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석 ([email protected])
[환경과조경 박형석 기자] 한국조경이 50년을 지나 새로운 50년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는 지금, 현 조경계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안세헌 한국조경협회 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안세헌 한국조경협회장은 “조경이 과거의 법과 제도, 정책에 멈춰있다”며 “알면서도 그동안 행하지 못했던 과제들을 협회가 구심점이 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협회에서는 젊은 조경인들을 주축으로 한 인적 쇄신을 통해 임기 중 조경의 ‘제도’와 ‘정책’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50년 도약을 위한 재도 개선, 조경사 자격제도 추진
그간 조경계는 공무원조경직제 신설, 조경진흥법, 도시숲법, 산림자원법, 산림기술진흥법 등의 재정과 조경진흥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발전을 지속해왔으며, 최근 현안으로는 조경지원센터의 활성화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안세헌 한국조경협회 회장은 “그간 학회에서 운영되고 있던 조경지원센터를 올해부터는 환경조경발전재단과 협회, 학회의 합의하에 발전재단으로 옮겨 운영하게 됐다”며 “학계나 업계 어느 한곳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 편성이나 사업 등과 관련해 관계부처와 더욱 적극적인 소통하여 국토부와의 긴밀한 스킨십을 통해 조경의 입지를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협회는 이러한 제도적인 차원에서 조경사 자격제도를 추진한다.
안세헌 회장은 조경사 자격제도가 조경이 건축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제도라는 생각이다. 현재 조경은 건축사법에 의거해 건축이 모든 것을 총괄 관리하는 법을 따라야하는데, 이는 아직 조경의 제도적 틀이 잡혀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경사 자격제도가 시행되면 조경업이 설계에 대해 책임 권한을 가지게 되며, 조경 공간을 조성하는 첫 단계인 설계, 기본계획, 실시설계 등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것이다.
이 제도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경인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지만, 설계와 시공을 분리한다기 보다는 설계를 하는 행위에 대한 기술과 법적인 테두리가 만들어짐으로써 전체 조경에 대한 업역이나 전문성을 확고하게 규정지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협회는 최근 수목가격공시가 중지되면서 시급한 문제로 떠오랐던 조경 수목 가격 조사 제도를 해결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경 수목 가격 조사는 과거 조달청에서 맡아 하던 업무이지만 복잡한 절차와 규정 때문에 업무진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재 조경협회는 환경조경발전재단, 국토부와 함께 조경 수목 가격 조사와 관련된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내년부터 조경 수목 가격 조사 공표가 국토부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조경 수목에 대한 가격을 측정하는 수고, 수관폭, 흉고, 근원 직경도 낡은 틀을 개선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해, 이번 기회에 수목 생산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예측가능하고 정리된 틀을 만들어 내년에 공표할 계획이다.
소통 강화, 강남시대 열다
최근 협회 사무실이 송파에서 한국과학기술회관으로 옮겨 새롭게 강남시대를 열었다. 이는 조경인들의 정보 공유와 만남의 장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이다.
협회는 회원 소통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으로 매달 말일에 조경 세미나를 개최한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세미나는 이번 달까지 2차례 진행을 했으며, 조경에 관련된 현장 실무자 및 학생들이 참관하는 등 조경협회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 전국조경인체육대회가 부활한다. 현재 협회에서는 각 지회 담당자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준비할 실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조경업에 종사하는 회원들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조경학과 학생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매년 엑스포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경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국토부와 산림청, 서울시와로부터 조경정원박람회의 포상 제도를 승인받아 새롭게 도입된다.
젊은 조직으로 인적 쇄신 … 전국에 지회 운영
조경협회는 대외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협회의 업무도 많아지면서 몇 년 전부터는 이원화된 조직 체계를 도입했다. 하지만 대내‧대외로 나누어졌던 이원화 체계는 쉽게 정착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업의 성격별로 조직을 이원화시켜 각 업종의 현황과 정보를 공유해 외부 행사와 내부 행사의 질을 단단하게 만들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전국에 조경협회 지회를 설립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부산, 대구, 울산에 이어 작년에는 IFLA를 진행하면서 광주지회가 만들어졌다. 올해에는 대전지회를 창설하고, 내년에는 경기도 중심으로 지회를 창설해 전국 단위로 지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회의 핵심적인 변화는 젊은 조직에 있다. 안 회장은 30년 넘게 조경에 종사하면서 조경 제도나 법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많이 느껴왔다. 많은 조경인들이 이에 공감은 하면서도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인적 쇄신 문제에 기인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협회 구성을 젊은 조경가들 위주로 조직했다.
지금 조경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도와 기술은 과거 몇 십 년 전부터 유지되던 것들이 많다. 시대가 바뀌고 법이 바뀌는 지금 조경의 제도와 기술을 부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조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면서 외부적으로도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위상에 비해 한국조경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타파하는 것이 한국 조경 100년 역사를 다질 초석으로 그 어느 때보다 조경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인물들이 필요하다. 협회 혼자서가 아닌 재단과 학회, 많은 젊은 조경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