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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주제가 민감한 것 같다”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소신있는답변을 하겠다는 데주저하지 않았다. 4대강 사업은 지난 이명박 정부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됐으며, 사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찬반으로 나뉘어 매우 치열한 논쟁을 치룬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재자연화’라는 이름으로 4대강이 다시 핫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찬반론보다는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한다양한 관점을 담고자 했다. “자연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인간의 오만함을 버리는 것부터” 이상우(51)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교수 4대강 백서에 의하면, 본류, 지류, 수변공원을 포함한 4대강 사업의 모든 대상지는 생태적으로 조성됐다고 기술돼 있다. 하지만 2014년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시행됐던 4대강 조사 및 평가 사업에 참여한 연구자로서 판단하기에 현재의 4대강 본류 및 수변공원은 사업 기본계획이나 4대강 백서에서 말하는 것처럼 생태적이지는 않다. 4대강 사업추진본부에서 사용한 “생태적”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생태적”이라는 용어와는 큰 차이가 있다. 4대강 재자연화 논란은 아마도 4대강 백서에서 주장한 이러한 “생태적” 하천 및 “생태적” 수변공원이 전혀 생태적이지 않고, 오히려 “훼손됐다”는 관점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현재 하천법에서 하천은 “빗물 등이 모여 흐르는 물길”로 정의돼 있다. 즉 흐르지 않는 하천은 더 이상 하천이 아니고 댐 혹은 호수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근래에 전국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가뭄과 물부족 현상을 고려하면 유입되는 모든 물을 바다로 흘려보낼 수는 없다. 어느 정도의 이치수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흐르지 않는 물은 하천이 아니고 또한 흐르지 않는 물에서 하천 생태계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4대강 재자연화의 논란을 들으면서 염려되는 것은 재자연화가 또 다른 4대강 사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정밀한 조사평가, 단계적 사업 계획, 시범사업, 그리고 생태적-수리수문적 영향평가 없이 시행되는 재자연화는 4대강 사업과 유사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어떤 구간은 인간의 적극적인 개입(복원 및 복구사업 등)이 필요하지만 또 어떤 구간은 자연의 힘과 시간에 의지해야 되지 않을까? 10여년 가까이 하천관련 연구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가 하천, 하천생태계 그리고 수변생태계에 너무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이다. 4대강 재자연화는 우리가 하천에 대해 이미 충분히 잘 알고 있다는 오만함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재자연화, 경제·정치 논리가 아닌 생태계와 인간의 관점에서 추진” 김용오(56) (주)아썸 사장 물은 본디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되며, 물이 흐르면서 물길이 생기고, 이 물길과 물길을 따라 흐르는 물이 강(江)이고 하천인데, 구불구불 사행천으로 흐르면서 침식돼 수심이 깊어지기도 하고 퇴적돼 얕은 여울이 되기도 하면서 스스로 자정작용을 통해 그 생명력을 유지하게 된다. 4대강 사업은 직강하천을 만들고 강바닥을 준설하고 보를 설치해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통제한, 자연의 질서를 파괴한 인위적 산물로 보아야 한다. 물론 4대강 사업이 홍수조절 기능과 용수량 확대 등 일부 순기능을 가지기는 하겠지만, 이 사업으로 강이 거대한 호수화가 진행되면서 수질이 악화돼 녹조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취수원으로서의 그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이에 따른 생태계의 파괴로 물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심대한 폐해를 입히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더 이상 4대강 사업을 하천 흐름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면서 얻게 되는 이익과 이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의 측면에서 다루지 말자. 경제 논리나 정치적 논란이 아닌, 많은 시간이 소요 되더라도 오롯이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생태계 복원과 인간의 삶의 질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4대강 재자연화’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4대강 재자연화는 우리 사회의 이성과 상식을 회복하는 일” 염형철(50)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4대강 사업에 대해 ‘단군 이래 최악’이라는 평가는 여러 측면에서 정확하다. 억지스런 계획, 무모한 사업 추진, 쓸모없이 남겨진 시설들, 정책결정자들의 무책임, 자연과 문화에 대한 무자비한 태도에 이르기까지, 이런 사례는 일찍이 없었다. 4대강 사업은 인간 이성의 합리성,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회의를 불러일으킬 정도의 사고였다. 우리사회가 하루라도 빨리 4대강 사업의 트라우마로부터 빠져 나오기 위해 4대강의 재자연화를 서둘러야 한다. 당장 할 일은 ‘4대강 수문의 전면 개방’이다. 16개 보 중에서 6개에 한정해 평균 69cm를 낮춘 것은 의미가 없다. 양수 시설 등을 시급히 개선해, 강이 과거를 잊기 전에 복원에 나서야 한다. 또한 4대강 재자연화를 본격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이 약속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가동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4대강 사업을 마지막까지 비판하고 감시해 온 ‘반대 운동’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거대한 토목공사에 맞서다 결국은 뿔뿔이 흩어져 아무런 교훈도 남기지 못했던 다른 사례’와는 달리, 굳센 저항 운동이 새정부에서 재평가와 복원 약속을 받아 냈다. 이들 운동이 무너지지 않고, 4대강 사업 재평가와 재자연화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4대강의 재자연화가 우리 사회의 이성과 상식을 회복하는 데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강만 살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살리고 사회를 살리는 운동으로. 피해를 받은 주민과 생명들을 위한 치유의 과정으로. 유역관리, 물 자치에까지 이어져 물정책의 새 지평으로. 민주주의와 정의가 흐르는 상징으로. 그 희망과 미래의 강을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길 고대한다. “4대강 녹조 원인 밝혀지지 않았는데…재자연화는 신중히” 염익태(56)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국물환경학회 회장 4대강 녹조 문제의 원인이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보 때문이라는 주장에 근거해서 보를 철거하고 재자연화하자는 주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사실 학계에서조차도 최근 몇 년간 악화된 녹조의 원인에 대해서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결정으로 보 철거가 결정된다면 자칫 4대강 사업에 못지않은 값비싼 실험이 될 우려가 있다. 관련 학회장으로서 접하는 학계의 컨센서스는, 첫째 4대강 보건설이 수체의 체류시간을 늘려서 녹조 특히 유해한 남조류 증식에 일부 기여했다는 점, 둘째 그럼에도 온난화 효과, 가뭄, 녹조의 원인물질인 질소·인 등의 영양염류 유입 등 다른 요인들의 영향도 크기 때문에 보만 철거한다고 해서 녹조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으로 요약해 볼 수 있을 듯하다. 결국 단기적으로 방류조절 등의 보 운영을 통해 녹조발생에 대응하되, 철거 여부는 장기적인 관찰과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서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와 함께 녹조의 원인물질인 질소·인 등 오염물질의 수계 유입을 억제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물부족국가에선 수질이 수량을 우선하지 못해, 수질은 장기적 해결 필요” 정주현(60)경관제작소 외연 대표, 조경사업자협동조합 ‘봄’ 이사 4대강 사업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변형이란 건 대부분 다 주지하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운하 사업은 가성비 부분에서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해서 부정적이었지만, 4대강 사업은 개인적으로 찬성하는 편이었다. 그 이유는 수량 확보라는 절대적인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물부족을 걱정하는 국가적 입장에선 ‘수질’의 문제가 ‘수량’보다 우선하지 않으며, 다소 수질의 악화가 있더라도 여러가지 보완적인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근래의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축소와 국토의 건조화를 보면 다시 물부족에 대한 걱정을 크게 한다. 다소 깨끗하지 못한 물이라도 수량만 충분히 있으면 기계설비적 매카니즘으로 정화해서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애초부터 절대적인 수량이 확보되지 않으면 대책없는 위기를 맞게 될 수 있다. 수질 관리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다양한 추가적이고 2차적인 시도와 하천 구조의 개선을 통해 수계 전체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끌고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수계관리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정비·개선해야 하는데, 4대강 사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려고 한 때문인지 거꾸로 하천의 아래 부분부터 시작했다. 아마도 수량 확보가 쉬운 방식을 택한 것 같다. 그 결과 ‘수량 확보’라는 공(功)보다는 ‘수질 악화’라는 과(過)가 더 커 보이는 왜곡 현상이 심화됐다. 또한 하천 개수 방식도 하도를 좁고 깊게 만드는 게 아니라 넓고 얕게 보를 만든 방식이라서 빠른 수질 악화 현상이 채근됐다고 생각한다. 당초부터 하천수계의 윗쪽부터 물의 흐름과 수량을 파악해 다양한 수계간의 연계성과 오염원에 대한 대비책 등을 가지고 긴 호흡의 장기 과제로 차근차근 진행했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크다. 다시 재자연화를 한다는 것은 친환경적인 하천으로 조성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설령 다시금 하천에 손을 댄다고 해도 원래의 자연하천이 아닌 결국은 자연(형) 하천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재자연화란 명분으로 다시 하천이라는 거대한 선형적인 자연생명체에 얼마나 큰 데미지를 주게 될지 심히 걱정된다. 재자연화 사업이 건설·토목 대기업들에게 일감을 만들어 줄 명분쌓기이며 국민의 혈세를 남용하는 결과가 올 것이라는 염려가, 부디 기우가 되길 바란다. “인간복지는 27위 생태환경복지는 161위, 우리나라 반성해야 해” 김준택(22)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2학년 4대강 사업은 현재 주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현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의 실패를 수용하고, 국민들에게 정식적인 사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발표하는 ‘인간복지지수 및 생태환경복지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간복지’는 180개 국가 중 27위이지만, ‘생태환경복지’는 161위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오로지 사람에게 집중된 복지만 할 뿐 자연을 생각하는 생태복지는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대강을 재자연화하자”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급하게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미래 지속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했으면 한다. 이는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과 오염물질이 자연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오염물질이 자연으로 삽입돼 2차적, 3차적 피해가 발생한다면 사업을 안하는 것만 못할 것이다. 4대강 재자연화 사업에서 우리 조경분야가 고려해야할 점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하다가 두 가지로 요약해 보았다. 첫째는 자연 시스템에 대한 이해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상에서 보이는 자연은 오랜 세월동안 이루어진 진화의 결과이기 때문에 4대강 주변의 환경을 겉만이 아닌 시스템적으로 이해하면 더욱 생태적인 조경설계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는 사람에 대한 헌신과 의사소통 기술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청취자가 되는 일이다. 여러 입장을 듣고 문제점을 냉철하게 파악해 모두가 만족하는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됐으면 한다. “성공적인 4대강 복원 위해 토목 아닌 환경전문가가리드해야 한다” 조동길(44)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주) 대표이사 수량과 수질, 수생태계 등 물 환경 전반을 다루게 될 환경부에서 4대강 재자연화를 추진하는 것은 이 분야의 종사자로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에 좀 더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관련해 몇 가지 생각을 전개해 보고자 한다. 우선, 재자연화의 개념, 범위, 목표 등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일반적으로 생태복원이나 자연재생 등 여러 용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지만, “재자연화”라는 용어를 사용했음에는 그만한 이유와 추구하는 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떠한 배경이었든 기본 방향은 명확히 설정하고 진행하면 좋겠다. 두 번째는 4대강 재자연화의 주체는 환경부이기 때문에 환경 분야의 전문가들이 선두에 서야 할 것이다. 과거 토목 분야가 주도적으로 4대강 사업을 진행했었는데, 이를 되돌리기 위한 것도 토목 분야가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자연환경과 수질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리드해 나갔으면 한다. 세 번째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차분히 진행해 나갔으면 한다. 전무후무할 대형 복원 사업이 될 것이기 때문에 충분한 현황 평가와 문제 진단, 그리고 최적의 해결책을 마련해서 재자연화가 진행돼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일이고 올바른 방향이라고 하더라도 서두르면 좋을 것이 없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최근 스마트시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주요 도시의 공공기능을 네트워크화 하는 이른바 ‘똑똑한 도시’를 말한다. 과거 영화나 여러 매체들을 통해 나타난 미래의 도시는 회색으로 점철된 첨단의 이미지로 많이 그려졌다. 회색은 현대적 이미지, 과학성, 전자문화를 상징한다. 질서, 분석, 정밀, 정확, 산술적인 느낌을 내포하고 있다. 첨단기술을 담은 전자제품들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금속이 필요하고 기술을 담는 그릇도 메탈 소재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회색과 금속 소재는 첨단기술과 미래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비춰진다. 이제는 여기에 녹색이 더해진 모습으로 이미지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써클’은 현대와 미래를 교차로 보여주며 진행되는 미스터리 SF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미세먼지로 뒤덮여 산소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유한 일부 시민들만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환경이 조절되는 ‘스마트 지구’에서 살아간다. 스마트 지구는 바다 한가운데 만들어진 인공의 섬인데, 흥미로운 점은 첨단기술로 이뤄진 인공 환경의 모습이 황폐화된 일반 지구와 다르게 높은 비율의 녹지와 건물이 어우러진 모습으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미래 세상을 배경으로 한 외국의 영화들에서도 녹색의 인공 환경이 그려진다. ‘엘리시움(2013)’에서는 사막화된 지구와 녹색의 우주정거장이 대비되는 환경으로 등장한다. 올 초 개봉한 ‘패신저스(2017)’에서는 화성으로 떠나는 우주선 안에 나무가 자라나고 그 안에서 새가 날아다니는 자연의 모습이 펼쳐진다. 이 매체들이 보여주는 미래에서 녹색으로 뒤덮이고 동식물이 어우러진 자연 환경은 ‘인공지반’ 위에 형성돼 있다. 드라마와 영화, 소설 등의 매체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지금 시대에 사는 사람들이 그리는 미래 환경은 첨단기술이 발달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공지반과 녹색이 적절히 어우러진 쾌적한 공간으로 표현된다. 이제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은 인공의 환경과 녹색이 융합돼 편리할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동시에 안전하고 쾌적하게 작동하는 유기체와 같은 환경으로 그려지고 있다. 얼마 전 중국은 건물 자체를 숲으로 만드는 ‘포레스트 시티(Forest City)’를 2020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00만개에 이르는 100여 종의 식물과 4만 그루의 나무로 건물을 뒤덮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지열,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전력 및 난방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터넷망, 전기자동차와 급행전철 도로망 등을 갖춘 첨단형 도시로 만들어진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가까운 미래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아무리 첨단 시대로 변한다 해도 땅에서 나고 자란 생명체는 녹색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인간 또한 그러하다. 미래의 모습에서 첨단기술만 그리다 이제는 기술이 담긴 인공지반 위에 식물이 자라는 관계까지 보는 시대가 됐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기술과 조경의 융·복합이 이야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인공지반녹화는 단순하게 옥상이나 벽면을 녹화하는 정도의 작은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첨단시설과 조화되는 녹색환경을 가꾸는 기술로서 잠재가치를 품고 있다. 인공지반녹화를 통해서 첨단기술과 조경이 만나는 기회를 보다 넓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국내 여건은 너무나도 열악해서 기술 개발에 주력해 온 업체들이 위축되고 시장은 갈수록 더 좁아지는 실정이다. 국소적인 건물 녹화를 넘어 도시 차원에서 계획이 다뤄질 수 있도록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다. 인공지반녹화는 ICT와 생물이 융합한 ‘진짜 스마트시티’ 건설에 필수적인 미래 산업이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국토교통부가 도시공원 일몰제 문제를 지자체에 떠넘기며 또 발을 뺐다. 지난 30일 연합뉴스는 ‘방치된 도시공원 부지, 국가가 빌려 공원으로 만든다’고 보도했다. 국토부가 도시공원 부지로 묶여 장기간 방치된 개인소유의 땅을 ‘국가’가 빌려 공원으로 조성하는 임차제도 도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보도 당일 아침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지를 매입하는 주체는 ‘국가’가 아닌 ‘지자체’라는 긴급 해명을 내놨다. 국토부는 도시공원 부지를 매입하는 대신 소유자로부터 빌려 조성하는 임차공원 제도를 금년 하반기 중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는 국가가 아니라 지자체가 임차공원을 추진하는 경우에 대해 법적 근거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차공원 제도에 대해 검토하는 용역을 추진 중이다. 관련 보도자료를 내지도 않았고 도시공원법 개정을 입법예고하지도 않았다. 연합뉴스는 국가 지원을 받는 통신사이기 때문에 어떤 경로로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보이는데 내용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임차제도 추진 여부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지자체’가 공원을 매입하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하는 중일 뿐, 관련 연구나 검토 중인 내용의 책임 주체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긴급하게 해명자료를 낸 것이다. 이번 보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내용이다”고 답변하면서 도시공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국가’가 주체로 나설 의지가 없음을 재확인시켜주었다. 2015년 기준 전국 공원 면적은 934㎢이고 미집행면적은 516㎢로 미집행률이 55.2%에 달한다. 이 중 10년 이상 장기미집행 된 공원 면적은 442㎢으로 전체 미집행면적의 85.7%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은 도시공원 일몰제 해결을 위해 ‘국가’가 나설 것을 촉구해 왔다. 지난 4월 17일에는 전국 9개 지역 300여개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모인 ‘2020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 시민행동(가칭)’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후보들에게 일몰제 대응 공약을 채택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국토부가 도시공원 일몰제 해결에 있어 ‘국가’의 책무를 제외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환경·시민단체들의 공분을 사게 됐다. 김승환 국가도시공원 전국민관네트워크 상임대표는 “도시공원 일몰제가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가 완전히 손을 놨기 때문이다. 국가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국가가 빠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여전히 도시공원 일몰제에 미온적인 국토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더불어 “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민의 동의를 얻어 특별세를 거두거나, 공원 주변 수혜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등 일몰제에 소요되는 예산 마련안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국가가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도시공원 일몰제 해결에 국가가 나설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도시공원 일몰제가 다가오면서 지자체와 기업뿐만 아니라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까지 전 국민이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정작 중앙부처는 ‘국가’의 역할을 배제하는 데만 급급한 행태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언제까지 국민들이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를 눈감아줘야 하는 것인가? 공원은 국토부의 소관업무가 맞지만, 예산과 조성은 남의 일이라는 ‘유체이탈 행정’을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 국민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 국립현충원을 국가능원(國家陵園)으로 이창환 논설위원(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6월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업적을 남긴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필자는 수십 년간 능원에 대한 연구를 해 오고 있다. 지난해 필자는 중국의 세계유산 강의를 위해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인 장가계 공항을 들른 적이 있다. 안내 간판을 보던 중 필자의 눈을 번쩍이게 하는 글귀가 있어 사진 한 컷을 찍았다. 일명 중국 ‘열사능원(烈士陵園)’이다. 장가계는 우리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국의 세계자연유산 중 하나이다. 이 중국 열사능원을 많은 뭇 사람들은 한 왕조의 무덤으로 착각할지 모른다. 이 능원은 장가계 지역의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과 국가지도자들의 추모의 공원이며 무덤이다.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치면서 많은 국군장병의 희생된 영령을 모시고 기리기 위해 1950년대 서울 동작동에 국군묘지를 만들어 6.25참전용사나 국군희생자들의 묘지로 운영해 왔다. 1965년 국립묘지법이 제정되면서 국가유공자 및 경찰 등의 묘지로 확대해 국립묘지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고귀한 삶을 희생하고 아울러 국가발전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분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모시고 그 충의와 위훈을 후손들에게 영구히 보존, 계승시킬 수 있는 겨레의 성역으로서 국립묘지 위상을 갖추려면 국립현충원의 명칭부터 검토가 있었으면 한다. 국립현충원의 역사는 1952년 국군묘지 후보지 선정을 시작으로 전국의 많은 후보지 중 동작동 현 위치를 부지로 확정하게 되어 묘역 238.017㎡가 조성되어 있었으나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가 안장능력이 한계에 이르게 되자 1976년 4월 충남 대덕군 유성읍 갑동리(현재 대전광역시 유성구 현충원로 251)의 현 위치에 대전국립묘지를 설치하고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장렬히 산화한 호국영령 및 순국선열을 모시고 그분들의 생전의 업적을 추모하고 있다. 지난 2005년 7월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제정 공포된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 동작동 국립묘지의 명칭이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변경되고 소방공무원과 의사상자도 안장대상자에 포함됐다. 이렇듯 국립현충원은 보국과 민족을 위해 힘쓴 분들의 호국영령 및 순국선열의 성역의 공간이다. 국립현충원의 명칭변경은 묘(墓)라는 용어의 가치적 향상을 위해 창안한 글로 판단된다. 우리나라는 통일신라, 고려,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왕이나 왕비의 무덤은 능(陵)이라 칭하고 세자나 세자빈 그리고 왕의 사친의 무덤은 원(園)이라 붙여 국가에서 관리해 왔다. 그리고 폐위된 왕이나 일반인들의 무덤을 묘(墓)라 칭하여 불러 왔다. 대표적인 것이 조선 시대 태조의 무덤이 있는 동구릉, 세조의 광릉, 서오릉, 선정릉 등이며, 정조의 아들 문효세자의 효창원, 정조의 후궁의 휘경원, 영조의 모친 무수리 최 씨의 소령원 등이 있다. 폐위된 연산군과 광해군의 무덤은 묘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는 대통령이나 국가를 위해 크게 공헌한 이들의 무덤을 ‘국가능원’, ‘열사능원(烈士陵園)’이라 칭하고 있다. 우리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 유공자들의 품격과 정신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원(園)보다는 능원(陵園)으로 명칭을 개명하는 것이 어떨지 깊이 생각해 볼 때이다. 아울러 추모객의 접근성과 각 지역민의 자긍심과 추모의 가치를 더하기 위해 국가능원의 분산 정책도 고려해 볼 만하다. 복잡한 국립서울현충원과 대전의 현충원 정도로는 안장공간의 한계가 올 것이 분명하다. 지역에서 배출한 호국영령에 대한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 추모의 회수, 애향사상, 호국영령의 고향 사랑 등으로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경기, 영남, 호남 등의 지역 분산 또는 8도에 하나씩 국가능원 등의 설립도 좋을 듯하다. 기념일과 같은 날에 먼 거리에서부터 차를 몰고 현충원 및 묘역을 찾는 국민적 고통도 배려가 있어야 한다. 자주 찾아 그들의 넋을 기리며 추모하는 것도 국민적 도리이다. 아울러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불사른 영령들의 묘역도 능원으로의 개칭도 고려해 볼 만하다. 현재 국립현충원에 안장되는 국군 및 경찰, 소방관 등은 물론 기타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통합국가능원도 필요하다. 국가를 빛낸 문화, 체육, 예술 등 세계적 저명인사들도 함께하는 안장범위의 확대가 요구된다. 다변화 된 국가유공자의 대우도 필요한 때다. 겨레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범위도 확대되어야 한다. 이는 전 국토의 묘제화가 예상되는 현재의 우리 묘제 정비도 될 것이며 국토의 효율적 이용도 감안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날이 갈수록 유명인사와 지위 높은 인사들만 찾는 정치적 행각도 줄이고 잊혀져 가는 일반영웅들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것도 진정한 호국이며 참배이다. 일제 침략과 6·25전쟁, 월남전 등에서 활약한 애국지사와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시작된 국가 추모 능원은 단순한 매장 공간이 아닌,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빛낸 영웅들과 영령들을 기리고 우리 민족과 겨레가 함께하는 진정한 추모능원이자 성역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전 국토의 묘제화와 협오시설화되는 묘지공원 및 무연고 묘 등의 리모델링 및 묘지공원의 재정비 등에 대하여 조경인들의 역할과 참여가 필요한 때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놀이에도 자유가 없었다. 지난 14일 서소문 N빌딩에서 ‘자유로운 놀이공간을 규제하는 안전기준’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놀이’와 ‘장애’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얽힌 다양한 의제가 논의됐다. 이와 관련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자리였던 만큼 연관된 모든 관계자가 모이긴 어려웠지만 첫발을 뗐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놀이터에 대한 오늘날의 담론은 단순한 시설계획에 머물지 않는다.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고, 창의성과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법으로서 ‘놀이’에 대한 가치와 본질을 찾는 것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정한 장소와 계층에 머물지 않고 마을과 공동체를 고려하고 매개하는 역할까지 함께 논의되는 시점이다. 그런데 이러한 ‘놀이’의 본질이 ‘안전’이란 규제에 막혀 드러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기준(이하 안전기준)은 ‘놀이’를 하면서 위험에 노출되는 요소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온전히 '안전’ 속에서만 놀이를 즐기도록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쟁점이 된 안전기준과 놀이, 장애라는 세 가지 키워드의 교차점은 ‘제약’이란 단어였다. 제대로 놀 수 있는 놀이터가 필요한데도 규제 때문에 장소를 만드는 데 제약이 따르고,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놀이’에 대한 인식도 부족해 아이들의 놀 권리는 이중으로 침해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놀 권리는 삼중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이날 김명순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교수는 보호자들마저 늘상 아이들에게 안전하게 놀 것을 강요하며 신체 움직임을 규제하고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장애, 비장애 구분 없이 모든 어린이가 함께 놀 수 있는 통합놀이터의 길은 더욱 멀게만 느껴진다. 놀이는 활동 자체가 즐거움과 만족을 준다. 강제성이 없이 자발적으로 행해지는 것으로 가장 자유로운 활동 중 하나이다. 그런데 놀이 정책과 사회적 인식, 제도 등 관련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놀이터가 자유로운 공간이기는커녕 오히려 규율에 얽매인 감옥처럼 느껴졌다. 안전을 위해 가정에서도 원칙과 규율이 작용한다. 부모의 가치관에 맞춰 아이들의 몸과 생활형태가 길들여지는데, 아이들의 놀이 또한 어른들의 관점에서 너무 철저히 통제되는 것은 문제다. 작금의 안전기준이나 놀이에 대한 부모의 인식이 조그마한 사고라도 나지 않도록 점점 더 안전이란 감옥으로 옥죄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보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감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놀이터가 놀이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 놀이를 통제하는 규율의 관점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안전기준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질병을 유발하는 재료 사용을 막거나 무게를 지탱하는 강도 기준, 아이들의 성장발달에 맞춘 규격 등을 제시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혹시라도 다칠 수 있는 행동 자체를 금지하도록 시설물의 형태조차 제약하는 기준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또한 기준을 평가하는 사람의 전문성을 높이고 일관성 있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건설안전기술연구원 관계자도 자격요건 없이 간단한 교육만 받는 검사원의 자질 문제를 언급했다.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도 안전기준에 포함하고 다뤄야 할 부분이다. 기존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은 주로 기계적인 부분에 집중해 안전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이제 아이들의 놀 권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어 시대적 흐름에 맞는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놀이와 관련된 다양한 이론을 토대로 하는 총체적인 관리법이 필요하다. 통제하는 규율이 아닌, 케어하는 놀이 체계로서 환골탈태(換骨奪胎)를 모색할 때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새 정권이 들어서고 세월호가 3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아직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 같다. 지난 2일 경기도미술관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416안전공원 전문가 심포지엄’은 ‘화랑유원지 추모시설 반대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주민 50여 명의 반대로 파행을 겪었다. 심포지엄은 ‘416안전공원’ 조성과 관련한 지역사회 갈등을 해결하고 공원 조성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무엇보다 대화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이날 심포지엄이 마련된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심포지엄에서는 서로가 어떤 입장에 있는지 이해하고 갈등을 풀어가기 위한 대화는 성사되지 못했다. 416안전공원 조성을 반대하는 이들이 강경한 태도로 무대에 난입해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며 강당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심포지엄을 반대한 지역주민들은 “안산시민의 유일한 휴식공간인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원 조성을 허용할 수 없다”며 화랑유원지와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에 공원을 조성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도심에 납골당을 두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이 반대한 이유였다. 아무리 반대하는 입장에 있다 해도 이날 이들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는데, 인터뷰에 응한 일부 주민들을 통해 사태의 전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주민들은 누군가에게 공통적으로 세 가지 정보를 전해 듣고 왔다고 증언했다. 먼저 416안전공원은 화장장을 동반한 납골당이 들어서는 것인데 ‘안전’이란 이름으로 둔갑시켰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이 천안함 희생자보다 많은 15억 원의 보상비를 받았으며, 이번 심포지엄은 시민의견을 듣는 마지막 자리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결정되면 그 내용이 무엇이든 번복할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는 모두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였다. 납골당은 일제강점기에 유입된 일본식 용어로 봉안당의 옛말이다. 봉안당은 시체를 화장해 유골을 그릇에 담아 안치하는 시설로, 효율을 위해서 화장장이 함께 설치되는 경우가 많지만 봉안당과 화장장을 무조건 같이 설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화장장은 20호 이상의 인가가 밀집한 지역, 학교, 기타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장소로부터 1㎞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해야 하지만, 봉안당은 설치기준을 따로 정해두지 않고 있다. 416안전공원 안에 유골 일부를 담은 기념물이 들어가길 원하는 유가족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 중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혹여 봉안당이 설치된다고 해도 법적으로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보상비와 관련한 내용은 지난달 30일 JTBC가 공개한 ‘피해 학생 배상금 결정서’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의 피해 학생 한 명에게 지급된 국가 배상금은 약 4억9678만 원이다. 여기에 국민 성금 3억 원과 여행자 보험 사망 보상금 1억 원을 더 받게 되면 총 8억9000여 만 원을 받게 된다. 추후 청해진해운에 구상권을 청구하면 세금 지원 액수는 더 줄어들게 된다. 천안함 사건 때는 최소 7억5000만 원에서 최대 9억1000만 원까지 받았는데, 이 가운데 국민 성금을 제외한 국가 배상금은 2억 원에서 3억6000만 원이었으며, ‘유공자 보상’에 따라 유족에게는 연금이 따로 지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심포지엄은 특정한 문제에 대해 여러 전문가가 서로 다른 각도에서 의견을 발표하는 자리이고, 의견을 교환하며 담론을 발전시키는 토론의 자리일 뿐이다. 심포지엄에서 공원 조성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민주주의사회에서는 항상 경쟁과 갈등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공정한 절차와 자율적 합의를 거치는 것이 원칙이다. 의견이나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면 이의를 제기하고 반대할 수도 있다. 또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문제 파악과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폭력을 행사해서 원하는 것을 취하는 것이 민주주의사회 일원으로서 온당한 일이었는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공정한 절차가 잘 지켜지기 위해서는 타인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416안전공원 조성을 추진하는 주체 입장에서는 반대주민들의 입장에서도 생각을 해 봐야 할 것이다. 반대주민 중에는 “세월호 참사 초기에는 같이 아파했는데, 계속 이어지다 보니 때론 우울해지고 때론 짜증이 솟구치고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다”고 호소한 이도 있었다. 이러한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지역에 드리운 분위기를 전환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세월호가 인양되기까지 3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진상규명과 세월호 인양 등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노란 현수막과 분향소를 계속 마주하게 되면서 ‘그날’의 아픔이 지역주민들에게는 지속되는 ‘현재’에 머물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쌓인 피로감이 그날을 추모하는 공간을 매일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확산됐는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서도 진단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안산에서는 현수막, 분향소, 컨테이너와 같은 추모와 운동의 상징물들이 광화문에서 역사를 바꾼 촛불과 같은 역할을 해 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3년 동안 바닷속에 가라 앉아 있던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주민 인식 개선도 필요하지만 추모와 운동의 상징물도 이젠 걷어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이를 걷어낸다 해서 추모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세월호에 대한 아픔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희망으로 승화해야 할 때다. 그러자면 대화의 창구를 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눈물 대신 꽃을 뿌려 아이들의 가는 길을 축원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416안전공원은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희생자들의 추모와 해상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위해 조성하는 공원이다. 법적인 절차에 따라 추진하는 것으로 416안전공원 조성은 국가와 국민 간의 약속이다. 416안전공원, 여전히 가시밭길이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가야할 길이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거대한 중앙분리대’라는 비판을 받아온 광화문광장이 역사적, 민주주의적 의미를 담은 완결된 보행중심지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위해 조직한 ‘광화문포럼’은 지난 31일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광화문포럼은, 조경, 도시계획, 건축, 교통 등 7개 분야 전문가 49명과 100명의 시민위원으로 구성된 집단지성으로 지난 9월부터 서울연구원과 10개월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한 논의과정을 가졌다. 광화문포럼은 이날 발표에서 율곡로(8차선)와 세종로(11차선)를 지하하화는 파격 제안을 했다. 광화문광장을 온전한 시민의 광장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지하화된 율곡로 상부에는 조선 시대 왕이 다니던 월대와 경복궁의 시작을 알리는 해태상을 재현하는 구상까지 공개됐다. 탄핵 정국을 경험하며 광장 민주주의의 중심지로 재조명된 장소인 만큼 열린 시민 광장으로 변화한다는 소식에 시민 사회는 높은 관심을 보였다. 광장에 진입하기 위해 찻길을 건너는 불편함을 겪어온 시민들도 반가움을 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집무실과 관저를 옮기고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당선 공약으로 채택한 터라 이번 제안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하지만 31일 재구조화 토론회 전후로 반가운 마음 뒤편에 한 가지 의문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광장 재편을 왜 이렇게 서두를까?’ 10개월간 포럼을 통해 숙의를 가졌고, 소통을 위해 토론회까지 열었다고는 하지만 미래 광화문광장의 조감도가 너무 빨리 공개된 것 같았다. 실제 마스터플랜이 제시되지 않은 중요 프로젝트에서 공간의 모습이 구체화된 조감도가 먼저 공개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토론회에서 객석의 한 시민도 “너무 서두르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포럼 관계자는 “이번 결과물은 광화문광장의 미래지향적 방향을 제시하는 차원의 결과물”이라고 답했다. 당장의 실행을 고려한 안이 아니라 긴 호흡을 요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과연 긴 호흡으로 가능한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다수의 언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화문 정부청사로 집무실을 옮기는 시기가 2019년으로 될 것이라고 했고, 만일 그렇게 된다면,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 사업의 완공도 문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기기 이전이라는 보이지 않는 데드라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가 긴 호흡을 가져야 할 가장 큰 이유는 문화재다. 현재 경복궁 밖에 있던 육조 거리와 조선시대 관청인 궐외 각사(의정부, 육조, 사헌부, 한성부)는 광장 주변 땅 속에 잠들어 있다. 지금의 광화문광장의 설계한 신현돈 서안알앤디 디자인 대표는 “과거에도 도로를 지하화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땅 속에 있는 문화재 때문에 접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포럼의 제안내용 중에서도 시간의 층위와 흔적을 보전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땅 속에 버스 환승정류장까지 만들어 문화재를 파헤치려고 하고 있다”며 “그럴듯하게 말로만 외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율곡로를 지하화해 월대를 재현하자는 주장도, 진짜 문화재를 건드리면서까지 외형만을 갖추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라고 했다. 같은 맥락으로 포럼의 한 관계자도 “포럼 내부에서도 지하화와 조감도 공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고 심지어 '그림을 그려선 안된다'는 의견까지 나왔었는데 이번에 시에서 서둘러 공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광화문광장 주변 도로의 전면 지하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며 "차로 축소나, 승용차 진입을 차단하는 방식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1년 안에 끝나는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여 말했다. 광화문광장을 온전히 시민을 위한 광장으로 돌린다는 취지에는 많은 전문가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마치 재개발·재건축하듯 조성 8년 만에 새로 갈아엎겠다는 발상과 그 과정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해 보인다. 확정된 듯한 결과물(조감도)을 보여주면서 열린 광장을 만들겠다는 말도 납득하기 힘들다. 만드는 과정도 광화문광장다워야 할 것이다.
  •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시티, ‘스마트 조경’의 시작! 이강문 논설위원(한국토지주택공사 도시경관단 단장) ‘완전한 변화’의 시작! 4차 산업혁명을 우리는 이렇게 표현한다. 지금 화두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언급했듯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작년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INDUSTRY 4.0’의 도래를 언급한 이래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혁신적 변화의 소용돌이를 몰고 왔다. 새 정부의 공약을 보면, 5번째 약속에서 '성장동력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과 스마트코리아 구현’ 및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ICT 르네상스’를 열어가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를 공약에 담았다. 지난 18일에는 한국조경사회에서 ‘조경과 IoT의 만남 세미나’를 개최했고, 4차 산업혁명이 조경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과 변화를 탐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제 우리는 좋든 싫든 선택의 문제가 아닌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발전시켜야 할지, ‘지혜’를 모을 때인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는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물리적 공간의 제약이 없는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미래의 도시와 우리 삶의 공간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을 갖춘 도시를 스마트시티(Smart City)라고 한다. LH는 스마트시티로의 진화를 위해 ‘한국형’ 스마트시티 모델을 정립하고, 우리가 누리게 될 스마트시티의 일상을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전용 홍보관인 ‘더 스마티움(The Smartium)’을 서울 강남에 개관했다. 스마트시티를 체험하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또한 지난달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 지역에 분당신도시 3배 규모의 해외 스마트시티 1호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신도시 마스터플랜·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다. 또한 국내 스마트공원 조성과 확산을 위해 전문가 포럼을 개최해 특화서비스를 발굴하고, 요소기술을 검증하는 한편 해외 스마트공원 플랫폼 구축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연내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ICT기술을 도시공원에 적용해 공원 내 미세먼지 농도와 열섬효과를 낮추고(30% 저감), IoT 조명관리(에너지 80% 절감) 및 토양수분 측정을 통한 자동 관수 등 ‘지능형 수목관리기술’(수목하자 10% 감소)을 실증 적용한 스마트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의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변혁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예측불가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LH가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을 공유하는 이유는 조경계의 노력들이 클라우드에 올라오고, 커넥팅되고, 다시 업그레이드 되어 조경업이 ‘신(新)성장동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낯선 미래에 대한 고심과 우려는 있지만, 결국 우리의 ‘지혜’가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이겨낼 것이다. 왜냐하면 4차 산업혁명도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2015년 5월, 서울역고가 2차 개방행사를 다녀왔었다. 차가 다니는 도로 위를 걷는다는 기분도 색달랐지만 차창 밖으로 보았던 서울의 경관을 천천히 만끽할 수 있어서 특별했던 경험이었다. 서울역고가의 변신에 거는 기대도 컸다. 서울로 7017은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이하 하이라인)에서 시작됐다. 서울로 7017은 2014년 9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국 순방 길에서 ‘하이라인을 뛰어 넘는 선형 녹지공간으로 재생시키겠다’고 발표한 이후 표면화 됐고, 지명초청 설계경기에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마스의 ‘서울수목원’이 당선되며 시위를 당겼다. 비록 하이라인를 벤치마킹했지만 시는 ‘폐철로가 아닌 도로를 재생한다’는 차별성을 강조하며 공원화사업 대신 ‘도시재생’과 ‘보행’을 전면에 내세웠다. 시작점은 하이라인이지만 서울식으로 다르게 풀어가겠다는 의지였다. 마침내 지난 20일 서울로 7017의 모습이 공개됐다. 오픈되자마자 한달음에 중림동 방향부터 회현역까지 걸었다. 하지만 개방행사에서 느껴졌던 경쾌함을 느끼긴 힘들었다. 일단 길 위에 콘크리트 화분과 여러 구조물이 시야를 가렸다. 사람들의 시선도 보행로 밖 서울 경관에만 머물러 있었다. 많은 사람이 진입하는 퇴계로 부분부터 걷지 않고 중림동 연결로부터 걸었던 이유는 양방향 통행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개장 첫날 몰린 인파 때문인지, 가로막은 화분때문인지 밀려오는 사람들을 헤치며 화분 사이로 요리조리 피하면서 걸었다. 지나가다 한 여성 손에 들린 양산 끝에 눈 주위가 찔리기도 했다. 한 조경인은 “서울로 7017을 보며 ‘무엇을 만들겠다’는 생각에는 동조하지만,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고려가 부족했다”며 근본적으로 비니마스의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언론에서는 ‘최고의 착상, 아쉬운 구성’이라고 한줄 평을 남겼다. 공간을 비워놓고 만들어가는 장소가 되도록 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고, 하이라인과 굳이 다르게 갔어야 했느냐는 의견도 있다. 심지어 스케일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기대 이하, 수준 미달’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물론 일각에선 서울의 새로운 결절점으로서 사람을 위해 길을 내어줬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으니 더 지켜보고 보완할 부분을 고치면서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익숙함도 기대하자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경계가 서울로 7017에 혹평을 쏟아내는 이유는 ‘기회비용’에 대한 아쉬움이다. 스펙터클한 서울의 경관을 볼 수 있는 장소적 이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많았을 텐데, 보행로라고 하기엔 좁고, 공원이라 하기엔 불편한 애매한 장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서울로 7017이 하이라인의 아류라는 평가를 피할 수 있게 됐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사라졌다는 아쉬움은 그만큼 크게 다가온다. 개방행사에서 일광욕을 즐기던 시민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 우리는 진정 정원의 시대에 살고 있는가? 홍광표 논설위원(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언제부터인가 조경분야의 신문이나 잡지의 톱 키워드는 ‘정원’이 되어버렸다. 정원에 대한 뉴스는 정원박람회에 관한 것, 국가정원·지방정원·공동체정원·개인정원 등 수목원·정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유형별 정원에 대한 것, 수목원이나 식물원에 관한 것, 가든디자이너와 그들이 조성한 정원에 대한 이야기, 심지어는 외국(특히 유럽)의 정원에 대한 것까지 다양하다. 정원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조경가에 의해 회자된다는 것은 정원이 우리 시대에 새로운 가치를 가지고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오래전 삼국시대부터 고려·조선시대를 거치며 만들어져왔던 한정된 계층의 전유물로서의 정원이 아니라, 이제 정원이 불특정 다수가 주인이 되는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되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원이라는 용어는 동일하지만 그것의 함의는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정원이 대중들의 몫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담장으로 둘러쳐진 구획된 공간에 존재한다’는 정원의 기본적인 정의가 수정되어야 한다. 즉 정원이 조성되는 장소가 개인 소유이어서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그런 곳이 아니라 개인 소유이든, 공공의 소유이든 그곳에 조성된 정원이 적극적으로 대중에게 향유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원이 단순히 점상의 존재가 아니라 점·선·면적 개념을 가지고 도시 안에 얼개를 형성하고 도시공간 곳곳에 충진요소로 존재하여 도시민이 쉽게 정원을 만날 수 있고, 정원에서 일상의 피로를 내려놓고 소소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현대도시에서의 정원은 공공의 성격을 가진 공공정원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정원이 왜 우리의 시대에 필요한 존재가치를 갖게 되었는가? ‘수목원·정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순천만정원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정원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새롭게 읽히게 되는 계기를 만들고,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정원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급기야 정원이라는 것이 유행처럼 우리에게 다가왔다고 하는 말에 이의를 달고 부정할 생각은 없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원의 시대가 우리 곁에 다가온 진정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즉 자연을 빼앗긴 도시민들에게 멀리 있는 공원 보다는 가까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정원을, 그리고 법적 근거를 가지고 복잡한 과정과 많은 비용을 들여서 만들어지는 공원보다는 작은 공간이든, 큰 공간이든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 있는 정원이 보다 더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스스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곳곳에서 정원박람회가 열리고, 도시의 폐기된 시설에 정원이라는 옷을 입혀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여러 지자체나 단체에 의해서 정원교육이 이루어지고, 매년 지방정원을 지정하여 도시마다 정원을 조성한다고 해서 진정 우리가 정원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지 못하는 것은 혹시 우리 시대가 정원을 일종의 전시품으로 생각하거나 지자체장의 공적을 위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정원은 만들어서 가꾸고 그것을 길들여가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정원을 그저 관상만 하는 것은 정원이 가진 진정한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봄이 되면 집 앞의 작은 공간을 일구어 꽃모종을 심고, 그것이 성장할 수 있도록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면서 꽃을 피우는 과정이 있어야 나의 정원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정원을 많은 사람이 바라보면서 즐기고, 추억을 만들어내고, 애정을 가지고 함께 다듬어 간다면 그때는 나와 너의 정원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공공정원인 것이다. 이러한 공공정원은 급기야 도시경관을 아름답고 활기차게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용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진정 정원의 시대에 살고자 한다면 ‘가든’이 아니라 ‘가드닝’에 방점을 찍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 일상의 생태계서비스, '지속가능한 생태복지'의 길 구본학 논설위원(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회장)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토 품격 제고” 정책이나 법률을 정비할 때 가장 흔히 듣는 말이며 그만큼 가장 중요한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은 어찌 보면 보편적 복지로서 가장 필수적인 수단 즉 생태복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생태복지를 달성할 수 있을까? 미국은 1시간 이내의 거리에서 일상생활을 통해 생태계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전략으로 국립야생보호지역(NWR: National Wildlife Refuge)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는 각종 법률에 의해 다양한 형태의 생태자원을 보전하거나 조성 또는 복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아직 미흡한 부분은 있으나 제도적으로는 일정한 수준의 생태자원을 양적으로 확충하거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고, 특히 네트워크를 구축해 생태적 기능을 극대화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시장규모는 세계 수준에 비해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세계 자연환경보전 관련 시장규모는 2013년 기준 약 9240억 달러(한화 1049조6640억 원)에 이르며, 2020년에는 1조1610억 달러(한화 1318조8960억 원)까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환경부, 『환경백서』, 2016).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자연환경보전 시장은 약 1조 원 내외로 아직 국제 시장규모에 비해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국가과학기술심의회 운영위원회, ‘2015년도 시행계획’, 『제3차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육성계획』, 2015). 이에 따라 적극적인 자연환경보전 시장 발굴이 요구되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으로 자연침해조정 제도 도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토지를 훼손하거나 변형하는 경우 원인자인 사업자가 훼손비용 즉 복원비용을 지불해 원 생태계로 구조와 기능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말한다. 현재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이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시행되고 있다. 나아가 국토그린인프라를 구축해 대 국민 생태계서비스의 양적 확대와 질적 향상을 통한 지속가능한 국토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훼손된 생태계의 복원은 학술적 이론에 근거해 실무적 기술을 발전시키고 사후관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생태계 유형 및 훼손 유형에 따라 생태계 복원 모델이 차별적으로 적용돼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생태계 훼손 진단평가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는 생태복원 근거 법령을 제정해 자연환경보전 전문가 양성(대학 등 교육, 국가기술자격, NCS 등), 전담기관 지정 운영, 자연환경보전전문업 신설 육성, 생태변호사, 탄소시장 활성화 등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가능할 것이다. 생태적으로 건강한 환경은 결국 동식물 등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포괄하는 개념을 녹색복지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녹색복지란 국가가 제공하는 국토와 국민을 위한 생태계서비스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시대의 자연환경보전 분야의 핵심적 가치를 몇 개의 키워드로 요약한 바 있다. 주요 키워드는 ▲생물다양성 ▲기후변화와 탄소저감 ▲생태계서비스 ▲지속가능발전과 생태복지 ▲습지 등 수생태계 ▲도시생태재생 ▲비탈면 및 훼손지 복원 ▲환경교육 ▲생태문화 ▲생태관광 ▲자원순환 ▲4차산업혁명과 빅데이터 ▲환경정보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생태계서비스 확대를 위해 국가의 녹색복지 정책을 평가하고 국민의 녹색복지 평가지표 및 국토 녹색지표 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아울러 생태총량관리 및 생태은행(eco bank), 생태계좌(credit), 대체비용 등의 제도 등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또는 만물인터넷(IoE),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반 U-생태복원통합정보시스템 등 자연환경보전 R&D와 생태계서비스 증진을 위한 복원 및 성능평가 기술을 개발하는 등 융·복합적 이론과 기술 발전에 대한 노력으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융·복합 시대의 조경 김재준 논설위원(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회장) '조경'이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되고 어느덧 40여 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사이 우리 조경인들은 짧은 기간 동안 조경분야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필수 구성요소 중의 하나로서 자리매김을 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나타나는 각종 사회적 현상들, 즉 인접분야의 성장과 기득권 세력의 보수화가 진행되면서 조경분야가 이뤘다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씩 우리 품을 떠나고 있다. 인접분야의 침범으로 인한 영역분쟁이 첨예화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애써 이루었던 성과에 만족하기 보다는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데 너무 소홀하지 않았나 반성을 해본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산림청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입법 활동을 경험하면서 그 동안의 경우처럼 수동적 방어에 치중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접분야와의 영역분쟁에 조경분야에서 어떤 전략으로 주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선행연구를 한 후, 정부부처에 정책을 제안하는 리더로서 역량을 개발하는 진취적 사고로 전환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조경은 디자인이 반영된 공학이고 과학이면서 종합예술이라고 배워왔고, 그것을 당연시 해왔다. 공학이나 과학이라면 계량화가 되어 실증적으로 수치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 이론적 증명이 가능해야 한다. 4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조경의 모습은 어떤가? 88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수도권 신도시 개발시대와 초기 지방자치시대에 이르기까지 조경사업 활성화가 화두였던 시절, 조경산업 분야는 최고의 호황을 누렸었다.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이러한 호황기를 다시 누릴 수 있는 기회가 과연 있을까 생각해 본다. 산업의 한 분야로 평가해 볼 때 조경에 대한 기술수준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누구나 할 수 있는 분야, 건축이나 토목의 부대공종, 특별한 노하우가 없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라 평가를 받지는 않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영세성에 기인한 경제논리로 인한 한계라는 외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우리 스스로 계량화, 과학화를 통한 공학적 접근과 기술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해 조경분야만의 독립적 영역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근본적 이유는 아닐까 생각한다. 산업이 활성화되고 전문분야로서의 입지가 굳건해 질수록 학계의 인적자원이 풍부해 진다. 이렇게 우수한 인력의 확보로 연구활동이 활발해짐으로써 공학적 과학적 체계를 갖춘 전문분야로서의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 관, 산, 학이 하나로 뭉쳐 협력체계를 공고히 다지고 ▲인접분야와의 기술적 융합을 통한 인력의 확보와 기술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 ▲새로운 디자인의 개발 ▲신소재의 개발과 생산 ▲복합유통시스템 도입을 통한 강력한 네트워크 구축과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인접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한 사고의 틀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 조경분야 전체가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산업이 활성화되고 전문분야로서 입지를 굳건히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조경정책을 다룰 수 있는 관련 법령을 제정하고, 조경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부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조경진흥기본계획의 수립 뿐 아니라, 조경진흥단지의 조성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경진흥법' 개정이 시급하다. 조경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자연공원법' 등 관련 법령의 합리적인 개정을 통해 조경인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회'에서 정부 및 국회, 각 정당들을 대상으로 조경관련 각종 정책을 제안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노력들이 켜켜이 쌓여 조경정책이 국정운영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다음으로 건축, 환경, 산림 뿐 아니라 IT분야, 첨단기술분야 까지도 동반자로서 인정하고 관계성 회복을 통한 소통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한사람의 리더가 주도하던 시대가 아니다. 이종 산업간의 융·복합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사소한 영역다툼으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인접분야와의 관계성을 어떻게 가질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창조적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조경이라는 생명체가 왕성한 세포분열을 통해 건강하고 활기차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제부터라도 시대의 흐름을 리드하며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함으로써 조경의 확고한 기틀을 마련하는 멋진 조경인들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재단’은 영리 추구를 하는 곳이 아니다. 비영리 목적으로 형성된 재산에 부여하는 이름이 ‘재단’이기 때문이다. 보통 여러 단체들이 공익적 사업을 위해 서로 기금을 출연해서 만드는 것이 재단이다. 조경분야에도 과거 조경회관을 짓는 등 조경 발전을 위한 목적으로 모금을 통해 형성된 재산이 있는데, 그것이 모태가 돼 ‘환경조경발전재단’이 만들어 졌다. 그런데 재단이 말썽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거액의 출연금을 냈는데, 여기에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입김이 작용했으며, 기업들은 이들의 강압에 못 이기거나 뇌물 목적으로 기금을 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형성 과정은 대통령 탄핵 사유로 ‘헌재 결정문’에 명시됐다. 또한 헌재 결정문은 대통령에게 “왜 감시를 받지 않았냐”고 강하게 묻고 있다. “(대통령이) 최서원의 국정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했다. 이로 인해 국회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다”며 이로 인해 사태가 커졌다는 것이다. ‘재단’과 ‘공적 감시 거부’는 대한민국의 위기를 불러온 여러 키워드 중 하나다. 조경계는 어떤가. 조경단체들은 비판적 여론에 매우 수세적이거나 너무 공세적이라는 평이 기자들 사이에 흐르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분야 내 매체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여론을 잘 수렴해 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올해 새롭게 들어선 조경학회와 조경사회는 언론과 소통하려는 노력들을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이러한 소통은 무엇이 조경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가에 대해 언론도 신중하게 접근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조경단체들은 아직 언론의 감시를 수용하는 장치와 시스템이 부재하다. 조경분야는 지난 몇 년간 컨트롤 타워 부재로 제대로 대응도 못한 채 법적 제도적으로 놓친 것들이 너무 많다. ‘조경의 위기’가 이렇게 많이 이야기 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문제점은 지적하지만 적극적으로 조경단체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언론은 없었다. 그만큼 분야 여론은 단체에 너그러운 편이다. 단체의 횡령 비리 등을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다른 분야의 매체와 비교하면 언론이 소임을 다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언론이 “실수를 감추려고 하는 것”까지 수용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사를 쓰지 말라”는 식의 불편한 대응이나 기사의 가이드라인을 잡으려는 행동은 재단이나 사단이 보일 태도가 아니다. 이러한 돌출 대응은 되레 신중한 보도를 스스로 저버리는 결과를 내기 십상이고 향후 발전적인 모색도 힘들어진다. 사익 추구가 아닌 조경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책임 있는 단체의 모습이다. 공공의 감시를 수용하는 일, 우리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슬픔을 겪고 나서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깨우쳤다. 앞으로 “적폐청산”이 대한민국의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금 우리 주변에 위기를 키우고 있는 “조경계 적폐”는 무엇인지 다함께 돌아보는 계기로 삼자.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오는 5월 ‘서울로 7017’이 완공된다. 개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뚜렷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어 다양한 말들이 오가는 중이다. SNS에서도 설전이 치열한데많은 전문가들이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은 식물원이나 공원이 아닌 보행로이고, 식물 중심이 아니란 점을 들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많은 언론과 시민들은 ‘서울역고가 공원(혹은 공중수목원)’이라 표현하지만 관계자들은 ‘보행로’라고 주장한다. 시 관계자들은 식물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건축가의 콘셉트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식물 관리 방안을 모색했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서울로 7017’에서 식물이 다뤄지는 방식은 자문결과와는 다르다. 한 나무병원의 원장은 “나무는 토양과 배수가 가장 중요하다. 하자 문제의 핵심은 토양에 있고, 수목이 죽는 이유는 70~80%가 토양 때문이다. 서울역고가에 심어질 나무들의 성장을 고려한다면 잘못된 처사라는 의견을 주었지만 공사를 강행했다. 당선안을 밀어붙이는 데 있어 자문은 면피용이었던 것 같다”며 이후 자문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계속 자문에 참여해 온 한 전문가는 “당선안을 뒤집을 순 없겠지만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는데 역부족이다. 시는 보행로로서의 기능을 강조하고 있지만 ‘수목원’ 개념을 놓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역고가는 대상지와 식물이 싸우는 형세라는 지적도 있다. 식물의 서식처는 화분으로 대체됐는데, 교목들의 성장세와 뿌리 뻗음을 화분이 감당해낼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물주기와 주기적인 가지치기 등 세심한 유지관리도 뒤따라야 한다. 콘크리트 바닥이 뿜어내는 복사열이 상당할 텐데, 더위에 약한 나무에 대해서는 여름철 고온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의문이고, 태풍이 불 때 넘어질 위험도 크다는 지적이다. 박상길 가천대학교 연구원은 “식재 디자인은 사람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도 식물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물의 고유한 서식처를 존중해야 하는데, 서울역고가의 화분에서 자라는 교목들은 생존의 조건을 크게 제약당하고 있다”며 “식물의 장소성을 거세하면서 서울의 장소성을 표방한다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그는 “나무의 ‘삶’을 화분 속에 고정시켰을 때,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으므로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을 느낄까?”란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논의돼 온 ‘걷고 싶은 길’이라는 주제는 사람이 이동하면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성과 자연과의 교감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여러 지점과 지점을 연결하는 보행로라는 개념만 강조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게 다가온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서울로 7017’의 수목 배치와 생육을 위한 조치 등 식물을 다루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물론 이러한 우려에 대해 건축가의 의도와 콘셉트가 우수하므로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박 의견도 있다. 하지만 조성 마무리 단계인 현재의 상황은 결국 보행로 조성과 건축가의 의도 구현이란 목적에 급급해 수목의 지속가능한 생육환경을 도외시한 것으로 보인다. 살아있는 식물을 소재로 삼는 디자인은 적절한 생육환경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 설계가의 디자인 의도에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경관이 되거나 사후 유지관리비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로 7017’의 식물 생육기반은 너무나도 열악해 자칫 ‘동물학대’에 버금가는 ‘수목학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수준이다. 이곳에서 나무는 마치 푸아그라를 얻기 위한 거위 간과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푸아그라는 거위나 오리 간으로 만든 프랑스 대표 고급요리다. 캐비어, 송로버섯과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힌다. 요리 재료인 거위 간을 얻으려면 억지로 간을 병들게 해 간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흔한 방법이 철창 안에 가둬두고 목에 깔때기를 끼워 간을 부풀려 재료를 얻어내는 것이다. 이 요리는 동물보호단체들로부터 동물학대란 비난과 함께 일부 국가에서는 법으로 판매를 금지하기도 했다. 동식물이 서로를 먹이로 삼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지만 더 맛있는 식재료를 얻으려고 살아있는 생물을 고문하는 행위는 종의 구분을 떠나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이다.요즘은 ‘동물윤리’뿐만 아니라 ‘식물윤리’ 또한거론되고 있다. 식물은 비록 동물처럼 쾌감과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로 간주되지만 생로병사를 겪는 생명체라는 점에 있어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식물도 마땅히 윤리학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한다. 목적이 어떻든 식물을 사용하기로 했다면 그에 맞는 접근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식물 전문가들이 뭐라 하든 식물이 중심이 아닌공간이라서괜찮다는 태도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서울역고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수목학대가 심히 우려스럽다.
  • 촛불정신을 잇는 새로운 정부의 정책공약 이재준 논설위원(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올해 19대 대통령 선거는 장미꽃 대선이다. 촛불 정국이 만든 값진 민주주의 결과로 치르는 조기 대선이다. 그러나 조기에 치르는 대선은 여려 모로 걱정이다. 특히 향후 대한민국 국정을 이끌어 갈 정책공약이 제대로 준비되고, 검증되고, 그리고 잘 추진될지 걱정이다. 대통령의 정책공약은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대통령 임기 내 실천 가능한 세부적인 정치적 약속’이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공약은 ‘시대 상황과 맞느냐?’, ‘국민 정서에 맞는가?’, ‘강력한 추진 의지가 있는가?’로 통상 그 성패를 좌우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대미문의 조기 대선이다. 정책공약을 준비할 시간과 국민이 검증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조기 대선이라 향후 집권할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정도 없이 출범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부의 조직과 기능, 예산현황의 파악, 새로운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책의 우선순위, 분야별 인재 발굴 등을 수행하기 때문에 매우 필요한 기구이고 기간이다. 향후 대한민국은 국정을 이끌어 갈 사람과 추진할 정책공약을 선정하는 인수위 없는 조기 대선은 더욱 걱정이다. 따라서 조기 대선 대통령 후보자들에게 대한민국 각 분야별 시대적 욕구가 담기는 정책공약을 역으로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촛불 정국에서의 국민 염원과 같이 분야별 숙의를 거처 조기 대선에서 논의되고 추진되어야 할 정책공약을 제안하는 것이다. 거버넌스 국민참여 방식으로 대통령 정책공약을 제안하는 것은 촛불 정신을 이어가는 새로운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제안할 수 있는 정책공약은 경제성장과 효율성 차원의 '성장'과 동시에 국민의 '삶의 질'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그러자면 다음과 같이 새로운 개념의 포용적인 성장과 거버넌스형 자치와 분권,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산업과 도시의 진흥 등이 담겨야 한다. 먼저 포용적 성장으로서 국가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성숙한 사회는 지난 유엔 해비타트III(2016) 세계총회에서 주창된 바와 같이 소외된 계층을 포함한 모두가 차별 없고, 공공시설에 접근 가능하며, 재분배를 통해 혜택은 동시에 나누는 국가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또한 거버넌스형 자치와 분권으로서 국가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국민의 삶 증진을 이루는 정책의 핵심은 국민과 지방자치단체의 시민이기 때문에, 국민과 시민들이 직접 국가정책과 도시정책을 제안하고 집행하는 거버넌스형 자치와 분권의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 아울러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산업과 도시의 진흥 방향으로 국가정책이 전환해야 한다. 지금까지 인터넷의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변화를 산업과 도시 생활공간에 접목시켜 산업진흥은 물론 국민의 삶의 질을 탈바꿈시키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촛불 정신을 이어가는 새로운 민주주의와 정책은 정부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국민의 역할이기도 하다.
  •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 경계를 넘어 소통과 상생으로 임승빈 논설위원(환경조경나눔연구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지난 3월3일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이 조경인 모두의 기대를 받으며 출범했다. 우리나라에 조경이 도입된 초기 분야의 단결과 소통을 목적으로 1980년대 결성됐던 ‘한국조경연합회’ 이후 두 번째로 조경계를 망라하는 최대 규모의 조경단체연합이 탄생한 것이다.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은 20개 단체로 구성돼 7개 회원단체를 가졌던 ‘한국조경연합회’와 비교해 보면 그동안 조경계가 양적인 면에서 크게 성장했음을 알 수 있으며, 동시에 조경계 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 출범에 기대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조경분야 콘트롤타워의 회복이라 하겠다. 돌이켜보면 지난 수년 동안 조경계의 무기력함은 과거 어느 때도 없었던 최악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웃 분야에서 법률 제정 및 개정을 통한 조경업역의 잠식시도, 조경단체간 불협화음, 조경 후속 세대의 자존감 상실 등에 더해 건설경기의 침체라는 국가적 상황이 맞물려 참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내왔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위기감이 오늘의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 결성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은 기대가 큰 만큼 그 책임도 무겁다. 당장에 조기 대선이라는 국내 정치적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여 차기 정부 정책 아젠다에 조경계의 현안을 반영시켜야 한다. 국토조경정책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한조경단체총연합’ 주관으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총연합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된다. 12만 조경인들은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에 힘을 보태야 한다. 이번 토론회 개최를 시작으로 그동안 어렵게 제정된 조경진흥법, 국가공원법이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이들 법은 아직 개념적인 수준으로서 구체적 실천력이 담보되어 있지 못하여, 앞으로 이를 어떻게 다듬어 실효성 있는 법으로 만들어, 조경분야의 버팀목이 되게 하느냐가 주어진 과제이다. 보다 근본적인 과제는 조경분야가 우리나라에 도입된지 40여 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도입 초기 서구식 디자인 중심의 조경에 머물러있기 때문에 조경의 정의와 업역을 새 시대에 부합되도록 새롭게 정립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고도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개발에 따른 훼손지 미화, 도시미화, 환경오염의 관리, 아파트단지의 생활공간조성, 도시 및 자연경관관리, 문화재관리, 그리고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그린인프라 구축, 그리고 도시재생, 정원문화의 대두에 따른 주민참여형 녹색공간 조성으로 다양하게 가지를 치면서 발전해왔고, 이에 따라 업계 및 학계도 분화하면서 다양한 영역이 만들어져왔다. 조경의 정의와 업역을 새롭게 함에 있어서는 20개에 달하는 조경단체의 이해관계를 조화롭게 융합하여 모두를 아우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소속 단체들은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모든 단체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조경의 인접 분야에 대해서도 경직된 영역싸움 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할 것이다. 문을 닫는 폐쇄적 방식으로는 어느 단체든 국가든 생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울타리 안에 안주하다가는 시대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도태되고 만다. 우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소통의 문제로 결국은 낙마하는 불행을 안타깝게 지켜보지 않았는가?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에 기대가 큰 만큼 풀어야할 과제가 많을 것이며, 또한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조경인 모두가 각자의 경계를 느슨하게 풀고 소통과 상생의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오히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조경인 모두가 적극 참여하여 ‘대한조경단체총연합’의 성공적 앞날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최근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한 층수 제한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35층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재건축을 추진하는 주체들은 어떻게든 층수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서울시 해명이 불씨를 더욱 키운 모양새가 됐다. 개발과 보존의 입장이 서로 상충되는 분야는 크게 환경, 문화재, 경관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특히 환경단체와 개발업자들이 충돌하는 모습은 미디어를 통해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레이첼 카슨은 1960년대에 DDT의 위험성을 고발한 『침묵의 봄』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이끌어내면서 시민환경운동을 촉발시켰다. 우리나라에서는 환경오염이 가속화되던 1970년대 후반부터 환경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졌다. 이후 환경문제는 전 세계의 과제로 떠올라 수십 년을 이어져오면서 그 중요성이 대중에게 깊이 인식된 상태다. 문화재에 대한 인식은 역사가 더 오래됐다. 고대 로마는 1000년의 역사를 이룩한 대 제국이었다. 서구문명의 뿌리라고 불릴 정도로 문명이 발달했는데, 이미 고대 로마 시대 당시부터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훼손 행위를 엄하게 다스리는 풍토가 있었다. 현대에도 문화재 구역에 대한 규제는 꽤 강한 편에 속하고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자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인식이 있어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경관은 앞서 말한 환경과 문화재에 비해 적절한 위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경관이 정책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 유네스코가 문화‘경관’을 세계유산의 하나로 정립한 이후부터로 역사가 매우 짧다. 경관법이 제정된 이후 관련 정책과 계획들이 수립되기 시작하고, 법 개정 이후 2014년부터 경관심의가 의무화되면서 최근 들어서야 지자체에서도 경관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시민들과의 관계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개발과 보존이 대립하는 때에는 얼마나 많은 민심을 얻고 공공성을 획득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정당한 명분을 얻지 못하고도 개발을 밀어붙여 훼손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해당 지역의 환경성과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가 형성된 경우에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법적 책임을 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에 비해 경관 훼손에 대한 반응은 비교적 덜 민감하게 작용한다. ‘재산권 침해’란 개인적 권리가 ‘경관의 공공성’보다 우위에 서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대중은 경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침해당하고도 ‘남의 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층고가 일정수준 올라가면 같은 면적이라도 단가가 높아진다. 고층에서 얻을 수 있는 조망권을 돈으로 환산해서 갖는 원리다. 누군가는 돈을 내지 않고 누리던 경관이란 권리를 빼앗기는 것이다. 경관 훼손을 막는 것이 ‘재산권 침해’란 주장은 여러 사람이 누리는 경관에 대한 권리를 독점함으로써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 물론 해당 지역의 특성상 층고를 높이는 것이 경관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다수에게 이익이라면 동일한 층고를 원칙으로 제시하는 게 불합리할 수도 있겠지만, 다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제재는 분명히 필요하다. 경관이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공정한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대중의 인식이 향상돼야 한다. 현재 국토부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국토경관헌장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지도 모르겠다. 공공의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발굴하는 전문가들의 역할도 필요할 것 같다. 한국경관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임승빈 환경조경나눔연구원장에 따르면 경관은 ‘보이는 풍경’에 내재된 자연 생태계의 작용, 인간 활동 등을 포함한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란 말이다. 내재된 본질적 가치는 환경이나 문화재와 비교해도 결코 작지 않다. 경관은 독점의 대상이 아니다.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공공의 자산’이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통합놀이터의 국가 지원을 의무화한 법안이 지난 1월 31일 국회에 제출됐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조배숙 의원은 이용자 중심으로 놀이시설 정책을 강조했다. 최근 통합놀이터 뿐만 아니라 모험놀이, 창의놀이터, 기적의 놀이터 등 어린이 입맛을 고려한 특색있는 놀이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안전에 집중한 과거와 달리 고객(?)의 필요에 의한 위험(Risk)과 안전의 밸런스로 눈을 돌리는 전문가도 늘고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균형의 실체가 모호하다고 한다. 울타리 구조, 바닥포장재 등 공산화된 규격만으론 모험요소 적용이 사실상 힘들다.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기준 등 놀이시설 정책이 ‘안전’을 위한 규제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모험’이 파고들 틈이 많아보이진 않는다. 물론 다수의 전문가는 어린이의 안전과 배려 측면에서 안전관련 법률과 기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어린이놀이시설에 대한 더 큰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한다. 형태에서 행태까지, 네거티브에서 포지티브까지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영국의 ‘놀이터 안전규정과 위험의 관리, 실행안내서’는 우리 놀이터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Play England’가 펴낸 이 가이드라인은 모험(위험)요소 적용과 안전 관리를 다루고 있다. 일례로 이 가이드라인은 역설적으로 ‘안전’이란 주관적 기준보단 Risk(위험요소), Harm(위해)처럼 객관적인 용어로 가이드라인을 서술한다. 거꾸로 생각하면, 안전이란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하는 주관적 기준이기 때문에 ‘안전한 놀이터’라는 인식도 개인차가 있다. 우리에게 결여된 가치와 용어에 대한 입체적인 접근과 분석이 이 가이드라인의 출발점이었다. 새로운 놀이터에 대한 호출이 늘면서 기존 어린이놀이터를 ‘획일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꿔보면 그만큼 놀이시설 공급처가 안전기준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제는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 가지고 놀 수 있는 우리 어린이들을 위한 확장된 어린이놀이터 기준을 필요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을 뛰어넘는 '놀이터 기본법'을 만들자고 하면 모험일까?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옮겨진 백두산호랑이가 지난 3일 숨을 거뒀다. 산림청은 백두대간수목원을 아시아 최대 규모로 만들고, 세계 모든 식물종자를 보관할 시드볼트(Seed Vault) 조성과 함께 1920년대에 멸종된 토종호랑이를 복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지난달 26일에는 100여 년 만에 백두산호랑이가 숲에 안착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런데 불과 9일 만에 호랑이는 싸늘한 주검이 됐다. 환경단체들은 호랑이숲 조성을 민간이 운영하는 동물원에 비유하고, 이와 같은 사업에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대해 왔었다. 또한 환경부가 담당하는 종 복원 사업과 별개로 산림청이 독자적으로 호랑이 종 보존 연구에 나서는 것에도 우려가 많았다. 부처 간 업역도 뛰어넘어 무리하게 호랑이숲 조성을 추진한 배경에는 법인화를 염두에 두고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좁은 곳에서 관람의 대상이 돼 온 호랑이는 이미 병에 걸린 상태였다. 호랑이 폐사의 원인은 만성신부전증에 이주로 인한 스트레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만성신부전증으로 신장 기능이 급격하게 저하된 상태였는데, 이송 전 상태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성이 없는 다른 분야에 손을 뻗친 결과는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산림청 발표에 따르면 호랑이의 행동반경은 수컷이 1300㎢(13만ha), 암컷은 400㎢(4만ha)에 달한다. 그런데 산림청은 4.8ha 규모의 숲을 조성해 호랑이를 방사하면 잘 정착하고 생활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겠다는 발상이다. 산림청은 호랑이가 적응 훈련을 마친 후에는 관람 대상으로 ‘안전하게’ 풀어놓을 계획이었다. 호랑이숲 내에서만 방사하고 ‘탈출’할 수 없도록 안전펜스를 설치하고서. 산림청의 계획은 철저하게 호랑이를 가둬 두는 것이었다. 다만 ‘자연 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사람의 시각에서)의 넓은 영역을 배정해 준다는 것? 호랑이숲은 ‘뛰어노는 호랑이를 안전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의 숲’에 지나지 않는다. 아르네 네스와 조지 세션즈가 함께 개발한 심층생태론의 8대 강령에 따르면 인간과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의 번영은 그 자체로 고유의 가치를 갖는다. 생명체들의 가치는 인간에게 유용한가의 여부와는 별개로 봐야 하며, 지구상 생명 형태들의 풍요로움과 다양성은 고유한 가치를 가진다고 아르네 네스는 말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생명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감소시킬 어떠한 권리도 갖고 있지 않다. 어떤 경우에도 한 생명체나 자연계의 어떤 측면을 그저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산림청은 복원이란 명분으로 호랑이를 ‘백두대간’이란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한국에서 호랑이는 이미 멸종했다. 백두산호랑이의 유전자와 현존하는 시베리아호랑이의 DNA 염기서열이 100% 일치하기 때문에 강제로 우리 땅에 데려와 풀어놓는 것은 종 보전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 사라진 줄 알았던 호랑이가 발견돼서 그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보존 대책을 마련했다면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살던 호랑이를 데려오면 생태계가 복원되는 것인가? 조상이 어디 살았든 그 개체의 고향은 다른 곳인데, 인간이 기억하는 역사에 이야기를 끼워 맞춰 강제 이주 당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멸종위기에 처한 종을 보전하는 것은 그 개체가 살아있는 곳에서 더 이상 밀려나지 않도록 서식처를 보전해 주는 것이 옳은 처사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 같이 근무한 중국인 직원은 동물원에서 탈출한 곰을 사살했단 기사를 보고 이런 말을 했다. “곰이 불쌍하다. 사람들이 맘대로 잡아서 우리에 가둬 놓고 탈출했다고 죽이는 건 이기적이다.” 동물에게 사람의 룰을 지키라고 하는 건 페어플레이가 아니다. 전문성이 부족한 종 보전 분야로 무리하게 확장을 시도하고, 호랑이란 생물을 그저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결과, 백두대간수목원은 호랑이 무덤이 됐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최근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에 심겨 있는 가이즈카향나무가 민족정기를 억압하기 위한 일제의 잔재라 제거해야 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한국에선 일본과 연관성이 얽힌 나무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역사적인 이유로 나무가 눈총을 받고 제거 대상으로 거론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과 관련된 이야기가 얽혀 있는 나무들은 마치 청산해야 할 대상이자 악의 축인 것처럼 증오의 대상이 되곤 한다. 가이즈카향나무는 이토 히로부미가 1909년 대구 달성공원에 기념식수로 심은 이후 전국에 식재된 나무로, 일제 잔재로 인식되는 대표적인 수종이다. 이 나무는 일본에서 향나무를 원예 품종으로 개발해 들여와 일본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사건과 연관된 나무이고 일본이 원산지이기 때문에 제거해야 한다는 논쟁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종 구분 없이 향나무를 모두 베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향나무는 한국에서 자생하고 예전부터 향을 피우는 재료 등으로 많이 사용해 왔는데 나무로서는 억울한 일이다. 일본산인 나무라도 억지로 베어내는 건 나무 입장에선 부조리한 일이다. 역사적인 사건은 사람에 의해 일어난 것이고, 나무는 그 사람에 의해 심겨졌을 뿐이다. 기존 생태계를 파괴할 만큼 무분별한 생물종이 유입되는 건 경계하고 관리해야겠지만, 출신지를 빌미 삼아 죄 없는 나무에게 원죄를 씌우는 건 가혹한 처사다. 김봉찬 더가든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나무나 풀을 대할 때 자연을 보고 생명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으로 접근을 해야지, 역사적 사건과 결부지어 이름과 자생지가 일본이라고 배척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일제강점기와 관련이 있는 나무는 제거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무궁화를 우리 꽃이라고 부르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무궁화의 종명 ‘syriacus’는 원산지가 시리아란 뜻이다. 학계에서는 원산지가 시리아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인도와 중국이란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뚜렷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무궁화의 원산지는 불분명하지만 그 기원은 한국과 무관하다. 옛 문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무궁화를 널리 심었으나 자생지는 아직까지 한 곳도 발견되지 않았다. 원산지로 따지자면 가이즈카향나무나 무궁화나 한국이 아닌데, 서로 다른 잣대를 필요에 따라 유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모순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접근하다 보니 한국이 원산지인 왕벚나무가 일본 나무라는 억울한 오해로 천대받는 일도 있었던 것이다. 나무는 사람과 오랜 시간 함께 해 왔고, 하나의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가치가 있다. 식물과 식물, 동물, 사람이 유기적으로 관계 맺는 생태적 관점에서 바라봐야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발생한 역사적 이데올로기를 나무에 투영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사람에겐 국경이 있는지 몰라도 생명에는 국경이 없다.
제24회 일·한 조경인 축구대회 성료… “세대 잇는 교류·협력 공고히”
[환경과조경임정우기자]24년전심은우정의씨앗이다시한번용인에서발아했다. 제24회일·한조경인 축구대회가지난26일한국용인에서성황리에개최됐다. 조경인들의화합과기술교류의장을마련한이번대회는팬데믹이후5년만에한국에서열린첫대회로,한일양국의조경관계자들이다시만날수있는뜻깊은자리를제공했다. 이번제24회일·한조경인 축구대회는양국조경인들간의기술교류와협력의지를더욱공고히하며,조경인의역할과책임에대한 인식을고취시키고자마련됐다. 축구대회하루전인지난25일에는양국조경가들이에버랜드장미원과 하늘정원길을시작으로희원과호암미술관을둘러보며교류의시간을가졌다. 한국의다양한조경스타일을엿볼수있는이번탐방은현장도슨트가함께해장미원과하늘정원길의조경설계와 유지관리의배경을설명하고,희원과호암미술관에서는한국의전통조경과현대조경을한자리에서볼 수있는시간을마련했다. 양지근린공원에서진행된축구대회는기후변화와공동체회복등다양한사회적과제를함께해결하기위해양국의 조경인들이지속적으로협력하자는다짐속에서이뤄졌다. 노영일한국팀예건단장은개회식환영사에서“조경은생태계보호와재생에너지를 통한지속가능성을실현할수있는중요한분야”라며“이 대회를통해양국의조경인들이세대간지식과경험을공유하며조경의가치를함께널리알려가자”고 말했다. 이어콘도마사토일본팀교토시청단장은“조경은시대의변화에따라쾌적한 공간을창출하며이용자의요구와사회과제에대응해왔다”며“향후에도 양국간의지속적인협력과기술교류를이어나가길바란다”고말했다. 이날경기에서는한국팀이일본팀을3:1로리드하며승리를거뒀다. 경기가끝난후저녁에는용인라마다호텔에서시상식과환영의밤이진행됐다.시상식에서는 한국팀과일본팀의MVP를포함한주요선수들이시상받았고,이어진 공연에서는테너노경범,피아니스트김영아,그리고바리톤 김현등이멋진무대를선사하며환영의밤을더욱빛냈다. 특히노경범테너가부른‘물망초’는 한일조경인들의연례만남이앞으로도지속되기를바라는마음을담아큰감동을줬다. 올해대회는특별히한국과일본에서역대최대규모의신입회원들이참가해한일조경인축구대회가세대를잇는 교류의장으로거듭날수있음을확인시켰다. 신입회원들은행사주제곡인영국밴드퀸의‘WearetheChampion’을함께부르며화합을다졌고,한일 조경인의지속가능한목표와조경의의미를세대와함께나누는뜻깊은시간을보냈다. 한편제25회축구대회는내년일본도쿄에서열릴예정이며,일본팀은더욱발전된대회준비를약속했다.
“전통조경, 품셈 신설 등 합리적인 설계·시공 전문성 강화해야”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국가유산수리·설계시전통조경전문성강화를위해실측설계기술자·기능사및수리업에‘조경설계’분야를추가하고,합리적인설계와시공이가능하도록전통조경품셈신설이추진될전망이다. 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한국전통조경학회,국가유산청자연유산국명승전통조경과가주최하는‘2024년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컨퍼런스’가지난18일국립고궁박물관강당에서개최됐다. 이번컨퍼런스는국가유산수리를담당하는국가유산조경기술자회,한국전통조경학회,국가유산청명승전통조경과로구성된3자협의체를발족하고,전통조경표준품셈신설을위해국가유산을수리하는기술자들의의견을수렴하기위해마련됐다. 특히국가유산조경기술자들이업무수행에도움이되는정보를제공함으로써전통조경업역을공고히해시장확대를모색하기위해기획했다. 세션1에서는‘전통조경정책과제도의현주소’를주제로▲김창규미래문화제도정책연구원장이‘전통조경의활성화를위한자연유산법과국가유산수리법의개선방안’▲주충효국가유산청자연유산국명승전통조경과사무관이‘국가유산청전통조경사업과정책동향’을발표했다. 세션2에서는‘전통조경수리현장과지향점’를주제로▲소현수서울시립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전통조경유형별맞춤형관리방안’▲김충식전통문화대학교국가유산전문대학원교수가‘국가유산에서조경수리의지향점’을발표했다. 세션3에서는전통조경표준품셈신설공청회및종합토론이진행됐다.공청회는안승홍한경국립대학교식물자원조경학부교수와이승용전통조경설계지유대표가‘전통조경표준품셈의신설방안’을주제로발표했다. 발표가끝난후진행된토론은김순기국립순천대학교교수를좌장으로발표자및▲정해준계명대학교교수▲장재삼지드앤파트너스대표▲이종근산수조경대표▲정대영국가유산청사무관▲임성란국가유산청주무관이패널로참여해청중과질의응답을이어갔다. 국가유산청은조직개편으로자연유산국에명승전통조경과를신설함으로써외형적으로나업무적으로커다란변화를겪고있다.이에자연유산의보존및활용에관한법률제정하에합리적인전통조경설계와시공이가능하도록전통조경시방서를마련하고,전통조경표준품셈을작성하는연구를진행하고있다. 현재국가유산수리공종중중요한조경분야품셈이없는실정으로국토교통부나산림청의품셈을가져와사용하고있으며,현행의문제점과유사공종의비교분석을통해향후조경분야표준품셈제정기본방향과앞으로의계획등을올해수립하고있다. 주충효사무관은“전통조경은자연유산은물론문화유산등전반에걸쳐있으며,국가유산기본법과자연유산법에서그중요성이강조되고있다.국가유산기본법제7조제2항에서‘국가유산과주변의자연경관이나역사적·문화적가치가뛰어난공간을함께보호할것’이라고명시하고있다”고말했다. 이어“전통조경의중요성과발전성에주목하는이시점에서전통조경분야의수리정책,보존관리및활용제도·지원등결실은우리모두가얼마나적극적으로하느냐에달렸다고생각한다.현재추진중인정책과제도들이초기에좋은결실을맺을수있도록전문가및종사자분들의보다적극적인참여를바란다”고덧붙였다. 소현수교수는국가유산인사찰,전통마을의정비변화를식생경관,전통구조물,포장시설,배수시설,현대식시설등카테고리를나눠전통조경현장의문제를공유했다. 김충식교수는“현행조경공사국가유산수리표준시방서는2005년전면개정된이후19년동안개정없이수목관련재료및기법등매우일반적인사항만을포함하고있었다”며“2022년과2023년용역을통해마련된조경국가유산수리시방서개정안은올해수리기술과협의를지속진행해지난22일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상정을거쳐11월초의견조회후연내개정고시할계획이다”고말했다. 이어“자연유산법내전통조경의취지에부합하도록현행시방서의5개공종을‘일반사항,재료,조사,공사중의수목보호,시공’에서‘일반사항,조경기반공사,조경식물공사,조경시설물공사,조경유지관리’로변경할계획이며,17개세부공종을19개세부공종으로보다구체화할계획이다.특히쓰임말정리,타기관시방서참조,조경포장및배수등지속적인고도화방안을모색할예정이다”고강조했다. 안승홍교수는“건설공사조경공사,산림분야,건축분야등의표준품셈관련연구는특정공종별,실투입노무량과비교등을통한개선방안연구등고도화가이뤄지고있지만,전통조경분야관련연구는시방서공종분류의기초단계연구뿐이며,품셈관련연구는전무한실정”이라며“연구를통해국가유산수리표준품셈에부재한조경공사품셈작성대상항목이우선도출돼야한다”고말했다. 아울러국가유산청은올해연구를토대로향후2~3년간의대상공종별현장실사등을통해표준품셈을마련해고시할계획이다.또한현재‘국가유산수리등에관한법률’에따라국가유산분야실측설계업무를수리공종에관계없이국가유산실측설계업에서수행(보존처리,식물보호등일부공종예외)하고있다. 이에따라국가유산조경수리분야하도급폐해와수리품질저하우려,조경수리분야발전성저하등을이유로조경분야의설계를분리하는방안을지속협의하고있다. 현행법은국가유산수리및실측설계제한규정을두고문화재실측설계를할수있는자는국가유산실측설계업자로등록된자로명시하고있으며,국가유산수리는국가유산수리기술자중실측설계기술자로건축사법에따른건축사자격을가진자로제한하고있다. 이에기존의실측설계업-실측설계기술자-실측설계사보는존치하고,별도조경설계업-조경설계기술자-조경설계사보를신설해분리하는방향으로수리기술과와협의를진행하고있으며,이에따른수리법개정을추진하고있다. 한편지난13일박정하의원(국민의힘)은국가유산수리·설계시전통조경전문성강화를위한‘국가유산수리등에관한법률’개정안을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국가유산수리및실측설계제한에있어실측설계기술자·기능사및수리업에‘조경설계’분야를추가해국가유산수리업의전문성향상등의내용을담았다.
“도시숲 시민참여 활성화, 민·관 협력 중간지원조직 운영필요”
[환경과조경신유정,임정우기자]도시숲조성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를위해서는민·관이협력해중간지원조직운영이필요하다는의견이나왔다. 수원그린트러스트와수원특례시가주관하는‘2024도시숲조성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정책토론회’가17일수원일월수목원히어리홀에서개최했다. 이득현수원그린트러스트이사장은개회사를통해“도시에서의녹지환경이점점중요해지고있다.지속가능한도시숲,살기좋은수원시를위해마련된토론회에많은분들의열기를모아발표되는내용이정책적으로잘반영돼진행될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말했다. 송성덕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장은환영사를통해“기후변화로인해도시숲의소중함을더느끼게됐다.시에서도도시숲에대한관리나품격을높일수있는부분들을많이고민을하고있는데,오늘토론내용을바탕으로정책에적극적으로반영하도록하겠다”고약속했다. 토론회는1부이양주경기연구원선임연구원의‘도시숲지원센터의지정및운영의근거와필요성’,최승희생명의숲사무처장의‘도시숲확대및관리를위한시민참여활성화방안및사례’주제발표와2부종합토론이진행됐다. 이양주선임연구원은“인구밀도가높은수원시내에서는대규모숲을확보하기어렵다.작은숲들을3차원적으로잘조성하는것이현실적전략”이라며“대부분땅이사유화된상황에서이모두를시가하기에는한계가있어,시와민간이같이해야한다.작은숲들을조성하고연결하면면적은적지만도시숲의기능을유지할수있다”고말했다. 더불어“밀도높은도시에서생태계서비스를위한숲의확보는매우어렵기때문에게릴라녹화운동도수용할수있는민·관이협력해중간지원조직을운영하면게릴라보다더효과적일수있다”는의견을밝혔다. 최승희사무처장은도시숲조성사례와주요사업및나아가야할방향에대해설명하며“지역사회와소통해현장에서이슈를찾아시민참여를확대하고,도시환경·사회문제해결을고려한새로운모델및대안만들기가중요하다.특히시민활동가조직,교육을통해지역사회내에서지속될수있는체계를마련해야한다”고강조했다. 이어“교육·건강·치유등다양한영역과네트워크를형성해연결고리역할을하고,다양한영역의이해관계와거버넌스를구축해운영해야한다”며“현장의상황이정책적으로반영될수있도록제안및개선이필요하다”고말했다. 발표가끝난후에는김부식한국조경신문회장을좌장으로▲이범석새빛수원손바닥정원단단장▲박영철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상임공동대표▲서형미수원광교카페거리마을정원단팀장▲김선주수원시녹지경관과과장이패널로참여해토론이이어졌다. 서형미팀장은카페거리의성공사례와과정을소개하며“틈틈이이뤄지는환경정화활동으로이웃주민들과유대가강화되고마을주민들의자발적참여가늘어났다.지속적인마을정원맞춤교육과모니터링,전문가의조언이함께한다면더욱유연한도시숲관리가이뤄질수있을것같다”는의견을밝혔다. 박영철상임공동대표는지난수년간수원시가탄소배출절감을이루기위해도시숲을조성하는과정에서시민사회와시의주도적으로협력한내용을설명하며“그과정에는시민단체의참여가중추적이었다”고말했다. 이범석단장은“도시숲조성에있어아파트조경이굉장히중요한것같다.지금까지사유지라는이유로공동주택조경에어려움을겪었다”며“아파트주민과조경전문가사이의중재역할을하고,마을공동체및지역적·이론적특성을고려한의사결정을할수있도록도와줄지원센터가필요하다”고강조했다. 김과장은수원시가추진중인시민활성화정책에대해이야기하며“시는시민들이참여할수있는600개소이상의마을정원에서900명이상의시민들이참여를하고있는성과를보여주고있다.앞으로도시민들과함께만들어가는공동체정원등을더확대할계획이다”고말했다. 토론회에참여한한시민은아파트조경에있어시민들이겪는현실적인어려움을토로했다.“주민들의편의와아파트조경의생태계가충돌하는경우에는지속가능한아파트조경을지키기어려운것이현실”이라며“아파트조경을공공영역으로가져올수있는방법이마련됐으면좋겠다”는의견을밝혔다. 이에이양주연구원은“이런부분이개선되기위해서는더욱도시숲지원센터가지정및운영돼야한다”고강조했다.
서주환 교수, ‘국토공간발전연구원 창립’ 초대 이사장 취임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서주환전경희대학교교수가국토공간발전연구원창립발기인대회에서초대이사장으로서“앞으로국토공간과조경분야발전”에헌신하겠다는포부를밝혔다. 지난17일롯데호텔월드3층제이드룸에서는국토공간발전연구원창립발기인총회가개최됐다. 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국토공간과조경분야의학문적산업적발전방향을모색하는연구기관으로서,이날총회는개회선언을시작으로연구원설립현황보고,내년도사업계획발표및총회안건토론순으로진행됐다. 이날행사는개회선언과함께방세환경기도광주시장의축전으로문을열었다.방시장은“보전및정주환경의질적향상이라는새로운패러다임에대응하는중추적역할을국토공간발전연구원이해주기를기대한다”며연구원의설립을축하했다. 이어이경진전공주대학교조경학과교수가연구원설립현황과내년도주요사업계획에대해발표했다. 그는우선“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국토공간의지속가능한발전을목표로하고있으며,이를달성하기위해다각적인노력을기울일것”이라며“조사·분석,계획설계,학술연구를통해국토공간에대한종합적인연구를수행할뿐만아니라,국토공간및조경분야의전문가양성에도주력할계획”이라고강조했다. 또한“기존학회보다조금더진보적이고새로운스타일로학술활동을해보려고한다”며“관련신사업을개발하여우리사회의공간환경을한층더발전시키는데기여할것”이라고연구원의설립취지를밝혔다. 2025년도사업계획에는▲총회및학술대회개최▲연구원미래비전계획수립▲국제학술지발간준비▲외부수탁용역수행등이발표됐다.특히국제학술지발간은5년내에SCI급학술지를발간하는것을목표로하고있으며,이를위한연구와준비작업을차질없이진행하겠다고밝혔다. 이어진총회는서주환임시의장을추대해진행했다.총회안건으로는정관심의,이사장및임원선임,2025년도사업계획및예산안상정,연구원조직구성등이다뤄졌다.특히연구원의사단법인화를위해국토부와협의과정을가져갈계획이며,이를원활히하기위해서정관및사업계획수정을이사회의결의를통해처리할수있도록위임하는안건이통과됐다. 서주환이사장은마지막인사말에서“가칭사단법인국토공간발전연구원을창립할수있도록적극적으로참여의사를밝혀주고도와주신회원여러분들게감사한다”며무엇보다“열심히하겠다는약속을먼저드리겠다”고말문을열었다. 그는“유사분야들이서로협업하고융합의과정을거치면서새로운영역을개척하는것이중요”하다며“융복합을추진해우리업역을보다확대하고,상상을초월하는고부가가치를창출할수있는방향성을제시하는것”을가장해보고싶은사업으로꼽았다.하지만“융복합이라고하면환경생태분야,ICT기술,AI기술과의접목을생각하겠지만,순수예술,디자인,인문학분야등AI가검증할수없는분야와의융복합을통해,인간의손으로만가치창출이가능한새로운분야를개척하고싶다”고포부를밝혔다. 또한서교수는“지난해36년간의교직생활을마무리하고새롭게제2의인생을준비를하면서두가지의일을해보고싶었다”며,하나는“물질만능주의에빠진현대사회에서정신적풍요로움을추구하는것이중요하다고생각으로,현재UNNGO단체인GCS인터내셔널한국본부총재직을수락”하여열심히발로뛰고있고,또다른하나가바로“국토공간발전연구원을통해아름답고쾌적한국토를조성하여국민모두가풍요로운환경에서행복하게지낼수있는사회를만드는것”이라며남은여생을헌신하겠다고말했다. 한편국토공간발전연구원은현재서주환연구원장을비롯해이기의아세아종합건설회장,양병이서울대환경대학원교수,임승빈환경조경나눔연구원장등이고문으로참여하고있다.
이재흥 대표, 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 제13대 회장 추대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대한전문건설협회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제13대회장에이재흥에코밸리대표(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회장)가추대됐다. 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는16일대한전문건설협회플로렌스카라홀에서에서’2024년임시총회’를열고이재흥에코밸리대표를만장일치로제13대회장으로추대했다. 이재흥신임회장은오는11월1일부터2027년10월31일까지말까지3년간회장직을수행하게된다. 2024년임시총회는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와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가‘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로통합돼치러지는원년으로더욱의미가남다르다. 이재흥회장은“미래조경의영역은무궁무진한것같다.조경의업역확대와위상을높이기위해최선을다하겠다”며“회원사와지속적인협력을통해어렵고힘든일이있을때도늘함께소통하며,부끄럽지않은통합회장이되도록노력하겠다”고당선소감을밝혔다. 옥승엽조경시설물공사업협의회장은“‘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협의회’로통합돼진행되는첫번째공식행사로굉장히뜻깊은날이다”며“우리업종은원래부터잘통합돼운영됐지만,대업종화로인해장단점이많았을것같다.앞으로는회원사가모여하나가돼각자의역할을다한다면그시너지효과는대단할것이다”고말했다. 13대감사로는하광철새숲조경대표가선출됐다.운영위원은회원들의동의하에회장이임명하는것으로권한을위임했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 창립 10주년, “한국 정원문화 세계화 앞장”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정원디자인학회‘창립10주년기념식및포럼’이지난12일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성황리에개최됐다. 이번기념식은정원문화확산과정원산업육성을위해다양한사업을펼쳐온정원디자인학회의지나간10년,다가올10년의시간을기념하기위해개최됐다. 행사는▲1부개회사·기념사및축사,공로패수여,10년간의발자취영상시청▲2부스즈끼마코토일본동경농업대학교명예교수특별강연,다가올10년의이야기등으로진행됐다. 이혁재정원디자인학회장은개회사를통해“10주년이되는의미있는해에회장을맡게돼막중한책임감을느끼고있다.전임회장님을비롯한회원분들이함께쌓아올린성과를성실히이어받아새로운10년을준비하도록하겠다”며“조경·원예·관광등융합적인접근을통해연구및교육과관련된정보를활발하게교류하겠다.특히학회지활성화·국제화,다양한연구수행,회원관리·운영체계화,학회재정기반안정화등모든분야에서내실있는학회가될수있도록앞장서겠다”고약속했다. 김용기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기념사를통해“지난10년간초창기의어려움을극복하고시대에발맞춰학회를이끌어온회장단및회원들의적극적인참여와활동덕분에눈부신발전을이룬것같다”며“한국은이제정원시대에들어섰다.그러나그변화에급급할게아닌,새로운변화와혁신을통해정원문화를이끌어가야한다.정원을들여다볼수있는공간이일상속에자리잡아마음을다독이고삶에에너지를주길바란다”고말했다. 조세환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학회의정착과발전을위해노력해주신모든분에게깊은감사를드린다.빅뱅에서부터우주가탄생했듯이,학회역시10년전창립의빅뱅이일어난후오늘에이르기까지다양한변화와발전의과정을거쳐왔다”며“제1대홍광표회장을이어제2대이혁재회장이초창기학회가걸어온모험의길을회장단및회원과함께더넓히고다듬어단단한번영의대로로이끌어새로운정원문화의길로진화해나가길바란다”고격려했다. 홍광표정원디자인학회고문은“학회는창립이후학회지발간,정원디자인아카데미,가든볼(스마트가든)개발등정원문화확산과정원산업육성을위한다양한사업에적극적으로참여했다.기념식과포럼을통해지난10년간우리학회의발자취를살펴미래를열기위한열쇠를찾고,앞으로10년간이뤄야할비전과4대목표및10대과제를발표하려고한다”며“학회가지금까지이룬성과는미약할지모르지만,그하나하나가한국정원의미래를설계할씨앗이됐다는것은확실하게말할수있다.발기인대회에서부터창립총회를거쳐오늘에이르기까지함께해주신모든분들께다시한번깊이감사하다”고말했다. 최병암전산림청장은축사를통해“한국의정원정책발전기폭제가된것은2013년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였던것같다.그이후2014년에학회가창립돼이듬해설립등기됐고,2016년12월에수목원법에정원규정을넣은수목원·정원법이공표됐다는이두가지는한국정원발전의큰이정표라할수있다”며“이후지금까지정원정책발전으로한국은정원의시대에들어선것이분명하다.정원사회와정원국가,더나아가아름다운녹색지구를만들려는인류의노력에학회가큰힘을보태아름답게발전하길바란다”고응원했다. 2부에서열린특강에서스즈끼마코토명예교수는‘일본정원의과거,현재,미래’를주제로일본정원학회가추진하고있는방향에대해이야기했다. 학회는지난10년간새로운트렌드로자리잡은‘정원’의새로운10년을준비하기위한비전을‘한국의정원문화세계화로진흥한다’로결정했다. 이를위해▲연구를통한학문적기여▲새로운기술의개발과혁신▲미래지향적정원문화의창조▲정원전문인재의양성을4대목표로설정하고,10대과제를선정했다. 연구를통한학문적기여를위해서는학회지를국제저명학술지로육성하고,해외한국정원조성및외국학회와협력을통한학회국제화에나설예정이다.학제적융합을통해정원영역의재창조를이룰예정이다. 새로운기술의개발과혁신을위해서는R&D를통한새로운정원기술개발,산학협력을통한정원산업의신성장동력을제공할방침이다. 미래지향적정원문화의창조를위해서는다양한분야의참여를통한새로운정원문화를창조하고,탄력회복성이있는정원문화선도에앞장설예정이다. 정원전문인재양성을위해서는정원전문교육관의지정을받아정원디자인아카데미의전문화를통한실무형인재양성을추진하고,정원작가인증제를통한검증된전문인력을양성할계획이다. 한편이날기념식에서는김용기고문,조세환고문,홍광표고문,이혁재회장이공로패를받았다.
2024 대한민국 조경대상 ‘대통령상’에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경 2BL’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현대건설의‘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이‘2024대한민국조경대상’최고상인대통령상을거머쥐었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와공동으로지난11일서울식물원보타닉홀에서‘2024제14회대한민국조경대상시상식’을개최했다. 대한민국조경대상은2001년도입해매년개최하는국내조경분야최고권위의상으로국토의쾌적한생활환경을창출하고국민의삶의질향상에기여한우수조경공간을발굴해격려·시상하고국민인식을높이기위해마련됐다.공모는최근10년이내진행된조경공간및시설을대상으로공공과민간부문을나눠선정했다.대통령상과국무총리상은2019년에처음신설된상이다. 5월17일부터7월19일까지공모를진행한대한민국조경대상은서류심사와현장심사,국민참여평가등총3단계를거쳐최종21개작품이수상작명단에올랐다.특히,이번조경대상심사기준에기후변화와지속가능성을고려한탄소중립,스마트기술등이추가됐다. 이번2024대한민국조경대상대통령상에는‘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에돌아갔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조경2BL’은6만5000㎡규모의도심숲을조성해탄소배출제로를시도하고130여종수목과140여종초화를심어식물원수준의종다양성을확보했다.수목의특성을고려한식재,환경축을고려한지형과의조화,지역사회와소통가능한공공성확보까지혁신적인조경중심의아파트단지의좋은사례로높은점수를받았다. 이단지조경은현대건설이설계·시공하고식재는유일종합조경·정한조경이,시설물은동영조경·그린에이드,정원은오랑쥬리,숲놀이터는원앤티에스,물놀이터는청우펀스테이션이맡았다. 국무총리상은‘함박·너른·마루’를조성한한국토지주택공사·씨에이조경기술사사무소·유승건설·양우건설·가람엘앤씨·이에스아이·영도건설이수상의영예를안았다. ‘함박·너른·마루’는함박산기존숲의보존과복원등친환경성을바탕으로도시와자연을잇는녹색거점으로의조화를인정받았다.또맹꽁이서식지를보장해자연친화적인대형공원을조성해도시의허파를만든점에좋은평가를받았다. 국토부장관상공공부문에는▲경기도이천시·다음기술단·풍산건설·한국종합기술의‘설봉근린공원’이,민간부문에는▲포스코홀딩스·얼라이브어스·포스코이앤씨의‘포스코스퀘어가든’이선정됐다. ‘설봉근린공원’은도시의연결과주민의이용성,근린공원이인천시주민들이어떤수요를갖는지를풀어낸것이돋보였다.포스코스퀘어가든은공원녹지를도시안에서풀어내고,조경의영역확대라는부분에심사위원들의공감을이끌어냈다. 환경부장관상공공부문에는▲서귀포시청중문관광지관리소·아뜰리에나무·세운주식회사의‘제주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가,민간부문에는▲포스코이앤씨·CA조경기술사사무소의‘더샵갤러리’가선정됐다. ‘제주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는국가유산의절제된디자인으로자연의화려함을,‘더샵갤러리’는옥상정원과실내정원을주변산지와연결하고이용자들을위한프로그램등이부각됐다. 국가유산청장상공공부문에는▲국가유산청궁능유적본부·주식회사유엘피·이연소의‘창경궁물빛연화’,민간부문에▲엘지상록재단·디자인스튜디오이레의‘화담채’가받았다. ‘창경궁물빛연화’는야간조명과미디어아트가새로운조경분야를열어준점,‘화담채’는민간정원의약진이좋은평가를받았다. 산림청장상공공부문에는▲수원시청재산관리과·탑건축사사무소·매스팀버코리아의‘수원시청새빛민원실’,민간부문에는▲대치동제1지구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오픈니스스튜디오·대우건설의‘대치푸르지오써밋’이뽑혔다. ‘수원시청새빛민원실’은회색빛민원실을조경으로온기를불어넣은점,‘대치푸르지오써밋’은소규모공간에정원·공원의연결성이좋은평을얻었다. 이외에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상우수상은▲궁능유적본부·산수조경·일등종합문화재주식회사의‘덕수궁선원전’▲평택시푸른도시사업소·경호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무소·개성건설의‘평택부용산공원’▲한국수자원공사·수성엔지니어링·DL건설주식회사의‘부산에코델타시티방재공원’▲GS건설·윤디자인스케이프·장원조경의‘북수원자이렉스비아’▲개포1동주공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HDC현대산업개발의‘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1BL’▲한국수자원공사용담댐지사의‘용담댐수변정화림’▲중부지방산림청·라이브스케이프·세종시산림조합의‘2022세계조경가대회기념정원’▲현대자동차자산개발팀·간삼건축조경팀·현대엔지니어링자산서비스혁신팀의‘InsightJourney(옥외명상정원)’▲서울그린트러스트·KCA한국공항공사·그람디자인의‘거인의정원에서우리지금만나’가선정됐고,장려상은▲김포클린도시사업소·아리울씨앤디의‘별빛모래성’이받게됐다. 마지막으로특별공로상에는사유지내조경공간을조성·공유해민간부문조경산업발전에기여한포스코홀딩스가수상했다. 이날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환영사를통해“올해환경조경발전재단에서처음으로주관하게된이번행사는지난해와비교해출품작규모가50%이상증가했고,약2만명의국민이국민참여평가에참여해역대어느행사보다도뜨겁고치열한경쟁이었다”며“조경대상운영위원회를수립해행사의투명성을강화하고,심사의공정성,모바일투표를통한편리성의3가지주안점을두고추진했다”고말했다.또“앞으로일반시민들이함께즐길수있는모두의축제로발전할수있도록노력할것을약속드린다”고전했다. 이상주국토부국토도시실장은축사에서“그동안대한민국조경대상은대부분공공부문에서수상했지만,최근민간부문에서도기후위기와탄소중립등으로조경의중요성을인식해조경공간의수준이매우향상됐다”며“도시공원·녹지·아파트단지까지조경이가진무한한잠재력을개발하고발휘되도록국토부가노력하겠다”고말했다.또한“조경과관련된건설기술을개선하고국가기술자격,조경진흥법개정을제때준비해정책적제도적기반이마련될수있도록하겠다”고덧붙였다. 한편,이번행사에는이은수포스코이앤씨팀장이‘조경의공공성과방향성’을주제로특강을진행했다. 2024대한민국조경대상수상작은오는16일까지서울식물원1층에전시된다.
[미래포럼] 국토의 미래와 우리의 대응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미래를전망하는것은쉽지않다.그럼에도미래를전망하는많은연구와책들이있다.분명한것은미래는지금과다를것이고,변화의속도는점점더빨라질것이라는점이다.예측이대체로맞은경우도있었고,벗어난경우도있었다.과거를돌이켜보면우리의국토도많이변화했고,앞으로는더욱빠른속도로변할것이다. 인류의미래가밝지만은않다,유발하라리는인류를위협하는3가지요소로세계대전과핵전쟁,생태계파괴,파괴적기술을꼽고있다.기술발전을기반으로경제적으로는풍요로워졌지만기후위기와빈부격차등어두운면도상존한다. 우리나라의관점에서미래변화와관련중요한화두는기후위기,첨단기술,인구구조등이다.기후위기로빈번한기상이변과불확실성이증가하고,더불어펜데믹의증가와생태계의교란도일어날것이다. 첨단기술은편리하고빠른이동성을제공하고,세계의모든사람을실시간으로연결하는초연결사회를실현하였다,AI의출현으로전통적인많은일자리가사라지고새로운일자리가생겨날것이다. 통계청자료에의하면2023년합계출산율은0.72이고올해는더욱줄어들것으로예상된다.1980년21.8세이던중위연령은2072년에63.4세에다다를것으로전망된다.인구는줄어들고노인인구비중은더욱늘어날것이다. 우리의국토도이러한메가트렌드의영향을받을것이다.우리의국토가어떻게변할까?궁금한지점이다.할수만있다면예측하고미리대비하는것이맞을것이다.지금까지의연구결과들을종합할때다음과같은4가지를예측할수있고,조경분야도대비가필요할것이다. 첫째,수도권집중과도시의광역화가더욱심화될것이다.2019년기점으로수도권인구가비수도권인구를추월하였다.수도권의양질의일자리와다양한공공인프라가집중의원인이다.많은균형발전정책에도불구하고기회를찾아서,좋은서비스를제공받고자수도권으로이동하고있는현상을막지는못하고있다.또한수도권과비수도권도시모두생활권과경제권이확대되는광역화도일어날것이다.대표적으로수도권광역화로충남북부와강원동부도수도권영향을받는지역이되었다.도시는확대되고농촌은축소되는현상에대비하여도시-농촌인접부에대한친환경적인관리,축소되는농촌지역의재자연화,도시에서의공원녹지확대를통한삶의질을높이고자하는요구가증가할것이다. 둘째,지방소멸과고령화현상이다.위에서언급한것처럼수도권집중의반대급부로지방인구는급속히줄고고령인구비중이높아질것이다.부산,대구,광주등지방대도시도예외가아니다.많은정책과예산이투입되었음에도불구하고개선되지않고있다.이러한현상을인정하고다양한대응이필요한시점이다.균형발전정책이지금까지의인구관점에서삶의질관점으로전환하는것이필요하다.지방의도시와농촌에거주하는국민을위해기본적요구를국가가책임지는것이중요하다.의료,교육,문화,복지등기본수요를일정수준이상보장하는것이다.여기에다양한여가시설,공원,정원,도시숲,생활인프라가포함되어야한다.조경분야도기존의전통적영역인공원녹지와아파트단지조경에서보다다양한공간으로영역을확대할기회가오고있다고볼수있다. 셋째,초고속교통망의발달이다.이제전국반나절생활권이되었다.고속철도건설은국토공간의변화뿐만아니라우리의일상생활에도많은변화를가져왔다.국토의광역화와더불어이동성증가로국토구석구석이힐링의장소가되고있다.대규모관광지보다지금까지찾지않던장소가인기를얻는현상도나타나고있다.소득이증가하고이동수단이발달할수록다양한여가공간과관광명소를요구하는수요가증가할것이다.특히,가성비와다양성을추구하는최근젊은세대의특성을고려한관광과여가공간의창출이중요해질것이다. 넷째,기후위기와이에대응한탄소중립실현이다.온실가스를줄이는노력과더불어기후위기로인한부정적영향에적응하는것도중요하다.산림과공원녹지를확충하여온실가스흡수원을늘리는정책이필요하고,이상기후로인한재해에대비하는것도필요하다.기후변화로인한생태계변화를최소화하기위해자연환경을잘보전하는제도와노력도더욱중요해질것이다.기존보호지역을확대하기는인구밀도가높은우리의현실에서는어려운과제일수있다.동일한면적의보호지역에서더욱많은온실가스를흡수할수있는연구도필요하고,훼손된지역을보다빠르게복원시키는기술개발도시급하다.빅데이터와AI등첨단기술을활용하여조경분야의새로운시장확대를기대해본다. 지난반세기는효율성과경제성을중시하는성장사회였다.앞으로는사회·문화적으로기초가튼튼한성숙사회로나가야한다.성숙사회가추구하는바는한마디로사회적가치를지향하는것이다.환경,사회적연대,삶의질을중시하는것이다.성숙사회에서는조경분야의기여할바도더욱커질것이다.또한분야간의벽이지금보다는약해지고,융복합이강조될것이다.분야간협력이조경분야생존전략의필요조건이라생각한다. 김명수/국토연구원연구부원장
[공원에 간다 ④] 다산공원, 초록 점을 찍다
신당동에위치하는다산공원은그야말로동네의중심이다.직사각형4면은모두도로로둘러싸여있고각각의도로는여러개의골목길로이어진다.공원일대는동대문시장과가까워의류관련소규모공장이골목중간중간에있고오래된주거지의역할도하고있다.인접한중앙시장이젊은이들의핫플레이스로자리매김하면서그영향이다산공원까지이어져,공원을둘러싸는건물에는카페는물론베이글가게,햄버거가게등젊은이들이찾는가게들도하나둘씩들어서고있다.덕분에공원은항상다양한이용자들로하루종일북적거린다. 그많은이용자중에는매일매일이곳으로출근하는이들이있다.77세의영순씨와그녀의친구들이다.‘다산공원6인방’이라고부를수있겠다.그녀들은전용의자인빨갛고파란플라스틱의자에앉아낮대부분의시간을이곳에서보낸다.태양의위치에따라서,바람이부는방향에따라서의자의위치는정해진다.가을에는해가잘드는파고라옆에,여름에는그늘이잘드는야외무대옆에의자를놓는다.그녀들은반려견을산책시키고가을에는은행을줍기도하고,음악을듣고,전화통화를하고,모여서이야기나누고,과일,커피,오징어같은음식을나눠먹으면서자신들의공원생활을차곡차곡채운다.그녀들의대화소재는최고의콩나물요리법부터자식들에대한걱정까지무궁무진하다. 2018년부터다산공원에나오기시작했다는영순씨는아주성실한공원생활자이다.반려견인마리와함께거의매일,가장빨리공원으로나온다.준비도철저하다.오후친구들의공원생활이시작하기전먼저나와의자가놓일장소를청소하고의자를가지런히놓는다.오후에이루어지는공원관리청의청소로,그녀와친구들의공원생활이방해될까봐자신이미리청소를해두는것이다. 다산공원6인방중의또다른한명인춘희씨는근처다가구주택의반지하에산다.경기도안성에사는딸이같이살자고하지만20대에정착한이후쭈욱살아온이곳을벗어나는건그녀로서는상상하기어렵다.탄탄하게구성된생활영역과친구들,이곳에서그녀는자유로우면서도안정감을느낀다.물론자식한테부담을주기싫은마음도독립거주의중요이유이긴하다.친구들의전언에따르면춘희씨는아주아주바지런하다.혼자살고허리가휘어거동이쉽지않지만하루세끼를대충때우는일은거의없다.매일매일정성들여된장찌개를끓이고생선을굽는다.그래서그녀의집입구는저녁이면맛있는냄새로채워진다.그리고다가구주택에딸린작은화단도열심히가꾼다.잡초를뽑고,이쁜꽃을심는다.한쪽에는호박을심어호박잎과호박을반찬거리로삼기도한다.그녀의정원이고텃밭이다. 영화‘찬실이는복도많지’에서주인공찬실이는세들어살고있는집의주인할머니와함께콩나물을다듬다가할머니한테하고싶은거없냐고물어본다.할머니는하고싶은게아무것도없다고하면서늙으니까그거하나좋다고한다.그리고그둘의대화는다음과같이이어진다. 찬실:진짜하고싶은일이하나도없으세요?그런사람이세상에있어요? 할머니:나는오늘하고싶은일만하고살아.대신애써서해. 찬실:그러면오늘하고싶었던거는콩나물다듬는거였겠네요. 할머니:훗,알면됐어. 하고싶은게없는사람이있다는게신기한것처럼,하고싶은것투성이인다산공원의젊은이들에게영순씨와그녀친구들의공원생활은얼핏무료한시간보내기로보일수있다.그녀들의일상이쓸쓸해보일수도있다.하고싶은게많은그들에게오늘은하고싶은것을향하는시간의직선위에있기때문이다.오늘은내일을위한날이다.그러나영화속할머니나,영순씨와그리고그녀의친구들에게오늘은내일을위한날이아니라하나의온전한점이다.그리고그녀들은그점을‘애써서’찍는다.‘오늘’하고싶은일인‘공원생활’을위해서미리청소하고의자를내어놓고친구들과나눌음식을준비하며꾹꾹눌러일상의점을찍는다.다산공원에서의점은초록점이다.
2024 코리아가든쇼, 최윤정·김동민 작가 ‘대상’ 수상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2024코리아가든쇼’에서최윤정·김동민작가의‘WETONWET,블렌딩가든’이영예의대상을차지했다. 산림청이주최하고국립수목원,서울시가공동주관한‘2024코리아가든쇼’시상식이8일서울뚝섬한강공원일대에서열렸다. 시상식에는최영태산림청산림보호국장,임영석국립수목원장,심상택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신창호국립세종수목원장,이수연서울시정원도시국장,신창호국립세종수목원장등을비롯한관계자및시민들이참석했다. 이날행사는▲환영사및축사▲코리아가든쇼·실내정원아디디어공모시상식▲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금상시상식▲기념촬영▲정원작품투어▲공연순으로진행됐다. 이수연정원도시국장은환영사를통해“정원도시국에오기전복지정책실에서업무를담당했는데,한국이많이발전하고경제적수준이높아짐에도불구하고마음적으로풍족한사회는아닌것같다는생각을했다.이에해결책으로많은고민을했는데,정원·가드닝,자연과연결되는것이그해법인것같다”며“내년보라매공원에서진행될‘2025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도다같이참여해공간을아름답게만들고시민들에게힐링과치유의공간조성해주길바란다”고말했다. 최영태산림보호국장은축사를통해“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시작된이후로법·제도가많이생겼고,짧은기간에많은도시들이정원도시로나아가기위해노력하고있다.정원은작가,시민등모두적극적으로참여했을때꽃을피울수있는것같다”며“정원도시를조성하기위해서는시민들의참여하고지원이적극적으로필요하다.특히정원을조성하는것보다유지관리하는것이더욱중요하다”고말했다. 대상을수상한‘WETONWET,블렌딩가든’은젖은화지위에컬러를칠하고마르기전에컬러를올려색이자연스럽게섞이도록하는수채화기법을모티브로했다.천장과벽,문,창문으로구성된콘크리트구조물(콩코드하우스)과곡선의녹지를유기적으로배치해화지에색이섞이듯이경계의영역이섞여들어가는모습을표현했다.자연과인공이유기적으로결합된공간의구조를기반으로프레임을통해외부의풍경을경계속으로끌어오고미디어아트로가상과현실의경계가만나새로운풍경을만들어낸다.한강의풍경과정원그리고미디어아트로이어지는경관적시퀀스를통해감각의범위가확장되는것을보여준다. 최윤정작가는“2020코리아가든쇼첫작품‘리틀포레스트’로데뷔해서2024년코리아가든쇼‘WETONWET,블렌딩가든’으로대상을받았다는것에더욱의미있고,감회가새롭다.특히이번작품은손길이하나하나안닿은곳없이애정을가지고작업했다.후회없을만큼열정을다했기에좋은결과가더욱뜻깊게다가온다.이상을계기로저만의색이뚜렷한작가,더욱더발전하는작가가되도록노력하겠다”는수상소감을밝혔다. 이외에도▲최우수상에는조은희작가의‘빛과소리의정원’▲서울매력정원상에는김미진·박병길작가의‘ForRest,쉼표가있는숲속음악당’,이정연·이연주작가의‘ARtGarden(에이알티정원)’▲코리아가든쇼상에는김태원·박선영작가의‘자연이만드는예술,풍경’,나성진작가의‘정원읽기의즐거움이선정됐다. 실내정원아이디어공모에는▲대상에김예슬(전남대학교)의‘HandyGarden’▲최우수상에임승연(건국대학교)‘IAM’▲우수상에김용수(계명대학교)‘작고작은나의숲’,▲김영현(서울여자대학교)‘다정:마음을비우고나를되돌아보는공간’▲특별상에김윤태(상명대학교)‘palette’가뽑혔다. 2024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금상에는이민섭·이소선신구대학교‘A+’팀이수상했다.금상수상팀은2026년베이징에서열리는국제기능올림픽대회최종결승전에참가할수있는자격을받게된다. 한편‘통섭(統攝),경계를허물어힐링시대의문을열다’라는주제로조성된이번코리아가든쇼정원작품은존치정원으로뚝섬한강공원일대에전시된다.
“지속가능한 정원도시, 장기적 관점에서 설계돼야”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성공적인정원도시를조성하기위해서는단기적이아닌장기적관점에서설계돼야한다는의견이나왔다. 서울시,산림청,국립수목원이공동주최하는‘2024국제정원심포지엄’이지난4일서울시청8층다목적홀에서개최됐다. 이날심포지엄에는정원·조경·건축관련국내·외전문가6인과오세훈시장,임영석산림청국립수목원장,임만균환경수자원위원장,시민등이참석했다. 심포지엄은정원의회복성과지속가능성,도시에서정원이가지는역할등에대해논의하기위해▲오세훈서울시장특별대담▲‘정원이가진회복력’을주제로한‘세션1’▲‘정원과의동행’을주제로한‘세션2’로구성됐다. 대담에는오세훈시장,로버트해먼드뉴욕하이라인파크프로젝트기획자,마보우탄전싱가포르국토개발부장관이참여했다. 오세훈시장은특별대담에서런던을방문했을당시감명받았던순간에이야기하며,서울이궁극적으로나아가야할‘서울시전체의정원화’에대한비전을제시했다. 오시장은“런던은걸어서10분이내어디든정원을마주할수있는‘거대한정원’같았다.이처럼정원을마주하고걷고싶은도시를만들기위해서는‘걸음’을유도하는정책이중요하다”며“시에서건물의용적률을높이는이유도1층에더많은녹지공간을조성해걷고싶은정원을조성하기위한것이다.생활권내걸어서활용할수있는인프라를조성해야한다”고강조했다. 해먼드는“조경을기존의정원과공원에만적용하는것이아닌,고속도로나상가사이등예상치못한곳에넣는것도중요하다”며“도시정원화를위해서는사람들이녹지와더친근해져야한다”고말했다. 마보우탄전장관은“녹지만큼이나수자원도중요하다.스콜과계절풍의영향을많이받는싱가포르는정원을배수에활용하고있다.기후위기시대의정원이단순히미적인역할뿐만이아닌기능적인역할도할수있다”고설명했다. 대담이끝난후세션1에서는▲로버트해먼드의기조연설을시작으로,▲이선한국전통문화대학교전통조경학과명예교수▲마티어스콜레의주제발표가진행됐다. 로버트해먼드는뉴욕하이라인의성공스토리를공유하며,하이라인이경제적,환경적,문화적으로어떠한부흥을이끌었는지설명했다. 해먼드는“하이라인은펼쳐진자연뿐만아니라도시자체의회복력을보여줬다.시간이지남에따라공원은문화행사,예술,명상,요가등사람들과함께연결되는장소로변모했다”며“도시는인간의필요를충족하는웰니스인프라없이는살아남기어렵다.서울청계천처럼하나의플레이스를만들어도시에변화를줘야한다”고말했다. 이선명예교수는인문학적인관점에서정원과조경에대해이야기하며“과거의정원이인간이자연을지배하고힘을과시하는공간이었다면,21세기의조경은인간과자연이공존하는방법을모색해야한다.특히식물의‘자유의지’를존중하는조경이중요하다”는의견을밝혔다. 이어“현재한국은정원에대한국가적관심이급증하고있다.개인정원가꾸기의추세가지방정부뿐만아니라개인에게도영향을미치고있다.기후위기의심각성이높아짐에따라대규모국립및지역정원의경우정원의지속가능성과생태적영향이그규모나수보다더중요해질것”이라며“정원을설계할때는부지선정,지역특성화,생물다양성,물관리,심지어팬데믹에대처하기위한전략과같은환경요소를고려하는것이필수적이다”고강조했다. 콜레는2017년베를린의국제정원박람회(IGA)와2021년독일에르푸르트·만하임BUGA의사례를설명하며,성공적인정원박람회추진을위한내용을공유했다. 콜레는“독일의정원박람회는점점더도시계획을위한도구로발전하고있다.기후적응형심기,지역빗물관리,토양관리등잘알려진복원력기준에초점을맞추고있다.최근몇년동안은환경교육과주민및환경단체의강력한참여도가박람회의범위내에서지침원칙으로추가됐다”며“단기적인기대와장기적인목표를모두충족해야한다.단순히일회성행사가아닌지속가능한프로젝트로이어져야한다”고강조했다. 세션2에서는▲전영애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명예교수(여백서원원장)의기조연설을시작으로,▲카시안슈미트가이젠하임대학교교수▲마보우탄전싱가포르국토개발부장관의발표가진행됐다. 전영애교수는‘여백서원’과‘괴테마을’의취지와운영사례를소개하며,자연과인간이함께하는정원의가치에대해이야기했다. 카시안슈미트교수는독일의공원,정원,정원박람회사례를통해미래도시녹지와정원조성에대한식재아이디어를공유했다. 슈미트교수는“앞으로는폭염등기후변화로인한환경문제속에서생태학적가치가있는공공공간에대한시민들의요구가증가할것이다.미래의가장중요한과제는도시식생의올바른관리와장기적인관리라고생각한다”며“전문정원사외에도시민이함께유지관리에참여해야한다.공공녹지공간의동반성은미적·환경적효과외에도사회적상호작용과시민의생태적역량을강화할수있다”고말했다. 마보우탄전장관은싱가포르의장기적인도시계획이어떻게‘정원속의도시’로이어졌는지설명하며,가든바이더베이가수행하는중요한역할에대해이야기했다. 마전장관은“‘정원도시’의다음단계는공원,정원등을통해지역사회와장소·공간을연결하는‘정원속의도시’로만드는것이다.지속적인도시화와기후변화에직면한도시계획은자연을도시로엮어환경을보호하기위해단기적이아닌장기적관점에서설계돼야한다”고말했다. 각세션발표가끝난후에는권진욱영남대학교조경학과교수를좌장으로토론및질의응답이진행됐다.
정영선 전시 회고, “조경, 문화예술 한 분야로 마땅히 자리잡을 것”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조경가들과문화체육관광부관계자들이모여‘조경가정영선의국립현대미술관전시’의의미를되돌아보는자리를마련했다. 한국조경가협회는지난9월30일대학로마로니에공원‘예술가의집’회의실에서국립현대미술관전시‘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되돌아보고,문화예술분야의한축로서의조경가및조경작업에대한위치를되집어보는대담을가졌다. 이번행사는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의기획으로,최영준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사회를맡아진행됐다. 이날대담회에는문화체육관광부에서정병국한국문화예술위원장과김수현시각디자인과장이참석했고,전시의주인공이었던정영선조경가와전시기획을총괄한국립현대미술관의이지회학예사도참석했다.조경계에서는환경조경발전재단의심왕섭이사장과한국조경가협회박명권,박승진부회장,이진형상임이사가참석해의견을나눴다. 대담은이지회학예사로부터이번전시에대한국립현대미술관의성과와의의를듣는것으로시작됐다.그는“지난9월22일마무리된전시는현대미술거장의전시보다도30%이상많은관람객(최종집계27만7000명)이찾으며뜨거운호응을이끌어냈고,조경작업의과정과결과물이예술의한분야로서작품성및대중성을모두인정받는계기가됐음을확인할수있었다”며“여담으로미술관지하층중정에조성된정원의큰존재감으로미술관이용의무게중심이아래층으로확장되기도했다”는감회도전했다. 이에대해정영선조경가는새삼스럽게조경이냐예술이냐따져볼문제가아니라,모든분야가합심하고초심으로돌아가서,지극히아름다운정원인우리나라국토경관을잘보존하고가꿔가는일에여러부처가협력해줄것을간곡히당부했다. 이어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의“우리나라조경의현황과과제”에대해간략한발제가있었다.우리나라조경을▲건설기술▲자연과학▲문화예술등세가지요체로나누어그현황과과제를짚어보고,말미에한국조경가협회에대한소개를덧붙였다. 이어진자유토론에서,심왕섭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은“그동안개별적발전만이루어나간조경분야에통합의노력이중요”하다며“이번전시를계기로높아진위상을잘이어나가서분야의업역을확장하면서도내부적인통합의계기로삼아야한다”고강조했다. 박명권한국조경가협회부회장은조경설계사무소대표이기도하지만조경계의유일한잡지·신문인<환경과조경>과<한국조경신문>의발행인으로서,그간조경에대한사회적인식이폄하돼왔던상황에안타까움을표하면서“이번전시를계기로시민사회에조경의가치를드높인것은굉장히고무적인일”이라고말했다.그리고“이같은흐름이정영선조경가한분으로끝나지않고제2의제3의정영선조경가들이계속탄생해야한다”고역설하며,예술의한축으로서조경분야의위상을확립하는제도적뒷받침이필요하다고강조했다. 박승진한국조경가협회부회장은과거여행에서경험한조경전시들을회고하며당시관람한조경드로잉에서많은감흥을얻었고본인의진로결정에도큰영향을받았다며“이번정영선전시를본후배조경가나학생중에서도틀림없이조경분야에서좋은예술가로성장하는사람이나올것”이라는의견을전했다.또한그는현재도시에서예술적감흥을전달하고예술적행위의장을형성하는문화공간들은그어떤분야보다도조경에서만드는공간들이많다면서,특히나문화공원의큰힘에대해언급했다.최근대한민국공공디자인상의최고상인대통령상을이례적으로공공오픈스페이스인오목공원이수상한것에대해서도의미와자부심을전했다. 이진형이사는“건축분야에서미술사조와디자인분야를서로매치해서많이이야기하고있는데,실은조경및정원분야도미술사조의흐름과발맞추어쌓아온유산으로서역사와가치를가지고있다”고강조했다.또한“이번전시에서조명된정영선조경가의자연주의등의양식도한국의지난반세기를반영해온문화적산물”이라며개인적으로“타분야와차별되는자연을소재로한예술분야로서자부심이있다”고말했다.아울러이번전시를계기로문화체육관광부와가까운관계를가져가기를기대했다. 김수현문화체육관광부시각디자인과장은“오늘대담의주제가1~2년의문제가아니라조경업계에서오랜고민이있었음을알수있는자리였고,이런공감대를바탕으로조경의문화예술로서의가치를제도화하는등지원의폭을넓혀가는논의를이어가자”고밝혔다. 마지막으로정병권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은“보수적인국립현대미술관에서조경의전시를받아들이는것은굉장히발전적인방향으로우리문화예술계가진화하고있다”는의미라고말했다.그간분야를구분하다보니“예술분야적성격과환경분야적성격이복합된조경분야의소속이모호한상태”가되어있었음을동감하고,“문화예술의경계가무너지고확장되는시대에조경도문화예술분야의하나로마땅히자리를잡아갈것”이라고전망했다.
  • 환경과조경 2024년 11월
  • 조경공사 적산기준
  • 공원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