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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동상' 김대희(지앤디자인) “나의 정원은 생활이다.” 최근 우리나라 정원디자인의 관심은 일상과 전통으로 모이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 경기도 성남시,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개최되는 정원박람회 주제도 그것에 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핵심은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이다. 그런데 김대희 작가의 ‘사이정원’의 첫 느낌은 일상성과 사뭇 차이가 있어 보였다. 내 집 정원에 박공지붕 형태의 파빌리온 디자인은 조금 부담스러운 규모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원이란 무엇일까? 대상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정원이 아닐까? 정자에서 조망되는 풍경도 정원이다. 그래서 사이정원은 시민이 휴식을 취하면 다양한 경관을 볼 수 있는 대상에 집중했다.” 김대희 작가의 사이정원은 일상의 범위를 집 밖까지끌어냈고 동시에 다양한 경관적 체험을 할 수 있는 데 방점을 찍었다. 여기에 일상이 굳이 집 속에만 존 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사이정원은 코인 커튼을 경계로 한쪽은 그라스로 자연스러운 경관을, 또 다른 쪽은 잔디가 깔린 정돈된 풍경으로 공간적 대비를 준다. 코인 커튼의 한쪽 면은 자연에서 추출한 색상을 칠하고, 다른 한쪽은 거울처럼 반사되는 재질을 사용했다. 코인 커튼에 비치는 내 모습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김대희 작가는 “약 130㎡의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경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면을 분절시키는 방법을 생각했다”며 “공간을 쪼개서 자연과 인공이 혼재된 경관을 작품 속에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김대희 작가는 건축과 조경을 전공하고, 현재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싱가포르와 한국의 대형 건설사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지난해 자신의 사무실을 오픈했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작은 것을 놓치고 큰일을 할 수 없어서’였다. 그래서 사이정원은 정원분야에 발을 담그는 일종의 테스트베드다. 박공지붕 파빌리온은 앞으로 그의 디자인 모티브로 정체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사이정원 버전2, 버전3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사이정원을 공개하는 자리가 다른 정원박람회가 아닌 서울정원박람회여야 했던 이유도 명료했다. “정원이 존치된다는 점이 크다. 그것도 평화의공원이라는 서울의 주요공원이다. 시민정원사와 서부공원녹지사업의 지속적인 유지관리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줄 내 작품이 서울에 있다는 점은 작가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다” 김대희 작가는 “젊은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달고 시공까지 완성할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다”며 “서울정원박람회는 개인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완성된 사이정원의 이미지를 그리며 “바람에 흔들리는 코인 커튼에 햇빛이 반사돼 반짝이는 이 정원에서 많은 시민이 사진을 찍으며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창한 의미 안에 파묻히기보다는 하나의 이벤트성 공간으로 친숙하게 다가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싶다는 말이다. “보면서 즐길 수 있으면 그게 바로 정원 아닐까?”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은상' 김지영 프리랜서 디자이너 일과 여가의 일원화? 꿈같은 이야기다. 자연을 만나는 체험이나 장소가 우리에겐 일탈이다. 일과 여가가 구분되지 않고 녹색이 내 일상에 들어온다면 어떨까? 김지영 작가는 이러한 생각을 정원으로 구현해 내려했다. 일탈에서 겪는 좋은 경험을 일상으로 녹여내 일원화 된 공간을 잠시나마 가질 수 있는 정원을 만드는 것이 작가의 의도다. “내 일상을 돌아보면, 사무실에서 3/4 정도의 많은 시간을 보낸다. 사무실에 오래 갇혀 있으니 그 공간 자체가 좋았으면 싶다. 여가를 위해 산이나 들에 가는데 오피스가 그곳에 있다면 어떨까?” 포레스트 오피스는 내가 원하지만 일상에서 만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일상에 녹여내고, 일상의 것들을 정원 속에 넣어 일상과 일탈이 일원화된 공간을 표현했다. 작가는 회사에 다닐 때 힘들었던 출근길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 기억을 더듬어 출근길에서 사무실에 들어오기까지 과정을 공간으로 연출했다. 아파트나 도시블록을 상징하는 어반 월은 딱딱한 도시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으로, 실제 일상의 풍경을 옮겨놓은 것이다. 그 사이사이로 숲을 만들어 도시의 접점을 건너면 숲이 되는 형상을 구현하고 긴 동선을 내 체험길로 만들었다. 출근길에 볼 수 있는 일상의 풍경을 스토리텔링으로 정원 속에 끌어들여 사람들이 동선을 따라 체험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체험길의 시설물은 높낮이와 간격을 각각 다르게 배치하고 동선은 꼬불꼬불하게 만들었다. 이는 직선거리로만 가는 바쁜 출근길을, 천천히 이동하면서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가 있는 출근길로 전환한 것이다. 일상에서 주변을 좀 보라는 메시지도 담겨있다. 배치도 자연과 어우러진 일상의 오피스 정원을 정면에서 봤을 때는 전체적인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가려진 벽 사이로 살짝살짝 정원의 요소들이 보이면서 찾아가는 재미를 부여했다. 숨은 그림 찾기 같은 묘미가 있다. 정면에는 벽과 함께 드라이한 요소가 보이는데 시선을 틀면 사이사이로 녹색이 보이고, 살짝 들어오면 단풍나무, 또 옆에는 다른 볼거 리가 있다. 공원의 주동선을 따라 훑어보고 지나가면 정원의 모습을 온전히 감상할 수 없다.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일부는 틔우고 일부는 가두면서 시각을 조절한 것이 정원의 포인트다. “정원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설계와 시공뿐만 아니라 관리와 운영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관여해야 하고, 현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작업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 들다. 정원 일은 현장에서의 일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애완견 키우는 것 못지않게 식물을 가꾸는 것도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다.” 김지영 작가가 말하는 정원은 공간이자 프로세스다. 그리는 것, 만드는 것, 관리, 이용하기까지의 통합적인 것을 담을 수 있는 과정이자 공간이 정원이기 때문이다. 이를 다루는 정원 일은 매우 힘든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작가가 정원 일에 매진할 수 있는 건, 일상과 일탈의 것들을 접목하는 매개가 되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게 정원은 ‘삶의 이야기’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투 비 컨티뉴드.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은상' 강효정 튈르리 플라워 앤 가든 디자인 스튜디오 김범진 동해종합기술공사 ‘노다메 칸타빌레’는 한때 인기를 끈 일본 드라마다. 여주인공인 노다메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했는데 경쟁에 염증을 느껴 그만두었다가, 피아노가 내 삶에 어떤 무게였는지를 깨닫고 다시 피아노를 치게 된다. 정원 세계로 빠져든 강효정 작가의 스토리가 이와 닮아 있다. “일을 그만두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초록만 보면 사진을 찍고 관찰하는 습관이 있단 걸 알게 됐다. 일이 힘들어 조경이 싫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단 걸 깨달았다.”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조경설계를 하던 강효정 작가는 건설부문에 치중한 업무에 염증을 느껴 회사를 그만두고 돌연 뉴욕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엔지니어링 회사를 다니는 직원과 만날 기회를 가졌고, 시설물 하나도 직접 디자인하고 식물 소재도 자세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고 조경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귀국한 이후에는 취미로 꽃을 다루기 시작했는데, 조경할 때 나무 하나를 보던 시각이 나뭇가지 하나하나까지 보는 것으로 바뀌게 됐다. 식물에 대한 깊어진 관심과 기존에 실력을 쌓아온 조경설계, 그 중간지점에서 정원을 찾은 것이다. 강 작가는 본인의 일상에서 정원의 모티브를 찾았다. 작가 자신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에서 착안해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일상의 장소를 떠올렸다. 그렇게 도출된 곳은 바로 카페다. 사람들이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일상이 카페와 접목돼 키즈카페, 플라워카페, 북카페, 애견카페 등 다양한 문화적 붐을 일으키게 됐다며, 카페처럼 정원문화도 일상과 접목되면 다양한 유형이 파생될 것이라고 작가는 생각했다. “카페를 가면 편하지만 돈이 들고, 아이들은 금방 지루해 한다. 자연에서 뛰어 놀 수 있다면 그게 훨씬 좋다. 애를 키우면서 보니 장난감이 많지 않으면 뭐든 찾아서 장난감화 시켜서 잘 논다. 그런 소재들이 자연에서 오는 거라면 훨씬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생각은 대상지로 옮겨갔다. 서울정원박람회 대상지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다. 작가는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을 타깃으로 정하고, 가족 단위의 행태를 정원에 녹여내고자 했다. 작가는 엄마로서 아이가 노는 행태를 자연스럽게 알게 됐는데, 그러한 행태를 정원 곳곳에 풀어냈다. 정원에 놀이요소를 많이 넣고자 했지만 아이들만의 정원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던 작가는 디자인과 색상은 모던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일상이란 대주제에서 아이와 함께 하는 공간으로서 행위를 한정하지 않도록 가변형 플랜터와 다용도 시설도 설치했다. 아이가 있는 곳이 놀이공간이 되고, 어른이 있는 곳이 휴식과 감시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 정원은 아이와 함께 들어와서 즐겨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알수록 어려운 분야, 그럼에도 꼭 풀어야 할 숙제. 강효정 작가에게 정원이란 평생을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다. 그는 이제 어려운 숙제를 하나 마쳤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곳곳에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놀이요소를 배치했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은상' 황신예(가든룸-가든디자인 스튜디오) 박종완(플레이스랩 기술사사무소) 식재를 잘 하는 황신예 작가와 시설물을 잘 하는 박종완 작가가 서울정원박람회에서 뭉쳤다. 두 사람은 협업에 도전한 이유를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이미 기존 정원박람회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들이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5월에 열린 ‘2016 코리아가든쇼’에서 였다. 당시 박종완 작가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참가한 첫 정원 공모전이었는데, 직접 시공을 해보니 식재 부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것을 보완해 줄 황신예 작가에게 SOS를 쳤다고. 사실 이 두 작가는 이번 서울정원박람회 외에도 같은 시기에 열리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와 순천만 한평정원 페스티벌에도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거의 상주하다시피하며 서울정원박람회에 공을 많이 들이게 됐다. 다행히도 공을 들인 만큼 시너지가 충만한 작품이 탄생했다. 이들은 난지도의 4가지 시대적 변천을 정원에 담았다. 아주 옛날에는 난초와 지초가 지천으로 자라는 향기로운 ‘꽃섬’이었는데, 1970년대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돼 악취가 심한 혐오의 장소가 됐다가, 2002년 ‘공원’으로 변모하면서 초록의 옷을 입었고, 그리고 지금은 서울정원박람회를 통해 ‘정원’이 조성되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섬에서 다시 정원으로 가기까지의 굴곡진 과정을 통해 난지도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또한 이 땅의 역사를 기억하자는 것이 작품의 주요 내용이다. 그래서 제목도 ‘꽃섬 아카이브’라고 달았다. 관람자 입장에서는 화단으로 조성한 4개의 시대별 테마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특히 황신예 작가는 다시 아름다움을 찾은 난지도의 모습을 붉은색의 강렬한 식재로 표현한 ‘팟가든’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박종완 작가는 아련한 과거의 풍경을 떠올리기 위해 한강을 떠다니던 황포 돛배를 도입하면서 식재와의 조화에 가장 큰 방점을 찍었는데, 이걸 보면서 사람들이 ‘예전 꽃섬 난지도가 이런 모습이었구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황신예 작가는 자신에게 있어서 정원을 ‘숨구멍’이라고 표현했다. “조경을 전공하고 사회에 나와 설계회사도 다니고 연구원도 다니는 등 짧게 짧게 여러 개의 경력들을 거치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 하지만 영국 유학 후 돌아와 좋은 기회들을 많이 만났고, 정원을 하면서 여태까지 했던 여러 경험들이 수렴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젠 더 집중해서 더 잘하고 싶어졌다. 재밌다.” 박종완 작가는 정원을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여태까지 설계 경력만 쌓아오다가 시공을 처음 접해 보면서, 그동안 많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알게 됐다. 좀 더 풍부해져 가는 느낌이다. 정원을 안했으면 이걸 모르고 계속 그림만 그렸을 듯하다. 참 재밌다.” 두 작가는 이번 작품이 “1호 협업 작품”이라는 데에 가장 큰 의미를 뒀다. 그리고 공공공간에 존치되는 첫 정원이라는 점도 설레게 한다는 반응이다. 이번 작품이 그들의 ‘삶의 아카이브’에도 중요한 한 장면이 되었음은 의심할 바가 없을 듯하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금상' 최재혁(KnL환경디자인 스튜디오), 지달님(한국농어촌공사) 최재혁 작가와 지달님 작가는 샘날 만큼 풋풋함이 많이 묻어나오는 ‘부부’다. 하지만 단지 부부여서 한 팀을 이룬 것은 아니다. 최재혁 작가는 정원전문회사를 다니면서 그간 다양한 설계·시공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지달님 작가는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다가 지금은 농어촌공사에 재직하고 있는데, 여전히 디자인과 설계에 관심이 많고, 지난해에는 무궁화정원을 맡아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작가는 설계적 관점이 약간 다르다. 최재혁 작가가 내추럴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지달님 작가는 정제되고 인공적인 것을 좋아해서 상호 보완이 된다. 평소 아이디어도 얻고 도움이 많이 돼 이번에 팀까지 이루게 됐다. 이번 정원은 최재혁 작가의 취향에 좀 더 맞춤이 된 듯싶다. 공모에서 지원한 ‘숨 쉬는 정원’ 분야가 생태적인 정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최재혁 작가는 “주제가 숲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공감각적으로 보여줄까 고민하면서, 내추럴하면서도 그 안에 새로움이 있는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근래에 광릉 국립수목원 안에 여러 개의 작은 정원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숲’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수목원이라는 울창한 자연 속에서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설레는 일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자연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하고 강조할 것은 강조하기도 하면서 숲 속 정원의 인상들이 많이 각인됐다. 또한 제주도 곶자왈에 대한 기억도 좋았다. “사람이 만들지 않았지만 그 누가 만든 것보다 아름다운 정원이더라”며 신성하고 독특한 느낌의 숲이 매우 인상적이었단다. 이렇게 여러 숲에 대한 좋은 이미지들이 오버랩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숲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까’라는 고민 속에 설계를 진행했다. 물론 이번 서울정원박람회는 숲이 아니라 공원에 정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공원의 큰 나무 아래는 다른 식물들이 자라기 어려운 건조한 환경이어서 공터인 경우가 많은데, 이곳을 잘 활용하면 숲처럼 위요된 공간 아래 특색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마음에 드는 공간을 대상지에서 찾았다. 이들은 숲에 대한 공감각적 구성을 위해 ‘소리’와 ‘빛’에 집중했다. “숲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멀리 절간에서 풍경소리가 들려오는데, 그런 것들이 숲의 아름다움을 더 부각시키는 경험이 된다.” 그래서 대상지에는 바람에 반응하여 반짝거리면서 다채로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 시설물을 고안해 도입했다. 이것은 단순히 구조물로서가 아니라 숲에 들어가 있는 하나의 조각으로서 존재하며, 그냥 바라보는 대상이 아닌 손으로 만졌을 때 공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시설물이다. 다만 이 시설물이 주변을 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굉장히 응축된 공간으로 조성했다. 최재혁 작가는 ‘해석은 관람자의 몫’이라며, 사람들이 이 정원을 보고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지 빨리 듣고 싶다고 했다(인터뷰가 진행된 것은박람회가 열리기 전이었다). “존치 정원으로서 공원의 전체적인 맥락을 헤치지 않았으면 좋겠고, 훗날 10년이 지나도 너무 남루해지거나 이질적으로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공원은 계속 성장하는 공간이므로 그 안에 만들어진 이 정원도 공원과 함께 성숙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대상' 윤준한국고유식물연구소 몇 달 전 ‘또 오해영’이 신드롬을 몰고 왔다. 아직도 음악차트 순위에 이 드라마 OST들이 있을 정도다. 이 신드롬은 정원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조성되는 ‘남자의 정원’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또 오해영’이 있었다. 윤준 작가는 이 드라마의 광팬이었다는 고백을 시작으로 정원 이야기를 풀어냈다.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 중 하나가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는 모습이다. 윤 작가는 이 장면을 정원으로 만들고자 했다. 사실 처음에는 드라마 자체를 주제로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이 장면을 통해 작가는 남자와 여자의 다른 점을 보여주는 것을 정원의 모티브로 삼았다. 처음에는 여자와 남자의 공간으로 구분된 정원을 설계했는데, 문득 여성의 손길과 감성에 초점을 맞춘 정원의 비중이 많다는 점이 떠올랐다. 이에 기존의 정원과 대비되는 ‘남자의 정원’을 만드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스포츠’, ‘군대에 대한 기억’, ‘지적 열망’, ‘고독’이란 남자들의 네 가지 욕망과 생각을 중의적으로 정원에 표현해 냈다. “남자의 일생을 보면 열심히 산 노력에 비해 말년이 초라하고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 이러한 생각을 정원에 녹여낸 것이다. 남성의 일생을 정원에 기록하고 싶었다.” 윤 작가는 계획 및 설계 과정을 “대상지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평면적 디자인보다 연출기법이나 정원요소 등을 전달하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내 남자의 정원’은 우아하고 세련된 연출을 배제하고 콘셉트를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제에 맞는 소품을 도입하고 날이 선 직선의 디자인으로 정원을 표현했다. 이 정원은 입구에서 스포츠 정원을 보고, 군대의 추억, 지적열망 존, 마지막 고독의 정원을 보고 중심부로 들어가면 자아를 만나는 별도의 공간이 있다. 온전히 즐기려면 관람동선을 따라서 한 바퀴를 돌아봐야 한다. 정원 곳곳에 숨은 재미요소를 찾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윤 작가는 정원을 존치하는 것을 서울정원박람회의 가장 큰 메리트로 꼽았다. 전시기간이 지나면 정원을 철거하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작가들이 던지고 싶은 화두를 읽기 위해서는 정원을 존치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하지만 공원 부지 내에 정원을 조성하다 보니 안을 현장에서 새로 디자인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기존 공원에 설치를 할 때는 사전에 어떤 장소인지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새로 조성되는 공원에 작가정원을 공모하는 것과, 유휴지를 대상으로 작가들의 정원을 조성해 박람회를 개최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정원은 낯선 공간에서 만나는 또 다른 나다. 내 이야기를 푸는 곳이 정원이다. 정원을 통해서 나 스스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내 안에 숨겨진 많은 나를 만날 수 있다. 낯선 일에서 나 스스로를 발견하고 변화시키며 성장해 가는 것이 정원인 것 같다.”
  • 임승빈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공원녹지에 대한 패러다임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었고, 시민과 함께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서울정원박람회는 정원에 대한 보편적인 다수의 인식을 개선하고 녹색복지와 연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하 나눔연구원)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그린유토피아’를 만드는 것이다. 과밀화되고 삭막해지는 도시를 인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녹화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 임승빈 원장의 설명이다. 나눔연구원은 설립 초기부터 녹색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녹색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시민조경아카데미를 통해 매년 400명의 시민들이 수료했고, 오는 가을 교육을 마치면 총 16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게 된다. 시민조경아카데미 수료생들은 이후 심화과정인 시민정원사, 인턴 과정 등을 수강하며 시민조경리더로 성장해 왔다. 많은 수료생들은 이번에 열리는 서울정원박람회에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조경 관리와 해설, 행사 운영 등을 맡는다. 일반시민은 조경아카데미를 중심으로 교육을 하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조경학교는 자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프로그램으로 매회 신청자가 늘고 있다. 대학생 대상으로는 녹색나눔봉사단과 공모전을 운영하고 있다. 녹색나눔봉사단은 학생들이 조경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공모전은 후속 세대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정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나눔연구원은 이러한 시민들을 도시를 녹화하는 활동가로 양성하며 조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녹색문화를 전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임승빈 원장은 서울정원박람회를 그린유토피아로 가는 외연을 확장하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시민조경아카데미는 녹색이나 조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서울정원박람회는 조경을 잘 몰랐던 불특정다수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원문화를 접할 기회를 만들어 그 중요성을 알리고 생활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서울정원박람회는 ‘정원을 만나면 일상이 자연입니다’란 주제로 지난해보다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시민들이 오감을 만족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정원의 형태로 눈을 만족시키고, 꽃의 향기가 코를 만족시킨다. 물소리와 정원에 찾아오는 새와 곤충의 소리, 식물이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함께 음악회가 귀를 즐겁게 하고, 국내 9대 명장으로 꼽히는 셰프가 정원 식물로 만드는 요리를 선보인다. 임 원장은 정원에서 오감을 만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개선된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지속가능한 서울정원박람회가 되기 위해서는 그린인프라를 확충하는 도시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빼놓지 않았다. “활성화되지 않은 지역의 공원이나 시유지 등을 활용해 지역 활성화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한다면 서울정원박람회가 정원문화와 산업이 발전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 심준용A&A문화연구소 소장 원주의 폐사지(이하 원주 사지)가 연속유산으로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 과연 어떤 가치가 근거로 제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올해 연속유산인 ‘한국의 서원’의 세계유산 신청이 철회되고, ‘한국의 전통산사’가 조건부로 등재 신청 대상에 선정됐다. 원주 사지는 흥법사지, 법천사지, 거돈사지 세 곳을 말하는데 남한강을 중심으로 한 고려 초기의 정치 체계 등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고, 사찰과 속세의 관계를 규명하는 흔적이다. 원주 사지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연구용역의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는 심준용 A&A문화연구소 소장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해당 문화재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사람까지 설득할 수 있는 객관적 시각이 필요하다”며 연구 초기부터 적소에 필요한 전문가가 배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소장은 원주 사지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적확한 연구와 전문가를 연결하는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자국의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선조들의 유산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도 중요한 이유지만, 세계유산 등재는 자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문화유산이 위치한 지방자치단체, 유산과 연관된 단체 및 이해당사자들의 관심은 더욱 크다. 국가별로 신청 가능한 유산의 개수는 연간 2점으로 제한돼 국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만한 보편타당한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 소장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각 유산과 관련된 전문가가 세계유산의 연구 및 등재 전 과정을 추진하고, 신청서를 작성하는 후반에서야 세계유산 전문가와 인접분야 전문가가 접근하다 보니 등재가 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원주 사지의 세계유산과 관련해서는 10년 동안 세계유산위원회 한국 대표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조유진 문화재청 자문위원을 초빙해 함께 연구에 참여하고, 연구 초기부터 사지 주변의 경관적 가치와 입지 분석 등을 위해 조경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인접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심 소장은 고양시에서 학예연구사로 근무하던 시절 조사, 연구, 정비 그리고 활용을 위한 기획이 각각 별도로 세워지는 비효율적인 복원과정으로 인해 오히려 문화재가 훼손되는 사례를 많이 경험했다. 이번 원주 사지에서 조사, 연구, 기획, 정비, 활용의 원사이클로 이어지는 과정을 책임질 기회를 얻게 됐는데,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선순환 복원과정의 모델도 이곳에서 만들 계획이다. 그가 A&A문화연구소를 설립한 배경이기도 하다. 심 소장은 원주 사지 연구의 주요 원칙으로 ▲격리된 공간이 아닌 유산의 보존과 활용이 적절히 공존하는 공간으로 조성 ▲지역 외로 유출된 주요 문화재 환수계획 수립과 보존 대책 마련 ▲현재 사지로 유지하는 무無복원 원칙 등을 내세웠다.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객관적 연구가 진행되면 좋겠다. 원주의 세계유산적 가치가 복원되려면 외부에 나가 있는 유산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관계부처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
  • 이정철 푸른수목원 원장 “정원 바람은 불고 있지만 현장에서 식물을 다루는 전문가는 적다. 해외에서 공부한 가든디자이너는 많지만 가드너는 찾기 힘들다. 이런 불균형이 왜 생기는 것일까?” 이정철 푸른수목원 원장은 2016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의 코디네이터다. 지금 그의 역할은 단순히 작가정원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서울시와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를 연결하고, 주최 측과 가든디자이너를 조율하는 역할까지 한다. 그의 존재는 시공현장에서 더욱 돋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작가정원 코디네이터를 서울시로부터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손부터 내저었다. 푸른수목원 원장이라는 본업에 충실하고 싶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처음 개최하는 중요한 정원박람회였고, 개최일은 가까워 왔다. 특히 정원 현장이 급했다. 누군가가 나서야 했던 상황이었다. 책임감이 강한 그로서도 더는 모른척 지나칠 수 없었다. 사실 현장에서 작가정원을 지휘하는 데 그만한 적임자가 없었다. 민간의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 공직에 있는 인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정철 원장은 대학에서 관상원예를 공부했다. 학과 내에 조경과 화훼 전공 교수진이 모두 있었다. 친구들은 조경회사, 종묘회사 등 여러 분야로 진출했다. 나무보다는 초본류를 좋아했던 이 원장은 첫 직장으로 ‘한택식물원’을 선택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초본류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그곳에 들어가 바닥부터 시작했다. 매일 현장에서 흙을 만지고 식물을 가까이 두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 덕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오랫동안 정원을 만들어오면서 지금의 정원 열풍에 낯설다고 했다. 조경과 원예를 전공한 가든디자이너가 새로운 정원문화를 만드는 두 개의 축이라고 했다. 다만 정원 열풍이 너무 설계 한쪽으로 치우치고 있어 걱정이다. “너무 보여주기 식의 정원에 호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정원붐은 좋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다.” 정원꿈나무에게도 전할 말이 있다고 했다. “정원에서 돈을 쫓으며 섣불리 뛰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대신 살아있는 식물을 소중히 다루는 진정성있는 전문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제 9월이다. 현장은 8월부터 작업이 한창이다. “2회째다 보니 작가들도 작년보다 자신감이 있고, 유지관리까지 고려한 디자인들도 눈에 띄었다. 코디네이터로서 작가정원 조성을 마칠 때까지 최대한 작가들을 도울 것이다.” 대부분의 작가들보다는 시공경험이 많기 때문에 자재를 운반하는 것, 정원을 조성하는 순서 같은 노하우를 현장에서 공유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한 가지 식물에 대한 부분은 작가들에게 잔소리를 할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뻔히 죽을 식물이 보이는데 모른 척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디자인과 다른 것은 몰라도 식물만큼은 깐깐하게 작가들과 조율해 갈 생각”이라며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정원을 만들겠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것이 바로 좋은 정원을 만드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 정미란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 교수 “건축가들이 벽돌을 쌓아서 건물을 짓죠. 하지만 토목하는 사람이 벽돌을 잘 쌓는다고 해서 건축이 토목과 라이센스를 공유하지는 않잖아요.”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정미란 교수는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는 산림기술자들의 조경 진출이나, 조경과 산림의 학문 통합 논란을 보며, 전문분야로서 조경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진 데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나무를 잘 심는다고 같이 조경을 하자는 것은 맞지 않다는 뜻이다. 그가 보기에 미국은 조경이 라이센스license(면허)지만 한국은 자격증(certificate)이어서, 한국 조경은 상대적으로 전문성을 인정을 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물론 미국 조경가들에게는 그만큼 큰 책임이 수반된다. 그래서 “이게 좋겠다, 저게 좋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코멘트는 들어본 적이 없단다. 조경은 전문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 조경의 질은 떨어질 거예요. 조경전문가로서 훈련되지 못한 사람들이 조경을 담당했을 때 받게 될 폐해가 크다는 걸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조경은 전문분야고 명백하게 조경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해야 합니다.” 정 교수는 한국에서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다가 2000년에 훌쩍 미국으로 건너갔다. ‘기회가 왔을 때 준비돼 있는 조경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는데, 주변의 권유로 일리노이대학교 어버너-섐페인에서 조경을 더 공부하게 됐다. 현재는 좋은 기회로 지금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연환경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미국 조경분야는 최근 융합적인 프로젝트가 부쩍 많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문성을 더욱 확보해 가는 분위기다. 정미란 교수가 요즘 집중하는 ‘수질 개선’ 프로젝트도 그렇다. 구체적으로 그가 하는 일은 ‘물의 정화를 목적으로 습지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기존에는 물을 정화하기 위해 A, B, C를 만들어 주고 각각 몇 퍼센트의 정화 효과를 담당한다는 식을 도출하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단계를 넘어서 물이 왜 오염됐고, 어떤 물질의 오염에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어떤 종류의 습지를 조성해야 정화를 더 잘 할 수 있으며, 또한 그러한 시스템을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부분 부분을 단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순환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활발하게 이뤄지는가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즉 ‘맥락’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도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해서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한 프로토타입(proto type)을 만드는 작업을 지도한다. 타이폴로지(typology)가 기존에 개발해 놓은 것을 구분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면, 프로토타입이란 새로 적용하기 위해 샘플을 만드는 것이다. 장소에 맞는 프로그램과 디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이런 융합 프로젝트를 조경과 환경이 함께 하고 있다. 그냥 디자인만 하는 사람보다 이런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추세다. 조경가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미국 조경분야의 이러한 흐름은융합과 전문성의 문제에 대해 국내 조경분야에 진지한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 야노 티(矢野 TEA) 가든디자이너, TEA’s Design “톱디자이너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은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일본의 가든디자이너 야노 티 작가는 세계적인 가든디자이너가 되려면 ‘한국인으로서의 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은 디자이너의 내면을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노 티 작가는 “나를 있게 한 국가, 사회, 문화, 역사 등에 대한 공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형성된 정체성이 세계의 가든디자이너와 경쟁할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정원의 세계화를 위해 가든디자이너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야노 티 작가는 오랜 고민 끝에 “이질적인 것과 만나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정원을 만드는 사람끼리 머리를 맞댈 것이 아니라 정원을 모르는 일반인과 학생을 작업에 참여시키라고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풍토라는 고유색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바람과 흙이 만나서 풍토가 된다. 여기서 흙은 그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고 바람은 지나가는 외부인이다. 이 두 개를 더해야 풍토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야노 티가 만드는 정원의 지향점은 ‘이용’이다. 그는 가든디자이너도 보여지는 정원을 만드는 사람과 이용하는 정원을 만드는 사람,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뉜다며 본인은 후자에 속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환경과 교육 영역에서 정원과 가든디자이너의 역할을 강조했다. “내가 만든 정원은 ‘파란하늘 교실’이라고 부르고 있다. 정원이라는 공간에서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가든디자이너는 마을만들기같은 넓은 차원의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그는 정원을 통해서 가든디자이너가 진출할 수 있는 영역, 환경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노 티 작가는 2004년, 2016년 첼시플라워쇼에 출전해서 ‘Best City Garden Award’와 ‘Silver medal’을 수상했고, 벨기에 Floralien 화훼전시회, 2007 일본 세계난 전시대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적인 가든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오는 10월 3일부터 10월 9일까지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리는 ‘2016 서울정원박람회’의 초청작가로 참가해 콘크리트 폐자재를 이용한 친환경 감성정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서울정원박람회가 세계적인 정원박람회로 발돋움하기 위한 2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작가정원 대상을 받은 작가가 첼시플라워쇼 스몰가든(아티즌가든)에 출전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원을 하는 것이다. 첼시플라워쇼를 주최하는 영국왕립원예협회와 협력적 관계를 맺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해외 가든디자이너 참가도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둘째는 서울시가 서울정원박람회 기간 동안 가든디자이너를 위한 기금을 모으는 것이다. 야노 티 작가는 “시민에 의해 가든디자이너를 육성시킨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며 “가든디자이너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삶도 윤택해진다”고 말했다.
  • 유혜인 삼성물산주택PM팀 차장 “철따라 바뀌는 꽃을 보면서 애착을 가지게 되면 잘 관리하려는 마음도 절로 생기지 않을까요” 아파트 외부 공간도 ‘정원’이 트렌드다. 개인주택이 아닌 공동주택에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정원을 조성하는 게 과연 적합하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정원은 아파트에서도 대세가 됐다. 정원의 향기가 물씬 나는 각종 초화류와 고급스런 소품들이 아파트 외부 공간을 과감하게 점령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최근 ‘래미안 가든 스타일’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선보였다.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1위 래미안의 신 조경전략, 18가지의 가든 스타일에 숨겨진 차별화 전략에 대해 삼성물산 주택PM팀 유혜인 차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유혜인 차장과 인터뷰를 진행한 곳은 ‘래미안 가든 스타일’이 처음 적용된 ‘래미안 신반포팰리스’였다. 테이블과 의자 등 고급 소품들을 적용해 마치 집안의 거실을 외부에 옮겨놓은 듯한 프라이빗한 느낌의 고급스런 정원이 ‘이것이 바로 래미안의 가든이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번에 개발한 ‘래미안 가든 스타일’은 아파트에 적용하는 가든을 18가지 스타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크게는 모던 쉬크modern schick 스타일, 에코 내추럴econatural 스타일, 레트로retro 스타일 등 3가지 스타일로 나눠볼 수 있는데, ‘모던 쉬크’는 정형적인 스타일로 직선형의 식재 패턴 및 바닥 포장 등이 특징이며, ‘에코 내추럴’은 자유곡선 스타일로 곡선형의 바닥 패턴과 부정형의 판석 등이 특징이다. 또한 ‘레트로’는 혹뚜기 마감, 차경, 평상 등 한국적 정원소재를 현대정원 스타일로 풀어낸 것이다. 이렇게 3가지 스타일 안에 휴식과 감상, 모임과 담소, 교육과 참여 등 6가지 행동 테마를 적용해 총 18가지의 가든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18가지 정원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앞으로 현장별 여건에 맞게 도입해 간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공간을 보면 이해가 쉽다. 우선 인터뷰를 진행한 곳이 리빙룸 가든이다. 리빙룸 가든은 집안에 있는 거실을 밖으로 옮겨 놓은 것이 콘셉트로 ‘담소’를 테마로 ‘모던 쉬크’ 스타일의 디자인이 적용된 정원이며, 각 동마다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 외 다이닝 가든에는 피크닉 테이블과 텃밭이 있고, 에코 가든에는 아이들의 체험을 위한 새집, 텃밭, 환경해설판 등이 도입돼 있다. 아뜰리에 가든에는 소규모 작업이 가능한 공방 스타일의 테이블이 있어서 집에서 하기 힘든 작업들을 밖에 나와서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유혜인 차장은 앉아서 쉽게 개발한 상품이 절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첼시플라워쇼와 쇼몽가든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정원박람회와 휴양단지 등을 다녀와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삼았다. “스타일 자체가 없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스타일을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래야 조경도 패션처럼 매년 달라지는 스타일을 개발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스타일을 만들어야 조경도 할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래미안 가든 스타일을 만들게 됐다.”
  • 권순형 서울형뉴딜일자리 경의피플 홍보디자인담당 “공원의 콘텐츠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전문가는 조경가라고 생각한다. 조경가를 꿈꾸는 조경학과 전공자로서 공원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해 보는 건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배재대학교 원예조경학부를 졸업한 권순형 씨는 조경설계가의 꿈을 갖고 있다. 조경학과 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졸업시즌을 맞이했을 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 더 공부를 하려던 차에 서울뉴딜일자리 기회를 얻게 됐다. 권 씨는 앉아서 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설계를 통해 만들어진 공원에서 어떤 행위가 일어나는지,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는지 프로그램을 다뤄 봄으로써 설계자가 됐을 때 다르게 볼 수 있는 것들이 생겼다고 자부했다. 학교에서의 공부만으로는 실무를 맡기에 부족하다는 갈증을 느낀 그는 실제 공원의 이용 행태와 프로그램, 관리 등 공원 내에서 다뤄지는 콘텐츠를 직접 경험하며 공부할 방법을 찾아봤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원관리 뉴딜일자리사업을 알게 됐고, 때마침 경의선숲길을 담당할 팀에서 조경 전공자가 필요해 권순형 씨가 ‘경의피플’ 팀에 합류하게 됐다. 뉴딜일자리는 시민을 위한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사업종료 뒤 민간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공공일자리를 말한다. 공원뉴딜일자리는 공원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처리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을 담당한다. 권순형 씨는 경의선숲길을 담당하는 경의피플 팀에서 공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사업을 제안해 직접 진행하는 일을 함께 하고 있다. 가족이나 연인, 개인 등 방문객 단위별 계획, 공원 내에서 할 수 있는 역사해설 등의 프로그램을 만든다. 지난 5월 열린 경의선숲길 3단계 개원식의 준비와 운영도 참여했다. 공원에서의 프로그램 진행은 팀원들이 모두 함께 하지만 홍보를 위한 포스터와 책자 등을 디자인하는 작업은 권 씨의 몫이다. 공원 운영 및 관리에 활용되는 모든 디자인 작업을 도맡아 하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고. “실제적인 디자인 작업을 많이 했는데 조경설계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겠지만 공원이란 공간에서 디자인을 해봄으로써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실제 적용하는 디자인에 대해서 나름의 연습하는 시간이 됐다.” 권 씨는 조경의 대상지를 관리하는 데 참여한 경험은 조경설계가로서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계사무소를 목표로 하는 이로서 아쉬운 점도 있긴 하지만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계약이 끝나는 연말까지 공원을 주제로 하는 디자인 패키지를 만들어서 본인만의 스토리로 연결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우리는 시민과 공무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조경도 자연과 사람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일을 하면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설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공무원도 만족하고 일반인도 만족하는 그런 공원을 만드는 게 내 꿈이다.”
  • 황혜정 HAYIDESIGN LANDSCAPE ARCHITECTS대표 “20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첼시를 왔었지만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한 정원은 당신 작품이 처음이다.” 2016 첼시플라워쇼에서 2등상인 실버-길트 메달을 목에 건 순간만큼이나 그를 기쁘게 한 어느 관람객의 말이다. 황혜정 작가에게 2016 첼시플라워쇼는 선물과 같았다. 잊혀지지 않을 좋은 기억이 참 많았다는 것이다. 황 작가는 “2주 동안 20명의 사람과 하루에 12시간씩 혹독한 조건 속에서 정원을 만들었다. 점심도 거르기 일쑤인 고단한 시간이었지만 그 속에서 행복이란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정원디자이너들이 서로 기대고 의지하면서 끈끈한 정이 들었다는 것이다. 정원디자이너에겐 분신과 같은 도구들도 서슴없이 빌려줬을 정도라고 한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왕실 가족이 방문하는 프레스 데이press day도 그녀에게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 첼시플라워쇼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하는 쇼가든은 평균 2~3개이다. 그리고 올해에는 황혜정 작가의 ‘Smart Garden’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당신의 정원은 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부드러운 파스텔 색조의 식재 패턴이 참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정원과 결합한 LG전자의 최신 기술에 관심을 보이며 이것저것 살펴봤다. 왕실 가족 모두가 한 번씩 그의 정원을 걸었다. ‘첼시플라워쇼에 여성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감각을 입혔다’는 평가와 첨단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정원을 선보였다는 관람객의 말도 그를 기쁘게 했다. 그래도 큰 무대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황 작가는 “당연히 있었다”며, 하지만 6개 월이라는 짧지 않은 준비 기간 동안 정원의 세세한 부분을 고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첼시플라워쇼에서의 시공 기간은 2주였지만, 사전에 구조물 제작에 6개월을 투자했다. 그래서 사전에 제작된 구조물을 대상지로 옮기는 작업에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관람객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Smart Garden’은 왜 2등상을 받은 것일까“심사위원들이 정원을 설명하는 보고서에 식재가 가능한 기간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피드백을 보내줬다.”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지적이다. 황혜정 작가는 정원에서 식재가 얼만큼 중요한지, 또 사전 보고서 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꼈다고 한다. 골드 메달과 실버-길트 메달의 점수 차이는 4점에 불과했다. 첼시플라워쇼 이후 현재 영국에서 활동 중인 황혜정 작가는 한국에서 불러주면 정원문화 발전을 위해 기꺼이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서울정원박람회 같은 정원 이벤트가 많아지고, TV에도 정원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KBS에서도 정원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첼시플라워쇼를 촬영해 갔다며 한국에서의 정원 열풍도 실감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황혜정 작가에게 ‘첼시플라워쇼’에 또 참가하겠느냐고 물었다. 황혜정 작가는 “시기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다시 한 번 첼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 김인관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사업부 상무 케이블카사업이 조경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케이블카를 단순히 관광레저용으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도시 내 교통수단으로서의 활용가치가 높은 미래전략산업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다.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사업부에서는 케이블카 설치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케이블카를 도시의 교통수단으로 개발해 이용자 편의성을 증진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 관련 사업을 육성하면 도시를 연결하는 효율적인 대체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김인관 한국종합기술 조경레저사업부 상무의 설명이다. 김인관 상무에 따르면 노선 길이, 지주 위치 및 높이, 지질, 환경적 영향, 경관적 특성 등을 검토해서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계획하고 설계하는 일을 조경이 맡는다. 한국종합기술은 지난 4월 27일 세계 3대 케이블카 관련 기업 BMF와 MOU를 체결해 케이블카의 기계설비까지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궁극적으로 플랜트와 기계설비까지 자체적으로 가능하도록 설계능력을 배양할 계획을 갖고 있다. 김인관 상무는 케이블카사업은 공공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치적인 논리로 추진되다 보니 다른 잠재가치가 사장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제성이나 환경성을 떠나서 공공의 목적이란 측면에서 본다면 보다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쟁점이 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인관 상무는 케이블카가 문화자원, 천연기념물, 경관 등을 보존하면서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하는 ‘현명한 이용’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자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용가능하게 함으로써 그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산지쓰레기의 점적관리가 가능해 오히려 환경 훼손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적으로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공법이 관건이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방법에는 크게 가설삭도공법, 수십 미터 상공으로 헬기를 띄워 시공하는 방법, 케이블크레인공법 등이 있다. 가설삭도공법은 자연 훼손이 심해 관계부처에서 반대하는 입장이고, 헬기를 이용한 방법은 가장 친환경적이지만 국내에서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조종사가 없다고 한다. 이에 한국종합기술은 친환경적 설치방법으로 케이블크레인 공법을 개발했고 이 공법으로 특허를 내 향후 공사에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자연공원의 케이블카 조성계획 수립 시 우려되는 환경과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생태계 수용력을 넘지 않는 동시 체류객 한정 ▲생태계 영향을 주지 않도록 지상에서 2~3미터 이격된 전망공간 조성 ▲이용가능 공간 제한 ▲안전기준 충족하는 난간 설치 ▲기상악화에 대비한 전원공급 이원화 등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케이블카는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의 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교통수단으로서 환경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에서만 논의가 돼 왔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환경적으로 민감한 곳에만 주목하면서 놓치고 있던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다.”
  • 박승준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과장 “갯벌을 복원하는 데서 한 발 나아가 갯벌에 대한 경제적, 생태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갯벌자원화 정책의 목적이다.” 갯벌자원화사업을 총괄하는 박승준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과장은 갯벌을 보존하는 동시에 이곳을 터전으로 하는 어민들의 삶과 조화를 이루도록 갯벌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갯벌복원사업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갯벌은 전 지구 생태계 면적의 0.3%에 불과하지만 단위면적당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수부 발표에 따르면 갯벌의 연간경제적 가치는 1km2당 63억 원으로 총 16조 원에 달한다. 그런데 산업화로 지난 1987년 이후 여의도 면적의 247배에 달하는 716km2의 갯벌이 사라졌다. 최근 갯벌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갯벌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들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 2010년부터 갯벌복원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순천·고창 등 8개소에 대한 복원을 완료했고, 강화 동검도, 순천만 등 3개소에 대한 복원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그동안 진행된 벌복원사업은 물리적인 구조를 변경하는 선에서 그쳤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해수부는 지난해 기존 갯벌복원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갯벌자원화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갯벌자원화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갯벌자원화 정책은 해양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물리적 복원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친환경 갯벌어업을 육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복원, 관광, 업이라는 세 가지 이슈가 서로 상충되지 않도록 융화시키는 것이 정책의 모토다. 사업의 유형은 지역주민 관리형, 국가 주도 관리형, 지자체 관리형 세 가지로 구분된다. 주민들이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지역은 우선적으로 사업 기회가 주어진다. 훼손이 심한 지역은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해수부에서 직접 복원을 추진하게 되며, 지자체가 제안하는 사업은 사업 적격 여부를 검토해 선별적으로 예산을 지원한다. 물리적 복원은 선진사례를 접목시킨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보다 체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각 대상지는 보존지역, 완충지역, 이용지역 등으로 구분, 각 구역별 성격에 따라 물리적 복원을 추진하거나 콘텐츠가 도입된다. 생태관광 육성을 위한 방편으로 지역주민들을 갯벌생태해설가로 양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해양생태계협력금 사업도 추진된다. 해양생태계를 훼손한 개발업자가 직접 복원공사를 추진하도록 하고, 해양수산부가 사업비 일부를 지원하는 것이다. 해수부는 갯벌자원화 정책 추진에 매년 50억 원 이상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태안에는 2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순천만은 올해부터 3년간 약 70억 원을 투입해 갯벌자원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건강한 갯벌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갯벌의 가치에 대해 공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만들고 제2의 순천만이 탄생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 박원제 아세아환경조경 전무 “조경 권익 짓밟는 고질적 문제들, 체질 개선해야 살아남는다.” 박원제 아세아환경조경 전무는 조경감리시장 진출을 조경분야 권익 신장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박 전무는 “공동주택의 조경감리는 1500세대 이상만 상주하게 돼 있다. 수많은 현장을 토목, 건축이 하고 있다. 이는 전문가로 인정을 못 받는 것인데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건설기술자 등록 회원은 올해 6월 기준 71만9390명으로 그중 조경기술자가 3만5192명으로 4.9%를 차지한다. 토목, 건축, 기계 다음으로 많다. 그런데 조경감리는 온전히 조경기술자의 영역이 아니다. 박원제 전무는 이를 조경에 대한 심각한 규제로 볼 수 있다며 꼭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제 전무에 따르면 1500세대 미만의 경우 비전문가가 조경감리를 하니 품질, 공정, 하자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감리시장에서 조경은 비상주라 대우를 못 받고, 급여도 제대로 못 받는 실정이다. 이에 그는 500세대 이상은 조경기술자가 감리로 상주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조경인의 시장을 위해서는 본연의 전문성을 찾아야 한다. 조경학과 학생들의 취업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조경단체가 나서 건설시장의 문제점을 분석해서 대안을 만들고 체계적으로 시장의 현실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박원제 전무는 1980년부터 34년간 서울에서 공직생활을 하며 조경 관련 업무를 수행한 베테랑이다. 서울시 건설안전본부와 감사담당관실을 거치며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구로구청 공원녹지과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2014년 정년퇴직했다. 아세아환경조경에서 제2막을 시작한 박원제 전무는 2년간 업계 생활을 하면서 조경분야가 당연히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는 걸 크게 느꼈다. “발주처는 업체에 줄 건 제대로 챙겨 주고, 조경회사는 품질을 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제대로 하자!” 박원제 전무가 강조하는 말이다. 그는 공무원으로서 조경 분야의 권익 신장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서울시 감사담당관실에 있을 때는 들쭉날쭉하던 서울시 발주 조경공사의 식물소재 할증률을 3%로 일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기도 했다. 박원제 전무는 조경감리 범위 확대 외에도 ▲10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조경기능사 이상의 조경관리 직원을 상주토록 주택법 개정 ▲공사 실정에 맞도록 설계기준 준수 ▲건축, 토목 공사와 조경용 토양의 철저한 분리 ▲학명을 기준으로 성상에 따른 명확한 수목 가격 고시 및 설계 ▲조경재료에 대한 객관적인 할증률 일괄적용 ▲조경기술사 전문분야별로 세분화 ▲소운반비 계상 현실화 ▲식재공사 물주기 작업의 물 값 계상 ▲나라장터 식물재료 수량에 따른 차등 가격 산정 등을 시급히 개선해야 할 조경분야의 과제로 선정했다. “조경분야의 전반적인 체질이 개선돼야 한다. 누구든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개선은 요원하다. 내 뜻대로 되지 않고 장애물이 많다하더라도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조경의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 박광윤
    • 2016-07-04
  • 서미경 해안건축 조경설계실 수석 “민간공원 개발은 장기미집행 공원시설을 공원화한다는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기존에 관 주도의 발주가 아닌 민간이 직접 기획을 한다는 점에서 조경에게 큰 기회 요소가 될 수 있다.” 최근 장기미집행 공원시설의 70% 부지에 공원을 지어주면 나머지 30%는 아파트 등 개발사업을 허가해 주는 도시공원 민간개발 특례사업 제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민간기업의 입장에서는 30%의 개발사업을 통해 공원조성비용을 감당하고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서미경 수석은 이 사업에서 가장 조명받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공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원래 공원시설인데 돈이 없어서 조성하지 못하는 것을 일부 개발사업을 허용해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므로 ‘공원’이 사업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가지지 않는다면 민간공원은 자칫 개발사업의 한 방편으로 흐를 우려가 존재한다. “시행사나 건설사와 달리 적어도 조경가들은 이 사업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공원을 선사할 수 있을지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해야 한다” 민간공원은 조경가들에게 기회 요소로서 잠재성이 크다. 우선 조경가의 설계적 폭이 더 넓어질 수 있다. 기존에는 지자체에서 제시하는 금액에 맞춰 설계를 했지만, 민간공원은 시행사와 건설사로부터 비용이 나오기 때문에 좀더 이상적인 설계를 해 볼 기회가 된다는 설명이다. 시행사에서는 먼저 수익성을 따져보겠지만, 공모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면 조경가들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는 관이지시하는 형태였다면, 민간공원은 시행사, 건설사, 조경회사가 같이 기획을 하는 개념이 크다.” 또한 운영 및 유지관리 부문을 함께 기획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장기미집행 공원시설이 대부분 큰 규모여서 공원을 만들면 유지관리 문제가 커지고, 유지관리 문제가 생기면 지자체도 공원을 만드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이에 공원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는 물론 어떻게 운영하고 유지할 것인지가 중요해지면서 이를 통합적으로 제시할 필요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해안건축도 민간공원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전국 최초로 민간공원 사업자를 공모방식으로 선정해 이슈가 됐던 수원 영흥공원이다. 공원을 좀 더 의미있게 발전시키기 위해 해안건축 조경설계실,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성종상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가 함께 팀을 이뤘다. 당선된 제안서는 ‘잘 조성된 계획안’이라기 보다는 ‘잘 고민했다’는 평이다. 조성 이후 어떻게 관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고민이 많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민간공원이 개발 사례가 많아지면 노하우가 생길 수 있고, 아파트 개발을 위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민간공원은 조경가의 역할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좋은 공원이 되도록 특례법상 조항을 넣거나 지자체에서 나름의 운영규칙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조경가들이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중요하다.”
  • 김인숙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공원시설과 과장 서울시에 푸른도시국 말고 조경가들이 꼭 알아야 할 부서가 하나 더 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산하 공원시설과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이하 도기본)는 일종의 시공부서다. 교량, 지하철, 건축물 등 서울시의 핵심 사업들에 대해 서울시 본청 관련 부서들이 계획·설계를 하면, 이를 직접 만드는 일을 수행한다. 도기본은 그간 도로나 건축물의 부대 조경은 꾸준히 수행해 왔지만, 2002년에 완공한 선유도공원을 끝으로 거의 14년간 공원사업을 진행한적이 없었다. 공원 조성은 서울시 3개의 공원녹지관리사업소의 업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도기본 산하에 공원시설과가 신설되면서 공원 조성 업무가 재개됐다. 도기본에 공원시설과가 다시 생긴 건 지난 2014년이다. 아직 모르는 이들도 있지만, 이미 알 만한 조경가들은 다 아는데, 그 유명한 경의선숲길을 시공한 부서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부터 50억 원 이상의 공원사업은 도기본 공원시설과에서 시공하고 있다. 앞으로 서울역 고가, 석유비축기지 공원화, 예장자락 공원화등 굵직한 시 핵심 공원사업들을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김인숙 도기본 공원시설과장은 “도기본 산하에 공원시설과가 있다는 것을 아직 조경가들이 많이 모르는 것 같다”며 잘 좀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서울시 공원 조성 부서의 조직 개편 배경과 우리 건설현장의 문제점 및 개선점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 공원 조성 업무가 도기본 관할이 된 것에 대해 조경이 토목의 하위부서로 전락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김인숙 과장은 ‘협치’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조치였다고 말한다. 조경현장도 건설현장의 일부이기 때문에 책임감리, 하도급, 임금체불, 안전문제 등에 대해 다른 건설분야와 상호 논의할 필요성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조경은 타공종에 비해 뒤떨어진 업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도시 공간에 대한 조경가의 역할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토목분야가 튼튼한 것만 최고로 여기고 미적인 것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서 우리 도시 공간들이 오랫동안 정체돼 왔다. 이에 조경이 토목과 협치를 이뤄 조경가로서 조언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인숙 과장은 앞으로 도기본 내에 조경부서의 위상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조경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가 보기에 현재 국내 조경시장은 너무 열악하다. 설계품은 낮은데 오만 가지 요구를 받는 상황에서 창의적인 설계는 거의 불가능하고, 건설현장에는 숙련공이 너무 없다. 이에 조경설계는 진정성이, 조경현장에는 조경장인이 살아 숨쉬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좋은 것이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슈베르트의 마왕을 보면 공포스럽지 아름답지는 않다. 하지만 진실한 내면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진眞’이 먼저다. 자꾸 화장만 하면 오랜 세월 남아 있지 못한다. 조경가들이 이런 관점을 가졌으면 좋겠다.”
  • 김재준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회장(방림이엘씨 대표)이 지난 6월 17일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2016 건설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김재준 회장은 1998년 회사 창립 이후 올바른 배식기법과 소재 선택에 대한 기준을 지속적으로 제안하는 등 국민생활환경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 또한 정부기관 및 정부투자기관에서 추진하는 정책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국토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설계자문위원, 국토교통부 민자사업 심의위원, 서울시 중구청 건축재개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했다. 아울러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 한국조경사회 자문위원, 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자문위원, 한국환경복원녹화기술학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조경건설업의 업역확대를 위해 산림청, 환경부의 침탈 행위를 저지하는 데도 앞장서 노력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회원사의 경영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조경식재공사의 원가에 유지관리비를 포함해 발주하도록 관련 지침 및 조례 제정을 위해 노력한 결과,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의 2015년 발주 분부터 유지관리비를 공사원가에 포함할 수 있게 했다. 김재준 회장은 “정보통신기술ITC과의 융합을 통해 조경의 과학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표준화 하는 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인접분야와 대립보다는 동반성장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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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응시료 50% 지원, 조경기사·조경산업기사 응시 늘었다”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정부가국가기술자격청년응시료절반을지원한결과조경기사·조경산업기사도청년응시가늘어난것으로나타났다. 최근고용노동부에따르면,올해1분기동안청년국가기술자격응시료지원사업을통해청년38만9473명이응시료42억4000만원을감면받았다. 청년국가기술자격응시료지원사업은만34세이하청년이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시행하는439개국가기술자격시험에응시하면서응시료지원을신청하는경우,정부가응시료의50%를선지원하는사업으로올해처음시행됐다.1인당최대3회까지지원받을수있다. 이러한응시료지원사업이청년의직업능력개발과취업을위한국가기술자격취득에긍정적인영향을미치고있는것으로분석되고있다. 올해1분기국가기술자격접수인원은전년동기대비3만2433명증가했다.이는비청년층접수자가전년동기대비1만2477명감소했음에도청년층접수자가4만4880명증가했기때문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관계자에따르면조경분야는전년동기대비청년층이2554명에서2805명으로251명증가한것으로나타났다. 조경기사는전년동기대비2104명에서2350명으로,조경산업기사는450명에서455명으로청년층이늘었난것으로확인됐다. 또한정보처리기사,위험물산업기사,건축기사등기사시험에응시하는대학생등취업준비청년층이큰폭으로증가했으며,2024년제1회기사실기시험청년접수자가지난해에비해2만5650명늘었다. 아울러응시료가상대적으로높은시험에응시하는청년층이크게증가했다.응시료가높은기술사및기능장시험에응시하는청년층이크게증가했으며,실기시험청년층접수자도필기시험에비해크게증가했다. 이는응시료지원이청년1인당3회로제한되기때문에상대적으로경제적부담이큰시험에청년층이많이응시한것으로보여응시료지원사업이국가기술자격을취득하고자하는청년층의경제적부담완화에크게기여하고있는것으로분석되고있다. 한편청년국가기술자격응시료지원사업에대한이용방법및자세한내용은국가자격정보홈페이지에서확인할수있다.
아파트 조경 관심도 1위는 “삼성”…현대·대우·롯데건설 순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국내주요건설사가운데최근1년간온라인에서‘조경’관련정보량이가장많은것은‘삼성물산건설부문’인것으로나타났다.이어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순으로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데이터앤리서치는아파트조경및디자인관심도를알아보기위해2023년5월부터2024년4월까지주요커뮤니티를대상으로빅데이터를분석한결과를지난8일공개했다. 이번조사는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X(옛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지식인·기업/단체·정부/공공등12개채널23만개사이트를대상으로이뤄졌으며,2023년7월31일국토교통부가발표한2023국내시공능력평가상위12개건설사로한정해조사됐다. 조사키워드는‘건설사이름’+‘조경’및‘디자인’이며한글기준15자이내인경우만결과값으로도출하도록했기때문에실제정보량은달라질수도있다는설명이다. 삼성물산의경우‘건설부문’으로국한해조사했으며,포스코이앤씨의경우옛사명인포스코건설도함께조사했다. 조사결과에따르면,정보량순위에서▲삼성물산건설부문이1위로나타났다.이어▲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포스코이앤씨▲GS건설▲DL이앤씨▲현대엔지니어링▲HDC현대산업개발▲한화건설부문▲호반건설▲SK에코플랜트순으로나타났다. 특이할점은각건설사의주요조경상품이세계3대디자인시상식으로일컬어지는미국‘IDEA디자인어워드’과독일‘iF디자인어워드’,‘레드닷어워드’를비롯해국내시상식인‘2023굿디자인어워드’등에서수상하거나호평을받았다는내용이공통적으로확인된것이다. 1위를한삼성물산은5274건의정보량을기록했다. 4월카카오스토리의한유저는“영산홍과철쭉이한창인길을따라걷다가베일리아트라운지(BaileyArtLounge)까지왔다”면서“원베일리아트는삼성물산이국제대회‘아시아디자인프라이즈(AsiaDesignPrize2024)’에출품해대상을수상한정원”이라며수상소식을소개했다. 또한문정동에위치한래미안브랜드체험관의외부조경공간인‘네이처갤러리’가세계조경가협회(IFLA)가주관하는‘2023년IFLA아시아태평양지역어워즈’에서문화도시경관부문최고상을수상했다는내용과이문·휘경재정비촉진지구‘래미안라그란데’의조경면적이5만3586㎡(조경률46.7%)에달한다는내용의포스팅도발견됐다. 이어현대건설은관련게시물수4534건으로2위를차지했다. 현대건설의경우,‘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의조경작품‘티하우스’와‘작가정원’이‘레드닷디자인어워드2024’에서모두‘위너’에선정됐다는소식이전해졌으며,‘2023IFLA아시아태평양지역어워즈’에서공동주택부문우수상을수상한‘디에이치자이개포’단지조경과놀이터디자인부문장려상을수상한힐스테이트홍은포레스트‘토끼놀이터’사례가소개되기도했다. 일부채널에서는미국건축전문웹진‘아키타이저’주최‘2023아키타이저에이플러스비전어워드’에서현대건설의출품작‘스카이가든위드미러폰드앤미디어아트(SkyGardenwithMirrorPond&MediaArt)’가조경사진부문최고상인‘스튜디오위너’를수상했다는내용도포스팅됐다. 대우건설은3064건의정보량이집계되며3위에자리했다. 대우건설이시공한현장출품작▲대치푸르지오써밋‘아티스틱플레이그라운드’▲하남감일‘아클라우드’▲대구달성파크푸르지오힐스테이트‘숲과빛의풍경’등3개작품이독일‘레드닷디자인어워드2024’에서모두본상을차지했다는소식이비중있게다뤄졌다.또한‘2023굿디자인어워드’에서대우건설의주요주택브랜드응모작이굿디자인(GD)마크를얻었다는소식이전해졌다. 4위롯데건설은2541건으로확인됐다. 롯데는‘신반포르엘’과‘롯데캐슬리버파크시그니처’에서조경·외관·문주디자인·주방등4개상품이‘2023굿디자인어워드’에서우수디자인으로선정됐다는소식이전해졌다. 이외에도포스코이앤씨는1905건,GS건설은1818건,DL이앤씨는1397건,현대엔지니어링은1037건,HDC현대산업개발은933건,한화건설부문은725건,호반건설433건,K에코플랜트249건으로확인됐다. 데이터앤리서치관계자는“건설사별조경·디자인관련총정보량은2만3910건으로직전연도같은기간1만9393건과비교하면23.29%나증가했다”면서“건설사들이최근친환경적조경과다양한감각의디자인을반영한단지를적극선보이고있어조경에대한빅데이터정보량은더욱늘어날것으로보인다”고전했다.
정원도시포럼, “산이정원 형태의 사립식물원이 가장 이상적”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정원도시포럼콘퍼런스가지난3일전라남도해남군산이정원가든뮤지엄2층에서열렸다.2022년이후2년만에갖는자리다.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이주최하고정원도시포럼이주관한이번콘퍼런스는산이정원개원기념으로마련됐다. 이날콘퍼런스는주제발표와정원토크로나눠진행됐다.정원도시에관한구체적제안과정원정책의방향,현재정원법이규정하는정원의형태등에관해그려보는자리였다. 정원도시기본모델‘산이정원’통해정원정책기조변환필요 주제발표는▲김인호한국환경보전원국가환경보전센터센터장의‘탄소중립사회를위한정원도시미래전략’▲황승흠국민대법학과교수의‘국가정원정책의의제와방향’▲배준규국립수목원정원식물과과장의‘정원정책과수목원’▲이병철산이정원대표의‘미래와함께하는산이정원’등으로구성됐다. 김인호센터장은“지구의2%가안되는도시가에너지78%,탄소배출량60%를생산하는상황에서정원도시를통해생태문명으로의전환이가능하다고생각한다”며“최근국립수목원전문가들이정원도시유형과문화를개발하고,지자체가‘정원’이들어간과를신설하는등관심을갖고적극적인정원산업활성화에참여하는것에고무적이라생각된다”라고밝혔다.그는정원도시를통해기후위기에대응하고,태양광이나풍력등재생에너지가정원도시에어떻게안착할수있는지기능적요소로서도입필요성을제시했다. 정원도시를구성하기위한법적인관점에서황승흠교수는수목원과정원이목적과특성이달라생기는법적문제를지적했다.정원법은2015년에만들어졌지만,당시수목원식물원법에포함되는것에그쳤다.“수목원을위한정책에정원이끼어든상태”라고황교수는말했다.황교수에따르면수목원은식물전시와유전자원보존이라는특정목적이있다.정원은수목원보다범위가넓다는사실이다.즉,정원은식물을전시하고지속해서가꾸고관리하는공간으로포괄적인목적을가졌다.이런차이에도법에는거의동일하게규정되어있어작은문제들이발생한다. 또한,황교수는국가·지방정원의지정기한도문제삼았다.“현재중앙정부와지자체에서운영하는국가·지방정원은지정기한이없는상태로언젠가문제점이드러날수있는한계를갖고있다.이런면에서김인호센터가제안하는‘정원도시’에공감한다”고말했다. 그는민간정원활성화를위한국가정원정책의필요성도강조했다.‘산이정원’을예로들어“전세계유명정원은모두민간정원이다.사립식물원이면서규모가가장큰민간정원인산이정원이정원본연의모습을찾아가는형태다”라고했다.또한“민간정원은법인,단체,개인조성이가능한것으로규정되어산이정원도주식회사정원조성자로규정할수있다.국가·지방정원처럼국가가정부예산으로직접조성하는것이아닌,외국의‘공공토지임차정원’형태가지속가능한정원정책으로여겨진다”고했다. 아울러“민간정원이활성화되려면조세특례를통해여러세금을감면할수있도록법제개편이필요하다”며“민간에게저렴하게장기간임대해서민간이자본을들여정원을개발하고,지역주민과향유하는형태”를제시했다. 산림청에소속된배준규과장도주제발표에서민간정원의활성화가가장이상적인국가정원정책이라는점에공감했다.배과장은국내외정원산업시장이커지면서세계에서한국의정원산업의위치를전하고지역사회와지자체의연결에고심하는산림청의노력을설명했다.배과장은지자체특수한식물을산림청과연결해자원을복원하는사업을꺼내면서“민간이정원정책에함께해야한다.남양주시,수원시,진주시등과MOU를하고있고,최근한국토지주택공사와도협약을준비중”이라고했다. 산이정원개원기념콘퍼런스인만큼정원을직접조성한이병철대표가산이정원개원과정을사진과영상을프리젠테이션으로참석자들과공유했다.이대표는초기산이정원을둘러싼4개섬을재현한맞이정원부터노리정원,물이정원,동화정원,흐름원등12개의테마정원과시설을자세히설명하며“솔라시도는정원도시,햇빛정원도시라는비전과콘셉트로만들어지고있는새로운미래도시다”라며“해남의첫작품이태양의정원이다.50만평규모의태양광발전이밀집한해남에10분의1인5만평규모의정원을만들었다”고했다. 이대표는“저는나무를심는사람이다.태양의정원이들어서면서산업경관이생태경관으로바뀌어태양의정원이가져온열매들이부수적으로생겼다”고했다.해남에태양의정원조성후환경부는국내최대탄소중립교육기관을유치하고,유기농산업복합서비스지원단지등이들어설예정이다.이대표는“내손주들이살아갈미래를생각을하니아찔하다.미래세대를위한환경을조성해보자라는생각에솔라시도를진행했고,그모델하우스가‘산이정원’이라고보면된다”라고했다. 정원예찬,“치유·공존·자연을담는그릇” 이번정원도시포럼의다양한분야포럼위원이모여정원토크를가졌다.서영애기술사사무소이수소장의사회로▲김선미동아일보기자▲김창섭가천대IT융합대학전기공학과교수▲이규인아주대건축학과교수▲이지윤숨프로젝트큐레이터가패널로참여했다. 언론인대표로나온김선미기자는‘정원도시포럼’이종합계획을갖고한팀으로활동하는부분이인상적이라며“국내정원정책이수요자보다는공급자위주인측면이있다”고했다.기업이제품출시에앞서소비자의수요예측을미리해본다는점이다.김기자는“정원도시는생태계와정원이세상을바라보는틀이돼전체적인생명체들과함께연결되는사회인데결과적으로요즘정원에는돌봄이라는키워드가많다.문화예술과접목해비인간생명체와함께연결됐으면좋겠다”고말했다. 에너지와전기,기후변화전문가인김창섭교수는에너지와탄소중립관점에서정원을설명했다.김교수는“알다시피석유나전기는사랑하기어려운물질”이라며“정원은환경기반,기술기반,문화기반솔루션을담기에가장좋은공간으로마치‘합동전진기지’같은느낌이다.이점에서솔라시도는좋은사례”라고설명했다.그는정원사들의역할을과학과연결해“정원사가기르는식물잎사귀는태양광전지판이다.그런면에서정원사는가장오래된‘에너지맥’”이라며결국탄소중립방법은정원이라는사실을확인됐다”고말했다. 이규인교수는정원도시개념에관해정의를내려보자는문제제기를시작으로“정원도시개념을인류를위기에서구할대안으로생각하고싶다”고했다.이교수는인류에게가장큰위협으로기후위기와AI를꼽았다.이교수는“AI가인간을멸망시킬것으로전망하지만,저는AI가인간을노동에서해방해줄것으로생각한다.일하지않고먹고사는시대로바뀌는시점에정원도시가큰역할을할수있다”고말했다.“기후위기나모든문제해결은생태사회로의전환밖에없다.최근자동차도로를최소화하고,보행자전거나퍼스널모빌리티자율차로바꾸고있는등기계와자동차를배제하는방향으로도시가진행되고있다”며정원도시로의방향성을설명했다.또한“솔라시도와같은도시를만드는의지와그런여론을모으고의식을높이는게필요하다”라고제안했다. 이지윤큐레이터는산이정원에개관하는박물관인가든뮤지엄을높이평가했다.이큐레이터는“박물관하면사람들은건물장소를생각하지만,사실생태공원·공원·가든·정원도시등새로운개념의질문에관한연구를할수있는시작과아카이브가만들어질기초가될수있다”며“산이정원의박물관은좋은사례이며시작”이라고했다.그는영국을예시로“영국은정원의국가로정신치료부분을고등학교부터정원과함께시작한다.정신치료가중요한만큼정원도시,생태도시와탄소중립도시에대한고민이정원박물관에서진지하게세계의석학들이모여연구주제가되기를바란다”고말했다. 정원도시포럼은정원도시의가치와비전을밝히고이에관한사회적담론을형성하기위해2019년에15명이모여결성됐다.2021년에정원도시정신과가치를담은정원도시선언문이발표됐고,이듬해기후위기와포스트팬데믹이라는새로운도전에맞서도시패러다임으로서의정원도시를살펴봤다.올해3회차로정원‘미래가되다’라는주제로산이정원에서열게됐다. 콘퍼런스시작에앞서조경진정원도시포럼위원장은개회사를통해“그동안위원들이많은답사와회의를통해우리국토가하나의정원이라는생각을확인했다.정원정책도있는자원을잘보존하고겸허한방식으로개입을해야한다고본다”며“앞으로포럼이이런생각들을공유하고확산하고자노력하겠다”고말했다. 또한,채정섭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대표는환영사를통해“2018년부터솔라시도도시조성을6년째하고있지만,속도가더딘상황이다.산이정원개원을시작으로사업속도를높이겠다”고밝혔다. 한편,이날먼거리에도40여명이참석해정원도시포럼에높은관심을내비쳤다.이번콘퍼런스는유튜브채널‘정원도시포럼’에서다시보기가가능하다.
[조경논단] 시인과 전사, 그리고 광대
벚꽃의짧은계절이지고봄꽃들이여기저기터져나오는미풍의계절이다.이계절에국립현대미술관에서정영선선생님의전시가열리고있다.그리고극장에는정영선선생님의영화가상영중이다.지난주에는전시를보았다.작지도,크지도않은전시실에한국조경의거의모든것이압축적으로담겨있어정영선이라는거인에압도되었다가,아직절정에이르지않은검박한정원에서는정영선이주는소소하며편안한위안을받았다.이번주에는영화를보았다.영화는정영선이라는사람과그가만든공간에관한이야기였는데,정영선이작은중정에숲을닮은정원같았고,포항의바위와바다와어우러진해국의경관이정영선같았다.벚꽃이내리는봄의후원과눈이내리는겨울이후원의모습이교차하는장면은황홀했다가,풀과꽃에게말을걸며쪼그려정원을어루만지는선생님의모습은모두의마음에있는할머니의모습처럼그리웠다. ‘땅에쓰는시’라는영화의제목은정영선선생님이직접정하셨다고한다.“하늘보다더높은하늘이,바다보다더깊은바다가,내앞에고개를숙였다.”영화에서선생님은본인쓴백합이라는시를읊으신다.감독님이전하기를선생님은조경은시처럼아름다워야하고,그아름다움은직접적으로표현되는것이아니라고생각하셨다고한다.국립현대미술관전시를준비하는사전회의에서선생님을잘아시는건축가는선생님의조경을다음과같이평가하셨다.선생님의조경은자기의목소리를내세우지않으며모든것을어울리게만드는배경을제공하는자연의겸손함닮았다.나는그말이선생님의조경에대한가장모범적인평가이면서도가장큰오해라고생각했다.큰목소리를내지않는다고하여,울림의공명이작은것이아니다.첫눈에시선을사로잡지않아도지워지지않는선명한기억의각인을세길수있다.시인이약하고여리다는것은편견이다. 선생님은시인이면서전사였다.아직조경의영역이제대로자리잡지못했던개발시기의건설판에서첫조경기술사로서선생님은전사였을수밖에없었다.정치가들과행정가들을설득해여의도샛강을자연으로돌리기위한과정은투쟁의연속이었을것이다.선생님의겸손은양보와낮춤의결과가아니다.오히려투쟁의결과이다.혼자우뚝서고싶고가장화려하고싶은의지들과맞서땅에시로쓴조경을하기위해선생님은강렬히온힘을다해싸워왔고지금도싸우고있다는사실을기억해야한다.시인이선생님의지향이었다면전사는시대가선생님에게던진소명의결과였을것이다.영화가끝나고나는감독님께영화를찍으면서우리조경에대해어떤생각이들었냐고,혹시아쉬운점이없냐고물어보았다.감독님은조경이늘내세우는겸양의미덕을추켜세우시면서재치있는답을해주셨다. “글쎄요.아쉬웠다기보다의외였던것이있기는했어요.영화를만드는중간에정영선선생님께서젤리코어워드를받으셨잖아요.하늘이이영화를돕는구나싶었어요.이상이조경가에게주는최고의상,노벨상이나건축의프리츠커상과같은영예잖아요.그래서저는조경계가나서서많은홍보도하고,신문이나뉴스에도크게나올줄알았어요.그런데너무조용한거예요.이번국립현대미술관전시도사실엄청난일이잖아요.세계적인상도받고,영화도나오는데이렇게조경하시는분들이본인들의이야기에조용한것이의외이기는해요.아마조경하시는분들자연을닮아겸손하시고말을아끼시는경향이있나봐요.” 50년이걸렸다.조경가가국현에서전시를하고,조경가에대한영화가나오기까지50년이걸렸다.한국조경가가세계최고의조경가에게주는상을받기까지50년이걸렸다.그런데한국조경은별말이없다.할말이없는것인지,겸손한것인지,다른일에바빠서관심이없는것인지조용하다.조경관련매체에서도,조경학계에서도정영선과서안의작품을재조명하는기획은보지못했다.건축과예술분야의사람들이오히려나에게묻는다.정영선선생님의전시와영화를보았냐고.그런좋은전시와영화가나왔는데도왜너희는아무런말이없냐고.전시회에걸린작품의리스트를보았다.나는앞으로그정도위상과규모의프로젝트를몇개나할수있겠느냐고자문해보았다.아마도그어떤조경가도그정도의일은할수없을것이다.지금조경가들의능력이부족하다는이야기는아니다.이제는과거정영선과서안에주어진그런큰프로젝트의기회는다시오지않을것이다.정영선선생님을통해마련된이축복과같은기회와시기를그냥지나쳐버리면앞으로한국조경에대한이런뜨겁고애정어린관심받게될계기는영영오지않을지도모른다는두려움과조바심이생겼다. 이전시와영화는그끝에서우리조경의다음이야기는무엇인지우리에게되묻는다.정영선의조경이아무리아름답고감동적이어도그것은정영선의길이지우리조경에대한정답지도아니고종착지도아니다.우리는정영선과다른자신의시를써야하고,정영선이마주한현실과는다른현실에맞서투쟁해야한다.정영선의조경을자양분으로삼아각기다른꽃을피우고열매를맺으려할것이며그렇게될것이다.그리고이제나는그이야기를우리가줄기차게떠들어야한다고생각한다.겸양의미덕은잠시치워두고아무리작은의미라도부풀려우리의조경이야기를여기저기퍼트려야한다고생각한다.광대가되어야한다.광대,딴따라,연예인,인플루언서가되어스스로풍악을울리며조경을팔아야한다.누군가전시를기획해주고초청해주기를기다리기보다이제우리가스스로의전시를만들고,영화를만들어줬으면소망하기보다사람들이볼만한영상콘텐츠라도만들고민을해야한다. 전시의한영상에는정영선선생님이국립현대미술관의중정에정원을만들기위해미술관을설계한건축가에게허락을얻고조언을구하는장면이나온다.광화문광장을같이설계했던소장과함께한저녁자리에서지인이우리에게물어보았다.광화문광장에팬지꽃밭이조성되었는데원설계자인우리가허락한일이냐고.우리는둘다금시초문이었고조경에서는그런것이관행이라고얼버무렸다.최근골프장을설계한조경설계사들이무단으로골프장설계에대한저작권침해에대한소송을진행하였는데,법원은골프코스설계는창작성을인정할수없으므로저작권보호대상이아니라는판결을하면서패소하였다.건축가의권리와너무나도상반되는조경의문제를보며나는담당공무원에게화를내고또다른소송을준비하는것보다지금열리고있는전시와상영중인영화가많은이들에게보여지고알려지는것이더필요한일인지도모른다.앞으로조경에이런전시와영화가몇번더나와조경에대한사람들과사회의이해가높아졌을때,조경은스스로권리를인정받고자애를쓰지않아도될까?범죄도시4가개봉4일만에300만명을돌파했다는뉴스를보면서나는다시마음이초조해졌다.‘땅에쓰는시’를본관객수는6,500명인데,이아름다운조경에관한이야기가조금만더오래상영관에걸려,조금만더많은이들이이야기를공유했으면좋겠다는마음이었다. 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교수
서울 유일 마을정원 축제, “정원이 들려주는 소리 들으세요”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색별로다양하게심으면돼요.” 언덕을오르는수레에는팬지,마가렛,임파첸스,가자니아등봄을담았다.정원축제까지남은기간은보름남짓.마을곳곳담장을따라긴방부목으로만든화분은정원축제의동선을가리킨다.만만하게볼길이아니다.경사도가어림잡아30도다. 마을주민들은골목화단을정리하는데익숙한듯겨우내살아남은여러해살이초화류사이사이로꽃을심는다.그렇게두어시간여마을을돌면서심고,물주기를반복하니골목이금세봄색으로변했다.단지는10년전서울시가주관하는‘꽃피는서울상’콘테스트에서최우수상을받은곳이기도하다. 정릉교수단지는매년단이틀만정원축제를연다.준비에비하면축제기간이짧다.하지만개인주택주인이직접가꾼정원10여곳을볼수있는유일한날이다.정원공개를위해대문을48시간열어놓는건요즘시대,그것도서울에서큰모험이다.올해13번째다. 교수단지에서정릉까지는걸어서5분이채안걸린다.정릉은조선왕릉중한곳.태조가총애하던신덕왕후가숨지자태종은4대문내에있던무덤을정동으로강제이장시켜동네이름이‘정릉’이됐다. 1960년대에는서울대교수들이다수거주했다.교수들이살던근현대식단독주택들로모여살았다.현재교수들은거의살지않지만,‘교수’라는이름이동네명으로남았다. 차가운회색빛보다계절감느끼는정원마을의시작 몇해전유명예능방송프로그램‘유퀴즈’에서도촬영해입소문이나기도했다.하지만그전부터이곳은개발과마을보존이라는문제로언론에주목을받았다. 재건축바람이불던2000년대건설업자들이강남의주거지개발이비싸다보니성북구로눈을돌렸다.그중정릉주변교수단지도포함됐다.재건축동의를구하기위해조합이설립되면서갈등을빚었다.경관이주요한정릉주변을개발한다는것은상식상맞지않았다. 김경숙정릉마실대표와마을주민들은동네골목마다꽃을심고봄에정원축제를열었다.축제기간몇몇집이정원을공개했다.개인정원개방은서울에서최초였다.김대표는“이렇게예쁜곳을재건축하지않아도충분히아름다운동네라는사실을알리기위해서정원을가꾸고축제를열었다”며당시를회상했다.정원가꾸기가주가되는비영리단체‘정릉마실’은이후에만들어졌다. 2009년정릉이유네스코에등록된후2012년과2021년에정릉동6구역은정비구역지정이공식해제됐다.순천시를비롯해전국지자체에서소문을듣고마을을찾았다.주민자치로마을정원이유지되는곳을선진사례로삼기위해서다.첼시플라워쇼황지해가든디자이너도정릉단지를방문해식물선정과정원가꾸기에도움을주며응원을보탰다. 한결같이생동감넘치는정릉교수단지‘가든페스티벌’ 여전히정릉마을주민들에게정원축제는또하나의명절과같다.코로나가심했던2020년을제외하곤행사를거른적이없다. 그렇다고축제준비에미온적인주민에게참여를강요하지않는다.김대표는“참여못하는그마음그대로받아들인다.동네정원가꾸기도자율적으로신청받지만,자기집앞담장에화분을설치하는것도스스로관리할수있는의지가있어야한다”고했다.변화도많다.교수단지주변연립빌라에사는사람들도축제에방문해정원삶을동경한다는이야기를전해듣기도했다. 13번째정원축제에공개될정원은하나같이개성넘친다.고급스럽게휜30년수령의사철나무가터줏대감인‘쌈지정원’,다양한크기의자연석과야생화로정원을꾸민‘돌멩이들의수다’,자연주의식재가일품인‘도도화’,금낭화로계단한구석을근사하게조성한‘행복한뜰’등올해16곳이정원을개방한다.전문적인식재설계가아닌식물을다년간키워본‘경험설계’가비법이다. 올해도정원을개방하는이미정씨는“다른멋진정원사진을보면누가만들어준느낌인반면에이곳은아마추어가가꾼듯한순수함이있다”며“해마다봐도질리지않는그런느낌의정원”이라고했다.마을주민의노력으로소소하게시작했던때와비교하면현재방문객수는가늠할수없을정도로늘었다.축제‘시그니처’라불리는꽃비빔밥이만드는족족동이날정도다. 이번축제는오전11시에정원을가꿔보는정원가드닝과오후2시부터정원해설사와함께거니는마을투어가진행된다.오후4시부터는인형극과공연이있을예정이다. 또,매년축제를지원해온성북구사회적경제센터는올해도성북구사회적기업들과마을축제를연결한다.먹다남은굴껍질로비누를만드는블루랩스,생활패션용품을만드는결혼이주여성들의알록달록협동조합,시니어를대상으로프로그램을운영하는더이음문화예술교육협동조합등이이번행사에참여한다.이들은각정원에서코끼리똥수첩만들기,꽃비단부채만들기등체험활동과플리마켓을연다. 특히,올해는마을어린이집돌봄교실엄마들과어린이들이직접정원에서방문객들을반길예정이다.“축제를준비하는마을주민들나이가평균70세다.젊은엄마들과아이들이함께참여하는축제가벌써기대된다.” 정릉교수단지정원축제는‘정원이들려주는소리’를주제로오는10일부터11일까지정릉동북악산로5길정릉교수단지에서개최한다.시간은오전11시부터오후5시까지다.
공원 BF 인증제도, 인식전환 필요… “모두를 위한 설계해야”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모두를위한설계를하기위해서는공원BF인증제도인식을제고할필요가있다는의견이나왔다. 한국조경협회와한국건설기술인협회조경기술인회는지난달29일한국과학기술회관중회의실5에서‘공원BF인증제도에대한이해와대응방안’세미나를개최했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인증(BarrierFree)’제도는어린이·노인·장애인·임산부뿐만아니라일시적장애인등이개별시설물·지역을접근·이용·이동함에있어불편을느끼지않도록계획·설계·시공·관리를평가하는제도다. 이날행사는1부주제발표,2부토론회순으로진행됐다. 안세헌한국조경협회회장은인사말을통해“조경협회에서는조경인들과다양한주제를통해앞으로나아갈방향을논의하기위해노력하고있다.앞으로진행될세미나에도많은관심부탁드린다”고말했다. 김형선한국건설기술인협회조경기술인회장은“100만명이넘는건설기술인전체회원수중에서조경기술인은약5만5000명정도된다.앞으로도세미나외행사등다양한협업을통해힘을합쳐나갔으면좋겠다”고말했다. 세미나는▲이기영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부사장(BarrierFreeDesign및BF인증저자)이‘장애물없는생활환경인증제해설과장애인교통약자의행동특성에대해’▲김연금조경작업소울대표가‘통합놀이터조성사례와기본가이드라인’▲김성은네드지사장이‘공원BF인증사례와문제점,개선방안제시’를주제로각각발표했다. 발표가끝난후토론에는김기천그룹한어소시에이트소장,서은실선진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부사장,김인순한국장애인개발원유니버설디자인환경부부장이패널로참여했다. 이기영부사장은“BF설계를할때는장애인위주의개념이아닌,안전성,접근성,편리성,쾌적성,비차별성을중심으로디자인해야한다.2023년말기준우리나라인구중5%가장애인이고,장애인의54%가노인이다.출산율도점점떨어지고있는이시점에서는나를위한설계를해야한다.BF설계시장애인에국한된디자인이아닌,유니버설디자인과인크루시브디자인등모든개념이통합된디자인을추진해야한다”는의견을밝혔다. 더불어“‘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장애물없는생활환경인증에관한규칙’등장애물없는생활환경인증관련법령들을잘살펴봐야한다”고강조했다. 김연금대표는외국국내·외통합놀이터사례를설명하며“전세계적으로통합놀이터와관련된다양한사례들을통해디자인가이드가만들어지고있다.유니버설디자인과BF디자인의개념은공공성과사회적책임이라는관점에서차이가있으나,사회적약자가존엄과평등을실현할수있도록물리적,심리적장벽을제거한다는점은공통적이다”고말했다. 이어“통합놀이터는‘접근성’과‘놀이성’을어떻게균형있게맞출것인가에대해많은고민이필요한것같다.영역별로장애유형과장애정도가다른데,이들이갖고있는활동특성을어떻게고려해시설을이용하게할것인가를다같이고민해야한다”고강조했다. 김성은지사장은BF인증의개요부터관계법령,공원및공원내건축물적용사례에대해설명했다. 발표가끝난후토론에서김인순부장은“보편적으로BF인증은장애인을위한제도,유니버설디자인은모두를위한제도라고생각하고있는데,그인식부터바꿔야한다.내가노인이됐을때공원에서어떤편안함느끼고,어떤불편함을느낄수있는지생각만해도답은나온다고생각한다.장애인에초점을두는것이아닌,공원이용자모두를위한설계를해야한다.공원BF인증에많은관심과적극적인반영이절실히필요한시점이다”고말했다. 김기천소장은“‘BF인증과정’은서류를제출하고의견을받아서보완하고다시제출하는과정의반복으로이뤄진다.조경설계심의를마쳤음에도불구하고BF인증심의에서심의위원이바뀌면도면전체를바꿔야한다.현재대기기간만3개월이필요하고,이후심의까지모두마치는기간이길게소요된다”는어려움을토로했다. 김인순부장은심사과정과관련해“2021년공원BF인증이의무화되면서설계회사도심의위원들도이해가부족한상황인것같다.위원들도심화교육을통해공원BF인증지표교육을받고있지만,전체적인교육이아니기때문에혼란을일으킬수있을것같다”고말했다. 김성은지사장은“현재인증기관업무과중으로서류제출후약3개월후에심사가진행되며,심사결과에대한조치계획제출및심의요청후에또약1개월대기후에인증심의가이뤄진다.BF인증으로어려움을겪고있는설계사무소가많아지면서인증기관의인력보충및효율화를위한대책이필요한것같다”고지적했다.
1세대 조경가 정영선, ‘유퀴즈’ 출연… “국토 자체가 하나의 정원입니다”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1세대조경가정영선이tvN‘유퀴즈온더블럭’(이하유퀴즈)에출연한다. 오는5월1일오후8시45분에방송되는‘유퀴즈’는▲여행유튜버빠니보틀▲한국최초여성조경가정영선▲배우박성훈이출연한다. 정영선조경가는한국1호국토개발기술사(조경)획득한최초의여성기술사다.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세계조경가협회(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으며,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가협회(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세계적으로인정을받았다. 한국에서조경에대한사회적위상이낮았던시기에,아시아선수아파트단지(1984),예술의전당(1984),올림픽선수아파트단지(1985),희원정원,호암미술관(1997-1998),인천국제공항(1999),서울올림픽미술관과조각공원(1999),청계천복원(2002-2005),광화문광장(2007),경춘선재생공원(2014),서울식물원(2014)과같은주요프로젝트를통해조경의중요성과가치를알리는역할을했다. 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가유재석,조세호를만나어떤이야기를나눌지기대가되고있다. 한편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땅에쓰는시’가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등에서상영중이며,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는오는9월22일까지‘정영선:이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를주제로조경활동을총망라하는전시를개최하고있다.
안산 정원 단지에 ‘경기가든역’ 만들어질까?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안산시가최근경기도지방정원조성사업과관련해‘경기가든역’신설필요성을강조했다. 지난26일김동규경기도의원(보건복지위원회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안산1)이제374회임시회제2차본회의‘5분발언’을통해‘경기도지방정원조성사업’의성공을위한신안산선안산·화성연장안그랑시티자이역반영과경기가든역지선신설이필요하다고주장했다. 안산시는신안산선개통에앞서이용수요가높은사동지역으로노선연장을위해타당성조사용역을진행하고중앙정부에건의해왔다.올해경기도가안산선대부도연장해한양대역에서화성을거쳐대부도연결을포함한경기서부도로·철도망구축계획을발표해안산시로서는역신설에희망을갖게됐다. 이날김동규의원은“안산·시화쓰레기매립지는안산,수원,안양,광명,과천,시흥,의왕,군포8개시의생활쓰레기를처리하면서안정화기간을포함해약30년동안지역주민들에게고통을선사한곳”이라며“올해해당매립지에경기도지방정원조성사업이시작되며안산시에경기도정원문화와정원산업의선도적역할을수행할경기정원이조성될예정이다”라고말했다. 그는“만약계획대로준공된다면안산시에는연200만명의관광객이찾는관광명소이자,안산갈대습지공원과비봉습지공원을합친다면순천만국가정원을넘어서는약38만평의국내최대규모의정원단지가조성될것”이라고했다. 이어서“경기정원사업조성지의교통수단부족이문제가될가능성이클것을예상돼본의원을비롯한안산시에서는경기정원의성공적인추진을위해가칭‘그랑시티자이역’과‘경기가든역’의신설이필요하다”고주장했다. 그는“지난2월발표된‘경기서부도로·철도망구축계획’에는경기도역점사업중하나인경기정원에대한고려가없었고,경기정원을지나지않고바로화성으로연장되는듯한안이제시됐다”며,이부분을관계공무원에게질의하자“국토교통부‘제5차국가철도망신규사업건의가이드라인’에따라기초지자체의의견수렴절차및이견이있는노선에대한중재안마련을통한단일노선건의를진행하겠다는답변을들었다”고했다. 아울러,김의원은해당지선을경기정원초입에서끝나는것이아닌현재공사가진행중인인천발KTX노선및수인분당선과연결을제안했다.그는“경기정원초입에서인천발KTX노선과수인분당선철로는직선으로약600미터정도의거리만있을뿐이다.만약제안하는지선이철도계획에반영된다면안산,화성을비롯한경기서남부도민들께서KTX이용편의와전국타시도의시민들께서경기정원에더쉽게접근해경기정원의성공적인운영에큰보탬이될것이다”라고했다. 한편‘(가칭)세계정원경기가든’은옛안산시화쓰레기매립장부지위에약45만㎡규모로2026년에조성될예정이다.특히,인근에40만㎡면적의안산갈대습지공원,47㎡규모의화성비봉습지공원이인접해있어이들을연계해개발한다면111만㎡규모의순천만정원을넘어서는132만㎡의국내최대규모정원·에코벨트가탄생될것으로전망하고있다.
창작 활동에 나쁜 선례 우려…“조경가 창작·저작권 위해 적극 행동”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한국조경가협회는24일골프장창작성부적판결(본지관련기사3월11일자‘골프코스설계,창작성없다?!’)에대한입장을밝혔다. 안계동한국조경가협회회장은입장문을통해“이번판결에서‘지형,식생,조경시설등자연물의조합인골프장에는창작성이없다’는판결은골프코스설계와조경에대한무지에서나온판결”이라고강한유감을표명했다. 안회장은“조경분야가설계및시공에관여하여만들어진대표적시설”이라며“골프경기를위한코스와지형변화,연못배치,식재등아름다운경관을조성하는창조성적산물이며골프장마다개성이다른경관이연출됐다”고했다. 또한,“조경은인간과환경의조화를통한환경의질향상을목적으로환경에대한생태적·기술적이해와심미적·정서적접근을통해인간에게휴식과안정,아름다움을제공하는전문분야다”라면서“공원이나골프장은지형,식생,조경시설등을단순히기능적나열이아닌전문조경가의구체적의도와목적에따라새롭게배치,조합,배열된창조적공간”이라고강조했다. 안회장은“2심법원판결은조경의순기능과역할에대한이해부족으로기인한것”이라며“조경을넘어건설,문화등창작활동이필요한분야전반에매우부정적이고나쁜선례를남길수있다.이는미래사회가치인‘환경’과‘문화’라는시대적사명과도배치되며세계적으로주목을받는K컬쳐발전에도걸림돌이될수있다”고우려를나타냈다. 마지막으로“우리협회는이순간에도창작활동을위해시간과노력을기울이는조경가의창작활동과저작권이보호받아한국조경문화발전과인간삶의질향상에이바지할수있도록적극행동할것”이라고밝혔다. 이번사건은스크린골프업체인골프존에서국내골프장을그대로재현한시뮬레이션영상을제작해사용하면서저작권비용을지불하지않은데서시작됐다. 지난2월1일서울고법민사5부는골프코스설계업체인오렌지엔지니어링등이골프존을상대로낸저작권침해금지와손해배상청구소송2심에서원고일부승소판결한1심을파기하고패소판결했다. 골프장의창작성부정판결에대한한국조경가협회입장문 2024.2.1.서울고등법원은원고골프코스설계사와피고스크린골프업체간의저작권침해손해배상항소심판결에서1심판결을완전히뒤집고,골프장이저작물의대상이긴하나창작성이없는기능적저작물에해당하므로저작권침해가해당하지않는다고판결하였다. 특히이번판결중‘지형,식생,조경시설등자연물의조합인골프장에는창작성이없다’라는내용은골프코스설계뿐만아니라조경에대한무지에서나온판결로서한국조경가협회는이에대해매우엄중한유감의뜻을밝힌다. 골프장은조경분야가설계및시공에관여하여만들어진대표적시설로서,골프경기의전략적목적을위한다양한코스형태와지형변화,연못배치뿐만아니라식재를통한아름답고인상적인경관조성을위해심혈을기울여만들어진창조적산물이다. 그리하여골프장마다각각다른개성있고매력적인경관이연출되어있다. 조경은인간과환경의조화를통한환경의질향상을목적으로하며궁극적으로삶의질향상을도모한다.환경에대한생태적·기술적이해뿐만아니라심미적·정서적접근을통하여인간에게휴식과안정,아름다움을제공하는전문분야이다. 그러므로조경이땅위에만드는공간인공원이나골프장은지형,식생,조경시설등을단순히기능적으로나열하는것이아니라전문조경가의구체적의도와목적에따라새롭게배치,조합,배열된창조적공간이다. 2심법원의이번판결은이러한조경의순기능과역할에대한이해가부족한데기인한것으로서,조경뿐만아니라나아가건설,문화등창작활동이필요한분야전반에매우부정적이고나쁜선례를남길수있다. 이는미래사회의가장중요한가치인‘환경’과‘문화’라는시대적사명과도배치되며세계적으로주목을받는K컬쳐발전에도걸림돌이될수있다. 우리협회는지금,이순간에도창작활동을위해시간과노력을기울이고있는조경가의창작활동과저작권이보호받아한국조경문화발전과인간삶의질향상에이바지할수있도록적극행동할것이다.끝. 한국조경가협회회장안계동
정영선 다큐멘터리 영화 ‘땅에 쓰는 시’ 오늘 개봉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국내1세대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땅에쓰는시’가오늘개봉한다. ‘땅에쓰는시’는선유도공원,여의도샛강생태공원,경춘선숲길,서울아산병원등모두를위한정원을만들어온정영선조경가의땅을향한철학과내일의숲을위해현재까지도활동하고있는정영선조경가의사계절을담은다큐멘터리다. 정영선조경가는한국1호국토개발기술사(조경)획득한최초의여성기술사다.다채로운작업을통해대통령국민포장,세계조경가협회(IFLA)상,미국조경가협회상(ASLA),한국건축가협회상,김수근문화상등유수의상들을수상했으며,지난해에는한국인최초로세계조경가협회(IFLA)가수여하는조경계의최고영예상인‘제프리젤리코상’수상자로선정되며세계적으로인정을받았다. 영화는모든생명이싹트는봄과생동하는녹음으로가득찬여름,무르익은색채너머휴식을기다리는가을그리고모든아름다움을준비하는겨울까지‘사계절’을중심테마로구성해다채롭고도풍성한볼거리를전한다.5년간야생화가만개한정영선조경가의양평집앞마당부터남녀노소모두가즐기는대규모공원과신비로움을간직한개인정원등다양한장소를누비며각계절이지닌고유한경치를온전히담아냈다. 언제나사람과자연의관점에서치열하게고민해온‘땅의연결사’정영선조경가의궤적을따라가며,관객들에게일상의위로를건네는공원의아름다움은물론,‘조화’를잃지않는삶의태도로써공원의의미에대해생각하게만든다. 특히미나리아재비,개쑥부쟁이등우리국토의매력을즐길수있는각양각색의야생화와제주를비롯한전국의금수강산을포착하며,한국적경관의현대적완성을빚어낸정영선조경가가그려온자연스럽고도감각적인풍경들을담아냈다.땅이간직한고유의맥락을읽어시를그리듯공간에생명력을불어넣는1세대조경가의진심어린철학을전하며새로운배움으로관객들에게다가간다. 이영화는국내작품으로는최초로제20회EBS국제다큐영화제개막작으로선정됐으며,남도영화제시즌1순천개막작선정및제49회서울독립영화제장편쇼케이스부문에공식초청되는등작품성을인정받았다. 한편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은지난5일부터정조경가의작품세계를돌아보는전시‘정영선:땅에숨쉬는모든것을위하여’(9월22일까지)를열고있다.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에서 ‘정원도시국’으로 ‘졸속’ 추진…4일간 입법예고
[환경과조경박광윤기자]서울시가푸른도시여가국을정원도시국으로명칭변경을추진하면서관련분야의충분한의견을수렴하지않아서졸속추진이라는비판이제기됐다. 서울시는이달5일시정추진력강화를위한조직개편을위해‘서울특별시행정기구설치조례일부개정조례안’을시의회에상정했다. 개정안의주요내용은▲기구개편및소관사무조정▲주요실국의통솔범위조정▲자율신설기구일반기구화▲한시기구정비및존속기한연장▲기구명칭변경등이다. 이에따르면푸른도시여가국을정원도시국으로변경하고,올해7월까지한시적으로운영할예정이었던한강사업추진단을3년더연장해존속시키는내용이포함됐다. 이중‘푸른도시여가국(이하푸도국)’을‘정원도시국’으로변경하는것에대해기존업무를포괄하는이름으로적합하지않다는지적이일고있다. 현재푸도국은▲공원정책▲공원조성▲조경▲정원▲자연환경▲생태계▲산림▲동물보호▲공원여가▲산사태사방사업등을담당하고있다. 게다가이번개정안은지난달29일부터이달2일까지단4일동안의견을수렴해부랴부랴추진하는모양새여서졸속추진이라는비판까지받고있다. 보통입법예고는40일,지자체법규는20일로정하고있으며,서울시의경우에도“입법예고기간을20일미만으로하려는경우에는법무담당관과미리협의하여야한다”고정해놓았다. 하지만이번개정안은입법예고가충분히되지못해시민들은물론관련학계등전문가들도알지도못한사이에‘정원도시국’으로바뀔수있는상황이다. 개칭부정적,“기후변화등다양한패러다임고려”“조직위상축소”등 안승홍한경대학교조경학과교수는“서울시가정원도시기조에맞춰서조직명칭을변경하는상황”으로생각되지만,“정원도시국이라는이름은기존푸른도시여가국에비해똑같은기능을하더라도조직이협소해지는느낌이든다”고말했다. 그는“정원에서발달된개념이공원이다.공원은정원에비해공간적으로크고,이용자측면에서도공공공간으로훨씬범위가넓은데,산림청에서정원법이통과되면서혼란한시기를거치고있다”며특히정원도시국이라는이름아래공원관련부서가위치한다는것은“배보다배꼽이더큰상황”이라고말했다. 하지만경기도에정원산업과가신설되는등지자체조직에정원이라는이름이들어가는것은최근추세라고진단했다.또한정부부처에서공원업무를담당하는국토교통부녹색도시과는법·정책만관리하고있지만,산림청은국가정원이나지방정원조성등을통해직접사업에관여하고지자체에매칭예산을주고있어서앞으로지자체부서이름에‘정원’을사용하는비율이더늘어날것이라고전망했다. 실제2022년말경기도에서도‘산림과’와‘공원녹지과’를각각‘산림녹지과’와‘정원산업과’로명칭을변경한바있다.하지만당시‘정원산업과’신설은산림공원정원을포괄하는상위부서의명칭이아니라,부서간업무조정성격이강했다. 오순환조경지원센터본부장은“푸른도시여가국이더좋은것같다”며“기후변화,리질리언스등현재여러가지패러다임이존재하는데,정원으로만접근하는게맞는건지논의가필요하다”고말했다. 또한오본부장은“기존공원녹지관리사업소를공원여가센터로친근감있게바꾼건좋은데,일반사람들에게‘정원도시’가더친근한가?‘푸른도시’는안그런가?”라며정원도시국이더친근감이있는이름은확실하냐고반문했다. 무엇보다정원은가장작은단위의조경이므로,생태공원산림자연등을총괄하는부서이름으로는축소되는느낌이든다며“푸른도시여가국에서많은정원을조성하면되는데,여러불편과행정비용까지감수하면서이름까지바꿀타당성이있는지모르겠다”고말했다. 특히4일밖에입법예고가안된것은“왜4일만했는지이해할수없다”며“좀더논의의장을마련할필요가있다”고말했다. 개칭긍정적,“공원녹지포함한큰개념”“구체화”등 ‘푸른도시국’보다‘정원도시국’이더낫다는의견도있다. 안명준조경시공연구소느티대표는오히려“기존푸른도시국은지향점이상당히모호했다”며“정원도시국은정원이라는구체적인대상이지칭되니까개인적으로훨씬낫다고생각한다”고말했다. 그는이번논란에대해“정원을어디까지로보느냐에따라달라질것”이라며,‘정원도시국’을가드닝개념의좁은의미의정원으로사용한것이라면논란이있겠지만,공원녹지를포함한큰개념의정원으로보는것이기때문에“서울시가정원도시정책을펼치고있는상황에서정원도시국으로가도문제가없을것”이라고말했다.다만“아직까지정원이도시적인차원에서이해되지않으니까조금이른감이있다”며일반시민들이가진정원에대한편견을극복하기위해“홍보가필요하다”고말했다. ‘졸속추진’논란에대해서는,이번개정안이입법예고를짧게거쳐도될사안은아니라는입장을보였다.“국단위명칭이바뀌는이유가제대로설명이안되고있는것같다”며,국의명칭이변경되면서하위부서에대한세심한계획안이공고되지않은것은시정철학이반영되지않은채“일단명칭부터질러놓고보자”는것에불과하다며,숙의할기간이필요하다고말했다. 한갑수한국전통조경학회회장은“‘푸른도시’가워낙넓은개념인데반해‘정원도시’가좀더구체적이라는점에서좋은것같다”고말했다.하지만“이름을정원으로하면업무범위가축소될것이라는염려도있을것같다”며조경내에서도다양한분야가있어서논란의여지가있을수있으므로“관련분야의견을참조했다면더좋겠다”며졸속추진논란에“아쉬운점”이라고평가했다. 한편서울시는이외에도“경제정책실,복지정책실,도시교통실”을“경제실,복지실,교통실”로,“시민건강국”을“시민건강국,민생노동국,디지털도시국”으로,“재난안전관리실,주택정책실”을“민생사법경찰국,재난안전실,주택실”로변경한다는방침을개정안에담았다.
[조경논단] 요즘 공원
은퇴하신회사선배들과이야기나눌기회가있었는데,‘건강,돈,친구’가제일중요하다고반복해강조하셨다.‘돈’이야어렵겠으나,‘건강’과‘친구’라면그래도공원이제법커버할수있겠다싶었다.기실공원의발단이1832년영국런던의콜레라대유행과연관이클정도로공원과건강은한몸이나다름없다.공원에서산책과달리기등운동을통한시민의건강뿐아니라,맑은공기와생태계조절등도시의건강까지연관되기때문이다.이런건강측면으로요즘공원에서유의미한움직임이라면‘맨발걷기붐’과‘야외체육시설의진화’가손꼽힌다. 점점흙이없는도시가되니외려흙길을찾는것인지,맨발걷기는현재공원에서가장핫한이슈다.어찌보면건강의영역을벗어나신화의영역에다다를정도.거친산길을맨발로걷는건기행에가까웠는데,2006년대전계족산황톳길(14㎞)을시작으로2020년서울양천구안양천황톳길(570m)과강남구양재천황톳길(600m)조성등을통해맨발걷기용흙길이공원제도권으로진입했다.물론맨발공원으로불리던지압보도도있었다.밀레니엄전후로주요공원마다자갈,사고석등의재질로지압로가조성돼선풍적인기를끌었고현재도일부남아있지만,이젠이용률이극히저조해지며사라져간다.영원히변하지않을것같은공원도개별시설마다끊임없이경쟁하고흥망성쇠를겪는걸보여주는대표적사례다. 공원으로진출한황톳길에서수년간경험이쌓이고민간단체가태동하고몇몇언론보도를통해맨발걷기의장점이증폭되는과정을거치며,2022년부터는공원내흙길조성요구가본격적으로대두됐다.작년부터양천구는현황조사를거쳐총20개소3.7㎞의맨발흙길기본계획을수립·추진중이고,전국주요공원마다황톳길등맨발흙길조성이쇄도한다.신규조성뿐아니라자연발생적으로활성화된공원내흙길을정비하는방식도활발하고,시설측면에서도황톳길과마사토길,건식흙길과습식흙길로의분화와배수를위한황토배합비조절,이용편의를위한세족장,신발장,비닐하우스,방수포설치등다방면으로진화중이다. 건강측면에서요즘공원의또다른이슈는야외체육시설의진화다.2000년대초반공원에처음도입된야외체육시설은종목확대와내구성·디자인개선수준에머무르다,팬데믹을거치며폭발적으로진화했다.초기집합금지와거리두기로인해인기를끌며공스장(공원+헬스장),산스장(산+헬스장)같은유행어를만들더니,팬데믹이지속되며높아진수요는난이도높은근력운동과맨손복합운동기구로는물론,난이도낮은어르신을위한감각운동기구로까지확대시켰다.비가림시설과조합해일상성도높였고에너지생성까지스마트하게뻗어나가면서,상대적으로배제되었던청년과여성까지폭넓게포용하는중이다. 두번째주제인‘친구’로넘어가기전에소개하고픈중첩된사례가도심공원과거리에서자주만나는러닝크루(RunningCrew)다.주로평일이나일요일저녁,젊은직장인이나학생그룹이깔끔한복장으로줄지어달린다.건강을챙기면서도느슨한팀워크를구축해안전성과참여도를높이는데,볼때마다흐뭇하다.이런낮은단계의관계망은‘혼자’를강조했던팬데믹을거친이후도시에서자주볼수있는트렌드이기도하다. ‘친구’라표현했지만‘관계’로해석하는것이조금더정확할것이다.공원은혼자찾는사람도많고또그만큼다양한관계망이동반되기도한다.가족이나연인과피크닉을위해찾는경우도,친구와함께운동을즐기는경우도,반려견등반려동물과동반하는경우도있다.특히전국에600만명(命)정도로추산되는반려견은요즘공원의주이용객으로서큰변화를이끈다. 2004년최초로서울능동어린이대공원에반려견놀이터가생긴후,여러노력에도불구하고번번이지역주민들의완강한반대를넘어서지못한경우가많았다.하나인구4명에1명꼴,약1300만명까지반려인구가늘면서상황은역전됐다.특히팬데믹을지나며반려동물입양률이연간20%가까이증가하니,반대목소리를드높이시던어르신들의데시벨이크게낮아졌다.현재서울시공원내에만반려견놀이터23개가운영중이며,그중양천구도7개로30%를차지한다.특히,내달양천구목동IC남측녹지대에개장하는‘목동반려숲’은녹지공간전체를반려견테마로꾸몄다.앞으로모든공원에다양한형식의반려견놀이터가도입될뿐아니라,교육기관,보호소,보건소,캠핑장등반려동물테마시설도확대될것이다. 반려동물뿐인가?팬데믹은반려식물에대한관심도키웠다.즉각적반응이특징인반려견과스마트폰에대응하는‘느린관계맺기’다.집에서의반려식물은공원에서의텃밭과정원으로확장되는데,모두가드닝의영역이다.요즘공원에서식물관련최대이슈는‘정원’으로,전국적인정원도시트렌드와맞물리며도시의공원과거리를다채로운정원으로바꾸는중이다.서울시는작년5월정원도시선언에이어올해봄에만1000개의매력정원을조성한다고발표했다.양천구도도시곳곳에25개의매력정원을일구는상황.우리는왜이렇게공원과거리에정원을만들려노력할까?정원이갖는아름다움과계절감과색과향기와질감의매력도그이유겠지만,근본적으로는복잡한도시속에서인간이자연과더밀착된관계를맺고싶은욕망일것이다.그런측면에선모두‘반려’식물인셈.집에서의반려식물도공원내정원의확산도불안하고외로운도시의삶에대한대응이며,이노력들로인해공원과거리는더많은가드너들이함께가드닝하는정원도시로향해있다. 반려동물·반려식물에서확장된생태적관계망또한중요하다.기후위기의신호로받아들이는꿀벌의실종등작은곤충류의생멸(生滅)부터숲에서마주치는너구리,강에서살아가는새와물고기와수달까지서로연결되며큰위기에함께대응한다.공원에서생물다양성에진력해야하는이유다.최근몇년새시민과학자들의노력으로안양천철새보호구역에새들이조금씩늘어나는결과를얻었다.지속적인조사데이터를바탕으로겨울철공사자제나갈대군락지관리등에목소리를내주신덕분이다.올해부턴양천구에서활동하는자원봉사자‘에코친구’도함께참여한다.결국공원을중심으로사람과사람뿐아니라도시와자연까지서로함께‘관계’맺음으로써우리도도시도지구도더안전해진다. 해방과한국전쟁이후70여년간경제발전과민주주의라는목표를향해모든분야마다부지런히달려왔지만,세계최고의자살률과세계최저의출산율을성적표로받았다.물론괄목할만한경제성장을거뒀고민주주의도지속적으로향상시켜왔지만,결국우리사회는자식을가지길거부하는또스스로삶을소거하는마음이가장강한나라가된셈이다.출산율의추락은젊은세대가불암감에휩싸여미래를비관하는것이고자살률의상승은어르신세대가외로움에휩싸여현재를비관하는것으로분석할수도있겠지만,결국생명의관점에선가장본능적욕구인생존과번식을선택적으로포기하는‘불임사회’에돌입했고또돌진해갈태세인셈이다. 도시는더심각하다.2023년우리나라합계출산율0.72명에비해서울은0.55명수준이다.도시에사는젊은세대들이도시에서의삶을,도시의미래를더비관적으로본다는얘기다.불안감과외로움이지배하는불임사회의이엄중한현실에대해도시와공원과시민은어떻게대응해야할까?큰틀에서는포용도시일것이고자연에대해서는생태도시일것이며공공공간과개인의영역에선정원도시일것이다.건강하게서로관계맺고진화를통해위기에대응하는것이요즘공원에요구되는핵심과제다. 온수진양천구청공원녹지과장/공원주의자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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