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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02 21:40
  • 수정 2017-04-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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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서울숲 습지생태원에서 '습지생태원 공간활성화 현장워크숍'이 열렸다. 사진은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숲컨서번시 이민옥 자원봉사협력팀장, 오노 류, 후지와라 케이스케, 스즈키 마사시, 고토 세이시, 히노 세이지, 히라타 후지오, 신근혜 서울숲컨서번시 커뮤니케이션팀장, 이병희 서울숲컨서번시 녹지시설관리매니저, 이성웅 한국그린인프라연구소 이사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서울숲의 민간운영 활성화를 위해서는 운영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자체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과제로 제기됐다.


서울그린트러스트 서울숲컨서번시는 지난 30일 서울숲 습지생태원 생태학습장에서 ‘습지생태원 공간활성화 현장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진행된 일본 PN(Park Netwrok)연구회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번 교류 프로그램은 지정관리자제도를 통해 민간공원 운영이 활성화된 일본의 전문가들에게 관련 정책 및 운영 등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고, 서울숲 운영의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일본에서는 2004년부터 지정관리자제도가 도입돼 기업과 단체 NPO 등 민간이 도시공원 관리·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PN연구회는 일본 관서지방의 기업이나 단체, 지방자치단체의 직원으로 도시공원의 더 나은 관리·운영을 연구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단체다.


이번에 참석한 연구회 일원은 ▲‘히라타 후지오’ 효고현립 아와지경관원예학교(효고현립대학 대학원) 교수 ▲‘히노 세이지’ 공간 이사 ▲‘후지와라 케이스케’ 히비야 아메니스 오사카 지점장 ▲‘고토 세이시’ 노타마고 환경교육연구소 소장 ▲‘오노 류’ 공원관리연구소 소장 ▲‘스즈키 마사시’ 오사카부공원협회 직원 등 6명이다.


이날 현장워크숍에서는 PN연구회가 서울숲 습지생태원 현장조사를 통해 도출한 과제와 이에 대한 운영관리방안 등에 대해 발표하고, 민간이 공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조언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이성웅 한국그린인프라 이사는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수익사업을 관철하지 않으면 공원을 운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향후 공원에 대한 민간위탁 비중을 늘려나갈 예정인데, 공공예산 투입을 차츰 줄이고 운영자가 자체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해 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숲의 경우 2018년까지 공원운영, 매점, 주차장 등의 위탁기관이 달라 공원운영을 통한 수익창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공원 내에서 발생한 수익을 공원운영 이외 이익으로 가져가는 것은 현재 규정상 불가능하다.


일본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원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수익창출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 과제다.


히노 세이지 이사는 “일본의 경우는 공원 운영공모를 낼 당시 수익에 대한 부분을 공지하고, 운영자로 선정된 기업이나 단체가 공원 내에서 수익사업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공원에서 수익을 창출하면 운영사가 사용할 수 있고 공원 보수에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공원은 주차장과 자동판매기를 통한 수익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공원에서는 낙엽으로 비료를 만드는 인력과 시설 등을 갖추고 공원 안에서 만든 비료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공원운영 전문가 양성도 공원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제기됐다.


후지와라 케이스케 지점장은 “지정관리자제도 시행 이후 서비스 측면의 업무가 강해져 공원 관리 조직 및 인력 등에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시작부터 지금까지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간위탁 이후 공원 관리가 서비스업으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성향이나 대응이 가능한 사람을 선발, 육성하고 유지해 나가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는 설명이다.


히라타 후지오 교수는 일본의 공원관리운영사 자격에 대해 소개했다.


후지오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공원 운영공모에 참여할 때 공원관리운영사를 많이 보유한 기업이나 단체가 가점을 받는다. 공원관리운영사 자격은 연수를 통해 갱신되는데, 자격을 갱신하는 기준은 특정한 연수기간을 갖거나 시험을 통해서가 아닌, 공원 관련 심포지엄이나 프로그램 참여, 공원 활동 등 일상적인 참여에 대한 점수 기준이 있어서 계속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평가된다. 현재 일본에는 약 2100여 명의 공원관리운영사가 있다.


이외에도 일본 전문가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공원 운영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했다.


일본 PN연구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간이 운영하는 공원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에 있다. 민간이 공원을 운영하기 전에는 어느 공원이나 운영방식과 콘텐츠가 비슷한 양상이었는데, 지정관리자제도 시행 이후 다양한 기업과 단체가 운영하면서 경쟁에 의한 다양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반면 도시 전체 안에서 공원들이 서로 어우러지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히라타 후지오 교수는 공원 운영자가 ▲영역에 대한 기대와 도시계획의 평가 분석 ▲주변 마을의 환경 평가·분석 ▲영역이 가진 잠재력의 평가·분석 ▲한국 국민의 일반적인 요구 분석 등 네 가지 기본 테마로 가지고 공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노 세이지 이사는 공원을 관리하는 데 있어 업무적 접근이 아닌, 공원을 운영함으로써 시민과 공원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겠다는, 내적으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감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운영의 다양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토 세이시 소장은 “공원은 움직이는 것이다”며 “공원을 운영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도 변화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서로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공원관리자가 본인들이 주인이라 착각해선 안 되고, 시민도 공원을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 중 민원인뿐만 아니라 말하지 않는 사람도 중요하게 여기고 의견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노 류 소장은 “시민과 맞닥뜨리는 것은 현장에 있는 사람이다. 공원이 시민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육아나 노령화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즈키 마사시는 효율성을 따지면 자칫 안전관리에 소홀할 수 있는데, 공원은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전이 최우선이란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후지와라 케이스케 소장은 “시민들의 참여는 전문성을 요하지 않는 부분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지금 참여하는 작업이 어떤 과정에 있고 이를 통해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큰 그림 속에서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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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워크숍에는 일본 PN연구회 회원들과 서울숲컨서번시 관계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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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대학생활동안나에게가장의미있었던경험을꼽으라면단연코환경조경나눔연구원의녹색나눔봉사단활동이다.전국의조경학과학생들이한자리에모여,봉사라는활동을통해서로배우고성장하는경험을한다는것은특별한의미를가진다.처음봉사단에지원했을때는단순히조경을몸으로경험해보고싶다는가벼운마음이었지만,삽을들고처음흙을파낼때의서툰손길과작업이끝난후흙묻은장갑을벗으며느꼈던작은성취감,그리고함께고생한단원들과나눈웃음들이어느새내대학생활의가장소중한한부분이되어있었다. 처음조경을전공하기로결정했을때,나에게조경은도시속녹지를만들어가는일이라는막연한이미지였다.하지만대학생활을거치며많은스튜디오수업과이론을배우면서도,정작실질적으로손을움직여경험해볼기회는많지않았다.그러던중녹색나눔봉사단을통해조경을실천하고,지역사회에기여하는길을찾을수있었다.첫봉사활동날,장갑을끼고삽을잡았을때손에닿는흙의감촉이생경했다.강의실에서도면을그리던것과는차원이다른실감이었다.삽을움직이며땅을고르고식물을심는동안,이작은행동들이쌓여하나의공간을변화시키고있다는사실이신기했다.활동을마치고흙묻은장갑을벗으며마주한동료들의얼굴에는같은뿌듯함이서려있었다.몸은피곤했지만,기분은이상하게상쾌했다.‘이게조경이구나’라는생각이들었다. 개인적인경험에서시작된작은변화는점점더큰흐름으로이어졌다.무엇보다녹색나눔봉사단의가장큰장점은전국의조경학과학생들이한자리에모여교류할수있다는점이었다.봉사활동을위해모인학생들은각자다른지역과학교에서왔지만,‘조경을배우고있는사람들’이라는공통점을통해금세친해졌다.함께구덩이를파고,삽질을하며흙을나르다보면,지금어떤수업을듣고있는지에대한가벼운질문부터조경신문사에서다루고있는중요현안같은진지한이야기까지다양한시각을공유했다. 그리고학생들과의교류가조경을배우는시각을넓혀주었다면,어린이조경학교보조교사,정원유지보수,조경행사운영등의활동은조경이사람들과공간을연결하는힘을직접체험하는계기가되었다.특히,어린이조경학교에서아이들과함께공원을돌아보며공간을설계해보는프로그램을진행했을때아이들의반짝이는눈빛과말들은아직도생생하다.“여기에나무그늘이있으면숨바꼭질하기좋을것같아요!”아이들은단순히공간을바라보는것이아니라,자연스럽게그공간에서어떤놀이와활동이가능할지를떠올렸다.그들의시선에서조경은단순한배경이아니라,행동을이끌어내는무대가되어준다는것.이렇게조경이사람들의경험과관계를형성하는힘을지니고있다는사실을다시금실감했다.공간은그저존재하는것이아니라,그안에서사람들이어떻게움직이고,무엇을느끼는지에따라진정한의미를갖게된다. 도시가점점개인화되고고립된환경이되어가는지금,자연을접하고계절의변화를체험하는일이더욱중요해지고있다.조경은단순히환경을조성하는것이아니라,사람들에게휴식과영감을제공하는실천적영역이되어야한다.조경공간은사람들이자연스럽게만나고소통할수있도록설계되어야한다. 이변화는조경을공부하는학생들의교류와협력에서시작될것이다.환경조경나눔연구원의녹색나눔봉사단이첫발걸음이되어앞으로도많은조경학도들이조경의가능성을발견하고,사회적역할을확장하는계기가되기를바란다.더나아가다양한경험을쌓고,다른전공분야와도소통하며조경의역할을넓혀가는기회가더욱많아지길기대한다.조경은더이상주변부가아닌,도시와삶을설계하는본질적인요소로자리잡아야한다.우리는더적극적으로움직여야하며,새로운시각으로공간을바라보고,사회를변화시킬수있는가능성을실천해야한다.조경이단순한학문이아니라,더나은사회를만드는데기여하는실천적도구임을인식하고이를현실로만들어갈수있는환경이조성되기를바란다. 윤수영/제11기대학생녹색나눔봉사단대표,서울시립대학교
  • 환경과조경 2025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