐르는 한강을 품은 자연공원도시’를 위해 신곡수중보의 단계적 철거, 한강 본류 호안과 지류 하천 합류부 호안의 생태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세부정책을 제안하였다. 박영선 후보자는 뒤늦게 답변서를 회신하며 신곡수중보 철거의 신중한 검토, 한강 자연호안 복원 구역 확대, 합류부 자연친수공간 확대 등을 반영하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접근이 부족하고 선거공보물에 표현되지 않을 정도로 정책 추진의지가 미흡해 보인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자는 ‘서울 대개조, 뉴서울 플랜’을 주장하며 한강르네상스 시즌Ⅱ “세계로 향하는 서해 주운”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 서울시장 시절 그가 추진했던 사업이다. 반포한강공원과 세빛둥둥섬을 과도하게 개발하고 양화대교를 뜯어고치고, 아라뱃길을 여의도와 용산까지 연장하는 서해주운(김포-서울)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약 1조 원의 돈이 들어갔다. 원래 내세웠던 자연회복보다 대부분 토목·건축예산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던 사업으로 박원순 시장 시절 대부분 폐기되었다. 경인아라뱃길공론화위원회도 지난 1월 한강에서 서해로 가는 주운 사업의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는데, 오세훈 후보자는 이를 다시 들고 나왔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정책제안 답변에서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한강공원 인근을 정비하고 한강에 대한 시민 접근성을 높였다는 자화자찬만 있을 뿐이다. 한강과 지천에 대한 생태적 관점과 고려가 너무 빈약하다. 오세훈 후보자가 당선되면 그간 애써 추진된 한강 자연성 회복계획이 좌초될 전망이고, 쓸데없는 정쟁으로 에너지만 소모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은 서울의 젖줄이자 서울시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보물 같은 곳이다. 한강과 연결되어 마을 가까이에서 흘러가는 각종 하천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자연에 스며들어 이용하는 생활녹지이다. 수달이 서울에 돌아온 사건을 계기로 ‘수달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태도시, 서울’의 비전을 세우고 생태적 하천으로 관리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하천의 생물다양성은 생태계 보전뿐만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지역사회의 문화를 풍부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서울시장과 서울시민은 돌아온 서울수달과 함께 새로운 기회를 맞이해야 한다. 서울수달이 한강뿐만 아니라 여러 지천에서 출몰하고 있어 서울 하천 대부분이 수달의 서식지 또는 이동통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당장에 서울수달 모든 개체의 상황을 정확히 조사하고, 위협요인과 개선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 및 구청 치수과에서 진행하는 하천정비사업과 친수공간조성사업 등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최근 양천구 치수과에서 진행한 안양천 철새보호구역에서 호안블록 정비사업은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대 등으로 큰 논란이 되었다. 중랑천, 고덕천, 성내천 등에서 추진 중인 하천정비 역시 논란이 예상된다. 수달 서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하천관리 방안과 수달 서식지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달보호 활동 단체들은 3년 전부터 서울시에 체계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으나, 관련 부서(자연생태과)는 아직 활동 계획도 수립하지 못한 상태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관심에 부응하여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는 하천관리 협의체를 구성하고 운영해야 한다. 한강과 지천 곳곳에서 발견되는 서울수달 보호를 위해서는 서울시민들에게 하천 자연성 복원의 비전을 홍보하고 시민들로부터 광범위한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오늘날 서울수달이 서울시장과 서울시민에게 함께 살자고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SOS 요청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서울수달이 멸종되지 않고 서울시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진우 /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연구기획위원
- 최진우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연구기획위원[email protected]
-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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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적자늪에 빠진 EBS(한국교육방송공사)에 펭수는 단비 같은 존재다. EBS의 상황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회복되는 건설경기와 달리 여전히 어려운 정원 분야와 닮았다. 2019년 3월부터 시작한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펭TV’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펭수다. 국내에서는 유재석, 방탄소년단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드라마, 예능, 유튜브, 공익광고, CF 등 펭수가 정복하지 못한 분야는 거의 없다. 향후 1년 정도의 스케줄은 이미 꽉 찼고 섭외비는 어지간한 탑 연예인 못지않다. ‘자이언트펭TV’에서 최근 발행된 콘텐츠 중 조경체험이 있어 가드너로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조경 체험 이후 ‘조경’ 키워드와 지속해서 연관을 맺는 캐릭터는 펭수의 남극유치원 동창 ‘범이’다. 이후에도 EBS 본관에서 정원사로 일한다거나 생일선물로 (황금)전정가위를 원하는 등의 에피소드를 추가로 발행했다. 펭수의 영향력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범이의 드립력(?)도 예사롭지 않다. 무엇보다 조경, 정원 등의 키워드와 잠재력이 높은 -그러나 아직 몸값은 낮은- 캐릭터와 키워드가 맺어진 것이 반갑다. 아이디어를 잘 짜내면 ‘범이’가 정원 분야 홍보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아 한때 제작사에 섭외 문의를 한 적이 있다. 결론만 말하자면 ‘제작사’가 당황해했다. ‘범이’ 섭외 문의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훗날 어떤 형태로든 성사만 된다면 홍보 잠재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요즘 장래희망 상위권에 ‘유튜버’가 단골로 등장한다. 건축 분야는 방학 기간에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건축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반응도 좋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경험한 학생들이 건축 분야로 진로를 정하는 경우도 많다. 조경이나 정원 분야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건축처럼 어린 세대의 진로에까지 영향을 주는 콘텐츠나 프로그램 차원에서 보면 아직까지 아쉬운 측면이 있다.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통해 정원과 정원문화를 홍보하고 있지만, 노력보다 효과가 크지 않아 서운한 경우가 많다. 단순히 호기심과 자극적인 콘텐츠로 정원이라는 키워드를 각인시키고 전파하는 방법이 장기적으로는 불리할 수도 있지만, 편하게 다가가는 콘텐츠로서 접근성도 분명 중요하다.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과 혜택을 받은 아이돌의 역주행 사례처럼 인기 캐릭터와 함께 한 서브 캐릭터의 성장과 함께 정원 분야도 역주행의 아이콘이 되었으면 한다. 욕심을 더 낸다면 장래희망 상위에 정원 분야 직종도 랭크되길 바라본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관리원 팀장
- 노회은 한국수목원관리원 팀장[email protected]
-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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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 그레타 툰베리(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전가의 보도처럼 지난 주말 KBS(그레타 툰베리 – 미래의 목소리)를 통해 그녀가 다시 소환되었다. 그녀가 소환될 때마다 나는 그저 가슴이 먹먹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제 시간도 없고 변명할 것도 없다. 결국 우리의 자업자득일 뿐. 기후변화를 원치 않는다면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 그녀의 말처럼 2050년에는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지구생태계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수직정원도시 서울시장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영선 후보가 내세운 수직정원도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우리는 이 공약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공약은 거대도시 서울시장의 단순한 공약에 불과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레타 툰베리가 전가의 보도처럼 소환되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녀를 소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후위기, 탄소중립과 함께 소환될 것이다. 이 공약에 대하여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모양새이나 이런 반응 자체는 조경계의 입장에서 환영이다. 하지만 이 공약에 대한 반응이나 토론의 면면을 보면 전반적으로 짜임새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찬성을 위한 찬성, 반대를 위한 반대가 주를 이루고 있고 공약에 대한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수직정원도시에 대한 준비 부족 박영선 후보가 내세운 수직정원도시의 방향은 옳다. 하지만 공약에 대한 이해와 준비는 부족해 보인다. 이 공약에 대한 치밀한 준비와 홍보,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부족하다. 수직정원도시가 필요한 분명한 이유와 조성방안, 비용대비 효과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했다 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반대론자들에게 역공의 빌미를 주는 결과가 되었다. 수직정원도시에 대한 언어적 오해 수직정원도시의 의미에 대해 정확한 설명이 부족하였다. 수직정원이란 말은 잘못 이해하게 되면 벽면녹화라는 협의의 뜻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수직정원도시는 정확한 의미에서는 건물의 입체적인 녹화를 통해 도시의 경관을 개선하고 여러 가지 고질적인 도시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에서 만든 공약일 것이다. 즉 벽면녹화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옥상녹화, 벽면녹화, 발코니녹화 등을 통해 수직정원도시를 만들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이 복합된 별도의 건물을 곳곳에 건축하여 상징적인 의미로 삼고 지역커뮤니티나 환경센터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것이라 생각된다. 수직정원도시는 시도할 가치가 있는가? 충분한 가치가 있다. 도시집중화로 인해 발생하는 나쁜 현상들이 존재한다. 도시열섬현상이 그중 하나이다. 도시열섬현상으로 인한 공기의 오염, 에너지의 과다소비, 교통량증가로 인한 대기오염, 시멘트건물과 불투수층포장으로 인한 문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것들을 해결해야 할까? 집중화된 도시를 분산시킬 수 없다면 오염물질 발생을 줄이고 발생된 오염물질을 제거해야만 한다. 이는 옥상녹화와 벽면녹화, 발코니녹화를 통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건물의 냉난방에너지를 절약하고, 복사열을 방지하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발생시킨다. 빗물을 저장하여 식물의 증산작용을 통해 도시의 기온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를 인공지반녹화로 해결해야만 하는 이유는 서울에 더 이상 공원이나 도시숲을 만들 여유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은 도시인의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와 COVID-19로 인한 사망률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한다. 특히 미세먼지 발생이 심한 동아시아에서는 사망률이 27%나 증가한다고 한다. 수직정원도시는 도시의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반녹화를 통한 수직정원도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하지만 수많은 장점이 있다. 수직정원도시와 탄소중립 우리만 수직정원도시를 조성하려고 하는가? 그렇지 않다. 런던은 ‘런던플랜 2050’을 통해 런던의 50%를 녹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옥상녹화와 벽면녹화, 그리고 태양광과 옥상녹화가 함께 있는 ‘Biosolar’를 통한 방안을 구상하였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도 벽면녹화를 통해 도시의 쾌적성을 높이려는 계획을 2014년부터 세우고 실행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국제협약이 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많은 나라와 도시들이 그 방법을 찾고 있다. 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 중국도 지난달 ‘2060년 탄소중립’, 기타 많은 나라와 도시들이 탄소중립선언을 하였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책 중 하나가 인공지반녹화이다. 많은 도시들이 수직숲빌딩, 옥상녹화, 벽면녹화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박영선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필연적인 방향에 수직정원도시가 있는 것이다. 수직정원도시 조성의 기술 수직숲빌딩은 안전한가? 수직숲빌딩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등장시켜서 미안하다. 하지만 이에 걸맞는 마땅한 단어를 찾아내거나 만들기가 쉽지 않아 그냥 직설적인 표현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수직숲빌딩이란 옥상녹화, 벽면녹화, 발코니녹화, 실내녹화, 인공지반녹화를 실현시킨 새로운 형태의 건물을 의미한다. 이 건물에는 당연히 태양광시설, 빗물사용시설 등이 필수적으로 복합된 건물일 것이다. 건축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해 왔다. 조경기술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수직숲빌딩을 조성하기 위한 구조, 하중, 안전, 생육의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 준비 없이 조성한 허접한 사례를 들어 반대할 일은 없다. 반대론의 핵심에는 2020년에 보도된 중국 청두의 숲아파트 실패 사례가 서 있다. 잘못 조성하여 모기, 벌레가 들끓고 방수 및 구조의 문제가 있어 완공된 아파트가 유령아파트로 변했다는 기사였다. 하지만 그렇게 실패한 원인은 기사에서 볼 수 없었다. 청두의 숲아파트는 밀라노에 조성한 대표적인 수직숲빌딩 ‘Bosco Verticale’를 흉내내다 실패한 짝퉁의 사례라고 보면 된다. 아직까지 도시를 다루는 데 있어서 벽면녹화에 대한 기술 발전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구를 거듭하며 기술력을 키워온 전문가들이 있으니 그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밀라노의 수직숲빌딩은 벽면녹화 대신 발코니녹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도 참고할만하다. 대안을 제시해 달라 박영선 후보에게는 치밀한 계획을 주문한다. 다른 후보들에게는 이 공약에 대해 반대한다면 대안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박영선 후보가 수직정원도시를 탄소중립의 한 방법으로 제시했다면 다른 후보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어떤 대책이 있는지, 도시열섬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다른 방안이 있는지, 도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방법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싶다. 지금 우리는 존재론적 위기가 아니라 존재적 위기에 맞닥트린 상태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하면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존재에 대한 의미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 존재에 대한 생명적 위기가 왔다는 것이다. 수직정원도시는 이 문제의 중요한 해결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김진수 /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
- 김진수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email protected]
-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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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2022년은 한국 조경 50년이 되는 해이자 우리나라에서 IFLA 총회가 개최되는 해다. 1993년 IFLA 한국 총회가 개최된 지 30주년 되는 해다. 논어 위정편에는 공자가 나이 쉰에 천명, 즉 하늘의 명령을 알았다고 해 나이 50세를 지천명이라 한다. 천명은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 혹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6․25 이후 지난 70년 동안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2020년 GDP 순위 세계 10위의 업적을 달성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또한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 4개 부문 수상하고 올해는 ‘미나리’가 그 뒤를 이어가고 있다. K-Pop에서 BTS는 한글 가사로 빌보드차트 1위를 석권해 한국 음악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높여가고 드라마, 음식 등과 더불어 K-Style을 이끌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양궁이 세계를 제패한지 오래됐으며 1982년 시작한 프로야구는 40년의 역사 위에 WBC, WBSC Premier12에서 꾸준히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제적 성장을 기반으로 문화예술과 스포츠 분야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루고 세계 문화 속에 소프트파워를 형성해 가고 있다.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 가전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신성장 동력이 부재하다는 내부 진단은 미래 세대를 위한 과제가 됐다. 또한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 고령화와 인구 급감 등 구조적 인구문제는 다양한 극복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조경 분야의 현실은 어떠한가? 1972년 한국조경학회의 설립을 기점으로 지난 50년간 학계와 업계의 부단한 노력은 오늘의 업적을 만든 기틀이 됐다. 한때 조경학 전공 졸업생 배출 세계 2위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런데 현재 조경 계획·설계와 건설 분야에서 총체적 인력난을 겪고 있어 저 출산 이후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될 경우 심각성은 더욱 짙어질 것이다. 산업 전반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조경산업 또한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대안으로 ‘남북통일’과 ‘세계시장’ 진출을 꼽았으나 시시각각 변하는 남북 관계는 지속적 평화가 확보되지 않는 한 거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현재의 답보와 난관을 헤쳐가기 위해서는 세계시장 진출의 첫걸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머나먼 여정과 고난이 기다리겠지만 미래의 희망을 위해 세계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자 운명이다. 그 길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대학 입시와 교육의 체계화와 세계화 올해 대학 입시에서 단연 주목받은 것은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학의 정원 미달이다. 향후 전국적 현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조경학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결국 한정된 국내 입시생을 대상으로 분야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므로, 외국 유학생의 적극 유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입시생 유치는 대학과 해당 산업의 운명을 함께 좌우할 것이다. 입시생 유치를 위해서는 국내 대학 조경학과 현황과 현장실습, 인턴제 등 재학 중 실무능력 배양 기회와 더불어 설계, 엔지니어링, 건설업 등 조경업계 전반의 데이터 베이스에 따른 산업인력 수급과 연봉, 복지 등 체계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대학 입시와 교육, 취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국내외 입시생이나 유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고 전공 선택에 뒷받침되도록 해야 한다. 입시생과 학부모가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이 취업의 확실성 여부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서는 어학연수 등 유학생 현황과 외국인 학생 연합과 같은 네트워크와 정보가 필요하다. 유학생 간의 유대감 형성과 유학정보가 출신 국가로 연결되도록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또한 국내 조경산업계에서 외국 유학생의 취업과 기술 습득 기회의 제공이 필요하다. 또한 자국 진출 시 취업 및 창업에 대한 정보와 기술 전수로 한국과의 유대를 지속해 산업적 연계를 형성하고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이 되도록 한다. 전문가 그룹의 국제 교류 확대 현재 학계와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참가하는 국제 교류는 한중일 조경전문가 회의와 세계조경가협회 연례회의가 대표적이다. 한중일 조경전문가 회의는 1991년 한일국제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한중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됐고 1998년 3개국이 함께 참가하며, 현재 2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1948년 영국 캠브리지에서 창립된 세계조경가협회는 1981년 캐나다 밴쿠버 대회에서 한국 가입을 승인받고 이듬해인 1982년부터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1992년 처음으로 한국 총회를 서울과 경주에서 개최했다. 향후 북미 미국조경가협회 ASLA, 조경교육자협의회 CELA나 유럽의 ECLAS, LI, 오세아니아 AILA 등과 체계적 교류를 통해 최신 정보와 기술의 공유가 필요하다. 특히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변화와 건강 유지를 위한 공중보건 등 인류가 직면한 사회적․환경적 문제의 해법을 탐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한인 조경가들과 연대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어 국내 조경가들과의 자연스러운 연계 또한 중요하다. 국내 설계가와 작품의 홍보 인터넷은 전 세계를 하나의 연결망으로 묶고 글로벌 지식 공급망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면을 통한 아날로그적 정보의 공급과 더불어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기회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작품과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World Landscape Architecture나 Land8, Landscape Architecture Magazine 등의 글로벌 온라인 조경 매체에 한국 조경을 소개해야 한다. 한국조경협회를 중심으로 회원사 홈페이지와 연동할 수 있는 리스트를 확보하고 대표 작품을 소개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국내외 어디서나 손쉽게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 국내 온라인 매체에서는 영어나 중국어·일본어·아랍어 등의 다양한 언어를 선택하면 한국어가 자동으로 해당 언어로 번역되도록 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매체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한국 조경가나 작품을 소개하는 영문 작품집과 옴니버스식 단행본을 출간하고 아마존과 같은 국제적 유통망을 갖춘 온라인 매장을 통해 전 세계 구독자가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에 한국 조경을 알리는 채널을 기획해 세계 어디에서나 빠르고 손쉽게 접하도록 해야 한다. 조경 관련 제도의 활용 조경은 계획·설계에서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그 기반을 법령에 두고 있어 세계화에 활용해야 한다. 1. 조경진흥법 제12조, 2.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제12조, 3. 해외건설촉진법 제2조에서 조경공사를 포함한 해외공사의 진흥과 촉진을 명문화하고 있으므로, 이에 근거한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경진흥법 제12조 해외진출 및 국제교류 지원에서는 1. 관련 정보의 제공 및 상담·지도·협조, 2. 관련 기술 및 인력의 국제교류, 3. 국제행사 유치 및 참가, 4. 국제공동연구 개발사업 등에 관해 정부는 조경분야의 국제협력과 해외진출 촉진을 지원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제12조 ②항의 6. 엔지니어링기술의 국제협력 및 교류, 건설기술, 진흥법 제17조에서는 건설기술 개발의 국제협력 및 해외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1. 건설기술 개발의 국제협력을 위한 조사·연구 2. 건설기술 개발을 위한 인력ㆍ정보의 국제교류 3. 외국의 대학·연구기관 및 단체와 건설기술 공동개발 4. 개발된 건설기술을 이용한 해외시장 개척 5. 그 밖에 건설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 교류·협력을 명시하고 있다. 해외건설 촉진법 제2조에서 ‘해외공사’란 해외건설공사, 해외건설 엔지니어링활동 및 해외인프라·도시개발사업을 말한다. ‘해외건설공사’란 해외에서 시행되는 토목공사·건축공사·산업설비공사·조경공사와 전기공사·정보통신공사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사를 말한다. 현재 당면하고 있는 조경분야의 답보와 난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계화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대학입시 및 교육의 세계화, 조경전문가의 국제교류 확대, 국내 조경가 및 작품의 국제홍보 강화, 기존 조경진흥 및 촉진 관련법제 활용 등을 통해 한국 조경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다. 중국 속담에 ‘나무를 심기에 최적의 시간은 20년 전이고 그다음은 바로 지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현재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와 미래에 예견되는 문제들을 지금 제대로 진단하고 최적의 처방을 내리고 실천할 때 우리가 원하는 희망의 미래가 다가올 것이다. 지금까지 하던 일을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로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문제가 개선되지는 않는다. 한국 조경의 세계화를 위한 모든 노력은 우리가 익숙한 국내 조경과 어떻게 다른지를 정확히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 노력의 결실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언덕 너머 새로운 세상으로 우리를 데려다줄 것이다. 안승홍 /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안승홍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202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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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내내 코로나19로 인하여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이번 경우를 단순한 전염병이라고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지구촌’이라는 말로 상징되듯이 전 세계가 경제공동체로 연결되어 있어 피해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선진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에서는 꺼져가는 경제성장 동력을 되살리려고 막대한 공적자금을 쏟아 붓고 있고, 백신 개발을 서둘러 접종하기 시작했다. 선진국 대부분의 사회운영시스템이 일거에 무너지고, 사랑하는 가족의 임종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없게 되었다. 국가 운영 시스템에 필수불가결한 분야를 제외하고 모든 산업분야에서 국가 간의 분업이 붕괴되어 모든 국가의 경제상황이 성장을 멈추고 극도로 불안정해졌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반도체와 같은 IT산업과 생명공학산업의 호황과 부동산경기 활황에 따른 민간건설 분야의 성장으로 일부 자영업체를 제외하고 불경기로 떨어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일반 국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는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 공급과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돼 급격한 부동산 상승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젊은 세대들은 영끌로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정부의 부동산정책 부재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짓기만 하면 잘 팔리는 아파트 공급시장에 따라 민간 건설산업은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건설산업 통계를 살펴보니 2019년도 모든 공종의 건설공사 기성액 215조원 가운데 아파트건설공사가 24%에 가까운 52조원에 달한다. 부동산가격 상승추세에 따른 신규 아파트 공급에 따른 건설공사가 활발해짐에 따라 주택건축공사 기성이 늘어나고 조경공사도 수혜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업종별 산업규모에서 조경산업은 어디쯤 있을까?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에서 발간한 건설업통계조사에 다르면 조경공사 기성실적은 공공과 민간부문을 합쳐서 4조5000억 원, 그리고 위에 언급한 아파트 조경공사 기성실적이 2조 원 규모로 추산되어 전체 조경공사 기성규모는 6조5000억 원 규모로 파악된다. 전체 건설공사 기성실적 215조 원의 3%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건설시장을 세분해보면 토목건축이 92%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산업설비와 조경 부분이다. 위 통계에 잡히진 않지만 미집행공원 조성, 도시숲, 미세먼지저감숲, 문화재조경, 정원 그리고 생태복원사업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1회성 사업이 많아 제외한 결과이다. 조경업 면허가 도입된 지 46년이 지났고, 기능사를 포함한 기술인력을 10만 명 넘게 배출한 전문기술 분야치고는 산업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발간된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치킨가게가 6조 원, 커피전문점이 8조 원 규모라고 한다. 규모로는 치킨가게와 커피전문점 사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조경산업의 속사정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민간부문에서는 덤핑수주로 인한 열악한 수익으로 고생하고, 공공부문에서는 업 면허 진입장벽 개방으로 인한 수주기회 박탈로 인하여 면허 유지비용을 건지기도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많이 들린다. 이러한 레드오션이 상당기간 계속될 거라는 것이 대다수 조경산업 종사자의 견해이다. 조경산업의 활로는 언제 줄어들지 모르는 민간부분보다 공공부분의 예산을 증가시켜야 한다. 정부 각 부처에 ‘조경’이나 ‘생태복원’ 명칭을 가진 부서를 신설하여 효율적인 조경정책을 펼쳐나가도록 조경산업계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토목이나 건축분야 그늘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기술체계를 갖추고, 일반 시민들에게 조경의 가치를 알리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홍태식 / 한국생태복원협회 고문
- 홍태식 한국생태복원협회 고문[email protected]
- 202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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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도시가 된 서울시는 각종 개발사업에 따라 점차 녹지가 부족해지고, 시민에게 제공될 쉼터의 확보가 어려워진 현실에 접해있다. 다행히, 친환경 정책이나 시민 편익을 위한 정책들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공원과 녹지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고 있지만, 시민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녹지공간의 확보에 좀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방법들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수직정원도시’ 도입을 내세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부족한 녹지를 평면의 바닥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고, 수직적인 건축물과 함께 녹지 역시 입체화한다는 개념인데, 이를 두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하니, 참고삼아 입체적 녹지 공간 확보에 대해 알아보았다. 사실, 도시 녹지의 확보 측면에서 건축물 녹화는 세계적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왔고, 현재 성공적으로 자리잡아가는 방식이며, 우리나라도 점차 일반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의 녹지공간에 대한 정책 역시, 입체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필연적 방향성이 생겼음을 감안한다면, ‘수직정원도시’ 개념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와 조경 전문가의 의견들을 참고하여 좀 더 검토해 보았다. 세계 대도시에서 수직정원은 대세 1960년대 조경분야의 걸출한 학자였던 이안 맥하그(Ian McHarg)는 도시가 성장하면서 자연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개탄했다. 그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시에 자연이 들어갈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에서 자연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켰고, 그의 비전과 신념이 전 세계 곳곳에서 실현되었다. 이안 맥하그의 생각이 21세기 세계적인 대도시들에서는 새로운 모습으로 꽃 피우고 있다. 건물의 옥상을 녹화하고, 건물안에 정원을 가꾸고, 자연적인 순환이 가능한 친환경 건물을 만드는 그린빌딩 운동(Green Building Movement)이 현재 유럽, 북미대륙, 그리고 아시아 대도시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유럽 옥상정원협회(European Federation of Green Roof Associations)에 따르면, 최근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에서 10개가 넘는 옥상정원 관련협회나 연구단체가 생겼다고 한다. 그린빌딩 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된 독일에서는, 2000년대 후반에만 매년 1350만㎡의 옥상정원이 생겨났다. 미국에서도 한창이다. 2010년에 그린빌딩 관련 산업이 전년대비 28.5% 성장했고 2011년에는 115% 성장했다고 하니, 도시환경에 기여하면서 많은 일자리도 창출한 셈이다. 유럽보다는 덜하지만, 40만㎡의 옥상정원도 완성되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선두주자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다. 영토가 작고 배후지가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500만 인구가 거주하는 고밀도시에 대규모 공원같은 녹색단지를 조성하기는 힘들다. 시민들에게 고루 자연의 혜택을 나눠주기 위해서는, 건물에 자연을 도입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싱가포르에서는 고층빌딩의 옥상정원뿐만 아니라, 플랜터(화분)을 설치하고, 건물 중앙을 파내 정원을 만들고(스카이 테라스라 불린다), 그린 월(Green Wall)을 세우는 등 건물 곳곳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연을 스며들게 한다. 그야 말로 도시내 ‘수직정원’이라 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로 수직정원을 장려한다는 점이다. 유럽과 미국의 그린빌딩 운동에서도 정부의 역할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주로 공동체에서 자생적으로 시작되었거나 산업계에서 이끌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1980~90년대부터 자연을 도입하는 민간 건물에 용적률 보너스를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 구체적인 규정과 매뉴얼도 만들었다. 도심지에서 초고층 건물에 대한 반감이 적은 싱가포르에서,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수직정원을 정부 주도로 키워냈다. 서울은 어떠한가? 곳곳에 옥상녹화가 되었고, 한 두 군데 건물에서는 스카이 테라스도 보인다. 하지만 서울은 기본적으로 아파트 숲이요, 빌딩 정글이다. 거기에 미세먼지까지 합세하면 ‘서울살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동네 생활권에서만 보아도, 서울시민에게는 자연이 절실하다. 서울시민 한 명이 10분동안 걸어서 만날 수 있는 녹지면적은 4.4㎡다 런던(27㎡)의 6분의 1이고, 뉴욕(23㎡)의 5분의 1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9m2에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출처: 중앙일보, 서울 1인당 숲, 런던의 6분의 1 … 도시숲 조성땐 열사병 줄여주죠, 2015.7.28.) 생활녹지가 이렇게 턱없이 부족해도, 지가가 높은 ‘비싼’ 서울에서는 쌈지공원 하나 만들 땅 찾기도 힘들다. 결국 싱가포르처럼 기존 건물과 신축 건물, 그리고 공동주택에 수직정원을 도입하고 친환경 빌딩으로 설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싱가포르처럼 서울시가 나서야 한다. 세계적으로 오래동안 진행되어온 그린빌딩 운동이 서울에서는 크게 반향을 얻지 못했는데, 갑자기 민간 건물주가 나설리 없기 때문이다. 수직정원은 단순히 건물에 친환경적 요소를 도입하고,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하는 것 말고도 시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있다. 그럼 수직정원은 어떤 이점이 있는지 다음 칼럼에서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수직정원이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까? 코로나의 확산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서울시민들은 자연을 더 그리워하게 된 것 같다. 만약 집안에 자연이 살아있다면? 내가 사는 공동주택에서 공원까지 가지 않아도 풀과 나무가 반겨준다면? 이러한 생각이 꼬리를 물면, 수직정원이 주는 혜택을 어렵지 않게 상상해볼 수 있다. 그러면 수직정원에는 무슨 혜택이 있을까? 1) 환경적 측면 건물은 교통수단이 내뿜는 오염물질보다도 도시환경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 효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건물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며 열을 발산하는 거대한 덩어리다. 이런 덩어리들이 도심에 밀집되면 분명히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무엇보다도 도시열섬화 현상이 가속된다. 또한 건물로 인해 빗물이 투과되지 않는 포장 지면이 늘어나면, 그만큼 하수체계에 부담이 커져 홍수 위험이 높아진다. 2011년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이던 때, 광화문에서 경험했던 일이다. 스카이 테라스와 옥상정원이 빗물을 흡수해서 건물내에 순환시켜 활용하는 친환경 시스템을 설계할 수도 있다. 물론 용산공원이나 서울숲 같은 녹색지대와 비교하긴 힘들지만, 수직정원은 건물의 생태발자국을 낮추어 환경파괴를 줄이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건물에 도입된 자연요소들은 건물에서 발산하는 열을 줄이고, 여름에도 냉방을 위한 에너지를 경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환경적 측면도 있다. 도시에도 생태계가 있고, 동물/식물군을 아우르는 생태계는 다양성을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 건물에 다양한 식물들을 들여오면, 도시 생태계가 다양해진다. 물론 어떤 식물군을 활용해야 하는지는 도시에 따라,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다. 조경분야의 전문가들이 심도있게 논의한다면 충분히 도시의 생물종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수 있다. 대기오염도 줄일 수 있다. 나뭇잎은 미세먼지를 흡착하여 공기를 정화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가로수가 미세먼지를 흡착하여 도로변 공기를 맑게 하는데 기여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바람이 지나는 길을 따라 도시숲을 조성하여 대기오염이 실제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미세먼지를 감소시킬 수 있는 수목의 잠재성을 인식하고 있다. 현재도 아파트 단지 주변환경 녹화, 그린 월 설치 등 미세먼지 절감을 위한 사업이 수행되고 있다. 이러한 계획과 더불어, 서울시 곳곳에 수직정원이 만들어진다면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2) 사회/문화적 측면 자연이 살아있는 공공공간은 공동체 형성에 중요한 역할은 한다. 서울과 같이 여가활동을 위한 공간이 부족한 도시에서 수직정원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만나 교류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 그 밖에도 수직정원의 사회적 역할은 많다. 전지구적으로 환경이 오염되면서,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도시에서 식량을 확보하는 것이 이슈로 대두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충분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건물내 도시농장을 장려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온도, 습도 등을 통제할 수 있는 스마트팜(Smart Farm)이 최근 급격히 늘어났다. 농업시설이 포함된 수직정원에 공공주택이 들어선다면, 건물내에서 먹거리를 해결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서울에서 전면유리로 만들어진, 밋밋한 고층건물들은 한때 경제개발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나름대로 첨단 설계기법이 적용된 것이었지만,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다. 시민들은 이제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원한다. 녹색으로 뒤덮인 수직정원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건축물이고, 주변과 잘 어우러진다면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창출 할 수 있다. 서울시의 녹지 확보에 대한 방법론 다양한 상황과 여건 그리고, 필요성에 따라, 서울시가 추구해야 할 도시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이제 도시의 입체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에 왔다. 건축적 필요에 의해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서 도시가 평면적 2차원에서 입체적 3차원으로 변화된 현재의 상황에 따라, 녹지조성도 3차원 공간을 활용해야 함은 세계적 추세이고 효율성이 검증된 현실적 방식이다. ‘땅이 부족해 녹지 확보가 어렵다’라는 말은 이제 변명에 지나지 않다. ‘수직정원도시’ 개념처럼, 부족한 대상지를 3차원 구조를 통해 창출해 내는 창의적 공간조성 방식들의 적용을 통해, 서울시가 세계적인 도시들에 뒤처지지 않길 바라는 바이다. 송군호 / 이소플랜 이사
- 송군호 이소플랜 이사
- 20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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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하기 위한 회의 기법이다. 여러 사람이 생각나는 대로 마구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제시된 아이디어 목록을 통해서 특정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방식을 말한다. 각종 공모전, 회의 등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서 브레인스토밍 기법을 주로 활용한다.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다양한 생각을 쏟아내는 과정이 즐거웠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반짝이는 결과를 내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일상에 업무가 연장되면 으레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데 정원에 대한 여러 상상은 오히려 즐겁다. 새 봄 입구에서 두서없이 정원에 대한 여러 상상을 기록해 본다. 이동 가드닝 버스 내가 있는 정원으로 가드닝 도구를 갖추고 전문 정원사가 찾아오면 어떨까? 정원을 가꾸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문제를 전문 정원사가 찾아와서 교육도 해주고 부분적으로 관리도 도와주는 찾아가는 서비스. 물론 전문 조경업체 등에서 정기적으로 비용을 받고 정원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하기도 하지만 필요한 교육까지 받기는 쉽지 않다. 비슷한 사례로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이동도서관, 환경부나 환경교육 관련 기관에서 운영하는 이동환경교육버스, 푸름이, 이동환경교실 등이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에서 친환경 자동차 등을 지원해주면 금상첨화. 정원 도구를 구매하기 전에 미리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랑이 꽃피는 3점슛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시즌마다 ‘사랑의 3점슛’ 캠페인을 진행한다. 사회 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3점슛 성공 1개당 일정 금액을 적립하고 기부하는 방식이다. 코로나 19로 스포츠 관람도 어려운 요즘 ‘사랑의 3점슛’을 응용한 ‘사랑이 꽃피는 3점슛’ 캠페인을 진행해서 복지시설이나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시설 등에 정원을 가꿔주는 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 멋진 득점이 이루어질 때마다 곳곳에 정원이 생겨나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프랜차이즈 카페, 수목원·정원 에디션 굿즈 출시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시즌마다 다양한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한다. 해외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그 나라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머그컵 시리즈는 묘한 승부욕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부산, 대구, 경주 등을 계절별로 디자인하고 표현해서 판매 중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수목원·정원에서도 자체적으로 디자인하고 기획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대형 프렌차이즈의 흥행과 전략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목원·정원은 입장료가 대부분의 수입을 차지하지만 기념품 판매 등도 중요한 매출원이다. 주객이 전도되면 곤란하지만 매력적인 협업을 통해 기획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라도 수목원과 정원에 많은 사람이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말정원 건강한 먹거리, 가족과 함께하는 야외활동 덕분에 주말농장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일정 크기의 텃밭을 분양받아 다양한 채소를 심고 가꾸는 주말농장은 도시 근교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주말농장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보며 ‘주말정원’을 생각해 보았다. 대부분 정원에 대한 계획을 들어보면 주로 “#은퇴_후 #전원주택 #노후취미” 등과 같은 키워드가 먼저 언급된다. 많은 사람에게 정원은 지금은 여의치 않고 가지고 싶지만 잠시 미뤄둔 계획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주말농장처럼 분양받은 공간에 먹거리보다 볼거리를 위한 정원식물을 미리 키워 보는 건 어떨까? 훗날 나의 정원에 심을 정원수를 묘목부터 혹은 씨앗부터 기르거나 다양한 정원식물을 미리 가꾸며 정원관리 예습을 주말마다 해보는 상상이다. 최근 공동체정원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주말정원’에 대한 상상은 나중에 구매하면 부담이 될 정원식물을 미리 키워서 비용을 줄이자는 취지에 주안점을 둔다. 정원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주말정원의 식물을 기부하거나 판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쇼미더가든(Show Me the Garden)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싱어게인’, ‘'포커스’, ‘미스터트롯’ 등. 지금 대한민국은 365일 오디션을 진행 중이다. 장르(?)의 차이가 분명 있지만 ‘음악’은 늘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다. 대형 기획사가 흐름을 주도하는 가요계에서 우리가 직접 심사에 참여할 수 있는 오디션 형태의 프로그램은 짜릿하고 중독성이 짙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굳이 1등이 아니더라도 경연 과정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새로운 계기가 되는 사례도 많았다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도 이제 1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다. 티브이를 볼 때마다 정원 분야도 오디션 시스템을 적용하면 참 흥미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쇼미더가든’, ‘슈퍼가드너 케이’, ‘미스미스터 가드너’, ‘고등가드너’ 등. 물론 정원은 음악보다 결과물을 보여줄 호흡이 길다. 하지만 미션 자체가 방송국처럼 시청률을 높이거나 대중적 인기를 통한 상업적 이윤 추구가 아닌 정원문화의 확산 혹은 성장을 위함이니 효과가 있다면 그들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싶다. 티브이를 볼 때마다 때론 자극적이며 꾸준하고 강렬한 과정으로 정원을 어필하고 싶은 맘이 든다. 분명 흥행할 수 있다. 정원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드라마틱하며 치열하다. 내 정원을 부탁해 ‘냉장고를 부탁해’의 정원버전! 셀럽 혹은 가드너의 정원에 있는 식재료만으로 요리를 만든다. 설레발을 부려 본다면 스타 쉐프가 정원에 와서 요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해볼 수 있겠다. 정원을 먹거리로만 접근하는 게 우려 아닌 우려일 수 있지만, 아직 ‘먹거리 콘텐츠’는 ‘볼거리 콘텐츠’를 압도하는 분위기라 울면서 겨자를 먹어보자. 생각나는 대로 마구 쏟아본 정원에 대한 상상 ‘브레인가드닝(Brain Gardening)’. 조금은 생소하지만 지속적으로 즐거운 상상을 이어가다 보면 현실이 되지 않을까? 노회은은 참외밭을 일구며 자식의 인생까지 아름답게 가꿔 준 농사꾼이자 정원사인 부모님을 존경한다. 학창 시절 영국의 정원을 슬라이드 필름으로 보여 주시던 은사님께 늘 감사한 마음이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일하지만 삶은 아직 척박하고 엉성하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관리원 정원문화사업지원실 팀장
- 노회은 한국수목원관리원 팀장[email protected]
- 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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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지난해부터 오늘까지도 온 세상의 화두는 온통 코로나19다. 처음 코로나가 창궐했을 때는 이 극악무도한 질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가 주된 관심사였다면 다양한 백신이 개발되고 이른바 인류에게 ‘반격의 시간’이 돌아온 최근에는 코로나가 바꿔놓을 새로운 변화에 대해 사회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진단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된 화제는 새로운 세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나도 세계는 그 이전과 전혀 같지 않을 것이며 코로나19가 세계질서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굳이 유명인사의 사설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과 삶의 모양이 바뀌고 직장과 일에 대한 고정관념이 변하면서 경제구조와 생활양식에도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을 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IT기술의 상용화와 확산이 빨라지면서 이른바 ‘재택근무’로 대표되는 가정의 사무실화, 온라인교육과 원격의료도입, 젊은 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온라인 쇼핑의 폭증에 따른 비대면 경제활동 일상화 등 예전에는 당연시 여겨지던 사회, 경제 시스템들의 진입장벽이 일거에 무너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가 가져올 변화와 더불어 인류는 또 다른 위기의 국면에 처해있다. 그것은 최근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의 기후위기다. 전문가들은 본질적으로 코로나19보다 기후위기를 훨씬 더 큰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극복 여부와 무관하게 기후위기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고, 이에 대응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백신개발 이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인프라를 통해 경제활동이 가능한 반면, 기후위기는 심해질수록 폭우, 태풍, 산불, 폭설, 혹한 등에 의해 직접적으로 생명의 위협을 초래할 뿐 아니라, 식량생산의 감소를 야기하여 인류생존 자체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대기 중의 CO2농도는 산업혁명이후 대폭 증가하여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온도를 0.74℃ 상승시켰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미 거북류의 50%, 고래류의 80%가 멸종되었으며, 이 같은 추세라면 2030년엔 더 이상 지구상에서 북극곰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울의 연평균 온도는 지난 100년간 2.4℃ 상승하였고 이는 전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할 만큼 그 위기가 심각하다. 다행히도 미국은 바이든의 당선으로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정에 복귀하고 세계기후정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향후 인류가 기후위기에 대응할 최소한의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08년 10월 영국 런던에서 ‘친환경 뉴딜(Green New Deal)정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고 기후위기대응 및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2025년까지 16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재정정책을 수립한 것이다. 이번 정책은 디지털(digital) 뉴딜과 그린(green) 뉴딜 두개의 축으로 추진한다. 우리의 관심분야인 그린뉴딜은 친환경·저탄소 등 그린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세부전략으로는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전환과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구축 등을 통해 2025년까지 약 76조 원을 투입해 일자리 65만9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녹색친화적인 생활환경조성을 목표로 하는 ‘국토·해양·도시의 녹색생태계 회복전략’과 미래 기후변화·환경위기에 대응하는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구축전략’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조경가들은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야기되는 도시환경과 생태계의 변화, 그리고 인류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누구보다 선도적이고 실천적인 해법을 제시해 왔다. 조경이 표방하는 그린인프라는 도시 내에 풍부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밀폐된 사적공간이었던 카페나, PC방 등에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대안적 피신처가 될 수 있다. 저널리스트이자 위생국 서기관이었던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 1822~1903)가 당시의 열악한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한 피난처로서 센트럴파크를 계획한 것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옴스테드의 설계개념은 “도심에서 자연으로의 최단시간 탈출”이었다. 자연도 도시구조에서 주요한 ‘인프라’라는 접근은 이제 코로나19와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난제 앞에서 더욱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린인프라는 지역 사회에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홍수나 폭염으로부터 보호하거나, 인간과 환경의 건강을 뒷받침하는 공기와 수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점(點)과 면(面)적인 공간으로 조성된 그린인프라 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에 따라 선형적이고 입체적인 보행가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조경가가 설계하는 그린스트리트는 단순한 보행가로녹화의 개념을 넘어 LID설계를 통한 비점오염원 저감과 수순환 환경개선, 커뮤니티와 건강, 장소의 역사성을 간직하게 해주는 교육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동을 원활히 하여 인프라들 간의 보행 연계성을 강화하고 지역전체를 공원화함으로써 전염병 확산을 막을 뿐만 아니라 재택근무 환경에 처한 도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 조경가는 쾌적하고 활력이 넘치며 안전하고, 누구에게나 접근을 허용하며 탄력적이고 생태적이며 아름다운, 지속가능한 그린스트리트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지역 간 이동이 감소됨에 따라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혜택을 제공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공공 및 이해 관계자를 참여시키고 더 나은 지역사회와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는 개방적이고 참여적인 설계 프로세스를 통해 조경가들은 최상의 커뮤니티개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일상과 일, 놀이를 통합하고 지역 자연환경을 보호하며 지역사회의 장소적 가치를 드높이는 일에는 조경가가 최적이다. 미국 조경건축가협회(ASLA)의 환경윤리강령에는 “생물학적 시스템의 건강과 웰빙 그리고 그들의 완전무결성(integrity)은 인간의 복지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미래 세대는 현존하는 것과 동일한 환경적 자산과 생태적 미학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인류가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생존을 유지하는 것 또한 자연 환경에 달려 있다!” 라고 선언하고 있다. 조경가는 세계를 탄소중립적인 미래로 옮기는 데 공헌하며 걷기 좋은 지역사회를 계획하고 설계한다. 이러한 모든 노력들은 지역사회가 탄력성을 개선하여 기후변화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해준다. 모든 생명체의 삶을 지탱하는 환경의 완전무결성을 향상시키고 존중하며, 이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경가야 말로 이시대의 진정한 그린히어로다! 박명권 /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email protected]
-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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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디자인을 좋아해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틈틈이 내가 살 집을 그려보던 것이 나의 조경인생 시작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만든다는 것이 흥미롭고 기쁨이 가득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 건축디자인을 공부해서 미래에 멋진 건축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고등학생 시절을 보냈다. 그런 마음으로 공부하며 대학교 진학 준비를 하던 중 조경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조경에 대한 인식이 없을 정도로 태동된 지 얼마 안 된 시절이었지만, 땅을 만지고 공간을 창조한다는 매력에 푹 빠지면서 조경학과에 입학하게 된 것이 1977년이다. 현재는 2021년이니 대학교 시절까지 합하면 44년의 시간 동안 조경을 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게 알아야 하며 배워야 했던 그 시절, 조경 설계와 시공을 하는 회사에 들어가 학교에서 배운 정도의 지식으로 도면을 그렸다. 그 도면을 기초로 현장에서 실제로 시공하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엄청난 시간을 조경과 싸우며 살았다. 지금은 낯설어진 이름, T자·삼각자·곡선자·뱀자·빵빵이·샤프펜슬·로터링·마카 등. 그것들을 친구삼아 함께했던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개인주택정원에서부터 호텔조경, 학교조경 그리고 공장조경까지 다양한 규모의 공간들을 디자인했다. 잠도 못 잘 정도로 많은 일들을 진행하면서도 디자인한 것들이 도면화 되고, 그 도면대로 실제로 만들어 보고 또 눈앞에 조성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조경가로서의 꿈을 키웠던 것 같다. 그 일이 가치가 있고 즐거워서 항상 기쁘게 조경 설계와 시공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면서 더 좋은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회사에서 밤새 고민하던 시간이다. 공간을 생각하며 또 이용행태를 고려해 스케치 해보고 그것을 기초로 디자인을 한다. 디자인한 도면을 들고 현장으로 가서 도면에 근거해, 식재와 시설물공사를 직접 감독하며 신입이 아닌 조경 경력자처럼 일 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새롭다. 디자인된 도면을 청사진으로 출력해서 도면집을 만들고 그걸 들고 깜깜한 새벽에 현장에 나갔다. 식재수량만큼 수종과 규격, 특성, 식재 시 참고사항을 빼곡히 적은 작은 종이들을 줄자로 재어 도면상 위치에 정확하게 놓고 돌로 눌러 놓는다. 그러고 작업반장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용들을 전달해 드리고 시설물이나 기타 관련 자재들을 구매하기 위해 을지로 공구상가를 돌아다녔다. 시설물 시공 준비를 하러 다녀와서는 지시한 식재공사가 진행된 것을 확인해 남은 식재 공사를 위해 인부들과 함께 이목도나 사목도로 남은 수목들을 식재지에 옮기는 작업을 했다. 그 당시에는 크레인이나 굴삭기 같은 장비가 보편화 되지 않아서 모든 작업을 인력으로 했다. 수목이나 자연석도 장비가 아닌 사람이 직접 목도로 운반했다. 그렇게 식재지에 옮겨진 수목은 심기 전에 죽은 가지나 아름답지 못한 수형을 가벼운 전정을 통해 모양을 냈다. 잎과 뿌리의 밸런스를 위해 강전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식재 시기의 일조량 등의 환경에 따라 적정하게 잎을 따 증산작용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작업을 했다. 식재할 수목을 식혈에 정치하고 수목의 방향을 적정하게 맞춰 식재를 하는데, 모든 사람이 한 마음으로 나의 생명처럼 사랑으로 심었던 기억이 난다. 굴삭기가 없어 사람이 직접 삽으로 식혈을 팠지만, 분 크기의 거의 두 배 되는 충분한 크기로 식혈을 팠다. 나무를 밧줄로 당겨서 수피나 나뭇가지 하나라도 상하지 않게 심고 물을 충분히 주며 뿌리가 잘 자라도록 흙을 저어주고 죽을 쒀줬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큰 대형 수목도 수형을 그대로 유지하며 식재를 했다. 그래서 새롭게 조성된 조경 공간이지만 낯설지 않은 경관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줬던 것 같다. 관목을 한 주 식재할 때도 동일한 마음으로 식재하며, 빗물이 자연스럽게 머물고 스며들고 흐르게 땅을 만져 땅속을 건강하게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목이 잘 자라도록 했던 조경식재시공 현장이다. 식재수종도 다양했다. ‘교목’으로는 주목, 전나무, 소나무, 독일가문비나무, 잣나무, 목련, 단풍나무, 벽오동나무, 안개꽃나무, 자귀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살구나무, 꽃사과, 모과나무, 배롱나무, 느티나무, 산벗나무, 산사나무, 때죽나무, 산딸나무 등을 심었다. ‘관목’으로는 박태기나무, 개나리, 산철쭉, 눈주목, 찔레꽃, 다래, 조팝, 명자나무, 매자나무, 모란, 작약, 미선나무, 쥐똥나무, 진달래, 협죽도, 생강나무, 옥향, 분꽃나무, 화살나무, 목서, 치자나무, 남천, 히말라야시다 등 나름 재배되던 수종들을 식재했다. 당시 의자나 식탁, 휴지통, 퍼걸러, 그네·시소·미끄럼틀·조합놀이대 등의 놀이시설 그리고 벽천이나 연못·분수 같은 수경시설을 직접 구상하고 디자인했다. 시설물에 필요한 목재와 석재·철재·나사못까지 다양한 재료들을 직접 조사하고 구매해 이해하고 도면 작성 시에도 디테일 등을 직접 공장이나 전문 제작자를 찾아 묻고 만들어 보면서 시공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다양한 제품의 조합놀이시설 제품이 있지만 그 시절에 직접 디자인했던 조합놀이대는 지금보다 크기나 길이가 꽤 길고 다양했다. 그 시설물을 설치했을 때 아이들이 올라가면 최소한 30분은 놀 수 있던 조합놀이시설이다. 그런 다양한 고민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시설물을 보면 얼마나 감동과 감격이 있었는지 모른다. 샤프심으로 그리고 지우개로 지우고 또 다시 그리고 했던 그때의 조경 설계의 짜릿한 기쁨을 지금도 나는 손으로 디자인 하며 누리고 있다. 40년이 더 지난 지금의 조경 설계와 시공에는 얼마나 많은 발전이 있었는지를 돌아보면 조금은 마음이 무겁다. 설계 분야와 시공 분야가 분리돼 졸업하면서 원하는 분야로 가게 돼 더 전문화되고, T자나 각도자는 사라지고 컴퓨터로 디자인하는 시대가 됐다. 자료나 재료는 더 풍부하고 기능을 위한 장비나 시설은 훨씬 좋아져서 설계 시 선은 더 정확해지고 어떤 유기체적 형태의 디자인도 다 실행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런 기능성 장비의 발전에 걸맞게 조경 분야 즉 설계나 시공 영역에서 조경의 디테일이나 조경 디자인의 다양함과 참신함이 더해졌는지 한 번 돌아보면 좋겠다. 건축이나 다른 분야에서 넘보지 못할 식재설계나 시설물의 설계 수준으로 우리 조경의 전문성이 더 확고해 졌는가 생각해 본다. 그때는 설계도면을 손으로 그렸지만 시공에 필요한 모든 디테일과 참고해야 할 내용들이 다 적혔다. 도면만 들고 가면 시공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는 꼭 필요한 내용이 들어간 도면을 그렸던 것 같다. 그렇다면 조경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식재 시공 분야는 어떤가? 굴삭기·크레인·지게차 등의 다양한 장비의 보편화로 과거보다 더 큰 수목들도 이식이 가능하고 식재 시공 기능도 훨씬 좋아졌다. 그러나 수형이 아름다운 대교목을 이식하는 것을 보면 오랫동안 생명을 가지고 아름답게 자란 수목을 오직 하자 방지를 위해 팔다리를 잘라내어 본래의 모습은 사라지고 모든 가지들이 다 잘려 나간 모습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지 모르겠다. 더 원형의 모습대로 식재돼야 마땅한 장비나 기술을 가지고도 이렇게 시공되는 것을 지금도 많이 볼 수 있다. 대형 수목의 분을 굴취하는 것부터 장비를 사용하는 만큼 더 크게 충분한 분을 만들거나 컨테이너 재배를 통한 수목의 반입, 적정한 크기와 수형의 수목을 온전한 지반을 조성해 미래지향적 식재를 한다든지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 과거와는 다른 전문화되고 세분화 된 공정으로 하자를 줄이는 것도 아니다. 식혈도 장비가 보편화 된 만큼 기준대로 더 넓고 여유로운 크기가 아니라 분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시공을 하고 있다면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참 아이러니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현장 시공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수 년 동안 자문이나 기타 상황으로 현장을 보면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을 정도로 아직은 조경 시공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 같다. 그나마 젊은 조경가들이 시공의 전문성을 위해 곳곳에서 조경의 깊이를 더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우리나라 대학에 조경이라는 전공이 생긴지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자연을 소재로 가장 다양한 공간을 다루고, 공간을 창조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일인가? 그 가치 있는 조경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깊이와 넓이를 더해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조경 분야가 선도적 역할을 했으면 한다. 조경 디자인은 사람과 동식물을 존중하고 살아 있는 생명을 고려하는 디자인이다. 죽어가는 도시를 살리고 나눠진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살아 있는 조경의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 자연을 토대로 아름다운 환경을 창조하는 귀한 일을 통해 매일 기쁨으로 살아가는 모든 조경인들에게 작은 마음을 전해본다. 코로나19가 상관없는 아름다운 날들로 매일을 기쁨의 일상으로 살아가시길 소망하며 최신현 / 씨토포스 대표
- 최신현 씨토포스 대표[email protected]
-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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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나는 홀연히 미국으로 답사를 떠났다. 당시 서울에는 서울식물원과 서울역고가 프로젝트라는 두 가지 큰 프로젝트가 있었다. 두 개 프로젝트에 참고가 될 만한 곳을 찾아간 것이었지만, 그보다 키우고 있는 식물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다. 9월에 찾아간 뉴욕 하이라인은 정원을 감상하기에 정말 좋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피트 아우돌프가 식재디자인을 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던 터라 그저 동경의 대상일 뿐이었는데, 실제로 방문했을 때 도시에 이런 곳이 있을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충격이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정말로 이 정원을 즐겁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중 내 눈길을 사로잡은 한 경관이 있었는데, 바로 실새풀 브라치트리차의 개화된 모습이다. 당시에 실새풀을 수입해서 재배하고 테스트하던 중이라 그런지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 것 같다. 며칠 뒤 시카고로 이동해 밀레니엄파크 안에 있는 루리가든(Lurie garden)을 방문했다. 사실 별다른 사전지식 없이 찾아갔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여러해살이풀들의 향연에 또 한 번 기가 차고 말았다. 분명 내가 알고 있고 키우던 꽃과 풀들인데, 어떻게 이런 경관이 나올 수 있을까? 새삼 피트의 식재디자인에 감탄했다. 미국 답사를 마치고 돌아온 후로 솔직히 허무함과 무력감에 시달렸다. 다시 가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2년이란 세월이 흘러 나는 유럽과의 교류를 통해 또다시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신품종 관련 회사의 국내 에이전트를 하다 보니 피트 아우돌프에 대한 열망이 점점 더 커지게 됐다. 네덜란드에 자주 방문하게 되면서 해외사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뜻밖에도 그들은 나에게 피트 아우돌프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그렇게 나는 네덜란드에 도착했고 꿈에 그리던 휴멜로(Hummelo)에 방문할 수 있었다. 함께 간 지인들은 그의 명성을 잘 알지 못했지만 그의 정원을 거닐어보고서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막상 사진에서만 보던 곳을 직접 보니 시간이 멈춘 듯 긴장과 기대감이 극에 달했을 무렵, 거구의 하얀 머리에 청남방을 입은 남자가 등장했다. 바로 피트 아우돌프다. 2시간여 동안 이어진 대화 가운데 그는 평소 잘 공개하지 않는 그의 사무실로 우리를 안내했고, 컴퓨터를 열어 그동안 작업했던 작품들과진행 중인 프로젝트까지 설명해 줬다. 그 순간이 너무 감격스러워 그랬을까 그날 함께 나눈 대화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휴멜로에서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은 아직도 내 핸드폰 배경화면에 잘 남아있다. 시간이 또 흘러 지난 2019년 5월 중국에서 피트 아우돌프를 비롯한 식재디자인 분야 유명 인사들의 콘퍼런스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베이징과 청두에서 두 번 열리는 이 행사의 참가비는 1박 2일에 우리나라 돈으로 50만 원 정도였는데, 베이징 행사장에 가보니 600여 명의 자리가 젊은 층으로 꽉 차 그 인기를 실감했다. 마침 울산에 있는 지인 2명과 함께 그 행사에 참석하게 됐고, 휴식시간에 피트 아우돌프를 다시 만나게 됐다. 그는 우리가 하루 전 엑스포 현장에서 잠시 인사를 나눈 걸 기억했고, 나와 휴멜로에서의 만남도 기억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울산에 관한 자료와 기념품을 선물했다. 피트 아우돌프의 강의는 감동적이었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이틀 간의 행사를 통해 중국 역시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단순히 조림에만 집중하던 시기에서 벗어나 이제는 여러해살이풀을 활용한 하부식생에도 눈을 떠야 함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같은 해 6월, 네덜란드 출장 중 우연히 들른 전시회에서 운명의 한 사람을 만났다. 가끔 피트 아우돌프가 방문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그곳에서 피트의 40년 지기 친구를 만났다. 반가운 만남도 잠시, 아쉽게도 우리의 일정상 시간이 많지 않아 8월에 다시 만나기로 기약했다. 다시 만난 우리는 피트 아우돌프와 교감을 통해 그를 정식으로 한국으로 초청하게 됐다. 이후 10월 피트의 친구이자 파트너인 그가 우리나라 울산에 공식 방문해 지형을 살피고 태화강국가정원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스토리를 마음에 담아갔다. 마침내 11월에 피트 아우돌프로부터 정원을 만들겠다는 수락을 받았다. 코로나로 인해 국내는 물론 해외의 여건이 악화되어 울산에서도 기금을 후원으로 전환한 끝에 드디어 2020년 12월 계약을 맺게 됐다. 이로써 울산에는 아시아 최초로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이 조성된다. 피트 아우돌프가 우리나라에 정원을 조성하기로 한 것은 단순한 결정이 아니다. 매주 전 세계 200여 곳에서 조성 문의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선택을 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일을 조금씩 줄이고 있으며, 앞으로는 공공적인 정원에 더 비중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도 5곳을 동시에 설계 중이라고 한다. 피트가 울산 태화강정원에 자신의 정원을 조성하기로 한 것은 울산시민의 관심과 열정으로 5급수의 죽은 강을 1급수의 생태계가 살아있는 생명의 강으로 변화시킨 태화강의 스토리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곧 조성될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과 함께 한국의 정원문화도 한 단계 더 도약해 세계적인 정원도시를 꿈꾸게 된 이 순간이 꿈만 같다. 피트의 다른 해외 정원처럼 시민들이 주체가 돼 많은 시민정원봉사자들과 함께하는 정원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 이현수 천지식물원 실장(피트 아우돌프 한국대리인)[email protected]
-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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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승(勝)’. 이기다, 뛰어나다, 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 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 소심하고, 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기고, 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겨울에 할 일이 있냐? 겨울에 너희들은 쉬어도 되지 않냐?” 믿기지 않겠지만 한때 수목원의 리더가 정원사들에게 한 말이다. 다행히 그는 수목원에 잠깐 머물다 갔다. 쉽게 뱉은 말이었겠지만 15년이 흐른 지금도 겨울이 오면 감기처럼 그 순간이 아리다. 수목원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정원사들과 처음 수목원 운영을 맡은 사람의 틈에서 나온 오해지만 차가웠다. 비수기 원가 절감을 고민하며 나름 인건비를 줄여 보겠다는 생각일 수는 있으나 늘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정원사에게 서운함을 넘어선 서글픈 오해였다. 강원도에서 늦가을은 이미 겨울이었고 찬 공기 가득한 정원에서 뜨거운 땀을 흘리며 일하던 정원사들은 허무했다. “볼거리가 너무 없다”, “도대체 뭘 보라고 입장료를 왜 받고 입장시켰냐?”, “헛걸음했다. 입장료를 환불해 달라”. 겨울 고객이 실제로 하는 말이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일부 겨울 손님들은 꾸준히 같은 불만을 토로한다. 귀한 시간을 내어 찾은 수목원에서 맞이한 휑한 겨울정원은 가성비가 낮았다. 눈이라도 내려 겨울 감성을 자극한다면 모를까 겨울 방문객 반응은 눈보다 차다. 정원사의 겨울은 다른 계절의 분주함에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 수시로 내리는 눈을 치우는 작업은 많이 간과하는 정원사의 임무다. 군대에서 전투 같은 제설작업에 투입될 때와는 차원이 다른 섬세함이 필요하다. 혈관처럼 자리 잡은 동선에 쌓인 눈을 치울 때는 다양한 장비가 동원된다. 도로를 쓸 때 사용하는 비, 눈삽, 넉가래뿐만 아니라 엔진 송풍기(Blower)도 아주 유용하다. 수목원 진입로처럼 넓고 큰길에서는 트랙터로 제설작업을 한다.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서 눈을 치우기도 하지만 사실 식물의 안전을 위해서도 제설작업은 중요하다. 하얗게 덮여 공간의 구분이 힘들어지면 식물이 밟히기도 쉽고, 무턱대고 눈을 치우다 도구로 식물을 상하게 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운 눈을 함부로 쌓으면 녹으면서 주변이 과습으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겨울이 길고 유난히 추운 지역의 수목원에서는 동파 방지를 위해 외부 물 빠짐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겨울에도 건조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식물들이 있다. 특히 겨울에 유리온실에는 간간이 물이 필요한 식물이 있는데 제설작업을 하며 일부 눈을 온실 속 식물에 덮어준다. 그렇게 하면 눈이 조금씩 녹으면서 자연스레 겨울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잎이 지고 줄기와 가지가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겨울은 가지치기하기에 아주 좋은 계절이다. 짙은 녹음에 가려져 쉽게 볼 수 없었던 나무의 속을 들여다보며 정원사는 다음 계절에 더 멋진 모습을 위해 땀을 흘린다. 그들이 겨울에 흘린 땀 덕분에 정원의 식물들은 더욱 잘생기고 훤칠한 모습으로 거듭난다. 먹을 것을 구하기 어려워 밤마다 정원을 찾는 야생동물로부터 식물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할 수 없다. 땅이 얼어 있는 한겨울은 피해가 크지 않지만, 땅이 녹을 무렵 멧돼지라도 내려와 가을에 심을 구근을 뒤지기라도 하면 마치 중장비를 몰고 와 정원에 해코지를 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피해가 크다. 거듭 강조하지만 정원사의 겨울은 다른 계절의 분주함에 뒤지지 않고 흘리는 땀 역시 적지 않다. 내년을 위한 여러 계획과 전략을 구상하는 일 등은 굳이 한 번 더 강조하지 않겠다. 가을에 심은 구근처럼 정원사들은 치열하게 겨울을 견디고 있다. 겨울정원은 입장료를 환불해야 할 만큼 볼품없는 곳이 아니다. 정원을 감상하기에 겨울은 아주 불리하지만 겨울에 먹는 냉면에 버금가는 매력으로 가득한 곳이 겨울정원이다. 다른 계절에는 정원의 화려함에 주목했다면 겨울에는 숨어 있던 매력을 찾는 재미에 주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곳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 내린 눈과 대비되는 강렬한 색을 아직 유지하고 있는 열매와 줄기, 굶주린 까치를 위해 남겨 둔 몇 알의 홍시처럼 정원에 남아 있는 열매는 겨울정원에서 찾을 수 있는 메마른 감성을 위한 양식이다. 겨울에 더욱 도드라지는 다양한 식물들의 줄기와 가지는 꽃이 주는 아름다움만 편식하던 이들에게 회초리처럼 선명한 교훈을 남긴다. 나름의 방법으로 혹한을 지혜롭게 나고 있는 식물들의 모습도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식물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하는 정원사의 모습도 모두 감동이다. “추우면 힘들긴 하지만 춥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것도 있어… 추위도 소중한 조미료 중 하나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에서 주인공이 겨울 음식을 만들며 읊조리는 말이다. 정원에서도 겨울과 추위는 소중한 ‘눈 맛’을 위한 소중한 조미료다. 겨울에 정원과 정원사들이 받은 오해에 대해서 구구절절 얘기한 이유는 억울함만을 토로하기 위함이 아니다. 사실 2020년은 1년 내내 겨울이었다. 코로나19는 찬바람보다 매섭고 두려웠다. 모두가 힘들었지만 많은 사람이 찾아야 유지될 수 있는 정원과 수목원은 더욱 힘든 시절이다. 겨울정원에서 할 일이 없지 않듯 위축된 사회적 분위기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가 할 일이 없지는 않다. 이제는 정원 최전선에서 방역작업까지 병행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꽃처럼 화려하고 자극적인 공간을 선호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넓고 개방된 공간에 주로 만들어진 정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다. 이제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시대가 되었다. 찬바람이 불지만 여전히 많은 정원사들이 긴 겨울보다 더 치열하게 때론 목숨을 걸고 정원을 묵묵히 가꾸며 치키고 있다. 정원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정원사와 함께. 노회은은 참외밭을 일구며 자식의 인생까지 아름답게 가꿔 준 농사꾼이자 정원사인 부모님을 존경한다. 학창 시절 영국의 정원을 슬라이드 필름으로 보여 주시던 은사님께 늘 감사한 마음이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일하지만 삶은 아직 척박하고 엉성하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관리원 정원문화사업지원실 팀장
- 노회은 한국수목원관리원 팀장[email protected]
-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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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어 세계인의 일상생활이 제한되고 많은 사람이 경제적 타격을 입었으며, 사망자가 2020년 일 년 동안 거의 200만 명에 이르는 예상치 못한 팬데믹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홍수, 대형 산불, 저지대 침수 같은 전 지구적 재난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처하기 위한 시급한 노력이 사회 각 분야에서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 조경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패러다임이 변해왔음을 알 수 있다. 조경분야 도입 초기 70·80년대에는 고속도로, 공단건설 등 국토개발로 초래된 절개지 사면을 포함한 훼손지의 미관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이를 녹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 이 시대를 소위 코스메틱(cosmetic) 조경시대라 할 수 있다. 1990년대에는 공장, 축산농장 등의 폐수로 인한 하천 수질 및 토양 오염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생태적 관점에서 환경을 보전할 필요성이 높아져 자연환경보전이 조경의 중심과제였다고 할 수 있다.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난개발로 인한 경관훼손이 문제로 등장하면서 국토경관보전에도 관심이 높아져, 21세기 전후 시기는 자연환경 및 경관보전을 중요시하는 자연보전조경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택지공급을 위한 1기신도시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생태적 디자인을 지향하는 아파트조경이 조경 분야를 이끄는 새로운 수요처로 등장했다. 21세기에 진입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기존 자연환경의 보전에 그치지 않고 각종 개발과 도시화로 인해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 및 재생시켜야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단절된 백두대간의 복원, 야생동물 이동을 위한 생태다리 조성, 자연형하천 조성사업 등이 최근까지 이어졌다. 이와 더불어 도시에서는 기존 건물을 모두 허물고 새롭게 짓는 재개발 혹은 뉴타운보다는 낙후된 기존 도시조직을 복원하여 재생시킴으로서 원주민들이 보다 쾌적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서민복지를 고려한 도시재생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복원 및 재생에서 조경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며, 이를 복원 및 재생조경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작년부터 서울정원박람회가 단순히 작가의 아름다운 정원을 보여주는 박람회를 넘어 골목길 재생과 접목해 열악한 환경의 골목길에 정원을 만들고 녹화해 골목길 환경 재생 및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은 재생조경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즉 홍수·태풍·산불·이상고온 등에 따른 재난이 지구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재난대비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 예기치 못한 팬데믹 사태가 발생해 세계를 강타하고 있어 물리적 재난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재난에도 대비해야 되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백신개발로 현재의 팬데믹 상황이 지나간다 해도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가능성이 예견되고 있다. 이와 같은 지구적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가 힘을 모아 준비해야 하지만, 자연보전과 함께 환경친화적 생활환경 건설을 주된 목표로 하는 조경분야는 재난극복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잠재력이 매우 크다. 조경 분야는 재난시대에 부합되는 새로운 역할, 즉 재난극복 조경을 주도적으로 준비해야 될 것이다. 지구적 재난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작금 발생하는 재난이 초래된 원인부터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 지구온난화, COVID-19재난들은 지구상에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발생한 무분별한 자연의 파괴 및 오염이 주요 원인임은 우리가 잘 아는 사실이다. 즉 이들 재난은 야생동물 서식지파괴, 비위생적 대량 가축생산 등 자연과 동물을 배려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적 활동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즉 인간의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다. 과다한 화석연로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대량 발생이 온실효과를 초래하여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경 분야에서는 이산화탄소 흡수를 위한 숲 조성 및 도시녹화를 적극 추진해야하고, 탄소발자국 줄이기 일환으로 식재료 운반거리 최소화를 위한 텃밭조성 등 다양한 대처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주거지와 인접하여 공원녹지를 많이 만들어 홍수, 산불, 지진 등의 재난 시에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분산시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팬데믹 대비를 위해서는 공원 등 오픈스페이스를 더욱 많이 만들고, 공원의 구성에서도 새로운 개념의 공원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기존의 공원에서는 사람들 간의 접촉기회가 가능한 많아지도록 개방적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당연했으나, 앞으로는 팬데믹 상황이 올 경우 쉽게 분할하여 사회적 거리유지가 가능한 작은 포켓공간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유연한 공간 구성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과 같은 물리적 측면의 대응과 더불어 우리의 사고방식에도 근본적 변화가 요구된다. 최근의 지구적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인류의 자연관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요구된다. 즉 ‘사람이 먼저다’,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다’와 같은 인간 우선주의 혹은 인간 우월주의가 환경재앙을 초래하는 원흉임을 깨닫고 인간과 지구상의 동식물 등 생명체는 모두 평등하며, 지구상에서 동등한 거주 권리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더 나아가 흙·물·공기 등 무생물도 생명체와 평등하고 동등한 거주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한다. 왜냐하면 지구상의 모든 구성요소는 상호의존적이므로 어떤 한 요소가 고통을 겪을 경우 이는 지구 전체의 고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즉 무생물인 토양·물·공기가 오염되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류는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생명주의로, 더 나아가 무생물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의미의 신(新)자연주의로 나아가야 지구 재난의 근본적 해결방안이 비로소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태초에 자연에서 태어나고 자연에서 살아왔으나, 지금은 극도로 인공화된 콘크리트 정글의 도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재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재난에서 벗어나기 위하여는 극도로 인공화된 도시를 자연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 그러나 도시의 인공물들을 일시에 제거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차선책은 기존 도시를 친환경적으로 개조하고 녹화하여 도시 속에 자연을 최대한 도입하는 녹색이상도시, 즉 그린유토피아(GREEN UTOPIA)를 만드는 것이다. 그린유토피아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신재생에너지 사용, 저영향개발(LID)로 일컬어지는 빗물재활용, 그리고 녹시율 100%를 지향한다. 녹시율 100%는 도시내 모든 구조물을 녹화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특히 건물의 지붕, 벽면, 실내, 지하공간까지 모든 곳을 녹화하여야 한다. 최근의 녹화기술 발달로 옥상과 벽면은 물론 빛이 차단된 지하공간까지 녹화가 가능하게 되어 실내외에서 녹시율 100% 달성이 가능해졌으며, 이러한 노력들이 지구적 재난시대에 조경분야가 담당해야할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안전한 도시, 건강한 도시, 쾌적한 도시, 행복한 도시로 가는 지름길을 열어줄 것이다. 지구적 재난 극복을 위해서는 산업화 이전 본래의 생태적 자연으로 회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즉 사람과 동식물, 그리고 공기, 물, 흙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그린유토피아(GREEN UTOPIA)가 답이다. 조경가들이 주도적으로 바이러스, 그리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난극복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신(新)자연주의 조경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 임승빈 환경조경나눔연구원장[email protected]
-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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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자연환경보전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개정안 발의 당시 적잖은 반대가 있었지만, 기후변화 위기와 전염병이 유행하고, 생물다양성이 매우 중요한 국가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현재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자연환경보전법 개정 및 자연환경복원사업 추진 근거 마련 자연환경복원사업 관련 개정안에는 자연환경복원사업 정의, 체계적 자연환경복원을 위하여 환경 변화 적응의 고려, 생태계의 연계성 및 균형의 고려 등 기본원칙, 자연환경복원사업 시행 및 추진 근거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개발사업 시 생태적 가치가 낮은 지역으로 개발을 유도하고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과하는 생태계보전협력금이 부과 취지에 부합하도록 명칭을 ‘생태계보전부담금’으로 변경하고, 생태계보전부담금 및 교부금이 실질적인 자연환경복원사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용도 명확화, 부담금 산정기준에 생태가치 반영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현행법에는 국가에 훼손지에 대한 복구·복원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할 책무를 부여하고 있고 이에 따라 자연환경복원사업이 다수 수행되고 있다. 그러나 각종 개발사업의 시행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하여 다양한 자연환경이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어 적극적인 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환경복원의 개념, 추진 절차 등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자연환경복원의 체계적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금번 법안 개정으로 원인자부담원칙 취지에 부합하게 부담금 제도가 개선되었고, 체계적인 자연환경복원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그간 자연환경복원사업은 생태계보전협력금, 도시생태휴식공간(구 자연마당), 어린이생태체험공간(구 생태놀이터), 도시소생태계 조성사업, 보호지역 훼손지 복원사업 등의 형태로 추진되었으나 자연환경보전법, 습지보전법, 자연공원법 등 여러 법령에 흩어져 있고 관련 근거가 미약하여 수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2017년에 제43조의2, 도시생태 복원사업 조항이 신설되었으나, 복원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였다. 금번 개정안에서 자연환경복원사업은 훼손된 자연환경의 구조와 기능을 회복시키는 사업으로서―다른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소관 법률에 따라 시행하는 사업은 제외― 생태·경관보전지역, 도시지역 생태계의 연속성 유지 또는 생태계 기능 향상사업, 생태통로 설치, 습지보호지역등(내륙습지 한정) 훼손된 습지 복원, 기타 훼손된 자연환경 및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대통령령 사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환경부장관은 자연환경복원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자연환경조사, 생태계정밀·보완조사, 기후변화 관련 생태계조사, 습지조사 등 관련 근거에 따른 조사 결과를 토대로 훼손된 지역의 생태적 가치, 복원 필요성 등의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를 평가하여 자연환경복원이 필요한 대상지역의 후보목록을 작성하여야 한다. 후보목록에 포함된 지역을 대상으로 자연환경복원사업을 시행하며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권한을 위임받은 행정기관 장, 공공단체나 기관 또는 사인(私人)에게 자연환경복원사업의 시행에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할 수 있고, 그 권고의 이행에 필요한 비용을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 자연환경복원사업 시행자는 자연환경복원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추진실적 정기적 보고, 사업 완료 후 모니터링 및 유지·관리의 책무를 갖는다. 자연환경복원업종 신설 추진경과 한국생태복원협회는 2007년부터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을 추진하였고, 17, 18, 19대 국회 때 3차례 발의가 되었으나 부처 이견 또는 임기만료로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2020년 7월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극복 및 구조적 대전환 대응을 위해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였고, 심각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는 국·내외 자연보전 정책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린뉴딜 전략 중 ‘국토‧해양‧도시의 녹색 생태계 회복’에서는 ‘식생·토양의 자연성 보전 및 야생 동식물 서식지 보존’을 위해 자연환경보전사업-정책 강화와 더불어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민간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로 자연환경복원업 신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시의성을 반영하여 자연환경복원업종 신설이 포함된 자연환경보전법 개정법률안이 지난해 11월 30일 4번째 발의되었다. 자연환경복원이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사-계획-설계-시공-모니터링-관리의 시스템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3차례동안 일련의 과정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요건으로 제안하였다. 현행법상 엔지니어링과 시공이 분리되어 있어 이번에는 자연환경보전업 내에 조사업, 복원설계업, 복원시공업 세부 업종으로 구분해 발의되었다. 생태계조사평가협회도 10여 년 전부터 자연환경조사업을 추진해왔고, 법률개정안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업은 자연환경복원사업 조사뿐 아니라 전국자연환경조사, 자연공원 자연자원조사, 야생동물 등 서식실태조사, 수계 호소환경 및 생태조사,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한 동식물상조사 등 관련법에 근거한 조사 부분을 수행하게 된다. 환경영향평가 사업 시 저가 재대행에 따른 부실한 자연환경조사가 문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책임성 소재 문제, 전문업종이 부재하여 발주자에 따라 전문성이 부족한 업종에서 조사를 수행하거나 개인 조사원 위촉으로 책임 부과 어려움 등에 따라 조사 신뢰도가 저하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업종 부재 및 개인 위탁 위주 수행으로 업계 영세화 및 전공자 감소 등으로 전 지구적으로 생물다양성 감소로 생물주권이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점에서 기초과학 근간인 생물분류 및 생태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자연환경복원업종 신설 필요성 _ 생활환경 중심 정책 문제 해결 환경 분야는 생활환경과 자연환경으로 분류된다. 생활환경으로 분류되는 대기, 수환경, 토양 등은 생태계를 이루는 구성요소로서, 자연환경과의 구분은 생태학적으로는 사실 의미가 없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규제 중심의 생활환경 관련 산업에 치중되어 급격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등에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자연환경 분야는 수많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행력이 부족하였다. 대기, 수질, 소음·진동분야는 「환경산업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 근거하여 각각의 전문공사업이 있으며, 토양분야는 「토양환경보전법」상 토양정화업이 있으나, 「환경산업 및 환경산업 지원법」 환경기술에 ‘자연환경의 보전·복원 및 개선 기술’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업종이 없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자연환경복원업종 신설 필요성 _ 산업 육성을 통한 전문가 활용 자연환경 자격 제도는 자연생태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고, 생태계 위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할 목적으로 2004년에 도입되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5500여명이 배출되었고, 전국자연환경조사 등 조사 전문가들이 약 1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자연환경복원은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사-계획-설계-시공-모니터링-관리의 시스템으로 수행되어야 하며 전문가가 활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문업의 부재로 제대로 된 자연환경복원사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자연환경 기술자 활용이 미흡한 실정이다. 2020년 12월에 통과된 「자연환경보전법」상 자연환경보전의 기본원칙에서는 자연환경 복원시 축적된 과학적 지식과 정보의 활용, 관계기관·전문가 등의 참여와 협력이 명시되어 있다. 환경부에서는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서식지 복원기술을 개발, 연구하고 있으며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주관의 녹색기술에서 생태복원기술은 ‘환경보호 및 보전’ 항목으로 분류되고 모니터링, 생태계, 재료, 생물다양성 등으로 구분되어 기술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컨설팅이 자리를 못 잡고 있는 국내 자연환경 업계 현황을 고려하고, 관련 기술 개발과 전문가 활용을 위해서는 전문업종 신설을 통해 관련 산업의 육성 및 기술·연구개발 추진, 인력을 양성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업종 신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자연환경복원업종 신설을 통해 민간산업 육성과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을 활성화하여 그린뉴딜의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정책 추진에 동력을 제공하고, 내실 있는 자연환경복원사업 시행, 관련 분야 발전 및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환경복원업종 신설 필요성 _ 생물주권 시대, 자연환경조사·복원 전문성 확립 시급 한국생태학회(회장 이훈복)는 “훼손된 자연환경의 복원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고, 쾌적한 생활공간을 조성하여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연환경복원을 위한 조사, 설계 및 시공을 위한 법체계를 확립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특히 “자연환경복원은 생태학적 지식과 자연형성 과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의 참여를 명문화함으로써 국토자원의 지속가능성과 생태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한국식물분류학회(회장 정규영)는 “국제정세는 생물주권 시대에 돌입하여 유전자원의 전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자연환경조사와 복원의 전문성을 확립하는 업종의 신설은 기초생물 분야의 활성화를 위하여 시급하고도 당연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하였다. 환경기술사회는(회장 정지현)은 “국토교통부의 개발을 전제로 하는 정책은 개발사업에 따른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고 훼손된 자연을 보전·복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환경부 내 여러 법령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연환경복원사업을 통합,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전문업종 등록과 전문기술자가 수행하게 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었다. 한국토양지하수보전협회(회장 조명현)는 “자연환경 분야는 관련 기술과 전문인력이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업종이 없고, 자연자원총량제 도입으로 개발사업지 내 자연환경복원사업의 수요가 대폭 확대될 예정으로 이를 수행할 전문업종 신설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사람 중심에서 벗어나 생물종과 공존하는 환경으로 나아가야 자연환경복원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이해관계자의 의견에 따라 당초 목적을 벗어나 조성되는 사례들이 발생하곤 한다. 특히 도시지역 내인 경우, 담당자나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당초에는 없던 체육시설이나 휴게시설이 도입되기도 하고, 핵심지역 내 모니터링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은 관람을 위해 확장되곤 한다. 일반적으로 야생동물은 번식기 및 산란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대상지역 내 중요 생물종의 생활사를 파악하여 공정을 채택해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 피난처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행정적인 준공시기만을 고려하거나 전문가 의견 없이 임의적으로 판단하여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급격한 도시화로 많은 생물종의 서식지가 훼손되거나 축소되었으며 이는 생물다양성 감소 이상의 파급력으로 인간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이유로 그 중요성을 간과하게 된다. 생존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위해서는 기존의 사람 편익, 이용 중심에서 벗어나 생물종과 공존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자연환경복원사업 기준 마련 필요 환경부는 자연환경복원사업을 체계적이고 기술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관련 기준 및 가이드라인을 제정해오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구축한 자료들은 ▲자연환경보전사업 설계 가이드라인 ▲생태휴식공간조성사업 가이드라인 ▲어린이생태체험공간조성 가이드라인 ▲생태계보전협력금반환사업 가이드라인 ▲대체서식지조성 가이드라인 ▲생태통로 가이드라인 ▲금개구리 대체서식지 가이드북 ▲생태보전실무지침서 ▲생태복원사업 모니터링 및 유지관리 가이드라인 ▲자연환경 엔지니어링 표준품셈 ▲생태하천 복원 기술지침서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사업별 지침이 대부분이어서 기획-조사-설계-시공-모니터링-관리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인 자연환경복원사업 기준이 부재하다. 또한 품셈기준이 없어 습지 육화로 고유 생물서식환경이 악화되어 기반환경 개선 시 실정에 맞지 않는 토목이나 조경품셈을 활용해야 하고, 보호종 이주 또는 이식 시 기준 부재로 초저가 또는 그 반대의 사례들도 많아 관련 품셈이 필요하다. 업 신설 후 사업사례, 모니터링 결과, 생태계복원 및 보전기술 연구·개발 성과를 토대로 관련 기준을 개정하고 정립해나가야 할 것이다. 전문업 부재로 선진국과 기술격차 심화 환경부는 기술인력 배출과 함께 자연생태계보전 및 복원기술 등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최고기술을 보유한 유럽연합·미국 대비 인력은 70.5% 수준, 기술격차는 6년 정도 뒤쳐져 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수준평가. 2018). 이는 생태계보전 및 복원기술 활용하고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관련 산업 육성 부진과 전문업 부재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자연환경보전업이 신설되면 원천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관련 산업이 증가하게 되므로 민간업계 전문성이 강화되고 민간시장의 협력·경쟁 등을 통해 최고기술 보유국과의 기술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업종 신설로 자연환경조사 및 복원기술자들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므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전문가 양성으로 생물주권 국가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홍태식 한국생태복원협회 회장 정흥락 생태계조사평가협회 회장
- 홍태식 한국생태복원협회 회장[email protected]
-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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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긴장 속에 한 해를 보내게 됐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조경계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름대로 치열하게 각자의 길을 달려온 이들이 있다. 다사다난했던 조경인들의 희로애락을 돌아보고,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는 조경인들의 꿈과 소망을 들어 봤다. 독자들이 각계 조경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올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에 대한 희망을 꿈꾸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세 번째 단계의 삶을 시작하면서 권영휴 국립한국농수산대학 조경학과 교수 2020년은 뜻 깊은 한 해였다. 조경 분야에 몸담은 42년을 정리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정리라기보다는 삶의 세 번째 단계를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삶의 첫 번째 단계는 건설회사, 두 번째 단계는 학교로 정확하게 반으로 나뉜다. 대우건설 부장으로 퇴직한 후 학교에서의 생활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었다. 젊음과 꿈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 좋았다. 조경인으로 지나온 날들을 반추해보니 몇 가지 의미 있는 일들이 있었다. 대우건설에서 Hanoi신도시사업팀장으로 6년간 일하면서 개발전문가로서의 업무능력을 인정받았다. 1990년대만 해도 조경직의 위상이 그리 높지 않았다. 2500만 평 규모의 대단위 도시개발사업이었기 때문에 조경직의 신도시사업팀장 발령 자체가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조경 생산 분야에 대한 강의와 연구를 주로 해왔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조경수 생산과 관련된 조경학과를 만든 것도 뜻있는 일이었다. 전통적인 농업을 중시하는 대학에서 조경은 농업 분야로 인식되지 않았다. 보수적인 특성을 가진 구성원들의 틀을 깨고 조경학과를 새롭게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리나라 조경학과의 교육방향과 연구들은 많은 부분이 계획과 설계에 치중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7년간 농촌진흥청의 연구비를 지원 받아 조경수 생산과 유지관리, 조경수 컨테이너재배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조경수에 대한 연구비 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기초연구를 위해 지원해 준 농촌진흥청에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 조경학과가 만들어진 지 48년이 되었지만 조경의 중요한 영역 중의 하나인 생산과 유지관리 분야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걸음마 단계에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조경배식학은 1977년, 조경식물번식학은 1981년에 만들어진 책이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대학 교재로 쓸 수 있는 새로운 번식학 책이 없다. 그동안 조경수 번식기술과 수목배식기술 등의 연구가 없다는 반증이다. 조경산업에서 조경수가 가장 중요한 조경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생산기술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농업에도 4차산업의 바람이 불고 있다. 4차산업은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조경수 생산기술은 농업분야에서도 가장 기술이 뒤떨어져 있다. 4차산업혁명의 새로운 시대를 맞아 조경수 생산용 농기계 및 로봇기술, 컨테이너재배기술, 조경수 유지관리 등에 관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융합하는 기술개발에 투자하여 조경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2021년은 세 번째 단계의 삶이 새롭게 시작되는 해이다. 지금까지의 작은 경험들을 모아 조경분야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계획하고자 한다. 우리 조경인 모두 행복한 새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언택트 시대 규제혁신 제1호, 1인용 벤치 MAS 허용 ‘성과’ 노영일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이사장 2020년 코로나19 국가재난을 겪으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으로도 큰 충격이 있는 상황이며, 전통산업이 생계위협을 많이 받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IMF 금융위기보다 더 많은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지난 경제위기를 돌이켜보면 위기가 촉매제가 되어 혁신성장으로 성공 도약의 기회가 되었다. 조경산업 분야 또한 변화의 중심에서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2021년 언택트 시대에 ▲우리의 경쟁력, 준비가 되어 있는가? ▲스마트 기술과 협업이 가능한가? ▲신성장 산업으로 진입할 수 있는가? 란 화두를 던져본다. 이는 2021년 우리 조합이 전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목표다. 지난 12월 22일, 김정우 조달청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현재 2인 이상의 벤치만 다수공급자 계약(MAS)을 체결하고 있다. 이에 조합은 간담회에서 언택트 시대의 규제혁신 제1호로 1인용까지 구매 확대를 요청하였고 조달청은 이를 수용했다. 이는 우리 조합이 주도적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4차산업 스마트 지원사업이 혁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신사업 분야를 확대하겠다. 지나친 가격경쟁, 과다경쟁을 탈피하고 특화된 기술과 브랜드로 시장변화에 살아남아야 할 것이다. 2021년 ‘또 다른 기회’로 인사드리겠다. 조경디자인의 ‘보랏빛 소’를 찾는 끊임없는 노력 류홍선 플레이가든스 대표 좋아하는 세스 고딘의 여러 히트작 중 『보랏빛 소가 온다』(도서출판재인, 2004)에서 언급되는 ‘보랏빛 소’(purple cow)라는 의미는 벌판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누런 소가 아니다. 노란 소들 사이 ‘보랏빛 소’처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특정한 것을 의미한다. 우리들이 만드는 상품은 리마커블(remarkable)해야 하며 주목할 만 한 가치가 있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한 것이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른바 조경 공간 속에서 늘 ‘보랏빛 소’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잠깐, 아니 오랜 시간 동안 착각했었다. 돌아보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누런 소를 가져다가 디자인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게 내 자신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찰나, 때마침 처음 도전한 2020년 제8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한살이라도 덜 먹었을 때 도전해 보고자 하는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된 뜻 깊은 한 해였다. 이번 대상 수상을 통해 나의 디자인이 ‘보랏빛 소’를 넘어 더 멋진 다양한 빛깔의 소를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겠다 마음먹었다. 다른 디자인을 하는 모든 이들도 2021년에는 리마커블한 과정과 결과물이 함께 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LH 아파트 외부공간, 가치를 높이다 신명옥 LH 주택조경부 부장 학부를 졸업한 이후 지난 30여 년간을 돌아보면 2020년만큼 아파트 외부공간에 대한 관심을 쏟은 적이 있었나 싶다. 연초 주택조경부장으로 부임하고 나서 했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는 어떻게 하면 LH 아파트 조경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였다. 자연스레 민간건설사에서 개발한 우수 단지들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시간이 나는 대로 답사도 해보고 건설에 직접 참여했던 분들을 초청해 강연도 들었다. 그러나 공공부문은 공사발주 제도, 조달구매 시스템 등으로 인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민간의 뛰어난 기획력과 유연한 대처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내재되어 있다. 결국 LH 임대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LH 이미지를 고착화시키고 그 영향으로 LH 분양아파트의 이미지마저 연계되어 평가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적으로 임대아파트의 체질 개선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주요 업무 방향을 설정했고 노력한 결과가 최근의 노령화, 1인 가구 증대 등 인구구조변화를 고려한 공간과 공간의 기능을 통합하여 분양대비 적은 녹지면적을 활용하여 효율적인 토지이용을 도모하고자 한 것과 외부공간의 풍성하고 다채로운 경관 조성을 위해 수목의 식재밀도와 규격을 상향한 것이다. 또한 새롭게 론칭하는 LH 분양아파트 브랜드인 안단테와 궤를 같이하여 지난 10년간 조성해온 LH 아파트 외부공간의 여러 풍경들과 전문가, 주민 인터뷰 등을 담은 사진과 글을 책으로 엮어 배포할 계획으로 일반 수요층을 대상으로 LH 아파트에 대한 이해와 호감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LH 아파트 외부공간이 추구해야 할 보편타당한 가치와 디자인 전략수립을 위해 고심 중에 있는데, 이 과제가 끝나는 2021년이 되면 LH 아파트 조경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한 바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2021 조경 with COVID-19 이지영 롯데건설 주택공사부문 수석 2020년 초 코로나19의 발발은 평이하게 흐르던 일상의 삶의 방식을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하는 전환의 일침을 안겨준 엄청난 사건이었다. 아파트 건설현장에도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아 짧게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중국발 감염에 의한 사태는 건설현장의 인력과 자재 조달을 꽁꽁 얼게 했다. 우리 아파트 내 보통인부 및 가공 자재의 경우 중국인과 중국생산품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양국 간 통행과 각 국내 이동을 제한하는 시점의 국내 현장들은 공사마비 상태까지 겪어야만 했다. 준공이 임박한 현장들은 그야말로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향후 재발에 대비하는 극복 방안으로 예컨대 4차 산업혁명의 기술력을 조경현장에서도 십분 활용하고, 수입 의존 자재의 적용에 대해서도 숙고하여 적용해야 한다. 조경 전공자들의 시공에 대한 관심 및 내국인 조경공의 증가도 필요하다. 코로나19는 재택근무와 홈스테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하여 생활공간 내 조경에 대한 중요성과 인식 변화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조경이야말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책임지는 삶의 바탕이고 필수요소로 다시 한 번 부각되었고, 작은 규모의 정원에서부터 단지 내 공원으로까지 기대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좀 더 환경적 가치가 높고 자연회복력(Resilience)이 우수한 공간 조성과 소재를 설계에 반영하고 시공해야 한다. 2020년은 코로나19 전염과 유래 없는 긴 장마, 계절 상실 등과 같은 기상이변 등 빅 리스크가 많았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2021년 조경은 최근 발표한 탄소중립 선언과 같은 녹색전환에 궤를 같이하여 지속가능하고 환경 적응 실천에 더욱 깊은 고민을 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코로나19 속 도전의 연속, 올해는 선물만 가득하길 최영준 랩디에이치(Lab D+H) 조경설계사무소 소장 지구인들에게 2020년은 코로나19의 해로 기억될 한 해였다. 하지만 나와 우리 팀에게는 흥부네의 해와 석남녹지의 해로 기억될 한 해였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랩디에이치 사무실을 운영한 지 이번 달로 이제 만 3년차가 된다. 아직은 젊은 우리 팀에게 5.6㎞의 한강변 보행네트워크와 2만 평의 공원과 같은 녹지를 동시에 기본, 실시설계 및 각종 심의와 인가단계까지 밟아가는 일은 한 해 내내 도전의 연속이었다. 한강변 보행네트워크는 다양한 발주처, 심의주체, 엔지니어링 협력사 그리고 7개사와의 협업이 있었기에 그 어느 때 보다도 많은 협의와 발표를 진행하고 많은 전화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인천 석남녹지는 녹지내부에 커뮤니티센터를 묻고, 스마트에코의 아이디어를 녹여내야 하는 임무가 추가되면서 두 차례 포럼이 열리기도 하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생활의 일부가 된 올해동안 어쩌면, 거리두기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가장 폭넓은 사회적 소통을 경험한 아이러니의 2020년이기도 했다. 경험이 적은 탓에 팀 내부에서나 외부적으로도 많은 부족함이 있었지만, 그 많은 도전적인 상황과 어려움을 어떻게든 통과하고 나니, 결국에는 갑/을, 관리자/용역사, 소장/직원의 모든 관계에서 과업의 추진을 위해 협력해나가는 조력자이자 때로는 난관을 함께 극복하는 전우와 같은 관계로 승화되고 격식을 넘어 많은 감정의 교류도 느꼈던 뿌듯한 한 해였다. 2021년에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과 그에 뒤따르는 실패와 성취, 그리고 역설적 반전과 전이가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그렇게 우리를 기다릴 새해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전해줄 것이라 굳게 믿는다. 물론 전염병의 종식까지도. 함께 해요 ‘오마이가든’ 현재성 KBS제주 PD 심신이 다소 지쳐 있던 나는 우연히, 어느 정원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서 작은 꽃, 풀, 가지의 흔들거림, 시간이 흐르면서 움직이는 빛과 그림자, 그늘과 이끼, 물기와 소리를 보고 들었다. 누가 날 ‘조경인’이라고 부르면 마치 ‘우주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매우 낯설 터. 하지만 분명한 건 이 모든 것이 그날 오후(2019년 6월) 눈부시게 빛나던 제주 서귀포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2020년 1월 UHD다큐멘터리 <오마이가든>이 KBS를 통해 전국에 방송되었다. 많은 분들이 뜨겁게 호응해 주셨고, KBS제주방송총국은 같은 해 4월 10일 위클리 정원프로그램 <정원의 발견>을 론칭했다. 정원과 사람, 가드닝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다루며 2020년 12월 말 현재 33편을 방송했다. 상황은 점점 더 뜨거워(?)졌고, 그 와중에 한걸음 더 나아갔다. 2020년 10월10일 지상파 채널로는 처음 시도되는 정원전문유튜브채널 <오마이가든>이 문을 열었다. 아직 구독자수나 여러 가지로 모자라지만 약 150만 이상의 누적조회수에 많은 분들이 “예상외다”라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더 중요한 건 수많은 분들이 제작진의 정신을 번쩍 뜨이게 하는 고품질 댓글을 남겨주신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를 넘어 구독자끼리 서로 묻고 답하는 등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할까?/말까?’를 보통 ‘될까?/안될까?’로 판단하는 요즘이다. 하지만 얼마 전, 취재 중에 만난 어떤 분이 보낸 문자를 가끔 꺼내보며 난 ‘해야 한다. 쭉!’으로 생각을 굳히고 있다. “피디님이 행복을 전파하시니 하시는 일 모두 잘되실 듯합니다^^” 유튜브채널 <오마이가든> 구독과 좋아요를 부탁드린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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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긴장 속에 한 해를 보내게 됐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조경계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름대로 치열하게 각자의 길을 달려온 이들이 있다. 다사다난했던 조경인들의 희로애락을 돌아보고,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는 조경인들의 꿈과 소망을 들어 봤다. 독자들이 각계 조경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올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에 대한 희망을 꿈꾸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동시대 조경인 공감력 키워야 노환기 한국조경협회장 / 조경설계 비욘드 대표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로 혼란스러웠던 한해가 가고 있다. 나름대로 치열했던 조경산업을 둘러싼 논쟁들이 끊임없이 대두됐다. 올해로 20대 한국조경협회장 임기를 마치고 내년부터는 다시 야인으로 돌아가려 한다. 협회 40주년을 맞이한 2년 동안 조경산업 및 관련 정보를 심도 있고 명확하게 산업계에 제공해 제도적으로 조경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미진한 부분도 많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전통적인 사회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 인접 분야에서는 조경계가 그동안 주도하던 영역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도전으로 영역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정부의 정책에 맞춰 선제적인 대응만이 조경계가 공룡과 같은 산업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면서 동 시대 동고동락하는 조경인들의 공감력을 키우는 것이 절실하다 느꼈다. 상대에 대한 단순 이해가 아닌 마음으로 같이 지지하고 아파하는 강한 유대의식만이 장기적으로 다가올 세계에서 조경계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한번 조경인 여러분의 노력에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건강하게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정원으로 가는 길 이주은 팀펄리가든 대표 정원이라는 이름 하에 여러 프로젝트를 해오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있다. 정원은 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들지만, 새로운 도전이 있고 재미있는 일임엔 틀림없다는 사실이다. 졸업 후 조경설계를 하고 싶다는 야심을 갖고 설계사무실에 입사한 지 1~2년 만에 고된 근무 여건에 좌절하고 뛰쳐나와 정원 일을 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다. 또 시공현장이 힘들고 몸을 움직이는 직업에 대한 사회의 부적절한 시선과 대우에 못 견디고 그만두는 분들도 많다. 정원은 시설과 식물에 대한 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고, 좀 더 디테일한 설계가 요구된다. 보다 깔끔하고 세련된 시공을 위해서는 많은 현장경험이 있는 인력을 필요로 한다. 관리 또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전문 가드너를 원하고 있다. 설계·시공·식물관리 등의 각 분야에서 최소 5년 이상의 경험과 경력을 가진 분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 매번 다른 현장, 다른 여건, 다른 문제점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원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시공현장에서 시작해서 가는 길, 설계사무소에서 실시설계를 통해 배우며 가는 길, 식물원에서 식물을 배우며 가는 길 등 정원으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그 길은 모두 궁극적으로는 정원과 통한 다. 조급해 하지 말고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할 줄 알게 되었을 때 다음으로 넘어가도 늦지 않다. 조급한 마음에 갖춰진 실력도 없이 섣불리 정원에 뛰어들었다가는 설계도 제대로 못하고, 매번 비슷한 정원만 찍어내듯이 만들다가 점점 잊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정원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유명한 분들의 경력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원의 화려함에 가려진 그분들의 한 분야에서 보낸 고된 땀과 노력 그리고 견뎌온 고통의 시간들. 나 또한 그러지 못했기에 많은 한계에 부딪치고 있기에 정원으로 달려드는 부나방 같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내본다. 국가 사업의 희망 메시지 변재상 신구대학교 환경조경과 교수 코로나19로 시작한 2020년 경자년 한해가 지나간다. 올 한해 우울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대한민국은 세계인들에게 희망의 발신자가 되기도 했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한해였다. e-환경과조경에서 선정한 2020년 10대 뉴스를 살펴보니, 도시숲법 통과, 자연환경복원업 신설, 건설업 대업종화, 국가직 조경공무원 선발 등의 법과 제도적인 뉴스들이 눈에 띈다. 조경계의 내실을 다지고 재정비해야 할 때가 됐음을 전하는 소식들로, 조경인으로서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조경설계공모에서 배제된 조경이나 조경기능인의 위상 추락 등과 같은 조경인으로서는 가슴 아픈 소식들도 함께 있었다. 여러 제도를 정비하고 조경의 위상을 재정립하면서 인접 분야와의 대립과 반목보다는, 국가적 이익을 위한 공동의 협업이 필요한 시기다. 이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공동의 지혜가 필요하다. 불행 속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도시공원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202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개최 소식과 함께 국립세종수목원의 개장 등 다양한 조경 관련 국가적인 사업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2021년은 신축년으로 ‘하얀 소의 해’라고 한다. 도가에서는 소의 느림을 빗대어 유유자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2020년이 코로나19로 급속히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면, 2021년은 느릿한 소의 모습처럼 모든 것을 되짚어보면서 다시한번 사회적 경험의 축적과 내실을 다지는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내년에는 시원하게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평범했지만 소중했던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한해가 되기를 바라며 2021년 10대 뉴스는 한결같이 모두 웃을 수 있는 기분 좋은 소식으로 가득하길 기대한다. 나무는 살아있다! Trees Are Alive 최진우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대표 / 환경생태 연구활동가 2020년 가로수 가지치기 피해 시민제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과도한 가지치기로 인해 가로수의 기능과 모습, 존엄성이 훼손된 사례를 맵핑하고, 이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시민들의 마음까지 조직하는 가로수 아카이브북을 제작했다. 많은 시민의 제보와 참여를 통해 만성적이고 관행적으로 진행되어 온 과도한 가로수 가지치기 문제가 공론화됐고 함께 해결해야 하는 시민운동적 과제가 됐다. 가로수뿐만 아니라 학교, 상가, 공동주택, 단독주택, 공공기관, 공원, 산림, 하천 등 도시 나무 전체에 대한 존엄성과 보호 요구로 확대됐다. 이에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숙의토론회가 개최돼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서울시와 수원시의 시민참여형 가로수 관리 프로그램의 성과와 과제를 다루었고, 창원에서 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 학교나무 관리실태와 개선방안을 토론했다. 공동주택 수목관리 공공지원 요구가 제2회 경기도민정책축제의 토론의제로 채택돼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러 정책을 제안했다. 제2차 생물다양성 서울포럼에서도 가로수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법규와 정책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인식과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최근 덕수궁 시청앞 플라타너스 가로수 제거 반대 시민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여태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가로수를 잘라달라는 민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우리 사회에서, 가로수를 애틋하게 아끼고 지키고 싶어 하는 시민의 관심과 마음이 처음으로 광범위하게 표출되고 있다. 이런 상징적인 덕수궁 플라타너스 가로수는 시민의 관심과 힘으로 온전하게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지키도록 노력한 만큼 또는 베어지는 안타까운 만큼 도시 가로수 및 큰나무 보호를 위한 제도적·정책 개선의 발판을 만들 수 있는 2021년이 됐으면 한다. 다시 조경설계로, 새로운 도약 이순지 대림산업 조경파트 리더 최근 대학교 조경학과 1학년생을 대상으로 건설사의 조경업무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 하고 있는 업무를 정리하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설계에 대한 열망으로 설계사무소를 다녔으나 내가 생각하는 설계 구현과 디테일에 대한 갈증, 열악한 조경설계 분야 현실 등의 이유로 건설사로 이직하게 됐다. 건설사에서는 공동주택의 상품설계, 기획부터 현장 시공까지 일련의 과정을 경험했다. 건축뿐만 아니라 영업, 마케팅 등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하며 조경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특히 뛰어난 설계 및 시공전문가들과의 협업은 생동감 넘치는 배움의 장이다. 그러나 건설사에서 조경은 전체 공사비중의 3~5% 밖에 되지 않아 중요한 분야로 인지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인원 확보나 업무시스템 구축 등에 늘 어려움을 겪었고 감동적인 조경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조경은 전문성이 필요한 특수한 분야이고 공동주택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중요한 상품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대됨에 따라 건설사에서는 절대경쟁력을 갖춘 조경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목표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적 돌파구는 바로 조경설계라고 생각한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좋은 설계이고 시공도 설계적인 안목 없이는 좋은 성과물을 만들 수 없으며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 설계사무소가 너무 힘들어서 건설사로 옮겼지만 설계의 중요성을 깨닫는 순간이 무척 많았고 새로운 상품기획, 시공을 함에 있어 설계경험과 지식들이 밑거름이 됐다. 작년까지는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의 에너지를 쏟았다면 앞으로는 좋은 조경설계가 나올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 조경을 하시는 분들, 특히 설계사무소에서 고생하는 조경인들을 존경하고 응원한다. 신조경 시대로 나아가자 박공영 우리씨드 대표 2020년은 우리 회사의 20주년을 맞이한 해이기도 하지만 인류에 있어 농업혁명과도 같은 변혁기를 맞이한 해다. 펜데믹은 우리 인류, 모두가 장애를 가진 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우리는 마스크라는 도구를 사용해야만 하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바로 무분별하게 자행된 인간들의 욕심과 환경 파괴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조경이, 우리의 정원이 단순 삶의 주거지만으로 한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선 인류의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활동의 정원 혹은 조경문화로 발전해야 한다. 단순히 누군가 토목작업을 하고 누군가 설계를 하고 또 누군가 나무를 심고 또 누군가는 관리를 하는 어떤 특정의 인류가 행하는 단순작업의 개념이 아니었으면 한다. 조경이 경치가 아니고 ‘조연’, 자연이었으면 한다. 굳이 말하라면 신조경, 새로운 조경으로 발전해야 한다고나 할까? 우리는 잘 알지 못하지만 사실 신화훼라는 단어와 개념이 있다. 신화훼란 메시지는 우리가 사용하는 야생화라는 항목을 정원, 조경에 포함하면서 일게 된 것이다. 1980년대 초 몇몇 조경가 혹은 가드너로부터 시작된 이 개념은 유럽에선 일반화된 상태다. 1983년 미국원예학회에서 처음 제안해 1986년 국제원예학회에서부터 사용하기 시작, 이후 두 세 차례 검토를 거쳐 1994년의 국제원예학회에서 ▲Genuine new ornamental plants(전혀 새로운 관상용 식물) ▲New ornamental plant products(새로운 관상용 식물 제품) ▲Old/new ornamental plants(이전 /새로운 관상용 식물) 등 세 가지 종류를 신화훼(작물)로 정의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대부분이 화훼라 하면 절화, 관엽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다. 아직도 야생성을 가진 식물, 혹은 다년생 정도가 이용되고 있을 뿐인데 사실 한국도 1980년대 초반부터 야생화가 산업화 됐으니 우리 인류 혹은 선진국과 시작점이 같다는 점에서 자부할 만하다고 평소 생각하고 있다. 이와 같이 조경계, 원예계, 산림계, 환경계까지 모여 새로운 신조경이라는 세로운 개념 정립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우리 모두가 펜데믹 이전과 이후 우리 인류 모두가 비정상의 장애를 치유하기 위한 환경의 문제, 자연성의 문제, 심미성의 문제까지도. 또한 인류의 미래 삶까지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신조경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나는 오늘도 신화훼 활동을 위한 새로운 신년을 맞이하고 있다.
- 신유정[email protected]
-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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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길이 정원이다” 프로젝트는 LH 본사의 진주 이전으로 지역주민과의 소통, 친밀감 강화를 위해 부서가 가진 업무 특성을 살린 생활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으로 환경조경나눔연구원과 함께 시행됐다. 그 첫 번째는 진주 옥봉동 골목길 개선사업으로 마을중심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삼국시대 옥봉고분군을 중심으로 산기슭에 형성된 오래된 마을의 골목길이었다. 고불고불한 골목길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은 이제 폐가와 공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그곳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서울, 수도권과는 다른 느낌을 줬다. 분명한 것은 이 마을에 오랫동안 생활해온 주민들, 즉 원주민들은 새롭고 넓은 집과 도로 건설 등이 주는 경제적 가치에 집중하기 보다 자기 생활의 많은 공간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고 최소한의 편의 시설과 집 가까이 한 켠에 가꾸는 반려식물들의 공간이 자리하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이런 중소 지방도시의 특성에 맞추어 약 4개월여 기간을 거쳐 프로젝트는 완료됐고, 시공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작은 마찰도 있었지만, 완료 시점엔 모두가 그 공간의 작은 새로움에 축하와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진주 가좌천 문화의 거리 활성화 사업이었다. 첫 번째 프로젝트의 호응에 힘입어 진주 경상대 인근 주민과 지자체가 협업해 줄 것을 LH에 요청, 참여한 사례다. 진주시의 인구구성은 대체로 노령층과 대학가 중심의 청년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옥봉동 골목길 개선사업이 노령층을 위한 사업이었다면 가좌천 문화의 거리 사업은 젊은이들이 주 이용자가 되고, 노래하고 시를 읊고 잔잔한 흥을 즐기는 진주라는 도시의 문화를 이 공간에 담기를 원하는 사업이다. 학교를 따라 길게 형성된 녹지와 보행로에 음악과 전시, 커뮤니티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들을 제공하기 위해 거리의 명칭공모(가좌천 문화의 거리→볼래로)에서부터 설계, 공사 준공에 이르기까지 시민, 지자체와 함께 공감, 소통하며 완료하여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됐다. 두 차례의 ‘길이 정원이다’ 사업의 짧은 경험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그 지역 주민들이 가장 원하고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껏 우리나라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속도전이 모든 사업에 적용되는 점이 적지 않았다. 주거환경개선사업, 도시재생뉴딜사업 등은 분명 다르게 진행되어야 하며, 그 또한 각 지역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요구 사항들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조금은 느리게 가는 사업이어야 하지 않을까? 특히 지방도시 소멸화에 대한 우려의 대책을 수도권의 틀에 박힌 도시처럼 만들거나 잠깐 시선을 끄는 행사(꽃축제, 특산물축제)로 비슷한 도시를 재생산하는 제안은 맞지 않는 옷을 입히거나 일회성 흥행의 인기몰이에 영합한 근시안적인 사업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역사성, 장소성이라는 식상한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가장 편하게 생활하고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장소성을 자연스럽게 묻어나도록 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도시가 가능해지는 방안일 것이다. “주민 밀착형 슬로우 재생이 지속가능 도시와 사회를 만드는 빠른 길이다. 그런 도시, 마을 속의 한 켠에 자연이 있고, 또 그들의 아주 오래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주민들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도시와 마을이 만들어질 것이다.” 최희숙 / 한국토지주택공사 처장
- 최희숙 한국토지주택공사 처장
- 20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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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에 따른 하천 지형 변화 하천 본래의 모습이었던 모래밭과 자갈밭이 사라진 도시하천은 녹색하천으로 변해 버렸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녹색하천을 생태하천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도시화, 농지개량 등 인간중심의 사고가 불러온 하천의 직강화와 건천화라는 돌이킬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량의 변화는 도시하천의 녹색하천화를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충훈고 앞 사주를 사례로 강우량이 어떻게 하천의 모습을 바꾸고 하천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019년 5월만 해도 충훈고 앞 사주의 절반정도는 모래밭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확히 1년이 지난 2020년 5월에는 모두 식생으로 덮여 버렸다. 어떻게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을까? 강우량은 하천의 생태적인 측면에서 긍정적 요소로도 부정적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는데 2020년 5월 18일과 2020년 7월에서 8월에 걸친 장마로 침수된 사주가 물이 빠지면서 어떠한 모습으로 변했는지 살펴보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다. 2020년 5월 18일의 일이다. 오후 3시 30분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4시에서 5시 사이에 많은 양은 아니지만 집중적으로 비가 내려 사주의 절반정도가 침수되었고 일부 남아있던 모래밭도 모두 침수되고 말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침수되었다는 그 자체가 아니라 그날의 강우로 펄이 모래밭을 모두 채워버려 식생이 자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리쟁이, 소래풀, 갓 순으로 식생이 자라났던 사주에는 5월 18일 강우로 갈퀴덩굴, 단풍잎돼지풀, 환삼덩굴이 모든 곳을 덮어 버렸다. 그리고 나는 안타깝게도 안양천에서 가장 역동적인 공간이 녹색하천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2020년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54일에 걸쳐 기록적인 장마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 진행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럼 2020년 장마기간 동안 사주의 모습이 어떻게 변해갔는지 살펴보자. 본격적인 강우는 7월 23일 내렸다. 이날 강우는 91㎜였다. 7월 25일 물이 빠지자 그동안 보지 못했던 광경이 관찰되었다. 사주를 뒤덮었던 갈퀴덩굴이 쓸려나갔고 놀랍게도 일부구간에서는 펄이 아닌 모래가 퇴적되었다. 8월 1일부터 4일까지 이어진 강우에서는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갈대(달뿌리풀), 부들, 버드나무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모래밭과 자갈밭으로 바뀌었다. 8월 8일 사주가 전면적으로 모래밭으로 바뀐 이후로도 8월 15일까지 강우가 계속되었으며 사주면적 확대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 그럼 이러한 기대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물론 강우량이다. 하천은 숲생태계와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이다. 숲생태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안정적인 생태계로 나아가는 반면 하천생태계는 일 년에도 몇 번씩 발생하는 홍수로 인해 매우 역동적이면서 불안전한 생태계이다. 이러한 것을 우리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숲생태계와 하천생태계를 동일 시 하는 아주 잘못된 시각으로 하천생태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5월 18일 25.5㎜가 내렸을 때는 사주가 펄로 채워졌지만 91㎜ 강우량에는 녹지였던 지역이 일부 모래밭으로 바뀌었으며 이 후 지속적인 강우로 60㎜, 74㎜가 내린 이 후에는 전면적으로 모래밭으로 바뀌었다. 이 사례를 지형변화의 정량적인 수치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강우량이 적을 경우 펄이 쌓여 하천의 녹지화를 부추기는 반면, 강우량이 많고 반복적일 경우 녹지는 모래밭 또는 자갈밭으로 바뀐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리고 원래 그랬듯이 이곳에는 다시 꼬마물떼새가 날아들 것이다. 그럼 서두에서 언급했던 사주의 지형 변화를 아래 사진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자. 이와 같은 변화는 충훈고 앞 사주뿐만 아니라 삼봉초 주변 등 다양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아래 사진을 보면서 확인해 보자. 위의 사례에서처럼 모래밭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반대로 기존의 모래밭이 없어지는 상황도 관찰할 수 있었다. 충훈2교 하류구간은 모래밭이 넓게 형성되어 있어 안양천 본류에서는 유일한 아이들의 물놀이 장소였다. 그런데 2020년 최장기간의 장마로 모래밭의 상당부분이 없어져 버렸다. 이 구간은 2년에 한 번 정도는 유수흐름 개선 준설공사를 시행하는 구간으로 그 만큼 모래가 많이 퇴적되는 구간이다. 이번 장마 전까지는 사주부는 당연히 모래가 퇴적되는 곳이지 강우에 의해 모래가 쓸려나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장마로 일정량의 강우는 모래밭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는 강우는 아무리 사주부라 해도 모래를 쓸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시 되는 점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가 너무 당연시 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유수흐름 개선 준설이란 문구가 정말 타당한 문구일까? 사실 유수흐름이 좋아 아니 정상적이어서 사주부에 모래가 퇴적되는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유수흐름을 방해한다고 반복적으로 준설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준설공사가 안양천 국가하천 구간에서 얼마나 통수량에 영향을 미치는 지 정말로 궁금하다. 그리고 자연에 의해 조절되는 부분을 자연을 훼손시켜가면서 준설공사를 해야 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강우량은 지형뿐만 아니라 식생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충훈2교 하류 저수호안 및 고수부지를 사례로 살펴보자. 이곳의 경우 갈대와 명아주가 우점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단풍잎돼지풀, 환삼덩굴, 명아자여뀌가 분포하고 있었으나 이번 장마로 우점이었던 명아주군락과 단풍잎돼지풀군락은 머리카락을 솎아 내듯이 솎아졌으며 사주에는 명아자여뀌가 고수부지에는 갈대가 우점을 하고 있으며 강아지풀, 돌피, 닭의장풀 등도 자라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번 장마로 침수되었던 모든 곳에서 관찰할 수 있는데 충훈고 앞 사주 및 하중도, 연현마을 하중도, 삼봉초 세월교 상류 구간에서는 갈대, 부들, 버드나무, 명아자여뀌를 제외한 모든 종이 사라졌으며 안양천생태이야기관 앞 안양천변에서는 저수호안을 덮고 있었던 가시박도 모두 쓸려 나가 나대지로 변했으며 강우 시 깝작도요의 피난처 및 먹이활동 장소가 되었다. 10월에 확인한 결과 나대지에는 명자자여뀌와 사초류가 자라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와 같은 결과는 하천에서는 인간에 의한 인위적인 관리보다는 자연에 의한 자기복원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며 인간이 자연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자만심과 하천관리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조급증에 대한 반성 또는 하천생태계에 대한 의식전환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하천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 저서무척추동물 아래 사진을 보고 무엇인지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럼 범위를 좁혀서 하천설계를 하시는 분 중에는 얼마나 될까? 감히 말하건 데 아무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종명이 아니라 목이라도 알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 같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천생태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스스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아래 사진을 보고 목이라도 구분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저서무척추동물은 종수와 개체수가 풍부하기 때문에 하천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이며 다양한 서식처에 적응하고 있어 생물다양성 자원으로 기여하고 있다. 또한 서식 특성상 이동이 적고 채집이 용이하여 생태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수질에 민감한 종이 많아 수질오염에 대한 지표종으로 환경변화 모니터링에도 이용되고 있으나 우리는 이 친구들의 중요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체 하천생태계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천에서 돌멩이를 집어 들었을 때 돌 위에 붙어 있거나 기어 다니는 작은 생명체들을 우리는 징그러운 벌레로 취급하고 있다. 처음 본다면 정말 징그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친구들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면 단순히 징그럽게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본론으로 들어가 본다. 하루살이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하루살이는 하루밖에 살지 못하는 우리를 괴롭히는 귀찮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완전히 틀린 답이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하루살이를 한 번도 본적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저서무척추동물은 먹이사슬 내에서 어류의 먹이로서 또한 1, 2차 소비자로서 하천생태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생명체이다. 매년 5월이 되면 하루살이들이 우화를 한다. 모든 종이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종들이 우화를 해서 하루살이의 영명은 mayfly이다. 이 때 즈음이 되면 하루살이들은 물속에서 물위에서 또는 돌에 붙어서 아성충으로 우화를 한다. 이때는 제대로 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로 하늘에서는 제비 무리가 저공비행을 하며 이들을 사냥하기에 정신이 없다. 살아남은 녀석들은 성충으로 다시 한 번 우화를 해서 짝짓기를 하고 산란과 부화의 과정을 거쳐 물속에서 유충으로 생활하다 그 다음해 다시 성충으로 우화를 한다. 우리가 하루만 산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하루살이는 사실 하루만 사는 것이 아니라 수개월에서 일 년 정도는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충이 되었을 때 짝짓기를 하면 바로 죽어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살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뿐이다. 하천의 건강성을 평가하는데 수질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질적으로 도시하천의 경우 재이용수 등 하천 유지용수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수질은 대부분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중요한 하천 바닥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수질이 좋아도 하천 바닥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하천 바닥을 서식처로 살아가는 저서무척추동물들은 살아갈 수 없다. 그리고 이들이 살아갈 수 없다면 어류 등 다른 생명체들도 살아가기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서무척추동물은 하천의 건강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수질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들에게는 단순히 징그러운 벌레 수준으로 취급받고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수질측정 기준인 BOD의 경우 수질측정 결과가 나오는데 일주일 정도 걸린다. 그러나 하천에 서식하고 있는 저서무척추동물을 보면 오랜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하천의 건강성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편의상 1급수, 2급수라는 표현을 사용하겠다. 안양시의 대표적인 도시하천인 학의천의 경우 2급수 정도의 수질을 보이고 있으며 안양천은 2급수 후반에서 3급수 초반의 수질을 보이고 있다, 안양시에서는 매달에 안양천과 학의천 등 각 지천에서 하천수를 채수해 수질을 측정하고 있는데 하천수를 채수해 BOD, 용존산소 등 수질기준의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학의천에서는 부채하루살이를 안양천에서는 네점하루살이를 지표종으로 하천의 건강성을 판단하고 있다. 모니터링 시 이들이 나오지 않았다면 수질결과가 아무리 잘 나와도 그 하천은 죽어가고 있는 하천 아니 이미 죽은 하천일 수도 있다. 그 만큼 저서무척추동물은 중요한 생명체이다. 그런데 왜 하루살이만 지표종으로 언급할까? 사실 강도래는 모든 종이 산간계곡 1급수에서만 서식하고 있고, 날도래도 꼬마줄날도래 등 줄날도래과 몇 종을 제외하고는 강도래와 마찬가지로 아주 깨끗한 1급수에서만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안양천과 같은 도시하천에서는 서식하는 종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하루살이는 상대적으로 도시하천에서도 살아가는 종이 많기 때문에 지표종으로 하루살이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렇다고 하루살이가 더러운 물에 산다고 오해해서는 안 되며 하루살이도 1급수의 깨끗한 물에 서식하는 종도 많다는 것도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안양천의 지천인 수암천 상류지역에 가면 맵시하루살이, 민하루살이, 햇살하루살이, 흰부채하루살이와 같이 다양한 하루살이들을 관찰할 수 있다. • 매우좋음~좋음 : 강도래, 물날도래, 민하루살이, 흰부채하루살이 • 좋음~보통 : 줄날도래, 부채하루살이, 넓적거머리, 물삿갓벌레 • 보통~약간나쁨 : 물달팽이, 턱거머리, 물벌레, 밀잠자리 • 약간나쁨~매우나쁨 : 실지렁이, 붉은깔따구, 나방파리, 꽃등에 수질오염과 지표생물 2020년 장마는 앞장에서도 언급했지만 하천생태계에 다양한 영향한 미쳤으며 저서무척추동물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하천이 안정화된 9월 29일 충훈고~충훈대교를 대상으로 저서무척추동물 모니터링을 시행한 결과 안양천에서는 이전까지 관찰되지 않았던 동양줄날도래, 범꼬리하루살이, 부채하루살이, 애호랑하루살이가 관찰되었다. 이들은 모두 환경질점수가 4점(4점 만점)의 종으로 수질에도 매우 약하여 주로 안양천 유역에서는 수암천, 청계사천, 삼성천과 같은 상류 지천에서 관찰되던 종으로 이번 장마가 하천의 건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하천생태계에서 중요한 생명체가 살아가는 여울, 사주, 하중도에 대하여 우리는 유수흐름 개선공사라는 미명하에 매년 의무적으로 준설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 문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도시화로 직강화된 도시하천에서는 자연적으로 생기기 어려운 곳임에도 유수흐름이 좋아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곳인데 유수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준설공사를 한다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어처구니없는 문장인데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이다. 학의천에서는 동안교~관양교 구간이 안양천에서는 삼봉초~새물공원 구간은 저서무척추동물과 어류의 종이 다양한 지역으로 준설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으며, 불가피하게 시행해야 할 경우에는 하천 바닥보다는 저수로의 폭과 고수부지의 높이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것을 제안한다. 하천관리기준 앞장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을 정리해 보자.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전문가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안양천의 하루하루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상시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여 안양천의 생태적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관리지역을 설정하고 그 지역에 맞는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하천의 관리지역 설정은 무 자르듯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같은 관리지역이라도 다양한 현장 여건에 맞추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연현습지의 경우 생태지역에 포함되지만 습지의 특성은 생태적이라기보다는 시민들의 요구에 의해 경관적으로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경관지역과 같이 관리를 하되, 하천과의 경계부는 완충공간(갈대군락)을 조성하여 하천의 생태적 공간과 연현습지의 경관적 공간이 서로 간섭이 일어나지 않도록 구분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모니터링과 하천관리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안양천의 생태적 특징을 반영한 하천관리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안양천의 생태적 특성에 따른 관리지역 구분 - 친수지역 : 안양천 커뮤니티 활동 등 인간의 이용이 중심이 되는 지역(쌍개울, 충훈부) - 경관지역 : 하폭이 좁고 인간의 간섭으로 인한 물새들의 서식은 어려우나 자연스러운 경관을 연출하는 지역(구군포교~덕천교, 비산대교~박석교, 학의천 전구간) - 생태지역 : 조류와 어류의 주요 서식지로 자연생태계가 중심이 되는 지역(박석교~기아대교) 2) 관리작업 시 고려사항 - 제초작업으로 생태계 교란식물의 확산이 용이한 6, 7, 8월은 제초작업 금지 - 5월~8월은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작업 실시 (5월 중점적 실시) 하고, 가능하다면 보완 식재를 병행하여 생태계 교란식물의 재침입을 방지한다. -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작업은 인력으로 뽑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향후 식재공사가 계획된 경우 11월에 굴삭기로 전면제초를 시행하여 중복된 작업은 피한다. -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작업 시 낫을 사용할 경우 단풍잎돼지풀은 반드시 지반보다 약간 아랫부분을 절단해야 하고, 가시박은 지반보다 윗부분을 절단해도 된다. - 8월 또는 9월 열매가 맺힌 상태에서 단풍잎돼지풀 등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작업을 한 후에는 제거한 부산물을 현장에 방치하여서는 안 되며 반드시 폐기처리한다. 부산물의 현장방치는 오히려 씨앗확산을 초래하고 경관만 더 불량하게 만들 수 있다. - 갈대군락도 반복적인 하절기 제초작업 및 인위적인 훼손에 의해 생태계 교란식물이 침입할 수 있으므로 반복적 제초작업은 하지 않는다. - 민원 등의 이유로 9월 중순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변으로 제초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9월은 식물이 성장을 하는 시기가 아니라 열매를 맺는 시기로 이 시기의 제초는 의미가 없으며 경관만 훼손할 수 있다. - 기존식생 훼손지역은 갈대, 달뿌리풀, 물억새 등을 보완 식재하여 생태계 교란식물의 침입을 방지한다. - 친수지역, 경관지역의 전면적인 제초는 11월에 실시한다. - 생태지역(충훈대교~연현마을) 중 가시박, 칡 등 덩굴식물로 인한 수목의 피해가 심하고 경관훼손이 심한 지역은 본격적으로 철새들이 도래하기 전인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덩굴식물 제거작업을 실시하여 철새들이 월동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한다. - 생태지역은 전면적인 제초를 실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하게 제초를 시행해야 할 경우 겨울철새들이 번식지로 이동하는 3월 초에 실시한다.(일부 겨울철새는 4월까지 서식) - 준설작업은 3월 이전 또는 9월 이후에 실시하여 훼손지 복구가 가능한 기간을 확보한다. - 생태지역(충훈부, 충훈고, 새물공원 징검다리, 연현마을 세월교 주변)은 준설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경관지역 중 비산대교~안양대교의 여울구간은 준설을 하지 않는다. - 학의천의 경우 사주, 하중도의 준설은 가능하나 주요 어류 서식지인 동안교~관양교 구간은 제외한다. 최현수 / 안양시 생태하천과 주무관 김영남 / 안양시 생태하천과장
- 최현수 안양시 생태하천과 주무관[email protected]
-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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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4일 국회는 기후변화의 긴급성과 심각성을 인식하고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의 주된 내용은 현 상황을 기후위기로 인식하고, 기후위기의 적극적 해결을 위해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Net-Zero Emissions)’를 목표로 하는 정부 정책을 수립하며, 나아가 기후변화에 적응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즉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 배출감축과 같은 완화전략도 중요하지만, 기후위기로부터 인명과 생태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적응 전략 역시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사전예방적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저탄소녹생성장기본법」 제48조에 따라 국가기후변화적응대책과 광역 및 기초지자체 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며 여전히 기후변화대응 인력과 예산, 맞춤형 기후정보 및 적응대책의 효과 평가 부족으로 적응계획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필자는 2019년 본지에 기고한 ‘기후변화 적응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그린인프라를 통한 해결책 제안’에서 국가와 광역 및 기초지자체가 기후변화 적응계획을 원활하게 수립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지원시스템과 생태 가치를 보전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그린인프라의 가치 평가 방법을 소개하였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한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기후변화대응 R&D 사업인 ‘기후변화 적응정책 선정을 위한 통합평가 의사결정지원 도구개발 및 실증화·고도화’를 연구해오며 단기 및 중·장기 기후변화 적응계획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기후정보와 적응대책에 대한 정성적·정량적 평가방법론을 고도화하였다. 단기 적응계획을 위해 지자체 맞춤형 우선순위 도출 결과는 다기준 의사결정분석기법을 도입하여 건강, 농수산(농축산과 수산), 물관리, 재난재해, 산림/생태계(산림과 생태계), 국토/연안(국토와 연안) 부문과 부문별 실천과제에 대한 전문가의 주관적 평가를 종합하여 우선순위를 도출했다. 전문가 평가를 바탕으로 한 부문 및 실천과제 우선순위 결과를 기본으로 제공하지만, 지자체는 정책과 평가지표(효과성, 타당성, 비용)의 가중치를 조정하여 다른 우선순위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따라서 지자체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정책과 평가지표를 다르게 설정함으로써 지자체 맞춤형 결과를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기초지자체 수준에서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실천과제의 발생 가능한 편익과 비용을 추정한 결과를 공간적으로 시각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지자체는 정책의 경제적 타당성을 판단할뿐더러 인접 지역과 비교할 수 있다. 중장기 적응계획을 위한 의사결정지원도구는 국내에서 다소 낯선 개념인 적응경로 접근방식을 도입했다. 우리보다 앞서 적응계획의 중요성을 인식한 미국과 호주는 적응경로 접근방식을 활용해 기후변화를 시기별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적응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적응경로 접근방식을 서울과 부산 지역에 시범적으로 적용하여 지역의 목표에 따라 2020년부터 2100년까지 건강, 안전, 환경 부문 적응대책·기술의 도입 시기, 규모, 비용에 관한 정보를 단계적으로 제공한다. 또한 적응경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함으로써 정책입안자가 이해관계자 및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추구하며, 장기적 비전을 통해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맞추어 행동하며 행해질 수 있다. 또한 지역이 실제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에서부터 수립된 계획과 이행이 함께 해야 가능하다. 국가와 지역, 지역 간의 교육홍보, 정보공유를 통해 원활한 적응이 이루어질 수 있고, 관련 연구와 함께 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추후 적응계획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행되었는지 그리고 실제 기후변화 영향 저감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와 방법론이 더욱 개발되고,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응계획이 수립·이행되길 기대한다. * 이동근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경대학교 녹지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통합적인 기후변화 영향평가, 도시 열섬 저감 기술을 비롯한 여러 R&D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론』, 『경관생태학』, 『환경계획학』 등 다수의 공저를 포함하여 국내외 논문 200여 편 이상을 발표하였다. 현재 한국기후변화학회 회장, 중앙환경정책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 국회기후변화포럼 운영위원장, 『Landscape and Ecological Engineering』 편집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동근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이동근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email protected]
- 202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