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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4 16:24
  • 수정 2017-05-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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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축기지 조감도(CG=서울시 제공)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40여 년 만에 베일을 벗고 ‘문화비축기지’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시는 석유가 가득 찼던 폐산업시설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친환경 생태·문화체험의 공간 ‘문화비축기지’로 탈바꿈 시키는 공사를 순조롭게 추진 중에 있다고 24일 밝혔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지난 1973년 석유파동 시 지름 15~38m, 높이 15m(5층 건물 규모)의 5개 비축탱크와 지원시설 등을 건설한 후, 총 6907만ℓ의 석유를 저장한 시설로, 그동안 1급 보안시설로 지정돼 시민들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돼 왔다.


시는 이곳을 공연장, 전시장 등의 문화시설과 휴게시설(카페테리아 등), 편의시설 등을 갖춘  ‘친환경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다음달 17일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문화비축기지’는 지난 2014년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인 RoA건축사사무소의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을 바탕으로 산업유산의 재생과 석유비축탱크의 독특한 공간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 중이다.


전체 부지 면적은 총 14만㎡ 규모로, 기존에 있던 5개의 유류저장탱크는 공연장, 기획 및 상설전시장, 다목적문화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새롭게 신축하는 1개 탱크는 정보교류센터로 조성된다.


아울러 석유비축기지 관리사무소, 하역장, 변전실 등 비축기지 지원시설로 사용되다 폐쇄된 후 대형 관광버스와 덤프트럭 등이 사용하던 임시 주차장 부지는 문화마당, 산책로, 야생화정원 등으로 꾸며져 시민들이 휴식과 함께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된다.


건축물의 모든 냉난방시설은 100% 지열을 활용해 운영하도록 설계됐다. 문화비축기지 내 두 곳에 지하 205m까지 구멍을 뚫어 지하수의 열에너지를 이용해 건축물의 냉난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건축물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녹색건축인증(한국산업기술인증원) 우수등급과 에너지효율등급(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 최우수등급으로 예비인증을 받은 상태로, 6월 준공 이후 본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향후 물 부족 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할 중수처리시설(생활하수 재활용)과 저류조(빗물 재활용)도 설치됐다.


새로 신축한 6번 탱크 지하에 설치된 30톤 용량의 중수처리시설은 생활하수를 정화해 화장실 대소변기에 사용할 수 있고, 저류조는 빗물300톤을 저장해 이 물을 시설의 조경용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산업화 시대 석유를 저장하던 탱크를 재생해 역사와 문화의 숨결은 보존하면서도 시민들이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생태문화시설로 조성하여 시민에게 돌려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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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포럼] 땅을 파면 조경이 나온다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대학생활동안나에게가장의미있었던경험을꼽으라면단연코환경조경나눔연구원의녹색나눔봉사단활동이다.전국의조경학과학생들이한자리에모여,봉사라는활동을통해서로배우고성장하는경험을한다는것은특별한의미를가진다.처음봉사단에지원했을때는단순히조경을몸으로경험해보고싶다는가벼운마음이었지만,삽을들고처음흙을파낼때의서툰손길과작업이끝난후흙묻은장갑을벗으며느꼈던작은성취감,그리고함께고생한단원들과나눈웃음들이어느새내대학생활의가장소중한한부분이되어있었다. 처음조경을전공하기로결정했을때,나에게조경은도시속녹지를만들어가는일이라는막연한이미지였다.하지만대학생활을거치며많은스튜디오수업과이론을배우면서도,정작실질적으로손을움직여경험해볼기회는많지않았다.그러던중녹색나눔봉사단을통해조경을실천하고,지역사회에기여하는길을찾을수있었다.첫봉사활동날,장갑을끼고삽을잡았을때손에닿는흙의감촉이생경했다.강의실에서도면을그리던것과는차원이다른실감이었다.삽을움직이며땅을고르고식물을심는동안,이작은행동들이쌓여하나의공간을변화시키고있다는사실이신기했다.활동을마치고흙묻은장갑을벗으며마주한동료들의얼굴에는같은뿌듯함이서려있었다.몸은피곤했지만,기분은이상하게상쾌했다.‘이게조경이구나’라는생각이들었다. 개인적인경험에서시작된작은변화는점점더큰흐름으로이어졌다.무엇보다녹색나눔봉사단의가장큰장점은전국의조경학과학생들이한자리에모여교류할수있다는점이었다.봉사활동을위해모인학생들은각자다른지역과학교에서왔지만,‘조경을배우고있는사람들’이라는공통점을통해금세친해졌다.함께구덩이를파고,삽질을하며흙을나르다보면,지금어떤수업을듣고있는지에대한가벼운질문부터조경신문사에서다루고있는중요현안같은진지한이야기까지다양한시각을공유했다. 그리고학생들과의교류가조경을배우는시각을넓혀주었다면,어린이조경학교보조교사,정원유지보수,조경행사운영등의활동은조경이사람들과공간을연결하는힘을직접체험하는계기가되었다.특히,어린이조경학교에서아이들과함께공원을돌아보며공간을설계해보는프로그램을진행했을때아이들의반짝이는눈빛과말들은아직도생생하다.“여기에나무그늘이있으면숨바꼭질하기좋을것같아요!”아이들은단순히공간을바라보는것이아니라,자연스럽게그공간에서어떤놀이와활동이가능할지를떠올렸다.그들의시선에서조경은단순한배경이아니라,행동을이끌어내는무대가되어준다는것.이렇게조경이사람들의경험과관계를형성하는힘을지니고있다는사실을다시금실감했다.공간은그저존재하는것이아니라,그안에서사람들이어떻게움직이고,무엇을느끼는지에따라진정한의미를갖게된다. 도시가점점개인화되고고립된환경이되어가는지금,자연을접하고계절의변화를체험하는일이더욱중요해지고있다.조경은단순히환경을조성하는것이아니라,사람들에게휴식과영감을제공하는실천적영역이되어야한다.조경공간은사람들이자연스럽게만나고소통할수있도록설계되어야한다. 이변화는조경을공부하는학생들의교류와협력에서시작될것이다.환경조경나눔연구원의녹색나눔봉사단이첫발걸음이되어앞으로도많은조경학도들이조경의가능성을발견하고,사회적역할을확장하는계기가되기를바란다.더나아가다양한경험을쌓고,다른전공분야와도소통하며조경의역할을넓혀가는기회가더욱많아지길기대한다.조경은더이상주변부가아닌,도시와삶을설계하는본질적인요소로자리잡아야한다.우리는더적극적으로움직여야하며,새로운시각으로공간을바라보고,사회를변화시킬수있는가능성을실천해야한다.조경이단순한학문이아니라,더나은사회를만드는데기여하는실천적도구임을인식하고이를현실로만들어갈수있는환경이조성되기를바란다. 윤수영/제11기대학생녹색나눔봉사단대표,서울시립대학교
  • 환경과조경 2025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