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 8색의 희망, “녹색 정책 통해 국민 행복 염원한다”
- 박광윤 ([email protected])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상식과 정의를 강조하며 탄생한 새 정부이기에 그간 불합리한 것들에 대한 소원이 분야마다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조경인들도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새 대통령 취임에 맞춰 조경인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들어봤다. 8인 8색의 다양한 희망을 만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녹색정책을 통해 국민 행복을 염원”하는 조경인들의 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지자체에서 대공원 조성이 불가능한 현실, 이제 그만 외면해 주십시오”
김승환(68)
국가도시공원 전국민관네트워크 상임대표
녹색인프라 구축과 국가도시공원은 지역균형발전과 국민의 환경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새 정부에서 채택해야할 새로운 녹색 패러다임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부산, 광주, 인천의 시민사회가 나서서 국가도시공원을 제창, 100만 명 서명운동을 달성하고, 2016년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일명 국가도시공원법) 개정에 성공하였지만, 국가는 공정하지 않게 후속 시행령에서 지자체의 대공원조성이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국가도시공원 전국민관네트워크 상임대표
녹색인프라 구축과 국가도시공원은 지역균형발전과 국민의 환경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새 정부에서 채택해야할 새로운 녹색 패러다임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부산, 광주, 인천의 시민사회가 나서서 국가도시공원을 제창, 100만 명 서명운동을 달성하고, 2016년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일명 국가도시공원법) 개정에 성공하였지만, 국가는 공정하지 않게 후속 시행령에서 지자체의 대공원조성이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도시공원은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과 안전을 제공해주며, 저소득층의 환경약자에게는 더욱 필요한 시설로 불평등한 환경복지 해소에 필수적인 시설입니다. 국토면적의 11.1%에 달하는 이 공원들이 2020년 공원일몰제에 의해 83%의 미집행공원이 실효될 위기에 있어서 녹지 감소로 인한 도시난개발, 삶의 질 저하, 기후환경 문제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정의롭지 않게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국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시공원에 관한 비전과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녹색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문화재조경 설계를 건축가만 하고 조경가는 할 수 없도록 만든 비상식적인 제도”
이선(60)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조경학과 학과장
대통령님, 당선을 축하드리며, 전통조경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문화재조경의 실측설계 분리 발주’를 부탁드립니다.
전통조경은 궁궐, 왕릉, 정원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분야입니다.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에 ‘문화재조경설계’가 ‘문화재실측설계업’에 포함돼 실측설계업자(건축사만 가능)만이 수행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이 불합리한 법제도로 인해 문화재조경수리기술자는 ‘식물보호’와 ‘동산문화재’만 다룰 수 있고, ‘조경’에 대한 실측설계와 공사를 독립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5항에서 규정된 예외 조항에 식물보호, 동산문화재와 함께 조경을 넣어서 별도의 업역으로 인정받고 시행령 제5조 제1항에 조경 분야를 신설을 부탁드립니다.
"약자는 항상 당해야 하나요? 국토교통부 내에 ‘조경과’를 신설해 주십시오!"
조용우(50)
도담조경 대표
도담조경 대표
“조경공사업”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에 의거해 건축·토목공사업 등과 더불어 당당히 독립된 건설업종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조경업의 현실은 건축공사업의 부속 공종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조경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공공기관(정부기관, LH, SH)에서는 최근 조경공사를 건축,토목에 묶어 통합으로 발주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인 순수조경업체는 외면하고, 대기업만 육성하겠다는 뜻입니다. 중소기업을 살리고 동반성장하겠다는 국가의 정책 방향과도 위배되는 횡포라 할 수 있습니다.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조경산업과 외로운 조경인을 보호하고 지켜 줄 국가 행정기관을 꼭 하나만이라도 신설해 주십시오. 국토교통부 내에 조경산업을 이끌어 줄 ‘조경과’를 제발 꼬~옥 좀 만들어 주세요. 대통령님께서 강조하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개발제한구역 방치 말고 잘 활용해서 녹색복지 확대해 주세요”
박동천(57)
동일기술공사 부사장
동일기술공사 부사장
제3기 민주정권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무엇보다 도시재생사업에 국가도시공원을 포함시키고 이를 실행할 정부부처로 ‘녹색공원과’ 신설을 검토하겠다는 대통령님의 약속을 잊지 않고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더 제안드리면, 개발제한구역을 활용해 녹색복지의 혜택을 넓혀주십시오. 현재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관리되고 있는 전체 국토면적의 약 5%에 달하는 개발제한구역(GB)이 규제 위주 정책에 따라 방치 또는 무계획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GB의 목적과 역할은 유지하면서 지역의 환경과 문화에 맞도록 녹색의 숲, 꽃, 물, 길 등의 테마가 있는 공원, 녹지로 활용할 수 있는 국토조경 및 공원 정책을 수립해 국민들에게 적은 비용으로도 커다란 녹색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공공시설 실내조경 기준 도입만으로도 미세먼지가 많이 완화됩니다”
이재석(63)
노을공원시민모임 대표
노을공원시민모임 대표
황사와 더불어 미세먼지가 우리 국민건강의 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발생요인 대부분이 중국이라 외교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실내 미세먼지는 우리만의 노력으로도 바로 해결이 가능한 일입니다.
최근 실내공기 정화를 위해 공기정화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공기정화식물을 활용하는 실내조경으로도 정화가 가능합니다. 실내조경은 공기정화기능도 뛰어나지만 습도를 조절하는 가습 효과 및 기타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고 경관적인 효과까지 제공하는 훌륭한 미세먼지 대책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각 가정은 개인 의사에 따라 결정하겠지만, 공공의 영역은 개인이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많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해결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다중이용시설만이라도 기준을 정하고 제도적으로 실내조경 적용을 확대한다면, 국민들은 최소한 실내에서만이라도 미세먼지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화훼농가와 실내조경산업의 활력이 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 유치원, 지하철역, 지하상가, 병원, 관공서 등에 실내조경을 제도적으로 도입하도록 힘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역량있는 조경 디자이너는 많은데, 이를 뒷받침할 전문 행정가가 없습니다”
이남진(36)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전략기획실 실장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전략기획실 실장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평소에 동네 뒷산에 올라 나무와 꽃을 관찰하기를 즐기신다는 신문기사를 봤습니다. 자연을 사랑하시는 분께서, 이 나라의 수장이 되셨다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저는 조경가입니다. 나름 좋은 디자인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스스로 기대하는 바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나라엔 좋은 조경가, 디자이너가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국토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국민들에게 좋은 장소를 만들어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역량있는 조경가들의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한 행정적 지원이나 전문 행정가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조경분야의 전문적 소양을 갖춘 1명의 행정가는 10명의 훌륭한 조경 디자이너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행정 체계에서는 대다수의 조경업무를 임업직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으며, 그나마 간간이 채용되는 조경직 공무원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평가해 선발하기보다는, 필기시험 성적에 의해 채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실질적 업무 능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조경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관은 국민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편입니다. 앞으로 조경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이 조경 행정에 참여해 성공적인 정책결정과 실행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열어주시길 부탁드리며, 전문적 소양을 충분히 검증해 선발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공부할수록 조경이 중요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위상은 낮은 거죠?”
박혜진(24)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학생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학생
안녕하세요. 저는 조경학과 학생입니다. ‘조경’ 이란 단어 생소하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조경은 예술·환경·인문·과학이 섞여 있는 종합분야인데, 진로를 찾지 못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저랑 비슷해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느낀 것은, 이 분야가 추구하는 것에 비해 대우를 못 받는다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조경가는 땅의 잠재력을 발견해내는 개발자이자 사람들에게 ‘추억’과 ‘행복한 경험’을 주는 문화제공자이며 사람들에게 자연을 접하게 하는 중계자에요. 이런 직업만큼 공공성이 높은 분야가 얼마나 더 있을까요.
그런데 많은 조경학과 학생들은 이 분야가 어떤 매력이 있는지, 뭐하는 분야인지도 모르고 떠나고 싶어해요. 이것은 개인에게도 타격이지만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고 생각해요.
NCS 분류에 따르면 조경은 ‘건설’에 속하는 분야이고, 건설 분야로서 특이점은 ‘건물 외부공간’을 다루면서 ‘자연물’을 이용하는 것에 있어요. 조경 분야는 이렇게 명확한 차별성이 있는 분야입니다.
대통령님, 부디 조경의 가치를 알아주시고 조경학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축·토목에서 벗어나 조경이 중심이 되는 도시재생사업도 필요합니다”
홍광표(62)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우리 학회를 대표해서 대통령 당선과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우리 학회 회원들은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출범을 전적으로 환영하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이 정책적으로 채택되고 추진되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첫째는 대통령님께서 후보시절에 관심을 표명해주신 도시재생사업이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경분야에서는 도시가 경관적으로 아름답고, 기능적으로 효율적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조경이 중심이 되는 도시재생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기 바랍니다.
둘째는 후보시절에 공약으로 표방하셨던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환경문제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등 매우 다양합니다만 공원이나 정원 등과 같은 녹색공간을 조성해서 해결하는 방법이 순기능적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조경분야에서는 일찍부터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신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조경분야가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실 것을 희망합니다.
셋째는 한국문화의 선양을 위해 가능하면 많은 한국정원(K-Garden)이 해외에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의 정원은 삼국시대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매우 수준 높은 문화적 장치입니다. 이러한 한국정원이 해외에 조성된다는 것은 한국이 문화선진국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정원이 해외에 조성될 수 있도록 재원마련과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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