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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정원 공유 플랫폼 ‘녹녹’, 타임워크명동 오픈
자연주의 정원 조성 후 체험 콘텐츠 운영, 코로나 시대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 제시
  • 이형주 (jeremy28@naver.com)
  • 입력 2021-09-28 17:32
  • 수정 2021-09-28 17:32
녹녹 타임워크명동 (영상=앤로지즈 제공)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자연주의 정원 조성 후 체험 콘텐츠를 운영하는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이 만들어졌다.


조경·정원 플랫폼 스타트업 주식회사 앤로지즈는 부동산 자산운용업계 국내 1위인 이지스 자산운용 소유의 중구 명동 타임워크명동 빌딩(구SK명동빌딩)에 국내 최초의 공유정원, ‘녹녹 타임워크명동’을 오픈한다고 28일 밝혔다.


공유정원은 옥상, 오피스 공실 등 도심 유휴공간에 정원을 조성한 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형태로 정원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이다. 


경제 격차가 환경서비스의 격차로 이어지는 환경 불평등의 시대에, 내 집 마당이 없어도 양질의 정원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거주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서비스이자, 건물주들에게는 버려져 있던 공간을 활용하고 입주자 만족도를 높여 건물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수익모델이란 것이 앤로지즈의 설명이다.


코로나 이후 발코니와 테라스가 있는 주택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환경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공간들이 얼마나 자연친화적가 하는 것은 중요한 가치 기준이 되고 있다. 


미국의 건물 친환경 인증 기준인 LEED는 조경, 자연채광, 실내 대기의 질 등 건물이 제공하는 환경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인증하는데, 최근 이 리드인증을 받은 국내 건물들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들이 늘고 있다. 

  

약 1000㎡ 규모의 녹녹타임워크명동 정원은 미국, 중국, 한국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며 ‘제3회 젊은 조경가상’을 수상한 조경설계사무소 랩디에이치의 최영준 소장이 설계했다.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 위주의 식재로 자연주의 정원을 구현했다. 


멤버쉽 자유이용 외에도, 가드닝 클럽, 요가 클라스, 피크닉 패키지 등 다양한 일반 대상 프로그램들이 운영될 예정으로 반려식물, 플랜테리어, 아웃도어 액티비티 등을 즐기는 MZ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정원이 있는 삶을 경험하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제공한다.


앤로지즈에 따르면 공유정원은 코로나 시대에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공원보다 안전하고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 퀄리티가 더 우수한 조경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또 미국, 영국 등 해외의 공유정원이라고 할 수 있는 커뮤니티 가든이 주로 유휴토지의 개발 제한을 목적으로 지역주민이 가드닝에 함께 참여하는 단순한 형태인데 반해, 녹녹의 공유정원은 정원 관리와 가드닝의 부담은 덜고, 정원 생활의 즐거움을 다양하게 체험해 볼 수 있다는 데에서 차별화 된다.


명동은 18세기에 명례방이라 불리며 다산 정약용의 집인 죽란서옥이 있던 지역으로, 당시에도 말과 수레가 바삐 오가던 번잡한 곳이었으나 다산은 이곳에 대나무 울타리를 둘러 바깥 소음을 차단하고 정원을 가꾸며 친구들과 함께 시를 읊고 계절 풍류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녹녹타임워크명동은 도심 속 정원이라는 역사성을 되살리고 정원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안으로 코로나 이후 침체된 명동에 MZ세대들을 다시 끌어모으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녹녹은 주식회사 앤로지즈의 서비스 브랜드다. 앤로지즈는 타임워크명동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경험하게 하는 공유정원의 확장과 함께, 온라인으로 간접적인 정원체험을 해 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 nocknock을 운영하고 있고 정원과 조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될 어플도 곧 론칭할 예정이다.


앤로지즈 대표 조영민은 서울대 공대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제일기획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의 국내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 제작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


조영민 대표는 “콘텐츠가 있는 정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조경·정원 플랫폼 구축으로 도시 생활자들의 삶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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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2025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