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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24 06:52
  • 수정 2024-06-2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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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유청오 작가

 


[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정원은 어떤 정원이었을까?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에서 조성한 ‘에버스케이프’ 정원을 가장 흥행에 성공한 정원으로 손꼽는 데에 이견이 많지 않을 듯하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이층 브릿지와 발 아래 바람으로 펄럭이는 키넥틱 아트, 아름다운 정원과 뚝섬의 주변 풍경을 보기 위해 줄 서서 입장하는 시민들의 표정을 보면, ‘정원이 시민들에게 이렇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삼성물산은 이번 정원 조성으로 국내 대표적인 테마공원 ‘에버랜드’를 운영해 온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기업의 자존심을 높였다.

 

  

에버스케이프, “기업 정체성을 정원에 담다”

 

이번 정원 조성을 총괄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김종보 디렉터는 뚝섬에 “에버(ever)한 풍경”을 만드는 것이 콘셉트였다고 말한다.

 

“원래 에버스케이프 정원의 대상지는 그라스로 가득한 가을정원이 있던 자리였다. 그래서 우리는 봄과 여름에도 아름다운, 사계절 볼거리가 있는 ‘에버(ever)한 정원’을 만들겠다고 서울시에 제안했다.”

   

정원의 이름은 ‘에버스케이프; 영원한 풍경’라고 붙여졌다. 사실 ‘에버스케이프’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50년간의 조경 노하우을 담아 지난 2018년 론칭한 조경 전문 브랜드이다. 정원도 흥행시키고 브랜드 홍보도 톡톡히 한 셈이다.

 

“에버스케이프를 직역하면 “영원한 풍경”으로 해석되지만, 사실 ‘영원한 풍경’이란 회복의 방향으로 지속 변화하는 풍경’을 말하며 지구와 함께 호흡하는, 기업의 정체성이 담긴 브랜드 명이기도 하다.”

 

   

‘유빙원’, ‘충적원’, 그 사이 ‘시간의 다리’

 

‘에버스케이프’ 정원에는 ‘훼손된 자연의 회복’에 대한 두 개의 정원을 조성했다. 그 두 개의 정원 사이에는 환경조형물 ‘시간의 다리’가 들어서 있다.

 

“‘시간의 다리’를 중심으로 남측은 겨울 풍경인 ‘유빙원’이고, 북측은 여름 풍경인 ‘충적원’이다. ‘시간의 다리’는 겨울과 여름 사이 시공간이 다른 두 개의 정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유빙원’은 “얼어붙은 정원”으로서 얼음이 얼고 녹으며 그 사이로 생명이 움트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기후온난화로 인해 보기 힘든 한강 유빙을 백색 조형 조명으로 형상화하고, 그 사이로 봄날의 화사함을 담은 초화류를 식재했다. 전체적인 색상은 화이트 톤에 블루가 적용됐다.

 

충적원은 “휩쓸려 내려간 정원”으로서 한강의 흐름으로 생긴 충적층을 표현했다. 기존 식생중 상태가 좋은 화이트핑크 셀렉스와 그라스를 유지하고 로즈마리, 라벤더 등 허브식물을 식재했으며, 곧 다가올 여름을 위해 수레국화와 가우라 씨았을 파종했다.

 

‘시간의 다리’는 한강의 낙조와 기존 식생중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화이트 핑크 셀렉스에서 따온 핑크색으로 칠해졌다. 시간과 바람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구조물 하부에 백색천을 활용한 키네틱 아트를 적용했으며, 입구에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직접 개발해 국제장미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에버로즈를 심어 향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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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다리 설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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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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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적원

 


기업동행정원, “친환경 실천 메시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ESG기업동행정원’ 구역에 조성된 에버스케이프의 정원은 지속가능한 풍경에 관한 기업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이 적용됐다.

 

최초 디자인은 상당량의 마운딩이 적용돼 있었으나 활용가능한 식생을 최대한 보호하고 지형 변화를 최소화하는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더불어 환경조형물 ‘시간의 다리”를 애초 h-형강 구조에서 땅에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고 철거가 용이한 비계 구조로 변경하여 원시적 구조미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유빙을 형상화했던 조명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3D 프린팅했으며, 내부 바닥 포장은 건축 폐자재로 마감했다. 무엇보다 전체 과정의 약 70%가 공장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리케이션 공법을 적용해 공사기간과 현장에서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디자인 및 시공방식’을 실천했다.

 

   

 

‘와우’ 할 수 있는 신선한 감동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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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보 작가

 

김종보 작가는 에버랜드 테마파크의 아트디렉터로 시즌별 축제 기획 및 어트랙션 개발에 참여해 왔으며, ‘2015 코리아가든쇼’, ‘2018 중국 상해 꽃 박람회 대상’ 등 정원 작품을 연작으로 조성해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동행정원’ 조성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올해 2월 말쯤 서울시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다며 연락이 왔다. 이번 행사가 국제적인 박람회로 개최되고 많은 기업들이 참여한다고 해서 현장 방문 후, 뚝섬에 ‘에버한 정원’을 만들어 보겠다고 서울시에 제안하게 됐다.

 

이번 정원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가?

 

‘에버스케이프’는 ‘영원한 풍경’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 기업의 브랜드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원한 자연이란 ‘회복의 방향으로 가는 자연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했고, 이것이 이번 정원의 전체적인 기획 방향이었다.

뚝섬 한강공원은 오래된 시민 위락시설이긴 한데, 잔디 광장 정도의 기본적인 인프라만 갖추어진 곳이다. 시민들이 이곳에서 우리의 정원을 보고 무언가 ‘와우’ 할 수 있는 신선한 감동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평한 지형의 뚝섬에 3미터 높이로 약간 올라와서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도록 브릿지를 설치했다. 사실 3미터 올라오는 것도 디자이너한테는 부담이지만, 조금 다른 높이에서 한강이나 주변 정원을 조망했을 때와 가까이 갔을 때의 느낌과 서로 어떻게 다른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가 늘상 한강에서 느끼는 바람이나 빛 등 자연환경의 변화들을 키네틱 아트를 통해 얼마나 많이 팔랑거리고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보며 느껴보도록 했다.

 

정원 조성 과정이 친환경적이었다는데?

 

현장 식생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마감을 위해 재활용 폐자재를 활용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공사 중에 많은 탄소가 발생하고, 공정 간 대기 시간 때문에 필요 없는 에너지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는 공장에서 최대한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함으로써 일정량의 공기와 탄소 배출을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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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_시간의 다리에서 보이는 유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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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포럼] 땅을 파면 조경이 나온다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대학생활동안나에게가장의미있었던경험을꼽으라면단연코환경조경나눔연구원의녹색나눔봉사단활동이다.전국의조경학과학생들이한자리에모여,봉사라는활동을통해서로배우고성장하는경험을한다는것은특별한의미를가진다.처음봉사단에지원했을때는단순히조경을몸으로경험해보고싶다는가벼운마음이었지만,삽을들고처음흙을파낼때의서툰손길과작업이끝난후흙묻은장갑을벗으며느꼈던작은성취감,그리고함께고생한단원들과나눈웃음들이어느새내대학생활의가장소중한한부분이되어있었다. 처음조경을전공하기로결정했을때,나에게조경은도시속녹지를만들어가는일이라는막연한이미지였다.하지만대학생활을거치며많은스튜디오수업과이론을배우면서도,정작실질적으로손을움직여경험해볼기회는많지않았다.그러던중녹색나눔봉사단을통해조경을실천하고,지역사회에기여하는길을찾을수있었다.첫봉사활동날,장갑을끼고삽을잡았을때손에닿는흙의감촉이생경했다.강의실에서도면을그리던것과는차원이다른실감이었다.삽을움직이며땅을고르고식물을심는동안,이작은행동들이쌓여하나의공간을변화시키고있다는사실이신기했다.활동을마치고흙묻은장갑을벗으며마주한동료들의얼굴에는같은뿌듯함이서려있었다.몸은피곤했지만,기분은이상하게상쾌했다.‘이게조경이구나’라는생각이들었다. 개인적인경험에서시작된작은변화는점점더큰흐름으로이어졌다.무엇보다녹색나눔봉사단의가장큰장점은전국의조경학과학생들이한자리에모여교류할수있다는점이었다.봉사활동을위해모인학생들은각자다른지역과학교에서왔지만,‘조경을배우고있는사람들’이라는공통점을통해금세친해졌다.함께구덩이를파고,삽질을하며흙을나르다보면,지금어떤수업을듣고있는지에대한가벼운질문부터조경신문사에서다루고있는중요현안같은진지한이야기까지다양한시각을공유했다. 그리고학생들과의교류가조경을배우는시각을넓혀주었다면,어린이조경학교보조교사,정원유지보수,조경행사운영등의활동은조경이사람들과공간을연결하는힘을직접체험하는계기가되었다.특히,어린이조경학교에서아이들과함께공원을돌아보며공간을설계해보는프로그램을진행했을때아이들의반짝이는눈빛과말들은아직도생생하다.“여기에나무그늘이있으면숨바꼭질하기좋을것같아요!”아이들은단순히공간을바라보는것이아니라,자연스럽게그공간에서어떤놀이와활동이가능할지를떠올렸다.그들의시선에서조경은단순한배경이아니라,행동을이끌어내는무대가되어준다는것.이렇게조경이사람들의경험과관계를형성하는힘을지니고있다는사실을다시금실감했다.공간은그저존재하는것이아니라,그안에서사람들이어떻게움직이고,무엇을느끼는지에따라진정한의미를갖게된다. 도시가점점개인화되고고립된환경이되어가는지금,자연을접하고계절의변화를체험하는일이더욱중요해지고있다.조경은단순히환경을조성하는것이아니라,사람들에게휴식과영감을제공하는실천적영역이되어야한다.조경공간은사람들이자연스럽게만나고소통할수있도록설계되어야한다. 이변화는조경을공부하는학생들의교류와협력에서시작될것이다.환경조경나눔연구원의녹색나눔봉사단이첫발걸음이되어앞으로도많은조경학도들이조경의가능성을발견하고,사회적역할을확장하는계기가되기를바란다.더나아가다양한경험을쌓고,다른전공분야와도소통하며조경의역할을넓혀가는기회가더욱많아지길기대한다.조경은더이상주변부가아닌,도시와삶을설계하는본질적인요소로자리잡아야한다.우리는더적극적으로움직여야하며,새로운시각으로공간을바라보고,사회를변화시킬수있는가능성을실천해야한다.조경이단순한학문이아니라,더나은사회를만드는데기여하는실천적도구임을인식하고이를현실로만들어갈수있는환경이조성되기를바란다. 윤수영/제11기대학생녹색나눔봉사단대표,서울시립대학교
  • 환경과조경 2025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