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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수‧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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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나무 참나무는 특정 나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참나무과 참나무속에 속하는 여러 나무를 통칭하는 이름이다. 들에 핀 다양한 국화과 식물을 ‘들국화’로 부르는 것과 같다. ‘참’나무란 여러 가지로 쓰임새가 많아 진짜 나무라는 뜻이다. 참나무속 나무는 모두 도토리라고 불리는 견과를 생산하므로 ‘도토리나무’라고도 부른다. 전세계에 600여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낙엽활엽수 6종과 상록활엽수 4종이 있다. 대부분 키가 8m를 넘는 교목이나, 2m 이내인 관목도 있다. 꽃은 원시적인 형태로 양성화이며 4월에 핀다. 수꽃 이삭뭉치은 새로 난 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밑으로 처지고, 암꽃 이삭은 보이지않을 정도로 작은데 잎겨드랑이 윗부분에 곧게 선다. 도토리라고 불리는 견과는 접시 같은 각두 안에 들어 있는데 나무별로 그 형태가 다르다. 구별하는 방법으로 가장 확실한 것은 잎과 열매의 모양, 잎자루의 길이를 비교하는 것이다. 참나무 6종을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 떡갈나무와 신갈나무, 갈참나무와 졸참나무의 세 무리로 나누어 구분하기도 한다.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는 꽃이 핀 해에 도토리 열매가 성숙하게 되어 크기가 작은 편이다.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는 다음 해에 성숙해서 큰 편이다. 남부지방에서 살고 있는 상록활엽수는 가시나무 4종은 가시나무,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 졸가시나무 등이 있다. 중부지방에서는 볼 수 없지만 남부지방 특히 제주의 숲에 가면 흔하게 만날 수 있다. 토심이 깊은 비옥한 땅에서 왕성한 생육을 하며, 생장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이다. 목재는 단단하고 강인하여 용도가 다양하고 열매는 식용으로 이용한다. 상록성인 잎은 조밀하고 나고 광택이 있으며, 원정형으로 자라 조경수로 인기가 많은 편이다. 내조성이 강하여 해안의 정원이나 공원에 방풍림·방화수·생울타리용으로 식재한다. 난형난제 옛사람들도 참나무 구별하는 방법을 고민했다는데 잎의 특성에 따라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 신갈나무와 떡갈나무 그리고 갈참나무와 졸참나무로 대강 구별했다. 사는 장소별로는 인가와 가까운 낮은 산에는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가 많이 있고, 습기가 많은 계곡에 갈참나무와 졸참나무가 주로 산다. 산꼭대기 능선의 척박한 땅에 신갈나무가, 습도가 적당하며 통풍이 잘되는 고개마루에 같은 곳에는 떡갈나무가 분포했다. 오늘날 숲해설사 교육생들도 참나무 종류를 구분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상수리나무(Quercus acutissima) 도토리를 으뜸으로 치는 것은 굵기도 하려니와 임진왜란때 선조에게 수라상으로 올라간 사연이 유명하고, 산기슭에서 살고 있어 도토리 채집이 쉬운 이유도 있다. 집단으로 서식하고 양지바른 산기슭에서 자라는 옆보다 위로 크게 자란다. 동그란 얼굴의 장난꾸러기 아이가 머리를 뽀글뽀글 파마한 느낌이 바로 상수리 도토리다. 성장이 빨라 나무를 심은 뒤 10년 정도면 목재로 이용할 수 있다. 비교적 수형이 좋은 편이라 최근 들어 조경수 수요가 늘어나서 재배하는 생산농가가 많아졌다. 다른 참나무들은 산림에서 직접 굴취하여 공사현장에 반입하는데 뿌리분이 부실하여 하자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굴참나무(Quercus variabilis) 껍질은 코르크 층이 발달하여 산골집 너와지붕 재료로 사용한다. 보통의 나무들은 껍질을 벗기면 죽는데 이 나무는 죽지 않는데, 10년 간격으로 코르크 층을 벗겨내면 밑에서 새로운 코르크 형성층이 재생된다. 8월 경 수피 만 벗겨야 하고 안쪽으로 상처를 내면 안된다. 오래 살아남은 굴참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3주가 있는데 강감찬 같은 역사적인 인물의 설화가 전해진다. 목재의 재질이 상수리나무보다 떨어져서 오래 살 수 있었다고 하니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라는 속담에 어울리는 참나무다.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의 잎은 긴 타원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바늘 모양의 예리한 톱니가 있다. 이 두 잎은 바늘 모양의 톱니, 잎의 색과 길이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상수리나무는 바늘 모양 톱니가 희게 보이고 잎 표면은 연한 녹색이다. 굴참나무는 바늘 모양 톱니에 엽록체가 있으며, 잎 뒷면은 별 모양의 흰색 털이 빽빽이 나서 회백색으로 보인다. 상수리나무의 잎은 굴참나무에 비해 약간 길며, 상수리나무의 잎자루 길이는 굴참나무보다 짧다. 열매는 둘 다 둥근 모양이며, 열매는 싸고 있는 각두는 뒤로 젖혀진 줄 모양의 포로 덮여있다. 상수리나무의 열매는 각두에 1/2쯤 싸이며, 굴참나무의 열매는 각두에 2/3쯤 싸인다. 떡갈나무(Quercus dentata)는 여러 참나무 가운데 가장 큰 잎을 가지고 있고, 갈변한 잎은 가장 오랫동안 겨우내내 달려있다. 잎 표면에는 어려서 털이 있다가 자라면서 대부분 사라지고 가운데에만 남으며, 뒷면에는 끝까지 별처럼 생긴 털들이 달려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파도처럼 끝이 뭉툭한 톱니들이 있다. 동양 3국에서 이름에서처럼 떡을 찌거나 싸는데 쓰인다. 나무껍질에 타닌 함량이 많고, 술통을 만드는 재료로 유명하다. 신갈나무(Quercus mongolica)는 키가 낮은 편인데 이리저리 구부러지면서 성장한다. 척박한 능선에서 비바람과 건조한 환경과 싸우며 살아간다. 뿌리가 토양을 잡아줘 산사태를 방지한다. 봄에 새 잎은 가장 늦게 피어나는데 가을 단풍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실속있게 잎속에 남아있는 영양물질을 회수하여 겨울철을 대비한다. 찬바람에 겨울눈이 마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뭇잎을 끝까지 떨어트리지 않고 겨우내 붙잡아 놓는다. 천이현상에 따라 우리나라 숲이 참나무로 변해가는 과정이지만 일정한 고도 이상 올라가면 신갈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남산 북쪽 사면도 신갈나무숲이다. ‘신갈나무 투쟁기’라는 스테디셀러 책으로 유명해졌다. 떡갈나무의 각두는 짙은 갈색을 띠는 긴 줄 모양의 포에 싸여 있는 반면, 신갈나무의 각두를 싸고 있는 포는 비늘조각 모양이다. 잎은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큰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다. 떡갈나무나 신갈나무의 잎자루 길이는 짧아 잘 보이지 않는다. 갈참나무(Quercus aliena)는 잎의 생김새가 가장 균형 잡혀 있다고 평가받는다. 잎이 가을 늦게까지 달려있고 단풍색깔도 황갈색 이라서 ‘가을참나무’라고 부르던 것이 갈참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강변과 가까워 물이 풍부한 토양에 많이 산다. 낙엽은 안으로 오그라들어 동그랗게 되어 잘 굴러 다닌다. 종묘 뒷산에 대규모 군락이 있다. 졸참나무(Quercus serrata)는 적황색이나 적갈색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생명력이 강하고 뿌리발달이 좋아 산사태 방지에 도움을 준다. 도토리 묵 맛이 제일 좋다. 참나무중에서 잎이 가장 작아서 졸참나무라고 하고 도토리도 가장 작은데 타원에 가깝다 갈참나무 잎은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이며, 졸참나무의 잎은 긴 타원 모양이다. 갈참나무 잎 가장자리는 물결모양으로 떡갈나무나 신갈나무의 잎과 모양이 비슷한데, 잎자루가 잘 보이지 않는 두 잎에 비해 갈참나무의 잎자루 길이는 2cm 내외로 확연히 보인다. 졸참나무 잎은 가장자리에 갈고리 같은 톱니가 있으며, 잎 크기는 참나무 6종 중 가장 작다. 갈참나무 도토리는 달걀 모양이며, 졸참나무는 긴 타원 모양이다. 두 나무의 열매 모두 열매를 싸고 있는 각두가 비늘 조각 모양의 포로 덮여 있다. 갈참나무의 열매는 각두에 1/2쯤 싸이고 졸참나무의 열매는 각두에 1/3쯤 싸여있다. 우리나라 산림 대부분은 일부 조림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참나무류로 채워져 있다. 넘쳐나는 참나무류는 산림 속에서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잡종을 만들어 냈다. 졸갈참나무, 떡신갈나무, 떡신졸참나무 등이 생겨나 식물분류학자들의 논쟁을 불러 일으킨다. 평북 달천강 강변마을에서 태어난 소월이 지은 ‘엄마야 누나야’ 시에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라는 구절이 있다. ‘갈잎’이 갈대 잎, 갈참나무 잎 또는 떡갈나무 잎이냐를 가지고 여러 사람들이 즐거운 논쟁을 하고 있다. 강변에서 떡갈나무나 갈참나무가 살고 있는지 시인의 고향에 가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 참나무는 끈기있게 기다릴 줄 안다. 우리나라 산림은 소나무숲에서 참나무숲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늦게 자라는 참나무림이 빨리 자라는 결국 송림을 뒤덮어 버린다. 마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 이치와 같다. 숲은 나무의 종류가 고정되지 않고 기후, 지질학적 힘 등 외부적 요인과 군집 내 생물의 활동 등 내부적 요인에 의해 끊임없이 변해가는데 이러한 과정을 천이라고 한다. 자라는데 햇빛이 필요한 양수인 소나무는 천이의 초기 수종이다. 참나무는 음수로 다른 나무 그늘 아래에서 견디어 내다가 어느 순간 소나무숲을 덮어버리며 숲의 지붕이 된다. 소나무는 그늘 속에서 점점 세력이 줄어든다. 8월말 산길을 걷다 보면 참나무 잎과 도토리가 달린 가지가 가위로 잘려서 산길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은 ‘도토리거위벌레’가 한 짓이다. 도토리거위벌레의 성충이 연한 참나무 가지를 잘라 땅에 떨어뜨린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도토리를 양분으로 삼아 먹으며 자라고, 다 크면 땅속으로 들어가 번데기가 되어 봄을 기다린다. 얼핏보면 참나무에 해를 끼치는 듯 보이지만 적당한 개체수 조절을 위한 자연의 섭리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북한산에 많은 참나무가 ‘참나무시들음병’에 걸려 죽는 현상이 발생했다. 참나무 시들음병은 신갈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을 죽게하는 나무 전염병이다. 곰팡이 종류인 라펠리아균이 광릉긴나무좀이란 곤충을 매개로 전염병을 확산시킨다. 이 균을 가진 광릉긴나무좀이 참나무 줄기 속으로 들어가서 곰팡이가 나무의 도관을 막아 죽게 하는 것이다. 주로 신갈나무와 흉고직경이 30cm가 넘는 큰 참나무가 피해를 받았다. 지금은 선제적으로 방제하여 전염을 멈췄다. 기후변화 때문에 생긴 한반도 온난화로 인하여 전에 볼 수 없었던 나무 전염병이 나타난 것이다. 전래 설화에 참나무는 산 위에서 들을 내내 바라보고 섰다가 풍년이 들면 열매를 조금 맺고, 흉년이 들면 열매를 많이 맺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실은 모내기할 때 비가 오면 모내기에 유리하지만 참나무 가루받이는 불리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나타날 수 있어서 쌀과 도토리 생산량은 상호 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참나무는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황식물로 인류의 생존에 도움을 주었고 여러 나라에서 문명을 탄생시킨 어머니 나무로 숭배받았다. 최근 국가를 상징하는 광화문광장에 참나무숲이 만들어졌다. 성질 급한 민족성에 맞춰 커다란 갈참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등으로 숲을 조성했다. 과연 도심광장의 건조하고 불량한 토양조건을 견뎌내 살아갈지 지켜볼 일이다.
  • 가쓰라(桂)가 한반도에 이사왔다 계수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중국과 일본이 원산지인데 1920년대에 일본에서 들여와 경기도 광릉에 심었다. 지금도 모수(母樹)로 대접받으며 포천 국립수목원에 살고 있다. 속성수로 줄기는 곧고 잔가지가 부챗살처럼 뻗는다. 계수나무는 기후 조건과 관계없이 빠르게 자라서 큰 나무로 자란다. 줄기를 베어버려도 뿌리에서 싹이 새로 돋아날 정도로 맹아력이 뛰어나다. 줄기가 위로 성장하면서 갈라지는 곁가지가 잘 정돈된 나무 모양을 만들어 준다. 계수나무는 암수 딴그루로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어나는데 원시적인 풍매화 형태를 보인다. 충매화가 아니라서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꽃잎과 향기가 없어 모양이 단순하고 꿀을 만들지 않는다. 바람에 의해 가루받이를 하고, 꽃이 진 자리에는 바나나 모양의 작은 열매가 달린다. 열매 속에는 날개 달린 씨앗이 들어 있어, 영글면 바람을 타고 날아가서 착생하게 된다. 잎 모양이 하트 아이콘과 비슷하여 사랑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진다. 속명인 ‘Cercidiphyllum’은 ‘박태기나무(Cercis)’와 잎 모양이 매우 비슷하여 명명했는데, 박태기나무잎은 어긋나고, 계수나무의 잎은 마주 나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달에는 계수나무가 없다 윤극영의 동요 ‘반달’에는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라는 노랫말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빼앗긴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꿈과 용기와 희망을 주는 동요를 부르게 하자’며 최초의 창작동요로 만들었다. ‘반달’ 가사로 계수나무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다 알게 되었다. 오래 전부터 중국 설화에서는 달 왼쪽 어두운 부분이 토끼, 오른쪽 밝은 부분을 계수나무로 전해진다. 이러한 옥토끼 설화는 동양 3국에 퍼져 ‘반달’ 동요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반달’ 노랫말 속 계수나무가 어떤 나무냐는 논쟁이 자주 벌어진다.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일본에서 들여온 계수나무가 아닌 목서를 말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아름다운 꽃과 향기가 진한 목서를 계수(桂樹) 또는 ‘연항수’라고 부르며 계수를 많이 심은 곳을 계림(桂林)이라는 지명으로 지었다고 한다. 당연히 중국 설화에 등장하는 계수는 목서인 것이다. 1920년대에 들여올 당시 일본식 나무 이름이 가쓰라(桂)이므로 아무 생각없이 ‘계수나무’라고 이름 지었다. 이미 계수나무는 목서의 다른 이름으로 조선 시대 시나 그림에 등장했는데도 같은 이름을 붙여 준 것이다. 정리하자면 계수(桂樹)는 중국에서는 목서, 일본에서는 가쓰라로 서로 다른 나무를 말한다. 이와 같은 혼란은 같은 한자권인 동양 3국에서 한자의 뜻이 전혀 다른 경우라서 벌어진 것이다. 가끔 지중해 지역에 사는 월계수(Laurus nobilis)와 계수나무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어 계수나무로 월계관을 만드는 줄 아는 사람도 있다. 월계수로 불리는 나무는 지중해 부근에서 자라는데, 꽃과 향기가 좋아 고대 올림픽에서는 우승한 선수에게 월계수 잎으로 관을 만들어 수여했다. 나중에 근대 올림픽을 재개한 후에도 월계관을 한동안 씌워주었는데 올리브 잎을 사용하기도 하고,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처럼 로부르참나무 잎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와 같이 월계관은 관용어로 남았으며 계수나무와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또한 계피(桂皮)도 계수나무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계피가 계수나무의 껍질이라고 오해받는 경우도 있으나, 육계나무의 껍질이다. 카푸치노에 넣는 ‘시나몬’(cinnamon)은 실론 섬이 원산지인 실론계피나무이다. 솜사탕같이 달콤한 냄새가 난다 계수나무는 10월부터 잎이 샛노랗게 물들면서 달콤한 솜사탕 향기를 내뿜는다. 단풍이 들면 잎 속에 들어 있는 맥아당의 함량이 높아지면서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데 잎을 비벼주면 그 향기가 더욱 진하게 나온다. 단풍이 물들어 아래로 떨어지면서 잎에 남아있던 맥아당이 날아가면서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다. 가지에 붙어있는 단풍잎보다는 떨어져 약간 마른 낙엽에서 더 진한 향기가 난다. 잎을 접어 비비면 향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발아래 단풍잎이 발에 밟혀 바스러지면서 냄새가 풍성하게 나게 되는 것이다. 과학적 이론으로는 낙엽이 부서지면서 잎에서 방출되는 말톨이라는 분자가 향기를 만들어낸다. 꽃은 볼품없고 열매도 쓰임새가 없어 조경수로 많이 식재하지 않다가, 눈부신 가을 단풍과 달콤한 향기가 주목을 받으면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계수나무 옆을 무심히 지나치다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진한 향기에 발걸음을 멈추고, 솜사탕같이 달달한 냄새가 어디서 나는 것인지 궁금해한다. 잎 모양이 하트 아이콘을 닮아 러브스토리와 어울리는 데다가 향기까지 달콤하게 나서 연인의 스토리텔링에 자주 배경으로 등장한다. 설탕 끓이는 냄새와 비슷해서 때문에 서양에서는 카라멜나무(caramel tree)라고도 한다. 계수나무 꽃에서 향기가 난다는 이야기는 목서와 일본산 계수나무를 혼동하여 잘못 알려진 것이다. 귀하지 않은 나무는 없다 계수나무는 열식이나 군식으로 심어 공원이나 아파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 이주한 귀화종이지만 우리 땅에 잘 적응해서 다른 나무들과 어울려 잘 살아가고 있다. 비교적 이식력이 강해서 도시공원이나 아파트 등에 조경수로 많이 심는다. 동요 노랫말처럼 달에 살지 않는다거나 시나몬 향을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계수나무 가치를 저평가할 필요는 없다. 늦여름까지 조용하게 지내다가 그 어떤 나무도 낼 수 없는 귀한 향기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나무이다. 토심이 깊고 사질양토로서 비옥하고 적윤한 토양에서 생장이 좋으며 내음성은 보통이다. 내한성이 강하여 중부 이남의 어디에나 식재가 가능하고 내염성도 강하며 생장이 매우 빠르고 이식도 용이하다. 퇴계로 서울로 시작구간에 심어 놓은 계수나무는 줄기 상단을 댕강 잘라버렸다. 짐작건대 토양환경이 지나치게 건조해서 건조 피해를 입은 듯하다. 아파트 녹지와 같이 인공지반인 경우 토양 깊이를 충분히 확보하여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공원에서 노란색이 진한 단풍잎이 달린 나무를 찾아보면 은행나무가 아니라면 계수나무가 맞을 것이다. 떨어진 낙엽을 모아 정원 한구석에 놓아두면 달콤한 향기가 뜰 안에 가득 할 것 것이다. 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자연이 주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 오래 전부터 살던 것처럼 칠엽수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넓은 잎이 무성하게 달리며 우리나라 전역에 심을 수 있는 조경수이다. 키가 20~30m 이상 자랄 만큼 수형이 웅장해서 넓은 녹지에 심으며 가로수와 녹음수로 이용한다. 작은 잎 7장의 가운데가 제일 크고 길며 양옆으로 갈수록 작아져 전체가 둥근 모양을 이룬다. 실제로는 5장이나 8장도 있을 정도로 변이가 많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5월 말에 피는 꽃은 꽃대 하나에 백 개가 넘는 작은 유백색 꽃이 모여 피는데 초록색 잎을 배경으로 등불을 걸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흰색 바탕에 붉은 무늬 꽃이 가지 끝에 원추형으로 촘촘하게 핀다. 향기가 좋고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좋다. 외래종이지만 우리나라 기후에 잘 맞아 생육이 좋은 편이다. 한여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주는데 탁월하다. 꽃이 떨어지고 나서 8월이 되면 갈색의 탁구공 크기의 열매가 익기 시작하고 초가을에 세 갈래로 갈라지면서 땅에 떨어진다. 밤보다 조금 더 큰 열매는 반질거리며 먹음직스러워 보이지만 타닌 성분과 마취 성분이 있어 사람이 먹으면 배탈이 심하게 난다. 늦가을에는 노랗게 단풍이 들긴 하는데 이내 낙엽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겨울눈은 큰 편이며 끈적거리는 나무진으로 덮혀 겨울을 견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칠엽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는 가시칠엽수(Aesculus hippocastanum)는 유럽산으로 흔히 마로니에라고 부른다. 이 두 종류 나무를 구별하기 쉽지 않은데, 열매를 싸고 있는 껍질이 매끈하면 칠엽수, 가시가 있으면 가시칠엽수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7장으로 갈라진 작은 잎이 길쭉한 타원이면 칠엽수,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면 가시칠엽수이다. 두 종류가 같이 있으면 구분하기 쉽지만 잎의 모양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언덕과 샹젤리제 거리에 가로수로 심은 가시칠엽수인 마로니에는 파리를 상징하는 나무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독과 약의 경계 가을이 오면 가로수 관리기관마다 은행나무나 칠엽수 등 가로수 열매로 인한 민원 때문에 바빠진다.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은행 열매와 밤같이 생겨서 호기심에 먹다가 배탈이 나는 칠엽수 열매를 치우느라 고생한다. 9월 중순부터 칠엽수 열매가 땅에 떨어져 껍질이 벌어지면 밤처럼 생긴 종자가 나온다. 칠엽수 열매를 먹지 말라는 안내문을 여기저기 붙인다. 열매 속 다양한 성분이 사람에게 독성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먹지 말라고 하면 꼭 한 번 깨물어 보는 사람 있겠지만, 자연에서 채취하는 모든 동식물은 다소간의 독성물질이 있기 마련이다. 꽃무릇 잎을 부추로 알고 먹거나 칠엽수 열매를 날 것으로 먹으면 구토와 설사를 일으키게 되고 심하면 응급실로 가야 한다. 칠엽수 열매에 이처럼 독이 있는데도 말은 몸이 안 좋을 때 스스로 이 열매를 찾아서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영어로는 ‘Horse chestnut’으로 부른다. 열매의 성분은 독이 되기도 하지만 약이 되기도 한다. 초식동물들이 자기 잎이나 열매를 지나치게 많이 먹지 못하게 식물은 적당한 독성을 만들도록 진화했다고 한다. 자연계에 있는 대부분의 독성 물질은 적정량을 사용하면 약이 될 수도 있지만, 약과 독의 경계는 아슬아슬하다. 원산지인 일본에서는 이같은 독성을 제거하여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참나무 도토리를 흔하게 구할수 있어서 굳이 일제 강점기에 들어온 칠엽수 열매 가공법이 발달하지 않았다. 마로니에공원에는 마로니에가 없다 우리 주변에서 보이는 칠엽수는 일제 강점기에 경성제국대학 동숭동 캠퍼스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지금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인데 당연히 일본 원산의 칠엽수이다. 근거를 알 수 없는 마로니에 예찬 세태에 기대어 오랫동안 마로니에로 알려졌다. 이 칠엽수는 소설이나 대중가요에 마로니에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멋진 나무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각인 되어 왔다. 마로니에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조성하면서 뒤늦게 일본칠엽수 7주와 더불어 마로니에 2주를 추가로 식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칠엽수를 마로니에로 부르듯이 동백을 ‘까멜리아’, 붓꽃을 ‘아이리스’라고 이름지어야 고급지게 보이는 사대주의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마로니에라고 부르는 가시칠엽수는 서울 덕수궁에 아름드리 거목으로 성장해 살고 있다. 대한제국 시기에 네덜란드 공사가 1912년 회갑을 맞은 고종에게 선물로 심은 것이라고 하니 최소 120살은 넘는다. 가시칠엽수는 열매에 가시가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는데 꽃잎 안쪽에 붉은색 무늬가 있고 칠엽수보다 조금 더 하얗다. 19세기 유럽의 문화 수도인 파리는 예술가들의 천국이었다. 전세계에서 모인 예술가들은 몽마르트르 언덕 마로니에 그늘 아래에서 철학과 시와 그림으로 교감하고 예술혼을 꽃피웠다고 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꽃이 핀 마로니에 나무’와 철학자 장 폴 샤르트르의 소설 ‘구토’에서 마로니에는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안네의 일기에 나오는 ‘안네프랑크나무는 이웃한 암스테르담에 있던 마로니에다. 우리나라 시인 이성복은 파리에 머물면서 ‘높은 나무 흰 꽃들은 등을 세우고’라는 연작시에 파리의 풍광을 마로니에로 노래했다. 이처럼 마로니에는 예술 장르에 영감을 주는 나무였고 지금은 가로수로 줄지어 심어 도시경관에 활력을 주고 있다. 나무가 아닌 장소가 중요 열매가 벌어지는 시기에 곧바로 파종하여 묘목을 생산한다. 원예품종의 경우에는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늦겨울에 접목하거나 이른 여름에 눈접을 하는 것이 좋다. 봄에 연두색 잎이 나올 때 마치 어린 아이가 손바닥을 아래를 향해 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화려한 꽃이나 잎의 색상이 다양한 원예종이 개발되어 식물원에 가면 볼 수 있다. 유리알락하늘소 피해가 자주 발생하므로 발견 즉시 방제를 해야한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가로수로 식재하고 있다.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기 때문에 플라타너스, 히말라야시다, 은행나무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많이 심는 가로수 수종으로 꼽힌다. 가지가 넓게 퍼지면서도 수형을 스스로 잡으며 그늘을 만들어 공원 녹음수로도 이용된다. 공해나 추위에 강하고 양지나 반그늘에서 잘 자라는데 적당한 습도가 있으면 더욱 잘 자랄 수 있다. 배수가 불량한 토양조건에서도 잘 견딘다. 지난 10여년 동안 혁신도시나 신도시에 가로수로 많이 심었다. 차도와 인접해 있어 항상 건조한 환경으로 수분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여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육 환경이 극도로 나쁜 곳에 식재한 후 가뭄이 지속되어 꾸준한 물주기 작업을 해도 많이 죽었다. 그나마 건조에 강한 다른 수종은 살아 남을 수 있었지만, 칠엽수는 90% 이상 죽어서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되었다. 가로수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가로수 수종을 선정한 결과였다. 여름철 수분 공급이 부족하면 스스로 잎을 떨어트려 죽은 것처럼 보이나, 이듬해 새 잎이 나면서 회복한다. 건조 피해를 즉시 알려주는 잎의 특성을 이용하면 도시 환경에서 가뭄이나 도시열섬 현상을 알려주는 지표종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홍태식 /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 [환경과조경 이현 기자] 고양시가 맞춤형 반려식물 처방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물병원’ 건립을 추진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단독주택, 아파트나 빌라에서 화초나 관상수, 채소, 유실수 등을 키우는 가정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각종 병균이나 벌레 피해로 식물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고양시는 이처럼 반려 식물 재배 가정의 병충해 부담을 덜어주고 올바른 관리 기술을 전수하고자 식물병원을 운영하기로 했다. 시들거나 병든 식물의 병충해 상태를 정밀 진단해 맞춤형 처방을 내리고 병세가 심해지면 입원해 치료하도록 입원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식물병원에서는 기후변화와 외래 병해충 유입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내 약 5200 농가에 농작물 재배 상담과 교육, 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양시는 내년 상반기 덕양구 농업기술센터에 식물병원 시설을 갖추고 6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고양시는 식물을 매개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 농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치유 농업 공간을 조성해 사람과 식물의 상생 공간을 마련하고 반려식물을 키움으로써 시민이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치유농업 공간에서는 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치유농업 효과 검증을 위한 인지 검사, 맥파 검사 등 다양한 측정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식물병원 건립과 치유농업 확대를 위해 지난 22일에는 엔에이치(NH)농협 고양시지부 및 8개 지역농협이 지정기탁금 1억 5000만 원을 기증했다.
  • 슈트핏(Suit fit)이 좋다 도시녹지나 아파트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훤칠한 키에 매끈한 수형을 자랑하는 백합나무는 잎이 무성하게 달리고 녹황색 꽃이 피는 나무다. 미국 중북부 지방이 고향인데 190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비교적 전국에 널리 퍼져 잘 자라고 있다. 잎자루가 길어 포플러를 닮았으며 속성수로서 나무높이 최고 60m, 둘레가 10m까지 자랄 수 있다. 미국에서는 ‘yellow poplar’라고도 한다. 백합나무 잎은 군더더기가 없이 깨끗하고 넓으며 기하학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갖는다. 공해에 강하고 병충해가 거의 없어, 잎과 줄기 모두가 깔끔한 모습을 유지한다. 백합나무는 무성한 잎 사이에 멋진 꽃을 숨겨 놓는다. 세 장의 꽃받침과 오렌지색 반점이 있는 여섯 장의 긴 타원형 꽃잎이 어우러져 와인 잔처럼 위를 향하여 피어난다. 하지만 큰 키를 자랑하다 보니 꽃이 높다란 가지에 있어 눈여겨 찾아보지 않으면 꽃을 못 보고 지나치기 쉽다. 꽃 모양이 튤립 같다고 해서 일명 ‘튤립나무’라고도 한다. 백합나무속에는 미국산 백합나무와 중국산 중국백합나무 두 종류만 있다. 중국백합나무는 거위 발바닥을 닮은 잎 때문에 ‘아장추’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에 튤립나무에서 백합나무로 국명을 변경했다. 2019년도에는 속명까지 백합나무로 바꿔서 백합나무속 백합나무종이 되었다. 속명 ‘Liriodendron’은 백합나무라는 의미이고, 종소명 ‘tulipifera’은 ‘튤립이 핀’이라는 뜻이다. 학명을 감안하면 백합나무속 튜립나무종이 적당한데 이상하게 바뀌었다. 백합과 튤립은 식물을 잘 모르는 사람도 구별할 수 있는데, 백합나무 꽃을 보여주면 대부분 사람들은 튤립 꽃과 비슷하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튤립나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 백합목(白合木)으로 부른다는데 일본식 이름을 따른 것 같아서 씁쓸하다. 팔방미인 백합나무는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고 탄소흡수량이 참나무류와 비교해도 2배나 높아서 기후변화시대의 탄소저장용 수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25년생 백합나무의 연간 탄소흡수량은 1㏊당 10.8 CO2톤으로 소나무, 잣나무 등 다른 수종에 비해 1.2∼1.7배가 높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산림청에서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탄소 저장 및 생장이 우수한 나무의 육성 및 보급이 필요하며 백합나무 같은 유망수종의 지속적 육성과 체계적 보급기준 마련을 통해 우리 산림의 탄소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기업들의 핫이슈인 ESG에서도 ‘도시 내 탄소흡수원 조성’이 녹색산업 활동에 포함되어 앞으로 백합나무를 이용한 대규모 탄소중립숲 조성이 예상된다. 백합나무로 만든 목재는 밝은 노란색에서 노란빛이 감도는 녹색을 띤다. 결이 부드럽고 뜨거운 증기 속에 넣어도 물기를 흡수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가구재, 합판, 목공제품 및 나무상자 등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된다. 생장속도가 빨라 강도가 약해 건축재로 사용하지 못하지만 펄프용재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백합나무는 아까시나무 벌꿀 생산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림청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든 아까시나무의 대체 수종으로 백합나무를 추천했다. 개화 기간이 아까시나무보다 두 배가량 길어 생산량이 비슷하고 꿀의 품질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백합나무는 아까시나무보다 다양한 토양에서 생육할 수 있고 수명도 200년에 달해 70년인 아까시나무보다 3배나 길다. 병충해에 강해 한 번 조성해 놓으면 밀원자원으로 오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백합나무는 고품질의 목재와 영양 만점인 꿀을 얻을 수 있는데다가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까지 뛰어난 팔방미인인 셈이다. 복불복 인천시와 대전시의 시목(市木)은 백합나무이다. 수형이 아름답고 내한성과 병충해에 강하고 성장이 빨라 도시 내 가로수로 대량으로 식재했다. 대기오염물질을 정화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여름엔 그늘을 만들어 도시 열섬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가로수로 식재 한 일부 백합나무의 경우 애물단지로 취급되고 있다. 성장이 빨라 비좁은 보도를 훼손하고 전깃줄을 끊게 되어 줄기와 가지가 수시로 잘려 나갔다. 백합나무의 수형은 보잘것없게 되고 줄기가 썩어 강풍에 쓰러지는 재해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소나무나 산딸나무로 수종 변경하겠다고 백합나무를 잘라내다가 시민들의 항의로 중단하기도 했다. 오래된 가로수 수종 교체는 어쩔 수 없더라도 생육조건을 개선하는 것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백합나무 재배가 활발하지 않던 시절에는 정성스레 식재해도 하자가 많이 발생했다. 성장이 빠르다 보니 잔뿌리 발달이 빈약하여 뿌리분을 크게 만들어 이식해도 잘 죽어 조경업체들을 많이 울렸다. 결국 백합나무가 설계되어 있으면 다른 수종으로 변경하여 백합나무 가로수가 드물게 보이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하자 원인을 따져보니 도시 가로수 식재 장소의 토양과 습도가 불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의 진입로 2km 구간에 가로수로 심은 백합나무 430그루는 잘 살고 있다. 또한 1985년에 조성한 잠실 아시아공원 녹지에 심은 백합나무는 커다랗게 성장한 걸 보면, 비좁은 도로변에 가로수로 식재한 백합나무는 운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사라진 숲 백합나무는 종자 파종보다는 삽목으로 재배하고 있다. 식재 지역에 따라 생장 차이가 많이 나는데 습윤지나 하천 유역에서 잘 자라는 편이다. 급경사 지역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양지에서 잘 자라며 건조에 견디는 힘이 강하다. 도시 공해물질에 잘 견디지만 염분에는 약한 편이다. 병충해가 거의 없고 수명이 긴 편이며 추위에도 잘 견디므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키울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후가 비슷한 나라에서 400여 종이 넘는 외래종을 도입하여 시험한 결과, 자생종 이상으로 생장과 적응력이 좋은 나무로 백합나무가 손꼽힌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생장이 빠르므로 용재수로 쓰나 한국에서는 조경용으로 식재한다. 가을에는 푸른 잎이 병아리색으로 단풍 들어가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기하학적인 잎과 샛노란 단풍이 아름다워 조경수로 인기가 좋다. 거대하게 자라는 속성수라서 정원보다는 공원에 심는 것이 좋다. 플라타너스와 비슷한 수형을 보여주고 잎의 크기와 모양도 비슷한 편이다. 식재 후 15년 정도는 지나야 첫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원산지인 북미대륙에서는 백합나무 대형목이 많은데 뒤늦게 백합나무의 가치를 알아본 우리나라에서는 커다랗게 자란 나무를 찾아보기 어렵다. 도로변에 커다란 백합나무 군락이 서 있는 대학 캠퍼스가 있었다. 2021년에 태풍으로 8주 가운데 3주가 강풍에 쓰러졌다. 옆에 있는 나무들이 넓게 퍼진 가지로 빈틈을 어느 정도 메우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한여름이 지난 어느 날 자세히 보니 남아있던 백합나무가 모두 벌목되어 사라졌다. 공공재인 큰 나무숲이 사라진 것도 문제인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대학 측은 캠퍼스를 상징하던 백합나무숲을 하루아침에 없애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사라진 백합나무 숲을 다시 키우려면 40년은 걸릴텐데 아무런 생각없이 잘라낸 의사 결정과정이 궁금하다.
  • 울긋불긋 가을에 단풍 드는 나무 가운데 으뜸이라서 단풍나무라고 부른다. 햇볕이 강한 곳보다는 큰 나무 밑이나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잘 자란다. 단풍나무는 잎이 손바닥을 펼친 모양으로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V자 모양 날개 속에 열매가 달린다. 잎이 피면서 붉은 꽃봉오리를 가진 꽃이 핀다. 꽃은 수꽃과 양성화가 한 그루에 피는데 안개꽃보다 작아서 여러 꽃이 다발로 모여서 피어난다. 나무 자체의 수액에 설탕 성분이 많아서 진딧물이 엄청나게 달려든다. 가을이 깊어지면 일교차가 커지면서 설악산같이 높은 산부터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단풍나무의 잎은 새빨갛게 물들어 수많은 가을 단풍 종류 가운데 가장 맑고 아름다운 색깔을 띤다. 우리 궁궐에서 단풍나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창덕궁 후원에는 참나무와 때죽나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나무가 단풍나무다. 후원에서는 키 큰 활엽수가 그늘을 만들어 단풍나무가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단풍나무가 자생하고, 추가로 심기도 하여 단풍나무가 더욱 많아졌다고 한다. 정조대왕의 기록을 보면 후원 춘당대 옆에 있는 ‘단풍정’에서 활쏘기 등 여러 행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자연 천이에 따라 지금은 창덕궁 후원 부용지 주변에 단풍나무는 거의 사라졌다. 단풍나무속에 포함되는 식물은 우리나라에 30여 종류가 있다.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풍나무’ 외에 여러 가지 단풍나무가 있다. 중부지방의 산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갛게 단풍 든 나무는 대부분 ‘당단풍나무(Acer pseudosieboldianum)’이다. 열매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잎이 8~9개로 갈라져서 5~6개로 갈라지는 단풍나무와 구별할 수 있다. 잎이 7~9개로 갈라지고 뒷면 잎맥 위에 갈색 털이 있으며 열매가 수평으로 벌어지는 것을 ‘내장단풍’, 잎 표면에는 털이 있으나 뒷면에는 없고 열매가 좁은 단풍의 반 정도로 큰 것을 ‘아기단풍’이라고 한다. 진한 주홍색으로 물드는 ‘중국단풍(Acer buergerianum)’은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산다. ‘복자기(Acer triflorum)’는 단풍나무 가운데 가장 색이 곱고 진하여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조경수로 도시지역에 많이 심는 나무이다. 봄에 수액을 채취하는 ‘고로쇠나무’도 단풍나무속에 포함되지만 단풍은 그리 화려하지 못하다. 잎이 세갈래로 갈라진 ‘신나무’는 붉은 단풍이 아름답고 열매가 많이 달린다. 잎이 봄부터 가을까지 붉은 ‘홍단풍’이나 잎이 잘게 갈라져 있는 ‘공작단풍’은 일본에서 건너온 원예종이다. 잎을 국기에 넣을 정도로 캐나다의 단풍나무는 유명하다.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진 캐나다 단풍나무의 학명은 ‘Acer saccharum’으로 종명에서 보듯이 설탕과 관련이 있어 ‘설탕단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단풍나무에서 추출 가공한 것이 그 유명한 캐나다산 메이플 시럽이다. 단풍 든다는 것 나뭇잎에는 광합성을 하는 초록색 엽록소와 더불어 노란색 카로티노이드와 붉은색 안토시아닌 등의 색소가 숨어 있다. 엽록소는 햇빛과 물로 탄수화물을 만드는 광합성을 하는데 식물이 한창 성장할 때는 왕성한 활동을 하여 나뭇잎이 녹색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을로 접어들면 변화가 일어난다. 기온이 떨어지면 잎자루에 떨켜가 생겨 잎에서 만든 탄수화물이 줄기로 가지 못하고 탄수화물이 쌓여 산성화되면서 엽록소가 파괴된다. 녹색의 색소가 없어지고 노란색 또는 빨간색 색소가 만들어져 서로 어울려 여러 가지 빛깔의 단풍을 만들게 된다. 같은 나무에서도 카로틴이나 크산토필, 타닌 같은 색소와 안토시아닌, 탄수화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특유의 단풍색이 만들어진다. 대서양을 마주하고 유럽의 단풍은 노란색이 대부분이고, 북미대륙은 거의 다 붉은색 단풍이다. 지난 2009년 이스라엘과 핀란드 공동 연구진은 그 원인을 서로 다른 지질 변동에서 찾았다. 3,500만 년 전 지구가 빙하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산맥이 남북 방향으로 발달한 아시아와 북미에선 기온 변화에 따라 나무들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해충도 따라갔기 때문에 해충 퇴치를 위해 계속 빨강 색소인 안토시아닌을 만들도록 진화했지만, 산맥이 동서 방향으로 발달한 유럽에서는 나무와 해충이 남쪽으로 내려갈 수 없어서 모두 멸종했기 때문에 그 뒤에 생긴 나무들이 굳이 안토시아닌을 만들 필요가 없어져서 노란색 단풍이 우세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풍 색깔은 보통 붉은색, 노란색, 갈색의 3가지가 많다. 붉은색은 단풍나무, 신나무, 옻나무, 붉나무, 화살나무, 복자기, 담쟁이덩굴 등이 손꼽히고, 노란색은 은행나무를 비롯해 아까시나무, 피나무, 호도나무, 튜립나무, 생강나무, 자작나무, 물푸레나무 등이다. 노란색이나 붉은색에 뒤질세라 늦가을에 절정을 보여주는 참나무류나 느티나무의 황갈색은 가을을 더욱 화려하게 수놓는다.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요인은 온도, 햇빛, 그리고 수분의 공급이다. 우선 낮과 밤의 온도차가 커야 하지만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야 하고 일사량이 많아야 한다. 특히 붉은색을 나타내는 안토시아닌은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면서 햇빛이 좋을 때 가장 색깔이 좋다.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춥고 비가 오면 충분히 단풍 들기 전에 잎이 떨어지거나, 너무 건조하면 단풍을 보기 전에 잎이 타버려서 산뜻한 단풍을 보기 어렵다. 만산홍엽(滿山紅葉) 가을 단풍의 상징은 붉은색이라고 할 수 있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 산행(山行)이란 시에서 ‘서리 맞은 단풍잎이 이월 봄꽃보다 더 붉다’라고 했다. 그러나 아름다움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숨겨져 있다. 붉은색 단풍잎에는 해충은 물론 주변에 살고 있는 다른 식물의 생장을 억제하는 비밀이 숨어있다. 봄철의 벚꽃 구경과 함께 가을의 단풍은 그 자체로 화려한 구경거리이기도 하다. 일주일이면 절정기가 끝나는 벚꽃과 달리 단풍 시즌은 좀 더 오래가는 편이다. 남쪽에서 올라가는 벚꽃과 반대로 북쪽이나 고도가 높을수록 단풍이 먼저 물든다. 봄에는 하루에 20 ㎞속도로 북쪽으로 올라오고 가을에는 30 ㎞속도로 남녘으로 내려간다.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는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한다. 한반도처럼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는 지역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기에 적당한 기상환경을 가진 지역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가을 단풍철이 되면 온 나라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들어 어디를 가도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설악산이나 내장산을 비롯한 유명한 산은 말할 것도 없고, 오래된 사찰 주변은 다양한 나무들이 일제히 단풍이 들어 황홀한 경관을 펼쳐 보여준다. 경주 힐튼호텔 진입로에 조성한 단풍나무 터널은 일부러 다간형 단풍나무로 식재하여 울창한 단풍 숲을 보여주고, 천안 독립기념관이나 인천대공원의 단풍숲길도 유명하다. 도시민에게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다 단풍나무 생산은 주로 종자로 번식하는데 씨앗이 여문 후 직파하거나, 저온저장 또는 노천에 매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하는 것이 좋다. 씨앗이 건조하거나 숙성되면 발아율이 떨어지므로 채종 후 약 48시간 정도 물에 담가 놓은 후에 저장하거나 파종을 하는 것이 좋다. 원예종의 경우 대부분 접목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일부 종은 꺾꽂이나 휘묻이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배수가 잘되고 거름기가 풍부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양지나 약간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란다. 가지치기는 꼭 해야 할 필요는 없으나 생육이 불량하거나 나무 모양을 망치는 가지가 생길 경우 휴면기인 겨울철에 하는 것이 좋다. 조경수로 느티나무와 쌍벽을 이루고 수요가 많은 편이다. 1987년 여름 6·29선언을 이끌어 낸 화이트칼라 데모 행렬이 한 달 내내 종로에서 벌어졌다. 당시 종각 사거리에서 제일은행본점 건설현장에서 조경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매일같이 데모군중을 향해 쏜 최루탄 가스에 고통을 받곤 했다. 6·29선언으로 데모가 사라진 다음 종각역 지하1층에서 건물로 이어지는 선큰가든에 나무 3주를 심을 공간이 생겨났다. 감독은 상록수인 소나무를 심으라고 지시했지만, 낙엽수인 단풍나무를 고집하여 식재하게 되었다.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서는 직장인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하였다. 앙상한 가지에서 아기 주먹같은 새잎을 보고 봄을 느끼고 빨갛게 드는 단풍을 보고 가을을 느끼도록 하자고 설득했다. 종각 가로변 3열 느티나무 숲과 선큰가든의 단풍나무 3주를 지켜낸 일은 아직도 조경기술자의 자부심으로 남아있다.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수령 500년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남해군 남해읍 ‘오동마을 느티나무’가 그동안 치료 목적으로 부착돼 있던 우레탄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18일 남해군에 따르면 오동마을 느티나무는 50여 년 전 화재로 고사 위기를 맞았다. 이후 2004년 느티나무는 오랜 수령의 가치를 인정받아 보호수로 지정된 뒤 후 밑동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우레탄을 채우는 방식으로 치료했다. 그러나 최근 우레탄을 채운 부위에 부패가 발생하면서 군은 우레탄을 모두 제거하는 사업을 시행했다. 아울러 나무 주변 콘크리트도 모두 제거해 나무의 생육환경도 개선했다. 우레탄을 제거한 곳은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생겨 이색적인 모습을 자아내기도 한다. 오동마을 느티나무를 보기 위해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으며, 평소에도 읍 주민들의 산책로로 애용되고 있는 오동마을 특유의 고즈넉한 풍경과 어우러져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남해군내 28개의 보호수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무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흰 꽃과 빨간 열매 우리나라에서는 남쪽을 제외한 모든 지방에서 볼 수 있는 나무이며, 토질을 크게 가리지 않고 잘 자라나 병충해 피해가 많이 생기는 편이다.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 화력이 좋아 장작으로 많이 쓰이며 목재에 탄력이 있어 다양한 가구의 목재로 사용한다. 한국의 평안도 지방이나 중국에서는 산사나무 가시가 귀신을 쫓아낸다는 민속신앙이 있어서 울타리로 많이 심었다고 한다. 산사나무는 일조량이 풍부해야 잘 자란다. 음지에서는 성장이 더디다. 햇빛을 좋아해 능선이나 숲 가장자리의 양지바른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소교목이며 나무껍질은 회색이고 가지에 가시가 난다. 잎은 어긋나고 가장자리가 깃처럼 갈라지고 밑 부분은 더욱 깊게 갈라진다. 장미과인 산사나무는 5월에 흰색 꽃이 산방꽃차례로 탐스럽게 피어난다. 순백색의 꽃이 눈송이처럼 봄에 피어나고 가을에는 빨간 열매가 많이 달리는데 흰색 반점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산사나무는 약 1천여 종에 있다. 미국산사나무(Crataegus scabrida)는 미국에서 들어온 낙엽관목으로서 산사나무와 비슷하지만 잎에 결각이 없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열매는 매끈하며 줄기에 길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양산사나무(Crataegus monogyna)는 가시가 드물게 나고 열매 표면이 매끄럽고 광택이 난다. 오랫동안 유럽에서 식용과 의약용으로 사용한 나무이다. 우리나라 산사나무와 마찬가지로 서양산사나무는 잎가장자리가 들쑥날쑥한 모양인 결각이 뚜렷하다. 가시나무 나무는 스스로를 잘 지키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데 줄기에 가시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다. 가시가 있는 식물은 약용식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줄기에 돋는 가시의 종류는 경침(thorn), 엽침(spine), 피침(cortical spine)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침은 줄기가 변하여 가시가 생기는데 탱자나무, 주엽나무, 석류 그리고 산사나무가 있다. 줄기에 붙어있는 가시는 줄기의 역할을 하기에 길이가 자라거나 잎이 자라기도 한다. 경침은 줄기와 한 몸이라 나무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엽침은 탁엽이 가시로 발달하는데 초피나무, 대추나무, 산초나무나 아까시나무가 이에 속한다. 엽침은 규칙적으로 가시가 달리는데 줄기나 곁가지가 굵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시는 작아진다. 엽침은 잎이 나무에서 떨어지듯 나무에서 잘 분리된다. 어린이들은 아까시나무 가시를 떼어 손 등에 붙여 장난 치곤했다. 피침은 나무껍질 층이 가시로 변한 경우인데 장미과 식물에 많다. 장미, 해당화, 두릅나무, 음나무 등이 있다. 가시는 불규칙하게 돋아난다. 나무껍질이 가시로 변한 것이어서 경침보다는 잘 떨어지고 엽침보다는 안 떨어진다. 산이나 들로 다니다 보면 식물 가시에 찔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가시에 찔리거나 긁히면 상처가 나고 쓰리다. 가시는 수분을 조절하거나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가시가 달린 식물은 독은 없다고 하여 초봄에 나는 새순을 따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겨울이 되어 무성한 잎들이 모두 떨어지면 억센 가시가 달린 나무가 더 눈에 띈다. 아이러니하게도 남부지방에서 살고 있는 참나무과의 ‘가시나무(Quercus myrsinaefolia)’ 줄기에는 가시가 없다. 탕후루와 산사춘 중국요리 가운데 꿀이나 설탕에 절인 산사나무 열매를 후식으로 먹는데, 이를 ‘탕후루’라고 하는데 주로 고기를 먹고 난 다음 먹는다. 탕후루는 산사나무 열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일을 잘게 만들어 꼬치에 꿴 뒤 설탕과 물엿을 입혀 만드는 중국식 과자이다. 말리지 않고 얼려서 만드는 빙탕후루 방식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산사나무 열매로 산사주를 담그고, 차로 마시기도 한다. 전통적인 약재로 써서 위를 튼튼히 하고 소화를 도우며 장의 기능을 바르게 한다고 한다. 겨울철 들판에 먹을 게 부족할 때는 새들이 즐겨 먹는다. 한때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전통주가 옅은 분홍색 과일주로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겨우 산사나무 열매 0.85%를 함유한 제품이지만 톡톡 튀는 광고 카피로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 담금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종 나무 열매로 과일주를 직접 만들어 마신다. 매실, 오미자, 마가목 그리고 산사나무 열매인 산사자가 발효주로 많이 쓰인다. May flower 또는 Winter King ‘산사나무’의 영어 이름은 5월의 시작과 함께 꽃이 피기 때문에 ‘May Flower’로 부른다. 20세기 프랑스 노동절 시위 현장에서 18살의 여성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당시 그녀는 산사나무 꽃을 안고 걸었다고 한다. 이후로 산사나무는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기념하는 노동절인 May Day를 상징하게 되었다. 또한 17세기 유럽의 청교도들이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건너갈 때 타고 갔던 배의 이름을 ‘메이플라워호’로 지었다. 재난을 막아주는 신성한 나무인 메이플라워(산사나무)가 희망의 땅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을 보호해 줄 거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산사나무는 희망을 상징하는 나무였다. 지금도 5월 1일이면 산사나무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문에 매달아 두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로마에서는 산사나무 가지가 마귀를 쫓아낸다고 생각하여 아기 요람에 얹어두기도 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의 가시면류관은 산사나무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전설이 전해지고, 성모마리아에게도 봉헌된 이 나무는 결코 번개를 맞는 일이 없었다고 믿었다. 예수의 머리에 닿았던 나무이기 때문에 사탄이 벼락으로도 건드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2017년 방미한 문재인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산사나무를 기념 식수했다. 문 대통령은 산사나무가 ‘겨울의 왕(Winter King)’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며 6·25전쟁 당시 매서운 혹한을 이겨낸 장진호 참전용사들의 투혼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봉은사에는 다양한 수종의 고목 가운데 산사나무가 있다. 봉은사 자문위원회 공식 명칭을 ‘산사나무 아래서’로 지었다. 봉은사를 상징하는 산사나무처럼 세상에 맑은 향기를 퍼트리고 이로운 열매를 매달아 나눠주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처럼 흰색 꽃, 억센 가시 그리고 빨간 열매까지 산사나무는 버릴 게 하나 없는 나무이다.
  • [환경과조경 이현 기자] 광명시가 거리를 걸으며 즐기는 작은 정원 ‘띠녹지’를 조성했다. 광명시가 지난 6월부터 조성한 ‘시청로 띠녹지 조성사업’을 이달 초 완공하고 시민에게 개방했다고 밝혔다. 띠녹지 조성사업으로 광명시의회 맞은편부터 현충공원삼거리까지 차도와 보도 사이에 540㎡ 면적, 너비 1.25m, 길이 430m의 녹지가 만들어졌다. 광명시는 가로수 사이사이에 사계절 감상할 수 있는 수종을 혼합 식재해 작은 정원이 길게 이어지도록 했다. 녹지 공간에는 황금조팝나무, 눈향나무, 에메랄드골드 등 나무를 비롯해 수국, 애기맥문동, 무늬실유카, 스텔라원추리, 돌단풍, 수선화, 금계국 등 다양한 초화류가 심겨 사계절 즐길 수 있도록 의도했다. 광명시는 오는 10월부터 시청 정문~시민회관 구간에 약 290㎡, 현충공원삼거리~철산명가 구간에 약 220㎡ 규모의 띠녹지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추가 조성에 필요한 5억 원 사업비는 지난 3월 열린 경기도지사 맞손토크를 통해 확보한 특별조정교부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광명시는 앞으로 장기적 계획을 갖고 가로수길 가운데 설치가 가능한 구간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띠녹지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업에 앞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철산2동 주민자치회 등 주민 의견을 수렴해 사업에 반영하기로 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시민들이 도심 곳곳 어디에서나 정원을 만나고 누리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띠녹지를 조성했다”며 “정원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더 많은 정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오동나무 만해 한용운의 시에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일으키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라며 오동잎이 등장한다. 잎이 커다랗다는 특징으로 “오동잎 한 장이 떨어지니 천하에 가을이 왔음을 안다”라는 문장도 유명하다. 우리나라에 사는 나무 가운데 잎이 가장 큰 편이라 시인과 문장가에게 영감을 주는 나무로 평가받는다. 햇볕에 잘 드는 양지를 좋아하며 천근성인데다가 건조와 추위에 강하고 척박한 토질에서도 잘 큰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비비적거리고 들어가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다. 오동나무는 성장속도가 무척 빨라서 10년 정도 자라면 잘라서 목재로 이용할 수 있다. 목재는 나뭇결이 아름답고 부드러운 재질은 습기와 불에 잘 견디며, 가벼우면서도 마찰에 강해 가구 제작에 좋은 목재로 널리 쓰였다. 옛 조상들은 넓은 오동잎을 좋아해서 대청마루나 정자 앞에 즐겨 심었다고 한다. 또한 딸을 보면 뜰 앞에 오동나무를 심어 시집보낼 준비를 했다고 한다. 오동나무 목재는 소리를 잘 전달하여 거문고나 가야금을 만드는 데에 최고로 대우받았다. 요즘은 태권도 격파 쇼를 할 때 허공을 날아다니는 송판을 오동나무 목재로 사용한다. 도시 지역에서는 공터나 건물의 틈새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해바라기처럼 커다란 잎을 달고 미친 듯이 자란다. 잘라내도 어느새 다시 줄기를 내밀어 다시 자란다. 오동나무는 줄기 가운데가 비어있는데, 좋은 목재를 얻기 위해서는 두 번 잘라서 키운다. 이렇게 자란 오동나무를 손(孫)오동으로 부르는데, 속이 꽉 찬 최상품 목재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목재를 얻기 위해 심고, 서양에서는 꽃을 즐기러 심는데 일본에서 들여온 오동나무로 프랑스 파리 한 지역에 가로수로 심어놓았다. 오동나무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하지만 참오동나무(Paulownia tomentosa)가 있는데 잎 뒷면에 연한 갈색 털이 많이 나고 꽃부리에 자줏빛이 도는 점선이 뚜렷이 보인다. 벽오동 벽오동(Firmiana simplex)은 이름만 보면 오동나무와 가까운 것처럼 생각되지만, 식물분류체계로는 오동나무와 멀리 떨어진 나무다. 오동나무는 현삼과에 속하고 벽오동은 벽오동과에 속한다. 벽오동은 오동나무와 함께 우리나라 나무 가운데 잎이 가장 큰 나무다. 잎 한 장의 길이와 너비가 25cm까지 자란다. 꽃과 열매가 차이 나고, 결정적으로 줄기의 색깔이 서로 다르다. 벽오동의 줄기는 청록색인데 오래 자란 뒤에도 변치 않는다.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세 갈래 또는 다섯 갈래로 갈라진다. 중부 이남에서는 잘 자라나 내한성이 약하여 서울 지역에서는 어린 나무일 때 동절기 보호조치를 해주어야 피해가 없다. 봉황은 동양에서는 전설 속의 상서로운 새다. 장자(莊子)에서 “봉황은 벽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도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도 않았다”라고 했다. 조선시대에 왕의 상징으로 벽오동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지금도 대한민국 대통령의 휘장은 봉황과 무궁화로 표현한다. 고려 말기 신돈은 봉황이 오동도의 무성한 오동나무 숲에서 무리 지어 산다는 말을 전해 듣고 새로운 임금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섬 안의 오동나무를 모두 베어버렸다고 한다. 오동나무가 없는 오동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신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려는 전주 이씨 이성계의 손으로 망하고 말았다. 19세기 말 일본에서 들어온 화투는 한동안 많은 국민의 놀이와 도박이 되었다. 그림은 조금씩 변형하였는데 11월의 오동 광은 봉황이 벽오동 열매를 따 먹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똥’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오동나무 잎이다. 이런 오해가 생긴 이유는 일본식 화투와 달리 한국의 화투를 그릴 때 오동잎을 디테일을 생략하고 검은색으로 칠했기 때문이다. ‘똥광’ 그림의 새 머리와 나뭇잎이 바로 봉황과 벽오동 잎이다. 개오동 또한 오동나무와 매우 비슷한 나무로 개오동(Catalpa ovata)이 있는데 능소화과 나무이다. 오동나무와는 거리가 먼 종인데 잎과 꽃이 오동나무와 비슷하게 생겨서 개오동이라고 부른다. 가을에 빼빼로 과자같이 생긴 열매를 주렁주렁 늘어트린다. 빨리 자라지만 목재가 강하고 뒤틀리지 않아서 활을 만들거나 철도 침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목재가 땅속이나 물속에서도 수백 년 동안 썩지 않는 특이한 성질이 있다. 예부터 벼락이 피해가는 나무라 하여 뇌신목(雷神木)으로 부르며 신성시했다. 개오동을 뜰에 심어두게 되면 벼락이 떨어지는 일이 적다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민속의 영향을 받아 궁궐이나 절간 같은 큰 건물에는 반드시 개오동을 심었으며 경복궁의 뜰에도 여러 그루가 있다. 개오동은 꽃향기가 좋아 벌들을 불러 모으는데, 북한에서는 ‘향오동나무’라고 부른다. 개오동은 추위에 잘 견디고 각종 공해에도 강하며, 해풍에도 잘 이겨내기 때문에 전국 어디에서나 식재가 가능하다. 토심이 깊고 비옥한 토양에서 생장이 양호하며, 습기가 많은 곳에서 더 잘 자란다. 미국에서 수입한 꽃개오동은 향기가 좋고 꽃이 흰색 바탕인데 비해 개오동 꽃은 황색 바탕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꽃이 화려해 공원이나 정원에 많이 식재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오동나무는 천년이 지나도 같은 소리를 낸다’라는 문장이나 ‘오동잎 한잎 두잎 떨어지는 가을밤에’ 같은 노랫말에 오동나무가 등장한다. 다른 나무들이 따라오지 못할 독보적인 소리를 내고 큼지막한 이파리는 계절의 변화를 잘 알려 주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가을밤에 오동잎이 떨어지며 땅에 부딪치는 소리에 놀라 잠을 깨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오동나무는 도시 내 빈 땅에 누가 심은 것이 아니라 바람에 날려온 씨앗이 스스로 뿌리를 내려 왕성하게 자란다. 이와 같이 아까시나무, 가중나무, 뽕나무와 함께 오동나무는 하천 제방이나 비탈면 그리고 버려둔 땅에서 자란다. 비록 개발과 동시에 뿌리 뽑히지만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도시의 틈새에서 굳건히 자라서 베어질 그날까지 공해물질을 흡수하고 그늘을 만들어 열섬현상을 줄인다. 오동나무는 나무 모양이 정돈되거나 화려하지 않아서 요즘 조경 현장에서 거의 심지 않는다. 오동나무 목재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이 가격 경쟁력이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대량으로 재배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도시의 뒷골목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녹음을 제공하고 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안도현의 시 구절이 떠오른다.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비무장지대(DMZ) 산림 훼손지에 자생식물을 활용해 생태복원을 추진한다. 31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훼손지 복원에 있어 자생식물의 이용은 복원식물의 지속력과 복원지의 회복력을 위해 매우 강조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협약의 지구생물다양성보전계획 등에서 이를 중요한 이행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DMZ 산림훼손지 생태복원 연구’는 2017년 국립수목원과 국방부의 업무협약을 통해 시작됐다. 국립수목원은 전방 일반 전초(GOP) 및 철책선 일대의 식물상을 조사, 연구해 군사적 목적과 지역적 특성에 적합한 자생식물을 선정하고 현장 적응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연구를 토대로 현지 생태복원에 적합한 자생식물 기린초, 매발톱 등 54종을 발굴했으며, 2019년 철원 6사단을 시작으로 2023년 현재 철원, 양구, 인제, 고성, 연천 등지에 7개의 연구 시범사업지를 조성해 자생식물을 이용한 생태복원을 연구하고 있다. 국립수목원은 향후 DMZ 일대 산림훼손지 복원을 위해 우리나라 자생식물 활용을 적극 확대할 예정이며, DMZ자생식물원에서 생태복원용 소재 식물의 발굴 연구를 강화하고 자생식물의 원활한 생산 및 공급을 위한 공급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상준 국립수목원 임업연구사는 “DMZ 생태복원뿐만 아니라 산림 생태복원 시 활용 가능한 자생식물 발굴하고 복원 소재식물 공급체계 구축 등 산림복원 정책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버드나무과(Salicaceae)에 속하는 사시나무속(poplus)에는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네가지 수종이 있다. 전부터 우리 땅에 살고 있던 사시나무와 근현대에 외국에서 들여온 세 종류 즉 양버들, 미루나무, 이태리포플러는 서로 비슷하여 구분하기 어렵고 이름을 지을 때 ‘버들’이 들어가서 사람들의 의문을 자아낸다. 이들 모두 잎자루가 길고 잎은 얇고 가벼워 끊임없이 흔들리는 잎사귀가 눈부신 햇살을 반사하여 윤슬처럼 반짝거린다. 양버들(Populus nigra var. italica) 양버들은 유럽 원산지인 포플러나무(Populus nigra)의 돌연변이인데 서양에서 이태리포플러라고 부른다. 원종과 다르게 줄기와 가지가 좁게 하늘로만 치솟아 피라밋 포플러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 무덥고 건조한 지역에서도 잘 적응하지만 수명이 짧고 뿌리를 얕게 자라며 습윤한 기후에서는 병충해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전세계적으로 가로나 공원에 많이 심다가, 수명이 짧고 뿌리가 깊지 않아 강풍에 쓰러지는 경우가 많아 제거하는 나라도 많아졌다. 우리나라도 처음에는 가로수나 하천변에 많이 심었으나 나중에는 미루나무와 이태리포플러 등으로 바꿔 심게 되었다. 성장이 빠르고 수관폭이 좁아 가로수로는 적당하므로 일제 강점기 시절 새로운 도로(新作路)를 건설할 때 도로변에 심었다. 이는 일본이 양버들을 식재한 유럽 가로수 문화를 도입한 것에서 비롯한다. 시골 신작로에 가로수로 심었던 나무는 거의 모두 양버들이었다. 미류나무 또는 포플러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제 와서 수형이나 줄기에서 나오는 곁가지로 따져보니 양버들이 틀림없다. 다만 그때는 양버들이라는 명칭이 없어 ‘미국에서 들어온 버드나무’라는 의미로 미류나무 또는 영어 이름인 포플러라고 알고 있었다. 신작로의 가로수를 일반인들이 그냥 포플러라고 워낙 많이 불렀기 때문에 좁은 의미의 포플러는 양버들을 가리킨다. 처음부터 수나무만 발견되어 삽목으로 무성생식만 한 것이므로, 우리나라에 심은 양버들은 전부다 수나무라고 할 수 있다. 한자명(钻天杨, 첩천양)의 의미처럼 양버들은 줄기 아랫부분에서부터 생겨난 가지들이 모두 원줄기를 따라 하늘로 향한다. 그렇게 하늘로 치솟은 빗자루 모습으로 다른 사시나무속 식물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양지를 좋아하며 추위나 가뭄에 강하여 최근 들어 한강 변이나 공원에 가로수로 많이 식재하고 있다. 이름을 지을 때 무신경하게 일본명 세이요우하꼬야나기(西洋箱柳)를 힌트삼아 ‘양(洋)버들’로 지었다. 마치 서양의 버드나무 종류로 들려서 많은 이들이 어리둥절하고 있다. 미루나무(Populus deltoides) 미루나무는 북미지역이 원산지로 높이 30m까지 자란다. 양버들에 비해 수명이 길어 100년 정도까지 산다. 양버들과 비슷하지만 잎의 길이가 폭보다 길고 곁가지는 사방으로 더 넓게 벌어진다. 잎자루가 길고 편평하여 바람이 없어도 잘 흔들린다. 종소명 deltoides는 삼각형이라는 뜻으로 잎 모양을 말한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을 통하여 들어왔으며 그 후 한국전쟁 중에 미군에 의하여 전국각지에 널리 식재하기 시작하였다. 생장이 빠르고 이식이 잘 되기 때문에 가로수로 많이 심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양버들만이 남아 있다. 특히 미루나무와 양버들의 잡종인 이태리포플러가 장려되어 생장이 느린 미루나무는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선유도공원같이 오래된 시설물에 일부 남아 있다. 미루나무는 성장이 매우 빠른 속성수로서 환경이 좋으면 1년에 5m만큼 자라기도 한다. 그래서 헐벗은 산림에 홍수 피해가 심하여 속성수가 필요하던 치산녹화 시절에 산림청에서 앞장서 도입하여 하천변이나 저지대 계곡 등지에 많이 심었다. 그러나 목재로서 별 쓰임새가 없고 솜털 씨앗이 날리고 뿌리가 너무 넓게 퍼져 주변을 침해하고 태풍에 약하여 잘 넘어져 쇠퇴하기 시작했다. 하천변이나 비옥한 계곡지역이 식재하기 적당한 곳이다. 내습성, 내한성이 강해서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라며 햇빛에 대한 요구량이 크고 습기, 바닷바람, 대기오염에 견디는 힘이 강하다. 순우리말처럼 보이는 미루나무도 이름의 변천이 재미있다. 1937년에 ‘모니리페라포풀라’로 이름 지었다가 1942년에 미국에서 온 버들이라는 뜻으로 미류(美柳)나무로 변경했다. 일본 이름 히로하하꼬야나기(廣葉箱柳)의 영향을 받아 지은 것이라고 한다. 양버들처럼 버들이 아닌데 버들이라는 이름을 붙여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다가 미류나무가 ‘미루’나무로 발음되는 바람에 2002년 미루나무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어차피 버들도 아닌데 류(柳)를 고수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태리포플러(Populus canadensis) 이탈리아 원산으로 미국산 미루나무와 유럽산 포플러의 잡종 가운데 품종 ‘I-214’를 도입하여 전국에 엄청나게 심었다. 미루나무보다 더 빨리 커서 한국전쟁 이후 황폐한 지역을 녹화하기에 적당한 수종이었을 것이다. 미루나무보다 키가 커지고 가지가 넓게 벌어진다. 그러나 50년 자라면 30m까지 자라서 태풍에 쉽게 넘어진다. 매년 태풍이 지나가는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하천이나 습지 주변에 포플러 종류가 자생하지 않는 이유이다. 빠르게 자라 1년에 2m는 거뜬히 자란다고 한다. 잎은 삼각형이고 어린잎은 붉은색으로 돋아나다가 녹색으로 바뀐다. 더위나 가뭄에 강하고 산기슭 아래 또는 강변에서 잘 자란다. 잎의 길이가 너비보다 긴 것이 미루나무나 양버들과의 차이점이다. 나무껍질은 은빛을 띤 흰색이다. 키가 크고 수관폭이 크다 보니 강풍에 잘 넘어진다. 목동신시가지 완충녹지에 여러 그루가 있었는데 태풍이 지나가며 전부 다 뽑혀 치우느라고 고생한 기억이 난다. 이태리포플러는 5월에 버드나무처럼 하얀 솜털을 날리는데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가 아니라, 씨앗을 담은 솜뭉치이다. 그런데도 도시민의 민원 때문에 대부분 베어버린다. 1980년대부터 홍수시 하천 범람을 일으킨다고 하천변의 나무 식재를 법령으로 아예 금지하여 물가에서 잘 사는 이태리포플러나 미루나무 등은 그 터전을 완전하게 잃게 된다. 지금도 농촌에 가면 군데군데 키 큰 이태리포플러나 미루나무가 강가나 들판에 우뚝 솟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태리포플러를 땔감으로 사용할 경우 화력이 다른 나무와 비교하여 떨어지는 편이라, 제지용 펄프로 대부분 사용한다. 과거에는 성냥개비나 나무도시락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수요가 거의 없다. 그러나 카드뮴, 수은, 아연 같은 중금속으로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에 발표되어 큰 기대를 걸게 된다. 또한 신재생 바이오에너지 자원이나 탄소흡수원으로 포플러가 주목받게 되어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고 하니, 이태리포플러의 이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시나무 떨듯이 사시나무속 나무는 수피가 하얀색인 사시나무와 이태리포플러와 검은색인 양버들, 미루나무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자생종인 사시나무(Populus davidiana)는 미세하게 떠는 모습이 심하다고 한다. 부채모양의 잎은 길이가 4cm 내외인데 탄력이 좋은 잎자루가 3cm 가량으로 떨기에 적당한 조건이다. 식물생리학으로 봐도 뿌리에서 끌어올린 물을 중력을 거슬러 잎사귀로 보내는 과정에서 잎이 파르르 떤다고 한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사시나무 떨 듯한다’라는 속담을 지어낸 듯하다. 사시나무속 교잡종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외국에서 도입할 때 이름을 잘 못 지어 사람들이 헷갈리는 편이다. 양버들이나 미루나무는 앞에서 쓴 바와 같이 일본어에 버들(柳) 글자가 있다고 해서 버드나무를 이름에 넣었다. 지금도 한강변을 걷는 사람들에게 ‘양버들’ 이름표를 붙여놓은 나무가 버드나무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나무를 다시 쳐다보게 된다. 서양에서는 이 양버들을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변종이라고 해서 ‘이태리포플러’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이태리포플러를 서양에서는 캐나다가 원산지라고 해서 ‘캐나다포플러’로 부른다는 것이다. 이미 널리 통용되는 나무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아카시아’나무 사례에서처럼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홍태식 /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산림청이 해마다 강력해지는 집중호우와 태풍의 위험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내달 말까지 주택·인구 밀집지 대형 수목에 대한 안전점검을 시행한다. 28일 산림청에 따르면 점검에는 산림청·수목 안전진단 전문가·지자체 담당자가 참여하며, 오는 29일 대구광역시를 시작으로 내달 말까지 7개 특·광역시 4000그루를 우선 대상으로 육안 검사와 비파괴 정밀 진단 방식으로 실시한다. 전국에는 식재 후 35년 이상 된 대형·노령화 수목이 약 100만 그루 있으며, 지난 4년간 비바람 등에 쓰러지거나 부러진 수목이 2만 그루로 매년 평균 5000그루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산림청은 국민이 일상에서 소중한 생명과 재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택·다중이용시설 주변 대형화·노령화된 수목을 대상으로 안전을 점검하며, 쓰러질 위험이 있는 수목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김주열 산림청 도시숲경관과장은 “도심의 숲은 많이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도시숲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롼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국내 학자가 지은 자생생물 학명 수가 6851종으로 확인됐다. 이는 1662종에 불과했던 2000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3일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된 5만8050종의 국적별 명명자를 인공지능(AI) 기술인 챗GPT와 전문가 검토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생생물 학명은 생물 이름의 세계적인 통용을 위해 국제명명규약에서 규정한 표기법에 따른 이름을 뜻한다.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가 제안한 ‘속명+종소명’의 이명법 체계에 따라 라틴어 학술명으로 표기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학자들이 명명한 자생생물 학명이 총 6851종이다. 원핵생물 2536종, 무척추동물 1744종, 곤충 1720종, 균류 및 지의류 397종, 조류 234종, 식물 171종, 어류 40종, 양서·파충류 9종 순으로 많았다. 이는 2000년의 1662종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국내 학자들의 명명 비율은 11.9%로 나타났다. 특히 한반도에만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고유종 2355종 가운데 63.9%인 1506종의 학명이 국내 학자가 지었다. 2000년 847종 대비 1.8배 늘어난 것이다. 2001년 이후 최근까지 발견된 719종의 한반도 고유종 중에서는 약 91.6%인 659종이 국내 학자가 명명했다. 우리나라 자생생물 학명은 2000년 이전까지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외국 학자들이 주로 지어 국내 연구자의 명명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7년 생물자원관 개관 이후 자생생물 발굴사업 등에 힘입어 국내 연구자의 명명 비율이 급증했고, 최근 들어서는 형태적 및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한반도에 분포하는 개체가 주변국 개체와 다른 종으로 밝혀져 학명에 우리나라를 뜻하는 ‘코레아나(coreana)’로 명명된 사례도 늘어났다는 게 생물자원관 측 설명이다. 서민환 생물자원관장은 “국내 연구자들이 명명한 학명의 증가는 최근 20년간 자생생물 발굴사업 등 우리나라 자생생물 연구가 활발히 이뤄진 결과”라며 “최대 10만 종으로 추정되는 한반도 자생생물 발굴을 위해 분류학 기반 연구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국가대표 조경수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조경수를 대표하는 나무이다. 낙엽활엽교목으로 경관을 형성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나무로 병해충이 별로 없고 스스로 모양을 잡으며 빠르게 성장한다. 꽃과 열매가 풍성한 잎사귀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걸 빼고는 조경수가 가져야 할 장점을 다 갖춘 나무이다. 유전적으로 가지를 넓게 펴는 속성이 있어서 여러 조경수 가운데 가장 넓은 그늘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베푼다. 매년 새로 잔가지들이 나와 수많은 잎을 달기 때문이다. 잎이 다 떨어진 겨울철에 느티나무 밑에서 위를 쳐다보면 수많은 나뭇가지가 질서정연하게 균형 잡힌 모습을 볼 수 있어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람이 간섭만 안 한다면 높이가 5~20m까지 성장한다. 느티나무는 내건성과 내습성이 강하고 공해물질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 도시공원이나 아파트에 많이 식재하는 수종이다. 일설에 의하면 느티나무의 이름은 줄기의 오래된 수피가 양버즘나무처럼 떨어져 나가서 ‘늙은 티를 낸다’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열매는 핵과로 지름 4mm 정도의 납작한 콩알 모양 열매가 갈색으로 10월에 여문다. 2년 주기로 열매가 많이 달렸다 조금 달렸다 한다. 서양에서는 ‘Elm-like Tree’라고 부른다. elm(느릅나무)과 비슷하게 생긴 나무로 여겨지는 걸로 보아서 서양에서는 느릅나무가 많이 있고, 느티나무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유럽 사람들은 보기 어려운 느티나무가 우리나라에서는 도시 녹지에 흔하게 볼 수 있어서 매우 부러워한다고 한다. 느릅나무과에는 아주 크게 자라는 나무로 느티나무와 함께 느릅나무, 비술나무가 있다. 느릅나무는 느티나무보다 곁가지의 발달이 약하고 잎의 밀도가 낮다. 서울숲 산책로에 느티나무, 팽나무 그리고 느릅나무를 나란히 심어 놓아서 서로 비교하며 구별할 수 있다. 비술나무는 추운지방에 주로 자생하는데 느릅나무과 식물 가운데 잎 크기가 가장 작고, 잎 뒷면에 털이 없다. 어린 가지가 아주 많은데 경복궁 동쪽에 있는 현대미술관 앞에서 볼 수 있다. 마을 지킴이 별다른 병충해 피해가 없어서 오래 사는 나무이다.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는 보호수란 역사적·학술적 가치 등이 있는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으로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말하는데, 전국에 13,000주 정도 분포하고 있다. 그 가운데 느티나무가 7,100그루로 가장 많다. 전국 각지에서 커다란 정자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4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이는 은행나무 19그루와 소나무 19그루 다음으로 많은 나무이다. 오래전부터 느티나무를 신성시해 벌채를 금지해서 노거수로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마을 어귀에 있는 느티나무를 마을을 지켜주는 상징으로 여겼다. 신록과 녹음 그리고 단풍으로 일 년 내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마을을 지켜주는 정자목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이 열린다’ 말처럼 느티나무는 대지에 뿌리를 깊게 내려야 높이 자랄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아파트는 대부분 지하 주차장을 만들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녹지는 대부분이 흙 깊이가 1m 내외에 불과하다. 이처럼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심은 나무는 뿌리가 옆으로 길게 뻗어 겨우 큰 덩치를 지탱하고 있다. 14년 전에 분양 홍보 수단으로 천 년생 느티나무를 간판으로 내세워 고층 아파트에 둘러싸인 인공지반에 식재했다. 식재 직후부터 가지가 마르고 잎이 떨어지더니 결국 나무전문가가 조사한 결과 사실상 고사했다고 진단했다. 키 4m에 밑동 지름이 1.6m에 달하는 천 년생 느티나무는 경북 군위에서 살았다. 고려·조선시대를 거쳐 살아왔는데 2004년부터 군위댐을 건설하면서 이웃 고장인 고령으로 옮겨졌다. 운반하는 화물차에 실을 수 있게 큰 가지가 여러개가 잘려 나가 볼품은 없어지고 커다란 밑둥만 남게 되었다. 몇 년 후에는 장수와 건강을 상징한다는 모델로 선택되어 무려 10억 원을 들여서 서울 부자 동네로 다시 옮겨졌다. 이사하자마자 서울의 혹독한 추위와 배수가 안되는 흙 위에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결국 뿌리 일부분은 살아 있지만 몸통에 붙어있던 가지들은 죽었다. 영리한 기술자가 어린 나무 몇 개를 밑둥 주변에 심어서 마치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 처럼 가꿔 놓았다. 느티나무 30대 조상과 30세 후손의 어색한 공생을 하고 있어, 형식은 ‘천년생 밑둥’이고 내용은 ‘십년생 가지’인 셈이다. 아파트 녹지에 대형목을 옮겨심어 오래전부터 살아온 나무처럼 보이는 방식은 아파트가 고층화하면서 생긴 유행이다. 하지만 토심이 1m 남짓한 인공지반에 대형목을 심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예전에 갯벌인 곳에 만든 공원에서는 흙을 충분히 성토하고 심은 대형목도 살아남기 어렵다. 도시 개발로 인한 바람길 변경 때문에 잘 살고 있던 보호수도 태풍에 쉽게 부러진다. 솜씨 좋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1984년 광화문 교보생명사옥 파사드에 커다란 느티나무 6주를 심고 나서야 전국의 건축소장들이 내가 짓는 건물 앞에 키 큰 나무 심는 걸 허락했다고 한다. 그제야 “멋진 건물 앞을 가리는 나무를 심지 마라”라는 근시안에서 해방된 것이다. 후진국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도시에 마구 건축물을 짓던 시절에는 나무가 도시경관을 방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난 뒤에야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메이크업하는 아티스트는 나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잘 살고 있던 광화문 은행나무 가로수를 다 치우고 나서 다시 상수리나무를 심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87년 종각사거리 신신백화점 터에 제일은행 본점 조경공사를 할 때 에피소드이다. 가로수는 서울시에서 심어놓은 못생긴 은행나무였는데 건물 앞에 3줄로 큰 느티나무를 심어 녹지를 만들었다. 출근길에 그 모습을 본 시장은 가로수와 같이 수종인 은행나무로 교체하라고 무리한 지시가 전달되었다. 발주처 감독을 설득하여 느티나무를 고수하며 차라리 가로수마저도 느티나무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결국은 느티나무숲은 살아남았고 길 건너 편 영풍빌딩 앞에도 느티나무를 심게 되었다. 화신백화점 자리에 빌딩이 들어설 때 당연히 느티나무를 심을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메타세쿼이아를 심어버려서 종각사거리의 메이크업은 미완으로 끝났다. 보신각에서 바라보면 풍성한 느티나무 숲과 비교하면 앙상한 메타세쿼이아가 고달프게 서있다. 가을철 느티나무 단풍을 보면 노란색과 붉은색이 뒤섞여 있다. 단풍색상이 다른 품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 개체에 따라 색소의 합성 능력 차이 때문이다. 엽록소와 함께 봄부터 잎 속에 합성되는 노란 색소인 카로티노이드와는 달리 붉은 색소인 안토시안은 그 성분이 세포액에 녹아 있다가 늦여름부터 새롭게 생성되어 잎에 축적된다. 식물은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낮아지면 잎자루에 코르크처럼 단단한 떨켜를 만들어 월동 준비를 한다. 떨켜가 만들어지면 잎으로 드나들던 영양분과 수분이 더 이상 공급되지 않고, 그 결과 엽록소의 합성도 멈춘다. 잎 속에 남아 있던 엽록소는 햇빛에 분해되어 점차 그 양이 줄어들어 녹색은 서서히 사라진다. 그에 반비례해서 분해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카로티노이드와 안토시안은 일시적으로 제 색인 노란색과 붉은색을 내기 시작한다. 결국 우리 눈에 보이는 현란한 단풍은 나뭇잎 속에 함유된 이들 색소가 각기 다른 분해 순서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셈이다. 노랗고 붉은 단풍이 들게 만든 카로티노이드와 안토시안마저 분해되면 쉽게 분해되지 않는 탄닌 색소로 인해 나뭇잎은 갈색으로 변하여 낙엽이 되어 바람결에 땅으로 떨어진다. 뛰어난 회복탄력성(resilience) 속성수이다 보니 거칠게 전정을 해도 자연스러운 수형을 회복할 수 있지만, 줄기의 절단면은 썩어들어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느티나무는 자라면서 불필요한 속가지를 스스로 정리하면서 수형을 만들어가는 특성이 있다. 도시지역에서 비교적 잘 적응하여 빌딩 속에서 녹색숲을 형성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개발부터 간선도로변 가로수로 식재하여 지금은 아름다운 가로경관을 이루고 있다. 자연 상태에서는 산기슭이나 골짜기 또는 마을 부근의 흙이 깊고 진 조건에서 잘 자란다. 조경 현장의 거친 흙에서도 웬만하면 적응하지만 배수가 안되는 곳에서는 고사하고 만다. 배수가 불량하면 어쩔 수 없이 뿌리 분을 주변보다 들어 올려 심는 수밖에 없다. 쓰임새가 여러가지인 느티나무는 베어진 후에도 목재의 최상품으로 쳐준다. 썩거나 벌레가 먹는 일이 드문 데다 나뭇결과 무늬가 곱고 황갈색으로 윤택이 난다. 건조 시 갈라짐과 비틀림이 적고 마찰이나 충격에 강하며 단단하다. 좋은 목재가 갖추어야 할 모든 장점을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무의 황제’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많은 왕의 관으로 사용하였고, 건축 구조재로 최상품이라서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의 기둥으로 선택되었다. 서민은 소나무, 양반은 느티나무와 함께 일생을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홍태식 /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 [환경과조경 이현 기자] 수원시가 2023년 제8회 조경수산업 활성화 발전포럼 개최를 기념해 ‘수원형 탄소중립정원’을 공모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컨테이너 조경수를 활용한 탄소중립정원’을 주제로, 컨테이너 조경수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대상지 특성을 반영한 창의적인 디자인의 정원을 조성하고자 마련됐다. 시민, 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1인당 가로 2m, 세로 2m, 총 4㎡ 규격의 컨테이너 조경수 1개 작품(공동출품은 최대 7명)을 응모할 수 있다. 공모를 원하는 시민은 내달 1일까지 뿌리가 용기 밖으로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재배한 수목인 컨테이너 조경수를 활용한 탄소중립정원 계획서를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공고문을 내려 받아 출품신청서, 작품설명서, 내역서 등을 작성하면 된다. ▲컨테이너 조경수를 활용한 탄소중립정원 조성 ▲새빛수원과 수원컨벤션센터의 발전, 도약, 세계화의 비전 반영 ▲광교호수공원의 경관과 부합하는 정원 조성 등 기준에 적합한 작품 8점에 대해서는 11월 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3년 제8회 조경수산업 활성화 발전포럼’에서 시상한다. 심사를 거친 정원은 내달 20일부터 27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 지하1층 달팽이광장 옆 광교호수공원 녹지대에 조성된다. 공모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수원시청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녹지경관과 및 (사)한국조경수협회 경기지회로 문의하면 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형 탄소중립정원 공모전으로 컨테이너 조경수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대상지 특성을 반영한 창의적인 디자인의 정원을 응모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 제8회 조경수산업 활성화 발전포럼’은(사)한국조경수협회, 수원시가 주최하고 (사)한국조경수협회 경기지회가 주관, 오는 11월 2일부터 3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 일원에서 열린다.
  • [환경과조경 이현 기자] 도심환경 개선을 위해 잔디 활용이 증가 추세인 가운데 국립산림과학원이 산업·학계와 함께 수요자 관점의 잔디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18일(금) 수요자 중심의 시장성 높은 잔디 연구개발(R&D)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산·학·연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산림청의 임업통계에 따르면 잔디재배 면적은 2020년 531ha에서 2021년 1810ha로 1년 사이 약 3.6배가 증가했다. 최근 골프장뿐만 아니라 정원문화 확대, 환경 개선을 위한 잔디 활용이 증가하면서 잔디 수요가 높아진 탓이다. 간담회에는 유상렬 신젠타코리아 SPS사업부 본부장, 장덕환 ㈜종신물산 부사장, 양근모 한국잔디학회 회장, 이긍주 충남대학교 교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연구진 등 10여 명이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잔디 연구에 대한 문제점 발굴 및 진단 ▲산·학·연 관점에서의 잔디 연구 개선 및 필요 사항 ▲새로운 기술·시장환경을 고려한 잔디 연구개발 전략 ▲잔디 연구개발 미래 전략 추진에 따른 해결과제 및 추진내용 등이 논의됏다. 서정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소장은 “시장변화와 수요자를 고려한 잔디 연구개발 전략 수립을 통해 잔디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고 잔디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과 국립종자원이 국가 재난 상황 대비 한반도 종자보전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한수정은 지난 16일 국립종자원이 보유하고 있는 법정종자 중 권리가 소멸되는 24종 111점을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 영구저장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양 기관은 국가재난에 대비해 한반도 종자보존을 위한 다부처 협의체 구성 논의, 시드볼트 내 정기적인 종자 기탁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한수정과 국립종자원은 권리소멸된 법정종자 1227점을 시드볼트에 저장한 바 있으며, 올해 3월에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유전자원의 시드볼트 영구보존, 연구개발 협력, 전문연구인력 양성 등 지속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배기화 시드볼트센터 센터장은 “국가재난 상황에 대비해 소중한 유전자원을 안전하게 보존하고자 국립종자원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유미 한수정 사업이사는 “국립종자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법정종자는 중요 유전자원으로 시드볼트에 안전하게 저장되어 미래세대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콩과 집안의 어르신 8월 초순 꽃이 피어난 도시 가로수를 얼핏 보면 아까시나무처럼 보인다. 그런데 가로수의 정체는 회화나무다. 잎 모양과 줄기가 비슷하다 보니 오해를 많이 받는다. 아까시나무는 잎끝이 둥그스름하지만, 회화나무 잎은 끝이 점점 좁아져서 뾰쪽하고 줄기나 가지에 가시가 전혀 없다. 꽃은 가지의 끝에 여러 개의 원뿔 모양 꽃대에 복합하여 달리며 여름에 연한 황백색의 꽃이 나무 전체를 하얗게 뒤덮어 가지 끝이 늘어질 정도로 많이 핀다. 자랄수록 나무껍질은 세로로 깊게 갈라지며 검은색이 진해진다. 어린 가지일수록 초록색이 진하며 열매는 콩과 식물을 나타내는 모습인 콩깍지 형태로 달린다. 콩과 식물은 뿌리혹 박테리아와 공생하여 대기 중의 질소를 고정한다. 이렇게 생산된 질소는 모든 식물의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사용되고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준다. 식물생태계에 큰 역할을 하는 콩과 식물은 콩이나 토끼풀부터 아까시나무나 회화나무 같은 큰 키 나무까지 다양하다. 회화나무는 낙엽활엽수로 나무 높이가 30m, 직경이 2m까지 크게 자라는 편이라 은행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왕버들과 함께 우리나라 5대 거목 중의 하나이며, 500~1,000년 된 나무 10여 그루가 노거수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문헌을 찾아보니 중국에서 괴화(槐花) 또는 회화목(懷花木)이라고 해서 회화나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림을 뜻하는 ‘회화(繪畵)’가 아닌 것이다. 회화나무를 사람이 사는 집에 많이 심은 것은 못된 귀신을 물리치는 나무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궁궐에 많이 심었다. 또한 서원이나 향교 등 학문을 연구하는 장소에도 회화나무를 심어 면학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왕과 사대부의 상징 회화나무는 오래전부터 한반도에 살고 있어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 궁궐에서 왕이 신하들을 만나는 장소를 외조라고 하는데, 이 가운데 삼정승 자리에는 별도로 회화나무를 심어 표지로 삼았다고 한다. 창덕궁의 돈화문 안에 있는 세 그루의 회화나무는 외조에 해당하는 곳으로 지금도 우람하게 살아있다. 동궐도에도 보이듯이 왕권을 표현하기 위하여 창덕궁을 비롯한 여러 궁궐에 심어 관리하였다. 고관대작을 상징하는 나무로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하여 만년을 보내는 곳에도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현대그룹 사옥은 예전 휘문고등학교 자리에 세워졌다. 창덕궁 쪽 일부 토지에 원서공원을 만들어 구청에 기부하게 되었는데, 그곳에 노거수인 회화나무가 있어서 살리느라 큰 공사를 하게 되어 필자가 참여하게 되었다. 이웃한 창덕궁 회화나무와 비슷한 나이를 가진 노거수가 잘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지혜를 동원하여 작업하였다. 어느 날 인부 한 명이 높은 분이 근무하는 4층 쪽으로 소변을 누다가 걸려서, 신입사원인데도 불려가서 야단맞은 추억이 떠오른다. 중국에서 회화나무는 학문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 공자를 모시는 대성전 앞에 측백나무와 은행나무와 함께 심어 놓았다. 유교는 조선시대 사회의 기본 사상이자 사회 윤리로 자리 잡고 있어서 중국처럼 회화나무에 대한 대우는 높았다. 대부분의 유교 관련 사적지에서는 오래된 회화나무를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유생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가거나 합격했을 경우 집에 회화나무를 심곤 했다. 그래서 회화나무는 예전부터 ‘학자수(學者樹)’라고 불렀다. 곧게 자라는 대나무와 달리 회화나무 가지들은 자라면서 제멋대로 뻗는 특징이 있어서 옛사람들은 이를 두고 자유롭고 유연한 학자의 기질로 여겼다. 회화나무 잎은 다른 나무가 모두 새 잎을 피운 다음에 학자수라는 이름에 걸맞게 거드름을 피우며 5월 초가 되어야 느지막이 피어나고, 꽃도 한여름인 8월이 되어서야 수수한 모습으로 황백색의 꽃을 피운다.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자라면서 단정한 수형을 스스로 만든다. 요즘에는 공부를 잘하게 한다는 속설 때문에 정원에 심기도 한다. 가로수의 원탑 한강변에 올림픽대로를 건설할 때 녹지에 많이 심었다. 함께 심은 양버즘나무는 강변 모래땅에서 여름 가뭄을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 말라 죽었다. 하지만 함께 식재한 회화나무는 가혹한 조건에서도 살아 남아 지금도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차량 운전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 뒤로 서울시내 간선도로에 가로수 수종으로 채택되어 많이 식재하였다. 대표적으로 압구정역에서 갤러리아백화점 구간에 식재하여 지금도 울창한 가로수 대열을 이루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가로수로 심어놓은 키 큰 회화나무 숲을 즐길 수 있다. 대기질이 나쁜 도시에서 가로수의 조건을 따져 보자면 추위, 공해, 병충해에 강하고 보행자 키보다 높은 곳에 가지가 있는 기본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여름철에 그늘을 만들고 겨울에는 잎이 떨어져 햇볕을 인도에 비추게 하는 낙엽활엽수 가운데서 선정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 맞는 나무가 회화나무라고 할 수 있다. 빨리 자라며 사람이 다듬어주지 않아도 스스로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는 나무인 회화나무는 가로수로 선정되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는 회화나무 가로수가 많아 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치르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고 한다. 장마가 끝날 무렵 서서히 꽃송이가 달리면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꽃이 피어난다. 꽃은 1주일 정도 지나면 가벼운 튀밥처럼 금세 낙화한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우수수 떨어진다. 콩알만 한 작은 꽃잎이 포장도로를 하얗게 물들인다. 깨끗이 쓸어도 하룻밤 지나면 또 한 무더기 쌓여있다. 여름의 끝과 가을이 시작을 알리는 현상이다. 가을이 깊어가서 은행잎이 샛노랗게 물들어도 초록색 잎을 달고 있다가 첫 추위가 오면 그제야 노란색 단풍이 들며 낙엽이 진다. 기후변화를 늦추는 나무 활엽수 가운데 도시 공해에 강한 나무로 토심이 깊고 비옥한 사질양토에서 잘 자란다. 그러나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고 특히 내한성이 강해 우리나라 어디에든지 자라는 나무이다. 종자 번식이 가능하나 대부분 삽목으로 생산하고 있다. 봄에 전년도에 자란 가지를 잘라 묘목을 만들어 이듬해에 옮겨 심는다. 성장은 빠른 편이며 양수이므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식재한다. 회화나무는 콩과 식물로 질소 고정을 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공생하여 질소 비료를 제공해 주므로 아주 척박지가 아닌 한 시비의 필요성이 거의 없다. 과도한 시비는 병충해 발생을 일으킬 수 있다. 잔뿌리가 적고 뿌리가 거친 편으로 큰 규격의 이식성은 보통인데, 가을 낙엽이 진 후부터 봄 싹트기 전이 이식하기 좋은 기간이다. 잎과 줄기가 황금색이 특징인 황금회화나무 원예종이 유통되고 있다. 줄기도 황금색이지만 봄철 나오는 새 잎도 황금색으로 금세 변해서 특이한 모습을 자랑한다. 녹지에 한 주 식재하면 시선을 한몸에 받을 수 있다. 꽃이 귀한 여름에 꽃이 피어 여름철 꽃나무로 이용 가치가 높다. 넓고 크게 자라므로 공원이나 학교원 등의 여름 꽃나무 겸 녹음수로 적당하며 가로수로 심어도 좋다. 대기 오염 환경에서도 강한 내성이 있어 도시환경에 잘 적응한 나무로 가로수, 공원수, 학교, 사적지 등에 즐겨 심는다. 회화나무는 전체적인 모습이 우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초록이 섞인 황백색 꽃과 한여름철 따가운 햇볕을 가리는 시원한 그늘 그리고 가벼운 바람결에도 흔들리는 얇은 잎을 더위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제공한다. 거칠고 어두운 수피에서 해마다 돋아나는 잎과 새 가지 끝에 달리는 꽃들은 언제나 공부하는 학자의 치열함과 깨달음을 보는 듯하다. 홍태식 / 한국정원협회 부회장
  • [환경과조경 신유정 기자] 국립수목원과 러쉬코리아가 발달장애 예술가와 함께하는 자생식물전을 개최한다. 국립수목원과 러쉬코리아는 지난 11일 자생식물 보전을 주제로 제2회 러쉬 아트페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에서 발달장애 예술가의 작품을 2회에 걸쳐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자생식물전은 발달장애 예술가들이 우리나라 자생식물 중 기후변화에 민감하거나 취약해 보존해야 할 ‘기후변화 적응 대상 식물’과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희귀특산식물’을 포함한 자생식물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기후위기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우리 식물들의 생명력을 전달한다. 본 전시에 13개 국·공·사립 수목원·식물원이 함께 참여해 각 지역의 발달장애 예술가 50인이 자생식물을 자유롭게 관찰하는 장소를 제공했다. 13개 국·공·사립 수목원·식물원은 국립수목원, 서울식물원, 푸른수목원, 일월수목원, 한택식물원, 국립세종수목원, 한밭수목원, 대아수목원, 경상남도수목원, 창원수목원, 해운대수목원, 제이드가든, 상효원 등이다. 제2회 러쉬 아트페어는 총 100점 이상의 작품이 2회에 걸쳐 전시된다. 1회차는 전국 러쉬매장에서 오는 17일부터 31일까지 15일간 해당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2회차는 내달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모든 작품을 모아 통합 전시될 예정이다. 8일 통합 전시 개회식 행사에는 자생식물 주제 강연과 작가 소개 및 작품 해설, 그림 그리기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예정돼 있다. 회차별 전시 일정 및 이벤트 등의 자세한 내용은 러쉬 공식 모바일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젬마 러쉬코리아 부사장은 “각 수목원의 귀한 연구결과물이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개성 넘치는 그림으로 탄생해 선보이는 이번 자생식물전은 세상을 움직이는 그림으로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은 “발달장애 예술가의 그림을 통해 자생식물의 중요성과 기후행동 메시지가 모두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며 “지속적인 민·관협업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수목원·식물원의 보전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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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에서 ‘정원도시국’으로 ‘졸속’ 추진…4일간 입법예고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서울시가푸른도시여가국을정원도시국으로명칭변경을추진하면서관련분야의충분한의견을수렴하지않아서졸속추진이라는비판이제기됐다. 서울시는이달5일시정추진력강화를위한조직개편을위해‘서울특별시행정기구설치조례일부개정조례안’을시의회에상정했다. 개정안의주요내용은▲기구개편및소관사무조정▲주요실국의통솔범위조정▲자율신설기구일반기구화▲한시기구정비및존속기한연장▲기구명칭변경등이다. 이에따르면푸른도시여가국을정원도시국으로변경하고,올해7월까지한시적으로운영할예정이었던한강사업추진단을3년더연장해존속시키는내용이포함됐다. 이중‘푸른도시여가국(이하푸도국)’을‘정원도시국’으로변경하는것에대해기존업무를포괄하는이름으로적합하지않다는지적이일고있다. 현재푸도국은▲공원정책▲공원조성▲조경▲정원▲자연환경▲생태계▲산림▲동물보호▲공원여가▲산사태사방사업등을담당하고있다. 게다가이번개정안은지난달29일부터이달2일까지단4일동안의견을수렴해부랴부랴추진하는모양새여서졸속추진이라는비판까지받고있다. 보통입법예고는40일,지자체법규는20일로정하고있으며,서울시의경우에도“입법예고기간을20일미만으로하려는경우에는법무담당관과미리협의하여야한다”고정해놓았다. 하지만이번개정안은입법예고가충분히되지못해시민들은물론관련학계등전문가들도알지도못한사이에‘정원도시국’으로바뀔수있는상황이다. 개칭부정적,“기후변화등다양한패러다임고려”“조직위상축소”등 안승홍한경대학교조경학과교수는“서울시가정원도시기조에맞춰서조직명칭을변경하는상황”으로생각되지만,“정원도시국이라는이름은기존푸른도시여가국에비해똑같은기능을하더라도조직이협소해지는느낌이든다”고말했다. 그는“정원에서발달된개념이공원이다.공원은정원에비해공간적으로크고,이용자측면에서도공공공간으로훨씬범위가넓은데,산림청에서정원법이통과되면서혼란한시기를거치고있다”며특히정원도시국이라는이름아래공원관련부서가위치한다는것은“배보다배꼽이더큰상황”이라고말했다. 하지만경기도에정원산업과가신설되는등지자체조직에정원이라는이름이들어가는것은최근추세라고진단했다.또한정부부처에서공원업무를담당하는국토교통부녹색도시과는법·정책만관리하고있지만,산림청은국가정원이나지방정원조성등을통해직접사업에관여하고지자체에매칭예산을주고있어서앞으로지자체부서이름에‘정원’을사용하는비율이더늘어날것이라고전망했다. 실제2022년말경기도에서도‘산림과’와‘공원녹지과’를각각‘산림녹지과’와‘정원산업과’로명칭을변경한바있다.하지만당시‘정원산업과’신설은산림공원정원을포괄하는상위부서의명칭이아니라,부서간업무조정성격이강했다. 오순환조경지원센터본부장은“푸른도시여가국이더좋은것같다”며“기후변화,리질리언스등현재여러가지패러다임이존재하는데,정원으로만접근하는게맞는건지논의가필요하다”고말했다. 또한오본부장은“기존공원녹지관리사업소를공원여가센터로친근감있게바꾼건좋은데,일반사람들에게‘정원도시’가더친근한가?‘푸른도시’는안그런가?”라며정원도시국이더친근감이있는이름은확실하냐고반문했다. 무엇보다정원은가장작은단위의조경이므로,생태공원산림자연등을총괄하는부서이름으로는축소되는느낌이든다며“푸른도시여가국에서많은정원을조성하면되는데,여러불편과행정비용까지감수하면서이름까지바꿀타당성이있는지모르겠다”고말했다. 특히4일밖에입법예고가안된것은“왜4일만했는지이해할수없다”며“좀더논의의장을마련할필요가있다”고말했다. 개칭긍정적,“공원녹지포함한큰개념”“구체화”등 ‘푸른도시국’보다‘정원도시국’이더낫다는의견도있다. 안명준조경시공연구소느티대표는오히려“기존푸른도시국은지향점이상당히모호했다”며“정원도시국은정원이라는구체적인대상이지칭되니까개인적으로훨씬낫다고생각한다”고말했다. 그는이번논란에대해“정원을어디까지로보느냐에따라달라질것”이라며,‘정원도시국’을가드닝개념의좁은의미의정원으로사용한것이라면논란이있겠지만,공원녹지를포함한큰개념의정원으로보는것이기때문에“서울시가정원도시정책을펼치고있는상황에서정원도시국으로가도문제가없을것”이라고말했다.다만“아직까지정원이도시적인차원에서이해되지않으니까조금이른감이있다”며일반시민들이가진정원에대한편견을극복하기위해“홍보가필요하다”고말했다. ‘졸속추진’논란에대해서는,이번개정안이입법예고를짧게거쳐도될사안은아니라는입장을보였다.“국단위명칭이바뀌는이유가제대로설명이안되고있는것같다”며,국의명칭이변경되면서하위부서에대한세심한계획안이공고되지않은것은시정철학이반영되지않은채“일단명칭부터질러놓고보자”는것에불과하다며,숙의할기간이필요하다고말했다. 한갑수한국전통조경학회회장은“‘푸른도시’가워낙넓은개념인데반해‘정원도시’가좀더구체적이라는점에서좋은것같다”고말했다.하지만“이름을정원으로하면업무범위가축소될것이라는염려도있을것같다”며조경내에서도다양한분야가있어서논란의여지가있을수있으므로“관련분야의견을참조했다면더좋겠다”며졸속추진논란에“아쉬운점”이라고평가했다. 한편서울시는이외에도“경제정책실,복지정책실,도시교통실”을“경제실,복지실,교통실”로,“시민건강국”을“시민건강국,민생노동국,디지털도시국”으로,“재난안전관리실,주택정책실”을“민생사법경찰국,재난안전실,주택실”로변경한다는방침을개정안에담았다.
[조경논단] 요즘 공원
은퇴하신회사선배들과이야기나눌기회가있었는데,‘건강,돈,친구’가제일중요하다고반복해강조하셨다.‘돈’이야어렵겠으나,‘건강’과‘친구’라면그래도공원이제법커버할수있겠다싶었다.기실공원의발단이1832년영국런던의콜레라대유행과연관이클정도로공원과건강은한몸이나다름없다.공원에서산책과달리기등운동을통한시민의건강뿐아니라,맑은공기와생태계조절등도시의건강까지연관되기때문이다.이런건강측면으로요즘공원에서유의미한움직임이라면‘맨발걷기붐’과‘야외체육시설의진화’가손꼽힌다. 점점흙이없는도시가되니외려흙길을찾는것인지,맨발걷기는현재공원에서가장핫한이슈다.어찌보면건강의영역을벗어나신화의영역에다다를정도.거친산길을맨발로걷는건기행에가까웠는데,2006년대전계족산황톳길(14㎞)을시작으로2020년서울양천구안양천황톳길(570m)과강남구양재천황톳길(600m)조성등을통해맨발걷기용흙길이공원제도권으로진입했다.물론맨발공원으로불리던지압보도도있었다.밀레니엄전후로주요공원마다자갈,사고석등의재질로지압로가조성돼선풍적인기를끌었고현재도일부남아있지만,이젠이용률이극히저조해지며사라져간다.영원히변하지않을것같은공원도개별시설마다끊임없이경쟁하고흥망성쇠를겪는걸보여주는대표적사례다. 공원으로진출한황톳길에서수년간경험이쌓이고민간단체가태동하고몇몇언론보도를통해맨발걷기의장점이증폭되는과정을거치며,2022년부터는공원내흙길조성요구가본격적으로대두됐다.작년부터양천구는현황조사를거쳐총20개소3.7㎞의맨발흙길기본계획을수립·추진중이고,전국주요공원마다황톳길등맨발흙길조성이쇄도한다.신규조성뿐아니라자연발생적으로활성화된공원내흙길을정비하는방식도활발하고,시설측면에서도황톳길과마사토길,건식흙길과습식흙길로의분화와배수를위한황토배합비조절,이용편의를위한세족장,신발장,비닐하우스,방수포설치등다방면으로진화중이다. 건강측면에서요즘공원의또다른이슈는야외체육시설의진화다.2000년대초반공원에처음도입된야외체육시설은종목확대와내구성·디자인개선수준에머무르다,팬데믹을거치며폭발적으로진화했다.초기집합금지와거리두기로인해인기를끌며공스장(공원+헬스장),산스장(산+헬스장)같은유행어를만들더니,팬데믹이지속되며높아진수요는난이도높은근력운동과맨손복합운동기구로는물론,난이도낮은어르신을위한감각운동기구로까지확대시켰다.비가림시설과조합해일상성도높였고에너지생성까지스마트하게뻗어나가면서,상대적으로배제되었던청년과여성까지폭넓게포용하는중이다. 두번째주제인‘친구’로넘어가기전에소개하고픈중첩된사례가도심공원과거리에서자주만나는러닝크루(RunningCrew)다.주로평일이나일요일저녁,젊은직장인이나학생그룹이깔끔한복장으로줄지어달린다.건강을챙기면서도느슨한팀워크를구축해안전성과참여도를높이는데,볼때마다흐뭇하다.이런낮은단계의관계망은‘혼자’를강조했던팬데믹을거친이후도시에서자주볼수있는트렌드이기도하다. ‘친구’라표현했지만‘관계’로해석하는것이조금더정확할것이다.공원은혼자찾는사람도많고또그만큼다양한관계망이동반되기도한다.가족이나연인과피크닉을위해찾는경우도,친구와함께운동을즐기는경우도,반려견등반려동물과동반하는경우도있다.특히전국에600만명(命)정도로추산되는반려견은요즘공원의주이용객으로서큰변화를이끈다. 2004년최초로서울능동어린이대공원에반려견놀이터가생긴후,여러노력에도불구하고번번이지역주민들의완강한반대를넘어서지못한경우가많았다.하나인구4명에1명꼴,약1300만명까지반려인구가늘면서상황은역전됐다.특히팬데믹을지나며반려동물입양률이연간20%가까이증가하니,반대목소리를드높이시던어르신들의데시벨이크게낮아졌다.현재서울시공원내에만반려견놀이터23개가운영중이며,그중양천구도7개로30%를차지한다.특히,내달양천구목동IC남측녹지대에개장하는‘목동반려숲’은녹지공간전체를반려견테마로꾸몄다.앞으로모든공원에다양한형식의반려견놀이터가도입될뿐아니라,교육기관,보호소,보건소,캠핑장등반려동물테마시설도확대될것이다. 반려동물뿐인가?팬데믹은반려식물에대한관심도키웠다.즉각적반응이특징인반려견과스마트폰에대응하는‘느린관계맺기’다.집에서의반려식물은공원에서의텃밭과정원으로확장되는데,모두가드닝의영역이다.요즘공원에서식물관련최대이슈는‘정원’으로,전국적인정원도시트렌드와맞물리며도시의공원과거리를다채로운정원으로바꾸는중이다.서울시는작년5월정원도시선언에이어올해봄에만1000개의매력정원을조성한다고발표했다.양천구도도시곳곳에25개의매력정원을일구는상황.우리는왜이렇게공원과거리에정원을만들려노력할까?정원이갖는아름다움과계절감과색과향기와질감의매력도그이유겠지만,근본적으로는복잡한도시속에서인간이자연과더밀착된관계를맺고싶은욕망일것이다.그런측면에선모두‘반려’식물인셈.집에서의반려식물도공원내정원의확산도불안하고외로운도시의삶에대한대응이며,이노력들로인해공원과거리는더많은가드너들이함께가드닝하는정원도시로향해있다. 반려동물·반려식물에서확장된생태적관계망또한중요하다.기후위기의신호로받아들이는꿀벌의실종등작은곤충류의생멸(生滅)부터숲에서마주치는너구리,강에서살아가는새와물고기와수달까지서로연결되며큰위기에함께대응한다.공원에서생물다양성에진력해야하는이유다.최근몇년새시민과학자들의노력으로안양천철새보호구역에새들이조금씩늘어나는결과를얻었다.지속적인조사데이터를바탕으로겨울철공사자제나갈대군락지관리등에목소리를내주신덕분이다.올해부턴양천구에서활동하는자원봉사자‘에코친구’도함께참여한다.결국공원을중심으로사람과사람뿐아니라도시와자연까지서로함께‘관계’맺음으로써우리도도시도지구도더안전해진다. 해방과한국전쟁이후70여년간경제발전과민주주의라는목표를향해모든분야마다부지런히달려왔지만,세계최고의자살률과세계최저의출산율을성적표로받았다.물론괄목할만한경제성장을거뒀고민주주의도지속적으로향상시켜왔지만,결국우리사회는자식을가지길거부하는또스스로삶을소거하는마음이가장강한나라가된셈이다.출산율의추락은젊은세대가불암감에휩싸여미래를비관하는것이고자살률의상승은어르신세대가외로움에휩싸여현재를비관하는것으로분석할수도있겠지만,결국생명의관점에선가장본능적욕구인생존과번식을선택적으로포기하는‘불임사회’에돌입했고또돌진해갈태세인셈이다. 도시는더심각하다.2023년우리나라합계출산율0.72명에비해서울은0.55명수준이다.도시에사는젊은세대들이도시에서의삶을,도시의미래를더비관적으로본다는얘기다.불안감과외로움이지배하는불임사회의이엄중한현실에대해도시와공원과시민은어떻게대응해야할까?큰틀에서는포용도시일것이고자연에대해서는생태도시일것이며공공공간과개인의영역에선정원도시일것이다.건강하게서로관계맺고진화를통해위기에대응하는것이요즘공원에요구되는핵심과제다. 온수진양천구청공원녹지과장/공원주의자저자
[2024 아파트 조경 ④ 끝-롯데건설] 이지영 수석 “아파트 조경에 MZ세대를 담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MZ세대의마음에드는조경을위해과감한소재발굴에노력하고있다.우리는새로운것을도전할때반짝반짝한다” 최근아파트조경에서가장큰변화를보이고있는건설사는단연롯데건설이다.롯데는지난2022년조경에차별성을두고자조경독자브랜드인‘그린바이그루브(GREENXGROOVE)’를선보이며,오랫동안각인되어오던중세시대‘캐슬’의이미지를벗어났다는평가를받는다.실제최근준공된현장은매우현대적인감각과트렌드에접근하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하지만롯데건설이지영수석은“롯데건설의조경은이미점진적인변화를거쳐왔다”며“갑작스럽게다이나믹한변신을했다”는것은외부적인시선일뿐이라고말했다.왜롯데캐슬의조경이큰폭의변화로다가오는지최근아파트조경에서주력하고있는컨텐츠를통해알아봤다. 롯데조경의새로운도전“그린바이그루브” 사실롯데아파트조경이‘캐슬’콘셉트를벗어난것은아주최근일은아니다.이미2019년에롯데캐슬3.0을선보이면서‘여행같은삶의공간’을테마로조경전략이대폭업그레이드됐다.당시전략은그냥바라보는조경이아닌경험하고즐기는조경을만든다는전략으로,자연을좀더가까이에서체험하는설계를적용했다.오히려그린바이그루브는이러한전략을강화한것으로전혀새로운전략은아니라는설명이다. 2022년에조경을브랜드화한‘그린바이그루브’는자연을연상시키는’Green’과리듬과활력을뜻하는‘Groove’를조화시킨다는의미를담았다.중앙의‘X(바이)’는다양한분야와의콜라보레이션을뜻하며,일상속에서삶의영감을전달하는‘InspiringAround’공간이라는콘셉트아래취향을다채롭게담는조경공간을구현하고자했다. ‘그린바이그루브’는현재롯데아파트조경의콘셉트이자목표이다.이를어떻게설계와실물로서구현해낼것인지는아직도적전인과제이며현재진행형이다. “조경의본질을나타내는‘자연’안에입주자개개인의취향을적극적으로콜라보해서표현함으로써입주자들에게만족감을느낄수있도록하는것이목표이다.이미지적으로는자연에가깝게표현을해보자는의도도있고,설계나시공에서풀어낼때는조금더자연소재를많이쓰는개념으로볼수도있다.” 인공적인소재와자연적인소재의콜라보속에서조금더자연소재를많이적용하는전략이라는설명이다.하지만이것은“자연그대로”라는뜻과는거리가좀멀다.“자연적이지만인공적인세련미”를표현하자는것에더가깝다. ‘자연그대로’보다‘자연소재콜라보’가전략 조경공간에자연소재를많이사용한다고하면‘식재밀도를높이는것’으로생각할수있지만,‘그린바이그루브’는식재중심콘셉트에서탈피하고있다.자연상태의돌에서가공된석재까지,나무그대로에서가공목재까지다양한형태의자연소재를시각적으로보다많이노출하면서도현대적인아름다움을구현하기위해고민하고있으며,실제현장에서좋은사례들이많이발굴되고있다. “식재밀도가높지않더라도따뜻한공간이될수있도록기본적인자연소재를많이사용하면서도심플하게만드는것에집중하고있다.이것이콜라보와조화라는그린바이그루브의콘셉트에도어울리는접근이라고생각한다.” 시설물의경우도차가운느낌의스틸소재를중심으로따듯한자연소재가어우러지는표준디자인을구현하기위해고민해왔고,실제최근에는스틸에자연소재를접목한티하우스나파고라등의표준디자인이개발돼현장적용을앞두고있다. “예전에는스틸로된시설물에목재가일부적용되는정도였다면,최근표준디자인은스틸에석재까지붙여서공간안에서더다양한자연감성을느낄수있도록구현하고있다.” 아파트조경에‘한남동MZ세대’를담아보았나? 현장마다타겟층이달라서조경트렌드에접근하는방식이달라지지만,공통적으로최근아파트조경의트렌드를“MZ세대”가이끌고있다는점은부인하기힘들다.무엇보다롯데건설만큼MZ세대트렌드를조경에담기위해고민하는사례도드물어보인다. “최근MZ세대들은모든소재를굉장히심플하게접근하고있어서,내부적으로그런성향을좀더많이담아낼수있도록고민하고있다.” 조경에MZ세대의취향을담아낸다는것도매우시사적인이슈로생각되는데,이를위해새로운트렌드와신소재를발굴하는것이‘조경’에중요한일이되고있다는것은롯데만의차별점이아닐까싶다.게다가같은MZ세대라고해도지역마다다른성향을담아야한다니생각보다더많은공부가필요한분야이다. 예를들어한남동MZ세대는심플하지만매우고급스러움에집중한다는차이가있다.‘올드머니룩’이라는말이있듯,조금은올드해도괜찮고컬러가많이들어가도괜찮지만고비용적인특성을가지고있다.고급소재에는텍스처가뿜어내는아우라가있기때문에한눈에알아차린다.이런분위기의다름을조경에서도구현해낸다고하니매우도전적이고색다른작업이아닌가. 물론아파트조경도투자를많이하면더고급스런결과가나온다는것은대부분진리로받아들여진다.하지만고비용이라고해서무조건좋은결과가나오는것은아니다.그래서필요한것이디자인적인언어이다. “나무를심을때도한줄만심을것인지풍성하게심을것인지적재적소에대한고민을많이한다.그런세심한고민들이차이를만들어낸다.최근에는소재에대한고민을많이하고있다.소재는거짓말을할수가없지만,물량투입이많다고해서모두좋은결과가나오는것도아니다.역시세심한고민이필요하다.” 기후변화대응,아파트조성기준달라질것 이지영수석에게롯데와다른건설사아파트조경의차이가무엇인지묻자“그건좀말하기어렵다”며손사래를쳤다. “각자노력하고있는포인트들이있는데함부로말할수없다”는이유도있지만,차별점이라고이야기하기엔주거지조경의고민이대동소이하기때문이다.다만‘기후변화’는어느현장이나공감할수있는매우심각한이슈로떠오르고있다고진단했다. 최근몇년사이나타난‘기후변화’에대해현장에서는꽤심각하게보고있다.폭우와폭서가반복적으로길어지면서설계및시공기준을변경할필요성이제기됐다.계획․설계적인측면에서는빗물저류조및레인가든설치나배수시설에대한규격들이달라지고있고,공사쪽에서는자재수급이나실제시공연출에많은어려움을겪고있다. 지난여름에는여러건설사현장에서폭우로배수시설의상태를점검한사례가많았다.롯데건설에서설계를담당하고있는‘기술연구부서’도유속이나유량등을재검토할필요가있다고판단해서기준개정을확인하고있다. “기후가너무급변하고있다.지난해에는6월말부터8월초까지45일동안연속으로비가왔다.100년간통계의최상치에이른것으로이런우수량을극복하지못한지역들이많다.관로의관경이라든가구배라든가설치개수등현장의토목기준들을손보고있다” 이참에미기후에대한연구를통해총체적인재검토가진행되고있다.바람세기에따라멀칭재적용여부를결정하고,미기후에의한회오리로쓰레기분리수거장설치방식을고민는등세심한대응에노력하고있다. <인터뷰> “시간에따라변화되는조경,한번더고민하자” ‘그린바이그루브’콘셉트를반영한시설물표준디자인작업에대해설명을부탁드린다. 시설물에있어서그린바이그루브의중요한전략은자연소재의다양한감성을전달하는데에있다.예를들어메인광장에티하우스와더불어자갈층의물결을만들어주고드라이한느낌의그라스류를심고대표수목을적용해포인트식재한풍경을떠올려보면된다.식재밀도는떨어지지만구성요소는대부분자연소재라는점이그린바이그루브의지향을잘그리고있다. 최근하얀색으로도색된스틸을중심으로벽면에석재를적용한티하우스가표준디자인으로만들어졌다.다양한형태의자연소재를적용한것이특징이다.하지만그린바이그루브는시설물만이아닌전체공간에대한이야기를포함하고있으며,공간에정돈된자연성을구현하는개념으로이해해야한다. 조경소재차별화에공을많이들이고있다는데,어떤노력들이이뤄지는가. 개인적으로2023년6월준공한‘자양롯데캐슬리버파크현장’의특화공간을진행하면서다양한소재에대해많이고민했다.그중하나가내후성강판이다.주로건축에서사용하는자재로스타벅스매장의마감재로많이사용하고있었다.단가는매우비싸지만실내는물론이고외부에서도사용할수있는자재이다.타공간이나공종에서사용하는소재라고하더라도사후관리와시공이효과적이라면적극적으로발굴해서조경공간에적용하고자노력하고있다. ‘나인원한남현장’에서는그당시흔히적용하지않았던‘프리캐스트콘크리트’로만들어진플랜터를단지곳곳에적용했다.콘크리트소재가적나라하게노출되는방식으로인천공항안에서는대형플랜터로만사용된적이있고,건축에서는대단위면적에적용하며최근들어각광받고있는자재이다. 최근건설사에서는식재에있어서수종이단순해지는것을걱정하고있는데실제수급이어렵고하자이슈가있을수있어다양한연출이미흡한현실이다.다만상대적으로쉽게접근할수있는초화는이미다양한연출을하고있다.우리특화현장의경우에는대관목에조금더집중해소재개발과연출을시도하고있다. 여러가지소재를발굴하고시도하는것이공간의질을높이는효과를보여주기때문에현장에서도적극적으로시도할것을요구해왔다.작업진도도고려하면서소재에대한고민도함께해야하니조금힘들수도있지만,오히려그런일을할때흥미가발산되는것같다.실제팀장들도이런고민을할때반짝반짝한모습들을보인다. 건설사조경인들에게한마디 조경은삶의바탕이기도하지만하나의오브제이기도하다.심지어시계열적인변화를수반하기때문에그것에초점을맞추어조성하는것을큰특징으로이해하고있다.그래서항상어떻게하면연출을잘하고,또그것을구성하고있는요소간에관계성을잘맺어줄것인가를중요하게생각해야만한다.당장에보이는것만할것이아니라,앞으로어떻게변화해갈것인가,또어떤영향을미칠것인가를곱씹어야한다.예전에는잘했다고생각했는데좀지나보면‘이렇게하지말걸’하고후회하는일들이많다.그래서무언가결정을할때는좀더시간의변화와주변과의관계성에대해고민을하자는이야기를동료후배들한테남기고싶다. 이지영수석과의인터뷰를통해최근롯데건설의조경이많이달라보였던이유를알수있었다.새롭고도전적인작업을통해성취감을느낀다면누구나반짝반짝할것이다.아파트조경을통한다양한시도들이확장된다면조경인들의무한한역량들도따라서빛이날것이라고기대해본다.
[미래포럼] 밤양갱과 헤어질 결심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요즘밤양갱이때아닌인기를누린다고한다.가수비비의‘밤양갱’이란노래덕분이다.밤양갱의가사를들어보면헤어지는남녀간의평범한노랫말인데가사나리듬은달고단밤양갱보다더달콤하다.별거아닌것같으면서매력적이고,익숙한것같은데처음처럼신선하다.사랑과이별,너무나익숙한스토리이지만이노래가우리에게처음처럼다가서는이유가뭘까?이노래를듣다순간오버랩되는이미지가박찬욱감독의영화‘헤어질결심’이다.사랑과이별을다른시선으로이야기한이영화의마지막장면을떠올려보자.박해일의바다그리고안개가자욱한미장센의순간을영원히각인시키려는듯영화의OST가흘러나온다.“나홀로걸어가는안개만이자욱한이거리….”,1967년세상에처음선보인정훈희의‘안개’가2023년‘헤어질결심’에서함춘호의기타와송창식과의듀엣으로다시태어났다. 처음처럼,익숙하지만낯설게.그렇게우리는처음처럼대하는것에매력을느낀다.술자리에서우리가소맥으로말아즐겨마시는‘처음처럼’의의미를작고하신신영복선생은서화에세이집「처음처럼」에서‘산다는것은수많은처음을만들어가는끊임없는시작입니다’라고소개한다.흔히세상에존재하는것중새로운것은아무것도없다고한다.새로운것들은어쩌면다시태어나는것일지도모르기때문이다.아재들의라떼에나등장할법한양갱이MZ세대들덕분에때아닌호사를누리는것처럼. 변화에대한도전은늘두렵다.하지만도전은그자체로서희망이기에많은이들이젊은이들에게늘도전하라고권유한다.사람들은미래를위한새로운도전을위해변화와혁신을이야기한다.하지만변화하는미래에도변하지않아야하는소중한가치가있을것이다.비비의밤양갱이나정훈희의안개가그렇듯,존재하지않는새로운것에대해서만고집할것이아니라변화하지않는삶의방식과전통,그리고축적된삶의가치와문화가미래에어떻게투영될것인지를고민하는것도새로운변화를위해서는매우의미있는일이다. 도시,건축,조경등의삶을담는공간을다루는영역에서처음처럼변화를꾀하고새로운것에대해도전할때놓쳐서는안되는변화하지않는가치는아마도공간의공동체성과공공성일것이다.우리가사는삶터에서너와나,그리고우리가함께사는공동체성을향한도전의한걸음한걸음은공간에서의더나은삶,더나은행복을추구하기위한노력이다.뭔가를처음처럼도전해보기위해서는먼저내가어느순간늘해왔던방식에익숙해져버린건아닌지,변화를향한도전을꿈꾸는것마저도내가처한상황에서는지극히사치스러운일이라고치부하진않는지,내가하는일을통해세상을향해무슨말을하고싶은지도모른채그저습관처럼일에매달려있지나않는지돌아보는일이우선되어야한다.최근주목할만한공원과광장,그리고공공건축등의사례에서엿볼수있는익숙하지만새로운공동체성과공공성의공간언어에는변화하지않아야할공간의공공성과공동체성의가치를구현한더불어숲의지혜와미래를향한새로운도전정신이담겨져있다. 최근지식사회에서화제의중심이된이슈가챗지피티(ChatGPT)이다.생성인공지능이만들어내는경이로운지식의재창조이다.하지만미래의초정보화시대가펼쳐지더라도우리는지식의한계에대한도전,존재하지않는것에대한끝없는상상,그리고동시대를사는인간과공동체에대한존중과신뢰의끈을놓아서는안될것이다.인공지능이인간의지식노동을능가하는현실에서인간은어떻게스스로의미래를꿈꿀수있을까?공간을상상하고공간적상상력을통해세상을변화시키는체인지메이커로서의역할은여전히인간만이누릴수있는권리이자의무이다. 미래도시에서공동체성이란개념과가치는여전히유효하다.보편적으로도시공간에서지속적으로공동체성이란근본가치를찾아나서는이유는앞에서도언급한초개인화로인해내가중심이된세상,디지털공간에서마저사유(私有)가지배하는환경에서공동체성이인간이과연인간다움으로존중되고있는가를묻는화두이기때문일것이다.미래도시에서우리가꿈꾸는희망의공간을만든다는것은온라인이거나오프라인이거나마찬가지로결국삶과터의관계를디자인하는것을의미한다. 우리가삶터로서의공간을디자인하는것은개인의삶의만족도와더불어함께사는삶의기쁨을누릴수있게하는일이다.동시에인간다운삶을가능하게하는장소와공간을디자인하는일,함께사는삶의가능성을열어주는일,공유할수있는가치를만드는장소와공간을디자인하는일이다.미래도시에서도현실공간과가상공간이구분되지않고이둘이서로엮여서한몸이되어삶과터의관계망을잘엮어낸다면삶이터를,동시에터가삶을서로보듬어미래의우리의삶터가공유와공존의숲으로성장하게될것이다. 이영범/건축공간연구원원장
환경과조경 40기 통신원, 조경 소통창구 ‘활짝’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지역의조경소식을발빠르게전달하고조경학과학생들의소통창구를열어갈환경과조경40기통신원이본격활동을시작한다. 지난6일그룹한빌딩6층그룹한갤러리에서‘환경과조경40기통신원간담회’가개최됐다. 환경과조경통신원은지난1985년부터40년간이어져온전국최대규모의조경관련대학생네트워크로,각대학소식및지역정보를전달하는역할은물론박람회등조경관련행사에서서포터즈활동을통해다양한프로젝트에참여해왔다. 환경과조경은매년통신원임기를시작하면서활발한활동을독려하기위해통신원들간만남을주선하고오리엔테이션을겸하는자리로간담회를개최하고있다. 특히올해간담회는오랜역사를지닌통신원제도를시행한지40주년을맞이해40기통신원을맞이하는데더욱뜻깊다. 이날간담회는1부공식행사와2부선배와함께하는커리어데이행사로이뤄졌다. 1부는▲임직원소개▲박명권발행인축사▲환경과조경회사소개▲임명장·기자증·우수통신원상수여▲기자교육▲온라인기사업로드교육▲1분자기소개▲기장선출순으로진행됐다. 박명권환경과조경발행인은축사영상을통해“올해통신원은환경과조경의가장소중한친구이자동반자로서조경업계와학계를연결하는중요한소통창구의역할을하고있다.조경의새로운영역과쟁점을발굴하고그경계를확장해나가는데통신원의참여가무엇보다소중한밑거름이될것”라며활발한활동을당부했다. 이번40기통신원은총27개학교에서41명의학생이선발됐으며,전국기장에는▲김경미공주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정세희순천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선출됐다. 김경미통신원은“별명에‘역마살’이들어갈정도로여행을좋아한다.앞으로조경분야의여행을함께할동료들을얻게돼기쁘다.떠나야만알수있는것들을위해앞장서서걷겠다”는의지를밝혔다. 정세희통신원은“전국기장으로선출돼영광스럽다.조경에열정을가지고전국학교에서모인통신원들과의소중한교류를통해조경분야에서의지식과경험을더욱풍부하게쌓겠다”며“특히선배님들과의만남을통해학교에서는배울수없는다양한경험과노하우를얻고싶다.앞으로통신원들과협력해조경문화발전에기여할수있도록노력하겠다”는포부를밝혔다. 지역기장에는▲서울·경기·강원지역에심규연건국대학교산림조경학과통신원과김솔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통신원이▲경기·충청지역에양경미단국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조휘리공주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영남지역에백진규경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임시은경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호남지역에이지현전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박지혜순천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각각선출됐다. 간담회에서는39기우수통신원시상식이진행됐다.우수통신원은윤민영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통신원,서유석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통신원이선정됐다. 2부에서는이형주23기통신원(조경하다열음)의사회로▲아라리소개및활동내용공유▲이성민21기통신원(텍사스A&M대학교교수)축사▲30기선배통신원경험공유및멘토링등선배통신원들과함께하는‘커리어데이’행사가진행됐다. 이성민21기통신원은축사영상을통해“20년전똑같은마음으로조경에대한기대와설렘,관심을가지고시작했다.통신원활동이선후배간소통창구역할을하는만큼많이듣고이야기했으면좋겠다.졸업후어떤진로를선택하든지간에제일중요한건‘소통’인것같다.앞으로다양한활동을통해마음껏즐기길바란다”고말했다. ‘커리어데이’는조경분야는물론사회각계계층에서활약하고있는선배통신원이후배통신원에게취업관련지식과경험을전해주는프로그램이다. 이번간담회에서는계획·설계·행정·특별등네분야로나눠▲계획분야에서락원30기통신원(어반플레이선임PD)이,▲설계분야에이향지30기통신원(얼라이브어스실장)이,▲행정분야에한지연30기통신원(서울시푸른도시여가국주무관)등이멘토로참가했다. 한편신임통신원의임기는이달1일부터내년3월31일까지1년간이며,앞으로조경매체중유일한네이버제휴매체인e-환경과조경을통해대학소식과지역정보를전달할예정이다.
[정영선 전시②-전시관] 국립현대미술관 가득 메운 조경가적 삶과 작품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는오는9월22일까지약6개월에걸쳐“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주제로한국1세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를개최한다. 이전시는그가태어난1941년부터의삶의여정을되짚어보고1970년대대학원생시절부터지금까지반세기동안진행된60여개의크고작은프로젝트에대한조경작품아카이브로마련됐다.대부분최초로공개되는파스텔,연필,수채화그림,청사진,설계도면,모형,사진,영상등각종기록자료500여점을통해조경가로서의삶의궤적을깊이있게들여다볼수있다. 또한주제별로대표작을엄선해선보임으로써도시공간속자연적환경이설계된맥락과고민,예술적노력을드러내고,이러한사유와철학을조경건축의직능을넘어자연과더불 어사는삶을추구하는우리모두의이야기로환원하고자한다. 전시제목‘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는정영선이좋아하는신경림의시에서착안했다.정영선에게조경은미생물부터우주까지생동하는모든것을재료로삼는종합과학예술이다.삼천리금수강산의아름다운경관을있는그대로그리고자했던겸재정선의진경산수화처럼,정영선은50여년의조경인생동안우리땅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고고유자생종의생물다양성을보전하기위한노력을해왔다.전시는정영선의작품세계를국가주도의공공프로젝트와민간기업이의뢰한정원과리조트,역사쓰기의방법론으로서기념비적조경과식물을연구하고보존하는수목원과식물원등작업의주제와성격에따라재구성했다.연대기적서사를지양한이러한접근방식은경제부흥과민주화과정이동시적으로발현된한국현대사의특징과도맥을같이한다.동시에수많은유형의작업들이공통적으로정영선이강조하는“지사(地史)적맥락”에기반을두고있음을나타내기도한다. 7개묶음전시,조경직능넘어서는삶의울림 전시는크게7개의‘묶음’으로나뉜다.정영선의조경이그러하듯경계가느슨한최소한의구획을통해관람객이서있는자리에서각프로젝트의맥락을스스로찾아갈수있도록했다.마치자연주의정원속을거닐듯서로배타적이지않은주제들의우연한마주함과포개어짐을의도했다. 첫번째묶음‘패러다임의전환,지속가능한역사쓰기’에서는‘장소만들기’의현장이된조경의사례를살펴본다.한국최초의근대공원인<탑골공원>개선사업(2002)과‘비움의미’를강조한<광화문광장>재정비(2009),일제강점기철길중유일하게조선인의자체자본으로건설된경춘선을공원화한<경춘선숲길>(2015~2017)등수직에서수평으로,채움에서비움으로인식을전환하고공간의정체성을형성하는주요한방법론으로서조경의역할이드러난프로젝트를확인할수있다. 두번째묶음‘세계화시대,한국의도시경관’은주요국제행사개최와더불어한국을찾는세계인에게선진화된도시경관의인상을주기위해동원된사업을다룬다.<아시아선수촌아파트및아시아공원>(1986),<올림픽선수촌아파트>(1988),<대전엑스포>(1993)등한국의경제,문화,기술적도약의기회였던대형국가주도프로젝트들을통해조경가가어떻게발전된도시모습의비전을제시함과동시에인공적인개발사업에땅의논리를연결했는지살펴볼수있다. 세번째묶음‘자연과예술,그리고여가생활’은경제성장이동반한생활양식의변화로수요가생긴가족단위여가활동의장소들을소개한다.정영선은예술,교육,체육,관광등각문화기관과레저시설의기능과목적에충실하면서도우리고유의지형과땅의맥락을살리는데많은노력을기울였다.종합문화예술단지<예술의전당>(1988)의조경구상도와모형사진,스포츠중심의휴양리조트<휘닉스파크>(1995)의식재계획도와피칭자료등이공개되며이는1980~90년대당시디자이너의소통방식을엿보게한다.또한현재진행중인프로젝트로인문학레지던시<두내원>(2025예정)도소개되는데,마르틴하이데거의『숲길』에서영감을받은산책로의개념스케치가공개된다. 네번째묶음‘정원의재발견’은선조로부터향유되어온우리고유의식재와경관,공간구성방식을적극적으로도입한정원을들여다본다.전통정원요소를자유롭게구사할수있는무대가된호암미술관의<희원>(1997)으로시작해경기도와중국광저우사이의교류정원으로조성된광동성월수공원의<해동경기원>(2005),바다가보이는언덕의개인정원<포항별서정원>(2008)등땅의생김새와성격에부합하면서‘깊은주름’의지형을만들어점진적으로경관을볼수있게만드는“전통정원의내적원리를재현”한사례를만날수있다. 다섯번째묶음‘조경과건축의대화’는건축과의유기적인협업을통해탄생한조경작업을살펴본다.제주오설록(2011,2023)의<티뮤지엄>,<티테라스>,<티스톤>,<이니스프리>건축물사이조성한제주특유의지형을살린개인주택인<모헌>(2011)의중정정원에담긴깊은숲의풍경,남해<사우스케이프>(2013)의건물사이바다를향한시야를가로막던돌언덕을마치원래그러했던것같은형태로깎아연출한방식등땅의조건을읽고이를중심으로경관이조성되는과정속에서조경가와건축가의내밀한상생작용을확인할수있다. 여섯번째묶음‘하천풍경과생태의회복’은강이흐르는곳에자연적으로발생한습지를보호하고도심속물의중요성을환기시키는작업을다룬다.정영선은<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2007),<선유도공원>(2001),<파주출판단지>(2012,2014)등콘크리트로뒤덮인도시기반시설에수공간을삽입했다.습지를복원하고하천환경을개선해인간을포함한다양한생명체들의보금자리를제공하기위한그의노력이소개된다. 일곱번째묶음‘식물,삶의토양’은다양한식생을수집하고연구하며교육하는수목원과식물원,자연의치유적속성이강조된명상과사색의장소들을조명한다.식물을가까이하는삶을통해자연과조화롭게사는방식을배울수있는곳들이다.광릉수목원으로불리던한국최초의<국립수목원>(1987)의설계청사진과남해의독특한기후대의식생을담은<완도식물원>(1991)의조감도,미국뉴욕주북부의허드슨강상류에자리한원불교명상원인<원다르마센터>(2011)를구상한수채그림,대지와식생현황도등이공개된다. ‘신작정원공개’기대…연계학술행사‘정영선읽기’ 서울관의야외종친부마당과전시마당에는이번전시를위한새로운정원이조성된다.석산인인왕산의아름다움을미술관내·외부에재현하고계절감을더하는한국고유의자생식물을식재하여관람객에게휴식처를제공함과동시에조경가의작품을오감으로체험할수있는기회가될것이다.또한실내전시에소개되는500여점의조경디자인기록자료의다차원적인연출을위해조경의‘시간성’에주목한정다운감독의영상과사진작가정지현,양해남,김용관,신경섭등의경관사진도함께소개된다. 또한전시기간에는다양한행사들이함께열린다.▲정영선의대표작<선유도공원>(2002)의봄,여름,가을,겨울을기록한영상‘선유도의사계’가이달10일부터28일까지상영되며▲5월17일에는14시영화감독정다운의조경가정영선에대한다큐멘터리‘땅에쓰는시’상영및감독과의대화시간이마련된다.▲7월3일에는‘정영선이만든땅을읽다’를주제로학술행사도개최된다.이날행사는‘조경가정영선을읽다’,‘정영선의작업을읽다’,‘정영선과의대화’로구성되며,조경진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교수,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교수,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건축학과교수와박승진디자인스튜디오loci소장,전은정조경포레소장,이호영HLD소장,조용준CA소장,백규리현대엔지니어링조경건축매니저등이참여할예정이다. 한편,이번전시에는배우한예리가오디오가이드에목소리를재능기부했다.차분하면서도울림있는목소리의한예리는작품에담긴의미를부드럽게전달했다.녹음을마친후“반세기에걸친작가의대표작이우리모두의일상속에서아름답게숨쉬고있어놀랐다”며전시에대한기대감을나타냈다. 김성희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전시는한국을대표하는조경가정영선이평생일군작품세계중엄선한60여개의작업과서울관에특화된2개의신작정원을선보이는특별한전시”라며,“그의조경작품에서나타나는‘꾸미지않은듯한꾸밈’이있기까지의각고의분투와설득,구현과정의이야기를통해정영선의조경철학을깊이있게만나는계기가될것”이라고밝혔다.
[정영선 전시①-개막식] “땅을 돌보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것은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것”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1세대조경가정영선의삶과작품이종로구소격동에위치한‘국립현대미술관서울’을가득메웠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은4일“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전시의개막식을개최했다. 이날행사에서김성희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전시가살아있는재료를삼아서평생생물을디자인해온존경받는조경가의예술을감상할수있는기회가될것으로기대한다”며,엄청난국토개발시기속에서도“정영선선생님의조경작업은일찍이자연그대로의모습을놔두자는아주독특한철학이녹아있다”고말했다.“한국현대사의중요한지점에서작가의손길이어떻게담겨져있고또어떤방식으로표현돼있는지방대한양의그림과설계도,사진,영상,모형등다양한매체를통해작품을이해하는데큰도움이될것으로믿는다”며,아울러“전시장을한번방문해서는선생님의작업세계를충분히보시지못할것같다”며“여러차례방문해달라”고부탁했다. 현대사중요한건축조경들,선생님작업이었다니“놀랍다” 전병극문화체육관광부제1차관은축사에서“전시회개막행사에외부인들이이렇게많이온경우는제기억으로는없는것같다”며전시를둘러보니“현대사를지나며중요한랜드마크적인건축물들이많았는데,그건축물의관심받는조경들이선생님의작품이었구나라는생각에놀라웠다”며본받아야할분이라고칭송했다.“인문학적인성찰을기반으로담백하면서도아름다운우리의삶과우리들의정체성을살리고역사적공간을현대적으로재구성해낸상상력이집약된전시”라며“우리삶을쾌적하게해주는공간이면에조경설계자의세심한노력이있었다는것을오늘새삼스럽게깨닫게됐다”고말했다. 이날개막식에는오휘영한양대학교도시대학원명예교수의축사도전달됐다.축사는최자호라펜트이사가대독했다. 오휘영교수는축사를통해,불과반세기전에정영선조경가가언론사기자에서조경분야로뛰어들었던당시에는우리나라가조경의불모지였다며,처음에는“대학에서연구와후학양성에몰두하더니어느새조경설계회사를차려굵직한프로젝트들을거침없이수행해왔다.도전을거듭하는자세는작품에도그대로담겨져늘새로운발상으로시대의정신을잘보여주고있다”고도전정신을치하하며“정영선조경가의발자취는하나하나나이테가되어한국조경의깊이를더하고있다.그의손길이깃든공간들은이땅에많은이들에게편안함과새로운힘을줄것이다”라고찬사를보냈다. “땅을돌보는방법을잊어버리는것은스스로를잃어버리는것” 이어진작가인사말에서정영선조경가는오휘영교수의축사에“은사님의노고는멋진열매가되고싹이되어서조국강산이나날이좋아질것”이라고화답했다. 정영선조경가는“원래우리나라는아득한백제시대때부터정원을소중히여겼고,심지어일본에정원을만들어주기위해전문가가나가기도했다”며일제강점기,6.25등나라가심한고통에시달리다가국가를새롭게세우는과정에서‘조경’이새로운학문으로도입돼당시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을통해지도자들이양성되고수많은일을직접하게됐다고지난조경의역사를회고했다.덧붙여“땅을돌보는방법을잊어버리는것은스스로를잃어버리는것과같다”는간디의말로인사를마쳤다. 이번전시는한국1세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로,4월5일부터오는9월22일까지이어진다.
‘공간·사람·자연 연결사’ 정영선 조경가의 궤적을 담다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공간과사람그리고자연을연결하는조경을바탕으로한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담은다큐멘터리영화가개봉을앞두고있다. ‘영화사진진’은지난2일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오는17일개봉예정인영화‘땅에쓰는시’시사회및기자간담회를개최했다. ‘땅에쓰는시’는선유도공원,여의도샛강생태공원,경춘선숲길,서울아산병원등모두를위한정원을만들어온정영선조경가의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다. 정영선조경가는한국1호국토개발기술사(조경)획득한최초의여성기술사다.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세계조경가협회(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으며,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가협회(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세계적으로인정을받았다. 한국에서조경에대한사회적위상이낮았던시기에,아시아선수아파트단지(1984),예술의전당(1984),올림픽선수아파트단지(1985),희원정원,호암미술관(1997-1998),인천국제공항(1999),서울올림픽미술관과조각공원(1999),청계천복원(2002-2005),광화문광장(2007),경춘선재생공원(2014),서울식물원(2014)과같은주요프로젝트를통해조경의중요성과가치를알리는역할을했다. 영화는모든생명이싹트는봄과생동하는녹음으로가득찬여름,무르익은색채너머휴식을기다리는가을그리고모든아름다움을준비하는겨울까지‘사계절’을중심테마로구성해다채롭고도풍성한볼거리를전한다.5년간야생화가만개한정영선조경가의양평집앞마당부터남녀노소모두가즐기는대규모공원과신비로움을간직한개인정원등다양한장소를누비며각계절이지닌고유한경치를온전히담아냈다. 언제나사람과자연의관점에서치열하게고민해온‘땅의연결사’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따라가며,관객들에게일상의위로를건네는공원의아름다움은물론,‘조화’를잃지않는삶의태도로써공원의의미에대해생각하게만든다. 특히미나리아재비,개쑥부쟁이등우리국토의매력을즐길수있는각양각색의야생화와제주를비롯한전국의금수강산을포착하며,한국적경관의현대적완성을빚어낸정영선조경가가그려온자연스럽고도감각적인풍경들을담아냈다.땅이간직한고유의맥락을읽어시를그리듯공간에생명력을불어넣는1세대조경가의진심어린철학을전하며새로운배움으로관객들에게다가간다. 이영화는국내작품으로는최초로제20회EBS국제다큐영화제개막작으로선정됐으며,남도영화제시즌1순천개막작선정및제49회서울독립영화제장편쇼케이스부문에공식초청되는등작품성을인정받았다. 이날기자간담회에는정영선조경가,기린그림의정다운감독과김종신피디가참석해영화에담긴메시지와영화가만들어지기까지의자세한뒷이야기를들려줬다. 정다운감독은간담회에서“건축과도시를자연과의관계성안에서탐구하는과정을거치며그사이를연결하는‘조경’의중요성을자연스레인지하게됐다.선유도공원,양재천,예술의전당등내인생속의수많은중요한공간들이정영선조경가의손길에의해만들어졌다는사실은운명과도같았다.오랫동안품고있던질문인자연복원과치유에대한희망을풀어나가고자결심한후자연과공간의관계성안에서가장중요한역할을하는조경가의이야기를전하고싶었다”며영화제작의도에대해말했다. 정영선조경가는“1세대조경가라는자격은나혼자잘해서가아닌내주변모든사람들의도움이있어가능했다.그감사함에보답하려다보니지금의내가있는것같다”며“정원을만드는것은단순히꽃을심고나무를기르는것이아닌치유와회복의장이자자연을보살피고서로소통하는장으로만드는것이다.우리가간직하고있는기존의것을더욱아름답게번영시켜자손에게물려주는것이조경가의역할”이라고강조했다. 한편기린그림은정다운감독과김종신피디가2012년에함께설립한건축전문영화영상제작사다.정감독은케임브리지대학에서‘건축과영상’을공부했고,김피디는골드스미스대학에서영화연출을공부했다.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 차기 한국조경학회장 당선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조경학회제27대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당선됐다. 한국조경학회는지난29일청주대학교비즈니스대학B동에서‘2024년정기총회및춘계학술대회’를개최하고,제27대회장단선거를진행했다. 차기임원선거는투표를통해진행됐으며선거결과▲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수석부회장에안승홍한경국립대학교교수가당선됐다. 배정한차기회장은“당선된만큼책임감을갖고발표한공약을실천하기위해최선을다하겠다”며“회원개개인의다양한목소리에성실히귀기울이고학회를넘어업계,시민사회,언론,정부·자자체,관련분야등다양한주체와연대하겠다.여러분의많은도움과협조,애정어린질책을많이부탁드린다”는당선소감을밝혔다. 안승홍차기수석부회장은“그동안의경험을바탕으로회원교류증진,학술기능강화,조경교육방향정립,관련학회협력등신임회장님잘도와서회원들의권익신장에노력하겠다.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이날정기총회는▲2023년도사업및결산보고▲2024년도사업계획및예산심의▲제27대회장및수석부회장등차기회장단선거▲오웅성홍익대학교건축공학부교수의‘월드스킬&조경가드닝:국력,국격,직업의길’특별강연이진행됐다. 김태경한국조경학회장인사말을통해“청주대학교조경학과창립50주년을기념하는날정기총회및학술대회를개최하게돼뜻깊다.얼마전까지만해도코로나팬데믹속에서벗어나기만기다렸는데,이제는인구절벽을마주하고있다.조경을가르치고,후학을양성하는입장에서가만히있을수는없다.학회를통해보다양질의교육그리고시대에특화된교육을준비하겠다”고약속했다. 홍상표청주대학교공과대학장은축사에서“이번행사를청주대학교에서개최하게돼기쁘게생각한다.우리가살고있는현재는전례없는기후위기와환경문제에직면해있다.해수면상승이상기후,대기오염등이러한문제들에대한해결책을모색하는과정에서조경의역할이어느때보다도중요해졌다”며“도시와자연의조화,지속가능한환경조성을위한혁신적인해결책을찾는것이바로조경분야의과제라고생각된다”고말했다. 조경학회는이날▲서주환경희대학교교수▲이민우공주대학교교수▲이경진공주대학교교수▲박재철우석대학교교수▲조동범전남대학교교수▲변무섭전북대학교교수에게정년퇴임공로상을수여했다. 우수논문상은▲하지아본시구도기업부설연구소장·박재민청주대학교교수의‘탄소저감설계지원을위한수목탄소계산기개발및적용’▲곽윤신가천대학교교수의‘융합도시모델링을통한그린인프라수요예측및지오디자인적용’이수상했다. 우수저술상은▲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의‘공원의위로’▲김순기순천대학교교수·김한배서울시립대학교교수·이상우건국대학교교수·이재호서울시립대학교교수·임의제경상국립대학교교수·최정민순천대학교교수의‘조경개념사전’이받았고,우수번역상은▲황주영서울대학교환경계획연구소박사의‘조경’이선정됐다. 우수졸업생은▲김지연강원대학교▲최수민경북대학교▲민세린경희대학교▲김은주계명대학교▲김유겸고려대학교▲임은혜동국대학교▲권미리동아대학교▲이민서배재대학교▲김소담강릉원주대학교▲이주혁건국대학교▲김하림경남정보대학교▲곽동현경상국립대학교▲이지선공주대학교▲윤영두나주대학교▲김소영단국대학교▲김정재대구가톨릭대학교▲황희진대구대학교▲장지웅상명대학교▲백주희서울여자대학교▲정유진영남대학교▲김태영우석대학교▲송해림전북대학교▲양영백청주대학교▲김지수한국전통문화대학교▲김혜리목포대학교▲이종현서울대학교▲윤예진서울시립대학교▲황서현성균관대학교▲임선영순천대학교▲홍규빈신구대학교▲이현주원광대학교▲김혜교전남대학교▲서현진한경국립대학교▲한승희호남대학교등34명이수상했다. 춘계학술대회는4개분과로▲1분과조경설계·조경이론·조경사▲2분과조경계획·조경시공·조경관리▲3분과경관계획·도시결계▲4분과조경수목·생태계관리순으로진행됐다.
[인사] 이상훈 조경가,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부임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이상훈필드오퍼레이션씨니어어쏘시에이트(FieldOperationsSeniorAssociateDesigner)디자이너가3월부로전남대학교조경학과교수로부임했다. 이상훈교수는서울대학교조경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조경학석사학위를받고,미국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조경디자인석사학위를취득했다.이후미국의필드오퍼레이션에서10년이상재직하면서시애틀센트럴워터프론트,마이애미언더라인,프린스턴대학교캠퍼스조경설계등의프로젝트를주도했다. 이상훈교수는그동안의경험을토대로전남대학교에서조경설계분야과목을담당할예정이며,도시재생,리질리언스조경설계등에대한실천적대안을제시하고자한다. 이상훈교수는“전남대학교조경학과에합류하게돼영광이다”라며“급변하는현대사회에서조경설계의가치와역할에대해고민하고,학생이실천적창의성을가진인재로성장할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포부를밝혔다.
조수다, “전국 조경인 청도에 모이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조경계최대오픈카카오톡방모임인‘조경을좋아하는사람들의수다방(이하조수다)’이지난23일경북도청도에위치한대영수림원장에서조경인들을위한‘무료전지교육’을실시했다. 조수다의전지교육은조경전지및방제에대해교육을받고싶어하는조경인들을대상으로지난2022년부터매년정기적으로실시되고있다. 이날교육은오전11시부터전국각지에서몰려든70여명의조경인들이참여한가운데▲서광민아름두리조경팀장의‘전지교육’▲조봉균일송농원팀장의‘방제교육’▲유성훈유한조경개발부장의‘입찰노하우’▲대영수림원송동근방장의‘조경인의삶’에대한이야기등다양한주제로진행됐다. 교육에앞서참가자들은자기소개와조경인으로서앞으로의포부에대해서발표하는시간을가졌으며,이어전지교육을맡은서광민팀장이인사말을통해“전국을매년순회하며조경계에서활동하는많은분들과대화를나누고,특히지방권의조경학전공자,취준생,취업취약계층들과소통하기위해이번행사를준비했다”고말했다. 조수다운영진은“청도가접근이쉬운곳이아닌데비행기까지타고온조경취준생,인천에서관리를배우기위해내려오신실무자등전국먼곳에서다양한조경인들이찾아와주셨다”며,이번교육에대해“실무에서는배울수없는내용들이많았고,훌륭한선배들을한자리에서만나볼수있는멋진자리”라고말해줘서보람있었다는뜻을전했다. 또한성공적인행사가되도록찬조해준회원들게도감사의말을빼놓지않았다.송동근방장이교육장소인대영수림원장을제공하고,엄영민이룸건설대표가볼펜을선물했으며,청도한샘조경에서지역먹거리인곶감을제공했다.그외문경삼성종합건설,동산식물원김영민대표,리컴퍼니이철용대표,계림조경자재,천병훈대표,대림원예종묘문현수전무등많은회원들이식사및운영경비에도움을주었다.더불어사전답사를통해70대주차에문제가없도록진행해준유한조경개발과이룸건설에도감사의말을전했다. ‘조경을좋아하는사람들의수다방’은지난2021년5월15일개설된이래입소문으로인기가급상승한모임이다.현재는카톡방최대인원인1500명을모두채우고대기방까지운영하고있을정도로여전히인기를과시하고있다. 송동근조수다방장은앞으로좀더체계적인교육이이뤄질수있도록올해교육일정을미리공개했다. 이에따르면▲4월28일에는시흥농원에서‘수도경기지역전지교육’이▲5월26일에는나린조경에서‘조경사업준비및취업생을위한충청권교육’이▲7월5~7일2박일정으로문경캠핑장모임▲9월28일대규모서울정모▲11월2일일송농원에서호남정모▲12월7일연탄봉사등이진행된다. 송동근방장은“조수다의힘을모아젊은조경인들이사회로나와서겪는현실적인어려움을해결하고조경실무에잘적응할수있도록도움을줄것”이라며“교육행사를준비하는데운영진이힘든점이많았는데,이번에교육시행일을미리공지했으니원활한행사가되도록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한편‘조경을좋하는사람들의수다방’에참여하고싶은사람은카카오톡오픈톡방에서‘조경’검색어를통해찾을수있으며,회원수초과로가입이힘든경우가입대기하면추후참여코드를보내주고있다.
‘정원’과 ‘공원’을 나누는 사회적 기준 ‘부재’…역할과 가치 ‘오염’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언론사마저‘정원’과‘공원’에대해애매한정의를사용하면서,이에대한잘못된개념이사회적으로확산될수있다는우려가제기됐다. 울산지역일간지인경상일보가“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닙니다”라는고발성영상뉴스를제작하면서‘정원’과‘공원’의차이에대해너무주관적으로정의했다는지적이다. 이언론사는지난18일태화강국가정원에맨발길이나석재벤치등과도한시설물을도입해자연성이훼손되고있는점을안타까워하는내용의고발성영상뉴스를제작해보도했다. 내용의취지는공감하더라도,이러한주장에대한논거로공원과정원을나누는기준이제시됐는데전문분야로서공감하기힘든내용이라는것이다. 영상에서는공원과정원을다음과같이정의하고있다.“정원과공원은개념부터다르다.그중에구성요소로보면정원은식물과꽃,나무등의자연요소와조각품,분수등의예술요소가조화롭게어우러져조성된다고하는반면공원은산책로,운동시설,휴게시설등의시설물과함께자연요소가어우러져조성된다고나와있다” 그러면서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니므로과도한시설물을도입하지말라고주장하고있어서자칫시설물도입여부가공원과정원을나누는기준으로해석될여지가크다.공원과정원을가르는공인된기준을통해주장을이어가는신중함이아쉽다는지적이다. 공원과정원을가르는공인된기준 하지만사실공원과정원을가르는명확한기준이없다.우리나라에서공원과정원을학문적으로깊이다루어왔던것은조경학이유일한데,조경학에서전통적으로정의해오던공원과정원에대한구별은산림청이추진한‘정원법’이통과되면서혼란을거듭하고있다. 과거에공원이라고부르던것들이공공정원으로불려지기시작했고,‘공공정원’과‘공원’의차이에대한기준을폭넓게공유하지못한상황이어서“태화강국가정원이공원이아니다”라고단언하는것은논란이있을수있다. 다만법적인정의로보면,“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아니다”라는말이맞다.공원은법적으로도시계획시설이지만,태화강국가정원은도시계획상공원에해당되지않는다.그렇다고영상뉴스에서제시한공원과정원에대한정의가법적인정의도아니라는점에서문제점은여전히남는다. 울산시담당주문관은“태화강국가정원은도시계획상공원이아닌하천으로지정돼있다”면서도“시설물들을도입하는것은법적인문제는없다”고말했다. 이에대해남수환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정원진흥실실장은“공원과정원의가장큰차이는어떤시설물이나식물에있는게아닌,조성이나관리에참여하는등의행위가중요하다고생각하는데,시설위주로설명을해놓았다”며“완벽하게설명이되지는않더라도법적인개념을갖고설명했으면좋았을걸하는아쉬움이있다”고말했다. 실제법적인개념을비교해보면▲“도시공원이란도시지역에서도시자연경관을보호하고시민의건강․휴양및정서생활을향상시키는데에이바지하기위하여설치또는지정된것”으로정의하고세부항목을정하고있으며▲“정원이란식물,토석,시설물(조형물을포함한다)등을전시·배치하거나재배·가꾸기등을통하여지속적인관리가이루어지는공간(시설과그토지를포함한다)을말한다”고정의하고있다. 태화강,“정원이냐?공원이냐?하천이냐?” 오순환환경조경발전재단본부장은태화강국가정원의성격이다양한측면에서해석될수있다고말하며,우선법적으로는“하천일뿐”이라는점을강조했다.“공원같은경우에는도시계획시설로돼있지만정원은도시계획시설이아니다.이것이산림청에서지정하는국가정원의문제이다.태화강국가정원은하천이지만땅의속성과는상관없이규모가넓게조성되면서도시공원과같은역할을하고있다.그렇다고해서하천에공원까지중복시설로지정된사례는아직없다”며원칙적으로“하천일부를이용하는이수공간일뿐”이라는것이다. 또한오본부장은조경학의전통적인정의를빌어“본래정원은사유의개념이들어간것이고울타리로위요된곳에조성된것을말해왔다”며요즘“공공정원은공원에해당된다”며,법적인정의를벗어나면“태화강국가정원은공원이기도하다”고말했다. 이번사건은조경의정체성을가장잘표현하는단어인‘공원’과‘정원’에대한조경전문가들의최근고민이너무안일하지않은지되돌아보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는제보였다. 아울러“공원”을단순히시설물과식재의형태로정의하는경우,그사회적가치와역할이오염된다는점에서정원법통과이후이어져오는공원과정원에대한혼란스러운정의에대해사회적으로명쾌하게답하고합의해나갈책임이조경학계에던져졌다는지적이다.
  • 환경과조경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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