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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조경가협회(이하 조경가협회)는 조경가들의 자질 향상, 권익 보호, 교류 및 친목 도모를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최근 국내외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조경설계 사무소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경가협회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조경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다. 박명권 조경가협회 제2대 회장(그룹한 어소시에이트 회장, 환경과조경 발행인)은 조경설계대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면서 기술 서비스의 질 하락, 고급 인력 유입 감소,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1년 1월 4일에 엔지니어링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공표하고 몇 차례 개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LH를 제외한 대부분의 발주처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현실이다. 이에 박 회장은 “조경설계비 대가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이 표준품셈이 모든 발주청에 적용되어야 하며, 민간 부문에서도 저가 입찰 방지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며 설계대가 개선 노력을 필두로 조경 문화와 제도 발전 및 진흥을 위한 주요 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다. 박명권 회장의 주요 사업으로는 ▲현상공모 등 조경설계 발주 관련 제도의 보완을 위한 준비 ▲조경설계비 현실화 방안 연구 ▲조경 실무자 재교육 프로그램 ▲미래 조경가 육성을 위한 대학생 교육 ▲조경가 작품 전시회 ▲우수 조경설계 사례지 답사 ▲‘올해의 조경설계 작품상’ 제정 ▲사단법인 조경가협회 준비 ▲조경설계 감리 제도 도입 추진 ▲조경설계 시장의 확대를 위한 해외 교류 등 10개 과제가 추진될 예정이다. 조경산업 내 자긍심과 위상 강화를 위해서도 여러 과제가 남아있다. 박 회장은 “조경가들은 그동안 쾌적한 환경 조성과 시민 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은 매우 미미하다”고 지적하며, “특히 건축사제도와 같이 전문 조경설계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조경사 제도’가 없는 것이 큰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조경가협회를 사단법인화하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는 법정 단체로 발전시키는 계획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조경 작품의 저작권 문제도 심각한 과제로 꼽힌다. 박 회장은 “해외에서는 설계 작품의 크레딧이 작가에게 부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발주처에 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작품이 변질되거나 원형을 상실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조경계에서 ‘스타 조경가’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크레딧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올해의 작가상 또는 작품상’을 신설해 우수 작품을 선정, 시상 및 홍보하고 정기적인 작품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조경설계 사무소에 근무하는 많은 조경가들이 취업 후 재교육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미국조경가협회 등에서는 연례 재교육이 의무화되어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부족하다”며 건설산업 전 과정에 BIM 적용 의무화 등 시대 변화에 따른 설계 동향과 신기술 도입에 관한 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에 조경가협회는 상·하반기별 설계 세미나를 비롯해 최신 설계 동향과 신기술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며, 주요 현상공모 당선작에 대한 토크쇼 개최, 국내외 선진 사례 답사, 대학 재학생을 위한 인턴십 체험 지원 등 다양한 교육 및 홍보 활동을 통해 기성 조경가들의 역량 강화와 신진 인재 육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곧바로 오는 3월 19일 1차 세미나를 개최해 그동안 조경설계 업계가 큰 관심을 가졌지만 공개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었던 설계 공모 제도에 대해 ‘조경설계 현상공모 제도의 현황과 전환’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미나에서는 최근 미국의 조경설계 경향과 전망에 대해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STOSS사의 김준연 소장 특강도 준비돼 있다. 새로운 조경가협회는 ▲운영분과(수석부회장 정욱주, 분과위원장 원종호, 총무 송시내, 부총무 오태호) ▲기획분과(부회장 박경의·이윤주, 분과위원장 박상현) ▲정책제도분과(부회장 이해인·이남진, 이형석, 분과위원장 이진선) ▲대외협력분과(부회장 조용준·송민원, 분과위원장 안형주) ▲국제분과(부회장 김영민·백종현, 분과위원장 신수란) ▲교육분과(부회장 이애란·최영준, 분과위원장 허윤선)로 조직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활동 준비에 나섰다. 운영분과에서는 정기총회, 임시총회, 조경설계가의 날 준비 등 주요 행사 개최와 회원 관리에 힘쓰며, 기획분과는 우수 사례지 답사, 설계 작품 전시회, 올해의 조경 작품상 등을 추진합니다. 정책제도분과는 조경사 제도 신설, 조경 감리 제도, 설계 발주 방식 개선, BF 인증 제도, 표준 품셈, 표준계약서, 현상공모 제도 등 각종 설계 관련 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세미나 및 공청회 등을 통해 정부와 공기업, 지자체 등에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대외협력분과는 사단법인화 추진과 대외 및 조경단체 간의 협력을 도모하며, 국제분과는 IFLA, ASLA 등 해외 조경과의 교류를 적극 추진한다. 교육분과는 조경설계 실무 교육을 통해 최신의 설계 기법과 Tool에 대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설계 특강, 취업 특강 등 대학교 특강과 대학생 방학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명권 회장은 “최근 불안정한 시국 상황과 대외 대내적인 불황으로 우리 조경가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조경가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우리의 권익을 높이는 일에 조경가들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할 때다”며 “조경설계 분야가 양적, 질적 성장을 해왔지만 그동안 제대로 된 조직이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해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희비가 달라져 왔고, 이제라도 조경설계의 위상을 다지기 위한 정책 제도적 기틀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 임기 동안 회원들과 소통하면서 장기적으로 조경가협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맨발걷기가 건강과 힐링을 위한 새로운 웰빙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발바닥이 직접 지면과 닿으며 지압 효과, 혈액순환 촉진, 면역력 강화 등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어싱(Grounding)’ 효과로 염증 감소와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디지털 디톡스와 명상 효과로 정신적 안정감을 높여주며, 친환경 라이프스타일과 결합해 자연 속에서 즐기는 ‘에코 테라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맨발걷기 전용길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기존의 맨발길은 미끄러움, 낙상 위험, 기후의 영향을 쉽게 받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바컴퍼니가 안동 적운모 광산의 자연재료를 활용해 개발한 것이 바로 에코나이트다. 에코나이트는 경북 안동의 희귀 광물인 적운모를 활용한 보도체다. 기존 황토 보도체가 빗물에 취약하고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적운모는 다공성 구조를 지녀 우수한 배수 성능을 갖추고 있어 비가 와도 미끄럽지 않으며, 여름철 뜨거운 열기를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맨발걷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안동 적운모는 단순한 광물이 아니다. 다량의 게르마늄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원적외선 방사 및 음이온 효과를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신체 에너지를 활성화한다. 맨발로 에코나이트를 밟으면 피부를 통해 미네랄이 흡수되면서 자연 치유력이 높아진다. 지난해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에서 시민들은 “바닥을 밟는 순간 따뜻한 기운이 전해진다”며 놀라운 경험을 공유했다. 김혁 리바컴퍼니 대표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많은 건축자재나 걷기 보도체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지 못하며, 또한 건강에도 해롭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개선하고자 했다”고 에코나이트 개발 동기를 설명했다. 환경 호르몬과 중금속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국민 건강 증진과 맨발걷기 운동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소재의 개발을 추진했다. 김 대표는 20년간의 인테리어 사업과 12년간의 종합건설업 경험을 통해 환경 호르몬과 중금속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리바컴퍼니를 설립했다. 그 결과 친환경 건축자재 및 생활환경 개선 소재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맨발걷기 보도체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에코나이트를 개발하게 됐다. 에코나이트는 맨발걷기 도로의 사용을 연중무휴로 가능하게 하며, 모든 계절에 걸쳐 안전하고 편안한 걷기 환경을 제공한다. 비가 와도 빠르게 건조되고, 너무 덥거나 추운 날씨에도 사용할 수 있어 사용자에게 최적의 걷기 경험을 제공한다. 개발 소재 원산지로 안동 적운모 광산을 선택한 것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연구와 개발로 그 가치가 입증된 광산의 지리적, 지질학적 특성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 광산의 역사적, 지리적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활용한 연구와 개발을 시작했다. 안동 적운모는 원생대와 고생대의 지질학적 과정을 거쳐 형성된 희귀한 광물로, 다량의 게르마늄과 풍부한 천연 미네랄 성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광물은 음이온 발생과 원적외선 방사 작용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피부의 노폐물을 배출하며, 항균·탈취, 세포 활성화 및 항산화 효과를 나타낸다. 동의보감 등 고전 의학서적에서도 ‘신비의 광물’로 전해진 만큼, 오랜 역사적 근거를 가진 귀중한 자원이다. 청량산은 맑은 공기와 천연 약수로 유명한 명승지다. 리바컴퍼니는 이 지역의 자연 에너지를 제품 개발에 반영해, 맨발걷기를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치유와 힐링의 경험으로 바꾸는 데 주력했다. 퇴계 이황 선생이 ‘도산’이라 명명한 곳과 가까운 이 지역의 청정한 자연환경은 에코나이트가 더욱 특별한 이유다. 에코나이트는 실내에서도 어싱(Earthing) 효과를 극대화한다. 기존 플라스틱이나 인조재와 달리, 실내 공간에서도 원적외선을 방출해 공기 질을 개선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학교, 경로당, 공공시설 등에 적용하면 건강 증진과 심리적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에코나이트는 단순히 건강을 위한 보도체가 아니다. 미세공극이 일반 바이오차르보다 30배~200배 많아 오염물질과 중금속을 흡착하는 천연 필터 역할도 한다. 이로 인해 수질 정화와 토양 개선 효과를 제공하며, 지속가능한 환경 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리바컴퍼니는 에코나이트를 시작으로 조경, 건축, 환경 정화 등 다양한 분야로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혁 대표는 “우리는 단순한 맨발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건강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비전을 밝혔다. 에코나이트는 맨발걷기를 한층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혁신적인 솔루션이다. 자연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길, 에코나이트가 그 답을 제공한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공원은 단순히 나무와 풀을 심어놓은 휴식 공간이 아닙니다. 공원은 도시의 폐와 같으 며,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동시에 환경을 정화하고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중요한 공 간입니다… 공원이 잘 설계되면 단순한 녹지 공간을 넘어 도시민의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매개체가 됩니다.” _ JTBC ‘차이나는 클라스-위대한 질문’ 제1회(2023년 11월 18일) 배정한 한국조경학회 신임회장(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의 이 말은 공원이 단순한 휴식처의 역할을 넘어서는 깊은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공원은 조경의 실질적인 결과물이자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는 플랫폼으로, 단순히 미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환경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원은 현대 도시에서 환경적 균형을 유지하고, 공동체의 연결을 강화하며,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경학이 한국에서 학문적 분야로 자리 잡은 지도 어느덧 50년이 넘었다. 배정한 회장은 조경학을 단순히 환경을 꾸미는 기술적 영역으로 보는 것을 넘어, 환경 문제를 해결 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학문으로 정의했다. 조경학은 1970년대 본격적으로 학문적 틀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도시화와 환경 문제 해결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빠르게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경학의 학문적 정체성과 전문직으로서의 위상은 여전히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지난 1월 1일 제27대 한국조경학회 회장으로 취임한 배정한 교수는 한국 조경의 다음 50년을 설계하기 위해 학문의 내실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확립하는 것을 임기 내 주요 목표로 삼았다. 그는 도시, 경관, 환경,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조경학의 새로운 좌표를 마련하고, 학문적· 교육적 기반을 강화하며 체계적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배 회장은 학회의 핵심 사업으로 조경교육 혁신, 조경 지식과 이론의 소통 강화, 한국 조경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 50년간 한국 조경이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이제는 내실을 다지고 전문성을 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배 회장은 조경학의 학문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전문직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전국 대학의 조경교육 현황을 조사하고 해외 사례를 분석하며 교육 체계를 재정비할 예정이다. 그는 “조경 교육의 방향성과 학문적 체계 정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최소한의 공통 교육 기준 확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현재 조경학과마다 교육 내용과 교과 구성이 상이한 현실을 지적하며, “인증받은 대학에서 교육받고 실무 경력을 쌓은 사람이 자격 시험을 통해 조경사로 등록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조경기사와 기술사 중심의 자격 체계가 설계 중심의 조경 실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학회는 조경교육 인증제와 조경사 자격제도를 학계와 업계의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기초 작업은 가칭 ‘조경교육 혁신위원회’와 ‘설계교육 네트워크’를 통해 진행된다. 그는 “조경 교육 인증제와 자격제도는 상호 연계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조경 분야의 학문성과 실무 역량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회장은 학술 연구 활성화를 위해 매월 온·오프라인 학술 세미나, 북토크, 이론 워크숍 등을 개최하며, 주요 의제로는 기후변화, 회복탄력성, 인류세와 비인간, 공간정의, 공원혁신, 국토경관, 도시경관 재생, 공원도시, 정원도시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특히 4월 학술대회에서는 ‘다시 정원을 읽다’라는 주제로 대형 세미나를 기획해 정원 열풍과 도시 정원 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토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조경의 현재 위치를 진단하고 연구자와 실무자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또한 “신진 연구자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젊은 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학술 행사를 마련하겠다”며, 조경학의 동시대적 의제를 생산하고 탐구하는 데 학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조경 분야의 역사와 자료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한 조경 아카이브 프로젝트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는 지난 50년간 한국 조경이 쌓아온 연구, 작품, 인물에 대한 기록을 체계적으로 목록화하고 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다. 배 회장은 “1세대 조경가와 학자들의 구술 기록 시리즈를 포함해 작품, 연구, 교육 성과 등을 아카이빙해 한국 조경의 역사를 축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를 위해 외부 펀딩과 학회 내부 자원을 활용하여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배 회장은 지난 50년간 한국 조경이 개발 시대의 경제 성장에 힘입어 외형적으로 확장했지만, 이제는 내실 강화와 전문성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 학술, 실무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조경 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배 회장은 “소박하고 다정한 학술 포럼부터 대형 심포지엄까지 다양한 학술 활동을 통해 한국 조경의 다음 50년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며, “많은 응원과 격려, 때로는 생산적인 비판을 보내주길 바란다. 즐거운 참여와 열린 소통을 통해, 함께 한국 조경과 조경학의 내일을 디자인하자”고 당부했다.
  • [환경과조경 정승환 기자] 울산시는 2028 국제정원박람회 준비를 본격화하기 위해 이동주 전 울산시 회계과장을 1월 23일자로 국제정원박람회추진단장에 임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 준비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국제정원박람회추진단을 신설했다. 이어 단장을 개방형 직위로 지정해 관련 법령에 따라 공개모집 절차를 진행했다. 신임 이동주 국제정원박람회추진단장은 울산시 회계과장과 용연수질개선사업소장, 울산시 남구 안전도시국장 등을 역임했다. 앞으로 다양한 직위에서 다년간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정원박람회 종합 실행계획 추진, 조직위원회 및 자문위원회 구성·운영, 박람회장 기반조성 공사 및 진입로 개설·정비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신임 국제정원박람회추진단장은 울산시에서만 공무원으로 30년 넘게 근무한 행정 전문가이면서, 남구 안전건설국장으로 재직해 국제정원박람회 개최 예정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부지 관련 주요 현안을 속도감 있게 잘 해결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제정원박람회추진단 업무를 능숙하게 총괄해 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환경과조경 정승환 기자] 수원시가 1월 2일자로 4급 전보 인사를 통해 최재군 공원녹지사업소 수목원과장을 공원녹지사업소장(4급 직무대리)으로 발령냈다. 최재군 공원녹지사업소장은 1967년생으로 1996년에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수원 영통구 녹지공원과장, 공원관리과장을 거쳐 2023년 3월부터 공원녹지사업소 수목원과장에 재임해 왔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정원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식물이 성장하기 위한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이번 헨켈 정원에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시간’을 많이 주기로 했다.”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정원 중에서 제일 마지막에 합류한 헨켈코리아, 너무 늦은 결정으로 완성도 있는 정원을 조성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김지환·이양희 작가가 식재와 시설물로 파트를 나누어 콜라보를 이루게 된 배경이다.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도 기업의 정체성과 친환경 메시지를 창의적으로 담아 내며, 기업은 물론 작가 스스로의 만족까지 이끌어 낸 정원 조성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그냥 바라보는 정원”을 만들게 된 까닭 헨켈코리아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탁 세제는 물론이고 헤어케어 제품과 접착제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화학기업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브랜드와 기술을 지향하는 회사로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정원’을 통해 이러한 기업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니 대상지 규모가 너무 작아서 기업 정신이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구상이 잘 서지 않았다.” 다른 기업정원에 비해 절반 정도 규모인 작은 공간이어서 기업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아내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었다. 두 작가는 따로 스케치한 것을 서로 겹쳐보면서 공통된 컨셉을 찾아갔는데, “쉬어 가는 정원이 아니라 바라보는 정원”을 만들자는 데에 의견을 함께 했다. 멀리서 보면 ‘저기 무언가가 있네’라며 궁금증을 자아내고, 가까이에서는 ‘이런 정원도 있구나’하고 기억에 남는 정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업도 작가도 만족한 컨셉, ‘성장하는 정원’ 헨켈코리아는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다 보니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것과 “로고에 있는 빨간색과 흰색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 시설물을 맡은 김지환 작가는 빨간색과 흰색을 적용한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해, 하얀 폴대 위에 놓인 빨간 화분을 구상했다. 화분을 돋보이게 하려고 지지대를 이용해 공중으로 띄우는 형태를 구상한 것이다. 식재를 맡은 이양희 작가는 한강 주변에 자생하는 버드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버드나무 숲’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공간이 작고 시간도 부족하므로 정원에는 묘목을 심어 키우고 내년 식목일에 다시 와서 정원 주변에 버드나무 숲을 조성하는 행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폴대 위 빨간 화분에 버드나무 묘목을 심은, 매우 상징적인 조형물이 탄생했고, 정원의 개념은 점차 완성되어 갔다. 헨켈은 무엇보다 “화분에 묘목을 심어서 키우고 내년에 식목 행사를 하자”는 컨셉에 만족했고, 작가들은 ‘완성된 정원’이 아니라 ‘성장하는 정원’으로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도전적인 개념을 시도하면서 흥미로움을 가지게 됐다. “상징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실제 묘목이 조형 화분 위에서 잘 자랄지는 우리도 알 수 없었다. 장마를 지나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자리를 잘 잡고 성장하고 있어서 내년에 이 묘목들을 정원 주변에 심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 나무 숲, 정원에 시간을 담다 이양희 작가는 헨켈코리아의 브랜드 이미지를 순수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과도하게 큰 나무와 식물을 사용하지 않고 장식적인 식재를 최대한 피했으며, 자연 완성해 나가는 정원으로서 차차 숲이 되어 가는 천이 시스템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어린 나무 숲’을 조성했다. 정원은 중앙의 동그란 선큰부와 그 바깥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원 중심부에 지형을 낮춰 선큰부를 만든 것도 방문객들이 한 레벨 낮은 곳에서 어린 묘목을 보다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선큰부에는 한강 둔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을 주로 심었다. 경사면에 의해 물이 고이는 정도에 따라, 침수에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말채나무, 약간의 호습성을 가진 꼬리조팝나무, 건조해도 잘 자라는 개나리 등을 심어 서식처에 따른 층위를 형성했으며, 각 계절을 대표하는 수종으로 계절별 경관 변화도 고려했다. 초본류는 침사지와 건조지를 모두 견딜 수 있는 꼬랑사초와 빨간 포트와 어울릴 수 있는 식물종을 섞어서 사용했다. 다양하게 심기보다 심플하면서 지형적인 환경을 고려한 식재를 한 것이다. “어린 묘목에게는 엄마 나무가 필요하다보니 처음에는 큰 나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큰 세 그루의 싸리나무를 사용하게 됐다.” 내년에 어린 묘목을 심을 예정인 선큰부 바깥쪽에는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콩과 식물인 싸리를 심었다. 공간에 리듬감을 살린 ‘붉은 화분’ 김지환 작가는 제한된 공간을 최대한 역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붉은 조형화분들을 리듬감 있게 배치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처음에는 1~2m 간격으로 그리드를 그어 100개의 화분을 배치했는데, 공간의 크기와 식물의 성장을 고려해 최종적으로는 80개의 화분만 적용했다. 단순한 그리드 형태로 배치하다 보니 지루할 수 있어서 사람의 눈높이에서 화분의 높낮이를 조정해 공간에 리듬감을 주었다. 평면은 마치 기업의 로고처럼 원형을 그리고, 춤을 추는 듯한 화분들의 입면은 선큰된 지형의 변화와 함께 더욱 역동적으로 살아났다. 김지환 작가는 “화분 배치가 마치 숲의 천이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높낮이의 변화는 숲의 다양한 층위를 상징하고, 평면상 원형의 배치는 생태계의 순환을 나타낸다”며 화분 배치는 단순한 경관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두 작가의 콜라보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최대의 상징적 효과를 이끌어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개념적으로 실행적으로 잘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 나오게 된 것은 모두에게 행운과도 같은 일이었다. 시간을 두고 조금만 천천히 정원을 만들어 가요! 이번 기업 정원은 어떤 인연으로 조성하게 되었는가? 헨켈코리아가 기업정원 중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협약서를 맺고 시작이 늦다보니 시간적으로 너무 빠듯했다. 여러 작가들에게 제안이 함께 들어갔고, 제안서도 단 이틀 만에 해달라고 해서 처음에는 내가 맡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시공이 가능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공을 맡았던 안기수 소장이 콜라보로 진행해 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서 식재 파트는 이양희 작가가 맡고 시설물 파트는 내가 맡아서 시작하게 됐다. 설계 일주일 공사 일주일 정도로 급하게 진행됐지만, 개념적으로든 실행적으로든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그 기간 안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헨켈 정원은 어떤 의미가 있었는가? “내년에 다시 와서 묘목을 심자”라는 컨셉을 헨켈코리아 회장님이 진짜 좋아하셨다. 작가로서도 시간을 길게 두고 정원을 가꾸어 가겠다는 실천적인 개념으로 정원을 만들게 된 것이 기쁘다. “정원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원의 주인공은 시간이다”라는 말을 다들 하는데, 그 ‘시간’은 정원이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을 말하는 것이라면, 이번 우리 작업에서는 또 다른 시간의 개념을 생각하게 됐다. 미완성의 정원을 만들었지만, 그 시간 안에서 점점 완성되는 것들을 정원주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실천적인 행동을 한 것 자체가 매우 뿌듯하다.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김지환 작가 _ 요즘 서울시가 정원과 관련된 사업들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데, 약간 불안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우후죽순 만들다가는 ‘혹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원들이 곳곳에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원 문화가 일반인들에게로 더욱 퍼져나가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어서, 이런 정원박람회를 통해서 좀 더 탄력을 받아 잘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양희 작가 _ 기업정원은 처음이었는데, 그 기업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하는 과정이 굉장히 재밌었다. 요즘에 정원이 굉장히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조금 천천히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헨켈 정원 같은 경우는 미래 세대를 위하는 기업 정신과 제가 추구하는 정원을 만드는 방식이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정원은 어떤 정원이었을까?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에서 조성한 ‘에버스케이프’ 정원을 가장 흥행에 성공한 정원으로 손꼽는 데에 이견이 많지 않을 듯하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이층 브릿지와 발 아래 바람으로 펄럭이는 키넥틱 아트, 아름다운 정원과 뚝섬의 주변 풍경을 보기 위해 줄 서서 입장하는 시민들의 표정을 보면, ‘정원이 시민들에게 이렇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삼성물산은 이번 정원 조성으로 국내 대표적인 테마공원 ‘에버랜드’를 운영해 온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기업의 자존심을 높였다. 에버스케이프, “기업 정체성을 정원에 담다” 이번 정원 조성을 총괄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김종보 디렉터는 뚝섬에 “에버(ever)한 풍경”을 만드는 것이 콘셉트였다고 말한다. “원래 에버스케이프 정원의 대상지는 그라스로 가득한 가을정원이 있던 자리였다. 그래서 우리는 봄과 여름에도 아름다운, 사계절 볼거리가 있는 ‘에버(ever)한 정원’을 만들겠다고 서울시에 제안했다.” 정원의 이름은 ‘에버스케이프; 영원한 풍경’라고 붙여졌다. 사실 ‘에버스케이프’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50년간의 조경 노하우을 담아 지난 2018년 론칭한 조경 전문 브랜드이다. 정원도 흥행시키고 브랜드 홍보도 톡톡히 한 셈이다. “에버스케이프를 직역하면 “영원한 풍경”으로 해석되지만, 사실 ‘영원한 풍경’이란 회복의 방향으로 지속 변화하는 풍경’을 말하며 지구와 함께 호흡하는, 기업의 정체성이 담긴 브랜드 명이기도 하다.” ‘유빙원’, ‘충적원’, 그 사이 ‘시간의 다리’ ‘에버스케이프’ 정원에는 ‘훼손된 자연의 회복’에 대한 두 개의 정원을 조성했다. 그 두 개의 정원 사이에는 환경조형물 ‘시간의 다리’가 들어서 있다. “‘시간의 다리’를 중심으로 남측은 겨울 풍경인 ‘유빙원’이고, 북측은 여름 풍경인 ‘충적원’이다. ‘시간의 다리’는 겨울과 여름 사이 시공간이 다른 두 개의 정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유빙원’은 “얼어붙은 정원”으로서 얼음이 얼고 녹으며 그 사이로 생명이 움트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기후온난화로 인해 보기 힘든 한강 유빙을 백색 조형 조명으로 형상화하고, 그 사이로 봄날의 화사함을 담은 초화류를 식재했다. 전체적인 색상은 화이트 톤에 블루가 적용됐다. 충적원은 “휩쓸려 내려간 정원”으로서 한강의 흐름으로 생긴 충적층을 표현했다. 기존 식생중 상태가 좋은 화이트핑크 셀렉스와 그라스를 유지하고 로즈마리, 라벤더 등 허브식물을 식재했으며, 곧 다가올 여름을 위해 수레국화와 가우라 씨았을 파종했다. ‘시간의 다리’는 한강의 낙조와 기존 식생중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화이트 핑크 셀렉스에서 따온 핑크색으로 칠해졌다. 시간과 바람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구조물 하부에 백색천을 활용한 키네틱 아트를 적용했으며, 입구에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직접 개발해 국제장미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에버로즈를 심어 향기를 더했다. 기업동행정원, “친환경 실천 메시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ESG기업동행정원’ 구역에 조성된 에버스케이프의 정원은 지속가능한 풍경에 관한 기업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이 적용됐다. 최초 디자인은 상당량의 마운딩이 적용돼 있었으나 활용가능한 식생을 최대한 보호하고 지형 변화를 최소화하는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더불어 환경조형물 ‘시간의 다리”를 애초 h-형강 구조에서 땅에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고 철거가 용이한 비계 구조로 변경하여 원시적 구조미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유빙을 형상화했던 조명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3D 프린팅했으며, 내부 바닥 포장은 건축 폐자재로 마감했다. 무엇보다 전체 과정의 약 70%가 공장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리케이션 공법을 적용해 공사기간과 현장에서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디자인 및 시공방식’을 실천했다. ‘와우’ 할 수 있는 신선한 감동 주고 싶었다! 김종보 작가는 에버랜드 테마파크의 아트디렉터로 시즌별 축제 기획 및 어트랙션 개발에 참여해 왔으며, ‘2015 코리아가든쇼’, ‘2018 중국 상해 꽃 박람회 대상’ 등 정원 작품을 연작으로 조성해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동행정원’ 조성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올해 2월 말쯤 서울시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다며 연락이 왔다. 이번 행사가 국제적인 박람회로 개최되고 많은 기업들이 참여한다고 해서 현장 방문 후, 뚝섬에 ‘에버한 정원’을 만들어 보겠다고 서울시에 제안하게 됐다. 이번 정원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가? ‘에버스케이프’는 ‘영원한 풍경’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 기업의 브랜드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원한 자연이란 ‘회복의 방향으로 가는 자연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했고, 이것이 이번 정원의 전체적인 기획 방향이었다. 뚝섬 한강공원은 오래된 시민 위락시설이긴 한데, 잔디 광장 정도의 기본적인 인프라만 갖추어진 곳이다. 시민들이 이곳에서 우리의 정원을 보고 무언가 ‘와우’ 할 수 있는 신선한 감동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평한 지형의 뚝섬에 3미터 높이로 약간 올라와서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도록 브릿지를 설치했다. 사실 3미터 올라오는 것도 디자이너한테는 부담이지만, 조금 다른 높이에서 한강이나 주변 정원을 조망했을 때와 가까이 갔을 때의 느낌과 서로 어떻게 다른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가 늘상 한강에서 느끼는 바람이나 빛 등 자연환경의 변화들을 키네틱 아트를 통해 얼마나 많이 팔랑거리고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보며 느껴보도록 했다. 정원 조성 과정이 친환경적이었다는데? 현장 식생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마감을 위해 재활용 폐자재를 활용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공사 중에 많은 탄소가 발생하고, 공정 간 대기 시간 때문에 필요 없는 에너지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는 공장에서 최대한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함으로써 일정량의 공기와 탄소 배출을 절감했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대한민국에서 공원을 가장 많이 만드는 기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에 ‘도시경관처’가 부활했다. “도시에서 조경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막상 도시를 지을 때는 항상 삭막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녹색 인프라를 우선해 왔다. 조직 내 낮은 위상이 문제였을까. 이번 LH 도시경관처 승격은 그러한 우리나라 도시기반 조성 프로세스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건축·토목과 동등한 테이블에 앉게 된 조경부서, 도시경관처의 수장 이용주 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도시경관처 승격, ‘조경’ 중요성 인정 사실 LH에 도시경관처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에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녹색경관처’가 처음 신설되었으며, 이후 도시경관처로 이름을 바꿔 달았으나 2016년에 다른 부처와 통폐합이 되는 수모를 겪었다. 다음해 조경 독립 부서로 ‘도시경관단’이 신설됐지만 다시 처로 승격되기까지는 7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이번 도시경관처 승격은 도시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이한준 LH 사장의 부임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전언이다. 이한준 사장은 지난 40여 년간 도시·교통 분야에서 활동해 전문가로서 경기도시공사에서 큼직한 조경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도시에서의 조경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 온 베테랑 도시전문가이다. “사장님의 결단이 가장 컸다.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데 있어서 조경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인정해 주신다. 그러다보니 작년에 많은 역할을 주문하셨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이번에 ‘처’ 승격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좋은 도시 만들기, 조경에서 하라”는 시그널 … “목소리 낼 것” 어떤 계획을 하느냐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를 결정한다. 도시경관처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중요한 이유다. 이용주 처장은 올해 추진할 사업에 대해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3기 신도시의 변화된 패러다임에 맞는 공원 활성화’이고, 다른 하나는 ‘LH 공원의 브랜드화’이다. 3기 신도시는 대규모 공원을 조성한 1, 2기와 달리 선형의 공원들이 축을 이루고 있다. 기존 신도시는 공원과 공원을 보행자 도로 등으로 소극적으로 연결을 했다면, 3기 신도시에서는 30~50m 광폭의 선형공원들로 축을 강화해 놓았다. 아무래도 축제 같은 큰 이벤트적 역할은 줄어들겠지만, 도보 10분권 내 생활 공원이 늘어나면서 반려견과의 산책 등 일상 속 공원이 주는 편익들은 늘어난다. 이러한 “생활권 공원의 효율성을 어떻게 더욱 높일 것인가”가 앞으로 도시경관처가 풀어나가야 할 핵심 과제로 던져졌다. 도시에서 공원들을 모두 녹색축으로 이어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공원을 단절시키며 가로지는 ‘도로’는 항상 논란거리이다. 그래서 처에서는 ‘단절’이 아닌 ‘공원 속의 도로’라는 조경적 접근으로 ‘파크존’을 제시하고 있다. ‘파크존’은 속도 제한을 두는 ‘스쿨존’과 같은 개념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차량 속도도 줄여야 하고, 공원 이용자가 횡단보도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줄이고, 도로의 패턴과 포장, 신호등 체계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토목에서는 ‘보행 브릿지’를 설치하라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보행 브리지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앞으로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는데 보행 약자가 올라다니기 쉽지 않다. 공원과 공원을 건너가는 도로는 모두 파크웨이로 만들어서 마치 공원 속에서 잠깐 쉬었다 가는 느낌을 받도록 하겠다.” 이러한 부서간 이견을 조율하는 데 있어서 도시경관처의 강화된 위상이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부서의 공동 목표는 “신도시를 잘 만들겠다”는 것인데, 그동안 조경은 조금 불합리한 부분이 있더라도 다른 파트에서 결정해 준 대로 따라야만 했다. 이용주 처장은 도시경관처 승격은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에 조경에서 역할을 하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목소리를 좀 더 내겠다. 궁극적으로 쾌적하고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체감도가 높아진 공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금 우리의 역할이다” 공원 브랜드화 적극 ‘추진’…“그동안 안일했다” 반성 “산림청은 도시숲이나 국가정원으로 홍보를 많이 해 왔다. 그런데 LH는 대한민국 최대 공원녹지 공급기관인임에도 공원을 홍보하지 못하고 마켓팅화하지 못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시 시설이 ‘병원’보다도 ‘교통’과 ‘공원’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우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너무 안일했다고 생각한다.” 이용주 처장은 공원만 조성하는 일방향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공원을 브랜드화’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통해서 순천시가 정원도시로 재탄생하듯이 ‘공원’을 도시의 앵커시설로서 충분히 브랜드화도 할 수 있는데, 그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구체적으로는 2년마다 열리고 있는 기존 LH 가든쇼를 다양한 행사와 결합해 시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신도시의 정원과 공원을 브랜드화하여 시민들에게 돌려줄 생각이다. 올해 10월에 파주 운정 3지구에서 열릴 계획인 LH 가든쇼를 ‘LH 도시정원 프로젝트’로 바꾸고 마케팅이 있는 공원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LH는 공원을 조성하고 떠나지만, 시에서 ‘LH 도시정원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박람회나 비엔날레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공원을 더욱 활성화하고 가꿔 나가면 공원이 도시 전체의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지자체마다 국가정원이나 정원박람회를 계획하는데, 시와 협의가 된다면 그 밑바탕을 만드는 일을 해드리겠다.” 설계 품질 향상, 공모 다각화…신규 업체 진입장벽 낮아질까 이용주 처장은 ‘설계 품질 향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설계 발주 방식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LH에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설계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 공모’를 진행하거나 ‘설계와 시설물을 콜라보하는 공모 방식’도 고민중이다. 공원 안의 모든 요소들의 수준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협업이 발생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 작년에는 설계공모에서 공원 맞춤형으로 커스터마이징 시설물을 해야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까 실효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는 단순한 미션이 아니라 패키지 공모를 해서 둘 다 잘해야 당선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 그러면 좋은 협력 파트너를 고르려고 하지 않을까.” <인터뷰> “지금은 조경에게 중요한 순간…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느낌” - 2015년까지 도시경관처가 존재했다. 당시와 현재의 도시경관처는 어떤 점이 다른가? 규모는 비슷하다. 다만 최근 LH 본사가 20% 정도 슬림화됐고 부서 통합도 많이 이루어지면서 인원수를 축소해 가는 흐름이 있다. 조경은 인원이 늘지는 못해도 현상 유지가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역할은 강화될 것이다. 모든 조직이 줄어드는 가운데 조경부서를 처로 승격시킨다는 것은 유관 부서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크다. 기존에는 다른 부서와의 협업에 있어서 조금은 갑과 을의 관계가 있었는데, 이제는 가능하면 우리 부서의 목소리를 청취하려고 하고, 동등한 협업이 강화되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도로나 상하수도 등도 중요한 기반 시설이지만 공원 녹지도 하나의 도시를 만드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인프라 스트럭처다. 도시의 큰 그림을 그리는 단계에서 조경 부서의 의견이 담겨져야 된다는 것이 사장님의 지시사항이다. 앞으로 도시경관처가 그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 다시 승격된 도시경관처의 첫 처장으로서 계획은 있는가? 아무리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도 직원들하고 함께하지 않으면 안된다. 작년 최희숙 단장님 아래서 직원들이 똘똘 뭉쳐서 많은 일을 했고, 부서 승격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개인적인 승진도 기뻤지만 부서 승격은 ‘내가 역사의 현장에 있다’에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직원들이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계획보다는 우리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현재 본사 조경직이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데, 각 부서별로 업무 공유하는 테이블을 마련하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 -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조경인들의 기대감이 크다. 소감을 밝혀달라. 조경하시는 분들이 인정받는 시대가 정말로 오는 것 같다. 그전에는 조경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사회적인 변화가 좀 더뎠었다면 지금은 코로나19 이후로 공원에 대한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정원 대중화를 통해서 조경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을 기회로 여겨 열심히 하면 저희가 하는 일이 조금이나마 조경계 발전에도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겠다.
  • [환경과조경 이수민 기자, 박형석 기자] “공사가 끝나고 3년 동안 현장을 방문해 달라지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한다. 50년 후 건물은 없어질 수 있지만 외부 공간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가 관건이다.”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은 현대건설이 추구하는 일상 곳곳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다채로운 삶의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한 단지다. 블루밍 아일랜드, 다이내믹 필드, 그랜드 포레스트로 단지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차별화된 단지 조경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현장을 총괄했던 김용대 현장소장(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 이한희 매니저(현대건설 익스테리어팀), 이정열 차장(장원조경), 최승현 부장(조경사엔앤씨)의 의기투합이 빛을 발했던 현장으로, 이들을 만나 조성 과정의 뒷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쉼과 여유를 주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김용대 현대건설 현장소장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만의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한 전략과 주력했던 공간은?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인천의 자연을 담고 입주민들에게 서로 소통하며 여유로움과 쉼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고자 했다. 어린이 놀이터에 많은 공을 들었다. 삼각형의 대형 정글짐이 있는 놀이터인데, 처음에는 어린이들이 이 놀이터를 좋아할지 의문이 있었다. 특히 다른 놀이터와 달리 규모가 크고 높이가 높아 어린이들이 잘 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오픈하니 다른 동네 아이들까지 놀러와 즐겨주었다. 한 아이가 꼭대기까지 과감하게 올라가니 다른 아이들도 따라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시작은 두렵지만 한 발짝씩 나아가는 삶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석가산과 휴게 공간, 운동 공간, 어린이 놀이터를 가까운 거리에 두고 전체를 순환하는 트랙을 조성해 각 공간을 통합했다. 트랙을 따라 놀이, 운동, 휴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고 온 가족이 모여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활기찬 공간으로 만들었다. 입주민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설계안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요즘 아파트 조경 트렌드는 적재적소 배치다. 트렌드를 반영해 적절한 장소에 시설물과 수목 등을 설치하고 주민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집행부에게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 설득했다. 현장에서 시공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 자신만의 원칙이나 철학이 있다면? 학교, 회사 등에서 열심히 달리고 다시 돌아오는 곳이 집이다. 집은 편안하고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는 집뿐 아니라 단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쉼과 여유를 더 크게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아파트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쳐낼 곳은 쳐내고 살릴 곳은 과감히 살리고…조경은 강약 조절이다” 이한희 현대건설 매니저 내가 생각하는 조경의 트렌드는? 조경 트렌드는 강약 조절이다. 공간을 조성할 때 과감하게 쳐내야 하는 부분들은 쳐내고, 살려야 하는 부분들은 살리고 있다. 이곳은 입주자들의 평균 나이대가 다른 현장에 비해 높은 점을 고려해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운동 시설을 마련했다. 석가산과 초화류, 대형목, 음지식물 등을 통해 산 깊숙한 곳에서 느낄 수 있는 몽환적인 느낌을 선사하고자 했다. 특히 대형목을 식재하면 좋은 점은 같은 예산으로 공간을 풍성하게 조성할 수 있고, 단지의 랜드마크로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다른 아파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현장에 비해 개방감이 떨어지는 단점이었는데, 이를 보완하고자 식재와 동선, 시설물 등의 강약 조절을 통해 개방감을 줬으며,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가장 큰 차별점은 대형 정글짐이 있는 어린이 놀이터다. 처음에는 안전상의 문제로 반대가 많았지만 여러 안전장치를 설치해 안전성을 높이며 색다른 놀이터를 만들었다. 이색적인 대형 정글짐이 아이들에게 만남의 이정표가 돼주고 새로운 놀이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랜드마크적 경관을 만들기 위해 포토존을 만들고 단풍이 매력적인 서어나무를 식재해 공간에 입체성을 부여했다.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가? 현장에서 조경 포지션을 갖고 있는 담당자라면 공감할테지만, 공정 문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건축, 토목이 마무리 공정인 조경을 많이 배려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 “단지 조경 새 트렌드, 협력과 경쟁의 콜라보를 이루다” 이정열 장원조경 차장 내가 생각하는 조경의 트렌드는? 두 개의 건설사가 콜라보를 통해 하나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인 듯하다. 이 현장도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함께 단지를 조성했다. 그래서 전체적인 모습과 겹치는 공간은 서로 양보해가며 맞춰가는 것이 주요 쟁점이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획기적이고 고품질의 조경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도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의 장점이자 최신 트렌드인 것 같다.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비용 문제다.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이 부족했는데, 현장 조경 팀과 많이 조율하고 두 기업이 서로 맞춰가며 진행했다. 시설물과 식재 등 많은 부문의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고 정보를 공유하며 진행했고 무엇보다 결정권자의 빠른 판단과 검토가 현장 조경 기준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현장에서 중요한 점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최승현 조경사엔앤씨 부장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의 조경 공사는 11월 말부터 시작됐으며, 건축과 토목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실질적으로 남은 공사 기간은 5~6개월 밖에 없었다. 특히 겨울에 공사를 진행하면 하자가 많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공기를 맞추면서도 하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포장 및 경계석에 균열이나 들뜸 현상 등이 나타나 보수를 진행하며 하자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현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공사 기간 맞추는 것과 안전이다. 마감 기간을 맞추는 것은 어떤 직종에서든 다수와의 약속이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조경 공사는 다른 공종보다 마지막에 진행되므로 공사 기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건축, 토목, 조경은 서로에게 주어지는 공사 기간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사 기간이 짧아지면 빠르게 일을 하기 위해 안전을 무시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안전에 유의하며 공사를 마무리하기를 바란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건설사조경협의회(이하 건조회)가 설립 30년을 앞두고 친목을 넘어 조경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은수 건조회 회장을 만나 코로나 이후 다시 활기를 찾아가는 건조회의 활동과 최신 아파트 조경의 트렌드, 조경건설업 전망 등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경 전망, 여전히 좋다” 이은수 건조회 회장(포스코건설 부장)은 “조경업황은 장기적으로 계속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의식주 중 하나인 필수 산업이고, 최근의 건설업황 침체는 산업 논리에 따라서 성장과 축소를 반복하는 과정일 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미국, 유럽 선진국들처럼 지을 것이 없어진 나라도 아니다. 오피스든 주택이든 새로 지으려면 앞으로도 몇십 년은 더 걸릴 것이다. 건설업황에 따라 조경업황도 장기적으로 더 좋아질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고 있다는 것이 이은수 회장의 진단이다. 국내 건설 발주가 100조 원을 넘어선 지 꽤 됐고 성장과 축소를 반복하면서 150조 원 사이를 오가고 있는데, 그중 조경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5% 정도로 발주 규모가 5조 정도로 추정된다. 산림 분야 발주 약 1조를 합친다면 6조 원 정도이며, 환경복원업을 더하면 좀 더 커질 수 있다. 아파트 조경의 규모는 계속 성장 중이다. “10여 년 전 잠실에 최초로 재건축을 했을 때 조경공사금액이 약 50만원 정도 였다. 당시 일반적으로 평당 조경공사금액이 30만 원이었으니 개인적으로는 상종가를 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하이엔드급 조경은 평당 80만 원까지 가고 있고, 조경이 아파트 질의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받으면서 곧 100만 원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아파트에 조성되는 작가 정원은 평당 100에서 120만 원까지 받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도시들이 선진 도시처럼 계속 아름다워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조경도 분명히 할 일들이 많을 것이다. 아파트 조경 최신 트렌드 “바이오필릭 디자인” 조경의 고민이 전체 건설로 확장되고 있다. 바로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이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조경분야에서 예전부터 이야기돼 왔는데, 2000년대에서 2010년대의 논의는 시기 상조였다. 당시에는 ‘조경 따위가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변화가 생긴 것은 코로나 이후인 것 같다” 이은수 회장은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사람의 본성’이라고 본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현대 건축에 자연이 어우러지게 하는 디자인으로, “사람의 본성에는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은 선천적인 욕구가 있기 때문에 자연을 계속 끌어들이려는 디자인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이오필릭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로 인해 실외보다 실내 생활이 주를 이루게 되면서 커뮤니티와 조경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인테리어나 건축 설계에서도 바이오필릭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아파트에서도 바이오필릭 주차장이라든가 오픈 테라스 등 조경보다 큰 공종에서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대세가 되고 있다. 건설사조경협의회, 기술적 공유의 장 만든다. 이은수 회장의 임기중 가장 핫한 이벤트는 올해 시월에 예정된 ‘공동주택 조경기술 토론회(가칭)’가 될 전망이다. 이 행사는 회원간 단합도 도모하고 정보 부족에 힘들어하는 일선 건설사 조경 담당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취지는 국내 조경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건조회의 의지가 담겼다는 점이다. 건조회는 현재 56개 회원사에 회원은 약 400명 정도 된다. 1996년에 만들어져서 올해 28년 차로 곧 30주년을 맞게 된다. ‘건조회가 양적으로 많이 성장했는데 계속 친목 모임만 해야 되는가’, ‘조경 발전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등의 요구가 최근 대내외적으로 많았고, 이번 기술 토론회는 그러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올해 첫 행사에서는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아파트 조경 사례들을 소개하고 미래 공동주택 조경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이후 정기적인 개최를 통해 공동주택 분야의 대표적인 조경 기술 토론회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이은수 회장은 젊은 회원간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2030위원회’와 정기적인 웨비나를 계획하고 있다며, 특히 젊은 회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건설사에서 대외적으로 하는 모임이 건조회가 유일했다. 건조회를 통해 많은 고참 선배들이나 동료들과 만났고 서로 교류하면서 도움도 많이 받게 됐다. 우리 후배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뷰> “우리 자연이 아름다워요” - 최신 아파트 트렌드로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꼽았는데, ‘바이오필릭 디자인’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형태적으로 보면 유기체의 곡선인 오가닉이 디자인되기도 하고, 세포의 형태 등을 따르는 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 디자인도 있는데, 이제 형태만을 넘어 기능적인 역할까지 해야 한다. 사막에 온실을 만들면 온실에 사용할 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막에서도 일교차 때문에 새벽이 되면 온실 옥상에 이슬이 많이 맺힌다. 이것을 활용하면 온실에 충분히 쓸 수 있고, 실제 물을 많이 모아서 주변이 계속 녹화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의 방향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자연의 곡선은 수십억 년 동안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각자의 기능에 맞게 가장 적합한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이다. 우리 사람도 그렇고 동물이나 식물들도 그렇다. 유기체에서 따온 디자인들은 단순히 형태적으로만이 아닌 기능적으로도 적합하게 작동할 것이다. 사막에서 물을 모으고 나아가 전력을 생산하는 기능에도 가장 적합한 형태가 ‘오가닉’이고 ‘바이오미미클리’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그러한 트렌드의 초반에 있다. 아파트에서는 바이오필릭 테라스, 바이오필릭 주차장 등으로 구체화되어 실현되고 있다. - 요즘 협회나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가 신규 회원들의 소속감인데, 건조회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가? 초창기 멤버들에 비해 젊은 회원들 간 관계는 좀 서먹서먹한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가 이를 더 확대시키기도 했다. 젊은 직원들 중에는 ‘왜 저런 모임을 나가야 되지’ 생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선후배간 만남을 통해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오프라인 모임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먼저 얼굴을 익히면 전화 한 통화라도 더 쉬운 것이다. 젊은 모임을 만들어서 교류를 활성화하도록 돕겠다. - 앞으로 계획은?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자연이 좋아서 전통 조경을 공부하고 있다. 우리나라 1·2세대 조경가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아지는 게 우리나라 자연이라고 하신다. 저도 그렇다. 사실 전통 조경을 공부하게 된 처음 계기는 미국 조경잡지에 소개된 한 페이지 짜리 시크릿가든을 보고 나서 였는데, 한국의 전통정원을 외국 조경가 너무 멋지게 조성해 놓은 것에 좀 부끄러워졌다. 나는 한국 사람이니까 최소한 한국 조경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과 중국 정원을 많이 다녀 보니 처음에는 좋은데 계속 보면 질리더라. 저한테는 그랬다. 한국 사람한테는 우리 한국 조경이 좋은 것이 아닐까. 만약 일본이나 중국 정원에 비해 우리 정원이 우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전통조경 공부를 계속 안 했을 수도 있다. 최소한의 조작으로 자연을 즐기는 한국 선비들의 멋진 정원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좀 더 먼 미래에는 전통조경 연구나 전통조경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 짧은 봄날을 마무리하는 꽃나무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봄을 맞아 온갖 나무들과 풀의 새 잎이 돋아나 세상은 초록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화려하게 피었던 벚꽃이 봄바람에 순식간에 떨어지면서 키 작은 관목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봄날이 성큼 지나가면서 여름 날씨를 보이는 입하 절기로 들어서면 초록색 나뭇잎과 가지 전부를 흰색 꽃으로 뒤덮는 이팝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풍성한 꽃과 함께 향기까지 좋은 이팝나무는 전주와 포항을 잇는 선 아래인 남부 지방에서 자생하는 세계적인 희귀수종이다. 오래전부터 자생하고 있는 노거수나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이팝나무는 거의 다 남부 지방에 있다. 최근에는 공원이나 도로변에 많이 심어 중부지방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원래부터 추위에 잘 견디는 성질이 있어 중부지방에 심을 수 있었는데도 조경수로 생산하지 않아 뒤늦게 빛을 본 나무이다. 이팝나무가 왕벚나무만큼 인기를 끈 이유는 청계천 복원사업 때문이다. 2004년 당시 가로수는 왕벚나무와 은행나무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청계천복원을 상징하는 나무로 새로운 수종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에는 가로수로서는 흔치 않은 수종이지만 추위에 강하고 이식이 잘 되는 이팝나무가 선정됐다. 청계천 준공 이후 전국적으로 이팝나무를 식재하는 유행이 일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도 온대 지방에 자생하는 이팝나무는 동북아와 미국 동부지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가로수나 정원수로 심기 시작하여 개체수가 많아져 비교적 흔한 나무로 여기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 서양 학자가 지은 학명의 뜻은 ‘눈같이 하얀 꽃’이다. 그러나 같은 꽃을 우리 조상들은 전혀 다르게 바라보았다. 꽃이 모여있는 모습이 하얀 쌀밥과 비슷하다고 ‘이밥’으로 부르다가 ‘이팝’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일부 지방에서는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立夏) 절기에 꽃이 핀다고 ‘입하’나무로 부르다가 이팝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배고픈 시절의 슬픔 이팝나무는 5월 초순쯤에 초록색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얀 꽃이 나무 전체를 수복이 뒤집어쓴다. 가늘게 네 개로 갈라지는 꽃잎은 밥알처럼 보이고 꽃 뭉치가 모여서 이루는 나무 모양은 멀리서 보면 쌀밥을 수북이 담아 놓은 듯이 보인다. 밤에 보면 마치 흰 눈이 나무에 쌓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새로 난 어린 가지 끝에 흰색 꽃이 무더기로 달려 꽃 무게에 가지가 늘어지기도 한다. 꽃도 오랫동안 피어있고 은은한 향기를 내뿜으며 바람에 떨어지는 낙화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이팝나무에 꽃이 피면 본격적인 논농사가 시작된다. 못자리에 물을 대며 벼농사를 시작한다. 농사가 중요한 산업이었던 농경시대에는 풍년이나 흉년을 점칠 수 있는 신목(神木)의 지위를 가졌다고 한다. 넓은 들이나 농경지가 발달한 곳에 심어 놓고,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을 기대하고 꽃이 조금 피면 흉년이라고 걱정했다. 과학적인 기상관측이 불가능하던 그 시절에는 농사 수확량을 예상해 보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을 것이다. 풍년이 와야 쌀로 지은 이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이팝나무 꽃을 올려다 본 조상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농경시대에는 5월이 식량이 바닥나는 보릿고개였다.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 먹을 게 모자라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이다. 이팝나무 꽃이 피는 시기와 겹친다. 그래서 흰쌀밥을 마음껏 먹고 싶었던 서민들의 애환과 간절한 바람이 이팝나무 설화로 전해진다. 흉년이 들어 엄마의 젖만 빨다 굶어 죽은 아기를 아버지가 지게에 지고 산에 묻어 놓고 무덤 옆에 이팝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죽어서라도 쌀밥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팝나무를 보고 푸짐하게 먹으라고 했던 가난한 아비의 슬픈 전설이다. 지금도 진화중 도시지역 가로수로 이팝나무를 많이 심고 있는데 봄철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로 의심받고 있다. 그러나 꽃의 구조를 보면 수술이 화관으로 둘러쌓여 있어 꽃가루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실제 꽃이 피어있는 가로수를 흔들어 보아도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는 보지 못했다. 이팝나무 꽃이 피는 시기가 송홧가루와 버드나무의 종모가 흩날리는 때와 일치하는 것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것 같다. 자세히 살펴보면 나무마다 꽃이 달린 모습이 차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을에 열매가 달리는 나무가 더 많은 꽃을 피우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예전에는 암수딴그루로 분류했었는데 실제로 암그루의 암꽃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술이 보인다. 암꽃의 수술을 잘라 내부를 살펴보면 수술에서 꽃가루가 활성화되어 있어 단순히 암꽃이 아니라 양성화로 판명되었다. 독특한 암꽃 구조를 가진 셈이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이팝나무는 ‘수꽃양성화딴그루’로 변경했다. 따라서 암수딴그루가 아니라 수꽃나무 와 양성화나무로 구별할 수 있다. 꽃은 수꽃나무가 먼저 피지만 양성화나무가 꽃이 훨씬 더 풍성하게 피고 가을에 보라색 열매가 달린다. 가끔 수입산 버지니아 이팝나무를 볼 수 있는데 꽃차례가 지난해의 가지에서 나오고 꽃은 비록 크지만 아래로 처지기 때문에 잎이나 가지 속으로 숨어버려 그 화려함은 이팝나무에 비하여 덜한 편이다. 이중휴면성으로 종자 번식이 까다롭지만 가을에 채취한 종자를 두 해 겨울 동안 노천매장 후 파종하면 잘 발아된다. 어릴 때는 성장속도가 느리지만 키가 2m 정도가 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 전정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수형을 갖춰 가지만 강풍에 가지가 잘 찢어진다.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규모로 도입한 뒤, 전국적으로 이팝나무 수요가 폭증했다. 일시에 많은 수요가 발생하여 생산농가 대부분이 왕벚나무나 은행나무 대신 이팝나무 묘목을 구하여 키우기 시작했다. 가로수 수요공급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이번엔 아파트 조경공사에 왕벚나무 식재 유행이 돌아왔다. 널뛰기하듯이 이팝나무는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하고 왕벚나무는 구하기 어려워 가격이 급등했다. 조경수 시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계천 이팝나무 이팝나무는 계곡이나 습지 주변 그리고 바닷가에서 주로 살며, 양지바르고 토심이 깊은 사질양토의 비옥한 토지에서 생장이 양호하다. 공해, 염해, 병충해 그리고 추위를 잘 견디나 건조에는 약하다. 이식이 잘 되어 조경수로 많이 쓰인다. 2005년 10월 청계천복원 사업이 준공되었다. 이 때 심은 이팝나무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아쉽게도 17년이 지났어도 별로 크지 않고 꽃도 풍성하게 피지 않는다. 원인은 보도 포장재를 화강석 판석으로 하여 빗물이 뿌리 쪽으로 스며들지 않는 데 있다. 식재 위치도 옹벽 바로 옆이라 뿌리가 뻗어 나갈 공간이 부족하다. 청계천을 내려다보는 보행자 위주로 보도포장을 한 결과이다. 같은 시기에 식재 한 건너편 회화나무는 훨씬 더 성장하여 풍성한 녹음을 자랑한다. 도시 가로수는 수종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재 위치와 토양 그리고 보도 포장재를 면밀히 검토한 후 시공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불투수성인 화강석을 투수성 포장재로 교체하면 수분 부족으로 신음하는 이팝나무가 생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로등이 많지 않던 시절에는 한밤중 어두운 밤길을 새하얀 눈처럼 밝혀주던 꽃나무로 사랑받았다. 보릿고개 시절 배고픔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던 이팝나무는 지금은 꽃이 피는 가로수로 사랑받고 있다. 비록 꽃이 지고 난 뒤에 잎의 수량이나 가지의 발달이 다른 수종보다 떨어지지만 2주일 동안 도시를 아름답게 해주는 흰색 꽃 때문에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가로수로 선정되고 있다. 봄과 여름을 이어주는 멋진 나무로 도시환경에 반드시 필요한 나무이다. 홍태식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환경과조경 박형석 기자] 한국조경이 50년을 지나 새로운 50년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는 지금, 현 조경계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안세헌 한국조경협회 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안세헌 한국조경협회장은 “조경이 과거의 법과 제도, 정책에 멈춰있다”며 “알면서도 그동안 행하지 못했던 과제들을 협회가 구심점이 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협회에서는 젊은 조경인들을 주축으로 한 인적 쇄신을 통해 임기 중 조경의 ‘제도’와 ‘정책’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50년 도약을 위한 재도 개선, 조경사 자격제도 추진 그간 조경계는 공무원조경직제 신설, 조경진흥법, 도시숲법, 산림자원법, 산림기술진흥법 등의 재정과 조경진흥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발전을 지속해왔으며, 최근 현안으로는 조경지원센터의 활성화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안세헌 한국조경협회 회장은 “그간 학회에서 운영되고 있던 조경지원센터를 올해부터는 환경조경발전재단과 협회, 학회의 합의하에 발전재단으로 옮겨 운영하게 됐다”며 “학계나 업계 어느 한곳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 편성이나 사업 등과 관련해 관계부처와 더욱 적극적인 소통하여 국토부와의 긴밀한 스킨십을 통해 조경의 입지를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협회는 이러한 제도적인 차원에서 조경사 자격제도를 추진한다. 안세헌 회장은 조경사 자격제도가 조경이 건축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제도라는 생각이다. 현재 조경은 건축사법에 의거해 건축이 모든 것을 총괄 관리하는 법을 따라야하는데, 이는 아직 조경의 제도적 틀이 잡혀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경사 자격제도가 시행되면 조경업이 설계에 대해 책임 권한을 가지게 되며, 조경 공간을 조성하는 첫 단계인 설계, 기본계획, 실시설계 등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것이다. 이 제도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경인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지만, 설계와 시공을 분리한다기 보다는 설계를 하는 행위에 대한 기술과 법적인 테두리가 만들어짐으로써 전체 조경에 대한 업역이나 전문성을 확고하게 규정지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협회는 최근 수목가격공시가 중지되면서 시급한 문제로 떠오랐던 조경 수목 가격 조사 제도를 해결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경 수목 가격 조사는 과거 조달청에서 맡아 하던 업무이지만 복잡한 절차와 규정 때문에 업무진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재 조경협회는 환경조경발전재단, 국토부와 함께 조경 수목 가격 조사와 관련된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내년부터 조경 수목 가격 조사 공표가 국토부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조경 수목에 대한 가격을 측정하는 수고, 수관폭, 흉고, 근원 직경도 낡은 틀을 개선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해, 이번 기회에 수목 생산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예측가능하고 정리된 틀을 만들어 내년에 공표할 계획이다. 소통 강화, 강남시대 열다 최근 협회 사무실이 송파에서 한국과학기술회관으로 옮겨 새롭게 강남시대를 열었다. 이는 조경인들의 정보 공유와 만남의 장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이다. 협회는 회원 소통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으로 매달 말일에 조경 세미나를 개최한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세미나는 이번 달까지 2차례 진행을 했으며, 조경에 관련된 현장 실무자 및 학생들이 참관하는 등 조경협회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 전국조경인체육대회가 부활한다. 현재 협회에서는 각 지회 담당자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준비할 실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조경업에 종사하는 회원들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조경학과 학생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매년 엑스포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경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국토부와 산림청, 서울시와로부터 조경정원박람회의 포상 제도를 승인받아 새롭게 도입된다. 젊은 조직으로 인적 쇄신…전국에 지회 운영 조경협회는 대외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협회의 업무도 많아지면서 몇 년 전부터는 이원화된 조직 체계를 도입했다. 하지만 대내‧대외로 나누어졌던 이원화 체계는 쉽게 정착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업의 성격별로 조직을 이원화시켜 각 업종의 현황과 정보를 공유해 외부 행사와 내부 행사의 질을 단단하게 만들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전국에 조경협회 지회를 설립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부산, 대구, 울산에 이어 작년에는 IFLA를 진행하면서 광주지회가 만들어졌다. 올해에는 대전지회를 창설하고, 내년에는 경기도 중심으로 지회를 창설해 전국 단위로 지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회의 핵심적인 변화는 젊은 조직에 있다. 안 회장은 30년 넘게 조경에 종사하면서 조경 제도나 법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많이 느껴왔다. 많은 조경인들이 이에 공감은 하면서도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인적 쇄신 문제에 기인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협회 구성을 젊은 조경가들 위주로 조직했다. 지금 조경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도와 기술은 과거 몇 십 년 전부터 유지되던 것들이 많다. 시대가 바뀌고 법이 바뀌는 지금 조경의 제도와 기술을 부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조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면서 외부적으로도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위상에 비해 한국조경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타파하는 것이 한국 조경 100년 역사를 다질 초석으로 그 어느 때보다 조경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인물들이 필요하다. 협회 혼자서가 아닌 재단과 학회, 많은 젊은 조경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 2050년 탄소중립(Net-Zero) 선도 2019년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에서 국가 및 정부 수반은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를 위해 뉴욕의 UN 본부에 모여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의제 및 17가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의 이행’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으며, 2019년 ‘기후 행동 정상회의’ 에서는 65개국과 캘리포니아와 같은 주요 하위 국가 경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는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 비전 국내·외 선언, 2021년 5월 탄소중립 이행의 구심점 역할로 ‘2050 탄소중립위원회’ 출범, 2021년 9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제정(2022년 3월 시행), 2021년 10월 탄소중립이 실현된 미래상을 전망하고, 전환·산업·건물·수송 등 부문별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2018년 대비 40% 감축), 2022년 10월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제2기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출범, 2022년 10월 ’탄소중립·녹색성장 추진전략‘ 수립, 2023년 1~3월 이해관계자 간담회 및 국민 대상 공청회 실시, 2023년 3월 21일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발표 등을 진행해 왔다. 정부는 탄소중립․녹색성장 지원을 위해 향후 5년간(2023~2027년) 총 89조90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다. 부문별 감축 대책(54조6000억 원), 기후변화 적응대책(19조4000억 원), 녹색산업 성장(6조5000억 원) 등이다. 그러나 ‘국가 탄소 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에서 눈에 띄는 조경 분야는 ‘주요 부문별 감축 방향’ 중에서 [흡수원 부문]의 ‘산림·해양·습지·정주지 등 흡수원 복원’과 ‘도시 숲 등 신규 흡수원 확대’ 정도이다. 엄밀히 따지면 산림 분야다. 부문별 감축 방향에서 ‘조경 분야가 눈에 띄지 않으니 모른 척 해야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UN 회원국으로서 권리 및 의무가 있고, 한국 조경계는 대한민국 구성원으로서 권리 및 의무가 있다. 한국조경헌장에서 ‘Ⅲ조경의 대상’을 명시한 바대로 ‘국가정원 ~ 문화경관까지의 공간 및 시설물을 대상으로 한다. 정원과 공원 이외에도 도시, 건축, 토목, 등이 다루는 외부공간을 대상으로 하며, 생태환경, 경관과 같은 광범위한 대상도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권리의 범위는 책임에 따른 의무의 범위이기도 하다. 한국 조경계는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 2050년 탄소중립(Net-Zero)을 선도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지금 당장! 그린-워싱 (Green-Washing) 탈피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의 탄소용어 사전에 따르면, 그린-워싱이란? ‘위장 환경주의, 일부 친환경 행위만을 과장하거나 반환경 행위를 축소해 기업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반 소비자가 진짜 친환경과 가짜 친환경을 구분하지 못하게 혼란스럽게 만들어 물건을 구매에 이르도록 하려는 목적을 가졌다. 그린(Green), 워싱(Washing) 각각의 단어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의미는 환경적이고, 긍정적이다. 그러나 긍정의 두 단어를 결합하니 부정적인 의미의 신조어가 탄생했다. 조경에 대한 인식이 토목, 건축에 종속적일 때, 조경을 평가하는 비유는 ‘조경 = 화장술’ 이었다. ‘그린-워싱’과 ‘조경=화장술’이란 용어는 샴쌍둥이 같은 느낌이 든다. 불편하다. 최근 정원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조경분야 전반에 작품성이 요구되고, 평가되는 것 또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한국조경헌장에 기술한 바대로, 조경가들이 조경의 영역에서 조경의 대상을 대할 때, 조경의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가? 실천방안을 수립하여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가? 의지조차 없다면 국민교육헌장처럼 폐기 수순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행동하려면 그간 촌스러웠던 ‘조경 = 화장술’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자연, 환경, 인간, 식물에 대한 경외(敬畏)감을 상기하며, 한국조경헌장에 기술한 바대로, 자연적 가치, 사회적 가치, 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며, 조경가의 직업윤리를 재정립하여 질 높은 조경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그린-워싱부터 탈피해야 겠다. 지금 당장! 워싱(Washing) 앞서 언급한 대로 그린(Green), 워싱(Washing) 각각은 좋은 의미의 단어이다. 본질은 내용물이 무엇인가이다. 좋은 상품도 이중 삼중 포장하면 쓰레기만 늘어난다. 따라서 이제는 본질적인 자연스러운 모습을 표현할 수 있도록 덧씌워진 것들을 조심스럽게 한 겹씩 벗겨내고, 씻겨야 한다. 그중 처음으로 할 것이 물로 씻는 것이다. 갓난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채우고 나왔을 때, 처음 하는 일은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시키는 일이다. 요한복음 1장 28절에 따르면, 사도 요한 역시 예수님에게도 물로써 세례의식을 행하였다. 이외에도 종교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의식이 물세례 의식이다. 불교의 관정의례(灌頂儀禮) 및 관불의식(灌佛儀式)도 그러하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 인근 항구도시인 치비타베키아의 한 교도소에서 세족식(洗足式)을 진행하면서 수형자 발에 입을 맞추어 세계적인 뉴스가 된 적도 있다. 전통조경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보길도에는 윤선도의 세연지(洗然池)와 세연정(洗然亭)이 있다. 이외에도 전국 명승지 곳곳에는 세심정(洗心亭)이란 명칭의 정자들이 세워져 있다. 이는 씻음의 대상은 머리[灌頂]부터 발[洗足]까지, 그리고 마음[洗心]까지 임이 전통조경 유적과 종교의례를 통해 확인된다. 정원(庭苑)이란 단어에 쓰인 뜰 정(庭)을 파자(破字)하면, ‘집 엄(广)’이라는 한자가 엄호(广)부수로 쓰여서 + 조정 정(廷)이란 글자와 결합된 글자이다. 또한 앞마당을 뜻하는 ‘조정 정(廷)’ 한자는 민책받침(廴)+ 북방 임(壬)이 결합된 글자이다. 민책받침은 ‘길게 걸은 인(廴)’이라는 의미로 쓰이는데, 길게 걷는다는 것은 발을 천천히 옮겨가며 걷는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북방 임(壬)은 오행으로는 물 수(水)를 상징하므로, ‘물이 있는 집 앞마당을 천천히 걷는다는 말’이 된다. 결론적으로 정원(庭苑)에 있어서는 물(水) 요소가 필수라는 말이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가 COVID-19 팬데믹을 격었다. 백신이 개발되기 이전까지 최선의 예방대책은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였다. COVID-19 팬데믹은 백신 개발과 접종을 통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미세먼지와의 전쟁에서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는 아직도 유용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로 인해 사람뿐 아니라 식물들의 생육환경도 더욱 열악해 졌다. 강우빈도와 강수량이 불규칙해지고 온실효과로 인해 오염된 대기의 정체 시간도 늘어났다. 포장율 증가로 빗물의 토양 내 침투율이 낮아지고 있다. 수목의 증발산량은 늘고, 기공(氣孔)은 미세먼지로 덮혀 광합성과 호흡작용이 원활치 못하다. 수목은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비가 오고 강풍이라도 부는 날이면 가로수들은 여지없이 부러지고 쓰러진다. 사람을 위한, 지구를 위한, 탄소중립을 위한, 생산적 소비를 하는 유일한 탄소흡수원은 식물이다. 이것은 사실이다. 기계적 장치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US)은 산소를 내어주진 않는다. 이렇듯 유일한 탄소흡수원인 식물[나무]에게 사람들은 미세먼지까지 흡수하란다. 나무에게 입이 없길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 모르겠다. 만일 말문이라도 트인다면 나무의 원망을 어찌 들어야 할지 난감하다. 제때 씻겨주길 했나, 제때 물을 주길 했나, 간혹 물주는 사람은 횟집 사장님이다. 그것도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횟집 간판을 가려서 장사 안된다며 나무를 죽이기 위해 주는 소금물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 나무는 그다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T/R 율(식물의 지상부 생장량과 뿌리의 생장량 비율)에 맞게 가지치기 해주고, 미세먼지 많은 날에 농약 방제용 차량에 물 좀 담아다가 사람들 샤워하듯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뿌려주면, 탄소도 흡수하고, 미세먼지를 흡착할 테니, 최소한의 워싱(Washing)을 해 달라는 환청(幻聽)이 들린다. 나무의 하소연이 들린다.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대행사’,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제목이다. 대기업 계열사인 광고대행사 직원들의 일상을 주제로 삼았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았다. 그러나 무한경쟁 시장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야근 및 철야 작업을 통해 제안서를 준비하고, 현장 프리젠테이션까지 진행하는 긴장감, 이후 승자가 느끼는 짧은 성취감, 패자가 느끼는 좌절감 등에 공감하며, 지난 시간 동안의 개인적인 경험과 시간의 궤적이 드라마의 내용과 오버-랩 되면서 상당히 몰입한 작품이다. 드라마 내용 중 눈에 띈 카피 문구,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개인마다 느끼는 체감도는 다르겠지만, 나의 평소 일하는 스타일을 적확(的確)하게 표현해준 문구였다. 능동적, 수동적, 그리고 복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문구이다. 그러나 핵심은 자발성이다. 이끌 수 있는가? 없다면 따라야 한다. 따를 수 있는가? 없다면 비켜야 한다. 반대로, 비키기 싫은가? 그러면 따라야 한다. 따르기 싫은가? 그러면 이끌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닌 경우, 조직 생활 오래 못 한다. 그들만의 더 나은 리그는 따로 있다. RE100은 재생에너지 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줄임말로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RE100에 속한 기업들이 2022년 말부터 대한민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끌라고 한다. RE100 businesses call for accelerated action on renewable energy in the Republic of Korea. 25 November 2022, In alignment with the Republic of Korea’s strategy for a net zero economy, representatives of the international business community, through RE100, encourage Korea to urgently increase its ambition and action on renewable energy. 2023년 RE100은 회원 및 전문가 이해관계자와 협력하여 한국의 특정 장벽을 강조하는 주요 정책과제를 개발하여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중요한 내용으로 기계적 번역의 오류를 막기 위해 원문을 그대로 게재하며, 원문이 게재된 웹사이트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www.there100.org/our-work/press/south-korean-localised-policy-messages) South Korean government must go further to support businesses wanting to use renewables. 14 March 2023, The Localised Policy Messages are : 1. Create a policy environment with a fair and transparent power market structure to enable renewables to compete on an equal footing to fossil fuels. 1) Shift pricing to ensure it reflects the true cost of renewable energy production. 2) Strengthen independence and sustainability considerations within the electricity systems operator. 2. Increase the renewable energy target and implement stable policy frameworks to accelerate corporate uptake of renewable electricity. 1) Increase renewable energy target in line with 2050 Carbon Neutrality Goal. 2) Include wording around the expansion of Power Purchase Agreements (PPAs) in any government roadmaps. 3. Remove obstacles to improve accessibility of Power Purchase Agreements for corporates. 1) Ensure network usage fee and incidental costs are fair and transparent. 2) Remove unfair contractual obligations. 3) Simplify negotiation procedures and provide clear guidelines to support corporates through the procurement process. 4. Enhance grid flexibility and fairness for renewable electricity generators to scale the domestic supply of renewable electricity. 1) Ensure equal grid access and fair compensation for renewable electricity generators. 2) Promote investment in systems that increase grid flexibility to allow renewables to rapidly scale up. 5. Improve the renewables investment environment for on-site and off-site PPAs. 1) Streamline siting and permitting rules. 2) Improve cost effectiveness of investment. 3) Provide clarity around incidental costs associated with on-site and off-site PPAs. 6. Enhance transparency, sustainability and additionality of renewable electricity certificates and tracking systems. 1) Differentiate between different renewable sources of power under Green Premiums in advance of auctions. 2) Improve the use of Green Premium proceeds towards additional renewable capacity. 3) Increase frequency of Green Premium auctions 4) Embed sustainability measures attached to biomass for Green Premiums and RECS In November 2022, RE100 wrote to President Yoon, urging him and his government to take swift, decisive action on renewable electricity. RE100 recognises the steps that successive governments have already made to increase renewable electricity procurement, including through the introductions of PPAs. More must be done however to ensure greater access to renewables. 2023년 4월 10일 시점에 RE100 웹 사이트 메인에 걸린 최신기사 3개 중 2개가 2022년의 대한민국, 2023년의 대한민국에 보낸 메시지이다.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 따라 재생에너지 목표를 늘리라고 한다.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당초 30%에서 21.6%로 줄이는 것은 상당한 후퇴이며, 다른 선진국에 뒤처질 위험에 처한다고 경고한다. 따르라고 한다. 머지않아 ‘비켜’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다. 지금 이대로 라면! 대한민국 조경계 구성원의 역할 나는 대한민국 조경계의 일원으로 Global Issues에서 비켜서지 않고, UN의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에 따르고, 대한민국의 탄소중립(Net-Zero)을 이끌고 있다. 박경복 / 가든프로젝트 대표
  • 열매보다 꽃 버드나무같이 바람이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풍매화(風媒花)는 이른 봄부터 서둘러 꽃이 피었다가 진다. 진한 꽃향기도 없고 눈길을 끄는 화려한 색깔도 없는 꽃은 씨앗을 남기기 위한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한다. 그러나 4월부터는 나무들의 화려한 꽃 잔치가 시작된다. 살구꽃, 벚꽃, 복숭아꽃, 배꽃 등이 앞다투며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 나뭇잎과 꽃이 같이 핀다. 나뭇잎이 나오기 전에는 노란색 꽃이 많이 보이는 것과 달리, 흰색이나 분홍색 꽃이 초록색 잎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꽃사과나무는 과일보다는 화려한 꽃을 보려고 심는 나무이다. 봄기운이 무르익는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한다. 꽃사과나무란 사과나무속 식물 중에서 열매보다는 관상용 꽃을 위해 심는 종을 전부 포함한다. 구체적으로는 야생 사과나무와 식용 사과나무를 제외한 관상용 사과나무를 전부 꽃사과라고 분류한다. 야생 사과나무에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야광나무나 아그배나무, 능금나무가 해당된다. 대부분이 지름 4~5cm 이하 열매를 맺어 아기사과나무라고도 부른다. 가을에 익으면 대부분 빨간색을 띠고 신맛이 강해 먹기 어렵다. 원예종 꽃사과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데, 중국원산 꽃사과(Malus prunifolia)나 분홍색 꽃이 풍성하게 피는 꽃사과(Malus_floribunda)를 많이 심는다. 다양하게 개량되면서 꽃이 크고 작은 것, 열매도 작거나 큰 것, 꽃 색도 흰색이나 분홍, 빨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정원에서 독립수로 심는 편이지만 넓은 녹지에 군식하는 것도 보기에 좋다. 꽃사과나무와 비슷하게 보이는 나무로는 서부해당, 아그배나무, 야광나무가 있는데 일반인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열매는 꽃사과나무가 가장 큰 편이고 유일하게 열매 배꼽에 꽃받침이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꽃사과는 수분수 용도로 쓰이기도 하는데 사과 과수원에서 꽃가루만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네 종류 나무들은 낙엽이 지는 늦겨울에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아 멀리서 보면 빨간 단풍이 든 것처럼 보인다. 작은 차이와 다른 이름 서부해당(西府海棠) 학명은 ‘Malus halliana’인데 종소명을 따라 ‘할리아나 꽃사과’ 또는 ‘수사해당’ 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수사(垂絲)란 꽃자루가 ‘아래로 늘어진 실’ 같다는 의미이며, 해당(海棠)은 장미과 식물을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닷가 꽃인 해당화가 아닌 것이다. 서부해당과 관련하여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고사가 전해진다. 현종이 혼자 화창한 봄날을 즐기다가 양귀비를 불렀다. 양귀비는 지난밤 연회 때 마신 술이 깨지 않아 백옥같이 흰 얼굴에 홍조가 곱게 핀 모습으로 불려 나가게 되었다. “그대는 아직도 취해 있느냐?”라는 물음에 양귀비는 “해당화의 잠이 아직 깨지 않았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했다. 홍조로 물든 뺨을 서부해당 꽃에 비유한 양귀비의 고사처럼 서부해당은 봄 햇살 아래 화사한 분홍색 꽃이 특징이다. 5cm 정도의 긴 꽃자루 끝에 화사한 꽃이 실처럼 아래로 드리워져 핀다. 열매는 꽃사과보다 작은 편이고 배꼽이 살짝 들어가 있다. 서부해당은 가지가 제멋대로 뻗기 때문에 좋은 수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당한 전정이 필요하다. 아그배나무(Malus sieboldii)는 일본 원예종으로 유럽으로 전해져서 큰 인기를 받고 있다. 꽃은 연분홍색으로 피었다가 흰색으로 변한다. 열매는 주로 노란색이 달린다. 네 종류 가운데 꽃이 제일 아름다운 편이다. 꽃사과나 야광나무는 아그배나무와 수많은 교잡종이 생겨나 특별히 구분할 필요 없이 꽃사과로 전부 분류해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정원식물로 개량한 키가 작은 꽃아그배나무도 있는데, 추위에 강한 편이라 전국에서 심을 수 있고 거름기가 많고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란다. 아그배나무 특징은 나무 전부를 뒤덮을 정도로 흰색 꽃이 가득 피며, 가지 끝에 새로 난 잎에서 3~5개 결각을 볼 수 있다. 열매는 돌배나무를 닮고 크기가 작아 아기배나무라고 하다가 아그배나무로 부른다고 한다. 겨울철 새들이 열매를 즐겨 먹는다. 야광나무(Malus baccata)는 5월경 나무 몸통 전체를 흰색 꽃으로 뒤덮는다. 어두운 밤에도 빛이 환하게 난다고 하여 야광나무라는 부른다고 한다. 보름달 빛이라도 받게 되면 엄청나게 주변을 환하게 밝게 하여 한 번 본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한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야광나무’는 활짝 핀 흰 꽃이 밤에 환하게 야광(夜光)처럼 비치는 데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열매가 아주 작게 달리는 나무라는 뜻의 ‘아가위나무’의 평안북도 방언 ‘야광나무’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부지방에서는 보기 어렵고 중북부지방인 강원도 산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그배나무와 비교해서 새로 나는 잎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는다. 열매는 아그배나무와 비슷한데 조금 작은 편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 우리 조상들은 꽃만 화려한 나무를 좋아하지 않았다. 과일을 수확하여 먹거나 약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을 좋아했다. 매실이나 살구는 집 부근에 심어 꽃을 보며 봄이 왔음을 느끼고 그 열매로 가정상비약으로 요긴하게 썼다. 과일 수요가 늘어난 20세기 초반부터 배, 복숭아 그리고 사과나무는 과수원에서 대량생산하게 되었다. 짧은 개화 기간 동안에 꽃구경을 즐기고 난 후에는 상품성 있는 과일을 얻기 위하여 꽃따기, 1차 적과 그리고 2차 적과까지 바쁘게 일해야 한다. 과수원을 하는 농민에게 꽃 피는 4월은 1년 농사 중 가장 중요한 일들이 이어지는 시기이다. 과수원에 핀 꽃은 도시민에게는 불꽃놀이처럼 화려한 볼거리지만, 과수농가는 온 가족이 달려들어 일하기 전 날인 것이다. 올해처럼 이상기후로 과수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 나무의 면역력이 약해져서 병충해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나비나 벌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꽃가루받이가 미흡하여 결국에는 과일 생산량이 낮아지게 된다. 이처럼 지구 생태계 질서가 자주 깨지면 모든 생명체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리 조상은 오래전부터 능금을 재배해서 먹다가 20세기 초반 서양에서 들여온 사과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되었다. 사과는 다양한 품종이 내는 새콤달콤한 맛으로 능금을 밀어내고 과일의 최고 자리에 올랐다. 이제는 능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이처럼 근대화로 인한 사회구조가 변화하면서 선호하는 과일이나 식물 생태계도 바뀌게 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따른 소비자 위주의 시장이 열리게 됨에 따라 조경수 시장도 변화하게 된다. 화려하고 오래가는 꽃이 피는 나무를 심어달라고 한다. 은은한 향기보다는 당장 눈을 즐겁게 해주는 꽃나무 수요가 많아지면서 생산농가도 그 요구에 따르게 된다. 조경수는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단기간에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요를 제때 맞추기 어려워 가격의 폭등이나 폭락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농업기술개발을 담당하는 농촌진흥청은 꽃과 열매를 감상할 수 있는 관상용 꽃사과 품종의 확대 보급에 나섰다. 농진청은 10여 년 동안 연구개발을 하여 꽃사과 신품종 3개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하나벨’은 달콤하고 상쾌한 향기를 풍기고 풍성한 흰 꽃을 피우는데, 꽃향기는 화장품 향료로 쓰일 만큼 향이 뛰어나다. 분홍색 겹꽃이 아름다운 ‘로즈벨’과 황금빛 작은 열매를 감상할 수 있는 ‘골든벨’이 있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농산물 위주로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조경수나 정원식물 연구개발에도 앞장서서 우리 자생식물을 현장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소중한 우리 풍경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인 ‘빨간 머리 앤’에서 작가는 사과꽃이 흩날린다는 표현을 썼다. 정확하게는 꽃사과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풍경을 묘사한 것이다. 유럽이나 북미에는 오래전부터 벚나무보다는 꽃사과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거리에 벚꽃잎이 바람에 눈발처럼 날리듯이, 소설의 배경인 캐나다 동부 해안 지역에서는 꽃사과나무가 많아 봄이면 꽃잎이 흩날리는 거리 풍경이 일상적이었다고 한다. 우리 땅에서 꽃사과나무는 흔히 볼 수 없었는데, 20년 전부터 해외 출장 가서 구경한 꽃사과에 감탄한 높은 분들이 우리나라에도 식재하도록 하여 오늘날 많이 보급되었다. 조경수의 세계화 시대가 열리게 되어 우리나라 경관의 특색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꽃사과는 햇볕을 좋아하며 습기가 많은 토양에서도 잘 견디나 공해와 염분에는 약하다. 비옥한 점질토에서 잘 자란다. 봄철에 나뭇가지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많은 꽃이 잎과 함께 핀다. 모양을 잡아주기 위한 전정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다만 꽃이 지고 난 뒤 수형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키가 3m 이하 규격은 모아 심기 하는 것이 좋다. 붉은별무늬병(적성병) 때문에 향나무 옆에 심으면 안된다. 홍태식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 대학 안에 위치한 회사의 장소적 특성 때문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크게 봄, 가을 두 계절의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진다. 3월부터 시작되는 봄 학기에는 1학년 신입생들이 많아서 학교 로고와 학부 또는 학과명이 새겨진 과잠(학과잠바)이 눈에 많이 띈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학교에 적응하는 가을 학기에는 과잠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과잠이란 것이 학교와 학과의 상징이긴 해도 신입생이란 것을 확인시켜주는 액세서리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분위기를 통해 스스로 성장․적응할 수 있도록 하거나,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오리엔테이션이다. 오리엔테이션은 주로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신입생의 수업이나 신입사원의 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사전안내 교육을 뜻하는 말이다. 또는 학기 시작 첫 강의 시간에도 한 학기 강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시간을 갖는데, 이 또한 오리엔테이션이라 한다. 어원은 태양이 뜨는 동쪽을 뜻하는 오리엔트(orient)에서 왔다. 직업이 나무와 깊은 관련이 있어서 나무 목(木) 부수가 들어간 한자를 유심히 보게 된다. 그 중 대표적인 한자가 동쪽 방위를 나타내는 동녘 동(東) 한자이다. 나무 목(木) + 해 일(日) = 동녘 동(東)이다. 나무줄기 또는 식물의 잎은 햇빛을 따라가고, 뿌리는 물을 따라간다. 이것은 진리에 가까운 사실이다. 따로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東’이란 글자에 대해 [설문해자]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動也(동야). 從木(종목). 官溥說(관부설), 從日在木中.” 東 “動이다. 木을 짜임 요소로 한다. 관부(官溥)라는 사람의 설에 의하면, 해[日]가 나무[木] 가운데 있는 짜임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말하기’에는 서양적 어원[orient]으로 보나, 오리엔트(orient)의 의미인 태양이 뜨는 동쪽 방위를 지칭하는 ‘동녘 동(東)’ 글자의 의미를 통해서 활동성, 사실성,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행동하기’를 전제로 한 ‘말하기’ 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한국 조경계의 E.S.G.는 어디로? 지난 호 ‘생각하기’ 말미에 ‘한국조경계의 E.S.G는 ?’ 자문을 해봤다. 이는 생각하기, 말하기, 행동하기를 관통할 수 있는 ‘주제와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진 것이다. ‘생각하기’ 코너에서 상념(常念)으로 가지고 있던 E.S.G.의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았듯이, 단순히 사회공헌을 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보니 과거의 행위와 이에 대한 성과로서 결과물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미래가치와 방향성, 속도에 무게 중심을 두고자 한다. 조경계에도 다양한 단체 및 종사자가 있다. 따라서 특정한 단체나 업종의 현황과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너 나 잘하세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에 ‘생각하기’ 끄트머리에서 찾아낸 ‘말하기’의 실마리는 ‘한국조경헌장’이다. 헌장(憲章)이란? 사전적 의미로 ‘어떠한 사실에 대하여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정한 규범’ 이며 ‘법률로서 헌법의 전장(典章)’을 말한다.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헌장은 ‘국민교육헌장’일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유엔 총회 연설을 기억하고 있는 MZ세대에게는 ‘유엔헌장’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유엔헌장’의 정식 명칭은 ‘국제연합헌장 및 국제사법재판소규정 (Charter of the United Nations and Statute of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UN, ICJ))’으로서,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91년 6월 13일 제29회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1991년 7월 13일 제155회 임시국회 제6차 본회의의 수락 동의를 얻어 1991년 8월 5일 헌장 수락 선언서를 국제연합사무총장에 기탁하였으며, 국제연합헌장 제4조 제2항에 따라 국제연합총회가 대한민국의 국제연합 가입신청을 승인 결정함으로써 1991년 9월 18일 자로 대한민국에 대하여 발효하는 “국제연합헌장”을 공포하였다. ‘한국조경헌장’을 ‘국민교육헌장’ ‘유엔헌장’과 병렬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굳이 비교사례로 선정한 것은 ‘국민교육헌장’을 기억하는 나의 인식 저변에는 ‘선언적’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정식으로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선포한 규범이었다. 그러나 시대적 상황변화에 맞게 개정되지 못한 채 폐지되었다. 반면, 유엔헌장은 구체적인 목적과 행동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조경헌장’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탄소중립‘ 이라는 주제어를 대입해보니, 동시에 ‘선언’ 또는 ‘말하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하기’로 나가고 있는 ‘UN 헌장’과 ‘행동강령’이 한국조경계의 E.S.G와 탄소중립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음을 확인하였기에 공유하고 싶었다. UN(United Nations) :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UN은 자금, 프로그램, 전문기관 및 UN 시스템의 기타 조직과 업무를 조정한다. 유엔 자체는 유엔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 유엔헌장에 제시된 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엔과 유엔 체제의 다른 기구들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헌장이 작성된 이후로 유엔은 창설 당시 구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작업을 수행하도록 위임받았으며, 조직은 보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표를 설정했으며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공동 행동에 동의했다. 1) UNs ‘work plan’ 뉴욕의 UN 본부에서 총회,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는 비공식적으로 UN의‘작업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설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다. UN 사무국은 UN 시스템과 함께 이 작업을 수행한다. 2) UN Secretariat 유엔 사무국은 뉴욕시에 있으며 제네바, 비엔나, 나이로비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또한 UN 사무국의 일부는 아디스 아바바, 방콕, 베이루트, 제네바, 산티아고에 있는 지역 경제 위원회이다. 3) UN System UN 시스템의 모든 기금, 프로그램, 전문 기관 및 기타 기관에는 자체 예산, 권한, 리더십 및 본부가 있다. 그들은 UN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모든 주요 지리적 영역에 지역 및 지역 사무소를 두고 있다. 4) Our Work ①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 ② 인권 보호 ③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 ④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⑤ 국제법 준수 5)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유엔은 2015년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를 출범시켰으며, 현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이 빈곤을 줄이고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최선의 길을 제공한다는 회원국들의 이해가 높아짐을 반영했다. 동시에 기후 변화는 인류의 의식에 심오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극지방의 만년설이 녹고 지구 해수면이 상승하며 격변하는 기상 현상이 심화되면서 세계 어느 나라도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보다 지속가능한 세계 경제를 구축하면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국제 사회가 UN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와 2015년 파리 기후 협약 에서 설정한 배출량 감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개발과 기후 행동은 연결되어 있으며 둘 다 인류의 현재와 미래의 복지에 필수적이다. ①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 - MDGs : 불과 20년 전만 해도 개발도상국 인구의 거의 40%가 극심한 빈곤 속에 살고 있었다. 그 이후로 UN의 밀레니엄 개발 목표 (MDGs)가 이러한 진전에 크게 기여하면서 세계는 극심한 빈곤을 절반으로 줄였다. - 2030 의제 : 기아 제로; 건강과 복지; 양질의 교육; 남녀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산업, 혁신 및 인프라;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사회; 책임 있는 소비 및 생산; 기후 행동; 물 아래의 삶; 육지 생활; 평화, 정의 및 강력한 제도; 그리고 목표를 위한 파트너십. - 파리 협정 : 파리 협정의 핵심 목표는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하, 심지어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함으로써 기후 변화의 위협에 대한 글로벌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다. 또한 파리 협정은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처하는 국가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② Two key summits - 2019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 회의 2019년 9월, 국가 및 정부 수반은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를 위해 뉴욕의 UN 본부에 모여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의제 및 17가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의 이행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 2019 기후 행동 정상 회담 2019년 9월 기후 행동 정상 회의에서 65개국과 캘리포니아와 같은 주요 하위 국가 경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로 약속했다. 6) UN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 세상을 변화시키는 17가지 목표 빈곤 퇴치, 기아 제로, 좋은 건강과 웰빙, 양질의 교육, 남녀 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 산업, 혁신 및 인프라,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기후 행동, 물 밑의 삶, 육지 생활, 평화, 정의 및 강력한 제도, 파트너십 7) 넷 제로의 미래를 향하여 개인행동을 위한 UN 캠페인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은 지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선택은 중요하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3는 개인 가정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 먹는 음식, 여행하는 방식, 구매하는 모든 것이 개인의 활동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인 “탄소 발자국”에 기여한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10가지 행동으로 시작하세요.탄소 발자국을 계산하고 활동을 기록하려면, 더 많은 팁을 보려면,앱을 다운로드하세요.” [https://actnow.aworld.org/] [Note : UN 관련 내용은 https://www.un.org/en/한국어 번역시스템을 활용하였습니다.] 한국 :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안)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서 2023년 3월 21일, 발표한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18년 총발생 CO2e727.6 백만톤(기준)에서 40% 감축한 436.6백만톤을 2030년까지 줄이기로 국제사회에 약속한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상향 안의 감축 목표를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1) 수립근거 :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 녹색성장 기본법 제10조 2) 계획기간 : 20년을 계획기간(2023~2042)으로 5년마다 연동계획으로 수립·시행 3) 주요내용 : 탄소중립기본법 제10조 제2항 및 시행령 제5조 제2항 한국조경계 : 한국조경헌장 2013년 10월 28일, ‘한국조경헌장’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2022월 12월 9일 ‘개정’되었다. 한국조경헌장을 제정 및 개정한 한국조경학회는 헌장을 통해 ‘조경을 재정의’, ‘고유한 가치 공유’, ‘새로운 좌표 제시’를 목적으로 삼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Ⅰ조경의 가치, Ⅱ조경의 영역, Ⅲ조경의 대상, Ⅳ조경의 과제 등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이를 ‘E.S.G’ 항목별로 키워드 중심으로 재분류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한국조경헌장의 내용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이 UN이 지향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와 목표’에 부합한다. 반면, 타임라인에 근거한 세부실행계획이 빠진 채 선언적 문구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지금, 한국조경계와 구성원은 그 어떤 조직이나 개인보다 먼저 행동해야 할 주체이다. 박경복 / 가든프로젝트 대표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도시 틈새를 공유정원 콘텐츠로 승화시켜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조경·정원 플랫폼 스타트업 앤로지즈의 서비스 브랜드 ‘녹녹’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고 있다. 물론 사회적 욕구는 온라인만으로 충족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가상세계가 지금보다 더 고도화된다면 보다 많은 인간 활동과 욕구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은 가상공간을 활용해 커뮤니티 활동의 거리적 제약에 구애받지 않는 수준이지만, 제대로 된 메타버스가 구현된다면 3차원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점차 일상이 가상의 세계로 옮겨가고 있지만,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는 가상세계만으로 충족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자연 자원과 에너지의 공급이다. 음식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만드는 재료를 공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연결성이 약해지면 사람의 신체적·정신적 기능은 저하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자연 요소와 연결돼 있을 때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존감이 높아진다. 신체에 활력을 주고 기억능력, 시력 등도 자연과의 연결성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식물을 가까이 두는 생활만으로도 스트레스 저감, 면역력과 집중력·창조력 증가 효과가 있다. 이러한 효과는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듯하다. 지난 10월 20일 이케아가 한국을 포함해 34개국 3만4387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라이프 앳 홈 리포트 2021’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이상적인 집의 모습이 ▲여가를 보내는 공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1년간 부상한 이상적인 집의 특성으로는 개인 ‘정원’이나 ‘발코니’를 갖는 것(36%), 자연과 가까이 거주하는 것(35%), 가족·친구와 가까이 거주하는 것(31%), 프라이버시를 위한 공간을 갖는 것(29%)이다. 조영민 앤로지즈 대표는 정원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간 일상과 가장 밀접한 건축물 주변 조경이 ‘준공용’으로만 다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축물 조성 시 수익을 위한 자산 가치에 초점이 맞춰져 조경가의 참여를 배제한 채 준공을 위한 눈속임용 ‘임시녹지’를 만드는 실태를 지적한 것이다. 도시 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건축물이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원 욕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도시공학을 전공해 오랜 시간 공간 비즈니스를 고민해온 조 대표의 생각이 이러한 상황과 맞닿았다. 정원과 식물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한 공간 비즈니스 콘텐츠로 발전시킨 것이다. ‘녹녹’의 공유정원 서비스가 시작된 배경이다. ‘녹녹’은 주식회사 앤로지즈의 서비스 브랜드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경험하게 하는 공유정원의 확장과 함께, 온라인에서 간접적인 정원 체험을 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 nocknock을 운영하고 있다. 정원과 조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 제공 플랫폼 앱도 개발하고 있다. 공유정원은 옥상, 오피스 공실 등 도심 유휴공간에 정원을 조성한 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형태로 정원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이다. 디지털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자연에서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 수익을 다시 자연자본의 보존과 증대를 위해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조 대표의 목표다. 최근 이지스 자산운용 소유의 중구 명동 타임워크명동 빌딩(구SK명동빌딩)에 만든 공유정원 ‘녹녹 타임워크명동’은 그 시작이다. ‘녹녹 타임워크명동’의 공유정원은 7층 휴게정원과 옥상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설계는 미국, 중국, 한국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는 제3회 젊은 조경가상을 수상한 최영준 랩디에이치 소장이 맡았으며, 4계절 각자 다른 매력을 뽐내는 여러해살이풀 위주의 식재로 자연주의 정원을 조성했다. 공유정원에서는 자연을 느끼며 진행되는 ▲가드닝 클럽 ▲요가 클래스 ▲피크닉 패키지 등 다양한 일반 대상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향후 더 나아가 반려식물, 플랜테리어, 캠핑 등을 즐기는 MZ 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정원이 있는 삶을 경험하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정원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와 욕구를 공원에서 온전히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도시 안에는 공원 외에 유휴공간이 꽤 많다. 이런 공간을 활용해 재대로 된 정원을 조성하고 사람들이 즐길만한 콘텐츠를 운영해 본다면, 사람들의 정원 니즈를 도시 안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공유정원’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됐다. 내 집 정원과 공원 사이 어딘가의 틈새를 찾았다.” 조영민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인디애나대학교 켈리스쿨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의 국내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 제작을 담당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도시공간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정원을 통한 공유경제 모델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조 대표에 따르면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정원과 조경에 대한 관심이 커져 실내공간은 업종과 관련 없이 모든 공간에 플랜테리어가 들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오픈한 더현대서울 같은 상업공간도 실내에 식물을 적용함으로써 리테일 집객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공유정원’ 사업의 가능성을 검증받기 위해 작년 창업 전 환경 관련 창업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환경부 산업대전에 참여했다. 6개월의 심사과정을 거쳐 최종 10위권 수상 명단에 올라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조 대표는 코로나 시대에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공원보다 안전하고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 퀄리티가 더 우수한 조경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녹녹 공유정원’의 장점으로 꼽았다. 정원 관리와 가드닝의 부담은 덜고, 정원생활의 즐거움을 다양하게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차별화 지점이다. 조영민 대표는 “온도와 습도가 맞춰져 있는 도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계절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계절 경험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앞으로 계절과 자연이 결핍된 도시거주자들에게 온·오프라인의 정원 경험을 제공하고 절기를 접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의 젊은 고객들에게 새롭게 재발견되는 국내 여행지로서 공유정원이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조경도 건축만큼 우리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많다. 앞으로 녹녹을 통해 조경가들이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급격한 도시화로 생태회복력을 잃은 도시의 생활환경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또 경제적 격차가 환경서비스의 격차로 이어지는 환경 불평등도 크다. 공유정원에서는 도시에서도 누구나 자연의 계절 변화를 느끼고, 꽃과 나무와 새소리를 즐기는 삶을 제공하고자 한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도시 조명에 대한 관점이 바뀔 때 도시가 바뀐다. 밝게 하는 조명의 기능이 아닌 감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야간경관계획은 빛을 더하는 게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도시의 낮과 밤은 서로 다른 모습이다. 해가 환하게 비추는 낮의 도시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구성 요소들의 경계선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온다. 해가 지면 인공조명이 비춰진 대상의 형상만 남고 나머지는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밤의 도시는 낮과 다른 새로운 모습의 옷을 입는다. 인공조명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도시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야간경관은 도시의 이미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인공조명을 다루는 일과 도시경관을 다루는 일이 별개의 작업으로 이뤄지는 실정이다. 조명 디자인은 실내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건축, 도시, 조경 계획 및 설계에서 야간경관의 비중이 크지 않다.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그 경계 지점에서 인공조명과 도시경관 조명 디자인 실무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더 나은 도시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연소 유엘피 총감독은 도시경관에서 조명이라는 획일화된 공간의 계획이 아닌 빛이라는 감성적 관점과 새로운 빛의 언어인 ‘절제’라는 콘셉트를 주제로 활동하는 빛 연출 디자이너로 대학에서 미술학을, 건축과 조경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도시경관 분야의 빛 전문가다. 명지대학과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강의했고, 2006년 이연소조명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새로운 빛에 대한 실험과 창작 작업으로 ‘서울시 청계천 복원 건설공사 3공구,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 보물1호 흥인지문, 대명리조트 솔비치 양양’ 등을 빛으로 새롭게 디자인했다. 2년 뒤인 2008년 빛이 도시경관을 새롭게 창조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도시야간경관 디자인설계 전문회사 유엘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부설 연구소인 좋은빛디자인연구소를 만들어 ‘서울·부산·인천·대전·대구·울산·구미·안산·원주·춘천·충주·청주·당진시’ 등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도시야간경관 기본계획과 빛공해 방지계획 등을 진행했다. 이연소 총감독은 야간경관계획은 생활을 연장하는 시간의 디자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감독에 따르면 일반적인 야간경관계획은 더 밝고 화려하게 빛을 소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다 보니 빛을 비추고자 하는 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공해’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눈부심, 수면방해 등 일상생활 방해, 야생 동식물 생활패턴 불균형에 따른 생태계 교란이 대표적인 빛공해로 인한 피해다. “어둠을 배려한 빛이 만들어내는 야간경관계획은 하루를 더 길게 연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밤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편안하게 산책을 하고, 이야기하며 머물 수 있는 생활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내일도 모레도 계속 보는 일상이어야 한다. 한 번 강한 인상을 받고 이후 지루함을 느끼게 되면 안 된다. 야간경관의 핵심은 담백함과 수수함이다. 빛이란 감성의 요소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장소성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감독에 따르면 전면적으로 조도를 높이는 것보다 밝게 할 곳과 어둡게 할 곳을 잘 구분해서 밝기와 색감의 감성적 차이를 만들어주는 빛의 계획이 분위기를 더욱 감성적으로 연출해줄 뿐만 아니라, 눈에도 편안하고 아늑해 보인다. 적절한 빛의 강도와 조명 배치는 철저한 현장 조사와 현장 테스트를 통해 찾아낼 수 있는데, 빛에 대한 전문가와 도시경관 전문가들이 따로 움직이니 실무적으로 접근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에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이 감독의 지휘 아래 빛의 디자인, 야간경관계획, 전기설계, 영상과 소리 디자인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와 함께 일을 수행하는 체계를 갖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 감독은 “야간경관계획은 조명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빛을 다루는 일”이라며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해야 생각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조명’이란 장치를 중심으로 다루게 되면, 다채로운 모습 연출을 위해 과한 설정을 할 수 있기에 ‘빛’을 ‘생명’으로 보고 이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조명장치’는 빛을 담는 화분으로 보고 접근한다. 야간경관계획에 있어 빛과 함께 공간 체험을 다채롭게 하기 위해, 더하는 요소는 ‘소리’와 ‘영상’이다. 빛에 소리와 영상이 더해지면 강한 생명력을 드러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문화재청 최고 인기 프로그램 ‘창덕궁 달빛기행’도 그의 작품이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에서 펼쳐지는 고품격 문화행사로, 12년째 참여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창덕궁 야간 탐방 프로그램이다. 은은한 달빛 아래 청사초롱으로 길을 밝히며 창덕궁 곳곳의 숨은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후원을 거닐며 밤이 주는 고궁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궁으로 들어가는 초입은 도시와 연결돼 매우 밝다. 인정문을 통해서 인정전으로 들어갈 때는 조금 어두워지고, 후원에 들어가면 조금 더 조도가 낮아져서 어두워진다. 그러나 관람자는 이미 어둠 속에 순응되어 있어서 어둡다고 인지하지는 않는다. 바로 시각의 암순응을 통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그 속에서 궁궐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외부에 설치되는 업라이트조명은 사라지고 건축물 실내에 설치된 LED의 간접적인 빛 연출에 의해 고건축물의 격자형 창틀의 패턴이 건축물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르게 인지된다. 창덕궁 후원의 밤 속에서 부용지에 비추어진 주합루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과 하나된 또 다른 궁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후원을 거닐다 만나는 불로문과 애련정, 다시 조금 더 어두워지다가 관람지에서 물에 비추어진 관람정과 주변의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창덕궁 후원으로 들어간다. 후원의 울창한 숲은 간접조명을 사용해 관람자에게 눈부심이 없다. 수목 잎에 반사된 빛이 탐방로를 은은하게 밝히고, 숲 자체가 천천히 밝아지면서 현실로 돌아오는 개념으로 빛이 디자인돼 있다. 창덕궁 전체 빛의 색감과 밝기를 리듬감 있게 변화시킴으로써 관람자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어둠 속 빛의 흐름을 따라 궁궐을 거니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2022년 초 창덕궁의 옆, 창경궁 대춘당지에 ‘창경궁 물빛원행’ 프로그램을 새롭게 론칭할 예정이다. 빛과 영상, 소리를 통해서 궁이 가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코로나19 사태로 답답해하는 국민들을 위해서 잠시나마 다른 세상으로 초대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연소 총감독은 이 프로그램의 기획과 총괄 디자인 연출을 맡았다. ‘창경궁 물빛원행’은 서울 5대 궁궐 중 큰 호수를 담고 있는 창경궁 대춘당지 호수 경관을 활용해 영상과 소리를 디자인했다. 창덕궁은 아름다운 절제된 궁의 후원을 산책하는 기행이라면, 창경궁은 물빛 주변을 도는 원행이다. 숲속에 숨은 프로젝션이 춘당지 섬과 주변의 아름드리 나무를 대상으로 궁중문화를 연출한 영상을 비춰준다. 이 감독은 “문화재는 한 번 훼손되면 복원이 안 된다. 개선의 방향으로 기존 조명을 철거하고 단순히 새로 교체 설치만 한다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며 “문화재 조명 개선은 철저히 현장에 맞는 현장 중심 계획에서, 주변의 어둠을 배려하는 최소한의 방법으로 문화재 장소성에 적합한 특징을 살리는 데 역점을 두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가 가진 특정 속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적합한 빛을 만들었을 때 가치가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유엘피 좋은빛디자인연구소는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야간경관계획을 세우는 걸 주력으로 한다. 인테리어 등 직접 조명을 생산하고 설치하는 분야와 달리 영업 시장이 확실하게 형성되는 분야가 아니다. 기조성된 도시공간의 야간경관을 보고 개선할 점을 계획으로 수립해 관리 주체에 제안해서 일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럼에도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다. 이 감독은 빛이 도시공간에 잘 정착해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도록 조율하는 디자이너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일을 하는 것이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정량적인 관점에서 조명이 다뤄졌다면, 지금은 감성적인 관점에서 다뤄진다. 볼거리 제공을 위한 강한 빛 연출이나 어둠을 환하게 비추는 기능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 안전과 범죄예방은 기본 전제다. 감성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매개 요소로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조명을 통해 공간이 더 편안해지고 머물고 싶은 소박한 느낌의 감성을 연출하는 게 핵심이다. 야간경관을 개선하는 일은 도시를 살리는 일이다. 도시를 살리는 일은 바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빛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조명이 화려하면 도시가 안 보인다. 야간경관계획에서 빛을 더하는 게 아니라 빼야 한다. 도시 조명에 대한 관점이 바뀔 때 도시와 공간이 바뀐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부(이하 한종 조경레저부)가 조경학과와 업계 발전을 위한 매치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섰다. 매년 일자리가 없어 문제라는 기사가 쏟아지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20%대를 오간다. 그런데 실제 중소기업 미충원율은 10% 안팎을 왔다 갔다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공과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어떤 분야 전공은 초과 공급이 이뤄지고, 어떤 분야 전공은 졸업생을 분야에서 모두 수용해도 공급이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경학과는 일자리가 있음에도 전공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신입사원 공고를 내도 지원자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조경회사가 적지 않다. 조경 전공자의 업계 진출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한종 조경레저부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아이디어경진대회’도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적인 노력이다. 인재 채용을 위한 방법을 공고 후 선발이란 단일 과정에서 벗어나 조경학과 진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기업이 학생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능동적인 활동으로 확대하고자 한 것이다. 자체 예산을 들인 공모전 개최는 그 시작이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조경학과 대학·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제1회 한국종합기술 아이디어경진대회’가 열렸다. 대상 상금 500만 원 등의 시상내역과 입사전형 인센티브 혜택을 부여해 조경학과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종 조경레저부가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개최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조경학과 학생들과 엔지니어링업계가 소통할 창구를 만드는 것이다. 창구 자체를 만들기보다 이런 기회를 통해 다양한 창구가 만들어지는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뒀다. 둘째는 엔지니어링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있다. 엔지니어링사는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을 실행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한다. 때문에 공공공간을 다루는 조경 분야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조경 분야와 별개로 보는 업계와 학생들의 인식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엔지니어링사 내에 조경부가 최초로 만들어진 한종의 58년 역사를 알리는 것도 공모전 개최의 배경이다. “엔지니어링사 업무는 국가 정책과 연동된다. 도시 인프라의 비전이나 방향성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조경설계사무소가 하나의 단위 사이트로 움직인다면, 엔지니어링사는 사이트 범위를 넘어서서 국가나 지자체 정책 차원에서 접근한다. 정책적인 부분에서 공간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법적, 행정적 사항을 정리하고 이해시키는 업역이다.” 김인관 한종 조경레저부 부서장에 따르면 엔지니어링사 조경직은 전국 지자체 공원녹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원녹지 정책의 방향과 추진 목표, 사이트 성격을 구분하고 정리하는 등의 일을 한다. 정부나 광역시·도 차원의 관광 인프라 방향과 루트 개발, 사이트 조성 등의 정책 수립도 한다. 관광지, 공원, 수목원, 정원 등 사이트 성격을 정하고 이를 어떤 모습으로 바꿔갈지 방향성을 정하기도 하고, 공사 실행을 위한 설계를 진행하기도 한다. 설계는 대체로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맡는다는 설명이다. “조경레저부는 조경업계 리딩컴퍼니(선도기업)를 지향하고 있다. 58년 역사를 가진 한종이 조경업계를 선도하는 정신적인 가치를 만들어가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 교육의 기회를 늘리고자 한다. 이는 학생과 엔지니어링업계의 접점을 찾는 시도다.” 한종은 조경뿐 아니라 상하수도, 수자원개발, 도시계획, 도로, 교통, 교량, 터널, 항만, 철도, 환경 등 엔지니어링 전 분야 기획, 타당성조사, 설계, 분석, 시험, 감리 등을 수행하는 종합건설엔지니어링 회사다. 1963년 정부재투자기관으로 설립되고 1994년 민영화됐다. 이러한 배경으로 한종 조경레저부는 지자체 단위 공원녹지기본계획 수립을 국내 처음으로 진행했다는 이력을 갖고 있다. 국립중앙수목원(세종수목원) 기본계획을 통해 도심형 수목원을 제안해 정책화하고 정원과도 연계시켰으며, 케이블카 사업을 엔지니어링업계 조경부서 업무로 끌어오며 개발 위주에서 경관과 환경영향을 고려한 방향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김인관 부서장은 조경 분야의 관심이 디자인적인 부문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와 그 구성요소를 다루는 데 있어 정책, 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방향성을 잡는 것을 주도할 수 있는데, 이는 도시계획 등 다른 분야의 역할로만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부서장은 “대학에서 배운 조경의 영역을 가장 많이 경험해볼 수 있는 게 엔지니어링사”라며 조경학과 전공자들에게 진로 선택 시 실무 영역을 설계·시공에만 한정하지 말고 찾아볼 것을 권했다. 엔지니어링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학점 관리, 기사 자격증 취득, 영어 점수, 공모전 경력이 필수다. 서류 평가에서 제한조건이 걸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실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이자 학교에서 조경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볼 수 있는 하나의 지표란 것이 김 부서장의 설명이다. “조경부서 내 R&D를 적극 추진해 물리적인 환경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통한 비물리적인 환경에서도 조경의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고자 한다. 조경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산학연 교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번 공모전 외에도 조경학과와 업계가 교류하는 장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입사지원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공모전과 연계해 조경직 공개채용을 정례화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실습이나 업체탐방, 기타 협력 등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도 언제나 열려 있다.”
  • [환경과조경 남기준 편집장]2000년 열린 ‘제1회 늘푸른 녹색 환경도시 조경설계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은 당시 동아대학교 도시조경학부 재학생이었던 윤성융, 최지현, 김병철, 배미경, 최선희 팀의 ‘잠이와 달이의 동네 이야기’였다. 잠자리와 달팽이를 캐릭터화해 도심 속에서 잠자리와 달팽이가 서식할 수 있는 옥상 소생태계 복원을 제안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으로 격상된 후 처음 열린 2004년의 제1회 대상은 ‘콜라징 에지(Collaging Edges)’를 출품한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박경탁, 이상수, 김희원 팀이 차지했다. 각 대상 팀의 대표자인 윤성융 소장(서호엔지니어링)과 박경탁 소장(동심원조경)은 현재 조경가로서 대한민국 조경설계의 최전선에 서있다. 올해 제1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는 총 122팀이 출품했다. 1팀당 참여 인원이 3~5명이니, 어림잡아도 전국에서 400명 넘는 조경학과 학생들이 참가한 셈이다. 규모면에서 가장 큰 공모전이라 할 수 있다. 환경조경대전이란 타이틀로는 열여덟 번째이지만,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개최된 ‘늘푸른 조경설계 공모전’의 역사를 더하면 스물두 번째다. 22년이란 역사 또한 분야 내에서 독보적이다. 올해 행사는 한국조경학회·한국조경협회·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주최, 환경조경대전 운영위원회·환경과조경 주관, 늘푸른 후원으로 진행됐지만,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주최·주관·후원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22년 동안 한결같이 빠지지 않은 이름이 있다. 바로 재단법인 늘푸른이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조경 단체에서 규모 있는 학생 공모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늘푸른 재단의 꾸준한 관심과 후원이 있었기에 조경학과 학생들이 해마다 도전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 있었다. 제1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수상작을 소개하면서 늘푸른 재단의 노연상 이사장을 만나 후원 배경과 취지를 들어보았다. 경동원, 에너지와 환경의 가치 창조 늘푸른 재단을 설립한 경동원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위한 기술 혁신을 추구해왔다. 그 일환으로 친환경 건축 자재 및 내화 단열재,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친환경 고효율 보일러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특히 한동안 일본 수입 제품 밖에 없었던 초경량 인공토양을 직접 개발해 인공지반 녹화 솔루션인 파라소 시스템도 선보였다. “재단법인 늘푸른은 2004년 경동원의 손연호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이후 운영 자금은 경동원의 인공토양과 경동나비엔의 보일러 판매 수익 일부를 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마련하고 있다.” 즉 경량토 1포대, 보일러 1대가 팔릴 때마다 그 수익의 일부가 재단에 기부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환경조경대전을 묵묵히 후원만 할 뿐 늘푸른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노연상 이사장은 “초기에는 늘푸른이 주도적으로 공모전을 진행했지만, 10여년 정도 지난 후부터는 학회에 전적으로 일임하고 있다. 사실 초반에도 우리가 시작했으니까 인력이 부족한 학회 실무를 돕자는 마음으로 참여했을 뿐이다. 자리 잡힌 후에는 후원자의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다”며 후원자가 주목 받는 건 본연의 순수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는 경동원의 기업 이념은 ‘기업을 통한 사회 공헌’이다. 첨단 친환경 기술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환경 보전에 기여한다는 기업 비전도 눈에 띈다. 도시 환경의 질적 향상과 쾌적한 생활 공간을 창출하고, 산학 협력 차원에서 학생들의 창의성 진작을 목표로 한 늘푸른 공모전의 제정 배경과 일맥상통한다. “사실 사업하는 이들의 목표와 비전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 경동원은 일관되게 쾌적한 생활 환경 조성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다. 늘푸른 재단의 설립과 공모전 후원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한때 기업의 CSR이 화두였는데 최근에는 ESG 경영이 회자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산업 형태의 변화와 개인의 목소리가 중시되면서 등장한 시대적 요구, 소위 말하는 시대정신을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한 것이다. 소주주도 기업을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경영도 포함된다. 경동원은 여기에 더해 겸손함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속도의 문제일 뿐 도시 녹화는 더 확대될 것 노연상 이사장은 쌍용정유 전무, 에쓰오일 업무총괄담당 수석부사장, 에쓰오일 사장을 역임한 후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경동원 사장으로 일했다. 본인 표현에 의하면 “인생의 절반을 석유 제품을 팔며 살다가” 인생 후반부에 경동원 사장과 늘푸른 이사장을 맡아 환경을 보호하는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인공지반 녹화를 비롯한 도시 녹화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 초경량 인공토양 제작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다가 자연스럽게 도시 녹화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15개의 청사 건물을 하나로 연결한 세계 최대 규모(2016년 기네스북 등재)의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에 파라소가 쓰였다. 거창하게 기후 변화, 환경 위기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도시 녹화는 확대될 것이다. 다만 속도가 문제다. 녹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사회적 요구가 커져야 확산의 폭이 커질 것이다.” 이 대목에서 노 이사장은 조경의 저변 확대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정유 회사에서 인생의 반을 보냈다. 건축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없었는데, 에쓰오일과 경동원 사장으로 일하면서 인문학에서 출발해 음악, 미술, 철학을 거쳐 건축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조찬 강연을 통해 국내외 건축가들의 작품을 많이 접했다. 흥미가 생기니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의 작품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조찬회에서 조경가의 강연은 들은 적이 없다. 늘푸른 이사장을 맡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조경이란 분야 자체를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조경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깝다. 그만큼 대중적인 조경 콘텐츠가 부족하다. 조경을 일반에게 알리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해보면 좋겠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단행본 출판, 강연회를 비롯한 문화 프로그램, 유튜브 등 해볼 만한 것이 많다.” 조경학과 학생들이 자부심 느낄 수 있도록 “공모전 수상이 지금의 소장님을 만든 것 같다. 학생들에게 공모전 참여를 추천하고 싶은가? 물론 추천한다. 공모전 수상은 어떤 자극이 된다. 설계자라면 자신의 열정을 본인이 키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적당히 잘하는 것을 넘어 기분 좋게 잘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그 열정을 끌어 올려 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제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을 수상한 박경탁 소장이 제2회 젊은 조경가 인터뷰 때 들려준 이야기다. 환경조경대전 수상자 중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조경가로 성장하여 활동 중이다. 환경조경대전이 조경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전의 장을 열어준 덕분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노연상 이사장에게 학생들에게 전하는 격려의 말을 부탁했다. “조경의 대중화는 조경학과 학생들의 자부심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요즘 대학생을 대상으로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대다수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전공이 좋아 온 학생이 있는 반면, 성적에 맞추어 전공을 선택한 친구도 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학과에 애정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확신이 들지 않아서 또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고민하는 학생도 상당수다. 모쪼록 조경학과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조경 문화에 대한 저변이 넓어지길 기대한다. 또 학생들이 그런 포부를 갖고 인생을 설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태도보다 ‘이렇게 하겠다’는 행동이 중요하다. 목표가 구체적일수록 실현 가능성도 높아진다. 10년 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구체적인 장면을 설정하고 하나씩 실천해나간다면, 그 장면 속에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조경설계업협의회(이하 조설협)가 조경설계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하고 제도적 문제와 설계사무소의 어려움을 함께 타진하는 법정 단체로서 정체성을 재정립한다. 박명권 조설협 제4대 회장(그룹한 어소시에이트 회장, 환경과조경 발행인)은 한국 조경설계업의 현안과 나아갈 방향으로 ▲조경설계비 제대로 받기 ▲조경 설계발주 관련 제도의 보완 ▲실무재교육 프로그램 마련 ▲차세대 조경설계가 양성 ▲조경설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 ▲조경설계 올해의 작가상 제정 ▲사단법인 조경가협회로 발전 ▲조경설계 감리제도 도입 ▲조경설계 시장의 업역 확대 ▲해외시장 개척 등 10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그동안 조경설계업계가 풀지 못한 문제들을 제시하면서 일부 과제는 임기 내 중점 추진하고, 일부 과제는 장기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둔다. 특히 협회 명칭을 조경가협회로 변경하고 사단법인으로 등록해 조경설계업의 권익을 보호하고 법·제도 및 정책 대응이 가능한 법정 단체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그동안 조설협은 설계사무소대표자협의회 수준의 친목단체에 머물렀다. 그래서 현재 사무국과 별도의 집행부가 부재한 상태다. 이에 박 회장은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정비부터 시작한다. 조경설계에 몸담고 있는 경력직원들까지 회원을 확장해 보다 발전적인 조설협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조직 구성은 ▲기획위원회 ▲제도개선위원회 ▲교육위원회 ▲미래인재 위원회 ▲홍보위원회로 구분되지만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수평적 집단 지성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각 분과별 책임자를 두지 않고 여러 부회장을 임명한 후 이슈별로 동시에 토론하며 유기적으로 역할이 부여된다. 회장 임기 내에는 최소 ‘조경설계 올해의 작가상 제정’과 2022년 IFLA(세계조경가협회) 한국총회에 맞춰 ‘세계 최대 조경설계작품 전시회’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과조경’에서는 매년 올해의 ‘젊은 조경가’상 시상을 통해 한국 조경의 내일을 설계하는 젊은 조경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하지만 공모 대상자가 만 45세 이하로 한정돼 정작 기성 작가들은 수상 기회가 없어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이에 조설협에서는 ‘환경과조경’과의 제휴를 통해 새롭게 ‘올해의 작가상’을 제정해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에 대한 시상과 홍보로 조경가 알리기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매년 한국조경학회와 환경과조경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 정기적으로 조설협 주최 기성작가전을 개최해 한 해 동안 조경설계사무소들에서 디자인한 작품들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만든다. IFLA 한국총회 때는 해외 유수의 작가들을 초청해 ‘팬데믹 이후의 조경의 신 패러다임’을 주제로 세계 최대 규모의 조경설계작품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박명권 회장은 “조경설계업이 양적인 성장은 많이 했지만, 활황기 때 제대로 된 조직이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해 여전히 소규모 회사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다”며 “조경설계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5년간의 설계사무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과제를 풀어보려 한다. 임기 중 다 이뤄질 수 없겠지만 임기 동안 회원들과 소통하면서 장기적으로 조설협이 가야 할 방향을 정립해나갈 계획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박명권 회장과의 일문일답 - 조경설계업을 가장 어렵게 하는 문제로 턱없이 낮게 책정되는 설계대가가 꼽힌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기술서비스 질 하락, 고급인력 유입 감소,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등의 악순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어떻게 대응코자 하는가? ▶ 2021년 1월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엔지니어링 조경설계 표준품셈을 공표했다. 이번에 신설된 ‘조경 설계 표준품셈’은 조경 설계대가 산정의 최우선 기준이 된다.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에 따라 발주청이 조경 ▲기본설계 ▲실시설계 ▲기본 및 실시설계를 발주하는 경우 관계법령에 따른 대가의 고시, 기타 특별한 상황 등에 따른 예외사항을 제외하고는 본 표준품셈을 적용해 실비정액가산방식에 따라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 조설협은 신설된 조경표준품셈의 이해를 돕고 조경설계비 대가를 제대로 받기 위한 조경설계표준품셈 설명회를 개최하고 용역대가를 제정된 품셈에 따라 적용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조경설계표준계약서를 제정해 조경설계 업무범위와 대가기준 등을 명확히 하고, 그동안 불확실한 계약서로 인해 주어진 발주처의 부당한 요구 등 불공정 계약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민간건설사 저가 입찰과 건축사사무소의 ‘열정 페이’ 강요 행위 근절을 위한 노력도 기울일 것이다. 고질적으로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일부 건축사사무소 명단을 공유하고, 이를 시정토록 노력하겠다. - 조경설계용역 발주 방식도 조경설계업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 지난 몇 년간 공원을 설계하는 일에 건축물을 일부 포함해 ‘건축공모’로 발주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조경설계공모 관련법령 부재가 원인이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시 조설협에서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조경진흥법 개정 등을 통해 조경설계공모 관련 법령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질 신진 조경설계사무소들의 시장진입을 막는 PQ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PQ제도는 일방적인 실적위주의 평가와 애매한 자격심사기준, 단순경력 위주의 기술평가 등으로 인해 대형 엔지니어링사를 위한 제도라는 비평이 많다. 실제 최근 LH도 연간 한두 건의 현상공모를 제외하고는 조경 설계 발주물량의 상당수를 PQ방식을 통해 상위 대형엔지니어링사가 수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LH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선호되는 PQ(사업수행능력평가)방식의 발주비중을 줄이고 비교적 공정한 평가방식인 현상공모가 늘어나게 발주처에 건의하겠다. - 국토교통부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건설산업 전 과정에 BIM 적용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 뿐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른 설계 동향이나 신기술 습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조경설계사무소에 근무하는 대다수의 조경인들은 취업 후 이렇다 할 재교육 기회가 없는 현실이다. 조설협에서 가능한 한 상/하반기별 설계세미나를 개최해 최신 설계 동향이나 신기술 등에 관한 교육을 통해 기성 조경설계가들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주요 현상공모 당선작에 대한 당선작가 토크쇼를 개최해 유능한 조경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널리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또한 BIM 등 최신의 설계기법과 Tool에 대한 교육 기회도 만들고, 코로나가 종식되는 대로 해외 선진조경사례를 조설협 회원들과 함께 답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 - 조경을 비롯한 건설산업 전반에 인력난이 심각하다. 설계사무소는 더 어려운 걸로 알고 있는데, 이를 타계할 방법이 있는가? ▶ 대학 졸업생들의 설계사무소 취업이 점점 줄어들고 설계사무소들은 신규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경설계사무소는 너무 힘들고 근무조건이 열악하다는 잘못된 소문으로 인해 학생들이 현장을 직접 접해보기도 전에 설계사무소의 진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을 상대로 조경 설계사무소의 비전과 보람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를 통해 미래 조경가를 키워내는 데 힘을 보태겠다. 대학 재학생들이 졸업 전에 조경 설계사무소에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방학기간을 이용한 인턴 실습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 - 조경설계 위상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우리나라 조경설계가들이 자존감을 상실하는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가 작품의 크레딧 즉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다. 해외의 경우 설계가들의 작품성을 높이 인정하고 설계 작품의 크레딧에 관한 권한을 대부분 작가에게 부여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발주처에 귀속시키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대부분 작품들이 발주처의 입김에 의해 변질되거나 원형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고 준공이 된 후에는 과연 이게 누구의 작품인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나라 조경설계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 하이라인으로 유명한 제임스 코너나 조경계의 세계적 스타인 조지 하그리브스처럼 ‘스타 조경가’를 키우지 못하고 한국조경설계업계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일부 민간 건설사의 경우에는 IFLA나 ASLA에 설계작품을 출품하면서 설계자가 아닌 건설사 이름으로 버젓이 출품하는 웃픈 현실도 있다.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건축설계업계의 경우 최근 소송을 통해 대법원에서 건축설계 작품의 저작권이 건축가에게 있다는 판결을 받아내는 등 설계저작권에 관한 노력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은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것이다. - 정부를 상대로 정책을 제안하고 협상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법정 단체로서 지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 조경설계업협의회에서 사단법인 조경가협회로 발전시키는 것이 장기적인 계획이다. 우리 조경설계 분야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성장의 주역으로서 쾌적한 환경 조성과, 시민건강 향상 등 환경복지를 실천하는 녹색인프라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국토환경 개선과 환경복지 기반의 중추적 임무를 수행하는 조경설계분야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적 배려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으로 조설협을 사단법인화 하고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을 받는 법정 단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사단법인 설립 후에는 건축사제도와 같은 조경사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조경가협회가 회원관리는 물론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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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시공업체, ‘자연환경복원사업’ 수행할 수 없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환경부가‘자연환경복원사업대행자등록제’를시행하면서조경업체들이자연환경복원사업을수행할수없게될전망이다. 환경부는지난2월27일국회본회의에서‘자연환경보전법’을포함한14개환경법개정안이통과됐다고밝혔다. 이번개정안에는▲민간기업의자연환경복원사업직접참여허용▲우수자연환경복원사업인증▲자연환경복원지원센터지정등과함께▲자연환경보전사업대행자등록을의무화하는내용이담겼다. 이에따라자연환경복원사업을하려면환경부에자연환경보전사업대행자로등록해야한다.대행자등록을위해서는일정기준의기술인력과시설을갖추어야한다. 또한등록이후에도연2회이상사업자로적격한지점검할수있도록했으며,복원사업을부실하게운영할경우최대6개월의영업정지처분을내리거나반복적인문제가발생할경우등록이취소될수도있다. 새등록제도시행으로인해기존사업자들에게는1년의유예기간이주어진다.부칙에따르면,법시행당시이미생태계보전부담금을납부하고자연환경복원사업을수행하고있던기업이나단체는곧바로등록하지않더라도등록한것으로간주된다.그러나법시행일로부터1년이내에새로운등록절차를완료해야하며,등록없이시행하는경우에는과태료등의처벌조항도마련됐다. 이번개정안이통과됨에따라면허제도는아니지만기술인력과시설기준을강화한등록제를통해실질적인자연환경복원업종이생긴셈이다. 다만등록제이기때문에“기술력높은업체들이자유롭게참여할수있도록보장되는방식이어야한다”는점에서시행령및규칙을제정할때기존조경업체들이장벽없이참여할수있는등록기준을만든다면조경업체로서도나쁠게없다는주장도있다. 실제조경업계는“조경업체의참여가허용된다면자연환경복원신설을환영한다”는일관된입장을보여왔다. 이번법안은지난2024년8월에소관위에처음접수돼심사과정을거쳐서지난해2월에다른법안심사와통합됐다.이후지난2월20일소위에접수되고단7일만에국회를통과했다.환경부와조경계간오랫동안이어져온쟁점법안이조경업계의반발없이조용히통과된것이다. 김준호환경부자연생태정책과사무관은이번개정안에대해“기존에는대행자가기술인력을갖춰복원사업을수행할수있었지만,국회의입법권한으로대행자등록제를도입하게됐다”며“시행령·규칙개정시입법예고등의절차를거쳐하위법령이마련될것”이라고말했다. 또한대행자등록기준은“기존대행자지정기준에준하지않겠냐”면서기존조경업침해에대해서는“입법과정에서의견수렴절차가마련되어있는만큼검토될것”이라는원론적인답변을주었다. 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입법과정에서조경계의의견을묻지않았다면서"조경계와협의없이법안을통과시키지않겠다"는약속을환경부가져버렸다고반발했다.또한"앞으로가능한모든방법을모색해가겠다"고말했다. 이미정부에이송된법을막을방법으로는대통령거부권이나헌법소원이있을수있고,혹은법을개정하는방법이있을수있다.하지만국토부를통한부처간협의를통해하위법령제정에서조경업체의목소리를최대한반영하는것이가장현실적이라는의견도있다. 이번개정안으로조경업체가자연환경복원사업에직접참여할수있는길이좁아진것은분명하지만,지금이라도법안저지에서하위법령제정에이르기까지법적대응은물론가능한모든대응에나서야한다는지적이다.
“전문성 강화와 지속가능한 조경산업, 정부가 책임진다”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정부가조경기술자의전문성강화를위한자격제도개편,조경수목거래가격정상화등의정책적지원을약속하며,조경계와협력해지속가능한녹색도시조성을위해노력하겠다고밝혔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4일건설회관중회의실에서‘제22회조경의날’기념식을개최했다.이번행사는조경업계종사자들의노고를치하하고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인물과기관을표창하기위해마련됐다.정부기관과공공기관관계자,학계및업계인사등160여명이참석해자리를빛냈다. 이상주국토교통부국토도시실장은축사에서“지구온난화와기후위기의영향으로지속가능한발전이더욱중요한시대가됐다.우리는조경을통해도시속자연공간을확대하고,자연안에서시민들이쾌적하게활동할수있는환경을만들어야한다”며조경인들이기울인노력이푸른국토환경과쾌적한도시공간조성에큰기여를해왔다고강조했다. 이어이실장은조경산업기사,기사,기술사등조경분야기술자격시험을업계현황에맞게정비하여개선하겠다고밝혔다.이를통해현장맞춤형조경기술자양성을확대해나갈계획이다.또한현재진행중인조경수거래가격조사연구를통해조경공사에서가장큰비중을차지하는수목가격을정상화하고,합리적인재료비책정기반구축을약속하며“조경산업발전을위해정부차원의적극적인정책지원을아끼지않을것”이라고덧붙였다. 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인사말을통해“오늘이자리는조경산업의발전을기념하고,그동안헌신해온조경인들의노고를격려하는자리다.특히조경지원센터지정과조경수목가격공표등중요한정책적진전이있었으며,앞으로도조경산업의경쟁력강화를위해힘을모아야한다”며조경산업의지속적발전을위한협력을강조했다. 이날기념식에서는국토교통부,환경부,산림청,국가유산청,서울특별시에서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인사들에게표창을수여했다.또한조경분야에서뛰어난공적을남긴인물들에게‘자랑스러운조경인상’과‘공로상’이수여됐다. 국토교통부장관표창은▲한갑수덕조종합조경대표▲오승재아르디온대표▲김철민남해종합건설이사▲이형철디자인파크대표▲이호재해선조경대표가받았다.환경부장관표창은▲박정식동우건설대표와▲최은경건화전무에게돌아갔다. 산림청장표창은▲김주돈테마조경대표▲김도연호반건설상무▲김승현도래솔이사▲신지훈단국대학교교수가수상했다.국가유산청장표창은▲최종희배재대학교교수▲이은수포스코이앤씨부장▲허갑래한림에코소장이받았다. 서울특별시장표창은▲정엽삼성물산건설부문그룹장▲안기수공간시공에이원대표▲최웅재디자인스튜디오도감소장▲정주영안팎대표▲최대림장원조경대표▲박윤수두산건설부장▲김성래현대장미원대표▲강경호서진조경대표▲김명홍디엘건설부장에게주어졌다. 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자랑스러운조경인상’수상자는▲지명환부산조경협회수석부회장▲소현수서울시립대학교교수▲유연송보성조경대표▲한상우이노블록부사장▲김충일계림조경대표▲임상규송림원대표▲김순기국립순천대학교교수▲노재신화신조경대표▲박성욱현대건설책임▲박상원세양조경대표▲김지환엔에스프리대표▲정운익레인보우스케이프대표▲김상욱원광대학교교수▲하광철새숲조경대표가선정됐다. 이어환경조경발전재단의발전과조경산업의지속적인성장을위해헌신한공로로오순환환경조경발전재단본부장이공로상을받았다. 이날행사에서는조경교육의혁신과제도적발전을위한한국조경학회의비전발표도진행됐다.배정한한국조경학회회장은“조경교육의정체성확립과실무연계를강화하기위해교육인증제를도입할필요가있다”며향후추진방향을설명했다.이를통해조경산업의경쟁력을높이고,국제적기준에맞춘전문인력을양성하는것이목표다. 행사는표창수여후단체사진촬영과자유로운네트워킹시간으로마무리됐다.참석자들은조경산업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해더욱협력할것을다짐하며행사의의미를되새겼다.
[락앤피플] 발끝에서 시작되는 자연 혁명, 에코나이트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맨발걷기가건강과힐링을위한새로운웰빙트렌드로확산되고있다.발바닥이직접지면과닿으며지압효과,혈액순환촉진,면역력강화등건강에긍정적인영향을주며,‘어싱(Grounding)’효과로염증감소와스트레스해소에도도움을준다.또한디지털디톡스와명상효과로정신적안정감을높여주며,친환경라이프스타일과결합해자연속에서즐기는‘에코테라피’로자리잡고있다. 이에따라맨발걷기전용길이전국적으로확산하고있지만,기존의맨발길은미끄러움,낙상위험,기후의영향을쉽게받는단점이있었다.이를해결하기위해리바컴퍼니가안동적운모광산의자연재료를활용해개발한것이바로에코나이트다. 에코나이트는경북안동의희귀광물인적운모를활용한보도체다.기존황토보도체가빗물에취약하고유지보수가어렵다는문제점을개선하고,보다안전하고지속가능한솔루션을제공한다.적운모는다공성구조를지녀우수한배수성능을갖추고있어비가와도미끄럽지않으며,여름철뜨거운열기를효과적으로분산시켜맨발걷기에최적화된환경을제공한다. 안동적운모는단순한광물이아니다.다량의게르마늄과미네랄을함유하고있어원적외선방사및음이온효과를통해혈액순환을촉진하고신체에너지를활성화한다.맨발로에코나이트를밟으면피부를통해미네랄이흡수되면서자연치유력이높아진다.지난해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에서시민들은“바닥을밟는순간따뜻한기운이전해진다”며놀라운경험을공유했다. 김혁리바컴퍼니대표는“우리가일상에서사용하는많은건축자재나걷기보도체가환경적으로지속가능하지못하며,또한건강에도해롭다는사실을알게되었고,이를개선하고자했다”고에코나이트개발동기를설명했다.환경호르몬과중금속문제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국민건강증진과맨발걷기운동의활성화에기여하고자소재의개발을추진했다. 김대표는20년간의인테리어사업과12년간의종합건설업경험을통해환경호르몬과중금속문제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리바컴퍼니를설립했다.그결과친환경건축자재및생활환경개선소재로사용될뿐만아니라맨발걷기보도체로도우수한성능을발휘하는에코나이트를개발하게됐다.에코나이트는맨발걷기도로의사용을연중무휴로가능하게하며,모든계절에걸쳐안전하고편안한걷기환경을제공한다.비가와도빠르게건조되고,너무덥거나추운날씨에도사용할수있어사용자에게최적의걷기경험을제공한다. 개발소재원산지로안동적운모광산을선택한것은일제강점기때부터연구와개발로그가치가입증된광산의지리적,지질학적특성때문이다.김대표는이광산의역사적,지리적가치를인식하고이를활용한연구와개발을시작했다.안동적운모는원생대와고생대의지질학적과정을거쳐형성된희귀한광물로,다량의게르마늄과풍부한천연미네랄성분을보유하고있다.이광물은음이온발생과원적외선방사작용을통해혈액순환을촉진하고,피부의노폐물을배출하며,항균·탈취,세포활성화및항산화효과를나타낸다.동의보감등고전의학서적에서도‘신비의광물’로전해진만큼,오랜역사적근거를가진귀중한자원이다. 청량산은맑은공기와천연약수로유명한명승지다.리바컴퍼니는이지역의자연에너지를제품개발에반영해,맨발걷기를단순한운동이아니라치유와힐링의경험으로바꾸는데주력했다.퇴계이황선생이‘도산’이라명명한곳과가까운이지역의청정한자연환경은에코나이트가더욱특별한이유다. 에코나이트는실내에서도어싱(Earthing)효과를극대화한다.기존플라스틱이나인조재와달리,실내공간에서도원적외선을방출해공기질을개선하고정서적안정감을제공한다.학교,경로당,공공시설등에적용하면건강증진과심리적안정효과를기대할수있다. 에코나이트는단순히건강을위한보도체가아니다.미세공극이일반바이오차르보다30배~200배많아오염물질과중금속을흡착하는천연필터역할도한다.이로인해수질정화와토양개선효과를제공하며,지속가능한환경보전에도기여할수있다. 리바컴퍼니는에코나이트를시작으로조경,건축,환경정화등다양한분야로기술을확장할계획이다.김혁대표는“우리는단순한맨발길을만드는것이아니라,도시와자연,그리고인간의건강을연결하는플랫폼을구축하고있다”며글로벌시장진출의비전을밝혔다. 에코나이트는맨발걷기를한층더안전하고편안하게만들어주는혁신적인솔루션이다.자연과함께하는지속가능한길,에코나이트가그답을제공한다.
K-Garden, 세계로 뻗어가다: 황지해 가든디자이너의 정원 철학
[환경과조경김하현기자]황지해가든디자이너가한국정원의정체성과세계적확장가능성을조망하며,자신이걸어온길과작품에담긴철학을공유하는자리가마련됐다. ‘2025사철정원아카데미’의일환으로황지해가든디자이너의‘K-Garden세계로뻗어가다’라는주제의특강이지난26일도곡동오유아트홀에서개최됐다. 이번강연은서울문예마당이주최하고시민정원문화협회,대한건축학회,대한토목학회,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강남경제인포럼이후원하는‘사철정원아카데미:세계의유명정원I’개강에앞서사전특강형식으로진행됐다.본강연에는정원관련전문가,조경및원예전공자,정원애호가등약90여명이참석했다. 강연에앞서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에서국제기능올림픽조경가드닝부문관련동영상소개를시작으로본강좌를준비한한승호서울문예마당이사장의인사말과황지해가든디자이너의환영인사가있었다. 한승호이사장은“오늘의연사를무대로모시기전에작가님의이름으로삼행시를준비했다”며“‘황’홀한자연의숨결을담아,‘지’구곳곳에한국정원의아름다움을전하고,‘해’외에서도빛나는K-Garden의꿈을펼치는우리정원의홍보대사황지해작가”라는인사말로작가를환영했다. 해우소정원과DMZ정원:한국적정원의철학 황지해작가는영국첼시플라워쇼에서3회금메달을수상한과정과그속에담긴비하인드스토리를중심으로지나온삶을회고했다.대학시절회화과학생이었던그는생계를위한아르바이트로조경공사현장을처음경험했다.현장에서땀을흘리며손끝으로재료를만지고물성을느끼는경험은,아침해가떠서지는노을을보는시간속의모든과정을더욱생생하게만들었다.이때직접적인경험을통한지혜가가장큰지식이라는깨달음을얻으면서가급적현장에많이나가려고노력했다. 그런데회화전공이라는정체성이괜한오해를불러일으키기도했다.미술계에서는소위‘깽깽이미술’을하는사람,조경계에서는‘미술전공자’로규정당하며어느쪽에도속하지못하는듯한외로움을느꼈다고. 황작가는“파트리크쥐스킨트의책‘좀머씨이야기’에서좀머씨는이야기내내단한마디도하지않다가말미에‘제발나를좀그냥내버려두시오!’라고딱한번목소리를낸다.그한마디에가슴이울컥했다.숨쉬고싶고대화상대가필요했다”고고백했다. 그러던중2002년영화‘반지의제왕’을배경으로한첼시플라워쇼수상작을접하게되면서,이곳에가면‘대화’를할수있을것같다고직감하게된다.황지해작가는그로부터7년간유학비를마련해영국으로떠났다. 런던에도착해서는소통을위한영어공부를계속했다.그러나반복적인언어공부에쏟는시간이쌓여가면서문득‘이대로는안될것같다’는마음에도망치듯하이드파크를찾았다.공원에가만히앉아있는동안다람쥐와새가그에게다가왔다.옆에가까이와있는새를보며‘자기와의대면’에관해생각했다. 2011년첼시플라워쇼아티즌가든금상은그때탄생했다.황작가는자신이느끼던답답함에서출발해한국의‘해우소’를떠올렸다.‘마음을비우는곳’이라는뜻을가진한국전통화장실해우소를통해피상적인아름다움이아닌관념이면의본질에대해이야기할수있다고믿었다. ‘해우소:근심을털어버리는곳’은비움이곧환원이되는순환구조에서‘겸손’의태도를찾아내고,자연공간으로치환해낸작품이다.‘해우소정원’은실제로작가가어린시절한옥에살았던기억을바탕으로편집됐다. 황지해작가는주로자신의성장배경을바탕으로작품에대한영감을찾아냈다.해우소정원에심은더덕은과거에어머니가아침마다더덕껍질을벗기던모습과소리,향기에대한추억을담고있다.황작가는“제게더덕향기는곧어머니의손가락냄새다.이곳에더덕을심어어머니에대한애정을표현하고싶었다”고말했다.이어“집에있던작은텃밭을통해세상을배웠다.나의텃밭은어머니께서선물해주신거대한자연도감과같았다”고덧붙였다. 또한수상소식을알게되던당시상황도공유했다.BBC프리젠터가“KoreaWin!”이라고말한순간,작가개인이아닌‘한국의정서’가인정받았다는생각에소름이돋았다는것이황작가의말이다. 황작가는‘아,나이러려고왔구나.우리의정서,우리의히스토리,우리어머니의이야기.우리식물을통해서문화를전달하는것.소프트파워라는게다름아닌정원이구나.이렇게고상한리더십이있구나’라는생각이들었다고얘기했다.그렇게정원은그에게‘우리에게익숙한그것들이걸어나와서이야기를들려주는일’이됐다. 덕분에2012년첼시플라워쇼전체최고상수상및초대최고상수상기록을남긴‘고요한시간:DMZ금지된정원’을준비할때는오히려마음이편했다.정원을‘만든다’는개념자체가어색해졌다.정원의본질은‘자연의원시성’에있었으므로,그는그저전달자의역할을하면된다고믿었다. 황작가는한국을여전히폐허가된전쟁국가로인식하는타지의편견에충격을받아그이미지를탈피하고싶었다.한국에돌아온작가의눈에DMZ는한국의아픔과상처를녹색눈처럼뒤덮은우리생태의회복력과재생력을보여주고있었고,어쩌면원시적인이야기를가진이공간이지구에던지는평화의메시지가될수있겠다고느꼈다.그는그이야기를그대로옮기기로마음먹었다. 모든작업과정은마치장애물같았다.황작가는금전적문제,소통의문제,재료,날씨,체력등정말쉬운게하나없었다고토로했다.그럼에도그때마다등뒤의보이지않는태극기를그리며인내했다. 스스로‘나는플랜팅은모르지만,회화성은안다’고되뇌며디테일과서사성,시적인언어를추구했다.그는“낯선식물은곧낯선언어”라며“살아있음이가장아름답다.결국아름다움이승리한다.아름다움을아는나라가세계를리드한다”고강조했다. 또한식물의언어를듣기위해집중했다.황작가는새와식물사진을스크린에띄우며“제가어떤새를,식물을드로잉하거나디자인했나요?”라며미소지었다.그는생태를제압하거나지배하려고하지않아야한다고거듭역설했다. 이러한노력은끝내최고상최초수상이라는영광을불러왔다.자기작품을수많은관객이정독하듯감상하는모습을보며그들이보여주는문화적환경에감동하기도했다.이후해당작품철거시기에정원내나무에새가날아들면서법적인문제로철거작업이3일연기되는일이벌어졌는데,한편으로는영국이가진관점과지성을보며이것을배우기위해여기에왔다는느낌도받았다고말했다. 정원을통한인간의존엄성과자연과의관계성찰 황작가는2023년첼시플라워쇼에서지리산을모티브로한‘백만년전으로부터온편지’로다시한번금상을수상했다. 그는자신의일에대해“육체적으로정말많이힘들다.감정이입하는일도,디테일과거시적관점을함께생각하는일도어렵다”면서도,“가장진실에가까운,우주의원리에가까운일이다.그래서저는이일을계속한다.보이지않는공기에대해,태양에대해이렇게까지감사해본적이없다.지구에는버릴것이하나없다.그저자연으로부터멀어지려는인간의무지가모든문제를만든다.이제는우리가무언가갚아야할시기가아닌가”라고진심어린태도를보였다. 정원에있을때가장지성인이되는것같다는황지해작가는객석을향해“우리는만날수있는계절을만드는사람들이다.우리가이땅위에해야할일이분명히있는책임을가진사람이라는걸기억하셨으면좋겠다.부디이시간이여러분께‘나는존엄한사람이야’라는마음을드릴수있었기를바란다”는말로강연을마무리했다. 이날특강의제목‘모퉁이를비추이는태양’은우리나라대표원림인소쇄원에서가장먼저볕이든다는‘애양단’에서따왔다.지난해황작가가뉴욕맨해튼한국문화원에조성한미국내유일한한국전통정원의이름이기도하다.애양단(愛陽壇)은태양을사랑하는담장이라는의미이지만,그내면에는예외없이따뜻한햇살을내리는태양을생각하며인간은모두가존엄한존재라는메시지를담고있다.황지해작가는앞으로도한국의자생종과특산종등을활용해자신만의시선으로한국고유의정서를나타내는작품활동을펼칠예정이다. 한편이번특강을시작으로‘2025사철정원아카데미’정기강좌가3월부터11월까지매월둘째주금요일에진행될예정이다.개강강연은3월14일최종희배재대교수가‘정원이란무엇인가’의주제로진행되며,영국,이탈리아,한국의정원문화및현대정원의흐름을조망할예정이다.향후강의일정과프로그램에대한자세한내용은(사)서울문예마당을통해확인할수있다.
“수목원·식물원 교육, 보전·연구 연계 교육으로의 전환 필요”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이단순히식물과자연을감상하는수준을넘어,보전및연구기능과연계된체계적교육시스템으로발전해야한다는공감대가형성됐다. 국립수목원과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가주최·주관한‘수목원·식물원교육의미래와방향토론회’가지난24일프레스센터19층기자회견장에서개최됐다.이번행사는산림청,국립수목원,지자체관계자,교육전문가등약100여명이참석한가운데,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의현황을진단하고향후발전방향에대해심도있는논의를펼쳤다. 토론회는등록과기념촬영,이은실부회장의환영사,임영석국립수목원장,이용석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사업이사의축사로시작됐다.이어유희영국립수목원전시교육연구과임업연구사,전정일신구대학교식물원교수,손연아한국환경교육학회장이각각‘국내수목원교육의현황과방향탐색’,‘수목원·식물원교육의정체성과향후과제’,‘환경교육과지속가능발전교육에서바라보는수목원·식물원교육의방향’을주제로발제를진행,각자의전문분야에서교육현황및개선방안을제시했다. 유희영연구사는1970년대이전부터시작된수목원조성과그발전과정을소개하며,국민들에게친숙한수목원교육의역할과한계그리고향후보완해야할점을짚었다. 전정일교수는기존의해설중심교육에서벗어나식물보전,유전자원관리등수목원·식물원의고유기능에기반한전문교육프로그램의필요성을강조하며,기관별운영현황과교육프로그램의다양성부족문제를지적했다. 손연아회장은환경교육과지속가능발전교육관점에서수목원·식물원교육이미래세대의인식전환과사회적변혁에기여할수있는방안을모색해야한다고역설하며,학교및지역사회와의협력모델을제안했다. 토론시간에는배준규국립수목원전시교육연구과과장,강신구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본부장,김인호전국가환경교육센터장,김현정에코나우선임연구원,손승우EBSPD가참여해다양한시각에서의견을나눴다. 참석자들은기존의일방적교육방식에서벗어나,체험과해설을통해관람객의인식변화를유도하는‘참여형교육’의필요성과교육콘텐츠의차별화,공공및민간부문간협력체계마련의중요성을강조했다.특히학교교육과의연계,지역사회및공공기관과의협력그리고다양한연령층을아우르는평생교육모델마련이시급한과제로떠올랐다. 일부참석자들은‘수목원교육전문가’양성의필요성과교육의범위를재정의할필요성,더나아가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과연계한새로운교육모델구축에대한의견을제시하며,국내수목원·식물원교육의글로벌경쟁력을높일수있는방안을함께모색했다. 손승우PD는자연다큐멘터리제작경험을바탕으로,자연과식물에대한대중의인식을보다효과적으로전달할수있는미디어의역할을강조했다.그는스토리텔링과영상콘텐츠를활용해수목원·식물원의교육메시지를창의적이고감성적으로전달하는방안을제안하며,단순정보전달을넘어감동과공감을이끌어내는교육콘텐츠개발의중요성을역설했다. 김현정선임연구원은수목원·식물원현장에서교육운영에있어인력및예산부족등실질적어려움이존재함을언급하며,현재프로그램들이해설중심으로만운영되고있어전문인력양성과프로그램고도화가미흡하다는점을강조했다.그는전문교육인력을체계적으로양성하고현장의어려움을해소할수있는지원체계를마련할필요가있으며,다양한연령대와교육수요를반영한평생교육모델구축을통해교육효과를극대화할수있는방안을제시했다. 강신구본부장은현장관리및운영에서인력·예산부족문제와교육프로그램의단편화된운영현실을솔직하게언급했다.그는식물보전,유전자원관리등수목원·식물원의고유기능을기반으로한차별화된교육콘텐츠개발의필요성과공공-민간부문간협력체계를강화해지속가능한교육모델을구축해야한다고강조했다. 배준규과장은기존교육방식이일방적이고체험중심이부족하다는점을지적하며,관람객이단순히해설을듣는데그치지않고직접참여하고체험할수있는교육프로그램도입과현장실무와연계된‘참여형교육’모델의필요성을강조했다.또한공공및민간부문과의협력을통해교육콘텐츠의전문성과다양성을확보해야한다는의견을피력했다. 김인호전센터장은현재교육방식이과도하게일방적이며,변화하는사회와디지털환경에적응하지못하고있는문제를지적했다.이에스마트교육기술을적극활용하되인간적소통과참여를결합한새로운교육패러다임이필요하며,기후변화와생물다양성보존과같은글로벌이슈에대응하는교육프로그램개발을제안했다. 한편김주환협회장은“오늘논의된다양한의견들이앞으로수목원·식물원교육총회및향후정책수립에적극반영되어,우리나라의교육모델이세계적으로도모범이될수있도록노력해야한다”고말했다. 이번토론회는수목원·식물원교육의현황과한계를진단하고,미래교육의방향성을모색하는자리가됐다.참석자들은앞으로도지속적인논의와협력을통해국민들이자연과함께성장할수있는교육환경을조성해나가겠다는의지를피력했다.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 명칭 변경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가정원분야를포함한포괄적인사업추진과대외협력을강화하기위해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명칭을변경했다. 24일서울프레스센터19층기자회견장에서열린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정기총회및특강에서는산림청,국립수목원그리고협회관계자들이모여향후식물원·수목원·정원분야의발전방향과정책과제에대한심도있는논의를펼쳤다. 이날협회의정관및명칭변경안건은이번총회의핵심이슈중하나였다.기존‘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라는명칭이가지고있던한계를인식하고,공공성과전문성을강화하며민·관협력확대를도모하기위해‘한국수목원정원협회’로의변경이제안됐다. 참석자들은변화된명칭이협회의미래발전을위한전략적전환점이될것이라는공감대를형성했다.앞으로수목원·정원분야의전문성을확장하고공공기관및민간부문과의협력을강화하기위한전략적선택으로평가됐다. 이와관련K-정원분과위원회를신설해남도정원연구소,안스그린월드,세미원지방정원등정원관련신규기관회원유치와전시,박람회등을통한홍보활동에대해보고했다.민·관협력및교육콘텐츠개발,관련사업의지속적인확장을위해구체적인계획을마련중임을밝혔다. 김주환회장은“산림청행정조직과정합성을맞추고정원도시,국가정원등의수요증가에발맞춰가기위해명칭을변경하게됐다.국가정책과연계된수목원·정원발전은지역경제활성화및문화산업확산에기여하는중요한과제”라며,회원간협력과적극적인의견개진의필요성을강조했다. 임상섭산림청장은축사를통해“수목원은생물다양성보존과국민치유의핵심역할을담당하는시설로서,정부는지속적인지원과정책개선을통해이들시설의안정성과수익성을높여나갈것”이라는메시지를전달하며산림청의의지를명확히했다. 임영석원장은“수목원과식물원이자연기반교육의시작점으로서중요하며,모든생물의보전에핵심적인역할을한다”며수목원·식물원이지역경제와국가적이익을가져올수있는방안을모색하고협력할것을약속했다. 심상택이사장도“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협회란이름을통해같은방향성을갖게됐다”며수목원·정원문화·산업발전에대한공공성과대외협력을강화하겠다는의지를피력했다. 총회에서는분과별사업결과보고,재정감사,예산안심의등이이뤄졌다.사립수목원분과위원회는교육프로그램개발,자생식물관리,지역네트워크활성화에중점을두어앞으로의과제와개선방안을논의했다.국립수목원분과위원회는자생식물유전자원조사와생태복원사업의중요성을강조하며,정부정책과의연계강화필요성을제기했다. 세밀화분과위원회는식물일러스트,사진전및공공홍보자료제작활동에대한보고를진행했다.문화콘텐츠로서식물예술의역할과이를통해국민들에게생태보전의메시지를전달하는데중점을두고향후활동방향을제시했다. 총회이후이어진특강에서는▲이상필산림청서기관의‘2025수목원진흥계획’▲장계선국립수목원임업연구관의‘제11회세계식물원교육총회’▲양강산국립백두대간수목원주임의‘공·사립수목원정사영상제작지원’▲지용훈국립세종수목원팀장의‘수목원·식물원·정원스탬프투어지원사업설명’▲송명준협회이사(K정원분과위원장)의‘APGA를통해본우리나라공공정원의비전과방향’등국내외수목원·정원교육과사업지원,공공정원발전비전등이순차적으로발표됐다. 이상필서기관은향후5년간수목원진흥의기본방향과주요전략을소개하며,자생식물유전자원조사,ESG경영반영,스마트수목원조성등핵심과제를강조했다.정부와협회의긴밀한협력을통해현장의목소리가정책에반영될수있도록할계획임을밝혔다. 장계선연구관은오는6월코엑스에서개최될제11회세계식물원교육총회의준비상황과기대효과를설명했다.약40개국90개기관,총400여명이등록될예정이며,“변화를위한교육과글로벌도전과제해결”을주제로다양한동시세션과워크숍이진행되어국제적교류의장이마련될것이라고전했다. 양강산주임은드론과GIS장비를활용한고해상도정사영상촬영사업을소개했다.이사업은각수목원의현황및식재상태를정확하게파악하여관리효율성을높이고,향후리모델링및교육자료로활용할수있도록지원하는것이주요목표이다. 지용훈팀장은스탬프투어를통한국민체험프로그램활성화계획을발표했다.전국44개기관이참여한지난운영성과를바탕으로,올해는교육콘텐츠확충및현장방문활성화를위해스탬프투어물품지원,인증현판제공등다양한지원방안을마련할예정임을밝혔다. 송명준이사는APGA(미국공공정원협회)와의협력사례를통해,우리나라공공정원의발전방향과비전을제시했다.협회는국내수목원·정원분야의전문성강화와민간및공공부문의협력확대를통해,지속가능한공공정원모델을구축하는데앞장설계획이라고강조했다.
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 창립총회, 지속가능 조경 발전 위한 새 출발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호남지역의조경과환경발전을견인할연합회가공식출범했다. 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이하호남조경연합)는지난21일광주JS웨딩컨벤션에서창립총회를개최했다.이행사는호남지역의환경과조경산업발전을위해여러관련단체가한데모여공식적으로연합회를출범시키는자리였다.이자리에는전진숙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북구을),이정선광주광역시교육감을비롯해다수의지역정치인,조경전문가,교육자등약200여명이참석했다. 호남조경연합은기후변화와빠른도시화가진행되는현시점에서,지역사회의환경을개선하고조경의공공적가치를높이기위해출범했다.초기회의에서는소통과협력의필요성에대한공감대를형성했으며,이를바탕으로조직구성과추진계획을확정했다. 주요목표는조경산업의발전을통한도시환경의개선,전문가간교류의확대,정책제안을포함한다.이를위해조경정책연구및개발,생태복원기술연구,정원·녹지·조경포럼개최,박람회유치,장학사업등다양한활동을계획중이다. 또한환경보존과조경발전을위한교육프로그램을개발해전문가뿐만아니라일반시민들도환경과조경의중요성을이해할수있도록할예정이다.이를통해지역사회발전에실질적으로기여하고,아름다운도시와자연을조성하는데앞장설계획이다. 호남조경연합은▲한국조경학회호남지회▲임우회(광주)▲임우회(전남)▲광주생명의숲▲한국조경수협회광주·전남서부지회▲호남조경협회▲전문건설협회광주광역시회조경식재·시설물업종분과▲한국나무의사협회호남지회▲전남ICT/SW기업협회등9개단체모임으로구성됐다. 김경섭호남조경협회회장이상임연합회장을맡고,김길수광주생명의숲대표가공동연합회장을맡았다.연합부회장에는김선채공간조경대표를,고문으로임희진전광주광역시건설본부장과김농오목포대학교조경학과명예교수를위촉했다. 감사는곽원실박용석법무사사무소대표와김경수화수조경대표가맡고,사무국은이근형옥담대표(사무국장),박종주삼강조경대표,한기정남해종합개발차장,노종민노엘이사,이보라이룸이엔씨실장이운영위원을맡아운영할예정이다. 이외김도균순천대학교조경학과교수등6인,김기중전남일보총괄본부장등3인,김성현광주생명의숲공동대표등2인이각각학술,정책,기술자문위원을맡았으며,소통,기술,재정,대외협력,정원분과등11개위원회와특별자문기관(전라남도산림연구원)으로조직이구성됐다. 김경섭회장은환영사를통해“조경이단순한공간조성을넘어지역사회의정체성과주민들의삶의질을향상시키는데실질적인기여를할것”이라며,환경과조경의역할이갈수록중요해지는현시점에서의단체의역할을강조했다. 전진숙국회의원은축사에서“녹지보호와조경산업이미래세대를위한환경파괴방지에핵심적인역할을할것”이라며,관련정책지원을약속했다. 이정선광주광역시교육감은교육기관내에서의녹지공간확장과관리강화의필요성을언급하며,“학교마다녹지조성을통해학생들의정서발달에긍정적인영향을미칠수있도록조경단체와협력할계획”이라고전했다. 강기정광주광역시장과민형배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광산구을)은영상메시지를통해호남조경연합과의협력을다짐했다. 강기정시장은“광주는도시공원조성과녹지확장계획을통해시민의삶의질을높이고있으며,이러한계획이성공적으로수행될수있도록지역조경단체와의협력을기대한다”고강조했다.기후행동의원모임일원인민형배의원은“기후위기가녹지관리에어려움을주고있는상황에서지속가능한녹지조성과조경산업발전에연합회가앞장서줄것으로기대한다”며“녹색도시와지속가능한환경을만들어가자”고당부했다. 한편총회에앞서진행된특강시간에는▲김도균순천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유럽의조경식재동향’▲하재호전서울시부이사관이‘서울의공원녹지정책방향고찰’▲이재원안전일터관리원대표가‘중대재해예방통합관리의중요성’에대해소개했다. 김도균교수는유럽의정원및축제디자인사례를중심으로,자연친화적이면서도미적가치를높이는조경트렌드를소개했다.김교수는컨테이너재배와자생식물활용,생태계보전등환경변화와기후적응을고려한다양한식재및관리기법을설명하며,최소한의인간개입으로자연미를극대화하는미니멀리즘디자인과기능성및유지관리측면에서의혁신적접근방법을강조했다. 하재호전부이사관은서울시의녹지및공공복지관련조직발전과함께도시재생,하천및산등자연자원의보존과활용정책변화를짚어보았다.민선이후확충된조직구조와남산,한강종합개발,도시광장및도심캠핑장등의정책사례를통해,서울이시민복지와환경개선을동시에추구하고있음을보여줬다.강연은역사적배경과현재추진중인다양한정책사업들이서울의도시경쟁력강화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에대한심도있는논의로이어졌다. 이재원대표는중대재해처벌법을중심으로사업장에서의안전관리체계구축과법령이행의중요성을역설했다.그는재해발생시경영책임자뿐아니라관계종사자들까지형법상처벌대상이될수있음을경고하며,예방차원의체계적안전관리의필요성을강조했다.특히중소사업장도쉽게활용할수있는전문관리프로그램개발사례와산업안전보건법등관련법령준수를통한무혐의판결가능성을소개하며,기업들이보다적극적으로안전관리에나서야함을역설했다.
[기고] 농촌체류형 쉼터, 나는 별서(別墅)다
1.지방소멸,농촌소멸위기의해법 산업화이후,일자리를찾아농촌에서도시로,지방에서수도권으로이동하는인구집중현상이발생했다.노무현정부는지방소멸위기해결을위한인구분산정책으로2003년6월,‘국가균형발전을위한공공기관지방이전’계획을발표하고,공공기관지방이전과혁신도시건설을시작했다.혁신도시의계획인구는약2만~5만명으로계획되었으며,1단계(2007~2014,이전공공기관정착단계),2단계(2015~2020,산·학·연정착단계),3단계(2021~2030,혁신확산단계)로진행되었다. 2005년6월이전대상공공기관확정,2005년8월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전담조직설치,2005년12월10개혁신도시입지선정완료,2007년4월10개혁신도시지구지정,2007년5월혁신도시개발계획수립,2007년9월혁신도시기반조성착공,2012년공공기관지방이전개시,2019년12월공공기관지방이전완료등을진행하여2025년현재,10개광역권에혁신도시가건립되었다(innocity.molit.go.kr). 한국은경제·일자리·인구등의‘수도권집중도’1위국가다.한국·일본·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등7개국이가입한‘30-50클럽’(1인당국민소득이3만달러·인구5000만명이상국가)에서한국의수도권집중화현상은유독두드러지는것으로나타났다.전국민의50.9%,일자리의58.5%역시수도권에몰려있다.이에반해미국은일자리4.9%,인구는4.7%로수도권집중도는한국의10%미만이다(김시덕,중앙일보,2024.10). 2030년혁신도시3단계가완료되면혁신도시당계획인구는최소5100명(제주서귀포)~최대5만명(광주,전남)으로혁신도시의총계획인구는최대27만3583명이다.이는2025년인구통계5168만4564명기준0.53%정도다(kosis.kr).지방및농촌소멸위기의해결과국가의균형발전을위해서는인구분산정책이모범답안이다.그러나혁신도시와같은단일사업만으로일자리의58.5%,전국민의50.7%가수도권에집중해있는인구집중문제를해결하기란불가능하다.정부주도의정주(定住)인구분산정책에서,시민의자발적참여를유도하는체류형생활인구분산정책으로인식대전환이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2025년1월24일부터농촌생활인구확산으로농촌소멸에적극대응하기위해농지(農地)에임시숙소로활용할수있는‘농촌체류형쉼터’를도입했다.이를위해내건슬로건이‘4도(都)3촌(村)’이다.주7일중4일은도시에서,3일은농촌에서생활한다는개념이다.계획대로추진된다면일상의57%는도시에서정주(定住)하고,43%는농촌에서체류하는생활인구분산효과를기대할수있다. 2.농촌체류형쉼터 ‘농촌체류형쉼터’란,농업인이아닌개인이주말등을이용하여취미생활이나여가활동으로농작물을경작하거나다년생식물을재배하는‘주말·체험영농’활동을위한임시숙소를말한다.농촌체류형쉼터의규모는33㎡까지가능하며,부속시설로데크,주차장,정화조설치가가능하다.그러나핵심은이러한가설건축물면적과부속시설을합한면적의두배이상농지를확보하여농작물을경작하거나다년생식물을재배하는영농활동을해야한다는것이다. 농촌체류형쉼터이전에는농막(農幕)이있었다.‘농막’이란,농작업에필요한농자재보관,수확농산물간이처리또는농작업중일시휴식을위하여설치하는임시창고로서원두막이진화한형태이다.초기에는비닐하우스에차광막(遮光幕)을덮는형태가주류였으나최근도시민의여가문화가발달하면서이동식컨테이너를개조하여농막으로이용하고있다.더나아가생활의편리성을추구하는도시민의수요와이동식주택시장의공급에따라방,화장실,거실등각종편의시설을갖춘이동식주택이소비자에게농막으로보급되었다.이로인해현행법상숙박이금지된농막에서사실상숙박행위가이루어지는문제점이드러났다.따라서불법농막을양성화하는제도개선의필요성과소비자요구에맞춘실행계획이수립되었다. 농막이전에는원두막(園頭幕)이있었다.‘원두막’이란,오이,참외,수박,호박따위를심은밭을지키기위하여밭머리에지은막(幕)이다.사각정자형태로자연스러운원목을기둥삼고,볏짚또는나무판자로지붕을덮어비와햇빛을차단해줌으로써농작물임시보관이나작업자의휴식공간기능을한다. 원두막을생각하면연상되는행위가있다.바로서리다.‘서리’는군것질을위한먹거리가많지않던시절에아이들이과수원에몰래들어가서주인몰래참외나수박등을장난스럽게훔쳐먹는행위를말한다.이때원두막에서졸고있던과수원주인이부스럭거리는소리에깨어나서‘이놈들잡아라’소리치며쫓아가는풍경,그리고품에몇개의과일을품에안고도망가는아이들모습이연상된다.이렇듯원두막,과수원,과일,주인,동네꼬마녀석들이어울려배경,소품,등장인물이되면서한편의연극,또는한컷의사진속장면으로연출되어유년시설의기억저편에자리한다.그리고일정한시간이흐른뒤,세대를달리하여추억으로자리잡는다.그리고성인이된동네꼬마녀석들은다시그장소를찾는다. 중요한문제의해결을위해서는다양한방법이모색되어야한다.지방소멸위기해결을위해진행한‘혁신도시사업’은정부주도의행정중심복합도시사업과연계되어정주(定住)인구유입을위한도시계획사업으로추진되었다.정부주도정책은티베트종교및민족지도자의환생을검증하듯단계적확인과정이필요하다.반면,‘농촌체류형쉼터’사업은농촌소멸위기해결을위해민간주도의생활·문화환경개선사업으로농촌으로생활인구유입을목적으로한다.민간이적극참여할수있는정책은불사조의빠른성장,운반,치유력같은세부적인실행계획및프로그램이필요하다. 새롭게추진되고있는‘농촌체류형쉼터사업’은건축물의규모,부속시설,농지면적등기본적인틀은갖추었으나,세부실행프로그램이필요하다.검증된정체성과추동력,시민의능동적참여를이끌수있는프로그램등을갖춘대안을모색하던중한국정원문화‘별서(別墅)’를주목하게되었다. 3.별서논담(別墅論談) 조선시대에는별서(別墅)가있었다.‘별서’의한자를직역(直譯)하면,따로떨어지다_별(別),농막_서(墅)로서‘따로떨어져있는농막’을의미하며,의역(意譯)하면‘선비들이세속을떠나자연에귀의하여은거생활을하기위한곳으로,본가(本家)에서떨어진산수가빼어난장소에서지어진별저(別邸)’를말한다.별서는단순히건축물을지칭하는것이아닌,정원(庭苑)그리고주변자연경관을포함한다.대표적인별서로는담양소쇄원,보길도부용동정원,강진백운동원림을들수있다. 별서의주요건축물로는정(亭),누(樓),각(閣),대(臺),사(榭),당(堂),헌(軒)등이있다.채소를심은곳을포(圃)라하고,과실수를심은곳을원(園)이라하고,새와짐승을기르는곳을유(囿)라고한다.또담장이있는것을원(園)이라하고,담장이없는것을유(囿)라고도했다.조선시대에는정원(庭園)이라는용어와더불어정원(庭苑),원유(園囿),원림(園林)등의용어도많이사용하였는데,이는담장안의정원뿐아니라,담장밖의자연경관까지확대하여정원으로생각한것을잘보여준다.정원을가꾸는사람은‘동산바치’라불렸다. 소쇄원(瀟灑園)의조영자인양산보(1503~1557)는당쟁으로스승조광조가사사(賜死)되자관직을그만두고고향인전라남도담양으로내려와소쇄원을짓고은거하며문인들과교류하였다.소쇄(瀟灑)의의미는‘깨끗하고시원함’을의미하며,양산보는이별서의주인이라는의미로자신을‘소쇄옹’(瀟灑翁)이라하였다.주요건축물로는광풍각,제월당,대봉대,고암정사등이있다.광풍(光風)과제월(霽月)은북송의시인이쓴글에서인용되었는데,주돈이(周敦頤)의인품이심히고명하며마음결이시원하고깨끗함이마치‘맑은날의바람(光風)과비갠뒤의달(霽月)과같다’라는글에서인용되었다.제월당은주인이거처하며조용히독서하던곳이었다.광풍각은사랑방역할을하는공간으로문인들과교류하며차를마시며,학문을논하고,계류를흐르는청량한물소리를들으며정원을감상하던장소다. ‘소쇄원48영’은1548년에김인후가지은오언절구시(詩)다.20자의한자로구성되어소쇄원의내원(內苑)을표현한다.그중제2영(詠)‘침계문방(枕溪文房)’은광풍각을소재로한것으로‘머리맡에서개울물소리를들을수있는선비의방’이라는뜻이다. 부용동정원(芙蓉洞庭苑)의조영자인윤선도(1587~1671)는조선시대문인이다.병자호란때삼전도에서인조가청나라에항복하자조상으로부터물려받은유산으로보길도에별서를짓고생활하며‘어부사시사’등문학작품을남겼다.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는1651년윤선도(尹善道)가자신을어부에비견하여보길도(甫吉島)를배경으로지은40수의단가(短歌)로,‘고산유고(孤山遺稿)’에실려전한다. 정원은크게세구역으로구성되어있는데,거처하는살림집이있는낙서재(樂書齋)주변,휴식과독서를위해건너편산허리의바위위에집을마련한동천석실(洞天石室)주변,그리고동리입구의세연정(洗然亭)주변이다.낙서재는서실(書室)을갖춘살림집으로북향하고있으며,옆으로낭음계(朗吟溪)라는작은시내가흐르고,낭음계의양편에곡수당(曲水堂)과무민당(無憫堂)의두건물을지었다.이두건물의곁에는넓고네모진연못이있다. 동천석실(洞天石室)은중국도교(道敎)에서‘신선이산다는곳’이란의미인‘동천복지(洞天福地)’를따라서이름지어진곳으로이지역에서가장높은곳이다.세연정부근은이정원에서가장공들여꾸민곳으로,해변에바로인접한동구(洞口)에인공으로물길을조성하면서연못들을만들고정자와대(臺)를지어경관을즐기도록하였다.연못은곡지(曲池)와방지(方池)로구성되는데동구를흐르는내를돌로된보로막아만든곡지에는큰바위들을점점이노출했으며,방지에는한쪽에네모난섬을만들고그섬에소나무한그루를심어놓았다.방지의동쪽물가에는돌로된네모진단두개를나란히꾸며놓았는데,이곳은무희가춤을추고악사가풍악을울리던자리다(encykorea.aks.ac.kr). 백운동원림(白雲洞園林)은처사이담로(1627~1701)가조성한별서이다.‘처사’란벼슬을하지않고초야(草野)에묻혀사는선비를말한다.백운동원림은후손들에의해계승되었고,특히백운첩에는다산정약용의‘백운동12경’시(詩)와초의선사가그린‘백운동도(白雲洞圖)’가있어당시의모습을짐작할수있다.또한월출산을배경으로원림을조영한문헌자료가다수확인되고,유상곡수(流觴曲水)시설도입과수목식재등경관처리기법이우수하며,백운동12경의구성요소가잘남아있다.예로부터많은선비와문인들이원림의경관을예찬한옛시문과그림들이현재까지잘남아있어조경사적가치가탁월하며,이담로의6대손인이시헌이정약용,초의선사와교류하며차를만들고즐긴기록등이남아있어국내차문화의산실로서가치를더하고있다.정약용은백운동원림에반해초의선사에게그림을그리게하고옥판봉·산다경(山茶徑)·백매오(百梅塢)등아름다운경치12개를칭송하는시를지었다.다산과초의선사가남긴작품은‘백운첩’에전하며,이시헌은선대문집·행록·필묵을엮은‘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을만들었다. 우리나라3대별서의사례를살펴서이용자의행태를분석한결과,집짓고,정원가꾸고,농사짓고,밥짓고,글읽고,시쓰고,그림그리고,노래부르고,춤추고,술마시고,음악듣고,차마시는등의유유자적한생활을확인할수있었다. 4.농촌체류형쉼터,‘별서_1621’ ‘별서(別墅)’는16세기이후,선비,처사,문인들이자발적으로귀향(歸鄕)하여자연과더불어문학(文),역사(史),철학(哲)을논하면서시(詩),서(書),화(畵)를짓고음주(飮酒)·가무(歌舞)와다도(茶道)를즐겼던공간이다.이후,후손들에의해대를이어유지,보완되며수백년을지나21세기현재에이르고있다. 1970년대이후산업화과정중1차산업(농·산·어촌생산물)중심에서2차산업(제조업)중심으로변화되는과정에농촌인구가대거일자리를찾아도시및수도권으로이동했다.또한도시에집중된사람들을대상으로3차산업(서비스업)이발달하면서인구의수도권및도시의집중현상은더욱고착화되었다.이로인해주택,환경,교육,교통문제등이심화되어혁신적인인구분산정책도입이요구되었다.주된원인이된일자리의분산정책이선행되지않고는인구분산정책의효과를기대할수없다는결론에도달하자정부는‘공공기관지방이전’과‘혁신도시’조성이라는극단적인처방을내놓는다.그러나수십년간안정화된수도권기반시설의편리성으로인해,일시적으로지방에머물다가주중또는근무하는동안만머물러있고,주말또는이직기회가되면도시나수도권으로직장을옮기려는현상이반복되어실효를거두지못하는실정이다. 문제해결의핵심은‘제도’나‘정책’에있지않다.시민의‘자발성’에있다.4차산업(지식산업)발달,자동차보급,도로및대중교통의확충으로농촌,산촌,어촌을향해떠나는5차산업(레저·휴양문화)이발달하면서,원산지에서1차생산,2차제조,3차판매및서비스가융·복합되어이루어지는6차산업이발달하고있다.이로써자발적생활공간이동이라는인구분산정책의효과를기대할만한경제,사회,문화적환경이조성되었다.정교한제도,정책,프로그램이수반되어야한다.성별,연령대,직업군,구성원,주거형태,교통수단등을고려하여자발적참여가가능한정주(定住),생활(生活),문화(文化)환경을조성해야한다. ‘별서’는16세기당시이미6차산업거점이었다.농(農)·림(林)·수산물(水産物)을생산,수확,가공하여,전국에서찾아오는시인(詩人)묵객(墨客)들에게5차산업서비스를제공했던현대판6차산업의중심공간이었다.21세기‘농촌체류형쉼터’가추구해야할방향이다.주인이머무는공간,손님맞이공간,생산,가공,휴양시설등을갖춘커뮤니티공간을조성해야한다.이웃과함께생활하며문화를공유하는자연속의정원(庭苑)이자문화경관(文化景觀)으로자리잡아야한다. ‘별서_1621’은농촌체류형쉼터의본캐(本character)다.16세기한국정원문화의21세기‘환생(還生)’이자‘부활(復活)’이다.‘별서_1622’,‘별서_1623’,‘별서_1624’,‘별서_1625’…한국정원문화‘별서(別墅)’의미래다. 박경복/가든프로젝트대표
‘보이지 않는 조경’ 젊은 조경가 원종호의 ‘보이는 인사이트’
[환경과조경김하현기자]제7회젊은조경가원종호의조경에대한철학과이야기를들어보는토크쇼가열렸다. 지난19일월간환경과조경은서울서초구그룹한빌딩2층환경과조경에서‘제7회젊은조경가상’수상자원종호JWL소장을초청해‘보이지않는조경’을주제로강연및토크쇼를개최했다. 젊은조경가상은한국조경의내일을설계하는젊은조경가를발굴하고그들의작품과생각을널리알리고자월간환경과조경이2018년부터제정·운영하고있다.환경과조경은지난해12월시상식을진행한후월간환경과조경2025년1월호에‘조경가원종호특집’으로그의이야기를실었다.그뒷이야기를들어보는자리로이날토크쇼가마련됐다. 원종호JWL소장은서울대학교에서조경을공부하고knL환경디자인스튜디오와현대건설에서다양한조경프로젝트를수행하며설계와실무를경험했다.2017년부터는JWL에서활동하며완성도높은여러공간을만들고있다.최근작으로는성수현대테라스타워공개공지와제부도근린공원설계공모당선작이있다. 원종호는‘보이지않는조경’,즉주변환경과자연스럽게어우러지는조경을지향하며다수의프로젝트를성공적으로수행해왔다.‘원래그자리에있었던것같은’섬세한디자인철학을추구하며조경계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했다. 토크쇼는1부와2부로나뉘어진행됐으며누구나자유롭게시청할수있도록유튜브로온라인생중계됐다. 행사는사회를맡은남기준환경과조경편집장의인사말로막을열었다.남편집장은본격적인시작에앞서올해1월호특집속원종호의에세이한구절을읽었다.“내가추구하는조경은심심하다는평을많이듣는다.다른조경가의작업에비해명확하게드러나는조형이나개념이없다고도한다.역설적이지만이러한설계의비가시성은내가가고있는,가고자하는조경설계의방향이다.이를달리표현하면,‘보이지않는조경,하지않은듯한조경,원래있던듯한조경’등의어휘로말할수있다”는문장으로이번토크쇼제목에관해설명을보탰다. 다음으로박명권환경과조경발행인의인사말이이어졌다.박명권발행인은현장과온라인청중에감사를표하며“지금까지선정된아홉분의수상자모두조경계에새로운비전을제시하고계속해서활약하고있다,젊은조경가상을통해한국조경의위상을세계에알리는데기여할수있기를바란다”고말했다.또“오늘토크쇼를통해젊은조경가원종호의발자취와작품세계를들여다보고앞으로더욱큰활약을기대하겠다”며순서를마쳤다. 1부는원종호소장의강연으로채워졌다.약40분가량그가추구하는방향의작업을위해어떠한노력을해왔는지들을수있었다.원소장은JWL의작업내용을기반으로다섯가지지향점을풀이했다.주요키워드는▲직관적이고단순한개념과배치▲사소한생각과조형의가능성▲크래프트디테일▲관습과타성에저항하기▲팀워크와협업의힘이었다.그는닫는말로“‘우리가하는조경이결국무엇인가?’를생각했을때‘도시의공공성확대에기여’,‘생태적으로건강한도시에의기여’,‘부동산의가치상승’이라는세가지측면으로조경프로젝트가귀결된다,제가하는일은이러한목표를위한수단이라고할수있다”고밝혔다. 2부에는‘원종호에게물어봐’라는제목이붙었다.진행측은토크쇼를문답형식으로전개하기위해SNS를통한사전질문을받았다.시청자또한채팅창을통해실시간으로궁금한점을묻고,이중질문이선정된5명에게는‘월간환경과조경2025년1월호’와‘한국조경50년을읽는열다섯가지시선’을선물하는이벤트도준비했다. 꾸려진질문들을남기준편집장과김모아기자가묻고원종호소장이답했다.주로원종호조경가의작업방식과일을하는동력에대한물음이많았다.조경가로서‘가장도움이된것’,‘가장뿌듯했던경험’,‘가장먼저고려하는점’등에대한대답으로‘질투’,‘내가만든공간이세상에태어났을때’,‘사람’이라고말했다.“좋은공간을만들기위해이것까지해봤다면?”라는질문에는“감리가중요하다고생각해서디자인감리계약을위해노력한다.그리고나무를키운다.생각하는나무의모양을나중에공간에적용해보기위해30그루정도의나무를키우고있다”고고백했다. 원소장은조경을꿈꾸는학생들에게들려주고싶은얘기로“조경은천재가하는분야가아니다.뻔한말이지만기본적으로좋아하는마음과열정이있다면노력하면다할수있다.이일을해서즐겁다면재능여부를판단하며움츠러들지않았으면좋겠다”며위로를전하기도했다.기후변화에관한질문에는“정말피부로느끼는일이다.식물학에서배웠던개화시기등이하나도안맞는다.기존에우리가갖고있던지식이쓸모없어지는시기가올수도있다”며“교과서가바뀌어야하지않을까하는생각도든다.기후문제는상당히중요하다”고강조했다. 끝으로“제가이자리에서여러분께말씀드리는것이상당히부끄럽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렇게좋은상과기회를주신점너무나도감사하게생각한다.앞으로도더열심히하라는의미로해석하겠다”며“제가가진제캐릭터와성격에맞춰서앞으로설계를하는분들과설계를할학생들한테나아갈길을보여주는사람이되고싶다.여러캐릭터의사람이많을수록사회가건강해질테니저는저만의캐릭터로제갈길을잘가보겠다.감사하다”고인사했다.
유연송 조경수협회장 취임, “조경수 산업 현대화 추진”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한국조경수협회가조경수산업의현대화와디지털기술도입,지속가능한재배방안개발등을추진한다. 한국조경수협회는19일대전계룡스파텔에서제59차정기총회및회장이취임식을개최했다.이번총회는전국16개지회대의원및관계자200여명이참석한가운데진행됐으며,조경수산업발전과도시녹화를위한다양한논의가이뤄졌다. 이날행사에서는제33대윤수근회장이이임하고,제34대유연송회장이공식취임했다.윤수근전임회장은“조경수산업의지속적인성장과협회의발전을위해헌신했던지난2년간의시간이뜻깊었다”며,“새롭게출범하는34대집행부가협회를더욱발전시켜주길바란다”고이임사를전했다. 한국조경수협회의새로운장을여는이번이취임식에서유연송신임회장은조경수산업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한실천과제를제시했다.유회장은우선산업의현대화를추진하며디지털기술을적극적으로도입하겠다고밝혔다.이는정보기술의활용을통해조경수관리및유통과정의효율성을높이고,더넓은시장에접근할수있는기회를마련하기위함이다. 또한유회장은환경변화에적응하는조경수의지속가능한재배방안개발에힘쓸것을강조했다.기후변화에따른영향을최소화하고,생태계보호를위해국내외전문가들과의협력을모색할계획이다.이와함께협회회원들의역량강화를위한교육프로그램을확대하고,신기술교육을정기적으로실시해산업전반의전문성을높이는데집중할예정이다. 유회장은“조경수산업이직면한도전을기회로전환하고,모든회원이혜택을받을수있는산업생태계를만들기위해노력할것”이라며,“협회의모든자원을동원해회원들의성장과함께산업발전을이끌어갈것”이라고포부를밝혔다. 이날행사에는이미라산림청차장을비롯해최무열한국임업진흥원장,박정희한국임업인총연합회회장,옥승엽대한전문건설협회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회장,이경구개군농협조합장등관계기관인사들이참석해축사를했다. 이미라산림청차장은“조경수산업이기후변화대응과도시녹화에서중요한역할을한다”며,“산림청에서도조경수산업발전을위한정책적지원을아끼지않겠다”고말했다. 이날행사에서는우수지회및모범농장에대한표창수여도진행됐다.모범농장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은강정수녹지원대표와안신아남농원대표가수상했으며,산림청장상은이진효맹춘농원대표와최윤주삼미조경의대표가수상했다.송인자협회전북동부지회장(호성조경대표)은협회장표창을받았고,우수지회표창에서는광주·전남서부지회가최우수상,경기지회가우수상,충남서부지회가장려상을수상했다. 또한협회는대학생및고등학생8명에게총1150만원의장학금을전달했다. 이취임식에서는협회기전달식이진행되며,새로운집행부의출범을공식화하고조경수가격고시제도정비,조경수컨테이너재배활성화,국비지원사업확대등의정책추진계획등이논의됐다. 마지막으로협회운영기금으로유연송회장이500만원을기탁했으며,김규열·이강백고문도각각100만원을기부하며협회발전을위한기여를이어갔다.
서울 초록길, 2000㎞ 달성 코앞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서울전역을연결하는‘서울초록길프로젝트’가총연장2000㎞달성을눈앞에두고있다. 서울시는숲길부터하천변,가로정원에이르기까지단절된녹지를연결하고새로운녹지를지속적으로확장하는‘서울초록길프로젝트’를통해올해초록길총연장이2,000㎞를넘어설것이라고13일밝혔다. 2022년에시작된이프로젝트는서울의녹지소외지역을해결하기위해서울전역의숲,공원,정원,녹지를선형길로연결하여5분거리내에초록을만날수있도록설계됐다.이는도심생태회복에기여함은물론,도시미관개선과보행자편의를증진시키는등다방면에서의효과를목표로하고있다. 지난해동작구국사봉과상도공원을연결하는단절된녹지축연결사업을비롯해총12개유형의사업을통해71.21㎞의녹지가추가로연결됐다.이중에는북한산체험형숲속쉼터조성사업같은여가공간확대프로젝트도포함되어,강북구수유동북한산자락에3㎞,5만㎡규모의체험형쉼터가조성됐다. 하천생태복원및녹화사업을통해강동구고덕천의제방사면을건강한생태계로복원하고,영등포구여의대방로에는정원형띠녹지를조성해가로수의생육환경을개선했다.또한왕십리역대합실유휴공간에는지하숲길인‘서울아래숲길’이조성되어지하철이용객들에게쾌적한환경을제공하고있다. 올해에는총165개사업을통해추가로75.58㎞의녹지를조성할계획이며,이미조성된1777㎞의초록길과함께도시전체를정원과생태로연결하는꿈을계속해서추진할예정이다. 이수연서울시정원도시국장은“서울초록길프로젝트는단순한정원조성을넘어도시전체를정원과생태네트워크로연결함으로써,기후위기와생물다양성증진은물론,미세먼지저감과도시열섬현상등기후변화대응에도기여할것으로기대하고있다”며,“2000㎞달성후에도초록길개념을모든민·관사업에반영되게하여정원이일상이되고,일상이정원이되는정원도시서울이될수있도록꾸준히정원을조성해나가겠다”고말했다.
[락앤피플] 배정한 한국조경학회장, “한국 조경의 새로운 50년을 설계합니다”
[환경과조경이형주기자]“공원은단순히나무와풀을심어놓은휴식공간이아닙니다.공원은도시의폐와같으며,사람들에게쉼터를제공하는동시에환경을정화하고생태계를회복시키는중요한공간입니다…공원이잘설계되면단순한녹지공간을넘어도시민의정신적,사회적건강을증진시키는매개체가됩니다.”_JTBC‘차이나는클라스-위대한질문’제1회(2023년11월18일) 배정한한국조경학회신임회장(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의이말은공원이단순한휴식처의역할을넘어서는깊은가치를지니고있음을잘보여준다.공원은조경의실질적인결과물이자자연과인간이교감하는플랫폼으로,단순히미적즐거움을제공하는것을넘어사회적,환경적역할을담당하고있다.이를통해공원은현대도시에서환경적균형을유지하고,공동체의연결을강화하며,시민들의삶에큰영향을미치는중요한존재로자리잡고있음을알수있다. 조경학이한국에서학문적분야로자리잡은지도어느덧50년이넘었다.배정한회장은조경학을단순히환경을꾸미는기술적영역으로보는것을넘어,환경문제를해결하고사회적가치를창출하는중요한학문으로정의했다.조경학은1970년대본격적으로학문적틀을갖추기시작했으며,도시화와환경문제해결이라는시대적요구에따라빠르게성장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조경학의학문적정체성과전문직으로서의위상은여전히도전과제에직면해있다.이에지난1월1일제27대한국조경학회회장으로취임한배정한교수는한국조경의다음50년을설계하기위해학문의내실을강화하고전문성을확립하는것을임기내주요목표로삼았다.그는도시,경관,환경,문화등다양한분야를아우르는조경학의새로운좌표를마련하고,학문적·교육적기반을강화하며체계적인아카이브프로젝트를추진하겠다는계획이다. 배회장은학회의핵심사업으로조경교육혁신,조경지식과이론의소통강화,한국조경아카이브프로젝트를제시했다.그는“지난50년간한국조경이외형적으로는성장했지만,이제는내실을다지고전문성을확립해야할시점”이라고강조했다. 배회장은조경학의학문적정체성을강화하고전문직으로서의위상을확립하기위해전국대학의조경교육현황을조사하고해외사례를분석하며교육체계를재정비할예정이다.그는“조경교육의방향성과학문적체계정립을최우선과제로삼겠다”며,최소한의공통교육기준확립이시급하다고밝혔다. 현재조경학과마다교육내용과교과구성이상이한현실을지적하며,“인증받은대학에서교육받고실무경력을쌓은사람이자격시험을통해조경사로등록될수있는체계를마련해야한다”고강조했다.기존의조경기사와기술사중심의자격체계가설계중심의조경실무를충분히반영하지못하고있다는점도문제로지적했다. 이에따라학회는조경교육인증제와조경사자격제도를학계와업계의협력을바탕으로추진할계획이다.이를위한기초작업은가칭‘조경교육혁신위원회’와‘설계교육네트워크’를통해진행된다.그는“조경교육인증제와자격제도는상호연계되어야하며,이를통해조경분야의학문성과실무역량이조화를이룰수있을것”이라고말했다. 배회장은학술연구활성화를위해매월온·오프라인학술세미나,북토크,이론워크숍등을개최하며,주요의제로는기후변화,회복탄력성,인류세와비인간,공간정의,공원혁신,국토경관,도시경관재생,공원도시,정원도시등이포함된다고밝혔다. 특히4월학술대회에서는‘다시정원을읽다’라는주제로대형세미나를기획해정원열풍과도시정원정책을비판적으로검토하고토론할예정이다.이를통해조경의현재위치를진단하고연구자와실무자의소통을강화하겠다는계획이다. 그는또한“신진연구자네트워크를확장하고,젊은연구자들이적극적으로참여할수있는다양한학술행사를마련하겠다”며,조경학의동시대적의제를생산하고탐구하는데학회가중요한역할을할것임을강조했다. 조경분야의역사와자료를체계적으로기록하고보존하기위한조경아카이브프로젝트도본격적으로추진된다.이는지난50년간한국조경이쌓아온연구,작품,인물에대한기록을체계적으로목록화하고활용기반을마련하는작업이다. 배회장은“1세대조경가와학자들의구술기록시리즈를포함해작품,연구,교육성과등을아카이빙해한국조경의역사를축적할것”이라고설명했다.또한이를위해외부펀딩과학회내부자원을활용하여체계적이고장기적인사업을추진하겠다는의지를밝혔다. 배회장은지난50년간한국조경이개발시대의경제성장에힘입어외형적으로확장했지만,이제는내실강화와전문성확립이필요한시점이라고강조했다.그는“교육,학술,실무가톱니바퀴처럼맞물리는체계적인시스템을만들어야한다”며,이를통해조경이사회적가치를창출하는분야로자리잡아야한다고말했다. 끝으로배회장은“소박하고다정한학술포럼부터대형심포지엄까지다양한학술활동을통해한국조경의다음50년을위한초석을다지겠다”며,“많은응원과격려,때로는생산적인비판을보내주길바란다.즐거운참여와열린소통을통해,함께한국조경과조경학의내일을디자인하자”고당부했다.
  • 환경과조경 202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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