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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분야 전환의 마디 시간: 3월 3일 조경의 날 성찰이 필요하다 주지하고 있듯이, 내년이면 한국 조경 50년, IFLA 세계총회 개최 30년, 미국 조경의 아버지 옴스테드 탄생 200주년 등 굵직한 기념행사가 한국에서 거행된다. 이런 각별한 시간의 마디가 되는 해는 특별한 기회의 시간으로 자리매김 된다. 현재를 기점으로 과거를 성찰해서 미래를 향한 비전의 돛을 올려 나가는 것은 보편적 문명 진보의 길이기 때문이다. 위기는 언제나 있었고 그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낸다. 2003년부터 선정된 조경의 날이 몇 차례의 개정을 거쳐 2014년 1월에 공원법 제정일(1967년 3월 3일)을 기준으로 조경의 날을 3월 3일로 개정한 배경에는 ‘조경의 정체성 및 지위 강화’, ‘범 조경인의 참여 유도’,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 등 3가지 사항의 개선 목적이 있었다고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전환의 마디 시간에 과연 현행 3월 3일의 조경의 날이 그런 목적을 제대로 성취할 수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는, 영원불변해야 할 유일한 날인지? 더하여 오늘날 조경 분야가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전략적 날로서 적합한 날인지? 그래서 2022년 새롭게 전개되어 나갈 반백 년 조경 분야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별의 날(The Day of Star)인지 등 관점에서 깊은 성찰 또한 필요하다. 성찰 없이 똑같이 지나온 방법을 그대로 택하면 도달하는 곳은 과거의 그곳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조경의 날’ 선정 시 회의록 이야기: 눈여겨볼 필요 있다 조경의 날 선정 시 환경조경발전재단에 남겨진 회의록을 보면 위 3가지 개정 목표 관점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 특히 조경의 날에 대한 3가지 대안 ― ▲1967년 3월 3일 공원법 제정일 ▲1972년 4월 18일 청와대 조경에 관한 세미나일 ▲5월 10일 조경담당비서관 직제 설치― 중 3월 3일을 선정하는 것에 대한 한국조경학회(이하 조경학회)의 공식 반대 의견을 제출한 것은 다의적 의미를 지닌다.(그림1 참조) 우선 개학일 바로 다음이라 대학에서 참여하기엔 어려운 날짜라는 것이 첫째 이유였다. 즉 ‘범조경인이 참여’할 수 있는 날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학계가 참여할 수 없는 반쪽짜리 기념일이 될 우려를 에둘러 표현하였고, 실제로 지금까지 대학생 및 교수들의 대학 참여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둘째가 3월 3일은 계절적으로 아직 추위가 있는 시기이므로 조경 분야의 특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러면서 따뜻한 4월이 적절한 달이 될 것이란 의견을 제시하였고, 심지어 3월 3일의 날에 대해 조경의 날 개정을 주도한 발전재단 이사장·조경학회장까지도 개인적으로 ‘범조경인의 참여’, ‘시민의 공감대 형성’ 등 관점에서 우려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그림2 참조) 이러한 조경학회의 의견은 꽃피고 녹음 짙어지는 등 ‘조경분야의 정체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기도 하다. 특히 이 계절에 대한 의견은 시민의 참여와 협력 등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과도 연관되어 있어 주목받아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조경학회의 이런 반대 의견이 부적절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적절했는지 범조경인들이 한 번 성찰해 볼 필요가 있고, 실제로 오늘날의 범조경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려하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다음 ‘조경학회’와 또 다른 한 축이었던 그 당시 한국조경사회(현 한국조경협회)의 공식 의견(그림2 참조) 역시 ‘3월 3일의 공원법 제정일’보다는 1405년의 ‘창덕궁 창건’과 관련하여 10월 19일 또는 10월 25일로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것 또한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조경학회’ 및 ‘조경협회’ 등 2개 단체 임원 8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응답자 183명, 회수율 21%)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조경협회’ 역시 ‘조경학회’처럼 3월 3일 조경의 날 지정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경협회’는 창덕궁의 후원 조성 일을 공식 의견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 배경에는 1967년 3월 3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조경의 정체성과 연계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공원법 제정일’인 3월 3일에 안압지 조성일(음력 3월 3일)의 의미를 추가하자고 제안하고 있다.(그림4 참조) 하지만 창덕궁이나 안압지의 창건 날짜는 모두 음력이므로 양력화 하면 조경의 날 3월 3일과 일치될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경학회’와 ‘조경협회’의 공식적인 의견 외에도 1967년 3월 3일에 대해 토론 과정에서도 특히, ‘조경의 정체성’, ‘여론 조사의 신뢰성’ 맥락에서 반대 의견(그림 5 참조)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위원이 제시하고 있는 20% 투표율 지적은 발전재단 산하 6개 단체 중 2개 단체의 임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등 범조경인의 의견을 묻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있다. 특히 통계학적 관점에서 설문문항 설정, 설문분석 등에서 신뢰성과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은 필자도 e-환경과조경 5월 10일자 특별기고문 <2022년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마주친 ‘조경의 날’>에서도 설명한 바 있다.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 수렴까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조경학회’나 ‘조경협회’ 등 조경계의 영향력 있는 두 개 단체와 개인 위원들의 의견이 조금씩 상이하다. 또한 ‘조경의 정체성’, ‘범조경인의 참여’,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 등 모든 면에서 문제점이 지적되며 공식 반대의견이 제시됐는데도 불구하고 1967년의 3월 3일을 조경의 날로 선정했을까? 아니, 어떻게 선정될 수 있었을까? 미스터리 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과거의 일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성찰해 보고 새로운 길이 있다면 찾아보자는 것이다. 과연 이런 문제점을 지니고 출발한 3월 3일 조경의 날이 현재 어떤 지점에 이르고 있는지? 범조경인들이 조경의 긍지를 느끼고 참여하고 기념하는 날로서 기능하고 있는지? 시민들과 공감하고 협력하는 날로서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날인지? 그래서 반백 년을 맞는 한국 조경 앞날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는 날인지? 기념일은 어떻게 선정되는가?: 두 개의 길과 동시대 ‘제3의 길’ 첫 번째 길은 명확한 역사적 사실로 선긋기가 어려울 경우에 택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도시, 건축 학회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화성’을 축성한 날, ‘경복궁을 축조한 날’ 등을 기준으로 하여 ‘10월 10일’, ‘9월 25일’ 등으로 선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선정은 일반적으로 도시, 건축 등의 역사적 시작의 사건이 뚜렷하게 정의할 수 없을 경우에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럴 경우, 가급적 역사적 관련 사건 중에서 ‘스스로 지위를 높일 수 있도록 상징성이 강한 사건’을 선정하여 연도는 버리고 날짜만 인용하여 그 날을 기념일로 선정한다. 현재 ‘조경의 날’은 이 길을 채택하여 선정되었다. 그렇다면 ‘조경의 날’은 한국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의 시작과 관련하여 뚜렷한 역사적 사건이 없다는 전제를 가지게 된다. 두 번째 길은 역사적 사실(fact) 중심의 선정 기준이다. 우린 6.25전쟁이 끝나고 나서부터 1950년 6월 25일을 기준으로 매년 6월 25일을 기념하고 있다. 올해는 ‘71주년 6.25’를 기념한다고 한다. 미국은 1776년 7월 4일을 기준으로 매년 7월 4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245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이한다. 이날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날이다. 이처럼 특정의 역사적 사건이 사실(fact)대로 명시될 수 있을 경우에는 횟수와 해당 날짜를 사용하여 ‘71주년 6.25의 날’, ‘245주년 독립기념일’ 등처럼 기념한다. 이것은 역사적 사건이 사실적으로 일어난 연도와 날을 동시에 상징하는 기념일이 된다. 형식과 내용, 바깥과 안쪽이 일치가 되는 방법이다. 반면 ‘제3의 길’이 있다. 수년 전부터 미국조경가협회(ASLA)와 세계조경연합회(IFLA)를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4월의 조경의 달’을 만들어 ‘날(Day)’이 아닌 ‘달(Month)’을 선정하여 기념하는 방법이다. 조경 분야 특유의 혁신적, 전략적 분야 발전 비전을 담은 제3의 기념 방식이다. 꽃피고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을 선정함으로써 조경 분야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조경을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를 통해 시민과 공감 능력을 넓혀 더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자는 것이다. 물론 4월에는 옴스테드가 탄생한 날(4월 26일)이 포함되기도 한다. 그러면 생각해 보자. 우린 어떤 길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답은 조경 분야 태동의 사실적 역사를 잘 나타내고(정체성), 실질적으로 분야 육성에 도움(범조경인의 참여,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잘 응할 수 있는 길이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길들과 관련하여 조경의 날 선정 회의에서도 논의되었듯이 당연히 근대 이전의 역사적 ‘정원’, 근대의 ‘공원’, ‘조경’ 등 3가지가 대상이 논의되었다. 그 결과, 근대의 ‘공원’과 ‘조경’등 2가지가 선정 대안으로 채택된 바 있다. 이점에 대해 이제 제대로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 조경(K-Landscape Architecture)의 정체성: 1~3세대의 공존의 실체 ■ 한국 조경의 1~3세대 존재의 시작과 역사성 우리나라 조경계에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양병이, 유병림, 황기원 등 초창기 교수들과 안동만(서울대), 이규목(서울시립대). 임승빈(서울대). 현중영(영남대). 정영선(청주대), 김윤제(조경협회 고문), 권오준(조경협회 고문) 등 제1세대 교수들 그리고 김민수(대구가톨릭대), 박승범(동아대), 양홍모(전남대), 오구균(전남대), 윤근영(신구대), 이규석(성균관대) 교수 등을 필두로 전국의 50여 대학과 대학원의 조경학과에 계신 선생님들로부터 배출된 2대, 3대 조경인들이 지금까지 조경 분야를 이끌어 왔고 또 가고 있다. 학계든, 업계든 3대에 걸친 조경인들의 출발은 1972년 12월 19일(서울대학교,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육부 설립 인가일)과 1973년 1월 25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설립 인가)에서 출발하였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인가를 기반으로 1973년의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개원과 학부에 조경학과 개설이 없었다면, 이어진 1974년의 청주대 조경학과 개설부터 2021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조경 3세대가 이어오고 공존하는 시간이 올 수 있었을까? 뿐만이 아니다. 1974년부터 2015년의 조경진흥법 제정까지 기술자격면허·조경건설업면허 도입, 한국종합조경공사의 창립 등을 비롯 조경 산업·행정·직제·단체·법 등 전반에 걸쳐 줄지어 만들어지고, 개정되며, 제정되는 등 조경 분야 발전의 과정을 이어갔다(『한국 현대조경 태동의 역사』(조세환, 기문당, 2018) 참조). 인간도, 문명도 생일의 의미는 시작의 의미와 더불어 유전을 통해 후손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이 적응하고 진화해 나간다. 이 모든 것의 발생은 다시 1972년 5월 10일의 청와대 조경담당비서관 직제로 되먹임 된다. 만약 청와대 조경담당비서관 직제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과 학부 등 조경학과의 개설이 가능했겠는가? 또 이어서 조경학회의 창립이 가능했겠는가?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한국 조경계의 1~3세대가 1967년의 공원법 제정에서 출발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면 다소 무리가 있다고 사료된다. 참고로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50년 기념집’에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설립과 관련 청와대 조경담당비서관의 주도적 역할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도 40주년 기념집에 이 내용을 담고 있다. ■ 청와대 조경에 관한 세미나와 조경담당비서관제 도입의 정체성 1972년 5월 10일은 다시 4월 18일의 ‘청와대 조경에 관한 세미나’로 되먹임 된다. 조경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국가정책으로 도입하고 청와대 내 조경직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경이 뭔지? 현재 국내 상황은 어떤지? 뭐가 문제인지?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 것인지? 등 조경 정책의 방향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관련하여 이 세미나에는 청와대 제1경제수석(정소영), 건설부 장관(주원)이 참석하고 이종필(영남대 원예과 교수), 민경현(산림청 조림과장), 장문기(홍익대 이공대 강사), 박병주(홍익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홍영표(농촌진흥청 화훼연구관) 등 6명이 발표를 했다. 이어서 손정목(서울시 기회관리관), 이문용(건설부 국토계획국 국장), 김광래(경희대 산업대 교수), 곽병하(고려대 농대 교수), 임경빈(서울대 농과대학 임학과 교수), 윤국병(고려대 농대 교수), 권상수(동아대 농과대 부교수), 황수영(국립박물관장), 강병기(한양대 공과대학 교수), 황용주(건설부 지역계획과장), 유달영(서울대 농과대학 교수) 등 도시계획, 임학, 원예, 지역개발, 미학, 문화재 등 각 분야 전문가와 학·관계(대학, 중앙·지방정부 관련 기관 등)에서 온 11명의 전문가가 토론하였다.(『한국조경의 도입과 발전 그리고 비전-한국조경백서 1972-2008』, 환경조경발전재단, 2008 pp.330~336.) 일부 학자는 “1972년의 4월 18일의 조경에 관한 세미나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내부의 회의 자료로 정책의 공포나 선언 같은 가시적 결과가 없다”, 또 5월 10일의 “청와대 조경담당비서관이 해당 직책이 현재까지 지속성이 없어 상징성이 약하다”는 견해로 4월 18일과 5월 10일을 기념일로 삼을 수 없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한다. 이는 <그림1>의 회의록에서 ‘조경학회’가 4월 18일과 5월 10일에 대해 ‘의미부여’의 문제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한 것과도 상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부분이다. 참고로 청와대 직제는 정부에 따라 언제나 변할 수 있는 사항임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에서는 조경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지만 ‘국토비서관’이 조경 분야를 담당하는 직제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1972년 4월 18일에 한국 최초로 청와대 신관회의실에서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건설부 장관, 그 당시 조경 관련 다수 분야에서 최고의 각 분야·교수 전문가의 발표와 토론, 공원, 경관, 환경, 도로, 문화재 등에 걸친 광폭에 걸친 조경의 정의, 국토, 도시, 농촌 등 공간을 대상으로 한 조경 영역, 향후 정책 방향 등에 대해 토의한 세미나, 또 그것을 시작으로 대학·대학원 교육, 산업, 직제, 법 등의 제정 전통으로 현재까지 전개되어 온 한국 현대조경의 역사 시작의 날을 결코 조경의 날로서 상징성이 약하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세미나 개최 일을 기준으로 기념일을 선정한 사례도 있음에 비추어 볼 때 특정 세미나 개최 일이 특정 기념일 선정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법은 없다. 비근한 예가 조경(Landscape Architecture) 분야에서 경관(Landscape)이 빠져나가 한국경관학회·한국도시설계학회·한국공공디자인학회 등 3개 학회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국토경관의 날’을 들 수 있다. ‘국토경관의 날’은 개정 경관법에 관한 세미나 개최 일을 기준으로 선정한 기념일(표1 참조)이다. 그렇다면 이 ‘개정 경관법 세미나’가 기념일 선정의 기준이 되었듯이, 1972년의 4.18일의 청와대 세미나가 조경의 날 선정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조경의 날’을 넘어 4월 한 달을 ‘조경의 달’로 혁신: 한국 조경의 새로운 50년을 향한 비전 관점 역사적으로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우연과 필연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서 발생한다. 현행 3월 3일의 조경의 날 선정도 그 이전에 여러 차례 조경의 날이 개정되어 온 상태에서 더 큰 조경 발전을 위해 ‘조경의 정체성과 지위의 강화‘, ’범조경인의 참여 강화‘,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 강화‘ 등을 목적으로 일련의 개정 과정을 거친 것이다. 이것은 특정 분야 발전의 필연적 과정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우리 조경은 어렵고도 힘든 새로운 가속적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기후변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 사회적 공동체 회복, 주거복지 등의 새로운 과제 대두와 함께 과학과 기술(4차 산업사회), 생태, 미학, 인문학과 사회 분야를 관통하는 새로운 ‘조경문화 창출’의 성공 여부가 조경분야의 먹거리와 일자리 미래와 직결되어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젊은 조경가들이 조경학·산업계를 떠나고 있다. 기후변화·미세먼지·도시숲 등 관련하여 도시에 국한되어 있는 우리의 공원·녹지 영역은 외려 지자체의 조직·재정 축소로 후진하고 있다. 또 다시 조경 산업계는 더 가혹한 새로운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해 있다. 이제 조경 분야는 도시의 공원을 넘어 다차원적 개념으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 나아가야 할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다. 새로운 조경문화 창출만이 앞으로 살길이다. 새로운 조경문화는 단순한 공원·녹지의 정체성을 넘어 앞서 언급한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학·산·관계와 시민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이뤄나가야 할 엄중한 과제다. 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우리는 범조경인들이 스스로 강한 자부심의 정체성을 지니고 상호 소통과 참여를 통해 사회를 이끌어 간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자의식을 갖추고, 심기일전하여 시민들과 더 공감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할 기회의 시간이 바로 오늘이다. 더구나 세계의 조경은 수년 전부터 바야흐로 ASLA, IFLA를 중심으로 따뜻한 4월 한 달을 ‘조경의 달’로 선정하여 혁신과 쇄신 맥락에서 글로벌하게 정부, 지자체, 시민사회와 소통·협력하여 조경의 위상과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한 조경 세계의 변화에 우리 한국 조경도 동참하여 세계와 어깨를 마주한다면 우리에겐 더 유리한 새로운 비전과 기회로 다가올 수도 있다. 계절상 아직도 꽃샘추위가 남아 있는 3월 3일의 ‘조경의 날’이 함축하고 있는 근원적 한계를 넘어, 꽃피고 녹음이 우거지기 시작하는 4월의 한 달을 ‘한국 조경의 달’로 개정하면 ASLA, IFLA와 함께하여 시너지 효과를 높임으로써 중앙정부·지자체·기관·시민과 소통·공감·협력할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만드는 촉매가 되고 지속가능한 메커니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조경의 날은 따뜻한 4월의 마지막 주 어느 날을 지정하여 기념행사를 한다면 4월 18일, 5월 10일 등 특정한 날에 대한 구애됨 없이 학·산·관계 등에 종사하는 범조경인의 참여가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조경의 날’ 개정 논의 과정에서 혹 필자의 글에서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개연성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서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드린다. 필자의 성정을 잘 알고 있는 분이라면, 결코 후배 단체장들의 권위를 훼손하거나 어떤 사적인 의도를 가지고 후임 단체장이 추진한 정책을 뒤집거나 하는 등 불순한 생각은 추호도 갖지 않고 있음을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조세환 / 환경조경발전재단 고문, 한국조경학회 고문, 한국조경협회 고문,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명예교수
    • 조세환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 2021-05-31
  •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유료 손님을 맞이하는 정원에서 풀어야 할 3대 숙제가 있다. 겨울철 비수기, 봄에 비해 꽃이 부족한 간절기, 그리고 비 내리는 날! 겨울에는 볼거리가 없어서, 간절기에는 인지도 높은 꽃이 없어서, 비 오는 날은 단지 비가 와서…. 겨울정원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한 여러 노력. 정원은 꽃이 주인공이지만 그에 버금가는 잎, 줄기, 열매를 소개하는 노력도 계속된다. 하지만 비 오는 날의 정원으로 발길을 유도하긴 쉽지 않다. 오늘은 가슴 시린 비 오는 주말이다. 가드너로서 비는 가급적 주중에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욕심을 낸다면 폐장 후 개장 전까지 내렸으면 좋겠다. 최근 휴일과 주말만 골라 비가 내리는 날이 잦았다. 물론 식물로 가득한 공간에 내리는 단비는 고맙지만 비로 묶인 손님의 발걸음은 많이 아쉽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가 내리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막걸리, 정구지찌짐(부추전) 생각에 침이 고인다. 비가 내린 날 막걸리와 전을 마주하지 않으면 아주 중요한 의식을 빠트린 것처럼 불안하다. 은근히 비와 어울리는 혹은 비 덕분에 그 효과(?)가 배가되는 것들이 외에도 많다. 비와 함께 듣는 음악, 비 냄새와 함께 하는 커피 향, 빗속 산책 등등. 비 오는 날의 정원은 직접 겪은 사람은 절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도화지 속 풍경 같다. 몇 년 전 첼시의 피직가든(Physic Garden)에 도착했을 땐 제법 굵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의를 입고 정원을 즐기는 모습이 부러웠다. 물론 비 내리는 날이 우리보다 잦은 나라의 일상이겠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식물과 정원을 둘러 보는 모습은 촉촉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일기예보를 보고 혹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비가 내린다면, 막걸리와 각종 전이 생각나 자연스레 군침이 돌듯 ‘정원’을 향한 애달픈 그리움이 생겼으면 좋겠다. 샤워를 마친 깨끗한 잎과 줄기, 꽃의 모습은 비 오는 날 정원을 찾은 이를 위한 특별한 선물이다. 우리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미세먼지 걱정 없이 오롯이 정원에 집중할 수 있는 날도 비 오는 날이다. 감성적인 호소는 공감을 얻어내기 힘들다. 구체적 전략도 많은 정원에서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 내리는 날 특별 입장 할인, 비 내리는 날 특별 메뉴 준비, 비 내리는 날 특별 구매 가능 상품(우의, 우산 등), 정원 곳곳에 비치된 무료 대여 우산 등.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아이디어지만 서서히 세뇌(?)작업을 거치다 보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비가 오면 ‘정원’을 떠올릴 것이다.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정원에 투명하게 색칠을 해보면, 비 오는 날의 정원은 그대 숨소리 살아 있는 듯 마치 그림처럼 분명 행복할 것이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관리원 팀장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얼마 전 봄날, 사무실 앞에서 통화에 집중하며 걷다가 기둥형 시설물 하나에 부딪힐 뻔했다. 전화를 끊고 평소에 주목하지 않았던 그 시설물을 잠시 눈여겨 살펴본다. 한때 유행했던 단골 조경요소인 기둥형 조형물, 열주인지 문주인지 정확한 이름을 알지 못한다. 때로는 나란히 일자로, 때로는 원형으로 줄지어 세우기도 하는 볼라드보다는 크고, 가로등보다는 작은 이 기둥을 조금 더 살펴본다. 열주라는 범주에 속하는 시설물치고 이 정도면 꽤나 고급소재를 사용해 규모감있게 설치된 것으로 보이지만, 십수년의 세월 앞에 철물 부분은 스테인리스강임에도 녹이 슬고, 석재와 유리의 결합부는 짙은 때가 타 있다. 이제는 강화된 BF인증의 기준 앞에 아마도 앞으로는 설 자리도 없을 이 시설물에게 “그동안 고생많았다”는 동정 어린 마음이 앞선다. 최근 여러 도시재생 프로젝트나 재개발, 대수선 사업들을 살펴보면서 유행 또는 장식이라는 미명 아래 당시에는 나름의 주연 역할로 힘주어졌던 디자인요소들이 지금은 슬픈 모습을 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건축물을 기획하며 100년을 이어갈 건물이라는 표현은 자주 듣지만, 조경의 생애주기는 생각보다 길지 않은 듯 보인다. 전국 보도포장은 지자체의 잉여 예산으로 늦가을마다 뒤집힐 상황에 처하고, 중요한 위치의 랜드마크 오픈스페이스가 정치적 판세와 그 운명을 함께하기도 한다. 개발계획 앞에서 무참히 제거되는 수목들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이다. 슬픈 농담식 표현이지만, 시공현장에서는 앞으로 2년만 버티면 된다며 하자보수 기간까지만을 기약하기도 한다. 분당 쪽에서 일하고 거주하다 보니 조경유행의 생애주기에 따라 변해온 지난 20~30년간의 흐름을 여실히 목격하게 된다. 1기 신도시 시기부터 최근 판교지역까지, 우리나라 조경의 외연을 채워온 흐름들을 시대별로 인지하게 되는데, 조경공사를 구분하는 포장, 식재, 시설물 모두에서 그 유행의 변곡점들과 각 시대의 조경 아이콘과 전형들이 존재해왔고 진화와 퇴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재개발이 논의 중인 오래된 아파트 단지는 구시대 조경의 박물관이다. 석가산과 화려한 놀이시설은 없지만, 등나무가 휘감은 퍼골라 아래 널이 갈라진 벤치, 그 아래에는 요철로 맞물린 고압블럭이 시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 울퉁불퉁하지만 잡초와 함께 정겨운 분위기를 준다. 가로변으로 나오면 이제는 대세가 된 정방형의 인조화강석 투수블록 포장이 조금은 어색한 색상 블렌딩 처리를 하며 모던한 인상을 주려 애쓴다. 극히 소수의 석재포장을 제외하면 이 투수블록은 어느새 대한민국 거리경관을 대표하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됐다. 식재도 몇 번의 흐름 변화가 있었다. 경계식재를 예로 삼아보면, 한때는 쥐똥나무와 사철, 회양목이 생울타리의 대부분이던 시기가 있었다. 겨울경관을 신경쓰면서 화살나무와 남천이 많이 심기더니 근래에는 자연주의식 혼합식재를 표방한 혼식이 대세다. 시설물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기성품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완공된 한 기업사옥에서는 자전거 거치대를 제외하곤 직접 설계하고 제작된 커스텀 시설물만 설치했다. 손맛과 몰탈의 하얀 때가 묻은 벽돌 조적식 플랜터는 점점 찾아보기 힘들고, 기와진회색이 도장된 철재플랜터나 건식시공이 편한 블록형 플랜터벽이 여기저기에 쌓여져 간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조경의 외연을 구성하는 조경 팔레트의 유행과 변화가 선형적이라는 사실이다. 여러 분야에서 복고의 시대를 넘어 이제는 신복고라는 의미의 뉴트로가 최근 문화코드가 됐는데, 일반적인 조경의 외연은 그다지 과거로 회귀하거나 과거와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진화해나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공간을 구성하는 소재가 늘 자연광에 노출되고, 기후와 계절의 변화를 견뎌야 하니 잦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재료의 내구성 검증이 더디기에, 성능 좋고 하자율이 적은 우수한 소재가 한 번 등장하면 일괄적으로 보편화되며 건설환경 시장 전체 판도를 바꿔 놓는 현상이 지속돼왔다. 외부환경에서 내구성에 취약한 조경재료와 유행 앞에서 다분히 종속적인 조경의 생애주기는 그렇게 짧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운명일 것인가? 지속가능한 트렌드가 존재할 수 있는가? 능동적이고 생명력 있는 흐름은 어떻게 생성할 수 있는가? 란 질문을 품게 된다. 글 서두에서 전화를 받으며 열주를 피했던 자리로 다시금 돌아가 본다. 같은 자리에서 눈을 돌려 아마도 열주와 같은 시기에 심겨진 나무 한 그루가 싱그럽다. 공사 직후에는 분명히 주인공인 열주에 비해 크기도 작고 앙상했을 나무가 지금은 듬직한 줄기를 자랑하고 진한 녹음과 그 아래의 그늘까지 드리우며 너른 공간을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생애주기가 짧은 조경요소에 대한 투자는 완공 직후부터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에 반해, 이처럼 식재의 가치는 나무의 성숙과 함께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이룬다. 녹음의 장기적 지속성뿐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등의 환경적 건강함과 아름다움도 가져다준다. 조경의 더 영속적인 가치는 어떤 조경요소를 통해서 발현되는 것인지, 조경 투자의 효용가치가 장기적으로 높으려면 조경제안이 어떤 지점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당연하기도 한 이 짧은 생각이 조경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식물에 대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반성의 기회가 된다. 주목도가 높은 조경요소들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면서, 나무와 초화에게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장식적인 녹화를 피한다는 변명으로, 또 활용공간의 최대화라는 목표 아래 식물들을 배경으로만 취급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본다. 인공지반 중심의 도심지 설계에서 법정의무 식재수량 조항을 탓했고, 설계경제성 검토에서 커다란 교목들은 늘 삭제 및 축소 1순위였으며, 식재상세도는 매번 같은 일반사항을 적어두는 부록과 같이 취급해 왔음을 고백한다. 식물들의 연출에만 집중하고, 그들의 건강한 생육을 위한 조건과 그들 사이의 간섭과 상생을 위한 식물의 사회성을 배려했는가. 미안함이 점점 커진다. “조경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무심는 일’이란 대답을 가장 기피하면서도, 우리 조경인들이 과연 ‘나무심기’를 얼마만큼 책임 있게 실행해왔는지, 그 가치를 통시적으로 인식하는지를 묻고 싶다. 충분한 식재기반 마련을 위한 토량과 토질을 준비하고, 적절한 관수와 배수설비를 적용하면서도 우수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적 노력 등 건강한 나무심기를 위한 지혜들이 설계 및 시공과정 뿐 아니라 교육현장에서도 강조돼야 한다. 조경분야가 지구를 건강하게 하는 직능으로 인식되고 조경공간이 더 영속적인 가치를 양산하게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식물생장 환경조성’이 조경의 전문성을 키우는 일의 근본이자, 조경으로 지속가능한 가치를 배양해가는 길이 될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장소에 대한 소비와 관심이 높아지고, 외부공간의 구현이 그 필수조건이자 개발의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도 하면서, 식물들의 설 자리, 자연에 대한 가치가 더욱더 강조돼 간다. ESG개발 비전이 일반화되면서, 조경이 장식적 녹색치장이 아니라 사회를 위한 가치 실현의 중심소재가 돼가고 있다. 몇몇 선구적인 작품과 여러 프로젝트들을 통한 고민의 집합적인 결과물로, ‘자연주의’라는 키워드가 중심이 돼가는 분위기가 매우 고무적이다. 어찌 보면 조경 정체성의 본질은 도시 속에서 자연에 대한 레트로이고, 우리가 실현하는 조경공간 제안의 핵심은 동시대에 맞는 외부공간의 뉴트로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본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가장 좋은 조경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 답은 늘 가장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재발견에서 찾는다. 조경의 시작과 본질은 자연에 있고, 그 자연을 진하게 구현해 인상적이면서도 편안하게,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조경이 가장 미래적이고 슬기로운 조경이라 믿는다. 최영준 / 랩디에이치 대표
    • 최영준 랩디에이치 대표
    • 2021-05-20
  • 아름다운 봄이지만 코비드로 춘래불사춘인 5월이다.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으로 많은 근대사적 사건들의 계절인 5월, 그리고 10일에, 존경하는 조세환 한국조경학회 고문께서는 e-환경과조경에 검정 선글라스의 비장한 표정으로 등장하여, 저의 실명을 거론하며 필자가 7년 전(2014년) 조경학회장이자 발전재단 이사장으로서 추진한 정책사업(조경의 날, 매년 3월 3일로 재확정 제정)에 관해 전반적인 불만을 노출하며 수정을 훈시하시었다. 전임 회장이 후배 회장 때 결정되었던 정책사업에 대해, 더구나 결정 이후 현재까지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는 사업을, 느닷없이 문제 제기하며 수정 주장을 하는 것은 실로 이례적이다. 조경학회의 역사상 전례가 없는 상식 밖의 일로 보인다. 이것이 필자가 처음 본 충격적 기사였지만, 실제로는 지난 4월 21일부터 최근까지 한 달여의 기간 동안 조 고문께서는 동일하게 연속적인 주장과 그에 대한 타 조경인들의 반론 및 조 고문의 재반론을 포함하여 도합 10여 차례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반복되고 있었다고 한다. 필자가 한국조경협회(이하 조경협회) 회원이 아닌 관계로 당시 직접 볼 기회는 없었으나, 이들은 대체로 조경협회의 ‘밴드’라는 수단(단체 소식을 공유하는 회원들 간의 사랑방 성격으로 엄격하게 볼 때 공적 언론매체는 아님)을 통한 주장이었다고 해서, 크게 관심을 갖거나 응답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존경하는 선배 학회장이자 고문으로서 늘 보여주었던 조경계에 대한 개인적 소회나 단순한 애정의 표현이었겠거니 하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서두에 밝힌 최근 조경계에서 중심 매체 중의 하나인 e-환경과조경지에 동일한 내용을 확장한 장문의 기사로, 7년 전의 조경의 날 재확정을 전면적으로 비난하고 그의 재수정을 촉구한 것을 보게 되었다. 이를 직접 목도하고서 더 늦었다가는, 제정 당시의 배경과 선정 과정의 실제 정보를 접하지 못했던 다수 젊은 조경인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겠다는 걱정과 함께, 조경계의 내부분란으로 인식될 수 있는 일파만파의 소모적인 논쟁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실명 당사자로서 필자의 대응 기고를 결정하게 되었다. 이 기고문에서는 그동안 거론되었던 세부적 논쟁사항들을 장황하게 반복하기보다는 이미 제시되었던 자료들은 미주(주석)로 정리하고, 핵심사항만을 언급하기로 한다. 전반부는 주로 조 고문의 발언 매체와 방식상의 문제, 그리고 내용중 핵심사실들의 인지오류를 지적하고, 당시에 행해졌던 설문조사 방식에 대한 조 고문의 비판에 대한 반론이 주 내용이 될 것이다. 후반부에서는 필자의 입장에서 당시 행해졌던 조경의 날 재확정 논의와 의견수렴 과정 그리고 최종 의사결정 과정의 적법성을 설명하고, 그 결과인 3월 3일(1967, 공원법 제정일)의 기념일로서의 적합성 우위의 이유를 설명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경의 날과 관련된 향후 조경계의 전망과 과제를 제시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조세환 고문 주장의 문제점 주장 표출 방식의 부적절성 주장자는 본인이 밝히듯 정통 조경학과 학부 1기 졸업생 출신으로는 최초로, 학회장(19대)을 역임하신 원로 조경학자이자 필자와 함께 현 한국조경학회의 고문이다. 한국조경학회는 고문들에게 조경학회 이사회에 출석하여 안건발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금년에 3월 3일 발전재단 주관으로 조경의 날 행사를 실시한 이후, 춘계 조경학회는 3월 26일 비대면 이사회와 총회를 개최하였다. 이사회에 고문들은 당연직으로 참석을 권유받고 있으나 조 고문께서는 학회의 이사회에서 현안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 대신 한 달 후인 4월 21일부터 약 2주일간 한국조경협회의 고문 자격으로 조직의 내부소통망인 밴드에 2~3일 간격으로 계속 본인의 주장을 펴나갔다. 현안 사업이 2014년 당시 필자의 학회장이자 재단 이사장의 자격으로 추진된 것이니, 그 주장을 학회에서 공식안건으로 직접 거론하고 토론하는 것이 떳떳하고 명분에 맞지 않았을까 한다. 협회 이전에 학회의 고문으로서 원 소속기관인 조경학회 이사회에서의 의견 개진 대신, 관련 단체의 밴드와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야바위 행위’ 등의 표현과 함께 외곽 때리기성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본인이 즐겨 말하던 ‘품격’에 맞지 않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주장의 근거사실 오류에 의한 부당성 주장의 핵심 내용에 있어서도 조 고문이 즐겨 말하는 ‘팩트’에 부합되지 않는 바가 많이 발견된다. 1) 조경의 날 최초 발의와 1회 조경의 날 시행의 사실 인지오류 조 고문은 2002~2003년 당시 권상준 학회장에 의해 발의되고 2003년에 제정되었다고 하였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권 고문께서는 2001~2002년까지가 임기였고 그에 의해 2002년에 제정이 결의된 것은 맞으나, 날짜 지정(2003년 2차 회장단 회의 의결)과 최초(제1회 조경의 날) 시행은 임승빈 고문의 임기 중인 2003년 9월 4일(조경학회 학술단체 지정일)에 이루어진 것이다. 2) 재확정 조경의 날(3.3.) 근거의 사실 인지오류 첫째, 3월 3일의 후보일 조건은 ‘1967년 공원법 제정일’이라는 것이었는데, 조 고문은 첫머리부터 ‘1963년 도시공원법 제정일’이라고 확인 미비의 틀린 지식을 근거로 부적절성을 주장했다. 당시 공원법은 건설부의 소관사항이었으며 공원법 안에는 국립공원, 도립공원 등의 자연공원과 도시공원 등 공공공원 전체를 망라하는 것이었다. 후일 이들은 분리 제정되어 더욱 세분화된다. 따라서 그가 주장하던 핵심이 ‘조경을 도시공원이라는 한정된 유형에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은 ‘팩트’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적 결함이다. 이에 따라 이하 그의 모든 주장은 신뢰성의 기초가 흔들린다. 3) 조경의 날 재확정 논의와 확정과정에 대한 판단오류 두 번째의 주장은 주로 후보일 선정 및 여론조사 형식요건의 미흡이라는 것으로 ‘야바위’의 근거로 지목한 것이었다. 특히, 설문조사 등 방법적 정당성 결여를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뚱딴지 같이 조경의 날 선정에 ‘날짜’가 아닌 ‘년도’를 기준으로 하여 1967년(3월 3일)과 1972년(4월 18일과 5월 10일) 중 양자택일할 것을 주장하고, 그의 연장선상에서 4월 18일의 통계적 우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념일 선정의 대안들은 사건이나 행사가 발생했던 날을 기준으로 해서 그 중요도와 상징성을 통해 효과와 가치를 평가하는 것으로, 발생 연도는 고려사항일 뿐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연도를 기준으로 그룹핑하는 것은 기념일 선정을 위한 친화도(Affinity Diagram)분석으로는 부적합한 것이다. 필자는 통계학에 대한 지식이 조 고문보다 떨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세 가지의 대안 일자 중 기념일로서의 적합도를 조경단체 가운데, 역사와 회원수가 가장 대표적인 두 단체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하여 득표율의 우위에 따라 최고순위 일자를 선정한 것은, 굳이 통계학의 엄밀성 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민 상식의 수준에 비추어보아도 전혀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당시, 조경계를 대표하는 양대 단체의 임원들 중 조사대상자 그 누구도 이 과정과 결과에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으며, 주장자가 표본수가 적다고 하는 것과는 달리 필자가 기억하는 한 조경계에서 공식적으로 행해진 전무후무한 광폭의 여론조사 였다. 따라서 2013년 10월30일~2014년 1월 14일의 세 달 동안의 논의와 의견수렴, 여론조사를 포함해서 행해졌던 해당 의사결정과정은 민주적이고 적법한 과정과 결과라고 자부한다. 만약, 이러한 과정을 방법상 오류에 의한 결정이었다고 끝까지 주장한다면, 이는 총체적으로 민주적 재단 운영과 적법성에 대한 도전이라고 보인다. ‘조경의 날’ 재확정의 추진배경과 과정, 결과 ‘조경의 날’의 유래와 재확정 추진의 배경 조경의 날 지정은 2003년 4월 29일 한국조경학회 회장단(임승빈 회장) 2차회의에서 한국조경학회가 학술단체로 지정받은 9월 2일을 기념하여 ‘조경의 날’로 선정하고, 기념식은 9월 2일이 포함된 주에 조경대상 시상식과 함께 거행하기로 결정하였다. 2003년 9월 4일 제1회 조경의 날 기념식 이후, 2013년 10월 28일 제10회 조경의 날 기념식에 이르기까지, 10년 동안 5월, 8월, 9월, 10월 등 여러 시점에 걸쳐 유동적으로 시행해 왔다. 따라서 기념일로서의 정체성이 약화되고, 한국조경학회 단독 주최로 인해 범조경인 참여 의식이 저조한 부분이 있었다. 이에 2013년 10월 제10회 조경의 날 행사를 마친 직후, 발전재단과 학회 및 협회는 2013년 10월 30일 재단 제 5차 이사회에서 조경의 날 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적 논의와 광범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지막 선정단계에서 앞서의 설문조사를 통한 방법을 채택하게 되었다. 마침내 약 3달의 논의와 검증 끝에 2014년 1월 14일 발전재단 및 조경계 합동 연석회의를 통해, 연중 가변적으로 운영되었던 조경의 날을 공원법 제정일인 3월 3일로 고정화하기로 재확정하였다. 또한 조경인 모두의 축제의 장을 열기 위해 기존 조경학회 주관행사에서 조경단체 통합 행사로 발전시켜, 재단 산하 6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관·개최하여 많은 조경인의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3.3절 조경의날 행사는 2014년 고정화된 이후, 현재까지 7년여 걸쳐 8번째행사까지 문제없이 잘 시행되어오고 있다. 조경의 날 결과의 타당성 1) ‘공원법’ 제정의 의의 우리는 조경계 다수가 공유할 수 있는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날로서 조경의 날을 확정시키려고 했다. 이는 기원과 관련될수록 보편적 힘을 갖는 것 같다. 우리가 최종 선정한 3월 3일(1967) 은 최초의 ‘공원법 제정일’이다. 공원법에서의 공원은 국립공원, 도립공원과 도시공원을 포함한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최초로 근대조경의 시원인 공공공원 전체를 국가제도화 함으로써 조경 공식화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후일 이 법에 근거하여 도시공원법과 자연공원법은 13년 후인 1980년에 분리 제정되면서 더욱 다양한 공공공원 체계를 갖추어 나가게 된다. 근대의 산물인 조경은 공공조경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조경은 공공의 정원인 공원에서 시작해서 도시오픈스페이스와 공원시스템, 그린인프라로 확장되어나가는 추세이다. 20세기 후반부터는 공공조경에서 다시 민간조경으로 확장, 주거단지 조경·테마파크 등 민간공원 조성을 넘어서, 근간에는 도시경관적 차원에서 가로조경의 특성화, 상업공간 등과 커뮤니티 조경공간이 결합된 복합재생공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근대 이후 조경의 전개 과정에서 볼 때 공원은 조경의 가장 명백한 기원이고 항구적인 기반이다. 2) 근대조경의 기원, ‘공원’ 조경에서 근대 이전과 근대 이후의 구분은 민간조경(궁궐 포함)인 정원에서, 공공조경인 공원으로의 확장에서 찾는 것이 상식이다. 서구에서는 특히 영국을 선두로 산업혁명에 따른 도시환경의 질적 저하에 대한 해결책으로 도시공간에 계획된 자연공간의 도입이 시도되었고, 특히 시민사회의 성장과 의회제도의 도입으로 법과 제도 및 세금에 의한 공공공원이 도입되었다. 이를 본 옴스테드가 주도한 미국의 공원운동과 함께 조경분야의 공식적 정착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조경계의 상식이다. 우리나라 또한 압축산업화 시대 이후 국토와 도시공간에서의 환경 훼손을 치유하기 위해 조경분야의 도입이 시도되었으며 제도적 기반으로서의 공원법과 불가분의 관계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80년대에 국가의 주도하에 한국종합조경공사 등 공기업이 주관하여 ‘전국토공원화 운동’, ‘산업단지 공원화’, ‘사적지 공원화’ 등 여러 유형의 공원개념들로 확장된 다양한 조경사업들을 추진한 바 있다. 따라서 공원법 제정일인 3월 3일은 조경의 날로서의 역사적, 실질적, 상징적 정통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여타 대안일자의 상대적 한계 2번째, 3번째 대안들의 공통점은 국가적 차원에서 조경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날들이라는 점에서 조경계 내부에서는 의의가 있으나, 국민이나 시민들이 함께 공감하고 친근감을 주기에는 조경이라는 전문용어보다는 공원이라는 일상용어가 더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관련 분야인 건축, 토목, 도시, 산림, 환경 등에서도 분야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날을 기념일로 사용하기보다는 경복궁이나, 화성 축조일 등 일반인들의 친숙한 이미지와 관련되는 날들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두 번째, 세 번째 후보 날짜들은 다음과 같은 한계가 발견된다. 4월 18일 세미나는 사실 경제수석비서관실의 내부회의 자료이다. 그리고 명칭 이외에 결정된 정책의 공포나 선언 등과 같은 가시적 결과가 없다. 우리들은 이후의 사건들을 역추적하여 우리나라 조경 정착과 발전에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리라는 개연성의 추정만 하고 있을 뿐이다. 5월 10일 비서관 임명. 특정한 분이 청와대 조경담당비서관이라는 개인 임명장을 받은 것은 한국 근대조경의 역사에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었으나, 해당 직책이 현재까지의 제도적인 지속성이 없어서 상징성이 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향후 전망과 과제 3월 3일 조경의 날에 그간 정부부처의 표창 범위가 넓어진 것으로 사기진작 효과가 있었으나, 원래 의도했던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에 의한 조경지위 향상과 수요 창출 등의 활동은 제정일 당시보다는 소극적으로 추진되었다. 향후 이에 대한 혁신적 모색이 필요하다. 이미 우리는 조경의 내부통합과 외부방어를 위한 정체성 장치로서 조경헌장과 조경의 날, 조경진흥법 같은 것들을 만든 바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조 고문께서 주장하셨듯 한국조경 50주년과 이플라(ILFA, 세계조경가협회) 세계대회의 효과적 거행을 위해서는, 이보다 더욱 내실 있는 정체성의 장치가 필요하다. 조경 50년사를 대표할 조경작품과 조경작가의 아카이브 구축 및 구글 한영판 등재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는 독자적 국립 조경전담 연구기관과 정부조직의 설립 등의 추진계획과 실행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세운 제도의 내실을 갖추고 활용할 생각이 절실하다. 이런 뜻에서 아무리 나름의 조경발전에 대한 충정에서 시도된 것일지라도, 내부의 분열과 갈등으로 비칠 소모적 논쟁은 이제 그만 종식시켜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김한배 / 환경조경발전재단 고문, 한국조경학회 고문,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명예교수
  • 구글이 제공하는 흥미로운 서비스 중의 하나가 ngram viewer이다. 구글의 ngram은 언어라는 현상을 모델링하는 언어모델(Language Model, LM)의 하나이다. 언어 모델은 단어들의 시퀀스로서 문장의 확률을 예측하는 모델이며, 언어 모델을 만드는 방법은 통계를 이용한 방법과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언어 모델은 문장의 확률을 예측하는 일을 하는데, 이전 단어들이 주어졌을 때 다음 단어가 나올 확률을 예측하며, 이는 번역기 개발의 핵심기술이기도 하다. n-gram 언어 모델은 사례 숫자를 세는 통계적 접근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통계적 언어모델(Statistical Language Model, SLM)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ngram은 번역할 단어 이전에 일부 단어만 고려하는 접근 방법을 사용하며, 이때 일부 단어를 몇 개까지 보느냐를 결정하는데 이것이 n-gram에서의 n이 가지는 의미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사용한 Google Ngram Viewer 또는 Google Books Ngram Viewer (books.google.com/ngrams)는 1800년에서 2019년 사이에 인쇄된 소스(책)에서 발견된 n개의 단어 수를 사용하여 쉼표로 구분된 ‘검색 문자열 집합의 빈도’를 차트로 표시하는 온라인 검색 엔진이다. 그 단어나 구문이 40개 이상의 책에서 발견된 경우 그래프에 표시된다. 어떤 사회가 특정한 용어나 단어를 묶어서 자주 사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자주 사용한다는 것은 비교대상에 따라 두 가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동시대에 사용되고 있는 다른 단어에 비해 사용빈도가 높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같은 단어가 다른 시점에 비해 더 사용빈도가 높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ngram은 그 중에서 전자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어떤 용어가 책에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 반드시 그와 관련된 분야의 활성화를 의미하지는 않겠지만, 그 용어가 그 시점에 그 용어를 사용하는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더 의미있고 중요한 용어로 작동하고 있었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조경학 석사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옛날 일이고, 그 이후 지난 30년 동안은 환경교육 이외에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조경에 대한 이해 수준은 그저 평범한 교양인을 넘지 못한다. 다만 대학에서 조경을 연구하거나 현장에서 조경공간을 만들고 있는 프로페셔널 조경전문가들에게 작은 영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벼운 기대감을 가지고 이번 분석 작업을 시작했다. 조경의 역사적 흐름을 짚어보기 위해 이 검색 엔진에 어떤 단어의 조합을 넣으면 좋을까? 필자가 조경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선택한 단어는 landscape architect, landscape gardener, 그리고 landscape designer이다. 오늘날 주로 쓰이는 말이 landscape architect이므로, 이 말을 중심으로 조사결과를 해석해 보도록 하겠다. 우선 첫 번째 그래프를 보면 landscape architect라는 말이 1860년을 지나면서 탄생했음을 알 수 있다. landscape architect라는 타이틀은 1863년 Frederick Law Olmsted와 Andrew Jackson Downing에게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하니까 정보의 신뢰성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되는 듯하다. 짐작하건데 이 말이 그 이전에도 전혀 쓰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겠지만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 주로 쓰였던 말은 무엇일까? 분석 결과를 보면 landscape gardener였을 것 같다. 그래프가 보여주듯이 landscape gardener는 1800년 이래 1900년경까지 약 100년 동안 야외공간을 설계하고 조성하는 전문가를 부르는 대표적인 호칭으로 사용되었으며, 1910년경이 되어서야 landscape architect에게 그 자리를 내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후 landscape gardener는 급격하게 쇠락의 길을 걸었으나 1960년대 이후에도 이 분야의 전문가를 지칭하는 말로 일정한 수준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landscape designer라는 말은 이 분야의 전문가를 부르는 대표적인 용어의 지위를 가졌던 적은 없는 것 같다. 1910년대에 잠깐 빈도가 늘어나다가 다시 가라앉았고, 오히려 1980년대를 거치면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두드러지지는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날에는 landscape designer와 landscape gardener가 비슷한 빈도로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 그럼 다시 landscape architect로 돌아가 보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landscape architect는 꽤 긴 임신기를 거쳐 1860년대 초에 탄생한 뒤에 매우 빠르게 성장했으며, 미국조경가협회(American Society of Landscape Architects)가 창립된 1899년은 가파른 성장기의 한복판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다가 무슨 이유에서 인지 1929년에 1차 정점을 찍고 하향세가 시작된다. 여기에서부터는 필자 같은 사람이 아니라 진짜 조경전문가들의 상상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1929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landscape architect는 1948년 IFLA(International Federation of Landscape Architects)가 창립되면서 다시 꼬물꼬물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가하여, 마침내 1996년에 두 번째 정점을 찍게 된다. 그 이후 landscape architect라는 말은 지금까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원고를 끝낼 무렵 한 가지 호기심이 생겼다. landscape architect(조경가)와 landscape architecture(조경)은 운명공동체일까? 분석 결과 초창기에는 조경이라는 영역보다 조경가라는 사람이 더 출현빈도가 높았고(혹시 작가주의? 명망가의 시대?), 중간에 약 30년 동안의 과도기를 거친 뒤 1976년을 지나면서 조경이라는 영역이 조경가라는 사람보다 출현빈도가 높았던 역사(작가주의의 반대말?)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짐작할 수 있다. 이 두 개의 그래프를 온전하게 설명하거나 해석하기 위해서 최소한 500쪽짜리 책 한권은 필요할 것이라는 사실을. 2010년을 기점으로 꿈틀거리고 있는 조경의 끝자락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누군가 이 작업을 해주면 좋겠다. 이재영 /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
  •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은 지난해 7월 9일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용산공원 정비구역 변경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는 용산공원 조성구역으로 신규 편입 계획 부지와 규모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용산가족공원·국립중앙박물관 부지 33만5000㎡, 전쟁기념관 부지 12만㎡, 군인아파트 부지 4만5000㎡가 공원 조성지구로 편입되었다. 이로써 용산공원의 규모는 300만㎡를 넘게 되었다.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 공원정책과장의 정비구역 변경계획 발표와 4명의 전문가 패널 발제, 공청회 참석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전문가 패널로 참석한 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안창모 교수는 “군인아파트 부지가 남산에서 해방촌 일대를 지나 용산공원으로 연결될 녹지축 선상에 위치하고 있어 용산공원이 주변지역과 녹지축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된다”며 “군인아파트 부지가 용산공원 조성지구로 편입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2011년 5월,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 발표에 따르면 용산공원 조성지구는 용산 미군기지 본체 부지 중 헬기장 부지, 출입·방호시설 부지, 드래곤힐 호텔 부지를 제외한 242만㎡였다. 2020년 12월에 옛 방위사업청 부지까지 용산공원 조성지구로 편입된 면적이 고시되면서 최종 면적은 300만㎡가 되었다. 용산공원 면적이 약 100만 평 규모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 대형공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몸집이 된 것이다. 온전한 형태의 용산공원 조성 경계의 출발점은? 우리나라 국민이나 서울시민 중 용산공원의 형태와 면적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 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 궁금했다. 필자는 2019년부터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용산공원 시민소통공간에서 각종 시민참여 프로그램과 강연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용산공원 조성지역이 어떻게 되는지 가늠해보고자 지도에 그려보게 했다.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을 한 명도 만날 수 없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그동안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았던 부지와 앞으로 반환 예정인 용산 미군기지의 규모와 위치에 놀랐다. 용산공원 조성에 앞서 용산공원 면적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이유를 상세히 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는 2016년 8월 31일 ‘용산공원 조성에 대한 서울시 입장 및 정책제안’ 기자설명회에서 ‘온전한 형태의 용산공원 경계 회복’을 용산공원 조성의 기본원칙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온전한 형태의 공원 조성 경계는 용산기지 본체 부지와 국방부 부지 43만㎡(국방부, 옛 방위사업청), 연계 가능부지 49만㎡(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 미군 잔류부지 30만㎡(헬기장, 출입·방호시설, 드래곤 힐 호텔, 미대사관 신축 부지) 등 미군이전 예정부지(한미연합사령부)를 포함한 358만㎡ 규모다. 서울시가 358만㎡ 면적의 용산공원을 제안하게 된 것은 1991년 최초로 작성된 용산공원 조성 형태를 반영한 것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병영 등 군사시설이 있던 용산 일대의 부지가 6.25전쟁 후 주한미군에게 공여되었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후 대통령 직선제에 나섰던 당시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용산기지 반환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1991년 서울시가 용산기지 이전적지 활용방안과 용산공원 기본 계획안을 발표했다. 그 당시 공원 형태를 지향하여 ‘온전한 용산공원’으로 표현하면서 발표한 것이 2016년 8월 서울시의 기자설명회다. 요약하면, 용산공원 조성 계획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전쟁기념관 부지 역사 전쟁기념관은 1994년 6월 개관한 시설로 국내 첫 군사 박물관이다. 1988년 12월 제정된 전쟁기념사업회법에 근거하여 전쟁기념사업회가 설립되었다. 전쟁기념사업회의 첫 목표 사업은 ‘전쟁기념관 건립’이었다. 전쟁기념관을 세워 전쟁 관련 자료를 수집·보관하고, 학술연구는 물론 실내·실외 야외 전시장의 전시물을 통해 전쟁의 참상과 한반도의 평화 수호의 의미를 미래세대와 나누고자 하였다. 1989년 2월까지 전쟁기념관 건립 장소가 확정되지 않고 있었다. 동년 6월 서울 용산구 용산동1가 일대 약 4만평 규모였던 육군본부가 충청남도 논산군(오늘날 논산시) 계룡산 일대로 이전하면서 전쟁기념관 건립 부지로 확정되었다. 원래 주택공사(오늘날 한국토지주택공사 전신)는 새로운 육군본부 청사와 부지를 마련해 준 대가로 용산 육군본부 자리를 받아 아파트를 지으려 했다. 하지만 이 부지는 도심 속 녹지공간인 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여론이 높아지자 주택공사는 서울시에 토지 매입을 요청했지만 당시 육군본부 부지 매입비가 수백억 원에 달하자 서울시가 난색을 표했다. 서울시가 공원 조성을 하지 못하게 되자 국방부에서 육군본부 부지 대신 다른 토지를 마련해 주면서 전쟁기념사업회(이병형 회장, 예비역 중장) 주관으로 전쟁기념관을 건립할 수 있게 되었다. 1955년부터 1989년까지 34년간 육군본부가 자리한 이 부지는 1914년 일본군 20사단 야포병대가 주둔했다가 1928년 6월부터는 일본군 제79보병연대가 1945년 일본 패망 선언 때까지 잔류했던 곳이다. 그 후 미 군정기 시기에 미군 하지 중장이 이끄는 미 24군단이 용산에 진주하게 되면서 일본군이 차지했던 300만 평을 미군이 사용하다 잠시 철군 후 6.25전쟁이 발발하자 다시 주한미군기지로 공여가 된 역사를 가진 땅이다. 육군본부가 1955년 2월 27일 대구에서 용산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용산 육본 34년’ 역사가 이어졌던 것이다. 도심 속 공원이 아닌 국내 첫 군사 박물관으로 전쟁기념관이 1994년 개관하여 오늘날이 이르고 있다. 2020년 전쟁기념관이 용산공원 조성지구로 편입되면서 1989년에 조성하고자 했던 도시공원의 모습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미래 용산공원과 전쟁기념관이 어떤 조화를 이루어 재탄생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용산가족공원 & 국립중앙박물관 부지 역사 용산가족공원과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는 과거 미 8군 골프장으로 이용되었던 부지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연병장으로도 활용했던 땅으로 한강 백사장과 경원선 철도와 접해 있었다. 두 시기 모두 단일 용도로 활용된 땅으로 시설물을 설치하여 활용되기보다 시대에 따라 군사적 용도와 레크리에이션 활용 목적으로 이용되었던 곳이다. 1989년 5월, 고건 서울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8군 이전적지 92만3000평과 한국군 시설 부지(국방부, 육군본부, 조달본부 부지 포함) 13만3000평을 합한 105만6000평 모두를 시민자연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에는 미 8군 이전적지와 골프장 부지 역시 서울시청 이전부지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있었다. 또 청년 건축가 협회 등 일부에서는 서울의 심각한 주택난 해결을 위해 용산기지의 절반만이라도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 주택단지로 개발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고건 서울시장은 서울시 내에 주택 공급이 가능한 400만 평의 택지가 남아 있는 만큼 공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주장했다. 서울시는 국방부와 미군에게 대체 골프장(성남 골프장)을 조성해 주는 조건으로 미 8군 골프장 부지 인수를 협의하였고, 국방부는 1990년 6월에 미8군 골프장 부지 일부를 서울시로 매각했다. 서울시는 1년이 지난 1991년 6월에 미 8군 골프장이 폐쇄되자 곧바로 공원 조성 사업에 착수했다. 다음 해 가을인 1992년 11월 공원을 개원했다. 미 8군 골프장 12만 평에 남아 있던 기존의 잔디밭과 연못을 최대한 활용했기에 17개월이라는 짧은 공사 기간이지만 공원 조성이 가능했다. 용산시민공원(오늘날 용산가족공원)이 개원하고 얼마 후 1995년 8월 15일, 광화문에 위치한 조선총독부 건물이 철거되었다. 철거된 옛 총독부 건물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도 활용되었기 때문에 박물관 이전부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1993년에 미 8군 기지 이전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용산가족공원으로 이전 방안 외 남산 수도방위사령부 터를 후보지로 함께 타당성 검토하는 배경이 되었다. 좌충우돌 끝에 문화체육부는 1995년 10월에 국립중앙박물관 기본 디자인을 확정하고, 약 10년이 지난 2005년 10월 용산구 이촌동, 옛 미 8군 골프장 부지에 국립중앙박물관 신축 이전 개관하였다. 지금은 용산가족공원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는 12만 평 어디에도 일본군과 미군 시설로 활용되었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2020년 용산공원 조성지구로 편입되어 용산공원 기본설계 변경계획을 수립할 때 이 땅의 역사적 치유, 도시와의 연결 회복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하다. 옛 방위사업청부지의 역사 가장 최근에 ‘옛 방위사업청 부지’가 용산공원 조성지구로 편입되면서 용산공원 조성 면적이 300만 제곱미터를 훌쩍 넘게 되었다. 방위사업청은 현재 과천으로 이전하였고, 국군복지단과 국방홍보원 등 몇몇 시설만 남아 차례대로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약 12년간 방위사업청이 남아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방사청 부지’로 더욱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지도를 살펴보면, 이 부지 일대에는 일본군의 탄약고와 창고, 몇몇 숙사가 나타난다. 1945년 9월 미 항공기에서 촬영된 당시 항공사진에서는 남산 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자락에 민가는 보이지 않았고, 인근에 용산중학교만 있을 뿐 일본군 포병연대 등 군사 시설만 확인할 수 있었다. 1945년 8월 해방과 더불어 해외에서 돌아온 동포들이 가파른 남산 자락에 임시 거주지를 마련하고 살게 된 해방촌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1948년 미 군정기를 지난 1949년 4월 15일 경상남도 진해에서 해병대 사령부가 창설되었다. 이듬해 6.25전쟁이 일어나자 부산으로 이동했다가 휴전협정 후 1955년 3월 26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으로 본관을 신축하고 이전해오게 되었다. 용산 삼각지 일대에 육군본부가 대구에서 이동한지 한 달 뒤에 이전해 온 것이다. 1956년 준공된 해병대사령부 본관 건물이 방위사업청 부지 내 역사성을 대변해주는 대표적 건축물로 남아 있다.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는 군인아파트 부지 내 해병대사령부 초대교회와 함께 해병대사령부 본관 건물은 공원 조성 지구 내 존치 건물로 선정하여 향후 용산공원 활용시설로 결정한 바 있다. 올해 4월, 서울시와 해병대사령부는 옛 해병대사령부 본관과 지하대피소가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를 결정했다. 서울시가 운영 중인 시민참여 프로그램인 ‘용산기지 둘레길 산책’의 일환으로 부지 내 시설물들을 둘러보았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용산공원 국민 참여단 200여 명과 방문하여 미래 용산공원 속에서 변화되는 모습을 상상하며,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맺음말 먼저 반환받은 부지를 활용한 지난 30년사를 돌이켜 봐도 용산공원 조성 이념을 충실히 담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예나 지금이나 용산 미군기지를 활용하여 공공 임대주택 건설 주장은 여전하다. 용산기지의 공원화 사업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서울시 시민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업인지 공감대를 못 얻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300만㎡ 규모의 용산공원 계획안을 담겠다는 취지의 기본설계 변경 용역이 발주된 상태다. 용산공원 국민 참여단은 6월 말에 국민 권고안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용산기지 내 시설물 조사 용역은 기지 내 시설물 전체에 약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시점이다. 충분한 조사가 진행되기 위해서 아직 수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공원 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해 사전에 필요한 현장 조사와 국민의견 수렴이 결실을 맺기도 전에 또다시 성급하게 계획안을 작성하려는 이유가 궁금하다. 2016년 11월, 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세계적 조경가 아드리안 구즈(네덜란드 West 8)와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승효상(종합건축사사무소 이로재) 간 특별 대담회가 열렸다. 두 사람의 대담 이후 국토교통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반영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수립된 공원계획의 기본구상을 담은 「종합기본계획」에서 제시된 “2027년 공원 조성 완료” 등의 추진일정을 사회적 총의와 주변 여건의 변화에 따라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중략> … “완성”이라는 의미보다는 공원의 기본적인 틀과 토대를 마련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내부의 내용물은 수 세대에 걸쳐 계속해서 채워나가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공원”을 목표로 삼겠다. 이미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에 먼저 들어서 있는 시설인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쟁기념관, 용산가족공원, 옛 해병대사령부 본관 등은 용산공원 조성지구로 편입되었다. 거기다 지난해 7월 개방한 옛 용산기지 장교숙소 5단지도 용산공원 개방 단지로 국민들에게 개방했다. 용산공원 조성 지구가 이미 눈앞에 펼쳐져 있다. 용산공원 조성지구가 있으니 향후 용산공원과 어떻게 조화롭게 될 수 있는지 검토도 이미 착수했어야 한다. 앞으로 추진될 미군기지 반환을 병행하면서 꼭 필요한 사업은 지속적으로 수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용산기지 내 시설물 조사는 한미연합사가 이전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병행하여 관련 자료물 아카이브 사업, 대국민 설명회 및 현장 공개 등을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야 한다. 점점 확장되어 가는 용산공원 조성과 함께 용산공원 관리와 운영을 어떻게 나갈지 고민도 필요하다. ◆ 확장된 공원 조성지구와 공원 조성계획안의 이질적인 부분 국토교통부는 2012년 용산공원 국제현상 공모 당선작품을 2018년까지 기본 설계안으로 발전시켜왔다. 최근 2020년 7월 용산공원 국제현상 공모 당선 조성계획안 자료집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이 자료집에 제시된 용산공원 조성지역은 여전히 242만㎡의 면적에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 군인아파트, 옛 방위사업청 부지를 포괄하는 공원 계획안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상반기에 기본설계 및 조성계획안 변경 용역을 발주했다. 설계 용역 발주보다 사업을 주관하고 담당하는 사업관리자가 신규 편입된 부지의 시설 관리자들과 먼저 협력체계를 마련해 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용산공원 조성의 그림을 설계 용역사에게 맡기는 것은 차후의 일이 아닐까. 향후 용산공원의 경계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 열린 공간들을 어떻게 조성하여 국민들에게 개방할지, 전쟁기념관·국립중앙박물관·용산가족공원·옛 해병대사령부 본관 시설을 용산공원과 어떻게 조화롭게 관리해나갈 수 있을지, 확장되어 나가는 용산공원 조성 부지에 맞춰 운영 조직과 방식은 어떻게 해나갈지 등의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볼 법도 한데 이러한 대안과 시도가 없어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김홍렬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email protected]
    • 2021-05-11
  • ‘2022년’은 한국 조경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해 내년, 2022년은 한국 조경분야에서 국내‧외적 빅 이벤트가 동시에 겹쳐지는 중요한 역사적 해가 된다. 첫째, 한국 조경이 시작된 해(1972년 : 4월 18일 ‘청와대 주최 조경에 대한 세미나 개최’, 5월 10일 ‘대통령 조경건설비서관 직제 설치’, 12월 18일 서울대 등 2개 대한 조경학과 설립 인가, 12월 29일 ‘한국조경학회 창립’ 등)로부터 정확히 50년이 되고 둘째, 1992년에 서울‧경주 IFLA 세계총회 개최 후 30년 만에 다시 광주에서 IFLA 세계총회가 개최되는 해이다. 셋째, 때마침 미국 조경의 아버지 옴스테드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로서 광주 IFLA 세계총회 기간 중 기념행사를 미국과 공동 개최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 조경의 역사에서 이런 그랜드한 해를 맞이한 경우는 일찍이 없었다. 50년과 30년, 200년이라는 역사적 시간의 겹침은 그 자체로서 단순한 기념(Ceremony) 그 이상의 의미를 넘어선다. 국내 및 글로벌 조경의 트랜드와 이슈가 제기되고, 지난 50년의 성찰을 통해 한국 조경 도약의 100년을 향한 새로운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되는 해다. 모름지기 인간의 문명은 시기와 장소 등 적당한 환경 조건이 주어졌을 때 거기에 대응하는 전략적 대응 과정 여부에 따라 진화의 속도와 방향이 달라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로 2022년을 준비하는 지금의 이 시간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 이 시간은 지나간 모든 것을 되돌아보고, 현재를 검토하고, 다양한 담론을 띄우고, 논의하며 새로운 비전을 모색해야 하는 등 숨 가쁜 준비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조경의 날 개정의 논의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2022년의 새로운 이정표 세우기 관점에서 출발한다. 조경의 날, 왜 개정 논의가 필요한가? 우리 조경분야는 지난 50년간 많은 성취를 이뤄냈다. 산업화 시대 국토개발에 따른 국토환경 훼손의 복구 및 국토보전을 위해―공원에 국한된 분야가 아니었음을 유념해야 함. 최초의 대학원인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환경조경학과’, ‘환경계획학과’의 이름도 이처럼 국토·환경 차원의 광대역 관점에서 명명된 것임― 1972년에 국가정책으로 도입된 한국 조경(1858년 미국의 센트럴파크처럼 시민 수요에 의해 비롯된 조경 태동과는 차별화됨)은 교육, 산업, 기술, 행정, 직제, 단체, 문화, 글로벌 진출 등 전 분야에 걸쳐 전무후무한 속력으로 가속적 발전을 이뤄왔다. 그 연장선에서 2007년 조경기본법 추진을 시작으로 9년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2016년에 이르러서는 조경진흥법을 제정하는 등 외형적 성취를 이어왔다. 하지만 조경분야는 어느 때부턴가 국가 건설 정책 환경에서 그간의 지위를 위협받기 시작했고, 건축기본법을 필두로 최근의 도시숲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조경분야의 영역과 일자리는 침탈당하고 위축되고 있다. 특히, 근래의 도시숲법, 산림기술법, 자연환경보전법 등에 의한 도시공간 영역에서의 침탈은 향후 조경분야의 교육, 설계 및 엔지니어링, 심지어 시공분야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단·장기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리 조경분야는 도시라는 영역에서 어쩌면 조경분야의 한 대상에 불과한 ‘공원’이라는 전문 영역의 프레임에 너무 머물고 갇힘(현행 조경의 날도 ‘공원법’이 제정된 1967년 3월 3일에서 따왔음)으로써 오늘날 국가정책으로 시행되는 기후변화, 미세먼지, 탄소중립, 바람길 등 다양한 이름의 국토‧도시적 범주의 녹색산업을, 산림청을 필두로 한 임학 등 다른 분야에 내어 줄 위기에 있다. 한국 조경 50년을 맞고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2022년을 맞아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비전으로 출발하는 모멘텀을 구축하기 위해서 해야 할 가장 ‘기초적인 사항’(fundamental duty)은 팩트 기반의 한국 조경 50년(반백 년) 역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다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회의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사기 잃은 조경가들의 마음을 쇄신하고 재무장하여 긍지와 사기를 높일 수 있고, 나아가 현재 난조를 보이고 있는 도시숲 등 21세기 녹색산업을 재탈환하기 위한 학문 영역적, 업역적 당위성 획득과 향후, 국토‧도시 분야로 조경의 영역과 일거리를 확장해나가기 위한 정부, 국회, 인접 분야 등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관련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경의 날’의 진화 과정: 조경의 날도 진화해 나갈 수 있다 인간의 문명에서 어느 것 하나라도 변화하지 않고, 진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하지만 그 문명의 표현 형태는 변해도 본질의 문화 유전 형질은 변함없이 유전되어 번식되어 나간다. ‘조경의 날’의 진화 과정도 마찬가지다. 조경의 날은 2002~2003년 당시 권상준 한국조경학회장(현 청주대학교 조경학과 명예교수)에 의해 발의되어 2003년에 제정되었다. 이때는 매년 10월, 셋째 주 월요일을 조경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행사를 치렀다. 2008년에 이르러 김학범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한국조경학회장(현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명예교수) 대(代)에서는 10월 셋째 주 전체를 ‘대한민국 조경 주간’으로 확대하고 그 한주에 걸쳐 조경 관련 단체별로 날짜를 선정하여 고유의 행사를 추진하였다. 물론 이때도 조경의 날 행사는 그때까지 해 온 것처럼 그 주 첫째 월요일로 지정하여 기념행사를 진행하였다. 2010년에는 필자가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한국조경학회장으로 재임하면서 ‘대한민국 조경 주간’을 ‘대한민국조경문화제’로 확대 개편하였다. 이때도 이전처럼 각 단체별로 한주 내에서 각각 날짜를 선정하여 다양한 행사를 치렀고, 조경의 날은 변함없이 앞서 시행해 온 것처럼 10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하여 진행하였다. 그러던 중 2014년에 김한배 한국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한국조경학회장 대에 이르러 대한민국조경문화제 행사 가운데 한 날로 치러지던 조경의 날을 별도로 떼어내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 개편하였고, 2021년 현재까지 그렇게 진행되어 왔다. 그날이 바로 현행의 매해 3월 3일, 조경의 날이다. 현행 ‘조경의 날(3월 3일)’ 어떤 한계점과 문제점을 안고 있는가? 또 향후 논의의 방법은? 조경의 날 개정 관련 회의록(환경조경발전재단)에 의하면 현행 조경의 날 개정을 위해 2013년 10월 30일 발의를 시작으로 2014년 1월 14일까지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회, 한국조경학회 및 한국조경협회 등 회장단 회의, 합동 워크샵 등 과정을 거치며 결정되었다. 다양한 논의가 있는 가운데 최종 결정된 날이 공원법 제정일인 1967년 3월 3일을 기준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전체적인 분위기는 학술적, 시행의 적절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인 의견이 많이 제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7년 3.3일이 조경의 날이 아닌 ‘조경과 관련이 있는 날‘로 이해하고 선정된 것은 ▲조경은 도시발달에 따른 시민공원의 개념에서 출발했다는 것에 대한 의미와 일치한다는 점 ▲다른 분야보다 한발 앞서 활동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어 행사 시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학생들에게도 3월 개학과 함께 조경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인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필자가 주장하는 1967년 3월 3일을 근거로 조경의 날을 선정한 것이 갖는 한계와 문제점은 첫째, 역사에 있어 특정의 기념일이 갖는 의미는 ‘특정 사건의 발생’과 관련한 ‘연도’와 ‘날짜’가 제일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는 점에서이다. 조경의 날과 관련하여 ‘특정 사건’이란 조경이 언제 발생했는가? 또는 언제부터 기원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직결된다. 회의록을 보면 1967년 3월 3일을 비롯, 1972년 4월 18일, 1972년 5월 10일, 안압지 준공일(음력 3월 3일), 창덕궁 후원 창건일(음력 10월 19일), 조경산업진흥법 제정일 등 다양한 안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 모든 날에 대한 의견들은 한국에서 조경의 발생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가와 연관 지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옴스테드가 창시한 조경이란 중세까지의 농업문명 기반의 정원(garden)을 거쳐 르네상스 이후의 경관정원(Landscape Garden)으로, 다시 산업혁명을 거치며 산업화시대의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으로 진화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산업화 시대의 조경 발생 연도를 중세 또는 르네상스의 정원 발생과 연결시키는 것은 학술적으로 무리가 있다. 따라서 학술적으로 봤을 때, 상기 안들에서 특정 사건이 발생한 역사적 시기와 관련하여 1967년 3.3일의 공원법과 1972년 4.18일의 청와대 주최 조경 세미나와 5.10일의 조경담당비서관제 도입 등 3가지를 제외한 모든 날은 한국 조경의 날로서 기각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1967년 3월 3일의 공원법 제정일과 1972년에 일어난 일련의 한국 조경 태동(4월 18일과 5월 10일 외에도 12월 19일의 대학 정규조경학과 개설 인가, 12월 29일의 한국조경학회 창립 등) 관련 날들이 대안으로 성립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여기에서 1967년 3월 3일은 한국의 조경 발생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 1967년의 공원법은 그 당시 정부 주도에 의해 제정한 것일 뿐 미국의 센트럴파크처럼 시민 주도로 이루어진 시민공원의 개념을 적용시키기엔 무리가 있다. 따라서 1967년 3.3일의 공원법을 한국 조경의 태동 관점과 연결시켜 보는 관점에는 학술적으로 연계성을 증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조경의 영역에 있어 공원법은 단순히 ‘공원’이라는 한 개의 대상을 관리 영역으로 하고 있는 바, 이것은 아래에서 설명되는 청와대 조경세미나의 내용이나 2013년에 제정한 한국조경헌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포괄적 환경설계의 개념과 다양한 영역으로 정의되는 조경의 내용을 담을 수가 없다. 따라서 공원법의 제정 연도와 날짜를 연결시켜서 조경의 날을 선정하는 데에는 논리적 무리가 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도시숲 등과 같은 21세기 국토·도시 차원의 녹색산업으로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볼 때 센트럴파크처럼 조성된 적도, 그 당시 시민주도로 이루어져 본 적도 없는 ‘공원’을 한국 조경 뿌리의 날로 규정하는 것은 시대적 배경 맥락에서도 일치되지 않는다. 적어도 1972년보다 수해 전인 1967년 공원법 제정이 ‘조경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한국 조경의 역사적 출발’이 된다는 오해만큼은 벗어야 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 비해 1972년의 4월 18일, 5월 10일 등은 청와대 세미니와 조경담당비서관 직제 도입을 통해 한국에서 조경이란 용어를 공식적, 국가적으로 공인한 날이다. 또 세미나에서 조경의 대상을 ‘정원의 조성’, ‘경관조성’, ‘환경조성’, ‘조림’, ‘공원조성’, ‘레크레이션 조성’ 등으로 폭 넓게 정의하고, 조경의 공간적 범위를 또 ‘국토’, ‘도시’, ‘농촌’, ‘도로’ 등으로 폭넓게 논의함으로써 조경정책이 펼쳐지는 직접적 계기가 마련되는 연도이고 날짜이다. 더구나 이 세미나에서는 “조경학회를 조직해서 조경이냐, 조원이냐 용어 제정부터 먼저 앞서서 해야 함”(홍영표 농업진흥청 화훼연구관)이 논의되는 등 구체적 추진 방향까지 제시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세미나 이후 조경담당비서관이 임명되고, 조경학과가 인가되고, 한국조경학회가 창립되는 등 조경정책으로 추진해 나가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기준으로 우리는 현재 2022년 한국 조경 50년 기념사업을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1972년은 조경의 날 제정 회의록에서 얘기하는 ‘조경과 비슷한 날’이 아니라 가장 직접적으로 한국 조경 태동의 뿌리가 되는 기준 연도가 되는 날이고 동년 4월 18일이나 5월 10일은 특정 역사적 기념일의 규범성 맥락에서 한국 조경이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에 조경의 날로서 가장 적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회의록에 의하면 여론조사를 통해 최다 선호 득표를 한 날이 1967년 3월 3일이어서 이날을 조경의 날로 선정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는 바,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어 선정 결과가 왜곡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즉, 1967년 3월 3일(공원법 제정), 1972년 4월 18일(청와대 주관 조경 세미나 개최), 1972년 5월 10일(청와대 경제1수석실 조경담당비서관 임명일) 등 3개 항목으로 한국조경학회(423명)와 한국조경협회(450명)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는데(표 참조), 이 설문조사에서는 설문분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설문설계의 방법적 ‘타당성’과 조사결과의 ‘신뢰성’, 결과 해석의 ‘객관성’ 등 3가지 측면에서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통계학적 관점에서 1967년의 3.3일은 조경분야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한 신뢰할 수 있는 조경의 날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근거의 첫째로는 설문문항의 선정에 있다. 설문문항의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항목 변수들의 독립성이다. 예컨대 공원법 제정일은 독립변수가 될 수 있지만 1972년의 4월 18일과 5월 10일은 서로 연관되어 있어 상호 상관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 변수들은 독립변수가 될 수 없고, 이들 중 어느 한 날짜는 제외하고 1967년과 1972년 등 2개를 변수로 하여 설문을 하였어야 신뢰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잘못된 설문 문항 설계로 인해 결과의 오류가 나타나는 점을 회의록의 조사 결과 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표에서 보듯이 <대안1>은 47.54%를 득표했고, <대안2>는 27.9%, <대안3>은 24.6% 선호도를 보였다. 당연히 47.5%를 득한 <대안1>이 최고 선호도를 보이는 것으로 외관상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대안2>와 <대안3>은 서로 상관성이 있기 때문에 2와 3안의 선호도를 합쳐서 분석의 결과를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성이 있다. 그렇다면 1972년 각각의 날에 대한 선호도는 52.5%가 됨으로써 제1안보다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다. 만약 제2, 3안 중 하나를 택하여 변수로 만들었다면 아마도 1972년의 날짜에 선호도가 더 높게 나타날 개연성이 있다. 특히 1위가 50%를 넘지 못할 경우,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결선 설문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둘째로 조사결과에 신뢰도를 줄 수 없는 이유는 ‘설문의 회수율’과 ‘응답자의 수’에 관한 것이다. 조경가들의 설문 응답 회수율은 873명 중 183명으로서 21%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60~70% 이상의 회수율을 보여야 조사를 신뢰할 수 있다. 특히, 응답자 수가 183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우리 조경가들의 수가 몇만 명 수준에 이르고 있음에 볼 때 의견을 제대로 수렴했다고 볼 수 없을 수준이다. 무엇보다, 학회와 협회를 포함한 범 조경가들을 대상으로 조경의 날 선정 관련 세미나 개최 등 공개적 논의 자체가 없었고 설문도 학·협회원만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이상에서 볼 때 현행 조경의 날은 역사적 특정 기념일 선정의 규범적 측면에서나 여론조사 방법론적 방법이나 해석 관점에서 보았을 때 조경가 모두 들이 신뢰하고 선호하는 조경의 날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 따라서 2022년의 한국 조경 50년을 맞이하며, 또 한국 조경의 반백 년을 새롭게 출발하는 시대적 전환기를 맞아 또 IFLA 세계총회 등 글로벌 행사에 즈음하여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부합되고 새로운 물결에 부합할 수 있는 한국 조경의 전열 정비 차원에서 조경의 날은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조경의 날 논의의 방법으로서는 환경조경발전재단이 주최를 하고 한국조경학회가 주관이 되어 조경의 날 선정과 관련한 공개 세미나를 개최하여 조경가들에게 조경의 날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돋우고, 그 이후 1967년 3월 3일과 1972년의 4월 18일과 5월 10일 중의 한 날을 선택하여 각 2개의 항목으로 조경가들의 선호도를 묻고, 그 결과를 조경의 날로 결정하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경의 날’, 4월 한 달을 ‘세계 조경의 달’로 행사하는 IFLA, ASLA와 연계 추진도 필요 4월 한 달은 ASLA가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세계조경의 달(WLAM)’이다. 4월 한 달 동안 국제 조경을 축하하며 전 세계 사람들과 조경공간을 소개하고 교류한다. 이를 통해 조경의 중요성, 지역사회에 조경이 필요한 이유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는 취지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과 관련하여 조경의 역할을 홍보하고 알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조경의 달’은 ASLA가 2007년 제정했는데, 4월이 기후적으로 봄철에 해당되고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의 생일(4월 26일)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마침 우리도 1972년 4월에 처음으로 청와대 주최로 조경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공인하였으니 한국 조경의 날도 IFLA와 ASLA와 연계하여 조경의 날을 4월의 ‘세계조경의 달’과 함께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기념하고 추진하면 대정부, 국회 홍보 및 시민들에게 조경의 인식을 향상시키는 등 조경분야의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022년은 ‘제50회’ 한국 조경의 날로 출발하는 혁신의 상상력 필요 한국 조경 50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성찰’, ‘현재에 대한 검토’,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등 일련의 프로세스가 요망된다. 우리는 지금 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 심왕섭), 한국조경학회(회장 조경진), 한국조경협회(회장 이홍길) 등이 주축이 되고, IFLA 세계총회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조경진, 노영일)를 구성하는 등 조직화를 통해 다양하게 한국 조경 50년 행사를 준비하는 등 2022년 이정표 세우기 프로세스를 열심히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는 이들 3가지 프로세스 중 특히 ‘과거에 대한 성찰’ 부분에서 ‘한국 조경의 날’의 횟수에 대한 혁신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즉, 2022년부터는 ‘제19회 조경의 날’이 아니라 ‘제50회 한국 조경의 날’로 시작해서 매년 조경의 날 횟수를 더해 가면 한국 조경의 역사적 시간성의 깊이를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한편 우리 조경가들의 조경 뿌리 인식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 역사는 노거수와 같아서 나이가 많아질수록 그 뿌리가 굵고 깊어지며 그늘이 커지는 법이다. 뿌리 깊은 조경 역사 보여주기로 정부, 국회, 기관 등에 대한 한국 조경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래 전략적 차원에서 한국 조경의 날에 대한 혁신적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조세환 / 환경조경발전재단 고문, 한국조경학회 고문, 한국조경협회 고문,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명예교수
    • 조세환 환경조경발전재단 고문
    • 2021-05-10
  •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수목원에서 경험이 부족한 가드너가 준비한 가드닝 교육 프로그램은 구근이 잠들어 있는 겨울들녘처럼 썰렁하고 엉성했다. 프로그램의 흥행은 수목원의 운영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서 다행히 기대도 적었다. 하지만 초보 가드너의 어설픈 준비도 사막의 우물처럼 대해주는 참가자들이 있어 시작은 시작할 수 있었다. 정원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초보 가드너의 서툰 가르침을 크게 개의치 않았고 오히려 그의 일터를 부러워했다. 일주일에 한번 수목원에 와서 정원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행복했다. 초보 가드너는 강백호의 왼손처럼 그들의 행복에 방해물이 없게 거들뿐이었다. 초보 티를 내지 않게 알고 있는 얕은 지식을 쏟아내고 주변 가드너의 도움도 받아가며 겨우겨우 프로그램을 이어갔고 때로는 다른 일터의 가드너까지 초청해서 지원을 받았다. 두 계절에 걸친 교육이 마칠 무렵 참가한 교육생보다 더 성장한 것은 오히려 초보 가드너였다. 더 놀라운 것은 오히려 돈을 내고 참여했던 그들이 자발적으로 그들의 배움터를 홍보하는 역할까지 수행했다. 수강료와 참가자들의 수만 곱해서 나온 숫자는 너무 단순한 예측이었다. 정확히 10년 된 춘천에서의 추억이다. 추억을 곱씹는 이유는 당시 교육을 성실히 수료했던 인연을 남해바닷가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10년 전 가장 멀리 떨어진 수목원 가드닝 프로그램을 계기로 여전히 정원을 가꾸고 있었다. 성인이 된 제자의 모습을 바라보는 초등학교 교사의 마음이 비슷할까 싶기도 하지만 괜히 보람찼다. 여행자를 위해 게스트하우스, 펜션, 카페 등을 운영하며 틈틈이 정원도 가꾸고 있었다. 볼 거 없다 부끄럽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제자(?)의 정원은 정성과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여러 이야기가 담긴 다양한 식물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간간이 10년 전 이야기도 들먹이며 정원을 함께 거닐었다. 식물관리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던 표찰 관리도 나름대로 열심히 였고, 전문가의 그것보다 더 진심인 모습에 괜히 기분이 좋았다. 할 일이 태산 같지만 정원 생활의 백미인 제초작업도 꾸준히 하고 계셨다. 보여주기식 퍼포먼스가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었더니 정원 생활의 대부분이 풀을 뽑는 일이라고 응석을 부리셨다. 낯선 바다에서 만난 반가운 인연과 함께 곱씹어 본 추억은 꽃보다 아름다웠다. 정원에서 맺은 인연은 이렇듯 시간이 흘러도 감가상각이 없다. 정원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인원수 곱하기 교육비만 고려한 과거가 부끄러웠다. 정원에서 교육은 적응력과 잠재력이 큰 묘목을 심는 것과 같다. 세월이 흘러도 반드시 귀한 꽃을 피운다. 쉽게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아름다운 꽃을. 노회은 / 한국수목원관리원 팀장
  • 4. 개별 사업법과 BF 인증 도시지역 내에 신시가지 개발, 도심재생사업, 지구단위계획, 공업단지개발 등과 같은 도시 내 일단의 구역에 개별 사업법에 의해 개발사업 또는 개발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 토지이용계획으로 도시공원을 배치하고 공원사업을 시행하게 된다. 이와 같은 개발사업은 개발 사업자가 작성한 사업계획에 의거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과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명시된 절차가 아닌 개별 사업법에 명시된 관련 법령에 대한 의제 조항을 두어 공원을 조성하게 된다. 아래 예시된 개별 사업법 이외에도 많으나 주요 사업법을 예시하고 설명하였다. 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과 BF 인증 설명하였듯이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의해 결정·고시된 도시공원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6조의2에 의거 ‘공원조성계획’을 결정·고시하여 사업을 시행한다. 따라서 BF 예비인증을 받아 최종적으로 ‘공원조성계획’을 확정하여 결정하고 고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BF 예비인증을 받기 전 ‘공원조성계획’이 결정·고시되었다면 BF 예비인증 결과를 공원 공사에 반영한 후 공사를 준공하고 본인증을 받고 당초의 ‘공원조성계획’을 변경 결정·고시하면 될 것이다. 나. 「용산공원조성특별법」과 BF 인증 <종합기본계획> →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실시계획 승인 신청> → <국토부장관의 ‘공원조성실시계획’ 승인> → <한국토지주택공사의 BF 예비인증> → <공사 시행> → → <관리청 이관>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따라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공원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국가공원인 용산공원정비구역은 용산공원조성지구, 복합시설조성지구 및 공원 주변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공원정비구역의 특성으로 인하여 공원 내에는 여러 건축시설 등은 물론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4호 각 목의 공원시설 이외에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는 시설에 대하여 ‘용산공원시설’로 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업을 위해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를 두고 소관부처를 국토교통부장관으로 하며 국토교통부장관 소속으로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을 두고 있다. 또 국토교통부장관은 공원조성 사업의 시행을 위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공기업 중에서 용산공원조성지구 조성사업시행자를 지정하여 시행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법 제15조) 현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정돼 있다. 국토교통부장관은 용산공원정비구역을 지정·고시하고 동시에 용산공원정비구역에 관한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하여 고시한다. 종합기본계획으로 고시된 내용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도시·군관리계획이 결정·고시된 것으로 본다(법 제14조 제6항). 그리고 공원조성사업시행자(LH)는 고시된 ‘종합기본계획’ 내용에 따라 ‘용산공원조성실시계획’을 작성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며 승인을 받는 경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0조에 따른 도시·군관리계획의 결정, 법 제56조에 따른 개발행위허가, 법 제86조에 따른 도시·군계획시설사업시행자의 지정 및 법 제88조에 따른 실시계획의 인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법 제17조 제1항 4호). 이 ‘용산공원조성실시계획’ 승인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6조의2인 ‘공원조성계획’의 결정에 해당하므로 LH는 이 실시계획승인에 따라 BF 예비인증을 받아야 한다. 순수 공원구역과 용산공원시설 이외의 복합시설조성지구 및 공원주변지역 그리고 용산공원시설에 대하여는 BF 인증 대상이 될 것인가는 시설과 이용자의 성격, 사업주체인 국토교통부장관의 결정 등에 의할 것으로 보이며 건축시설은 인허가 시점에 건축물 인증을 별도로 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용산공원의 구역이 넓고 사업비 조달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BF 예비인증과 본인증을 단계별로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 「공공주택특별법」에 의한 도시공원의 BF 인증 <공공주택지구의 지정:토지이용계획에 도시공원 반영> → <공공주택지구계획 승인:공원에 관한 기본설계 내용 반영> → <중앙행정기관 및 관계기관 협의> → <공원조성계획에 관한 실시설계:공원조성계획 변경결정·고시> → → <공사 시행> → 이 법은 공공주택의 원활한 건설과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법으로 사업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는 공공주택지구조성사업을 위한 국토교통부장관의 공공주택지구의 지정이며 둘째 단계는 국토교통부장관의 공공주택지구계획 승인이다. 둘째 단계에서 사업시행자는 ‘공원조성계획’을 수립하여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승인을 받게 되면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29조에 의한 도시·군관리계획에 의한 공원의 결정·고시한 것으로 봄과 동시에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7조에 의해 공원조성계획을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한 것으로 의제하고 있다(공공주택특별법 제18조에 의한 다른 법률에 따른 인가·허가 등의 의제). 즉 「공공주택특별법」에 의한 공공주택지구계획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장관은 사업시행자가 작성한 ‘공원조성계획’을 포함하는 공공주택지구계획 내용을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후 승인하면 공원조성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을 결정·고시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원조성계획’의 승인은 다음과 같은 절차적 특징이 수반된다. 국토교통부장관은 공공주택지구계획을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후 승인하도록 하고 있어 협의 시 관계 행정기관의 장이 요청한 내용을 당초 작성한 ‘공원조성계획’에 추가로 반영하여야 하는 경우 사업시행자는 최종 설계 또는 공사 단계에서 당초의 ‘공원조성계획’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즉 공공주택특별법에 의한 공공주택지구계획 내용에 포함되는 ‘공원조성계획’은 실제 공사용 도면이 아닌 관계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과 협의하기 위한 공원 조성에 관한 계획으로서 세부적인 공사용 기본설계 내지 실시설계에 의한 ‘공원조성계획’이 아니므로 추후 완성된 공사 현황은 당초 ‘공원조성계획’과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절차적 특성으로 공원과 공원시설은 대부분의 변경이 수반되고 최종 변경된 ‘공원조성계획’은 도시·군관리계획의 변경 결정할 것이다. 또 공원 BF 예비인증 신청은 관계 행정기관의 협의 내용을 반영한 도시·군관리계획의 승인 후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가 완성된 시점이 적정하다. 만일 2021년 12월 3일 이전에 「공공주택특별법」에 의해 ‘공원조성계획’이 결정·고시되었다고 하더라도 2021년 12월 4일 이후 최종 ‘공원조성계획’의 변경 고시가 수반될 경우 공원의 관리 주체인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공원 관리자 입장에서 공공주택건설사업시행자에게 설계 또는 공사 중에 당해 공원의 BF 인증을 받도록 요청하게 된다면 부득이 사업시행자는 BF 예비인증 또는 본인증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서 「공공주택특별법」에 의한 공원 BF 인증의 신청자는 공공주택사업자로서 같은 법 제4조에 의한 국가,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의 공공기관, 출자 설립법인, 부동산투자회사, 「주택법」에 의한 주택건설사업자 등이 된다. 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한 도시공원의 BF 인증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 <정비계획(지구단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고시: 공원조성계획에 관한 지구단위계획 지침 포함> → → <공사 시행> → 이 법은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고자 함을 목적으로 함에 있어 정비사업 시행을 주거환경개선사업, 재개발사업, 재건축사업 등으로 구분하여 시행한다. 이를 위해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은 관할 구역에 대하여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10년 단위로 수립하며 이 기본계획 내에서 정비지역를 지정하고 정비계획을 입안하도록 하고 있다. 정비사업의 시행을 위한 정비계획의 수립권자이고 정비구역의 결정권자인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은 정비계획의 결정과 정비구역의 지정·고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 정비구역의 지정·고시가 있는 경우 해당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0조에 따라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지구단위계획으로 결정·고시된 것으로 보며 이는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된다. 이와 같은 주거환경개선사업, 재개발사업, 재건축사업에 관한 정비사업의 절차에 따라 공원 BF 인증의 개시는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이 정비계획의 결정과 정비구역의 지정·고시한 시점에 발생한다. 정비계획의 결정 및 정비구역의 지정·고시가 이루어지고 이들 사업자가 결정되면 아래와 같이 사업의 유형에 따라 사업자가 결정되고 이들 사업시행자가 공원 BF 인증을 신청해야 할 것이다. 첫째,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시행자(법 제24조)는 시장·군수 등이 지정하는 다음과 같은 주체가 되며 이들 시행자가 공원에 관한 BF 인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① 시장·군수 등 ②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지방공사 ③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또는 「공공기관의운영에관한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이 총지분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는 출자로 설립한 법인 ④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에 따른 건설업자로서 위 ①항 내지 ③항의 주체와 공동으로 사업하는 자 ⑤ 「주택법」 제7조 제1항에 따른 건설업자로 보는 등록사업자로서 위 ①항 내지 ③항의 주체와 공동으로 사업하는 자 둘째, 재건축사업이나 재개발사업의 시행자(법 제25조) 또는 공공시행자(법 제26조)는 아래와 같으며 이들 시행자가 공원에 관한 BF 인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① 조합이 시행하거나 조합이 조합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시장ㆍ군수 등,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건설업자, 등록사업자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자와 공동으로 시행하는 방법 ② 토지 등 소유자가 20인 미만인 경우에는 토지 등 소유자가 시행하거나 토지 등 소유자가 토지 등 소유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시장·군수 등,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건설업자, 등록사업자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자와 공동으로 시행하는 방법 ③ 재건축사업은 조합이 시행하거나 조합이 조합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시장·군수 등,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건설업자 또는 등록사업자와 공동으로 시행할 수 있다. ④ 천재지변 등으로 인하여 시장 군수 등이 직접 시행하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 등의 사업자를 지정하는 공공시행자(법 제26조) 셋째, 재건축사업이나 재개발사업이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같은 법 제27조) 시장·군수 등이 토지 등 소유자,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제2조 제12호에 따른 민관합동법인 또는 신탁업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자를 지정개발자로 지정할 수 있으며 이때는 이들 지정개발자가 공원에 관한 BF 인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넷째, 시장·군수 등은 재건축이나 재개발사업이 장기간 정비사업이 지연되거나 권리 관계에 관한 분쟁 등으로 해당 조합 또는 토지 등 소유자가 시행하는 정비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이거나 토지 등 소유자(조합을 설립한 경우에는 조합원을 말한다)의 과반수 동의로 요청하는 경우 해당 조합 또는 토지 등 소유자를 대신하여 직접 정비사업을 시행하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 등 또는 지정개발자에게 해당 조합 또는 토지 등 소유자를 대신하여 정비사업을 시행하게 할 수 있으며 이들 사업대행자가 공원에 관한 BF 인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마. 「도시개발법」에 의한 도시공원의 BF 인증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수립> → <실시계획 인가> → <사업시행자의 실시설계> → → <공사 시행> → 국토교통부장관·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 등이 도시개발구역을 지정 시 도시개발사업의 계획(이하 개발계획)을 수립하며 사업시행자, 토지이용계획 등을 정하여 고시하게 된다. 이때 도시개발구역의 지정과 개발계획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도시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된 것으로 본다(같은 법 제3조 내지 제5조 및 제9조 등). 개발계획은 사업의 범위 등을 정하는 개략의 계획으로 토지이용계획 내용에는 공원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도시공원 설치 즉 위치, 면적, 종류 등에 관한 내용이다. 따라서 개발계획은 사업 집행을 위한 계획이 아니므로 공원 BF 인증을 받을 단계가 아니다. 한편 이 법에 의한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는 아래와 같고 이들이 공원 BF 인증 신청자(시설주)가 된다(법 제11조).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②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기관 ③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부출연기관 ④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지방공사 ⑤ 도시개발구역의 토지소유자 ⑥ 도시개발을 위하여 설립한 조합 ⑦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인 등 상기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는 개발계획을 수립 후에 도시개발사업에 관한 실시계획(지구단위계획 포함)을 수립하여 지정권자에게 인가를 받고 실시계획이 고시되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0조의 도시·군관리계획으로 도시공원의 결정·고시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의 ‘공원조성계획’의 결정·고시가 의제되므로(법 제18조 및 제19조) 실시계획 인가·고시 시점이 BF 인증 신청 시점이 된다. 5. 공원 BF 인증 및 인증지표 인증지표는 크게 지역, 도로, 공원, 여객시설, 건축물 및 교통수단 6개 지표로 구분되며, 각 지표의 평가와 기준은 세부적으로 평가부문, 평가범주, 평가항목, 평가방법, 배점, 산출기준에 따른 점수로 나누어 실시한다. 여기서 이를 통칭하여 ‘평가지표’라고 사용한다. 가. 공원 BF 인증 중요성과 인증지표 구성 BF 설계와 시공의 목표는 도시공간과 시설에 대한 안전성, 접근성, 편리성, 쾌적성 및 비차별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2007년 시행된 현행 공원 인증지표는 다소 산만하고 비효율적 구성 내지 복합성을 띠고 있다. 그동안 공원인증 실적이 매우 적었고(전체의 약 0.1%) 실무적 적용과 응용의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설계자나 시공자들에게도 매우 낯설다. 앞으로 전개될 신시가지의 개발, 도시재정비 및 노후 공원의 개선·정비사업 등으로 공원에 대한 인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에 공원 인증지표에 대한 이해와 검토가 필요하다. 때때로 도시공원 내부에는 조경전문시설 이외 건축시설 등 매우 다양한 시설로 이루어진 복합공간이 되기도 한다. 소공원, 어린이공원 및 근린생활형 공원은 유아, 어린이, 청소년 등은 물론 노인을 포함한 전 계층의 인구가 모든 계절과 주·야간에 이용하는 시설로서 이용률이 매우 높은 공공의 도시기반시설이므로 BF 설계와 시공이 되도록 함은 다행스럽다. 공원의 BF 인증지표는 도로 인증지표와 함께 지역인증에 포함되는 지표로 지역인증 총점수에 약 10%를 점하고 있어 향후 2022년 10월 21일부터 시행되는 도로부문의 인증이 의무화할 경우 지역인증도 함께 증가할 것이므로 도시민의 안전성, 접근성, 편리성 등이 증진될 것이다. 현행의 공원 BF 인증지표 구성을 살펴보면, 아래 표와 같이 5개 큰 범주(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적용에 있어 여러 한계점이 있다. 이 현행 범주는 오래전인 1998년에 시행된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시행령 별표2에 의한 편의시설의 종류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현행 인증 범주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의한 공원시설의 분류 체계와 다른 내용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첫째, 위 <표3>을 보면 현행 공원지표의 특징은 매개시설인 도로로서의 접근로(10점), 건축물인 화장실(30점), 그리고 조경시설로서의 공원시설(60점) 3가지로 나누어 이들을 복합 인증을 하도록 되어 있다. 도로 지표와 건축물 지표를 전체 배점에 40%를 부여하여 다른 공원시설에 대한 평가가 미약한 불균형이 있다. 전체적으로 조경시설에 대한 배점을 늘릴 필요성이 있다. 현행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따른 공원시설은 총 11가지로 분류하고 공원의 종류에 따라 공원시설 또는 조경시설은 더욱 다양해진다.(표1 및 표2 참조) 따라서 다양한 공원시설 평가할 지표와 기준이 없어 비계량 되고 임의적 심사·심의가 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으로 조경시설에 대하여 새로운 범주, 지표와 점수를 부과할 필요성이 있다. 아니면 지표 조정 전에 현행 지표로 평가하고 평가지표가 없는 다양한 시설에 대하여는 심사 및 심의기구에서 지표 점수에 산입하지 아니하고 그 적정성을 판단하는 것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나 이런 경우 심사·심의 시 인증지표에 없는 시설에 대한 조건 부과로 설계자, 시공자 및 신청자에게 민원을 야기할 수 있어 부적정해 보인다. 현행 BF 인증지표는 1998년도에 시행된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시행령 별표2의 시설에 근거한다. 따라서 평가 범주(카테고리)를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의한 공원시설을 좀 더 세분화하거나 다양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공원 내 도로·광장·산책로·출입구는 거의 필수시설이며, 이외 화단·퍼걸러·정자 등의 조경시설, 휴게소(퍼걸러 또는 정자)·긴의자 등 휴양시설과, 그네·미끄럼틀 등 유희시설 그리고 운동시설 그리고 자전거거치대, 조명시설도 거의 필수시설이 되므로 이들에 대한 평가지표의 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희시설물 자체는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 등에 위임하여 평가에서 제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의 화장실 평가지표 배점 30점을 삭제하고 대신하여 위에서 설명한 각종 전문 조경시설, 차량진출입부, 공원 내 많이 설치되는 옥외 경사로, 옥외 계단, 여러 유형의 광장(놀이, 집합 등), 야외무대, 놀이터, 운동시설, 야간 조명등 시설 등을 새로이 산입하여 평가지표를 설정하여 실질적 평가가 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둘째, 매개시설의 접근로는 사실 도로 인증지표이고 항상 평가가 가능하나 공원조성과 별개로 형성되는 도로 시설로 인증 심사·심의 시 조건 부여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거나 과락이 발생하여 평가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매개시설의 접근로는 평가보다도 실제 교통약자의 접근이 현황 상 불가능하거나 심각한 경우 이들을 위해 공원 구역 내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두도록 평가하는 방안이 더욱 접근성과 편의성을 보장할 수 있다. 셋째, 현재와 같은 화장실을 인증지표에 포함하여 운영할 것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현행 건축설계 및 건축 인허가 과정에 의한 건축물 인증이 별도로 있음에도 공원 인증지표에 공원의 필수시설이 아닌 화장실에 관한 과다한 총점(30점)을 산입한 것은 불합리하다. 물론 현행 지표를 두고 화장실이 없는 경우 비계량하여 평가가 가능하나 공원 내 화장실은 관리사무소 또는 매점 등과 하나의 건축물로 설계하는 경우 현행 지표 적용은 불가능하다. 별도로 시행 중인 인증의 예로 공원 지하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사업 역시 주차장을 공원인증과 분리된 단일 인증으로 평가해 왔고 이때 공원과의 연계성을 심사·심의 시에 검토해 왔음이 합리적 예다. 모든 건축물은 공원 설계와 별개로 진행되고 또한 건축물 인증을 받도록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에서 규정하므로 화장실 지표는 삭제되는 것이 적정하다. 넷째, 공원의 종류는 <표1>에서 보듯이 위치, 크기, 이용 거리, 기능 등이 다양하다. 이처럼 다양한 공원은 위치, 면적, 지형, 임야, 공원 주제 등에 따라 공원의 특징, 용도 및 기능이 달라진다. 보통 상위법인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의해 도시기반시설로서 공원의 기능별 입지를 정함에 있어 산림이 양호한 지역, 보존이나 보전이 필요한 구역, 또는 시가지 외곽의 임야, 자연 지형이 우수한 곳을 공원으로 지정하며 또 주거지가 경사진 곳에 입지하는 경우도 공원의 지형적 특성이 경사진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입지적 특성에 따라 현행의 공원 인증지표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내포하게 된다. 예컨대, 순수 임야를 포함한 공원의 경우 양호한 임야를 보존하거나 보전해야 하므로 교통약자의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한다(자연형 도시공원). 또 주변 도로가 경사진 곳에 접한 공원(경사형 도시공원)은 접근로 내지 공원 내부보행로(BF보행로)를 완화하여 설계할 수 있는 한계가 발생하므로 공원시설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의 한계를 설정할 필요성이 있고 또 심사·심의 시에 있어 주관성이 개입하거나 일관성이 결여될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 교통약자의 접근 한계를 고려한 적정 범위의 설정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필수적 시설로서 장애인전용구차구역 및 휴게시설 등에 대한 인증지표의 한계 범위와 설정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주제공원 중 묘지공원이나 운동공원 등과 같은 공원을 감안하여 인증지표를 더 특성화 시킬 필요성이 있다. 나. 공원지표 적용 한계와 적용 방법에 관한 제안 공원 인증이 약 8개월 앞으로 다가왔으나 그간 공원 인증에 관한 다양한 실무적 경험이 적어 공원 BF 인증을 위한 조경 설계 및 시공 시에, 그리고 심사 및 심의 시에 혼란이나 주관적 평가가 야기될 수 있음에 따라 다음과 같은 공원 인증지표에 대한 구체적이고 시급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표1 및 표2>의 도시공원의 종류와 지정 현황에서 보듯이 도시공원의 성격이 다양하여 현재의 인증지표로 평가하기에는 미흡하거나 부적정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1) 공원 기능별 종류에 대한 현장 조사를 통한 인증 한계(범위) 및 지표 조정 2) 현행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의한 공원시설에 대한 인증지표 산입 및 삭제 범위 검토 3) 자연형, 경사형 및 보존·보전형 도시공원에 대한 인증지표 적용 방법 4) 순수 공원 인증지표와 비조경적 시설물 인증지표의 분리 및 적용: 공원 내 화장실 및 매개시설인 접근로 삭제 등 5) 접근권 보장을 위한 공원별 교통약자 접근 최소 한계 설정: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및 휴게시설의 확보 의무화 6) 공원 인근 시설과 공원의 연계성 또는 접근성 강화 지표 설정: 인근 보도, 보행자전용도로, 공공시설과의 연계성 7) 대규모 공원 및 연차별 집행에 따른 공원 인증의 분할 시행: 단계별 인증, 부분 인증 등 8) 경미한 또는 사소한 도시공원의 도시·군관리계획 변경에 따른 BF 인증 절차의 간소화 방안(예외 및 신고 등) 9) BF 운영기관을 통한 종합적 검토 및 시행방안 수립 6. 요약 및 제언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 제3항 1호를 신설하여 2021년 12월 4일 이후 도시공원과 공원시설에 대해 장애물 없는(BF) 생활환경 인증을 의무화하였다.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계획」에 따라 도시공원 설치를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되면 향후 해당 도시공원과 그 공원시설은 예비인증 또는 본인증의 대상이 됨을 의미한다. BF 인증 받아야 할 구체적 도시공원과 공원시설의 범위는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이외에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공공주택특별법」과 같은 개별 사업법 및 지방자치조례에 의거 정해진다. 이들 법령에 따라 다양한 사업시행자가 공원을 조성하며 이들 다양한 사업시행자가 관련법에 따라 작성한 공원 관련 사업계획이인허가 과정에서 관계기관과 협의를 마치면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의한 ‘공원조성계획’이 결정·고시되어 공원설계 시 BF 예비인증을 그리고 공사 준공 시 본인증을 신청하게 된다. 특히 개별 사업법에 의한 도시공원사업은 사업시행자가 ‘공원조성계획’에 대하여 공원을 관리할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하는데 이때 지방자치단체 등은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에 대하여 BF 인증을 받도록 사업 시행의 조건을 부과할 것이나 조건 부과가 없다 하더라도 사업시행자는 BF 인증이 의무적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현행의 공원 인증지표는 1998년 시행된 법령에 의거 구성된 오래된 지표이고 실무적 적용 사례가 많지 않아 앞으로 다양한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에 대한 현행 인증지표 적용에 여러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급한 검토와 대책이 필요하다. 1) 공원 부문의 예비인증 신청 기점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상의 ‘공원조성계획’의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고시일을 기준으로 보며 2021년 12월 3일 이전에 결정·고시되어 시행 중인 공원조성사업은 원칙적으로 BF 인증에서 제외된다. 또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용산공원조성 실시계획 승인’을 기점으로 BF 인증을 받아야 한다. 2) 관련법에 따라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경우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 시행지침 안에 공원부분 설명 항목에 장애물 없는(BF) 생활환경 인증지표에 따른 설계·시공이 가능하도록 설명이 되어야 한다. 3) 공원의 편의시설의 설치와 운영에 관하여 지도하고 감독하는 시설주관기관(「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2조4호)인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자치구의 구청장) 등은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의 도시·군관리계획으로서 ‘공원조성계획’의 결정·고시 시에는 개별 사업법의 사업시행자가 예비인증과 본인증을 받도록 인허가 조건에 부과하여 착오 없이 시행하도록 유도하고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도시공원을 관할 하는 행정기관의 조경과 또는 공원녹지과 등은 인허가 협의 시에 빠짐이 BF 인증에 관해 안내 또는 조건을 부과함이 바람직하다. 4) 공원 부문의 BF 인증 신청자는 시설주(「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2조3호)인 사업시행자가 되며 사업시행자는 국가·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 등과 여러 개별 사업법에 의해 사업자로 지정·인가된 한국토지주택공사·지방공기업·특수법인·부동산투자회사·조합·민간공원추진자(민간사업자) 등이 된다. 5) 공원 부문의 사업시행자는 ‘공원조성계획’이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설계 및 공사 시에는 공원 인증에 관한 BF 인증 절차와 인증지표를 숙지할 것을 발주 도서에 포함하여 설계자, 공사업자(도급자 및 하도급)가 착오가 없도록 함이 바람직하다. 6) 공원 부문의 인증을 주관하는 보건복지부 및 국토교통부는 공원 인증지표를 시행 전 사전 검토하여 설계자, 공사업자, BF 심사자 및 심의자의 혼란·불명확성·자의적 해석이나 민원을 제거함이 바람직하다. 7) 공원조성사업에 관한 설계 또는 공사 발주자는 발주 내용에 관계 법령에 따라 BF 인증이 수반됨을 명시하여 설계와 공사 시에 인증을 받을 또는 인증 후 관리할 도서와 시설물을 완성하도록 하여야 한다. 발주 내용이나 조건에 BF 인증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해야 한다. 8) 도시공원과 공원시설에 관한 설계자, 공사업자, 감리 및 감독은 BF 일반 개념과 인증 기준을 이해하고 이를 설계와 시공 시에 반영해야 한다. 특히 설계자는 이에 관한 BF 관련 재료, 공법 등을 자세히 이해하여 설계 도서(시방서 포함)에 기입하고 공사업자는 현장에서 설계 변경 시에도 BF 인증지표에 적정한지를 동시에 검토하여 현장과 최종 도서를 완성해야 한다. 9) 이러한 종합적 과제를 위해 현재 8개의 BF 인증기관을 실무적으로 통할하는 운영기관을 조속히 지정하여 공원 BF 인증지표를 검토하여야 하고 관련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도시공원 관련 담당자들에게 공원 부문의 인증 실시가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적극 안내 및 홍보토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하지 않는다면 민원과 혼란이 있을 수 있다. 10) 2019년도 말 기준 우리나라 도시공원은 총 2만2512개소로 이들이 시간이 경과하여 노후하거나 주민 등에 요청에 따라 공원시설을 개선·정비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새로운 ‘공원조성계획’에 의한 내용으로 BF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BF 인증을 받지 않은 대부분의 기존 공원이나 공원시설의 전부가 아닌 일부 변경 시 새로이 받을 경우 인증 자체가 불가능하여 행정적 갈등이나 충돌 및 민원 등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지정된 운영기관을 통해 사전 완화하거나 제거 방안을 모색하는 등 여러 관련자의 의견을 청취하여 발전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기영 /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부사장, 국가건설기준위원, BF 심의위원, 친환경녹색인증 심의위원, 조경기술사
    • 이기영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부사장[email protected]
    • 2021-04-28
  •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단은 용산미군기지 일부공간이었던 장교숙소 5단지를 공개했다. 용산공원 조성에 대한 높은 기대에 부응하는 소식이었지만,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이 지속되어 공간 활용이 활발히 되지 못한 부분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에서는 국민들의 관심도 제고와 참여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명칭 공모전과 함께 사진 공모전 추진을 권고했다. 두 공모전의 결과를 발표했던 올해 1월 16일은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이 출범한 날이었다. 300명 규모의 국민참여단은 3월부터 용산공원 부분 개방단지인 옛 장교숙소 5단지 공간과 온라인 매체를 활용하며 활동 진행해 오고 있다. 필자가 국민참여단을 만났을 때, 모두 한결같이 ‘용산기지 현장을 직접 보며, 의견을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미군기지 내 주택단지만으로 용산공원을 논하기에는 한계가 많다’라는 목소리를 들었다.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은 용산미군기지 현장에서 답을 찾고 싶어 한다. 이는 조경가들 또한 현장조사와 땅의 이해를 기반으로 계획을 세우고, 경관을 만들어가는 작업과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용산공원 조성 사업이 용산기지 반환과 용산공원 계획 수립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없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아직 주한미군이 사용하다고 있다는 이유로 출입 제한으로 공원 계획을 수립하는 사람들조차 충분한 현장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산공원이 조성될 땅은 어떤 곳인지, 또 어떻게 남아 있는지 독자들에게 용산 미군기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를 소개하고자 한다. 남산타워에 올라 한강을 향해 서보자. 위 사진과 같은 경관이 펼쳐진다. 빼곡히 채워진 수많은 건물들 사이에 작은 도시공원들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사진 중앙부에 큰 녹지 덩어리가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용산미군기지가 있는 곳이다. 환경오염의 이슈가 있는 곳이지만, 서울 정중앙에 거대한 녹지 덩어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이 용산미군기지이다. 서울 남산의 동쪽 봉우리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이 오늘날 경리단과 녹사평역 일대를 감싸 돌아 미군기지 남쪽지역으로 뻗어 이어진다. 이 능선의 흐림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둔지산’ 이다. 남산타워가 서 있는 서쪽 봉우리에서 시작한 능선은 해방촌 일대를 지나 용산미군기지 북쪽지역으로 연결된다. 해방 직후인 1945년 9월, 미군이 서울을 촬영한 항공사진에는 일본군의 용산 병영시설의 활용 흔적과 남산과 용산 시가지 일대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용산미군기지의 지형을 몸소 느낄 수 없는 한계점을 뛰어넘는 귀한 자료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용산 병영은 남산과 둔지산 일대 능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제는 굴곡진 지형을 반듯하게 평탄화 및 계단형의 지형을 만들어 군사시설들을 앉혔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는 병영 건물부터 작은 규모의 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과 군사훈련이 가능한 연병장을 포함하고 있다. 일본군은 군용지로 수용한 곳 이외에도 동작, 노량, 여의도 일대의 한강변 모래사장도 훈련장으로 이용했다. 조선 시대 후기, 용산과 남산 아래 둔지산 일대에는 자연형 하천인 만초천이 흐르고 곳곳에는 마을이 있어 지역민들의 생활 터전이었다. 숭례문 밖 성저십리에 해당된 용산은 경상, 충청, 전라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충지이지 조선시대 통신사의 사행길, 정조대왕의 수원 능행이 이어진 길도 있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발발은 용산이 외국 군대의 주둔지로 수용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의 터전도 빼앗기게 되었다. 지금까지 100여 년간 우리나라 굴곡진 역사의 치유뿐 아니라 용산 일대의 땅에 대한 이해가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의 출발점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를 가벼이 여기고 급변하는 도시의 욕망과 필요조건을 채우려고만 하는 점이 우려스럽다. (뭣이 중헌디?) 용산미군기지가 완전히 반환받게 될 시점에 이 땅을 거쳐 간 사람들이 남겨 놓은 시설, 오랫동안 이 땅을 지켜온 식생 군락지 등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 국민들에게 보이게 될지 궁금하다. 수년간 용산미군기지 내 곳곳을 걸어보니 이젠 지형의 흐름이 몸이 반응할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용산공원 국민참여단과 함께 느끼며 용산기지의 공원화 사업을 만들어 가고 싶다. 아래의 풍경들을 함께 즐기며…. ◆ 현장여건과 공원계획안의 이질적 요소(1) 남산의 두 봉우리에서 시작된 능선의 흐름이 용산미군기지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용산공원 기본설계에서 ‘자연의 치유’의 ‘생태축 능선 회복’ 개념 설정하는 데 있어 지형의 흐름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여 반영하고 있어 추후 기본설계안에 대한 조정과 대국민 설명이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에서 용산공원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김홍렬은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에서 랜드스케이프어바니즘 전공으로 도시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건축기사, 자연생태복원기사, 조경기사 자격을 보유한 기술자로, 궁궐길라잡이 종묘/사직단 해설사, 우리문화유산거닐기 페이지와 묘방스튜디오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김홍렬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
    • 김홍렬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전략계획과 주무관[email protected]
    • 2021-04-26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최근 인류는 기후변화와 팬데믹을 겪으면서 지구적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그리고 팬데믹의 원인부터 살펴보면 가장 근본적 원인은 19세기 초 산업혁명 시기에 10억 명에서 21세기 들어 78억 명으로 급속도로 팽창한 세계인구 증가라 할 수 있다. 세계인구 증가는 에너지소비·식량생산과 더불어 주택·공장·도로 등 도시건설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과다한 발생은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도시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과 플라스틱 등 쓰레기는 지구 자정능력을 훨씬 초과해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 또한 많은 과학자들은 각종 개발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는 갈 곳 없는 야생동물의 잦은 주거지 출몰로 이어져 동물의 각종 바이러스가 인간에 옮겨져 팬데믹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미국의 스콧 고틀리브 전 FDA 국장은 다음 팬데믹은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수준의 안보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지구적 재난 극복을 위해서는 인류가 지금까지 당연시 해온 경제성장 일변도의 관행에서 벗어나 녹색생활(Green life), 녹색성장(Green growth), 녹색도시(Green city), 녹색지구(Green earth)를 지향하는 ‘녹색이상도시(Green Utopia)’ 구현을 위한 혁신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의 물리적 공간의 혁신뿐 아니라 도시인의 생활관습과 가치관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경제와 환경 그리고 행복지수의 균형을 지향하는 녹색성장 국민소득이 높다고 해서 행복지수가 반드시 높지는 않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 및 통계에서 드러나고 있다. 물질 지향적 성장은 많은 경우 환경오염과 빈부 격차 및 계층 간 불균형을 초래하고 국민 사이에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 물질적 풍요만으로는 인류의 행복을 보장해 주기보다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민소득과 지구환경, 그리고 국민 행복지수의 균형을 지향하는 ‘녹색균형성장’에 국가 경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구상 적정 인구의 유지 한정된 지구자원을 생각한다면 인구증가 보다는 적정인구 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연생태계에서 종의 개체 수는 먹이연쇄(food chain)에 의해 일정 수준을 유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인간은 먹이연쇄에서 최상위를 점하고 있으므로 천적이 없어 개체 수 조절이 안되고, 특히 산업혁명 이후 인구가 급속히 증가해 한정된 지구자원에 비해 과다한 인구가 지구상에 살고 있는 것이 오늘날 지구적 재난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지구적 관점에서 본다면, 인구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선진국에서 자국의 출산율을 높이는 대신 인구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발도상국들이 출산율을 낮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지구 전체적으로 볼 때 인구증가가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며, 지구적 재난의 근본적 해결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효과 없는 출산 장려 정책에 매년 수 십 조원을 지출하기보다는 이를 외국인 노동력 수입과 이민 개방, 소득 격차 해소 등에 투자해 적정 ‘녹색인구지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릿고개 시절 녹색소비 운동의 재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소비는 미덕이다’라는 캠페인을 시행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다시 6·70년대의 소비절약 정신을 강조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6.25 전란 후 보릿고개 시대에 쌀 한 톨, 수돗물 한 방울을 아껴야 했던 때의 절약 정신을 되살려 지구자원의 지속가능성과 환경의 자정능력 범위 내에서의 ‘녹색소비’를 위한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 한정된 지구자원을 후속세대와 함께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에너지 절약, 그리고 건강한 지구환경을 위한 쓰레기 배출 감소운동과 탄소중립 운동을 적극 펼쳐야 한다. 녹색 프로슈머 생활의 일상화 스스로 생산해서 소비하는 ‘녹색 프로슈머 생활’을 일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주택 마당 혹은 아파트 발코니의 텃밭 또는 상자텃밭에서 채소를 자급자족하는 도시농업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 생산지로부터 소비지로 운송하는 동선을 줄여 소위 탄소발자국(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임으로써 지구온난화 추세를 늦추는데 기여할 수 있으며, 흙, 물, 식물을 다루는 도시농업 활동 자체가 도시인의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더 나아가서 폐품을 업사이클링 하는 DIY를 생활화하고 자원순환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면 쓰레기가 감소돼 환경오염을 줄이는 일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채식 중심의 녹색 식생활 증가하는 육식 수요를 맞추기 위한 비윤리적 비위생적 밀집 사육으로 인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의 동물전염병이 발생하고, 전염방지를 위한 대량 살 처분과 매립이 시행돼 장기적으로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우려된다. 또한 가축 사료생산을 위한 농지 증가로 숲이 파괴됐으며, 비료살포로 인한 환경오염이 증가됐다. 따라서 채식과의 균형을 맞추는 ‘녹색 식생활’을 실천해 전염병을 줄이고 환경도 보호해야 한다. 만약 우리 모두가 채식을 한다면 현재 식량공급을 위한 토지의 25%만 사용해도 충분하다고 한다. 무생명 도시를 생명이 숨쉬는 녹색도시로 산업혁명 후 세계 인구가 지구생태계의 수용한계를 넘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도시로의 인구집중과 무분별한 도시 확장으로 이어졌으며, 지구의 허파라 할 수 있는 자연녹지가 잠식돼 도시는 콘크리트 정글로 바뀌었다. 과밀된 도시를 유지하기 위한 화석 연료의 사용은 지구 자정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탄산가스를 배출함으로써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심각한 정도에 이르게 됐다. 지금 와서 도시를 자연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녹화를 통해 도시를 최대한 자연상태와 가깝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도시 내 자투리땅을 빠짐없이 녹화함은 물론이고, 건물의 옥상, 벽면, 실내, 그리고 빛이 닿지 않는 지하까지 도시 전체를 녹화해서 어디를 가도 녹지가 시야에 펼쳐지는 녹시율 100%의 ‘녹색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인간적 규모의 녹색 근린커뮤니티 활성화 미래 도시에서 팬데믹이나 고령자 증가 등으로 인해 집 중심으로 활동 반경이 좁아지게 된다면 외부와 단절된 삶이 돼, 소속감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공동체가 되기 어렵다. 따라서 동별 혹은 층별로 친인간적 소규모 단위로 녹지를 중심으로 한 ‘녹색 근린커뮤니티’ 공간을 구성하고,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활동 반경이 좁아지는 팬데믹 그리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공원보다는 마을마당, 쌈지공원 등 생활권 녹지를 중심으로 한 ‘녹색 근린커뮤니티’의 필요성이 높아진다. 생활권 녹지를 어린이 놀이터와 연계해 친인간적 소규모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실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골목문화를 즐기며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팬데믹 시기에도 안전하게 옥외 체류시간의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모종린 교수가 말하는 소위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활동할 수 있는 범위)의 매력적인 골목문화를 활성화시켜 다양성과 소속감 높은 녹색 주거단지를 구성함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에서 부상하고 있는 스타트업계의 하이퍼로컬은 동네별 특화된 정보, 구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 도시에서 등장할 골목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지구적 재난을 초래하고 있는 제반 문제들을 과학의 발달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도 있으나, 개개의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가능성은 있으나 지구생태계 회복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 세계 국가와 국민이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지구상의 인류가 그동안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지금 다가오고 있는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 지구적 재난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재천 교수는 ‘지구의 기후변화는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처럼 지구 밖 다른 위성으로 이주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의 미래는 결국 자연에 달려있다. 지구적 재난 극복을 위해서는 지구생태계의 복원과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필수적이며, 이는 ‘녹색이상도시(Green Utopia)’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인류는 더 늦기 전에 녹색균형성장, 녹색인구지수, 녹색소비, 녹색프로슈머생활, 녹색식생활, 녹색도시, 녹색근린커뮤니티 구현을 위한 행동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임승빈 / 환경조경나눔연구원장
  • 1. 공원 BF 의무 인증 고찰 배경 ‘BF’란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과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에 의해 시행 중인 장애물 없는(Barrier Free) 생활환경 인증을 약칭한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어린이 등 편의를 위해서 1998년에 시행된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2조, 제7조 및 제8조 등에 의한 편의시설 설치 대상시설인 「자연공원법」과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상의 공원에는 점자블록 등 편의시설(시행령 별표2)을 설치하고 이 편의시설에 대한 적합성 확인(시행규칙 제3조의2 제2항)을 해왔으나 이용자의 실질적 접근권 확보가 미약하였다. 우리나라 통계청이 추정한 2030년 인구추계에 의하면 총인구 약 5200만 명 중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약 38.7%인 2000만 명에 달하게 되어 이들에게 도시공간과 시설 사용 시에 질 높은 접근성, 안전성, 편리성 등을 제공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가 대두되었다.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 제2조 정의에서 ‘교통약자’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말한다. 2007년 이후 2020년까지 14년간 시행되어 왔던 장애물 없는(Barrier Free) 생활환경 인증 제도에서 지역, 도로, 공원, 여객시설, 건축물 및 교통수단 총 6개 부문으로 구성되는 6개 지표 중 공원 인증 건수가 전체 건수의 약 0.1%(총 인증 건수 8256건 중 8건)였다. 이처럼 공원 지표에 대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체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BF 인증을 시행하지 않음에 따라 2019년 12월 3일 공원의 BF 시행 근거법인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 제3항 1호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인증 또는 설치하는 공원 중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3호가목의 도시공원 및 같은 법 제2조제4호의 공원시설’에 대하여 2021년 12월 4일부터 의무적 인증을 받도록 하였다. 여기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인증 또는 설치하는 공원 및 공원시설’이라는 함은 상위법인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라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가 군·도시관리계획을 입안하여 결정·고시된 공원이나 공원시설을 말한다. 도시의 토지이용계획으로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라 군·도시관리계획으로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위치·면적·기능 등을 결정·고시를 한 후 도시공원에 관한 일반법인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의 ‘공원조성계획’에 공원시설을 포함하여 도시·군관리계획을 결정·고시하여 공원조성사업을 진행하며, 도시공원에 관한 특별법인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의한 용산국가공원은 ‘용산공원조성실시계획’을 입안하여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하여 사업을 시행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그리고 도시공원 관련법이 아닌 「공공주택특별법」과 같은 개별 사업법에 따라 도시공원을 조성시에는 이들 사업법에 규정된 시행 방식과 관련법에 대한 의제조항에 의해 도시공원을 지정하고 개발하게 된다. 이러한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을 설치하거나 관리하는 자가 BF 인증 신청하도록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에 규정하고 있어 국가,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각종 개별 사업법에 의거 사업을 시행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같은 공공기관이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의 지방공사, 특수법인, 부동산투자회사, 민간건설사업자, 개인 등도 도시공원이나 공원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BF 인증을 의무적으로 신청해야 한다. 그러나 공원 부문의 BF 의무 인증 시행을 앞두고 신청 주체, 법률적 BF 신청 시기, 설계와 공사 및 이의 발주, 감독 및 감리 등의 유의점과 BF 인증 심사 및 심의 시 혼란, 불명확성이나 자의적 판단 등을 사전 제거하기 위한 검토가 필요한 것은 아직 공원 부문의 BF 인증에 관한 실무적 경험이 빈약한 실정으로 이러한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2. BF 의무 인증의 대상 2019년 12월 3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 제3항 1호에 신설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인증 또는 설치하는 공원 중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가목의 도시공원 및 같은 법 제2조 제4호의 공원시설’에 대하여 BF 인증을 받도록 하였는데 도시공원과 공원시설의 종류를 살펴보면 <표1>과 같다. 현재 우리나라 공원에 관한 법률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자연공원법」 및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의한 공원이 있으나 「자연공원법」에 의한 공원(「자연공원법」에 의한 공원의 분류는 국립공원, 도립공원, 광역시립공원, 군립공원, 시립공원, 구립공원, 지질공원 등 7종류로 세분한다)은 BF 의무 인증 대상이 아니며 공원에 관한 일반법인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과 특별법인 「용산공원조성특별법」,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하는 주제공원과 공원시설 그리고 개별 사업법에 의해 조성되는 도시공원과 공원시설이 BF 의무 인증 대상이 된다. 여기서 ‘지정·인증 또는 설치’하고 규정한 내용은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에 관한 관계 법령에 따라 승인·허가·인가·결정·신고·지정·면허·협의·동의·해제·심의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가. 도시공원의 종류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3호 가목과 법 제15조에 따른 도시공원의 종류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기능에 따라 세분하고 있고 다시 주제공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별도로 정할 수 있다. 나. 공원시설의 종류 BF 인증받아야 할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4호의 공원시설을 아래와 같이 11가지로 세분하고 있다. 공원 내에 비조경적(非造景的)인 건축물 등 시설들이 포함되어 있다. ① 도로 또는 광장 ② 화단, 분수, 조각 등 조경시설 ③ 휴게소, 긴 의자 등 휴양시설 ④ 그네, 미끄럼틀 등 유희시설 ⑤ 테니스장, 수영장, 궁도장 등 운동시설 ⑥ 식물원, 동물원, 수족관, 박물관, 야외음악당 등 교양시설 ⑦ 주차장, 매점, 화장실 등 이용자를 위한 편익시설 ⑧ 관리사무소, 출입문, 울타리, 담장 등 공원관리시설 ⑨ 실습장, 체험장, 학습장, 농자재 보관창고 등 도시농업(「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도시농업을 말한다)을 위한 시설 ⑩ 내진성 저수조, 발전시설, 소화 및 급수시설, 비상용 화장실 등 재난관리시설 ⑪ 그 밖에 도시공원의 효용을 다하기 위한 시설로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시설 또 이 같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4호의 공원시설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하는 공원시설에 대하여도 BF 인증을 받아야 할 것인데 서울시 조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는 공원시설의 종류는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외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이 정하는 별도의 ‘용산공원시설’도 있다. 서울특별시 도시공원 조례 제5조 제④항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시행규칙」 제9조 제1항 제6호의 역사공원에 설치 할 수 있는 공원시설 중 조례로 정하는 역사관련시설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향교, 서원 등 역사성을 보유한 현존하는 시설 2. 자료관, 기념관 등 역사 보존·관리에 필요한 시설 3. 전통문화체험관 등 역사, 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및 체험, 교육 활동에 필요한 시설 4. 역사공원 내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전통사찰 다. 공원 인증 신청자 - 시설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에 따르면 BF 인증 신청자는 ‘시설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시설주란 같은 법 제2조에서 정의하기를 ‘대상시설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해당 대상시설에 대한 관리 의무자가 따로 있는 경우만 해당한다)’를 말한다. 설명했듯이 도시공원을 설치하는 자는 관련법에 따라 국가·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 특수법인, 조합, 부동산투자회사, 사업시행의 대행자, 개인 등 여러 가지이다.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이외에 개별 사업법에 의거 사업을 시행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이외에 시행자는 공사를 완료한 후 공원의 시설주 또는 관리자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공원을 인계하기 때문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시행자에게 BF 기준에 합당하도록 사업을 하도록 조건을 부과하면 BF 예비인증 또는 본인증을 받게 될 것이다. 라. 우리나라 도시공원 현황 아래 <표2>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도시공원으로 결정·고시된 공원의 수는 총 2만2512개이고 어린이공원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며 소공원과 근린공원이 각각 22% 내외를 차지한다. 3. 도시공원과 공원시설의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고시와 BF 인증 <국토법에 의한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의 입안·결정·고시>: 공원의 종류, 위치, 면적 등 토지이용의 용도를 정하는 계획 가.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의한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의 결정·고시와 BF 인증 BF 의무 인증 대상인 도시공원이란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 제2조 제6호 나목에 따른 공원으로서, 같은 법 제30조에 따라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되는 공공시설(「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4조 6호)이며 공간시설(「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4조 6호)인 도시의 기반시설이다. 도시·군관리계획의 대상인 도시공원은 입안권자인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가 입안하도록 하고 있다(법 제24조). 또 이해관계인을 포함한 주민이 입안을 제안할 수 있다(법 제26조). 입안된 도시·군관리계획은 시·도지사가 직접 또는 시장·군수의 신청에 따라 결정한다(법 제29조). 그리고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의한 도시공원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 결정의 효력은 지형도면을 고시한 날부터 발생한다(법 제32조 제4항). 이때 지형도면에 의한 고시 내용은 위치, 면적, 공원의 종류 등을 말하며 구체적인 공원 설치를 위한 즉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의한 ‘공원조성계획’ 내용을 고시하는 것이 아니므로 공원 BF 인증을 받을 단계가 아니다. 즉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29조에 의한 도시·군관리계획으로 도시공원 설치를 결정 후 실제 공원 사업을 위해서는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6조의2에 의거 ‘공원조성계획’이 결정·고시되었을 경우 BF 인증의 첫 단계인 예비인증을 받아야 할 것을 의미한다. 나.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의한 ‘공원조성계획’ 결정·고시와 BF 인증 <도시공원녹지법에 의한 공원녹지기본계획 수립> → <국토법에 의한 도시공원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의 입안·결정·고시> → <도시공원녹지법에 의한 ‘공원조성계획’ 입안·결정·고시> → <공원에 관한 기본 및 실시설계 착수> → → <공사 시행> →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29조에 따라 도시·군관리계획에 의거하여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해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6조의2에 의거 그 도시공원이 위치한 행정구역의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가 ‘공원조성계획’에 각종 공원시설을 포함하여 입안하고 이 공원시설이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를 마친 후 공원을 조성하게 된다. 여기서 ‘공원조성계획’이란 해당 부지에 공원 조성에 필요한 각종 공원시설에 필요한 설계 사항을 반영한 구체적 내용이 담긴 것을 말한다(같은 법 제16조의2 제4항). 만일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고시된 후 10년이 되는 날까지 ‘공원조성계획’을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고시하지 아니하면 도시공원 결정은 취소된다(도시공원 일몰제: 법 제17조). 한편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가 아닌 자(이하 ‘민간공원추진자’라 한다)는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이 결정된 도시공원에 대하여 자기의 비용과 책임으로 그 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의 ‘공원조성계획’을 입안하여 줄 것을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에게 제안할 수 있다(법 제16조 제3항). 이같이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 및 민간공원추진자가 작성하여 결정·고시된 ‘공원조성계획’에 따라 공원을 조성하는 경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기준에 따라 설계된 내용이 적정한지를 검토하여 예비인증을 받고 공원 공사를 완료 후 본인증을 받아야 한다. 공원조성계획이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즉시 BF 예비인증을 신청할 사유가 없을 수 있다. ‘공원조성계획’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 공원 사업시행자의 재정 부족, 사업의 우선순위, 단계별 집행계획 수립 등으로 사업의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거나 분할하거나 집행을 연기하는 등으로 공원 조성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 ‘공원조성계획’을 확정하였다고 하더라도 행정 또는 절차상의 사유로 예비인증을 받은 후 ‘공원조성계획’을 변경할 필요성이 있다면 예비인증을 미루고 재정확보 및 설계 착수 시에 예비인증을 받는 것이 절차적으로 효율적이다. 다. 공원시설의 설치와 BF 인증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도시공원의 ‘공원조성계획’에 관한 BF 인증 이외에도 공원시설 11가지에 대하여도 별도의 BF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원시설은 일반적으로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의거 ‘공원조성계획’을 입안·결정·고시할 경우 포함되는 사항들이다. 즉 일반적으로 공원 인증을 받는다 함은 공원시설이 ‘공원조성계획’에 포함되어 있기에 공원 인증 시에 실질적 평가항목이 되어 별도의 공원시설에 대한 인증이 불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공원이 조성되어 있거나 공원 인증을 마친 후 새로이 별도의 공원시설을 신설하거나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공원시설에 대한 인증을 받도록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 제3항 1호에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8조에 따라 ‘공원조성계획’이 결정·고시된 후 주변의 토지이용이 현저하게 변화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따른 주민 요청이 있을 때에는 ‘공원조성계획’의 타당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여 ‘공원조성계획’을 정비하도록 한 경우에도 새로이 BF 인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공원조성계획’의 정비가 아닌 기존 공원 내 공원시설이라 하더라도 부분적으로 새로이 또는 변경하여 설치하는 시설로서 당해 시설이 장애인, 노인, 어린이, 임산부 등에게 접근권, 안전성, 비차별성 등이 보장이 되지 않을 수 있게 되므로 원칙적으로 별도의 BF 인증을 받도록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행정적 비효율성을 방지하기 위해 공원시설 중 사소하거나 경미한 공원시설의 변경이나 설치에 대하여는 그 범위를 정하여 BF 인증 대신 시설의 추가 및 변경 신고 등으로 갈음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예컨대, 도로나 광장과 같이 주요 공원시설을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접근권, 안전성, 비차별성 등에 대한 BF 검토가 당연하나 주민의 편리, 안전, 재난, 관리상의 이유로 종전과 같은 시설인 긴의자, 울타리 등과 관리시설을 변경·추가하는 경우처럼 동일한 성능 이상의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BF 인증이 불필요할 것이다. 한편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9조 제5항 3호에 따르면,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가 ‘공원조성계획’에 따라 설치·관리하나 ‘공원조성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기 전이라도 긴급한 공원의 관리를 위하여 해당 도시공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원시설의 BF 인증지표에 적합한 설치는 BF 인증에서 예외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라. 2021년 현재 ‘공원조성계획’을 수립 중인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 설계 시의 유의점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제10조의2 제3항 1호에 ‘2020.12.4. 이후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인증 또는 설치하는 도시공원 및 공원시설’이라 함은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6조의2에 의한 ‘공원조성계획’을 결정·고시한 경우에는 BF 인증을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2020년 12월 3일 이전에 ‘공원조성계획’을 결정·고시한 도시공원이나 공원시설은 BF 인증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다. 물론 개별 사업법에서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 제16조의2를 의제한 조항을 두어 시행 중인 도시공원이나 공원시설도 BF 인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할 것이다. 2020년 12월 4일 이후에 개별 사업법에 의해 ‘공원조성계획’의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공원사업을 시행할 시행자는 BF 인증 지표를 감안한 기본설계 또는 실시설계를 해야 한다. 해당 사업 시행자는 BF 인증지표를 반영한 설계도서의 예비인증 신청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기영 /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부사장, 국가건설기준위원, BF 심의위원, 친환경녹색인증 심의위원, 조경기술사
    • 이기영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부사장[email protected]
    • 2021-04-21
  • 서울의 수달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서울 수달보호 네트워크’가 4월 2일 서울시청 본관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수달 보호를 위한 정책’을 제안하였다. 수달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장 후보들의 의견 표명을 요청하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이들은 서울시와 시장 후보들에게 좁은 서식지에서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등 열악한 조건에 있는 수달 보호를 위한 조치를 촉구하였다. 또 수달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한강 자연성 회복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을 요구하였다. 서울수달을 보호하는 시민들의 활동은 수달이 돌아왔다고 알려진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작년에 광진교 아래와 성내천 하구에 발견되기 시작하여 중랑천, 청계천, 고덕천에서 연이어서 관찰되었고, 올해에는 안양천, 밤섬, 여의샛강에서 추가로 확인되었다. 한강 본류와 지류 곳곳에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는 증거는 하천생태계가 건강성을 되찾아 가는 희망의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으로 서울시 차원에서 수달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서울시는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여러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수달보호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모니터링, 홍보, 하천청소, 정책제안 등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 수달이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많은 관심과 호응을 보였고, 여러 언론매체에 신속하게 보도되었다. 그러나 서울 하천에 서식하는 수달의 삶은 매우 고달픈 상황으로 파악되었다. 과도하게 정비되어 단조로운 호안, 깊은 수심, 무분별한 이용으로 개방된 공간 등은 수달이 지내기 어려운 곳이다. 무인 카메라에 확인된 수달들의 목, 몸통, 꼬리 등에서 상처가 확인되었다. 수달들의 똥에서도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섞여 나올 정도로 열악한 상태이다. 대도시 서울 하천에서 살아가기 위해 서울수달은 처절한 몸부림과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금 한창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진행 중이다. 곧 있으면 당선된 서울시장이 새로운 서울을 열어나갈 것이다. 유력한 후보자 2명에 대해 수달 서식지 보호와 연관된 한강 및 하천 관리에 관한 정책공약을 살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기후·환경 대전환 ‘21분 녹색길 조성’ 세부 공약에 ‘한강 숲 조성 확대’가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한강 숲 조성사업은 이미 서울시에서 진행해 오고 있는 한강 자연성 회복계획의 일부 사업일 뿐이다. 한강과 지천에 대한 큰 그림과 진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 지난 2월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는 품격 있는 생태도시 서울의 꿈을 위해 5대 환경정책을 후보자들에게 제안하였다. 그중 ‘생명이 흐르는 한강을 품은 자연공원도시’를 위해 신곡수중보의 단계적 철거, 한강 본류 호안과 지류 하천 합류부 호안의 생태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세부정책을 제안하였다. 박영선 후보자는 뒤늦게 답변서를 회신하며 신곡수중보 철거의 신중한 검토, 한강 자연호안 복원 구역 확대, 합류부 자연친수공간 확대 등을 반영하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접근이 부족하고 선거공보물에 표현되지 않을 정도로 정책 추진의지가 미흡해 보인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자는 ‘서울 대개조, 뉴서울 플랜’을 주장하며 한강르네상스 시즌Ⅱ “세계로 향하는 서해 주운”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 서울시장 시절 그가 추진했던 사업이다. 반포한강공원과 세빛둥둥섬을 과도하게 개발하고 양화대교를 뜯어고치고, 아라뱃길을 여의도와 용산까지 연장하는 서해주운(김포-서울)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약 1조 원의 돈이 들어갔다. 원래 내세웠던 자연회복보다 대부분 토목·건축예산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던 사업으로 박원순 시장 시절 대부분 폐기되었다. 경인아라뱃길공론화위원회도 지난 1월 한강에서 서해로 가는 주운 사업의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는데, 오세훈 후보자는 이를 다시 들고 나왔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정책제안 답변에서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한강공원 인근을 정비하고 한강에 대한 시민 접근성을 높였다는 자화자찬만 있을 뿐이다. 한강과 지천에 대한 생태적 관점과 고려가 너무 빈약하다. 오세훈 후보자가 당선되면 그간 애써 추진된 한강 자연성 회복계획이 좌초될 전망이고, 쓸데없는 정쟁으로 에너지만 소모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은 서울의 젖줄이자 서울시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보물 같은 곳이다. 한강과 연결되어 마을 가까이에서 흘러가는 각종 하천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자연에 스며들어 이용하는 생활녹지이다. 수달이 서울에 돌아온 사건을 계기로 ‘수달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태도시, 서울’의 비전을 세우고 생태적 하천으로 관리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하천의 생물다양성은 생태계 보전뿐만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지역사회의 문화를 풍부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서울시장과 서울시민은 돌아온 서울수달과 함께 새로운 기회를 맞이해야 한다. 서울수달이 한강뿐만 아니라 여러 지천에서 출몰하고 있어 서울 하천 대부분이 수달의 서식지 또는 이동통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당장에 서울수달 모든 개체의 상황을 정확히 조사하고, 위협요인과 개선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 및 구청 치수과에서 진행하는 하천정비사업과 친수공간조성사업 등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최근 양천구 치수과에서 진행한 안양천 철새보호구역에서 호안블록 정비사업은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대 등으로 큰 논란이 되었다. 중랑천, 고덕천, 성내천 등에서 추진 중인 하천정비 역시 논란이 예상된다. 수달 서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하천관리 방안과 수달 서식지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달보호 활동 단체들은 3년 전부터 서울시에 체계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으나, 관련 부서(자연생태과)는 아직 활동 계획도 수립하지 못한 상태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관심에 부응하여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는 하천관리 협의체를 구성하고 운영해야 한다. 한강과 지천 곳곳에서 발견되는 서울수달 보호를 위해서는 서울시민들에게 하천 자연성 복원의 비전을 홍보하고 시민들로부터 광범위한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오늘날 서울수달이 서울시장과 서울시민에게 함께 살자고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SOS 요청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서울수달이 멸종되지 않고 서울시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진우 /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연구기획위원
  •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적자늪에 빠진 EBS(한국교육방송공사)에 펭수는 단비 같은 존재다. EBS의 상황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회복되는 건설경기와 달리 여전히 어려운 정원 분야와 닮았다. 2019년 3월부터 시작한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펭TV’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펭수다. 국내에서는 유재석, 방탄소년단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드라마, 예능, 유튜브, 공익광고, CF 등 펭수가 정복하지 못한 분야는 거의 없다. 향후 1년 정도의 스케줄은 이미 꽉 찼고 섭외비는 어지간한 탑 연예인 못지않다. ‘자이언트펭TV’에서 최근 발행된 콘텐츠 중 조경체험이 있어 가드너로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조경 체험 이후 ‘조경’ 키워드와 지속해서 연관을 맺는 캐릭터는 펭수의 남극유치원 동창 ‘범이’다. 이후에도 EBS 본관에서 정원사로 일한다거나 생일선물로 (황금)전정가위를 원하는 등의 에피소드를 추가로 발행했다. 펭수의 영향력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범이의 드립력(?)도 예사롭지 않다. 무엇보다 조경, 정원 등의 키워드와 잠재력이 높은 -그러나 아직 몸값은 낮은- 캐릭터와 키워드가 맺어진 것이 반갑다. 아이디어를 잘 짜내면 ‘범이’가 정원 분야 홍보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아 한때 제작사에 섭외 문의를 한 적이 있다. 결론만 말하자면 ‘제작사’가 당황해했다. ‘범이’ 섭외 문의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훗날 어떤 형태로든 성사만 된다면 홍보 잠재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요즘 장래희망 상위권에 ‘유튜버’가 단골로 등장한다. 건축 분야는 방학 기간에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건축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반응도 좋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경험한 학생들이 건축 분야로 진로를 정하는 경우도 많다. 조경이나 정원 분야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건축처럼 어린 세대의 진로에까지 영향을 주는 콘텐츠나 프로그램 차원에서 보면 아직까지 아쉬운 측면이 있다.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통해 정원과 정원문화를 홍보하고 있지만, 노력보다 효과가 크지 않아 서운한 경우가 많다. 단순히 호기심과 자극적인 콘텐츠로 정원이라는 키워드를 각인시키고 전파하는 방법이 장기적으로는 불리할 수도 있지만, 편하게 다가가는 콘텐츠로서 접근성도 분명 중요하다.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과 혜택을 받은 아이돌의 역주행 사례처럼 인기 캐릭터와 함께 한 서브 캐릭터의 성장과 함께 정원 분야도 역주행의 아이콘이 되었으면 한다. 욕심을 더 낸다면 장래희망 상위에 정원 분야 직종도 랭크되길 바라본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관리원 팀장
  • 그레타 툰베리 그레타 툰베리(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전가의 보도처럼 지난 주말 KBS(그레타 툰베리 – 미래의 목소리)를 통해 그녀가 다시 소환되었다. 그녀가 소환될 때마다 나는 그저 가슴이 먹먹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제 시간도 없고 변명할 것도 없다. 결국 우리의 자업자득일 뿐. 기후변화를 원치 않는다면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 그녀의 말처럼 2050년에는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지구생태계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수직정원도시 서울시장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영선 후보가 내세운 수직정원도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우리는 이 공약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공약은 거대도시 서울시장의 단순한 공약에 불과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레타 툰베리가 전가의 보도처럼 소환되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녀를 소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후위기, 탄소중립과 함께 소환될 것이다. 이 공약에 대하여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모양새이나 이런 반응 자체는 조경계의 입장에서 환영이다. 하지만 이 공약에 대한 반응이나 토론의 면면을 보면 전반적으로 짜임새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찬성을 위한 찬성, 반대를 위한 반대가 주를 이루고 있고 공약에 대한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수직정원도시에 대한 준비 부족 박영선 후보가 내세운 수직정원도시의 방향은 옳다. 하지만 공약에 대한 이해와 준비는 부족해 보인다. 이 공약에 대한 치밀한 준비와 홍보,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부족하다. 수직정원도시가 필요한 분명한 이유와 조성방안, 비용대비 효과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했다 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반대론자들에게 역공의 빌미를 주는 결과가 되었다. 수직정원도시에 대한 언어적 오해 수직정원도시의 의미에 대해 정확한 설명이 부족하였다. 수직정원이란 말은 잘못 이해하게 되면 벽면녹화라는 협의의 뜻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수직정원도시는 정확한 의미에서는 건물의 입체적인 녹화를 통해 도시의 경관을 개선하고 여러 가지 고질적인 도시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에서 만든 공약일 것이다. 즉 벽면녹화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옥상녹화, 벽면녹화, 발코니녹화 등을 통해 수직정원도시를 만들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이 복합된 별도의 건물을 곳곳에 건축하여 상징적인 의미로 삼고 지역커뮤니티나 환경센터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것이라 생각된다. 수직정원도시는 시도할 가치가 있는가? 충분한 가치가 있다. 도시집중화로 인해 발생하는 나쁜 현상들이 존재한다. 도시열섬현상이 그중 하나이다. 도시열섬현상으로 인한 공기의 오염, 에너지의 과다소비, 교통량증가로 인한 대기오염, 시멘트건물과 불투수층포장으로 인한 문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것들을 해결해야 할까? 집중화된 도시를 분산시킬 수 없다면 오염물질 발생을 줄이고 발생된 오염물질을 제거해야만 한다. 이는 옥상녹화와 벽면녹화, 발코니녹화를 통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건물의 냉난방에너지를 절약하고, 복사열을 방지하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발생시킨다. 빗물을 저장하여 식물의 증산작용을 통해 도시의 기온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를 인공지반녹화로 해결해야만 하는 이유는 서울에 더 이상 공원이나 도시숲을 만들 여유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은 도시인의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와 COVID-19로 인한 사망률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한다. 특히 미세먼지 발생이 심한 동아시아에서는 사망률이 27%나 증가한다고 한다. 수직정원도시는 도시의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반녹화를 통한 수직정원도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하지만 수많은 장점이 있다. 수직정원도시와 탄소중립 우리만 수직정원도시를 조성하려고 하는가? 그렇지 않다. 런던은 ‘런던플랜 2050’을 통해 런던의 50%를 녹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옥상녹화와 벽면녹화, 그리고 태양광과 옥상녹화가 함께 있는 ‘Biosolar’를 통한 방안을 구상하였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도 벽면녹화를 통해 도시의 쾌적성을 높이려는 계획을 2014년부터 세우고 실행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국제협약이 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많은 나라와 도시들이 그 방법을 찾고 있다. 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 중국도 지난달 ‘2060년 탄소중립’, 기타 많은 나라와 도시들이 탄소중립선언을 하였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책 중 하나가 인공지반녹화이다. 많은 도시들이 수직숲빌딩, 옥상녹화, 벽면녹화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박영선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필연적인 방향에 수직정원도시가 있는 것이다. 수직정원도시 조성의 기술 수직숲빌딩은 안전한가? 수직숲빌딩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등장시켜서 미안하다. 하지만 이에 걸맞는 마땅한 단어를 찾아내거나 만들기가 쉽지 않아 그냥 직설적인 표현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수직숲빌딩이란 옥상녹화, 벽면녹화, 발코니녹화, 실내녹화, 인공지반녹화를 실현시킨 새로운 형태의 건물을 의미한다. 이 건물에는 당연히 태양광시설, 빗물사용시설 등이 필수적으로 복합된 건물일 것이다. 건축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해 왔다. 조경기술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수직숲빌딩을 조성하기 위한 구조, 하중, 안전, 생육의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 준비 없이 조성한 허접한 사례를 들어 반대할 일은 없다. 반대론의 핵심에는 2020년에 보도된 중국 청두의 숲아파트 실패 사례가 서 있다. 잘못 조성하여 모기, 벌레가 들끓고 방수 및 구조의 문제가 있어 완공된 아파트가 유령아파트로 변했다는 기사였다. 하지만 그렇게 실패한 원인은 기사에서 볼 수 없었다. 청두의 숲아파트는 밀라노에 조성한 대표적인 수직숲빌딩 ‘Bosco Verticale’를 흉내내다 실패한 짝퉁의 사례라고 보면 된다. 아직까지 도시를 다루는 데 있어서 벽면녹화에 대한 기술 발전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구를 거듭하며 기술력을 키워온 전문가들이 있으니 그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밀라노의 수직숲빌딩은 벽면녹화 대신 발코니녹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도 참고할만하다. 대안을 제시해 달라 박영선 후보에게는 치밀한 계획을 주문한다. 다른 후보들에게는 이 공약에 대해 반대한다면 대안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박영선 후보가 수직정원도시를 탄소중립의 한 방법으로 제시했다면 다른 후보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어떤 대책이 있는지, 도시열섬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다른 방안이 있는지, 도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방법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싶다. 지금 우리는 존재론적 위기가 아니라 존재적 위기에 맞닥트린 상태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하면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존재에 대한 의미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 존재에 대한 생명적 위기가 왔다는 것이다. 수직정원도시는 이 문제의 중요한 해결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김진수 /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2022년은 한국 조경 50년이 되는 해이자 우리나라에서 IFLA 총회가 개최되는 해다. 1993년 IFLA 한국 총회가 개최된 지 30주년 되는 해다. 논어 위정편에는 공자가 나이 쉰에 천명, 즉 하늘의 명령을 알았다고 해 나이 50세를 지천명이라 한다. 천명은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 혹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6․25 이후 지난 70년 동안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2020년 GDP 순위 세계 10위의 업적을 달성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또한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 4개 부문 수상하고 올해는 ‘미나리’가 그 뒤를 이어가고 있다. K-Pop에서 BTS는 한글 가사로 빌보드차트 1위를 석권해 한국 음악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높여가고 드라마, 음식 등과 더불어 K-Style을 이끌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양궁이 세계를 제패한지 오래됐으며 1982년 시작한 프로야구는 40년의 역사 위에 WBC, WBSC Premier12에서 꾸준히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제적 성장을 기반으로 문화예술과 스포츠 분야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루고 세계 문화 속에 소프트파워를 형성해 가고 있다.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 가전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신성장 동력이 부재하다는 내부 진단은 미래 세대를 위한 과제가 됐다. 또한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 고령화와 인구 급감 등 구조적 인구문제는 다양한 극복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조경 분야의 현실은 어떠한가? 1972년 한국조경학회의 설립을 기점으로 지난 50년간 학계와 업계의 부단한 노력은 오늘의 업적을 만든 기틀이 됐다. 한때 조경학 전공 졸업생 배출 세계 2위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런데 현재 조경 계획·설계와 건설 분야에서 총체적 인력난을 겪고 있어 저 출산 이후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될 경우 심각성은 더욱 짙어질 것이다. 산업 전반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조경산업 또한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대안으로 ‘남북통일’과 ‘세계시장’ 진출을 꼽았으나 시시각각 변하는 남북 관계는 지속적 평화가 확보되지 않는 한 거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현재의 답보와 난관을 헤쳐가기 위해서는 세계시장 진출의 첫걸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머나먼 여정과 고난이 기다리겠지만 미래의 희망을 위해 세계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자 운명이다. 그 길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대학 입시와 교육의 체계화와 세계화 올해 대학 입시에서 단연 주목받은 것은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학의 정원 미달이다. 향후 전국적 현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조경학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결국 한정된 국내 입시생을 대상으로 분야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므로, 외국 유학생의 적극 유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입시생 유치는 대학과 해당 산업의 운명을 함께 좌우할 것이다. 입시생 유치를 위해서는 국내 대학 조경학과 현황과 현장실습, 인턴제 등 재학 중 실무능력 배양 기회와 더불어 설계, 엔지니어링, 건설업 등 조경업계 전반의 데이터 베이스에 따른 산업인력 수급과 연봉, 복지 등 체계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대학 입시와 교육, 취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국내외 입시생이나 유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고 전공 선택에 뒷받침되도록 해야 한다. 입시생과 학부모가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이 취업의 확실성 여부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서는 어학연수 등 유학생 현황과 외국인 학생 연합과 같은 네트워크와 정보가 필요하다. 유학생 간의 유대감 형성과 유학정보가 출신 국가로 연결되도록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또한 국내 조경산업계에서 외국 유학생의 취업과 기술 습득 기회의 제공이 필요하다. 또한 자국 진출 시 취업 및 창업에 대한 정보와 기술 전수로 한국과의 유대를 지속해 산업적 연계를 형성하고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이 되도록 한다. 전문가 그룹의 국제 교류 확대 현재 학계와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참가하는 국제 교류는 한중일 조경전문가 회의와 세계조경가협회 연례회의가 대표적이다. 한중일 조경전문가 회의는 1991년 한일국제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한중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됐고 1998년 3개국이 함께 참가하며, 현재 2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1948년 영국 캠브리지에서 창립된 세계조경가협회는 1981년 캐나다 밴쿠버 대회에서 한국 가입을 승인받고 이듬해인 1982년부터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1992년 처음으로 한국 총회를 서울과 경주에서 개최했다. 향후 북미 미국조경가협회 ASLA, 조경교육자협의회 CELA나 유럽의 ECLAS, LI, 오세아니아 AILA 등과 체계적 교류를 통해 최신 정보와 기술의 공유가 필요하다. 특히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변화와 건강 유지를 위한 공중보건 등 인류가 직면한 사회적․환경적 문제의 해법을 탐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한인 조경가들과 연대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어 국내 조경가들과의 자연스러운 연계 또한 중요하다. 국내 설계가와 작품의 홍보 인터넷은 전 세계를 하나의 연결망으로 묶고 글로벌 지식 공급망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면을 통한 아날로그적 정보의 공급과 더불어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기회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작품과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World Landscape Architecture나 Land8, Landscape Architecture Magazine 등의 글로벌 온라인 조경 매체에 한국 조경을 소개해야 한다. 한국조경협회를 중심으로 회원사 홈페이지와 연동할 수 있는 리스트를 확보하고 대표 작품을 소개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국내외 어디서나 손쉽게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 국내 온라인 매체에서는 영어나 중국어·일본어·아랍어 등의 다양한 언어를 선택하면 한국어가 자동으로 해당 언어로 번역되도록 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매체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한국 조경가나 작품을 소개하는 영문 작품집과 옴니버스식 단행본을 출간하고 아마존과 같은 국제적 유통망을 갖춘 온라인 매장을 통해 전 세계 구독자가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에 한국 조경을 알리는 채널을 기획해 세계 어디에서나 빠르고 손쉽게 접하도록 해야 한다. 조경 관련 제도의 활용 조경은 계획·설계에서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그 기반을 법령에 두고 있어 세계화에 활용해야 한다. 1. 조경진흥법 제12조, 2.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제12조, 3. 해외건설촉진법 제2조에서 조경공사를 포함한 해외공사의 진흥과 촉진을 명문화하고 있으므로, 이에 근거한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경진흥법 제12조 해외진출 및 국제교류 지원에서는 1. 관련 정보의 제공 및 상담·지도·협조, 2. 관련 기술 및 인력의 국제교류, 3. 국제행사 유치 및 참가, 4. 국제공동연구 개발사업 등에 관해 정부는 조경분야의 국제협력과 해외진출 촉진을 지원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제12조 ②항의 6. 엔지니어링기술의 국제협력 및 교류, 건설기술, 진흥법 제17조에서는 건설기술 개발의 국제협력 및 해외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1. 건설기술 개발의 국제협력을 위한 조사·연구 2. 건설기술 개발을 위한 인력ㆍ정보의 국제교류 3. 외국의 대학·연구기관 및 단체와 건설기술 공동개발 4. 개발된 건설기술을 이용한 해외시장 개척 5. 그 밖에 건설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 교류·협력을 명시하고 있다. 해외건설 촉진법 제2조에서 ‘해외공사’란 해외건설공사, 해외건설 엔지니어링활동 및 해외인프라·도시개발사업을 말한다. ‘해외건설공사’란 해외에서 시행되는 토목공사·건축공사·산업설비공사·조경공사와 전기공사·정보통신공사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사를 말한다. 현재 당면하고 있는 조경분야의 답보와 난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계화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대학입시 및 교육의 세계화, 조경전문가의 국제교류 확대, 국내 조경가 및 작품의 국제홍보 강화, 기존 조경진흥 및 촉진 관련법제 활용 등을 통해 한국 조경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다. 중국 속담에 ‘나무를 심기에 최적의 시간은 20년 전이고 그다음은 바로 지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현재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와 미래에 예견되는 문제들을 지금 제대로 진단하고 최적의 처방을 내리고 실천할 때 우리가 원하는 희망의 미래가 다가올 것이다. 지금까지 하던 일을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로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문제가 개선되지는 않는다. 한국 조경의 세계화를 위한 모든 노력은 우리가 익숙한 국내 조경과 어떻게 다른지를 정확히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 노력의 결실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언덕 너머 새로운 세상으로 우리를 데려다줄 것이다. 안승홍 /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안승홍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2021-03-18
  • 지난 1년 내내 코로나19로 인하여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이번 경우를 단순한 전염병이라고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지구촌’이라는 말로 상징되듯이 전 세계가 경제공동체로 연결되어 있어 피해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선진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에서는 꺼져가는 경제성장 동력을 되살리려고 막대한 공적자금을 쏟아 붓고 있고, 백신 개발을 서둘러 접종하기 시작했다. 선진국 대부분의 사회운영시스템이 일거에 무너지고, 사랑하는 가족의 임종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없게 되었다. 국가 운영 시스템에 필수불가결한 분야를 제외하고 모든 산업분야에서 국가 간의 분업이 붕괴되어 모든 국가의 경제상황이 성장을 멈추고 극도로 불안정해졌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반도체와 같은 IT산업과 생명공학산업의 호황과 부동산경기 활황에 따른 민간건설 분야의 성장으로 일부 자영업체를 제외하고 불경기로 떨어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일반 국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는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 공급과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돼 급격한 부동산 상승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젊은 세대들은 영끌로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정부의 부동산정책 부재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짓기만 하면 잘 팔리는 아파트 공급시장에 따라 민간 건설산업은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건설산업 통계를 살펴보니 2019년도 모든 공종의 건설공사 기성액 215조원 가운데 아파트건설공사가 24%에 가까운 52조원에 달한다. 부동산가격 상승추세에 따른 신규 아파트 공급에 따른 건설공사가 활발해짐에 따라 주택건축공사 기성이 늘어나고 조경공사도 수혜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업종별 산업규모에서 조경산업은 어디쯤 있을까?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에서 발간한 건설업통계조사에 다르면 조경공사 기성실적은 공공과 민간부문을 합쳐서 4조5000억 원, 그리고 위에 언급한 아파트 조경공사 기성실적이 2조 원 규모로 추산되어 전체 조경공사 기성규모는 6조5000억 원 규모로 파악된다. 전체 건설공사 기성실적 215조 원의 3%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건설시장을 세분해보면 토목건축이 92%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산업설비와 조경 부분이다. 위 통계에 잡히진 않지만 미집행공원 조성, 도시숲, 미세먼지저감숲, 문화재조경, 정원 그리고 생태복원사업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1회성 사업이 많아 제외한 결과이다. 조경업 면허가 도입된 지 46년이 지났고, 기능사를 포함한 기술인력을 10만 명 넘게 배출한 전문기술 분야치고는 산업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발간된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치킨가게가 6조 원, 커피전문점이 8조 원 규모라고 한다. 규모로는 치킨가게와 커피전문점 사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조경산업의 속사정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민간부문에서는 덤핑수주로 인한 열악한 수익으로 고생하고, 공공부문에서는 업 면허 진입장벽 개방으로 인한 수주기회 박탈로 인하여 면허 유지비용을 건지기도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많이 들린다. 이러한 레드오션이 상당기간 계속될 거라는 것이 대다수 조경산업 종사자의 견해이다. 조경산업의 활로는 언제 줄어들지 모르는 민간부분보다 공공부분의 예산을 증가시켜야 한다. 정부 각 부처에 ‘조경’이나 ‘생태복원’ 명칭을 가진 부서를 신설하여 효율적인 조경정책을 펼쳐나가도록 조경산업계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토목이나 건축분야 그늘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기술체계를 갖추고, 일반 시민들에게 조경의 가치를 알리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홍태식 / 한국생태복원협회 고문
  • 거대도시가 된 서울시는 각종 개발사업에 따라 점차 녹지가 부족해지고, 시민에게 제공될 쉼터의 확보가 어려워진 현실에 접해있다. 다행히, 친환경 정책이나 시민 편익을 위한 정책들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공원과 녹지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고 있지만, 시민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녹지공간의 확보에 좀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방법들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수직정원도시’ 도입을 내세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부족한 녹지를 평면의 바닥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고, 수직적인 건축물과 함께 녹지 역시 입체화한다는 개념인데, 이를 두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하니, 참고삼아 입체적 녹지 공간 확보에 대해 알아보았다. 사실, 도시 녹지의 확보 측면에서 건축물 녹화는 세계적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왔고, 현재 성공적으로 자리잡아가는 방식이며, 우리나라도 점차 일반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의 녹지공간에 대한 정책 역시, 입체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필연적 방향성이 생겼음을 감안한다면, ‘수직정원도시’ 개념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와 조경 전문가의 의견들을 참고하여 좀 더 검토해 보았다. 세계 대도시에서 수직정원은 대세 1960년대 조경분야의 걸출한 학자였던 이안 맥하그(Ian McHarg)는 도시가 성장하면서 자연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개탄했다. 그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시에 자연이 들어갈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에서 자연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켰고, 그의 비전과 신념이 전 세계 곳곳에서 실현되었다. 이안 맥하그의 생각이 21세기 세계적인 대도시들에서는 새로운 모습으로 꽃 피우고 있다. 건물의 옥상을 녹화하고, 건물안에 정원을 가꾸고, 자연적인 순환이 가능한 친환경 건물을 만드는 그린빌딩 운동(Green Building Movement)이 현재 유럽, 북미대륙, 그리고 아시아 대도시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유럽 옥상정원협회(European Federation of Green Roof Associations)에 따르면, 최근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에서 10개가 넘는 옥상정원 관련협회나 연구단체가 생겼다고 한다. 그린빌딩 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된 독일에서는, 2000년대 후반에만 매년 1350만㎡의 옥상정원이 생겨났다. 미국에서도 한창이다. 2010년에 그린빌딩 관련 산업이 전년대비 28.5% 성장했고 2011년에는 115% 성장했다고 하니, 도시환경에 기여하면서 많은 일자리도 창출한 셈이다. 유럽보다는 덜하지만, 40만㎡의 옥상정원도 완성되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선두주자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다. 영토가 작고 배후지가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500만 인구가 거주하는 고밀도시에 대규모 공원같은 녹색단지를 조성하기는 힘들다. 시민들에게 고루 자연의 혜택을 나눠주기 위해서는, 건물에 자연을 도입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싱가포르에서는 고층빌딩의 옥상정원뿐만 아니라, 플랜터(화분)을 설치하고, 건물 중앙을 파내 정원을 만들고(스카이 테라스라 불린다), 그린 월(Green Wall)을 세우는 등 건물 곳곳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연을 스며들게 한다. 그야 말로 도시내 ‘수직정원’이라 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로 수직정원을 장려한다는 점이다. 유럽과 미국의 그린빌딩 운동에서도 정부의 역할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주로 공동체에서 자생적으로 시작되었거나 산업계에서 이끌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1980~90년대부터 자연을 도입하는 민간 건물에 용적률 보너스를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 구체적인 규정과 매뉴얼도 만들었다. 도심지에서 초고층 건물에 대한 반감이 적은 싱가포르에서,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수직정원을 정부 주도로 키워냈다. 서울은 어떠한가? 곳곳에 옥상녹화가 되었고, 한 두 군데 건물에서는 스카이 테라스도 보인다. 하지만 서울은 기본적으로 아파트 숲이요, 빌딩 정글이다. 거기에 미세먼지까지 합세하면 ‘서울살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동네 생활권에서만 보아도, 서울시민에게는 자연이 절실하다. 서울시민 한 명이 10분동안 걸어서 만날 수 있는 녹지면적은 4.4㎡다 런던(27㎡)의 6분의 1이고, 뉴욕(23㎡)의 5분의 1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9m2에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출처: 중앙일보, 서울 1인당 숲, 런던의 6분의 1 … 도시숲 조성땐 열사병 줄여주죠, 2015.7.28.) 생활녹지가 이렇게 턱없이 부족해도, 지가가 높은 ‘비싼’ 서울에서는 쌈지공원 하나 만들 땅 찾기도 힘들다. 결국 싱가포르처럼 기존 건물과 신축 건물, 그리고 공동주택에 수직정원을 도입하고 친환경 빌딩으로 설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싱가포르처럼 서울시가 나서야 한다. 세계적으로 오래동안 진행되어온 그린빌딩 운동이 서울에서는 크게 반향을 얻지 못했는데, 갑자기 민간 건물주가 나설리 없기 때문이다. 수직정원은 단순히 건물에 친환경적 요소를 도입하고,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하는 것 말고도 시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있다. 그럼 수직정원은 어떤 이점이 있는지 다음 칼럼에서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수직정원이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까? 코로나의 확산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서울시민들은 자연을 더 그리워하게 된 것 같다. 만약 집안에 자연이 살아있다면? 내가 사는 공동주택에서 공원까지 가지 않아도 풀과 나무가 반겨준다면? 이러한 생각이 꼬리를 물면, 수직정원이 주는 혜택을 어렵지 않게 상상해볼 수 있다. 그러면 수직정원에는 무슨 혜택이 있을까? 1) 환경적 측면 건물은 교통수단이 내뿜는 오염물질보다도 도시환경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 효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건물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며 열을 발산하는 거대한 덩어리다. 이런 덩어리들이 도심에 밀집되면 분명히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무엇보다도 도시열섬화 현상이 가속된다. 또한 건물로 인해 빗물이 투과되지 않는 포장 지면이 늘어나면, 그만큼 하수체계에 부담이 커져 홍수 위험이 높아진다. 2011년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이던 때, 광화문에서 경험했던 일이다. 스카이 테라스와 옥상정원이 빗물을 흡수해서 건물내에 순환시켜 활용하는 친환경 시스템을 설계할 수도 있다. 물론 용산공원이나 서울숲 같은 녹색지대와 비교하긴 힘들지만, 수직정원은 건물의 생태발자국을 낮추어 환경파괴를 줄이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건물에 도입된 자연요소들은 건물에서 발산하는 열을 줄이고, 여름에도 냉방을 위한 에너지를 경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환경적 측면도 있다. 도시에도 생태계가 있고, 동물/식물군을 아우르는 생태계는 다양성을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 건물에 다양한 식물들을 들여오면, 도시 생태계가 다양해진다. 물론 어떤 식물군을 활용해야 하는지는 도시에 따라,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다. 조경분야의 전문가들이 심도있게 논의한다면 충분히 도시의 생물종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수 있다. 대기오염도 줄일 수 있다. 나뭇잎은 미세먼지를 흡착하여 공기를 정화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가로수가 미세먼지를 흡착하여 도로변 공기를 맑게 하는데 기여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바람이 지나는 길을 따라 도시숲을 조성하여 대기오염이 실제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미세먼지를 감소시킬 수 있는 수목의 잠재성을 인식하고 있다. 현재도 아파트 단지 주변환경 녹화, 그린 월 설치 등 미세먼지 절감을 위한 사업이 수행되고 있다. 이러한 계획과 더불어, 서울시 곳곳에 수직정원이 만들어진다면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2) 사회/문화적 측면 자연이 살아있는 공공공간은 공동체 형성에 중요한 역할은 한다. 서울과 같이 여가활동을 위한 공간이 부족한 도시에서 수직정원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만나 교류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 그 밖에도 수직정원의 사회적 역할은 많다. 전지구적으로 환경이 오염되면서,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도시에서 식량을 확보하는 것이 이슈로 대두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충분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건물내 도시농장을 장려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온도, 습도 등을 통제할 수 있는 스마트팜(Smart Farm)이 최근 급격히 늘어났다. 농업시설이 포함된 수직정원에 공공주택이 들어선다면, 건물내에서 먹거리를 해결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서울에서 전면유리로 만들어진, 밋밋한 고층건물들은 한때 경제개발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나름대로 첨단 설계기법이 적용된 것이었지만,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다. 시민들은 이제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원한다. 녹색으로 뒤덮인 수직정원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건축물이고, 주변과 잘 어우러진다면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창출 할 수 있다. 서울시의 녹지 확보에 대한 방법론 다양한 상황과 여건 그리고, 필요성에 따라, 서울시가 추구해야 할 도시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이제 도시의 입체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에 왔다. 건축적 필요에 의해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서 도시가 평면적 2차원에서 입체적 3차원으로 변화된 현재의 상황에 따라, 녹지조성도 3차원 공간을 활용해야 함은 세계적 추세이고 효율성이 검증된 현실적 방식이다. ‘땅이 부족해 녹지 확보가 어렵다’라는 말은 이제 변명에 지나지 않다. ‘수직정원도시’ 개념처럼, 부족한 대상지를 3차원 구조를 통해 창출해 내는 창의적 공간조성 방식들의 적용을 통해, 서울시가 세계적인 도시들에 뒤처지지 않길 바라는 바이다. 송군호 / 이소플랜 이사
    • 송군호 이소플랜 이사
    • 2021-03-11
  • ‘이길 승(勝)’.이기다,뛰어나다,승리 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이을 승(承)’. ‘잇다’, ‘계승하다’, ‘받다’, ‘받들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승정원에서 왕명 출납,행정 사무 등을 매일 기록한 위대한 유산입니다만, ‘승’정원(庭園)일기는 소박하고,소심하고,게으른 정원사의 미루고 미루던 정원 이야기를 겨우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어떤 한자를 쓸지 고민하다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기고,뛰어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정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게으른 정원사의 묵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텅 빈 공간이 풍성한 정원으로 채워지듯 너그러운 마음으로 쉬이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늘 정원에서 뵙겠습니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하기 위한 회의 기법이다. 여러 사람이 생각나는 대로 마구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제시된 아이디어 목록을 통해서 특정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방식을 말한다. 각종 공모전, 회의 등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서 브레인스토밍 기법을 주로 활용한다.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다양한 생각을 쏟아내는 과정이 즐거웠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반짝이는 결과를 내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일상에 업무가 연장되면 으레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데 정원에 대한 여러 상상은 오히려 즐겁다. 새 봄 입구에서 두서없이 정원에 대한 여러 상상을 기록해 본다. 이동 가드닝 버스 내가 있는 정원으로 가드닝 도구를 갖추고 전문 정원사가 찾아오면 어떨까? 정원을 가꾸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문제를 전문 정원사가 찾아와서 교육도 해주고 부분적으로 관리도 도와주는 찾아가는 서비스. 물론 전문 조경업체 등에서 정기적으로 비용을 받고 정원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하기도 하지만 필요한 교육까지 받기는 쉽지 않다. 비슷한 사례로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이동도서관, 환경부나 환경교육 관련 기관에서 운영하는 이동환경교육버스, 푸름이, 이동환경교실 등이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에서 친환경 자동차 등을 지원해주면 금상첨화. 정원 도구를 구매하기 전에 미리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랑이 꽃피는 3점슛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시즌마다 ‘사랑의 3점슛’ 캠페인을 진행한다. 사회 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3점슛 성공 1개당 일정 금액을 적립하고 기부하는 방식이다. 코로나 19로 스포츠 관람도 어려운 요즘 ‘사랑의 3점슛’을 응용한 ‘사랑이 꽃피는 3점슛’ 캠페인을 진행해서 복지시설이나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시설 등에 정원을 가꿔주는 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 멋진 득점이 이루어질 때마다 곳곳에 정원이 생겨나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프랜차이즈 카페, 수목원·정원 에디션 굿즈 출시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시즌마다 다양한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한다. 해외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그 나라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머그컵 시리즈는 묘한 승부욕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부산, 대구, 경주 등을 계절별로 디자인하고 표현해서 판매 중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수목원·정원에서도 자체적으로 디자인하고 기획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대형 프렌차이즈의 흥행과 전략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목원·정원은 입장료가 대부분의 수입을 차지하지만 기념품 판매 등도 중요한 매출원이다. 주객이 전도되면 곤란하지만 매력적인 협업을 통해 기획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라도 수목원과 정원에 많은 사람이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말정원 건강한 먹거리, 가족과 함께하는 야외활동 덕분에 주말농장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일정 크기의 텃밭을 분양받아 다양한 채소를 심고 가꾸는 주말농장은 도시 근교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주말농장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보며 ‘주말정원’을 생각해 보았다. 대부분 정원에 대한 계획을 들어보면 주로 “#은퇴_후 #전원주택 #노후취미” 등과 같은 키워드가 먼저 언급된다. 많은 사람에게 정원은 지금은 여의치 않고 가지고 싶지만 잠시 미뤄둔 계획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주말농장처럼 분양받은 공간에 먹거리보다 볼거리를 위한 정원식물을 미리 키워 보는 건 어떨까? 훗날 나의 정원에 심을 정원수를 묘목부터 혹은 씨앗부터 기르거나 다양한 정원식물을 미리 가꾸며 정원관리 예습을 주말마다 해보는 상상이다. 최근 공동체정원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주말정원’에 대한 상상은 나중에 구매하면 부담이 될 정원식물을 미리 키워서 비용을 줄이자는 취지에 주안점을 둔다. 정원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주말정원의 식물을 기부하거나 판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쇼미더가든(Show Me the Garden)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싱어게인’, ‘'포커스’, ‘미스터트롯’ 등. 지금 대한민국은 365일 오디션을 진행 중이다. 장르(?)의 차이가 분명 있지만 ‘음악’은 늘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다. 대형 기획사가 흐름을 주도하는 가요계에서 우리가 직접 심사에 참여할 수 있는 오디션 형태의 프로그램은 짜릿하고 중독성이 짙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굳이 1등이 아니더라도 경연 과정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새로운 계기가 되는 사례도 많았다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도 이제 1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다. 티브이를 볼 때마다 정원 분야도 오디션 시스템을 적용하면 참 흥미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쇼미더가든’, ‘슈퍼가드너 케이’, ‘미스미스터 가드너’, ‘고등가드너’ 등. 물론 정원은 음악보다 결과물을 보여줄 호흡이 길다. 하지만 미션 자체가 방송국처럼 시청률을 높이거나 대중적 인기를 통한 상업적 이윤 추구가 아닌 정원문화의 확산 혹은 성장을 위함이니 효과가 있다면 그들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싶다. 티브이를 볼 때마다 때론 자극적이며 꾸준하고 강렬한 과정으로 정원을 어필하고 싶은 맘이 든다. 분명 흥행할 수 있다. 정원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드라마틱하며 치열하다. 내 정원을 부탁해 ‘냉장고를 부탁해’의 정원버전! 셀럽 혹은 가드너의 정원에 있는 식재료만으로 요리를 만든다. 설레발을 부려 본다면 스타 쉐프가 정원에 와서 요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해볼 수 있겠다. 정원을 먹거리로만 접근하는 게 우려 아닌 우려일 수 있지만, 아직 ‘먹거리 콘텐츠’는 ‘볼거리 콘텐츠’를 압도하는 분위기라 울면서 겨자를 먹어보자. 생각나는 대로 마구 쏟아본 정원에 대한 상상 ‘브레인가드닝(Brain Gardening)’. 조금은 생소하지만 지속적으로 즐거운 상상을 이어가다 보면 현실이 되지 않을까? 노회은은 참외밭을 일구며 자식의 인생까지 아름답게 가꿔 준 농사꾼이자 정원사인 부모님을 존경한다. 학창 시절 영국의 정원을 슬라이드 필름으로 보여 주시던 은사님께 늘 감사한 마음이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일하지만 삶은 아직 척박하고 엉성하다. 노회은 / 한국수목원관리원 정원문화사업지원실 팀장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연재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지난해부터 오늘까지도 온 세상의 화두는 온통 코로나19다. 처음 코로나가 창궐했을 때는 이 극악무도한 질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가 주된 관심사였다면 다양한 백신이 개발되고 이른바 인류에게 ‘반격의 시간’이 돌아온 최근에는 코로나가 바꿔놓을 새로운 변화에 대해 사회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진단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된 화제는 새로운 세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나도 세계는 그 이전과 전혀 같지 않을 것이며 코로나19가 세계질서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굳이 유명인사의 사설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과 삶의 모양이 바뀌고 직장과 일에 대한 고정관념이 변하면서 경제구조와 생활양식에도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을 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IT기술의 상용화와 확산이 빨라지면서 이른바 ‘재택근무’로 대표되는 가정의 사무실화, 온라인교육과 원격의료도입, 젊은 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온라인 쇼핑의 폭증에 따른 비대면 경제활동 일상화 등 예전에는 당연시 여겨지던 사회, 경제 시스템들의 진입장벽이 일거에 무너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가 가져올 변화와 더불어 인류는 또 다른 위기의 국면에 처해있다. 그것은 최근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의 기후위기다. 전문가들은 본질적으로 코로나19보다 기후위기를 훨씬 더 큰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극복 여부와 무관하게 기후위기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고, 이에 대응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백신개발 이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인프라를 통해 경제활동이 가능한 반면, 기후위기는 심해질수록 폭우, 태풍, 산불, 폭설, 혹한 등에 의해 직접적으로 생명의 위협을 초래할 뿐 아니라, 식량생산의 감소를 야기하여 인류생존 자체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대기 중의 CO2농도는 산업혁명이후 대폭 증가하여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온도를 0.74℃ 상승시켰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미 거북류의 50%, 고래류의 80%가 멸종되었으며, 이 같은 추세라면 2030년엔 더 이상 지구상에서 북극곰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울의 연평균 온도는 지난 100년간 2.4℃ 상승하였고 이는 전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할 만큼 그 위기가 심각하다. 다행히도 미국은 바이든의 당선으로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정에 복귀하고 세계기후정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향후 인류가 기후위기에 대응할 최소한의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08년 10월 영국 런던에서 ‘친환경 뉴딜(Green New Deal)정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고 기후위기대응 및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2025년까지 16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재정정책을 수립한 것이다. 이번 정책은 디지털(digital) 뉴딜과 그린(green) 뉴딜 두개의 축으로 추진한다. 우리의 관심분야인 그린뉴딜은 친환경·저탄소 등 그린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세부전략으로는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전환과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구축 등을 통해 2025년까지 약 76조 원을 투입해 일자리 65만9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녹색친화적인 생활환경조성을 목표로 하는 ‘국토·해양·도시의 녹색생태계 회복전략’과 미래 기후변화·환경위기에 대응하는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구축전략’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조경가들은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야기되는 도시환경과 생태계의 변화, 그리고 인류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누구보다 선도적이고 실천적인 해법을 제시해 왔다. 조경이 표방하는 그린인프라는 도시 내에 풍부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밀폐된 사적공간이었던 카페나, PC방 등에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대안적 피신처가 될 수 있다. 저널리스트이자 위생국 서기관이었던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 1822~1903)가 당시의 열악한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한 피난처로서 센트럴파크를 계획한 것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옴스테드의 설계개념은 “도심에서 자연으로의 최단시간 탈출”이었다. 자연도 도시구조에서 주요한 ‘인프라’라는 접근은 이제 코로나19와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난제 앞에서 더욱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린인프라는 지역 사회에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홍수나 폭염으로부터 보호하거나, 인간과 환경의 건강을 뒷받침하는 공기와 수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점(點)과 면(面)적인 공간으로 조성된 그린인프라 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에 따라 선형적이고 입체적인 보행가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조경가가 설계하는 그린스트리트는 단순한 보행가로녹화의 개념을 넘어 LID설계를 통한 비점오염원 저감과 수순환 환경개선, 커뮤니티와 건강, 장소의 역사성을 간직하게 해주는 교육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동을 원활히 하여 인프라들 간의 보행 연계성을 강화하고 지역전체를 공원화함으로써 전염병 확산을 막을 뿐만 아니라 재택근무 환경에 처한 도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 조경가는 쾌적하고 활력이 넘치며 안전하고, 누구에게나 접근을 허용하며 탄력적이고 생태적이며 아름다운, 지속가능한 그린스트리트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지역 간 이동이 감소됨에 따라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혜택을 제공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공공 및 이해 관계자를 참여시키고 더 나은 지역사회와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는 개방적이고 참여적인 설계 프로세스를 통해 조경가들은 최상의 커뮤니티개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일상과 일, 놀이를 통합하고 지역 자연환경을 보호하며 지역사회의 장소적 가치를 드높이는 일에는 조경가가 최적이다. 미국 조경건축가협회(ASLA)의 환경윤리강령에는 “생물학적 시스템의 건강과 웰빙 그리고 그들의 완전무결성(integrity)은 인간의 복지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미래 세대는 현존하는 것과 동일한 환경적 자산과 생태적 미학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인류가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생존을 유지하는 것 또한 자연 환경에 달려 있다!” 라고 선언하고 있다. 조경가는 세계를 탄소중립적인 미래로 옮기는 데 공헌하며 걷기 좋은 지역사회를 계획하고 설계한다. 이러한 모든 노력들은 지역사회가 탄력성을 개선하여 기후변화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해준다. 모든 생명체의 삶을 지탱하는 환경의 완전무결성을 향상시키고 존중하며, 이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경가야 말로 이시대의 진정한 그린히어로다! 박명권 /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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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시공업체, ‘자연환경복원사업’ 수행할 수 없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환경부가‘자연환경복원사업대행자등록제’를시행하면서조경업체들이자연환경복원사업을수행할수없게될전망이다. 환경부는지난2월27일국회본회의에서‘자연환경보전법’을포함한14개환경법개정안이통과됐다고밝혔다. 이번개정안에는▲민간기업의자연환경복원사업직접참여허용▲우수자연환경복원사업인증▲자연환경복원지원센터지정등과함께▲자연환경보전사업대행자등록을의무화하는내용이담겼다. 이에따라자연환경복원사업을하려면환경부에자연환경보전사업대행자로등록해야한다.대행자등록을위해서는일정기준의기술인력과시설을갖추어야한다. 또한등록이후에도연2회이상사업자로적격한지점검할수있도록했으며,복원사업을부실하게운영할경우최대6개월의영업정지처분을내리거나반복적인문제가발생할경우등록이취소될수도있다. 새등록제도시행으로인해기존사업자들에게는1년의유예기간이주어진다.부칙에따르면,법시행당시이미생태계보전부담금을납부하고자연환경복원사업을수행하고있던기업이나단체는곧바로등록하지않더라도등록한것으로간주된다.그러나법시행일로부터1년이내에새로운등록절차를완료해야하며,등록없이시행하는경우에는과태료등의처벌조항도마련됐다. 이번개정안이통과됨에따라면허제도는아니지만기술인력과시설기준을강화한등록제를통해실질적인자연환경복원업종이생긴셈이다. 다만등록제이기때문에“기술력높은업체들이자유롭게참여할수있도록보장되는방식이어야한다”는점에서시행령및규칙을제정할때기존조경업체들이장벽없이참여할수있는등록기준을만든다면조경업체로서도나쁠게없다는주장도있다. 실제조경업계는“조경업체의참여가허용된다면자연환경복원신설을환영한다”는일관된입장을보여왔다. 이번법안은지난2024년8월에소관위에처음접수돼심사과정을거쳐서지난해2월에다른법안심사와통합됐다.이후지난2월20일소위에접수되고단7일만에국회를통과했다.환경부와조경계간오랫동안이어져온쟁점법안이조경업계의반발없이조용히통과된것이다. 김준호환경부자연생태정책과사무관은이번개정안에대해“기존에는대행자가기술인력을갖춰복원사업을수행할수있었지만,국회의입법권한으로대행자등록제를도입하게됐다”며“시행령·규칙개정시입법예고등의절차를거쳐하위법령이마련될것”이라고말했다. 또한대행자등록기준은“기존대행자지정기준에준하지않겠냐”면서기존조경업침해에대해서는“입법과정에서의견수렴절차가마련되어있는만큼검토될것”이라는원론적인답변을주었다. 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입법과정에서조경계의의견을묻지않았다면서"조경계와협의없이법안을통과시키지않겠다"는약속을환경부가져버렸다고반발했다.또한"앞으로가능한모든방법을모색해가겠다"고말했다. 이미정부에이송된법을막을방법으로는대통령거부권이나헌법소원이있을수있고,혹은법을개정하는방법이있을수있다.하지만국토부를통한부처간협의를통해하위법령제정에서조경업체의목소리를최대한반영하는것이가장현실적이라는의견도있다. 이번개정안으로조경업체가자연환경복원사업에직접참여할수있는길이좁아진것은분명하지만,지금이라도법안저지에서하위법령제정에이르기까지법적대응은물론가능한모든대응에나서야한다는지적이다.
“전문성 강화와 지속가능한 조경산업, 정부가 책임진다”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정부가조경기술자의전문성강화를위한자격제도개편,조경수목거래가격정상화등의정책적지원을약속하며,조경계와협력해지속가능한녹색도시조성을위해노력하겠다고밝혔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4일건설회관중회의실에서‘제22회조경의날’기념식을개최했다.이번행사는조경업계종사자들의노고를치하하고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인물과기관을표창하기위해마련됐다.정부기관과공공기관관계자,학계및업계인사등160여명이참석해자리를빛냈다. 이상주국토교통부국토도시실장은축사에서“지구온난화와기후위기의영향으로지속가능한발전이더욱중요한시대가됐다.우리는조경을통해도시속자연공간을확대하고,자연안에서시민들이쾌적하게활동할수있는환경을만들어야한다”며조경인들이기울인노력이푸른국토환경과쾌적한도시공간조성에큰기여를해왔다고강조했다. 이어이실장은조경산업기사,기사,기술사등조경분야기술자격시험을업계현황에맞게정비하여개선하겠다고밝혔다.이를통해현장맞춤형조경기술자양성을확대해나갈계획이다.또한현재진행중인조경수거래가격조사연구를통해조경공사에서가장큰비중을차지하는수목가격을정상화하고,합리적인재료비책정기반구축을약속하며“조경산업발전을위해정부차원의적극적인정책지원을아끼지않을것”이라고덧붙였다. 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인사말을통해“오늘이자리는조경산업의발전을기념하고,그동안헌신해온조경인들의노고를격려하는자리다.특히조경지원센터지정과조경수목가격공표등중요한정책적진전이있었으며,앞으로도조경산업의경쟁력강화를위해힘을모아야한다”며조경산업의지속적발전을위한협력을강조했다. 이날기념식에서는국토교통부,환경부,산림청,국가유산청,서울특별시에서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인사들에게표창을수여했다.또한조경분야에서뛰어난공적을남긴인물들에게‘자랑스러운조경인상’과‘공로상’이수여됐다. 국토교통부장관표창은▲한갑수덕조종합조경대표▲오승재아르디온대표▲김철민남해종합건설이사▲이형철디자인파크대표▲이호재해선조경대표가받았다.환경부장관표창은▲박정식동우건설대표와▲최은경건화전무에게돌아갔다. 산림청장표창은▲김주돈테마조경대표▲김도연호반건설상무▲김승현도래솔이사▲신지훈단국대학교교수가수상했다.국가유산청장표창은▲최종희배재대학교교수▲이은수포스코이앤씨부장▲허갑래한림에코소장이받았다. 서울특별시장표창은▲정엽삼성물산건설부문그룹장▲안기수공간시공에이원대표▲최웅재디자인스튜디오도감소장▲정주영안팎대표▲최대림장원조경대표▲박윤수두산건설부장▲김성래현대장미원대표▲강경호서진조경대표▲김명홍디엘건설부장에게주어졌다. 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자랑스러운조경인상’수상자는▲지명환부산조경협회수석부회장▲소현수서울시립대학교교수▲유연송보성조경대표▲한상우이노블록부사장▲김충일계림조경대표▲임상규송림원대표▲김순기국립순천대학교교수▲노재신화신조경대표▲박성욱현대건설책임▲박상원세양조경대표▲김지환엔에스프리대표▲정운익레인보우스케이프대표▲김상욱원광대학교교수▲하광철새숲조경대표가선정됐다. 이어환경조경발전재단의발전과조경산업의지속적인성장을위해헌신한공로로오순환환경조경발전재단본부장이공로상을받았다. 이날행사에서는조경교육의혁신과제도적발전을위한한국조경학회의비전발표도진행됐다.배정한한국조경학회회장은“조경교육의정체성확립과실무연계를강화하기위해교육인증제를도입할필요가있다”며향후추진방향을설명했다.이를통해조경산업의경쟁력을높이고,국제적기준에맞춘전문인력을양성하는것이목표다. 행사는표창수여후단체사진촬영과자유로운네트워킹시간으로마무리됐다.참석자들은조경산업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해더욱협력할것을다짐하며행사의의미를되새겼다.
[락앤피플] 발끝에서 시작되는 자연 혁명, 에코나이트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맨발걷기가건강과힐링을위한새로운웰빙트렌드로확산되고있다.발바닥이직접지면과닿으며지압효과,혈액순환촉진,면역력강화등건강에긍정적인영향을주며,‘어싱(Grounding)’효과로염증감소와스트레스해소에도도움을준다.또한디지털디톡스와명상효과로정신적안정감을높여주며,친환경라이프스타일과결합해자연속에서즐기는‘에코테라피’로자리잡고있다. 이에따라맨발걷기전용길이전국적으로확산하고있지만,기존의맨발길은미끄러움,낙상위험,기후의영향을쉽게받는단점이있었다.이를해결하기위해리바컴퍼니가안동적운모광산의자연재료를활용해개발한것이바로에코나이트다. 에코나이트는경북안동의희귀광물인적운모를활용한보도체다.기존황토보도체가빗물에취약하고유지보수가어렵다는문제점을개선하고,보다안전하고지속가능한솔루션을제공한다.적운모는다공성구조를지녀우수한배수성능을갖추고있어비가와도미끄럽지않으며,여름철뜨거운열기를효과적으로분산시켜맨발걷기에최적화된환경을제공한다. 안동적운모는단순한광물이아니다.다량의게르마늄과미네랄을함유하고있어원적외선방사및음이온효과를통해혈액순환을촉진하고신체에너지를활성화한다.맨발로에코나이트를밟으면피부를통해미네랄이흡수되면서자연치유력이높아진다.지난해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에서시민들은“바닥을밟는순간따뜻한기운이전해진다”며놀라운경험을공유했다. 김혁리바컴퍼니대표는“우리가일상에서사용하는많은건축자재나걷기보도체가환경적으로지속가능하지못하며,또한건강에도해롭다는사실을알게되었고,이를개선하고자했다”고에코나이트개발동기를설명했다.환경호르몬과중금속문제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국민건강증진과맨발걷기운동의활성화에기여하고자소재의개발을추진했다. 김대표는20년간의인테리어사업과12년간의종합건설업경험을통해환경호르몬과중금속문제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리바컴퍼니를설립했다.그결과친환경건축자재및생활환경개선소재로사용될뿐만아니라맨발걷기보도체로도우수한성능을발휘하는에코나이트를개발하게됐다.에코나이트는맨발걷기도로의사용을연중무휴로가능하게하며,모든계절에걸쳐안전하고편안한걷기환경을제공한다.비가와도빠르게건조되고,너무덥거나추운날씨에도사용할수있어사용자에게최적의걷기경험을제공한다. 개발소재원산지로안동적운모광산을선택한것은일제강점기때부터연구와개발로그가치가입증된광산의지리적,지질학적특성때문이다.김대표는이광산의역사적,지리적가치를인식하고이를활용한연구와개발을시작했다.안동적운모는원생대와고생대의지질학적과정을거쳐형성된희귀한광물로,다량의게르마늄과풍부한천연미네랄성분을보유하고있다.이광물은음이온발생과원적외선방사작용을통해혈액순환을촉진하고,피부의노폐물을배출하며,항균·탈취,세포활성화및항산화효과를나타낸다.동의보감등고전의학서적에서도‘신비의광물’로전해진만큼,오랜역사적근거를가진귀중한자원이다. 청량산은맑은공기와천연약수로유명한명승지다.리바컴퍼니는이지역의자연에너지를제품개발에반영해,맨발걷기를단순한운동이아니라치유와힐링의경험으로바꾸는데주력했다.퇴계이황선생이‘도산’이라명명한곳과가까운이지역의청정한자연환경은에코나이트가더욱특별한이유다. 에코나이트는실내에서도어싱(Earthing)효과를극대화한다.기존플라스틱이나인조재와달리,실내공간에서도원적외선을방출해공기질을개선하고정서적안정감을제공한다.학교,경로당,공공시설등에적용하면건강증진과심리적안정효과를기대할수있다. 에코나이트는단순히건강을위한보도체가아니다.미세공극이일반바이오차르보다30배~200배많아오염물질과중금속을흡착하는천연필터역할도한다.이로인해수질정화와토양개선효과를제공하며,지속가능한환경보전에도기여할수있다. 리바컴퍼니는에코나이트를시작으로조경,건축,환경정화등다양한분야로기술을확장할계획이다.김혁대표는“우리는단순한맨발길을만드는것이아니라,도시와자연,그리고인간의건강을연결하는플랫폼을구축하고있다”며글로벌시장진출의비전을밝혔다. 에코나이트는맨발걷기를한층더안전하고편안하게만들어주는혁신적인솔루션이다.자연과함께하는지속가능한길,에코나이트가그답을제공한다.
K-Garden, 세계로 뻗어가다: 황지해 가든디자이너의 정원 철학
[환경과조경김하현기자]황지해가든디자이너가한국정원의정체성과세계적확장가능성을조망하며,자신이걸어온길과작품에담긴철학을공유하는자리가마련됐다. ‘2025사철정원아카데미’의일환으로황지해가든디자이너의‘K-Garden세계로뻗어가다’라는주제의특강이지난26일도곡동오유아트홀에서개최됐다. 이번강연은서울문예마당이주최하고시민정원문화협회,대한건축학회,대한토목학회,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강남경제인포럼이후원하는‘사철정원아카데미:세계의유명정원I’개강에앞서사전특강형식으로진행됐다.본강연에는정원관련전문가,조경및원예전공자,정원애호가등약90여명이참석했다. 강연에앞서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에서국제기능올림픽조경가드닝부문관련동영상소개를시작으로본강좌를준비한한승호서울문예마당이사장의인사말과황지해가든디자이너의환영인사가있었다. 한승호이사장은“오늘의연사를무대로모시기전에작가님의이름으로삼행시를준비했다”며“‘황’홀한자연의숨결을담아,‘지’구곳곳에한국정원의아름다움을전하고,‘해’외에서도빛나는K-Garden의꿈을펼치는우리정원의홍보대사황지해작가”라는인사말로작가를환영했다. 해우소정원과DMZ정원:한국적정원의철학 황지해작가는영국첼시플라워쇼에서3회금메달을수상한과정과그속에담긴비하인드스토리를중심으로지나온삶을회고했다.대학시절회화과학생이었던그는생계를위한아르바이트로조경공사현장을처음경험했다.현장에서땀을흘리며손끝으로재료를만지고물성을느끼는경험은,아침해가떠서지는노을을보는시간속의모든과정을더욱생생하게만들었다.이때직접적인경험을통한지혜가가장큰지식이라는깨달음을얻으면서가급적현장에많이나가려고노력했다. 그런데회화전공이라는정체성이괜한오해를불러일으키기도했다.미술계에서는소위‘깽깽이미술’을하는사람,조경계에서는‘미술전공자’로규정당하며어느쪽에도속하지못하는듯한외로움을느꼈다고. 황작가는“파트리크쥐스킨트의책‘좀머씨이야기’에서좀머씨는이야기내내단한마디도하지않다가말미에‘제발나를좀그냥내버려두시오!’라고딱한번목소리를낸다.그한마디에가슴이울컥했다.숨쉬고싶고대화상대가필요했다”고고백했다. 그러던중2002년영화‘반지의제왕’을배경으로한첼시플라워쇼수상작을접하게되면서,이곳에가면‘대화’를할수있을것같다고직감하게된다.황지해작가는그로부터7년간유학비를마련해영국으로떠났다. 런던에도착해서는소통을위한영어공부를계속했다.그러나반복적인언어공부에쏟는시간이쌓여가면서문득‘이대로는안될것같다’는마음에도망치듯하이드파크를찾았다.공원에가만히앉아있는동안다람쥐와새가그에게다가왔다.옆에가까이와있는새를보며‘자기와의대면’에관해생각했다. 2011년첼시플라워쇼아티즌가든금상은그때탄생했다.황작가는자신이느끼던답답함에서출발해한국의‘해우소’를떠올렸다.‘마음을비우는곳’이라는뜻을가진한국전통화장실해우소를통해피상적인아름다움이아닌관념이면의본질에대해이야기할수있다고믿었다. ‘해우소:근심을털어버리는곳’은비움이곧환원이되는순환구조에서‘겸손’의태도를찾아내고,자연공간으로치환해낸작품이다.‘해우소정원’은실제로작가가어린시절한옥에살았던기억을바탕으로편집됐다. 황지해작가는주로자신의성장배경을바탕으로작품에대한영감을찾아냈다.해우소정원에심은더덕은과거에어머니가아침마다더덕껍질을벗기던모습과소리,향기에대한추억을담고있다.황작가는“제게더덕향기는곧어머니의손가락냄새다.이곳에더덕을심어어머니에대한애정을표현하고싶었다”고말했다.이어“집에있던작은텃밭을통해세상을배웠다.나의텃밭은어머니께서선물해주신거대한자연도감과같았다”고덧붙였다. 또한수상소식을알게되던당시상황도공유했다.BBC프리젠터가“KoreaWin!”이라고말한순간,작가개인이아닌‘한국의정서’가인정받았다는생각에소름이돋았다는것이황작가의말이다. 황작가는‘아,나이러려고왔구나.우리의정서,우리의히스토리,우리어머니의이야기.우리식물을통해서문화를전달하는것.소프트파워라는게다름아닌정원이구나.이렇게고상한리더십이있구나’라는생각이들었다고얘기했다.그렇게정원은그에게‘우리에게익숙한그것들이걸어나와서이야기를들려주는일’이됐다. 덕분에2012년첼시플라워쇼전체최고상수상및초대최고상수상기록을남긴‘고요한시간:DMZ금지된정원’을준비할때는오히려마음이편했다.정원을‘만든다’는개념자체가어색해졌다.정원의본질은‘자연의원시성’에있었으므로,그는그저전달자의역할을하면된다고믿었다. 황작가는한국을여전히폐허가된전쟁국가로인식하는타지의편견에충격을받아그이미지를탈피하고싶었다.한국에돌아온작가의눈에DMZ는한국의아픔과상처를녹색눈처럼뒤덮은우리생태의회복력과재생력을보여주고있었고,어쩌면원시적인이야기를가진이공간이지구에던지는평화의메시지가될수있겠다고느꼈다.그는그이야기를그대로옮기기로마음먹었다. 모든작업과정은마치장애물같았다.황작가는금전적문제,소통의문제,재료,날씨,체력등정말쉬운게하나없었다고토로했다.그럼에도그때마다등뒤의보이지않는태극기를그리며인내했다. 스스로‘나는플랜팅은모르지만,회화성은안다’고되뇌며디테일과서사성,시적인언어를추구했다.그는“낯선식물은곧낯선언어”라며“살아있음이가장아름답다.결국아름다움이승리한다.아름다움을아는나라가세계를리드한다”고강조했다. 또한식물의언어를듣기위해집중했다.황작가는새와식물사진을스크린에띄우며“제가어떤새를,식물을드로잉하거나디자인했나요?”라며미소지었다.그는생태를제압하거나지배하려고하지않아야한다고거듭역설했다. 이러한노력은끝내최고상최초수상이라는영광을불러왔다.자기작품을수많은관객이정독하듯감상하는모습을보며그들이보여주는문화적환경에감동하기도했다.이후해당작품철거시기에정원내나무에새가날아들면서법적인문제로철거작업이3일연기되는일이벌어졌는데,한편으로는영국이가진관점과지성을보며이것을배우기위해여기에왔다는느낌도받았다고말했다. 정원을통한인간의존엄성과자연과의관계성찰 황작가는2023년첼시플라워쇼에서지리산을모티브로한‘백만년전으로부터온편지’로다시한번금상을수상했다. 그는자신의일에대해“육체적으로정말많이힘들다.감정이입하는일도,디테일과거시적관점을함께생각하는일도어렵다”면서도,“가장진실에가까운,우주의원리에가까운일이다.그래서저는이일을계속한다.보이지않는공기에대해,태양에대해이렇게까지감사해본적이없다.지구에는버릴것이하나없다.그저자연으로부터멀어지려는인간의무지가모든문제를만든다.이제는우리가무언가갚아야할시기가아닌가”라고진심어린태도를보였다. 정원에있을때가장지성인이되는것같다는황지해작가는객석을향해“우리는만날수있는계절을만드는사람들이다.우리가이땅위에해야할일이분명히있는책임을가진사람이라는걸기억하셨으면좋겠다.부디이시간이여러분께‘나는존엄한사람이야’라는마음을드릴수있었기를바란다”는말로강연을마무리했다. 이날특강의제목‘모퉁이를비추이는태양’은우리나라대표원림인소쇄원에서가장먼저볕이든다는‘애양단’에서따왔다.지난해황작가가뉴욕맨해튼한국문화원에조성한미국내유일한한국전통정원의이름이기도하다.애양단(愛陽壇)은태양을사랑하는담장이라는의미이지만,그내면에는예외없이따뜻한햇살을내리는태양을생각하며인간은모두가존엄한존재라는메시지를담고있다.황지해작가는앞으로도한국의자생종과특산종등을활용해자신만의시선으로한국고유의정서를나타내는작품활동을펼칠예정이다. 한편이번특강을시작으로‘2025사철정원아카데미’정기강좌가3월부터11월까지매월둘째주금요일에진행될예정이다.개강강연은3월14일최종희배재대교수가‘정원이란무엇인가’의주제로진행되며,영국,이탈리아,한국의정원문화및현대정원의흐름을조망할예정이다.향후강의일정과프로그램에대한자세한내용은(사)서울문예마당을통해확인할수있다.
“수목원·식물원 교육, 보전·연구 연계 교육으로의 전환 필요”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이단순히식물과자연을감상하는수준을넘어,보전및연구기능과연계된체계적교육시스템으로발전해야한다는공감대가형성됐다. 국립수목원과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가주최·주관한‘수목원·식물원교육의미래와방향토론회’가지난24일프레스센터19층기자회견장에서개최됐다.이번행사는산림청,국립수목원,지자체관계자,교육전문가등약100여명이참석한가운데,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의현황을진단하고향후발전방향에대해심도있는논의를펼쳤다. 토론회는등록과기념촬영,이은실부회장의환영사,임영석국립수목원장,이용석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사업이사의축사로시작됐다.이어유희영국립수목원전시교육연구과임업연구사,전정일신구대학교식물원교수,손연아한국환경교육학회장이각각‘국내수목원교육의현황과방향탐색’,‘수목원·식물원교육의정체성과향후과제’,‘환경교육과지속가능발전교육에서바라보는수목원·식물원교육의방향’을주제로발제를진행,각자의전문분야에서교육현황및개선방안을제시했다. 유희영연구사는1970년대이전부터시작된수목원조성과그발전과정을소개하며,국민들에게친숙한수목원교육의역할과한계그리고향후보완해야할점을짚었다. 전정일교수는기존의해설중심교육에서벗어나식물보전,유전자원관리등수목원·식물원의고유기능에기반한전문교육프로그램의필요성을강조하며,기관별운영현황과교육프로그램의다양성부족문제를지적했다. 손연아회장은환경교육과지속가능발전교육관점에서수목원·식물원교육이미래세대의인식전환과사회적변혁에기여할수있는방안을모색해야한다고역설하며,학교및지역사회와의협력모델을제안했다. 토론시간에는배준규국립수목원전시교육연구과과장,강신구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본부장,김인호전국가환경교육센터장,김현정에코나우선임연구원,손승우EBSPD가참여해다양한시각에서의견을나눴다. 참석자들은기존의일방적교육방식에서벗어나,체험과해설을통해관람객의인식변화를유도하는‘참여형교육’의필요성과교육콘텐츠의차별화,공공및민간부문간협력체계마련의중요성을강조했다.특히학교교육과의연계,지역사회및공공기관과의협력그리고다양한연령층을아우르는평생교육모델마련이시급한과제로떠올랐다. 일부참석자들은‘수목원교육전문가’양성의필요성과교육의범위를재정의할필요성,더나아가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과연계한새로운교육모델구축에대한의견을제시하며,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의글로벌경쟁력을높일수있는방안을함께모색했다. 손승우PD는자연다큐멘터리제작경험을바탕으로,자연과식물에대한대중의인식을보다효과적으로전달할수있는미디어의역할을강조했다.그는스토리텔링과영상콘텐츠를활용해수목원·식물원의교육메시지를창의적이고감성적으로전달하는방안을제안하며,단순정보전달을넘어감동과공감을이끌어내는교육콘텐츠개발의중요성을역설했다. 김현정선임연구원은수목원·식물원현장에서교육운영에있어인력및예산부족등실질적어려움이존재함을언급하며,현재프로그램들이해설중심으로만운영되고있어전문인력양성과프로그램고도화가미흡하다는점을강조했다.그는전문교육인력을체계적으로양성하고현장의어려움을해소할수있는지원체계를마련할필요가있으며,다양한연령대와교육수요를반영한평생교육모델구축을통해교육효과를극대화할수있는방안을제시했다. 강신구본부장은현장관리및운영에서인력·예산부족문제와교육프로그램의단편화된운영현실을솔직하게언급했다.그는식물보전,유전자원관리등수목원·식물원의고유기능을기반으로한차별화된교육콘텐츠개발의필요성과공공-민간부문간협력체계를강화해지속가능한교육모델을구축해야한다고강조했다. 배준규과장은기존교육방식이일방적이고체험중심이부족하다는점을지적하며,관람객이단순히해설을듣는데그치지않고직접참여하고체험할수있는교육프로그램도입과현장실무와연계된‘참여형교육’모델의필요성을강조했다.또한공공및민간부문과의협력을통해교육콘텐츠의전문성과다양성을확보해야한다는의견을피력했다. 김인호전센터장은현재교육방식이과도하게일방적이며,변화하는사회와디지털환경에적응하지못하고있는문제를지적했다.이에스마트교육기술을적극활용하되인간적소통과참여를결합한새로운교육패러다임이필요하며,기후변화와생물다양성보존과같은글로벌이슈에대응하는교육프로그램개발을제안했다. 한편김주환협회장은“오늘논의된다양한의견들이앞으로수목원·식물원교육총회및향후정책수립에적극반영되어,우리나라의교육모델이세계적으로도모범이될수있도록노력해야한다”고말했다. 이번토론회는수목원·식물원교육의현황과한계를진단하고,미래교육의방향성을모색하는자리가됐다.참석자들은앞으로도지속적인논의와협력을통해국민들이자연과함께성장할수있는교육환경을조성해나가겠다는의지를피력했다.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 명칭 변경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가정원분야를포함한포괄적인사업추진과대외협력을강화하기위해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명칭을변경했다. 24일서울프레스센터19층기자회견장에서열린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정기총회및특강에서는산림청,국립수목원그리고협회관계자들이모여향후식물원·수목원·정원분야의발전방향과정책과제에대한심도있는논의를펼쳤다. 이날협회의정관및명칭변경안건은이번총회의핵심이슈중하나였다.기존‘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라는명칭이가지고있던한계를인식하고,공공성과전문성을강화하며민·관협력확대를도모하기위해‘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의변경이제안됐다. 참석자들은변화된명칭이협회의미래발전을위한전략적전환점이될것이라는공감대를형성했다.앞으로수목원·정원분야의전문성을확장하고공공기관및민간부문과의협력을강화하기위한전략적선택으로평가됐다. 이와관련K-정원분과위원회를신설해남도정원연구소,안스그린월드,세미원지방정원등정원관련신규기관회원유치와전시,박람회등을통한홍보활동에대해보고했다.민·관협력및교육콘텐츠개발,관련사업의지속적인확장을위해구체적인계획을마련중임을밝혔다. 김주환회장은“산림청행정조직과정합성을맞추고정원도시,국가정원등의수요증가에발맞춰가기위해명칭을변경하게됐다.국가정책과연계된수목원·정원발전은지역경제활성화및문화산업확산에기여하는중요한과제”라며,회원간협력과적극적인의견개진의필요성을강조했다. 임상섭산림청장은축사를통해“수목원은생물다양성보존과국민치유의핵심역할을담당하는시설로서,정부는지속적인지원과정책개선을통해이들시설의안정성과수익성을높여나갈것”이라는메시지를전달하며산림청의의지를명확히했다. 임영석원장은“수목원과식물원이자연기반교육의시작점으로서중요하며,모든생물의보전에핵심적인역할을한다”며수목원·식물원이지역경제와국가적이익을가져올수있는방안을모색하고협력할것을약속했다. 심상택이사장도“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협회란이름을통해같은방향성을갖게됐다”며수목원·정원문화·산업발전에대한공공성과대외협력을강화하겠다는의지를피력했다. 총회에서는분과별사업결과보고,재정감사,예산안심의등이이뤄졌다.사립수목원분과위원회는교육프로그램개발,자생식물관리,지역네트워크활성화에중점을두어앞으로의과제와개선방안을논의했다.국립수목원분과위원회는자생식물유전자원조사와생태복원사업의중요성을강조하며,정부정책과의연계강화필요성을제기했다. 세밀화분과위원회는식물일러스트,사진전및공공홍보자료제작활동에대한보고를진행했다.문화콘텐츠로서식물예술의역할과이를통해국민들에게생태보전의메시지를전달하는데중점을두고향후활동방향을제시했다. 총회이후이어진특강에서는▲이상필산림청서기관의‘2025수목원진흥계획’▲장계선국립수목원임업연구관의‘제11회세계식물원교육총회’▲양강산국립백두대간수목원주임의‘공·사립수목원정사영상제작지원’▲지용훈국립세종수목원팀장의‘수목원·식물원·정원스탬프투어지원사업설명’▲송명준협회이사(K정원분과위원장)의‘APGA를통해본우리나라공공정원의비전과방향’등국내외수목원·정원교육과사업지원,공공정원발전비전등이순차적으로발표됐다. 이상필서기관은향후5년간수목원진흥의기본방향과주요전략을소개하며,자생식물유전자원조사,ESG경영반영,스마트수목원조성등핵심과제를강조했다.정부와협회의긴밀한협력을통해현장의목소리가정책에반영될수있도록할계획임을밝혔다. 장계선연구관은오는6월코엑스에서개최될제11회세계식물원교육총회의준비상황과기대효과를설명했다.약40개국90개기관,총400여명이등록될예정이며,“변화를위한교육과글로벌도전과제해결”을주제로다양한동시세션과워크숍이진행되어국제적교류의장이마련될것이라고전했다. 양강산주임은드론과GIS장비를활용한고해상도정사영상촬영사업을소개했다.이사업은각수목원의현황및식재상태를정확하게파악하여관리효율성을높이고,향후리모델링및교육자료로활용할수있도록지원하는것이주요목표이다. 지용훈팀장은스탬프투어를통한국민체험프로그램활성화계획을발표했다.전국44개기관이참여한지난운영성과를바탕으로,올해는교육콘텐츠확충및현장방문활성화를위해스탬프투어물품지원,인증현판제공등다양한지원방안을마련할예정임을밝혔다. 송명준이사는APGA(미국공공정원협회)와의협력사례를통해,우리나라공공정원의발전방향과비전을제시했다.협회는국내수목원·정원분야의전문성강화와민간및공공부문의협력확대를통해,지속가능한공공정원모델을구축하는데앞장설계획이라고강조했다.
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 창립총회, 지속가능 조경 발전 위한 새 출발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호남지역의조경과환경발전을견인할연합회가공식출범했다. 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이하호남조경연합)는지난21일광주JS웨딩컨벤션에서창립총회를개최했다.이행사는호남지역의환경과조경산업발전을위해여러관련단체가한데모여공식적으로연합회를출범시키는자리였다.이자리에는전진숙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북구을),이정선광주광역시교육감을비롯해다수의지역정치인,조경전문가,교육자등약200여명이참석했다. 호남조경연합은기후변화와빠른도시화가진행되는현시점에서,지역사회의환경을개선하고조경의공공적가치를높이기위해출범했다.초기회의에서는소통과협력의필요성에대한공감대를형성했으며,이를바탕으로조직구성과추진계획을확정했다. 주요목표는조경산업의발전을통한도시환경의개선,전문가간교류의확대,정책제안을포함한다.이를위해조경정책연구및개발,생태복원기술연구,정원·녹지·조경포럼개최,박람회유치,장학사업등다양한활동을계획중이다. 또한환경보존과조경발전을위한교육프로그램을개발해전문가뿐만아니라일반시민들도환경과조경의중요성을이해할수있도록할예정이다.이를통해지역사회발전에실질적으로기여하고,아름다운도시와자연을조성하는데앞장설계획이다. 호남조경연합은▲한국조경학회호남지회▲임우회(광주)▲임우회(전남)▲광주생명의숲▲한국조경수협회광주·전남서부지회▲호남조경협회▲전문건설협회광주광역시회조경식재·시설물업종분과▲한국나무의사협회호남지회▲전남ICT/SW기업협회등9개단체모임으로구성됐다. 김경섭호남조경협회회장이상임연합회장을맡고,김길수광주생명의숲대표가공동연합회장을맡았다.연합부회장에는김선채공간조경대표를,고문으로임희진전광주광역시건설본부장과김농오목포대학교조경학과명예교수를위촉했다. 감사는곽원실박용석법무사사무소대표와김경수화수조경대표가맡고,사무국은이근형옥담대표(사무국장),박종주삼강조경대표,한기정남해종합개발차장,노종민노엘이사,이보라이룸이엔씨실장이운영위원을맡아운영할예정이다. 이외김도균순천대학교조경학과교수등6인,김기중전남일보총괄본부장등3인,김성현광주생명의숲공동대표등2인이각각학술,정책,기술자문위원을맡았으며,소통,기술,재정,대외협력,정원분과등11개위원회와특별자문기관(전라남도산림연구원)으로조직이구성됐다. 김경섭회장은환영사를통해“조경이단순한공간조성을넘어지역사회의정체성과주민들의삶의질을향상시키는데실질적인기여를할것”이라며,환경과조경의역할이갈수록중요해지는현시점에서의단체의역할을강조했다. 전진숙국회의원은축사에서“녹지보호와조경산업이미래세대를위한환경파괴방지에핵심적인역할을할것”이라며,관련정책지원을약속했다. 이정선광주광역시교육감은교육기관내에서의녹지공간확장과관리강화의필요성을언급하며,“학교마다녹지조성을통해학생들의정서발달에긍정적인영향을미칠수있도록조경단체와협력할계획”이라고전했다. 강기정광주광역시장과민형배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광산구을)은영상메시지를통해호남조경연합과의협력을다짐했다. 강기정시장은“광주는도시공원조성과녹지확장계획을통해시민의삶의질을높이고있으며,이러한계획이성공적으로수행될수있도록지역조경단체와의협력을기대한다”고강조했다.기후행동의원모임일원인민형배의원은“기후위기가녹지관리에어려움을주고있는상황에서지속가능한녹지조성과조경산업발전에연합회가앞장서줄것으로기대한다”며“녹색도시와지속가능한환경을만들어가자”고당부했다. 한편총회에앞서진행된특강시간에는▲김도균순천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유럽의조경식재동향’▲하재호전서울시부이사관이‘서울의공원녹지정책방향고찰’▲이재원안전일터관리원대표가‘중대재해예방통합관리의중요성’에대해소개했다. 김도균교수는유럽의정원및축제디자인사례를중심으로,자연친화적이면서도미적가치를높이는조경트렌드를소개했다.김교수는컨테이너재배와자생식물활용,생태계보전등환경변화와기후적응을고려한다양한식재및관리기법을설명하며,최소한의인간개입으로자연미를극대화하는미니멀리즘디자인과기능성및유지관리측면에서의혁신적접근방법을강조했다. 하재호전부이사관은서울시의녹지및공공복지관련조직발전과함께도시재생,하천및산등자연자원의보존과활용정책변화를짚어보았다.민선이후확충된조직구조와남산,한강종합개발,도시광장및도심캠핑장등의정책사례를통해,서울이시민복지와환경개선을동시에추구하고있음을보여줬다.강연은역사적배경과현재추진중인다양한정책사업들이서울의도시경쟁력강화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에대한심도있는논의로이어졌다. 이재원대표는중대재해처벌법을중심으로사업장에서의안전관리체계구축과법령이행의중요성을역설했다.그는재해발생시경영책임자뿐아니라관계종사자들까지형법상처벌대상이될수있음을경고하며,예방차원의체계적안전관리의필요성을강조했다.특히중소사업장도쉽게활용할수있는전문관리프로그램개발사례와산업안전보건법등관련법령준수를통한무혐의판결가능성을소개하며,기업들이보다적극적으로안전관리에나서야함을역설했다.
[기고] 농촌체류형 쉼터, 나는 별서(別墅)다
1.지방소멸,농촌소멸위기의해법 산업화이후,일자리를찾아농촌에서도시로,지방에서수도권으로이동하는인구집중현상이발생했다.노무현정부는지방소멸위기해결을위한인구분산정책으로2003년6월,‘국가균형발전을위한공공기관지방이전’계획을발표하고,공공기관지방이전과혁신도시건설을시작했다.혁신도시의계획인구는약2만~5만명으로계획되었으며,1단계(2007~2014,이전공공기관정착단계),2단계(2015~2020,산·학·연정착단계),3단계(2021~2030,혁신확산단계)로진행되었다. 2005년6월이전대상공공기관확정,2005년8월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전담조직설치,2005년12월10개혁신도시입지선정완료,2007년4월10개혁신도시지구지정,2007년5월혁신도시개발계획수립,2007년9월혁신도시기반조성착공,2012년공공기관지방이전개시,2019년12월공공기관지방이전완료등을진행하여2025년현재,10개광역권에혁신도시가건립되었다(innocity.molit.go.kr). 한국은경제·일자리·인구등의‘수도권집중도’1위국가다.한국·일본·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등7개국이가입한‘30-50클럽’(1인당국민소득이3만달러·인구5000만명이상국가)에서한국의수도권집중화현상은유독두드러지는것으로나타났다.전국민의50.9%,일자리의58.5%역시수도권에몰려있다.이에반해미국은일자리4.9%,인구는4.7%로수도권집중도는한국의10%미만이다(김시덕,중앙일보,2024.10). 2030년혁신도시3단계가완료되면혁신도시당계획인구는최소5100명(제주서귀포)~최대5만명(광주,전남)으로혁신도시의총계획인구는최대27만3583명이다.이는2025년인구통계5168만4564명기준0.53%정도다(kosis.kr).지방및농촌소멸위기의해결과국가의균형발전을위해서는인구분산정책이모범답안이다.그러나혁신도시와같은단일사업만으로일자리의58.5%,전국민의50.7%가수도권에집중해있는인구집중문제를해결하기란불가능하다.정부주도의정주(定住)인구분산정책에서,시민의자발적참여를유도하는체류형생활인구분산정책으로인식대전환이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2025년1월24일부터농촌생활인구확산으로농촌소멸에적극대응하기위해농지(農地)에임시숙소로활용할수있는‘농촌체류형쉼터’를도입했다.이를위해내건슬로건이‘4도(都)3촌(村)’이다.주7일중4일은도시에서,3일은농촌에서생활한다는개념이다.계획대로추진된다면일상의57%는도시에서정주(定住)하고,43%는농촌에서체류하는생활인구분산효과를기대할수있다. 2.농촌체류형쉼터 ‘농촌체류형쉼터’란,농업인이아닌개인이주말등을이용하여취미생활이나여가활동으로농작물을경작하거나다년생식물을재배하는‘주말·체험영농’활동을위한임시숙소를말한다.농촌체류형쉼터의규모는33㎡까지가능하며,부속시설로데크,주차장,정화조설치가가능하다.그러나핵심은이러한가설건축물면적과부속시설을합한면적의두배이상농지를확보하여농작물을경작하거나다년생식물을재배하는영농활동을해야한다는것이다. 농촌체류형쉼터이전에는농막(農幕)이있었다.‘농막’이란,농작업에필요한농자재보관,수확농산물간이처리또는농작업중일시휴식을위하여설치하는임시창고로서원두막이진화한형태이다.초기에는비닐하우스에차광막(遮光幕)을덮는형태가주류였으나최근도시민의여가문화가발달하면서이동식컨테이너를개조하여농막으로이용하고있다.더나아가생활의편리성을추구하는도시민의수요와이동식주택시장의공급에따라방,화장실,거실등각종편의시설을갖춘이동식주택이소비자에게농막으로보급되었다.이로인해현행법상숙박이금지된농막에서사실상숙박행위가이루어지는문제점이드러났다.따라서불법농막을양성화하는제도개선의필요성과소비자요구에맞춘실행계획이수립되었다. 농막이전에는원두막(園頭幕)이있었다.‘원두막’이란,오이,참외,수박,호박따위를심은밭을지키기위하여밭머리에지은막(幕)이다.사각정자형태로자연스러운원목을기둥삼고,볏짚또는나무판자로지붕을덮어비와햇빛을차단해줌으로써농작물임시보관이나작업자의휴식공간기능을한다. 원두막을생각하면연상되는행위가있다.바로서리다.‘서리’는군것질을위한먹거리가많지않던시절에아이들이과수원에몰래들어가서주인몰래참외나수박등을장난스럽게훔쳐먹는행위를말한다.이때원두막에서졸고있던과수원주인이부스럭거리는소리에깨어나서‘이놈들잡아라’소리치며쫓아가는풍경,그리고품에몇개의과일을품에안고도망가는아이들모습이연상된다.이렇듯원두막,과수원,과일,주인,동네꼬마녀석들이어울려배경,소품,등장인물이되면서한편의연극,또는한컷의사진속장면으로연출되어유년시설의기억저편에자리한다.그리고일정한시간이흐른뒤,세대를달리하여추억으로자리잡는다.그리고성인이된동네꼬마녀석들은다시그장소를찾는다. 중요한문제의해결을위해서는다양한방법이모색되어야한다.지방소멸위기해결을위해진행한‘혁신도시사업’은정부주도의행정중심복합도시사업과연계되어정주(定住)인구유입을위한도시계획사업으로추진되었다.정부주도정책은티베트종교및민족지도자의환생을검증하듯단계적확인과정이필요하다.반면,‘농촌체류형쉼터’사업은농촌소멸위기해결을위해민간주도의생활·문화환경개선사업으로농촌으로생활인구유입을목적으로한다.민간이적극참여할수있는정책은불사조의빠른성장,운반,치유력같은세부적인실행계획및프로그램이필요하다. 새롭게추진되고있는‘농촌체류형쉼터사업’은건축물의규모,부속시설,농지면적등기본적인틀은갖추었으나,세부실행프로그램이필요하다.검증된정체성과추동력,시민의능동적참여를이끌수있는프로그램등을갖춘대안을모색하던중한국정원문화‘별서(別墅)’를주목하게되었다. 3.별서논담(別墅論談) 조선시대에는별서(別墅)가있었다.‘별서’의한자를직역(直譯)하면,따로떨어지다_별(別),농막_서(墅)로서‘따로떨어져있는농막’을의미하며,의역(意譯)하면‘선비들이세속을떠나자연에귀의하여은거생활을하기위한곳으로,본가(本家)에서떨어진산수가빼어난장소에서지어진별저(別邸)’를말한다.별서는단순히건축물을지칭하는것이아닌,정원(庭苑)그리고주변자연경관을포함한다.대표적인별서로는담양소쇄원,보길도부용동정원,강진백운동원림을들수있다. 별서의주요건축물로는정(亭),누(樓),각(閣),대(臺),사(榭),당(堂),헌(軒)등이있다.채소를심은곳을포(圃)라하고,과실수를심은곳을원(園)이라하고,새와짐승을기르는곳을유(囿)라고한다.또담장이있는것을원(園)이라하고,담장이없는것을유(囿)라고도했다.조선시대에는정원(庭園)이라는용어와더불어정원(庭苑),원유(園囿),원림(園林)등의용어도많이사용하였는데,이는담장안의정원뿐아니라,담장밖의자연경관까지확대하여정원으로생각한것을잘보여준다.정원을가꾸는사람은‘동산바치’라불렸다. 소쇄원(瀟灑園)의조영자인양산보(1503~1557)는당쟁으로스승조광조가사사(賜死)되자관직을그만두고고향인전라남도담양으로내려와소쇄원을짓고은거하며문인들과교류하였다.소쇄(瀟灑)의의미는‘깨끗하고시원함’을의미하며,양산보는이별서의주인이라는의미로자신을‘소쇄옹’(瀟灑翁)이라하였다.주요건축물로는광풍각,제월당,대봉대,고암정사등이있다.광풍(光風)과제월(霽月)은북송의시인이쓴글에서인용되었는데,주돈이(周敦頤)의인품이심히고명하며마음결이시원하고깨끗함이마치‘맑은날의바람(光風)과비갠뒤의달(霽月)과같다’라는글에서인용되었다.제월당은주인이거처하며조용히독서하던곳이었다.광풍각은사랑방역할을하는공간으로문인들과교류하며차를마시며,학문을논하고,계류를흐르는청량한물소리를들으며정원을감상하던장소다. ‘소쇄원48영’은1548년에김인후가지은오언절구시(詩)다.20자의한자로구성되어소쇄원의내원(內苑)을표현한다.그중제2영(詠)‘침계문방(枕溪文房)’은광풍각을소재로한것으로‘머리맡에서개울물소리를들을수있는선비의방’이라는뜻이다. 부용동정원(芙蓉洞庭苑)의조영자인윤선도(1587~1671)는조선시대문인이다.병자호란때삼전도에서인조가청나라에항복하자조상으로부터물려받은유산으로보길도에별서를짓고생활하며‘어부사시사’등문학작품을남겼다.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는1651년윤선도(尹善道)가자신을어부에비견하여보길도(甫吉島)를배경으로지은40수의단가(短歌)로,‘고산유고(孤山遺稿)’에실려전한다. 정원은크게세구역으로구성되어있는데,거처하는살림집이있는낙서재(樂書齋)주변,휴식과독서를위해건너편산허리의바위위에집을마련한동천석실(洞天石室)주변,그리고동리입구의세연정(洗然亭)주변이다.낙서재는서실(書室)을갖춘살림집으로북향하고있으며,옆으로낭음계(朗吟溪)라는작은시내가흐르고,낭음계의양편에곡수당(曲水堂)과무민당(無憫堂)의두건물을지었다.이두건물의곁에는넓고네모진연못이있다. 동천석실(洞天石室)은중국도교(道敎)에서‘신선이산다는곳’이란의미인‘동천복지(洞天福地)’를따라서이름지어진곳으로이지역에서가장높은곳이다.세연정부근은이정원에서가장공들여꾸민곳으로,해변에바로인접한동구(洞口)에인공으로물길을조성하면서연못들을만들고정자와대(臺)를지어경관을즐기도록하였다.연못은곡지(曲池)와방지(方池)로구성되는데동구를흐르는내를돌로된보로막아만든곡지에는큰바위들을점점이노출했으며,방지에는한쪽에네모난섬을만들고그섬에소나무한그루를심어놓았다.방지의동쪽물가에는돌로된네모진단두개를나란히꾸며놓았는데,이곳은무희가춤을추고악사가풍악을울리던자리다(encykorea.aks.ac.kr). 백운동원림(白雲洞園林)은처사이담로(1627~1701)가조성한별서이다.‘처사’란벼슬을하지않고초야(草野)에묻혀사는선비를말한다.백운동원림은후손들에의해계승되었고,특히백운첩에는다산정약용의‘백운동12경’시(詩)와초의선사가그린‘백운동도(白雲洞圖)’가있어당시의모습을짐작할수있다.또한월출산을배경으로원림을조영한문헌자료가다수확인되고,유상곡수(流觴曲水)시설도입과수목식재등경관처리기법이우수하며,백운동12경의구성요소가잘남아있다.예로부터많은선비와문인들이원림의경관을예찬한옛시문과그림들이현재까지잘남아있어조경사적가치가탁월하며,이담로의6대손인이시헌이정약용,초의선사와교류하며차를만들고즐긴기록등이남아있어국내차문화의산실로서가치를더하고있다.정약용은백운동원림에반해초의선사에게그림을그리게하고옥판봉·산다경(山茶徑)·백매오(百梅塢)등아름다운경치12개를칭송하는시를지었다.다산과초의선사가남긴작품은‘백운첩’에전하며,이시헌은선대문집·행록·필묵을엮은‘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을만들었다. 우리나라3대별서의사례를살펴서이용자의행태를분석한결과,집짓고,정원가꾸고,농사짓고,밥짓고,글읽고,시쓰고,그림그리고,노래부르고,춤추고,술마시고,음악듣고,차마시는등의유유자적한생활을확인할수있었다. 4.농촌체류형쉼터,‘별서_1621’ ‘별서(別墅)’는16세기이후,선비,처사,문인들이자발적으로귀향(歸鄕)하여자연과더불어문학(文),역사(史),철학(哲)을논하면서시(詩),서(書),화(畵)를짓고음주(飮酒)·가무(歌舞)와다도(茶道)를즐겼던공간이다.이후,후손들에의해대를이어유지,보완되며수백년을지나21세기현재에이르고있다. 1970년대이후산업화과정중1차산업(농·산·어촌생산물)중심에서2차산업(제조업)중심으로변화되는과정에농촌인구가대거일자리를찾아도시및수도권으로이동했다.또한도시에집중된사람들을대상으로3차산업(서비스업)이발달하면서인구의수도권및도시의집중현상은더욱고착화되었다.이로인해주택,환경,교육,교통문제등이심화되어혁신적인인구분산정책도입이요구되었다.주된원인이된일자리의분산정책이선행되지않고는인구분산정책의효과를기대할수없다는결론에도달하자정부는‘공공기관지방이전’과‘혁신도시’조성이라는극단적인처방을내놓는다.그러나수십년간안정화된수도권기반시설의편리성으로인해,일시적으로지방에머물다가주중또는근무하는동안만머물러있고,주말또는이직기회가되면도시나수도권으로직장을옮기려는현상이반복되어실효를거두지못하는실정이다. 문제해결의핵심은‘제도’나‘정책’에있지않다.시민의‘자발성’에있다.4차산업(지식산업)발달,자동차보급,도로및대중교통의확충으로농촌,산촌,어촌을향해떠나는5차산업(레저·휴양문화)이발달하면서,원산지에서1차생산,2차제조,3차판매및서비스가융·복합되어이루어지는6차산업이발달하고있다.이로써자발적생활공간이동이라는인구분산정책의효과를기대할만한경제,사회,문화적환경이조성되었다.정교한제도,정책,프로그램이수반되어야한다.성별,연령대,직업군,구성원,주거형태,교통수단등을고려하여자발적참여가가능한정주(定住),생활(生活),문화(文化)환경을조성해야한다. ‘별서’는16세기당시이미6차산업거점이었다.농(農)·림(林)·수산물(水産物)을생산,수확,가공하여,전국에서찾아오는시인(詩人)묵객(墨客)들에게5차산업서비스를제공했던현대판6차산업의중심공간이었다.21세기‘농촌체류형쉼터’가추구해야할방향이다.주인이머무는공간,손님맞이공간,생산,가공,휴양시설등을갖춘커뮤니티공간을조성해야한다.이웃과함께생활하며문화를공유하는자연속의정원(庭苑)이자문화경관(文化景觀)으로자리잡아야한다. ‘별서_1621’은농촌체류형쉼터의본캐(本character)다.16세기한국정원문화의21세기‘환생(還生)’이자‘부활(復活)’이다.‘별서_1622’,‘별서_1623’,‘별서_1624’,‘별서_1625’…한국정원문화‘별서(別墅)’의미래다. 박경복/가든프로젝트대표
‘보이지 않는 조경’ 젊은 조경가 원종호의 ‘보이는 인사이트’
[환경과조경김하현기자]제7회젊은조경가원종호의조경에대한철학과이야기를들어보는토크쇼가열렸다. 지난19일월간환경과조경은서울서초구그룹한빌딩2층환경과조경에서‘제7회젊은조경가상’수상자원종호JWL소장을초청해‘보이지않는조경’을주제로강연및토크쇼를개최했다. 젊은조경가상은한국조경의내일을설계하는젊은조경가를발굴하고그들의작품과생각을널리알리고자월간환경과조경이2018년부터제정·운영하고있다.환경과조경은지난해12월시상식을진행한후월간환경과조경2025년1월호에‘조경가원종호특집’으로그의이야기를실었다.그뒷이야기를들어보는자리로이날토크쇼가마련됐다. 원종호JWL소장은서울대학교에서조경을공부하고knL환경디자인스튜디오와현대건설에서다양한조경프로젝트를수행하며설계와실무를경험했다.2017년부터는JWL에서활동하며완성도높은여러공간을만들고있다.최근작으로는성수현대테라스타워공개공지와제부도근린공원설계공모당선작이있다. 원종호는‘보이지않는조경’,즉주변환경과자연스럽게어우러지는조경을지향하며다수의프로젝트를성공적으로수행해왔다.‘원래그자리에있었던것같은’섬세한디자인철학을추구하며조경계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했다. 토크쇼는1부와2부로나뉘어진행됐으며누구나자유롭게시청할수있도록유튜브로온라인생중계됐다. 행사는사회를맡은남기준환경과조경편집장의인사말로막을열었다.남편집장은본격적인시작에앞서올해1월호특집속원종호의에세이한구절을읽었다.“내가추구하는조경은심심하다는평을많이듣는다.다른조경가의작업에비해명확하게드러나는조형이나개념이없다고도한다.역설적이지만이러한설계의비가시성은내가가고있는,가고자하는조경설계의방향이다.이를달리표현하면,‘보이지않는조경,하지않은듯한조경,원래있던듯한조경’등의어휘로말할수있다”는문장으로이번토크쇼제목에관해설명을보탰다. 다음으로박명권환경과조경발행인의인사말이이어졌다.박명권발행인은현장과온라인청중에감사를표하며“지금까지선정된아홉분의수상자모두조경계에새로운비전을제시하고계속해서활약하고있다,젊은조경가상을통해한국조경의위상을세계에알리는데기여할수있기를바란다”고말했다.또“오늘토크쇼를통해젊은조경가원종호의발자취와작품세계를들여다보고앞으로더욱큰활약을기대하겠다”며순서를마쳤다. 1부는원종호소장의강연으로채워졌다.약40분가량그가추구하는방향의작업을위해어떠한노력을해왔는지들을수있었다.원소장은JWL의작업내용을기반으로다섯가지지향점을풀이했다.주요키워드는▲직관적이고단순한개념과배치▲사소한생각과조형의가능성▲크래프트디테일▲관습과타성에저항하기▲팀워크와협업의힘이었다.그는닫는말로“‘우리가하는조경이결국무엇인가?’를생각했을때‘도시의공공성확대에기여’,‘생태적으로건강한도시에의기여’,‘부동산의가치상승’이라는세가지측면으로조경프로젝트가귀결된다,제가하는일은이러한목표를위한수단이라고할수있다”고밝혔다. 2부에는‘원종호에게물어봐’라는제목이붙었다.진행측은토크쇼를문답형식으로전개하기위해SNS를통한사전질문을받았다.시청자또한채팅창을통해실시간으로궁금한점을묻고,이중질문이선정된5명에게는‘월간환경과조경2025년1월호’와‘한국조경50년을읽는열다섯가지시선’을선물하는이벤트도준비했다. 꾸려진질문들을남기준편집장과김모아기자가묻고원종호소장이답했다.주로원종호조경가의작업방식과일을하는동력에대한물음이많았다.조경가로서‘가장도움이된것’,‘가장뿌듯했던경험’,‘가장먼저고려하는점’등에대한대답으로‘질투’,‘내가만든공간이세상에태어났을때’,‘사람’이라고말했다.“좋은공간을만들기위해이것까지해봤다면?”라는질문에는“감리가중요하다고생각해서디자인감리계약을위해노력한다.그리고나무를키운다.생각하는나무의모양을나중에공간에적용해보기위해30그루정도의나무를키우고있다”고고백했다. 원소장은조경을꿈꾸는학생들에게들려주고싶은얘기로“조경은천재가하는분야가아니다.뻔한말이지만기본적으로좋아하는마음과열정이있다면노력하면다할수있다.이일을해서즐겁다면재능여부를판단하며움츠러들지않았으면좋겠다”며위로를전하기도했다.기후변화에관한질문에는“정말피부로느끼는일이다.식물학에서배웠던개화시기등이하나도안맞는다.기존에우리가갖고있던지식이쓸모없어지는시기가올수도있다”며“교과서가바뀌어야하지않을까하는생각도든다.기후문제는상당히중요하다”고강조했다. 끝으로“제가이자리에서여러분께말씀드리는것이상당히부끄럽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렇게좋은상과기회를주신점너무나도감사하게생각한다.앞으로도더열심히하라는의미로해석하겠다”며“제가가진제캐릭터와성격에맞춰서앞으로설계를하는분들과설계를할학생들한테나아갈길을보여주는사람이되고싶다.여러캐릭터의사람이많을수록사회가건강해질테니저는저만의캐릭터로제갈길을잘가보겠다.감사하다”고인사했다.
유연송 조경수협회장 취임, “조경수 산업 현대화 추진”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한국조경수협회가조경수산업의현대화와디지털기술도입,지속가능한재배방안개발등을추진한다. 한국조경수협회는19일대전계룡스파텔에서제59차정기총회및회장이취임식을개최했다.이번총회는전국16개지회대의원및관계자200여명이참석한가운데진행됐으며,조경수산업발전과도시녹화를위한다양한논의가이뤄졌다. 이날행사에서는제33대윤수근회장이이임하고,제34대유연송회장이공식취임했다.윤수근전임회장은“조경수산업의지속적인성장과협회의발전을위해헌신했던지난2년간의시간이뜻깊었다”며,“새롭게출범하는34대집행부가협회를더욱발전시켜주길바란다”고이임사를전했다. 한국조경수협회의새로운장을여는이번이취임식에서유연송신임회장은조경수산업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한실천과제를제시했다.유회장은우선산업의현대화를추진하며디지털기술을적극적으로도입하겠다고밝혔다.이는정보기술의활용을통해조경수관리및유통과정의효율성을높이고,더넓은시장에접근할수있는기회를마련하기위함이다. 또한유회장은환경변화에적응하는조경수의지속가능한재배방안개발에힘쓸것을강조했다.기후변화에따른영향을최소화하고,생태계보호를위해국내외전문가들과의협력을모색할계획이다.이와함께협회회원들의역량강화를위한교육프로그램을확대하고,신기술교육을정기적으로실시해산업전반의전문성을높이는데집중할예정이다. 유회장은“조경수산업이직면한도전을기회로전환하고,모든회원이혜택을받을수있는산업생태계를만들기위해노력할것”이라며,“협회의모든자원을동원해회원들의성장과함께산업발전을이끌어갈것”이라고포부를밝혔다. 이날행사에는이미라산림청차장을비롯해최무열한국임업진흥원장,박정희한국임업인총연합회회장,옥승엽대한전문건설협회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회장,이경구개군농협조합장등관계기관인사들이참석해축사를했다. 이미라산림청차장은“조경수산업이기후변화대응과도시녹화에서중요한역할을한다”며,“산림청에서도조경수산업발전을위한정책적지원을아끼지않겠다”고말했다. 이날행사에서는우수지회및모범농장에대한표창수여도진행됐다.모범농장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은강정수녹지원대표와안신아남농원대표가수상했으며,산림청장상은이진효맹춘농원대표와최윤주삼미조경의대표가수상했다.송인자협회전북동부지회장(호성조경대표)은협회장표창을받았고,우수지회표창에서는광주·전남서부지회가최우수상,경기지회가우수상,충남서부지회가장려상을수상했다. 또한협회는대학생및고등학생8명에게총1150만원의장학금을전달했다. 이취임식에서는협회기전달식이진행되며,새로운집행부의출범을공식화하고조경수가격고시제도정비,조경수컨테이너재배활성화,국비지원사업확대등의정책추진계획등이논의됐다. 마지막으로협회운영기금으로유연송회장이500만원을기탁했으며,김규열·이강백고문도각각100만원을기부하며협회발전을위한기여를이어갔다.
서울 초록길, 2000㎞ 달성 코앞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서울전역을연결하는‘서울초록길프로젝트’가총연장2000㎞달성을눈앞에두고있다. 서울시는숲길부터하천변,가로정원에이르기까지단절된녹지를연결하고새로운녹지를지속적으로확장하는‘서울초록길프로젝트’를통해올해초록길총연장이2,000㎞를넘어설것이라고13일밝혔다. 2022년에시작된이프로젝트는서울의녹지소외지역을해결하기위해서울전역의숲,공원,정원,녹지를선형길로연결하여5분거리내에초록을만날수있도록설계됐다.이는도심생태회복에기여함은물론,도시미관개선과보행자편의를증진시키는등다방면에서의효과를목표로하고있다. 지난해동작구국사봉과상도공원을연결하는단절된녹지축연결사업을비롯해총12개유형의사업을통해71.21㎞의녹지가추가로연결됐다.이중에는북한산체험형숲속쉼터조성사업같은여가공간확대프로젝트도포함되어,강북구수유동북한산자락에3㎞,5만㎡규모의체험형쉼터가조성됐다. 하천생태복원및녹화사업을통해강동구고덕천의제방사면을건강한생태계로복원하고,영등포구여의대방로에는정원형띠녹지를조성해가로수의생육환경을개선했다.또한왕십리역대합실유휴공간에는지하숲길인‘서울아래숲길’이조성되어지하철이용객들에게쾌적한환경을제공하고있다. 올해에는총165개사업을통해추가로75.58㎞의녹지를조성할계획이며,이미조성된1777㎞의초록길과함께도시전체를정원과생태로연결하는꿈을계속해서추진할예정이다. 이수연서울시정원도시국장은“서울초록길프로젝트는단순한정원조성을넘어도시전체를정원과생태네트워크로연결함으로써,기후위기와생물다양성증진은물론,미세먼지저감과도시열섬현상등기후변화대응에도기여할것으로기대하고있다”며,“2000㎞달성후에도초록길개념을모든민·관사업에반영되게하여정원이일상이되고,일상이정원이되는정원도시서울이될수있도록꾸준히정원을조성해나가겠다”고말했다.
[락앤피플] 배정한 한국조경학회장, “한국 조경의 새로운 50년을 설계합니다”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공원은단순히나무와풀을심어놓은휴식공간이아닙니다.공원은도시의폐와같으며,사람들에게쉼터를제공하는동시에환경을정화하고생태계를회복시키는중요한공간입니다…공원이잘설계되면단순한녹지공간을넘어도시민의정신적,사회적건강을증진시키는매개체가됩니다.”_JTBC‘차이나는클라스-위대한질문’제1회(2023년11월18일) 배정한한국조경학회신임회장(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의이말은공원이단순한휴식처의역할을넘어서는깊은가치를지니고있음을잘보여준다.공원은조경의실질적인결과물이자자연과인간이교감하는플랫폼으로,단순히미적즐거움을제공하는것을넘어사회적,환경적역할을담당하고있다.이를통해공원은현대도시에서환경적균형을유지하고,공동체의연결을강화하며,시민들의삶에큰영향을미치는중요한존재로자리잡고있음을알수있다. 조경학이한국에서학문적분야로자리잡은지도어느덧50년이넘었다.배정한회장은조경학을단순히환경을꾸미는기술적영역으로보는것을넘어,환경문제를해결하고사회적가치를창출하는중요한학문으로정의했다.조경학은1970년대본격적으로학문적틀을갖추기시작했으며,도시화와환경문제해결이라는시대적요구에따라빠르게성장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조경학의학문적정체성과전문직으로서의위상은여전히도전과제에직면해있다.이에지난1월1일제27대한국조경학회회장으로취임한배정한교수는한국조경의다음50년을설계하기위해학문의내실을강화하고전문성을확립하는것을임기내주요목표로삼았다.그는도시,경관,환경,문화등다양한분야를아우르는조경학의새로운좌표를마련하고,학문적·교육적기반을강화하며체계적인아카이브프로젝트를추진하겠다는계획이다. 배회장은학회의핵심사업으로조경교육혁신,조경지식과이론의소통강화,한국조경아카이브프로젝트를제시했다.그는“지난50년간한국조경이외형적으로는성장했지만,이제는내실을다지고전문성을확립해야할시점”이라고강조했다. 배회장은조경학의학문적정체성을강화하고전문직으로서의위상을확립하기위해전국대학의조경교육현황을조사하고해외사례를분석하며교육체계를재정비할예정이다.그는“조경교육의방향성과학문적체계정립을최우선과제로삼겠다”며,최소한의공통교육기준확립이시급하다고밝혔다. 현재조경학과마다교육내용과교과구성이상이한현실을지적하며,“인증받은대학에서교육받고실무경력을쌓은사람이자격시험을통해조경사로등록될수있는체계를마련해야한다”고강조했다.기존의조경기사와기술사중심의자격체계가설계중심의조경실무를충분히반영하지못하고있다는점도문제로지적했다. 이에따라학회는조경교육인증제와조경사자격제도를학계와업계의협력을바탕으로추진할계획이다.이를위한기초작업은가칭‘조경교육혁신위원회’와‘설계교육네트워크’를통해진행된다.그는“조경교육인증제와자격제도는상호연계되어야하며,이를통해조경분야의학문성과실무역량이조화를이룰수있을것”이라고말했다. 배회장은학술연구활성화를위해매월온·오프라인학술세미나,북토크,이론워크숍등을개최하며,주요의제로는기후변화,회복탄력성,인류세와비인간,공간정의,공원혁신,국토경관,도시경관재생,공원도시,정원도시등이포함된다고밝혔다. 특히4월학술대회에서는‘다시정원을읽다’라는주제로대형세미나를기획해정원열풍과도시정원정책을비판적으로검토하고토론할예정이다.이를통해조경의현재위치를진단하고연구자와실무자의소통을강화하겠다는계획이다. 그는또한“신진연구자네트워크를확장하고,젊은연구자들이적극적으로참여할수있는다양한학술행사를마련하겠다”며,조경학의동시대적의제를생산하고탐구하는데학회가중요한역할을할것임을강조했다. 조경분야의역사와자료를체계적으로기록하고보존하기위한조경아카이브프로젝트도본격적으로추진된다.이는지난50년간한국조경이쌓아온연구,작품,인물에대한기록을체계적으로목록화하고활용기반을마련하는작업이다. 배회장은“1세대조경가와학자들의구술기록시리즈를포함해작품,연구,교육성과등을아카이빙해한국조경의역사를축적할것”이라고설명했다.또한이를위해외부펀딩과학회내부자원을활용하여체계적이고장기적인사업을추진하겠다는의지를밝혔다. 배회장은지난50년간한국조경이개발시대의경제성장에힘입어외형적으로확장했지만,이제는내실강화와전문성확립이필요한시점이라고강조했다.그는“교육,학술,실무가톱니바퀴처럼맞물리는체계적인시스템을만들어야한다”며,이를통해조경이사회적가치를창출하는분야로자리잡아야한다고말했다. 끝으로배회장은“소박하고다정한학술포럼부터대형심포지엄까지다양한학술활동을통해한국조경의다음50년을위한초석을다지겠다”며,“많은응원과격려,때로는생산적인비판을보내주길바란다.즐거운참여와열린소통을통해,함께한국조경과조경학의내일을디자인하자”고당부했다.
  • 환경과조경 202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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