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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23 20:45
  • 수정 2025-02-23 20:45
풍경과 다스림 북토크 화면.png
임한솔 작가의 ‘풍경과 다스림’ 온라인 북토크 장면

 

 

 

 

[환경과조경 김하현 기자] “감영 원림은 풍부한 경관 요소와 문화자원으로 인해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췄다. 도시에서 백성의 생활공간을 바라보고 그로부터 바라보임으로써 관원이 마음을 스스로 다잡고 경계하는 동인을 제공했다. 그 즐거움과 다스림이 서로 반목하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원림의 주인이 백성과 함께하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할 때 감영 원림 고유의 미적 경계가 이루어지고 곧 좋은 정치의 표상이 될 수 있었다.”


지난 21일 한국조경학회 주최로 열린 ‘KILA 포럼’의 첫 순서로 임한솔 작가의 도서 ‘풍경과 다스림’에 담긴 이야기가 온라인 북토크를 통해 풀이됐다.


2025년 2월부터 매달 진행되는 이 정기 학술 행사는 조경학의 지식과 이론을 나누고 시의성 있는 의제를 토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포럼은 조경 역사서 출판이 드물어, 그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의 관영 원림을 심도 있게 탐구한 ‘풍경과 다스림’의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임한솔 작가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한양대학교 건축학과에서 각각 학사와 석사학위를,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조경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건축과 조경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 공간 문화의 역사와 미학을 탐구해 왔다.


이날 오후 4시에 시작된 북토크는 박희성 한국조경학회 학술부회장이 진행을 맡았다. 임 작가는 “집 밖을 추구하다가 언젠가부터 집과 밖의 소중함을 연구한다”며 자신의 연구 동기를 소개했다.


‘풍경과 다스림’은 조선 시대 조경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신유학 사상과 감영 원림을 통해 답한다. 임 작가는 조선 시대의 감영 원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행정적, 정치적 기능을 수행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 여덟 개 도의 객사, 성곽, 감영 본청 일대에 지어진 감영 원림을 중심으로 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조선 시대 지방 통치의 한 축을 이해할 수 있음을 밝혔다.


임 작가는 조선시대 조경술의 특징을 크게 ▲자연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는 관조 ▲단순한 직선 위주의 재단(디자인)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또한 감영 원림의 인식과 활용에 대한 상세한 연혁을 통해 그 역사적 함의와 미적 성취를 살펴보았다.


이어서 감영의 정착과 원림 발달, 객사 원림의 부흥과 쇠퇴, 성곽과 원림의 접목 등 다양한 예시 자료를 들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했다. 임 작가는 감영 원림이 제공하는 다양한 즐길거리와 문화자원에 대해 설명하며, 이를 통해 원림의 미적 경계와 좋은 정치의 표상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논했다.


임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성질을 동질적이고 연속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신유학적 실천으로서의 감영 원림을 들여다봤다. 이를 통해 자연을 가능하면 조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두어 그 자체로 상징화하는 문이재도(文以載道), 격물치지(格物致知),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원림론을 풀어냈다.


북토크에서는 감영 원림의 설계 특징과 배경, 그리고 현대 조경에 주는 시사점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한 참가자는 “감영 원림의 조성 원칙이 현대 도시공원 및 공공정원 설계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북토크는 조선 시대 관찰사의 시선으로 원림을 조명함으로써 조선 원림의 일면을 확장한 연구서 ‘풍경과 다스림’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해당 도서는 시공문화사를 통해 출간됐으며,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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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풍경과 다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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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2025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