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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이 조경입니까? 담장이 조경입니까?” 식재 설계나 연못, 하천에 대한 설계만큼은 조경이 담당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당시 국가유산청 수리기술과로부터 되돌아온 말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국가유산청 내에 명승전통조경과가 생겼고, 조경 관련 설계를 조경 전문가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유산수리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격세지감, 전통조경이 마침내…
- 박광윤
-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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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AI가 설계 대안을 빠르게 뽑아낸다. 다른 한쪽에서는 한때 고급 조경의 상징이던 석가산이 하자 소송 리스크와 피로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우건설 최형욱 책임과 이용욱 책임이 진단한 오늘의 아파트 조경의 현실은 이 두 장면의 오버랩 속에 있다. 한 시대의 결산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시대가 먼저 도착한 자리, 아파트 조경은 지금 그 사이의 시간을…
- 박광윤
- 202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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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열 명 중 여섯 명이 아파트에 산다. 이 거대한 수요 위에서 아파트 조경은 법적 기준을 채우는 규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해 지금은 주거의 가치를 가늠하는 핵심 자리로 올라섰다. 현대건설 익스테리어팀장인 박현 책임매니저는 “아파트 조경이 더 이상 건물의 뒷마당이 아니라, 단지의 콘셉트를 먼저 제안하는 자리”에 와 있다고 말한다. 지난 30여 년에 걸친…
- 박광윤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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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원도시정책과 정원도시대외협력팀의 한아름 주무관은 공원과 정원을 이야기가 쌓이는 장면으로 바라본다. 그는 정원도시 서울 매거진 《0·100》의 기획과 집필을 맡아 서울의 초록 공간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다. 《0·100》은 ‘정원도시 서울’의 이야기를 담은 온라인 매거진으로, 매달 도심을 비우고 채워가는 서울의 초록빛 변화를…
- 김하현
-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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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정재단이 제20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대한민국 1호 여성 조경가인 정영선 서안 대표를 선정했다. 포니정 혁신상은 2006년 제정된 상으로 현대자동차 설립자인 고 정세영 HDC그룹(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애칭인 ‘포니정(PONY 鄭)’에서 이름을 땄다. 2007년 제1회 수상자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이다. 이후 김연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 정승환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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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의 공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시를 떠올릴 때 높은 건물과 길게 뻗은 도로는 떠올려도, 그 도시가 흙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은 잘 떠올리지 않는다. 토양학 역시 오랫동안 농경지와 산림 중심으로 발전해 왔고, 도시의 토양은 그만큼 늦게 연구 대상이 됐다. 하지만 도시에는 가로수와 공원 등 녹지 시설이 있고, 정원과 농장에서 나무�…
- 박광윤
-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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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문화·치유·관광·산업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이를 하나의 정책 흐름으로 엮어내는 공공기관의 기획·조정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석우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사업이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국립정원문화원과 국립정원소재센터로 기능이 확장되는 현 시점을 “정원 정책이 본격적인 공공 인프라 단계로 진입하는 과정”으로 규정하며,…
- 이형주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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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는 아이들의 놀이기구가 아니라, 도시가 다음 세대에게 보내는 환대의 방식이다. 윤지선 용인시 동부공원관리과 공원관리팀장은 ‘조아용 놀이터’를 통해 캐릭터가 정원과 공원의 감각을 바꾸고, 교육 현장과 행정의 협업을 촉발하며, 안전과 돌봄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여름 한 달의 물놀이 운영과 삼계절의 일상 이용은 도시의 정주성을 단단히 하고,…
- 이형주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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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선으로만 기억되던 DMZ를, 살아 있는 생태계이자 ‘생명의 지도’로 다시 그려 온 시간이 10년을 채웠다. 국립DMZ자생식물원을 축으로 이어진 접경지역 조사에서 국내 식물의 40%가 넘는 종다양성이 확인됐고, 그 결과는 전쟁과 규제의 땅을 평화와 공존의 언어로 번역하기 위한 거대한 초고가 됐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이 생명지도를 숲과 정원,…
- 이형주
- 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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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가 이호영과 이해인이 이끄는 HLD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HLD는 지난 10년의 궤적을 ‘전시’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전시의 제목은 〈Ten Years Proud, Ten Years Forward〉. 여기서 ‘Proud’는 자랑이 아닌, 신념을 지켜온 사람의 목소리에 가깝다. 묵묵히 쌓아온 설계의 논리와 그 안에서 피어난 실험과 실패…
- 이형주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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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당마다 다른 숨결이 피어난다. 돌계단 위로 스며드는 햇살 과 기와 끝에 매달린 바람, 담장 너머로 번지는 초록의 그림자가 한데 어우러진다. 그 틈새마다 시간의 결이 쌓이고, 집은 그 시간과 함께 늙어간다. 신지선 월하랑 대표가 기획한 〈정원의 언어들〉은 바로 그 시간과 공간이 나누는 대화를 담은 전시다. 신지선 대표는 정원을…
- 이형주
-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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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혈관을 잇는 것은 도로와 하천만이 아닙니다. ‘스며드는 숲’이야말로 사람과 도시를 연결하는 가장 강한 기반입니다.” 도시는 국토 차원의 거대한 구조와, 골목의 작은 주차장·도로·하천까지 얽혀 있는 미세한 구조가 겹쳐 이뤄진다. 김기철 산림청 도시숲경관과장은 이 다층적 구조 속에서 도시숲을 “인간 삶에 필수불가결한 기반 요소”로 규정한다. 그는…
- 이형주
-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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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박람회에서 상을 받은 정원이 우리 아파트에 그대로 조성돼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람들이 ‘와, 너무 예뻐요’ 하고 감탄했던 그 공간이 바로 내 집 앞에 있다면요.” 이 ‘소박한’ 상상 하나가 ‘한국의 아파트 조경’을 세계 정원 문화의 심장부인 영국으로 이끌었다. 지난 7월 영국왕립원예협회(RHS) 웬트워스 우드하우스에서 ‘실버 길트 메달’이라는…
- 박광윤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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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선유도공원에 ‘그림자 아카이브’라는 공공미술 작품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7월, 수성국제프리비엔날레에서 그 작품의 작가와 다시 만났다. 김아연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다. 그는 한국조경학회 교육포럼을 이끌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의 수탁과제인 ‘조경 비전 2050’의 연구 총괄을 맡고 있다. 서로 다른 현장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 김하현
-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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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 산중 암자의 문이 열리며 무림의 고수가 손에 쥔 비급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페이지마다 묵향이 배어 있고, 오랜 세월의 풍설을 견딘 활자 속에는 땅과 사람, 시간과 기억을 꿰뚫는 비밀이 숨어 있었다. 조경을 전공한 한 사람으로서 그 풍경은 단순한 작품 전시가 아니라, 깊은 수련 끝에 터득한 절기를 전수받는 의식에 가까웠다…
- 이형주
- 20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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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유럽의 중산층은 단지 소득과 자산이 아니라, 삶을 가꾸는 능력, 곧 문화자본의 축적으로 정의된다. 악기 하나쯤은 다루고, 책을 즐겨 읽으며, 정원을 손질하는 감각이 일상의 일부인 사람들. 이들은 자기 삶을 스스로 조율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이들이며, 도시 안에서 문화를 형성하고 지속시키는 주체다. 곽상욱 대한민국 ESG 정원정책 포럼 이사장(전…
- 이형주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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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여 역사가 된다. 지역의 땅은 그 모든 시간을 품고 있는 존재이자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증인이기도 하다. 정원은 그런 땅 위에 단순히 놓이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가진 기억과 관계 속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안스그린월드의 안인숙 대표는 자신을 ‘공간 탐색자’라고 소개한다. 조경가이자 플로리스트,…
- 김하현
- 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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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빛은 자연이 주는 빛이고, 두 번째 빛은 인간이 안전을 위해 사용해 온 빛이고, 그리고 세 번째 빛은 도시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는 빛이다.” 이연소 유엘피 좋은빛디자인 연구소 총감독은 ‘세 번째 빛’을 다루는 사람이다.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도시나 역사적 공간, 일상의 공간부터 특별한 실내 공간까지, 사람들에게 더 큰…
- 박광윤
- 202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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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공원도 부족한 도시 영등포는 그동안 ‘정원이 어울리지 않는 곳’으로 여겨져 왔다. 낙후된 서울의 준공업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이곳은 ‘정원도시’를 선언하며 도시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 울타리를 없앤 꽃밭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노후화한 공원이 정원으로 탈바꿈하는 축제가 계절마다 펼쳐진다. 그 중심에는 정원을 환경이나 조경이 아닌 ‘삶의 방식’으로…
- 이형주
- 20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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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늘 빠르게 움직인다. 회색빛 일상은 어느새 사람들의 감각마저 메마르게 만든다. 문득 자연이 그리워질 때, 손바닥 위 작은 숲 하나가 조용히 마음을 어루만진다. 초록의 식물과 맑은 유리병,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 순환하는 생태계. 테라리움 이야기다. 자연을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테라리움은,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을 넘어…
- 이형주
- 2025-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