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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Texas A&M 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북미를 대표하는 조경 학술단체인 CELA(Council of Educators in Landscape Architecture)가 오는 2021년 한국에서 컨퍼런스(총회) 개최를 타진하고 있다. 2021년은 CELA가 101주년을 맞이하는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뜻깊은 해이다. 지난 6월 김준현 교수가 CELA 컨퍼런스 개최를 협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현재 Texas A&M 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에 재직 중인 그는 오는 8월에 미시건 주립대학교에서 Landscape Architecture Program Leader로서 조경 프로그램을 총괄하게 된다. 해외 조경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CELA 컨퍼런스 한국 개최를 추진하는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해외 학술교류로 고립무원 탈출해야” “한국 조경계에서 CELA는 IFLA만큼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깝다.” 김준현 교수는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CELA의 활동에 대해 입을 열었다. CELA는 북미지역 조경학과 교수로 구성된 학술 단체로 미국의 조경학회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CELA는 전세계 조경분야의 흐름을 선도하는 단체 중 하나다. CELA 저널에 실린 연구논문은 전세계 조경 패러다임에 영향력을 발휘할 정도로 상당한 파급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과 아시아권 국가의 참가율이 높다. 특히 중국의 참여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북미지역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CELA에는 세계 각국의 조경학과 교수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보다 조경의 역사가 길고 유학생도 많지만 한국에서는 CELA를 잘 모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CELA 컨퍼런스에는 평균 40~50명의 중국 교수가 참가한다. CELA를 공통분모로 미국과 중국 교수진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제 전세계의 많은 조경학과 교수들은 중국에 어느 대학에 조경학과가 있고, 어떠한 과목에서 강점을 갖는지, 심지어 교수진 구성까지 알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많은 아시아권 국가가 해외 학술교류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컨퍼런스 유치경쟁도 치열하다. 국가 간 조경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창구이자 개최국의 위상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교수는 한국이 2021년 CELA 컨퍼런스 개최지가 되었을 때 국제 학술교류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에서 한국의 조경연구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 연구자들도 이제 국제무대로 눈을 돌려야 한다. CELA의 회원으로 가입하면 저널에 논문을 등록할 수 있고, 세계 각국의 조경학과 교수와 학술교류도 할 수 있다. 영어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시작이 중요하다.” 조경학계의 최신 트랜드 ‘데이터와 건강’ 김준현 교수로부터 최근 해외 조경학계가 주목하는 트랜드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많은 나라에서 ‘랜드스케이프 퍼포먼스 리서치’와 ‘건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랜드스케이프 퍼포먼스란 조경의 효과를 과학적 데이터로 계량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에서는 생태학과 LID 등과 맞물려 조경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계량화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조경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논문도 최근에 크게 늘었다. 올해 열린 CELA 컨퍼런스에서 ‘건강’ 트랙을 신설하는 것까지 논의될 정도다." CELA가 제시하는 주제와 지침은 미국의 대학 커리큘럼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조경 연구에서 숫자에 의해 데이터를 산출하는 계량과학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각 대학들은 커리큘럼 변화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다. CELA, LAAB(Landscape Architectural Accreditation Board), CLARB(Council of Landscape Architectural Registration Boards)의 연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은 대학의 조경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CELA를 비롯해 조경 자격증을 인증하는 CLARB, 대학의 조경 커리큘럼을 관리하는 LAAB이 삼각편대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학계에 이슈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연구에서 커리큘럼과 자격증 취득까지 연속성을 갖는다는 말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조경 단체는 대학 조경학과의 커리큘럼과 자격증과 같은 인증프로그램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각각의 조경학과도 중요한 흐름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조경학회와 차별성을 갖는 부분이기도 하다. “조경알리기 사업, 중장기 계획 수립해야” 조경학회와 조경단체의 확장된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준현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경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큰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조경’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잡혀있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조경 단체가 앞장서서 조경을 모르는 사람에게 조경을 알리는 ‘홍보’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도 조경은 건축보다 인식이 낮다. 조경학과로 진학하는 학생 숫자가 떨어지기도 했다. 조경인들도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래서 미국조경가협회(ASLA)는 조경을 알리는 영상과 브로슈어를 제작을 실행했고, 이를 전국의 고등학교와 관공서에 배포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도 많은 전문단체가 있지만 일반인에게 ‘조경알리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는 단체를 찾기 어려웠다”며 “한국조경학회나 한국조경사회와 같은 주요 단체가 ‘조경알리기’ 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해서 지속적인 운동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학회에서 적극적인 사업추진이 어렵다면 ‘환경과조경’과 같은 조경전문 매체에 ‘조경알리기’ 사업을 위탁하는 방식을 강구해서라도 홍보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2021년 한국에서 CELA 컨퍼런스가 개최되기 위해선 조경인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LA 컨퍼런스가 개최되면, 미국과 캐나다의 모든 조경학과 학과장과 학장이 찾아와 우리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세계적 석학들의 기조강연도 들을 수 있다. 400여 편의 최신 논문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무엇보다 그동안 해외에서 웅크려있던 한국조경을 본격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조경인들의 공감과 관심이 필요하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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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주 서울정원디자인 선정위원회 심사위원장(오브제플랜 대표)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올해 서울정원박람회를 심사하며 한국의 정원디자이너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섰다고 느꼈다.” 문현주 서울정원디자인 선정위원회 심사위원장(오브제플랜 대표)은 2017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2차 심사(디자인 최종심사)를 마치고 창조적인 안을 여러 개 볼 수 있었다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선정된 12개 작품 중에는 ‘훈맹정원’, ‘다채원’, ‘You and Me and Everyone’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훈맹정원은 ‘시각 장애인’을 배려해 핸드레일에 식물 정보를 기록한 독창성이 인상적이었으며, 정형화되지 않은 디딤돌 배치의 ‘다채원’, 한국정원의 방지원도를 새롭게 해석한 ‘You and Me and Everyone’가 눈에 띄었다고 했다. “여의도라는 공간 안에 시각 장애인을 배려한 정원이라는 ‘훈맹정원’ 콘셉트가 신선했다. ‘다채원’은 자연스러운 디딤돌 배치로 정형적인 틀을 탈피했다. ‘You and Me and Everyone’은 우리의 것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를 고민한 몸부림이 느껴져서 좋았다. 이러한 작품 하나하나가 합쳐져 작가정원의 수준도 한 단계 올라갔다고 본다. 단순히 다른 평면도를 따서 붙이는 수준을 넘어 ‘정원을 이해하고 작품을 제출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질적인 발전만큼 그를 기쁘게 한 것은 이번 공모에 제출된 작품 숫자다. 올해 작가정원 1차 공모로 접수된 작품은 총 35개였다. 29개였던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우리 편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뿌듯하다.” 문현주 심사위원장은 대학 졸업 후 독일에서 9년간 유학생활을 마치고 척박한 우리나라 정원문화를 일군장본인이다. 그래서 박람회에 접수된 35개의 작품과 이것을 만든 정원디자이너 한명 한명이 그로서는 반가운 동지다. 하지만 아직 정원디자이너들이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 먼저 “대부분의 정원박람회가 테마를 제시한다. 정원디자이너는 주제라는 개념에 얽매여서 식물을 통해 편안하게 쉴 수 있어야 한다는 정원의 본질을 이따금 놓치곤 한다”며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정원의 가치를 체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작품 심사를 하며 상당수가 식재 부문이 약했다고 했다. “조경에서 식물의 비중이 30%라고 한다면, 정원은 80%이다. 정원에서 차지하는 식물 비중이 그만큼 높다.” 문 심사위원장에 따르면 최근 정원이 새롭게 각광받으며 외국에서 다양한 수종의 식물이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책에도 잘 나오지 않는 이런 수종을 다루기 위해서는 과천화훼단지, 남서울화훼단지 등을 일주일이나 보름에 한 번씩 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실력 있는 정원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단 한 평의 땅에서라도 직접 식물을 키워볼 것을 권장했다. “유명한 정원디자이너의 70%는 자신만의 농원을 가지고 있다. 식물이라는 것은 시설물과 달리 1년 사계절동안 변화한다. 비단 1년뿐일까? 10년, 20년 식물을 키우며 자라는 것을 경험해야만 그것이 진정한 자신만의 정원 아이템이 된다.” 정원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위한 또 하나의 계단은 ‘시공’이다. 문 심사위원장은 “나도 역시 그랬고, 정원디자이너는 ‘시공’을 통해 스스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많은 시공은 새로운 작품과도 연결된다”며 시공은 정원디자이너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런 시각에서 정원박람회 참가는 정원디자이너에게 상당한 경험치를 제공한다. 정원박람회에 참여하면 자신의 작품 외에도 다른 사람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배울 수도 있다.” 정원박람회는 신예 디자이너를 키우는 인큐베이터로 정원분야 발전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원문화를 확산하는 것도 실력있는 정원디자이너가 받혀줘야 가능한 일”이라고도 말했다. 그래서 미래의 서울정원박람회에서는 작가정원에 대한 전폭적인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현주 심사위원장은 “공모라는 방식을 통해 작가정원을 선정하는 것인 만큼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지만, 정원디자이너가 제출하는 디자인에 비해 지원되는 금액이 적다”며 서울시의 적극적인 예산지원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원이 생활 속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장에서 찍어나오는 벽돌과 달리 정원에는 자연이 담겨 있다. 우리는 시간을 갖고 정원이 좀 더 자라도록 기다려야 한다. 늦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가 없다. 단지 늦을 뿐이지 정원의 바람은 반드시 삶 곳곳에 불어오게 되어있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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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김정은 편집팀장] 한강변에 자리한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는 대림산업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아파트 브랜드의 첫 번째 단지다. 아크로리버파크는 수준 높은 아파트 조경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며 설계와 시공 모두에 각별한 공을 들인 고급 주거 브랜드다. 그 결과 입주민들의 호응뿐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난 상태. 대림산업에서 각각 설계와 시공을 담당했던 이순지 차장과 김영민 부장(현재 국립세종수목원 공사 부장), 두 파트너를 현장에서 만나 그 성공 비결을 들어 보았다. 설계대로 시공한다 이순지 차장은 남다른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로, ‘설계대로 시공한다’는 원칙을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설계를 그대로 구현하기보다는 시공하기 편한 디테일로 바꾸는 경향이 있다. 또 놀이터나 수생ㆍ육생 비오톱과 같이 법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시설들이 똑같은 디자인으로 귀결되고, 식재는 늘 심는 하자 적은 수목을 택하다보니 어딜 가든 비슷비슷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획일적인 아파트 조경을 벗어나기 위해 CA조경과 함께 철저하게 특화 설계를 하면서 그간 보아왔던 선진 사례 못지않은 공간을 만들고자 했단다. 관행을 뛰어넘는 일은 의지만 있다고 되지 않는다. 김영민 부장은 설계사무소에 프레젠테이션을 요청해, 여러 협력사들이 시공 전에 설계의 개념을 공유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식재, 시설물 등 여러 파트의 소장들이 각자 나름의 생각이 있었겠지만, 설계 의도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진 덕택에 정확한 시공을 할 수 있었다.” 김 부장은 반포 아크로리버파크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로 밀도 있는 관목 식재를 꼽았다. “국내 아파트 단지에서 이렇게 관목을 많 이 심은 경우는 드물다. 여러 아파트 단지에서 초화류를 쓰거나 잔디를 까는데, 사실 유지 관리가 어렵다. 반포 현장에서는 초화류는 주요 정원에만 사용하고, 단지 전반적으로 내구성이 우수한 관목을 다량 식재했다. 모던한 건축물과 어울리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동시에 유지 관리도 수월하다.” 각 테마 정원에는 콘셉트에 따라 수종과 수형을 고려해 세심하게 식재했다. 예를들어 “일본식인 선의정원에는 솟아나는 느낌의 소나무로 위요감을 준 반면, 한국 전통 정원을 표방하는 화담정원에는 아담한 소나무와 산수유를 배치”하는 식이다. 김 부장은 적절한 나무를 구하기 위해 전국을 돌며 수목 검수만 50번 넘게 했다며, 공간 분위기에 어울리는 수목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반포 현장에서 주력한 것 중 하나가 놀이터다. 이곳의 놀이터는 기성 제품을 쓰는 대신 제각각 다른 콘셉트를 설정하고 설계사와 놀이 시설물 회사가 함께 디자인해 시공했다. 사실 고급 주거를 지향하는 이 단지에는 놀이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이 있는 젊은 세대가 드문데, 그래서 더욱 어른들도 걸어보고 싶은, 정원과 같은 놀이터가 되기를 바랐다. 이 차장은 ‘조형물인줄 알았는데 놀이 기능도 있네!’라는 주민들의 반응을 기대하며, 조각처럼 보이는 놀이 시설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아크로리버파크의 진화 대림산업은 앞으로 반포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크로리버파크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더욱 차별화할 계획이다. 설계 면에서는 길, 커뮤니티 마당, 정원, 놀이터 등 공간별 스타일을 다양화한다. 이 차장은 “국내의 아름다운 길들을 재현하는 방식을 통해, 사람들이 아파트 단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 집으로 가는길’ 혹은 ‘산보하는 길’을 차별화하고, 세계의 아름다운 정원을 재현하거나 예술가와 협업해 테마가 있는 정원을 만드는 시도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단지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커뮤니티 마당’의 실제 이용률을 높이는 것도 특화의 한 방안이다. 예술성과 창의성이 높은 놀이터를 만드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다. 재료와 시공 면에서는, 더 많은 신수종을 발굴해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단지의 수목 풍경을 바꾸는 것이 주요 목표다. 또한 최근 시공 현장에서 전문 기술자를 쓰는 경우가 적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관목과 교목 식재 방법이 다르고, 초화 식재는 가드닝이라는 또 다른 분야다. 한국 전통 정원을 만든다면 노련한 석공이 필요하다. 분야별로 전문 장인을 참여시켜 시공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지 관리 면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고급 유지 관리는 나무의 모양을 하나하나 잡아나가는 것, 즉 단순히 기능적 차원이 아니라 미적인 개념이 도입되는 것이다.” 높은 설계비가 좋은 공간을 만든다 이 차장이 마지막으로 꼽은 목표는 “설계비를 제대로 주자”다. 설계비가 높아야 좋은 설계가 나오고, 그래야 시공도 잘 되기 때문. 이러한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대림산업에서는 중요한 프로젝트의 조경 설계를 건축 설계와 분리하여 발주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만들기 위해 설계부터 시공까지 시스템과 여건을 만드는 노력부터 하는 셈이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아크로리버파크의 진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 김정은[email protected]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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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혜·민병은 Landscape Outline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지난 5월 프랑스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 왔다. 전세계의 정원트랜드를 리드하는 정원박람회 중 하나인 ‘쇼몽가든페스티벌’에서 박성혜, 민병은 작가의 정원인 ‘마녀의 힘’이 프랑스 현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황혜정 작가(2014), 안지성 작가(2016)가 쇼몽가든페스티벌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그 중 황혜정 작가는 쇼몽가든페스티벌을 교두보로 첼시플라워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적인 정원디자이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최근 국내에서도 해외 정원박람회 참가를 타진하는 정원디자이너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현재 프랑스에 있는 박성혜, 민병은 작가는 “한국의 정원디자이너가 국제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서면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었다. 첫 눈에 반한 쇼몽, 3주만에 디자인 완성박성혜 작가가 쇼몽가든페스티벌과 연을 맺은 것은 2016년 10월이다. 관광차 방문했던 이곳에서 감동을 받아 참여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2016년 주제는 ‘다가올 세기의 정원(Gardens in the coming century)’이었다. 기후 변화, 환경 오염, 자연 재해, 난민 등 현재 국제사회가 처한 문제에 대한 메시지와 제안들이 시의적절하면서도 깊이 있게 표현돼 감동을 받았다. 성의 곳곳에 설치된 현대 미술작품, 영구 정원을 설치한 구알룹 공원(Parc de Goualoupe)도 ‘자연’과 ‘예술’을 키워드로 한 쇼몽성과 가든 페스티벌에 확실하게 기여하고 있었다.”쇼몽에 푹 빠져서 파리로 돌아온 그는 참가를 결심하였고, 친구인 민병은 작가와 팀을 짰다. 작품 제출 마감일이 3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주제 스터디부터 디자인 제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시켜 나갔다. 권위에 저항하는'마녀의 힘'2017년 쇼몽가든페스티벌의 주제는 ‘꽃의 힘(Flower Power, Le pouvoir des fleurs)’이다. ‘Flower Power’는 1967년 베트남전 반전 시위대 중 한 명이 총을 겨눈 군인의 총구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유명한 사진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후 꽃은 평화 시위의 상징이 됐다.이러한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두 작가는 ‘Flower Power’를 ‘기존의 질서와 권위에 대항하는, 작지만 상징적이고 아름다운 힘’으로 해석했다. ‘생명, 생산, 여성’과 같은 꽃의 상징성도 고민의 대상이었다.유럽의 중세시대에 ‘치료’의 영역은 남성의 점유물이었다. 그 영역에 여성 치유사가 발을 들여놓으면 이를 침범으로 생각하고 마녀로 간주했다. 두 작가는 이 사실에 주목해 ‘마녀의 정원’이란 콘셉트를 정하고, 배식을 통해 주제를 밀도 있게 접근하고자 했다.정원의 중심인 연못 부근에는 의학적 효능이 있는 식물들을 배치하고, 입구에서부터 양 옆의 메인 가든에는 정원의 주조색인 빨강, 자주, 검정과 ‘정열’, ‘피’, ‘위험’, ‘열기’를 표현하는 색깔의 식물들을 배치했다.제일 안쪽인 ‘마녀의 집’ 부분에 이르러서는 방문객이 아늑하고 편안하게 안겨있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정원 입구의 지반 높이를 높이고 ‘집’쪽으로 점증적으로 기울어지게 했다. 정원 중앙에는 프랑스의 오래된 숲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인간이 만들어 놓은 라본느(Lavogne)를 연상시키는 공간을 만들어 생명이 있는 누구든 환대받고 보호받도록 했다. ‘마녀의 힘’에서 박성혜, 민병은 작가가 꼽은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재활용’이다. “공모에서 선정되자마자 주최 측에게 제일 먼저 요구한 것이 ‘지난해 쇼몽에서 남은 자재와 식물이 있으면 얻거나 구입을 해서라도 사용하겠다’였다. 지금도 우리 정원에는 식물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물건이 없다. 식물도 전체 3분의 1은 쇼몽 정원사팀이 사용을 안하는 것을 헐값에 구입한 것이다.”단순히 비용을 적게 투입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마녀라는 대상에 근본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였다. 마녀는 낭비가 없었고, 사치도 없었으며, 자연 속에서나 주위에 보이고 남는 재료로 더 많은 가치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마녀의 삶을 담아내기 위해 ‘낡았지만 가치가 있는 소재, 마녀의 정원에 부합되는 소재 찾기'에 집중했다. 오래된 가구와 소품은 중고시장에서 찾았다. 프랑스에는 온·오프라인 중고거래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발품만 팔면 원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마녀의 시약처럼 보이는 약재들은 박성혜 작가가 프랑스로 오기 전 살았던 싱가포르에 있는 차이나타운 약재상에서 공수해왔다. 조성과정에선 특히 팀 빌더로 협업한 에르베 당디니에(Hervé d’Andingné) 씨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우리 정원에는 숲에서 바로 나온 듯한 자연 재료가 많은데 에르베 당디니에(Hervé d’Andingné)가 디자인 콘셉트를 정확히 이해하여 처음 디자인보다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적합한 재료들을 구해왔고, 세밀한 디테일로 시공해 주었다. 그가 소유한 개인숲에서 나무들을 베어오거나 집 마당에 있던 오래된 소품들을 가져다 놓기도 했다.”박성혜 작가는 축제 정원사팀, 관리팀, 케이터링팀 등과 작업하며, 언어라는 높은 장벽을 체험했지만, 정원에 대한 열정, 식물에 대한 깊은 배려, 쇼몽의 자연환경과 유적지의 가치를 존중하는 마음이 연결되어 협력하고 격려하는 모습에 크게 힘을 얻었다고 했다. “축제 위원장이 직접 정원 사진을 찍고 매일 정원을 둘러보며 참가자들에게 자신감과 안정감을 심어주었다. 이런 가족적인 지원 덕분에 어려운 난관을 여러 번 넘길 수 있었다.” 5월 12일 쇼몽가든페스티벌 개막 이후 ‘마녀의 힘’은 관람객과 현지 언론으로부터 뜨거운 관심 대상이 됐다. 개장한 첫 주말에는 한 중년 여성이 다가와 박성혜, 민병은 작가의 얼굴을 알아보며 “마녀의 힘 작가들이지요?”라고 물으며 반가워했다고 한다. 박 작가는 쇼몽가든페스티벌 홈페이지에 실린 작가의 얼굴을 찾아보고 알아볼 정도로 열성적인 프랑스 ‘정원문화’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개막식 후 인근 도시 블루아(Blois) 시내 광장에 잠깐 들렀는데, 멀리서 젊은 여성이 우리쪽으로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왔다. 페스티벌 그룹 가이드라고 소개하며, 20여 개의 설치정원 중에 우리 정원에 들어서면 팀 버튼 영화의 한 장면을 찍는 것 같다며 가장 마음에 드는 정원이라고 인사를 했다. 다른 설치 정원의 작가는 우리 정원 안에 ‘발을 딛는 순간 복잡한 바깥 세상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분 좋은 생추어리(안식처)같은 묘한 마법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방문객이나 스탭이 ‘마녀의 정원이 제일 마음에 든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주저하지 말고 쇼몽으로 오라 두 사람은 3주라는 짧은 시간에 디자인을 만들어 쇼몽에 출전했다. 갑작스러운 참가결정이었지만, 3주를 보내며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오랫동안 해외에서 거주하여 현지 사정에 밝은 민병은 작가의 능력이 십분 발휘되면서 참가로 이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쇼몽의 참가 문턱이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재능 있는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국제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교 역할을 기꺼이 맡겠다"고 손을 들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노하우인 주제를 접근하는 방식, 아이디어 구상과 구성, 제출,예산운용, 완공 후 홍보방법 등을 얼마든지 공유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에 쇼몽가든페스티벌의 본질을 파악했고 이 축제가 어떻게 자리잡아왔고 얼마나 지역 발전에 기여했는지도 알고 있다. 재능 있는 한국의 디자이너가 국제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는 정원디자이너로 나아가기 위한 팁도 전해주었다. 먼저 ‘아름다운 것을 볼 줄 아는 눈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첫째였다. 인접 분야인 건축은 물론, 미술, 음악, 무용, 문학, 역사 등 예술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것’과 그것이 ‘왜 아름다운지’ 규명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융합’이다. 이번에 두 사람은 쇼몽 페스티벌에 단 둘이서 참가해서 모든 일을 처리했지만, 다른 팀들은 거의 모두 조경가, 건축가, 조각가, 무대미술가,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분야의 팀원들의 협력체였다고 했다. 이런 다양한 구성을 아우르는 것도 정원디자이너의 덕목이라는 설명이다. 만약 그것이 힘들다면 자신보다 더 나은 누군가와 협업할 것을 조언했다. 이 밖에 식물에 대한 호기심과 감각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과 혼자 해외 여행을 즐길 정도로 많은 것을 보고 식견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슈즈트리 논란은 아쉬워 최근 개장한 서울로 7017과 슈즈트리를 접하면서 느꼈던 소감도 전해왔다. “환경과조경 등 한국 매체를 통해 접한 황지해 작가의 ‘슈즈트리’ 사진을 우연히 보고 감탄했다. 거대한 스케일의 재활용 아트에 도전한 황지해 작가의 용기가 존경스러웠다.” 민병은 작가는 “낡은 신발 하나하나에서 지난 반세기동안 민주주의를 향해 걸어온 대한민국 국민의 발자국이 보였다”며 우리나라 광장문화의 태동이 오버랩 됐다고 전했다. “보기 흉하고 냄새 나는 신발 하나 하나가 핍박 받은 운동가와 노동자, 시민들이 남긴 흔적으로 보였고, 독립운동가 강유구 지사의 동상은 수많은 민중들을 이끄는 선구자로, 그 뒤의 서울로 7017은 한국의 산업사회를 개조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됐다. 재탄생된 서울역고가가 좀 더 예쁘고 보기 좋게 마감됐더라면 황 작가의 작품이 그렇게까지 비판받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슈즈트리에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던 한국의 보도를 접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조경과 정원은 도시의 구성요소로서 나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건축, 도시농업, 설치미술’ 등과 자유롭게 융합해왔던 분야이고, 현대 예술에서도 낡은 것과 새 것을 병치하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수용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는 것이다. 박 작가는 베르사이유 정원 내 철물 조형물(Anish Kapoor)과 궁전 내 형광분홍색 초대형 강아지 풍선(Jeff Koons), 파리 주변 소도시 라 로쉬-기용(La Roche-Guyon)의 중세 성곽에 딸린 중심 채소원 가운데 폐기물 H빔 조각(Vincent Lacoste), 생-끌루성 정원 내 낡은 폐침목으로 제작한 군중들 등을 예로 들며 설명했다. “이번 논란을 보며, 깨끗한 미술관 내에 전시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가의 이름이 붙지 않는 한 현대 미술에 대한 해석이 불가능해지는 우리나라 현대 조형 예술의 한계를 실감했다. 현대 미술도 ‘유명 브랜드’가 찍히지 않으면 인정받기 힘든 국내 사정이 표면화된 사례로, 황지해 작가가 희생당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정원문화를 꿈꾸다 박성혜 작가가 설립한 Landscape Outline은 쇼몽가든페스티벌 출전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 두 작가는 쇼몽 참가를 시작으로 프랑스 주택 정원부터 싱가포르와 중동의 도시개발, 축제와 관광을 통한 지역발전 전략까지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엔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주관하는 동탄2신도시 작가정원에도 선정돼 올 가을쯤 작품을 완성할 예정이다. “Landscape Outline은 궁극적으로는 친환경적이고 융합적이면서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는 프로젝트를 지향한다. 우리는 환경주의자이고 다양한 분야를 항상 공부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한국의녹색문화 확산을 위해바라는 점으로 ‘지속적인 정원문화 확산’과 ‘공정경쟁’을 꼽았다. “한국에서도 많은 돈을 들여 잠깐 설치했다 철거하는 보여주기식 정원 축제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정원문화의 확산에 기여하며, 지역의 발전에 오랫동안 기여하는, 특징적인 정원 축제가 자리잡길 바란다. 또한 일을 잘 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원래 하던 사람이라서, 그 분야의 전공자라서, 아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누구든지 결과물을 잘 뽑아내는 사람이 일을 맡는 공정경쟁이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관련분야가 발전하게 되고 국제 무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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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김모아 기자] 용산공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19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전문가와 국민이 함께 용산공원의 청사진을 그리는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1.0(이하 라운드테이블)’의 첫 번째 행사를 개최했다. 5월부터 11월까지 총 여덟 차례의 공개 세미나를 개최할 뿐만 아니라 용산공원 프렌즈 그룹으로 성장할 청년 프로그래머도 양성할 계획이다. 그간에도 용산공원에 관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공청회, 세미나, 포럼, 설문 조사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그렇다 할 성과는 얻지 못했다. 과연 라운드테이블은 그동안의 시도와는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라운드테이블 진행을 맡고 있는 박영석 플레이스온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두터운 논의를 얇고 밀도 있게 올해 초, 베트남에 머물고 있던 박영석 대표는 국토부 관계자에게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국토부가 용산공원 기본설계와 조성 과정의 다양한 이슈를 전문가와 함께 토론하고 국민에게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관계자는 박 대표가 ‘플레이스온(Place_On)’과 도시 공간 연구 집단 ‘빅바이스몰(Big by small)’을 통해 수행한 노들꿈섬 공모, 마을만들기 사업 등에서 쌓은 노하우가 좀 더 유연한 방식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라운드테이블의 실무를 부탁했다. 부랴부랴 한국으로 돌아와 참석한 라운드테이블 준비 모임에서 박 대표와 연구진은 뜻밖의 난관에 부딪쳤다. 그간 용산공원에 대해 나눈 논의의 양이 너무 방대해, 국민에게 용산공원의 조성 과정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설명할 자료를 추리는 일이 어려웠던 것이다. “1990년대 초반 그리고 2007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수많은 정치적, 행정적 논의가 다양한 층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논의 과정과 내용을 전반적으로 설명하려면 1박 2일도 모자랄 텐데, 함께 이야기를 나누자며 세미나를 열어놓고 우리만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쏟아내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용산공원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그간 이루어진 논의의 핵심을 정리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라운드테이블이 “앞으로 용산공원에 대해 나눌 이야기를 담고 이슈를 정리하는 과정”이 되도록 했다. 청년 프로그래머, 용산공원 프렌즈 그룹의 씨앗 박 대표는 라운드테이블을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과정에 비유했다. “용산공원에 대한 기사나 자료 등을 읽으며 ‘공원을 모색’하다가, 용산공원에 방문해 ‘공원을 산책’합니다. 걷다가 지치면 잠시 멈춰 전문가가 들려주는 공공 예술과 문화 콘텐츠, 공원 운영과 관리, 역사 문화 유산, 도시 구조 개편, 생태 등 용산공원과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 ‘공원을 탐독’합니다. 탐독을 마치면 각자 느낀 점을 ‘서평’을 남기듯 기록하고 발표하는 거죠.” 박 대표는 특히 라운드테이블의 대미인 ‘공원서평’을 진행하게 될 청년 프로그래머가 라운드테이블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청년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는 A4 용지에 글이든 콜라주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용산공원은 ◯◯이다’를 표현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서 평가 후 면접을 통해 최종적으로 아홉 명의 청년 프로그래머가 선발된다. 이들은 매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해 글, 사진, 조각, 음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용산공원을 재해석하는데, 이를 ‘공원서평’에서 전시·발표하며 각자가 그린 용산공원의 미래상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청년 프로그래머에게 쌓인 지식과 관심이 “용산공원 프렌즈 그룹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라운드테이블 연구진에게 청년 프로그래머 양성을 적극적으로 제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용산공원은 긴 호흡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십 년, 길게는 이십 년 뒤 청년 프로그래머로 활동했던 친구들은 사회에 진출해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때 용산공원이 조성되는 중이라면, 이 친구들이 용산공원 프렌즈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겠지요.”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첫 발걸음 마지막으로 그는 라운드테이블 뒤에 붙은 숫자 ‘1.0’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라운드테이블은 국토부가 용산공원을 생태 자연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방향을 설정한 뒤 진행하는 첫 번째 행사입니다. 11월 마지막 행사가 끝난 뒤, 또 다시 우리가 나눠야 할 이슈를 찾아 ‘라운드테이블2.0’을 진행할 수도 있겠지요. 라운드테이블은 시민과 용산공원에 대한 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첫 발걸음입니다."
- 김모아[email protected]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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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해 가든디자이너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슈즈트리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긍정과 부정이 반반씩 섞여있다. 하지만 며칠 전만 해도 부정적 반응을 보인 시민이 대다수였다.” 서울로 7017의 개장에 맞춰 설치 중인 슈즈트리가 논란에 휩싸였다. 슈즈트리는 높이 17m, 길이 100m의 설치예술 작품으로 황지해 작가는 거대한 나무 형태의 ‘서울로 7017’에서 뻗어나오는 줄기를 폐신발로 표현했다. 언론과 시민들은 이 작품을 두고 예술이냐 흉물이냐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황 작가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대해 “완성까지 기다려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품이 완성되는 20일까지는 작가가 작업을 하는 과정의 시간이다. 지금은 마치 목욕을 마치기 전 헝클어진 모습을 들킨 것 같다.” 첼시플라워쇼 등 해외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던 그로서는 작품을 만드는 중간에 과도한 취재로 작가의 프라이버시를 손상하는 일은 없었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작가의 고유영역으로 인정해 완성까지 기다려 준다는 것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경우 방대한 규모에 비해 조성기간이 짧기 때문에 집중과 몰입이 그 어느 작업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긍정이든 부정이든 작품에 대한 판단은 완성된 이후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17일 현재, 대부분 윤곽이 드러난 슈즈트리는 논란이 촉발된 시점의 모습과 느낌이 달랐다. 특히 식물 배치 등 디테일 변화가 눈에 들어왔다. 슈즈트리 앞에서 만난 인천의 50대 여성은 “뉴스에서 보던 걸 실제 눈 앞에서 보니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작품을 보며, 왜 신발이었을까를 생각해보니, 그 속에 삶의 애환이 들어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발마다 기쁨도 있을 것이고 슬픔도 있을 텐데...” 황지해 작가가 프로젝트에 재능기부로 참여한 것은 단지 서울로 7017에 담긴 의미가 좋았고, 여기에 개념미술적 측면을 가미하면 부족한 이야기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설계자 비니 마스는 큰 나무가 도시 곳곳에 뻗어나간다는 개념을 서울로 7017에 적용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개념미술 측면에서 서울로 7017의 의미를 구체화시켜 설명하는 전달자가 필요하다고 봤다.” 일부에서 ‘냄새가 날 것 같다’, ‘흉물스럽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가 ‘버려진 신발’을 선택한 이유는 ‘신발이 가진 이야기’에 주목했기 때문이었다. “신발은 이동을 할 때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이다. 그리고 신발에는 누군가의 시간과 이야기가 담겨있다. 비록 버려질 신발이지만 그것 하나하나를 꽃으로 보았고 다시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자 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폐기물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자연과 소비라는 테마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대상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신발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일상적인 도구이지만, 이것을 편집해 변형을 가하면 낯설지만 재미있는 미적체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는 작품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에 대한 생각도 꺼내놓았다. “우리나라에선 설치미술이라는 장르가 익숙하지 않다. 특히 이번 작품의 경우 설치미술과 정원의 중간형태인 ‘정원예술’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낯선 광경일 수 밖에 없다”며 낯설음에서 오는 두려움이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했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 달리 작품에 사용된 신발은 오랜시간 일광 소독을 하였고 작품이 완성된 이후에는 별도의 처리를 통해 위생상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작품 사이사이 허브와 방향식물을 설치해 꽃내음이 나도록 했다. 예산문제에 대해선 “이 작품을 만드는데 1억 원이 소요됐다. 하지만 그것이 갖는 무형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라며 서울로 7017의 개념을 발전시킨 공공미술 작품으로 보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황지해 작가는 "비판도 관심"이라며, "이번 작품을 계기로 정원예술, 공공미술이 새롭게 관심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이 반반씩 섞여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는 것으로 비평적인 관점에서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공공미술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분야이고 그것을 만드는 작가들도 배가 고프다. 앞으로 이 작품을 시작으로 지속가능하고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슈즈트리가 완성되는 5월 20일 직접 이곳에 와서 봐주길 바란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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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현 한국전통조경학회 차기 회장, 우석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전통조경은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시간 경과와 함께 문화적 속성이 배어나고 사람과의 교감, 향유를 통해서 발전하는 것이다. 그런 공간들이 무지와 무관심으로 사라지고 있다. 전통조경의 인프라를 확장하려면 정원유적을 찾아서 훼손되지 않도록 콘텐츠화해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정원유적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들을 오롯이 지키기 위해 힘을 쏟고자 한다.” 지난 12일 한국전통조경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노재현 교수는 훼손되거나 묻힌 정원유적의 발굴과 이에 대한 의미 부여를 통해 전통정원의 영역 확대 및 정원문화의 콘텐츠 확장과 활용에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왜소화되는 전통조경의 본원적인 가치를 실현해 분야의 위치를 공고히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노재현 교수에 따르면 정원유적은 사료와 바위글씨를 통해 그 흔적을 알 수 있다. 특히 바위글씨가 있는 곳은 정원을 향유했던 명확한 증거로서 가치가 크다. 우리나라는 돌이 많아 이런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를 통해 정원유적이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 노 교수의 설명이다. 노 교수는 차기 학회가 우리 정원유적의 흔적에서 문화재적 의의를 찾고 보전 및 활용방안을 연구하는 데 보다 역량을 집중하도록 할 방침이다. 선조들이 정원을 향유했던 흔적들을 전파함으로써 정원문화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학회 발전과 사회적 공헌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노 교수의 전략이다. 노재현 교수가 연구한 자료를 근거로 조사, 용역 등을 추진하며 정원유적 활용의 밑그림을 그리는 지자체도 있다. 학회 소속의 교수들도 각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정원유적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연구 중인 북한산 자락에도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거쳐 간 기문이 많이 남아 있는데, 발굴은커녕 이러한 흔적들을 찾으려는 노력도 거의 없다. 우리가 아는 유적은 대부분 사가별서인데 이곳은 인조가 허락해서 만든 왕가별서로서 가치가 있다. 정원유적은 문화재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현재의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관광명소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에 대한 가치를 발굴하고 자료로 만들어 지자체와 문화재청에 제공함으로써 훼손을 방지하고 콘텐츠로서 발전시킬 수 있다.” 개발 압력에 대항하는 것도 전통조경 분야의 역할이다. 그에 따르면 함평의 백화정 원림은 대표적인 별서정원인데 자동차 산단으로 인해 방지 석축이 매몰되고 중앙의 원로가 변형되며 훼손된 상태다. 개발에 밀려 정원유적의 가치를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노 교수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이곳에는 훌륭한 정원유적이 50여 개소에 달한다. 그중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단 1기에 불과하다. 과거에는 더 많았지만 개발로 인해 훼손되거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된 상황이다. 그는 이러한 개발 압력에 의한 정원유적 훼손을 방지하는 연구와 문화재 지정 등에도 힘을 보탤 작정이다. 노재현 교수는 전략들을 성공적으로 펼치기 위해서는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능하고 젊은 인재들의 학회 참여를 유도하고, 조경은 물론 인접 분야 전공자도 학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구축하는 등 회원 배가운동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전통조경 분야의 후학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에도 매진한다. 올해 학회가 추진하는 명사특강에 이어 명승, 명찰탐방 등으로 교육사업을 지속 확대할 예정으로, 교육에는 전통조경과 인접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들을 연계시키고, 자연스럽게 전통조경에 대한 문화의 힘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일깨우는 데 일조할 생각이다.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려면 우리와 같은 곳을 지향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길을 가는 사람들이 함께 가야 한다. 재미있고 유익한 학회활동이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조경 전공자뿐만 아니라 주변 문화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흥미 있는 교육과 연구를 통해 전통조경 및 정원문화 의식이 고양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분야 인력의 저변을 넓히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 이를 발판으로 전통조경과 그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후진교육 사업을 개척하고 지속적인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겠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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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숙 안스그린월드 대표이사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기획조경’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전국의 주요 축제에 꽃과 나무로 이야기를 만들어온 안인숙 안스그린월드 대표. 차분한 말투와 온화한 미소로 항상 주변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그이지만, 일에서 만큼은 뜨거운 열정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기획조경’ 분야를 리드해가고 있다. 안 대표는 올해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가장 많은 카메라 세례를 받은 ‘향기의 여신’을 제작했다. 향기의 여신은 높이 9m의 조형물이 있는 정원으로 고양시의 가와지 볍씨를 한 손에 쥔 여신상과 자연을 담은 날개, 형형색색의 화단으로 구성돼 있다. 이 작품은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꽃과 함께하는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 관람객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 안 대표는 “그동안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주로 조형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정원이라는 형태에서 모든 사람과 함께 일상의 즐거움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화단과 날개의 연결로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정원’이란 또 다른 형태의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향기의 여신’ 주변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항상 모여 있었고 심지어 사진사가 관람객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이 작품의 백미는 날개다. 자연스러운 곡선의 거대한 철제 프레임 안에는 자연 소재의 재료가 깃털을 대신하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뭇가지를 손으로 엮어서 작업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박람회 전시를 위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에게 주어진 기간은 2주가 채 안됐다. 사전에 기초 작업을 하더라도 설치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한다면 촉박한 일정이다. “기획조경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시간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정원을 조성하고 유지 하는 것은 발주처와 관람객과의 약속이다. 시행사로 선정되면서부터 대형작품에 대한 제작을 미리 진행했기 때문에 조성에 대한 어려움은 없다. 다만 모든 작품이 수작업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제작기간 많은 사람과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쉽게 갈 수 있는 것을 어렵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는 “매년 고양국제꽃박람회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지난해와 다른 전시’를 원한다. 기획조경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에 어려운 길도 즐거운 도전으로 받아들이며 일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뿐만 아니라 그가 제작한 모든 작품에서는 다양한 것과 접목하기 위해 기획단계부터 많은 고민이 있었고, 이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부터 제작과 시공까지 쉽게 이뤄진 일은 없었다고 했다. 한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이번에 그가 전시에 연출한 정원은 ‘향기의 여신 정원’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고양국제꽃박람회의 주제가 담긴 ‘고양 꽃향기 평화 정원’ 전체가 안스그린월드의 작품이다. ‘고양 꽃향기 평화 정원’은 고양시의 과거와 미래를 담은 핵심 공간으로 ▲고양시의 시작을 알리는 태동 ▲고양시 600년의 역사를 담은 정착 ▲신한류와 고양 스마트 시티를 표현한 오늘 ▲통일수도 고양과 플라워 미래도시를 표현한 내일을 각각 조형물과 정원으로 연출했다. “짧은 시간, 방대한 작업이라 혼자는 해내기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스그린월드의 전문가 조직이 든든하게 받혀줬기 때문에 보다 쉽게 일을 풀어갈 수 있었다.” 안스그린월드의 회사 임직원의 평균 연령은 40대 초반이고, 특히 설계와 디자인 파트는 30대 초반이다. 그래서 회사 전체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지가 강하고 그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안 대표는 이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기획조경을 개척해 가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안인숙 대표는 앞으로 기획조경을 해외에서 인정받는 분야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도시 속 생활에서 힐링을 찾는 현대인에게 생활 속 자연은 동경의 대상이자 일부분이다. 이러한 니즈는 여가생활과 함께 하나의 시대흐름으로 작용하여 차별화된 기획조경 분야는 그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제 국민들도 놀이동산, 해수욕장과 같이 한가지 목적을 위한 관광이 아닌 보고 느끼고 맛보고 체험하고 추억을 담을 공간을 찾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최적화된 조직과 아이디어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정받는 기획조경 분야로 성장시키고 싶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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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소사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센터장, 단국대학교 녹지조경학과 교수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하여 실시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은 대부분 가로 등 공공공간을 대상으로 하고 주민과의 소통, 문화·예술·경제 콘텐츠를 담아야 하는 종합적인 환경 개선사업으로 그 어떤 분야보다도 조경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다. 우리 조경계는 이제 도시재생에 눈을 떠야 한다.” 김현 센터장은 도시재생 분야가 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역주민들이 살기 좋은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지만 실제 거주지역에 국비가 투입되지 못하는 한계에 따라 공공건축물 리모델링 등의 정비사업 이외에는 대부분 조경 영역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특히 작고 큰 그린 패치를 만들고 관리하면서 주민들은 지역이 변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가장 빨리 실감하고 있으며 실제 만족도도 가장 높다. 하지만 조경분야는 도시재생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률 제정과 정책사업 발굴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것도 큰 이유지만 도시계획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다소 부족하고 관심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김 센터장은 “2020년을 앞두고 있는 현시점에서 도시공원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도시재생과정에서 어떻게 녹색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이제부터라도 시작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은 공원을 벗어나면 어려워한다. 국토·도시 차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녹색인프라가 도시재생에서 어떻게 맥락을 잡아야 하는지 연구해야 하며 실제 사업 영역을 공원 이외에도 공공공지, 광장, 하천 등 다양한 패치로 넓혀가야 한다. 또한 도시재생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도시재생이 기존의 마을만들기와 다른 것은 도시계획과 연동되는 진짜 계획이라는 것이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도시재생의 위상이 점차 커지고 있어 이를 외면하고 기존의 사업에 얽매여서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조경이 후발주자로서 도시재생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조경만의 장점과 특기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경가가 가지고 있는 조경 계획, 설계, 시공과 관리 능력은 물론 실제 도시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시계획과의 정합성,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등과의 연동성 등을 검토하고 리드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계획에 대한 이해력을 가지고 건축·예술·문화·복지·아동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이 가능하도록 협력과 리더십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 교수는 소사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의 총괄코디네이터이자 현장지원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현장지원센터에는 김현 센터장과 연구원 2인과 마을활동가 1인 등 총 4인이 근무하고 있다. 연구원 1인은 도시설계, 1인은 조경으로 석사를 마친 재원이며 2인 모두 학부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소사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은 2020년까지 총 18개 사업(100억)이 전개되는데, 그중 2017년 5월 현재 ▲특화가로 계획 및 설계사업 ▲담장없는 주거경관 개선사업 ▲주민공모사업 ▲도시재생아카데미 ▲소사문화아카이빙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 특화가로 계획 및 설계사업은 지역의 중심가로인 호연로와 중심녹지 공간인 성주산, 안심가로의 세 개 사업구역을 중심으로 하는 환경개선사업이다. ‘소사 도시재생활성화지역 테마가로 기본계획 및 기본설계(약 3억 원)’로 발주할 본 사업에서는 조경회사의 많은 참여와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기존 도시재생 관련 사업에서는 도시계획 분야가 위주로 진행돼 조경의 참여가 한정적이거나 어려웠으나 본 사업의 경우 조경회사가 메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조경이 차별화된 도시재생 성공모델을 만들어 낸다면, 조경에 대한 시각이 바로 설 것이다. 조경회사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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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모 미주강화 대표(한국조경사회 부회장)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과거 많은 조경업체는 불황의 원인을 ‘건설경기 여파’와 ‘인접분야의 침범’에서 찾았다. 그러나 최근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밖보단 안에서 문제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윤복모 미주강화 대표도 조경분야의 경쟁력 강화로 '변화의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주강화는 인조암을 이용한 인공폭포, 인공암벽, 조형물, 워터파크 시설의 경관 디자인, 설계, 제작,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서 윤 대표는 1985년 회사설립 이후 우리나라 인조암 시장을 개척하고 새 기준을 만들어온 장본인이다. 그는 조경산업의 포화상태를 극복할 방법은이종과의 융합에 있다며 조경분야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조경산업은 심각하다. 세계적 불황의 여파가 원인이겠지만, 조경 법규와 정책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시장이 위축에 의해 제품과 업체가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도 건설경기에 영향을 받는 조경시설물 분야의 시장 축소를 예측하며 이에 대한 대비를 주장해왔다. 윤 대표는 신규 개발 프로젝트가 없는 상황에서 조경시설물 산업도 유지관리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미 트럼프 정부에서도 신설보다는 유지관리에 예산을 더 크게 잡으며 미래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며 차세대 먹거리로 유지관리 사업이 대두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중심의 조경산업도 조경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해외 진출로 시장을 확대하자는 것인데, 그는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선결과제라고 전했다. “글로벌 시대, 조경시설 및 자재분야도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첫 번째다.” 경쟁력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선 먼저‘융합’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조경 안에서 맞춰졌던 포커스를 인접분야 기술, IT기술로 돌리고 이들과 섞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4차 산업의 거대한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IoT) 활용에 대해 조경분야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부 사업체가 이를 응용한 기술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무관심하거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다른분야에서는 이미4차 산업혁명을 착실히 대비해 가고 있지만, 조경분야는그러질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융합’이라고 했을 때, 조경분야 역시 다양한 영역과의 혼합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새로운 변화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는 18일 한국조경사회에서 개최하는 ‘조경과 IoT의 만남 세미나’의 기획의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한국조경사회부회장을 맡고 있는 윤복모 대표는 조경사회의 이동석 식물생태위원장(대지개발 대표), 이형철 자재개발위원장(디자인파크개발 상무)와 함께 '조경의 미래방향 모색을 위해 IoT 세미나'를 대한민국 조경정원박람회와 연계 행사로 기획했다. 윤 대표는 “사물인터넷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기술을 조경과 융합을 통해 시장 확장을 시도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준비하게 됐다”며, “조경의 미래 비전을 모색하는 첫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가운데 사물인터넷(IoT)이란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과 환경을 의미한다. 그는 “IoT야 말로 조경과 직접적인 연관이 높은 신기술 분야”라며, “특히 설계, 시공, 유지관리 측면에서 적용 가능성이 높아 주목해야할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미나 구성에서도 고민의 흔적이 역력히 드러난다. 18일 코엑스 3층 E홀에서 오후 1시부터 진행되는 세미나에서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스마트 스페이스, 조경단지토목 BIM, VR-드론 수목유지관리, 태양광 IoT 시설’ 등을 주제로 발제할 예정이다.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위한 참석자 네트워킹 시간도 별도로 마련해 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세한 조경업체들로서는 아직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여력이 없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를 잡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최근 건축분야에서 활발하게 도입하는 BIM과 같은 3D모델 시장, 산업계에서 강조되는 IoT 시장은 진입이 늦어지면 질수록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이 아니면 5년 이후 조경은 이러한 4차 산업시대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힘을 하나로 합쳐서 준비를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참여와 결집을 동력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복모 대표와 이동석 위원장, 이형철 위원장은 이번 세미나가 일회성에서 그치지 않고 시설물과 자재 회사들이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공론화 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주제는 ▲도급사와 시설물‧자재 회사와의 상생방안 모색을 비롯해 ▲업계 내 공정한 공모제도 정착 ▲신기술 개발 활성화를 위한 연구개발 증진 방안 등이 거론되었다. 이 중에서도윤 대표는 기업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을 강조하면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질적인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면 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며, 산학 연계의 활성화와 공공기관 분리발주 부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토목과 건축 분야와 경쟁하다보니 조경분야가 밀리지 않는 강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차이는 분야 안에서의 결집과 조직력이었다. 조경분야가 힘을 합친다면 인접분야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세미나에서 조경인의 활발한 참여가 이뤄졌을 때대계를 그려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조경산업의 발전을 고민하는 한국조경사회 회장단과 집행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전하며, 조경인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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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은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환경과조경 김모아 기자]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대개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건물 구성 요소의 형태가 복잡할수록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하루 만에 당신이 원하는 집이 뚝딱 완성될지도 모른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 기법 덕분이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제작하는 기술을 총칭하는 말로, 현재 캐드(CAD) 같은 프로그램으로 만든 3차원 도면을 입력해 입체적인 물체를 만들어내는 3D 프린팅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지금은 건물 구성 요소를 3D 프린터로 만들어 조립하는 수준이지만, 미래에는 건물 자체를 3D 프린터가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세운상가에 이 같은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술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서울시의 ‘다시·세운 프로젝트 창의제조산업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조성된 개방형 디지털 제작소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3D 프린터, 레이저 컷, 대형 CNC 장비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과연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은 조경, 도시, 건축 설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세운상가 개방형 디지털 제작소에서 각종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관련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황지은 교수(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이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디자이너와 제작자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 말한다. 어떤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아주 뾰족한 벽돌이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뾰족한 형태의 벽돌은 기존에 없는 제품이라 주문 제작(customize)을 해야 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결국 대부분의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수정하거나 대체품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법을 적용하면 소량이더라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물품을 만드는 이에게 생산 공정 자체를 제안할 수도 있다. “뾰족한 벽돌이 필요해요”라 말하는 것과 “로봇(기계)에게 이렇게 명령하면 이렇게 뾰족한 벽돌을 만들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공정을 담은 정보 시스템을 제안하면 제조 공장에서도 디자이너의 의견을 수용하기 쉬워진다. 구축 방법에 디자이너가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나고, 의견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의 발달은 3D 데이터 작성 기술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공간 정보를 디지털화해 저장하는 데도 기여한다. 특히 황 교수는 “조달청에서 2015년부터 모든 건물 발주에 BIM(건설정보모델링) 설계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이를 활용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지구 단위로 관리한다면 정책 방향을 결정하거나 도시를 계획할 때 유용할 것이다.” 개개의 건물 정보는 도시 차원의 프로젝트에 중요한 자료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때, 그 지역의 에너지 효율이 좋은지 나쁜지 따져보려면 건물의 연식, 보일러의 유무, 단열 구조 등을 파악해야 한다. 건물 정보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다면 모든 정보를 일일이 조사할 필요가 없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항공 사진, 로드뷰 등 필지 단위까지 면밀히 살필 수 있는 도시 정보를 체계를 갖춘 상태다. 건축 정보까지 더해진다면 “지도를 확대·축소하며 대상지를 광역적으로 살피는 동시에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디자이너가 보다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설계 논리를 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발적으로 개인의 건물 정보를 공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좀 더 빠르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을 텐데 “사람들이 건물 정보를 공유하게 만들 설득력 있는 이유를 아직 찾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연구자 입장에서 작은 지역을 테스트베드 삼아 실험을 계속해 그 근거를 찾아나갈 생각 이다”. 마침 올해 9월 전 세계의 전문가, 예술가,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모여 도시의 문제와 비전을 논의하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린다. 그 일환으로 마련된 참여형 워크숍이 세운상가에서 계속 열릴 예정이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과 도시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세운상가에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 김모아[email protected]
- 2017-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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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규 마을숲수목생태연구소 대표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4차 산업이 조경계에 가져올 변화는 무엇일까?' 황동규 마을숲수목생태연구소 대표와의 인터뷰는 이 질문에서 시작했다. 최근 조경계도 IoT, 가상현실(VR), 드론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터라 그 적용 가능성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4차 산업의 연관 키워드로 꼽히는 드론과 VR(가상현실)을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 식생조사, 문화재조사, 농촌자원조사를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만 80여 개소에 달한다. 이 기법은 기존 위성사진, 항공사진과 차별된다. 단순히 한 곳에서 한 장면을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를 달리한 360도 촬영으로 입체적인 대상지 기록이 가능하다. “가치있는 우리 마을숲을 보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드론 촬영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각 지역 마을숲 자료를 모아 데이터베이스화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드론 촬영만으로는 대상지 전체를 담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찾은 것이 가상현실이었다.” VR을 사용하면 하늘에서도 360도 촬영이 가능하고, 지표면까지 입체적으로 촬영할 수 있다. 실제 확인결과 고도에 따라 대상지와 주변 지형의 맥락부터 식물 군락까지 볼 수 있었다. 기록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현장 조사에 유용할 것 같았다. 황 대표도 이 둘의 결합으로 “대상지의 속살을 확실하게 기록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러한 공간을 하나의 지도 속에 담는 맵핑 프로그램까지 개발된 상태이다. 최근 그는 드론-VR을 활용한 하천식생조사 기법을 연구하고 있다. 김동엽 성균관대학교 교수와 함께 진행 중인 이 연구는 기존의 항공촬영, 3D기법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식생조사는 현장에서 직접 확인을 하거나 항공 사진을 통해 진행됐다. 하지만 드론-VR 기법을 활용하면, 고도에 따라 대상지의 맥락부터 세부 식생까지 파악할 수 있어 공간정보 활용 측면에서 유용하다.”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기록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박사논문 주제이기도 한 마을숲은 특히 그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다. “마을숲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노거수는 단순히 오래된 나무가 아니라 역사가 담겨있는 자연 식생의 표본이다. 마을숲처럼 우리는 보호하고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기록화 작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 기법은 마을숲뿐만 아니라 농촌경관과 마을, 문화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들의 변화상과 변천사를 계절별, 시계열별로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복원시 활용도가 높다. 그는 “개발에 의해 변화되고 사라지는 것들이 많다. 그 중에는 보존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를 필요로 하는 자원도 상당하다”며 “이들의 현재 모습을 남기는 작업을 통해 경관자원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자체에서도 이 기법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시흥시에서 열리는 도시농업박람회를 도와 드론과 VR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경작지 및 가설물을 찾을 때 이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드론과 VR 기술의 결합은 조경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커니즘은 복잡하다. 황 대표는 드론에서의 촬영기법이나 촬영된 것을 자료화하는 프로그램 사용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드론과 VR을 접목한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새로운 영역에서 1년 동안 공부했다. 하지만 앞으로 조경과 연계해 낼 수 있는 시너지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할만한 분야라고 생각했다.” 황 대표는 그가 겪은 시행착오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공유하는 교육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향후 그가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는 오픈 소스로 공유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기술에 대해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요즘 고민이 많다고 한다. 국토교통부, 문화재청, 산림청 등 정부 예산에서도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처음은 항상 어렵다. 그래도 지금 바라는 것은 한가지다. 바로 이 기술의 가치를 많은 사람이 알아주고 함께하는 것이다.” 드론과 VR은 첨단의 기술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술을 통해 지키고자 한 것은 전통과 자연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모두의 공감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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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문 가든디자인 뜰 대표 노민영 디자인휴먼 대표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설렜던 일탈이었다” 권혁문 가든디자인 뜰 대표에게 2017상하이국제꽃박람회 전시참가는 오랜만의 일탈이었다. 게다가 실내 전시 부문에서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권 대표의 이름이 처음 알려진 것은 제1회 코리아가든쇼에서 대상을 받고부터다. 경연대회를 통해 세상에 이름을 알린 그이지만, 지금은 초청을 제외한 국내 정원 경연대회 참가를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운영하는 정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벽 앞에서 가든쇼 참가를 하지 않고 있지만 “고양시가 제2의 고향같다”는 권 대표의 말에서 마음 한 구석의 아쉬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상하이국제꽃박람회 참가는 고양국제꽃박람회의 ‘가벼운’ 제안에서 시작됐다. 상하이식물원과 교류를 하는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초청정원 조성을 권 대표에게 제안했고,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냈다. 이후 플랜팅 디자인 전문가인 노민영 디자인휴먼 대표에게 동행을 제안 한 후 본격적인 작품 구상에 들어갔다. 초기의 고민은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정원의 재해석, 고양시를 표현하는 정원 사이에서의 코드 잡기였다. 스터디를 하던 중 고양시에 밤가시 초가라는 전통 가옥 형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밤가시 초가의 독특한 구조를 정원에 들여놓았다. 특징 있는 지붕과 못이 있는 마당을 모티브로 정원을 그려갔다.” 한국 정원의 서정성과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정원을 둘러싼 ‘담장’에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 담은 정원과 외부를 나누는 장치이자, 지역성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요소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친숙하게 사용하는 숯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담장을 구성해 전문가와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50개 참가작 가운데 플랜팅 디자인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노민영 디자인 휴먼대표는 눈에 띄는 화려함보다는 한국만의 서정적이고 단아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주력했다. 노 대표는 “심사위원과 많은 관객이 ‘매우 독창적이고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던 정원처럼 너무 편안하고 감동적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며 관객 반응을 설명했다. 특히 ‘자연과 가까운 정원’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정원은 자연을 내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을 왜곡해서는 안 되고, 그 속에 있는 사람들도 서먹함을 느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정원에 대한 내 생각이다.” 이번 정원을 통해서도 색채, 소재, 플랜팅 기법, 디테일 등을 통해 자연 본연의 모습에 다가가고자 했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이끼 연출이었다. 노 대표는 “작지만 강한 이끼의 생명력에서 자연의 큰 가치를 보여주고자 과감히 정원 소재로 선택하게 됐다. 한 겨울에 많은 생물이 겨울잠을 자는 순간에도 살아 숨 쉬는 자연의 섭리는 감히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놀라운 일”이라며 정원 소재 선정 배경을 말했다. 권 대표는 “자연도 나라마다 다르다. 말로는 쉽게 풀어서 설명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이끼만 하더라도 한국의 것과 중국, 일본의 모습이 차이를 보인다. 큰 부분이 아닐 수 있겠지만, 우리 정원에서는 노민영 대표가 그 디테일을 완벽하게 연출해 주었다”고말했다. 두 작가는 자연의 신비감을 살리기 위해 색감과 질감이 다른 이끼를 공간마다 광도, 수분의 체류 가능성을 고려했다. 작품에 사용된 이끼도 100판이 넘었다. 정원 소재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을 수 있었다. 권 대표는 한국에서 구상했던 수종을 상하이에서 구하지 못해 고양시 관계자와 현지의 협조를 얻어유사한 형태의 수종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고 한다. 포인트 식재로 진달래를 심어야 하는데 현지에선 분재 형태의 고가의 수종밖에 없었다. 결국 많은 비용을 지불한 후에야 진달래를 넣을 수 있었다. “해외의 정원박람회 참가를 준비하는 분이라면 현지의 식물전문가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해외에는 우리의 식물 반입이 어려우므로 현지 식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곳의 전문가가 이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표는 자연스러운 정원 연출을 위해 썩은 나무기둥을 구하는 과정에서 사슴벌레 유충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한다. 자연을 닮은 정원을 만드는 가든디자이너가 사슴벌레 유충을 보고 놀라는 모습에 주변의 사람들이 한바탕 웃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두 작가는 한목소리로 가든디자이너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말했다. 권 대표가 말하는 가장 큰 문제는 수입적인 부분이었다. “해외에서 상을 받으면 가든디자이너로서는 영광되고 기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활약을 하더라도 가든디자이너는 작가로서 충분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원 조성을 공사로 보고 조경 면허와 실적을 평가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국내 각종 정원박람회에서 수상한 많은 가든디자이너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가든디자이너의 가치와 전문성을 보듬어 줄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노 대표는 “각 지방자치단체 또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한국 대표선수들이국제무대에서 충분히 기량을 발휘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여,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을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올 9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세계플라워디자인쇼’ 한국 대표 선수로 출전하는 노 대표는 가든디자이너이자 플로리스트라는 두 개의 직업군을 아우르며 역량을 쌓아갈 예정이다. 현재 광주에서 운영하는 화훼·정원·색채전문 아카데미에서도 후학 양성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오는 4월에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2017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옹기종기정원’을 만들고 있는 권 대표는 앞으로 제주마사회와 웨딩 쇼가든, 교회 후정 조성 등 사업적 부문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권 대표는 “앞으로 권혁문이라는 이름보다는 가든디자인 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든디자이너로서의 욕심도 있지만,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상하이국제꽃박람회 참가가 ‘설렜던 일탈’이라는 권혁문 대표의 말이 다시 생각났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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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환 한국조경학회 회장(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 총재,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제23대 한국조경학회를 이끌어 가는 서주환 회장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한국조경학회장은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을 겸임해야 하는데, 올해 조경 관련 20개 단체가 모여 결성한 환경조경단체총연합의 초대 총재까지 맡아 조경분야 각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정책 문제까지 도맡아 최전선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서 회장에게 최근 또 하나의 미션이 주어졌다. 지난달 24일 서울시립대학교 배봉관에서 열린 ‘전국조경학과협의회 제1차 회의’에서는 조경 관련 자격증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현재 조경기사(산업기사) 자격증은 합격률이 20~30% 미만을 밑돌고 있는데, 전공자들이 조경분야 취업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대로 둘 경우 학계 자체를 위협할 수준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경학과협의회 교수들은 졸업생들이 잠재산업인력으로 남아있으려면 조경기사 자격증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경기사 자격증이 조경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취업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출제문제 개정 ▲배정 인원수 증원 ▲통합된 교재 마련 등을 핵심과제로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TF팀을 구성해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날 협의한 내용은 전국조경학과협의회의 공식 안건으로 한국조경학회장에게 전달된다. 서주환 회장은 지난 24일 열린 학회 총회를 계기로 전국조경학과협의회를 모집했다. 전국 각 대학의 조경학과들이 처한 내·외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수들의 사회참여를 끌어내고, 학회와 총연합과 함께 실천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자격증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자격증 문제 해결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원인을 찾고 신중하게 접근할 생각이다. 여러 가지 걸리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조경학과 교수들의 의지와 학회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단체의 힘을 모아 하나하나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학과협의회에서 안건이 정식으로 전달되면 본격적으로 TF팀을 가동해서 해결방안을 찾겠다. 안건을 검토해서 학계 자체적으로 해결할 내부적 문제,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정부 차원의 문제를 구분해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 지난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서주환 회장은 당선 직후 계획했던 활동들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는 중이다. 선거 당시 제시한 주요 공약 6가지를 수첩에 써놓고 매일 확인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중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조경계의 혁신적 민주거버넌스 구축이다. 많은 조경인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을 조직하고, 총연합을 통해서 조경계의 발전과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조경진흥법을 실효성이 있는 법으로 활성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서 회장은 가장 먼저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 조경진흥센터 설치에 대한 사안을 담판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국가가 예산을 지원할 근거가 없다는 점이 역시나 어려운 문제다. 센터 조성을 위한 기금 마련을 진행 중이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고, 조성 후 장기적으로 기금만 가지고 단체 운영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에 그는 재정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국토부와 방법을 논의하고 있으며, 다양한 각도에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조경진흥단지 지정사업도 긴밀하게 추진되고 있다. 국토부·지방자치단체와 단지 조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구체적인 사업 실행 방안이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서 회장은 “진흥단지를 묘목 재배지, 시설물 생산 공장 등 조경과 관련된 산업체가 모여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단지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국민을 위해 사회에 기여할 있는 공간으로서 보다 의미를 확장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국토부와 협의 중이다. 조경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단지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진흥단지에 대한 실행계획이 구체화되면 단지의 정의부터 관련 내용들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침체된 조경분야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가장 중요하다. 조경인들이 자긍심을 갖고 뭉쳤을 때 발전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쌓여 있는 난제들을 임기동안 최대한 해결하고자 한다. 물론 짧은 시기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시급한 과제들은 먼저 해결하고 오랜 시간이 걸릴 일들은 다음 그리고 그 다음 회장 대에는 보다 쉽게 일을 해 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 놓겠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17-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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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동국대학교 교수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에게 ‘최초’는 친숙한 말이다. 그는 정원문화가 확산하기 시작한 2014년 한국정원디자인학회(이하 학회)의 초대 회장에 취임했고, 제1회 서울정원박람회의 조직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지난해에는 에스토니아에 제1호 K-Garden을 조성했다. “처음은 항상 어렵다. 학회를 처음 설립할 때는 물론이고, 서울정원박람회의 기초를 세우는 작업도 쉽지 않았다. 해외에 K-Garden을 조성할 때 겪은 시행착오도 많았다.” 한국정원, 상상력을 입혀라 특히 홍 회장은 지난해 K-Garden 조성 전반에 참여하면서 깨달은 것이 많았다고 한다. 지난해 학회 추계학술대회나 최근 정기총회에서 K-Garden을 주제로 삼게 된 이유도 그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고자 했던 바람이 섞여 있다. 홍광표 회장이 생각하는 K-Garden의 지향점은 ‘진화된 한국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전통정원의 재현을 넘어서, 현시대 한국성을 표현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뜻이다. “전통정원인 소쇄원, 부용동은 조상들이 생각했던 사상과 철학을 그 당시 언어로 표현해 만든 장소이다. 결국 해외에 조성하는 한국정원에 우리의 정신을 어떤 형식으로 담아내느냐로 귀결된다. 중요한 것은 과거와 다른 설계언어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이고, 그것이 전통의 창조적 계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는 “비록 똑같은 사상과 철학이 배경이 된다고 하더라도, 정자와 방지원도 등과 같이 정형화된 패턴에 얽매여선 안된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의 첫 K-Garden인 ‘무우원’은 대상지의 마당을 못으로 설정해 그 안에 삼신산을 쌓았다. 물이 있는 못 안에 삼신산을 쌓는 전통 작법을 재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홍 회장이 한 정원디자인은 창조적 설계보다는 현실적인 설계라는 점에 방점이 찍힌다. “한국정원이 일정한 규모를 갖춰야 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전통 요소(정자, 방지원도)를 생각 없이 적용하면, 크기와 비용의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지만, 추상적 설계언어로 눈을 돌리면 새로운 길이 보인다.” 우리의 생각과 사상을 정원으로 만들기 위한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정원 소재와 적용 가능한 공법이 각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정원을 표현하는 언어 역시 굳어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원의 생활화, 가든볼이 시작이다 학회의 중심기조 중 하나가 정원의 대중화다. 홍광표 회장은 “정원문화와 정원산업은 별개의 것이 아닌 연동하는 것”이라며, 이 둘의 확장을 통해 정원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원문화가 활성화되려면 정원을 만들고 가꾸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아파트 중심으로 주거문화가 형성돼 정원을 가꿀 공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 학회에서 개발 중인 ‘가든볼’은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에서 정원 대중화를 끌어낼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가든볼은 개인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미는 실내 개인정원으로, 실내에 정원을 도입하여 자연을 만나게 함으로써 치유, 휴식, 관상효과를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정원이다. 홍 회장에 따르면, 가든볼을 통해 대중들이 정원과 가까워지면서 정원문화도 폭발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가든볼은 아파트, 회사, 상업시설 등 실내 다양한 곳에 적용시킬 수 있어서 확장성도 높다. 가든볼 이외도 올해 학회는 정원 대중화를 위한 가든투어를 기획하고 있다. 여행사, 여행잡지와 1년에 4회에 걸쳐 기획 중인 가든투어는 정원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기 위한 전문 여행 프로그램으로, 일본, 유럽 등지의 정원을 답사할 예정이다. 그는 “정원이 생활화되지 않으면 정원은 일어날 수 없다”며 이를 위한 정원문화 융성을 위한 정원산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바쁘지만, 행복하다" 올해 홍광표 회장은 연구년이다. 하지만 그의 스케줄을 들여다보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먼저 영국, 프랑스,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정원박람회를 섭렵할 예정이다. 첫 번째 목적은 2017서울정원박람회와 관계있다. 그는 박람회 사무국 관계자들과 만나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할 해외 작가 모집을 거들겠다고 했다. 서울정원박람회의 첫 조직위원장으로서 서울정원박람회에 대한 그의 애착도 남다르다. 두 번째는 해외 정원박람회 가든센터를 방문해 세계 정원산업의 트렌드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는 "아직 한국에 깊숙하게 뿌리내리지 않은 정원산업의 방향성을 모색할 기회"라고 말했다. 올 10월과 11월 사이에는 K-Garden 관련 국회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윤후덕 의원과 함께 추진하는 국회 심포지엄은 K-Garden 관련 정부지원 활성화를 위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그 밖에 중국 무위와 미국 어바인에 추진 중인 K-Garden 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홍 회장은 “조경학과 학생의 표정이 우울하다. 취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조경 관련 예산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 취업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며 새로운 동력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학회를 설립하고, K-Garden, 서울정원박람회에 뛰어든 근본적인 이유는 정원을 조경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만들고자 했던 바람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것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후학들을 위해 선배 조경가가 해야 할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했다. “물론 처음은 힘들다. 그래도 우리 후학들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가 정원의 1번 타자로 나서서 방망이를 쥐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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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일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이사장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폐지를 과감히 밀어붙이겠다.” 노영일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제정된 지 10년째 되는 내년을 목표로 법률 폐지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힘을 실어 말했다. 그동안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하 안전관리법)은 어린이의 상해를 예방하는 제도적 장치로 작동해 왔다. 반면 최근 모험과 통합을 강조하는 다양한 유형의 창의적 놀이터 조성에서는 걸림돌이 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이학영 의원이 주최한 어린이놀이터 토론회에서 많은 전문가가 법 개정에 한목소리를 냈다. 노 이사장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법률 폐지를 주장한 것이다. 물론 대안도 있다. “어린이놀이시설을 강제로 법으로 규정하기보다는 놀이시설 기준을 민간 영역으로 이양시키는 것이 바르다고 본다.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민간단체가 안전기준을 주관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간단체에서도 지난 10년간 훈련을 통해 노하우를 쌓아왔다.” 어린이놀이시설을 경직된 법으로 규정하기보다는 놀이시설 단체표준과 안전인증기준으로 대체하는 흐름으로 가야 한다는 말이었다. 다만 어린이 건강에 환경적 영향을 미치는 유해성 검사는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2009년부터 이사장으로 8년간 조합을 이끌어왔던 그는 침체한 공원시설 산업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특히 조합놀이대, 퍼걸러 등 공원시설의 단체표준 제정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였으며, 우수조달 공동상표인 ‘공원지기’를 통해 조달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어린이의 놀 권리와 아동복지 차원에서 어린이놀이시설의 당위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와 함께 추진하는 통합놀이터 입법도 현재 조합이 집중하는 사업 중 하나이다. “장애와 비장애 아동이 모두 어울려 놀 수 있는 통합놀이터를 만들자고 하면 많은 사람이 공감해 준다. 하지만 그러한 정신을 놀이시설로 실현하기 위해선 다양한 전문가의 경험을 반영시켜야 한다. 우리 조합이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통합놀이터 입법은 오는 4월과 5월 사이 국회의원 발의를 통해 이뤄질 전망으로, 조합에서는 오순환 위원장을 주축으로 워크숍 등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조합 사업의 또 다른 핵심축은 바로 전통정자 표준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공원시설 외연을 넓히는 사업을 안에서 찾자’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공원시설 분야에서 방관했던 ‘전통정자’를 다시 공원시설 안에서 끌어안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현재 전통형 정자가 조달청 다수공급자계약(MAS)을 통해 유통되고 있지만, 디자인에서 전통 고유의 형태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전통형 정자를 조경이 아닌 다른 분야가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노 이사장에게 충격이었다. “당연히 우리의 것으로 생각했던 전통정자였지만, 방치하는 사이 다른 분야에서 이를 제작해 유통시키고 있다. 디자인도 전통‘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본연의 것과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우리 문화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한국의 전통정자를 표준화해 조달에 등록하는 것을 추진하게 됐다.” 조합은 전통정자 단체표준을 목표로 한국정원디자인학회에 연구를 의뢰해 연구를 완료한 상태다. 전통정자 외에도, 목교, 목재펜스 등 현재 타업종에서 점유해가고 있는 조경의 영역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노 이사장은 “조경이 놓치는 부분을 재검토하고, 이를 개량하여 영역을 넓혀가는 것도 블루오션을 발굴하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시야는 공원시설 안에 멈춰있지 않다. 사회라는 시스템과 연동하는 공원시설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그 구상은 구체적이면서 실천적이라는 점에서 피부에 와 닿는다. “어린이놀이시설은 ‘복지’이다. 놀권리, 교육, 사회통합이라는 관점에서 놓고 보더라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국회, 지자체, 시민사회에서도 그러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놀이터, 특히 통합놀이터를 만든다고 한다면 그 예산을 어디서 책정해야 할까? 현재 조경분야가 집중하는 국토교통부, 환경부, 산림청? 아니다. 바로 보건복지부다. 결국 우리 조합이 하려는 사업들은 기존의 사업적 틀 안에서 다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서 그 영역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것이다.” 환경부가 생태놀이터를 만드는 것처럼, 통합놀이터도 보건복지부의 흩어진 복지예산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복안이다. 마지막으로 노영일 이사장은 조경분야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방법으로 “고시, 규칙, 조례 등과 같은 세부 기준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경진흥법과 같은 굵직한 법률 제정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작 조경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작게 보이는 기준 하나라는 것이다. 3월 새롭게 출범한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에 바라는 점도 마찬가지, 큰 것에만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시선을 요구했다. 노 이사장은 “올해 대선을 전후해 조합에서는 놀이시설안전관리법 폐지, 통합놀이터 제도화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낼 생각이다. 조경분야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변화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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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수 살래 환경예술조경연구원 원장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시작부터 벽에 부딪혔다. 인터뷰이의 호칭 때문이다. 그는 서양화가이면서 예술조경가고, 대학 교단에도 섰던 인물이다. 지금은 환경예술조경연구원을 운영하는 공동대표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땅 위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한다. 결국 고민 끝에 작가라는 호칭을 쓰기로 했지만, 그 고민 가운데 인터뷰이가 찍어놓은 여러 개의 발자국들을 돌아볼 수 있었다. 주인공은 바로 정정수 작가이다. 하지만 이름 뒤에 붙는 여러 호칭과 달리, 그의 철학은 심플하다. ‘아름다움은 자기다움이다.’ 이 말은 정 작가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표현이다. 물론 조경에서도 마찬가지다. 새싹들이 땅 위로 솟아오르는 시작하는 3월, 정정수 작가의 살래 조경스쿨도 오는 15일부터 4기와 함께 개강한다. 분주히 개강 준비를 하는 그와 만나 조경과 교육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경계를 없애자 처음 그는 조경의 경계를 화두로 던졌다. 지명이나 국경에는 경계가 있지만, 자연에는 경계가 없기 때문에 이를 다루는 조경도 경계를 없애자는 것이다. 땅과 강 사이를 예로 들었다. “강과 땅 사이에는 사실 경계가 없다. 강과 습지가 있고, 그 습지는 땅으로 연결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강과 습지 사이, 습지와 땅 사이에도 무수한 연결을 찾을 수 있다.” 정 작가에 따르면 많은 경계를 다룰수록 폭이 협소해지는데도 조경은 오히려 경계짓기를 하고 있다. 수목원의 식물 표찰도 ‘없어도 되는 경계’ 중 하나다. 식물 앞에 명찰을 달아두어도 그 식물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식물에 관한 리플렛을 만들어 배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3월과 4월 사이, 4월과 5월 사이, 이런 방식으로 식물을 설명하는 자료를 배부하여 사람들이 직접 꽃과 나무를 찾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식물원을 하나의 경관으로 바라본다면 표찰은 경관을 훼손하는 요소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식물에 대해 가르치고자 한다면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가 핵심이다. 경계가 단순히 에지나 턱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식물을 가르치지 말고, 사랑하게 하라 대화 주제는 자연스럽게 교육으로 전환됐다. 특히 근래의 자연체험학습에 대해서 쓴소리를 뱉었다. “과히 체험공화국이라 할 만큼 많은 체험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자연체험프로그램의 면면을 보면, 결과를 정해놓고 아이들이 따라오게 하는 유형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무슨 체험인가?” 그는 체험자마다 생각이 다른데, 획일적인 결과를 강요하는 자연체험학습 프로그램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놀이터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정 작가는 “놀이시설도 위험할 수 있다. 적어도 25%는 모험적 요소가 가미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린 시절 놀이를 하며 당한 작은 상처가 미래에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예방접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만든 벽초지 수목원의 수면 데크도 난간을 설치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스스로 조심해서 걷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 작가는 밖에서 집어넣는 주입식 교육보다는 스스로 고민하도록 해서 꺼내놓도록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운영하는 살래(Sallé)에도 정정수 작가의 교육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살래라는 이름에는 ‘행복하게 살래’라는 근본적인 바람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구현할지에 대한 정 작가의 고민이 들어있다. 정 작가는 “사람이 자연을 더 사랑하게 하는 것이 조경 교육의 출발이다. 자연을 위해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방향만 알려주면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며 “식물을 사랑하는 것만큼 좋은 방향제시는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대학 강단에서도 미술과 조경을 가르쳤던 그는 학생들에게 교과서 없이 강의하는 교수로 알려졌다. 교실마다 학생들의 개성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속도도 달라 일률적인 방식으로는 학생들의 장점을 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래서 정 작가가 학생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이 “남이 해놓은 것을 가지고 교과서로 삼지 말아라. 너희 안에서 찾아라. 공부하고 싶으면 다른 책을 찾아라. 미술에 교과서가 없다”였다. 조경의 일제 잔재 청산해야 마지막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한국적인 조경’에 관한 것이다. 특히 돌쌓기와 전정에서의 일제 잔재가 한국다운 경관을 망치고 있다고 했다. “전통 돌쌓기만으로도 한국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가져온 들여쌓기 방식이 지금도 만연하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은 우리 국토에서 집을 짓고, 정원도 만들었는데, 그 당시 정원을 만들었던 사람이 기술을 전수해서 지금까지 내려왔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나무의 개성을 무시하고 둥글게 전정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과거 향나무가 유행하던 시절 둥글게 전정하던 것을, 소나무에도 그대로 적용시켜 소나무 자체의 아름다움을 없애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 전통의 석축조성 방식과 나무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전정 기술만 개선된다면 우리 조경의 격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회가 닿는다면 조경의 일제청산에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의사까지 피력했다. 그와 한 모든 대화 안에는 ‘아름다움은 자기다움이다’이라는 정정수 작가의 철학이 담겨있었다. 그래서 진정한 자기다움을 찾는 방법을 묻자, ‘상대방과 끊임없이 대화하라’고 답했다. “하루는 전깃줄 위에 갈매기를 보았는데 앉아있는 간격이 거의 같았다. 그래서 갈매기에게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갈매기는 ‘위험에 처했을 때 동시에 날아가기 위해서’라고 말해줬다.” 내가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 대화의 시작이고, 그 상호작용을 통해 자기다움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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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규 한국생태복원협회 회장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7%로 인구는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빈집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장기 저성장시대에 진입했다. 그에 따라 각 분야들은 위기관리와 생존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생태복원협회 제10대 회장단을 이끌어갈 임상규 회장은 이러한 저성장시대에 ‘자연환경보전업’이 조경분야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연환경보전업은 새로운 사업을 발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존 하천 사업의 나눠먹기 혹은 조경예산 일부를 가로챈다는 의혹은 오해다. 보전업은 새로운 시장이다. 조경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업역 확대를 위해서는 기필코 보전업을 신설해야 한다. 조경분야가 공감하는 의견이 모일 때까지 계속 설득하고 또 설득해 나가겠다.” 임상규 회장에 따르면 자연환경보전업은 훼손된 생태계 복원, 대체서식지 조성, 생태축 연결 등의 업무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보전업 신설은 생태계 보전 및 복원분야를 대기, 수질, 소음·진동과 같이 환경산업의 한 분야로 정착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임 회장은 자연환경보전사업은 현재 약 300억 원에 못 미치는 규모지만 향후 자연환경보전업이 신설돼 법적 근거가 만들어지면 ▲훼손된 국토환경의 생태적 복원과 생태계서비스 확대 ▲생태휴식공간 조성 ▲생물종 서식처를 고려한 자연환경보전이용시설 설치사업 ▲개발사업과 연계한 대체서식지 조성 등으로 사업 영역과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제4차 국가환경종합계획, 제3차 자연환경보전기본계획에 따라 도심 속 훼손지 복원을 통해 생물이 공존하는 생태휴식공간 확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며, 정부는 2025년까지 생태휴식공간 면적을 10배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자연환경보전업이 신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전업 신설에 대한 조경계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임상규 회장은 보전업을 반대하는 것은 ‘오해’로 인한 것이라며 충분한 대화와 끊임없는 설득으로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크게 ‘예산’과 ‘직능’ 두 가지 측면에서 오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해 해명했다. 먼저 환경부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의 예산은 일반 조경사업 예산과는 다른 분야의 별개 예산이란 점을 들었다. 그에 따르면 환경부가 현재 대행자를 통해 수행하고 있는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이하 생보금)은 전 국토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대형사업장에서 부담하는 생태계보전협력금을 세입으로 환경개선특별회계에 편입해 생태복원에 투자하는 사업으로 국토부가 시행하는 공원이나 녹지 조성 등 일반 조경 예산과는 출처와 용도가 다르다. 이 사업은 대행자들이 생보금 납부자를 찾아 납부동의서를 받고 방치되거나 훼손된 공유지를 발굴해 원지형 복원, 습지복원, 식생복원을 통해 생물다양성 증진과 영속성을 가진 동·식물 서식지를 복원하는 것이다. 사업을 발굴하지 않으면 이미 징수된 생보금이라 할지라도 타 분야 환경개선사업 예산으로 사용돼 조경분야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사업에 집행된다. 조경예산을 가로채거나 조경공사업과 중복된다는 의견은 오해라는 설명이다. 직능과 관련해서는 생태복원사업에 투입된 기술자 대부분이 조경인이고 조경회사라는 점을 들어 해명했다. 현재 환경부 생태복원사업을 추진하는 대행자 등록업체 38개 회사는 모두 조경공사업, 조경식재공사업, 조경시설물공사업 면허를 가진 업체다. 기술자는 생태복원기사, 조경기사, 산림기사로 조경학과 졸업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임 회장은 “보전업 신설을 통해 조경업역이 확대되는 효과와 동시에 조경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 조경시장은 조경학과 졸업자는 늘어나고 조경 관련 예산 및 사업은 줄고 있어 관련 학과 출신의 진로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며 보전업이 조경분야의 어려움을 타계할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조경 업역을 지켜온 분들이 조경을 아끼는 마음에서 보전업 신설로 인해 환경복원사업이 조경과 분업화되는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조경과 환경이 힘을 합해 타 분야의 반대를 이해시키고 해결해야 할 것이다. 오해를 풀고 기술적 협업으로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가장 중요하다. 생태복원과 관련한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 마련에 주력하고 전문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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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덕·이인열 아이디엘엔씨 공동대표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가족이나 부부 다음 가는 인연이 아닐까. 전생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사연을 품었으리라. 건설업이 한창 잘나가던 2000년대 중반에 처음 만나서 10여 년이 지난 후 더 깊은 동반자 관계를 맺게 됐으니 결코 보통의 인연은 아니다. 바로 올해 초 조경시공 분야를 이끄는 최선두 기업이 되겠다며 공동창업자로 명함을 내민 아이디엘엔씨의 강수덕·이인열 두 대표의 이야기다. 두 대표가 처음 만난 것은 가야랜드라는 조경회사다. “수도권에서는 10위권에 들었던 조경회사였죠” 가야랜드는 2000년대 중반 급성장해 한 때 이름 꽤나 알렸던 시공회사로, 2013년 분야 내 굴지의 회사들이 한꺼번에 무너질 때 정리가 되면서 조경계에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옛날 직원들은 아직도 당시의 자부심이 남아 있어서 종종 만남을 갖고 있단다. 두 대표가 지금까지 가깝게 지낼 수 있었던 것도 과거의 열정과 자부심 때문은 아니었을까. 늦깍이 시공인, “조경은 인생의 새로운 도전” 강수덕 대표는 사실 마흔이 훌쩍 넘어서야 조경계에 발을 들여놓은 늦깍이 시공인이다. 그의 전공은 농업이며, 조경은 나무와 꽃 등 식물을 너무 좋하해서 오래 전부터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조경은 자격증이 없으면 넘보기가 만만치 않은 분야였단다. 게다가 조경 자격증 시험에는 설계가 있어서 비전공자에게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큰 맘을 먹고 시험 공부를 시작했고 1년만인 2004년에 드디어 조경 자격증을 손에 쥐게 됐다. 당시 그가 그 자격증을 밑천 삼아 지원한 회사가 바로 ‘가야랜드’였다. “어떻게 농업을 전공한 사람이 건설업계에 들어왔느냐고 놀라는 사람도 있지만, 조경이 워낙 광범위하다보니 농업하고도 관련이 많았다.” 그는 가야랜드에서 다양한 현장을 경험했다. 입사하자마자 마산 하늘채 2차 시설물 공사에 현장 소장으로 발령난 것을 시작으로 여러 현장에서 공사를 잘 마무리하면서 회사로부터 신뢰도 쌓았고 경력도 쌓았다. 특히 나무에 강한 면모를 인정받았는데, 당시는 대형목이 많이 사용되던 때여서 수목이 매우 중요했다. 현장에 맞는 좋은 수형의 수목을 좋은 가격에 확보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맡으면서 수목 구매 쪽에서도 큰 노하우를 얻게 됐다. 뼛속까지 시공인, “내가 조경을 하는 이유는 시공” 이인열 대표는 “시공을 하기 위해 설계사무소를 다녔다”고 말하는 뼛속까지 시공인이다. 그가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한 곳은 대표적인 조경설계 회사인 ‘서안’이었으며, 이후 설계 경력을 바탕으로 시공회사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의 현장에 대한 꿈에 현실은 쉽게 부응하지 않았다. 처음 들어간 시공회사에서는 이인열 대표가 설계를 잘하니까 현장보다는 설계변경 업무를 맡겼다. 오히려 설계 경력이 발목을 잡은 셈이었다. “하고 싶은 일보다 잘하는 일을 시키더라” 그래서 그곳을 뛰쳐나와 새로 들어간 곳이 가야랜드였다. 그는 현장에 곧장 투입됐고, 현장에서 점차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설계자의 의도를 잘 반영한 고품질 시공은 그의 장점이었다. 또한 설계 오류를 사전에 발견하는 감각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실제 잘못된 설계를 미리 발견해 발주처와 협의를 통해 설계 변경한 사례가 많았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점차 설계 오류가 눈에 잘 들어오더라” 설계 경력이 현장에서 큰 무기가 된 것이다. 새로운 꿈, 미래에 답하다 아이디엘엔씨에는 두 대표를 포함해 시공 경험이 다양하고 기술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뭉쳤다. 그래서 공공기관 청사, 고급주택, 아파트, 택지 조경 등 모든 분야를 사업 범위로 하고 있다. 하지만 더 솔깃한 이야기는 그들의 앞으로의 포부와 새로운 꿈에 관한 것이다. 이인열 대표는 조경이 PM인 프로젝트로서 ‘경량목구조 형태의 전원주택’ 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이미 많이 구체화된 단계다. 그는 “건축회사가 전원주택을 짓는 경우는 봤는데, 조경회사가 전원주택을 짓는 것은 못 봤다”며 “지금까지 모든 포커스를 건축에 맞춰 왔는데 조경가가 만들면 다를 것”이라고 장담한다. 조경을 하는 사람이 주택을 지으면 건축도 조경도 같이 살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강수덕 대표는 “공장을 갖추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시설물 공사를 하다보면 기성품을 쓰는 것보다 직접 만드는 것이 좋을 때가 많다. 그래서 적절한 시기가 되면 공장을 짓는 데 투자를 할 생각이다. 거기에 더해 특허도 보유하고 작지만 브랜드를 냈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고 있다. 아이디엘엔씨를 돈을 많이 버는 최고의 회사로 만드는 것은 두 대표에게 당연한 목표다. 하지만 그들은 사업적인 성공만큼 중요한 것은 인간적이고 정직한 회사, 투명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로 잘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서로 생각하는 게 같다” 왜 의기투합을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그 이상 더 좋은 대답은 없어 보였다.
- 박광윤[email protected]
- 20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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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김모아 기자] 매년 2월 중순이 되면, 환경과조경 공식 메일함에 새로운 폴더가 생긴다. ‘통신원 ◯◯기 모집.’ 매년 새롭게 선발되는 환경과조경 통신원의 지원 서류가 쌓이는 곳이다. 올해에는 ◯◯에 숫자 33이 채워졌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포부를 담은 지원서가 속속 도착하는 중이다. 그리고 지난 일 년 동안 각 대학과 지역의 조경 관련 정보를 발 빠르게 취재해온 32기 통신원은 어느덧 활동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무엇에 이끌려 통신원에 지원하게 됐고, 또 어떤 활동을 펼쳐왔을까? 전국기장으로서 32기 통신원을 이끌어온 설윤환 단국대학교 통신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매서운 고용 한파가 계속되는 중, 대학교 졸업반의 화두 중 하나는 역시 취업이다. 2016년 대학교 4학년이 된 설윤환 통신원에게도 취업은 피해갈 수 없는 숙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는 제대로 된 준비를 시작하기도 전에 멈춰 서야 했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던 것이다. 게다가 조경 분야에 설계, 시공 외에 어떤 진로가 있는지도 잘 알지 못했다. 막막함에 서성이던 중 같은 학교에서 환경과조경 통신원으로 활동하던 동기의 기사를 접했다. 교내 행사를 다룬 기사에 흥미를 느낀 그는 바로 동기를 찾아가 통신원 활동에 관해 물었고, 환경과조경 통신원 지원서를 작성했다. 다양한 활동에 관심도 있었고, 1985년부터 운영되어 980명이 거쳐간 통신원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적성에 대한 고민도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조금 더 책임감 있는 자세로 활동하고 싶어 통신원 기장에도 지원하게 됐다. “대학교에서 배우는 조경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국 36개의 조경학과 친구들과 만나 부족한 부분을 간접적으로나마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경 분야에서 일하고 계신 선배님을 만나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눌 생각에 설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통신원을 이끄는 일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서울, 경기, 강원, 충청, 호남, 영남 등 전국 팔도에 흩어져 있는 통신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는 SNS나 문자 메시지로 이야기를 전하는 대신 각 지역을 찾아가 얼굴을 마주하고 소통하고자 했다. 작은 행사를 기획하더라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야 왜 이런 행사를 기획해야 하는지, 또 이것이 얼마나 보람찬 일인지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통신원 모두와 친해지겠다고 다짐했고, 이를 실천하고자 전국 순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광주와 대구, 부산에 가 보았습니다. 학기 중에 여러 지역을 다니는 게 힘들긴 했지만, 조경이라는 공통분모 덕분에 통신원 친구들과 행사 준비 이야기로 즐겁게 밤을 지새울 수 있었습니다. 통신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해주었기에 활동을 무리 없이 끌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 1년간의 통신원 활동은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소중한 경험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하나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플레이버후드 국민디자인단과 함께하는 공동체의 숲 만들기’를 꼽았다. 이 사업은 행정자치부에서 주최하는 국민디자인 특화 공모 사업 중 하나로, 환경과조경 32기 통신원은 6월부터 12월까지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세월호 피해 지역 단지의 놀이터에 공동체 숲을 만드는 일에 참여했다. 마을 만들기 전문가와 함께 놀이터를 직접 설계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세월호를 생각하면 어두운 이미지만을 떠올리고, 저 또한 그랬습니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에도 정답게 맞아주시는 주민들과 완공된 놀이터를 보며 환하게 웃는 아이와 어머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웃음을 보는 순간 내가 조경을 배우기를 정말 잘했다고 느끼게 됐습니다.” 이외에도 젊은 조경학도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나가는 토크콘서트, 서울정원박람회의 그린핑거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고, 학생들로 구성된 집단이지만 열정만 있으면 못 하는 일이 없다는 자신감도 얻게 됐다. 현재 그는 디자인하는 것이 좋아 조경설계 서안에 입사해 신입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통신원 활동 경험이 좋아하는 일과 적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제 그의 새로운 목표는 먼 미래에 시골에 그만의 독특한 농장을 직접 디자인해 만들어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통신원 활동은 대학 생활 중 가장 인상에 남을 정도로 강렬한 기억입니다. 꿈을 찾아주었고,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주었습니다. 33기 통신원들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많이 만들어가길 바랍니다”라며 미래의 통신원들을 격려했다. 지금도 ‘통신원 33기 모집’ 폴더에는 다양한 꿈을 가진 학생들의 지원서가 도착하고 있다. 통신원은 조경 관련 학과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3월 10일까지 지원서를 받아 학교당 1명의 통신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환경과조경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갈 예비 33기 통신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 김모아[email protected]
- 2017-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