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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일이 익어서 떨어지는 단계에 회장이 되었을 뿐이다. 기쁘고 영광스럽다.” 지난 2014년 한국조경학회장으로서 조경 분야 육성과 발전의 토대가 될 ‘조경진흥법’ 제정을 확정 지은 김한배 교수의 말이다. 그는 한국조경학회가 2007년부터 추진해온 조경진흥법 제정에 힘을 보태고자 조경의 정체성을 천명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한국조경헌장’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현재는 한국경관학회장으로 일하며 한국 고유의 국토 경관을 만들기 위한 경관 관리의 원칙을 담은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의 제정을 추진 중이다. 또한 한국농어촌공사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해양수산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조경 분야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조경’이라는 이름을 단 최초의 법률이 탄생하기까지 한국 조경은 40년 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조경 산업을 총괄하는 법과 제도를 갖추지 못해 인접 분야에 종속된 하위 분야로 다뤄져왔다. 이에 한국조경학회는 2007년 조경법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학문적·산업적으로 조경 분야를 보호할 수 있는 ‘조경진흥법’ 제정의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다. 김한배 교수는 2011년부터 한국조경학회 20대 수석부회장으로서 조경진흥법 제정을 위해 노력했다. “조세환 회장(19대)과 양홍모 회장(20대)의 열정적인 추진에도 정부 측의 부담과 여러 견제 세력으로 인해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이 모든 과정이 밑거름이 되어 조경진흥법 제정에 큰 힘이 되었다.” 2013년 한국조경학회장(21대)에 취임한 김 교수는 조경의 내부적인 결속을 다지고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한국조경헌장(이하 조경헌장)’을 제정했고 이는 조경계의 공식적인 헌장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조경학회 출범 41년 만인 2014년 조경진흥법이 제정되었고 시행된 지 일 년이 되어가고 있다. “조경진흥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조경진흥기본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조경진흥법 5조에 따라 조경진흥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하는데, 조경 학계에 연구 기관이 없어 인접 분야의 국책연구기관인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 용역을 발주해 첫 번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조경진흥법이 조경진흥센터를 설립할 근거 조항을 만들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조경진흥법을 통해 조경 산업의 향상을 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축기본법’처럼 조경 정책의 수립과 시행 등을 규정할 수 있는 정책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현재 조경 학계에는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국책연구기관이 없다. “조경진흥센터는 일종의 연구 센터가 되어 실무나 학술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정책법 제정을 위한 연구도 수행하게 된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정책 연구를 통해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을 제정해 건축 분야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듯이 조경진흥센터도 “조경 분야가 법을 기반으로 어떤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체계적으로 정부에 제시하게 되어 조경계가 성장할 수 있는 장기적인 체제를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경진흥법 제정에 만족하지 않고 차기 과제로서 정책법 제정에 대해 계속 논의해야 한다.” 업역의 확장을 위해 2007년 국토 경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경관법’이 제정됐고 2013년 경관 행정을 강화하고자 전면 개정이 이루어졌다. 개정된 경관법의 첫 단추로 수립된 것이 경관정책기본계획인데, 계획의 지시 과업 중 하나인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이하 경관헌장)’ 제정을 한국경관학회가 주로 맡아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경관헌장 제정을 추진하는 실무위원회의 소위원장으로, 위원회가 작성한 헌장 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 국토교통부가 발족한 경관헌장 제정위원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관이란 경계가 모호하지만 그만큼 폭넓은 분야이기도 하다. 게다가 관광이나 복지, 국가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문 분야이기에 조경 분야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새로운 업역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조경헌장이 조경인들의 결속을 위해 만들어졌다면, 경관헌장은 경관법에 기반해 정부가 선포하는 헌장으로 내년 5월 공포될 예정이다. 이는 “시민에게 경관의 가치와 중요성을 홍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경관을 누릴 권리는 시민의 삶과 밀접한 공공적인 가치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조망권이라는 말은 사용해도 경관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경관헌장은 경관 분야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이끌어내 경관 문화를 성숙시킬 것이다.” 또한 김 교수는 개정된 경관법이 도시 경관에서 국토 경관으로 관심을 확장한 데에 주목해 조경 분야가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을 모색했고, 농촌 경관에서 그 가능성을 찾았다. 농촌 경관은 국토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으며, 인구는 적지만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특히 농촌 경관 계획은 주민 참여 내지는 주민 주도형의 계획이 각광받는 현 시류에 적합한 성격의 사업이다.” 조경을 기반으로 한 경관 전문가들이 농촌 경관에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지난 2월 한국농어촌공사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한국경관학회는 시범 사업으로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전남 영광군 홍로읍의 경관 계획을 진행 중인데, 이 사업이 농촌 경관 계획의 방법론과 모형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실험적인 시도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야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시대의 요구를 반영해 앞서 나갈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선도적인 커리큘럼을 촉매제로 삼아 건설 경기 불황의 여파로 침체된 조경계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또한 이론이나 담론을 최전선에서 끌어 나가는 젊은 그룹도 필요하다. 학회나 사회 등 다양한 기관이 있지만 제도권 안의 기관들은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적인 대화를 나누고 이슈와 고민거리를 던지는 다양한 소그룹이 조경계를 항시 긴장하고 깨어 나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불황으로 줄어든 일거리에 많은 조경인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이 같은 노력이 동반되어야 조경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동상' 김지환(스튜디오 엘) 김지환 작가는 “서울이니까요”를 반복했다. 박람회를 참가한 이유도, 주제를 선정한 이유도, 이번 박람회 참가에 높은 가치를 두는 이유도, 모두 “서울이기 때문”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가 이번 박람회에서 조성하는 정원은 다소 거칠다. 그도 그럴 것이 숲이 바리깡질 되는 모습을 디자인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이다. 최근 평창 가리왕산에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스키점프대를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500년이나 된 원시림들이 무참히 베어져 나갔다. 이를 안타깝게 본 작가는 언젠가 이 문제를 정원에 담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운이 좋게도 서울정원박람회라는 실천의 장을 얻게 됐다. 이렇게 정원에 사회적 주제를 담는 것이야 말로 가든디자이너에겐 가장 강력한 사회참여가 될 것이다.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사회고발 작품이 선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황지해 작가가 ‘위안부’를 주제로 정원을 조성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 킨 바 있다. 하지만 김지환 작가는 벌목 현장의 암울한 풍경을 최대한 그대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보다 직접적이다. 울창한 산림과 벌목된 산림의 대조, 기계 장비가 지나간 자리와 잘려나간 나무의 그루터기들, 인간의 욕망을 대신하는 스키점프대 등이 작가의 비판적 안목에 포착돼 정원 안에 강렬하게 나타난다. 왜 굳이 사회고발이냐는 질문에 그는 “서울이니까요”라고 답했다. 실제 공모 제안서에서도 정원의 주제와 서울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그가 생각하는 서울은 서울시민의 서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서울이다. 서울은 사회 공론의 장으로서도 그만큼 상징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소 모순되게도 그는 이 작품을 너무 심각하게 보지 말란다. “나는 사회적 문제를 담았지만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어떤 사람은 그루터기를 보고 벌 목을 떠올릴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생각할 수 있다. 미끄럼대는 스키점프대를 형상화했지만 아이들에겐 놀이기구일 뿐이다.” 다만 정원 도처에 존재하는 거친 요소들을 통해 그것이 무엇이라도 좋으니 어떠한 ‘느낌’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엔진 톱으로 갈아 만든 의자와 굳이 뒤집어 놓은 인조화강석 블록의 거친 표면, 혼식으로 이뤄진 상록수 벽의 복잡한 녹색 이미지들이 관람객에게 어떤 느낌으로 전해질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정원은 조경설계를 더 잘하기 위한 실천적 행동 중 가장 큰 하나다.” 그가 보기에 그간 대학의 교육은, 특히 조경 교육은 다양한 분야로 접근하지 못하고 사회적 문제나 공공성에 대해서도 너무 등한시 해 왔다. 하지만 조경 외의 관심들이 모여 좀 더 좋은 조경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적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투사적인 마음으로 작품을 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비쳤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닌 ‘아낌없이 쓰는 사람’에 집중하는 그의 색깔 있는 시선이 훗날 조경설계 작품에는 어떤 색깔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동상' 홍광호(씨토포스) “정원이 소수만을 위한 공간으로 시작됐지만, 건물주변의 요소들을 발견해서 그 공간에 어울리게 만들어 놓으면 그 자체도 하나의 정원이 될 수 있다. 나에게 정원이란 일상의 풍경이다.” 홍광호 작가는 누군가의 울타리 안에서 개인이 점유하는 공간, 꽃으로 아름답게 물들인 장소뿐만 아니라 공유하는 우리 동네 ‘일상의 풍경’도 하나의 정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서울정원박람회에서도 ‘일상의 풍경’을 정원의 한 유형으로 제시했다. 정원박람회는 맥락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제만 가지고 설계를 하라는 미션이 주어진다. 그럼에도 박람회가 개최되는 ‘지역’에 따라 정원에서 공유할 수 있는 맥락을 어느 정도는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홍 작가의 생각이다. 특히 그는 1970~1980년대 우리 기억과 흔적을 가져오는 데 관심이 많다. 이번에 정원을 설계하는 데는 서울정원박람회 대상지인 평화의공원이 위치한 상암동이란 지역의 맥락을 찾는 데서부터 접근을 시작했다. 문헌과 자료를 통해 과거의 흔적을 되짚어 과거 구멍가게와 벽돌담 등이 자리한 상암리 마을의 풍경을 모티브로 정원을 디자인했다. 정원에는 목조 구조물 2채가 만들어지는데 하나는 과거의 구멍가게, 하나는 집 모양이다. 식재는 어렸을 때 동네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띠나 강아지풀과 유사한 식물을 심어서 기존의 구조물과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작가는 옛 풍경에 대한 일상의 흔적을 그려서 이용자에게 흔적을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여러 가지 요소를 이용하면서 피크닉 장소나 휴식의 공간이 되는 정원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풍경을 정원으로 만들고 싶었던 작가는 이용자가 정원을 활용하는 모습을 통해 비로소 정원의 풍경이 완성되는 모습을 구상했다. 이에 이용자가 정원의 각 요소들을 이용하면서 정원을 즐겨보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홍 작가는 정원이 존치되는 것을 서울정원박람회의 장점으로 꼽았다. 많은 정원박람회가 며칠 동안 심겨있는 식물의 일시적인 모습을 관찰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식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활착이 되고 형태가 모습을 갖춰가며 주변으로 퍼진다. 이때서야 좋은 경관이 만들어지는데 정원의 진면목을 보지도 못한 채 철거되는 모습을 작가는 안타까워 지적했다. 서울정원박람회는 정원을 존치하고 시민정원사가 관리를 한다. 이에 작가는 시간에 따라 보여지는 경관이 풍부해지고 변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으니 박람회 이후에도 정원을 찾아봐 줄 것을 부탁했다. “장소의 흔적을 읽어내고, 그 흔적을 바탕으로 내가 조성한 정원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걸 보면 즐겁다. 그 장소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사람에게는 추억을 되새기는 장소가 될 수 있다. 일상의 풍경 안에도 정원이 있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동상' - 조성희(조경설계사무소 온) - 이상기(조경설계사무소 온) 조성희 작가와 이상기 작가는 인생의 동반자이자 설계 파트너다.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생각이 부딪칠 때도 많았지만, 서로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가장 큰 조력자로서 함께 성장해 왔다. 때론 두 사람의 생각이 융화되면서 또 다른 설계안을 도출하기도 한다. 이번 서울정원박람회에 출품한 오름놀이 정원도 서로 다른 두 개의 안이 합쳐지면서 생겨난 정원이다. 서울정원박람회는 ‘일상’이라는 주제 아래 ‘숨 쉬는 정원’, ‘휴식의 정원’, ‘내 삶의 정원’으로 분야를 나눠 작품을 모집했다. 공고 후 처음 두 사람은 별개의 설계안을 출품하기로 했다. 조성희 작가는 ‘숨 쉬는 정원’ 분야의 ‘자연을 품는 정원’을 구상했고, 이상기 작가는 ‘휴식의 정원’ 분야의 ‘놀이 정원’을 목적으로 설계를 진행했다. 그런데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통합된 안으로 발전시키기로 의견을 모으게 됐다. 두 사람은 자연과 놀이가 만난 정원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숨 쉬는 정원’과 ‘휴식의 정원’이 만나 ‘내 삶의 정원’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제주는 이상향과 같은 곳이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 중의 하나가 아닌가. 나 또한 언젠가 제주로 가고 싶은, 그런 갈망이 있다.” 오름놀이정원은 이상향으로서의 제주라는 스토리, 활용하는 정원으로서의 가치를 한 곳에서 구현한 정원이다. 조 작가가 표현하려 한 제주의 오름 형태를 기본으로 이 작가가 제안한 놀이 정원 개념을 더해 활용성을 높였다. 특히 조성희 작가는 자연의 모습을 구현하는 데 관심이 높은데, 이번 정원의 디자인도 산의 길, 계곡 등 자연에서 본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상지는 공원 입구에서 가장 먼 심층부에 숨어 있다. 작가들은 공원을 거닐다 우연하게 만나는 시크릿 가든으로서의 성격을 의도했다. 일상에서 볼 수 없는 화산을 공원에서도 조금은 만나기 어려운 곳에 위치시켜 ‘이상향’의 속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 정원은 위치에 따라 보는 느낌이 각각 다르다. 정원으로 들어올 때, 오름을 만났을 때, 오름동산을 돌아가면서 보는 모습까지 봐야 정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작가들은 전체를 돌아가면서 보고 올라가서도 보고 다양한 시선으로 정원을 볼 것을 추천했다. 정원박람회는 행사 기간에 식물이 가장 아름답고 예쁘게 보이도록 조성된다. 하지만 서울정원박람회는 존치되다 보니 식물이 계속 살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조 작가는 “의도를 구현하기 위해 내한성이 약한 식물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식물이 살기 어려운 것을 알기에 고민”이라고 말했다. 작가로서 최상의 이미지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어려워 아쉽다는 지적이다. “나에게 정원이란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가장 접하기 쉬운 곳에서 기간, 계절, 기후, 날씨 등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밀접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정원이다. 정원은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정원을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현장에서 결과물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 재밌다. 끝나고 나면 힘들어서 다시 못하겠다 싶은데도 다 잊어버리고 재밌던 기억만 남아서 또 하게 되는 마약 같은 매력이 있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동상' 손우진, 김태욱, 김두희(애플비트) ‘흔한 소재로 만드는 흔하지 않은 풍경’ 손우진, 김태욱, 김두희 작가로 구성된 ‘애플비트’의 모토다. 애플비트는 조경, 영화미술, 제품 미술을 전공한 세 사람이 만든 프로젝트팀으로 지난해 첫 서울정원박람회에서 ‘꽃은 핀다’라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1회와 마찬가지로 이 팀의 출전 동기는 ‘이름’이다. “우리 3명은 학생이다. 만약 회사에 소속되어 있었다면 회사 이름으로 작품이 나갔을 것이다. 무엇보다 처음에 생각했던 디자인을 실물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다. 공원은 공무원에게, 개인정원은 일반인 클라이언트에 의해서 디자인이 변경돼 처음 생각이 실물로 구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작품이 존치된다는 점 역시 서울정원박람회의 특별한 장점이다. 우리의 생각과 이름이 오롯이 이 장소에 남게 된다.” 애플비트가 들고 온 디자인은 ‘홍살문’과 ‘화분’이다. 여기서 홍살문은 현실과 이상 세계의 경계를 표현하는 장치로 이 정원의 주요 경관 포인트 중 하나다. “문을 세우는 문화는 세계적으로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의 문은 겉과 안이 구분되지 않은 선으로 표현된 반 구조체 형태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궁전이나 능묘 앞에서 세우던 홍살문이나 일본 신사 입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도리이(鳥居)가 그 예다. 이 문은 벽이 아니지만 공간과 공간의 성격을 구분시키는 경계의 의미를 갖고 있다.” ‘경계이지만 벽이 아닌’ 홍살문의 형태와 기능을 모티브로 했다. ‘열린 경계’인 이 문을 통과하면서 일상을 잊고 휴식을 취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또 하나의 경관 포인트인 ‘화분’은 이 작품의 이름인‘풍경의 증식’을 나타내는 가장 핵심적인 장치다. “정원박람회 이전부터 애플비트는 화분이라는 소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화분을 만들면서 그것을 가지고 멋진 풍경을 만들고 싶었다. 일상적인 화분을 어떻게 배치하면 일상적이지 않은 그림이 나올 수 있을까가 우리의 관심사였다.” 그래서 이들은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화분의 배치를 고민했다. 디지털 기술의 장점인 복사와 붙여넣기를 통해 형체를 구체화시켰다. “회화와 미술작품에 디지털 기술이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복사와 붙여넣기다. 동일한 반복적 패턴에서 조금만 변화를 주어도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 디지털 기술의 좋은 점이다. 복제를 통해 만드는 행위가 바로 풍경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 작품의 제목인 ‘풍경의 증식’도 여기에서 착안했다.” 이들이 풍경과 증식을 통해 시민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홍살문과 화분으로 연결되는 직선축이다. “보통 정원이라고 하면 유기적인 형태가 많다. 조금 생각을 바꿔서 10×13m 규모의 작은 정원에 다양한 무엇인가를 담기보다는 하나의 조형, 설치 작품으로 하나의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애플비트는 처음과 끝에 섰을 때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좌우대칭, 점증적으로 변화하는 풍경을 사람들이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동상' 장혁준(factory L) “정원이 무엇일까? 이 질문에서 시작했다.” 장혁준 작가의 정원 ‘하늘과 바람과 별’의 출발은 정원 본질에 대한 물음이었다. “처음 정원은 음식을 구하는 생존을 위한 공간이었지만, 울타리를 치고 가꾸다 보니 쉴 수 있는 공간도 됐다. 그곳에 있는 그늘, 바람, 하늘, 꽃, 물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느끼게 했다.” 고대의 자연은 신을 위한 것이었다. 이후 사람들은 자연에서 열매를 얻기 위해 울타리를 치면서 그것을 가꾸게 됐다. 그러다 보니 쉴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변모해 왔다. 작가는 하늘과 바람과 별이란 작품명이 과거부터 사람들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여겼고, 윤동주 시의 제목이 그 정원의 이미지와도 닿아있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자연을 관조하고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작품에 담아낼 수 있는 장치를 고민하다 생각해낸 것이 마천석 물갈기로 마감한 평상이었다. 이것은 이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는 가장 핵심적인 장치다. “교목 식재를 통해 그늘을 만들고 그 위치를 기준으로 4개의 평상이 만들어진다. 4개의 평상 상부는 마천석 물갈기로 마감을 한다. 이 소재를 사용한 이유는 자연을 담기 위해서다.” 장혁준 작가는 평상에 하늘이 반영되는 이미지를 떠올렸다고 한다. 낮에는 하늘과 빛이, 밤에는 별을 이 평상에 투영시키는 이미지다. 평상 위에 꽃잎이라도 내려앉으면 마치 별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했었다고. 시설로서 평상을 택한 것은 행위의 자유로움 때문이다. 한 방향에서 같은 곳을 보고, 자유로운 행위가 제약된 벤치보다는 여러 사람이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편안하게 누울 수도 있는 평상이라는 시설이 주제를 표현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평상 주변에는 그라스류를 식재해 바람을 표현할 계획이다. 바람이 불면 그라스가 하늘거리면서 그 형태를 시각화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여기에 사각거리는 소리로 청각적 감각까지 표현하고자 했다.” 장 작가는 젊은 사람이 자기가 스스로 고민한 설계를 직접 구현시킬 수 있는 이번 기회가 소중하다고 말한다. 조경을 전공하면서 공모전에는 많이 참여해 왔지만 그 작품이 단순히 그래픽에서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갈증을 느껴왔다는 것이다. 조경 실무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고민한 디자인이 그대로 실물화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느껴오던 차였다. “정원을 만드는 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일이니까. 디자인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작업을 하며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하지만 그걸 감내하고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이 정원 일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무엇보다 작가 자신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하나의 공간이 만들어진다는 점이 그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정원일 자체는 고되지만, 내가 가진 생각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으므로 거기에서 보람을 찾는다. 정원과 나는 애증의 관계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동상, 특별상' 김기범(윤토) “어린 시절에 시골 처마 밑에서 듣던 그 빗방울 소리를 정원으로 소환했다.” 김기범 작가의 ‘비 내리는 정원, 홈’에서 홈은 바닥에 파이는 ‘홈’과 집을 가리키는 ‘홈’을 가리키는 작품의 핵심 키워드다. 전자의 홈은 그가 어렸을 때 살던 시골집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순식간에 흐려진 하늘을 뚫고 소나기가 내릴 때 동네 곳곳을 뛰어다니던 아이들은 처마 밑에 숨는다. 빗방울은 처마를 타고 흐르다 바닥에 떨어진다.” 김 작가는 그때 파이는 홈의 이미지를 정원의 첫 번째 모티브로 가져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또 다른 ‘홈’은 집(home)을 지칭한다. 이렇게 하나의 단어에 2개의 의미가 중의적으로 담겨있지만, 사실 향수와 휴식이라는 교집합이 정원의 맥락을 관통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생활에서 어린 시절 살던 시골집을 자주 떠올리곤 한다. 비 내리는 날 처마 밑에서 들었던 빗소리까지도 생각난다. 이제는 길가의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기울일 때 빼고는 쉽게 듣기 어려운, 듣더라도 의식하지 못하는 그 소리를 소환하고 싶었다.” 전체적인 식재는 시골집의 분위기를 옮겨왔다. 꽃사과나무, 단풍나무, 석류나무 외에도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생화와 채소 텃밭을 정원에 가져왔다. 빗소리를 들으며 추억에 잠겨 쉴 수 있는, 이 정원의 핵심 시설인 ‘비 내리는 집’은 홈이 파인 모양을 아이콘으로 형상화했다. 지붕은 양철판으로 덮어 빗방울 이 떨어질 때 청각적 효과를 연출하려고 했다. 지하의 1톤 수조의 물은 펌프로 끌어올려 지붕 위에 빗방울로 떨어지게 하고, 여기에 사용되는 전력은 태양광 시설로 충당하고자 했다. “비 내리는 정원에 오는 시민들도 이곳에 와서 아무 걱정 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으면 좋겠다.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이 정원의 빗소리를 들으며 어깨에 있는 짐을 내려놨으면 좋겠다.” 이 정원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정원’이다. 주요 구조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재와 시설물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과거 시골 마당에 강가의 돌을 가져와 화단을 만들었던 것처럼, 나무를 엮어서 대문을 만든 것처럼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정원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시민들도 ‘정원만들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라는 의욕이 생겼으면 한다.” 꽃조형물 제작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는 김기환 작가는 “업무 외에 정원까지 조성을 하다 보니 하루라는 시간이 빠듯하다”고 말하지만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주변에서 정원 작가라고 불러주지만 아직 스스로는 작가란 소리를 들을 정도의 깜냥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원의 시작부터 끝까지 만족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아직 식물에 대한 공부도 더 해야 하고 갈 길이 많이 남아있다. 그래서 나에게 정원은 도전이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동상' 김대희(지앤디자인) “나의 정원은 생활이다.” 최근 우리나라 정원디자인의 관심은 일상과 전통으로 모이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 경기도 성남시,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개최되는 정원박람회 주제도 그것에 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핵심은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이다. 그런데 김대희 작가의 ‘사이정원’의 첫 느낌은 일상성과 사뭇 차이가 있어 보였다. 내 집 정원에 박공지붕 형태의 파빌리온 디자인은 조금 부담스러운 규모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원이란 무엇일까? 대상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정원이 아닐까? 정자에서 조망되는 풍경도 정원이다. 그래서 사이정원은 시민이 휴식을 취하면 다양한 경관을 볼 수 있는 대상에 집중했다.” 김대희 작가의 사이정원은 일상의 범위를 집 밖까지끌어냈고 동시에 다양한 경관적 체험을 할 수 있는 데 방점을 찍었다. 여기에 일상이 굳이 집 속에만 존 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사이정원은 코인 커튼을 경계로 한쪽은 그라스로 자연스러운 경관을, 또 다른 쪽은 잔디가 깔린 정돈된 풍경으로 공간적 대비를 준다. 코인 커튼의 한쪽 면은 자연에서 추출한 색상을 칠하고, 다른 한쪽은 거울처럼 반사되는 재질을 사용했다. 코인 커튼에 비치는 내 모습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김대희 작가는 “약 130㎡의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경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면을 분절시키는 방법을 생각했다”며 “공간을 쪼개서 자연과 인공이 혼재된 경관을 작품 속에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김대희 작가는 건축과 조경을 전공하고, 현재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싱가포르와 한국의 대형 건설사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지난해 자신의 사무실을 오픈했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작은 것을 놓치고 큰일을 할 수 없어서’였다. 그래서 사이정원은 정원분야에 발을 담그는 일종의 테스트베드다. 박공지붕 파빌리온은 앞으로 그의 디자인 모티브로 정체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사이정원 버전2, 버전3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사이정원을 공개하는 자리가 다른 정원박람회가 아닌 서울정원박람회여야 했던 이유도 명료했다. “정원이 존치된다는 점이 크다. 그것도 평화의공원이라는 서울의 주요공원이다. 시민정원사와 서부공원녹지사업의 지속적인 유지관리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줄 내 작품이 서울에 있다는 점은 작가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다” 김대희 작가는 “젊은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달고 시공까지 완성할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다”며 “서울정원박람회는 개인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완성된 사이정원의 이미지를 그리며 “바람에 흔들리는 코인 커튼에 햇빛이 반사돼 반짝이는 이 정원에서 많은 시민이 사진을 찍으며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창한 의미 안에 파묻히기보다는 하나의 이벤트성 공간으로 친숙하게 다가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싶다는 말이다. “보면서 즐길 수 있으면 그게 바로 정원 아닐까?”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은상' 김지영 프리랜서 디자이너 일과 여가의 일원화? 꿈같은 이야기다. 자연을 만나는 체험이나 장소가 우리에겐 일탈이다. 일과 여가가 구분되지 않고 녹색이 내 일상에 들어온다면 어떨까? 김지영 작가는 이러한 생각을 정원으로 구현해 내려했다. 일탈에서 겪는 좋은 경험을 일상으로 녹여내 일원화 된 공간을 잠시나마 가질 수 있는 정원을 만드는 것이 작가의 의도다. “내 일상을 돌아보면, 사무실에서 3/4 정도의 많은 시간을 보낸다. 사무실에 오래 갇혀 있으니 그 공간 자체가 좋았으면 싶다. 여가를 위해 산이나 들에 가는데 오피스가 그곳에 있다면 어떨까?” 포레스트 오피스는 내가 원하지만 일상에서 만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일상에 녹여내고, 일상의 것들을 정원 속에 넣어 일상과 일탈이 일원화된 공간을 표현했다. 작가는 회사에 다닐 때 힘들었던 출근길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 기억을 더듬어 출근길에서 사무실에 들어오기까지 과정을 공간으로 연출했다. 아파트나 도시블록을 상징하는 어반 월은 딱딱한 도시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으로, 실제 일상의 풍경을 옮겨놓은 것이다. 그 사이사이로 숲을 만들어 도시의 접점을 건너면 숲이 되는 형상을 구현하고 긴 동선을 내 체험길로 만들었다. 출근길에 볼 수 있는 일상의 풍경을 스토리텔링으로 정원 속에 끌어들여 사람들이 동선을 따라 체험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체험길의 시설물은 높낮이와 간격을 각각 다르게 배치하고 동선은 꼬불꼬불하게 만들었다. 이는 직선거리로만 가는 바쁜 출근길을, 천천히 이동하면서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가 있는 출근길로 전환한 것이다. 일상에서 주변을 좀 보라는 메시지도 담겨있다. 배치도 자연과 어우러진 일상의 오피스 정원을 정면에서 봤을 때는 전체적인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가려진 벽 사이로 살짝살짝 정원의 요소들이 보이면서 찾아가는 재미를 부여했다. 숨은 그림 찾기 같은 묘미가 있다. 정면에는 벽과 함께 드라이한 요소가 보이는데 시선을 틀면 사이사이로 녹색이 보이고, 살짝 들어오면 단풍나무, 또 옆에는 다른 볼거 리가 있다. 공원의 주동선을 따라 훑어보고 지나가면 정원의 모습을 온전히 감상할 수 없다.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일부는 틔우고 일부는 가두면서 시각을 조절한 것이 정원의 포인트다. “정원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설계와 시공뿐만 아니라 관리와 운영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관여해야 하고, 현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작업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 들다. 정원 일은 현장에서의 일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애완견 키우는 것 못지않게 식물을 가꾸는 것도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다.” 김지영 작가가 말하는 정원은 공간이자 프로세스다. 그리는 것, 만드는 것, 관리, 이용하기까지의 통합적인 것을 담을 수 있는 과정이자 공간이 정원이기 때문이다. 이를 다루는 정원 일은 매우 힘든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작가가 정원 일에 매진할 수 있는 건, 일상과 일탈의 것들을 접목하는 매개가 되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게 정원은 ‘삶의 이야기’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투 비 컨티뉴드.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은상' 강효정 튈르리 플라워 앤 가든 디자인 스튜디오 김범진 동해종합기술공사 ‘노다메 칸타빌레’는 한때 인기를 끈 일본 드라마다. 여주인공인 노다메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했는데 경쟁에 염증을 느껴 그만두었다가, 피아노가 내 삶에 어떤 무게였는지를 깨닫고 다시 피아노를 치게 된다. 정원 세계로 빠져든 강효정 작가의 스토리가 이와 닮아 있다. “일을 그만두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초록만 보면 사진을 찍고 관찰하는 습관이 있단 걸 알게 됐다. 일이 힘들어 조경이 싫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단 걸 깨달았다.”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조경설계를 하던 강효정 작가는 건설부문에 치중한 업무에 염증을 느껴 회사를 그만두고 돌연 뉴욕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엔지니어링 회사를 다니는 직원과 만날 기회를 가졌고, 시설물 하나도 직접 디자인하고 식물 소재도 자세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고 조경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귀국한 이후에는 취미로 꽃을 다루기 시작했는데, 조경할 때 나무 하나를 보던 시각이 나뭇가지 하나하나까지 보는 것으로 바뀌게 됐다. 식물에 대한 깊어진 관심과 기존에 실력을 쌓아온 조경설계, 그 중간지점에서 정원을 찾은 것이다. 강 작가는 본인의 일상에서 정원의 모티브를 찾았다. 작가 자신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에서 착안해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일상의 장소를 떠올렸다. 그렇게 도출된 곳은 바로 카페다. 사람들이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일상이 카페와 접목돼 키즈카페, 플라워카페, 북카페, 애견카페 등 다양한 문화적 붐을 일으키게 됐다며, 카페처럼 정원문화도 일상과 접목되면 다양한 유형이 파생될 것이라고 작가는 생각했다. “카페를 가면 편하지만 돈이 들고, 아이들은 금방 지루해 한다. 자연에서 뛰어 놀 수 있다면 그게 훨씬 좋다. 애를 키우면서 보니 장난감이 많지 않으면 뭐든 찾아서 장난감화 시켜서 잘 논다. 그런 소재들이 자연에서 오는 거라면 훨씬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생각은 대상지로 옮겨갔다. 서울정원박람회 대상지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다. 작가는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을 타깃으로 정하고, 가족 단위의 행태를 정원에 녹여내고자 했다. 작가는 엄마로서 아이가 노는 행태를 자연스럽게 알게 됐는데, 그러한 행태를 정원 곳곳에 풀어냈다. 정원에 놀이요소를 많이 넣고자 했지만 아이들만의 정원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던 작가는 디자인과 색상은 모던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일상이란 대주제에서 아이와 함께 하는 공간으로서 행위를 한정하지 않도록 가변형 플랜터와 다용도 시설도 설치했다. 아이가 있는 곳이 놀이공간이 되고, 어른이 있는 곳이 휴식과 감시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 정원은 아이와 함께 들어와서 즐겨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알수록 어려운 분야, 그럼에도 꼭 풀어야 할 숙제. 강효정 작가에게 정원이란 평생을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다. 그는 이제 어려운 숙제를 하나 마쳤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곳곳에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놀이요소를 배치했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은상' 황신예(가든룸-가든디자인 스튜디오) 박종완(플레이스랩 기술사사무소) 식재를 잘 하는 황신예 작가와 시설물을 잘 하는 박종완 작가가 서울정원박람회에서 뭉쳤다. 두 사람은 협업에 도전한 이유를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이미 기존 정원박람회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들이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5월에 열린 ‘2016 코리아가든쇼’에서 였다. 당시 박종완 작가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참가한 첫 정원 공모전이었는데, 직접 시공을 해보니 식재 부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것을 보완해 줄 황신예 작가에게 SOS를 쳤다고. 사실 이 두 작가는 이번 서울정원박람회 외에도 같은 시기에 열리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와 순천만 한평정원 페스티벌에도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거의 상주하다시피하며 서울정원박람회에 공을 많이 들이게 됐다. 다행히도 공을 들인 만큼 시너지가 충만한 작품이 탄생했다. 이들은 난지도의 4가지 시대적 변천을 정원에 담았다. 아주 옛날에는 난초와 지초가 지천으로 자라는 향기로운 ‘꽃섬’이었는데, 1970년대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돼 악취가 심한 혐오의 장소가 됐다가, 2002년 ‘공원’으로 변모하면서 초록의 옷을 입었고, 그리고 지금은 서울정원박람회를 통해 ‘정원’이 조성되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섬에서 다시 정원으로 가기까지의 굴곡진 과정을 통해 난지도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또한 이 땅의 역사를 기억하자는 것이 작품의 주요 내용이다. 그래서 제목도 ‘꽃섬 아카이브’라고 달았다. 관람자 입장에서는 화단으로 조성한 4개의 시대별 테마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특히 황신예 작가는 다시 아름다움을 찾은 난지도의 모습을 붉은색의 강렬한 식재로 표현한 ‘팟가든’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박종완 작가는 아련한 과거의 풍경을 떠올리기 위해 한강을 떠다니던 황포 돛배를 도입하면서 식재와의 조화에 가장 큰 방점을 찍었는데, 이걸 보면서 사람들이 ‘예전 꽃섬 난지도가 이런 모습이었구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황신예 작가는 자신에게 있어서 정원을 ‘숨구멍’이라고 표현했다. “조경을 전공하고 사회에 나와 설계회사도 다니고 연구원도 다니는 등 짧게 짧게 여러 개의 경력들을 거치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 하지만 영국 유학 후 돌아와 좋은 기회들을 많이 만났고, 정원을 하면서 여태까지 했던 여러 경험들이 수렴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젠 더 집중해서 더 잘하고 싶어졌다. 재밌다.” 박종완 작가는 정원을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여태까지 설계 경력만 쌓아오다가 시공을 처음 접해 보면서, 그동안 많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알게 됐다. 좀 더 풍부해져 가는 느낌이다. 정원을 안했으면 이걸 모르고 계속 그림만 그렸을 듯하다. 참 재밌다.” 두 작가는 이번 작품이 “1호 협업 작품”이라는 데에 가장 큰 의미를 뒀다. 그리고 공공공간에 존치되는 첫 정원이라는 점도 설레게 한다는 반응이다. 이번 작품이 그들의 ‘삶의 아카이브’에도 중요한 한 장면이 되었음은 의심할 바가 없을 듯하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금상' 최재혁(KnL환경디자인 스튜디오), 지달님(한국농어촌공사) 최재혁 작가와 지달님 작가는 샘날 만큼 풋풋함이 많이 묻어나오는 ‘부부’다. 하지만 단지 부부여서 한 팀을 이룬 것은 아니다. 최재혁 작가는 정원전문회사를 다니면서 그간 다양한 설계·시공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지달님 작가는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다가 지금은 농어촌공사에 재직하고 있는데, 여전히 디자인과 설계에 관심이 많고, 지난해에는 무궁화정원을 맡아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작가는 설계적 관점이 약간 다르다. 최재혁 작가가 내추럴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지달님 작가는 정제되고 인공적인 것을 좋아해서 상호 보완이 된다. 평소 아이디어도 얻고 도움이 많이 돼 이번에 팀까지 이루게 됐다. 이번 정원은 최재혁 작가의 취향에 좀 더 맞춤이 된 듯싶다. 공모에서 지원한 ‘숨 쉬는 정원’ 분야가 생태적인 정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최재혁 작가는 “주제가 숲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공감각적으로 보여줄까 고민하면서, 내추럴하면서도 그 안에 새로움이 있는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근래에 광릉 국립수목원 안에 여러 개의 작은 정원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숲’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수목원이라는 울창한 자연 속에서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설레는 일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자연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하고 강조할 것은 강조하기도 하면서 숲 속 정원의 인상들이 많이 각인됐다. 또한 제주도 곶자왈에 대한 기억도 좋았다. “사람이 만들지 않았지만 그 누가 만든 것보다 아름다운 정원이더라”며 신성하고 독특한 느낌의 숲이 매우 인상적이었단다. 이렇게 여러 숲에 대한 좋은 이미지들이 오버랩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숲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까’라는 고민 속에 설계를 진행했다. 물론 이번 서울정원박람회는 숲이 아니라 공원에 정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공원의 큰 나무 아래는 다른 식물들이 자라기 어려운 건조한 환경이어서 공터인 경우가 많은데, 이곳을 잘 활용하면 숲처럼 위요된 공간 아래 특색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마음에 드는 공간을 대상지에서 찾았다. 이들은 숲에 대한 공감각적 구성을 위해 ‘소리’와 ‘빛’에 집중했다. “숲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멀리 절간에서 풍경소리가 들려오는데, 그런 것들이 숲의 아름다움을 더 부각시키는 경험이 된다.” 그래서 대상지에는 바람에 반응하여 반짝거리면서 다채로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 시설물을 고안해 도입했다. 이것은 단순히 구조물로서가 아니라 숲에 들어가 있는 하나의 조각으로서 존재하며, 그냥 바라보는 대상이 아닌 손으로 만졌을 때 공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시설물이다. 다만 이 시설물이 주변을 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굉장히 응축된 공간으로 조성했다. 최재혁 작가는 ‘해석은 관람자의 몫’이라며, 사람들이 이 정원을 보고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지 빨리 듣고 싶다고 했다(인터뷰가 진행된 것은박람회가 열리기 전이었다). “존치 정원으로서 공원의 전체적인 맥락을 헤치지 않았으면 좋겠고, 훗날 10년이 지나도 너무 남루해지거나 이질적으로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공원은 계속 성장하는 공간이므로 그 안에 만들어진 이 정원도 공원과 함께 성숙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대상' 윤준한국고유식물연구소 몇 달 전 ‘또 오해영’이 신드롬을 몰고 왔다. 아직도 음악차트 순위에 이 드라마 OST들이 있을 정도다. 이 신드롬은 정원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조성되는 ‘남자의 정원’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또 오해영’이 있었다. 윤준 작가는 이 드라마의 광팬이었다는 고백을 시작으로 정원 이야기를 풀어냈다.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 중 하나가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는 모습이다. 윤 작가는 이 장면을 정원으로 만들고자 했다. 사실 처음에는 드라마 자체를 주제로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이 장면을 통해 작가는 남자와 여자의 다른 점을 보여주는 것을 정원의 모티브로 삼았다. 처음에는 여자와 남자의 공간으로 구분된 정원을 설계했는데, 문득 여성의 손길과 감성에 초점을 맞춘 정원의 비중이 많다는 점이 떠올랐다. 이에 기존의 정원과 대비되는 ‘남자의 정원’을 만드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스포츠’, ‘군대에 대한 기억’, ‘지적 열망’, ‘고독’이란 남자들의 네 가지 욕망과 생각을 중의적으로 정원에 표현해 냈다. “남자의 일생을 보면 열심히 산 노력에 비해 말년이 초라하고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 이러한 생각을 정원에 녹여낸 것이다. 남성의 일생을 정원에 기록하고 싶었다.” 윤 작가는 계획 및 설계 과정을 “대상지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평면적 디자인보다 연출기법이나 정원요소 등을 전달하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내 남자의 정원’은 우아하고 세련된 연출을 배제하고 콘셉트를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제에 맞는 소품을 도입하고 날이 선 직선의 디자인으로 정원을 표현했다. 이 정원은 입구에서 스포츠 정원을 보고, 군대의 추억, 지적열망 존, 마지막 고독의 정원을 보고 중심부로 들어가면 자아를 만나는 별도의 공간이 있다. 온전히 즐기려면 관람동선을 따라서 한 바퀴를 돌아봐야 한다. 정원 곳곳에 숨은 재미요소를 찾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윤 작가는 정원을 존치하는 것을 서울정원박람회의 가장 큰 메리트로 꼽았다. 전시기간이 지나면 정원을 철거하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작가들이 던지고 싶은 화두를 읽기 위해서는 정원을 존치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하지만 공원 부지 내에 정원을 조성하다 보니 안을 현장에서 새로 디자인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기존 공원에 설치를 할 때는 사전에 어떤 장소인지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새로 조성되는 공원에 작가정원을 공모하는 것과, 유휴지를 대상으로 작가들의 정원을 조성해 박람회를 개최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정원은 낯선 공간에서 만나는 또 다른 나다. 내 이야기를 푸는 곳이 정원이다. 정원을 통해서 나 스스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내 안에 숨겨진 많은 나를 만날 수 있다. 낯선 일에서 나 스스로를 발견하고 변화시키며 성장해 가는 것이 정원인 것 같다.”
  • 임승빈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공원녹지에 대한 패러다임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었고, 시민과 함께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서울정원박람회는 정원에 대한 보편적인 다수의 인식을 개선하고 녹색복지와 연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하 나눔연구원)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그린유토피아’를 만드는 것이다. 과밀화되고 삭막해지는 도시를 인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녹화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 임승빈 원장의 설명이다. 나눔연구원은 설립 초기부터 녹색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녹색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시민조경아카데미를 통해 매년 400명의 시민들이 수료했고, 오는 가을 교육을 마치면 총 16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게 된다. 시민조경아카데미 수료생들은 이후 심화과정인 시민정원사, 인턴 과정 등을 수강하며 시민조경리더로 성장해 왔다. 많은 수료생들은 이번에 열리는 서울정원박람회에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조경 관리와 해설, 행사 운영 등을 맡는다. 일반시민은 조경아카데미를 중심으로 교육을 하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조경학교는 자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프로그램으로 매회 신청자가 늘고 있다. 대학생 대상으로는 녹색나눔봉사단과 공모전을 운영하고 있다. 녹색나눔봉사단은 학생들이 조경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공모전은 후속 세대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정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나눔연구원은 이러한 시민들을 도시를 녹화하는 활동가로 양성하며 조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녹색문화를 전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임승빈 원장은 서울정원박람회를 그린유토피아로 가는 외연을 확장하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시민조경아카데미는 녹색이나 조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서울정원박람회는 조경을 잘 몰랐던 불특정다수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원문화를 접할 기회를 만들어 그 중요성을 알리고 생활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서울정원박람회는 ‘정원을 만나면 일상이 자연입니다’란 주제로 지난해보다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시민들이 오감을 만족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정원의 형태로 눈을 만족시키고, 꽃의 향기가 코를 만족시킨다. 물소리와 정원에 찾아오는 새와 곤충의 소리, 식물이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함께 음악회가 귀를 즐겁게 하고, 국내 9대 명장으로 꼽히는 셰프가 정원 식물로 만드는 요리를 선보인다. 임 원장은 정원에서 오감을 만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개선된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지속가능한 서울정원박람회가 되기 위해서는 그린인프라를 확충하는 도시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빼놓지 않았다. “활성화되지 않은 지역의 공원이나 시유지 등을 활용해 지역 활성화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한다면 서울정원박람회가 정원문화와 산업이 발전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 심준용A&A문화연구소 소장 원주의 폐사지(이하 원주 사지)가 연속유산으로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 과연 어떤 가치가 근거로 제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올해 연속유산인 ‘한국의 서원’의 세계유산 신청이 철회되고, ‘한국의 전통산사’가 조건부로 등재 신청 대상에 선정됐다. 원주 사지는 흥법사지, 법천사지, 거돈사지 세 곳을 말하는데 남한강을 중심으로 한 고려 초기의 정치 체계 등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고, 사찰과 속세의 관계를 규명하는 흔적이다. 원주 사지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연구용역의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는 심준용 A&A문화연구소 소장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해당 문화재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사람까지 설득할 수 있는 객관적 시각이 필요하다”며 연구 초기부터 적소에 필요한 전문가가 배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소장은 원주 사지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적확한 연구와 전문가를 연결하는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자국의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선조들의 유산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도 중요한 이유지만, 세계유산 등재는 자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문화유산이 위치한 지방자치단체, 유산과 연관된 단체 및 이해당사자들의 관심은 더욱 크다. 국가별로 신청 가능한 유산의 개수는 연간 2점으로 제한돼 국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만한 보편타당한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 소장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각 유산과 관련된 전문가가 세계유산의 연구 및 등재 전 과정을 추진하고, 신청서를 작성하는 후반에서야 세계유산 전문가와 인접분야 전문가가 접근하다 보니 등재가 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원주 사지의 세계유산과 관련해서는 10년 동안 세계유산위원회 한국 대표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조유진 문화재청 자문위원을 초빙해 함께 연구에 참여하고, 연구 초기부터 사지 주변의 경관적 가치와 입지 분석 등을 위해 조경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인접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심 소장은 고양시에서 학예연구사로 근무하던 시절 조사, 연구, 정비 그리고 활용을 위한 기획이 각각 별도로 세워지는 비효율적인 복원과정으로 인해 오히려 문화재가 훼손되는 사례를 많이 경험했다. 이번 원주 사지에서 조사, 연구, 기획, 정비, 활용의 원사이클로 이어지는 과정을 책임질 기회를 얻게 됐는데,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선순환 복원과정의 모델도 이곳에서 만들 계획이다. 그가 A&A문화연구소를 설립한 배경이기도 하다. 심 소장은 원주 사지 연구의 주요 원칙으로 ▲격리된 공간이 아닌 유산의 보존과 활용이 적절히 공존하는 공간으로 조성 ▲지역 외로 유출된 주요 문화재 환수계획 수립과 보존 대책 마련 ▲현재 사지로 유지하는 무無복원 원칙 등을 내세웠다.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객관적 연구가 진행되면 좋겠다. 원주의 세계유산적 가치가 복원되려면 외부에 나가 있는 유산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관계부처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
  • 이정철 푸른수목원 원장 “정원 바람은 불고 있지만 현장에서 식물을 다루는 전문가는 적다. 해외에서 공부한 가든디자이너는 많지만 가드너는 찾기 힘들다. 이런 불균형이 왜 생기는 것일까?” 이정철 푸른수목원 원장은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의 코디네이터다. 지금 그의 역할은 단순히 작가정원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서울시와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를 연결하고, 주최 측과 가든디자이너를 조율하는 역할까지 한다. 그의 존재는 시공현장에서 더욱 돋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작가정원 코디네이터를 서울시로부터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손부터 내저었다. 푸른수목원 원장이라는 본업에 충실하고 싶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처음 개최하는 중요한 정원박람회였고, 개최일은 가까워 왔다. 특히 정원 현장이 급했다. 누군가가 나서야 했던 상황이었다. 책임감이 강한 그로서도 더는 모른척 지나칠 수 없었다. 사실 현장에서 작가정원을 지휘하는 데 그만한 적임자가 없었다. 민간의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 공직에 있는 인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정철 원장은 대학에서 관상원예를 공부했다. 학과 내에 조경과 화훼 전공 교수진이 모두 있었다. 친구들은 조경회사, 종묘회사 등 여러 분야로 진출했다. 나무보다는 초본류를 좋아했던 이 원장은 첫 직장으로 ‘한택식물원’을 선택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초본류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그곳에 들어가 바닥부터 시작했다. 매일 현장에서 흙을 만지고 식물을 가까이 두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 덕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오랫동안 정원을 만들어오면서 지금의 정원 열풍에 낯설다고 했다. 조경과 원예를 전공한 가든디자이너가 새로운 정원문화를 만드는 두 개의 축이라고 했다. 다만 정원 열풍이 너무 설계 한쪽으로 치우치고 있어 걱정이다. “너무 보여주기 식의 정원에 호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정원붐은 좋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다.” 정원꿈나무에게도 전할 말이 있다고 했다. “정원에서 돈을 쫓으며 섣불리 뛰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대신 살아있는 식물을 소중히 다루는 진정성있는 전문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제 9월이다. 현장은 8월부터 작업이 한창이다. “2회째다 보니 작가들도 작년보다 자신감이 있고, 유지관리까지 고려한 디자인들도 눈에 띄었다. 코디네이터로서 작가정원 조성을 마칠 때까지 최대한 작가들을 도울 것이다.” 대부분의 작가들보다는 시공경험이 많기 때문에 자재를 운반하는 것, 정원을 조성하는 순서 같은 노하우를 현장에서 공유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한 가지 식물에 대한 부분은 작가들에게 잔소리를 할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뻔히 죽을 식물이 보이는데 모른 척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디자인과 다른 것은 몰라도 식물만큼은 깐깐하게 작가들과 조율해 갈 생각”이라며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정원을 만들겠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것이 바로 좋은 정원을 만드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 정미란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 교수 “건축가들이 벽돌을 쌓아서 건물을 짓죠. 하지만 토목하는 사람이 벽돌을 잘 쌓는다고 해서 건축이 토목과 라이센스를 공유하지는 않잖아요.”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정미란 교수는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는 산림기술자들의 조경 진출이나, 조경과 산림의 학문 통합 논란을 보며, 전문분야로서 조경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진 데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나무를 잘 심는다고 같이 조경을 하자는 것은 맞지 않다는 뜻이다. 그가 보기에 미국은 조경이 라이센스license(면허)지만 한국은 자격증(certificate)이어서, 한국 조경은 상대적으로 전문성을 인정을 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물론 미국 조경가들에게는 그만큼 큰 책임이 수반된다. 그래서 “이게 좋겠다, 저게 좋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코멘트는 들어본 적이 없단다. 조경은 전문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 조경의 질은 떨어질 거예요. 조경전문가로서 훈련되지 못한 사람들이 조경을 담당했을 때 받게 될 폐해가 크다는 걸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조경은 전문분야고 명백하게 조경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해야 합니다.” 정 교수는 한국에서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다가 2000년에 훌쩍 미국으로 건너갔다. ‘기회가 왔을 때 준비돼 있는 조경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는데, 주변의 권유로 일리노이대학교 어버너-섐페인에서 조경을 더 공부하게 됐다. 현재는 좋은 기회로 지금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연환경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미국 조경분야는 최근 융합적인 프로젝트가 부쩍 많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문성을 더욱 확보해 가는 분위기다. 정미란 교수가 요즘 집중하는 ‘수질 개선’ 프로젝트도 그렇다. 구체적으로 그가 하는 일은 ‘물의 정화를 목적으로 습지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기존에는 물을 정화하기 위해 A, B, C를 만들어 주고 각각 몇 퍼센트의 정화 효과를 담당한다는 식을 도출하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단계를 넘어서 물이 왜 오염됐고, 어떤 물질의 오염에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어떤 종류의 습지를 조성해야 정화를 더 잘 할 수 있으며, 또한 그러한 시스템을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부분 부분을 단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순환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활발하게 이뤄지는가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즉 ‘맥락’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도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해서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한 프로토타입(proto type)을 만드는 작업을 지도한다. 타이폴로지(typology)가 기존에 개발해 놓은 것을 구분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면, 프로토타입이란 새로 적용하기 위해 샘플을 만드는 것이다. 장소에 맞는 프로그램과 디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이런 융합 프로젝트를 조경과 환경이 함께 하고 있다. 그냥 디자인만 하는 사람보다 이런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추세다. 조경가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미국 조경분야의 이러한 흐름은융합과 전문성의 문제에 대해 국내 조경분야에 진지한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 야노 티(矢野 TEA) 가든디자이너, TEA’s Design “톱디자이너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은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일본의 가든디자이너 야노 티 작가는 세계적인 가든디자이너가 되려면 ‘한국인으로서의 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은 디자이너의 내면을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노 티 작가는 “나를 있게 한 국가, 사회, 문화, 역사 등에 대한 공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형성된 정체성이 세계의 가든디자이너와 경쟁할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정원의 세계화를 위해 가든디자이너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야노 티 작가는 오랜 고민 끝에 “이질적인 것과 만나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정원을 만드는 사람끼리 머리를 맞댈 것이 아니라 정원을 모르는 일반인과 학생을 작업에 참여시키라고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풍토라는 고유색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바람과 흙이 만나서 풍토가 된다. 여기서 흙은 그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고 바람은 지나가는 외부인이다. 이 두 개를 더해야 풍토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야노 티가 만드는 정원의 지향점은 ‘이용’이다. 그는 가든디자이너도 보여지는 정원을 만드는 사람과 이용하는 정원을 만드는 사람,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뉜다며 본인은 후자에 속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환경과 교육 영역에서 정원과 가든디자이너의 역할을 강조했다. “내가 만든 정원은 ‘파란하늘 교실’이라고 부르고 있다. 정원이라는 공간에서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가든디자이너는 마을만들기같은 넓은 차원의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그는 정원을 통해서 가든디자이너가 진출할 수 있는 영역, 환경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노 티 작가는 2004년, 2016년 첼시플라워쇼에 출전해서 ‘Best City Garden Award’와 ‘Silver medal’을 수상했고, 벨기에 Floralien 화훼전시회, 2007 일본 세계난 전시대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적인 가든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오는 10월 3일부터 10월 9일까지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리는 ‘2016 서울정원박람회’의 초청작가로 참가해 콘크리트 폐자재를 이용한 친환경 감성정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서울정원박람회가 세계적인 정원박람회로 발돋움하기 위한 2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작가정원 대상을 받은 작가가 첼시플라워쇼 스몰가든(아티즌가든)에 출전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원을 하는 것이다. 첼시플라워쇼를 주최하는 영국왕립원예협회와 협력적 관계를 맺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해외 가든디자이너 참가도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둘째는 서울시가 서울정원박람회 기간 동안 가든디자이너를 위한 기금을 모으는 것이다. 야노 티 작가는 “시민에 의해 가든디자이너를 육성시킨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며 “가든디자이너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삶도 윤택해진다”고 말했다.
  • 유혜인 삼성물산주택PM팀 차장 “철따라 바뀌는 꽃을 보면서 애착을 가지게 되면 잘 관리하려는 마음도 절로 생기지 않을까요” 아파트 외부 공간도 ‘정원’이 트렌드다. 개인주택이 아닌 공동주택에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정원을 조성하는 게 과연 적합하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정원은 아파트에서도 대세가 됐다. 정원의 향기가 물씬 나는 각종 초화류와 고급스런 소품들이 아파트 외부 공간을 과감하게 점령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최근 ‘래미안 가든 스타일’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선보였다.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1위 래미안의 신 조경전략, 18가지의 가든 스타일에 숨겨진 차별화 전략에 대해 삼성물산 주택PM팀 유혜인 차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유혜인 차장과 인터뷰를 진행한 곳은 ‘래미안 가든 스타일’이 처음 적용된 ‘래미안 신반포팰리스’였다. 테이블과 의자 등 고급 소품들을 적용해 마치 집안의 거실을 외부에 옮겨놓은 듯한 프라이빗한 느낌의 고급스런 정원이 ‘이것이 바로 래미안의 가든이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번에 개발한 ‘래미안 가든 스타일’은 아파트에 적용하는 가든을 18가지 스타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크게는 모던 쉬크modern schick 스타일, 에코 내추럴econatural 스타일, 레트로retro 스타일 등 3가지 스타일로 나눠볼 수 있는데, ‘모던 쉬크’는 정형적인 스타일로 직선형의 식재 패턴 및 바닥 포장 등이 특징이며, ‘에코 내추럴’은 자유곡선 스타일로 곡선형의 바닥 패턴과 부정형의 판석 등이 특징이다. 또한 ‘레트로’는 혹뚜기 마감, 차경, 평상 등 한국적 정원소재를 현대정원 스타일로 풀어낸 것이다. 이렇게 3가지 스타일 안에 휴식과 감상, 모임과 담소, 교육과 참여 등 6가지 행동 테마를 적용해 총 18가지의 가든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18가지 정원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앞으로 현장별 여건에 맞게 도입해 간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공간을 보면 이해가 쉽다. 우선 인터뷰를 진행한 곳이 리빙룸 가든이다. 리빙룸 가든은 집안에 있는 거실을 밖으로 옮겨 놓은 것이 콘셉트로 ‘담소’를 테마로 ‘모던 쉬크’ 스타일의 디자인이 적용된 정원이며, 각 동마다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 외 다이닝 가든에는 피크닉 테이블과 텃밭이 있고, 에코 가든에는 아이들의 체험을 위한 새집, 텃밭, 환경해설판 등이 도입돼 있다. 아뜰리에 가든에는 소규모 작업이 가능한 공방 스타일의 테이블이 있어서 집에서 하기 힘든 작업들을 밖에 나와서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유혜인 차장은 앉아서 쉽게 개발한 상품이 절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첼시플라워쇼와 쇼몽가든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정원박람회와 휴양단지 등을 다녀와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삼았다. “스타일 자체가 없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스타일을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래야 조경도 패션처럼 매년 달라지는 스타일을 개발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스타일을 만들어야 조경도 할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래미안 가든 스타일을 만들게 됐다.”
  • 권순형 서울형뉴딜일자리 경의피플 홍보디자인담당 “공원의 콘텐츠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전문가는 조경가라고 생각한다. 조경가를 꿈꾸는 조경학과 전공자로서 공원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해 보는 건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배재대학교 원예조경학부를 졸업한 권순형 씨는 조경설계가의 꿈을 갖고 있다. 조경학과 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졸업시즌을 맞이했을 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 더 공부를 하려던 차에 서울뉴딜일자리 기회를 얻게 됐다. 권 씨는 앉아서 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설계를 통해 만들어진 공원에서 어떤 행위가 일어나는지,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는지 프로그램을 다뤄 봄으로써 설계자가 됐을 때 다르게 볼 수 있는 것들이 생겼다고 자부했다. 학교에서의 공부만으로는 실무를 맡기에 부족하다는 갈증을 느낀 그는 실제 공원의 이용 행태와 프로그램, 관리 등 공원 내에서 다뤄지는 콘텐츠를 직접 경험하며 공부할 방법을 찾아봤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원관리 뉴딜일자리사업을 알게 됐고, 때마침 경의선숲길을 담당할 팀에서 조경 전공자가 필요해 권순형 씨가 ‘경의피플’ 팀에 합류하게 됐다. 뉴딜일자리는 시민을 위한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사업종료 뒤 민간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공공일자리를 말한다. 공원뉴딜일자리는 공원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처리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을 담당한다. 권순형 씨는 경의선숲길을 담당하는 경의피플 팀에서 공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사업을 제안해 직접 진행하는 일을 함께 하고 있다. 가족이나 연인, 개인 등 방문객 단위별 계획, 공원 내에서 할 수 있는 역사해설 등의 프로그램을 만든다. 지난 5월 열린 경의선숲길 3단계 개원식의 준비와 운영도 참여했다. 공원에서의 프로그램 진행은 팀원들이 모두 함께 하지만 홍보를 위한 포스터와 책자 등을 디자인하는 작업은 권 씨의 몫이다. 공원 운영 및 관리에 활용되는 모든 디자인 작업을 도맡아 하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고. “실제적인 디자인 작업을 많이 했는데 조경설계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겠지만 공원이란 공간에서 디자인을 해봄으로써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실제 적용하는 디자인에 대해서 나름의 연습하는 시간이 됐다.” 권 씨는 조경의 대상지를 관리하는 데 참여한 경험은 조경설계가로서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계사무소를 목표로 하는 이로서 아쉬운 점도 있긴 하지만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계약이 끝나는 연말까지 공원을 주제로 하는 디자인 패키지를 만들어서 본인만의 스토리로 연결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우리는 시민과 공무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조경도 자연과 사람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일을 하면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설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공무원도 만족하고 일반인도 만족하는 그런 공원을 만드는 게 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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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시공업체, ‘자연환경복원사업’ 수행할 수 없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환경부가‘자연환경복원사업대행자등록제’를시행하면서조경업체들이자연환경복원사업을수행할수없게될전망이다. 환경부는지난2월27일국회본회의에서‘자연환경보전법’을포함한14개환경법개정안이통과됐다고밝혔다. 이번개정안에는▲민간기업의자연환경복원사업직접참여허용▲우수자연환경복원사업인증▲자연환경복원지원센터지정등과함께▲자연환경보전사업대행자등록을의무화하는내용이담겼다. 이에따라자연환경복원사업을하려면환경부에자연환경보전사업대행자로등록해야한다.대행자등록을위해서는일정기준의기술인력과시설을갖추어야한다. 또한등록이후에도연2회이상사업자로적격한지점검할수있도록했으며,복원사업을부실하게운영할경우최대6개월의영업정지처분을내리거나반복적인문제가발생할경우등록이취소될수도있다. 새등록제도시행으로인해기존사업자들에게는1년의유예기간이주어진다.부칙에따르면,법시행당시이미생태계보전부담금을납부하고자연환경복원사업을수행하고있던기업이나단체는곧바로등록하지않더라도등록한것으로간주된다.그러나법시행일로부터1년이내에새로운등록절차를완료해야하며,등록없이시행하는경우에는과태료등의처벌조항도마련됐다. 이번개정안이통과됨에따라면허제도는아니지만기술인력과시설기준을강화한등록제를통해실질적인자연환경복원업종이생긴셈이다. 다만등록제이기때문에“기술력높은업체들이자유롭게참여할수있도록보장되는방식이어야한다”는점에서시행령및규칙을제정할때기존조경업체들이장벽없이참여할수있는등록기준을만든다면조경업체로서도나쁠게없다는주장도있다. 실제조경업계는“조경업체의참여가허용된다면자연환경복원신설을환영한다”는일관된입장을보여왔다. 이번법안은지난2024년8월에소관위에처음접수돼심사과정을거쳐서지난해2월에다른법안심사와통합됐다.이후지난2월20일소위에접수되고단7일만에국회를통과했다.환경부와조경계간오랫동안이어져온쟁점법안이조경업계의반발없이조용히통과된것이다. 김준호환경부자연생태정책과사무관은이번개정안에대해“기존에는대행자가기술인력을갖춰복원사업을수행할수있었지만,국회의입법권한으로대행자등록제를도입하게됐다”며“시행령·규칙개정시입법예고등의절차를거쳐하위법령이마련될것”이라고말했다. 또한대행자등록기준은“기존대행자지정기준에준하지않겠냐”면서기존조경업침해에대해서는“입법과정에서의견수렴절차가마련되어있는만큼검토될것”이라는원론적인답변을주었다. 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입법과정에서조경계의의견을묻지않았다면서"조경계와협의없이법안을통과시키지않겠다"는약속을환경부가져버렸다고반발했다.또한"앞으로가능한모든방법을모색해가겠다"고말했다. 이미정부에이송된법을막을방법으로는대통령거부권이나헌법소원이있을수있고,혹은법을개정하는방법이있을수있다.하지만국토부를통한부처간협의를통해하위법령제정에서조경업체의목소리를최대한반영하는것이가장현실적이라는의견도있다. 이번개정안으로조경업체가자연환경복원사업에직접참여할수있는길이좁아진것은분명하지만,지금이라도법안저지에서하위법령제정에이르기까지법적대응은물론가능한모든대응에나서야한다는지적이다.
“전문성 강화와 지속가능한 조경산업, 정부가 책임진다”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정부가조경기술자의전문성강화를위한자격제도개편,조경수목거래가격정상화등의정책적지원을약속하며,조경계와협력해지속가능한녹색도시조성을위해노력하겠다고밝혔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4일건설회관중회의실에서‘제22회조경의날’기념식을개최했다.이번행사는조경업계종사자들의노고를치하하고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인물과기관을표창하기위해마련됐다.정부기관과공공기관관계자,학계및업계인사등160여명이참석해자리를빛냈다. 이상주국토교통부국토도시실장은축사에서“지구온난화와기후위기의영향으로지속가능한발전이더욱중요한시대가됐다.우리는조경을통해도시속자연공간을확대하고,자연안에서시민들이쾌적하게활동할수있는환경을만들어야한다”며조경인들이기울인노력이푸른국토환경과쾌적한도시공간조성에큰기여를해왔다고강조했다. 이어이실장은조경산업기사,기사,기술사등조경분야기술자격시험을업계현황에맞게정비하여개선하겠다고밝혔다.이를통해현장맞춤형조경기술자양성을확대해나갈계획이다.또한현재진행중인조경수거래가격조사연구를통해조경공사에서가장큰비중을차지하는수목가격을정상화하고,합리적인재료비책정기반구축을약속하며“조경산업발전을위해정부차원의적극적인정책지원을아끼지않을것”이라고덧붙였다. 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인사말을통해“오늘이자리는조경산업의발전을기념하고,그동안헌신해온조경인들의노고를격려하는자리다.특히조경지원센터지정과조경수목가격공표등중요한정책적진전이있었으며,앞으로도조경산업의경쟁력강화를위해힘을모아야한다”며조경산업의지속적발전을위한협력을강조했다. 이날기념식에서는국토교통부,환경부,산림청,국가유산청,서울특별시에서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인사들에게표창을수여했다.또한조경분야에서뛰어난공적을남긴인물들에게‘자랑스러운조경인상’과‘공로상’이수여됐다. 국토교통부장관표창은▲한갑수덕조종합조경대표▲오승재아르디온대표▲김철민남해종합건설이사▲이형철디자인파크대표▲이호재해선조경대표가받았다.환경부장관표창은▲박정식동우건설대표와▲최은경건화전무에게돌아갔다. 산림청장표창은▲김주돈테마조경대표▲김도연호반건설상무▲김승현도래솔이사▲신지훈단국대학교교수가수상했다.국가유산청장표창은▲최종희배재대학교교수▲이은수포스코이앤씨부장▲허갑래한림에코소장이받았다. 서울특별시장표창은▲정엽삼성물산건설부문그룹장▲안기수공간시공에이원대표▲최웅재디자인스튜디오도감소장▲정주영안팎대표▲최대림장원조경대표▲박윤수두산건설부장▲김성래현대장미원대표▲강경호서진조경대표▲김명홍디엘건설부장에게주어졌다. 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자랑스러운조경인상’수상자는▲지명환부산조경협회수석부회장▲소현수서울시립대학교교수▲유연송보성조경대표▲한상우이노블록부사장▲김충일계림조경대표▲임상규송림원대표▲김순기국립순천대학교교수▲노재신화신조경대표▲박성욱현대건설책임▲박상원세양조경대표▲김지환엔에스프리대표▲정운익레인보우스케이프대표▲김상욱원광대학교교수▲하광철새숲조경대표가선정됐다. 이어환경조경발전재단의발전과조경산업의지속적인성장을위해헌신한공로로오순환환경조경발전재단본부장이공로상을받았다. 이날행사에서는조경교육의혁신과제도적발전을위한한국조경학회의비전발표도진행됐다.배정한한국조경학회회장은“조경교육의정체성확립과실무연계를강화하기위해교육인증제를도입할필요가있다”며향후추진방향을설명했다.이를통해조경산업의경쟁력을높이고,국제적기준에맞춘전문인력을양성하는것이목표다. 행사는표창수여후단체사진촬영과자유로운네트워킹시간으로마무리됐다.참석자들은조경산업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해더욱협력할것을다짐하며행사의의미를되새겼다.
[락앤피플] 발끝에서 시작되는 자연 혁명, 에코나이트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맨발걷기가건강과힐링을위한새로운웰빙트렌드로확산되고있다.발바닥이직접지면과닿으며지압효과,혈액순환촉진,면역력강화등건강에긍정적인영향을주며,‘어싱(Grounding)’효과로염증감소와스트레스해소에도도움을준다.또한디지털디톡스와명상효과로정신적안정감을높여주며,친환경라이프스타일과결합해자연속에서즐기는‘에코테라피’로자리잡고있다. 이에따라맨발걷기전용길이전국적으로확산하고있지만,기존의맨발길은미끄러움,낙상위험,기후의영향을쉽게받는단점이있었다.이를해결하기위해리바컴퍼니가안동적운모광산의자연재료를활용해개발한것이바로에코나이트다. 에코나이트는경북안동의희귀광물인적운모를활용한보도체다.기존황토보도체가빗물에취약하고유지보수가어렵다는문제점을개선하고,보다안전하고지속가능한솔루션을제공한다.적운모는다공성구조를지녀우수한배수성능을갖추고있어비가와도미끄럽지않으며,여름철뜨거운열기를효과적으로분산시켜맨발걷기에최적화된환경을제공한다. 안동적운모는단순한광물이아니다.다량의게르마늄과미네랄을함유하고있어원적외선방사및음이온효과를통해혈액순환을촉진하고신체에너지를활성화한다.맨발로에코나이트를밟으면피부를통해미네랄이흡수되면서자연치유력이높아진다.지난해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에서시민들은“바닥을밟는순간따뜻한기운이전해진다”며놀라운경험을공유했다. 김혁리바컴퍼니대표는“우리가일상에서사용하는많은건축자재나걷기보도체가환경적으로지속가능하지못하며,또한건강에도해롭다는사실을알게되었고,이를개선하고자했다”고에코나이트개발동기를설명했다.환경호르몬과중금속문제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국민건강증진과맨발걷기운동의활성화에기여하고자소재의개발을추진했다. 김대표는20년간의인테리어사업과12년간의종합건설업경험을통해환경호르몬과중금속문제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리바컴퍼니를설립했다.그결과친환경건축자재및생활환경개선소재로사용될뿐만아니라맨발걷기보도체로도우수한성능을발휘하는에코나이트를개발하게됐다.에코나이트는맨발걷기도로의사용을연중무휴로가능하게하며,모든계절에걸쳐안전하고편안한걷기환경을제공한다.비가와도빠르게건조되고,너무덥거나추운날씨에도사용할수있어사용자에게최적의걷기경험을제공한다. 개발소재원산지로안동적운모광산을선택한것은일제강점기때부터연구와개발로그가치가입증된광산의지리적,지질학적특성때문이다.김대표는이광산의역사적,지리적가치를인식하고이를활용한연구와개발을시작했다.안동적운모는원생대와고생대의지질학적과정을거쳐형성된희귀한광물로,다량의게르마늄과풍부한천연미네랄성분을보유하고있다.이광물은음이온발생과원적외선방사작용을통해혈액순환을촉진하고,피부의노폐물을배출하며,항균·탈취,세포활성화및항산화효과를나타낸다.동의보감등고전의학서적에서도‘신비의광물’로전해진만큼,오랜역사적근거를가진귀중한자원이다. 청량산은맑은공기와천연약수로유명한명승지다.리바컴퍼니는이지역의자연에너지를제품개발에반영해,맨발걷기를단순한운동이아니라치유와힐링의경험으로바꾸는데주력했다.퇴계이황선생이‘도산’이라명명한곳과가까운이지역의청정한자연환경은에코나이트가더욱특별한이유다. 에코나이트는실내에서도어싱(Earthing)효과를극대화한다.기존플라스틱이나인조재와달리,실내공간에서도원적외선을방출해공기질을개선하고정서적안정감을제공한다.학교,경로당,공공시설등에적용하면건강증진과심리적안정효과를기대할수있다. 에코나이트는단순히건강을위한보도체가아니다.미세공극이일반바이오차르보다30배~200배많아오염물질과중금속을흡착하는천연필터역할도한다.이로인해수질정화와토양개선효과를제공하며,지속가능한환경보전에도기여할수있다. 리바컴퍼니는에코나이트를시작으로조경,건축,환경정화등다양한분야로기술을확장할계획이다.김혁대표는“우리는단순한맨발길을만드는것이아니라,도시와자연,그리고인간의건강을연결하는플랫폼을구축하고있다”며글로벌시장진출의비전을밝혔다. 에코나이트는맨발걷기를한층더안전하고편안하게만들어주는혁신적인솔루션이다.자연과함께하는지속가능한길,에코나이트가그답을제공한다.
K-Garden, 세계로 뻗어가다: 황지해 가든디자이너의 정원 철학
[환경과조경김하현기자]황지해가든디자이너가한국정원의정체성과세계적확장가능성을조망하며,자신이걸어온길과작품에담긴철학을공유하는자리가마련됐다. ‘2025사철정원아카데미’의일환으로황지해가든디자이너의‘K-Garden세계로뻗어가다’라는주제의특강이지난26일도곡동오유아트홀에서개최됐다. 이번강연은서울문예마당이주최하고시민정원문화협회,대한건축학회,대한토목학회,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강남경제인포럼이후원하는‘사철정원아카데미:세계의유명정원I’개강에앞서사전특강형식으로진행됐다.본강연에는정원관련전문가,조경및원예전공자,정원애호가등약90여명이참석했다. 강연에앞서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에서국제기능올림픽조경가드닝부문관련동영상소개를시작으로본강좌를준비한한승호서울문예마당이사장의인사말과황지해가든디자이너의환영인사가있었다. 한승호이사장은“오늘의연사를무대로모시기전에작가님의이름으로삼행시를준비했다”며“‘황’홀한자연의숨결을담아,‘지’구곳곳에한국정원의아름다움을전하고,‘해’외에서도빛나는K-Garden의꿈을펼치는우리정원의홍보대사황지해작가”라는인사말로작가를환영했다. 해우소정원과DMZ정원:한국적정원의철학 황지해작가는영국첼시플라워쇼에서3회금메달을수상한과정과그속에담긴비하인드스토리를중심으로지나온삶을회고했다.대학시절회화과학생이었던그는생계를위한아르바이트로조경공사현장을처음경험했다.현장에서땀을흘리며손끝으로재료를만지고물성을느끼는경험은,아침해가떠서지는노을을보는시간속의모든과정을더욱생생하게만들었다.이때직접적인경험을통한지혜가가장큰지식이라는깨달음을얻으면서가급적현장에많이나가려고노력했다. 그런데회화전공이라는정체성이괜한오해를불러일으키기도했다.미술계에서는소위‘깽깽이미술’을하는사람,조경계에서는‘미술전공자’로규정당하며어느쪽에도속하지못하는듯한외로움을느꼈다고. 황작가는“파트리크쥐스킨트의책‘좀머씨이야기’에서좀머씨는이야기내내단한마디도하지않다가말미에‘제발나를좀그냥내버려두시오!’라고딱한번목소리를낸다.그한마디에가슴이울컥했다.숨쉬고싶고대화상대가필요했다”고고백했다. 그러던중2002년영화‘반지의제왕’을배경으로한첼시플라워쇼수상작을접하게되면서,이곳에가면‘대화’를할수있을것같다고직감하게된다.황지해작가는그로부터7년간유학비를마련해영국으로떠났다. 런던에도착해서는소통을위한영어공부를계속했다.그러나반복적인언어공부에쏟는시간이쌓여가면서문득‘이대로는안될것같다’는마음에도망치듯하이드파크를찾았다.공원에가만히앉아있는동안다람쥐와새가그에게다가왔다.옆에가까이와있는새를보며‘자기와의대면’에관해생각했다. 2011년첼시플라워쇼아티즌가든금상은그때탄생했다.황작가는자신이느끼던답답함에서출발해한국의‘해우소’를떠올렸다.‘마음을비우는곳’이라는뜻을가진한국전통화장실해우소를통해피상적인아름다움이아닌관념이면의본질에대해이야기할수있다고믿었다. ‘해우소:근심을털어버리는곳’은비움이곧환원이되는순환구조에서‘겸손’의태도를찾아내고,자연공간으로치환해낸작품이다.‘해우소정원’은실제로작가가어린시절한옥에살았던기억을바탕으로편집됐다. 황지해작가는주로자신의성장배경을바탕으로작품에대한영감을찾아냈다.해우소정원에심은더덕은과거에어머니가아침마다더덕껍질을벗기던모습과소리,향기에대한추억을담고있다.황작가는“제게더덕향기는곧어머니의손가락냄새다.이곳에더덕을심어어머니에대한애정을표현하고싶었다”고말했다.이어“집에있던작은텃밭을통해세상을배웠다.나의텃밭은어머니께서선물해주신거대한자연도감과같았다”고덧붙였다. 또한수상소식을알게되던당시상황도공유했다.BBC프리젠터가“KoreaWin!”이라고말한순간,작가개인이아닌‘한국의정서’가인정받았다는생각에소름이돋았다는것이황작가의말이다. 황작가는‘아,나이러려고왔구나.우리의정서,우리의히스토리,우리어머니의이야기.우리식물을통해서문화를전달하는것.소프트파워라는게다름아닌정원이구나.이렇게고상한리더십이있구나’라는생각이들었다고얘기했다.그렇게정원은그에게‘우리에게익숙한그것들이걸어나와서이야기를들려주는일’이됐다. 덕분에2012년첼시플라워쇼전체최고상수상및초대최고상수상기록을남긴‘고요한시간:DMZ금지된정원’을준비할때는오히려마음이편했다.정원을‘만든다’는개념자체가어색해졌다.정원의본질은‘자연의원시성’에있었으므로,그는그저전달자의역할을하면된다고믿었다. 황작가는한국을여전히폐허가된전쟁국가로인식하는타지의편견에충격을받아그이미지를탈피하고싶었다.한국에돌아온작가의눈에DMZ는한국의아픔과상처를녹색눈처럼뒤덮은우리생태의회복력과재생력을보여주고있었고,어쩌면원시적인이야기를가진이공간이지구에던지는평화의메시지가될수있겠다고느꼈다.그는그이야기를그대로옮기기로마음먹었다. 모든작업과정은마치장애물같았다.황작가는금전적문제,소통의문제,재료,날씨,체력등정말쉬운게하나없었다고토로했다.그럼에도그때마다등뒤의보이지않는태극기를그리며인내했다. 스스로‘나는플랜팅은모르지만,회화성은안다’고되뇌며디테일과서사성,시적인언어를추구했다.그는“낯선식물은곧낯선언어”라며“살아있음이가장아름답다.결국아름다움이승리한다.아름다움을아는나라가세계를리드한다”고강조했다. 또한식물의언어를듣기위해집중했다.황작가는새와식물사진을스크린에띄우며“제가어떤새를,식물을드로잉하거나디자인했나요?”라며미소지었다.그는생태를제압하거나지배하려고하지않아야한다고거듭역설했다. 이러한노력은끝내최고상최초수상이라는영광을불러왔다.자기작품을수많은관객이정독하듯감상하는모습을보며그들이보여주는문화적환경에감동하기도했다.이후해당작품철거시기에정원내나무에새가날아들면서법적인문제로철거작업이3일연기되는일이벌어졌는데,한편으로는영국이가진관점과지성을보며이것을배우기위해여기에왔다는느낌도받았다고말했다. 정원을통한인간의존엄성과자연과의관계성찰 황작가는2023년첼시플라워쇼에서지리산을모티브로한‘백만년전으로부터온편지’로다시한번금상을수상했다. 그는자신의일에대해“육체적으로정말많이힘들다.감정이입하는일도,디테일과거시적관점을함께생각하는일도어렵다”면서도,“가장진실에가까운,우주의원리에가까운일이다.그래서저는이일을계속한다.보이지않는공기에대해,태양에대해이렇게까지감사해본적이없다.지구에는버릴것이하나없다.그저자연으로부터멀어지려는인간의무지가모든문제를만든다.이제는우리가무언가갚아야할시기가아닌가”라고진심어린태도를보였다. 정원에있을때가장지성인이되는것같다는황지해작가는객석을향해“우리는만날수있는계절을만드는사람들이다.우리가이땅위에해야할일이분명히있는책임을가진사람이라는걸기억하셨으면좋겠다.부디이시간이여러분께‘나는존엄한사람이야’라는마음을드릴수있었기를바란다”는말로강연을마무리했다. 이날특강의제목‘모퉁이를비추이는태양’은우리나라대표원림인소쇄원에서가장먼저볕이든다는‘애양단’에서따왔다.지난해황작가가뉴욕맨해튼한국문화원에조성한미국내유일한한국전통정원의이름이기도하다.애양단(愛陽壇)은태양을사랑하는담장이라는의미이지만,그내면에는예외없이따뜻한햇살을내리는태양을생각하며인간은모두가존엄한존재라는메시지를담고있다.황지해작가는앞으로도한국의자생종과특산종등을활용해자신만의시선으로한국고유의정서를나타내는작품활동을펼칠예정이다. 한편이번특강을시작으로‘2025사철정원아카데미’정기강좌가3월부터11월까지매월둘째주금요일에진행될예정이다.개강강연은3월14일최종희배재대교수가‘정원이란무엇인가’의주제로진행되며,영국,이탈리아,한국의정원문화및현대정원의흐름을조망할예정이다.향후강의일정과프로그램에대한자세한내용은(사)서울문예마당을통해확인할수있다.
“수목원·식물원 교육, 보전·연구 연계 교육으로의 전환 필요”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이단순히식물과자연을감상하는수준을넘어,보전및연구기능과연계된체계적교육시스템으로발전해야한다는공감대가형성됐다. 국립수목원과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가주최·주관한‘수목원·식물원교육의미래와방향토론회’가지난24일프레스센터19층기자회견장에서개최됐다.이번행사는산림청,국립수목원,지자체관계자,교육전문가등약100여명이참석한가운데,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의현황을진단하고향후발전방향에대해심도있는논의를펼쳤다. 토론회는등록과기념촬영,이은실부회장의환영사,임영석국립수목원장,이용석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사업이사의축사로시작됐다.이어유희영국립수목원전시교육연구과임업연구사,전정일신구대학교식물원교수,손연아한국환경교육학회장이각각‘국내수목원교육의현황과방향탐색’,‘수목원·식물원교육의정체성과향후과제’,‘환경교육과지속가능발전교육에서바라보는수목원·식물원교육의방향’을주제로발제를진행,각자의전문분야에서교육현황및개선방안을제시했다. 유희영연구사는1970년대이전부터시작된수목원조성과그발전과정을소개하며,국민들에게친숙한수목원교육의역할과한계그리고향후보완해야할점을짚었다. 전정일교수는기존의해설중심교육에서벗어나식물보전,유전자원관리등수목원·식물원의고유기능에기반한전문교육프로그램의필요성을강조하며,기관별운영현황과교육프로그램의다양성부족문제를지적했다. 손연아회장은환경교육과지속가능발전교육관점에서수목원·식물원교육이미래세대의인식전환과사회적변혁에기여할수있는방안을모색해야한다고역설하며,학교및지역사회와의협력모델을제안했다. 토론시간에는배준규국립수목원전시교육연구과과장,강신구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본부장,김인호전국가환경교육센터장,김현정에코나우선임연구원,손승우EBSPD가참여해다양한시각에서의견을나눴다. 참석자들은기존의일방적교육방식에서벗어나,체험과해설을통해관람객의인식변화를유도하는‘참여형교육’의필요성과교육콘텐츠의차별화,공공및민간부문간협력체계마련의중요성을강조했다.특히학교교육과의연계,지역사회및공공기관과의협력그리고다양한연령층을아우르는평생교육모델마련이시급한과제로떠올랐다. 일부참석자들은‘수목원교육전문가’양성의필요성과교육의범위를재정의할필요성,더나아가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과연계한새로운교육모델구축에대한의견을제시하며,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의글로벌경쟁력을높일수있는방안을함께모색했다. 손승우PD는자연다큐멘터리제작경험을바탕으로,자연과식물에대한대중의인식을보다효과적으로전달할수있는미디어의역할을강조했다.그는스토리텔링과영상콘텐츠를활용해수목원·식물원의교육메시지를창의적이고감성적으로전달하는방안을제안하며,단순정보전달을넘어감동과공감을이끌어내는교육콘텐츠개발의중요성을역설했다. 김현정선임연구원은수목원·식물원현장에서교육운영에있어인력및예산부족등실질적어려움이존재함을언급하며,현재프로그램들이해설중심으로만운영되고있어전문인력양성과프로그램고도화가미흡하다는점을강조했다.그는전문교육인력을체계적으로양성하고현장의어려움을해소할수있는지원체계를마련할필요가있으며,다양한연령대와교육수요를반영한평생교육모델구축을통해교육효과를극대화할수있는방안을제시했다. 강신구본부장은현장관리및운영에서인력·예산부족문제와교육프로그램의단편화된운영현실을솔직하게언급했다.그는식물보전,유전자원관리등수목원·식물원의고유기능을기반으로한차별화된교육콘텐츠개발의필요성과공공-민간부문간협력체계를강화해지속가능한교육모델을구축해야한다고강조했다. 배준규과장은기존교육방식이일방적이고체험중심이부족하다는점을지적하며,관람객이단순히해설을듣는데그치지않고직접참여하고체험할수있는교육프로그램도입과현장실무와연계된‘참여형교육’모델의필요성을강조했다.또한공공및민간부문과의협력을통해교육콘텐츠의전문성과다양성을확보해야한다는의견을피력했다. 김인호전센터장은현재교육방식이과도하게일방적이며,변화하는사회와디지털환경에적응하지못하고있는문제를지적했다.이에스마트교육기술을적극활용하되인간적소통과참여를결합한새로운교육패러다임이필요하며,기후변화와생물다양성보존과같은글로벌이슈에대응하는교육프로그램개발을제안했다. 한편김주환협회장은“오늘논의된다양한의견들이앞으로수목원·식물원교육총회및향후정책수립에적극반영되어,우리나라의교육모델이세계적으로도모범이될수있도록노력해야한다”고말했다. 이번토론회는수목원·식물원교육의현황과한계를진단하고,미래교육의방향성을모색하는자리가됐다.참석자들은앞으로도지속적인논의와협력을통해국민들이자연과함께성장할수있는교육환경을조성해나가겠다는의지를피력했다.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 명칭 변경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가정원분야를포함한포괄적인사업추진과대외협력을강화하기위해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명칭을변경했다. 24일서울프레스센터19층기자회견장에서열린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정기총회및특강에서는산림청,국립수목원그리고협회관계자들이모여향후식물원·수목원·정원분야의발전방향과정책과제에대한심도있는논의를펼쳤다. 이날협회의정관및명칭변경안건은이번총회의핵심이슈중하나였다.기존‘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라는명칭이가지고있던한계를인식하고,공공성과전문성을강화하며민·관협력확대를도모하기위해‘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의변경이제안됐다. 참석자들은변화된명칭이협회의미래발전을위한전략적전환점이될것이라는공감대를형성했다.앞으로수목원·정원분야의전문성을확장하고공공기관및민간부문과의협력을강화하기위한전략적선택으로평가됐다. 이와관련K-정원분과위원회를신설해남도정원연구소,안스그린월드,세미원지방정원등정원관련신규기관회원유치와전시,박람회등을통한홍보활동에대해보고했다.민·관협력및교육콘텐츠개발,관련사업의지속적인확장을위해구체적인계획을마련중임을밝혔다. 김주환회장은“산림청행정조직과정합성을맞추고정원도시,국가정원등의수요증가에발맞춰가기위해명칭을변경하게됐다.국가정책과연계된수목원·정원발전은지역경제활성화및문화산업확산에기여하는중요한과제”라며,회원간협력과적극적인의견개진의필요성을강조했다. 임상섭산림청장은축사를통해“수목원은생물다양성보존과국민치유의핵심역할을담당하는시설로서,정부는지속적인지원과정책개선을통해이들시설의안정성과수익성을높여나갈것”이라는메시지를전달하며산림청의의지를명확히했다. 임영석원장은“수목원과식물원이자연기반교육의시작점으로서중요하며,모든생물의보전에핵심적인역할을한다”며수목원·식물원이지역경제와국가적이익을가져올수있는방안을모색하고협력할것을약속했다. 심상택이사장도“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협회란이름을통해같은방향성을갖게됐다”며수목원·정원문화·산업발전에대한공공성과대외협력을강화하겠다는의지를피력했다. 총회에서는분과별사업결과보고,재정감사,예산안심의등이이뤄졌다.사립수목원분과위원회는교육프로그램개발,자생식물관리,지역네트워크활성화에중점을두어앞으로의과제와개선방안을논의했다.국립수목원분과위원회는자생식물유전자원조사와생태복원사업의중요성을강조하며,정부정책과의연계강화필요성을제기했다. 세밀화분과위원회는식물일러스트,사진전및공공홍보자료제작활동에대한보고를진행했다.문화콘텐츠로서식물예술의역할과이를통해국민들에게생태보전의메시지를전달하는데중점을두고향후활동방향을제시했다. 총회이후이어진특강에서는▲이상필산림청서기관의‘2025수목원진흥계획’▲장계선국립수목원임업연구관의‘제11회세계식물원교육총회’▲양강산국립백두대간수목원주임의‘공·사립수목원정사영상제작지원’▲지용훈국립세종수목원팀장의‘수목원·식물원·정원스탬프투어지원사업설명’▲송명준협회이사(K정원분과위원장)의‘APGA를통해본우리나라공공정원의비전과방향’등국내외수목원·정원교육과사업지원,공공정원발전비전등이순차적으로발표됐다. 이상필서기관은향후5년간수목원진흥의기본방향과주요전략을소개하며,자생식물유전자원조사,ESG경영반영,스마트수목원조성등핵심과제를강조했다.정부와협회의긴밀한협력을통해현장의목소리가정책에반영될수있도록할계획임을밝혔다. 장계선연구관은오는6월코엑스에서개최될제11회세계식물원교육총회의준비상황과기대효과를설명했다.약40개국90개기관,총400여명이등록될예정이며,“변화를위한교육과글로벌도전과제해결”을주제로다양한동시세션과워크숍이진행되어국제적교류의장이마련될것이라고전했다. 양강산주임은드론과GIS장비를활용한고해상도정사영상촬영사업을소개했다.이사업은각수목원의현황및식재상태를정확하게파악하여관리효율성을높이고,향후리모델링및교육자료로활용할수있도록지원하는것이주요목표이다. 지용훈팀장은스탬프투어를통한국민체험프로그램활성화계획을발표했다.전국44개기관이참여한지난운영성과를바탕으로,올해는교육콘텐츠확충및현장방문활성화를위해스탬프투어물품지원,인증현판제공등다양한지원방안을마련할예정임을밝혔다. 송명준이사는APGA(미국공공정원협회)와의협력사례를통해,우리나라공공정원의발전방향과비전을제시했다.협회는국내수목원·정원분야의전문성강화와민간및공공부문의협력확대를통해,지속가능한공공정원모델을구축하는데앞장설계획이라고강조했다.
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 창립총회, 지속가능 조경 발전 위한 새 출발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호남지역의조경과환경발전을견인할연합회가공식출범했다. 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이하호남조경연합)는지난21일광주JS웨딩컨벤션에서창립총회를개최했다.이행사는호남지역의환경과조경산업발전을위해여러관련단체가한데모여공식적으로연합회를출범시키는자리였다.이자리에는전진숙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북구을),이정선광주광역시교육감을비롯해다수의지역정치인,조경전문가,교육자등약200여명이참석했다. 호남조경연합은기후변화와빠른도시화가진행되는현시점에서,지역사회의환경을개선하고조경의공공적가치를높이기위해출범했다.초기회의에서는소통과협력의필요성에대한공감대를형성했으며,이를바탕으로조직구성과추진계획을확정했다. 주요목표는조경산업의발전을통한도시환경의개선,전문가간교류의확대,정책제안을포함한다.이를위해조경정책연구및개발,생태복원기술연구,정원·녹지·조경포럼개최,박람회유치,장학사업등다양한활동을계획중이다. 또한환경보존과조경발전을위한교육프로그램을개발해전문가뿐만아니라일반시민들도환경과조경의중요성을이해할수있도록할예정이다.이를통해지역사회발전에실질적으로기여하고,아름다운도시와자연을조성하는데앞장설계획이다. 호남조경연합은▲한국조경학회호남지회▲임우회(광주)▲임우회(전남)▲광주생명의숲▲한국조경수협회광주·전남서부지회▲호남조경협회▲전문건설협회광주광역시회조경식재·시설물업종분과▲한국나무의사협회호남지회▲전남ICT/SW기업협회등9개단체모임으로구성됐다. 김경섭호남조경협회회장이상임연합회장을맡고,김길수광주생명의숲대표가공동연합회장을맡았다.연합부회장에는김선채공간조경대표를,고문으로임희진전광주광역시건설본부장과김농오목포대학교조경학과명예교수를위촉했다. 감사는곽원실박용석법무사사무소대표와김경수화수조경대표가맡고,사무국은이근형옥담대표(사무국장),박종주삼강조경대표,한기정남해종합개발차장,노종민노엘이사,이보라이룸이엔씨실장이운영위원을맡아운영할예정이다. 이외김도균순천대학교조경학과교수등6인,김기중전남일보총괄본부장등3인,김성현광주생명의숲공동대표등2인이각각학술,정책,기술자문위원을맡았으며,소통,기술,재정,대외협력,정원분과등11개위원회와특별자문기관(전라남도산림연구원)으로조직이구성됐다. 김경섭회장은환영사를통해“조경이단순한공간조성을넘어지역사회의정체성과주민들의삶의질을향상시키는데실질적인기여를할것”이라며,환경과조경의역할이갈수록중요해지는현시점에서의단체의역할을강조했다. 전진숙국회의원은축사에서“녹지보호와조경산업이미래세대를위한환경파괴방지에핵심적인역할을할것”이라며,관련정책지원을약속했다. 이정선광주광역시교육감은교육기관내에서의녹지공간확장과관리강화의필요성을언급하며,“학교마다녹지조성을통해학생들의정서발달에긍정적인영향을미칠수있도록조경단체와협력할계획”이라고전했다. 강기정광주광역시장과민형배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광산구을)은영상메시지를통해호남조경연합과의협력을다짐했다. 강기정시장은“광주는도시공원조성과녹지확장계획을통해시민의삶의질을높이고있으며,이러한계획이성공적으로수행될수있도록지역조경단체와의협력을기대한다”고강조했다.기후행동의원모임일원인민형배의원은“기후위기가녹지관리에어려움을주고있는상황에서지속가능한녹지조성과조경산업발전에연합회가앞장서줄것으로기대한다”며“녹색도시와지속가능한환경을만들어가자”고당부했다. 한편총회에앞서진행된특강시간에는▲김도균순천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유럽의조경식재동향’▲하재호전서울시부이사관이‘서울의공원녹지정책방향고찰’▲이재원안전일터관리원대표가‘중대재해예방통합관리의중요성’에대해소개했다. 김도균교수는유럽의정원및축제디자인사례를중심으로,자연친화적이면서도미적가치를높이는조경트렌드를소개했다.김교수는컨테이너재배와자생식물활용,생태계보전등환경변화와기후적응을고려한다양한식재및관리기법을설명하며,최소한의인간개입으로자연미를극대화하는미니멀리즘디자인과기능성및유지관리측면에서의혁신적접근방법을강조했다. 하재호전부이사관은서울시의녹지및공공복지관련조직발전과함께도시재생,하천및산등자연자원의보존과활용정책변화를짚어보았다.민선이후확충된조직구조와남산,한강종합개발,도시광장및도심캠핑장등의정책사례를통해,서울이시민복지와환경개선을동시에추구하고있음을보여줬다.강연은역사적배경과현재추진중인다양한정책사업들이서울의도시경쟁력강화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에대한심도있는논의로이어졌다. 이재원대표는중대재해처벌법을중심으로사업장에서의안전관리체계구축과법령이행의중요성을역설했다.그는재해발생시경영책임자뿐아니라관계종사자들까지형법상처벌대상이될수있음을경고하며,예방차원의체계적안전관리의필요성을강조했다.특히중소사업장도쉽게활용할수있는전문관리프로그램개발사례와산업안전보건법등관련법령준수를통한무혐의판결가능성을소개하며,기업들이보다적극적으로안전관리에나서야함을역설했다.
[기고] 농촌체류형 쉼터, 나는 별서(別墅)다
1.지방소멸,농촌소멸위기의해법 산업화이후,일자리를찾아농촌에서도시로,지방에서수도권으로이동하는인구집중현상이발생했다.노무현정부는지방소멸위기해결을위한인구분산정책으로2003년6월,‘국가균형발전을위한공공기관지방이전’계획을발표하고,공공기관지방이전과혁신도시건설을시작했다.혁신도시의계획인구는약2만~5만명으로계획되었으며,1단계(2007~2014,이전공공기관정착단계),2단계(2015~2020,산·학·연정착단계),3단계(2021~2030,혁신확산단계)로진행되었다. 2005년6월이전대상공공기관확정,2005년8월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전담조직설치,2005년12월10개혁신도시입지선정완료,2007년4월10개혁신도시지구지정,2007년5월혁신도시개발계획수립,2007년9월혁신도시기반조성착공,2012년공공기관지방이전개시,2019년12월공공기관지방이전완료등을진행하여2025년현재,10개광역권에혁신도시가건립되었다(innocity.molit.go.kr). 한국은경제·일자리·인구등의‘수도권집중도’1위국가다.한국·일본·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등7개국이가입한‘30-50클럽’(1인당국민소득이3만달러·인구5000만명이상국가)에서한국의수도권집중화현상은유독두드러지는것으로나타났다.전국민의50.9%,일자리의58.5%역시수도권에몰려있다.이에반해미국은일자리4.9%,인구는4.7%로수도권집중도는한국의10%미만이다(김시덕,중앙일보,2024.10). 2030년혁신도시3단계가완료되면혁신도시당계획인구는최소5100명(제주서귀포)~최대5만명(광주,전남)으로혁신도시의총계획인구는최대27만3583명이다.이는2025년인구통계5168만4564명기준0.53%정도다(kosis.kr).지방및농촌소멸위기의해결과국가의균형발전을위해서는인구분산정책이모범답안이다.그러나혁신도시와같은단일사업만으로일자리의58.5%,전국민의50.7%가수도권에집중해있는인구집중문제를해결하기란불가능하다.정부주도의정주(定住)인구분산정책에서,시민의자발적참여를유도하는체류형생활인구분산정책으로인식대전환이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2025년1월24일부터농촌생활인구확산으로농촌소멸에적극대응하기위해농지(農地)에임시숙소로활용할수있는‘농촌체류형쉼터’를도입했다.이를위해내건슬로건이‘4도(都)3촌(村)’이다.주7일중4일은도시에서,3일은농촌에서생활한다는개념이다.계획대로추진된다면일상의57%는도시에서정주(定住)하고,43%는농촌에서체류하는생활인구분산효과를기대할수있다. 2.농촌체류형쉼터 ‘농촌체류형쉼터’란,농업인이아닌개인이주말등을이용하여취미생활이나여가활동으로농작물을경작하거나다년생식물을재배하는‘주말·체험영농’활동을위한임시숙소를말한다.농촌체류형쉼터의규모는33㎡까지가능하며,부속시설로데크,주차장,정화조설치가가능하다.그러나핵심은이러한가설건축물면적과부속시설을합한면적의두배이상농지를확보하여농작물을경작하거나다년생식물을재배하는영농활동을해야한다는것이다. 농촌체류형쉼터이전에는농막(農幕)이있었다.‘농막’이란,농작업에필요한농자재보관,수확농산물간이처리또는농작업중일시휴식을위하여설치하는임시창고로서원두막이진화한형태이다.초기에는비닐하우스에차광막(遮光幕)을덮는형태가주류였으나최근도시민의여가문화가발달하면서이동식컨테이너를개조하여농막으로이용하고있다.더나아가생활의편리성을추구하는도시민의수요와이동식주택시장의공급에따라방,화장실,거실등각종편의시설을갖춘이동식주택이소비자에게농막으로보급되었다.이로인해현행법상숙박이금지된농막에서사실상숙박행위가이루어지는문제점이드러났다.따라서불법농막을양성화하는제도개선의필요성과소비자요구에맞춘실행계획이수립되었다. 농막이전에는원두막(園頭幕)이있었다.‘원두막’이란,오이,참외,수박,호박따위를심은밭을지키기위하여밭머리에지은막(幕)이다.사각정자형태로자연스러운원목을기둥삼고,볏짚또는나무판자로지붕을덮어비와햇빛을차단해줌으로써농작물임시보관이나작업자의휴식공간기능을한다. 원두막을생각하면연상되는행위가있다.바로서리다.‘서리’는군것질을위한먹거리가많지않던시절에아이들이과수원에몰래들어가서주인몰래참외나수박등을장난스럽게훔쳐먹는행위를말한다.이때원두막에서졸고있던과수원주인이부스럭거리는소리에깨어나서‘이놈들잡아라’소리치며쫓아가는풍경,그리고품에몇개의과일을품에안고도망가는아이들모습이연상된다.이렇듯원두막,과수원,과일,주인,동네꼬마녀석들이어울려배경,소품,등장인물이되면서한편의연극,또는한컷의사진속장면으로연출되어유년시설의기억저편에자리한다.그리고일정한시간이흐른뒤,세대를달리하여추억으로자리잡는다.그리고성인이된동네꼬마녀석들은다시그장소를찾는다. 중요한문제의해결을위해서는다양한방법이모색되어야한다.지방소멸위기해결을위해진행한‘혁신도시사업’은정부주도의행정중심복합도시사업과연계되어정주(定住)인구유입을위한도시계획사업으로추진되었다.정부주도정책은티베트종교및민족지도자의환생을검증하듯단계적확인과정이필요하다.반면,‘농촌체류형쉼터’사업은농촌소멸위기해결을위해민간주도의생활·문화환경개선사업으로농촌으로생활인구유입을목적으로한다.민간이적극참여할수있는정책은불사조의빠른성장,운반,치유력같은세부적인실행계획및프로그램이필요하다. 새롭게추진되고있는‘농촌체류형쉼터사업’은건축물의규모,부속시설,농지면적등기본적인틀은갖추었으나,세부실행프로그램이필요하다.검증된정체성과추동력,시민의능동적참여를이끌수있는프로그램등을갖춘대안을모색하던중한국정원문화‘별서(別墅)’를주목하게되었다. 3.별서논담(別墅論談) 조선시대에는별서(別墅)가있었다.‘별서’의한자를직역(直譯)하면,따로떨어지다_별(別),농막_서(墅)로서‘따로떨어져있는농막’을의미하며,의역(意譯)하면‘선비들이세속을떠나자연에귀의하여은거생활을하기위한곳으로,본가(本家)에서떨어진산수가빼어난장소에서지어진별저(別邸)’를말한다.별서는단순히건축물을지칭하는것이아닌,정원(庭苑)그리고주변자연경관을포함한다.대표적인별서로는담양소쇄원,보길도부용동정원,강진백운동원림을들수있다. 별서의주요건축물로는정(亭),누(樓),각(閣),대(臺),사(榭),당(堂),헌(軒)등이있다.채소를심은곳을포(圃)라하고,과실수를심은곳을원(園)이라하고,새와짐승을기르는곳을유(囿)라고한다.또담장이있는것을원(園)이라하고,담장이없는것을유(囿)라고도했다.조선시대에는정원(庭園)이라는용어와더불어정원(庭苑),원유(園囿),원림(園林)등의용어도많이사용하였는데,이는담장안의정원뿐아니라,담장밖의자연경관까지확대하여정원으로생각한것을잘보여준다.정원을가꾸는사람은‘동산바치’라불렸다. 소쇄원(瀟灑園)의조영자인양산보(1503~1557)는당쟁으로스승조광조가사사(賜死)되자관직을그만두고고향인전라남도담양으로내려와소쇄원을짓고은거하며문인들과교류하였다.소쇄(瀟灑)의의미는‘깨끗하고시원함’을의미하며,양산보는이별서의주인이라는의미로자신을‘소쇄옹’(瀟灑翁)이라하였다.주요건축물로는광풍각,제월당,대봉대,고암정사등이있다.광풍(光風)과제월(霽月)은북송의시인이쓴글에서인용되었는데,주돈이(周敦頤)의인품이심히고명하며마음결이시원하고깨끗함이마치‘맑은날의바람(光風)과비갠뒤의달(霽月)과같다’라는글에서인용되었다.제월당은주인이거처하며조용히독서하던곳이었다.광풍각은사랑방역할을하는공간으로문인들과교류하며차를마시며,학문을논하고,계류를흐르는청량한물소리를들으며정원을감상하던장소다. ‘소쇄원48영’은1548년에김인후가지은오언절구시(詩)다.20자의한자로구성되어소쇄원의내원(內苑)을표현한다.그중제2영(詠)‘침계문방(枕溪文房)’은광풍각을소재로한것으로‘머리맡에서개울물소리를들을수있는선비의방’이라는뜻이다. 부용동정원(芙蓉洞庭苑)의조영자인윤선도(1587~1671)는조선시대문인이다.병자호란때삼전도에서인조가청나라에항복하자조상으로부터물려받은유산으로보길도에별서를짓고생활하며‘어부사시사’등문학작품을남겼다.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는1651년윤선도(尹善道)가자신을어부에비견하여보길도(甫吉島)를배경으로지은40수의단가(短歌)로,‘고산유고(孤山遺稿)’에실려전한다. 정원은크게세구역으로구성되어있는데,거처하는살림집이있는낙서재(樂書齋)주변,휴식과독서를위해건너편산허리의바위위에집을마련한동천석실(洞天石室)주변,그리고동리입구의세연정(洗然亭)주변이다.낙서재는서실(書室)을갖춘살림집으로북향하고있으며,옆으로낭음계(朗吟溪)라는작은시내가흐르고,낭음계의양편에곡수당(曲水堂)과무민당(無憫堂)의두건물을지었다.이두건물의곁에는넓고네모진연못이있다. 동천석실(洞天石室)은중국도교(道敎)에서‘신선이산다는곳’이란의미인‘동천복지(洞天福地)’를따라서이름지어진곳으로이지역에서가장높은곳이다.세연정부근은이정원에서가장공들여꾸민곳으로,해변에바로인접한동구(洞口)에인공으로물길을조성하면서연못들을만들고정자와대(臺)를지어경관을즐기도록하였다.연못은곡지(曲池)와방지(方池)로구성되는데동구를흐르는내를돌로된보로막아만든곡지에는큰바위들을점점이노출했으며,방지에는한쪽에네모난섬을만들고그섬에소나무한그루를심어놓았다.방지의동쪽물가에는돌로된네모진단두개를나란히꾸며놓았는데,이곳은무희가춤을추고악사가풍악을울리던자리다(encykorea.aks.ac.kr). 백운동원림(白雲洞園林)은처사이담로(1627~1701)가조성한별서이다.‘처사’란벼슬을하지않고초야(草野)에묻혀사는선비를말한다.백운동원림은후손들에의해계승되었고,특히백운첩에는다산정약용의‘백운동12경’시(詩)와초의선사가그린‘백운동도(白雲洞圖)’가있어당시의모습을짐작할수있다.또한월출산을배경으로원림을조영한문헌자료가다수확인되고,유상곡수(流觴曲水)시설도입과수목식재등경관처리기법이우수하며,백운동12경의구성요소가잘남아있다.예로부터많은선비와문인들이원림의경관을예찬한옛시문과그림들이현재까지잘남아있어조경사적가치가탁월하며,이담로의6대손인이시헌이정약용,초의선사와교류하며차를만들고즐긴기록등이남아있어국내차문화의산실로서가치를더하고있다.정약용은백운동원림에반해초의선사에게그림을그리게하고옥판봉·산다경(山茶徑)·백매오(百梅塢)등아름다운경치12개를칭송하는시를지었다.다산과초의선사가남긴작품은‘백운첩’에전하며,이시헌은선대문집·행록·필묵을엮은‘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을만들었다. 우리나라3대별서의사례를살펴서이용자의행태를분석한결과,집짓고,정원가꾸고,농사짓고,밥짓고,글읽고,시쓰고,그림그리고,노래부르고,춤추고,술마시고,음악듣고,차마시는등의유유자적한생활을확인할수있었다. 4.농촌체류형쉼터,‘별서_1621’ ‘별서(別墅)’는16세기이후,선비,처사,문인들이자발적으로귀향(歸鄕)하여자연과더불어문학(文),역사(史),철학(哲)을논하면서시(詩),서(書),화(畵)를짓고음주(飮酒)·가무(歌舞)와다도(茶道)를즐겼던공간이다.이후,후손들에의해대를이어유지,보완되며수백년을지나21세기현재에이르고있다. 1970년대이후산업화과정중1차산업(농·산·어촌생산물)중심에서2차산업(제조업)중심으로변화되는과정에농촌인구가대거일자리를찾아도시및수도권으로이동했다.또한도시에집중된사람들을대상으로3차산업(서비스업)이발달하면서인구의수도권및도시의집중현상은더욱고착화되었다.이로인해주택,환경,교육,교통문제등이심화되어혁신적인인구분산정책도입이요구되었다.주된원인이된일자리의분산정책이선행되지않고는인구분산정책의효과를기대할수없다는결론에도달하자정부는‘공공기관지방이전’과‘혁신도시’조성이라는극단적인처방을내놓는다.그러나수십년간안정화된수도권기반시설의편리성으로인해,일시적으로지방에머물다가주중또는근무하는동안만머물러있고,주말또는이직기회가되면도시나수도권으로직장을옮기려는현상이반복되어실효를거두지못하는실정이다. 문제해결의핵심은‘제도’나‘정책’에있지않다.시민의‘자발성’에있다.4차산업(지식산업)발달,자동차보급,도로및대중교통의확충으로농촌,산촌,어촌을향해떠나는5차산업(레저·휴양문화)이발달하면서,원산지에서1차생산,2차제조,3차판매및서비스가융·복합되어이루어지는6차산업이발달하고있다.이로써자발적생활공간이동이라는인구분산정책의효과를기대할만한경제,사회,문화적환경이조성되었다.정교한제도,정책,프로그램이수반되어야한다.성별,연령대,직업군,구성원,주거형태,교통수단등을고려하여자발적참여가가능한정주(定住),생활(生活),문화(文化)환경을조성해야한다. ‘별서’는16세기당시이미6차산업거점이었다.농(農)·림(林)·수산물(水産物)을생산,수확,가공하여,전국에서찾아오는시인(詩人)묵객(墨客)들에게5차산업서비스를제공했던현대판6차산업의중심공간이었다.21세기‘농촌체류형쉼터’가추구해야할방향이다.주인이머무는공간,손님맞이공간,생산,가공,휴양시설등을갖춘커뮤니티공간을조성해야한다.이웃과함께생활하며문화를공유하는자연속의정원(庭苑)이자문화경관(文化景觀)으로자리잡아야한다. ‘별서_1621’은농촌체류형쉼터의본캐(本character)다.16세기한국정원문화의21세기‘환생(還生)’이자‘부활(復活)’이다.‘별서_1622’,‘별서_1623’,‘별서_1624’,‘별서_1625’…한국정원문화‘별서(別墅)’의미래다. 박경복/가든프로젝트대표
‘보이지 않는 조경’ 젊은 조경가 원종호의 ‘보이는 인사이트’
[환경과조경김하현기자]제7회젊은조경가원종호의조경에대한철학과이야기를들어보는토크쇼가열렸다. 지난19일월간환경과조경은서울서초구그룹한빌딩2층환경과조경에서‘제7회젊은조경가상’수상자원종호JWL소장을초청해‘보이지않는조경’을주제로강연및토크쇼를개최했다. 젊은조경가상은한국조경의내일을설계하는젊은조경가를발굴하고그들의작품과생각을널리알리고자월간환경과조경이2018년부터제정·운영하고있다.환경과조경은지난해12월시상식을진행한후월간환경과조경2025년1월호에‘조경가원종호특집’으로그의이야기를실었다.그뒷이야기를들어보는자리로이날토크쇼가마련됐다. 원종호JWL소장은서울대학교에서조경을공부하고knL환경디자인스튜디오와현대건설에서다양한조경프로젝트를수행하며설계와실무를경험했다.2017년부터는JWL에서활동하며완성도높은여러공간을만들고있다.최근작으로는성수현대테라스타워공개공지와제부도근린공원설계공모당선작이있다. 원종호는‘보이지않는조경’,즉주변환경과자연스럽게어우러지는조경을지향하며다수의프로젝트를성공적으로수행해왔다.‘원래그자리에있었던것같은’섬세한디자인철학을추구하며조경계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했다. 토크쇼는1부와2부로나뉘어진행됐으며누구나자유롭게시청할수있도록유튜브로온라인생중계됐다. 행사는사회를맡은남기준환경과조경편집장의인사말로막을열었다.남편집장은본격적인시작에앞서올해1월호특집속원종호의에세이한구절을읽었다.“내가추구하는조경은심심하다는평을많이듣는다.다른조경가의작업에비해명확하게드러나는조형이나개념이없다고도한다.역설적이지만이러한설계의비가시성은내가가고있는,가고자하는조경설계의방향이다.이를달리표현하면,‘보이지않는조경,하지않은듯한조경,원래있던듯한조경’등의어휘로말할수있다”는문장으로이번토크쇼제목에관해설명을보탰다. 다음으로박명권환경과조경발행인의인사말이이어졌다.박명권발행인은현장과온라인청중에감사를표하며“지금까지선정된아홉분의수상자모두조경계에새로운비전을제시하고계속해서활약하고있다,젊은조경가상을통해한국조경의위상을세계에알리는데기여할수있기를바란다”고말했다.또“오늘토크쇼를통해젊은조경가원종호의발자취와작품세계를들여다보고앞으로더욱큰활약을기대하겠다”며순서를마쳤다. 1부는원종호소장의강연으로채워졌다.약40분가량그가추구하는방향의작업을위해어떠한노력을해왔는지들을수있었다.원소장은JWL의작업내용을기반으로다섯가지지향점을풀이했다.주요키워드는▲직관적이고단순한개념과배치▲사소한생각과조형의가능성▲크래프트디테일▲관습과타성에저항하기▲팀워크와협업의힘이었다.그는닫는말로“‘우리가하는조경이결국무엇인가?’를생각했을때‘도시의공공성확대에기여’,‘생태적으로건강한도시에의기여’,‘부동산의가치상승’이라는세가지측면으로조경프로젝트가귀결된다,제가하는일은이러한목표를위한수단이라고할수있다”고밝혔다. 2부에는‘원종호에게물어봐’라는제목이붙었다.진행측은토크쇼를문답형식으로전개하기위해SNS를통한사전질문을받았다.시청자또한채팅창을통해실시간으로궁금한점을묻고,이중질문이선정된5명에게는‘월간환경과조경2025년1월호’와‘한국조경50년을읽는열다섯가지시선’을선물하는이벤트도준비했다. 꾸려진질문들을남기준편집장과김모아기자가묻고원종호소장이답했다.주로원종호조경가의작업방식과일을하는동력에대한물음이많았다.조경가로서‘가장도움이된것’,‘가장뿌듯했던경험’,‘가장먼저고려하는점’등에대한대답으로‘질투’,‘내가만든공간이세상에태어났을때’,‘사람’이라고말했다.“좋은공간을만들기위해이것까지해봤다면?”라는질문에는“감리가중요하다고생각해서디자인감리계약을위해노력한다.그리고나무를키운다.생각하는나무의모양을나중에공간에적용해보기위해30그루정도의나무를키우고있다”고고백했다. 원소장은조경을꿈꾸는학생들에게들려주고싶은얘기로“조경은천재가하는분야가아니다.뻔한말이지만기본적으로좋아하는마음과열정이있다면노력하면다할수있다.이일을해서즐겁다면재능여부를판단하며움츠러들지않았으면좋겠다”며위로를전하기도했다.기후변화에관한질문에는“정말피부로느끼는일이다.식물학에서배웠던개화시기등이하나도안맞는다.기존에우리가갖고있던지식이쓸모없어지는시기가올수도있다”며“교과서가바뀌어야하지않을까하는생각도든다.기후문제는상당히중요하다”고강조했다. 끝으로“제가이자리에서여러분께말씀드리는것이상당히부끄럽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렇게좋은상과기회를주신점너무나도감사하게생각한다.앞으로도더열심히하라는의미로해석하겠다”며“제가가진제캐릭터와성격에맞춰서앞으로설계를하는분들과설계를할학생들한테나아갈길을보여주는사람이되고싶다.여러캐릭터의사람이많을수록사회가건강해질테니저는저만의캐릭터로제갈길을잘가보겠다.감사하다”고인사했다.
유연송 조경수협회장 취임, “조경수 산업 현대화 추진”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한국조경수협회가조경수산업의현대화와디지털기술도입,지속가능한재배방안개발등을추진한다. 한국조경수협회는19일대전계룡스파텔에서제59차정기총회및회장이취임식을개최했다.이번총회는전국16개지회대의원및관계자200여명이참석한가운데진행됐으며,조경수산업발전과도시녹화를위한다양한논의가이뤄졌다. 이날행사에서는제33대윤수근회장이이임하고,제34대유연송회장이공식취임했다.윤수근전임회장은“조경수산업의지속적인성장과협회의발전을위해헌신했던지난2년간의시간이뜻깊었다”며,“새롭게출범하는34대집행부가협회를더욱발전시켜주길바란다”고이임사를전했다. 한국조경수협회의새로운장을여는이번이취임식에서유연송신임회장은조경수산업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한실천과제를제시했다.유회장은우선산업의현대화를추진하며디지털기술을적극적으로도입하겠다고밝혔다.이는정보기술의활용을통해조경수관리및유통과정의효율성을높이고,더넓은시장에접근할수있는기회를마련하기위함이다. 또한유회장은환경변화에적응하는조경수의지속가능한재배방안개발에힘쓸것을강조했다.기후변화에따른영향을최소화하고,생태계보호를위해국내외전문가들과의협력을모색할계획이다.이와함께협회회원들의역량강화를위한교육프로그램을확대하고,신기술교육을정기적으로실시해산업전반의전문성을높이는데집중할예정이다. 유회장은“조경수산업이직면한도전을기회로전환하고,모든회원이혜택을받을수있는산업생태계를만들기위해노력할것”이라며,“협회의모든자원을동원해회원들의성장과함께산업발전을이끌어갈것”이라고포부를밝혔다. 이날행사에는이미라산림청차장을비롯해최무열한국임업진흥원장,박정희한국임업인총연합회회장,옥승엽대한전문건설협회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회장,이경구개군농협조합장등관계기관인사들이참석해축사를했다. 이미라산림청차장은“조경수산업이기후변화대응과도시녹화에서중요한역할을한다”며,“산림청에서도조경수산업발전을위한정책적지원을아끼지않겠다”고말했다. 이날행사에서는우수지회및모범농장에대한표창수여도진행됐다.모범농장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은강정수녹지원대표와안신아남농원대표가수상했으며,산림청장상은이진효맹춘농원대표와최윤주삼미조경의대표가수상했다.송인자협회전북동부지회장(호성조경대표)은협회장표창을받았고,우수지회표창에서는광주·전남서부지회가최우수상,경기지회가우수상,충남서부지회가장려상을수상했다. 또한협회는대학생및고등학생8명에게총1150만원의장학금을전달했다. 이취임식에서는협회기전달식이진행되며,새로운집행부의출범을공식화하고조경수가격고시제도정비,조경수컨테이너재배활성화,국비지원사업확대등의정책추진계획등이논의됐다. 마지막으로협회운영기금으로유연송회장이500만원을기탁했으며,김규열·이강백고문도각각100만원을기부하며협회발전을위한기여를이어갔다.
서울 초록길, 2000㎞ 달성 코앞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서울전역을연결하는‘서울초록길프로젝트’가총연장2000㎞달성을눈앞에두고있다. 서울시는숲길부터하천변,가로정원에이르기까지단절된녹지를연결하고새로운녹지를지속적으로확장하는‘서울초록길프로젝트’를통해올해초록길총연장이2,000㎞를넘어설것이라고13일밝혔다. 2022년에시작된이프로젝트는서울의녹지소외지역을해결하기위해서울전역의숲,공원,정원,녹지를선형길로연결하여5분거리내에초록을만날수있도록설계됐다.이는도심생태회복에기여함은물론,도시미관개선과보행자편의를증진시키는등다방면에서의효과를목표로하고있다. 지난해동작구국사봉과상도공원을연결하는단절된녹지축연결사업을비롯해총12개유형의사업을통해71.21㎞의녹지가추가로연결됐다.이중에는북한산체험형숲속쉼터조성사업같은여가공간확대프로젝트도포함되어,강북구수유동북한산자락에3㎞,5만㎡규모의체험형쉼터가조성됐다. 하천생태복원및녹화사업을통해강동구고덕천의제방사면을건강한생태계로복원하고,영등포구여의대방로에는정원형띠녹지를조성해가로수의생육환경을개선했다.또한왕십리역대합실유휴공간에는지하숲길인‘서울아래숲길’이조성되어지하철이용객들에게쾌적한환경을제공하고있다. 올해에는총165개사업을통해추가로75.58㎞의녹지를조성할계획이며,이미조성된1777㎞의초록길과함께도시전체를정원과생태로연결하는꿈을계속해서추진할예정이다. 이수연서울시정원도시국장은“서울초록길프로젝트는단순한정원조성을넘어도시전체를정원과생태네트워크로연결함으로써,기후위기와생물다양성증진은물론,미세먼지저감과도시열섬현상등기후변화대응에도기여할것으로기대하고있다”며,“2000㎞달성후에도초록길개념을모든민·관사업에반영되게하여정원이일상이되고,일상이정원이되는정원도시서울이될수있도록꾸준히정원을조성해나가겠다”고말했다.
[락앤피플] 배정한 한국조경학회장, “한국 조경의 새로운 50년을 설계합니다”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공원은단순히나무와풀을심어놓은휴식공간이아닙니다.공원은도시의폐와같으며,사람들에게쉼터를제공하는동시에환경을정화하고생태계를회복시키는중요한공간입니다…공원이잘설계되면단순한녹지공간을넘어도시민의정신적,사회적건강을증진시키는매개체가됩니다.”_JTBC‘차이나는클라스-위대한질문’제1회(2023년11월18일) 배정한한국조경학회신임회장(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의이말은공원이단순한휴식처의역할을넘어서는깊은가치를지니고있음을잘보여준다.공원은조경의실질적인결과물이자자연과인간이교감하는플랫폼으로,단순히미적즐거움을제공하는것을넘어사회적,환경적역할을담당하고있다.이를통해공원은현대도시에서환경적균형을유지하고,공동체의연결을강화하며,시민들의삶에큰영향을미치는중요한존재로자리잡고있음을알수있다. 조경학이한국에서학문적분야로자리잡은지도어느덧50년이넘었다.배정한회장은조경학을단순히환경을꾸미는기술적영역으로보는것을넘어,환경문제를해결하고사회적가치를창출하는중요한학문으로정의했다.조경학은1970년대본격적으로학문적틀을갖추기시작했으며,도시화와환경문제해결이라는시대적요구에따라빠르게성장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조경학의학문적정체성과전문직으로서의위상은여전히도전과제에직면해있다.이에지난1월1일제27대한국조경학회회장으로취임한배정한교수는한국조경의다음50년을설계하기위해학문의내실을강화하고전문성을확립하는것을임기내주요목표로삼았다.그는도시,경관,환경,문화등다양한분야를아우르는조경학의새로운좌표를마련하고,학문적·교육적기반을강화하며체계적인아카이브프로젝트를추진하겠다는계획이다. 배회장은학회의핵심사업으로조경교육혁신,조경지식과이론의소통강화,한국조경아카이브프로젝트를제시했다.그는“지난50년간한국조경이외형적으로는성장했지만,이제는내실을다지고전문성을확립해야할시점”이라고강조했다. 배회장은조경학의학문적정체성을강화하고전문직으로서의위상을확립하기위해전국대학의조경교육현황을조사하고해외사례를분석하며교육체계를재정비할예정이다.그는“조경교육의방향성과학문적체계정립을최우선과제로삼겠다”며,최소한의공통교육기준확립이시급하다고밝혔다. 현재조경학과마다교육내용과교과구성이상이한현실을지적하며,“인증받은대학에서교육받고실무경력을쌓은사람이자격시험을통해조경사로등록될수있는체계를마련해야한다”고강조했다.기존의조경기사와기술사중심의자격체계가설계중심의조경실무를충분히반영하지못하고있다는점도문제로지적했다. 이에따라학회는조경교육인증제와조경사자격제도를학계와업계의협력을바탕으로추진할계획이다.이를위한기초작업은가칭‘조경교육혁신위원회’와‘설계교육네트워크’를통해진행된다.그는“조경교육인증제와자격제도는상호연계되어야하며,이를통해조경분야의학문성과실무역량이조화를이룰수있을것”이라고말했다. 배회장은학술연구활성화를위해매월온·오프라인학술세미나,북토크,이론워크숍등을개최하며,주요의제로는기후변화,회복탄력성,인류세와비인간,공간정의,공원혁신,국토경관,도시경관재생,공원도시,정원도시등이포함된다고밝혔다. 특히4월학술대회에서는‘다시정원을읽다’라는주제로대형세미나를기획해정원열풍과도시정원정책을비판적으로검토하고토론할예정이다.이를통해조경의현재위치를진단하고연구자와실무자의소통을강화하겠다는계획이다. 그는또한“신진연구자네트워크를확장하고,젊은연구자들이적극적으로참여할수있는다양한학술행사를마련하겠다”며,조경학의동시대적의제를생산하고탐구하는데학회가중요한역할을할것임을강조했다. 조경분야의역사와자료를체계적으로기록하고보존하기위한조경아카이브프로젝트도본격적으로추진된다.이는지난50년간한국조경이쌓아온연구,작품,인물에대한기록을체계적으로목록화하고활용기반을마련하는작업이다. 배회장은“1세대조경가와학자들의구술기록시리즈를포함해작품,연구,교육성과등을아카이빙해한국조경의역사를축적할것”이라고설명했다.또한이를위해외부펀딩과학회내부자원을활용하여체계적이고장기적인사업을추진하겠다는의지를밝혔다. 배회장은지난50년간한국조경이개발시대의경제성장에힘입어외형적으로확장했지만,이제는내실강화와전문성확립이필요한시점이라고강조했다.그는“교육,학술,실무가톱니바퀴처럼맞물리는체계적인시스템을만들어야한다”며,이를통해조경이사회적가치를창출하는분야로자리잡아야한다고말했다. 끝으로배회장은“소박하고다정한학술포럼부터대형심포지엄까지다양한학술활동을통해한국조경의다음50년을위한초석을다지겠다”며,“많은응원과격려,때로는생산적인비판을보내주길바란다.즐거운참여와열린소통을통해,함께한국조경과조경학의내일을디자인하자”고당부했다.
  • 환경과조경 202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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