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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21 14:18
  • 수정 2025-01-21 14:18


나이들면어디에서살것인가_표1(띠지).jpg
김경인 지음 / 투래빗 펴냄 / 260쪽 / 1만8000원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고령 친화적 주거 환경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집은 흔히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여겨지지만, 현실에서는 노인의 약 63%가 집에서 사고를 경험하고 있으며, 그중 74%는 낙상과 같은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집이라는 공간이 오히려 고령자에게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일상에서 어려운 현실에 처한 노인들은 오래도록 살아온 집을 떠나 요양 시설로 옮기라는 권유를 받지만, 삶의 흔적이 담긴 익숙한 공간을 떠나는 일은 쉽지 않다.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는 고령자들이 직면한 일상적이고도 현실적인 어려움에서 출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고민은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집과 도시가 언젠가 현재 젊은 세대에게도 위험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공간의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노년 신경건축학 분야의 선구자인 김경인 박사는 이 책에서 고령자들이 자신이 살던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하며 독립적이고 존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실버타운은 노년의 안락한 생활을 보장하는 대안으로 여겨지지만, 지나치게 표준화된 구조와 외부와의 단절로 인해 새로운 고립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개인이 자신의 공간에서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에이징 플레이스(Aging Place)’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고령 친화적 환경 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미끄러운 바닥, 어두운 조명, 불편한 가구 배치 등 기존 주거 환경의 작은 요소만 개선해도 고령자의 안전과 자립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문턱을 낮추고,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는 등의 변화는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며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 이는 기존의 집과 도시를 고령 친화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접근법으로, 실버타운처럼 외부로의 이동을 강요하지 않고도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한다.


저자는 해외 사례에서 성공적인 요소를 참고하여 한국의 인구 구조와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해결책을 제안한다. 일본의 ‘셰어 가나자와’나 ‘호그벡 마을’처럼 세대 간 교류를 통해 정서적 안정과 돌봄을 제공하는 공간 설계는 고령자의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밀집된 아파트 중심 구조를 가진 한국의 특성을 고려한 ‘도심형 세대 통합 주거 모델’이나 ‘공유 공간 중심 커뮤니티 설계’를 제안하며, 초고령 사회에서도 고령자와 젊은 세대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도시 비전을 제시한다. 세대 간 소통을 위한 공유 공간과 안전한 보행로, 쉬어갈 수 있는 벤치 설치 등 작은 변화만으로도 도시를 ‘나이 들어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는 단순히 고령자 문제를 넘어 세대 간 공존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안전성을 넘어 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노인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고령자의 존엄한 삶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초고령 사회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미래 설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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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 창립총회, 지속가능 조경 발전 위한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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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과조경 2025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