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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김건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A&T 주립대 교수가 한양대 도시대학원 및 공학대학원 조경 전공 교수로 내년 3월에 부임한다. 한양대 도시대학원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전공 및 공학대학원 조경∙생태복원 전공은 조세환 교수의 후임으로 김건우 노스캐롤라이나 A&T 주립대 교수를 특채로 임용했다고 28일 밝혔다. 한양대는 지난 1학기 교수 공채에서 적임자를 뽑지못해 이번 2학기 특별채용을 통해 임용하게 되었다. 김건우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에서 조경학 학사학위(2008)를 취득한 후, 서울대에서 조경학 석사학위(2011)를, 미국 버지니아공과대에서 건축과 디자인 연구(조경 리서치)에서 박사학위(2015)를 수료했다. 학위 취득 후 그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조경학과 임상조교수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A&T 주립대에서 조경학과(테뉴어트랙) 조교수로 재직했다. 김 교수는 환경의 질과 인간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 생태계 서비스와 그린 인프라를 중심으로 연구와 교육을 수행해 왔다. 주요 연구 관심분야는 도심 생태학, 도심 임학(Urban Forestry), 그린 인프라, 기후 변화, 생태계 서비스, 도시의 회복탄력성(Resilient Landscapes),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도심 사회적-생태적 시스템, 생태계 서비스 평가, 경관생태학, 생태적이며 지속 가능한 설계 및 계획, 도심 재건 및 재생, 자연과 인간의 건강 및 웰빙 등이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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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어떻게 하면 시민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2018 서울정원박람회를 준비하는 내내 서울시,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를 비롯해 주최·주관사가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다. 이를 위해 “권위를 내려 놓자”는 전략을 세웠고, 실제 행사 곳곳이 변화했다. 사상 최대 규모에 사상 최대 방문객으로 매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서울정원박람회에 대한 올해 평가와 앞으로의 변화상을 듣고자 이번 행사를 이끈 서울시 푸른도시국의 문길동 조경과장을 만났다. 올해 서울정원박람회에 대한 내부 평가가 궁금하다.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제일 높이 평가하는 것은 기존 관이 진행하는 행사에서 보이는 권위적 태도를 모두 내려놓고 시민들에게 많이 다가섰다는 점이다. 개막식 무대를 낮춰 시민들과 눈높이를 맞췄고, 이번 박람회 주제인 ‘서울 피크닉’에 맞게 객석을 자유로운 분위기로 연출했다. 심지어 개막식에 참석한 모든 내빈의 인사말도 생략했다. 처음 기획 단계에서는 인사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가면 서운해 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개막식 당일 서울시 부시장님도 “이런 시상식은 처음 봤다”며 이런 문화가 서울시의 다른 행사로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이나 미흡했던 점은?‘가족화분 만들기’가 계획되어 있던 날 태풍이 왔다. 갑작스럽게 행사 날짜를 바꾸어 참가율이 낮을 것 같아 걱정했는데, 우려와 달리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서 기뻤다. 아쉬웠던 점은 문화의 마당에 놓인 오로라타프의 설치 결정이 늦어져 하늘정원과 오로라타프 모두 규모가 작아지게 된 점이다. 만약 하늘정원이 세 배 정도 더 큰 규모로 조성되었다면 매우 인상적인 오브제로 기능했을 것이다. 지난해 말, 한강사업본부에서 푸른도시국으로 옮겨와 갑작스럽게 서울정원박람회를 맡게 되었다. 힘든 점은 없었나?옆집에서 구경만 하다 막상 맡아서 해 보려니 소소하게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나뿐만 아니라 팀원 전체가 바뀌어서 경험자가 거의 없다 보니 준비하면서 우왕좌왕했다. 다행히 이전에 서울정원박람회를 맡았던 직원이 조언도 많이 해주고 언제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알기 쉽도록 로드맵을 짜줘서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서울시 조경과 자체가 행사에 강한 조직이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조성 지원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매년 제기된다.순천, 울산, 경기에서 열리는 정원박람회와 비교하면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조성 지원금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지원금을 늘려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서울이 갖는 위상만큼 더 많이 지원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예산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지원금을 좀 더 늘리려고 한다. 하지만 지방에서 열리는 박람회의 경우, 작가의 출장비나 체재비가 더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음을 감안해 주시기를 바란다. 지방보다는 적게 책정될 수는 있지만 계속해서 지원금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작품 존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4년째 정원박람회를 지켜보며, 작품을 꼭 공원에 존치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공원 재생 측면에서 작품을 유지하려고 했던 것인데, 한 장소에서 2회씩 행사를 열다 보니 오히려 작품이 너무 많다. 그래서 작품마다 존치 수명을 정하는 것이 좋은 개선 방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작품의 특성이나 공원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사전에 작품의 존치 연수를 정하는 것이다. 작가에게 작품의 희망 존치 연수를 제안 받거나, 심사위원들의 평가로 존치 기간을 협의하는 등 복합 방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험적인 작품은 행사 기간 동안 전시 효과를 보았다면 빠른 철거도 가능할 것이고, 주최측도 작품의 유지·관리 부담에서 벗어나면 실험적인 작품들을 더 과감하게 수용할 수 있어서 실험적인작가들도 많이 양성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서울정원박람회가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올해 일부 작가정원은 공원이 아닌 여의도역으로 옮겨 도심 속에 조성했다. 이러한 시도는 앞으로 서울정원박람회가 나갈 방향에 대한 실험이었다. 정원과 도시재생의 콜라보가 바로 내년 박람회의 방향이다. 중심 박람회장은 두되 정원 작품은 여러 동네로 분산시켜 조성하고 이를 셔틀버스로 연결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공원 소외지역으로 작품이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또 2020년을 목표로 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관광객 증가가 가장 큰 목표이고, 한국 고유의 전통 정원과 문화를 알리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해외작가정원이나 해외정원을 조성할 수도 있고, 국제 심포지엄과 컨퍼런스를 추진하는 등 국제박람회 위상에 맞는 콘텐츠를 준비하려니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서울시의 여러 부서가 안전도시, 복지도시 등 저마다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서울을 ‘정원도시’로 만드는 것을 임기 중 과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문을 나서면 어디서든 바로 정원을 만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
- 박광윤[email protected]
- 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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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서울식물원이 3년의 기다림 끝에 지난 10월 모습을 드러냈다. 내년 5월 정식 오픈을 위한 ‘임시’ 개방이지만, 개방 나흘 만에 21만 시민이 서울식물원을 다녀갔다. 개방 첫날 대형 포털에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임시 개방 이후 설렘과 긴장 속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원영 서울식물원 원장은 “이렇게 많은 시민이 찾아올 줄 몰랐다”며 예상 밖 높은 관심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주말 온실은 마치 지하철 환승역이 된 것처럼 시민들이 줄을 지어 관람했다. 흥행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몰리는 관람객과 비례해 그의 부담은 조금씩 쌓여갔다. 이 원장은 “비록 임시 개방이지만 불편함을 겪을 시민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며 시민 편에서 서울식물원을 보았다. “임시 개방 동안 불편함을 겪을 시민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지만, 예상보다 많은 시민의 좋은 평가에 큰 용기를 얻었다. ‘내년 5월이 기대된다’, ‘(서울식물원 때문에)강서구로 이사 가고 싶다’는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가 휴일 밤낮없이 뛰고 있는 우리 직원에게 에너지가 됐다.” 미생의 서울식물원이 ‘임시 개방’이란 타이틀로 문을 연 것은 완생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 지하철 마곡나루역 개통과 함께 주변 지역의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었고, 시민들의 개방 요청도 있었다. 임시 개방 이전에는 지역 주민들과 대상지를 점검하며 ‘이 정도면 임시 개방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접수됐다. 정식 오픈 이후 노출될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기 위한 운영관리 목적도 있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2년 6개월의 임시 개방 기간을 거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이원영 원장도 “정식 오픈 이후 운영관리에서 발생하는 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임시 개방은 불가피했다”며 “계획과 현실의 차이도 하나둘 메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온실의 습도 조절이 그중 하나다. 기계 메뉴로 열대관에 적합한 희망 습도를 설정할 수 있지만, 임시 개방 기간 시민들이 온실의 문을 수없이 여닫다 보니 습도 조절이 계획대로 되질 않았다. 시민의 이용이 없었으면 점검하기 힘든 문제점이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동선은 ‘의도치 않은 기회 요소’가 됐다. 시민들의 이동을 유도하는 장치가 있었지만, 시민의 이용 패턴에 벗어나는 곳도 있었다. 이원영 원장은 “만들어놓은 동선으로 사람이 다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이용 패턴에 의해 동선을 보완할 계획”이라며, 유연한 자세로 식물원의 다음 모습을 고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여물지 않아 생기는 불편함보다 임시 개방을 통해 얻는 이점이 더 컸다. 하지만 이원영 원장의 진짜 고민은 따로 있다. 서울 도심에 처음으로 조성되는 ‘보타닉 공원’으로서 서울식물원의 가치를 세우는 일로, 일반 공원이나 식물원들과 차별화된 서울식물원의 정체성을 키우는 작업이었다. 이를 위해 이 원장은 ‘사람’과 ‘식물’ 그리고 ‘양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다. 공원은 시민의 이용을 목적으로 356일 24시간 작동되는 공간인 반면, 식물원은 식물의 종다양성과 연구가 핵심 축을 담당하는 곳이다. 이 두 가지 기능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선 시민들의 ‘양보’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식물을 배려하기 위해 일부 구간은 입장 시간과 날짜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또한 지속 가능한 식물원 운영관리를 위해 온실과 주제원에 한해 입장료를 받을 계획이다. 이 원장은 “서울식물원에 의해 식물과 공원을 대하는 시민 의식도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식물원의 높은 접근성은 다른 식물원과 차별화되는 최고의 장점으로 꼽힌다. 많은 전문가도 조경과 정원문화를 확산시키는 녹색문화 발전소로의 잠재력을 예견했다. 이원영 원장은 서울식물원이 ‘서울이 공원이며 시민이 공원의 주인’이라는 푸른도시선언에 방점을 찍는 프로젝트로서 시민참여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시민과의 ‘소통’은 이원영 원장 자신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이다. 이 원장은 조경과장 재임 시 ‘서울, 꽃으로 피다’란 시민주도형 녹색문화 운동을 기획하며 공원녹지 속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확산시켰다. 시의 대표적인 민관협력 사업인 서울정원박람회도 그의 손을 거쳐 꽃을 피웠다. 서울식물원에 담기게 될 ‘시민참여’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그중에는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정원 가꾸기를 교육하는 ‘어린이정원학교’와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숲문화학교’가 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식물원을 여행하는 ‘식물탐험대’도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서울식물원 곳곳에서 성장해가고 있는 280여 명의 자원봉사자도 중요한 자산으로, 앞으로 이들이 직접 식물을 키우며 실습할 수 있는 재배 온실을 개방할 예정이다. 식물원 본연의 식물 보호와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019년까지 8000종의 식물을 수집하는 것을 목표로, 국내외 식물원과의 네트워크에 나선다. 많은 식물이 확보될수록 식물문화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힘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이원영 원장은 “서울식물원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싹과 같아서 지금은 함께 보살펴야 할 시기이다. 지켜보다가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조언을 해주길 바란다”며 “조경인의 격려가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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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공원과 녹지는 쾌적한 생활환경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아직 시민사회는 공원녹지를 강하게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부산조경협회가 주도적으로 야외 정원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공원과 녹지에 대해 시민들과 공감대를 쌓아가기 위해서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부산정원박람회가 지난 18일부터 나흘 동안 부산시민공원에서 개최됐다. 야외에서는 두 번째로 진행됐다. 이번 정원박람회를 준비한 윤종면 부산조경협회 회장은 “준비하기 쉽지 않았다”라고는 했지만, 얼굴에는 보람이 묻어 있었다. 많은 부산시민이 정원을 충분히 즐기고, 공원녹지의 필요성을 생각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부산정원박람회는 시민을 위해 추진되는 부산시의 정책이다. 공원녹지, 정원에 대한 시민의식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정원박람회는 중요하다.” 그는 부산정원박람회가 시민참여로 모이는 공원정책과 연동되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서 부산조경협회만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민간 기업의 협력으로도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원박람회의 지속성을 고려하면, "야외에서 열리는 정원박람회와 산업전을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윤 회장은 “시민 스스로 공원녹지 행정을 요구하는 수준까지 인식이 높아진다면, 조경단체가 관에게 공원녹지 정책을 요구할 필요도 없다”며 “야외 정원박람회를 부산조경협회가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산지역 조경인과 회원사가 원하는 방향도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1회 박람회부터 참여한 업체 관계자 한 분이 ‘벡스코(실내)에서 열 때가 좋았다’는 말을 했다. 지금까지 부산지역 조경인과 부산조경협회에서 ‘우리가 시민을 위해 좋은 공간을 만들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면, 이제는 부산의 조경단체가 잘하고, 조경인들이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협회 안에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올해 부산조경협회는 부산정원박람회에 식음료와 지역의 특산품 등을 파는 판매 부스를 제외한 조경관련 업체의 부스 참여비를 과감히 없앴다. 일반적으로 업체의 부스비가 박람회 운영에 활용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무료 부스 운영은 협회 입장에서는 큰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야외 정원박람회는 시민참여와 문화 확산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서 더 많은 조경업체가 참여하기 위해선 비용적인 부담부터 낮춰주는 것이 필요했다. 조경회사에게 물건을 팔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부산 지역의 정원문화 확산의 촉매제로 작동되어온 부산정원박람회, 그리고 조경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실내 산업전 사이에서 부산조경협회는 어떠한 방향을 생각하고 있을까? “정원박람회에 대한 고민은 지금부터 시작됐다. 부산시에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도시를 재생하고 마을과 도시에 정원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부산시 도시재생 담당자 의지와 결정권자의 확신이다.” 윤종면 회장은 “정원(조경)박람회는 후배들이 우리 때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시작했던 일로, 벌써 6년이나 맡아서 했다. 앞으로 보다 많은 조경인들이 공감한다면, 후배들에게 더 나은 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원박람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독려했다. 올해 협회는 정원박람회 이외에도 부산조경인 체육대회(풋살 대회)와 희망어린이놀이터 재능기부가 예정돼 있다. 내부 단합을 기반으로 사회와 소통해 가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윤 회장은 “자기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조경인이 되길 바란다”며 “나만의 강점을 잘 갈고닦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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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지난 6월 문을 연 베케 정원이 정원문화 플랫폼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베케 정원’은 더가든이 관리하는 조경수 농장 인근의 귤밭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베케를 활용해 제주의 풍광이 느껴지도록 연출한 정원이다. 크게 입구정원, 카페, 돌담정원, 고사리정원, 이끼정원과 빗물정원, 그늘정원, 목련-만병초정원, 폐허정원으로 구성된다. 제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돌담은 제주를 상징하는 경관요소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제주 선인들은 돌을 쌓아 밭과 집, 목장 등의 울타리를 만들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를 실생활에 적용해왔다. 그중 경작지에서 나오는 불필요한 돌을 한쪽에 쌓아두는 과정에서 쌓인 돌무더기를 ‘베케’라 부른다. 베케 정원에는 산과 계곡을 누비며 자연을 스승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삼은 김봉찬 대표가 가진 정원기술의 정수가 녹아 있다. 식물과 생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돌과 물, 그늘을 활용해 조성했다. 그는 앞으로 이곳을 지역적 특색이 드러나도록 점차 보완해 나가면서 정원문화 플랫폼으로 정착시켜나갈 계획이다. 한국적인 정원에 대한 고민 ‘치밀하게 엉성하게’ 김봉찬 대표는 제주다운 모습을 간직하면서 한국적인 느낌이 드는 정원을 연출하고자 했다. 건축 공간에 대해 자문해준 최정화 작가 또한 건물과 정원에서 한국적 아름다움이 묻어나기를 기대했다. ‘치밀하게 엉성하게’는 투박하지만 고결하고, 거칠지만 따뜻한 한국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콘셉트다. 베케는 제주인들이 오랫동안 척박한 농토를 일구며 고단한 일상 안에서 만들어낸 구조물이다. 여기에 시간과 생명을 더해 베케 정원의 초석을 만들었다. 거친 돌담과 이끼는 극단의 대비이자 최상의 조화로 마음을 울리는 힘을 지닌다. 이 대비와 조화의 줄다리기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베케에서 느낀 설렘을 전하고자 했다. 감동을 주는 경관의 시퀀스 방문자가 정원에서 감동하기 위해서는 경관의 시퀀스가 중요하다. 동선을 따라 변화하는 경관을 고민하고, 그 중심에 건축물을 배치해 효율적으로 공간을 분할했다. 변화하는 경관은 정원을 규모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하고, 경관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배가 되게 한다. 그중 가장 압도적인 것은 입구정원에서 이끼정원까지의 변화다. 입구정원은 정형미가 돋보이는 화단 형태로 화사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 양지성 그라스와 숙근류를 주로 심었으며,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이 피어난다. 이곳에서 한껏 들뜬 마음은 색다른 분위기의 카페 건물과 가까워지며 점차 다른 형태로 바뀌어 간다. 카페 건축물은 자갈이 불규칙적으로 혼합된 흑색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무겁고 먹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진입부 전면에는 건축물과 동일한 양식의 육중한 벽이 있고, 그 앞으로는 낮은 돌담이 벽과 나란히 배치되었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이 벽 사이로 난 길을 몇 차례 굽이쳐 걸어 들어가야 한다. 호기심과 설렘, 적당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건물의 출입문을 여는 순간 입구정원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진다. 단순하고 무거운 느낌의 실내 공간은 전면 유리 벽 너머의 베케와 이끼정원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 극단의 변화감이 주는 효과는 상상 그 이상이다. 겸손한 태도로 보는 정원 오래전부터 식물원에 근무해 온 김 대표는 사람들이 정원을 일반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무의식적으로 식물이나 자연의 존귀함을 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해 왔다. 그래서 건물 내부에 외부 정원의 지면보다 낮은 공간을 마련했다. 정원을 향한 벽면은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정원 식물과 같은 높이에서 눈을 맞출 수 있다. 이곳에서는 몸을 웅크려야 겨우 볼 수 있던 키 작은 식물의 모습을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그 곁을 지나는 작은 벌레들의 움직임과 손톱만한 이끼 끝에 달린 작은 포장낭까지도 보인다. 새로운 풍경을 통해 신비로움과 재미를 더하고, 이를 통해 애정과 관심을 갖게 하려는 의도다. 깊이감 있는 조형 베케 정원에는 여러 가지 주제의 정원이 있다. 그중 중심이 되는 곳은 카페 전면에 배치된 이끼정원과 빗물정원이다. 그러나 이곳의 규모는 생각보다 매우 협소하다. 정원의 경계가 짧은 곳은 겨우 7m, 가장 긴 곳도 30m가 채 되지 않는다. 작은 공간이지만 베케 돌담 앞 중첩된 굴곡진 지형이 실제보다 그 규모를 확장시킨다. 좁은 공간에서 넓은 공간으로, 지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시선을 유도한 공간 배치가 정원을 실제보다 커 보이게 한다. 카페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한 빗물정원은 지형을 낮춰 빗물을 유인하는 곳으로, 그 바닥 면을 카페 내부에서 볼 수 없게 해 정원의 깊이감을 보는 이의 상상 속으로 숨겨버린다. 빗물정원 후면으로는 정원을 따라 데크를 설치했다. 이 데크는 하부에 짙은 그늘을 드리워 건물 내부에서 정원 끝이 보이지 않게 만들어 정원의 규모를 짐작할 수 없게 하는 데 일조한다. 또한 정원의 중심을 구성하는 수목으로 크지 않지만 선이 좋은 다간을 지닌 몇 그루의 나무를 식재해, 수십 그루를 식재한 듯한 효과를 냈다. <인터뷰> “정원의 답은 자연에 있다” “자연은 가장 훌륭한 스승이다. 자연을 관찰하는 능력을 기르고 자연이 하는 이야기에 기를 기울이다 보면 정원을 어떻게 조성해야 할지 길이 보일 것이다.” 김봉찬 대표는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고,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했다. 뿐만 아니라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아 왔다. 정원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배우는 기회를 만들고자 ‘자공정모(자연에서 공부하는 정원 모임)’를 이끌며 자연에서 공부하는 법을 설파하고 있다. 제주에서 자란 김봉찬 대표가 제주의 경관을 담은 정원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 그가 만든 베케 정원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듣기 위해 귀를 기울여 봤다. Q. 정원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요즘 정원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 하지만 정원 디자인에 대한 관심에 비해 기술적인 부분에는 많이 소홀한 것으로 보인다. 정원기술은 얼마만큼 다양한 식물을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외국에서는 오랫동안 식물을 수집해 왔고 바닷가부터 고산식물, 사막부터 숲속 식물까지 자유자재로 서식처에 맞게 심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물 사용이 한정적이어서 기술적인 발전이 더딘 편이다. 수많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고, 환경이나 시기에 맞게 식물을 써야 한다. 이는 기본이 되는 동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Q. 자연에서 본 것을 정원으로 들여오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면? 자연을 관찰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정원을 책으로만 공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자연에서 관찰하고 생각하고 배움으로써 지혜로 발전시켜야 한다. 나무 이름을 익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식물의 다양한 형질을 직접 관찰하면서 매일매일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식물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식물에 적합한 서식처를 마련해 줄 수 있게 된다. 또 하나는 경관을 보면서 ‘왜’ 아름다운지를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이다. 자연의 수많은 경관을 통해 훈련하면 충분히 좋은 디자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Q. 베케 정원을 조성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는가? 결정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남의 것은 예산이나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스타일 과 같은 한계가 정해져 있다. 그런데 내 것을 직접 하게 되면 혼란에 빠지기 쉽다. 나무나 풀이라는 소재 자체가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한 다양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깊이 있는 변화감을 줄 수 있다. 이들은 빛과 바람 같은 온갖 자연의 요소와 반응한다. 최적의 조건에 나무 하나를 심어도 그 나무와 다른 나무와의 관계에서 또 다른 장단점이 생긴다. 자기 것은 더 잘 하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결정하기가 더욱 어렵다. Q. 베케 정원은 카페와 조경회사, 조경수 농장이 복합된 형태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가? 베케 정원은 조경수 농장의 일부로 속해 있다. 농장에는 예전부터 심은 나무가 계속 자라고 있는데, 나무들에게 좀 더 좋은 공간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공간의 성격은 카페보다는 정원으로서 역할이 강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 사람뿐만 아니라 정원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이 소통하는 장이 되면 좋겠다. 정원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한 달에 두 세 번씩 특강이나 세미나를 열고 있다. 매주 화요일 저녁 ‘베케 특강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정원문화 플랫폼으로서 정착시키고자 한다. Q. 베케 정원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다른 사람과 다른 생각을 하고, 제주라는 다른 공간에서, 베케라는 특이한 지역적 특색이 있는 곳에 정원을 만들었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다른 곳과는 분명하게 다른 경관을 연출하고 싶었다. 제주에 있는 베케를 통해 제주스러움을 표현하고자 했고, 지역적 특색을 도드라지게 함으로써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베케 정원 내에 있는 이끼정원은 어떻게 하면 정원을 통해서 자연을 느끼게 만들지 고민한 결과다. 정원을 ‘제3의 자연’이라고도 말한다. 정원을 통해 자연을 느끼게 하고, 자연에서 정원을 배우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정원에 담았다. 사람들이 정원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정원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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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8동 201호 배건국·채성준 작가 “‘8동 201호’는 우리가 살고 있는 평범한 아파트이다.” 조경가, 건축가 조합으로 시선을 잡은 배건국‧채성준 팀의 작품명은 8동 201호이다. 두 사람은 일상성이 충만한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소풍의 재미를 찾았다. 어린 시절, 7동 501호에 사는 철수네 집에서 새로 나온 컴퓨터 게임을 발견했고, 9동 702호에 사는 영희네 집에서 생일 파티 초대를 받기도 했다. 친구네 집으로 가는 길은 요즘 말로 ‘소확행’이었던 것이다. “주어진 면적은 100㎡ 정도로 아파트 30평형 규모로 평면을 구성하기로 했다. 대신 기존의 아파트와 다르게 조경적 요소를 반영시키고자 했다. 입구, 거실, 침실 등 각각의 공간은 방형으로 나열하지 않고 실내 공간이 외부를 향해 펼쳐질 수 있도록 했다. 아파트 내외부 공간을 비틀면서 만들어진 왼쪽의 축을 따라 동선도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방은 핑크뮬리와 짚단으로 표현한 침실과 거실, 향기 있는 허브 정원의 다이닝룸 등 특색 있는 공간으로 표현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공간과 공간 사이의 경계(벽) 처리였다. 건축적 구성을 존중하면서 조경적 요소로 재해석한 부분으로서 주변 자연환경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하고자 했다. “아파트에 벽은 경계를 만드는 장치이다. 벽을 두고 다른 집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벽을 깨보고 싶었다. 벽을 만들되 공간과 공간을 잇는 벽을 만들기로 했다. 모든 사물을 반사시키는 강관을 벽으로 사용했다. 그 덕분에 식재는 더욱 풍성해 보이고, 열린 경관을 연출할 수 있었다.” 또 하나 발견할 수 있었던 재미는 정원 내부와 외부의 관계 설정이다. 아파트 거실에 설치되는 TV 대신, 철제 프레임으로 여의도공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레벨에 조성된 정원이다 보니, 다른 작가정원도 이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정원이 조망점이 될 수 있도록 식재도 전체적으로 낮게 했다. 담을 둘러서, 나만의 힐링 공간을 만드는 일반적인 정원들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우리 정원은 여의도공원 원지형에 가깝게 설계를 했다. 너무 낮추거나 올리면 시민들이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보았다. 식재는 최대한 낮게 해 주위의 환경에 섞일 수 있도록 했다. 그런 것이 다른 정원과 차별화 되는 ‘8동 201호’만의 색깔이다.” <인터뷰> "조경가와 건축가, 신기하지만 해볼 만한 조합" 배건국·채성준 / ALO 이 팀은 조경가와 건축가의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배건국 작가(조경)와 채성준 작가(건축)는 뉴욕에서 해외 현상공모를 통해 합을 맞춰왔다. 채성준 작가는 건축 일을 해오면서, ‘조경’이 가진 가치에 큰 매력을 느꼈고, 배건국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건축물과 달리 조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해 간다”며 "더 나은 건축물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조경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10년 동안 외국에서 활동하던 두 사람이 한국으로 돌아온 건 7개월 전이다. 서로가 ‘신기한 조합’이라고 웃으며 말하면서도 다음의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우리는 조경가가 바라는 건축, 건축가가 바라는 조경을 할 수 있다. 나 혼자는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라면 다르게 잘 만들 수 있다”는 두 사람의 다음이 기대된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한 계기는? 우연히 서울정원박람회에 정원을 조성할 기회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주제가 ‘피크닉’이라고 했다. “이거라면 해 볼만 하겠다” 즉흥적으로 결정했다. 타이밍과 주제가 잘 맞았다. 한국에 돌아와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던 시기였지만, 둘이서 협업을 통해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환기를 시켜야할 때였다. 건축과 조경에서 시너지를 낼 수 없는 주제였으면 참가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피크닉’이라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고, 그것을 통해 아파트라는 컨셉이 도출됐다. 서울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여의도공원 안에 우리의 작품이 존치된다는 점도 큰 메리트였다. (배건국) 접근성도 무시할 수 없다.(웃음) 사실 우리 집과 여의도공원이 5분 거리이다. 작업 환경이 편한 것도 있지만, 우리 가족이 직접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서울정원박람회에 고마움이 크다. 작품의 감상 포인트는? 우리는 각각의 공간을 각각의 정원으로 만들고 싶었다. 먼저 침실에는 핑크뮬리 그라스를 직사각 플랜트에 식재해 푹신한 침대를 정원적 요소로 연출했다. 아파트 거실의 큰 창과 소파 앞 TV는 정원 부지 외부의 풍경 또는 정원 속 다른 공간을 차경할 수 있는 장치로 설계했다. 다이닝룸은 ‘식사’라는 공간의 용도를 고려해 향기있는 허브정원으로 연출했고, 주변의 상을 비추는 테이블로 소통의 공간을 표현했다. 조경가와 건축가 조합이 발휘하는 시너지는? 조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해 간다. 건축가들은 법규상 면적에 끼워서 맞춘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자신이 만드는 건물을 가치있게 하려면, 조경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건축적으로 예산과 법규에 막혀 풀리지 않는 디자인도 조경적인 형태로 풀면 해결을 할 수 있다. 우리 두 사람에게는 ‘8동 201호’가 첫 신호탄이다. 새로운 것이 늘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 둘이면 색다른 형태로 새로운 담론들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크던 작던 가치를 만들어 가는 작업에 힘쓰고 싶다. 나에게 정원이란? (채성준)나에게 정원이란 가족이다. 우리 시골 집에 정원이 있는데, 집안 어른들이 사과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을 보면 자식 키우듯, 가족 돌보듯 하시는 것 같다. 정원은 가꿈을 통해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배건국)나에 정원은 관심이다. 주택정원을 만들어보면서, 준공 후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생명을 다루는 작업이다보니 작은 것일수록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뻔한 대답일 수 있겠지만, ‘관심’만큼 적합한 단어가 없는 것 같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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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소풍색감(消風色感) 정성희·구혜민 작가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올해 서울정원박람회 테마는 ‘서울피크닉’이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찾아오는 공원을,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바람을 쐬는 피크닉 공간으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쉼과 여유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소풍색감’은 소풍 가는 길의 설렘과 기대감을 형상화한 정원이다. 소풍 장소로서의 성격보다는 일상을 벗어나는 휴식의 기회를 갖게 될 때의 ‘감정’이란 무형의 요소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부 관람객은 이 작품을 “올해 가장 쇼가든다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소풍색감’이 자리 잡은 곳은 우거진 나무 사이로 하늘이 비치는 트인 공간이다. 이 정원은 공원에서 나무들이 주는 효과와 빛을 입체화시켜서 표현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이 느끼는 자연의 빛을 극대화시켜서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들은 비일상적인 모습을 시각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빛’을 담는 데 신경을 기울였다. 소풍가는 길을 형상화한 데크를 통해 정원 둘레를 감싸 안으며 정원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길에는 대상이 반사되기도 하고 투과되기도 하는 ‘빛의 장막’을 둘러 ‘소풍 가는 길’의 설렘과 기대감을 시각화했다. 특히 작가들은 제목이 ‘소풍색감’인 이유를 “색감 선정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소풍에서 느끼는 감정을 빛과 바람을 통해 시각적 효과로 극대화하면서 부차적으로 다양한 색감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사람의 감정을 의인화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캐릭터가 저마다의 색으로 개성이 극대화된 것과 비교해볼 수 있을 듯하다. 재료는 작가의 의도를 반영하기 위해 투영과 반영이 모두 가능한 필름 계열을 썼다. 재료 선정에 있어서는 색보다 재질이 우선이었다. 작가들은 빛을 받아서 반짝거리는 성질의 재료를 원했고, 설렘을 생각했을 때 연상되는 따뜻한 계열의 톤으로 필름지를 선택했다. 필름은 핑크와 블루 두 가지가 사용됐는데, 각도에 따라 또 다른 색이 보이게 된다. 작은 바람에도 다양한 색상으로 변화하면서 반짝여 다이내믹한 효과를 연출한다. 이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동하도록 한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다. ‘빛의 장막’은 화려한 톤으로 힘을 준 반면, 내부 식재는 힘을 빼 부슬부슬한 느낌으로 몽환적인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빛의 움직임을 담기 위해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각도도 고려했다. “벤치에 앉아서 꽃그령에 맺히는 붉은색, 푸른색 톤의 색감을 보고 바닥이 흔들리는 모습, 밝은 톤의 바닥에 빛이 비치는 것 등 다양한 빛의 변화를 감상하길 바란다. 그 속에서 소풍의 설렘을 느껴보길. 아, 그리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와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 <인터뷰> “빛의 움직임으로 빚은 소풍의 설렘” 정성희·구혜민 작가 / 식물공방 plant × plant 조경을 전공한 동갑내기 친구이자 작업 파트너인 정성희와 구혜민은 ‘식물공방 plant × plant’란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두 사람은 창업 당시 스튜디오 이름을 ‘식물공방’과 ‘보통의 권리’ 중 무엇으로 지을지 고민했다. 도시에서 사람들이 자연을 느끼고 만나는 순간에 관심을 갖고, 누구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식물과 소통하는 권리를 누리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풍색감’도 그 일환으로 시작된 작업이다. 자연의 빛과 바람, 식물이 주는 효과를 ‘보여줌’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식물과 소통하는 ‘보통의 권리’를 찾게 해주고자 한 마음이 담겼다. 이들이 해석한 ‘소풍’은 ‘보통의 권리’를 누리는 방법 중 하나였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한 계기는? 식물공방이라는 작은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작다. 박람회는 지원금이 나오고 장소가 마련된다. 해보고 싶었던 디자인을 직접 정원으로 조성해보고 싶어 출품하게 됐다. 학생 때, 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이 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조성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나중에 사회에 나가면 꼭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다. 서울정원박람회와 다른 정원박람회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예산이 많아서 원하는 디자인을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서울정원박람회는 제한된 요소가 많다. 지원비용도 적고 공원이라 실행하는 부분에서 부딪치는 부분이 많다. 공원 관리자 입장에서 원치 않는 것은 제한하는 등 아쉬운 게 많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를 상쇄할 만한 메리트가 있다. 매우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박람회의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다. 다른 작가들도 그러한 점 때문에 사비를 들여서라도 완성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정원을 조성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체력적인 부분에서 많이 힘이 들었다. 특히 토양을 개간하는 데 힘이 많이 들어갔다. 오래된 공원이다 보니 땅 곳곳에 나무뿌리가 깊이 박혀 있고 곡괭이로 찍어도 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땅이 단단했다. 토양을 바꾸는 작업을 했지만 완벽하게 개간하는 데는 무리가 있고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땅을 파서 나온 돌은 적절한 위치에 재배치해 정원의 요소로 활용했다. 나에게 정원이란? (구혜민) 호수 위의 백조 같다. 수면 위에 있는 백조는 매우 우아하게 보이지만 물속에서는 발을 끊임없이 움직인다. 정원이 이러한 모습을 빼닮았다. 정원이라 했을 때 엄청 우아하게 보인다. 꽃을 가꾸고 그 안에서 차를 마시는 그런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그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삽질과 곡괭이질이 있고, 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간다. (정성희) 대상과 대상을 연결해주는 통로 내지 매개체인 것 같다. 정원은 내 자신을 표현하는 장이기도 하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을 표현해주기 위한 대상이기도 하다. 정원으로 인해 관람객과 소통하기도 하고 나와 식물 간 소통도 하게 된다. 정원은 그 중간에 있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18-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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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깊은 자연이 머무는 곳, 서울꽃자리 오세훈, 김근우 작가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같은 조경설계사무소에 다니는 2명의 대리가 사고를 쳤다. 회사에게 비밀로 하고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디자인공모에 작품을 제출했던 것이다. 혹시라도 회사에 폐를 끼칠까봐 걱정이 많았다. “떨어져도 경험이니까”라고 반 이상은 체념했지만 그래도 ‘기대감’은 있었다. 결국 첫 출전에 ‘은상’이라는 혁혁한 성과를 내고 회사로 금의환향한 두 대리의 이번 ‘암행’은 성공한 듯 하다. ‘깊은 자연이 머무는 곳, 서울꽃자리’는 돗자리에 자연을 안으로 끌어들여서, 사람들이 깊은 자연을 만나도록 하는 것이 컨셉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식물이 중심이 되는 정원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식물을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식물이 중심이 되는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 깊은 자연을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고벽돌과 코르텐을 바닥과 벽체에 사용했고, 그 위에 많은 식물을 심었다. 아기자기함보다는 오래되고 중후한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 오세훈 작가가 정원박람회를 다니면서 불편해 했던 한 가지가 있다. 낮은 곳에 심겨있어 식물을 매번 앉아서 찍는 일이다. 그래서 평소에 ‘정원을 만들면 눈높이에서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그런 설계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 돗자리(꽃자리) 아이디어를 낸 김근우 작가는 ‘시작’이라는 키워드에 의미를 부여했다. “소풍을 가면 처음하는 것이 돗자리를 펴는 일이다. 그것이 소풍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오세훈, 김근우 작가는 조경설계로 4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지만, 가든디자이너로는 이번이 첫 도전이다. 마침 대상지도 5호선 여의도역에서 여의도공원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게 되는 첫 번째 정원이다. 주인공은 꽃이지만, 작품 깊숙한 곳에는 ‘출발’이라는 보이지 않는 테마를 찾을 수 있었다. <인터뷰> “나의 정원은 놀이터” 김근우, 오세훈 작가 / 조경그룹이작 조경설계 실무자 2명이 작가정원에 참여했다. 작가 2명은 이번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디테일을 이번처럼 고심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작은 벽이라도 그것 하나가 공간의 분위기를 확 바꾸었다. 소재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담았다. 이 전까지 흘려보내던 것이 두 사람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한 계기는? 큰 이유는 아니다. 어느 날 둘이서 산책을 하다가 나온 말이 “우리 정원박람회 참여해볼까요?”였다. 조경설계 일을 4년 동안 하면서 슬럼프도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재충전이 필요했다. 과거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로, 설계를 실제화하는 기쁨이 크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서울정원박람회와 다른 정원박람회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의 메시지가 많은 곳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 서울정원박람회만큼 이슈가 되고, 많은 사람이 관심 갖는 정원박람회가 없다. 개인적으로 서울정원박람회가 정원박람회의 중심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서울보다 작가정원 비용 지원이 더 많은 곳들이 있다. 하지만 서울 한복판에 내 이름이 걸린 정원을 만든다는 메리트도 무시할 수 없다. 여담이지만 이번에 작가정원을 조성하면서, 서울정원박람회의 성공을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주관사인 환경과조경의 비중과 역할에 대해 크게 놀랐다. 정원을 조성하며 어려웠던 점은? 본업인 조경설계 일이 있다 보니 정원조성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어려웠다. 일정을 빼기 위해 회사에 월차를 써야 했다. 긴 시간 체계적으로 계획했다면 조금 더 쉽게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질 못했다. 작품에 들인 절대시간이 부족해 아쉬움이 꽤 남을 것 같다. 마음은 아프지만 알게 모르게 타협한 점이 꽤 많다. 절대 시간이 부족했으니까. 또 한 가지, 평소 식물을 공부하며, 외국에 쓰이는 식물들도 이번에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양묘장을 기웃거려 보아도 원하는 식물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원하는 수종과 비슷한 수종을 찾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나에게 정원이란? (김근우) 정원은 위로이다. 4년동안 조경설계 일을 해오며 권태를 느끼던 차에 작가정원을 조성했다. 신기한 것이 정원을 만들면서 마음이 편해지며 누구로부터 위로받는 느낌을 받았다는 점이다. 정원을 만드는 것은 노동이 아니다. (오세훈) 나의 정원은 놀이터다. 정원을 보러 갈 때 마다 새로운 식물을 알게 된다. 그러한 식물의 변화를 사진으로 찍는 것이 나에겐 놀이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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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공원 주변에 펜스를 없앴는데 혹시 보셨나요?” 나옥임 여의도공원관리사무소 소장의 질문을 듣고 평소와 다른 동선으로 걸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잔디 위를 가로질러 사무소까지 갔던 것이다. “여의도공원이 만들어진 지 20년 만에 이발을 했다. 수벽으로 가로막혀 접근하기 어려웠던 공원의 숨은 공간도 함께 열렸다”는 나옥임 소장의 말을 듣고 지나온 길이 울창한 관목으로 막혀있던 경계였다는 것이 생각났다. 서울시는 조성 당시에 설치했던 여의도공원 외벽 2.9km를 최근 제거했다. 20년 동안 공원과 시민을 가로막았던 관목숲도 사라졌다. 개원 20주년을 맞는 여의도공원이 경계를 허물며 감추어 왔던 속살을 드러냈다. 공군 기지가 있던 여의도공원은 과거 5.16 광장이라 불리며 군사 퍼레이드와 국민동원 행사를 위해 사용됐다. 하지만 시민 손으로 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민선시장 시대가 열리면서 5.16 광장은 여의도공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진정한 공공 공간으로서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5.16 광장의 공원화는 지금의 서울숲과 선유도공원을 있게 한 상징적인 시도였다. 여의도공원이 우리나라 공원녹지 정책에 차지하는 위치가 그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스무 살을 넘긴 공원의 쥐똥나무는 어느새 사람 키를 훌쩍 넘겨 공원등까지 가릴 정도로 자랐다. 공원은 펜스와 수벽으로 가로막혀 사람들의 시선에 들어오지 않게 됐다. 사람들은 역동적인 이벤트와 볼거리가 있는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조용한 여의도공원에 변화가 필요했다. 나옥임 소장은 공원의 자유로운 출입을 막는 펜스부터 없애기로 했다. 펜스를 철거하자 펜스에 가려졌던 쥐똥나무 수벽이 그대로 노출이 되었다. 오랫동안 자연 상태로 놓아뒀던 곳이라 수벽은 사람 키를 훌쩍 넘겼고, 밀도까지 높았다. 고사한 관목도 속속 드러났다. “공원을 둘러싼 벽을 없앴다. 그러자 또 다른 벽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원 안에 관목과 아교목, 교목들도 한 덩어리가 되어있었다. 공원에 바람이 돌지 않던 이유도 알게 됐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여름, 시원해야 할 공원에 바람이 불지 않아 이상해했다. 경계를 만들던 관목들을 과감히 정리했다.” 공원의 변신을 위해 시민들에게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공원 전체에 안내 현수막을 걸었고, 지나가는 시민에게도 관리 내용을 소상히 설명해야 했다. 시민도 적극적인 관리의 필요성에 공감했는지 민원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산지형 공원과 도심형 평지공원은 관리에 차이가 있다. 도심형 공원에서도 생태적인 관리는 필수이지만, 시민들의 이용을 위해 개방할 곳은 확실히 개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닫음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 속 24시간 열려있는 공원이다 보니, 범죄 예방을 위한 자연적 감시도 필요했다. 차폐된 경계를 과감히 낮추기로한 이유 중 하나가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일단 경계를 열어놓고 공원 안이 보이니까, 방문하는 시민의 숫자도 크게 늘었다. 변화가 시작됐다.” 변신 이후 앞으로의 공원 관리가 궁금해졌다. 나옥임 소장은 “공원 속 활용도가 떨어지는 고관리 건축물의 새 활용법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했다. 휴식과 산책을 넘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생기가 넘치는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민정원사가 주축이 되는 ‘공원돌보미’와 전문가들과 협업체계를 구성해 같이 만들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또한 여의도공원만의 특징적인 생태숲, 전통숲은 최소한의 관리로 그늘을 만들어주고, 센트럴파크를 연상시키는 잔디마당은 확실하게 열어줌으로써 공원의 아이덴티티를 부각할 계획이다. 서울정원박람회를 통해 조성된 작가정원은 이번 외벽 제거 작업을 통해 전면에 드러나는 만큼,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움의 아름다움을 말했다. “조경의 가장 큰 매력은 여백의 미이지만 누군가는 여백이 있으면 채워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 공원에서의 완성이란 없다. 준공은 시작일 뿐이고, 시간과 관심에 의해 더욱 풍성해진다. 그래서 한 컷에 공원의 모든 화려함을 담은 마스터플랜 이미지를 싫어한다. 시대가 바뀌면 사람들의 생각이 변하고, 공원도 변해야 한다. 여의도공원에도 이제 여백이 생겼다. 조금씩 새롭게 변화하면서 시민들을 그 여백 위로 초대하고자 한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8-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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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최근 민간주택건설 붐에 힘입어 조경건설업이 반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건설경기가 내리막길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에는 별다른 이론이 없다. 주택건설 업황이 조경산업에 미치는 파급이 크다보니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조경업계가 느끼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천재욱 건설사조경협의회 회장(현대엔지니어링 부장)은 “건설경기가 내리막길을 걷겠지만 조경에게는 아직 기회요소가 있다”며 앞으로 조경건설업에 대한 여러 가지 전망을 제시했다. 국내 주택건설경기가 악화되는 것은 피부로 와 닿을 정도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 물량을 줄이고 신규 주택 건설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들은 전략적으로 국내보다 해외 수주에 좀 더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마지막 공정에 속하는 아파트 조경공사의 경우는 내년 초까지 공사 물량이 많이 남아 있지만 이후 절대적인 물량 하락이 예고돼 있어서 업계의 대비책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천재욱 회장은 경기 하락세를 이겨 낼 기회요소가 조경 분야에는 존재한다고 말한다. 건설경기 하락으로 집값이 떨어지거나 갭투자를 하는 사람이 입주를 하지 않게 되면 오히려 조경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건설사에서 투자를 늘려서라도 입주자를 잡으려고 하면서 조경을 더욱 고급화하는 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입주자들이 조금 감소하면 조경에 투자를 해서라도 잡으려고 할 가능성이 높지만 많이 감소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법적 물량만 맞추려고 할 수도 있다. 아파트 조경의 경우 긍정과 부정 두 가지 전망이 모두 공존한다.” 극단적으로 입주율이 낮아서 잔금이 들어오지 않은 경우 건설사들이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면 대거 부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런 경우 조경공사가 멈추거나 지연되는 현장도 많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주택건설업 하락은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조정 정도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그는 “건설사에서 보는 건설경기는 선택적”이라면서 지역별 브랜드별로 차이가 많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역별로 보면 서울 등 수도권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수주전이 치열해지면서 더욱 고급화되겠지만, 지방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브랜드별로 보면 고급 브랜드로 집중되는 현상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간의 주택경기 호황은 아파트 조경에도 새로운 트렌드를 가져왔다. 그중 으뜸 이슈는 정원이다. 여러 굵직한 건설사들이 아파트 단지에 정원을 적극적으로 조성했다. 정원은 꾸준한 유지·관리가 필요한 공간이기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정원을 관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파트 브랜드별 특화 공간 개발도 눈에 띄게 많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에는 특화된 공간으로 팽나무 숲이나 커뮤니티 카페를 단지마다 조성해 높은 호응을 받았단다. 천재욱 회장은 앞으로 조경이 살아남을 수 있는 블루오션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한다. “아파트 조경이 정원을 통해 진화하고 재건축 아파트가 고급화된 조경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찾아내지 못한 조경의 블루오션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울러 그도 건조회 회장으로서 “조경계 이익을 위해 대외적으로 큰 목소리가 필요한 곳에 가능한참여해 분야의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조경의 발전에 대한 다각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 박광윤[email protected]
- 20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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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조경의 위기를 말하는 것은 이제 식상한 일일까. 최원만 조경설계업협의회 회장(신화컨설팅 대표)은 “시대가 변하면서 조경의 많은 영역이 전문화돼 다른 분야로 분화돼 나갔고, 그 과정에서 조경의 정체성이 많이 약해졌다”며 위기는 지속돼 왔고, 특히 지금은 조경인들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한다. 이에 ‘뉴노멀(New Normal)’의 관점에서 조경인들은 무엇에 주목해야 할지 최원만 회장과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뉴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의미한다. 이 시대 조경의 뉴노멀이 무엇인지 최원만 회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바로 조설협의 특강 시리즈 ‘새로운 공간 가치’다. 지난 7월 첫 번째 특강의 강연자로 ‘자연에서 공부 하는 정원 모임’을 이끄는 김봉찬 더가든 대표를 초청해 ‘정원’ 이야기를 들은 데 이어, 9월에는 ‘목재’를 테마로 남상돈 대표를 초청해 특강을 가졌다. ‘정원’과 ‘목재’는 “조경인 듯 조경 아닌 조경 같은 분야”라고나 할까. 특히 정원은 조경의 전통적 범주이면서 최근 조경의 정체성의 변화를 가장 격렬하게 이끌고 있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정원은 SNS다. 인터넷을 통해 정원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가 오간다. 법규 등으로 인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조경과 달리 정원은 모두에게 친숙한 분야다.” 최원만 회장은 김영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의 말을 빌려 “건축, 생태, 예술,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정원, 도시재생 등으로 이어지는 조경의 정체성 변화가 불안의 촉매가 됐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조경의 영역이 지속적으로 축소돼 왔다고강조했다. 이에최근 정원과 도시재생이 가져오는 변화를 두고과거와 같은 자만한 태도가 아닌 소통과 융합의 자세를 조경인들이 가져야한다는 생각이다. 조경인들이 정원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조경 설계하는 사람들이 조경의 주류를 바꿨다. 그래서 설계하는 사람들이 새로워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정원을 하는 사람들, 디자인하는 사람들, 도시재생하는 사람들이 조경의 변화를 리드하고 있고, 새로워 보인다.” 최 회장은 “정원이 대중화, 전문화되면서 조경의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촉매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조경 분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경인 스스로가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가 ‘융합’ 과 ‘연결’이듯, 조경 분야 역시 다른 분야와의 소통이 더욱 필요하고, 뉴노멀에 접어든 조경 분야의 미래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조경설계업협의회가 “새로운 공간의 가치”를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로운 공간의 가치를 찾자면서 강의 주제를 조경인들에게는 전혀 새롭지 않은 ‘정원’을 다룬 점이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익숙한 것일지라도 다시 한번 세심히 들여다보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공간 가치’ 특강 시리즈는 식재, 포장, 데크, 돌 등 조경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작은 요소, 조경인에게 전혀 새롭지 않은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과거에 등한시했던 노멀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노멀이 될 수 있다. 그간 조경 분야가 소홀히해서 다른 영역으로 분리된 것들은 물론 너무 당연시 여겨온 것들을 제대로 되짚어 보는 시간을 통해, 새로운 분야와 융합하고 연결되는 지점을 찾고 싶다.”
- 박광윤[email protected]
- 20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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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들어가니 식탁 위에 아이들이 만든 가족 블록이 놓여 있었다. 블록을 살펴보니 집사람과 아이들은 한 이불을 덮고 있는데, 나는 따로 떨어져 다른 이불을 덮고 있더라. 깜짝 놀랐다. 첫 아이가 세 살 무렵 때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만든 블록이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다. 김종보 작가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지 않았는데 어느새 그런 아빠가 돼 있었다”며, 그래서 아빠로서 아이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원에 담게 됐단다.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동화 연작 시리즈 ‘닥터레빗’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3월 ‘중국 상해 국제 꽃 박람회’에서 김종보 작가의 “비가 내리면 꽃이 오른다”는 작품이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인터넷상에 공개된 사진 세 컷만으로도 정원을 직접 보고 싶다는 사람이 많았고, 국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김종보 작가의 연작 시리즈 ‘닥터레빗’의 4번째 프로젝트다. 이상한 나라의 정상인 ‘닥터레빗’의 여행기 닥터래빗은 앨리스를 찾아 떠난 시계토끼에게 붙여준 이름이다. 항상 바쁘지만 시곗바늘보다 느린 자신의 걸음걸이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시계토끼의 모습에서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닥터래빗을 통해 자신이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쓰자고 마음먹었다. 그의 이야기는 ‘엘리스를 만나러 가기 전 닥터레빗은 어떤 여행을 했을까’에 대한 상상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닥터래빗의 캐릭터와 이야기의 시작점이 되는 비밀 공간에 대한 이야기, 두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아이들을 재우며 들려 준 요정 마을 이야기, 세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로봇을 좋아하는 꼬마 녀석들을 위한 공장 이야기를 주제로 다뤘다 이번 상하이 국제 꽃박람회 출품작인 네 번째 프로젝트는 비가 내리면 꽃이 피어오르는 봄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이 태어났던 3월의 봄의 기억과 자신이 느낀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 봄, 시간이 멈춘 정원 두 아이가 태어나던 그 봄의 모습이 고스란히 정원에 담겼다. 봄비, 솜털처럼 하늘에 떠 있는 철새, 얼어붙은 강이 녹아 흐르는 모습, 초록에서 보랏빛으로 변해가는 땅, 비와 함께 날리는 꽃씨, 아이들의 물건들이 놓이며 점점 줄어가는 자신의 공간 등을 표현했다. 초록색에서 시작해 흰빛과 보랏빛으로 펼쳐지는 식물, 닥터래빗의 의자, 철새의 이동 경로를 따라 채집한 빗소리 등 그가 기억하는 그 해 그 봄의 모든 이미지들이 작품에 담겼다. 그렇게 이 정원의 시계는 그 봄에 멈추어 있다. “시간이 멈추길 바랐다” “도망치고 싶었다”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그 때의 당혹감이란”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란다” 정원은 시퀀스의 흐름과 색상에 따라 세 개 공간으로 구분된다. 첫 번 째 공간인 ‘시드레인(Seed Rain)’은 목화꽃이 장식된 실리콘 와이어 커튼을 통해 봄날 씨앗이 날리는 풍경과 비가 내리는 장면을 표현한다. 또한 중국과 한국, 동남아시아에서 채집한 빗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들려주어 공감각적 연출을 더했다. 시드레인을 지나면 강화 유리로 만든 긴 브리지 ‘플로우 앤 웨이브(Flow & Waves)’ 를 만나게 된다. 강화 유리 안에 토양과 식물 등 봄에 대한 메타포를 집어넣어 액자처럼 연출한 일종의 테라리엄(terrarium) 작품이다. ‘버블 오브 메모리(Bubble of Memory)’에는 유리볼 테라리엄과 공중 식물로 장식한 실리콘 와이어를 설치했다. 마지막으로 공간의 끝단에는 닥터래빗의 의자를 놓아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가로 8.5m의 거울벽을 설치했다. 이 거울벽은 폭 8m, 깊이 15m의 공간을 보다 깊이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인터뷰> 빗소리에 ‘평화’의 메타포 담다 김종보 작가 /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책임 당신의 작품에서 닥터래빗은 어떤 존재인가? 두 아이에게 아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시작한 것이 ‘닥터래빗’ 시리즈다. 이시리즈의 첫 번째 정원이 2015년 코리아 가든쇼 출품작이고, 이번 상하이 국제 꽃박람회에서 수상한 ‘비가 내리면 꽃이 오른다’가 벌써 네 번째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하늘에서 거인이 내려다 본 우리의 세상을 표현했다. 닥터래빗을 공간의 차원을 오가는 존재로 보았는데, 이상한 나라에 사는 닥터래빗이 보기에는 우리 세상이 이상한 나라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상한 나라의 닥터래빗에게 우리의 색이란 어떤 것일까? 여러 고민 끝에 우리 세상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을 작품으로 풀어내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는가? 작품 안에 닥터래빗의 의자를 설치했다. 일종의 시그니처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너희가 태어나는 순간 너무 당황스러웠다는 말을 전하고자 했다. 시간을 멈추고 싶었고, 갑자기 너희들이 내게로 와서 도망치고 싶었다는 것, 아빠도 초보 아빠라서 실수가 잦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이 정원 같은 나만의 공간으로 도망치고 싶었다는 속내도 담았다. 아이가 생겨 아이의 물건이 늘어나자 내 공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곳, 이 닥터래빗의 정원에 나만의 공간을 숨겼다. 또한 봄에 태어난 두 아이에게 봄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비가 내리면 꽃이 오른다’는 제목은 실 ‘비가 내릴 때 꽃이 스프링처럼 튀어 오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 봄 이 영어로 스프링(spring)인지 알려주고 싶었다. 작품에 숨겨진 또 다른 메시지가 있다면? 작품에 상당히 많은 메타포를 숨겨 놓았다. 예를 들면 정원에 울려 퍼지는 빗소리는 동남아시아, 중국,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이어지는 철새 이동 경로의 빗소리를 모아 10분 정도로 편집한 것이다. 당시 사드 문제로 중국과 한국의 사이가 멀어졌다가 다시 회복되는 중이었다. 중국에 만드는 작품인 만큼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한국이든, 중국이든, 또 그 어디든 빗소리는 다 똑같다. 평화는 작품에 담고자 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이번 작품을 비롯해 지난 2015년 코리아 가든쇼에서 조화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일반적으로 정원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은 정원에 조화를 절대 사용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나에게 쇼가든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작품과 관람객 간의 더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이 오가도록 도울 수 있다면 조화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 사용한 조화는 닥터래빗의 시간이 멈춘 정원을 설명하는 중요한 연출물이다. 사실 비슷한 논란이 이미 2015년 코리아 가든쇼에서도 있었다. 당시 동굴을 만들며 인조 이끼를 사용했고, 음지에 양지 식물을 심어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 식물로는 할 수 없는 연출이었다. 가끔 사람들이 내게 정원 작가냐 묻는데 조금 불편하다. 작가보다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도가 좋지 않을까 한다.중국과 국내 박람회의 차이점은? 상하이 국제 꽃박람회의 경우 과거와 비교하면 수준이 급격히 높아졌다. 5년 전만 해도 그저 식물을 넓게 심어 놓은 수준이었고, 색상 활용도 단조로웠다. 하지만 이번에 방문해 보니 오히려 색을 우리보다 잘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대로라면 한국에 뒤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원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 최근 중국에 규모가 큰 식물원이 많이 조성됐는데, 이 식물원을 중심으로 외국 작가가 참여할 수 있는 박람회를 열어 해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상하이 국제 꽃박람회에 작품을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고양시 꽃박람회 관계자 여러분과 제작에 참여해 준 노영주, 차명언 두 분에게 감사를 전한다.
- 박광윤[email protected]
-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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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저 이번에 한평정원 참가합니다.” 올해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에 처음으로 초청작가 정원 부문이 신설됐다. 첫 초청 작가는 올해 첼시플라워쇼 쇼가든에서 실버길트 메달을 목에 건 황혜정 작가(HAY DESIGNS 대표)이다. 쇼몽가든페스티벌과 첼시플라워쇼 출전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서울정원박람회, 정원산업디자인전 등 한국에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그가 올해 처음 신설된 초청작가 정원에 이름을 올렸다. 황 작가의 이번 작품은 ‘남북한의 교류’이다. 첼시에서 ‘IT, 미세먼지, 아파트’처럼 새로운 방향의 한국성을 작품에 담아낸 그가 한평정원에서는 정원을 매개로 한 남과 북의 소통을 다룰 예정이다. “지난 4월 27일 남과 북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이것을 계기로 남한과 북한이 더 많은 교류를 갖고 협력해 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 황혜정 작가는 73년간 떨어진 시간 동안 벌어진 남과 북의 문화를 정원을 통해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화적 틈새를 정원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여 함께 극복하고 나아가 색다른 문화로 함께 발전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 정원은 인화적인 장르면서 자연이라는 동일 매개체를 지향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판문점에서 두 정상이 나란히 앉았던 도보다리의 풍경이 오버랩 됐다. 정원에는 남한과 북한을 상징하는 2개의 문이 설치된다. 문 사이에는 아름드리나무를 심어 남과 북이 큰 나무를 보며 같이 융화돼 나아가길 기원한다. 올해 한평정원 페스티벌은 초청작가 정원 외에도 기존 정원박람회와의 차별화된 본연의 색을 찾아가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엄숙희 순천만국가정원 총괄 매니저는 특히 올해 ‘초청작가 정원, 신진 디자이너 발굴’을 주목하라고 말한다. “100년 역사의 세계 최대 정원박람회 ‘영국 첼시플라워쇼’ 메인 무대인 쇼가든에서 실버길트 메달을 2회 수상한 황혜정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순천만국가정원의 품격이 한단계 올라가면서 새로운 정원 트렌드를 제시하리라 생각한다. 또한 학생부 참가자를 따로 공모해, 차세대 정원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키우는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여성 조경인이자 가드너로서 이번 한평정원 페스티벌의 중추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서로 깊은 부분까지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황혜정 작가는 “최근엔 많은 여성 조경가들을 정원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원은 여성 특유의 강점을 십분 녹여낼 수 있는 분야”라며 “특히 식재 디자인에서 특유의 섬세함으로 독특한 스타일들을 고안해 낼 수도 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엄숙희 총괄매니저는 “정원을 조성하거나 관리할 때 종종 사다리를 타고 나무를 올라가 가지치기를 할 때가 있다. 삽질, 괭이질같이 신체적으로 힘이 들어가는 일도 해야 한다. 무게가 나가는 시설물은 설계에 맞추려고 몇 번씩 이리저리 배치하면서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며 어려운 점도 풀어놨다. 하지만 그럼에도 정원 분야는 여성으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섬세함과 부드러운 리더십이 여성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정원은 식물 소재의 색감, 형태 등 아주 작은 부분부터 전체적으로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하모니를 연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현장에서 직접 꽃과 나무를 심으며 함께 일하는 분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며 공감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도 여성 가드너가 가질 수 있는 강점이다.” 마지막으로 황혜정 작가는 “선진국에서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 큰 화두다. 이미 정원 분야에서는 많은 여성 조경가들이 두각을 보이는 줄 알고 있다. 정원 일을 하거나 희망하는 모든 여성에게 응원을 보내며, 조금 더 용기를 가지고 한 걸음씩 계속 나아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엄숙희 총괄매니저는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을 첼시플라워쇼나 쇼몽가든페스티벌처럼 세계적인 가든 축제로 만들기 위해 최상의 정원 연출에 열정을 쏟을 것”이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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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대우 푸르지오에 작가정원을 조성한 김승민디자인봄 대표가 정원 조성만이 아닌 주민참여 프로젝트를 통해 정원의 사회적 가치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아파트 조경에 디테일을 살려주는 작가정원 조성이 붐이다. 특히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각 단지마다 수준 높은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콤페를 통해 작가들을 선정해 단지 내 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사실 푸르지오 아파트에 작가정원을 조성한 지는 이미 오래된 일이고, 최근에는 단순히 정원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정원의 유지관리를 위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까지 관심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에 최근 주민 참여 프로젝트의 좋은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는 대우 푸르지오의 작가정원 두 곳을 방문했다. 구리갈매 푸르지오 “이야기 꽃이 피어나는 도란도란 가든” 구리갈매 푸르지오의 작가정원은 공모 당시 명칭이 “플라워가든”이었다. 약 650㎡ 규모의 크지 않은 면적에 공공주택단지의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독창적인 정원이 되도록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김승민 작가는 “외국식 정원을 따라하는 것이 아닌 한국식 정원”에 대해 평소 고민을 많이 해왔다. 하지만 현대 도시의 아파트는 주변의 자연을 그대로 차경하는 한국의 전통정원 방식을 고집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장소이며 인위적인 조성이 불가피한 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다행히도 이 정원은 다른 단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매력적인 차경 요소를 가지고 있다. 대상지를 기준으로 남쪽은 건축물에 가려져 있으나 동쪽으로는 멀리 산등성이와 소나무가 보이는 트인 경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동쪽은 해와 달이 뜨는 방향이니 경관적으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이에 따라 시각적으로 방해가 되는 키 큰 나무들을 과감히 들어내 멀리 서 있는 소나무를 차경요소로 활용하기로 했다. 다행히 대우건설도 나무를 제거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정원의 중심에 데크와 의자를 놓아 쉼터를 조성하고 나니 아침 해와 저녁 달을 맞이하는 멋진 공간이 탄생했다. 이 정원은 주민들이 건물에서 밖으로 나오자마자 만나는 공간이어서 무엇보다 아늑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사방으로 11개의 동선을 두어 내부로 접근도 쉽게 하고 시설물의 높이를 낮춰 공간의 개방감도 높였다.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다양한 경관을 만나도록 하고 세심한 볼거리로 시각적인 지루함을 덜었다. 아파트 조경은 외부에서 보는 것만이 아니라 위에서 보여지는 것도 중요하므로 바닥 패턴 등 평면적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식재는 사계절을 고려했다. 정원이지만 아파트 조경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야생화만 고집하지는 않았다. 단 식재 특성은 철저히 고려해 배식했다. 회양목과 주목이 기본 패턴을 형성하고, 교목보다 아교목을 위주로 심었으며, 가능한 꽃피는 식물을 심어 계절마다 변화하는 경관을 연출하고자 했다. 유효토심을 높이고 식재 면적을 넓히기 위해 흙을 쌓아 가산을 만들었는데, 이 가산의 높낮이 변화가 시각적인 리듬감을 느끼게 한다. 동탄행복마을 푸르지오 “웃음 꽃으로 펼치는 도담다담 가든” 동탄행복마을 푸르지오에 조성한 “패밀리 가든”은 정사각 부지의 정형성을 깨뜨리는 것이 설계 과제였다. 또한 대상지의 주변을 보면 한 쪽은 산을 향해 열려있지만, 다른 부분은 모두 건축물로 둘러싸여 위요감이 강한 곳으로, 아무래도 인공적인 느낌이 강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리한 점을 극복하는 것도 정원의 조성 목표였다. 이에 작가정원을 산과 연결되는 자연 축으로 다루어 시각적 개방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았다. 주변에 위치한 도서관, 어린이 유치원, 아이맘 카페 등 각종 주민 공용 시설을 고려해 다양한 주민 참여 공간도 배치했다. 이렇게 공간 안에는 작가정원은 물론 시니어 텃밭이나 가든 카페, 주민 장터 등이 배치됐으며, 주민들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관리 요구도가 높은 정원을 공동주택단지인 아파트에 조성하는 것이 적합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일부 건설사들은 관리 문제로 정원 조성을 꺼리기도 했으나 대우건설은 이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주민참여’다. 구리갈매 푸르지오와 동탄행복마을 푸르지오의 작가정원은 계획 초기부터 주민 참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입주 초기에 주민참여를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김승민 작가의 역할이었다. 그는 정원을 조성한 작가로서 정원에 심은 식물들의 생리와 심는 방법 및 요령, 유지관리 방법 등을 주민들에게 가르치며 정원에 관심을 주목시켰다.차츰 정원 관리에 주민들의 참여가 늘어났는데, 무엇보다 반가운 변화는 늘 지켜보기만 하던주민들이 정원이외의 할 일을 스스로 찾기 시작한 것이다. 어떤 아주머니는 잡초를 뽑았고 어떤 할아버지는 휴지를 주었다며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푸르지오는 작가정원을 조성한 것만이 아니라 주민 참여 프로젝트를 병행함으로써 조경의 공공적역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뷰> “아파트 정원, 주민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정원은 가꾸어지는 공간이다.” 정원을 처음에 잘 조성해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에 의해서, 자연에 의해서, 주변 환경에 의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고 “가꾸어지는 것”은 또한 정원의 숙명이 아닐까. 김승민 작가는 원예와 조경을 함께 전공하고, 해박한 식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간 생태복원업에서 주로 활동해 왔다. 지난 2016년에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 작가정원에 선정된 후 최근 푸르지오 작가정원 조성 및 주민 참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현장에서 답을 찾는 창의적인 조경가로서의 활동 영역을 더욱 넓혀 가고 있다. 이번에 공공주택단지에 정원을 조성하면서 느낀 점과 주민참여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봤다. Q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 단지에 조성하는 정원은 상대적으로 퍼블릭한 성격을 가지게 되는데 기존 아파트 조경과 상충해 포기하게 된 점은 없는가? 많다. 우선 예산을 포기했다. 사실 정원은 디테일하기 때문에 면적 대비 아파트 조경에 비해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워야 하고 식재밀도도 높아야 하는데 그에 적합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두 번째로 수목을 포기했다. 줄기가 퍼진 모양이 예쁘지 않은 나무를 사용했다. 아파트 단지에는 일반적으로 주간이 높은 나무를 사용한다. 정원에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 마지막으로 안전 문제로 포기한 것이 많았다. 식재지의 경계나 담장 설치 등 모두 부분에서 점검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아파트 정원에 대한 경험이 많은 건설사라 많은 부분을 이해해 주었다. Q 아파트 정원에서 주민참여 활동의 필요성은 무엇이며 어떤 활동들이 이루어졌는가? 식물이 바로 정원이다. 관리는 기본이고, 그 관리는 주민들의 참여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구리갈매 푸르지오의 경우에는 입주민 중 조경학과를 다니고 있었던 박소은 학생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리며 주민 참여가 시작됐다. 주민들은 나뭇가지를 잘라주고, 꽃을 심고, 물을 주는 활동을 했다. 이러한 활동을 본 다른 주민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점차 많은 사람들이 만나면서 커뮤니티도 활성화됐다. Q 이번 주민참여 활동을 통해 생긴 부수적인 효과는? 아파트 커뮤니티에 활동 일지를 올리고 있는데, 어떤 주민이 자신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 나사가 빠진 놀이시설물을 고쳐놓았다는 글을 올렸다. ”나도 잡초를 뽑는다”는 분도 있고, “쓰레기를 줍고 있다”는 할아버지도 있다. 시작은 정원이었지만 주민들이 각자의 역할을 찾아 다른 활동을 시작하더라. 공동의 공간을 함께 가꾼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김승민 작가는 “정원은 가꾸어지는 공간”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당부의 말을 남겼다. “조경가들은 일반인들과 어떻게 조경을 공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일반인들은 식물과 자연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까지는 그렇지 못했지만 이젠 조경이 일상생활 속에 있길 바란다”
- 박광윤[email protected]
-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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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건설사와 조경시설물 회사가 합작으로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건설사인 ‘한라’와 조경시설물 전문회사 ‘원앤티에스’가 지난 2015년부터 개발해 온 미세먼지 제거기 ‘에어워셔’가 제품으로 나왔다. 올해 분양을 앞둔 당진 수청지구 한라비발디 아파트단지 내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에어워셔’는 지난 2016년 ‘퓨어 실드’라는 이름으로 IF 디자인 어워드(International Forum Design Award)를 수상했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dot Award), IDEA 디자인 어워드(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이 제품은 에어 샤워(air shower) 기능을 통해 주거 공간으로 들어가기 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를 제거해 외부 오염 물질로부터 내부 공간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외부 활동 후 실내에 들어가기 전에 ‘에어워셔’를 이용하면 상부와 중간부에서 전해지는 바람을 통해 옷에 남아있던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간결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심플한 형태로 디자인됐다. 작동 시 RGB LED가 켜져 미적효과를 연출하고, 상부의 원적외선 LED를 통해 살균효과도 더해진다. 제품 중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그날의 미세먼지 농도와 대기오염 정도도 확인할 수 있다. 교체 및 점검을 하기에도 용이한 장점이 있다. 아파트 출입문 공간과 단지 내 산책로 등 다양한 공간에 설치가 가능하며, 골프장 에어건 대신 설치하면 운동 후 편리하게 먼지를 털어낼 수 있다. <인터뷰> “미세먼지 잡는 ‘에어워셔’, 조경 분야 진화하는 계기되길” 홍성민 원앤티에스 소장,이종필 한라 차장, 김두수 한라 과장 ‘에어워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4년이 걸렸다. 2015년부터 개발을 시작해서 2016년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받는 성과가 있었다. 2017년엔 기술을 보다 구체화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올해 드디어 현장에 적용했다. 업계에서 기존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기술을 개발하는 데 매달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조경시설물 업체와 건설사가 당장에 성과와 이윤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일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기는 더욱 어렵다. 한라와 원앤티에스에서는 조경분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흐름만 따라가선 어렵다는 생각으로 합작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개발을 주도한 실무자들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에어워셔를 개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두 가지 방향에서 에어워셔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하나는 미세먼지가 점차 심해지는 상황에서 녹지를 통해 단지 내 미세먼지 영향을 저감하는 것 외에도 실생활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미세먼지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 데 있다. 또 하나는 조경 분야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자극이 되길 바라는 생각이 출발점이었다. 기존 조경 시장 안에 머무르지 않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성과를 낸다면 조경 분야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Q. 기술 개발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시장에서 검증이 안 된 제품이다 보니 내부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사람들에게 이 제품이 통할지, 조경시설물 회사에서 전자제품 같은 상품을 만들어낸다는 게 가능한 건지 불신하는 시선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투자를 했지만, 투자하기 전까지 확실한 상품이 될 것이란 믿음이 부족했다. 원가 부분에서 화두가 되니 ‘에어워셔’를 아파트 단지에 적용하기까지 설득이 어려웠다. 당진 수청지구에 처음 적용했는데, 적용하고 나니 미세먼지 등의 공기질과 관련된 아이템으로서 조경 파트가 분양에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시연해 볼 수 있게 하고, 지속적인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Q. 미세먼지 제거기를 실외에 두었을 때 장점은 무엇인가? 한라는 건강과 교육이란 두 가지 키워드를 주요 아젠다로 삼고 있다. 미세먼지가 건강에도 안 좋지만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자폐증과 조현병, 치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단기기억, 학습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세먼지를 잡으면 건강과 교육이란 키워드 두 가지를 동시에 잡는 것이다. 건물 내부에 클린룸을 넣으면 용적률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실외에 두는 것은 단지를 이용하는 데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단지 내 조경시설을 이용하면서 수시로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밖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하면 실내로 유입되는 비율도 줄일 수 있다. 요즘 가정용 드라이클리닝 기기도 출시될 정도인데 공용으로 이를 비치하는 효과가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Q. 어떤 파급효과를 기대하는가? 4차 산업혁명 기술 육성이 제일 열악하고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려운 곳이 건설 부문이다. 사람의 움직임을 최소화해주는 정도에 머물러 있는데, 환경 등 보다 넓은 영역에서 스마트 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게 주도할 수 있는 분야가 조경이다. 조경 분야가 IT와 연결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조경시설물의 업역을 목재나 퍼걸러, 벤치 등의 범위에 가두면 안 된다. 대기환경 오염에 대응하는 기술을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모든 영역의 제품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개발해야 한다. ‘에어워셔’가 조경인들이 뭘 할 수 있는가 의문부호를 던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외부 시설물이 더 진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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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0과 1은 엄청난 차이다. ‘있다와 없다’이기 때문이다. 정원 조성도 해보는 것과 안 해본 것은 천양지차다.” 박은영 중부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의 말 속에서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있다와 없다’처럼, 정원을 만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직접 흙과 식물을 만지며 정원을 만드는 기쁨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 교수는 “가든디자이너로의 꿈이 그저 꿈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단 한 번’의 마중물이 중요하다”고 했다. 학교와 지역사회, 정원 관련 기관을 오고 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정원디자인 아카데미 원장직에 흔쾌히 승낙한 것도 그 ‘계기’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 학교 조경기사 합격률이 높아졌다.” 정원 교육에 대해 말하던 박은영 교수가 조경기사 합격률을 화제로 올렸다.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하면서, 학교의 조경기사 합격률도 덩달아 상승했다는 것이다. 정원을 조성하는 과정 안에는 조경의 모든 공정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현장에서 체득한 프로세스와 경험이 시험 문제를 푸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지역의 마을에 정원을 만들면서 학생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과거 기사 문제를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기출문제를 보면 다 이해가 간다고 한다. 정원을 만드는데 정해진 예산이 빠듯하다 보니, 무슨 식물을 심어야 할지, 어느 농장에서 구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됐다. 흙 한 포대가 아쉬웠을 정도다. 당연히 공정도 철저히 짜야 했고, 내역도 정확히 구해야만 했다. 주민 수백 명이 모인 강당에서 프로젝트 PT까지 했다. 학습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박 교수가 학생들과 했던 사업은 정원을 통해 금산읍 농촌중심지를 활성화하는 ‘시장가는 길 프로젝트’였다. 지역의 장소성, 정체성을 찾고 다양한 문화를 살리며, 주민참여를 통해 마을경관을 개선시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공공 프로젝트로 3년 동안 진행했다. 하지만 이 사업에서 얻은 진짜 수확은 따로 있다. 졸업생 전원이 조경 분야로 취업을 나간 것이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현장 밀착형 정원 교육이 학생들의 학습 태도를 끌어올리면서 정원과 조경에 대한 애착을 키운 셈이다. ‘시장가는 길 프로젝트’에 대한 지역의 평가도 좋다. 최근에는 이 사업으로 학생들은 금산군으로부터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프로젝트 PM을 맡은 박은영 교수는 공로상을 받았다. “정원을 만들자 학생들이 변했다. 정원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게 되는 것 같다. ‘교수님 뭔가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어느 학생의 말에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정원디자인 아카데미, 정원으로 가는 마중물 한국정원디자인학회가 주최하는 ‘제4기 정원디자인 아카데미’가 오는 8월 20일부터 일주일간 월드컵공원 내 서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진행된다. 박은영 교수는 이번에 아카데미 원장을 맡았다. 정원디자인 아카데미는 일주일이란 짧은 기간이지만 계획부터 시공, 폐기물 처리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압축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는다. 박은영 교수는 정원디자인 아카데미가 학생과 일반인에게 정원에 애정을 갖게 되는 하나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생각에 원장직에 흔쾌히 수락했다.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수강생들이 정원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것만으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스스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전시 정원을 만드는 실습형 교육이기 때문에 현장의 경험을 최대한 녹여낸다는 포부다. 예를 들어 계획 과정부터 철거를 공정에 포함하는 식이다. 정원 소재도 이번 교육에서 강조될 핵심 커리큘럼이다. “정원 소재가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실제로 정원을 만들면 재료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소재가 갖는 물성, 질감을 정원에 어떻게 접목하느냐에 따라 정원의 모습이 달라진다. 그래서 교육에서는 식물을 구매를 할 때, 같은 돈이면 무엇을 사면 효과적인지, 비용대비 효과까지 집중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조경 분야의 현장 교육을 강조했다. “조경은 학문 특성상 이론과 실기가 병행돼야 이해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현장형 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초본류를 책으로 공부하면 잊혀지기 쉽다. 하지만 정원을 만든다는 생각에서 농장 몇 번을 다녀온 학생들은 그 시기에 생산되는 초본류을 모두 외우고 있다. 이제 시대가 바뀌면서 밑줄을 그으며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법도 바뀌어야 한다. PT가 중요해지고, 동영상을 활용하는 지금 세대에는 그에 걸맞는 현장형 교육이 함께 맞춰가야 한다.”
- 나창호[email protected]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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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전국 조경학과 학생 네트워크 부활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지난달 서울·경기 지역 4개 대학 조경학과 학생들이 학교 간 교류의 물꼬를 텄다.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조경학전공의 주관으로 건국대, 경희대, 서울대 등 4개 대학 조경 관련 학과 학생들이 모여 각 대학 커리큘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졌다. 이번 모임은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조경학전공 학생회장인 김영성 씨의 주도로 시작됐다. 김영성 씨는 조경계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일과 조경의 대국민 홍보라는 두 가지 아젠다를 기치로 학생 모임을 열었다. “SNS나 뉴스, 조경 관련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임금, 노동시간 등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을 접한다. 직접 발을 들이기 전부터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조경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공부를 했으니 조경업계에 종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근무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제도적인 접근을 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사회적으로 대중들이 조경을 잘 모른다는 것도 문제라 생각한다. 이 지점에서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절실하다.” 김영성 씨는 간접적으로 접하는 조경업계의 근무환경이나 조경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부족한 부분을 가장 아쉬워했다. 이에 예비 조경인으로서 세상을 바꾸는 대학생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개인의 목소리는 힘이 약하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전국의 학교가 모여서 이야기를 하면 보다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본다. 처음은 네 학교의 가벼운 친목 도모로 시작했지만,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춰놓는다면 실무자나 학생 모두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모임은 ‘환경과조경’ 통신원들이 각 학교 메신저로서 역할을 했다. 전국 40여 개 대학의 연락망을 갖추고 있는 통신원을 통해 수도권 인근의 10여 개 학교 조경 관련 학과 학생회에 연락을 취하고, 그중 3개 대학이 회신을 해 총 4개 학교 학생회가 함께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 그는 이번 모임을 단발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모임으로 꾸려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정보 교류와 친목 도모뿐만 아니라 학술 교류와 사회참여 등 함께 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구상한 것을 대부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겠지만, 전국 네트워크만 회복시켜도 후배들을 위한 기반으로서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어느 과든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있다면 학생들이 가져갈 수 있는 이점이 있을 것이다. 대학생건축과연합회 같이 조경계에도 ‘전국 조경학과 학생연합회(전조련)’란 게 있었다고 들었다. 그 모임에서 활동하던 분들이 재학생으로 남아있을지도 모르니 나서기가 조심스럽지만, 그와 같은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부활시켜보고자 한다. 전조련으로서의 역할이 주어진다면 충실히 해보겠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1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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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땅에 대한 권리는 지금 살고 있는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 시민들에게는 내가 살던 곳에서 계속 살 수 있는 권리와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과천의 땅에 대한 권리를 되찾고 시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데 앞장서겠다. 지속되는 난개발을 억제해 지속가능한 과천을 만드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 난개발로 위기에 처한 과천시를 구하기 위해 과천풀뿌리 시민단체와 진보정당 연합군 ‘과천시민정치 다함’의 대표선수로 안영 과천시장 예비후보가 나섰다. 수도권의 환경거점으로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과천은 지금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택 재개발 사업들로 인해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고, 수십 년간 화훼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온 과천화훼단지 주민들도 거리로 내몰려 생존권 투쟁을 이어오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도시 전 지역이 젠트리피케이션에 휩싸여 홍역을 앓고 있다. 초고밀도 개발과 그린벨트 훼손으로 인해 도시기반이 흔들리고 있지만, 정작 과천시민들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미미한 실정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과천의 주거환경은 정부청사가 들어서던 1970년대의 7만 인구 계획에서 큰 변화가 없이 쭉 이어져 왔다. 청사를 중심으로 12개 단지가 동시에 만들어지고 나머지 구역에는 그린벨트가 형성됐다. 과천 시민들에 따르면 과천에는 예부터 10년 이상 장기 거주하는 사람이 많았고, 3대가 동문인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계획도시로서의 특성이 자연환경과 더불어 과천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오며 지금에 이르렀다. 7만2000여 명에 달했던 인구는 재개발 추진으로 약 5만7000여 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지금까지 정주권이 시민들의 당연한 권리라는 생각이 많이 부족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는 모든 삶의 기반이 내가 살던 집과 마을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집이 허물어지고 살던 동네를 나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현재 6개 단지에 대한 재건축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아파트 거주 인구가 대부분인데, 인구의 20% 이상이 쫓겨나게 되는 상황이라 많은 시민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안 예비후보의 설명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개발 사업 시 사업시행자는 주택의 소유자 또는 세입자의 이주대책을 수립해야 하지만, 그동안 과천시가 대책 없이 개발을 승인해주면서 시민들이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는 것. “주거에 대한 모든 행정과 법률이 땅이나 건물을 소유한 사람의 권리를 우선으로 한다. 실 거주자의 권리가 우선돼야 마땅한데, 재건축이나 재개발 진행에 대한 것은 소유주의 뜻만 묻는다. 법이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 해도 시 정책 방향에 따라 충분히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과천은 세입자, 소유주 불문하고 기존 주거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어 정주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진 상태이니 많은 실험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겠다.” 이에 안 예비후보는 ‘주거주권’ 실현을 위한 전략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먼저 별내와 지축에서 추진 중인 위스테이 방식을 과천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위스테이는 주택의 소비자가 공급자로, 주택 소유의 방식이 개인에서 공동체로, 아파트 관리형태가 협동조합을 통한 자주관리 모델로 운영되는 모델이다. 이 방식을 적용해 뉴스테이를 전면 재검토하고, LH와 건설사 사이에 지역공동체가 ‘소셜 섹터’로 들어가도록 해 개발 이익 일부를 지역에 환원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지식정보타운에는 83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민간분양, 공공분양, 임대 세 가지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공공택지를 싸게 수용 받아서 아파트를 짓는 것인데, 민간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로 합리적 분양가가 책정되도록 하고, 공공 분양가 및 공공 임대료 하향을 유도하겠다.” 위스테이는 화훼유통센터 부지에서부터 출발한다. 과천 뉴스테이 지구의 80%가 화훼산업과 관련된 부지다. 비닐하우스에서 생계와 거주를 해결하는 가구도 60가구 정도 된다. 안 예비후보는 과천화훼단지 문제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이자, 과천에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을 갖춘 유일한 산업의 문제로 보고 꼭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화훼유통센터 건립 시 기존 화훼인에게 우선 입주 권리를 주겠다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소셜 섹터를 통해 다양한 재정적인 모델을 마련하고, 과천시와 주민이 함께 풀어가는 방식을 도입하고자 한다. 정부와 과천시, 화훼인의 뜻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과천시가 될 것이다. 과천시가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당사자로서 주체적인 입장으로 나서겠다.” 안 예비후보는 시청-시민회관-정부청사-청사 유휴지를 하나로 묶는 시민공간 조성 계획도 공약으로 내놨다. “미래부까지 내려가면 정부청사는 법무부만 남는다. 정부 계획대로 순차적으로 내려가는 것인데, 지금까지는 이전할 때마다 반대 시위만 해와 거둔 성과가 없다. 정부청사 활용에 있어서 과천시가 독자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결정권을 요구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 유휴지는 과포화 상태인 기존 중앙공원의 역할을 분담하기 위해 공원화하고, 이를 통해 재개발로 고층 고밀화 된 도심권의 숨통을 틔운다는 복안이다. 안 예비후보가 속한 ‘과천시민정치 다함’은 과천풀뿌리와 녹색당, 정의당, 노동당 등 진보정당이 중앙 논리에 귀속된 정당정치의 한계를 벗어나 지역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모인 새로운 정치조직이다. 지난 3월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시장 1명(안영), 지역구 시의원 2명(구자동, 안수정), 비례대표 시의원 1명(녹색당 성미선)을 후보로 세웠다. ‘다함’은 권한과 책임을 시민들에게 이양해 생활정치에 참여하게 하는 데도 뜻을 두고 있다. “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의 의제를 발굴하고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정책을 찾고자 한다. 행정은 전문가와 주민들이 결정한 것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시장에게 집중돼 있던 권한과 책임을 주민과 어떻게 나눌 것인가가 핵심이다. 위원회와 동별 주민회의 등을 구성해서 결정할 권한을 주고, 그에 대한 책임도 나눌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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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환경전문가로서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녹지를 지키고, 쾌적하고 건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 시민단체 대리인으로 나선 후보가 의미 있는 득표력을 갖는다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시민운동이 힘을 얻으리라 본다.” 환경전문가 최진우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박사가 '부천YMCA 100인 클럽' 대리인으로 부천시의원(무소속)에 출마했다. 부천은 면적 53.44㎢에 87만 명의 인구가 밀집돼 서울 다음으로 인구밀도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도시다. 산림면적은 13.6%로 전국 지자체 중 최하위이며, 미세먼지 오염도 전국 7위, 불투수율 61.7%로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환경조건이 매우 열악하다. 이 때문에 녹지 확보 및 환경 개선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높다. 하지만 부천시가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와 반대되는 정책을 펼쳐왔다는 것이 시민·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부천YMCA에 따르면 부천시가 환경 개선보다 개발 중심의 정책을 펴 시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태다. 특히 부천YMCA는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가 대장들녘에 7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을 강행하면서 시민운동만으로는 환경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 ‘부천YMCA 시민정책 100인 클럽’을 발족하고, 최진우 박사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지방선거에 참여하게 됐다. ‘부천YMCA 시민정책 100인 클럽’은 국회 차원의 정당정치가 아닌 도시에서 살아가는 생활환경 영역을 개선하는 데 목소리를 내고,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통로로서 만들어졌다. 최진우 예비후보는 서울시립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환경생태 분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천YMCA 이사, 환경생태연구재단 상임이사, 대장들녘 지키기 시민행동 정책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연구자이자 부천시민으로서 마을과 도시를 친환경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대장들녘 보존을 위한 시민운동을 지원해왔다. 최 예비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내건 핵심 공약은 “아이들의 건강·학습력을 떨어뜨리는 미세먼지를 잡는 것”이다. 최근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세먼지 해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최 예비후보는 타 후보와의 차별화를 위해 환경전문가로서 보다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전략을 세웠다. 지역에 적합한 ‘부천형 미세먼지 대책’ 수립을 위한 측정망 구축,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통해 유입되는 오염물질 원인자부담 방지책 마련, ‘민관협치를 통한 도심 녹지 십분 활용’ 전략이 그것이다. 최 예비후보는 “적합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서는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예비후보가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부천의 미세먼지 체감농도와 앱에서 알려주는 농도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천이 받고 있는 미세먼지 알림 서비스가 경기도망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부천시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미세먼지 농도가 서울보다 높았는데, 서울은 주의보를 발령했음에도 부천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경기도 중부권 전체로 평균을 내니 발동하지 않은 것이다. 시 자체적으로 망을 갖춰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제대로 된 대응체계를 갖출 수 있다.”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통해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최 예비후보는 도로를 운영하는 한국도로공사에 고속도로 지붕 설치 및 대기정화장치 설치 등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저감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생활권 내부에서는 최대한 많은 녹지를 확보해 시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접촉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방법은 ‘민관협치를 통해 도심 녹지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도심 녹지 활용 전략 그 첫 번째는 “관리비 다운, 주택가치 업”이다. 아파트 조경관리도 공공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도시생태에서 아파트에 심긴 나무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아파트 내 수목과 녹지가 재산상으로는 사유재지만, 기능적으로는 공유재다. 공익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행정에서 지원하고 관리해야 한다.” 아파트 조경관리를 공공에서 지원하면 도시 구성원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주택 가치는 올라가며 관리비는 줄일 수 있으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의무하자기간 이후 수목 관리를 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최 예비후보는 보고 있다. 두 번째 전략은 시민들의 참여로 학교 숲, 옥상녹화, 자투리땅을 “도시형 마을숲”으로 만들 수 있게 지원하는 것, 세 번째는 “아이들의 등굣길을 녹도로 연결하기”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자폐증과 조현병, 치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단기기억, 학습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뱃속 태아의 뇌 발달을 저해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러한 미세먼지와 아이들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할 수 있도록 등굣길을 녹도로 연결하는 것이 최 예비후보가 내건 주요 공약사항이다. “나무가 울창한 길을 걸으면 조금이라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안전하게 걸으면 몸도 건강해지고 머리도 맑아진다. 그런 길의 나무를 함부로 손대지 못하게 막고, 부족한 부분은 나무를 최대한 많이 심어 보완하도록 만들겠다.“
- 이형주[email protected]
-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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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통합놀이터는 장애아동을 위한 특별한 놀이터가 아니다. 기존의 놀이터와 다른 것으로 인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2년 전 서울어린이대공원에 국내 최초의 통합놀이터인 ‘꿈틀꿈틀 놀이터’가 조성된 후 ‘장애아동도 어렵지 않게 어울려 놀 수 있는 놀이터’라는 공공적 가치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최근 들어 여러 지자체들이 통합놀이터 조성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전국적으로 조용한 바람몰이가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통합놀이터에 대해 ‘그까짓 놀이터 하나쯤’이라는 쉬운 생각으로 달려든다면 큰 오산이라는 지적이다. 통합놀이터를 만들어 본 경험이적은 국내 상황에서는 조성 노하우도 일천하지만 사회적·제도적으로도 아직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사업의 좋은 취지를 살리기 힘들 수 있다는 것. 최근 통합놀이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통합놀이터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곳에서 김남진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국장을 만나 통합놀이터의 사회적 가치와 현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꿈틀꿈틀 놀이터를 조성하는 데 1년이 걸렸다. 실제 조성은 두 달 정도였고 나머지 10개월 은 참여디자인 등의 계획 과정을 거쳤다. 이런 오랜 과정을 거쳤는데도 지나고 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고, 아이디어는 많았지만 안전기준 등에 부딪쳐서 실현하지 못한 것도 많았다.” 김남진 국장은 첫 통합놀이터 사업을 하면서 많은 현실적 한계를 경험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통합놀이터에 대한 준비가 매우 부족하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통합놀이터 조성사업도 제대로 된 것인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뜻이다. “사회공헌사업으로 진행된 꿈틀꿈틀 놀이터와 달리 대부분의 실제 현장에서는 충분한 과정이나 고민을 거치지 못하고 놀이터를 단기간에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더 많은 착오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장에 있는 분들은 놀이터를 만들어 보긴 했지만 장애에 대한 이해나 장애아동들이 어떻게 노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통합놀이터 조성에 힘든 점이 있다.” 통합놀이터 사업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이와 관련한 연구는 태부족한 게 국내 현실이다. 당연히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기에 역부족인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첫 통합놀이터 사례인 ‘꿈틀꿈틀 놀이터’가 마치 통합놀이터의 표준인 것마냥 여기저기복제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단다. “꿈틀꿈틀 놀이터는 서울어린이대공원에 맞게 디자인된 놀이터였다. 그런데 이것이 통합놀이터의 정석인 것처럼 보여지고 이후 만드는 분들이 이를 복제하는 일들이 생겼다.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자체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과 통합놀이터네트워크가 최근 해외 선진 사례들을 연구해 ‘통합놀이터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그가 해외 사례를 통해 느낀 것은 ‘통합놀이터’에 대한 사회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직접 찾아가 본 통합놀이터는 장애아동을 위한 놀이터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놀이터로 조성돼 있고 실제 주민들도 그 놀이터에서 아무런 특별함을 느끼지 않고 있다. “실제로도 가이드라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예를 들어 장애아동들의 접근성을 배려해 계단의 위치나 폭을 조금 변경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통합놀이터가 되고 있으며, 청각장애아동을 위한 감각놀이시설물도 모든 아이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물로 설치돼 있었다.” 김남진 국장은 “통합놀이터가 다른 놀이터와 구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거나 “기존과 다른 놀이터로 인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이는 제도적인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통합놀이터를 위한 많은 아이디어들이 기존의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이나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과 상충돼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법을 개정하거나 단체표준 등을 통해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이 좋을지는 모르겠다. 안전관리법 변경이든 단체표준이든 통합놀이터가 기존 놀이터와 구분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통합디자인 가이드라인은 결국 보통 놀이터의 가이드라인 안에 함께 적용해야 하는 사항이라는 생각이 든다.” 통합놀이터는 생태놀이터나 모험놀이터처럼 테마의 일종이 아니라 전체 놀이터에 적용하는 최저의 기준이거나 모든 놀이터의 베이스여야 한다. 다만 테마에 따라 특성에 맞게 적용될 수는 있겠다. 물론 이를 우리 사회에 정착시시키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통합놀이터는 상위법이 없다. 미국의 경우에는 장애법 안에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편의시설기준이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지만, 우리는 그런 기준이 없어서 기존 놀이시설 안전기준과 통합놀이터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김남진 국장은 개인적으로 일반 놀이터와 통합놀이터가 나뉘어두 개의 인증기준을 가지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기존 일반 놀이터의 안전기준을 보완을 하고 예외 조항을 넣는 방식으로 이번 가이드라인이 제도화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현재 추진되고 있는 통합놀이터 사업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통합놀이터는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니까 그 의견을 반영하고 직접 참여하는 프로세스가 있어야 해서 단시간에 조성하기는 힘들 것 같다. 충분히 종합적으로 계획하고 같이 의견을 내고 참여해서 만드는 놀이터가 됐으면 한다.”
- 박광윤[email protected]
- 2018-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