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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한국조경사회가 대한민국 조경정원박람회 기간인 오는 6월 1일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조경 기술 세미나를 개최한다. 조경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막연함을 보다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한 행보이다. 한국조경사회의 조경세미나는 조경산업의 블루오션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작년엔 조경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IoT 기술을 소개하면서 업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세미나 이후에도 빅데이터, 드론, VR 기술, LIM 등 연관 키워드가 업계의 새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시 세미나 준비를 맡았던 이형철 한국조경사회 자재개발위원장과 이동석 한국조경사회 식물생태위원장이 올해 조경세미나에서도 또 한번 손발을 맞춘다. 하지만 IoT가 주제였던 지난해만큼 이번 주제도 쉽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상용화된 미세먼지 저감기술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세먼지 문제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크게 대두된 환경 이슈다. 최근엔 공원녹지가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언론을 통해 주목받으면서 시의성까지 갖추고 있다. 낯선 주제이지만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조경산업적 논의가 부족했던 만큼 ‘의미있는 시도’라고 판단했다. 이형철 위원장은 이번 세미나가 조경이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업계에선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 사람들은 일기예보에서 강수확률보다 미세먼지 농도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오랜만에 불어온 훈훈한 봄바람마저도 굳게 닫힌 창문을 열지 못한다. 조경산업이 발전할수록 깨끗한 공기를 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모두에게 심어주고 싶다.” 하지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제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래서 시설·자재에 국한시키지 않고 환경복원, 식재기술을 통한 미세먼지 저감 기술까지 찾기로 했다. 최근 각광받는 스마트 시티 관련 기술에서도 실마리를 찾아보자고 했다. “사실 정말 해보고 싶던 것은 시공 공법과 제품을 발굴하는 일이지만, 현실적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다. 신제품, 신기술 개발에 대한 조경 산업의 흐름이 정체돼 있는듯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조경산업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에 일이 아니지만, 특히 신제품, 신기술 개발 성과는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관련업계에 있는 사람들도 한 업체가 신제품을 발표하면 다른 업체들이 유사한 재질과 디자인의 제품을 양산하면서, 결국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려는 의지를 꺾고 있다고 말한다. 신제품 개발과 함께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할 대상이라고 했다. 사실 올해 조경 신기술 신제품 세미나의 첫 구상은 해외 업체를 초청해 국제세미나로 치르는 것이었다. 조경사회에선 영문판 포스터까지 제작했었다. 이동석 위원장은 “세계조경가협회에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그쪽에서 ‘세미나 기간이 너무 짧고 자신들의 컨셉과도 맞지 않는다’고 했으며 일본과 중국의 조경단체도 쉽게 열리지 않았다”고 했다. 아쉽지만 국제 세미나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 이형철 위원장은 “국제세미나를 성공시키진 못했지만 시도했다는 자체만으로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고 했다. 적어도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는 것이다. 해외 업체와의 교류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할 미개척지대인 만큼 계속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어렵다고 멈춰있기 보다는 시도만큼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조경정원박람회에서 신제품을 출품하는 회사가 크게 줄었다. 신제품, 신기술을 만든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기 때문에 업체로선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토양개량제 전문회사 대지개발이 친환경자재에 인증을 주는 녹색기술, 녹색기업에 이어 지난 3월에 녹색기술제품 인증을 따내 화제다. 녹색인증 제도는 유망한 녹색기술이나 사업을 인증하는 제도로 신산업, 미세먼지 저감, 기후변화 관련 기술 등의 인증을 통해 친환경산업 육성 및 기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녹색기술제품으로 인증을 받은 것은 대지생명정플러스, 대지복원정, 대지천연부엽토 등 3개 제품이다. ‘대지생명정플러스’는 ‘이탄’이라는 물질을 기반으로 만든 토양개량제로서, 유효성 미생물 증가를 통해 나무를 잘 자라게 하는 제품이다. 기존 ‘대지생명정’을 대폭 개선해 만들었으며, 유효성 미생물이 기존 제품 대비 10배 이상 증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지복원정’은 새로 론칭한 제품으로 해안매립지나 간척지 등 식재기반이 열악한 특수지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식재시 구덩이에 넣어서 뿌리에 닿게 사용하면 한 달 만에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특히 소나무에 효과가 좋다. ‘대지천연부엽토’는 모든 식재에 사용해도 좋지만 특히 잔디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다. 잔디는 식재시 비용이 많이 들고, 배수 및 관수 조건이 까다로워관리가 힘든 문제가 있다. 이 제품은 유수력이 작기 때문에 보다 적은 관수량으로도 잔디 관리가 가능하다. 대지개발은 과거 대도시에 대형목이나 소나무 이식이 가능해지는 데 토양개량제가 큰 역할을 하면서 관련 업계에 파급을 가져왔듯이, 이번 녹색기술제품 인증으로 환경시대에 걸맞는 친환경 토양사업을 열어가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인터뷰> “친환경 토양개량제로유망한 환경기업 될것” 이동석 대지개발 대표 처음 생명토를 개발한 게 1970년대 이니 벌써 세월이 많이 흘렀다. 요즘은 시장이 공공조달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기술인증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환경’을 무시하고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친환경 제품 개발은 생존의 문제와도 같다. 친환경 토양개량제로 미래 환경사업을 열어가고 있는 대지개발 이동석 대표를 만났다. Q ‘대지생명정플러스’나 기존 ‘대지생명정’의 특징은 무엇인가?‘대지생명정’은 1970년대 생명토를 개발해서 이를 1983년에 상품화하고, 이후 사용편의성을 위해 정제화해서 만든 제품이다. 대지생명정이 나오기 전에는 소나무나 대형수목의 이식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1987년에 서울신문사에 야생 소나무 4그루 이식에 성공하면서 대한민국 식재 지형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그 이후 소나무도 대도시에 이식할 수 있다는 소문이 점차 확산돼 설계에도 많이 적용하게 됐고, 요즘에는 소나무를 많이 심고 있다. 실제 중구청 앞에는 소나무 가로수가 자라고 있고, 그 외 아파트 단지 등 어디서든 소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이 제품은 석탄이 되기 훨씬 전의 물질인 ‘이탄’을 가공·처리해서 만든 것으로 다른 토양개량제와 기질이 다르다. 이철호 선대회장님이 연료로서 가치가 없어서 방치되던 ‘이탄’을 이용해 식물체가 살 수 있는 토양으로 개발했고, 처음에는 분재에 사용을 하다가 이후 조경분야에 적용을 해 대형수목을 옮길 수 있는 효과들을 보이면서 대지개발의 성장 동력이 마련됐다. Q ‘이탄’은 어떤 물질인가?이탄은 지역마다 성질이 다르다. 대지개발은 국내 이탄을 사용하고 있는데 물을 품고 있는 수화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탄은 토양이 수분을 점유하는 비율인 수분포화도 약 128%까지 수분을 머금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보통 흙은 55%가 넘으면 물이 떨어져 내리며 많아야 90% 정도이다.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물을 지속적으로 나무가 원하는 형태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탄 자체가 수화력이 좋은 기질을 가지고 있다. Q ‘대지생명정플러스’와 ‘대지생명정’의 차이점은 무엇인가?‘대지생명정’은 유효성 미생물을 늘려주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유효성 미생물이 많아야 나무가 잘 자라는데, 잔디를 잘 관리하면 잡초가 나지 않듯이 유효성 미생물을 늘려주면 유해성 미생물이 밀려나게 된다. 이탄 자체로는 식물이 살지 못한다. 대지생명정은 이탄을 기반으로 유효성 미생물을 늘려주는 가공 처리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대지생명정플러스’는 기존 ‘대지생명정’에 비해 유효성 미생물 개체수를 대폭 개선한 제품으로 10배 이상 증가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Q 앞으로 계획은?요즘은 환경을 따로 떼놓고는 기업이 살 수가 없다. 공기업이나 관도 환경을 대충 넘길 수 없는 시대로 가고 있다. 토양환경보전법이 생기면서 토양이 새로운 환경사업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해외 선진국처럼 친환경 토양개량제가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여 년 전에 어느 발표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이탄이라는 물질로 퇴비를 만드는 회사하고 생각하겠지만 머지않아 이 물질을 가지고 토양관련 제품이 다 바뀌게 될 것이다” 친환경 토양개량제로 환경산업을 리드하는 회사가 되길 기대한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조경식재회사 고운조경이 오는 5일 온라인상에서 조경수 견적을 주고받을 수 있는 ‘tree45.com(이하 트리사오)’ 사이트를 오픈하고 조경수 거래 중개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트리사오’는 기존에 오프라인 상에서 처리해오던 조경수 견적 업무 일체를 디지털화한 것으로 조경수 시장에서 정보가 보다 원활히 교류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조경수 온라인 견적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특징이다. 트리사오의 ‘조경수 온라인 견적 서비스’는 조경수를 사려는 구매자가 구매하려는 수목 리스트를 등록하면 조경수 판매자가 내역을 입력해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매자가 여러 판매자의 내역을 비교해 거래할 있도록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그동안 구매자가 구매 목록별로 일일이 검색해서 업체와 통화해 왔던 불편함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식재회사들이 구매하려는 수목 리스트를 손쉽게 등록해 판매자에게 자동으로 전달하고, 조경수 생산자들의 수목 단가와 사진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실시간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판매자가 제출한 견적서는 견적을 요청한 구매자 외의 다른 회원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 판매 단가가 무분별하게 공개될 우려도 없앴다.현재 웹사이트가 오픈돼 있어 조경수 구매 또는 판매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하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터뷰> "조경수 거래 플랫폼, 업계 전반에 좋은 파급이 되길" 정영진 고운조경 팀장 2014년 조경설계회사를 그만두고 조경식재 업체인 고운조경에 입사해 일을 하면서 국내 조경수 거래 방식이 시대에 많이 뒤떨어졌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업계에 당장의 불편함을 해소해야 겠다는 생각에서 구매자 중심의 조경수 견적 서비스 ‘트리사오’를 개발하게 됐다는 정영진 팀장을 만났다. Q 개발 배경은 무엇인가? 조경시공업체에서 일을 하면서 나무를 사고 팔아야 하는 일을 접하게 됐는데, 온라인 상거래 시장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데 비해 조경수 거래는 여전히 과거의 주먹구구방식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 스스로도 힘들었고 업계에 당장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개선된 온라인 거래 방식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Q 기존 조경수 거래 사이트와 차이점은 무엇인가?기존 사이트는 나무를 사는 사람 입장에서 불편함이 많았다. 조경수 구입시 다양한 수종을 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모든 수종을 한꺼번에 포괄한 판매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각 수종별로 일일이 검색을 해야 했고, 무엇보다 판매자마다 제공하는 정보의 깊이가 달라서 상호 비교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대부분 금액을 제공하지 않아서 판매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가격과 사진을 요청해야 하고, 결국에는 현장으로 가서 확인을 해야 하는데 실제 나무 상태가 좋지 않아 허탕을 치는 경우도 많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피드백이 없어서 불편했다. 회사가 보유한 농장의 나무를 팔기 위해 사이트에 올린 적이 있는데 잘 팔리지 않았다. 문제는 이 나무를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가격이 비싸서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구매자 중심의 입찰 방식이다. 거꾸로 생각한 것이다. 조경수를 사고 싶은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글을 올리면, 판매 회원들에게 문자를 자동으로 보내고, 판매자들은 사진과 금액을 적은 내역을 제공하는 방식이다.판매자가 구매 목록의 조경수를 모두 판매할 수 있다면 목록별로 금액을 적어서 제시하고, 모두 일괄 구매하는 경우 할인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나무 거래가 일괄 구매시 할인이 적용되고 있는데, 최대한 실제 현장에서 거래되는 방식을 시스템에 구현되도록 노력했다. Q 앞으로 서비스 발전 방향은?현재는 조경수를 판매하는 센터, 플랫폼의 역할을 만들어 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조경업계에서 “트리사오에 들어가면 모든 조경수 거래 정보를 얻을 수 있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이 목적이다. 아직까지는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만 하고 실제 거래는 구매자와 판매자간에 이뤄진다. 하지만 더 나아가면 나무를 굴취해서 운반하는 것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중개 역할만으로는 구매자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지 못한다. 실제 시장 조사 결과, 구매자들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나무를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장소에 직접 가져다주는 서비스까지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 어떤 파급을 기대하는가?당장은 업계의 불편함을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지만, 플랫폼이 발전하면 다른 사업도 같이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카카오를 플랫폼으로 확대된 카카오 택시의 경우, 택시기사들이 너무 좋다는 평이 많다. 승객을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이 콜을 잡으면 되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손님을 찾을 수 있고, 차량을 이동하면서 들어가는 기름값도 줄이게 됐다. 아울러 환경적으로 매연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트리사오 서비스가 잘 정착이 되면 기존의 주먹구구식의 현장 거래 방식이 개선돼 업계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다. Q 앞으로 계획은?개인적으로 세상이 변해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 특히 이번 일을 하면서 장기적으로 미래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대세는 거스를 수 없다. 내가 좋든 싫든 조경밥을 먹는다면 이 분야의 큰 흐름에서 참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겠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정원의 마술사’ 이시하라 카즈유키(이하 이시하라) 작가가 태화강 정원박람회 초청정원 준비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아직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지만,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골드메달을 9번이나 따낼 정도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가든 디자이너 중 한명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에게 ‘정원의 마술사(Gardening Magician)’라는 찬사까지 전했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주관으로 조경관련 언론매체와 이시하라 작가의 기자간담회가 1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태화강 정원박람회에 선보일 초청작가정원과 그의 작품철학 전반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특히 한국정원디자인학회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한일 양국 간 정원문화 교류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전했다. 이 자리에서 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은 정원에 대한 해설로 원활한 소통이 될 수 있게끔 도움을 주었다. 이시하라 작가가 태화강 정원박람회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은 홍광표 회장(태화강 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정원트렌드 발굴을 위해 첼시플라워쇼를 방문한 그는 이시하라 작가가 아티즌 가든부문에서 금메달을 받은 ‘고쇼 노 니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일본 전통의 다실을 ‘유리 정자’로 해석한 독창성에 놀랐고, 작품 속에 녹아있는 디테일에 다시 한번 놀랐다는 것이다. 그 때 홍 회장은 한국에도 이시하라 작가의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홍광표 회장의 제안을 받은 이시하라 작가도 큰 고민없이 참가를 승낙했다고 말했다. 정원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사이좋게 지내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태화강에 정원을 만들면, 한국인은 일본정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일본인이 한국에 올 수 있는 하나의 계기도 될 수 있다.” 그는 황지해 작가를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꼽기도 했다. 섬세한 디테일과 사고방식이 자신과 닮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 어느 곳에서 있더라도 황 작가의 작품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작가가 태화강에 선보일 정원의 이름은 ‘미나모토(근원)’이다. 이시하라 작가에 따르면 이번 작품은 물의 순환을 테마로 한다. 빗물은 정원(숲)을 거쳐 태화강의 물이 되고, 이것이 증발해 빗물이 되는 일련의 생태적 순환과정을 정원으로 표현하겠다는 것이다. “‘미나모토’라는 명칭은 2004년 첫 첼시플라워쇼 출품작 이름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름을 쓰게 된 이유는 당시의 열정을 살려서 한국에서 쏟고 싶어서였다.” 정원 조성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산지수(知山知水)’라고 했다. 지역의 환경과 식물을 정원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원은 섬처럼 따로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그만의 철학이다. 그래서 그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농장을 찾아다니며 대상지에 적합한 식물을 찾는 일부터 했다. 다른 나라에서 정원을 조성할 때에는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이번에는 짧은 시간 안에 밀도있는 정원 조성이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시공에 도움을 주는 한국 조경회사와도 깊은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포트폴리오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명함에 적힌 ‘Landscape Artist’라는 소개에 걸맞게, 규모와 장소에 상관없이 폭넓은 스펙트럼의 실적을 갖추고 있었다. 호텔과 레스토랑과 같은 상업시설은 물론, 대규모 광장과 수직정원 등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는 “비록 작은 공간이라고 할 지라도 그곳을 정원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정원을 전염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정원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어떻게 만들어야 사람들이 기뻐할 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크던 작던 만든다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선 정원의 효과를 끊임없이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느 레스토랑에 정원이 들어섰을 때 얼마만큼 손님이 늘었는지, 병원에 정원을 만들었을 때 환자와 직원의 만족도, 방문자 숫자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어디라도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홍광표 회장은 한국의 정원문화 확산의 위한 중요한 단서가 들어있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의 정원문화가 바퀴라면, 일본은 밧줄이다. 일본은 좋은 경치가 있으면 그것을 밧줄로 끌어와 정원으로 만든다. 한국에서는 사륜거를 타고 좋은 풍경을 찾아다니며 봤다. 별서정원이 발달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는 아름다운 경관을 찾아다니는 것 외에도 우리집 주변에 정원을 끌고 오려는 노력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시하라 작가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정원을 세계에서 알리는 그 날이 빨리 찾아 오길 바란다”며 "아시아 정원문화의 세계 진출에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홍광표 회장은 “이시하라 작가는 세계적 대가임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자세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정원문화 교류에 큰 힘이 될 분”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이시하라 작가는 현재 진행 중인 ‘동경 올림픽 스타디움’ 외부공간 조성에서 ‘한국정원디자인학회’와 기술협약을 맺고 함께 협력을 다져가는 한편, 학회에서 추진 중인 생활정원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에서도 힘을 모아가기로 했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2018 태화강 정원박람회의 해외 초청 작가 3인, 프랑스의 카트린 모스바흐(Catherine Mosbach), 일본의 이시하라 카즈유키(Ishihara Kazuyuki), 영국의 소피 워커(Sophie Walke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 카트린 모스바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경가 중 한 명으로 베르사이유 건축학교에서 조경학뿐만, 생물학과 역사학 전공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조경계가 주목하는 인물이다. 그는 프랑스 루브르 랑스 박물관 정원(Museum Park Louvre Lens)과 대만의 타이청 중앙공원(Taichung Gateway Park)을 설계한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2015년PHAIDON이 출간한 『30│30 Landscape Architecture』에 세계 30대 조경가 중 한 사람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와 울산시의 협조로 지난 3일 방한한 카트린 모스바흐(이하 카트린)를 서울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작품 철학과 박람회 참여 계기에 대해 물어보았다. 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태화강 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카트린이 태화강 정원박람회에 참석한 계기는 의외로 간단했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조경이 알고 싶어서였다. 그는 "참가 이유가 너무 로맨틱한가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한국이 처음이라는 그는 새로운 문화와 생태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했다. 조경뿐만 아니라 역사와 철학, 생물학을 전공한 그는 전통적 방식의 조경을 넘어 인문학적, 창의적 조경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곳에 가게되면, 새로운 해석을 하게 되지만, 디자인 아이디어의 기본은 사람, 자연, 지구 사이의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바탕을 둔다." 그래서 카트린은 태화강에 만들 초청 정원의 콘셉트를 미리 확정짓지 않았다고 했다. 대상지를 돌아보지 않은 시점이라, 주변 경관과 환경에 대한 이해 없이 전략을 짤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과정을 중요시 한다. 만물은 흐름과 발전을 통해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물과 식물 간의 소통, 숲이 이루지는 과정, 세포와 같이 보이지 않는 것까지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대상지를 설계해 온 그에게 비교적 작은 스케일의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할 지도 물어보았다. 그는 "모든 것을 열어둔 상태에서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스케일의 차이는 상관없다"고 했다. 지류가 본류에게, 본류가 지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작은 것은 큰 것과, 큰 것은 작은 것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모든 것은 연결된 '하나'라는 말이다. 이에 대해 홍광표 회장의 부연설명도 있었다. "카트린이 말하는 전제에는 '조경과 정원은 다른 영역이 아니다'라는 배경이 들어있다. 조경가가 정원도 만들고 공원도 만든다는 뜻이다. 다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는 건축에서 정원을 만든다고 할 때 조경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다. 결국 '식재'이지만 '지금 조경이 플랜팅을 잘하느냐'라고 물으면, 선뜻 '예'라고 답하기 어렵다. 프랑스 조경학과에서는 식물과 토양에 대한 커리큘럼 비중이 높다. 우리나라 조경교육도 '식물'과 '시공'에 대한 교육이 보완돼야 한다. 앞으로 조경과 정원이 다르다는 주장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카트린은 "조경은 시간을 다루는 분야"라는 점을 강조하며, "디자인이 아닌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디자인은 하나의 고정된 방식이 아니라, 대상지와 이용자에 따른 다양한 기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홍광표 회장은 "카트린의 정원디자인은 단순히 점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인문학적인 접근을 통해 그려지는 아름다운 대지 위 그림이 될 것"이라며 "정원문화가 새로 싹트는 한국의 조경분야에 신선한 자극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나머지 초청작가인 일본의 이시하라 카즈유키(Ishihara Kazuyuki), 영국의 소피 워커(Sophie Walker)도 2월 중 방한해 태화강의 자연환경과 경관을 직접 확인하고, 십리대숲, 반구대암각화, 대왕암공원 등 울산의 12경을 둘러본 후 정원 설계 방향을 구상할 예정이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공원녹지가 적은 지역을 공원소외지역이라고 한다. 이제는 단순히 인프라를 넘어서 공원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지 않는 공원여가서비스 소외 지역을 줄이려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2014년 3월, 전국에서 최초로 서울시가 3개 공원녹지사업소에 ‘공원여가과’를 신설했다. 그 후 6개월이 지나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 윤세형 과장이 부임했다. 부임 후 3년 4개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는 현장에서 시민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공원에 불고 있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조경학교 준비 등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윤세형 공원여가과 과장으로부터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원여가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공원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얼마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지’, ‘사업소가 준비하고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등 프로그램과 관계된 질문을 머리 속으로 정리하고 있었는데, 윤세형 과장은 콘텐츠보다는 시민과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개별 사업을 넘어 주목할 만한 흐름이 있어 함께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동안 공원 속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은 공무원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시민 사회로 한걸음 다가가보니, 공원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들이 직접 기획을 하고,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공원의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만 주목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공원의 콘텐츠를 ‘누가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는 단계까지 와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시민들이 직접 소매를 걷어부치고 공원 프로그램에 나서게 된 데에는 ‘공원여가과’의 공이 크다. 공원여가과 직원들은 공무원이 딱딱할 것이라는 인식을 바꿔놓기 위해 더 가까운 곳에서 낮은 자세로 시민의 소리를 경청했다. 윤세형 과장은 부임 초기에 공원과 관계된 여러 시민단체를 접촉해서 공원 이용을 독려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한번은 유니세프로 무작정 전화를 걸어 보라매공원에서 아동의 놀 권리 신장을 위한 공원 프로그램을 제안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프로그램이 없으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A 공원에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데, 왜 우리 지역 공원에는 없느냐’는 민원이 서울시와 구청에 전달되고 있다. 시민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공원 프로그램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동부공원녹지사업소의 가장 큰 자랑거리도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시민의숲 친구들’과 ‘공원사진사’이다. 시민의숲 친구들은 2016년 양재시민의숲 개원 3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며, 시민에게 프로그램과 서포터를 공개공모했다. 여기에 약 100여 명의 시민이 참여를 해주었는데, 이들은 축제의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양재시민의숲에 애착이 생겨 모임을 결성하게 됐다. 시민의숲 친구들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7개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며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행정에서는 하드웨어에서 도움을 주었다. 윤 과장은 '시민의숲 친구들'의 활동은 시민주도형 공원서비스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처음 교육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공원사진사는 시시각각 변하는 공원의 모습을 사진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촬영된 공원사진으로 전시회를 갖기도 하며, 공원을 알리는 자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공원사진사들도 자체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 공원에서 사진이 잘나오는 포인트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출사를 떠나고 있다. 윤 과장은 “우리의 역할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관리부서와 시민그룹, 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연결할 수 있는 교량의 역할까지 확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서울시에만 있는 공원여가 부서가 전국 지자체에 고루 분포해 보다 많은 사람이 공원여가서비스를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공원녹지가 부족한 지역에 공원을 만드는 ‘생활권 공원녹지 확충 사업’처럼 만들어진 공원에 서비스가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녹색복지 관점에서 공원여가서비스가 인식됐으면 좋겠다. 해외에선 공원녹지부서의 명칭이 ‘Parks and Recreation’일 정도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중이 높다. 조경분야에서도 유아숲체험장에서 아이들의 움직임과 생각을 이해하면서 설계를 하는 디자이너가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휴양’과 ‘여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됐으면 좋겠다.”
  • 김신 소장 퍼스트가든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겨울 식물원의 ‘빛 축제’가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러운 연례 행사가 됐다. 화려한 꽃 대신 형형색색 조명이 겨울 정원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아침고요수목원의 ‘오색별빛정원전’을 비롯해 여러 식물원에서는 색다른 빛 축제로 비수기 방문자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겨울 식물원은 빛’이라는 인식도 일반인 사이에서 정착돼가는 듯 보인다. 2017년 4월 28일 파주에서 문을 연 퍼스트가든도 개장 첫 해 겨울, ‘별빛이 흐르는 정원’이라는 테마로 빛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퍼스트가든은 23가지 테마가 있는 아도니스 정원과 레스토랑, 웨딩홀, 놀이시설, 체험학습, 기프트샵, 사계절 썰매장, 챌린지 코스 등 편의 시설을 갖춘 1만 6000평 규모의 대규모 복합 문화 시설이다. 정원 설계부터 운영관리까지 조경 총괄을 맡고 있는 김신 소장에게 퍼스트가든의 운영과 빛축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먼저 퍼스트가든에서 주목했던 부분이 ‘편의시설 운영’이다. 퍼스트가든은 다른 사립 식물원과 달리 놀이기구와 웨딩홀, 식당, 카페, 기프트샵 등 폭넓은 수익시설 설치로 ‘방문자 이용’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김 소장에 따르면 퍼스트가든은 식물원이 아니라 안성팜랜드나 용인농촌테마파크처럼 ‘농어촌휴양관광단지’로 등록된 관광단지다. 부차드 가든에서 영감을 얻은 김창희 회장이 ‘정원이 중심이 되는 관광단지’ 설립에 목적을 두고 10여 년 동안 퍼스트가든 조성에 매진했다. 김 소장은 “수익 사업에 제한이 많은 수목원과 달리 ‘관광단지’는 비교적 제한이 적다. 반면 인허가를 받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일이 걸렸다”고 했다. 전국에 ‘농어촌휴양관광단지’가 여러 곳이 있지만, 공공기관 주도로 조성되는 곳이어서 개인 사업자 설립은 미개척지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곳의 주인공은 ‘정원’이다. 김 소장도 “퍼스트가든은 ‘정원’이 중심이 된 공간”이라며 단지 설계에서도 정원의 배치가 먼저 이뤄진 상태에서 건물을 세운 점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곳을 방문하고, 주변 편의시설을 함께 이용한다. 그래서 정원은 지속적인 방문자 확보를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부분적인 수종 교체도 이뤄져야 하고, 계절과 시기에 맞는 새로운 이벤트도 필요하다.” ‘별이 흐르는 정원’도 겨울 정원에 방문자 확보를 위한 중요 이벤트이다. 물론 아름다운 수피를 가진 수종 등 겨울 정원만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도 혼재하지만, 일반인에게는 화려하고 특징있는 볼거리가 방문을 유도하는 킬러 콘텐츠가 된다. 지난 가을에 양주 나리공원의 핑크뮬리 군락으로 운집한 행렬을 떠올려보면 쉽다. 퍼스트가든의 야간 조명은 다른 곳과 달리 은은함이 돋보였다. "많은 곳에서 야간 조명에 강렬한 단색을 사용하지만, 우리는 포인트를 주는 곳을 제외하고는 흰색과 원색을 섞어서 파스텔톤의 은은함으로 세련미를 연출했다." 조명은 각 공간 콘셉트에 따라 색상과 모양을 계획했다. 식물 생육에 영향의 최소화하기 위해, 나뭇가지에 전선을 칭칭 감아서 줄기를 압박하는 방식이 아니라 세로로 한줄 한줄 가지를 타고 올라가도록 했다. 조명은 저전압 LED로 식물에 열 피해가 없도록 신경썼다. 대학에서 조경을 전공하고, 조경설계사무소에서 순천만정원, 인천 청라공원, 시화 MTV철새도래지공원 등 굵직굵직한 조경 프로젝트 설계에 참여한 베테랑 조경설계가인 그로서도 퍼스트가든의 총괄 조경가로의 여정은 순탄치 않은 길이었다. "예전엔 이용패턴과 행위를 예측하는 대규모 공원설계를 해오다, 지금은 정원의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디자인과 현실 사이의 간극도 알게됐고, '식물'과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같은 품종이라도 심는 장소와 시기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도 몸으로 하나하나 익혀가고 있다." 김신 소장은 정원을 설계하는 디자이너이면서 그것을 유지관리하고, 나아가 지속적인 운영과 수익적인 콘텐츠 개발까지 고민하는 코디네이터로서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향후 승마장과 수영장 설치와 운영까지 계획 중이라고 했다. "아직 운영 초기여서 그런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고민이 많다. 앞으로는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면서, 풍성한 이야기가 있는 정원으로 만들어서 성공적인 정원 운영 모델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그는 "식물을 사랑하고, 경관을 가꿀 줄 아는 젊은 조경인이라면 언제든 이 곳 문을 두드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박은영 중부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가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 등재된 데 이어 27일에는 '2018 앨버트 넬슨 마르퀴즈 평생공로상’까지 선정됐다. '마르퀴즈 후즈 후'는 1899년부터 매년 세계 215개국을 대상으로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과학, 예술 등 각 분야에서의 세계적 인물을 선정해 업적과 프로필을 등재하는 사전이다. 마르퀴스 후즈 후가 선정하는 앨버트 넬슨 마르퀴즈 평생공로상은 사전에 등재된 인물 가운데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에게 수여하고 있다. 박은영 교수는 지난 14일 2018년 판 마르퀴즈 후즈 후에 등재된 지 13일만인 12월 27일 평생공로상까지 선정됐다. 한편 박은영 교수는 SSCI급 논문을 포함 전문학술지에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한국조경학회지 이사 및 편집위원, 대전광역시도시공원위원, 국토부 용산공원자문위원 등을 맡으며 학술과 실무 영역을 오가면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 김상윤 에이트리 대표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망원동의 푸른 섬, ‘망원도’가 옥상정원에서 새로운 문화의 장을 펼쳐 보인다. 김상윤 에이트리 대표가 최근 망원동에 옥상 문화공간 ‘망원도’를 오픈했다. ‘망원도’는 조경을 비롯한 식물을 활용하는 여러 활동과 일반인의 만남을 주선하는 소통의 창구이자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옥상정원에서 식물을 접하면서 간단하게 차를 마시거나 술 한 잔 즐기는 곳으로 활용하고, 점차 식물과 관련된 강좌를 늘려갈 예정이다. 방문자가 늘어나면 전문적인 영역에 대한 심도 있는 강좌와 문화 활동을 확대하고 정원 컨설팅을 통해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초 망원도는 에이트리가 정원을 포함한 실내 인테리어 조성을 의뢰받은 프로젝트였는데, 공간의 성격이 그동안 김 대표가 고민한 내용을 담아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어 운영에까지 함께 참여하게 됐다. “정원 조성 일을 하면서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정원이 붐이라고 하지만 실제 30~40대 젊은 부부들을 만나보면 정원은 건축비를 늘리는 요소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 아무리 돈이 많은 클라이언트라도 정원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한다. 가장 먼저 삭감되는 부분이 정원 조성비다. 기성세대는 그들만의 연결고리가 있어 고급화된 정원을 계속 만들고 있다고도 하지만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에이트리는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해 설립된 젊은 창작 집단으로 김상윤 대표가 설계를 맡고, 박지호 대표가 시공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7년간 건축가들과 협업을 통해 꾸준하게 정원을 조성해왔는데, 공공에서 확산되는 정원 이슈에 비해 민간에서 정원은 아직까지 건축에 대한 부가적인 장식요소 정도로 인식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클라이언트가 적지 않은 실정이란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러한 인식에 대해 김 대표는 제도권 조경이 대중과 제대로 소통하는 기회가 없었던 것을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욕구를 창출하지 못한 채 전문가로서 가진 정보를 일방적으로 보여주고 조성을 요구하면서 일반 대중과 거리가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문화·예술을 전공한 조경 비전공자들의 행태를 보고 자극을 받았다. 비전공 스튜디오는 팝업스토어, 문화·예술 행위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을 많이 하려 한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서 정원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기존 조경의 업역에선 보지 못한 행태다. 대중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다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 문화·예술, 인문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원에 대한 욕구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망원도’의 공간 콘셉트는 ‘정글’이다. 온갖 식물이 들어올 수 있는 열린 장소가 되도록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도심에서 정글을 만남으로써 이곳에 들어섰을 때는 무인도에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겠다는 의도다. 정글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온갖 식물이 뒤섞여 살아도 생육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으며, 동남아풍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다양한 식물을 선보이기 위해 식물을 계속 수집하고 전시가 가능하도록 내부는 하나의 틀로서 기능하도록 공간 계획을 짰다. 망원동은 왁자한 합정, 홍대와 도보권으로 이어지는 곳이지만 비교적 조용한 동네다. 먹거리로 유명한 망원시장이 아케이드로 정비돼 있고 카페와 문화·예술 작업실 등이 차분하게 연결돼 고즈넉한 골목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러한 분위기의 동네 지상에서부터 작은 사인에 의지해 요리조리 찾아들어가 마주하는 ‘망원도’ 입구는 마치 시크릿 가든을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해준다. 옥상에서 주변을 살펴보면 낮은 높이의 빌라와 상가건물들이 평지를 이루고 지상의 도로가 선큰된 것처럼 보여 온통 콘크리트만 즐비한 도심에서 잠시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녹색의 오아시스를 찾은 느낌도 든다. “망원도는 식물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기회를 넓히고자 한다. 좋은 공간을 만들어 선보이고 다양한 식물을 보여주는 동시에 문화 클래스를 열어 소통하고, 원하는 사람에게는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원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창출될 것이라고 본다.” 김상윤 대표가 '망원도'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내길 기대한다.
  • [환경과조경 김정은 뉴스팀장] 제20회 ‘올해의 조경인’ 특별상 수상자는 조정식 국토교통위원장이다. 환경ㆍ조경 관련 정책 어젠다를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는 소통의 창구로서 역할 했던 공로를 인정받은 것. 국회에서 ‘국토조경 정책 토론회’를 개최해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 설립을 알리고, 도시공원일몰제 해결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조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는 데 기여한 것이 선정 이유다. 경기도 시흥을 기반으로 한 4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시흥시을)인 그는 작년 6월 제20대 국회의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직후 “개발과 환경의 조화를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입법 활동을 해왔다”며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삭막한 도시에 자연을 옮겨내는” 조경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흥, 도시공원으로 ‘생명’을 불어넣다 조정식 위원장은 도시공원을 “지역 주민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자연 속의 복합 커뮤니티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고도 성장기 우리 사회는 건설 산업 중심으로 사고하며 도시의 양적 팽창에 매진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 지속가능한 사회,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게 무엇인지 숙고한다면, 그 답은 도시공원이다.” 조 위원장의 지역구인 시흥시는 시화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난개발로 인해 주거 환경이 열악했다. “처음 출마했을 때부터, 산업 도시의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보완하기 위해 주요 공약 사업으로 정왕동과 군자동 지역에 다양한 도시공원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해왔다.” 조 위원장이 국회의원으로 첫발을 내디뎠을 무렵, 군자동에는 제대로 된 공원이 하나도 없었다. 수년 간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시공원 부지를 직접 찾았고, 경기도비 지원을 받아 2010년 ‘산들공원’이라는 도시공원(약 1만 평 규모)을 만들었다. 큰 공원은 아니었지만 어린이 놀이 시설, 물놀이 공간, 산책로, 풋살장, 소규모 체육 시설 등 주민이 원하는 시설로 알차게 채우고 나니 주변이 빠르게 변했다. 환경이 깨끗해지고, 주변 주택의 임대 수요가 많아지고 가격도 올랐다. 지역의 다양한 문화ㆍ예술ㆍ체육 단체가 산들공원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블로그나 SNS에는 산들공원에서 주민들이 보내는 일상의 이야기가 무수하게 올라왔다. “도시공원이 주민의 삶의 질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 경험이었다.” 조정식 위원장은 시흥만의 특색 있는 도시공원 조성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 옥구공원에서 열린 제1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도 도심 속 공원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가꾸려는 의지에서 진행한 행사였다.” 2016년 완성된 배곧생명공원은 이제 시흥시의 랜드마크다. “‘생명도시’라는 시흥시의 콘셉트에 걸맞게 세계 최초로 바닷물과 조수간만의 차를 활용하여 해수 생태 연못을 조성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원으로, 주민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곧 국내 최대 길이(약 5km)의 수변 공원이 완성될 텐데,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친수 공간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현재 시흥의 구도심에서 가장 큰 사업 중 하나는 정왕동의 완충 녹지를 하나의 도시공원(숲)으로 만드는 일이다.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을 당시 이 완충 녹지는 볼품이 없었다. 나무도 작고, 중간중간 단절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걸 다 이어서 도시의 생태축으로 복원해 주민에게 돌려주자고 했다.” 이 녹지는 연장이 4k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길이의 인공 녹지로, 아시아에서도 손에 꼽히는 규모다.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정왕동 완충 녹지 전체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에코브리지 건설 공사가 마무리 단계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시흥시 정왕동을 둘러싸고 있는 약 6km에 이르는 녹지와 공원이 연결되어 산업 단지와 주거지를 가르는 완충 녹지의 기능뿐 아니라, 주민들의 건강한 휴식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민간공원을 통해 일몰제에 대응해야 조 위원장은 지난 6월 ‘도시공원일몰제 해결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주최하는 등 도시공원일몰제에 관한 관심도 크다. 그는 지자체의 재정 여건을 고려하면 모든 미집행 용지에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지적하며, 그 대안으로 민간이 공원을 개발하고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내에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용지가 575개에 달하는데, 그 가운데 몇몇 지역에서 이런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조 위원장은 “민간 사업자에게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되, 공원 조성을 통해 사회적 편익에 기여하도록 하여, 자자체가 재정 문제로 해결하지 못했던 미집행 도시공원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도시공원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중심이 될 것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정책으로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조경인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는 조경계의 화두 중 하나다. 조 위원장은 도시재생에서 공원과 녹지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경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조경수를 식재한 가로 정비나, 지역의 특성에 따른 이색적인 도시공원 조성 등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중심 분야가 될 것이다. 도시재생과 관련한 조경인들의 좋은 정책 대안은 적극적으로 수용해 나가겠다.” 조경진흥법, 정책 추진에 힘을 보태겠다 지난 3월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 창립총회에서 조위원장은 ‘조경진흥법’이 현장에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후속 조치와 시스템이 갖춰질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있는지 궁금했다. “‘조경진흥법’ 제정 이후 이렇다 할 정부 대책이 없어 조경인들이 노심초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새 정부가 지난 9월 ‘조경진흥기본계획’을 발표한 만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수립되고 추진될 것이라 예상한다. 조경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 추진에 힘을 보태겠다.” 마지막으로 조정식 위원장은 ‘올해의 조경인’에 선정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수상 소감을 전하며, “앞으로도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조경 분야에 정책적 관심을 갖고 국내 조경 산업이 조화롭게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 및 입법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공공 기관 청렴의 아이콘.’ 제20회 ‘올해의 조경인’ 정책분야 선정 소식을 들은 조경 업계 관계자들이 이강문 단장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인터뷰 자리에서 기자가 전한 말에 이 단장은 쑥스러운 듯 웃었지만, 수상 소식을 들을 때보다 기쁜 기색을 보였다. 최근 5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와중에 1급 처장으로 승진했음에도, 사라진 조경 총괄 부서를 되살리고자 2급 자리인 단장직을 자진한 그다. 이 단장은 이후 1년간 조경 분야에 산적한 여러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이번 수상과 함께 붙은 별명에 대해 그는 “조경 관련 최대 공기업 부서장으로서 노력하는 마음이 전해진 것 같다”며 작은 안도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조경 학계와 업계의 파트너로서 더욱 노력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단 한 건이라도 구제할 것 이강문 단장은 부임 후 연초부터 전략적 계획을 세워 ‘장기미집행공원 특례사업 참여’와 ‘하자제로를 위한 제도 마련’, 새로운 도시 경관 창출을 위한 ‘인문학적 경관방안 수립’, 갑을 관계 개선과 동반 성장을 위한 ‘공정대가 지급’ 등 도시경관단의 ‘처’ 승격을 위해 노력했다. 짧은 기간임에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일을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선제 제도 개선과 LH에서는 최초로 추진하는 사업 등이 내·외부에서 호평을 받자 조심스레 ‘처’ 승격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도시경관단의 처 승격은 LH 조경직의 염원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조경 분야 최대 공기업에 걸맞은 위상을 갖추는 길이란 점에서 조경 분야로서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불과 1~2년 전에 사라졌다가 갓 부활한 부서가 승격되려면 지속적인 성과도 중요하고, 뜸을 들이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 단장은 신규 사업 발굴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과 경관을 담당하는 공원사업부 신설을 통해 조직을 확대하여 처로 승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그는 “2년 반 뒤에 있을 대규모 장기미집행공원 일몰 사태를 예방하고 민간의 특혜 소지 방지를 위해서는 공공의 참여 기반을 위한 ‘공공 우선 제안수용’ 등 제도적, 법적 개선이 필요하다. 민간공원 조성사업이 공공사업임에도 공공 기관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제도와 정부 지원이 미흡해 큰 성과가 없었다. LH는 하나의 미집행 공원이라도 구제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올해 LH는 공공 기관 최초로 민간공원 조성사업 참여를 추진해 상반기에 단독 참여를 위한 시범 공원 한 곳을 선정했고, 하반기에 민간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사업자 공모와 제안서 접수를 완료해 내부 평가를 진행 중이다. 발주처와 조경 업계 ‘갑을 관계’, 동반 성장 ‘파트너’로 관계 재구축 이강문 단장은 발주처와 조경 업계는 ‘파트너’란 말을 거듭 강조했다. “LH의 최종 고객은 국민이다. 국민이 이용할 주택과 택지에는 설계사와 시공사가 필요하고 이들이 우리의 사업을 도와주는 사업 파트너이면서 고객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상호 소통하고 대화를 통해 동반 성장해야 기업이 존속할 수 있다.” 도시경관단은 연초에 설계 업체와 ‘2017 찾아가는 感(감)담회’를 개최했고, 시공 업체와는 ‘라운드 테이블1.0’을 마련해 토론의 시간을 가졌으며, 조경 단체가 주최하는 포럼과 행사에도 소통을 위해 적극 참여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이 단장은 “조경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홍보는품질 향상”이라며, 생명을 다루는 조경 분야의 최대 과제로 ‘하자제로’를 꼽았다. 설계부터 시공, 유지ㆍ관리까지 각 단계별 하자 원인을 파악하고 원인 해결을 위한 19개의 과제를 선정해 관수 조치, 가식장 운영 등 16개의 중·단기 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기시행을 완료하였고, 포트식재 등 장기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공 현장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서 시공 업체들은 다소 부족한 점은 있으나 어려움이 많이 해결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설계 용역 부분은 설계공모 제도 개선을 완료하였고, 용역 기간 연장 및 중단에 따른 비용 지불과 물가연동제 지급 방안을 수립해 내부적인 승인 절차를 진행 중에 있어 금년 중 시행될 예정이다. 도시경관단이 여러 개선안의 실효성을 측정하기 위해 11월 초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설계사 만족도가 25%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장은 “이러한 제도 개선은 정당한 대가의 지불이 그에 상응하는 품질을 보증할 것이란 생각에서 추진한 것이며, 업계에서는 품질로 보답을 해줘야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만큼 조경계와 함께 지속적인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 ‘수목하자율 5% 목표’를 꼭 달성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조경이 만드는 도시 속 공공정원 지난 10월 31일 동탄여울공원에 조성한 공공정원이 개장했다. 다양한 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주택 단지에도 조경 콘셉트에 작가정원이 반영되는 등 정원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경관단은 이전에도 산림청과 협업해 가든쇼 수상 작품을 위례신도시 공원으로 이전 조성한 적이 있지만, 발주처 주도로 작가를 선정하고 별도의 조성비를 지원해 지역 특성과 주변 맥락에 부합하는 공공정원을 조성한 것은 처음이다. 사업 추진은 동탄사업본부가 맡았지만 도시경관단은 LH와 조경 분야 전문가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관계를 조율하는 가교로 역할 했다. 이 단장은 “앞으로도 ‘조경이 만드는 도시’ 속에 ‘공공정원’을 계속 늘려나가 시민들이 정원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의 장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그 시작으로 내년 여름에는 세종시 무궁화공원에 첫 ‘LH가든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경 학계와 업계, 객관적인 데이터 마련 힘써주길 도시경관단은 그간 기후 변화의 선제 대응으로 수목하자 저감을 위해 ‘공사 중 관수 실시’, ‘식재부적기 가식장 운영’, ‘유지관리비용 및 항목 추가’ 등의 기준을 개선하고, ‘지진 방재공원’, ‘포트식재 방안’도 연구 중이다. 이 단장은 이러한 방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합리적 근거가 되는 실증적 연구 결과와 실효성 있는 데이터가 조경계에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꼬집었다. 설계단가 개선, 설계공모 확대 등 분야의 숙원을 제도적으로 수용하게 되면 비용이 수반되므로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합리적인 데이터 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이 단장의 설명이다. “조경계가 단합하여 실증적 연구와 투자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회장 임기 4년이 짧게 느껴졌다.” 김재준 방림이엘씨 대표는 지난 4년 동안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이하 협의회) 회장으로서 굵직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그는 조경식재공종 표준하도급계약서 제정, 조경공사 표준도급계약서 제정안 마련, 조경식재공사 유지관리비 공사 원가 반영 노력 등 조경 업계의 권익을 대변하는 데 구슬땀을 흘렸다. 4년의 임기가 짧게 느껴졌다는 말은 그만큼 치열했다는 방증이면서 조경 분야에서 더 큰 그림을 그려가고 싶다는 바람과도 닿아있다. 이런 그가 남긴 발자국은 전환기 조경 분야에 새 기준점으로 회자될 정도로 선명하다. 조경 산업, 소통에서 길을 찾다 김재준 대표의 대표적 업적 중 하나는 서울시 조경식재공사비에 수목 유지관리비용을 반영시킨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2015년부터 식재 직접공사비 2억 원 이상의 사업에서 식재 후 초기 집중 관리가 필요한 최소 기간인 2년 동안의 유지관리비를 사업비 5% 이내로 책정하고 있다. 이렇게 서울시가 수목 유지관리비용을 반영하게 된 데에는 협의회와 서울시의 ‘푸른서울 상생포럼’(2015년 발족)이 기폭제가 됐다. 협의회와 서울시는 포럼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합의점을 찾아나갔다. 이후 서울시의 사례는 부산시, 울산시, 대구시 등으로 확산됐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협의회 운영회의가 도화선이 됐다. 김재준 회장은 16개 광역시도회 대표 회원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조경 분야 정책 이슈를 공유하며 대응책을 찾아갔다. 부산과 울산, 대구의 수목 유지관리비용 반영도 이곳에서 공유된 정보로부터 시작됐다. 16개 광역시도회 운영회원들은 회의에서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각 지자체 정책 활동에 참여하며 긍정적 시너지를 내고 있다. “조경 산업 활성화의 열쇠는 ‘소통과 협력’이다. 정부 기관이 조경 산업을 육성하려면 잘 알아야 하는데, 아직은 분야에 대한 이해가 미진하다. 현업에 있는 사람들이 관계 기관들과 포럼과 세미나를 자주 열어 조경산업을 잘 알려야 한다.” 중앙 정부, 지자체, 인접 분야와의 문제도 ‘협력’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고자 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산림청의 ‘나무의사’ 제도다. 나무의사는 그동안 비제도권에서 실내 소독 업체가 수행해온 생활권 수목 관리를 나무의사에게 전담하게 한 제도다. “조경계는 제도 도입을 반대하기에 앞서 조경 분야가 참여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 실내 소독 업체가 해왔던 생활권 수목 방제와 관리 업무를 제도권으로 진입시키면 조경 분야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건설 업계 불황으로 조경식재공사업의 공사 실적 총액이 3조3,000억 원대에 머물러 있다. 김재준 대표는 “호황기 4조3,000억 원과 1조 원 이상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업체 간의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따라서 나무의사 제도가 도입되고 생활권 수목 방제에 조경식재공사업의 참여를 보장받는다면, 그 틈을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며 나무의사 제도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그래서 김 대표는 산림청과 소통 창구를 넓히는 가운데 나무의사·나무병원 제도에 전문건설업계의 진입 장벽을 허물어 조경 업계의 실리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대화와 협력에서 길을 찾은 것이다. 제도 개선은 산업의 힘으로 “인공 지능과 드론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조경은 어떠한 그림을 그려야 할까?” 김 대표는 산업의 변화에 조경 분야가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경수 농장 관리의 자동화 시스템을 강조했다. 로봇에 의한 조경수 컨테이너 재배가 그중 하나다. 나무는 생산 이력과 수종 정보가 담긴 전자 태그 방식을 통해 무인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봤다. 드론 기술의 급진전으로 농장의 상태를 예찰하고 생태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기술도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대표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변화의 속도를 생각하면 아주 가까운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다”며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의 발전은 법과 제도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미래 환경에 대한 대비는 법과 제도, 정책에 대한 참여와 관심과도 연결된다. 일례로 ‘조경진흥법’에는 조경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도록 ‘조경진흥단지’를 국가가 지정하도록 하여 집적된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도록 했다. “조경수 재배, 관광 등 다양한 조경 관련 기업들이 조경진흥단지에 입주한다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이 모이면 대량 생산, 자동화 생산으로 방향이 모이게 되고, 드론과 조경의 접목, 조경수 컨테이너 자동화 관리 시스템도 충분히 고려 대상이 된다.” 또한 그는 조경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 없이 토목, 건축 계약서를 작성했던 관행을 개선하는 데도 앞장섰다. “40년 동안 조경을 전문으로 다루는 하도급 계약서가 없었다. 조경은 살아있는 식물을 다루는데 기후ㆍ환경, 재해에 대한 고려 없이 건축과 토목 계약서를 써왔다. 그래서 공정거래위원회와 조경식재공종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제정하였고, 조경공사 원도급까지 보호받기 위한 조경공사 표준도급계약서까지 추진하게 됐다. 당장 큰 변화가 없더라도, 계약 관계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발주처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조경, 희망을 향하여 김 대표는 “조경에 희망이 있다”며 조경인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변화에 능동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인접 분야 간의 경계가 낮아진다는 것은 반대로 우리가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방향이다. 남들이 걸어온 곳에서 길을 찾기보다는 새로운 변화에 한걸음 나아가는 준비가 필요하다.” 내년에 방림이엔씨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20년 동안 골프 코스, 리조트 부문에서 내로라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김재준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변화를 통한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단순히 주어진 대상지에 조성하는 것을 넘어서서 랜드스케이프 디벨로퍼적 사고로 더 큰 조경을 그려나갈 계획이다. 변화란 함께 했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손을 잡고 희망을 향해 나가자.”
  • [환경과조경 김모아 기자] “배운 게 설계였고, 가르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었다.” 강원대학교에서 4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7년, CA조경기술사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현재에도 홍익대학교 도시건축대학원에서 조경 설계를 가르치고 있는 진양교 교수가 설계 교육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그는 20여 년간 설계를 가르치며 후학 양성에 힘썼고, 『건축의 바깥』(2013), 『기억과 상징으로의 여행』(2010), 『청량리의 공간과 일상』(1998) 등 다양한 저술 활동을 펼쳐 학문적 발전을 도모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는 한국조경학회 편집위원장으로 재임하며, 『한국조경학회지』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등재학술지로 선정되는 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 건축심의위원, 도시·건축공동위원, 공공조경가, 대통령소속국가건축정책위원, 광화문포럼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조경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조경학회지, 우수등재학술지로 선정 1972년에 설립된 한국조경학회는 대한민국 조경을 선도하는 대표 학술 단체로, 조경 분야 연구를 권장하고 격려하기 위해 1973년 10월 『한국조경학회지』를 창간했다. 한국조경학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수많은 학회가 학회지를 발간하는데 “학회지 출간은 학회의 주요 활동이며, 학회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 학회지라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국내 학술지의 질적 수준을 향상하고자 매년 학술지평가를 진행해 등재후보학술지, 등재학술지, 우수등재학술지를 선정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 등재제도 관리지침’(2015)에 따르면 계속 평가(매년 실시)를 통해 등재후보학술지는 등재학술지로, 재인증(3년/5년마다 실시)을 통해 등재학술지는 우수등재학술지로 등급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일정 점수를 얻지 못하면 등재후보학술지에서 탈락하거나 등재후보학술지로 하락하게 되고, 우수등재학술지 역시 재인증을 통과해야만 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조경학회지』는 2000년에 등재후보학술지, 2005년에 등재학술지로 선정되어 질적 우수성을 오랜 기간 인정받아왔다. 그런데 진양교 교수가 한국조경학회 편집위원장이 된 2015년 ‘학술지 등재제도 관리지침’이 개정되었다. 우수등재학술지가 신설되었고 그에 따라 평가 항목도 달라졌다. 기존의 등재학술지도 처음 1회에 한해 계속 평가를 받아야 했다. “가산점은 축소되고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요건은 늘어났다. 평가 항목을 새로 공부해야 했다. 학술지평가는 한국연구재단의 심사위원이 조사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 학회가 직접 해당 학술지가 평가 기준을 만족시킨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기에 평가 서류를 작성하는사람의 역량이 중요하다.” 진 교수는 이 과정에서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의 류영렬 교수와 한국조경학회의 간사들이 애를 써주었다며 노고를 치하했다. “『한국조경학회지』를 우수등재학술지로 만든 일등공신이 류영렬 교수다. SCI 논문을 여럿 쓴 경험을 바탕으로 서류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훌륭하게 준비해주었다. 덕분에 2015년 『한국조경학회지』가 우수등재학술지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며 감사 인사로 겸손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이제 곧 『한국조경학회지』가 재인증을 받아야 하는 2018년이다. 진 교수는 우수등재학술지 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소개했다. “보통 편집장이 바뀌면 편집위원도 함께 바뀌는데, 편집위원을 자주 바꾸는 건 좋지 않다. 학회지 편집의 일관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위원의 전문성’을 평가하는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연구 활동과 대외 활동 실적이 높은 이를 편집위원으로 모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한국조경학회지』 우수등재학술지로서 높아진 위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 SCI(Science Citation Index) 등록 학술지에 이름을 올려 좀 더 다양하고 많은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조경의 핵심은 설계 설계 시장의 불황과 설계사무소의 열악한 여건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도 철지난 화젯거리다. 설계 관련 분야로 진로를 정하는 학생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많은 설계사무소가 구인난에 시달리기도 한다. 진 교수는 “조경을 좋아한다면 설계를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조경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고, 그 중심에는 설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계를 해야 시공을 할 수 있으며, 관련 시설물도 배치할 수 있다”며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설계에 재능도 있고, 설계를 하고 싶어하는 학생이 설계 시장의 불황이나 설계사무소의 근무 환경을 걱정하며 설계가의 꿈을 포기하는 걸 볼 때면 안타깝다.” 그는 설계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홍익대학교 도시건축대학원의 학생들에게 졸업 작품을 제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 GSD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등 해외 여러 디자인 대학원이 졸업 작품으로 논문을 대체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도시건축대학원도 졸업 작품을 전시하고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논문을 쓰길 원할 때는 설계형 논문을 쓰도록 권하고 있다.” 더 유연한 광화문광장을 위해 지난 7월 서울시는 “차도로 단절된 경복궁과 광화문광장을 연결”하기 위해 “광장을 지하화하고 율곡로 상부에 조선 시대 왕이 다니던 월대(月臺)를 복원”하는 구상안을 공개했다. 현재는 내년 3월으로 예정되어 있는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를 준비하는 중이다. 광화문포럼에서 건축·조경 분야 위원으로 활동한 진 교수의 의견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광화문을 완벽하게 복원하려면 문 앞의 월대도 복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광화문포럼은 10차선 도로를 전부 지하화하는 안을 제안했다. 그런데 차도를 모두 지하화할 경우, 지하 진입 램프를 조성하기 위해 광장을 분절해야 하고 지하에서는 신호등으로 통제되는 삼거리 교차가 일어나 매우 위험해 보인다. 율곡로만 지하화하고 광화문광장 양옆 차선을 6차선으로 줄이기만 해도 월대를 충분히 복원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차량을 전면 통제하면 차도를 포함한 광화문광장 전체를 활용할 수 있어, 훨씬 유연한 공간이 될 것이다.” 젊은 조경인들에게 진 교수는 마지막으로 젊은 조경인들에 대한 격려를 덧붙였다. “우리 세대는 참 운이 좋았다. 미개척 분야에서 일한다는 것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는 시대에 살았다. 반면 후배들은 어려운 시대에, 힘든 분야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그 실력이 해외 조경가와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으니,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지금은 고되지만 그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 그 끝에 노력에 합당한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환경과조경 김정은 팀장] 짙푸른 강물, 초목이 무성한 섬, 고층 빌딩숲 그리고 철커덕철커덕 희미하게 들려오는 전동차 소리. 이촌한강공원은 도심의 인공적 풍경과 자연의 야생성이 교차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목도할 수 있는 장소다. 지난 10월 초 이촌한강공원 내 한강대교 부근에 약 3,000m2 규모의 생태놀이터가 시민에게 개방됐다. 2014년 3월 수립된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에 따른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것으로, 기존의 한강 어린이 놀이터에 비해 규모도 월등하게 클 뿐만 아니라 아까시나무 원목을 사용한 친환경적인 놀이 시설이 들어서 관심을 모았다. 생태놀이터뿐만 아니라 이촌 권역 자연성 회복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문길동 부장(한강사업본부 공원부)과 최병언 과장(한강사업본부 공원부 생태공원과)을 만났다. 이촌 권역은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의 중점 지역이다. 12월 준공 예정인데, 사업에 관해 설명해 달라. 최병언(이하 최):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이었던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은 “두모포에 큰 고니 날아오르고 아이들이 멱 감는 한강”을 미래상으로 삼고 있는데, 서울시의 목표는 큰고니, 황복, 꼬마물떼새, 물총새, 개개비, 오색딱따구리, 삵 등 지금은 모습을 찾기 힘든 일곱 종이 한강을 다시 찾게 하는 것이다. 이촌 권역이 그 첫 시범 사업지인데, 2016년 2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원효대교에서 한강철교 북단까지 전체 9만7,100m2 면적에 자연형 호안과 소생물 서식처를 만들어 한강의 자연 하천 기능과 생태계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사업에는 복합적 생태하천복원공법을 적용했는데, 기존의 저수호안 콘크리트 블록을 걷어내 약 1.3km 저수호안에 흙을 쌓아 수크령, 물억새, 사초 식물로 된 매트를 설치해 하천 식생을 복원했고, 저수 호안변에는 큰 돌로 수제를 쌓아 침식이나 세굴을 방지했다. 돌 사이사이에 물고기들이 산란할 수 있고, 수면성 조류가 앉을 수 있는 횃대도 설치해 다양한 수생 생물 서식 공간이 된다. 기존에도 한강의 콘크리트 호안블록을 걷어내고 자연형 호안을 만드는 사업은 계속 되어왔으므로 현재 한강 호안의 50% 이상이 자연형 호안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자연성 회복 사업은 둔치까지 새롭게 리노베이션하여 생태 거점을 만드는 개념으로 자연형 호안 복업 사업과는 규모와 성격이 다르다. 이촌 권역에는 천변습지와 논습지, 습지관찰대, 버드나무림 등을 조성하고 있다. 또 이곳은 몇 년 전부터 심어둔 미루나무의 모습이 멋진데, 호안 사면이 낮아지면서 이식해야 했지만 최대한 존치해 기존의 수형을 보존하고 강변의 운치 있는 경관을 살리고자 했다. 지난 9월 서울시는 우포늪의 습지 식물을 이촌한강공원 논습지에 식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최: 서울시 행정에서 시민과의 협치뿐만 아니라 지자체 간의 협치도 중요하다. 서울시는 창녕군과 2016년 7월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했는데, 마침 우리는 이촌권역에 조성하는 습지에 식재할 식물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포늪 학습장에서 기르고 있는 창포, 부들, 매자기, 송이고랭이, 기래줄 등 6종 4,600본의 수변 식물을 지원받아 논습지에 식재했다.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기존 자전거 도로의 선형을 변경하는 등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여 생물 서식처를 보존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이용이 잦은 놀이터를 조성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최: 그간 한강철교 좌우측 상ㆍ하류 200m 정도는 1~2분마다 한 번씩 지나가는 전동차 소음 때문에 사람들이 이용하기 힘든 공간이었다. 자연히 10~20년간 방치되어 있었는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으니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되어 마치 원시림과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현재 보이는 버드나무숲도 자연 발생한 것이다. 이것이 이촌 권역이 자연성 회복 사업의 시범지구로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사업을 통해서는 이 지역의 자연 환경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고, 최소한의 산책로와 관찰 데크를 조성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러한 보존 공간을 반겨하는 주민도 있지만 잔디가 널찍하게 깔린 깔끔한 공간을 원하는 주민도 있다. 20년 전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인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을 만들 때 ‘생태’의 개념을 이해시키는 일이 어려웠다(최병언 과장은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조성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올해의 조경인’ 정책분야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생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생태 개념을 낯설게 받아들이는 시민들이 있다. 더군다나 동부이촌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이촌지구의 주민들은 다양한 공원 시설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그 가운데 놀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도 있었다. 문길동(이하 문): 한강에는 2008~2009년부터 어린이 놀이터가 조성되기 시작해, 지금은 모두 16개가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일반적인 놀이터와 별다를 것 없는 형태다. 지금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니, 그에 걸맞게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이촌 권역의 사업 콘셉트와도 어울리는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태 복원과 어울리는 ‘숲 속 놀이터’라는 개념을 주민들에게 제안했다. 주민들도 최근 놀이터의 자연 친화적 트렌드에 대해 알고 호응했기 때문에 생태놀이터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숲 속 놀이터’의 특징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최: 기존 한강 놀이터의 단점은 나무가 드물다는 점이다. 땡볕 아래에서 아이들이 놀기 힘들다. 그래서 이촌한강공원 생태놀이터 주변에 느릅나무, 이팝나무 등 큰 나무 154주를 심어서, 아이들이 숲 속에서 뛰어노는 것과 같은 환경으로 조성했다. 앞으로 이 나무들이 자라면 더 큰 그늘을 만들어 줄 것이다. 또한 어린이들의 생태적 감수성과 정서 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놀이 시설물은 아까시나무 원목을 사용한 조합놀이대를 설치했고, 바닥에는 모래를 넓게 포설했다. 위생 문제 때문에 흙을 꺼려 하는 부모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흙과 모래를 만지며 뛰어놀 수 있다면,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자라지 않겠냐며 설득했다. 가장 인기 있는 놀이 시설은 케이블카(zipline)다. 우리가 어릴 적 뒷동산의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건너다니고 줄타기를 했듯이 모험심도 키울 수 있고 흥미롭고 역동적인 놀이를 지원하는 시설이다. 앞으로 한강공원에 이러한 놀이터를 계속 만들 예정인가? 문: 이촌 생태놀이터의 반응이 워낙 좋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만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뚝섬한강공원의 놀이터를 리뉴얼할 시점이 되었으므로, 내년에는 뚝섬에 조성할 계획이다. 이촌과 뚝섬의 놀이터 이용자의 연령대나 이용 행태가 다르니 이촌과는 다른 콘셉트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뚝섬에는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재미fun’를 콘셉트로 적용해 이촌의 놀이터와는 차별화할 계획이다. 내년 4월쯤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방향도 마련할 예정이다.
  • 이동복·노회은·윤호준·박혜진 꽃길사이 크루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1인 미디어 시대, 다변화하는 매체 환경에서 조경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시도되는 것으로 보인다. 조경과 관련한 온갖 이야기를 귀로 들려주고, 또 조경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마이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패기 넘치는 젊은 조경인들이 있다. 지난 9월 4일 개국한 조경 팟캐스트 ‘꽃길사이’ 크루들의 이야기다. ‘꽃길사이’는 ‘꽃길’ 걷는 ‘사’람들 ‘이’야기의 준말로, 식물을 주로 다루는 분야들의 속성을 은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한 조경인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꽃길만 걸으며 승승장구하길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크루는 디렉터와 메인진행을 맡고 있는 이동복 씨를 필두로 각자 영역에서 활동 중인 노회은, 윤호준, 박혜진 네 사람으로 이뤄졌다. 평소 팟캐스트에 관심이 많았던 이동복 씨는 일반인과 조경 분야 종사자들이 관련 정보와 매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회사를 그만둔 것을 계기로 평소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꽃길사이’를 “퇴사가 나에게 준 선물”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의 모험이 기대되는 듯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동료를 찾아 나선 이동복 씨는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는 대학원 동기를 통해 윤호준 씨를 소개받았다. 환경과조경 통신원 오비모임 아라리의 부회장을 맡고 있고, 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그의 역할이 필요했다. 다음으로 위트 있는 입담가를 찾았다. 바로 노회은 씨다. 두 사람은 이동복 씨가 건설사 재직 당시 아파트에 가드닝을 적용시키기 위해 수목원에서 교육받았던 인연으로 만나게 됐다. 노회은 씨도 오래전부터 팟캐스트 방송을 구상해 왔는데, 세 사람의 뜻이 맞아 ‘꽃길사이’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결성된 세 명의 크루는 곧장 방송을 시작했다. 이들은 조경 전문가들의 축적된 지식을 전파하는 지식소상공인 역할을 표방하고, 여러 사람의 현장경험을 공유한다는 방향성을 세웠다. “팟캐스트는 많은 사람의 경험을 목소리를 통해 직접 듣고 댓글을 통해 피드백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너무 일에 치중된 이야기보다 조경인의 삶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글로만 전하는 것과 다른 인간미가 있을 것이다. 다양한 질문을 하면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본인의 모습이 어땠으면 좋을지 등 소소한 이야기를 함께 묻고자 한다.” 처음에는 조경 관련 직업과 에피소드 중심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조경을 전공하고 인접 분야와 전혀 다른 타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학생 때는 설계, 시공으로 직업을 한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꽃길사이’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섭외해서 삶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통해 조경 전공자들이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하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첫 과제로 삼았다. 노회은 씨는 “조경 전공자들의 진출 분야가 생각보다 다양하다. 학생, 신입사원 때 노하우를 미리 알았다면 덜 힘들었을 것이다. 팟캐스트의 장점을 살려 수입이나 민감한 부분까지 적나라하게 다루는 것이 목표다”며 “조경의 경기는 안 좋지만 관심은 절정이다. 조경은 시사나 정치처럼 민감하지 않고 보다 유연한 콘텐츠란 장점을 십분 살려 나갈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조경이 우리에게만 확실한 키워드다. 일단 그것부터 깨야 한다. 요리 프로그램이 뜨더니 이제 쉐프는 요리를 하지 않아도 예능에 단골로 등장한다. 조경가도 이러한 스타가 필요하다. 팟캐스트에서 사람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스타를 발굴하는 역할도 가능하다고 본다.” 콘텐츠의 범위는 점차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처음엔 직업 소개 및 시기적으로 맞물린 조경 관련 이슈를 다루지만, 식물재료 수급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 장소와 연관된 주변의 세부적인 콘텐츠, 러브하우스와 같은 기획 콘텐츠를 발굴해 ‘조경 아닌(듯한) 조경 이야기’를 통한 외연 확장을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중이다. 윤호준 씨는 “어떤 프로젝트도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다. 개인의 지식만으로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다양한 전문가의 협업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조경 관련 직업군을 소개했다면, 향후에는 조경인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어떤 식으로 가능성을 만드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팟캐스트를 통해 그들을 이어주는 커넥터가 될 것”이란 의지를 보였다. 홍일점 박혜진 씨를 빼놓을 수 없다. 네 사람 중 유일한 여성 크루이자 학생으로, 방송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어린 나이임에도 이미 다양한 실무자들과도 교류하고 있는 그는, 학생기자 활동과 서울시 주최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일사천리 팀의 인연으로 첫 방송 게스트 출연 이후 바로 고정 멤버 자리를 꿰찼다. 박혜진 씨는 “방송을 듣게 하려면 듣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연히 재미도 있어야 한다. 전문 직업군 이야기도 좋지만 학생들은 겉으로 알 수 없는 것을 훨씬 듣고 싶어 한다. 드러난 이야기는 이미 반복돼서 식상하다”며 “인터넷이 발달하고 매체가 많으니까 정보가 널렸다고 하지만, 내실 있는 내용은 공개된 곳에서는 이야기되지 않는다. 수도권과 지방의 정보 차이도 있다. 술자리에서만 오갈 수 있는 이야기도 풀면 좋을 것이란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 학생에게 유용한 정보를 캐내고 학생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꽃길사이는 조경과 그 주변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오고가는 커뮤니티가 되려 한다. 팟캐스트를 통해 조경의 저변 확대가 되길 희망한다.” ‘꽃길사이’ 크루 네 사람의 염원이 담긴 말이다. 젊은 조경인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다. “아자!”
  • [환경과조경 김모아 기자] 매년 10월이면 대전시 유성구 유림공원 일대가 노란 물결로 일렁인다. 201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리는 ‘유성 국화전시회’를 빼곡히 채운 국화꽃들이다. 지난 10월 14일부터 29일까지 유성구 공원녹지과는 “또 하나의 상상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제8회 유성 국화전시회(이하 국화전시회)’를 열었다. 올해의 테마는 ‘빛’으로 다양한 조명이 밤에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유성천에 새로 조성된 섶다리 옆으로는 LED 물고기가 헤엄쳤다. ‘국향천리 인향만리’를 주제로 개최된 작년과는 확 달라진 풍경이다. 이처럼 매번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기 때문일까, 국화전시회는 이제 유성구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들도 방문하는 관광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실 국화전시회는 유성구 양묘장에서 청사 환경 개선과 가로 환경 조성 사업을 위해 직접 기르던 국화를 유성구청사에 조촐하게 전시한 데서 출발했다. 이렇게 작은 행사가 어떻게 유성구민을 넘어 다른 지역 사람을 끌어들이는 축제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허태정 대전시 유성구청장을 만나 그 성공 비결을 들어보았다. 직접 재배한 국화, 손수 제작한 조형물 허태정 구청장은 국화전시회의 차별화 전략으로 ‘직접’ 재배한 국화와 ‘직접’ 만든 조형물을 꼽았다. 실제로 공원녹지과 직원들은 매년 외부 용역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국화를 재배할 뿐만 아니라 전시에 필요한 조형물도 손수 제작하고 있다. 이로써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행사에 애착을 갖게 되었으며, 예산 절감 등 행사의 효율성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식물을 다루는 행사인 만큼 뜻하지 않은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무더위와 가뭄이 심해 걱정이 많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과 저녁에 물을 주고 방제도 했지만, 조형물에 전시해 놓은 생육 상태가 좋은 국화가 7~8월에 갑자기 고사하는 바람에 새로운 국화로 바꾸는 작업을 밤새 진행하기도 했다. 다행히 잘 마무리되어 성공적으로 전시회를 시작할 수 있었다. 허 구청장은 아직 행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다음 해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매년 행사가 끝나는 동시에 다음 해 행사 주제와 전시 콘셉트를 정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다른 지역 축제를 견학해 우리 축제와 접목 가능한 아이템도 발굴할 계획이다. 직원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새로운 아이템이나 조형물, 잘된 점과 잘못된 점 등을 교환하는 게 큰 힘이 된다. 국화의 개화 시기, 품종, 배치 시기 등 세부적인 계획도 이 자리를 통해 조율해 나간다." 이처럼 기존의 자연 자원에 작은 아이디어를 더해 유성구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또 하나의 축제가 있다. 바로 유성구의 자랑거리인 ‘온천’을 활용한 ‘유성온천문화축제’다. 이 역시 인기가 좋아 유성 온천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으며, 많은 지자체가 벤치마킹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2016년에는 온천을 활용한 건강특화거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방족욕카페가 조성되어 구민의 사랑을 받았다. 허 구청장은 이 같은 행사나 시설이 유성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차 공간 부족 등 작은 불편함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국화전시회나 유성온천문화축제는 많은 사람을 유성구로 끌어들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한방족욕카페가 유성온천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삶의 환경을 정비해 행복 지수를 높이다 허 구청장은 계룡산 국립공원, 방동저수지 등 대전이 지닌 자연 자원에 관심이 많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삶의 환경을 정비해 구민의 행복 지수를 높이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추진한 ‘관평동 보행자도로 및 광장 환경개선사업’이 그 예다. 기존의 대상지는 관평동 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지만 외면받는 공간이었다. 동 주민센터, 은행, 우체국, 마트 등 많은 시설이 밀집되어 있어 통행량은 많지만, 시설은 노후화되어 이용되지는 않았던 것이다. 가로수는 건물과 지나치게 가깝게 식재되어 있어 오히려 경관을 해치는 요소로 여겨졌다. 손대지 않을 수 없는 곳이었다. 먼저 쌓여 있는 쓰레기와 파손된 시설물을 과감히 치웠다. 동선을 정리해 보행자와 잦은 충돌을 일으키던 자전거 문제를 해결하고, 곳곳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간판을 가려 상인들의 불만을 샀던 가로수도 제거하고, 에메랄드그린, 홍가시나무 등 아교목을 주로 식재해 경관미를 살렸다. 그 결과 ‘2017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의 한국도시설계학회장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그는 “도시 인프라 사업은 항상 조심스럽다. 예산이 많이 필요하고, 한번 손대면 다시 고치기도 어렵다. 자칫하면 세금 낭비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상을 통해 귀한 세금을 허투루 사용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받은 것 같아 무척 기쁘다”며 수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그는 구민을 위한 사업인 만큼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지에 여러 상가가 있어 영업에 방해가 될까 우려한 상인들의 사업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공원녹지과 직원들이 세 번의 주민설명회와 두 번의 설문 조사를 통해 오해를 바로잡고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한 상인들이 공사로 인해 피해를 받지 않도록 공사 구간과 공기를 조절했다”며 이 과정이 없었다면 사업을 무사히 마칠 수 없었을 것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도시의 녹지 인프라의 중요성을 아파트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에서 조경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조경이 입주자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도시도 커다란 삶의 공간이다. 집 근처의 공원 하나가 삶의 질을 향상하는 큰 요인이 된다. 센트럴 파크가 없었다면 그만한 크기의 정신 병원이 지어졌을 것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관평동 광장을 지날 때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녹지는 ‘사람이 행복한 유성’을 위한 필수 요소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의 인생이 특별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막상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 흥행할 만한 스토리를 가진 경우는 많지 않다. 세상에는 특별한 사연이 너무 많아서 웬만한 인생은 특별한 축에 들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자의 믿음만큼이나 모두가 특별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다들 평범하지만 들여다보면 모두 특별하다. 다른 개성이 모여 특별한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조경설계사무소 ‘티스케이프’는 평범함과 특별함의 중간 즈음에 있다. 얼마나 특별한지는 듣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범함 이상의스토리를 가졌다. 토문에서 나온 티스케이프 티스케이프는 토문건축사사무소의 조경부서가 모체다. 2013년 말 부서가 없어지면서 최기순 소장이 당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을 모아 2014년 1월 1일에 설립한 회사다. 새로 만든 회사인 것은 맞는데, 설립 초기에는 기존 토문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일하는 사람도 그대로였지만, 사무실도 사무집기도 그대로였다. 일도 토문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승계했고 한동안 토문의 일을 그대로 받아서 진행했다. 부서가 해체되기 전부터 토문의 테두리를 벗어나야 좀 더 다양한 조경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다는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 독립이 갑작스런 변화는 아니었다. 게다가 티스케이프 창립 후에도 토문은 자립을 위한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해줬고 지금도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그래서 최기순 소장은 “우리는 토문이 베이스다”라는 점을 숨기지 않는다. ‘티스케이프’에서 ‘T’가 가진 여러 의미 중에는 “토문”도 들어 있다는 설명이다. 미술을 먼저 배우고 조경을 나중에 배운 소장 ‘티스케이프’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토문건축사사무소에서 보면 ‘T’는 ‘토문’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최기순 소장에게는 ‘내일(tomorrow)’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내일부터는 다른 설계를 해야 하고, 내일 보았을 때 괜찮은 디자인을 오늘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설계다”라는 생각에서다. 설계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었을 땐조경설계가 어떤 점이 그렇게 매력적인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그가 학부에서 미대를 다녔고 대학원에서 조경을 처음 배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왜 조경설계를 시작했는지 원초적인 궁금증들이 앞섰다. 최기순 소장은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나왔고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교(University of Oklahoma) 대학원에서 처음으로 조경을 배웠다. 그가 조경을 배우려고 맘먹게 된 것은학부 4학년 때 어학연수를 갔다가 우연히 방문한 미국의 한 동네에 대한 인상이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최 소장이 학부를 졸업할 당시에는 취직이 많이 힘들었던 시기로 스펙을 쌓기 위한 ‘어학연수’가 유행이었다. 그도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어학연수나 한번 가보자”하고 무작정 떠나게 됐는데, 그곳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얼바인(Irvine)’이라는 도시였다. 얼바인은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살 정도로 핫한 동네였으며, 너무나도 깨끗하게 잘 정리된 거리를 보면서 ‘이런 동네를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결국 조경으로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됐다. 그가 다니던 홍익대학교 미대 안에도 환경디자인과가 있었다. 하지만 조경학과와는 차이가 컸다. 환경디자인은 우주정거장을 디자인하는 등 현실감 없는 주제들이 주를 이뤄졌지만, 조경은 사람들이 실제 생활하는 공간을 만드는 매우 현실적인 디자인이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해외 조경이 더 잘 맞는 옷 최 소장은 그렇게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교에서 처음 조경을 배웠고, 졸업 후 첫 사회생활도 미국 조경회사에서 시작했다. 그가 들어간 회사는 팜스프링스(Palm Springs)에 위치한 ‘RGA Landscape Architects’라는 지역 조경회사였는데, 팜스프링스는 휴양지 같은 사막지역이어서 식재 등 지역기준을 잘 알아야 가능한 지역 특화가 강한 일들이 많았고, 특히 은퇴한 부자들을 위주로 한 인구 유입이 많아지면서 단독주택 조경 일이 많았다. 최기순 소장은 지금도 해외 식재가 더 편할 정도로 당시 4년 반 동안의 해외 설계 경험이강렬한 자산으로 남았단다. 당시 습득하게 된 식재 리스트는 현재중동지역 대부분에서 통용되고 있으며, 동남아 지역에도 일부 적용이 가능해 앞으로 국내에서 흔치 않은 해외 식재통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홀로서기, 그리고색깔 찾기 티스케이프는 올해 5월 30일 창립 3년 반만에 새로운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비록 은행의 도움을 받긴했지만스스로가꾸고 키워갈진짜둥지가생겼다. 불과 반 년 전에최기순 소장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면 “우리의 사무실을 꾸미는 것이다”라고 말했을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원하던꿈을 이뤘으며,더불어 본격적인 홀로서기도 시작됐다. 창립 이후 토문에서 줄곧 더부살이를 면치 못했던 것에 비추면 새로운 도약을 위한 2막을 연 셈이다. 그래서 지금은 “좋은 설계”를 하는 것이 모든 꿈의 우선이 됐다. “좋은 장소가 좋은 이유는 별게 없다. 바다가 있는 곳은 바다가 있기 때문이고, 잔디가 있는 곳은 잔디가 충실하게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대상지에 대한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곳이 좋은 곳이다. 하나의 재료가 최대한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만들면 그게 가장 좋은 설계라고 생각한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설계란 “쓸 데 없는 것을 많이 넣지 않는 것”이다. 물론 설계자의 주관을 녹이기에는 현실이 만만치 않다. 아직은 발주처의 입맛에 맞는 설계에 급급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설계적 주관을 펼칠 날도 올 것으로 믿는다. “클라이언트에게 컨펌을 받고 경쟁적인 프로젝트가 되다 보면 과도한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그런 그림은 지양해야 한다. 물론 클라이언트마다의 색깔을 맞춰 주어야 하지만 국내에도 굴지의 조경설계회사들를 보면 자신들의 주관을 어느 정도 관철해가고 있지 않은가” 관성을 벗어나는 실험과 도전 티스케이프는 LH 본사 신사옥, 세종시 정부청사 3단계 1구역, 세종시 첫마을 1공구, 인천 아시안게임 배구장·수영장, 대구 국제육상대회 선수촌·미디어촌 등 굵직한 조경설계를 포함해 지난 3년 동안 80여 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결코 어린 회사가 아니다. 최소장은 “그린 것이 현실이 되는 조경설계가 너무 매력적”이라며 앞으로 “공식같은 그림에서 벗어나실험적인 설계를 지향하겠다"고 명확한 포부를 밝혔다. 티스케이프의 앞으로의 성장과 실험이 우리에게 “괜찮은 내일”을 설계해 줄 것을 믿어본다.
  • 업체탐방 한국고유식물연구소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끼와 재능이 있는 사람을 발굴하는 연예기획사처럼, 가치 있는 식물을 발굴해 스타로 키워내는 회사가 있다. 바로 식물기획사, 한국고유식물연구소다. 한국고유식물연구소(이하 한고연)는 좋은 식물을 발굴하고 육성해 사람들의 생활에 가치 있게 녹여내고 작동하게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다. 고유식물을 근간으로 조경설계와 시공을 도맡아 하고 필요한 제품 생산과 식물 재배·유통까지 아우르고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과 보여지는 형식은 연예기획사의 방식을 벤치마킹한다. 직원들의 역할 분담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은 조경학과 및 인접 학문 전공자들로 구성돼 있다. 설계하면서 일러스트에 관심 있는 사람은 일러스트를 맡고, 3D 담당은 설계뿐만 아니라 홍보 관련 디자인에서 특화된 실력을 발휘한다. 홍보디자인과 콘텐츠디자인에서 각자 역량을 발휘하기도 한다. 대표는 전체 디렉팅을 맡고, 콘텐츠는 전문 작가와 직원들이 콜라보한다. 스텝 중에는 엔지니어도 있다. 윤준 대표는 직원들이 다양한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것은 ‘조경’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조경은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배움에도 전문분야라 그 영역 안에서 선택지를 찾게 되지만 사실 매우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 조경을 전공한 그의 선후배 중 드라마 작가도 있고 조경 외적으로 별의별 직업군에 포진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은 각자가 가진 특성도 있지만 조경학과에서 배운 역량으로 적용이 가능한 게 많기 때문에 현재 직업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전통적인 조경의 실무영역이 아니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조경학과에서 배운 역량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조경인이라면 누구나 조경의 업역을 확장하고 싶은 열망이 있다. 조경인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디자인과 관련된 것은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 이러한 생각에서 식물의 가치를 공감하기 쉽게 전달하는 역할을 포괄하는 이름으로 식물기획사를 만들었다.” 윤준 대표가 창업하게 된 배경에는 ‘고유식물의 지속가능한 이용모델 개발’이란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이에 고유식물 중 실생활에서 활용하기 좋은 종을 찾기 시작했고, 그 가치를 스터디하면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식물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다. 그렇게 얻은 답은 스타식물을 발굴해 육성하는 것이었다. 그날로 식물기획사 대표 직함을 달고 연습생 트레이닝에 나섰다. 식물을 직접 키우는 과정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잘 키울 수 있고 좋아할 만한 스타식물을 발굴해 콘텐츠화 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스타식물을 발굴해 콘텐츠화하는 데는 무엇보다 가장 좋은 식물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원 디자이너가 정원을 만드는 것도 좋은 식물을 캐스팅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원은 식물의 가치를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선사해주는지를 고민하는 것인데, 식물기획사는 이를 보다 쉬운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콘텐츠의 바탕이 되는 식물정보 구축 식물정보를 모아 분류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은 한고연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식물정보는 국가생물종시스템을 비롯해 환경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가 있고, 각종 도감과 인터넷 등 다양한 루트로 접할 수 있다. 이에 한고연의 식물정보시스템이 필요하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한고연이 구축하는 정보는 고유식물을 중점으로 하고, 네 가지 환경정보를 기초로 식물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 구매정보까지 제공함으로써 사람이 식물을 키우는 데 있어 쉽게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고유식물을 키우고자 할 때 환경정보를 분석해 필터링 된 정보를 연결해 주는 시스템을 함께 제작하는 중이다. “구글이 스마트 화분을 키울 수 있는 식물 데이터 구축을 시작했다. 인간으로 치면 게놈프로젝트 같은 것이다. 데이터가 구축되면 활용방안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영화 마션을 보면 화성에서 감자를 키워서 생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식물학자라는 설정으로 극한 상황에서 한정된 감자를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인데, 구글이 구축하는 식물 데이터를 응용하면 식물 전문가가 아니라도 영화에서 나온 일이 가능하다. 식물이 필요한 환경에 대한 기초자료가 있으면 누구나 환경을 조성해 줄 수가 있다. 식물은 의식주, 의학 등에 밀접하게 쓰이는 귀중한 자원이다. 그 가치를 일반인에게 어떻게 보여주는지가 중요한 이유다.” 환경정보를 갖추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식물을 가꿀 수 있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어떤 식물의 가치를 어떻게 전달해 줄지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이다. 새로운 식물 콘텐츠, ‘웹툰’ 도전 한고연은 지난 6월부터 e-환경과조경과 함께 정원 문화의 대중화와 고유식물에 대한 인식 및 저변 확대를 취지로 웹툰 ‘가든 다이어리’ 연재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식물 콘텐츠 시장 확장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현재 진행 중인 웹툰 연재는 작가가 그림과 스토리를 맡고, 정원 상식과 식물 일러스트는 한고연의 직원들이 맡은 콜라보 작업이다. 실제 조성한 정원과 연계한 콘텐츠도 개발 중이다. 최근에 한고연이 조성한 야생화숲길은 주 이용자가 인근의 유치원생들이었다. 이에 한고연은 공간 외에 이곳을 재미있게 이용할만한 콘텐츠로 ‘고유식물 보물찾기 지도’를 만들어 제공했다. 또한 개인 정원공사에서 계약서와 유지관리매뉴얼을 전해줄 때 컬러링페이퍼와 식물명함을 포함한 콘텐츠를 같이 첨부해 줬다. “일상적 재미와 관련된 콘텐츠를 식물과 매칭시키고 계속 만들어가는 게 우리 역할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식물에 대해 알아가고 그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고유식물의 숨겨진 가치를 발굴하는 헌터, 고사리 서포터즈 올해 2기를 맞은 ‘고사리 서포터즈’는 고유식물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으로, 한국고유식물연구소가 고유식물 자원에 대한 애착심 고취 및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선발해 운영하는 그룹이다. 서포터즈는 고유식물의 소중함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콘텐츠화해, 대중과 고유식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 고사리들이 의외의 의문점을 던져주기도 한다. 스마트화분 시제품 고민 당시, 고사리 일원 한 명이 3D프린팅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통해 견본품을 만들어왔다. 고유식물을 소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캐릭터 인형 제작, 양말, 페이퍼토이 제작 등에 함께 참여했다. 식물, 사람과 교감하는 하나의 다른 생명 한고연은 주렁주렁 테마파크 조성 초기 자문 역할로 참여했다. 주렁주렁은 동물원을 뜻하는 ZOO와 허파를 뜻하는 LUNG의 합성어로, 도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실내 동물 테마파크다. 이곳은 호랑이나 사자 같이 크고 일상에서 만나기 어려운 동물을 전시용으로 관람하는 곳이 아니다. 토끼와 같이 일상과 가까운 동물이 사람과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세계 같은 생명’이란 슬로건으로 동물도 사람과 같은 생명이란 것을 느끼게 해 준다. 한고연은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식물을 대한다. 동물은 움직이기 때문에 사람이 바로 반응을 느낄 수 있고 식물은 반응이 없다는 차이가 있지만, 사람 외의 생명과 교감한다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다. 식물을 통해서 사람들이 변화하고 식물이 사람들의 삶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 식물을 의인화해 ‘스타식물’이란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인데, 주렁주렁 테마파크 하남점은 기획 단계부터 조성에 함께 참여해 식물 콘텐츠를 검증하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실 식물을 사람처럼 대하고 도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어렵겠지만 하나씩 해 나갈 숙제라 생각하고 풀어보려 한다. 조금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콘텐츠 자체가 비즈니스가 되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제 시작점에 왔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풍부하지 않지만 고학력의 인재가 많이 배출되니 고부가가치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고부가가치는 창작 작업들이다. 고유식물로 스타 발굴에 나서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에 도전장을 낸다.”
  • 장익식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상무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장익식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상무는 올해로 조경에 입문한 지 35년을 맞는 조경 베테랑이다. 그는 우리나라 조경감리 분야의 1세대로 청계천, 서울대공원, 아시안경기장, 고흥우주발사기지, 고성남북교류타운, 고령가얏고마을, 울릉도, 제주도, 평창(봉평)현장을 비롯해 전국 80여개 시공 현장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서울대학교 삼성연구소에서 CM(건설사업관리) 조경업무를 마쳤다. 그런 그가 지난해부터 조경 기능 인력을 양성하는 실무교육 프로그램 강좌인 ‘조경기능대학'을 개설했다. 올해는 야외실습과 전문 강사 초빙을 통한 맞춤형 현장 강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경기능대학’은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실무자를 배출하기 위한 과정으로 짜여져 있으며, 교육비는 전액 무료이다. 장익식 상무는 "관련 대학에서 많은 전공자가 배출되고 있지만 조경 현장에는 젊은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했다. 조경기능대학도 "기능이 바로서야, 조경이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 "조경현장의 극심한 인력난, 조경기능대학 필요해" 장익식 상무는 1970년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작은 무역회사에 취직해 사회생활을 일찍 경험했다. 당시 하지못했던 공부를 늦게서야 시작해 대학 원예과에 진학하였고, 이후 대우Gr에 입사해 조경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건설현장의 조경 소장으로 근무를 하다가 1988년부터 조경감리와 CM에 관한 업무를 맡게됐다. 조경 현장에서 경험을 쌓을수록 배움에 대한 열망도 커졌다고 했다. 현장 일과 학업을 병행하다보니 남들보다 늦은 50대 중반에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이 그에겐 일상이었다. “오랜 시간 조경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전문 지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지식과 경험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할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는 걸 알았다.” 장 상무는 "만학도의 길을 걸으며 은사, 선배, 멘토, 동료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며 "'재능기부'로 진행하는 실무 교육과정을 통해 그동안 배우고 익힌 노하우를 조경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경기능대학의 목표는 전문 기술을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교육을 수료한 사람을 조경공사 현장에 배치하는 것까지가 우리 교육의 방향이다.” 그가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조경기능대학’은 매달 마지막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마포에 있는 ‘정원이 있는 국민책방’과 불광동 '향림농업체험원'에서 ▲수목식재, 정지·전정, 유지관리) ▲시설물의 기초, 연출 ▲친환경 포장 공법 등과 함께 특화교육으로 ▲자연석 쌓기 ▲레인가든 ▲방수기법 ▲배수체계 ▲생태계류·연못 설치 ▲잔디블록 실무 교육을 진행한다고 했다. 3기부터는 현장 실습횟수를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장익식 상무가 전문 기술자 양성에 사활을 거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조경 현장 대부분이 인력난으로 아우성이다. 전국 조경학과에서는 1년에 1000여 명의 졸업생이 배출된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한다.” 장익식 상무에 따르면 조경분야에서는 ‘기능인’에 대한 처우가 좋지 못하다.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싶어도 그에 상응하는 기술자를 찾기도 힘들다. 그나마 조경현장 투입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동원되는 실정이다. “전체 발주된 금액에서 입찰, 하도급 계약, 재하도급을 거치면 마지막으로 기능 인력에게 배분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현장의 여건과 일치하지 않는 잦은 설계변경과 발주처, 자문위원의 무분별한 간섭으로 현장에서 일의 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연령이 많고, 직영으로 근무하는 사람보다 일용직 근로자가 대다수라고 했다. 실제로 조경공사에서 바닥 포장, 계단, 옹벽 등의 공사에서 전문 목공, 석공, 철공 팀이 동원되는 형편이며, 준비된 전문 조경인력을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하나하나가 맞물려서 시공 품질까지 영향을 미치고, 거시적으로 조경의 사업영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장 상무는 “기능에 대한 낮은 위상과 대우가 현장의 인력난을 키우고 있다”며 “이러한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현장 전문가의 체계적인 시공 교육에서 출발한다”며 조경기능대학의 존재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장 경험에서 탄생한특허공법 그를 설명하는데 있어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특허공법’이다. 장 상무는 생태적 방수공법을 비롯해 배수체계와 포장과 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특허공법의 일부는 현재 조경공사 현장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전통조경 석축(석사), 구조관련(박사) 논문을 통해 전통조경공간에 기초를 잡기도 했다. “현장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이렇게 하면 더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에 공정관리, 품질향상, 발주처 요구포인트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매사에 많은 고민을 한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되면, 땜질식 처방보다는 그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특허를 하나하나 만들었다는 것이다. 취미인 공연 감상, 낚시, 여행, 황학동 골동품 가게 구경 등은 생각의 폭을 넓히고 아이디어를 찾는 유효한 수단이었다고 부연했다. 최근에는 조경공사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모은 멀티장비인 ‘백가이버’를 개발해 지난 조경박람회에서 공개했다. 백가이버는 백호우(굴착), 리프트, 덤프 기능이 주가 되고 로터리, 롤러, 교반기, 농약분무기, 컴프레셔 등 옵션 부분이 탈부착 가능하도록 하였고, 하나의 장비가 대여섯 사람이 하루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멀티장비이다. 그는 2년을 투자해 백가이버를 완성시켰다. 시민 반응도 뜨거웠다. 장익식 상무는 오는 9월 23일 여의도공원에서 개막하는 ‘2017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업그레이드 된 ‘백가이버’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의 것 앞으로 그는 조경의 디테일인 ‘에지’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여 현장시공 실무와 조경공사에서 수행되는 여러 이슈를 강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3회(이화여대, 상명대, 인사동)에 걸쳐 전시를 가졌던 환경조형물도 마지막에는 청계광장에서 거미줄 파고라, 여명의 눈동자 숲, 피아노 폭포, 무지개 물레방아 작품을 선보이면서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뤄놓은 것보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밀려 걱정이라는 그다. “모두가 어렵다고들 한다. 조경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남을 탓하기보단 긍정의 힘을 믿어야 한다. 요즘 가뭄이 한창이지만 농부들은 이른 아침, 한 자루의 삽을 둘러메고 물꼬를 만들고 비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조금만 눈을 돌려서 미래를 준비하자. 나도 50대에 학교를 다녔고, 기술을 익히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걷는 자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환경과조경 김모아 기자]성큼성큼 걷는다, 손을 잡는다, 음악을 들으며 마음으로 춤춘다. 공공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럼 다음의 경우는 어떤가. 한발로 오래 서 있는다, 바닥을 만진다, 책을 읽다가 베고 잔다.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은 아니지만 주위의 눈을 의식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옷을 몽땅 벗고 나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공공장소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지난 5월 20일 윤슬 개장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윤슬 사용법’은 우리에게 “어느 순간 사회적인 제약에 묶여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익숙해져 하고 싶은 것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된 것은 아닌지” 물었다. 윤슬 내부를 자유롭게 뛰노는 어린이 퍼포머를 선두로 아홉 명의 무용수(공영선, 강진안, 최민선, 장홍석, 김승록, 박유라, 허효선, Pieters Alma, Yena)가 ‘안무’보다는 ‘행위’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상대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등 놀이 같 은 퍼포먼스에 어린이들이 끼어들어 놀기 시작했고, 윤슬 상부의 루버 사이로 푸른 공이 쏟아지며 공연은 극에 달했다. 간간이 말소리만 울리던 선큰 공간이 십여 분 만에 아이들이 신나게 공을 튀기는 놀이터로 바뀌어 있었다. 이런 독특한 형식의 공연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는지 ‘윤슬 사용법’의 콘셉트 기획과 안무를 맡은 공영선 안무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윤슬 사용법’은 윤슬을 설계한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SoA(이하 SoA)의 의뢰로 시작되었는데, 공 안무가와 SoA의 첫 만남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댄스 씨어터’ 소속 무용수였던 공 안무가는 LG아트센터의 장소특정적 공연 ‘춤, 극장을 펼치다’에 참여했고, 거기서 SoA와 공동 작업을 진행했다. ‘몸’과 ‘건축’을 테마로 극장이라는 건축물이 지닌 물질적, 장소적 특성을 새롭게 해석해 공연에 담았다. 이후 ‘김구림 초대전-잘 알지도 못하면서’(서울시립미술관, 2013)의 일환인 ‘일반·특이 행동: 4개의 퍼포먼스’에서 다시 만나 ‘주름, 짓다’라는 작품을 함께 했다. SoA는 일반적인 건축사무소와 달리 디자인, 무용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어 작업에 관해 풍성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 과정이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였기에, ‘윤슬 사용법’ 의뢰가 들어왔을 때 당연히 함께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간의 작업과 ‘윤슬 사용법’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도면, 모형 등을 통해 설계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공연을 구상하는 일이 녹록지 않았다. “공간이라는 게 경험하는 순간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상상하는 것과 직접 체험하는 것에 차이가 있어요. 실재하는 공간이 없으니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한 상태였어요.” 다행히도 SoA와 나눈 공공장소에 대한 이야기에서 공연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강예린 소장(SoA)이 우리나라 벤치는 대부분 3인용이라 하더라고요. 가끔 나 혼자 앉고 싶을 때도 있는데 말이에요. 윤슬을 살펴보면 공간이 픽셀로 이루어져 있어요. 공공 공간이지만 개인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 점이 인상 깊었죠. 그래서 공공장소에서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들고 있는 것은 괜찮지만, 담배에 불을 붙이면 안 되잖아요. 이처럼 해도 되는 행위와 하지 말아야 하는 행위의 경계에 놓인 행위를 해보면 어떨까 했죠. 어린이 퍼포머도 섭외했어요. 어린이에게는 금기가 없잖아요. 경계를 생각하지 말고 놀고 싶은 대로 놀아보라고 한 거죠.” ‘윤슬 사용법’은 세세한 지시문이 없는 공연이다. 공 안무가는 ‘퍼포머와 관객의 경계를 완전히 사라지게 한다’는 큰 울타리만 만들고 나머지는 무용수들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채워지도록 맡겼다. 즉흥성을 요하는 퍼포먼스이기에 무용수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다른 아이들을 공연에 끌어들이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어린이 퍼포머와는 많은 시간을 들여 함께 연습해야 했다. “자유로움도 연습을 해야 나오는 거거든요. 어린이 퍼포머가 공간과 친해질 수 있는 단계, 저를 비롯한 다른 무용수들과 친해질 수 있는 단계, 자유로운 움직임과 친해질 수 있는 단계를 만들었어요.” 그 결과 어린이 퍼포머는 자기 본래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윤슬을 오가며 사람들을 공연에 끌어들였고,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무용수와 어린이 퍼포머가 외곽으로 물러난 뒤에도 공연에 끼어든 아이들은 놀이를 멈추지 않았다. 퍼포머와 관객의 경계는 완전히 무너졌고, 정적인 공간에 활기가 가득 찼다. 마지막으로 안무가가 바라본 공간과 건축가가 바라본 공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물었다. “건축가가 안경을 껴 사물을 정확하게 봐야 한다면, 안무가는 그냥 물체를 희미하게 받아들여도 되는 사람이에요. 건축가와 안무가 모두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어요. 하지만 건축가는 현실화를 위해 이성적인 작업을 해야 하고, 안무가는 자신이 느낀 감각을 몸을 이용해 다른 감각으로 전이시키죠. ‘윤슬 사용법’의 경우는 공간에서 느낀 감각 대신 도면, 설계 의도 등 SoA에서 제공해준 정보를 감각으로 치환하는 작업을 경험할 수 있어 즐거웠어요.” 공 안무가는 앞으로 홍보라 관장(갤러리 팩토리)이 기획한 ‘풍정.각風情.刻’ 프로젝트에서 무용수로 활동할 계획이다. ‘풍정.각’은 2014년에 시작된 장소특정적 퍼포먼스로 북촌문화센터, 서울도서관, 낙원상가 등에서 춤으로 장소를 상기시키는 공연을 펼쳐왔다. 무대에 앉아 관람하는 대신 무용수의 루틴을 따라 장소를 돌아보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으로 많은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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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일·한 조경인 축구대회 성료… “세대 잇는 교류·협력 공고히”
[환경과조경임정우기자]24년전심은우정의씨앗이다시한번용인에서발아했다. 제24회일·한조경인 축구대회가지난26일한국용인에서성황리에개최됐다. 조경인들의화합과기술교류의장을마련한이번대회는팬데믹이후5년만에한국에서열린첫대회로,한일양국의조경관계자들이다시만날수있는뜻깊은자리를제공했다. 이번제24회일·한조경인 축구대회는양국조경인들간의기술교류와협력의지를더욱공고히하며,조경인의역할과책임에대한 인식을고취시키고자마련됐다. 축구대회하루전인지난25일에는양국조경가들이에버랜드장미원과 하늘정원길을시작으로희원과호암미술관을둘러보며교류의시간을가졌다. 한국의다양한조경스타일을엿볼수있는이번탐방은현장도슨트가함께해장미원과하늘정원길의조경설계와 유지관리의배경을설명하고,희원과호암미술관에서는한국의전통조경과현대조경을한자리에서볼 수있는시간을마련했다. 양지근린공원에서진행된축구대회는기후변화와공동체회복등다양한사회적과제를함께해결하기위해양국의 조경인들이지속적으로협력하자는다짐속에서이뤄졌다. 노영일한국팀예건단장은개회식환영사에서“조경은생태계보호와재생에너지를 통한지속가능성을실현할수있는중요한분야”라며“이 대회를통해양국의조경인들이세대간지식과경험을공유하며조경의가치를함께널리알려가자”고 말했다. 이어콘도마사토일본팀교토시청단장은“조경은시대의변화에따라쾌적한 공간을창출하며이용자의요구와사회과제에대응해왔다”며“향후에도 양국간의지속적인협력과기술교류를이어나가길바란다”고말했다. 이날경기에서는한국팀이일본팀을3:1로리드하며승리를거뒀다. 경기가끝난후저녁에는용인라마다호텔에서시상식과환영의밤이진행됐다.시상식에서는 한국팀과일본팀의MVP를포함한주요선수들이시상받았고,이어진 공연에서는테너노경범,피아니스트김영아,그리고바리톤 김현등이멋진무대를선사하며환영의밤을더욱빛냈다. 특히노경범테너가부른‘물망초’는 한일조경인들의연례만남이앞으로도지속되기를바라는마음을담아큰감동을줬다. 올해대회는특별히한국과일본에서역대최대규모의신입회원들이참가해한일조경인축구대회가세대를잇는 교류의장으로거듭날수있음을확인시켰다. 신입회원들은행사주제곡인영국밴드퀸의‘WearetheChampion’을함께부르며화합을다졌고,한일 조경인의지속가능한목표와조경의의미를세대와함께나누는뜻깊은시간을보냈다. 한편제25회축구대회는내년일본도쿄에서열릴예정이며,일본팀은더욱발전된대회준비를약속했다.
“전통조경, 품셈 신설 등 합리적인 설계·시공 전문성 강화해야”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국가유산수리·설계시전통조경전문성강화를위해실측설계기술자·기능사및수리업에‘조경설계’분야를추가하고,합리적인설계와시공이가능하도록전통조경품셈신설이추진될전망이다. 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한국전통조경학회,국가유산청자연유산국명승전통조경과가주최하는‘2024년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컨퍼런스’가지난18일국립고궁박물관강당에서개최됐다. 이번컨퍼런스는국가유산수리를담당하는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한국전통조경학회,국가유산청명승전통조경과로구성된3자협의체를발족하고,전통조경표준품셈신설을위해국가유산을수리하는기술자들의의견을수렴하기위해마련됐다. 특히국가유산조경기술자들이업무수행에도움이되는정보를제공함으로써전통조경업역을공고히해시장확대를모색하기위해기획했다. 세션1에서는‘전통조경정책과제도의현주소’를주제로▲김창규미래문화제도정책연구원장이‘전통조경의활성화를위한자연유산법과국가유산수리법의개선방안’▲주충효국가유산청자연유산국명승전통조경과사무관이‘국가유산청전통조경사업과정책동향’을발표했다. 세션2에서는‘전통조경수리현장과지향점’를주제로▲소현수서울시립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전통조경유형별맞춤형관리방안’▲김충식전통문화대학교국가유산전문대학원교수가‘국가유산에서조경수리의지향점’을발표했다. 세션3에서는전통조경표준품셈신설공청회및종합토론이진행됐다.공청회는안승홍한경국립대학교식물자원조경학부교수와이승용전통조경설계지유대표가‘전통조경표준품셈의신설방안’을주제로발표했다. 발표가끝난후진행된토론은김순기국립순천대학교교수를좌장으로발표자및▲정해준계명대학교교수▲장재삼지드앤파트너스대표▲이종근산수조경대표▲정대영국가유산청사무관▲임성란국가유산청주무관이패널로참여해청중과질의응답을이어갔다. 국가유산청은조직개편으로자연유산국에명승전통조경과를신설함으로써외형적으로나업무적으로커다란변화를겪고있다.이에자연유산의보존및활용에관한법률제정하에합리적인전통조경설계와시공이가능하도록전통조경시방서를마련하고,전통조경표준품셈을작성하는연구를진행하고있다. 현재국가유산수리공종중중요한조경분야품셈이없는실정으로국토교통부나산림청의품셈을가져와사용하고있으며,현행의문제점과유사공종의비교분석을통해향후조경분야표준품셈제정기본방향과앞으로의계획등을올해수립하고있다. 주충효사무관은“전통조경은자연유산은물론문화유산등전반에걸쳐있으며,국가유산기본법과자연유산법에서그중요성이강조되고있다.국가유산기본법제7조제2항에서‘국가유산과주변의자연경관이나역사적·문화적가치가뛰어난공간을함께보호할것’이라고명시하고있다”고말했다. 이어“전통조경의중요성과발전성에주목하는이시점에서전통조경분야의수리정책,보존관리및활용제도·지원등결실은우리모두가얼마나적극적으로하느냐에달렸다고생각한다.현재추진중인정책과제도들이초기에좋은결실을맺을수있도록전문가및종사자분들의보다적극적인참여를바란다”고덧붙였다. 소현수교수는국가유산인사찰,전통마을의정비변화를식생경관,전통구조물,포장시설,배수시설,현대식시설등카테고리를나눠전통조경현장의문제를공유했다. 김충식교수는“현행조경공사국가유산수리표준시방서는2005년전면개정된이후19년동안개정없이수목관련재료및기법등매우일반적인사항만을포함하고있었다”며“2022년과2023년용역을통해마련된조경국가유산수리시방서개정안은올해수리기술과협의를지속진행해지난22일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상정을거쳐11월초의견조회후연내개정고시할계획이다”고말했다. 이어“자연유산법내전통조경의취지에부합하도록현행시방서의5개공종을‘일반사항,재료,조사,공사중의수목보호,시공’에서‘일반사항,조경기반공사,조경식물공사,조경시설물공사,조경유지관리’로변경할계획이며,17개세부공종을19개세부공종으로보다구체화할계획이다.특히쓰임말정리,타기관시방서참조,조경포장및배수등지속적인고도화방안을모색할예정이다”고강조했다. 안승홍교수는“건설공사조경공사,산림분야,건축분야등의표준품셈관련연구는특정공종별,실투입노무량과비교등을통한개선방안연구등고도화가이뤄지고있지만,전통조경분야관련연구는시방서공종분류의기초단계연구뿐이며,품셈관련연구는전무한실정”이라며“연구를통해국가유산수리표준품셈에부재한조경공사품셈작성대상항목이우선도출돼야한다”고말했다. 아울러국가유산청은올해연구를토대로향후2~3년간의대상공종별현장실사등을통해표준품셈을마련해고시할계획이다.또한현재‘국가유산수리등에관한법률’에따라국가유산분야실측설계업무를수리공종에관계없이국가유산실측설계업에서수행(보존처리,식물보호등일부공종예외)하고있다. 이에따라국가유산조경수리분야하도급폐해와수리품질저하우려,조경수리분야발전성저하등을이유로조경분야의설계를분리하는방안을지속협의하고있다. 현행법은국가유산수리및실측설계제한규정을두고문화재실측설계를할수있는자는국가유산실측설계업자로등록된자로명시하고있으며,국가유산수리는국가유산수리기술자중실측설계기술자로건축사법에따른건축사자격을가진자로제한하고있다. 이에기존의실측설계업-실측설계기술자-실측설계사보는존치하고,별도조경설계업-조경설계기술자-조경설계사보를신설해분리하는방향으로수리기술과와협의를진행하고있으며,이에따른수리법개정을추진하고있다. 한편지난13일박정하의원(국민의힘)은국가유산수리·설계시전통조경전문성강화를위한‘국가유산수리등에관한법률’개정안을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국가유산수리및실측설계제한에있어실측설계기술자·기능사및수리업에‘조경설계’분야를추가해국가유산수리업의전문성향상등의내용을담았다.
“도시숲 시민참여 활성화, 민·관 협력 중간지원조직 운영필요”
[환경과조경신유정,임정우기자]도시숲조성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를위해서는민·관이협력해중간지원조직운영이필요하다는의견이나왔다. 수원그린트러스트와수원특례시가주관하는‘2024도시숲조성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정책토론회’가17일수원일월수목원히어리홀에서개최했다. 이득현수원그린트러스트이사장은개회사를통해“도시에서의녹지환경이점점중요해지고있다.지속가능한도시숲,살기좋은수원시를위해마련된토론회에많은분들의열기를모아발표되는내용이정책적으로잘반영돼진행될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말했다. 송성덕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장은환영사를통해“기후변화로인해도시숲의소중함을더느끼게됐다.시에서도도시숲에대한관리나품격을높일수있는부분들을많이고민을하고있는데,오늘토론내용을바탕으로정책에적극적으로반영하도록하겠다”고약속했다. 토론회는1부이양주경기연구원선임연구원의‘도시숲지원센터의지정및운영의근거와필요성’,최승희생명의숲사무처장의‘도시숲확대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방안및사례’주제발표와2부종합토론이진행됐다. 이양주선임연구원은“인구밀도가높은수원시내에서는대규모숲을확보하기어렵다.작은숲들을3차원적으로잘조성하는것이현실적전략”이라며“대부분땅이사유화된상황에서이모두를시가하기에는한계가있어,시와민간이같이해야한다.작은숲들을조성하고연결하면면적은적지만도시숲의기능을유지할수있다”고말했다. 더불어“밀도높은도시에서생태계서비스를위한숲의확보는매우어렵기때문에게릴라녹화운동도수용할수있는민·관이협력해중간지원조직을운영하면게릴라보다더효과적일수있다”는의견을밝혔다. 최승희사무처장은도시숲조성사례와주요사업및나아가야할방향에대해설명하며“지역사회와소통해현장에서이슈를찾아시민참여를확대하고,도시환경·사회문제해결을고려한새로운모델및대안만들기가중요하다.특히시민활동가조직,교육을통해지역사회내에서지속될수있는체계를마련해야한다”고강조했다. 이어“교육·건강·치유등다양한영역과네트워크를형성해연결고리역할을하고,다양한영역의이해관계와거버넌스를구축해운영해야한다”며“현장의상황이정책적으로반영될수있도록제안및개선이필요하다”고말했다. 발표가끝난후에는김부식한국조경신문회장을좌장으로▲이범석새빛수원손바닥정원단단장▲박영철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상임공동대표▲서형미수원광교카페거리마을정원단팀장▲김선주수원시녹지경관과과장이패널로참여해토론이이어졌다. 서형미팀장은카페거리의성공사례와과정을소개하며“틈틈이이뤄지는환경정화활동으로이웃주민들과유대가강화되고마을주민들의자발적참여가늘어났다.지속적인마을정원맞춤교육과모니터링,전문가의조언이함께한다면더욱유연한도시숲관리가이뤄질수있을것같다”는의견을밝혔다. 박영철상임공동대표는지난수년간수원시가탄소배출절감을이루기위해도시숲을조성하는과정에서시민사회와시의주도적으로협력한내용을설명하며“그과정에는시민단체의참여가중추적이었다”고말했다. 이범석단장은“도시숲조성에있어아파트조경이굉장히중요한것같다.지금까지사유지라는이유로공동주택조경에어려움을겪었다”며“아파트주민과조경전문가사이의중재역할을하고,마을공동체및지역적·이론적특성을고려한의사결정을할수있도록도와줄지원센터가필요하다”고강조했다. 김과장은수원시가추진중인시민활성화정책에대해이야기하며“시는시민들이참여할수있는600개소이상의마을정원에서900명이상의시민들이참여를하고있는성과를보여주고있다.앞으로도시민들과함께만들어가는공동체정원등을더확대할계획이다”고말했다. 토론회에참여한한시민은아파트조경에있어시민들이겪는현실적인어려움을토로했다.“주민들의편의와아파트조경의생태계가충돌하는경우에는지속가능한아파트조경을지키기어려운것이현실”이라며“아파트조경을공공영역으로가져올수있는방법이마련됐으면좋겠다”는의견을밝혔다. 이에이양주연구원은“이런부분이개선되기위해서는더욱도시숲지원센터가지정및운영돼야한다”고강조했다.
서주환 교수, ‘국토공간발전연구원 창립’ 초대 이사장 취임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서주환전경희대학교교수가국토공간발전연구원창립발기인대회에서초대이사장으로서“앞으로국토공간과조경분야발전”에헌신하겠다는포부를밝혔다. 지난17일롯데호텔월드3층제이드룸에서는국토공간발전연구원창립발기인총회가개최됐다. 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국토공간과조경분야의학문적산업적발전방향을모색하는연구기관으로서,이날총회는개회선언을시작으로연구원설립현황보고,내년도사업계획발표및총회안건토론순으로진행됐다. 이날행사는개회선언과함께방세환경기도광주시장의축전으로문을열었다.방시장은“보전및정주환경의질적향상이라는새로운패러다임에대응하는중추적역할을국토공간발전연구원이해주기를기대한다”며연구원의설립을축하했다. 이어이경진전공주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연구원설립현황과내년도주요사업계획에대해발표했다. 그는우선“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국토공간의지속가능한발전을목표로하고있으며,이를달성하기위해다각적인노력을기울일것”이라며“조사·분석,계획설계,학술연구를통해국토공간에대한종합적인연구를수행할뿐만아니라,국토공간및조경분야의전문가양성에도주력할계획”이라고강조했다. 또한“기존학회보다조금더진보적이고새로운스타일로학술활동을해보려고한다”며“관련신사업을개발하여우리사회의공간환경을한층더발전시키는데기여할것”이라고연구원의설립취지를밝혔다. 2025년도사업계획에는▲총회및학술대회개최▲연구원미래비전계획수립▲국제학술지발간준비▲외부수탁용역수행등이발표됐다.특히국제학술지발간은5년내에SCI급학술지를발간하는것을목표로하고있으며,이를위한연구와준비작업을차질없이진행하겠다고밝혔다. 이어진총회는서주환임시의장을추대해진행했다.총회안건으로는정관심의,이사장및임원선임,2025년도사업계획및예산안상정,연구원조직구성등이다뤄졌다.특히연구원의사단법인화를위해국토부와협의과정을가져갈계획이며,이를원활히하기위해서정관및사업계획수정을이사회의결의를통해처리할수있도록위임하는안건이통과됐다. 서주환이사장은마지막인사말에서“가칭사단법인국토공간발전연구원을창립할수있도록적극적으로참여의사를밝혀주고도와주신회원여러분들게감사한다”며무엇보다“열심히하겠다는약속을먼저드리겠다”고말문을열었다. 그는“유사분야들이서로협업하고융합의과정을거치면서새로운영역을개척하는것이중요”하다며“융복합을추진해우리업역을보다확대하고,상상을초월하는고부가가치를창출할수있는방향성을제시하는것”을가장해보고싶은사업으로꼽았다.하지만“융복합이라고하면환경생태분야,ICT기술,AI기술과의접목을생각하겠지만,순수예술,디자인,인문학분야등AI가검증할수없는분야와의융복합을통해,인간의손으로만가치창출이가능한새로운분야를개척하고싶다”고포부를밝혔다. 또한서교수는“지난해36년간의교직생활을마무리하고새롭게제2의인생을준비를하면서두가지의일을해보고싶었다”며,하나는“물질만능주의에빠진현대사회에서정신적풍요로움을추구하는것이중요하다고생각으로,현재UNNGO단체인GCS인터내셔널한국본부총재직을수락”하여열심히발로뛰고있고,또다른하나가바로“국토공간발전연구원을통해아름답고쾌적한국토를조성하여국민모두가풍요로운환경에서행복하게지낼수있는사회를만드는것”이라며남은여생을헌신하겠다고말했다. 한편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현재서주환연구원장을비롯해이기의아세아종합건설회장,양병이서울대환경대학원교수,임승빈환경조경나눔연구원장등이고문으로참여하고있다.
이재흥 대표, 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 제13대 회장 추대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대한전문건설협회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제13대회장에이재흥에코밸리대표(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회장)가추대됐다. 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는16일대한전문건설협회플로렌스카라홀에서에서’2024년임시총회’를열고이재흥에코밸리대표를만장일치로제13대회장으로추대했다. 이재흥신임회장은오는11월1일부터2027년10월31일까지말까지3년간회장직을수행하게된다. 2024년임시총회는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와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가‘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로통합돼치러지는원년으로더욱의미가남다르다. 이재흥회장은“미래조경의영역은무궁무진한것같다.조경의업역확대와위상을높이기위해최선을다하겠다”며“회원사와지속적인협력을통해어렵고힘든일이있을때도늘함께소통하며,부끄럽지않은통합회장이되도록노력하겠다”고당선소감을밝혔다. 옥승엽조경시설물공사업협의회장은“‘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로통합돼진행되는첫번째공식행사로굉장히뜻깊은날이다”며“우리업종은원래부터잘통합돼운영됐지만,대업종화로인해장단점이많았을것같다.앞으로는회원사가모여하나가돼각자의역할을다한다면그시너지효과는대단할것이다”고말했다. 13대감사로는하광철새숲조경대표가선출됐다.운영위원은회원들의동의하에회장이임명하는것으로권한을위임했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창립 10주년, “한국 정원문화 세계화 앞장”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정원디자인학회‘창립10주년기념식및포럼’이지난12일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성황리에개최됐다. 이번기념식은정원문화확산과정원산업육성을위해다양한사업을펼쳐온정원디자인학회의지나간10년,다가올10년의시간을기념하기위해개최됐다. 행사는▲1부개회사·기념사및축사,공로패수여,10년간의발자취영상시청▲2부스즈끼마코토일본동경농업대학교명예교수특별강연,다가올10년의이야기등으로진행됐다. 이혁재정원디자인학회장은개회사를통해“10주년이되는의미있는해에회장을맡게돼막중한책임감을느끼고있다.전임회장님을비롯한회원분들이함께쌓아올린성과를성실히이어받아새로운10년을준비하도록하겠다”며“조경·원예·관광등융합적인접근을통해연구및교육과관련된정보를활발하게교류하겠다.특히학회지활성화·국제화,다양한연구수행,회원관리·운영체계화,학회재정기반안정화등모든분야에서내실있는학회가될수있도록앞장서겠다”고약속했다. 김용기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기념사를통해“지난10년간초창기의어려움을극복하고시대에발맞춰학회를이끌어온회장단및회원들의적극적인참여와활동덕분에눈부신발전을이룬것같다”며“한국은이제정원시대에들어섰다.그러나그변화에급급할게아닌,새로운변화와혁신을통해정원문화를이끌어가야한다.정원을들여다볼수있는공간이일상속에자리잡아마음을다독이고삶에에너지를주길바란다”고말했다. 조세환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학회의정착과발전을위해노력해주신모든분에게깊은감사를드린다.빅뱅에서부터우주가탄생했듯이,학회역시10년전창립의빅뱅이일어난후오늘에이르기까지다양한변화와발전의과정을거쳐왔다”며“제1대홍광표회장을이어제2대이혁재회장이초창기학회가걸어온모험의길을회장단및회원과함께더넓히고다듬어단단한번영의대로로이끌어새로운정원문화의길로진화해나가길바란다”고격려했다. 홍광표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학회는창립이후학회지발간,정원디자인아카데미,가든볼(스마트가든)개발등정원문화확산과정원산업육성을위한다양한사업에적극적으로참여했다.기념식과포럼을통해지난10년간우리학회의발자취를살펴미래를열기위한열쇠를찾고,앞으로10년간이뤄야할비전과4대목표및10대과제를발표하려고한다”며“학회가지금까지이룬성과는미약할지모르지만,그하나하나가한국정원의미래를설계할씨앗이됐다는것은확실하게말할수있다.발기인대회에서부터창립총회를거쳐오늘에이르기까지함께해주신모든분들께다시한번깊이감사하다”고말했다. 최병암전산림청장은축사를통해“한국의정원정책발전기폭제가된것은2013년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였던것같다.그이후2014년에학회가창립돼이듬해설립등기됐고,2016년12월에수목원법에정원규정을넣은수목원·정원법이공표됐다는이두가지는한국정원발전의큰이정표라할수있다”며“이후지금까지정원정책발전으로한국은정원의시대에들어선것이분명하다.정원사회와정원국가,더나아가아름다운녹색지구를만들려는인류의노력에학회가큰힘을보태아름답게발전하길바란다”고응원했다. 2부에서열린특강에서스즈끼마코토명예교수는‘일본정원의과거,현재,미래’를주제로일본정원학회가추진하고있는방향에대해이야기했다. 학회는지난10년간새로운트렌드로자리잡은‘정원’의새로운10년을준비하기위한비전을‘한국의정원문화세계화로진흥한다’로결정했다. 이를위해▲연구를통한학문적기여▲새로운기술의개발과혁신▲미래지향적정원문화의창조▲정원전문인재의양성을4대목표로설정하고,10대과제를선정했다. 연구를통한학문적기여를위해서는학회지를국제저명학술지로육성하고,해외한국정원조성및외국학회와협력을통한학회국제화에나설예정이다.학제적융합을통해정원영역의재창조를이룰예정이다. 새로운기술의개발과혁신을위해서는R&D를통한새로운정원기술개발,산학협력을통한정원산업의신성장동력을제공할방침이다. 미래지향적정원문화의창조를위해서는다양한분야의참여를통한새로운정원문화를창조하고,탄력회복성이있는정원문화선도에앞장설예정이다. 정원전문인재양성을위해서는정원전문교육관의지정을받아정원디자인아카데미의전문화를통한실무형인재양성을추진하고,정원작가인증제를통한검증된전문인력을양성할계획이다. 한편이날기념식에서는김용기고문,조세환고문,홍광표고문,이혁재회장이공로패를받았다.
2024 대한민국 조경대상 ‘대통령상’에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경 2BL’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현대건설의‘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이‘2024대한민국조경대상’최고상인대통령상을거머쥐었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와공동으로지난11일서울식물원보타닉홀에서‘2024제14회대한민국조경대상시상식’을개최했다. 대한민국조경대상은2001년도입해매년개최하는국내조경분야최고권위의상으로국토의쾌적한생활환경을창출하고국민의삶의질향상에기여한우수조경공간을발굴해격려·시상하고국민인식을높이기위해마련됐다.공모는최근10년이내진행된조경공간및시설을대상으로공공과민간부문을나눠선정했다.대통령상과국무총리상은2019년에처음신설된상이다. 5월17일부터7월19일까지공모를진행한대한민국조경대상은서류심사와현장심사,국민참여평가등총3단계를거쳐최종21개작품이수상작명단에올랐다.특히,이번조경대상심사기준에기후변화와지속가능성을고려한탄소중립,스마트기술등이추가됐다. 이번2024대한민국조경대상대통령상에는‘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에돌아갔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은6만5000㎡규모의도심숲을조성해탄소배출제로를시도하고130여종수목과140여종초화를심어식물원수준의종다양성을확보했다.수목의특성을고려한식재,환경축을고려한지형과의조화,지역사회와소통가능한공공성확보까지혁신적인조경중심의아파트단지의좋은사례로높은점수를받았다. 이단지조경은현대건설이설계·시공하고식재는유일종합조경·정한조경이,시설물은동영조경·그린에이드,정원은오랑쥬리,숲놀이터는원앤티에스,물놀이터는청우펀스테이션이맡았다. 국무총리상은‘함박·너른·마루’를조성한한국토지주택공사·씨에이조경기술사사무소·유승건설·양우건설·가람엘앤씨·이에스아이·영도건설이수상의영예를안았다. ‘함박·너른·마루’는함박산기존숲의보존과복원등친환경성을바탕으로도시와자연을잇는녹색거점으로의조화를인정받았다.또맹꽁이서식지를보장해자연친화적인대형공원을조성해도시의허파를만든점에좋은평가를받았다. 국토부장관상공공부문에는▲경기도이천시·다음기술단·풍산건설·한국종합기술의‘설봉근린공원’이,민간부문에는▲포스코홀딩스·얼라이브어스·포스코이앤씨의‘포스코스퀘어가든’이선정됐다. ‘설봉근린공원’은도시의연결과주민의이용성,근린공원이인천시주민들이어떤수요를갖는지를풀어낸것이돋보였다.포스코스퀘어가든은공원녹지를도시안에서풀어내고,조경의영역확대라는부분에심사위원들의공감을이끌어냈다. 환경부장관상공공부문에는▲서귀포시청중문관광지관리소·아뜰리에나무·세운주식회사의‘제주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가,민간부문에는▲포스코이앤씨·CA조경기술사사무소의‘더샵갤러리’가선정됐다. ‘제주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는국가유산의절제된디자인으로자연의화려함을,‘더샵갤러리’는옥상정원과실내정원을주변산지와연결하고이용자들을위한프로그램등이부각됐다. 국가유산청장상공공부문에는▲국가유산청궁능유적본부·주식회사유엘피·이연소의‘창경궁물빛연화’,민간부문에▲엘지상록재단·디자인스튜디오이레의‘화담채’가받았다. ‘창경궁물빛연화’는야간조명과미디어아트가새로운조경분야를열어준점,‘화담채’는민간정원의약진이좋은평가를받았다. 산림청장상공공부문에는▲수원시청재산관리과·탑건축사사무소·매스팀버코리아의‘수원시청새빛민원실’,민간부문에는▲대치동제1지구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오픈니스스튜디오·대우건설의‘대치푸르지오써밋’이뽑혔다. ‘수원시청새빛민원실’은회색빛민원실을조경으로온기를불어넣은점,‘대치푸르지오써밋’은소규모공간에정원·공원의연결성이좋은평을얻었다. 이외에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상우수상은▲궁능유적본부·산수조경·일등종합문화재주식회사의‘덕수궁선원전’▲평택시푸른도시사업소·경호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무소·개성건설의‘평택부용산공원’▲한국수자원공사·수성엔지니어링·DL건설주식회사의‘부산에코델타시티방재공원’▲GS건설·윤디자인스케이프·장원조경의‘북수원자이렉스비아’▲개포1동주공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HDC현대산업개발의‘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1BL’▲한국수자원공사용담댐지사의‘용담댐수변정화림’▲중부지방산림청·라이브스케이프·세종시산림조합의‘2022세계조경가대회기념정원’▲현대자동차자산개발팀·간삼건축조경팀·현대엔지니어링자산서비스혁신팀의‘InsightJourney(옥외명상정원)’▲서울그린트러스트·KCA한국공항공사·그람디자인의‘거인의정원에서우리지금만나’가선정됐고,장려상은▲김포클린도시사업소·아리울씨앤디의‘별빛모래성’이받게됐다. 마지막으로특별공로상에는사유지내조경공간을조성·공유해민간부문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포스코홀딩스가수상했다. 이날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환영사를통해“올해환경조경발전재단에서처음으로주관하게된이번행사는지난해와비교해출품작규모가50%이상증가했고,약2만명의국민이국민참여평가에참여해역대어느행사보다도뜨겁고치열한경쟁이었다”며“조경대상운영위원회를수립해행사의투명성을강화하고,심사의공정성,모바일투표를통한편리성의3가지주안점을두고추진했다”고말했다.또“앞으로일반시민들이함께즐길수있는모두의축제로발전할수있도록노력할것을약속드린다”고전했다. 이상주국토부국토도시실장은축사에서“그동안대한민국조경대상은대부분공공부문에서수상했지만,최근민간부문에서도기후위기와탄소중립등으로조경의중요성을인식해조경공간의수준이매우향상됐다”며“도시공원·녹지·아파트단지까지조경이가진무한한잠재력을개발하고발휘되도록국토부가노력하겠다”고말했다.또한“조경과관련된건설기술을개선하고국가기술자격,조경진흥법개정을제때준비해정책적제도적기반이마련될수있도록하겠다”고덧붙였다. 한편,이번행사에는이은수포스코이앤씨팀장이‘조경의공공성과방향성’을주제로특강을진행했다. 2024대한민국조경대상수상작은오는16일까지서울식물원1층에전시된다.
[미래포럼] 국토의 미래와 우리의 대응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미래를전망하는것은쉽지않다.그럼에도미래를전망하는많은연구와책들이있다.분명한것은미래는지금과다를것이고,변화의속도는점점더빨라질것이라는점이다.예측이대체로맞은경우도있었고,벗어난경우도있었다.과거를돌이켜보면우리의국토도많이변화했고,앞으로는더욱빠른속도로변할것이다. 인류의미래가밝지만은않다,유발하라리는인류를위협하는3가지요소로세계대전과핵전쟁,생태계파괴,파괴적기술을꼽고있다.기술발전을기반으로경제적으로는풍요로워졌지만기후위기와빈부격차등어두운면도상존한다. 우리나라의관점에서미래변화와관련중요한화두는기후위기,첨단기술,인구구조등이다.기후위기로빈번한기상이변과불확실성이증가하고,더불어펜데믹의증가와생태계의교란도일어날것이다. 첨단기술은편리하고빠른이동성을제공하고,세계의모든사람을실시간으로연결하는초연결사회를실현하였다,AI의출현으로전통적인많은일자리가사라지고새로운일자리가생겨날것이다. 통계청자료에의하면2023년합계출산율은0.72이고올해는더욱줄어들것으로예상된다.1980년21.8세이던중위연령은2072년에63.4세에다다를것으로전망된다.인구는줄어들고노인인구비중은더욱늘어날것이다. 우리의국토도이러한메가트렌드의영향을받을것이다.우리의국토가어떻게변할까?궁금한지점이다.할수만있다면예측하고미리대비하는것이맞을것이다.지금까지의연구결과들을종합할때다음과같은4가지를예측할수있고,조경분야도대비가필요할것이다. 첫째,수도권집중과도시의광역화가더욱심화될것이다.2019년기점으로수도권인구가비수도권인구를추월하였다.수도권의양질의일자리와다양한공공인프라가집중의원인이다.많은균형발전정책에도불구하고기회를찾아서,좋은서비스를제공받고자수도권으로이동하고있는현상을막지는못하고있다.또한수도권과비수도권도시모두생활권과경제권이확대되는광역화도일어날것이다.대표적으로수도권광역화로충남북부와강원동부도수도권영향을받는지역이되었다.도시는확대되고농촌은축소되는현상에대비하여도시-농촌인접부에대한친환경적인관리,축소되는농촌지역의재자연화,도시에서의공원녹지확대를통한삶의질을높이고자하는요구가증가할것이다. 둘째,지방소멸과고령화현상이다.위에서언급한것처럼수도권집중의반대급부로지방인구는급속히줄고고령인구비중이높아질것이다.부산,대구,광주등지방대도시도예외가아니다.많은정책과예산이투입되었음에도불구하고개선되지않고있다.이러한현상을인정하고다양한대응이필요한시점이다.균형발전정책이지금까지의인구관점에서삶의질관점으로전환하는것이필요하다.지방의도시와농촌에거주하는국민을위해기본적요구를국가가책임지는것이중요하다.의료,교육,문화,복지등기본수요를일정수준이상보장하는것이다.여기에다양한여가시설,공원,정원,도시숲,생활인프라가포함되어야한다.조경분야도기존의전통적영역인공원녹지와아파트단지조경에서보다다양한공간으로영역을확대할기회가오고있다고볼수있다. 셋째,초고속교통망의발달이다.이제전국반나절생활권이되었다.고속철도건설은국토공간의변화뿐만아니라우리의일상생활에도많은변화를가져왔다.국토의광역화와더불어이동성증가로국토구석구석이힐링의장소가되고있다.대규모관광지보다지금까지찾지않던장소가인기를얻는현상도나타나고있다.소득이증가하고이동수단이발달할수록다양한여가공간과관광명소를요구하는수요가증가할것이다.특히,가성비와다양성을추구하는최근젊은세대의특성을고려한관광과여가공간의창출이중요해질것이다. 넷째,기후위기와이에대응한탄소중립실현이다.온실가스를줄이는노력과더불어기후위기로인한부정적영향에적응하는것도중요하다.산림과공원녹지를확충하여온실가스흡수원을늘리는정책이필요하고,이상기후로인한재해에대비하는것도필요하다.기후변화로인한생태계변화를최소화하기위해자연환경을잘보전하는제도와노력도더욱중요해질것이다.기존보호지역을확대하기는인구밀도가높은우리의현실에서는어려운과제일수있다.동일한면적의보호지역에서더욱많은온실가스를흡수할수있는연구도필요하고,훼손된지역을보다빠르게복원시키는기술개발도시급하다.빅데이터와AI등첨단기술을활용하여조경분야의새로운시장확대를기대해본다. 지난반세기는효율성과경제성을중시하는성장사회였다.앞으로는사회·문화적으로기초가튼튼한성숙사회로나가야한다.성숙사회가추구하는바는한마디로사회적가치를지향하는것이다.환경,사회적연대,삶의질을중시하는것이다.성숙사회에서는조경분야의기여할바도더욱커질것이다.또한분야간의벽이지금보다는약해지고,융복합이강조될것이다.분야간협력이조경분야생존전략의필요조건이라생각한다. 김명수/국토연구원연구부원장
[공원에 간다 ④] 다산공원, 초록 점을 찍다
신당동에위치하는다산공원은그야말로동네의중심이다.직사각형4면은모두도로로둘러싸여있고각각의도로는여러개의골목길로이어진다.공원일대는동대문시장과가까워의류관련소규모공장이골목중간중간에있고오래된주거지의역할도하고있다.인접한중앙시장이젊은이들의핫플레이스로자리매김하면서그영향이다산공원까지이어져,공원을둘러싸는건물에는카페는물론베이글가게,햄버거가게등젊은이들이찾는가게들도하나둘씩들어서고있다.덕분에공원은항상다양한이용자들로하루종일북적거린다. 그많은이용자중에는매일매일이곳으로출근하는이들이있다.77세의영순씨와그녀의친구들이다.‘다산공원6인방’이라고부를수있겠다.그녀들은전용의자인빨갛고파란플라스틱의자에앉아낮대부분의시간을이곳에서보낸다.태양의위치에따라서,바람이부는방향에따라서의자의위치는정해진다.가을에는해가잘드는파고라옆에,여름에는그늘이잘드는야외무대옆에의자를놓는다.그녀들은반려견을산책시키고가을에는은행을줍기도하고,음악을듣고,전화통화를하고,모여서이야기나누고,과일,커피,오징어같은음식을나눠먹으면서자신들의공원생활을차곡차곡채운다.그녀들의대화소재는최고의콩나물요리법부터자식들에대한걱정까지무궁무진하다. 2018년부터다산공원에나오기시작했다는영순씨는아주성실한공원생활자이다.반려견인마리와함께거의매일,가장빨리공원으로나온다.준비도철저하다.오후친구들의공원생활이시작하기전먼저나와의자가놓일장소를청소하고의자를가지런히놓는다.오후에이루어지는공원관리청의청소로,그녀와친구들의공원생활이방해될까봐자신이미리청소를해두는것이다. 다산공원6인방중의또다른한명인춘희씨는근처다가구주택의반지하에산다.경기도안성에사는딸이같이살자고하지만20대에정착한이후쭈욱살아온이곳을벗어나는건그녀로서는상상하기어렵다.탄탄하게구성된생활영역과친구들,이곳에서그녀는자유로우면서도안정감을느낀다.물론자식한테부담을주기싫은마음도독립거주의중요이유이긴하다.친구들의전언에따르면춘희씨는아주아주바지런하다.혼자살고허리가휘어거동이쉽지않지만하루세끼를대충때우는일은거의없다.매일매일정성들여된장찌개를끓이고생선을굽는다.그래서그녀의집입구는저녁이면맛있는냄새로채워진다.그리고다가구주택에딸린작은화단도열심히가꾼다.잡초를뽑고,이쁜꽃을심는다.한쪽에는호박을심어호박잎과호박을반찬거리로삼기도한다.그녀의정원이고텃밭이다. 영화‘찬실이는복도많지’에서주인공찬실이는세들어살고있는집의주인할머니와함께콩나물을다듬다가할머니한테하고싶은거없냐고물어본다.할머니는하고싶은게아무것도없다고하면서늙으니까그거하나좋다고한다.그리고그둘의대화는다음과같이이어진다. 찬실:진짜하고싶은일이하나도없으세요?그런사람이세상에있어요? 할머니:나는오늘하고싶은일만하고살아.대신애써서해. 찬실:그러면오늘하고싶었던거는콩나물다듬는거였겠네요. 할머니:훗,알면됐어. 하고싶은게없는사람이있다는게신기한것처럼,하고싶은것투성이인다산공원의젊은이들에게영순씨와그녀친구들의공원생활은얼핏무료한시간보내기로보일수있다.그녀들의일상이쓸쓸해보일수도있다.하고싶은게많은그들에게오늘은하고싶은것을향하는시간의직선위에있기때문이다.오늘은내일을위한날이다.그러나영화속할머니나,영순씨와그리고그녀의친구들에게오늘은내일을위한날이아니라하나의온전한점이다.그리고그녀들은그점을‘애써서’찍는다.‘오늘’하고싶은일인‘공원생활’을위해서미리청소하고의자를내어놓고친구들과나눌음식을준비하며꾹꾹눌러일상의점을찍는다.다산공원에서의점은초록점이다.
2024 코리아가든쇼, 최윤정·김동민 작가 ‘대상’ 수상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2024코리아가든쇼’에서최윤정·김동민작가의‘WETONWET,블렌딩가든’이영예의대상을차지했다. 산림청이주최하고국립수목원,서울시가공동주관한‘2024코리아가든쇼’시상식이8일서울뚝섬한강공원일대에서열렸다. 시상식에는최영태산림청산림보호국장,임영석국립수목원장,심상택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신창호국립세종수목원장,이수연서울시정원도시국장,신창호국립세종수목원장등을비롯한관계자및시민들이참석했다. 이날행사는▲환영사및축사▲코리아가든쇼·실내정원아디디어공모시상식▲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금상시상식▲기념촬영▲정원작품투어▲공연순으로진행됐다. 이수연정원도시국장은환영사를통해“정원도시국에오기전복지정책실에서업무를담당했는데,한국이많이발전하고경제적수준이높아짐에도불구하고마음적으로풍족한사회는아닌것같다는생각을했다.이에해결책으로많은고민을했는데,정원·가드닝,자연과연결되는것이그해법인것같다”며“내년보라매공원에서진행될‘2025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도다같이참여해공간을아름답게만들고시민들에게힐링과치유의공간조성해주길바란다”고말했다. 최영태산림보호국장은축사를통해“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시작된이후로법·제도가많이생겼고,짧은기간에많은도시들이정원도시로나아가기위해노력하고있다.정원은작가,시민등모두적극적으로참여했을때꽃을피울수있는것같다”며“정원도시를조성하기위해서는시민들의참여하고지원이적극적으로필요하다.특히정원을조성하는것보다유지관리하는것이더욱중요하다”고말했다. 대상을수상한‘WETONWET,블렌딩가든’은젖은화지위에컬러를칠하고마르기전에컬러를올려색이자연스럽게섞이도록하는수채화기법을모티브로했다.천장과벽,문,창문으로구성된콘크리트구조물(콩코드하우스)과곡선의녹지를유기적으로배치해화지에색이섞이듯이경계의영역이섞여들어가는모습을표현했다.자연과인공이유기적으로결합된공간의구조를기반으로프레임을통해외부의풍경을경계속으로끌어오고미디어아트로가상과현실의경계가만나새로운풍경을만들어낸다.한강의풍경과정원그리고미디어아트로이어지는경관적시퀀스를통해감각의범위가확장되는것을보여준다. 최윤정작가는“2020코리아가든쇼첫작품‘리틀포레스트’로데뷔해서2024년코리아가든쇼‘WETONWET,블렌딩가든’으로대상을받았다는것에더욱의미있고,감회가새롭다.특히이번작품은손길이하나하나안닿은곳없이애정을가지고작업했다.후회없을만큼열정을다했기에좋은결과가더욱뜻깊게다가온다.이상을계기로저만의색이뚜렷한작가,더욱더발전하는작가가되도록노력하겠다”는수상소감을밝혔다. 이외에도▲최우수상에는조은희작가의‘빛과소리의정원’▲서울매력정원상에는김미진·박병길작가의‘ForRest,쉼표가있는숲속음악당’,이정연·이연주작가의‘ARtGarden(에이알티정원)’▲코리아가든쇼상에는김태원·박선영작가의‘자연이만드는예술,풍경’,나성진작가의‘정원읽기의즐거움이선정됐다. 실내정원아이디어공모에는▲대상에김예슬(전남대학교)의‘HandyGarden’▲최우수상에임승연(건국대학교)‘IAM’▲우수상에김용수(계명대학교)‘작고작은나의숲’,▲김영현(서울여자대학교)‘다정:마음을비우고나를되돌아보는공간’▲특별상에김윤태(상명대학교)‘palette’가뽑혔다. 2024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금상에는이민섭·이소선신구대학교‘A+’팀이수상했다.금상수상팀은2026년베이징에서열리는국제기능올림픽대회최종결승전에참가할수있는자격을받게된다. 한편‘통섭(統攝),경계를허물어힐링시대의문을열다’라는주제로조성된이번코리아가든쇼정원작품은존치정원으로뚝섬한강공원일대에전시된다.
“지속가능한 정원도시, 장기적 관점에서 설계돼야”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성공적인정원도시를조성하기위해서는단기적이아닌장기적관점에서설계돼야한다는의견이나왔다. 서울시,산림청,국립수목원이공동주최하는‘2024국제정원심포지엄’이지난4일서울시청8층다목적홀에서개최됐다. 이날심포지엄에는정원·조경·건축관련국내·외전문가6인과오세훈시장,임영석산림청국립수목원장,임만균환경수자원위원장,시민등이참석했다. 심포지엄은정원의회복성과지속가능성,도시에서정원이가지는역할등에대해논의하기위해▲오세훈서울시장특별대담▲‘정원이가진회복력’을주제로한‘세션1’▲‘정원과의동행’을주제로한‘세션2’로구성됐다. 대담에는오세훈시장,로버트해먼드뉴욕하이라인파크프로젝트기획자,마보우탄전싱가포르국토개발부장관이참여했다. 오세훈시장은특별대담에서런던을방문했을당시감명받았던순간에이야기하며,서울이궁극적으로나아가야할‘서울시전체의정원화’에대한비전을제시했다. 오시장은“런던은걸어서10분이내어디든정원을마주할수있는‘거대한정원’같았다.이처럼정원을마주하고걷고싶은도시를만들기위해서는‘걸음’을유도하는정책이중요하다”며“시에서건물의용적률을높이는이유도1층에더많은녹지공간을조성해걷고싶은정원을조성하기위한것이다.생활권내걸어서활용할수있는인프라를조성해야한다”고강조했다. 해먼드는“조경을기존의정원과공원에만적용하는것이아닌,고속도로나상가사이등예상치못한곳에넣는것도중요하다”며“도시정원화를위해서는사람들이녹지와더친근해져야한다”고말했다. 마보우탄전장관은“녹지만큼이나수자원도중요하다.스콜과계절풍의영향을많이받는싱가포르는정원을배수에활용하고있다.기후위기시대의정원이단순히미적인역할뿐만이아닌기능적인역할도할수있다”고설명했다. 대담이끝난후세션1에서는▲로버트해먼드의기조연설을시작으로,▲이선한국전통문화대학교전통조경학과명예교수▲마티어스콜레의주제발표가진행됐다. 로버트해먼드는뉴욕하이라인의성공스토리를공유하며,하이라인이경제적,환경적,문화적으로어떠한부흥을이끌었는지설명했다. 해먼드는“하이라인은펼쳐진자연뿐만아니라도시자체의회복력을보여줬다.시간이지남에따라공원은문화행사,예술,명상,요가등사람들과함께연결되는장소로변모했다”며“도시는인간의필요를충족하는웰니스인프라없이는살아남기어렵다.서울청계천처럼하나의플레이스를만들어도시에변화를줘야한다”고말했다. 이선명예교수는인문학적인관점에서정원과조경에대해이야기하며“과거의정원이인간이자연을지배하고힘을과시하는공간이었다면,21세기의조경은인간과자연이공존하는방법을모색해야한다.특히식물의‘자유의지’를존중하는조경이중요하다”는의견을밝혔다. 이어“현재한국은정원에대한국가적관심이급증하고있다.개인정원가꾸기의추세가지방정부뿐만아니라개인에게도영향을미치고있다.기후위기의심각성이높아짐에따라대규모국립및지역정원의경우정원의지속가능성과생태적영향이그규모나수보다더중요해질것”이라며“정원을설계할때는부지선정,지역특성화,생물다양성,물관리,심지어팬데믹에대처하기위한전략과같은환경요소를고려하는것이필수적이다”고강조했다. 콜레는2017년베를린의국제정원박람회(IGA)와2021년독일에르푸르트·만하임BUGA의사례를설명하며,성공적인정원박람회추진을위한내용을공유했다. 콜레는“독일의정원박람회는점점더도시계획을위한도구로발전하고있다.기후적응형심기,지역빗물관리,토양관리등잘알려진복원력기준에초점을맞추고있다.최근몇년동안은환경교육과주민및환경단체의강력한참여도가박람회의범위내에서지침원칙으로추가됐다”며“단기적인기대와장기적인목표를모두충족해야한다.단순히일회성행사가아닌지속가능한프로젝트로이어져야한다”고강조했다. 세션2에서는▲전영애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명예교수(여백서원원장)의기조연설을시작으로,▲카시안슈미트가이젠하임대학교교수▲마보우탄전싱가포르국토개발부장관의발표가진행됐다. 전영애교수는‘여백서원’과‘괴테마을’의취지와운영사례를소개하며,자연과인간이함께하는정원의가치에대해이야기했다. 카시안슈미트교수는독일의공원,정원,정원박람회사례를통해미래도시녹지와정원조성에대한식재아이디어를공유했다. 슈미트교수는“앞으로는폭염등기후변화로인한환경문제속에서생태학적가치가있는공공공간에대한시민들의요구가증가할것이다.미래의가장중요한과제는도시식생의올바른관리와장기적인관리라고생각한다”며“전문정원사외에도시민이함께유지관리에참여해야한다.공공녹지공간의동반성은미적·환경적효과외에도사회적상호작용과시민의생태적역량을강화할수있다”고말했다. 마보우탄전장관은싱가포르의장기적인도시계획이어떻게‘정원속의도시’로이어졌는지설명하며,가든바이더베이가수행하는중요한역할에대해이야기했다. 마전장관은“‘정원도시’의다음단계는공원,정원등을통해지역사회와장소·공간을연결하는‘정원속의도시’로만드는것이다.지속적인도시화와기후변화에직면한도시계획은자연을도시로엮어환경을보호하기위해단기적이아닌장기적관점에서설계돼야한다”고말했다. 각세션발표가끝난후에는권진욱영남대학교조경학과교수를좌장으로토론및질의응답이진행됐다.
정영선 전시 회고, “조경, 문화예술 한 분야로 마땅히 자리잡을 것”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조경가들과문화체육관광부관계자들이모여‘조경가정영선의국립현대미술관전시’의의미를되돌아보는자리를마련했다. 한국조경가협회는지난9월30일대학로마로니에공원‘예술가의집’회의실에서국립현대미술관전시‘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되돌아보고,문화예술분야의한축로서의조경가및조경작업에대한위치를되집어보는대담을가졌다. 이번행사는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의기획으로,최영준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사회를맡아진행됐다. 이날대담회에는문화체육관광부에서정병국한국문화예술위원장과김수현시각디자인과장이참석했고,전시의주인공이었던정영선조경가와전시기획을총괄한국립현대미술관의이지회학예사도참석했다.조경계에서는환경조경발전재단의심왕섭이사장과한국조경가협회박명권,박승진부회장,이진형상임이사가참석해의견을나눴다. 대담은이지회학예사로부터이번전시에대한국립현대미술관의성과와의의를듣는것으로시작됐다.그는“지난9월22일마무리된전시는현대미술거장의전시보다도30%이상많은관람객(최종집계27만7000명)이찾으며뜨거운호응을이끌어냈고,조경작업의과정과결과물이예술의한분야로서작품성및대중성을모두인정받는계기가됐음을확인할수있었다”며“여담으로미술관지하층중정에조성된정원의큰존재감으로미술관이용의무게중심이아래층으로확장되기도했다”는감회도전했다. 이에대해정영선조경가는새삼스럽게조경이냐예술이냐따져볼문제가아니라,모든분야가합심하고초심으로돌아가서,지극히아름다운정원인우리나라국토경관을잘보존하고가꿔가는일에여러부처가협력해줄것을간곡히당부했다. 이어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의“우리나라조경의현황과과제”에대해간략한발제가있었다.우리나라조경을▲건설기술▲자연과학▲문화예술등세가지요체로나누어그현황과과제를짚어보고,말미에한국조경가협회에대한소개를덧붙였다. 이어진자유토론에서,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그동안개별적발전만이루어나간조경분야에통합의노력이중요”하다며“이번전시를계기로높아진위상을잘이어나가서분야의업역을확장하면서도내부적인통합의계기로삼아야한다”고강조했다. 박명권한국조경가협회부회장은조경설계사무소대표이기도하지만조경계의유일한잡지·신문인<환경과조경>과<한국조경신문>의발행인으로서,그간조경에대한사회적인식이폄하돼왔던상황에안타까움을표하면서“이번전시를계기로시민사회에조경의가치를드높인것은굉장히고무적인일”이라고말했다.그리고“이같은흐름이정영선조경가한분으로끝나지않고제2의제3의정영선조경가들이계속탄생해야한다”고역설하며,예술의한축으로서조경분야의위상을확립하는제도적뒷받침이필요하다고강조했다. 박승진한국조경가협회부회장은과거여행에서경험한조경전시들을회고하며당시관람한조경드로잉에서많은감흥을얻었고본인의진로결정에도큰영향을받았다며“이번정영선전시를본후배조경가나학생중에서도틀림없이조경분야에서좋은예술가로성장하는사람이나올것”이라는의견을전했다.또한그는현재도시에서예술적감흥을전달하고예술적행위의장을형성하는문화공간들은그어떤분야보다도조경에서만드는공간들이많다면서,특히나문화공원의큰힘에대해언급했다.최근대한민국공공디자인상의최고상인대통령상을이례적으로공공오픈스페이스인오목공원이수상한것에대해서도의미와자부심을전했다. 이진형이사는“건축분야에서미술사조와디자인분야를서로매치해서많이이야기하고있는데,실은조경및정원분야도미술사조의흐름과발맞추어쌓아온유산으로서역사와가치를가지고있다”고강조했다.또한“이번전시에서조명된정영선조경가의자연주의등의양식도한국의지난반세기를반영해온문화적산물”이라며개인적으로“타분야와차별되는자연을소재로한예술분야로서자부심이있다”고말했다.아울러이번전시를계기로문화체육관광부와가까운관계를가져가기를기대했다. 김수현문화체육관광부시각디자인과장은“오늘대담의주제가1~2년의문제가아니라조경업계에서오랜고민이있었음을알수있는자리였고,이런공감대를바탕으로조경의문화예술로서의가치를제도화하는등지원의폭을넓혀가는논의를이어가자”고밝혔다. 마지막으로정병권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은“보수적인국립현대미술관에서조경의전시를받아들이는것은굉장히발전적인방향으로우리문화예술계가진화하고있다”는의미라고말했다.그간분야를구분하다보니“예술분야적성격과환경분야적성격이복합된조경분야의소속이모호한상태”가되어있었음을동감하고,“문화예술의경계가무너지고확장되는시대에조경도문화예술분야의하나로마땅히자리를잡아갈것”이라고전망했다.
  • 환경과조경 2024년 11월
  • 조경공사 적산기준
  • 공원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