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오피니언

뉴스 상세검색
뉴스 상세검색 닫기
카테고리
기간
~
검색어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통합놀이터의 국가 지원을 의무화한 법안이 지난 1월 31일 국회에 제출됐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조배숙 의원은 이용자 중심으로 놀이시설 정책을 강조했다. 최근 통합놀이터 뿐만 아니라 모험놀이, 창의놀이터, 기적의 놀이터 등 어린이 입맛을 고려한 특색있는 놀이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안전에 집중한 과거와 달리 고객(?)의 필요에 의한 위험(Risk)과 안전의 밸런스로 눈을 돌리는 전문가도 늘고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균형의 실체가 모호하다고 한다. 울타리 구조, 바닥포장재 등 공산화된 규격만으론 모험요소 적용이 사실상 힘들다.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기준 등 놀이시설 정책이 ‘안전’을 위한 규제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모험’이 파고들 틈이 많아보이진 않는다. 물론 다수의 전문가는 어린이의 안전과 배려 측면에서 안전관련 법률과 기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어린이놀이시설에 대한 더 큰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한다. 형태에서 행태까지, 네거티브에서 포지티브까지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영국의 ‘놀이터 안전규정과 위험의 관리, 실행안내서’는 우리 놀이터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Play England’가 펴낸 이 가이드라인은 모험(위험)요소 적용과 안전 관리를 다루고 있다. 일례로 이 가이드라인은 역설적으로 ‘안전’이란 주관적 기준보단 Risk(위험요소), Harm(위해)처럼 객관적인 용어로 가이드라인을 서술한다. 거꾸로 생각하면, 안전이란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하는 주관적 기준이기 때문에 ‘안전한 놀이터’라는 인식도 개인차가 있다. 우리에게 결여된 가치와 용어에 대한 입체적인 접근과 분석이 이 가이드라인의 출발점이었다. 새로운 놀이터에 대한 호출이 늘면서 기존 어린이놀이터를 ‘획일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꿔보면 그만큼 놀이시설 공급처가 안전기준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제는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 가지고 놀 수 있는 우리 어린이들을 위한 확장된 어린이놀이터 기준을 필요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을 뛰어넘는 '놀이터 기본법'을 만들자고 하면 모험일까?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옮겨진 백두산호랑이가 지난 3일 숨을 거뒀다. 산림청은 백두대간수목원을 아시아 최대 규모로 만들고, 세계 모든 식물종자를 보관할 시드볼트(Seed Vault) 조성과 함께 1920년대에 멸종된 토종호랑이를 복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지난달 26일에는 100여 년 만에 백두산호랑이가 숲에 안착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런데 불과 9일 만에 호랑이는 싸늘한 주검이 됐다. 환경단체들은 호랑이숲 조성을 민간이 운영하는 동물원에 비유하고, 이와 같은 사업에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대해 왔었다. 또한 환경부가 담당하는 종 복원 사업과 별개로 산림청이 독자적으로 호랑이 종 보존 연구에 나서는 것에도 우려가 많았다. 부처 간 업역도 뛰어넘어 무리하게 호랑이숲 조성을 추진한 배경에는 법인화를 염두에 두고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좁은 곳에서 관람의 대상이 돼 온 호랑이는 이미 병에 걸린 상태였다. 호랑이 폐사의 원인은 만성신부전증에 이주로 인한 스트레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만성신부전증으로 신장 기능이 급격하게 저하된 상태였는데, 이송 전 상태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성이 없는 다른 분야에 손을 뻗친 결과는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산림청 발표에 따르면 호랑이의 행동반경은 수컷이 1300㎢(13만ha), 암컷은 400㎢(4만ha)에 달한다. 그런데 산림청은 4.8ha 규모의 숲을 조성해 호랑이를 방사하면 잘 정착하고 생활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겠다는 발상이다. 산림청은 호랑이가 적응 훈련을 마친 후에는 관람 대상으로 ‘안전하게’ 풀어놓을 계획이었다. 호랑이숲 내에서만 방사하고 ‘탈출’할 수 없도록 안전펜스를 설치하고서. 산림청의 계획은 철저하게 호랑이를 가둬 두는 것이었다. 다만 ‘자연 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사람의 시각에서)의 넓은 영역을 배정해 준다는 것? 호랑이숲은 ‘뛰어노는 호랑이를 안전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의 숲’에 지나지 않는다. 아르네 네스와 조지 세션즈가 함께 개발한 심층생태론의 8대 강령에 따르면 인간과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의 번영은 그 자체로 고유의 가치를 갖는다. 생명체들의 가치는 인간에게 유용한가의 여부와는 별개로 봐야 하며, 지구상 생명 형태들의 풍요로움과 다양성은 고유한 가치를 가진다고 아르네 네스는 말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생명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감소시킬 어떠한 권리도 갖고 있지 않다. 어떤 경우에도 한 생명체나 자연계의 어떤 측면을 그저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산림청은 복원이란 명분으로 호랑이를 ‘백두대간’이란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한국에서 호랑이는 이미 멸종했다. 백두산호랑이의 유전자와 현존하는 시베리아호랑이의 DNA 염기서열이 100% 일치하기 때문에 강제로 우리 땅에 데려와 풀어놓는 것은 종 보전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 사라진 줄 알았던 호랑이가 발견돼서 그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보존 대책을 마련했다면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살던 호랑이를 데려오면 생태계가 복원되는 것인가? 조상이 어디 살았든 그 개체의 고향은 다른 곳인데, 인간이 기억하는 역사에 이야기를 끼워 맞춰 강제 이주 당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멸종위기에 처한 종을 보전하는 것은 그 개체가 살아있는 곳에서 더 이상 밀려나지 않도록 서식처를 보전해 주는 것이 옳은 처사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 같이 근무한 중국인 직원은 동물원에서 탈출한 곰을 사살했단 기사를 보고 이런 말을 했다. “곰이 불쌍하다. 사람들이 맘대로 잡아서 우리에 가둬 놓고 탈출했다고 죽이는 건 이기적이다.” 동물에게 사람의 룰을 지키라고 하는 건 페어플레이가 아니다. 전문성이 부족한 종 보전 분야로 무리하게 확장을 시도하고, 호랑이란 생물을 그저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결과, 백두대간수목원은 호랑이 무덤이 됐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최근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에 심겨 있는 가이즈카향나무가 민족정기를 억압하기 위한 일제의 잔재라 제거해야 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한국에선 일본과 연관성이 얽힌 나무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역사적인 이유로 나무가 눈총을 받고 제거 대상으로 거론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과 관련된 이야기가 얽혀 있는 나무들은 마치 청산해야 할 대상이자 악의 축인 것처럼 증오의 대상이 되곤 한다. 가이즈카향나무는 이토 히로부미가 1909년 대구 달성공원에 기념식수로 심은 이후 전국에 식재된 나무로, 일제 잔재로 인식되는 대표적인 수종이다. 이 나무는 일본에서 향나무를 원예 품종으로 개발해 들여와 일본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사건과 연관된 나무이고 일본이 원산지이기 때문에 제거해야 한다는 논쟁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종 구분 없이 향나무를 모두 베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향나무는 한국에서 자생하고 예전부터 향을 피우는 재료 등으로 많이 사용해 왔는데 나무로서는 억울한 일이다. 일본산인 나무라도 억지로 베어내는 건 나무 입장에선 부조리한 일이다. 역사적인 사건은 사람에 의해 일어난 것이고, 나무는 그 사람에 의해 심겨졌을 뿐이다. 기존 생태계를 파괴할 만큼 무분별한 생물종이 유입되는 건 경계하고 관리해야겠지만, 출신지를 빌미 삼아 죄 없는 나무에게 원죄를 씌우는 건 가혹한 처사다. 김봉찬 더가든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나무나 풀을 대할 때 자연을 보고 생명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으로 접근을 해야지, 역사적 사건과 결부지어 이름과 자생지가 일본이라고 배척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일제강점기와 관련이 있는 나무는 제거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무궁화를 우리 꽃이라고 부르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무궁화의 종명 ‘syriacus’는 원산지가 시리아란 뜻이다. 학계에서는 원산지가 시리아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인도와 중국이란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뚜렷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무궁화의 원산지는 불분명하지만 그 기원은 한국과 무관하다. 옛 문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무궁화를 널리 심었으나 자생지는 아직까지 한 곳도 발견되지 않았다. 원산지로 따지자면 가이즈카향나무나 무궁화나 한국이 아닌데, 서로 다른 잣대를 필요에 따라 유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모순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접근하다 보니 한국이 원산지인 왕벚나무가 일본 나무라는 억울한 오해로 천대받는 일도 있었던 것이다. 나무는 사람과 오랜 시간 함께 해 왔고, 하나의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가치가 있다. 식물과 식물, 동물, 사람이 유기적으로 관계 맺는 생태적 관점에서 바라봐야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발생한 역사적 이데올로기를 나무에 투영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사람에겐 국경이 있는지 몰라도 생명에는 국경이 없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구엘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가우디는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해 7월 12일 그룹한갤러리에서 가우디 전문가 이병기 아키트윈스 대표가 ‘가우디의 건축세계’ 특강 첫 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가우디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건 구엘이란 현명한 클라이언트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우디는 이성과 감성의 절묘한 조화를 모색한 ‘지중해 고딕’이란 독특한 건축풍을 만들어낸 천재 건축가로 이름이 났다. 그런데 만약 그에게 일을 맡긴 이들이 엉뚱한 요구를 하거나 그의 표현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아마 지금의 건축유산 중 일부를 보지 못했거나 엉뚱한 요구가 반영된 건물을 일반인은 가우디의 실력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어쩌면 아예 회자가 되지 못하는 비운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디자인과 순수예술의 가장 큰 차이 중 한 하나는 ‘의뢰인’의 유무에 있다. 순수예술은 작가의 영감을 주관적으로 표현해 내고 감상은 보는 이에게 맡긴다. 예술작품은 마음에 들면 구매하는 이가 생기지만, 디자인은 처음부터 이용을 목적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그래서 과정이 더욱 복잡하고 한 가지를 디자인할 때도 여러 의견이 오고 간다. 특히 공공의 영역을 다루는 조경은 의사결정이 더욱 힘이 들고, 설계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 태어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좋은 디자인이 만들어지려면 디자이너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특히나 일을 발주하고 결과물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진 클라이언트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조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홍보와 함께 교육을 통해 습득하게 한다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재밌게 놀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한 지식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받아들이는 다른 요인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조경교육이 보다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현명한 조경 클라이언트를 양성하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지난 2014년 겨울 처음 문을 열고 지난 1월 다섯 번째 수료생을 배출한 어린이조경학교가 그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조경학교를 통해 조경가의 꿈을 갖게 된 어린이도 있다. 이유진 서울백운초등학교 어린이는 “식물을 활용해 디자인 한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 어린이조경학교에서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게 조경을 배워서 좋다. 앞으로도 계속 올 계획이고, 조경가가 된다면 아이들을 위해 멋지고 예쁜 곳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조경학교에 보조교사로 네 번째 참여한 김지학 배재대학교 원예조경학부 학생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조경교육은 미래를 위한 하나의 투자다”며 “단체, 행정, 조경인들이 미래 세대를 위해서 보다 많은 곳에서 어린이조경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의지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건축교육은 단체와 지자체, 민간 등 다양한 운영주체에 의해서 활성화 돼 있는데, 아직까지 조경교육은 미미한 실정이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조경교육을 조경의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로 보고 조경단체와 행정이 힘을 모아 활성화하는 일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지금 노력한다 해도 당장 덕을 보긴 어렵겠지만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 현명한 클라이언트로서 조경분야를 키우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지 모를 일 아니겠는가.
  • 조경진흥법은 5개년마다 진흥계획을 수립해 실천하도록 돼 있다. 그러니 올해에 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시행하게 되는데, 계획 속에 들지 않은 내용은 5년 동안 시행되기가 어렵다. 그래서 첫 5개년도가 매우 중요하다. 원래 법이라는 것은 선언적인 의미가 크다. 그래서 시행세칙이 필요하고 이 시행세칙을 실천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조경진흥법은 조경에 관한 단독법이라는 데서 많은 조경인의 관심을 받아 왔다. 공허한 내용에 실망을 한 사람도 많다. 그러나 우리가 시행계획을 얼마나 충실히 수립해 시행하느냐에 따라 법의 운용은 많이 달라지니 시행계획을 잘 수립해 시행하면 된다. ‘조경진흥법’은 처음에는 ‘조경산업진흥법’으로 제정이 추진됐다. 그러나 ‘산업’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면 건설산업에서 분리될까봐 국토부의 반대로 산업이라는 글자가 빠졌다. 그러니 ‘조경진흥법’은 산업을 어떻게 진흥할 것인가에 관한 법이라 보면 된다. 조경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진흥법을 활용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까? 우리나라의 제조업이 이렇게 성공해 세계 굴지의 수출국이 된 것은 정부가 터전을 잘 잡아 주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 싼 값에 공장 부지를 조성해 그곳에서 생산할 수 있게 터전을 잡아 준 것이 크게 작용했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인재들이 우리나라의 기업을 일으킨 것은 그 후의 일이다. 이처럼 초기의 기반을 어떻게 잡아주느냐가 한 산업의 성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정부가 군산공단, 구미공단, 창원공단 등을 헐값으로 조성해 주지 않고 기업이 알아서 땅을 구매해 공장을 짓고 물건을 생산, 수출하라고 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 일개 기업이 공장을 짓기 위해 토지구매, 형질변경, 도로개설, 전력수급, 상하수도 설치 등을 모두 하기는 벅찬 일이고, 당시 경제 여건으로 볼 때 단시일 내에 산업을 발전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공단을 조성하고 제반 사항을 해결해 줬기 때문에 우리의 제조업이 발전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제조업을 기초로 우리의 경제를 일으키는 데 일조한 건설업도 공단 건설로 성장한 자재산업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조경의 현실은 어떠한가? 조경산업 중 가장 큰 부분이 시공이다. 조경시공의 주자재인 수목의 생산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조경진흥법에 조경진흥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진흥단지를 어떠한 방향으로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는지? 조경인이 아이디어가 없다면 누가 챙겨주겠는가? 그러니 조경진흥단지 조성에 관한 조항은 있으나마나 한 조항이 되고 있다. 조경시설물을 제작하는 단지는 제조업의 성격을 가지므로 공단 조성에 관한 법으로도 가능하다. 조경수목 생산을 위한 단지 조성법이 조경진흥단지 조성에 관한 조항이 될 수 있다. 조경식재산업이 살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다. 현재 조경수 생산은 산지나 농지를 가진 지역주민이 수목을 식재해 조경수를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자연히 그 지역 주민이 하는 일이니 법보다는 관행이 우선이고 나무를 그냥 산지에 심고 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산업으로서 어떤 사업체가 어떤 지역에 들어가서 조경수 생산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약과 경비가 보통이 아니다. 가장 무서운 제약이 산림법이다. 이 법을 지키면서 수목을 생산한다는 것은 생산단가를 맞출 수 없으므로 조경수목을 키우지 말라는 것과 같다. 큰 자본으로 계획적으로 수목을 생산하는 것이 원가가 더 든다는 것은 산업이 될 수 없다는 논리와 같다. ‘조경수는 규격화가 되지 않는다’, ‘계약생산이 어떻다’, ‘조경수 생산의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 ‘포트(박스) 생산이 돼야 한다’, ‘조경수 유통구조를 혁신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아무리 해봐야 이러한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개선될 수 없는 일이다. 조경수 생산이 산업으로 성장 못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지방에서 나무를 키우는 영세생산업에 타격을 주니 그대로 두어야 하는가? 조경진흥법에 진흥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우리는 이 조항을 왜 활용하지 않는가? 조경식재공사의 규모가 2조 원이 넘는다고 할 때, 조경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50% 정도만 치더라도 1조 원 이상의 시장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원칙이 없고 무계획적인 생산체계로 방치해서야 되겠는가? 만약 경기도의 ○○군에서 30만m2 정도의 땅을 조경진흥단지로 내 놨다고 가정해 보자. 그 땅에 수목 식재를 위한 진흥단지 조성을 시작한다면, 우선 도로를 개설해야 하고 상하수도, 전기를 끌어다 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1만m2씩 분할해 조성원가로 조경식재지 또는 조경진흥을 위한 부대시설 용지로 분양한다면 분양이 잘 되지 않을까? 지방자치단체는 업체를 유치해 고용이 늘고, 세수가 늘어나서 좋다. 생산업체는 싼 땅을 공급 받았으니 양질의 나무를 싼값에 생산할 수 있어서 좋다. 시공업체는 나무를 구하러 전국을 헤매는 일이 줄고, 싼값에 나무를 구하니 공사단가가 낮아져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여러 단체가 모여 생산하니 여러 가지 협동작업을 하기도 편하다. 정부는 수목생산의 통계가 잡혀서 좋을 것이다. 산지를 훼손하지 않고 조경수 생산을 하니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국토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도 좋을 것이다. 그 외에도 많은 장점이 있다. 서로에게 좋은데 안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중요한 것은 조경인들이 수목 생산에는 관심이 적다는 것이 문제다. 조경진흥계획이 2016년 12월 말이면 수립된다. 조경업이 진정으로 산업으로 발전하고 조경수 생산이 자재 생산으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우리 조경인들이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내야할 때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정유년 새해 조경인의 얼굴이 밝아졌다.지난 5일 조경인신년교례회에서 서주환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은 조경관련 18개 단체가 참여하는 가칭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이하 조경단체총연합)’의 설립계획을 공론화했다. 행사에서 서 이사장은 10만 조경인의 결집을 강조하며 조경 정책 제안, 조경분야 거버넌스 구축, 해외시장 공동대응 등 청사진을 제시했다. 창립식은 3월 3일 조경의 날에 한다. 신년교례회를 나오는 조경인의 표정도 가벼워졌다. “끝이 없을 것 같던 터널에 빛이 들어오는 것 같다”는 어느 조경인의 말도 또렷이 들을 수 있었다. 조경단체총연합에 거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조경인의 궁금증과 희망사항도 하나둘 늘고 있다. 먼저 조경단체총연합에 소속 단체의 목소리를 묶는 방법에 대한 의문이다. 특히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사이에 두고 환경복원단체와 조경건설단체의 간극을 줄이는 해법이 관심사다. 두 주체는 각자의 영역에서 환경복원사업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10여 년간 평행선 위를 달려왔다. 조경건설분야 안에서도 다른 생각이 있다. 전문건설과 일반건설은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와 조경식재공사 표준하도급계약서에 대해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그 밖에 조경분야와 국토교통부·산림청과의 관계설정, 정원 사업에 대한 조경인의 관점도 달랐다. 조경단체총연합의 참여대상에 대한 희망사항도 들었다. 일부 조경인들은 18개 단체 이외에 빠진 조경 주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학생층의 참여를 특히 강조했다. 1988년 산림조합법 개정과 같은 굵직한 조경분야 이슈에서 시위를 주도했던 전국 조경학과 학생연합회(이하 전조련)의 역사를 들추지 않아도 많은 조경인이 학생층을 조경분야의 중요한 주체 중 하나라고 말한다. 하지만 2013년 8년만에 극적으로 부활한 전조련은 조경단체의 무관심과 학생층의 저조한 참여로 제대로된 날갯짓 한번 못하고 다시 자취를 감췄다. 당시 관계자로부터 “전조련이 조경단체 행사의 자원봉사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 같았다”는 하소연을 들었다. 반면 2003년부터 도시설계학회가 운영하는 학생기자단은 하나의 주체로 당당히 인정받는 분위기다. 단체가 주최하는 토론회에는 학생이 패널로 참여해 전문가들과 나란히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 소신발언을 하기도 한다. 한 조경인은 “기존 단체를 묶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경학과 학생처럼 18개 단체에서 빠져있는 조경 주체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다양한 조경인 생각과 요구를 조율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서 이사장은 한국조경신문 인터뷰에서 “연합체 구성에 전제는 모든 조경계 구성원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기득권을 내려놓은 수평적 위치를 강조했다. 투명한 단체 운영과 활발한 소통이 연합회의 중심기조로 뿌리내리면 꼬인 실타래도 풀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참여와 대화였다. “변화는 보통 사람들이 참여하고 이를 요구하기 위해 뭉칠 때 일어난다.” 조경분야의 새 변화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연설을 곱씹으며 소통하는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던 세월호 이슈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안에서 침몰해 3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그중에는 안산시 단원고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있었는데, 한 지역 사회 구성원이 250명이나 희생되는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안산온마음센터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로 지난 한 해 동안 자살 위험 등이 우려돼 전문의 진료를 받은 피해자는 총 266명이다. 생존자 가운데서는 버스나 지하철 등을 탈 때 참사 당시 트라우마로 거부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지지부진한 세월호 참사 규명으로 상실감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유가족들의 트라우마는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 안산 지역의 아픔과 상처는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서 지역 사회의 상실감이 보다 높아지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만든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 오히려 2차, 3차의 피해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안산은 세월호의 상처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2015년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으로 지역의 놀이터가 폐쇄되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사라진 놀이터는 마을을 떠난 아이들의 행복한 추억이 서린 장소로, 그들이 남긴 흔적이 마을 곳곳에 남아 있고 놀이터를 통해 아이들을 회상하는 학부모도 있었다는 것이 김도훈 안산시희망마을사업단장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밖에서 뛰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조차 사라져 지역의 분위기는 더욱 침체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안산시희망마을사업추진단(이하 희망마을추진단)은 근본적인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문제를 주민들의 손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희망마을추진단은 세월호 피해 당사자들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극복하고,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을 회복하기 위한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희망마을추진단은 우선 잃어버린 놀이터를 복원하고 공동체 활동의 거점이 되는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공동체의 숲’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어린이들이 뛰어 놀 놀이터라는 공간을 복원하고, 공동체 활동의 거점으로서 놀이터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생산하는 등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세월호란 주제에 직접적으로 접근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도훈 단장은 “재난에 대응한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면, 비관적인 상황임에도 시민들에 의해 발생한 긍정적 감정은 사회적 유대와 열망으로 연결되고 재난이 사회적 회복력과 공동체 복원의 동력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안산시 단원구의 경우도 공동체 네트워크를 이루는 힘은 이웃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참여와 주체성을 바탕으로 희망마을 만들기를 실현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혔다. 희망마을추진단은 올해부터 세월호 이슈를 보다 직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상처를 보듬는 것을 넘어 재난의 비극적인 상황을 기록하면서 공동체 회복을 돕고, 슬픔을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제5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세월호 피해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확정됐는데, 세월호 피해 지역의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정원문화를 통해 치유·회복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세월호 이후의 지역 사회에 대한 치유 문제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분명 우리가 언제까지 세월호에만 관심을 쏟을 수는 없겠지만, 아직은 촛불을 내려놓을 때가 아닌 듯싶다.
  • e환경과조경 그랜드 오픈, 환경조경 단체장 축사 송승용(한국조경수협회 회장) '환경과조경'은 지난 34년동안 조경인들과 함께하며 정보의 장을 마련하여 조경기술을 알리고, 발언의 장을 통하여 조경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게 하여 서로간의 소통의 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힘써왔습니다. 오랜 시간을 오직 조경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에 국내 최고의 조경 언론 매체가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제는 그동안 모아왔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현재의 트렌드에 맞게 재창조하여 변화의 주역으로 앞서 갈 것으로 믿습니다. 그 결과물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한사람의 조경인으로서 거는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건설경기의 침체로 많은 조경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가차원의 대규모 건설현장의 부재로 이어지는 이 어려움들을 이제는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하고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 할 때입니다. 신기술 습득이 문제가 아닌 조경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입이 절실한 때입니다. 이번에 그랜드 오픈하는 '인터넷 환경과조경'은 그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분수령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조경수를 육성하는 조경인으로서 설계와 시공에 치우쳐 있는 현재의 조경이 생산, 설계, 시공 모두에 관심을 갖고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인터넷 환경과조경은 34년동안의 노력으로 얻어진 값진 결과물이 되어,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의 씨앗들이 또 다른 값진 결과물로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오픈을 축하드리며, '환경과조경'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조경과 초기에 해당하는 1970년대 학번들의 이야기를 할까 한다. 그들은 처음이라는 데 대해 자부심이 대단했다. 육군사관학교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이들은 11기부터 4년제가 됐는데, 명실공히 육사 1기라며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들이 하나회를 결성하고 전두환,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만들 정도로 정권을 휘둘렀던 것 같이, 조경과의 초창기 멤버들도 자부심과 영향력이 대단했다. 1973년도에 서울대와 영남대에 조경학과가 생기고 그 후에 여러 대학에 순차적으로 조경과가 생겼다. 1970년대 조경 관련 교재가 귀하던 시절에도 조경과 학생이라면 시몬스John O. S imons가 지은 Landscape Archtecture라는 책은 복사판이라도 한권씩 다 가지고 있었는데, 조경이 무엇인지 개념이나 이념을 알기 위해 밤새 논하곤 했다. 똑같은 책을 읽어도 서로 조경을 생각하는 개념은 달랐다. 외부공간의 무한적인 확장에서부터 조그마한 소규모 공간까지 전부 우리의 영역인줄 알고 겁 없이 설쳤다. 그리고 자기의 주장을 펼쳤다. 그때 일반 사람들은 조경이 뭐하는 것인지도 잘 몰랐고 한국에서의 조경이라는 정의도 모호한 터라 교수들과 막걸리를 기울이며 서로 조경에 대한 토론도 많이 했다. 그만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러한 주장을 개똥철학(?)이라고 불렀다. ‘무한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간격을 좁히자’는 말이 유행했으니 그때도 요즈음 말하는 ‘소통’이 매우 중요했던 모양이다. 그때 일화 중의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Landscape Architecture 책에 환경에 대한 용어로 preservation, conservation, alternation, construction, destruction이 나온다. 모름지기 조경인이라면 preservation이나 conservation에 전념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alternation까지는 용인할 수 있어도 destruction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조경을 하는 사람들의 대명제와 같았다. 졸업생이 없는 상황이어서 건설회사를 다니는 조경과 사람이 아직은 없었으므로 construction이라는 단어도 조경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주는 시절이었다. 어쩌면 destruction이라는 단어는 조경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입에도 담지 말아야 하는 단어였다. 그런데 누가 교수 앞에서 자기가 졸업을 하면 현재의 조경계가 너무 엉망진창이니 불도저로 조경계를 밀어버리고destruction 새로이 건설construction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 후부터 그 학교에서 교수와 학생이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토론하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기존 조경계의 구성원이자 조경이라는 학문을 처음 들여오는 데 기초를 닦고 노심초사한 사람으로서는 얼마나 가슴에 못을 박는 이야기였을지 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조경을 하려는 청년의 눈에는 별로 실력도 없이 초창기의 과일만 챙기는 사람으로 보였는지 모른다. 조경에 발을 디디는 젊은 사람의 기개는 높이 사야 할 것으로 이해했다. 1970년대에는 대학원이 있는 조경과가 없었으므로 초기 졸업생들 중에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사람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진학한 사람이 많았다. 대학원 시험 및 면접장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몇 가지 할까 한다. 그때 환경대학원에 재직하던 교수들은 법학을 전공했거나, 교통, 정책 등을 전공한 사람이 많아서 식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한 면접자에게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를 묻자 식물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러자 지금 학교를 오면서 본 수목의 이름을 말해 보라고 했더니 이 학생이 수목의 학명을 100여 개를 말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교수를 한방 먹인 셈이다. 어떤 수험생은 시험문제를 보니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자기가 잘 아는 문제로 바꾸고 답안을 썼다. 면접에서 왜 문제를 바꿔 썼느냐고 교수가 묻자 하도 문제가 문제 같지 않아서 바꿔 썼다고 답했다고 한다. 교수가 대학원에 와서 무얼 배우고 싶냐고 묻자 당신들에게 배울 게 있느냐, 나는 공부하러 대학원을 왔지 당신에게 배우러 오지 않았다고 답한 일도 있다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이처럼 아는 것은 없어도 자부심과 정열, 패기는 넘쳤었다. 조경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던 시절이니 이들이 졸업 후 취직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조경이 뭐 하는지를 모르니 토목이나 건축과와 같이 경쟁해 여러 회사에 입사했다. 일부는 그대로 토목직이나 건축직으로 직장생활을 했지만, 직장에서 조경직이라는 자리를 공고히 다진 사람들이 많았다. 다행히 해외건설붐이 일면서 조경공사금액이 큰 중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진출해 조경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이들이 학교, 공사公社, 설계실, 대기업 등으로 취직해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직장을 구하는 후배들의 앞길을 열어주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직장인이란 기성세대에 편입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예전의 기백으로 사회생활을 좌지우지한 분들은 별로 많지 않았다. 역시 기성세대의 벽은 장구하게 높아서 단숨에 자신의 세상으로 만드는 일은 힘든 법이다. 어쨌든 이리하여 조경이 발전하고 지금의 상태가 됐다. 지금은 많은 조경인들이 조경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 됐다. 전보다 훨씬 많은 지식으로 무장된 인력들이 나오지만 예전의 낭만과 철학을 논하며 밤을 새는 멋은 많이 줄었다. 그만큼 조경 분야도 정립이 되고 세련돼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만큼 조경이 왕성하게 번성한 나라도 드물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세계의 조경을 주도할 이론이 한국에서 나올 만도 한데 말이다. 곧 대입시험이 치러진다. 입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배짱 있고 기개가 넘치는 고등학생들이 조경과를 많이 지망해 더 훌륭한 조경인들이 많아지길 기대하면서 이 글을 쓴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요즈음 조경의 화두는 친환경, 생태, 자연스러움 등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자연과 유사하게 꾸미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심어놓은 식물을 되도록 손을 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지하려 한다. 그리고 자연의 생태계에 맞는 수종을 선택해 심으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경향이 옳은 방향인지는 차치하고라도 식재한 식물에 계속적으로 손을 가한다는 것(유지관리)은 인건비가 비싼 현실에서는 비효율적이다. 또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도 정형정인 조경에서 자연스런 경관연출로 변해가는 것이 현재의 추세다. 자연계에서 식물들이 조화롭게 자라는 것을 보면 아름다운 부분도 많지만 반드시 아름다운 경관만 연출하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는 치열한 생존 경쟁이 있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으니 자신이 좀 더 나은 자리를 차지하려 애써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고 어떻게 해서든 경쟁상대를 도태시키려 애를 쓴다. 그러니 그 속에는 죽음이 있고 식물이 기형적으로 자라는 것도 많다. 그리고 속으로 들어갈수록 지저분한 경관이 곳곳에 눈에 띈다. 죽은 가지, 썩어가는 나뭇잎, 뒤틀린 나무들… 어쩌면 아름다움과는 아주 먼 경관이 연출된다. 과연 조경이 이런 자연과 닮아야 하는 것일까? 조경이란 무엇인가? 경관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과연 무질서한 자연계를 닮아야 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가? 어차피 인간이 만드는 경관이 자연을 닮게 조성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고 생태적으로 되는 것인가?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데 인간이 만든 것은 생태적이지 않다는 말인가? 식물을 가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려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가미해야 하지 않는가?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도처에 자연이 널려있는데 산을 그대로 방치해 식물들을 경쟁시키면 그것이 최상의 경관이 연출되는 것인가? 여기서 왜 전정이 필요하며 전정이 조경의 큰 기술 중에 하나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조경의 기술 중에서 전정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이는 나무를 살리고, 조경 즉 경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기본 기술 중의 하나다. 교과서에는 전정의 기본원리가 있는데 내 기억으로는 ‘수목의 정자세를 유지해라, 고사지, 교차지, 역지, 도장지, 평행지를 제거하라’와 전정은 ‘위에서 아래로, 밖에서 안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등이 기술돼 있다. 이는 수목을 왕성하게 성장시키고, 아름답고 손쉽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수목의 기분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간의 관점에서 보는 경관의 연출법이다. 인간을 위해서 식물을 전정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식물을 위해서 전정을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둥글게 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양으로 전정한 가이즈까향나무는 전정의 극치를 보여준다. 식물은 저렇게 둥근 가지 모양을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그러한 가이즈까향나무의 모습이 친숙하다. 원추형으로 단장된 주목에서도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 인간의 이기심(?)이 토피어리를 만들어 놓고 즐거워한다. 잘못된 것일까? 그렇게 나무를 전정했지만 사람은 그 잘려나간 가지만큼 비료로 보상을 해 잎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생육에 신경을 쓰며, 속가지의 죽은삭정이를 제거해 가지와 잎 사이로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 주면서 나무의 생육이 조금이라도 잘못될까 공을 들인다. 나무도 느낌이 있다면 죽은 잎이 다 없어지고 통풍이 잘 되니 시원하게 생각할까, 아니면 잘려나간 가지의 아픔을 되새기며 힘들어 할까? 또 나무를 전정하는 데 정자세가 되게 나무를 전정하고 고사지, 도장지, 역지, 간섭지를 제거해 주면 나무도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잔가지가 다른 잎에 가려 죽었는데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달려 있어 자신의 성장에 방해가 되고, 자신의 몸에서 난 가지가 두 개 겹쳐서 바람이 불 때마다 서로 부대껴서 상처가 생기는 것(간섭지) 역시 나무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한 가지를 제거해 주는 작업을 하는 것은 나무도 좋아하리라 생각한다. 이렇듯 전정이란 나무에게도 좋은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생물은 자신의 성장과 번성을 원한다고 볼 때 전정을 한 나무가 생기가 넘치게 자라는 것을 보면 전정을 한 사람도 흐뭇할 때가 많다. 이런 의미에서 전정은 조경의 아주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전정은 우리가 감상할 때 좋아 보이게 하는 면도 강하지만 진정으로 나무가 잘 자라고 원기왕성하게 번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로수로 심긴 나무는 보도블록에 갇혀 환경이 좋지않으니 가지도 뿌리분의 상태에 맞게 잘라야 하며 하부의 곁가지는 차량에 부딪치지 않게 전정해야 한다. 또 건물 입구에 서 있는 잘 전정된 주목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키우기보다는 원추형으로 깔끔하게 단장된 모습을 유지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는 나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필요에 따라서 그렇게 나무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에 맞는 전정이지 않겠는가? 일부러 나무를 괴롭히고 학대할 필요는 없겠으나 목적에 맞는 전정은 꼭 필요하며 잘못된 전정은 지양해야 한다. 우리가 소, 돼지, 닭을 키워 인간의 목적에 맞게 유용하게 사용하듯 식물도 큰 원칙은 식물이 왕성하게 자라게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정을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잘못된 생각으로 나무를 자르는 데만 초점이 맞춰지면 잘못된 전정이라고 생각된다. 그냥 잘려나가는 가로수의 가지를 보면서….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외국에서도 우리나라 가든디자이너가 통할까?” 지난달 중순 업무차 한국에 온 황혜정 작가를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 가든디자인은 세계에 내놓아도 통하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직 보완할 점이 있다고 했다. 한국의 가든디자인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그것이 시공 품질까지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가든디자이너의 자질에 대해 말했다. 며칠 후 서울정원박람회 모델정원의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조경설계사무소에 다니고 있는 한 젊은 작가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는 “설계공모에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그런데 제출한 것들이 디자인으로만 남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작품이 끝나도 허전함이 남았다”고 말했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참가한 이유도 시공까지 본인 손으로 직접해보고 싶어서였다고. 일주일 간격으로 만난 두 명의 작가가 공통으로 말한 것은 시공이었다. 특히 황혜정 작가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시공부터 유지관리로 넘어가는 프로세스에서 가든디자이너의 전문성을 강조했고, 설계사무소 소속의 모델정원 작가는 첫 시공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황 작가의 지적도 모델정원 작가도 말하는 것은 하나였다. 조경과 정원의 차이다. 그동안 조경은 설계와 시공이 각각의 영역에서 이루어졌다. 대학에서도 설계 중심, 시공 중심으로 영역을 나누었다. 그런데 정원문화가 태동하는 지금, 과거 조경이 해왔던 관성만으로는 완성된 정원을 만들기 힘들다는 결론이 두 대화 속에 들어있었다. 그동안 다루는 스케일 차이로 조경이 정원을 포함한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어왔다. 그러나 정원 현장에서 일하는 작가들은 설계와 시공을 이원화한 조경교육만으로는 정원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황 작가는 “영국에서는 정원의 설계와 시공, 여기에 유지관리까지 할 수 있어야 전문가로 불린다. 오히려 설치와 유지관리가 디자인보다 중시되는 경향을 띤다”며 스케일로 조경이 정원을 포함한다는 생각은 맞지 않고 프로세스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제는 부분이 아닌 완성을 위한 조경의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황혜정 작가의 손에는 오래된 굳은 살이 박혀있었다.
  • e-환경과조경(www.lak.co.kr)이 환경과조경의 공식홈페이지이자 독립적인 뉴스 매체로서 9월 1일 베타 오픈을 했다. 대내·외적으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고, 한 달이 지나는 시점에서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방문자는 몇 명이나 되는지, 뉴스나 이매거진의 콘텐츠는 많이 소비되는지, 주위의 평가는 어떤지 등등이다. 굳이 총평하자면 ‘격세지감’이라는 말로 대신해야겠다. 기자는 약 15년 전 환경과조경에 입사해서 라펜트가 론칭하기 전까지 환경과조경의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고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후 종합 인터넷 매체에서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대략의 페이지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조경뉴스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라는 것을 느끼는 데는 불과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오픈 사흘만에 예상을 훨씬 웃도는 방문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 접속에 문제가 발생했다. 홈페이지 규모 대비 초기 접속자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일시적으로 트래픽 용량을 올렸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방문자들로 오전이 지나지 않아 끊기는 일이 반복되면서 결국 대폭적인 서버 증설을 하고서야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상대적이지만 대박이 아니라도 중박 이상이라는 평가는 가능할 듯싶다. 오픈 초기에 이런 성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크게 3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본다. 우선 그간의 라펜트와 한국조경신문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라펜트가 일간으로 뉴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을 때, 회의적인 반응들이 꽤 많았다. 과연 조경분야가 그럴만한 뉴스가 있냐는 것이다. 심지어 주간으로 발행되는 한국조경신문에 대해서도 발행주기가 빠르다는 여론이 있었다. 하지만 이 두 매체가 조경인들의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지금은 많은 조경인들이 실시간으로 뉴스를 접하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두 번째로는 페이스북의 힘이다. 친구 사이를 타고 확산되는 페이스북의 공유 기능이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초기접속자의 상당수가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됐고, 그 동력으로 고정 접속자가 증가되는 양상이었다. 과거 같으면 몇 년은 걸릴 만한 일이 불과 한 달 사이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했다. 실제 e-환경과조경이 오픈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세 번째로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이어온 ‘환경과조경’이라는 브랜드도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본다. 환경과조경의 홈페이지니까 그만큼 폭발력이 컸으리라. e-환경과조경은 간편한 뉴스 솔루션을 적용한 홈페이지가 아니라, 고유 콘텐츠를 입맛에 맞게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콘텐츠 확장이 가능하도록 자체적인 기획을 통해 하나 하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 많은 오류를 감수하면서도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힘든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변화를 멈추지 않겠다는 포석으로 보아도 좋을 듯하다.
  • 지난 호에서 목도를 조경기능인이 갖춰야 할 중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장비로 작업을 하니 목도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지고, 새로운 세대는 목도를 배우려 하지 않으며 배울 필요도 없다. 조경기능인이 목도 다음으로 갖춰야 할 기술로는 관목을 군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예전에 삼양동에서 일을 나오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기능인의 군식능력은 신기에 가까웠다. 군식을 하고 나면 거의 전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관목의 높이를 잘 맞추고 모양새를 내 식재를 했다. 나무를 심으면서 도장지는 손으로 분질러 버리니 향후 특별한 전정을 할 필요가 없었고, 심은 후에 흙도 깔끔히 정리하니 관목 사이의 흙속에 자갈이 보이는 법이 없어 관수 후 자갈을 골라내지 않아도 됐다. 심는 속도도 아주 빨라 하루에 1500여 주는 거뜬히 심었다. 하루는 어느 공장을 조경하는데 부지가 아주 넓어 관목을 심을 곳은 많은데 비해 수목의 수량이 부족해 난감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기능공은 걱정 말라며 아메바 형태로 심을 자리만 그려주면 철쭉을 멋들어지게 심겠다고 공언했다. 형태를 그려주니 심을 곳을 갈퀴질해 중앙에 해당하는 부분을 약간 볼록하게 잘 정리한 다음, 키가 제일 큰 철쭉을 중앙에 심고 등고선 형태로 30×30cm 규격의 철쭉을 50cm 간격으로 심어 나갔다. 너무 간격이 넓어서 보기 싫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바닥의 흙이 훤히 보이지만 돌이 보이지 않게 잘 정리하면서 심어나가니 깔끔했다. 아메바 형태의 넓은 면적에 150여 주의 철쭉을 조금 거리를 두고 보니 중앙에는 나무가 바로 섰으나 외부로 갈수록 약간 외부로 기울어져 방사선 형태로 심은 군락이 마치 그림 같았다. 관계자들 중 너무 엉성하다든지 양만 늘렸다고 지적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몇 년 뒤에 그 공장을 갔더니 철쭉이 잘 자라 서로 가지가 붙어서 바닥에 흙도 보이지 않고 탐스럽게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널찍하게 심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했다. 물론 식재 후 가꾸는 사람의 공력이 많이 들어갔겠지만 말이다. 평수가 큰 고급빌라의 조경공사를 맡았을 때, 그 기능공이 군식을 잘 한다고 자랑했더니 담당감독이 그렇게 군식을 잘 한다면 아무리 물량이 많이 들어가도 좋으니 빌라 입구의 10m2 남짓한 공간에 철쭉을 마음껏 모양을 내 심어보라고 했다. 그러자 그 기능공은 물량을 최대한 늘려 심듯 뿌리를 포개 빽빽이 빈틈없이 심었다. 잔가지가 겹치고 정돈되게 올라온 것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군식한 철쭉 위에 고양이를 올려놓아도 나무가 흐트러지지 않게 심었다. 사용된 철쭉은 거의 1000주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른 봄 공사였는데 한 달 후에 철쭉꽃이 피니 잎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꽃만 보이게 심은 것이다. 감독도 소요되는 철쭉의 양을 보고 놀라 두 번 다시는 그렇게 하라고 하지 않았고 그 기능공이 일을 할 때는 옆에서 웃음을 머금고 지켜만 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 빌라 앞을 지나 갈 때마다 그 철쭉 군식을 본다. 잔가지가 촘촘히 올라온 것이 보기만 해도 ‘잘 된 군식 처리란 이런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한 번은 비탈면에 눈향나무로 피복식재를 하는데 두 사람이 식재에 참여했다. 한 무더기에 40여 주의 눈향나무를 군식 처리했는데, 20여 무더기를 식재한 것으로 기억한다. 식재가 끝나고 나니 ‘갑’이 식재한 눈향나무의 끝이 살아서 머리를 쳐들고 있는 형상이고, ‘을’이 심은 무더기는 두루뭉술하게 처리돼 있었다. 눈향나무의 끝이 살아서 생기가 넘치게 심은 형상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고 한 그루도 하자가 날 것 같지 않았다. 금세 무성하게 비탈면을 덮을 것 같은 활력을 느끼게 했다. 그 후 두루뭉술하게 식재한 ‘을’도 상당히 실력 있는 기능인이었지만 생기가 넘치게 식재한 ‘갑’에게 항상 오금을 펴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식재를 할 때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어떻게 보고 다루느냐에 따라 똑같은 자재를 주었는데도 이토록 모양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지 놀라움을 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나중에 현장을 가니 식재한 눈향나무의 하자는 비슷하게 났으나 끝이 살아있는 나무의 성장은 훨씬 나아 보였고 몇 년이 지났는데도 실력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철쭉이나 회양목을 군식하라고 하면 그냥 빽빽이 심는다. 그러고 전정기계로 깔끔히 다듬으면서 모양을 잡는다. 군식능력이 별로 필요하지 않고, 실력 있는 군식 처리 기능인도 많지 않다. 자신이 식재한 관목이 어떠한 대우를 받는지 생각하는 기능인이 없는 것 같다. 높게 심은 것이 별로 어울리지 않으면 전정으로 잡으면 되고, 빠른 기간에 많은 물량만 처리하면 되는 시대가 돼 버린 것이다. 이렇듯 조경은 학교에서 첫 수업시간에 배우듯 도면으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예술이다. 기능인의 손끝에서 나오는 솜씨에 따라 아름답게 표현되느냐 아니냐가 결정될 때가 많다. 물론 자재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훌륭해 그냥 던져 놓아도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고급자재라면 시공하는 기능인의 능력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므로 이런 솜씨가 좋은 기능인이 필요한 것이다. 처음 조경 일을 하면 삽으로 나무를 심을 구덩이를 파고, 물이나 떠 나르고, 잡일을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조경기능인으로 칼(전정가위)을 차고 다닐 정도로 인정을 받으려면 상당한 숙련이 돼야 한다. 예전에는 목도도 못하고 군식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 전정가위를 차고 다니면 기술자들이 핀잔을 주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경밥을 조금만 먹었다 하면 전정가위를 옆구리에 차고 다닌다. 예전에도 전정가위를 차고 다닌다는 것이 뻐길 정도의 자랑스런 직업(?)은 아니었을 것이지만, 조경기능인들의 기술에 대한 자부심은 있었다. 기능인력은 고령화 돼 가는데 신규로 조경 기능을 배울 사람은 없는 현실을 볼 때마다 시공업계의 앞날이 어두워서 걱정이다. 신경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에서 ‘한국의 아파트 옥외공간 변천과 조경의 시대별 특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원조경의 대표이사로 조경과 생태복원에 관한 연구 용역, 소재 개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천안 연암대학과 단국대학교에서 조경경영, 조경시공 및 재료, 실내조경, 조 경수목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 회 운영위원,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경기도 공공주택검수위원, SH 공사 건설디자인위원, 서울지방항공청 신공항건설심의위원 등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올해 어느 때인가부터 일 때문에 속이 쓰리면 인류사 책을 짬짬이 읽었다. 저마다 두꺼운 책 중 앞부분, 정원과 조경의 시작이 궁금해서 시간을 거슬러갔다.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대략 1만 년 전 농업 혁명이 일어나던 때다. 여기서 실용적 가치와 심미적 가치를 따져서 농업과 정원을 엄밀히 구별한다는 것은 꽤 난감한 주제다. 그보다는 우리 인류가 나름의 목적과 의도를 지니고 자연을 가꾸는 행위를 시작했다는 데 초점이 있다. 사들인 여러 권의 책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은 것은 올해 인문학 부문 베스트셀러 순위에 상당 기간 올라 있던 『사피엔스』. 이스라엘의 역사학자인 저자 유발 하라리는 1만 년 전 지구에서 벌어진 혁명에 대해 다소 도발적인 견해를 내놓는다. 알고 보면 농업 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는 것이다. 몇몇 고고학적 증거를 통해 밝혀졌듯이 초기 농업인의 영양 섭취와 건강 상태는 이전 시기 수렵 채집인에 비해 상당히 열악했다. 농경을 시작한 결과 정착 생활을 하고 발아 단계의 도시와 문명을 창조했지만, 어찌되었든 농지를 돌보기 위해서 전에 없던 가혹한 노동이 줄기차게 필요했다. 인류라는 종의 관점에서는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었으니 진화의 법칙에서는 성공한 셈이지만, 인간 개체의 입장에서는 처절하게 실패한 혁명이었다. 인류가 거대한 진화의 법칙에 속은 것이다. 더 매몰차게는 밀이나 쌀을 비롯한 일부 곡물의 성공적인 생존 전략에 인류가 선택 당했을 따름이다(고정희의 책 제목 『식물, 세상의 은밀한 지배자』는 이런 의미에서 더욱 절묘하다). 150억 년 전 물질과 에너지가 모인 아주 작은 점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대폭발하면서 생겨나 지금도 끊임없이 팽창하는 우주. 언젠가는 다시 수축하면서 원래 블랙홀로 돌아가기까지 우주론과 물리학으로 설명하는 시간과 공간. 그 망망한 흐름 속에서 잠깐 미미하게 살다가 다시 먼지로 돌아가는 셈이니 인간의 비루한 삶이란 애초부터 그랬던 것이다. 또 지구에 터를 잡은 생명체라면 어쩔 도리 없이 도도한 진화의 법칙에 매일 수밖에 없다. 법칙으로 환원되는 세계는 치밀하고 지루하며 끔찍하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작은 출구 하나를 열어 두었다. 터키에 있는 괴베클리 테페는 약 1만 2천 년 전의 유적이다. 20여 곳에 달하는 기념물을 이루는 돌기둥은 총 200개 이상이고, 가장 큰 것은 무려 높이 5.5m, 무게 7톤이었다. 또 미처 완성하지 못한 50톤의 돌기둥이 근처 채석장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놀라운 점은 이 유적의 건설 시기가 농경의 시작보다 앞선다는 사실이다. 또 이 유적에서 30km 떨어진 카라사다그 언덕은 밀의 변종이 최초로 생겨난 발상지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수렵과 채집을 겸하던 모종의 집단이 어쩌다가 먼저 공동체를 이루고, 종교를 비롯한 자신의 문화와 신념 체계를 만들었으며, 이를 배경으로 아직까지 목적을 알 수 없는 거대한 기념물을 지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예상 밖으로 농업 혁명은 실용적 목적보다는 이런 사회 문화적 동력에 의해서 생겨난 것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오로지 과학의 법칙으로만 인간 환경을 설명할 수 없다. 초기 인류사를 통해서 짐작하는 정원과 조경의 탄생은 대략 이런 풍경이었다. 현실로 돌아온다. 2013년 제정ㆍ공포한 ‘한국조경헌장’은 조경의 영역, 대상, 과제를 논하기에 앞서 우리가 지향하는 ‘조경의 가치’를 강조한다. 생명의 원천인 ‘자연적 가치’를 앞세우고, 평등한 공공 환경을 통해서 구현하는 ‘사회적 가치’와 인류의 인문적 자산을 존중하는 ‘문화적 가치’를 더불어 강조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오랜 기간 고민하면서 정리했을 헌장의 문구 하나하나에 격하게 공감한다. 여러 해의 실무 경험 속에서 어렴풋했던 생각이 텍스트로 명징하게 드러난 느낌이다. 이 추상적인 텍스트가 우리가 매일매일 행하는 업무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다 뚜렷하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일상에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이 모든 가치를 억누르는 경제 논리가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경관과 환경까지도 ‘매끄러움’과 ‘영원함’을 기준으로 재단하려는 욕망의 상품이다. 대지와 재료의 물리적 특성과 식물의 생물학적ㆍ생태학적 한계를 조심스레 따지기도 전에 이미 경관을 설계하는 자의 선택은 자유롭지 않다. 사례는 흔하다. ‘멋진 건축물 준공 사진을 찍으려는데 옥상에서 알아서 잘 자라는 사계절 잔디 품종은 무엇인가?’, ‘가파른 아파트 대지에 불가피하게 생긴 수십 미터 옹벽을 덩굴 식재로 가리려면 몇 년이 걸리는가?’ 이 정도 난이도는 ‘우리 일은 하느님과 동업’이라 나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농으로 슬쩍 눙친다. 하지만 ‘군식한 나무가 십 수 년이 흐른 뒤에도 서로 피압되지 않도록 간격까지 정확하게 예측해서 식재하라!’는 소리를 들으면 슬슬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나아가 ‘몇 년 지나면 교체해야 하는 목재는 쓰지 마라!’, ‘향후 관리를 고려한다면 외부 공간에서 유용한 재료는 결국 돌 밖에 없다!’ 이쯤 되면 시설물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표정 관리가 힘들어진다. ‘알아서 시공할 테니 멋진 ‘그림’만 내놓아라!’, ‘나라면 예상한 공사비의 절반 정도로 충분히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겠는데!’ 매끈한 이미지와 불변하는 경관을 고집하는 태도를 대할 때마다 무엇보다도 더 우려되는 사실은 울퉁불퉁한 우리의 삶에서 노동의 흔적을 지속적으로 무시하고 은폐한다는 점이다. 멀고도 멀다. 우리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가치와 철학을 함께 하는 것이 언제쯤이면 가능할까. 빈 들판을 바라본다. 여기저기 무더기를 이루며 핀 꽃들은 저마다 아름답다. 바람에 흔들리기만 해도 생존과 번식에는 더없이 충분할 텐데, 바라는 것 없이 꽃은 어찌 저리 예쁠까.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철학자 한병철의 최근작 『아름다움의 구원』에서 빌린다면, “꽃의 아름다움은 모든 경제로부터 자유로운 사치”이며 “강제나 목적이 없는, 자유로운 유희의 표현이다.” 효과적으로 적응한 개체만이 살아남으며 자손을 더 많이 퍼뜨리는 것만이 생명의 유일한 목적이라는 걸 애써 부인하려는 몸부림일까. 삶의 에너지를 기울여 꽃피우는 어쩌면 슬프고 형형한 외침은 아닐지. 이렇게 보면 알 것도 같고 저렇게 보면 모를 것 같은 손에 닿을 듯 가까운 피안이다. 자연과 사회와 문화가 접점을 이루는 심오한 깨달음의 전위에서 우리가 일하고 있다. 그리고 함께 깨닫는다면 우리는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허대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1999년부터 18년째 조경설계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느슨한 설계연대를 지향하는 스튜디오 테라(STUDIOS terra)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7년 전부터는 개인 주택정원, 어린이 집과 학교의 외부 공간, 놀이터, 가로 공원, 호텔 조경설계 및 감리 등 하나하나 성격이 다른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수행하고 있다.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나중에 그 곳에 머무는 사람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땅에 뿌리를 박고 실천하는 조경 설계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철새협동鳥합』을 여럿이 함께 쓰고, 제프 마노의 『빌딩블로그』를 함께 번역했다.
  • 얼마 전 안양으로 예비군훈련을 다녀왔다. 지난해까지는 마포구 망원동 소속이라 고양에 위치한 훈련소로 훈련을 받으러 갔다. 올해 초 관악구 신림동으로 이사하고 주소지를 옮겼다. 신림동은 안양에 있는 훈련소를 이용해야 해서 낯선 곳으로 훈련을 받으러 가게 됐다. 예비군 통지서와 인터넷, 지역주민의 안내를 통해 약 2시간이나 걸려 겨우겨우 훈련장에 도착했다. 요즘은 9시에서 1분만 초과해도 들여보내 주지 않아 시간을 넉넉히 잡아 여유롭게 갔다. 근처에 훈련장이 여러 개 위치한 경우 혹시나 훈련장을 잘 못 찾는다면 다음에 다시 가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연차가 아무리 찼더라도 신분 확인을 끝낼 때까지는 조금은 졸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다행히 주변에 다른 훈련소가 없어 맞게 찾은 듯 했고 각 동별로 구역을 나눠 신분 확인 및 접수를 진행했다. 신림동 줄에 서서 기다리다 내 차례가 왔는데 어찌된 일인지 명단에 내 이름이 없었다. 조교가 아무리 뒤져보고 검색해 보아도 난 신림동 소속이 아니었다. 접수가 끝난 서림동 소속 접수대에서 미접수자 명단을 방송해 간신히 내 위치를 찾았다. 알고 보니 신림동은 과거 행정구역이 13개로 나눠져 있었고, 현재 13개 동이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분리된 것이다. 사는 곳 주소는 분명 신림동이지만 행정구역상 나는 서림동 주민센터에 속한 주민이었다. 분류가 애매하지만 어쨌든 명확한 소속을 찾아 안정을 찾았다. 최근 조경학과는 학문영역의 소속이 불분명해져 불안한 상황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산림과 조경을 통합된 학문으로 분류하고, 교육 정책의 근거자료가 되는 통계청 한국표준교육분류에서도 조경은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지 못했다. 심지어 타 분야에서 주장하는 ‘조경 건축’이란 용어가 건축에 속한 한 분야로 분류돼 있는데, 통계청 관계자는 ‘조경’이 틀린 용어가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조경이란 용어조차 정통성을 다른 용어에 빼앗길 처지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부터 조경학과가 만들어졌다. landscape architecture를 조경으로 번역하고 학과를 만들어 40여 년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공간이 조경의 이름으로 만들어졌고, 조경진흥법이 제정됐음에도 조경이 독자적인 학문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조경에 대한 인식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학문분류에도 여기저기 이름은 보이지만 독자적인 영역은 불확실하다. 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안정감을 찾을텐데, 조경분야의 대처는 지지부진하다. 조경학이 표류하는 동안 학생들도 흔들리고 있다. 관련 기사를 접한 한 학생은 심각하게 한 마디 했다. “저는 어디로 가야 하죠?”
  • 서울시와 야당, 시민단체들이 국토교통부와 용산공원 계획안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고 나서면서 용산공원이 다시 정치적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8월 23일 국회에서는 서울시와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산공원시민포럼이 공동으로 ‘용산공원에 묻다’라는 주제로 ‘용산공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공원 관련 전문가들을 비롯해 김종인 더민주 대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원장, 성장현 용산구청장 등 굵직한 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정부에 용산공원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날 제기된 내용은 기존 용산공원 계획안은 사전조사도 없이 나온 졸속적인 계획이며, 국토부가 구시대적인 정부 주도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참가자들은 ▲면밀한 조사부터 시작해 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조성하되 ▲계획부터 조성, 운영관리까지 시민참여 방식으로 전환하여 ▲각종 추가된 계획으로 줄어든 터를 온전하게 회복해 공원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한마디로 “기존 용산공원 계획안은 잘못된 계획이므로 판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꺼낸 카드가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의 전면 개정이다. 조명래 교수는 최초로 조성되는 국가공원인데도 국가성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면서, 이 법에 ‘국가공원’의 성격을 정의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서울시가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 주도 방식, 터 복원, 장기적인 계획 수립 근거, 시설 이전 방안 등을 규정하자고 했다. 안타깝게도 모든 잘못의 원인은 국토부를 향하고 있다. 지금 용산공원 사업은 “국토부 담당 공무원과 친 국토부 전문가, 영혼 없는 용역사가 주체가 되고, 시민은 그저 관객”이라면서, 국토부의 폐쇄적인 조성과정에서 문제를 찾는 분위기다. 사실 국토부가 이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있어왔다. “공원을 만들어 본 적도 없는 국토부가 용산공원을 만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인데, 국토부 입장에서는 뼈 아픈 지적일 수도 있고, 중앙부처가 직접 공원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정치적 의도라고 폄훼하기에는 그간 도시공원에 등한시한 국토부의 행적을 부인하기 힘들 것이고, 중앙부처가 공원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면 용산공원을 못 내놓을 이유가 없는 셈이 된다. 무슨 답변을 해도 국토부가 ‘자가당착’에 빠지게 됐다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녹색 패러다임에 대한 국토부의 전환적인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 박광윤
    • 2016-09-04
  • e-환경과조경을오픈하며 급변하는 인터넷 정보화 시대의 물결에 발맞추어 창사 34주년을 맞이하는 환경과조경의 공식 홈페이지, e-환경과조경이 드디어 새로운 모습으로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조경 문화 발전소’를 꿈꾸며 리뉴얼된 <환경과조경 laK>은 설계, 비평, 이론을 중심 내용으로 다루며 그동안 조경 담론과 비평을 나누는 사회적 소통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또한 <에코스케이프 ecoscape>는 환경, 생태 복원, 조경 시공, 조경 자재 등으로 폭을 넓히고 신소재·신공법 소개와 현장 탐방 코너를 신설하여 현장에서 땀 흘리는 조경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등 업계의 뉴스와 동향을 보다 신속하게 독자 여러분들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환경과조경>과 <에코스케이프>의 전문적 깊이와 풍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인터넷 기반에서도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여 동시대에서 요구되는 매체의 시간적‘동시화(Synchronization)’를 이루고자 합니다. 또한 조경과 건축, 도시 등 업역의 경계를 넘어 매체 접근의 공간적인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식 혁명 시대의 에너지원인 무한한 지식의 공급처로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새롭게 오픈하는 환경과조경의 홈페이지는 조경 미디어 지형의 변화를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조경 멀티미디어 공간이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조경 콘텐츠의 유통을 극대화하여 독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네트워크 공간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문화적·매체적 콘텐츠가 실험되고 혼융되는 조경 콜라주 공간이 될 것입니다.새로운 홈페이지의 오픈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관심을 기대하며 힘찬 출발을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행인 박명권
  • 보통 졸업 시즌이 되면 학생들은 취업 준비로 바쁘다. 하지만 조경학과 학생들은 졸업작품 준비에 여념이 없다. 조경학과 학생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이다. 대개 졸업작품은 한 학기 동안 하나의 대상지를 정해 가상으로 설계를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작품 마감일까지 밤낮 없이 과제에 몰두하고 매 시간 설계와 싸움이다. 졸업작품 대상지와 주제를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등의 공모전에 맞춰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학생들도 있다. 학교와 마을이 연계해 졸업작품을 실제 대상지로 옮기기 위한 작업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학을 다니면서 쌓은 역량을 집중적으로 쏟아내는 작업이 졸업작품이다. 졸업할 준비가 됐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물인 만큼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4학년이 되면 조경기사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졸업작품과 자격증 준비라는 두 개의 큰 이벤트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개인에 따라 공모전이나 다른 진로 준비까지 추가로 함께 진행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은 졸업작품에 매진하고 자격증 준비를 뒤로 미룰지 졸업작품을 포기하고 시험을 준비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도 한다. 둘 다 성취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많은 학생들이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된다. 그런데 조경학과 학생들에 따르면 최근 대학가에는 조경기사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 조경기사의 난이도는 다른 관련 자격증에 비해 어려운 데도 실무에서 큰 메리트가 없고,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채용으로 인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에 지원하는 데는 다른 자격증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전국 4년제 대학 24개 조경학과 4학년 학생 733명에게 물어본 결과 이 중 조경기사를 취득하겠다는 학생은 391명으로 53%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수험자 동향 데이터에 따르면 조경기사 응시자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산림청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산림자격 요건에 조경기사를 포함하겠다고 조경분야와 합의했다. 조격자격제도에 개선할 과제들이 아직 산재해 있는데도 이후 조경자격관련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조경계, 도대체 뭣이 중헌디?”
  • 지난 3월 3일 일명 국가도시공원법이라 부르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법률이었고 모두가 기뻐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법률안에는 국가도시공원이라는 이름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국가도시공원법을 발의한 정의화 전 의원의 의안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처음 국회에 접수된 의안은 ‘공원일몰제로 사라지는 공원면적을 국가가 매입해 국가도시공원으로 조성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국토위, 법사위를 거치며 ‘국가가 국가도시공원을 조성한다’는 전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법안을 발의한 정의화 전 의원은 당시 노동 관련 5개 법안 직권상정을 두고 청와대, 새누리당과 각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9부 능선 앞에 당도한 국가도시공원법을 처음 멈춰 세운 것은 정치권이 아닌 강호인 국토부 장관의 입이었다. 강 장관은 소관위인 국토위심사까지 마친 국가도시공원법 심의를 법사위에서 더 늦추자고 했다. 재정부담 때문에 기재부와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경산업을 육성시켜야할 기관의 장이 공원녹지를 늘리기보다 국가재정을 걱정하며 책임과 직무를 다하지 못했다. 그가 국토부 장관에 임명된 지 갓 한달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7월 22일, 국토부가 국가도시공원법 하위법령인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도시공원에서 국토부 장관은 국가 기념사업과 관련한 시설, 보전 필요성이 큰 자연경관과 역사·문화유산에 관해 일부를 지원하도록 했다. 전체가 아니다. 게다가 공원조성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토지매입과 공원시설 설치 비용은 지자체로 떠넘겨 버렸다. 지자체가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받으려면 ‘100만m2 면적의 도시공원, 8명 이상으로 구성된 운영·관리 전담조직, 도로·광장, 조경시설, 휴양시설, 편익시설, 공원관리 시설’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기존의 대형공원에 국가도시공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도시공원의 이름을 달기 위해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신규 공원을 조성하기는 쉽지 않다. 국가의 예산지원은 미비하고, 지자체에 요구하는 것이많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비록 이름뿐인 국가도시공원법이지만법률 개정으로 보완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토부의 의지도 중요한데 강호인 장관이 한 말을 떠올리면 긍정보다는 부정에 가깝다. 나비의 날갯짓 한 번이 지구 반대편에 폭풍을 일으키듯, 누군가의 말 한마디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직무와 본분을 망각하고 기재부의 대변인이 됐던 그 사람의 말 한마디가 우리 동네에 들어섰을지 모르는 공원을 사라지게 했다.
  • 올해 기상청의 장마철 예보는 자주 어긋났다. 최근 수년간 장마철 예보의 정확도는 50% 내외에 머물렀고 올해 결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상청은 지난 2월, 일기예보를 위해 500억 원이 넘는 슈퍼컴퓨터까지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럼에도 예전보다 정확도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장마철 조경시공현장은 기상청의 예보에 민감하다. 여름철 열기에 수목이 견뎌 내려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고 비가 올 때와 안 올 때의 대처 방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호남지방에 있는 한 시공현장은 20여 일이 넘게 비가 오지 않았는데, 이 현장을 담당한 소장은 기상청에서 매번 비가 온다고 예보해 조치를 취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현장소장은 “기상청에서 아예 처음부터 비가 안 온다고 했으면 관수작업을 미리 했을 것이다. 매일 소나기라도 온다 하고, 비가 조금이라도 온다 하고, 오전엔 안 오지만 오후엔 온다고 그랬는데 3주째 비가 오지 않았다. 결국 내일 현장에 물차를 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차를 대기 위해서는 차를 수배하고 사람, 물통, 호스 등 장비를 준비하는 데 보통 하루에서 이틀 정도 걸린다. 하루에 물차 한 대를 사용하면 40~50만 원 정도가 든다. 현장 규모에 따라 한 번에 수천만 원이 들기도 한다. 천재지변으로 수목이 고사하는 경우는 시공사에 하자 책임이 없다. 하자 책임 기간에 수목이 고사하면 시공사가 책임을 지게 되는데, 하자의 원인을 판명하는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시공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나무를 많이 살리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경공사에 관리비는 대부분 포함되지 않아 자비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물차를 쓰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서 여름철 시공현장에 비가 오면 돈을 벌었다고 한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오지 않으면 하자 위험이 크다. 일기예보는 작업 일정을 정하는 데도 영향을 준다. 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전날 점심때까지 작업자들과 장비, 자재 등을 세팅해야 한다. 비가 오면 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날 날씨를 듣고 소장이 판단해서 작업을 결정한다. 날씨로 인해 작업 일정이 변경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지만 올해 일기예보는 유난히 많이 틀려 특히 어려움이 많았다고 시공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기상청은 각종 기상자료와 컴퓨터, 일기예보 모델, 예보관의 경험과 판단을 종합해 날씨를 예보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연구 인력이 예측 모델을 지속적으로 보정해야 하고, 이를 해석하는 예보관의 경험과 식견이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기상 관련 연구원은 근무여건이 열악해 이직률이 높고, 인력 충원이 쉽지 않아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기예보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관련 분야의 여건이 열악하다면 상황을 개선하고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기상청의 역할일 것이다. 날씨 오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창작 활동에 나쁜 선례 우려…“조경가 창작·저작권 위해 적극 행동”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한국조경가협회는24일골프장창작성부적판결(본지관련기사3월11일자‘골프코스설계,창작성없다?!’)에대한입장을밝혔다. 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은입장문을통해“이번판결에서‘지형,식생,조경시설등자연물의조합인골프장에는창작성이없다’는판결은골프코스설계와조경에대한무지에서나온판결”이라고강한유감을표명했다. 안회장은“조경분야가설계및시공에관여하여만들어진대표적시설”이라며“골프경기를위한코스와지형변화,연못배치,식재등아름다운경관을조성하는창조성적산물이며골프장마다개성이다른경관이연출됐다”고했다. 또한,“조경은인간과환경의조화를통한환경의질향상을목적으로환경에대한생태적·기술적이해와심미적·정서적접근을통해인간에게휴식과안정,아름다움을제공하는전문분야다”라면서“공원이나골프장은지형,식생,조경시설등을단순히기능적나열이아닌전문조경가의구체적의도와목적에따라새롭게배치,조합,배열된창조적공간”이라고강조했다. 안회장은“2심법원판결은조경의순기능과역할에대한이해부족으로기인한것”이라며“조경을넘어건설,문화등창작활동이필요한분야전반에매우부정적이고나쁜선례를남길수있다.이는미래사회가치인‘환경’과‘문화’라는시대적사명과도배치되며세계적으로주목을받는K컬쳐발전에도걸림돌이될수있다”고우려를나타냈다. 마지막으로“우리협회는이순간에도창작활동을위해시간과노력을기울이는조경가의창작활동과저작권이보호받아한국조경문화발전과인간삶의질향상에이바지할수있도록적극행동할것”이라고밝혔다. 이번사건은스크린골프업체인골프존에서국내골프장을그대로재현한시뮬레이션영상을제작해사용하면서저작권비용을지불하지않은데서시작됐다. 지난2월1일서울고법민사5부는골프코스설계업체인오렌지엔지니어링등이골프존을상대로낸저작권침해금지와손해배상청구소송2심에서원고일부승소판결한1심을파기하고패소판결했다. 골프장의창작성부정판결에대한한국조경가협회입장문 2024.2.1.서울고등법원은원고골프코스설계사와피고스크린골프업체간의저작권침해손해배상항소심판결에서1심판결을완전히뒤집고,골프장이저작물의대상이긴하나창작성이없는기능적저작물에해당하므로저작권침해가해당하지않는다고판결하였다. 특히이번판결중‘지형,식생,조경시설등자연물의조합인골프장에는창작성이없다’라는내용은골프코스설계뿐만아니라조경에대한무지에서나온판결로서한국조경가협회는이에대해매우엄중한유감의뜻을밝힌다. 골프장은조경분야가설계및시공에관여하여만들어진대표적시설로서,골프경기의전략적목적을위한다양한코스형태와지형변화,연못배치뿐만아니라식재를통한아름답고인상적인경관조성을위해심혈을기울여만들어진창조적산물이다. 그리하여골프장마다각각다른개성있고매력적인경관이연출되어있다. 조경은인간과환경의조화를통한환경의질향상을목적으로하며궁극적으로삶의질향상을도모한다.환경에대한생태적·기술적이해뿐만아니라심미적·정서적접근을통하여인간에게휴식과안정,아름다움을제공하는전문분야이다. 그러므로조경이땅위에만드는공간인공원이나골프장은지형,식생,조경시설등을단순히기능적으로나열하는것이아니라전문조경가의구체적의도와목적에따라새롭게배치,조합,배열된창조적공간이다. 2심법원의이번판결은이러한조경의순기능과역할에대한이해가부족한데기인한것으로서,조경뿐만아니라나아가건설,문화등창작활동이필요한분야전반에매우부정적이고나쁜선례를남길수있다. 이는미래사회의가장중요한가치인‘환경’과‘문화’라는시대적사명과도배치되며세계적으로주목을받는K컬쳐발전에도걸림돌이될수있다. 우리협회는지금,이순간에도창작활동을위해시간과노력을기울이고있는조경가의창작활동과저작권이보호받아한국조경문화발전과인간삶의질향상에이바지할수있도록적극행동할것이다.끝. 한국조경가협회회장안계동
정영선 다큐멘터리 영화 ‘땅에 쓰는 시’ 오늘 개봉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국내1세대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땅에쓰는시’가오늘개봉한다. ‘땅에쓰는시’는선유도공원,여의도샛강생태공원,경춘선숲길,서울아산병원등모두를위한정원을만들어온정영선조경가의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다. 정영선조경가는한국1호국토개발기술사(조경)획득한최초의여성기술사다.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세계조경가협회(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으며,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가협회(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세계적으로인정을받았다. 영화는모든생명이싹트는봄과생동하는녹음으로가득찬여름,무르익은색채너머휴식을기다리는가을그리고모든아름다움을준비하는겨울까지‘사계절’을중심테마로구성해다채롭고도풍성한볼거리를전한다.5년간야생화가만개한정영선조경가의양평집앞마당부터남녀노소모두가즐기는대규모공원과신비로움을간직한개인정원등다양한장소를누비며각계절이지닌고유한경치를온전히담아냈다. 언제나사람과자연의관점에서치열하게고민해온‘땅의연결사’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따라가며,관객들에게일상의위로를건네는공원의아름다움은물론,‘조화’를잃지않는삶의태도로써공원의의미에대해생각하게만든다. 특히미나리아재비,개쑥부쟁이등우리국토의매력을즐길수있는각양각색의야생화와제주를비롯한전국의금수강산을포착하며,한국적경관의현대적완성을빚어낸정영선조경가가그려온자연스럽고도감각적인풍경들을담아냈다.땅이간직한고유의맥락을읽어시를그리듯공간에생명력을불어넣는1세대조경가의진심어린철학을전하며새로운배움으로관객들에게다가간다. 이영화는국내작품으로는최초로제20회EBS국제다큐영화제개막작으로선정됐으며,남도영화제시즌1순천개막작선정및제49회서울독립영화제장편쇼케이스부문에공식초청되는등작품성을인정받았다. 한편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은지난5일부터정조경가의작품세계를돌아보는전시‘정영선: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9월22일까지)를열고있다.
숙련기술인 키운다… ‘조경가드닝 훈련장’ 개소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가조경가드닝숙련기술인의미래를이끌어갈‘조경가드닝훈련장’개소식을개최했다. 15일열린개소식에는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관계자및후원기업대표,지도위원및훈련선수들이참석했다. 조경가드닝훈련장은‘2024리옹국제기능올림픽’조경가드닝직종한국국가대표서영은·송율팀이훈련받는곳으로,▲경기장▲장비실▲자재실▲가공실등을갖추고있다. 훈련장은‘국가대표조경’이라는회사를운영하는강준철대표(2019년카잔기능올림픽지도,전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교사)가조경가드닝에애착을가지고훈련장을제공했다.또한강대표는리옹국제기능올림픽지도위원으로선수들을이끌어간다. 훈련은2005년~2022년의지난8개대회의기출문제를중심으로공종별구조파악,작업순서설정및시공법등도면해석과토양기반조성,시설물자재재단,조립및설치,식재디자인및시공등국제기능경기평가기준을중심으로강도높게진행될예정이다. 특히목공,석공,수경,포장,식재등5개공종의외부전문가와지도위원들의멘토링과함께체력및정신력강화훈련이진행된다. 앞서용인바이오고등학교서영은·송율팀은지난해9월진행된‘2024년제47회리옹국제기능올림픽’조경가드닝국가대표최종선발전에서‘2023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1등을차지한김해생명과학고등학교오승현·박재현팀과치열한접전을펼친끝에우승을차지했다.국제기능올림픽금·은·동메달수상자는병역특례및포상등의많은혜택도받게된다. 아울러오승현·박재현팀은2026년중국상하이기능올림픽을목표로‘조경가드닝훈련장’에서훈련을받고있다. 한승호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회장은개소식에서인사말을통해“프랑스리옹스타디움하늘에태극기가올라가고,애국가가울려퍼지는꿈을꾼오늘아침설레는마음으로이자리에섰다.선수들이태극기를휘날리면이는개인만의승리가아니다.조경가드닝계등대한민국의정원수준을알리는K-가든의위상을높이게될것”이라며“선수들의끊임없는훈련을위해,가드닝분야의큰도약을위해,산·관·학·민모두힘을모아지원하고응원해주길바란다”고말했다. 강준철대표는“2019년카잔기능올림픽을지도하면서아쉬운점이많았지만,보내주신격려와응원그리고관심과후원등을통해막중한책임감을느끼고있다”며“선수들과체력및정신력강화훈련에집중해좋은성과를낼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약속했다. 서영은·송율팀은“대회까지150일도채남지않은시간이지만,취약한부분을너무나도잘알고있다.그부분을더보완해대회가끝나도후회가남지않을정도로열심히노력하겠다”는의지를밝혔다. 한편조경가드닝멘토협의회는지난4년간조경가드닝꿈나무양성을위해민간기능경기대회개최등다양한프로그램을추진했다.조경가드닝출전대표선수등의훈련을위해훈련장임대는물론,관련장비와공구구입,멘토링비용등을지원하고있다. 한편한국산업인력공단에따르면제47회‘2024리옹국제기능올림픽’은오는9월10일부터15일까지개최되며,약75개회원국에서5000여명이참가할예정이다.우리나라는총50개직종의국가대표선수가출전한다.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에서 ‘정원도시국’으로 ‘졸속’ 추진…4일간 입법예고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서울시가푸른도시여가국을정원도시국으로명칭변경을추진하면서관련분야의충분한의견을수렴하지않아서졸속추진이라는비판이제기됐다. 서울시는이달5일시정추진력강화를위한조직개편을위해‘서울특별시행정기구설치조례일부개정조례안’을시의회에상정했다. 개정안의주요내용은▲기구개편및소관사무조정▲주요실국의통솔범위조정▲자율신설기구일반기구화▲한시기구정비및존속기한연장▲기구명칭변경등이다. 이에따르면푸른도시여가국을정원도시국으로변경하고,올해7월까지한시적으로운영할예정이었던한강사업추진단을3년더연장해존속시키는내용이포함됐다. 이중‘푸른도시여가국(이하푸도국)’을‘정원도시국’으로변경하는것에대해기존업무를포괄하는이름으로적합하지않다는지적이일고있다. 현재푸도국은▲공원정책▲공원조성▲조경▲정원▲자연환경▲생태계▲산림▲동물보호▲공원여가▲산사태사방사업등을담당하고있다. 게다가이번개정안은지난달29일부터이달2일까지단4일동안의견을수렴해부랴부랴추진하는모양새여서졸속추진이라는비판까지받고있다. 보통입법예고는40일,지자체법규는20일로정하고있으며,서울시의경우에도“입법예고기간을20일미만으로하려는경우에는법무담당관과미리협의하여야한다”고정해놓았다. 하지만이번개정안은입법예고가충분히되지못해시민들은물론관련학계등전문가들도알지도못한사이에‘정원도시국’으로바뀔수있는상황이다. 개칭부정적,“기후변화등다양한패러다임고려”“조직위상축소”등 안승홍한경대학교조경학과교수는“서울시가정원도시기조에맞춰서조직명칭을변경하는상황”으로생각되지만,“정원도시국이라는이름은기존푸른도시여가국에비해똑같은기능을하더라도조직이협소해지는느낌이든다”고말했다. 그는“정원에서발달된개념이공원이다.공원은정원에비해공간적으로크고,이용자측면에서도공공공간으로훨씬범위가넓은데,산림청에서정원법이통과되면서혼란한시기를거치고있다”며특히정원도시국이라는이름아래공원관련부서가위치한다는것은“배보다배꼽이더큰상황”이라고말했다. 하지만경기도에정원산업과가신설되는등지자체조직에정원이라는이름이들어가는것은최근추세라고진단했다.또한정부부처에서공원업무를담당하는국토교통부녹색도시과는법·정책만관리하고있지만,산림청은국가정원이나지방정원조성등을통해직접사업에관여하고지자체에매칭예산을주고있어서앞으로지자체부서이름에‘정원’을사용하는비율이더늘어날것이라고전망했다. 실제2022년말경기도에서도‘산림과’와‘공원녹지과’를각각‘산림녹지과’와‘정원산업과’로명칭을변경한바있다.하지만당시‘정원산업과’신설은산림공원정원을포괄하는상위부서의명칭이아니라,부서간업무조정성격이강했다. 오순환조경지원센터본부장은“푸른도시여가국이더좋은것같다”며“기후변화,리질리언스등현재여러가지패러다임이존재하는데,정원으로만접근하는게맞는건지논의가필요하다”고말했다. 또한오본부장은“기존공원녹지관리사업소를공원여가센터로친근감있게바꾼건좋은데,일반사람들에게‘정원도시’가더친근한가?‘푸른도시’는안그런가?”라며정원도시국이더친근감이있는이름은확실하냐고반문했다. 무엇보다정원은가장작은단위의조경이므로,생태공원산림자연등을총괄하는부서이름으로는축소되는느낌이든다며“푸른도시여가국에서많은정원을조성하면되는데,여러불편과행정비용까지감수하면서이름까지바꿀타당성이있는지모르겠다”고말했다. 특히4일밖에입법예고가안된것은“왜4일만했는지이해할수없다”며“좀더논의의장을마련할필요가있다”고말했다. 개칭긍정적,“공원녹지포함한큰개념”“구체화”등 ‘푸른도시국’보다‘정원도시국’이더낫다는의견도있다. 안명준조경시공연구소느티대표는오히려“기존푸른도시국은지향점이상당히모호했다”며“정원도시국은정원이라는구체적인대상이지칭되니까개인적으로훨씬낫다고생각한다”고말했다. 그는이번논란에대해“정원을어디까지로보느냐에따라달라질것”이라며,‘정원도시국’을가드닝개념의좁은의미의정원으로사용한것이라면논란이있겠지만,공원녹지를포함한큰개념의정원으로보는것이기때문에“서울시가정원도시정책을펼치고있는상황에서정원도시국으로가도문제가없을것”이라고말했다.다만“아직까지정원이도시적인차원에서이해되지않으니까조금이른감이있다”며일반시민들이가진정원에대한편견을극복하기위해“홍보가필요하다”고말했다. ‘졸속추진’논란에대해서는,이번개정안이입법예고를짧게거쳐도될사안은아니라는입장을보였다.“국단위명칭이바뀌는이유가제대로설명이안되고있는것같다”며,국의명칭이변경되면서하위부서에대한세심한계획안이공고되지않은것은시정철학이반영되지않은채“일단명칭부터질러놓고보자”는것에불과하다며,숙의할기간이필요하다고말했다. 한갑수한국전통조경학회회장은“‘푸른도시’가워낙넓은개념인데반해‘정원도시’가좀더구체적이라는점에서좋은것같다”고말했다.하지만“이름을정원으로하면업무범위가축소될것이라는염려도있을것같다”며조경내에서도다양한분야가있어서논란의여지가있을수있으므로“관련분야의견을참조했다면더좋겠다”며졸속추진논란에“아쉬운점”이라고평가했다. 한편서울시는이외에도“경제정책실,복지정책실,도시교통실”을“경제실,복지실,교통실”로,“시민건강국”을“시민건강국,민생노동국,디지털도시국”으로,“재난안전관리실,주택정책실”을“민생사법경찰국,재난안전실,주택실”로변경한다는방침을개정안에담았다.
[조경논단] 요즘 공원
은퇴하신회사선배들과이야기나눌기회가있었는데,‘건강,돈,친구’가제일중요하다고반복해강조하셨다.‘돈’이야어렵겠으나,‘건강’과‘친구’라면그래도공원이제법커버할수있겠다싶었다.기실공원의발단이1832년영국런던의콜레라대유행과연관이클정도로공원과건강은한몸이나다름없다.공원에서산책과달리기등운동을통한시민의건강뿐아니라,맑은공기와생태계조절등도시의건강까지연관되기때문이다.이런건강측면으로요즘공원에서유의미한움직임이라면‘맨발걷기붐’과‘야외체육시설의진화’가손꼽힌다. 점점흙이없는도시가되니외려흙길을찾는것인지,맨발걷기는현재공원에서가장핫한이슈다.어찌보면건강의영역을벗어나신화의영역에다다를정도.거친산길을맨발로걷는건기행에가까웠는데,2006년대전계족산황톳길(14㎞)을시작으로2020년서울양천구안양천황톳길(570m)과강남구양재천황톳길(600m)조성등을통해맨발걷기용흙길이공원제도권으로진입했다.물론맨발공원으로불리던지압보도도있었다.밀레니엄전후로주요공원마다자갈,사고석등의재질로지압로가조성돼선풍적인기를끌었고현재도일부남아있지만,이젠이용률이극히저조해지며사라져간다.영원히변하지않을것같은공원도개별시설마다끊임없이경쟁하고흥망성쇠를겪는걸보여주는대표적사례다. 공원으로진출한황톳길에서수년간경험이쌓이고민간단체가태동하고몇몇언론보도를통해맨발걷기의장점이증폭되는과정을거치며,2022년부터는공원내흙길조성요구가본격적으로대두됐다.작년부터양천구는현황조사를거쳐총20개소3.7㎞의맨발흙길기본계획을수립·추진중이고,전국주요공원마다황톳길등맨발흙길조성이쇄도한다.신규조성뿐아니라자연발생적으로활성화된공원내흙길을정비하는방식도활발하고,시설측면에서도황톳길과마사토길,건식흙길과습식흙길로의분화와배수를위한황토배합비조절,이용편의를위한세족장,신발장,비닐하우스,방수포설치등다방면으로진화중이다. 건강측면에서요즘공원의또다른이슈는야외체육시설의진화다.2000년대초반공원에처음도입된야외체육시설은종목확대와내구성·디자인개선수준에머무르다,팬데믹을거치며폭발적으로진화했다.초기집합금지와거리두기로인해인기를끌며공스장(공원+헬스장),산스장(산+헬스장)같은유행어를만들더니,팬데믹이지속되며높아진수요는난이도높은근력운동과맨손복합운동기구로는물론,난이도낮은어르신을위한감각운동기구로까지확대시켰다.비가림시설과조합해일상성도높였고에너지생성까지스마트하게뻗어나가면서,상대적으로배제되었던청년과여성까지폭넓게포용하는중이다. 두번째주제인‘친구’로넘어가기전에소개하고픈중첩된사례가도심공원과거리에서자주만나는러닝크루(RunningCrew)다.주로평일이나일요일저녁,젊은직장인이나학생그룹이깔끔한복장으로줄지어달린다.건강을챙기면서도느슨한팀워크를구축해안전성과참여도를높이는데,볼때마다흐뭇하다.이런낮은단계의관계망은‘혼자’를강조했던팬데믹을거친이후도시에서자주볼수있는트렌드이기도하다. ‘친구’라표현했지만‘관계’로해석하는것이조금더정확할것이다.공원은혼자찾는사람도많고또그만큼다양한관계망이동반되기도한다.가족이나연인과피크닉을위해찾는경우도,친구와함께운동을즐기는경우도,반려견등반려동물과동반하는경우도있다.특히전국에600만명(命)정도로추산되는반려견은요즘공원의주이용객으로서큰변화를이끈다. 2004년최초로서울능동어린이대공원에반려견놀이터가생긴후,여러노력에도불구하고번번이지역주민들의완강한반대를넘어서지못한경우가많았다.하나인구4명에1명꼴,약1300만명까지반려인구가늘면서상황은역전됐다.특히팬데믹을지나며반려동물입양률이연간20%가까이증가하니,반대목소리를드높이시던어르신들의데시벨이크게낮아졌다.현재서울시공원내에만반려견놀이터23개가운영중이며,그중양천구도7개로30%를차지한다.특히,내달양천구목동IC남측녹지대에개장하는‘목동반려숲’은녹지공간전체를반려견테마로꾸몄다.앞으로모든공원에다양한형식의반려견놀이터가도입될뿐아니라,교육기관,보호소,보건소,캠핑장등반려동물테마시설도확대될것이다. 반려동물뿐인가?팬데믹은반려식물에대한관심도키웠다.즉각적반응이특징인반려견과스마트폰에대응하는‘느린관계맺기’다.집에서의반려식물은공원에서의텃밭과정원으로확장되는데,모두가드닝의영역이다.요즘공원에서식물관련최대이슈는‘정원’으로,전국적인정원도시트렌드와맞물리며도시의공원과거리를다채로운정원으로바꾸는중이다.서울시는작년5월정원도시선언에이어올해봄에만1000개의매력정원을조성한다고발표했다.양천구도도시곳곳에25개의매력정원을일구는상황.우리는왜이렇게공원과거리에정원을만들려노력할까?정원이갖는아름다움과계절감과색과향기와질감의매력도그이유겠지만,근본적으로는복잡한도시속에서인간이자연과더밀착된관계를맺고싶은욕망일것이다.그런측면에선모두‘반려’식물인셈.집에서의반려식물도공원내정원의확산도불안하고외로운도시의삶에대한대응이며,이노력들로인해공원과거리는더많은가드너들이함께가드닝하는정원도시로향해있다. 반려동물·반려식물에서확장된생태적관계망또한중요하다.기후위기의신호로받아들이는꿀벌의실종등작은곤충류의생멸(生滅)부터숲에서마주치는너구리,강에서살아가는새와물고기와수달까지서로연결되며큰위기에함께대응한다.공원에서생물다양성에진력해야하는이유다.최근몇년새시민과학자들의노력으로안양천철새보호구역에새들이조금씩늘어나는결과를얻었다.지속적인조사데이터를바탕으로겨울철공사자제나갈대군락지관리등에목소리를내주신덕분이다.올해부턴양천구에서활동하는자원봉사자‘에코친구’도함께참여한다.결국공원을중심으로사람과사람뿐아니라도시와자연까지서로함께‘관계’맺음으로써우리도도시도지구도더안전해진다. 해방과한국전쟁이후70여년간경제발전과민주주의라는목표를향해모든분야마다부지런히달려왔지만,세계최고의자살률과세계최저의출산율을성적표로받았다.물론괄목할만한경제성장을거뒀고민주주의도지속적으로향상시켜왔지만,결국우리사회는자식을가지길거부하는또스스로삶을소거하는마음이가장강한나라가된셈이다.출산율의추락은젊은세대가불암감에휩싸여미래를비관하는것이고자살률의상승은어르신세대가외로움에휩싸여현재를비관하는것으로분석할수도있겠지만,결국생명의관점에선가장본능적욕구인생존과번식을선택적으로포기하는‘불임사회’에돌입했고또돌진해갈태세인셈이다. 도시는더심각하다.2023년우리나라합계출산율0.72명에비해서울은0.55명수준이다.도시에사는젊은세대들이도시에서의삶을,도시의미래를더비관적으로본다는얘기다.불안감과외로움이지배하는불임사회의이엄중한현실에대해도시와공원과시민은어떻게대응해야할까?큰틀에서는포용도시일것이고자연에대해서는생태도시일것이며공공공간과개인의영역에선정원도시일것이다.건강하게서로관계맺고진화를통해위기에대응하는것이요즘공원에요구되는핵심과제다. 온수진양천구청공원녹지과장/공원주의자저자
[2024 아파트 조경 ④ 끝-롯데건설] 이지영 수석 “아파트 조경에 MZ세대를 담다”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MZ세대의마음에드는조경을위해과감한소재발굴에노력하고있다.우리는새로운것을도전할때반짝반짝한다” 최근아파트조경에서가장큰변화를보이고있는건설사는단연롯데건설이다.롯데는지난2022년조경에차별성을두고자조경독자브랜드인‘그린바이그루브(GREENXGROOVE)’를선보이며,오랫동안각인되어오던중세시대‘캐슬’의이미지를벗어났다는평가를받는다.실제최근준공된현장은매우현대적인감각과트렌드에접근하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하지만롯데건설이지영수석은“롯데건설의조경은이미점진적인변화를거쳐왔다”며“갑작스럽게다이나믹한변신을했다”는것은외부적인시선일뿐이라고말했다.왜롯데캐슬의조경이큰폭의변화로다가오는지최근아파트조경에서주력하고있는컨텐츠를통해알아봤다. 롯데조경의새로운도전“그린바이그루브” 사실롯데아파트조경이‘캐슬’콘셉트를벗어난것은아주최근일은아니다.이미2019년에롯데캐슬3.0을선보이면서‘여행같은삶의공간’을테마로조경전략이대폭업그레이드됐다.당시전략은그냥바라보는조경이아닌경험하고즐기는조경을만든다는전략으로,자연을좀더가까이에서체험하는설계를적용했다.오히려그린바이그루브는이러한전략을강화한것으로전혀새로운전략은아니라는설명이다. 2022년에조경을브랜드화한‘그린바이그루브’는자연을연상시키는’Green’과리듬과활력을뜻하는‘Groove’를조화시킨다는의미를담았다.중앙의‘X(바이)’는다양한분야와의콜라보레이션을뜻하며,일상속에서삶의영감을전달하는‘InspiringAround’공간이라는콘셉트아래취향을다채롭게담는조경공간을구현하고자했다. ‘그린바이그루브’는현재롯데아파트조경의콘셉트이자목표이다.이를어떻게설계와실물로서구현해낼것인지는아직도적전인과제이며현재진행형이다. “조경의본질을나타내는‘자연’안에입주자개개인의취향을적극적으로콜라보해서표현함으로써입주자들에게만족감을느낄수있도록하는것이목표이다.이미지적으로는자연에가깝게표현을해보자는의도도있고,설계나시공에서풀어낼때는조금더자연소재를많이쓰는개념으로볼수도있다.” 인공적인소재와자연적인소재의콜라보속에서조금더자연소재를많이적용하는전략이라는설명이다.하지만이것은“자연그대로”라는뜻과는거리가좀멀다.“자연적이지만인공적인세련미”를표현하자는것에더가깝다. ‘자연그대로’보다‘자연소재콜라보’가전략 조경공간에자연소재를많이사용한다고하면‘식재밀도를높이는것’으로생각할수있지만,‘그린바이그루브’는식재중심콘셉트에서탈피하고있다.자연상태의돌에서가공된석재까지,나무그대로에서가공목재까지다양한형태의자연소재를시각적으로보다많이노출하면서도현대적인아름다움을구현하기위해고민하고있으며,실제현장에서좋은사례들이많이발굴되고있다. “식재밀도가높지않더라도따뜻한공간이될수있도록기본적인자연소재를많이사용하면서도심플하게만드는것에집중하고있다.이것이콜라보와조화라는그린바이그루브의콘셉트에도어울리는접근이라고생각한다.” 시설물의경우도차가운느낌의스틸소재를중심으로따듯한자연소재가어우러지는표준디자인을구현하기위해고민해왔고,실제최근에는스틸에자연소재를접목한티하우스나파고라등의표준디자인이개발돼현장적용을앞두고있다. “예전에는스틸로된시설물에목재가일부적용되는정도였다면,최근표준디자인은스틸에석재까지붙여서공간안에서더다양한자연감성을느낄수있도록구현하고있다.” 아파트조경에‘한남동MZ세대’를담아보았나? 현장마다타겟층이달라서조경트렌드에접근하는방식이달라지지만,공통적으로최근아파트조경의트렌드를“MZ세대”가이끌고있다는점은부인하기힘들다.무엇보다롯데건설만큼MZ세대트렌드를조경에담기위해고민하는사례도드물어보인다. “최근MZ세대들은모든소재를굉장히심플하게접근하고있어서,내부적으로그런성향을좀더많이담아낼수있도록고민하고있다.” 조경에MZ세대의취향을담아낸다는것도매우시사적인이슈로생각되는데,이를위해새로운트렌드와신소재를발굴하는것이‘조경’에중요한일이되고있다는것은롯데만의차별점이아닐까싶다.게다가같은MZ세대라고해도지역마다다른성향을담아야한다니생각보다더많은공부가필요한분야이다. 예를들어한남동MZ세대는심플하지만매우고급스러움에집중한다는차이가있다.‘올드머니룩’이라는말이있듯,조금은올드해도괜찮고컬러가많이들어가도괜찮지만고비용적인특성을가지고있다.고급소재에는텍스처가뿜어내는아우라가있기때문에한눈에알아차린다.이런분위기의다름을조경에서도구현해낸다고하니매우도전적이고색다른작업이아닌가. 물론아파트조경도투자를많이하면더고급스런결과가나온다는것은대부분진리로받아들여진다.하지만고비용이라고해서무조건좋은결과가나오는것은아니다.그래서필요한것이디자인적인언어이다. “나무를심을때도한줄만심을것인지풍성하게심을것인지적재적소에대한고민을많이한다.그런세심한고민들이차이를만들어낸다.최근에는소재에대한고민을많이하고있다.소재는거짓말을할수가없지만,물량투입이많다고해서모두좋은결과가나오는것도아니다.역시세심한고민이필요하다.” 기후변화대응,아파트조성기준달라질것 이지영수석에게롯데와다른건설사아파트조경의차이가무엇인지묻자“그건좀말하기어렵다”며손사래를쳤다. “각자노력하고있는포인트들이있는데함부로말할수없다”는이유도있지만,차별점이라고이야기하기엔주거지조경의고민이대동소이하기때문이다.다만‘기후변화’는어느현장이나공감할수있는매우심각한이슈로떠오르고있다고진단했다. 최근몇년사이나타난‘기후변화’에대해현장에서는꽤심각하게보고있다.폭우와폭서가반복적으로길어지면서설계및시공기준을변경할필요성이제기됐다.계획․설계적인측면에서는빗물저류조및레인가든설치나배수시설에대한규격들이달라지고있고,공사쪽에서는자재수급이나실제시공연출에많은어려움을겪고있다. 지난여름에는여러건설사현장에서폭우로배수시설의상태를점검한사례가많았다.롯데건설에서설계를담당하고있는‘기술연구부서’도유속이나유량등을재검토할필요가있다고판단해서기준개정을확인하고있다. “기후가너무급변하고있다.지난해에는6월말부터8월초까지45일동안연속으로비가왔다.100년간통계의최상치에이른것으로이런우수량을극복하지못한지역들이많다.관로의관경이라든가구배라든가설치개수등현장의토목기준들을손보고있다” 이참에미기후에대한연구를통해총체적인재검토가진행되고있다.바람세기에따라멀칭재적용여부를결정하고,미기후에의한회오리로쓰레기분리수거장설치방식을고민는등세심한대응에노력하고있다. <인터뷰> “시간에따라변화되는조경,한번더고민하자” ‘그린바이그루브’콘셉트를반영한시설물표준디자인작업에대해설명을부탁드린다. 시설물에있어서그린바이그루브의중요한전략은자연소재의다양한감성을전달하는데에있다.예를들어메인광장에티하우스와더불어자갈층의물결을만들어주고드라이한느낌의그라스류를심고대표수목을적용해포인트식재한풍경을떠올려보면된다.식재밀도는떨어지지만구성요소는대부분자연소재라는점이그린바이그루브의지향을잘그리고있다. 최근하얀색으로도색된스틸을중심으로벽면에석재를적용한티하우스가표준디자인으로만들어졌다.다양한형태의자연소재를적용한것이특징이다.하지만그린바이그루브는시설물만이아닌전체공간에대한이야기를포함하고있으며,공간에정돈된자연성을구현하는개념으로이해해야한다. 조경소재차별화에공을많이들이고있다는데,어떤노력들이이뤄지는가. 개인적으로2023년6월준공한‘자양롯데캐슬리버파크현장’의특화공간을진행하면서다양한소재에대해많이고민했다.그중하나가내후성강판이다.주로건축에서사용하는자재로스타벅스매장의마감재로많이사용하고있었다.단가는매우비싸지만실내는물론이고외부에서도사용할수있는자재이다.타공간이나공종에서사용하는소재라고하더라도사후관리와시공이효과적이라면적극적으로발굴해서조경공간에적용하고자노력하고있다. ‘나인원한남현장’에서는그당시흔히적용하지않았던‘프리캐스트콘크리트’로만들어진플랜터를단지곳곳에적용했다.콘크리트소재가적나라하게노출되는방식으로인천공항안에서는대형플랜터로만사용된적이있고,건축에서는대단위면적에적용하며최근들어각광받고있는자재이다. 최근건설사에서는식재에있어서수종이단순해지는것을걱정하고있는데실제수급이어렵고하자이슈가있을수있어다양한연출이미흡한현실이다.다만상대적으로쉽게접근할수있는초화는이미다양한연출을하고있다.우리특화현장의경우에는대관목에조금더집중해소재개발과연출을시도하고있다. 여러가지소재를발굴하고시도하는것이공간의질을높이는효과를보여주기때문에현장에서도적극적으로시도할것을요구해왔다.작업진도도고려하면서소재에대한고민도함께해야하니조금힘들수도있지만,오히려그런일을할때흥미가발산되는것같다.실제팀장들도이런고민을할때반짝반짝한모습들을보인다. 건설사조경인들에게한마디 조경은삶의바탕이기도하지만하나의오브제이기도하다.심지어시계열적인변화를수반하기때문에그것에초점을맞추어조성하는것을큰특징으로이해하고있다.그래서항상어떻게하면연출을잘하고,또그것을구성하고있는요소간에관계성을잘맺어줄것인가를중요하게생각해야만한다.당장에보이는것만할것이아니라,앞으로어떻게변화해갈것인가,또어떤영향을미칠것인가를곱씹어야한다.예전에는잘했다고생각했는데좀지나보면‘이렇게하지말걸’하고후회하는일들이많다.그래서무언가결정을할때는좀더시간의변화와주변과의관계성에대해고민을하자는이야기를동료후배들한테남기고싶다. 이지영수석과의인터뷰를통해최근롯데건설의조경이많이달라보였던이유를알수있었다.새롭고도전적인작업을통해성취감을느낀다면누구나반짝반짝할것이다.아파트조경을통한다양한시도들이확장된다면조경인들의무한한역량들도따라서빛이날것이라고기대해본다.
[미래포럼] 밤양갱과 헤어질 결심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요즘밤양갱이때아닌인기를누린다고한다.가수비비의‘밤양갱’이란노래덕분이다.밤양갱의가사를들어보면헤어지는남녀간의평범한노랫말인데가사나리듬은달고단밤양갱보다더달콤하다.별거아닌것같으면서매력적이고,익숙한것같은데처음처럼신선하다.사랑과이별,너무나익숙한스토리이지만이노래가우리에게처음처럼다가서는이유가뭘까?이노래를듣다순간오버랩되는이미지가박찬욱감독의영화‘헤어질결심’이다.사랑과이별을다른시선으로이야기한이영화의마지막장면을떠올려보자.박해일의바다그리고안개가자욱한미장센의순간을영원히각인시키려는듯영화의OST가흘러나온다.“나홀로걸어가는안개만이자욱한이거리….”,1967년세상에처음선보인정훈희의‘안개’가2023년‘헤어질결심’에서함춘호의기타와송창식과의듀엣으로다시태어났다. 처음처럼,익숙하지만낯설게.그렇게우리는처음처럼대하는것에매력을느낀다.술자리에서우리가소맥으로말아즐겨마시는‘처음처럼’의의미를작고하신신영복선생은서화에세이집「처음처럼」에서‘산다는것은수많은처음을만들어가는끊임없는시작입니다’라고소개한다.흔히세상에존재하는것중새로운것은아무것도없다고한다.새로운것들은어쩌면다시태어나는것일지도모르기때문이다.아재들의라떼에나등장할법한양갱이MZ세대들덕분에때아닌호사를누리는것처럼. 변화에대한도전은늘두렵다.하지만도전은그자체로서희망이기에많은이들이젊은이들에게늘도전하라고권유한다.사람들은미래를위한새로운도전을위해변화와혁신을이야기한다.하지만변화하는미래에도변하지않아야하는소중한가치가있을것이다.비비의밤양갱이나정훈희의안개가그렇듯,존재하지않는새로운것에대해서만고집할것이아니라변화하지않는삶의방식과전통,그리고축적된삶의가치와문화가미래에어떻게투영될것인지를고민하는것도새로운변화를위해서는매우의미있는일이다. 도시,건축,조경등의삶을담는공간을다루는영역에서처음처럼변화를꾀하고새로운것에대해도전할때놓쳐서는안되는변화하지않는가치는아마도공간의공동체성과공공성일것이다.우리가사는삶터에서너와나,그리고우리가함께사는공동체성을향한도전의한걸음한걸음은공간에서의더나은삶,더나은행복을추구하기위한노력이다.뭔가를처음처럼도전해보기위해서는먼저내가어느순간늘해왔던방식에익숙해져버린건아닌지,변화를향한도전을꿈꾸는것마저도내가처한상황에서는지극히사치스러운일이라고치부하진않는지,내가하는일을통해세상을향해무슨말을하고싶은지도모른채그저습관처럼일에매달려있지나않는지돌아보는일이우선되어야한다.최근주목할만한공원과광장,그리고공공건축등의사례에서엿볼수있는익숙하지만새로운공동체성과공공성의공간언어에는변화하지않아야할공간의공공성과공동체성의가치를구현한더불어숲의지혜와미래를향한새로운도전정신이담겨져있다. 최근지식사회에서화제의중심이된이슈가챗지피티(ChatGPT)이다.생성인공지능이만들어내는경이로운지식의재창조이다.하지만미래의초정보화시대가펼쳐지더라도우리는지식의한계에대한도전,존재하지않는것에대한끝없는상상,그리고동시대를사는인간과공동체에대한존중과신뢰의끈을놓아서는안될것이다.인공지능이인간의지식노동을능가하는현실에서인간은어떻게스스로의미래를꿈꿀수있을까?공간을상상하고공간적상상력을통해세상을변화시키는체인지메이커로서의역할은여전히인간만이누릴수있는권리이자의무이다. 미래도시에서공동체성이란개념과가치는여전히유효하다.보편적으로도시공간에서지속적으로공동체성이란근본가치를찾아나서는이유는앞에서도언급한초개인화로인해내가중심이된세상,디지털공간에서마저사유(私有)가지배하는환경에서공동체성이인간이과연인간다움으로존중되고있는가를묻는화두이기때문일것이다.미래도시에서우리가꿈꾸는희망의공간을만든다는것은온라인이거나오프라인이거나마찬가지로결국삶과터의관계를디자인하는것을의미한다. 우리가삶터로서의공간을디자인하는것은개인의삶의만족도와더불어함께사는삶의기쁨을누릴수있게하는일이다.동시에인간다운삶을가능하게하는장소와공간을디자인하는일,함께사는삶의가능성을열어주는일,공유할수있는가치를만드는장소와공간을디자인하는일이다.미래도시에서도현실공간과가상공간이구분되지않고이둘이서로엮여서한몸이되어삶과터의관계망을잘엮어낸다면삶이터를,동시에터가삶을서로보듬어미래의우리의삶터가공유와공존의숲으로성장하게될것이다. 이영범/건축공간연구원원장
환경과조경 40기 통신원, 조경 소통창구 ‘활짝’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지역의조경소식을발빠르게전달하고조경학과학생들의소통창구를열어갈환경과조경40기통신원이본격활동을시작한다. 지난6일그룹한빌딩6층그룹한갤러리에서‘환경과조경40기통신원간담회’가개최됐다. 환경과조경통신원은지난1985년부터40년간이어져온전국최대규모의조경관련대학생네트워크로,각대학소식및지역정보를전달하는역할은물론박람회등조경관련행사에서서포터즈활동을통해다양한프로젝트에참여해왔다. 환경과조경은매년통신원임기를시작하면서활발한활동을독려하기위해통신원들간만남을주선하고오리엔테이션을겸하는자리로간담회를개최하고있다. 특히올해간담회는오랜역사를지닌통신원제도를시행한지40주년을맞이해40기통신원을맞이하는데더욱뜻깊다. 이날간담회는1부공식행사와2부선배와함께하는커리어데이행사로이뤄졌다. 1부는▲임직원소개▲박명권발행인축사▲환경과조경회사소개▲임명장·기자증·우수통신원상수여▲기자교육▲온라인기사업로드교육▲1분자기소개▲기장선출순으로진행됐다. 박명권환경과조경발행인은축사영상을통해“올해통신원은환경과조경의가장소중한친구이자동반자로서조경업계와학계를연결하는중요한소통창구의역할을하고있다.조경의새로운영역과쟁점을발굴하고그경계를확장해나가는데통신원의참여가무엇보다소중한밑거름이될것”라며활발한활동을당부했다. 이번40기통신원은총27개학교에서41명의학생이선발됐으며,전국기장에는▲김경미공주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정세희순천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선출됐다. 김경미통신원은“별명에‘역마살’이들어갈정도로여행을좋아한다.앞으로조경분야의여행을함께할동료들을얻게돼기쁘다.떠나야만알수있는것들을위해앞장서서걷겠다”는의지를밝혔다. 정세희통신원은“전국기장으로선출돼영광스럽다.조경에열정을가지고전국학교에서모인통신원들과의소중한교류를통해조경분야에서의지식과경험을더욱풍부하게쌓겠다”며“특히선배님들과의만남을통해학교에서는배울수없는다양한경험과노하우를얻고싶다.앞으로통신원들과협력해조경문화발전에기여할수있도록노력하겠다”는포부를밝혔다. 지역기장에는▲서울·경기·강원지역에심규연건국대학교산림조경학과통신원과김솔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통신원이▲경기·충청지역에양경미단국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조휘리공주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영남지역에백진규경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임시은경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호남지역에이지현전북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과박지혜순천대학교조경학과통신원이각각선출됐다. 간담회에서는39기우수통신원시상식이진행됐다.우수통신원은윤민영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통신원,서유석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통신원이선정됐다. 2부에서는이형주23기통신원(조경하다열음)의사회로▲아라리소개및활동내용공유▲이성민21기통신원(텍사스A&M대학교교수)축사▲30기선배통신원경험공유및멘토링등선배통신원들과함께하는‘커리어데이’행사가진행됐다. 이성민21기통신원은축사영상을통해“20년전똑같은마음으로조경에대한기대와설렘,관심을가지고시작했다.통신원활동이선후배간소통창구역할을하는만큼많이듣고이야기했으면좋겠다.졸업후어떤진로를선택하든지간에제일중요한건‘소통’인것같다.앞으로다양한활동을통해마음껏즐기길바란다”고말했다. ‘커리어데이’는조경분야는물론사회각계계층에서활약하고있는선배통신원이후배통신원에게취업관련지식과경험을전해주는프로그램이다. 이번간담회에서는계획·설계·행정·특별등네분야로나눠▲계획분야에서락원30기통신원(어반플레이선임PD)이,▲설계분야에이향지30기통신원(얼라이브어스실장)이,▲행정분야에한지연30기통신원(서울시푸른도시여가국주무관)등이멘토로참가했다. 한편신임통신원의임기는이달1일부터내년3월31일까지1년간이며,앞으로조경매체중유일한네이버제휴매체인e-환경과조경을통해대학소식과지역정보를전달할예정이다.
[정영선 전시②-전시관] 국립현대미술관 가득 메운 조경가적 삶과 작품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는오는9월22일까지약6개월에걸쳐“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주제로한국1세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를개최한다. 이전시는그가태어난1941년부터의삶의여정을되짚어보고1970년대대학원생시절부터지금까지반세기동안진행된60여개의크고작은프로젝트에대한조경작품아카이브로마련됐다.대부분최초로공개되는파스텔,연필,수채화그림,청사진,설계도면,모형,사진,영상등각종기록자료500여점을통해조경가로서의삶의궤적을깊이있게들여다볼수있다. 또한주제별로대표작을엄선해선보임으로써도시공간속자연적환경이설계된맥락과고민,예술적노력을드러내고,이러한사유와철학을조경건축의직능을넘어자연과더불 어사는삶을추구하는우리모두의이야기로환원하고자한다. 전시제목‘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는정영선이좋아하는신경림의시에서착안했다.정영선에게조경은미생물부터우주까지생동하는모든것을재료로삼는종합과학예술이다.삼천리금수강산의아름다운경관을있는그대로그리고자했던겸재정선의진경산수화처럼,정영선은50여년의조경인생동안우리땅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고고유자생종의생물다양성을보전하기위한노력을해왔다.전시는정영선의작품세계를국가주도의공공프로젝트와민간기업이의뢰한정원과리조트,역사쓰기의방법론으로서기념비적조경과식물을연구하고보존하는수목원과식물원등작업의주제와성격에따라재구성했다.연대기적서사를지양한이러한접근방식은경제부흥과민주화과정이동시적으로발현된한국현대사의특징과도맥을같이한다.동시에수많은유형의작업들이공통적으로정영선이강조하는“지사(地史)적맥락”에기반을두고있음을나타내기도한다. 7개묶음전시,조경직능넘어서는삶의울림 전시는크게7개의‘묶음’으로나뉜다.정영선의조경이그러하듯경계가느슨한최소한의구획을통해관람객이서있는자리에서각프로젝트의맥락을스스로찾아갈수있도록했다.마치자연주의정원속을거닐듯서로배타적이지않은주제들의우연한마주함과포개어짐을의도했다. 첫번째묶음‘패러다임의전환,지속가능한역사쓰기’에서는‘장소만들기’의현장이된조경의사례를살펴본다.한국최초의근대공원인<탑골공원>개선사업(2002)과‘비움의미’를강조한<광화문광장>재정비(2009),일제강점기철길중유일하게조선인의자체자본으로건설된경춘선을공원화한<경춘선숲길>(2015~2017)등수직에서수평으로,채움에서비움으로인식을전환하고공간의정체성을형성하는주요한방법론으로서조경의역할이드러난프로젝트를확인할수있다. 두번째묶음‘세계화시대,한국의도시경관’은주요국제행사개최와더불어한국을찾는세계인에게선진화된도시경관의인상을주기위해동원된사업을다룬다.<아시아선수촌아파트및아시아공원>(1986),<올림픽선수촌아파트>(1988),<대전엑스포>(1993)등한국의경제,문화,기술적도약의기회였던대형국가주도프로젝트들을통해조경가가어떻게발전된도시모습의비전을제시함과동시에인공적인개발사업에땅의논리를연결했는지살펴볼수있다. 세번째묶음‘자연과예술,그리고여가생활’은경제성장이동반한생활양식의변화로수요가생긴가족단위여가활동의장소들을소개한다.정영선은예술,교육,체육,관광등각문화기관과레저시설의기능과목적에충실하면서도우리고유의지형과땅의맥락을살리는데많은노력을기울였다.종합문화예술단지<예술의전당>(1988)의조경구상도와모형사진,스포츠중심의휴양리조트<휘닉스파크>(1995)의식재계획도와피칭자료등이공개되며이는1980~90년대당시디자이너의소통방식을엿보게한다.또한현재진행중인프로젝트로인문학레지던시<두내원>(2025예정)도소개되는데,마르틴하이데거의『숲길』에서영감을받은산책로의개념스케치가공개된다. 네번째묶음‘정원의재발견’은선조로부터향유되어온우리고유의식재와경관,공간구성방식을적극적으로도입한정원을들여다본다.전통정원요소를자유롭게구사할수있는무대가된호암미술관의<희원>(1997)으로시작해경기도와중국광저우사이의교류정원으로조성된광동성월수공원의<해동경기원>(2005),바다가보이는언덕의개인정원<포항별서정원>(2008)등땅의생김새와성격에부합하면서‘깊은주름’의지형을만들어점진적으로경관을볼수있게만드는“전통정원의내적원리를재현”한사례를만날수있다. 다섯번째묶음‘조경과건축의대화’는건축과의유기적인협업을통해탄생한조경작업을살펴본다.제주오설록(2011,2023)의<티뮤지엄>,<티테라스>,<티스톤>,<이니스프리>건축물사이조성한제주특유의지형을살린개인주택인<모헌>(2011)의중정정원에담긴깊은숲의풍경,남해<사우스케이프>(2013)의건물사이바다를향한시야를가로막던돌언덕을마치원래그러했던것같은형태로깎아연출한방식등땅의조건을읽고이를중심으로경관이조성되는과정속에서조경가와건축가의내밀한상생작용을확인할수있다. 여섯번째묶음‘하천풍경과생태의회복’은강이흐르는곳에자연적으로발생한습지를보호하고도심속물의중요성을환기시키는작업을다룬다.정영선은<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2007),<선유도공원>(2001),<파주출판단지>(2012,2014)등콘크리트로뒤덮인도시기반시설에수공간을삽입했다.습지를복원하고하천환경을개선해인간을포함한다양한생명체들의보금자리를제공하기위한그의노력이소개된다. 일곱번째묶음‘식물,삶의토양’은다양한식생을수집하고연구하며교육하는수목원과식물원,자연의치유적속성이강조된명상과사색의장소들을조명한다.식물을가까이하는삶을통해자연과조화롭게사는방식을배울수있는곳들이다.광릉수목원으로불리던한국최초의<국립수목원>(1987)의설계청사진과남해의독특한기후대의식생을담은<완도식물원>(1991)의조감도,미국뉴욕주북부의허드슨강상류에자리한원불교명상원인<원다르마센터>(2011)를구상한수채그림,대지와식생현황도등이공개된다. ‘신작정원공개’기대…연계학술행사‘정영선읽기’ 서울관의야외종친부마당과전시마당에는이번전시를위한새로운정원이조성된다.석산인인왕산의아름다움을미술관내·외부에재현하고계절감을더하는한국고유의자생식물을식재하여관람객에게휴식처를제공함과동시에조경가의작품을오감으로체험할수있는기회가될것이다.또한실내전시에소개되는500여점의조경디자인기록자료의다차원적인연출을위해조경의‘시간성’에주목한정다운감독의영상과사진작가정지현,양해남,김용관,신경섭등의경관사진도함께소개된다. 또한전시기간에는다양한행사들이함께열린다.▲정영선의대표작<선유도공원>(2002)의봄,여름,가을,겨울을기록한영상‘선유도의사계’가이달10일부터28일까지상영되며▲5월17일에는14시영화감독정다운의조경가정영선에대한다큐멘터리‘땅에쓰는시’상영및감독과의대화시간이마련된다.▲7월3일에는‘정영선이만든땅을읽다’를주제로학술행사도개최된다.이날행사는‘조경가정영선을읽다’,‘정영선의작업을읽다’,‘정영선과의대화’로구성되며,조경진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교수,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교수,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건축학과교수와박승진디자인스튜디오loci소장,전은정조경포레소장,이호영HLD소장,조용준CA소장,백규리현대엔지니어링조경건축매니저등이참여할예정이다. 한편,이번전시에는배우한예리가오디오가이드에목소리를재능기부했다.차분하면서도울림있는목소리의한예리는작품에담긴의미를부드럽게전달했다.녹음을마친후“반세기에걸친작가의대표작이우리모두의일상속에서아름답게숨쉬고있어놀랐다”며전시에대한기대감을나타냈다. 김성희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전시는한국을대표하는조경가정영선이평생일군작품세계중엄선한60여개의작업과서울관에특화된2개의신작정원을선보이는특별한전시”라며,“그의조경작품에서나타나는‘꾸미지않은듯한꾸밈’이있기까지의각고의분투와설득,구현과정의이야기를통해정영선의조경철학을깊이있게만나는계기가될것”이라고밝혔다.
[정영선 전시①-개막식] “땅을 돌보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것은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것”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1세대조경가정영선의삶과작품이종로구소격동에위치한‘국립현대미술관서울’을가득메웠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은4일“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전시의개막식을개최했다. 이날행사에서김성희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전시가살아있는재료를삼아서평생생물을디자인해온존경받는조경가의예술을감상할수있는기회가될것으로기대한다”며,엄청난국토개발시기속에서도“정영선선생님의조경작업은일찍이자연그대로의모습을놔두자는아주독특한철학이녹아있다”고말했다.“한국현대사의중요한지점에서작가의손길이어떻게담겨져있고또어떤방식으로표현돼있는지방대한양의그림과설계도,사진,영상,모형등다양한매체를통해작품을이해하는데큰도움이될것으로믿는다”며,아울러“전시장을한번방문해서는선생님의작업세계를충분히보시지못할것같다”며“여러차례방문해달라”고부탁했다. 현대사중요한건축조경들,선생님작업이었다니“놀랍다” 전병극문화체육관광부제1차관은축사에서“전시회개막행사에외부인들이이렇게많이온경우는제기억으로는없는것같다”며전시를둘러보니“현대사를지나며중요한랜드마크적인건축물들이많았는데,그건축물의관심받는조경들이선생님의작품이었구나라는생각에놀라웠다”며본받아야할분이라고칭송했다.“인문학적인성찰을기반으로담백하면서도아름다운우리의삶과우리들의정체성을살리고역사적공간을현대적으로재구성해낸상상력이집약된전시”라며“우리삶을쾌적하게해주는공간이면에조경설계자의세심한노력이있었다는것을오늘새삼스럽게깨닫게됐다”고말했다. 이날개막식에는오휘영한양대학교도시대학원명예교수의축사도전달됐다.축사는최자호라펜트이사가대독했다. 오휘영교수는축사를통해,불과반세기전에정영선조경가가언론사기자에서조경분야로뛰어들었던당시에는우리나라가조경의불모지였다며,처음에는“대학에서연구와후학양성에몰두하더니어느새조경설계회사를차려굵직한프로젝트들을거침없이수행해왔다.도전을거듭하는자세는작품에도그대로담겨져늘새로운발상으로시대의정신을잘보여주고있다”고도전정신을치하하며“정영선조경가의발자취는하나하나나이테가되어한국조경의깊이를더하고있다.그의손길이깃든공간들은이땅에많은이들에게편안함과새로운힘을줄것이다”라고찬사를보냈다. “땅을돌보는방법을잊어버리는것은스스로를잃어버리는것” 이어진작가인사말에서정영선조경가는오휘영교수의축사에“은사님의노고는멋진열매가되고싹이되어서조국강산이나날이좋아질것”이라고화답했다. 정영선조경가는“원래우리나라는아득한백제시대때부터정원을소중히여겼고,심지어일본에정원을만들어주기위해전문가가나가기도했다”며일제강점기,6.25등나라가심한고통에시달리다가국가를새롭게세우는과정에서‘조경’이새로운학문으로도입돼당시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을통해지도자들이양성되고수많은일을직접하게됐다고지난조경의역사를회고했다.덧붙여“땅을돌보는방법을잊어버리는것은스스로를잃어버리는것과같다”는간디의말로인사를마쳤다. 이번전시는한국1세대조경가정영선의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로,4월5일부터오는9월22일까지이어진다.
‘공간·사람·자연 연결사’ 정영선 조경가의 궤적을 담다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공간과사람그리고자연을연결하는조경을바탕으로한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담은다큐멘터리영화가개봉을앞두고있다. ‘영화사진진’은지난2일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오는17일개봉예정인영화‘땅에쓰는시’시사회및기자간담회를개최했다. ‘땅에쓰는시’는선유도공원,여의도샛강생태공원,경춘선숲길,서울아산병원등모두를위한정원을만들어온정영선조경가의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다. 정영선조경가는한국1호국토개발기술사(조경)획득한최초의여성기술사다.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세계조경가협회(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으며,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가협회(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세계적으로인정을받았다. 한국에서조경에대한사회적위상이낮았던시기에,아시아선수아파트단지(1984),예술의전당(1984),올림픽선수아파트단지(1985),희원정원,호암미술관(1997-1998),인천국제공항(1999),서울올림픽미술관과조각공원(1999),청계천복원(2002-2005),광화문광장(2007),경춘선재생공원(2014),서울식물원(2014)과같은주요프로젝트를통해조경의중요성과가치를알리는역할을했다. 영화는모든생명이싹트는봄과생동하는녹음으로가득찬여름,무르익은색채너머휴식을기다리는가을그리고모든아름다움을준비하는겨울까지‘사계절’을중심테마로구성해다채롭고도풍성한볼거리를전한다.5년간야생화가만개한정영선조경가의양평집앞마당부터남녀노소모두가즐기는대규모공원과신비로움을간직한개인정원등다양한장소를누비며각계절이지닌고유한경치를온전히담아냈다. 언제나사람과자연의관점에서치열하게고민해온‘땅의연결사’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따라가며,관객들에게일상의위로를건네는공원의아름다움은물론,‘조화’를잃지않는삶의태도로써공원의의미에대해생각하게만든다. 특히미나리아재비,개쑥부쟁이등우리국토의매력을즐길수있는각양각색의야생화와제주를비롯한전국의금수강산을포착하며,한국적경관의현대적완성을빚어낸정영선조경가가그려온자연스럽고도감각적인풍경들을담아냈다.땅이간직한고유의맥락을읽어시를그리듯공간에생명력을불어넣는1세대조경가의진심어린철학을전하며새로운배움으로관객들에게다가간다. 이영화는국내작품으로는최초로제20회EBS국제다큐영화제개막작으로선정됐으며,남도영화제시즌1순천개막작선정및제49회서울독립영화제장편쇼케이스부문에공식초청되는등작품성을인정받았다. 이날기자간담회에는정영선조경가,기린그림의정다운감독과김종신피디가참석해영화에담긴메시지와영화가만들어지기까지의자세한뒷이야기를들려줬다. 정다운감독은간담회에서“건축과도시를자연과의관계성안에서탐구하는과정을거치며그사이를연결하는‘조경’의중요성을자연스레인지하게됐다.선유도공원,양재천,예술의전당등내인생속의수많은중요한공간들이정영선조경가의손길에의해만들어졌다는사실은운명과도같았다.오랫동안품고있던질문인자연복원과치유에대한희망을풀어나가고자결심한후자연과공간의관계성안에서가장중요한역할을하는조경가의이야기를전하고싶었다”며영화제작의도에대해말했다. 정영선조경가는“1세대조경가라는자격은나혼자잘해서가아닌내주변모든사람들의도움이있어가능했다.그감사함에보답하려다보니지금의내가있는것같다”며“정원을만드는것은단순히꽃을심고나무를기르는것이아닌치유와회복의장이자자연을보살피고서로소통하는장으로만드는것이다.우리가간직하고있는기존의것을더욱아름답게번영시켜자손에게물려주는것이조경가의역할”이라고강조했다. 한편기린그림은정다운감독과김종신피디가2012년에함께설립한건축전문영화영상제작사다.정감독은케임브리지대학에서‘건축과영상’을공부했고,김피디는골드스미스대학에서영화연출을공부했다.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 차기 한국조경학회장 당선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한국조경학회제27대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가당선됐다. 한국조경학회는지난29일청주대학교비즈니스대학B동에서‘2024년정기총회및춘계학술대회’를개최하고,제27대회장단선거를진행했다. 차기임원선거는투표를통해진행됐으며선거결과▲회장에배정한서울대학교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교수▲수석부회장에안승홍한경국립대학교교수가당선됐다. 배정한차기회장은“당선된만큼책임감을갖고발표한공약을실천하기위해최선을다하겠다”며“회원개개인의다양한목소리에성실히귀기울이고학회를넘어업계,시민사회,언론,정부·자자체,관련분야등다양한주체와연대하겠다.여러분의많은도움과협조,애정어린질책을많이부탁드린다”는당선소감을밝혔다. 안승홍차기수석부회장은“그동안의경험을바탕으로회원교류증진,학술기능강화,조경교육방향정립,관련학회협력등신임회장님잘도와서회원들의권익신장에노력하겠다.많은협조를부탁드린다”고말했다. 이날정기총회는▲2023년도사업및결산보고▲2024년도사업계획및예산심의▲제27대회장및수석부회장등차기회장단선거▲오웅성홍익대학교건축공학부교수의‘월드스킬&조경가드닝:국력,국격,직업의길’특별강연이진행됐다. 김태경한국조경학회장인사말을통해“청주대학교조경학과창립50주년을기념하는날정기총회및학술대회를개최하게돼뜻깊다.얼마전까지만해도코로나팬데믹속에서벗어나기만기다렸는데,이제는인구절벽을마주하고있다.조경을가르치고,후학을양성하는입장에서가만히있을수는없다.학회를통해보다양질의교육그리고시대에특화된교육을준비하겠다”고약속했다. 홍상표청주대학교공과대학장은축사에서“이번행사를청주대학교에서개최하게돼기쁘게생각한다.우리가살고있는현재는전례없는기후위기와환경문제에직면해있다.해수면상승이상기후,대기오염등이러한문제들에대한해결책을모색하는과정에서조경의역할이어느때보다도중요해졌다”며“도시와자연의조화,지속가능한환경조성을위한혁신적인해결책을찾는것이바로조경분야의과제라고생각된다”고말했다. 조경학회는이날▲서주환경희대학교교수▲이민우공주대학교교수▲이경진공주대학교교수▲박재철우석대학교교수▲조동범전남대학교교수▲변무섭전북대학교교수에게정년퇴임공로상을수여했다. 우수논문상은▲하지아본시구도기업부설연구소장·박재민청주대학교교수의‘탄소저감설계지원을위한수목탄소계산기개발및적용’▲곽윤신가천대학교교수의‘융합도시모델링을통한그린인프라수요예측및지오디자인적용’이수상했다. 우수저술상은▲배정한서울대학교교수의‘공원의위로’▲김순기순천대학교교수·김한배서울시립대학교교수·이상우건국대학교교수·이재호서울시립대학교교수·임의제경상국립대학교교수·최정민순천대학교교수의‘조경개념사전’이받았고,우수번역상은▲황주영서울대학교환경계획연구소박사의‘조경’이선정됐다. 우수졸업생은▲김지연강원대학교▲최수민경북대학교▲민세린경희대학교▲김은주계명대학교▲김유겸고려대학교▲임은혜동국대학교▲권미리동아대학교▲이민서배재대학교▲김소담강릉원주대학교▲이주혁건국대학교▲김하림경남정보대학교▲곽동현경상국립대학교▲이지선공주대학교▲윤영두나주대학교▲김소영단국대학교▲김정재대구가톨릭대학교▲황희진대구대학교▲장지웅상명대학교▲백주희서울여자대학교▲정유진영남대학교▲김태영우석대학교▲송해림전북대학교▲양영백청주대학교▲김지수한국전통문화대학교▲김혜리목포대학교▲이종현서울대학교▲윤예진서울시립대학교▲황서현성균관대학교▲임선영순천대학교▲홍규빈신구대학교▲이현주원광대학교▲김혜교전남대학교▲서현진한경국립대학교▲한승희호남대학교등34명이수상했다. 춘계학술대회는4개분과로▲1분과조경설계·조경이론·조경사▲2분과조경계획·조경시공·조경관리▲3분과경관계획·도시결계▲4분과조경수목·생태계관리순으로진행됐다.
  • 환경과조경 2024년 5월
  • 최신개정판 CONQUEST 자연생태복원(산업)기사 필기정복
  • 공원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