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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기 공원미학] 춤추는 나무, 숨쉬는 도시 ④ 길들이 춤추는 서울숲

  • 입력 2019-06-16 16:36
  • 수정 2019-06-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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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길들이 춤추는 서울숲


하릴 없이 걸으며 사색과 풍경을 즐기는 도시민은 얼마나 될까? 우리 도시가 그런 도시인지는 차치하고, 숨쉬기 바쁘게 걸어야 하는 출근길도 제외하고 부족한 운동을 만회하기 위해 식사 후 하는 잠깐의 걷기 정도가 우리시대 산책의 대부분이 아닐까 싶다. 특별히 시간 내고 돈 들여야 하는 걷기 말고, 우리시대 일상적 산책은 어떤 의미일까? 산책이라고 함은? 먼저 노래를 들어 보자.

 

“산책이라고 함은 정해진 목적 없이 얽매인 데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갈 것. 누굴 만난다든지 어딜 들른다든지 별렀던 일 없이 줄을 끌러 놓고 가야만 하는 것. …(중략)… 인생에 속은 채 인생을 속인 채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로 산책길을 떠남에 으뜸가는 순간은 멋진 책을 읽다 맨 끝장을 덮는 그때. 이를테면 “봉별기”의 마지막 장처럼.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굽이 뜨내기 세상. 그늘진 심정(心情)에 불 질러 버려라.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_ ‘속아도 꿈결’, 계피 노래, 정바비 작사/작곡, 「가을방학 1집」(2010년) 중


“속아도 산책~ 속여도 산책~”이라 해볼까, “그늘진 심정”을 ‘그늘진 심장’이라 들어도 좋을 설명이다. 노래처럼 ‘산책’은 집중하던 일상의 마침점이자 시작점이고 누구나 아무에게나 저마다의 의미를 주는 다양성과 변화의 가치도 있다. 그러니 산책은 다단한 일상 언제든, 어디에서든 가능해야 하지만 그런 여건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그럴 공간이 여기저기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선언하듯 말하자면, 삶에서 “산책을 빼버린 도시는 우울할 수밖에” 없다. 건강하지 못한 도시는 산책이 없는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산책이 없는 도시는 불행하다, 산책할 수 없는 도시는 나쁘다. 너무 직설적인지 모르겠으나, 산책을 대표하는 도시 공간은 공원이다. 사회문화적 변화가 대형 몰과 마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었다고는 하여도 나이를 막론하고 산책은 이왕이면 좋은 풍경과 느낌 있는 발걸음을 부르는 곳이어야 가능하다. 공원은 그럴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다.


기능적으로 보자면 산책은 기분 전환에 업무 효율 상승에 휴식과 치유에 모두 좋다. 도시에서 그것은 공장과 마트에 모아두고 매일 아침 전달되는 녹즙처럼 배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도 품질(실효성)을 생각하는 산책이라면 인위적으로 통제된 그것은 의미 없기까지 하다. 아무리 실외 공기 오염이 심해도 실내 환기가 필수인 것처럼 산책은 뭔가 다른 차별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몇 가지만 보자면 이렇다.


산책은 먼저 땅과 함께 걷는 길을 말한다. 흙길과 풀길 없는 산책은 그대로 ‘앙꼬 없는 찐빵’이다. 굳건한 포장로를 무릎 아프게 오래 걷는 일은 산책길이 아니다. 운동이거나 작업이거나 어쨌든 하기 싫은 무리한 행위인 것이다. 땅을 즐기며 걷는 것은 자연과 이 지구와 내가 하나임을 실감하는 일이며 산책은 그것 자체이기도 하다. 요즈음 많은 푹신한 우레탄 포장길은 그런 점에서 적당한 산책길이 아니다. 그저 차선이자 대안일 뿐.


산책은 또 계절을 느끼며 걷는 길이다. 인위적 환경에서 통제된 생활을 이어가는 우리들 대부분이지만, 어쩌면 일기예보조차 시답잖게 여기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날들이지만, 잠깐의 산책은 해와 달이 바뀌고 습기와 햇볕이 바뀌는 지구의 시간을 직접 체감하는 길이다. 세월의 변화를 직접 직면하는 강제적인 감상의 기회이기도 하다. 작게는 적당한 복장이나 우산 챙기기 등 실용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크게는 미세먼지나 지구환경 변화를 생각하며 분리수거를 추동하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공기의 맛만으로 날씨를 점치던 우리의 본성을 되찾는 걸음이기도 하다.


최근의 산책은 이웃과 공동체를 즐기며 걷는 길이 되기도 한다. 혼자 사는 도시가 아니라 함께 살며 어울리는 도시로 변모하며 확대되는 우리 일상을 만나볼 수 있는 길이다. 여기에는 정원문화가 널리 공유되면서 확산되고 있는 이웃과 즐기는 도시, 함께 가꾸고 나누는 도시라는 새로운 공동체성이 깔려 있다. 이쯤 되면 개인적인 산책을 사회적인 산책으로 진화시켜 준다. 다시 말해 어울려 사는 나와 우리를 드러내주는 발걸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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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의 여러 모습들(출처: 서울시 “산과 공원의 한컷”, http://parks.seoul.go.kr)

 

 

마지막으로 산책은 나를 돌보며 몸을 느끼는 길이다, 감각의 행위이다. 자연에 반응하는 나를, 내 몸을 우리는 쉽게 접하지 못한다. 몸은 이미 인공물로 둘러싸여 알레르기처럼 이상 반응이 나타나기 전에는 매일 샤워하며 보는 내 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 몸은 의사 선생님들이 훨씬 더 잘 알고 분석해준다. 산책은 그런 내 몸이 내 것이자 나임을 알게 해준다. 꽃향기, 강한 햇볕, 소음과 냄새 등 나만의 감각을 시험하게 한다. 때로는 이런 느낌이 있었나? 몰랐던 감각을 일깨워주는 놀라운 체현의 길이기도 하다. 병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나를 생각이 아니라 몸(육체)으로 먼저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글자로 치환되지 않는 나의 구석구석을 일깨우는 길이 된다.


우리시대의 이런 산책 경험은 다시 말하지만 공원에서 대표적이다. 그 중 서울숲은 그것을 잘 보여주는 잘 만들어진 공원이다.


현대 공원은 산책을 기본 유전자로 삼는다. 버큰헤드파크가 센트럴파크가 그랬던 이유 때문이다. 산책 때문에 공원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숲은 그런데 더욱 특화된 공원이다. 공원의 원래 터는 논란과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런 대규모의 터는 여러 갈래와 여러 연결이 가능한 터의 본성을 강하게 보여준다. 공원의 유전자는 도시 건물숲의 정돈된 걷기에서 발걸음을 해방해주는 알고리즘을 가진다. 조경가는 그것을 잘 해석할 의무가 있다. 서울숲은 그런 땅과 공원의 유전자 번역을 거친 장소인 것이다. 길이 많은 공원은 최근 한국의 정원문화, 공원문화의 선두 주자들과 이들을 지원하고 이들과 함께하는 봉사자들의 전당처럼 성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니 언제나 다채롭고 활기 있으며 변화가 잉태되고 있는 공원으로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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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의 옛 항공사진과 경마장 모습.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1974년 항공사진, 1994년 항공사진, 1966년 서울경마장(자료: 서울역사편찬원 홈페이지), 2018년 항공사진(자료: 서울특별시 항공사진서비스)

 

 

물론 한계는 있다. 개발 여건 변화에 따라 공원의 특성이 주변으로 확장되지 못한 것은 가장 먼저 지적되어야 한다. 공원이 욕심의 공간이 되어버린 듯 한 이러한 현상은, 어쩌면 한 번은 겪어야 할 몸살인지도 모르겠다. 좀 길게 가는 몸살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서울숲이 여전히 여러 산책의 모습들을 너무도 쉽게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집안에만 있지 말고 어서 한 번 산책해볼 일이라는 듯 길과 걸음이 공원에 가득하다, 발밑이 무엇이었을지 상상을 접어둔 채로.


꼭 공원에서만 산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공원이 어디에든 주변에 많거나 배달이 되는 것도 아니므로 서울숲 마냥 쾌적한 산책길은 사실 많지 않다. 최상은 아니더라도 안전에 유념치 않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산책길이 많은 것은 우리 도시만의 자랑이라고 할 만하다. 


더욱 다행인 것은 우리 도시는 대부분 차량이나 장애물 정도에 유념하는 정도면 얼마든지 언제든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그런 도시라는 점이다. 필요한 것은 산책하는 우리들의 마음가짐뿐이다.


“걷기는 ‘나’라는 존재의 시간과 공간에 차분하게 다시 매력을 불어넣는 방법으로 일단 집에서 나와 삶에 대한 의욕을 흐리는 구태의연한 습관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된다.” _ 다비드 르 브르통 저, 문신원 역, 『느리게 걷는 즐거움』, 북라이프, 2014,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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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의 다채로운 풍경

 

 

하이델베르크의 ‘철학자의 길(Philosophenweg)’처럼 강제로 사색에 잠기게 되는 길은 사실 산책에 적합하지 않다. 뭉크가 보여준 오슬로의 에케베르크 언덕(Ekeberg Park)처럼 강렬하게 나를 공포에 떨게 하는 길도 좋지 않다. 산책을 마치 중노동인 양 의무처럼 해야 하는 것이라면 그 주변 풍광이 아무리 자연스러운 사색과 감성을 부른다하더라도 그것은 잠깐의 관광에 지나지 않는다. 풍경으로부터 나를 떼어놓기 때문이다. 일상의 산책이 그런 모습이라면 곤란하다.


우리의 뇌는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을 구분하지 않는 정보처리 기능을 기본으로 한다. 디지털 시대의 우리가 상시적 주의력 결핍에 시달리며 하이퍼텍스트를 뛰어 다니는 것도 그런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산책은 직접 경험에 더 초점을 두며 산만해진 머리를 보완해 준다. 도시에서 공원이 필수적인 이유 한 가지는 거기에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사색 없는 시대가 산책 없는 일상”과 연관되고 “산책 없는 도시가 사색 없는 시대를 낳는다.”고까지 말할 수 있게 된다. 서울숲은 그런 풍경을 체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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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항공사진(자료: 서울특별시 항공사진서비스)

 

 

공원이 아름다운 이유는 길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길은 공원 안에만 있지 않다. 안팎이 경계를 드나드는 녹색의 풍경과 그 사잇길로 연결된다. 동적 경관(Landscape Sequence), 연속 경관(Sequencial Landscape)은 생각과 행동을 풍부하게 한다. 공원에 펼쳐진 물리적인 길은 결국 마음과 진로로 확장되는 것이다. 서울숲은 그런 새로운 마음의 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다른 어떤 공원보다도 다양하다. 각자의 새로운 길이 그렇게 생성되는 공원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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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운영 프로그램(자료: 서울그린트러스트 서울숲컨서번시, seoulforest.or.kr)

 


Park 03. 길들이 춤추는 공원들, “도시의 공공공간과 공유 가치”


나무 심는 일만이 조경의 업(業)이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 의아해 할 사람이 많이 줄어든 시대를 지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조경에 대한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는 21세기를 지나고 있다. 역사적 전통까지 생각한 조경의 의미와 역할을 의문 없이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시대를 바라는 것이 무리는 아닐 터, 작은 노력이지만 조경의 본래적 의미를 한 번 쯤 되돌아보고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싶다. 이것이 쌓여 편견이 걷히고 모두가 도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조경(造景, landscape architecture)은 전문분야(profession)이자 학문(scholarship)으로서 성장한 엄연한 도시 관련 대표 분야이다. 지난 시대 개발의 필요는 조경을 산림사업의 하나쯤으로 여기게 만들었다지만 이제부터라도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그것이 지향하는 본래 역할을 공유하는 것이 오해를 줄이는데 중요하다. 따라서 다음의 긴 이야기는 비록 금방 잊어버릴지라도 일독을 권장한다.


조경은 기본적으로 삶의 터를 다룬다. 터를 닦고 길을 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자연과 환경을 보전하고 인간과 생태를 보호하는 넓은 의미의 직업적 소명도 가진다. 생명과 지구를 다룬다는 점에서 특별한 직업윤리가 필요한 분야이고 그저 나무 심고 녹색 공간을 풍부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최적의 기술과 최선의 철학이 기본인 분야이기도 하다. 이 점까지 여기서 다룰 수는 없고 우선 우리는 도시의 공원으로 맛볼 수 있는 조경의 역할을 기본적인 것 몇 가지로 되짚어보도록 하자.



1.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에 대한 올바른 이해


도시에서 조경의 역할은 전방위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조경은 오해가 많은 분야다. 몇 가지 오해를 이해로 바꾸어야 정원일(gardening)을 실천하는 우리의 시선도 풍경을 바라보는 그것처럼 여유로워질 수 있다. 우선 먼저 우리는 경관과 조경의 관계를 아래 그림과 같이 체계적으로 구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경관을 어떤 측면에서 접근하여 다루느냐가 조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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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과 경관의 관계(자료: 황기원, “한국 조경의 문화적 전통 시론”, 재구성)

 

 

바로 보는 ‘조경’

일반적으로 조경(造景, Landscape Architecture)은 나무만을 다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조경은 전문적으로 구조물을 제외한 모든 경관을 다룬다. 즉 조경은 ‘경관(景)을 만드는/다루는 행위(造)’인 것이다. 조경이 경관을 다루는 것으로 이해되지 않고 건물 주변에 나무심어 환경을 치장하는 것으로만 이해되기 때문에 조경하면 다음과 같은 오해를 만나는 경우가 많다.


① 돈이 많이 있어야 한다? 아니다! 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누구나 할 수 있다. 화초 하나만으로도 경관이 살아나곤 한다.

② 나무만 심으면 된다? 아니다! 조경은 경관을 만드는 일이다. 그것은 아름다운 경관, 즉 풍경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③ 보기에 화려한 것이 좋다? 아니다! 그림 같은 풍경에서부터 시작한다. 알록달록 화려하다고 좋은 그림은 아니다.

④ 비싸고 귀한 나무가 많아야 한다? 아니다! 장소에 맞게 나무가 쓰여야 한다. 경관에 맞는 다양한 식물 소재가 얼마든지 있다.

⑤ 뭔가 범접 못할 신비하고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아니다! 조경은 장소에 담긴 삶의 예술이다. 소소한 일상만으로도 예술이 된다.

⑥ 도시와 농촌이 다르다? 아니다! 누구나 어디서나 조경은 가능하다. 작은 실내정원에서부터 옥상정원, 하천, 산지 등 어디에도 가능하다.

⑦ 정원과 공원이 다르다? 아니다! 자연을 대하는 방식과 자연을 제공하는 방식이 다를 뿐, 자연을 즐기고자 하는 태도는 근본적으로 같다.


조경을 정의에서부터 살펴보자면, “자연경관과 인공환경을 연구하고 계획, 설계, 관리하는 등의 분야로서 예술적, 과학적 원리를 적용하는 분야”로 되어 있다. 건축, 토목과 같은 구조물을 다루는 분야가 아니라 그 구조물 외부의 공간 또는 외부 경관을 계획하고 설계하고 시공하는 것이 핵심을 이룬다. 조경을 할 때에는 구조물의 주변 경관을 살펴 거기에 맞는 풍경을 만들게 되는데, 대체로 개인 정원이나 공동주택의 정원, 도시공원과 녹지, 문화재, 위락 및 관광시설, 생물 서식환경 등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과 함께 생태적 복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생태공원 조성, 생태통로 조성, 하천 복원, 옥상 정원, 벽면 녹화 등이 활발하게 연구되기도 한다.


시민 참여와 장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연구와 실천 사례도 많으며, GIS, RS, AI 등 첨단 기술을 응용한 연구도 활발하다.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환경계획, 농촌시설계획, 녹색관광, 농촌 어메니티 발굴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연구와 실천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인공물뿐만 아니라 자연 그대로에도 복원이나 보존의 시각에서 접근한다는 점에서 개발을 기초로 하는 건축이나 도시, 토목 등의 접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분야이다. 또 살아있는 것과 구조물을 동시에 다루어 생태와 문화의 접목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굉장히 폭넓은 분야에 걸쳐 경관을 조성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좋은 조경의 조건

조경이란 이처럼 건축물/구조물의 외부 경관을 다루는데, 그저 이러한 경관을 다루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생물 모두가 즐길만한 경관,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고자 하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경관을 애써 만들었는데 오히려 전보다 못하다면 그것은 잘된 조경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조경이란 아름답다는 가치가 가미된 경관 만들기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름다움의 기준은 하나가 아니어서 조경으로 만든 경관이 객관적인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조경가의 역할이 중요하고, 경관을 조성하는 사람의 미적 감각과 꾸준한 관심이 중요해진다. 최근에는 아름다움을 보는 시각이 예전과는 다르게 인식되고 있는데, 이는 그저 눈에 보기에 좋은 것만이 아름답다고 보았던 과거의 태도를 벗어나게 되면서부터이다. 


여기서 신경 써서 즐기고자 하는 경관은 풍경이라고 달리 부를 수 있는데, 누군가에 의해서 해석되고 감상되어야만 경관은 풍경이 되어 좋은 조경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조경에서 말하는 경관이란 무엇일까. 경관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환경적 요소들 모두를 가리킨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보니 사람 손이 많이 가지 않은 하천과 산지 같은 자연경관, 도로와 건물 같은 문화경관 등으로 경관이 세분되기도 한다. 경관은 본래 다양한 요소들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요소들이 너무 많으면 복잡하고 너무 적으면 단조로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므로 좋은 조경은 경관 요소의 많고 적음을 잘 조절하고 그것을 얼마나 잘 배치하느냐가 관건을 이룬다.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몇 가지 좋은 조경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주변과 조화를 이룬 조경이어야 한다: 조경을 하고자 할 때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주변의 경관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너무 튀거나 너무 왜소한 조경은 좋지 않다. 적절한 조화는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와 어울리는 경관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② 만들어진 경관에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 조경이 이루어진 경관은 전체적으로 통일된 느낌이 있어야 한다. 하나의 분위기 또는 풍경으로 다양한 경관 요소들이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 형태나 색상, 질감 등 시각적 요소의 통일된 구성은 경관에 질서와 비례, 균형의 느낌을 주게 된다.  

③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경관이어야 한다: 너무 단조로운 경관은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몇 가지 강조가 되는 경관 요소는 자칫 침체되기 쉬운 풍경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다양성이 있는 경관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다양한 경관은 좋지 않다. 복잡한 경관이 되어 오히려 통일성을 깨트리고 어수선한 경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통일과 다양은 그래서 핵심을 이루며 그 균형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조경가란 나름의 개성적 감각으로 자신만의 균형 감각을 가지고 있는 조경전문가(조경가)를 말한다.

④ 일상 활동이 함께여야 한다: 생활과 함께하는 조경은 자연과 함께하는 것과 같다. 콘크리트 도시 속에서 녹색의 자연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실내에 있는 화분 하나만으로도 자연과 자연의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다. 손쉽게 접할 수 있고 큰 노력 없이도 즐길 수 있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⑤ 의미가 있는 조경이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관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그저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외부 경관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 수 있지만, 왠지 그것만으로는 풍경이 주는 맛이 오래 남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조경 공간이라 하더라도 의미와 체험이 있는 장소가 되도록 여러 가지 노력과 이야기가 담기는 것이 좋다. 장소성을 고려하는 것은 그러므로 기본이 된다.


조경 공간의 구분

조경 공간의 구분은 몇 가지의 기능적 특성에 따라 이루어진다. 요구되는 기능에 맞는 공간적 순서와 재료가 사용되도록 하는 것도 기본이다. 다음의 설명은 일반적인 조경공간에 대한 설명이지만 이를 참조하여 조경을 이해하고 정원의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좋은 조경이 될 것이다.


① 진입공간(진입로, 주/부출입구, 정문, 후문 등): 조경공간에는 어디에나 진입공간이 있다. 주진입과 부진입으로 나뉘어 진입의 위계가 설정되기도 하고 공간이 작은 경우 하나의 진입공간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도 한다. 진입공간에는 대부분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게 조경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그늘을 주는 나무를 심거나 작은 화단을 만드는 등 조경이 필요하다. 특히 진입로가 길게 만들어지는 경우 차량에 방해가 되지 않게 가로수를 심어 진입로부터 인상을 살릴 필요가 있다. 간판이나 시설물을 두되 디자인이 가미된 형태로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쉽게 해결이 어려운 경우 초점이 될 수목을 두어 좋은 경관으로 살리는 것도 방법이다. 

② 작업공간(논밭, 마당, 비닐하우스(온실), 휴게장소 등): 작업공간은 주로 마당과 작업공간, 창고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주요 동선이 여기를 중심으로 뻗어나간다. 작업을 항상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조경은 어렵다. 그렇더라도 건물 옆면이라든지 창고 뒤편 공간, 군데군데 있는 휴게장소 등에는 나무뿐만 아니라 몇 가지 조경 시설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 작업하다가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주변의 어수선한 경관을 차분하게 정리해주는 역할도 조경을 통해 바랄 수 있다. 

③ 생활공간(주택, 공동시설, 가로, 주차장 등):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정돈된 경관이 만들어지는 것이 좋은데, 여기서 더 나아가 보다 신경을 쓴 조경으로 지역성을 살릴 필요가 있다. 주목할 만한 꽃나무를 심거나 사계절을 고려한 화단을 두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경 식재가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세심한 풍경을 만들어 저마다의 조경공간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삼는 것도 좋다. 그렇다고 너무 화려한 꽃치장은 지양하자.

④ 경계공간(경계부, 공간별 교차부분, 외부경관): 도심의 조경공간은 대체로 넓은 면적이 아니고 개방되지 않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폐쇄적인 구성이 많다. 그러나 기능적 문제를 고려할 사항이 아니라면 가급적 개방적 경관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이는 내부의 경관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주변에 보일 아름다움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변 마을로부터의 근중원의 조망점과 조망 경관을 고려한 조경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⑤ 공유공간(실외 공간, 오픈스페이스, 공원, 공개공지 등): 여러 사람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공적인 도시 공간으로 공공성이 우선된다. 이용 행태와 안전성 등 고려할 사항이 많지만 잘 가꾸고 디자인된 공유공간은 도시의 가치를 높여주고 거주민의 자부심을 형성하게 한다. 다만 수많은 제약과 요청으로 인해 쉬운 의사결정이 어려운 공간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거시적, 미시적 방법론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⑥ 기타 공간(하천, 비오톱, 산지, 옥상, 벽면 등): 도시에는 많은 실외 공간이 형성되며, 최근에는 생태계를 별도로 고려한 공간 구분과 조경 도입이 기본으로 여겨진다. 정형화되기 어려운 공간이지만 도시 서비스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할 때 놓치지 않아야 할 부분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여러 문제들을 접근하는 단초로서 이러한 공간들에 대한 별도의 접근과 이론, 이해가 필요하다.


조경식재의 기능 구분

조경에서 수목을 사용하여 경관을 조성할 때에는 각 공간별 이용 특성과 수목별 경관 특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위치와 크기로 수목을 배치해야 한다. 정원의 경우 작업 공간과 생활공간, 야적 및 창고 공간 등으로 공간 구성과 동선 구성이 이루어지므로 여기에 맞게 식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경식재의 기능으로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식재 기능을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정원에서의 식재 기능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나누어진다. 이렇게 나누어진 식재 기능은 각 공간별로 적절히 배치하고 이에 따라 수종을 선택하도록 한다.


① 차폐식재: 차폐식재는 시각적으로 부정적인 요인을 감소시키기 위한 것이다. 좋지 않은 경관을 수목을 통해 적절히 가리고 내부의 쓰레기장 같은 혐오시설을 차단하도록 식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때에는 수목을 밀식하여 시각적으로나 경관적으로 차단이 가능한 측백나무류, 사철나무, 쥐똥나무 등이 사용되며, 완전하게 가리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는 수고가 높은 메타세쿼이어, 느티나무, 은행나무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② 동선유도식재: 차량 및 보행을 유도하기 위한 식재를 말하는데 주로 외곽 진입로와 순환형 작업로 등이 해당한다. 도심에서는 가로수가 이에 해당하며 보행자나 자전거, 자동차 이동을 유도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작은 텃밭이나 정원에는 별도로 가로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는 없지만 규모가 크고 동선이 분명하게 구별되는 경우 은행나무, 느티나무 같은 녹음수를 열식하여 터널식의 가로식재를 할 필요가 있는데, 가로수 식재만으로도 훌륭한 조경이 되기 때문이다.

③ 초점식재: 식재를 통해 시선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하며 방향성을 주는 식재 기법이다. 길이 만나거나 건물 앞마당 부분 등 시각적으로 초점이 되는 위치에 포인트가 되는 나무를 심어 경관을 살리는 경우이다. 보통 조형성이 높은 수종을 식재하여 공간의 개성을 나타내므로 고가의 수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조형 향나무, 조형 소나무 등 고가의 나무도 좋지만 그보다는 경관에 맞는 느티나무, 섬잣나무, 모과나무, 목련, 단풍나무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사용하면 경제적이다. 

④ 경관식재: 중요한 경관을 부각시키거나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기 위해 식재하는 경우로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핵심이다.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데 식재의 목적이 있으므로,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볼륨으로 수목이 위치하도록 한다. 군식이 필요한 곳과 단독목으로 경관이 강조되는 경우를 구분하여 식재한다. 계수나무, 자귀나무, 목련 등 고급스럽고 화려한 수종은 단독 또는 소수로 경관을 만드는데 사용하고, 녹음이 푸르게 형성되어야 하는 곳에는 어떤 수종이든 구하기 쉬운 수목을 군집 형태로 사용한다. 철쭉, 회양목 등 관목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⑤ 경계식재: 공간을 기능별로 구분하고 분리해 주는 역할을 하며, 영역을 설정해 주는 식재를 말한다. 철재 또는 목재 울타리로 경계를 구분하기도 하지만, 가급적 강한 인공 시설로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설물로 경계를 구분해야 하는 경우 경관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수목을 추가로 식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외부에서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경관적으로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효과적이며, 차폐의 기능과 동선유도의 기능을 동시에 하도록 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2. 우리 시대 도시와 조경의 방향,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라!”


현대 정원문화, 공원문화는 변화를 맞고 있는데 호사취미가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연이자 공동의 일상 활동으로 전환되고 있다. 여기에 이전부터 그래왔듯 외부의 도움을 바랄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도시 풍경을 개선하려는 각자가 주인공이라는 성찰과 그런 주인공들의 교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가 사는 도시 공간 및 환경 그 자체를 미적 장(the aesthetic field)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깔려 있으며, 이를 통해 도시의 여러 주인공들(urban actors)이 미적 감성(the Aesthetics)을 소통하려는 욕구가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제 도시의 일상 환경이 하나의 정원으로 인식됨을 잊지 않아야 한다. 현대 정원문화는 이미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모르는 새 우리의 정원과 정원문화가 이미 “의생어중(義生於衆), 심생어원(心生於園)”의 그것을 찾아 움직이고 있음을 성찰할 때가 되었다. 언제나 정원은 생각과 소통의 마당이자 모든 정원사의 스승이었음을 생각한다면 새로운 공원문화도 그 갈피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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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너머의 유선원 풍경(진입부)

 

 

핵심은 우리 도시를 경관이 아니라 풍경으로 보려는 태도에 있다. 물리적 외부 요소로서의 경관이 아니라 감성과 느낌의 내외부 요인으로서의 풍경을 그 바탕에 두고 있는 것이다. 풍경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흔하게 쓰인다. 그것은 물리적인 경우도 그렇고 사유나 문화와 같이 개념적인 경우도 그렇다. 다시 말해 실체가 있는 풍경도, 그렇지 않은 풍경도 우리는 흔히 사용한다. 생각해보면 풍경이란 말(개념)은 그 위치나 내용을 고정하기가 어려운데, 그러면서도 우리 사이에서 쉽게 통용되니 뭔가 특별한 지위를 가진 것에는 틀림없다. 여기서는 그 중에서 ‘나’로부터 시작되는 풍경, ‘경관’으로부터 시작되는 풍경에 대해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경계와 대화하기; 발견하는 풍경과 설정하는 풍경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연의 위력을 쉽게 체감하지 못하고 인공의 환경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도시로 경계 지어진 행동의 반경이 일상의 반경이기도 한 것은 대부분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삶이 무르익으면 우리는 대부분 전원을 찾아 조금은 덜 인공적일 것 같은 환경으로 삶의 자리를 옮기곤 한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이런 세태에도 변화가 있어 기존의 밀집된 도시에서도 경계 없이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인공의 경계 속에서 하나둘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정원으로 대표되는 이러한 문화는 가히 정원의 원형을 제4의 본질로 생활기반의 측면을 부각시키는 것이라고까지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시대의 변화이고 문화의 전환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변화는 뭔가 다른 경지를 우리에게 성찰하도록 요청한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데, 그것은 공동사회와 이익사회의 중간쯤에 놓인 우리의 생활문화가 새로운 첨단을 시험하는 첫 관문에 들어선 것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다시 설명하도록 하고, 핵심은 동서양 자연관의 차이에서 이러한 성찰의 가치와 지평이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다.


동양 자연관의 핵심이랄 수 있는 점은 삶의 환경을 자연과 인공이라는 두 주인공만으로 압축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자연과 인공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단순화(dualism)가 아니라 전통적으로 자연과 사회라는 보다 포괄적인 경계설정이 그 본질로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의 절대법칙으로 자리하지 않고 생활문화 전반으로 그 실체를 분명하게 못 박지 않은 채 저변을 이루게 된다. 철학자의 말대로 ‘기우뚱한 균형’은 그렇게 삶의 기초로서 자리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시작되는 풍경을 따져볼 수 있다.


그렇게 우리로부터 담(생활환경) 너머, 자연(경관) 너머는 풍경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다시 크게 두 가지 범주로 감흥의 소통을 담지하게 한다. 먼저, 발견하는 풍경은 내면적이고 참여미학적이다. 그것은 적극적인 참여(engagement)를 부르고 소통을 이끄는 방식이다. 다음, 설정하는 풍경은 외향적이다. 그것은 구축적 합리와 감성적 통리가 경관으로부터 피어나게 한다. 내면에 녹아있는 감성을 먼저 자극하는 풍경이 되게 하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는 자연과 대화하는 우리(인간, 사회)를 이끌며 물리적 실체가 아닌 감성적 실재로서 ‘우리시대 저마다의 풍경’을 시작되게 한다.


시퀀스적 풍경과 풍경적 시퀀스

풍경이란 결국 우리 주변의 ‘경계’들과 대화하는 한 방식이자 매체(channel)라고 할 수 있다. 대화는 동적이어서 흐름(flow & follow)을 기본으로 한다. 우리가 흔히 잊곤 하지만 풍경은 그렇게 고정된 풍경(그림)이 아니라 흐름을 내포한 담지체라고 할 수 있다. 흐름으로 보는 풍경은 새로운 생각과 이론을 불러오는데 연결성(sequence)으로 이해하는 것은 그 중요한 한 가지 방식이다. 그간 우리는 이 점을 심도 있게 다루지 못했다. 동적이라는 것은 그 만큼 앉혀놓고 판별하기 어려운 상황을 다루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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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이자 풍경이었던 전통 삶터

 

 

우리는 어딜 가든 주변(파노라믹 경관)을 먼저 살핀다. 상황(situation)을 파악하는 것은 자연에서든 사람 사이(사회)에서든 중요하다. 이것은 발견하는 풍경과 소통하는 풍경이 결국 ‘전체에 대한 통찰’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해주며 풍경을 보기 전에 전체(경관)를 먼저 살펴야(지나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지적해 준다. 여기서 전체는 부분들의 합 이상을 이루며, 풍경이 설정되는 것도 이와 관련하여 이해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며, 앞서 살핀 두 가지 풍경의 범주가 그런 전반적인 관계성과 연관됨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의 네 가지는 결론적으로 새로운 관점으로 정원을 통해 풍경을 진화시키고 있는 우리시대 풍경(개념)의 단면을 보여준다.


① 원로(園路): 담지적 풍경, 움직이는 주인공. 먼저 가있는 감성(viewpoint)

원로는 흔히 사용되는 용어는 아니지만 우리시대에 집중해서 살펴야 할 경관 및 풍경과 관련된 개념어이자 실행개념이다. 원로는 그 자체로 담지적 풍경들의 연속이며, 그러한 연속성의 구성(originality)은 감성을 옮겨가게 한다. 정원은(공원 포함) 이러한 원로들의 마당(field)이며 움직이는 이용자들에게 저마다의 연속성을 스스로 체험하게 한다. 풍경의 시퀀스는 그렇게 형성되며, 이것은 장소를 형성하는 기본이 된다.


② 차경(借景): 들고나는 관점. 우리시대 정원과 공원의 생산성(productivity)

담 너머 풍경은 주인공이 없이는 안으로 향할 수 없다. 차경이란 결국 주인공을 먼저 상정하는 방식인 것이다. 흔히 우리는 차경하면 일방적 끌어들임을 생각하기 쉽지만 소통과 교류가 없이는 이를 얘기하기 어렵다. 풍경은 그렇게 발생하는 결과중의 하나이자 지향이라고 할 수 있다. 관점을 고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경은 안팎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식이다. 건물과 정원(공원)을 들고나게 하며 우리시대 차경은 풍경(과 관점)을 그렇게 들고나게 한다. 차경은 풍경의 역동성을 그렇게 자극하는 방식이다.


③ 의경(意景): 미리 담은 속마음. 생성적 자연과 생성적 자연관

자연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경관도 그렇다. 그러나 풍경이 되면서는 달라진다. 말(이야기)하기도 하고 말하게도 한다. 어떤 면에서는 말이 되지 않으면 풍경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의경은 풍경이 가능할 때에야 나타난다. 의경은 그대로 생성적(Becoming) 방식이어서 말없는 자연을 말하게 하는 핵심이 된다. 풍경의 다음에서야 이루어지는 이것은 그런데 먼저 담긴 것, 미리 담은 것을 함의하기도 한다. 이분법을 벗어난 우리는 말이 없는 자연에 말을 담기도 말을 꺼내기도 하는 것은 그것이 풍경이 되면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④ 생활(生活): 멀지 않은 풍경, 일상에서 즐기는 생활기반(life-structure)

다시 말하지만 우리 도시는 우리 인류에게 처음인 환경이다. 처음인 생활이다. 그리고 처음인 풍경이 되고 있다. 본능적 가꾸기는 이런 환경에서 빛을 발하며 우리시대 삶터 변화와 진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살펴보면 자연을 즐기려는 여러 욕구의 방향들이 이미 여기저기에서 제각각인데, 그것들은 의미 없고 생각 없는 환경(자연)에 의지를 담아 즐기려는 새로운 생활양식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우리시대 경관이 인프라라면 풍경은 생활인프라로 성장하고 있다. 공원과 정원에 더한 생활기반으로서의 풍경은 새로운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풍경은 그렇게 연속되거나 연속을 이끌거나, 불연속을 뛰어넘거나 하면서 존재한다. 경관이 풍경으로 전환되는 과정에는 이러한 힘이 작용하지만 경관은 그것과 관계없다. 우리는 이제 우리 도시의 풍경이 그렇게 만들어져 왔음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우리 도시의 경관이 그러한 과정 없이 다루어져 왔음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런 자문도 가능하다. 변화하는 아름다움이 만들어놓은 우리시대의 경관에는 풍경이 있는가? 우리시대의 경관에는 시퀀스적 풍경이 있는가, 풍경적 시퀀스가 있는가? 


생각의 아름다움화, 풍경의 예술화

우리는 흔히 잊지만 아름다움(개념)은 달라지고 변화한다. 시절에 따라,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아름다움이 이 지구를 가만두지 않기도 했다. 풍경은 그 위치가 내면이면서도 그 지향이 자연이이어서 달라지는 아름다움에 따라 우리의 내면을 움직이게도 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풍경 안팎의 문화적 본질이다. 그리고 흔히 잊는 또 하나는 그것의 바탕에 감각을 지원하는 생각(이해)이 흐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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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터 진화의 모습

 

 

생각이 담긴 아름다움은 그런 점에서 예술을 지향하고 작품이 되고자 한다. 풍경이 하나의 작품처럼 소통을 기다리며 그림에 담길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풍경화는 그렇게 그 시절의 아름다움(생각)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이다.


작품이 되는 풍경은 그런 점에서 감성과 이성을 이끄는 원본성이 필요하다. 우리시대 정원이 문화가 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아름다움의 표현(풍경) 또한 이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생각과 원본성, 이것에 바탕하는 정원 속 풍경이라면 그 자체로 예술(정원예술)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시대, 우리에게 풍경에는 어떤 아름다움과 어떤 생각이 담겨 있는 것일까? 아니 먼저 그것을 담을 경관을 제대로 이해하고는 있는가? 풍경으로 역동칠 우리 삶터의 경관은 어떤 이론과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우리시대 경관이란 무엇인가? 풍경을 볼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많아져야 할 때이다.

 

 

3. 조경이 그리는 공동체 정원, “주민을 주인공으로!”


공동체 정원은 다양한 정원 유형 중의 하나이다. 중요한 점은 정원을 조성하고 유지관리하는데 그 주인공들이 부각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공동체 정원은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과 정원을 즐기며 유지관리 하는 과정 자체에 중점을 두는 참여형 정원 유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원을 어떻게 구성하는가의 문제보다는 공동체를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의사를 가진 주민들을 상대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를 리드할 수 있는 여러 수법과 리딩의 경험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참여하는 주민들의 정원 가꾸기 참여 정도 또는 열망에 따라 공동체 정원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렇더라도 참여하는 주민이 주인공이라는 점만을 충분히 주지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과를 달성했다고 할 수도 있다. 농촌 지역에서의 경우 고령화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러한 사업의 추진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지만, 이미 도시 지역의 경우 많은 연구와 실천 경험을 통해 공동체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획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변화하는 정원문화의 트렌드에 맞춰 공동체 정원을 장려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형식과 실행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 충분히 습득하고 실행에 임할 필요가 있다.


공동체 정원의 개념과 새로운 의미

공동체 정원은 여러 형태로 그 의미를 가질 수 있으나 공동체(community)가 주인공이 되는 공공의 정원(public garden)이라고 기본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다. 기존의 정원이나 공원의 중간쯤에 놓이는 것으로, 실행하고 지원하는 방식이나 주체에 따라 그 범위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대체로 지역 공동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꽃이나 식물을 좋아하고, 흙과 가까이 하는 것을 좋아하며, 도심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공적인 활동공간을 확보하고,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텃밭이나 정원을 만들고 가꾸는 것”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커뮤니티 가든은 유럽의 경우 도심의 적절한 공간을 주민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온 역사가 있으며 근현대로 넘어오면서는 정원문화의 확산과 함께 도시를 친환경적으로 재조정하는 역할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메리카의 경우 도시농사를 테마로 식량 생산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정책적으로 장려된 바 있으며 1970년대에 들어서야 문화 활동이자 시민운동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이처럼 서구의 커뮤니티 가든은 지역마다 역사와 배경이 다르게 작용하여 현재의 모습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커뮤니티 가든의 효과가 “먹거리의 생산과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식물의 체험, 협동작업과 자연물을 통한 힐링, 방치된 지역 공간 활용이나 교류가 없던 지역민 참여를 통한 지역 활성화, 인근 주민들의 매개체 역할을 통한 지역사회 재형성, 녹색의 친환경 마을 만들기, 재해나 범죄 대비를 위한 피난처” 등 식물의 직접적 생산과 육성의 측면 이외의 것들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공동체 정원은 ‘정원이라는 물리적 실체, 생산 활동이라는 결과’가 중심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적 교류와 문화적 창의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마을만들기 사업과 도시재생 사업, 다양한 주체간 파트너쉽 등에서 그 가치가 증대되고 있으며 새로운 유형과 진행 형식들도 나타나고 있다.


주민주도 정원 조성의 유의점

공동체 정원은 주민의 생활공간과 가깝다는 점에서 많은 장단점을 가진다. 주어진 대상지가 어떠하냐에 따라 운영 방식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고 주민의 참여도와 정원 관련 지식의 정도에 따라 가변성이 크다. 그간의 연구에서 제시된 참고할 만한 공동체 정원의 대상공간은 다음 표와 같다. 그러나 도시 공간 중 공동체 활동이 가능한 옥외공간이라면 충분히 공동체 정원으로 활용을 고민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대상지에 대한 고민을 우선할 것이 아니라 정원을 어떻게 형성하고 운영해 갈 것인지를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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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정원 대상 공간

 

 

대상지의 윤곽이 어느 정도 정해지면 이에 참여할 주인공들을 찾고 지원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청년회, 노인회, 부녀회, 주민자치회, 각종 시민단체, 환경단체 등” 기존 대상지와 관련하여 주민들이 자주 모이거나 모임이 가능한 기존 지역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공동체 정원의 취지와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 주민 리더를 중심으로 주인공들을 찾아내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에서 일종의 조력자 역할을 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 도시재생 관련 활동의 경험을 통해 볼 때 사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먼저 이루어진 후 실행에 나서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농림부에서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매뉴얼 또는 가이드라인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므로 행정 담당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발적으로 주민모임을 형성하여 행정의 도움 없이 공동체 정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주민들도 있으니 이들을 리더로 육성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수원시의 경우 이러한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 사례를 통해 공동체 정원을 운영할 수 있는 주민 역량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 경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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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마을만들기 사업 중 주민주도 공동체 정원 사례

 

 

어떤 정원을 만들 것인가 부터는 참여하는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지를 선정하고 어떤 설계안을 마련하여 적용할지 가급적 주민 리더를 통해 결정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인 필요가 반드시 필요하게 되는데 이때 적합한 전문가의 도움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공사 진행시 발생할 수 있는 전문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주민이 먼저가 아니라 행정 담당자가 사전에 검토하고 확인하여 예방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주민은 어떤 상황에서도 전문가가 아님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공동체 정원의 운영과 활용

공동체 정원은 지역 사정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다음의 네 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University of California, Division of Agriculture and Natural. “Community Gardens,” marinmg.ucanr.edu, Retrieved 2017-05-22.) 그러나 사실 이러한 유형은 개략적인 것으로 관점에 따라 더 많은 범주로 유형화될 수 있을 것이다.


· 이웃 정원(Neighborhood gardens)은 과일, 야채 및 관상용 식물을 재배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정원으로 일반적으로 정의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그것은 명목상 연회비로 지불하는 정원사들 개개인의 임대하는 개인 또는 공공 토지의 구획으로 식별 할 수 있다.

· 거주민 정원(Residential Gardens)은 일반적으로 아파트 공동체, 보조 생활 및 저렴한 주택 단위의 주민들이 공유한다. 이 정원은 거주를 전제로 하는 주민들에 의해 조직되고 관리된다.

· 단체 정원(Institutional Gardens)은  공공 기관 또는 사설 기관에 연계되며 주민에게 많은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신적 또는 육체적 재활 및 치료뿐만 아니라 직업 관련 기술을 가르치는 것까지도 해당한다.

· 시범 정원(Demonstration Gardens)은 교육 및 레크리에이션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짧은 세미나 또는 정원 가꾸기에 관한 프리젠테이션을 제공하고 공동체 정원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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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정원의 몇 가지 참조 사례

 

 

그러나 이러한 유형은 운영의 중점을 어디에 두고 지원할 것인가와 관련되고 실제적인 실행의 중요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것은 공동체 정원이 어느 하나의 유형으로 고착되지 않고 각 유형이 상보적으로 섞여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각각 특징이나 방법이 다르므로 적합한 유형을 설정하고 지원 방안을 찾는 정도에서 공동체 정원의 각 유형을 고민해 최적의 방식을 찾을 필요는 충분하다.


미대륙의 경우 공동체 정원은 식량 재배와 소비라는 측면에서 각광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저소득층 도시민들에게 중요한 기능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지적되는 것은 이웃들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좋은 기회와 장소를 제공하였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범죄를 줄이는 동시에, 정치적 조직화의 장이 되는 등 다양한 이점을 가져왔다.(데이빗 헤스, “도시농업, 미국: 커뮤니티 가든의 폭넓은 역할”, 『환경과조경』 2011년 7월호) 반면에 몇몇 문제들도 지적되는데 토지 이용 문제가 먼저 지적된다. 지가 상승 압력으로 인해 개발 압력이 증가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원을 가꾸고자 하는 사람들과 개발을 추진하려는 사람들 사이의 충돌이 있었고 정치적 갈등 요소로까지 확대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뉴욕시에서의 경우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자 개발업자의 편을 드는 시와 정원을 가꾸던 사람들 사이에 충돌이 있었고 이러한 갈등을 비영리 단체가 개입하여 토지를 매입하면서 해결한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공동체 정원을 운영하는데 있어서는 다양한 사회적 반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특히 도시재생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도시 문제 해결 방안 중에서 활성화 된 도심에 개발 압력으로 등장하며 나타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큰 사회문제로까지 등장하고 있다. 공동체 정원에 있어서도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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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에서, ‘식물광순화실’ 개소… “식물공급·관리 거점으로”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수직정원에들어가는식물의실내적응력을높여‘건강한식물’을공급·관리할수있는거점공간이마련됐다. 초록에서는지난6일당진시원당동에위치한초록에서‘식물광순화실(온실)’에서이전개소식을열고테이프컷팅식을진행했다. 이날개소식에는전태평초록에서대표를비롯해어기구더불어민주당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서영훈당진시의회의장,황침현당진시부시장,최영태산림청산림보호국장,이유미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사업이사,박은영농림축산식품부농산업수출진흥과장,김광진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도시농업과장,이재석한국정원협회회장등이참석해자리를빛냈다. 전태평대표는인사말을통해“1년여에걸친준비를마치고많은분들의관심덕분에새로운공간에서만나뵙게됐다.이공간은식물을연구하고,탄소중립에동참할수있도록돕는역할을할것”이라며“화훼·정원산업발전과화훼농가의소득및일자리창출에큰힘이될것이다”고말했다. 더불어“앞으로도지속적인발전과성장을위해산림청,농식품부,농진청,당진시등에서탄소중립실천을위해아낌없는지원을펼쳐주셨으면좋겠다.삭감된스마트가든예산,글로벌시장도전등세계최고수준의바이오기술이국제무대에서도빛을바랄수있도록많은관심을부탁한다”며“도시와자연을연결하는스마트가든을통해건강하고아름다운환경을누릴수있길기대한다”고덧붙였다. 어기구의원은축사를통해“온실을보면서스마트가든을통한탄소중립이세계를바꿀수있을것같다는생각이들었다.더많은중동국가에한국스마트가든이수출된다면경제력,일자리창출등일석이조가아닌일석삼조의효과가날것같다”고말했다. 이어“정부에서도기후위기시대탄소중립이중요한과제로선정되고있다.하지만올해부터스마트가든사업예산이전액삭감되는등탄소중립을위한준비가더뎌지고있다”며“스마트가든은2050탄소중립달성을가속화하는중요한계기가될것”이라고강조했다. 박은영과장은“지난해카타르도하국제원예박람회한국관에스마트가든전시로바이오월허니가설치돼좋은반응을얻었다.이제시대의변화에따라우리가기존에알고있던농업이나정원의개념이점점바뀌고있는것같다”며“우리나라의스마트가든의높은기술력이국내산업발전과더불어해외로뻗어나가야될때라고생각한다.이를위해농식품부도산림청,농진청과함께열심히노력해나가겠다”고약속했다. 이유미사업이사는“지난해초록에서가K-테스트베드사업에선정돼세종수목원에서시범사업을진행하면서많은사람들의호응을받았다.카타르에서도뛰어난기술력으로우리나라의위상을한단계더올려놓으신것같다”며“앞으로산림청한수정에서도스마트가든에우리나라자생식물이다채워지는것을목표로하고있다”고말했다. ‘초록에서’는지난20년간사용해온온실로는수직정원에적합한식물을길러내는데규모적·기술적한계를느껴새로운부지에온실을짓게됐다. 조성된온실에서는빛을줄이고온도를낮추는환경을통해식물을안정화를시켜주는과정을거친다.이를통해실내에서도쉽게적응할수있는식물을길러낼수있다. 실제건강한식물을키우면식물이조직분열을하면서공기정화능력이더높아진다는보고가있다.농촌진흥청도시농업과연구결과에따르면,식물은이파리에서52%,뿌리에서48%의공기정화능력을가지고있는데,뿌리의건강함을간과하는경우가많다는지적이다. 초록에서의수직정원시스템인‘바이오월허니’는농진청과의시범사업으로건강성이입증됐다.처음개발할때부터식물뿌리에바람이통하는구조를만들어놓은것이핵심이다. 한편초록에서는지난미국수출에이어벽면녹화제품‘바이오월허니시즌2’를쿠웨이트에도수출하는쾌거를이뤘다. 신제품‘바이오월허니시즌2’는기존제품의단점을보완해실내에서식물이잘자라도록물,광량,통기성등모든기능을갖추고있으면서도알루미늄과ABS를적용해내구성도높아10년이상도안심하고사용할수있는제품이다.여기에IOT기능을탑재해세계어디서든기계작동및고장유무가확인이되어유지관리에도도움이되는시스템이다.
[조경논단]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정원도시인가
지난달28일산림청과건축공간연구원은국내정원도시정책및계획현황과발전방향이란주제로‘2024정원도시정책포럼’을개최했다.이날행사에는발표에참여한서울시와정선군뿐만아니라국가정원과지방정원,정원도시를추진하는광역과기초지방자치단체를비롯하여관련학회등많은사람들이참여하였다.사전홍보가짧고부족했음에도많은사람들의참여를보고다시한번정원에대한관심을알수있는자리였다. 해를거듭할수록정원은생활속의매우중요하고매력적인콘텐츠로자리잡고있다.팬데믹을지나며흥밋거리로확산된정원은유명백화점부터대형카페,베이커리등의상업공간을차지하였고반려식물이란이름으로생활공간까지안착하였다.지난해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는981만의관광객이찾으며에버랜드와롯데월드를제치고최다인원이방문한관광지로등극하였다.대중들이쉽게접하고참여할수있다는점에서,지역소멸과지역경제활성화라는과제를안고있는지방자치단체에서는정원이란콘텐츠가매력적일수밖에없다.급기야는디지털중독과우울증,탄소중립과생물다양성등인간과환경을치유할수있는기능이있다고발표되다보니더그렇다. 불과수년전만하더라도국가정원지정이목적이었던지방자치단체는수목원정원법이개정되면서국가정원지정을미뤄야했다.국가정원은현행법상국가가직접조성하거나지방정원으로등록후최소3년의운영실적이있어야지정자격을취득할수있는평가를받을수있어서였다.또국가정원으로의자격을취득했다하더라도국가정원으로의면적,시설등의기준과국가정원지정을위한별도의절차가있다보니쉽지않다.실제지방정원중에서국가정원으로의자격을득한곳은아직없다.이런과정에서정원도시의등장은막연했던국가정원지정이나국가정원이상의효과를누릴수있을것이라는기대감에더큰관심을갖게하였다. 정원도시에대한개념은산업혁명이후에등장하였을정도로오래되었다.당시유럽에서급속도로발달된산업은환경오염을야기하였고,인간의수명을단축시켰다.이를해결하기위한방법으로영국의도시공학자인하워드(E.Howard)는전원도시(GardenCity,1902)를제안한바있으며실제레치워스나웰윈같은도시가만들어지기도했다.우리나라는순천시에서국가정원지정을계기로‘정원도시순천’이란비전을선포하면서시작되었다.물론유사한개념의도시인에코시티나탄소중립도시등은이미진행되었거나현재진행중이다.정원도시가필요한이유는무엇일까.단순히지역관광의활성화나인간의정주환경개선을위해서만은아닐것이다. 인간과환경을치유하는정원은어떤모습일까.막연했던정원도시를간접적으로볼수있는기회가생겼다.보성그룹에의해2005년관광레저형기업도시선정을시작으로은퇴자도시,스마트도시를거쳐정원도시솔라시도프로젝트에의해서였다.정원도시솔라시도는해남등632만평의간척지에9개의정원인프라를중심으로한새로운도시계획을추진하였고,2019년12월,9개의정원중첫번째정원인태양의정원이준공되었다.막연하게생각되던정원도시를보며규모에놀라고가능성에놀랐다. 이후산림청에서도기후변화,탄소중립외에지역소멸과지역경제활성화의수단으로정원도시를추진하였으며이를구체적으로실행하기위해‘정원도시지정을위한인프라구축연구’란연구과제를추진하였으며,이날포럼에서정원도시의추진방향을제시하였다.정원도시에대한정의부터유형과추진체계,비전과목표를제시하며향후과제로정원도시지정을위한법적근거와정원도시의조성과지정등에대한제도의마련등의필요성을제기하였다.공동주최였던건축공간연구원에서는산림청의연구결과를바탕으로정원도시의다원적기능과국내외정원도시의정책과추진현황,지방자치단체에서정원도시계획목적으로추진한용역의결과를분석하였으며정원도시계획수립가이드라인을제시하였다. 누구를위한,무엇을위한정원도시일까.우리시대의정원도시는어떤모습이어야할까.정원과도시의개념을곱씹어볼필요가있다.정치,경제,문화의중심이되는사람이많이사는지역으로정의되는도시에식물을가꾸는활동이중심인정원을같이생각하면쉽게이해된다.산림청이나건축공간연구원에서제시한정원도시의개념과추진방향에는부족해보이지만어떻게만들고이해시킬까를고려하면이해가되기도한다.모든정원도시를솔라시도처럼처음부터끝까지조성할수는없기때문이다.우리보다먼저정원도시를추진하는해외사례를볼필요가있다. 정원도시로대변되는싱가포르는1960년부터정원도시를조성해왔다.이들의정책중최근에추진되는싱가포르그린플랜(SingaporeGreenplan)2030을눈여겨볼필요가있다.삶의공간인도시에서지속적인녹지의조성과다양한참여프로그램은생태적인삶을지향함과동시에스스로정원도시를만들게하고동등하게누릴수있는가치를제공하고있다.싱가포르국민들의정원도시참여는시민들의거주및활동지역기반으로하여운영되는‘커뮤니티인블룸’프로젝트를보면쉽게이해된다.이들이게정원활동은공동체의식을함양하고교류를통해경험과지식을공유하고교환하는소통의공간이다. 어떻게해야할까.대중들의관심과참여가없는정책은허상에불과하다.정원도시라는공간속에국민들이참여할수있는구체적인방법이필요하며이는도시의여건즉,주거환경과시민의식등을고려해야할것이다.포럼에서발표한서울과정선의생활환경과시민의식이다르듯대중을참여시키는방법또한달라야한다.정원을가꾸는일은매우흥미롭고즐거운일이다.그즐거움이란가치를정원도시가지향하는비전으로이어지게한다면정원도시는더쉽게자리잡을수있지않을까. 정원문화확산을위한정원박람회 계절의여왕5월이지났다.지난수년동안팬데믹으로짓눌려있던시민들의마음을알기나한듯여러지역에서다양한주제로축제를열었다.정원도별반다르지않았다.아니,더특별했다.다른축제가하루,이틀로마쳤다면꽃과정원축제,즉정원박람회는한달을넘게릴레이로이어졌다.고양에서시작해서전라남도로,전주,청주를거쳐서울까지,마치봄꽃이피듯박람회는5월을가득채웠다. 정원관련업무로밥벌이를하는사람으로,때론정원을직접가꾸는사람으로축제가많다는것은매우감사하고기쁜일이다.매체가아닌현장에서정원을보고느낄수있기기회를가질수있기때문이다.그에따른대가로박람회와축제의기획과운영을자문하고지원하는역할을감수해야하지만현장에서많은사람을만나고식물,정원을볼수있는조건이라면기쁜마음으로치르게된다. 최근박람회의주제는환경과사회,그리고미래를내포하는등매우광범위하다.또한편으로는평범하게느껴지는시민들의생활속정원문화를추구하고있다.그런속에서저마다다른박람회와는차별화를고민하며프로그램을운영한다.그런주최자의고민을참여하는시민들은얼마나느끼고공감할까.참여한박람회의주제를알고는있을까.박람회를통해정원에대한생각은얼마나달라졌을까. 우리나라에서정원이법제화되고사업이시작된건올해로10년째로아주짧다.물론이전에도수목이나식물원에서다양한프로그램을하고있었지만법과정책,그리고사업으로체계화된건최근이며이마저도팬데믹이후급격히늘었다.주무부처인산림청에서는국민들이조금더가까이에서정원을체험할수있도록공공시설에실내외정원을조성하였고,전문가를양성하는한편관련일자리를만드는등산업활성화를위한정책과사업을추진하였다.무엇보다도생활속정원문화확산을위해국민들이참여할수있는정책과사업을추진하고있는데박람회가대표적인사업이아닐까한다. 최근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의조사결과정원관련박람회만15개가운영되거나계획중인것으로확인되었다.이정도면금방이라도정원문화가자리잡고관련산업이활성화될듯한데아직부족한게현실이다.이유야앞서언급했지만정원문화가정착한유럽보다역사가비교할수도없을만큼짧으니당연하다.그렇지만마냥부러워만하고있을수는없다.무엇을어떻게해야할까. 현재의정원박람회나축제는지방자치단체에의해운영되는것이대부분이다.하지만이들과는다른,특히규모나운영에서큰차이가있지만흥미로운박람회가있다.대표적으로고한골목길정원박람회와달성토성마을골목축제가그것이다.이들의특징은지역주민의주도로지역재생과활성화를목적으로기획되었다.정선골목길정원박람회가시작된시기의추진방향과운영방법이색다르다. “지원은하되간섭하지않는다”라는추진방향에따라행정과전문가는지원과교육에만주력했고철저히마을과주민주도로운영되었다.정원으로무엇을해결하려했는지목적이뚜렷했고이를위해서무엇을어떻게해야하는지가교육과지원으로분명했다.지역주민과전문가,지자체의역할분담이명확했기에작지만성공적인박람회로기억되고여전히계속되고있다. 대구달성의토성마을골목축제또한시작부터가남다르다.한골목의주민4명이내놓은화분으로시작되었다.골목이밝아지자경쟁하듯주변주민들의참여로골목전체가정원이되었고,엄청난크기의대추나무와포도는이야깃거리가되었고관광자원이되었다.낙후지역의대명사로불렸던마을이관광마을로변화했고협동조합까지생겨났다.삼국시대를시작으로역사를담고있는벽화와소박한정원이있는달성토성마을은문화그자체로남았다.이지역의주민들에게무엇이더필요할까. 매년지자체에서는정원박람회를마치면결과를분석한다.몇명의인원이방문하고경제적가치는얼마를남겼다고평을한다.문화를염두에두고평가한다면과연합당할까.참여했던시민들의지속적인정원활동에얼마만큼이나도움이될까.정선이나달성의마을의주민들보다정원에대한지속과참여가앞선다고할수있을까.문화는일시적이아닌지속적인과정의산물이다.그래서생활이란단어를굳이같이쓰는이유기도하다. 모든지자체들이가진자원이같을수는없다.지역과환경이다르고가진자원이다르다.모두가같은규모로박람회와축제를할수없고그럴필요도없다.다만내실있는계획과운영이필요하다.지자체의박람회에자문을할기회가있으면지역민의참여기회를늘려달라는얘기와향후에는그분들이기획하는박람회가될수있도록지원해달라고청한다.그렇게되면굳이방문인원이나경제적가치를매기지않더라도충분히성공적인박람회로될수있을테니말이다. 우리에겐여전히정원은멀리있는듯하지만많은것들이변화했다.가로수만덩그러니있던도시의거리는정원형화단으로바뀌었다.도로중앙분리대대신돌과숙근초로장식된정원이생겼다.역의광장에정원이생겼고지하철역과공항에그리고백화점과베이커리에정원이생겨났다.모르는사이에조금씩생활공간곳곳에정원이자리한것이다.그아름다운정원을보고만지나치기에는너무아쉽다.아름다움을가꿀수있다면더좋겠다는생각을한다.문화는누림에서오는것이고정원의누림은참여이기때문이다.더많은시민들이지속적으로참여할수있는방법과기회의제공이정원박람회의목표가되어야하지않을까. 축제사랑하는사람은사랑하는이와의모든만남을축제로경험한다.축제란기다려지는이다.그와약속된현존으로부터내가기다리는것은어떤엄청난즐거움의총체요.향연이다.생의가장순수한기쁨. -롤랑바르트『사랑의단상』- 남수환/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정원진흥실장
[신비한 공생체, 지의류] 지의류와 공생 - ②
시몬슈벤데너는발견을하고숨을헐떡이네 그의렌즈아래지의류는공생체라는것을 두종이서로함께의지하여 하나의삶을이루네.꿈속에서말하기를,오! 내사랑누렇고누런곰팡이 달콤한당분을먹여주는조류 곰팡이손길에젖고햇빛에초록빛나는 세포하나하나–모두바위위에뿌리내리네 나도우리로만들어졌어.내연인은나를구속하네 해야할일그리고하지말일과함께.나는햇살을수확하여 아침으로딸기를그녀에게가져오네.그녀는식탁그릇에백일홍꽃한송이를띄우며, 여름땀냄새로나를흠뻑적시네 우리가하나가아닌둘이될때까지.마치지의류처럼 우리는다르다네.바위와물이다르듯이.바다가바닷가와다르듯이. 손이손잡음과다르듯이. -딕웨스타이머‘지의류처럼나는사랑으로만들어졌습니다’- 지의류의종류 지의류는모양도색깔도매우다양하고사는곳에따라전혀다른종류가나타나기도한다.우선,자라나는형태,즉생육형에따라크게3가지로구분된다.나무처럼하늘로뻗어자라는‘수상지의류’,펼쳐진잎사귀같은‘엽상지의류’,작은알갱이나부스러기가나무껍질이나바위표면에바짝붙은‘가상지의류’이다. 두번째로자라는장소,즉생활형에따라나무껍질에사는‘수피지의류’,바위에붙어있는‘암석지의류’,흙위에자라는‘토양지의류’,그리고특별히나뭇잎사귀윗면에자라는‘엽권지의류’이다. 천이(succession)라는생태학개념을지의류에도적용시켜본다면,일반적으로가상지의류가먼저나타나고이후에엽상과수상지의류와같은구조적으로더발달한지의류가나타난다.또한암석지의류나토양지의류가먼저생겨나고이후에나무와같은고등식물들과함께수피지의류가나타나는현상을생각해볼수있다.물론생태계발달단계초기에엽상이나수상지의류일반종들이나타나기도하고반대로매우발달한숲속에서만보이는가상지의류특수종들이있기도하다.단편적으로짐작할수없는자연의난해하고복잡한질서를느낄수있는부분이다. 지의류와공생 1869년스위스식물학자시몬슈벤데너는,지의류는두개의상이한생물(곰팡이와조류)로이루어져있다는‘2생명체가설’을주장하였다.그러나,그의주장은당시주류식물학자들의극렬한반대에부딪히고,실제로화학적분석법의하나인정색반응을세계최초로개발한유명한핀란드식물학자윌리엄나일랜더로부터‘바보’라는비아냥을들을정도로심한조소를받기까지했다. 그후,1877년독일식물학자알베르트프랑크는곰팡이와조류가서로파트너인관계임을확인하였고,이관계를설명하기위해위대한용어를만들었는데바로‘공생(symbiosis)’이다.즉,우리가요즘생물뿐만이아니라일반사회를설명할때에도흔히쓰는‘공생’이라는말이실제로는지의류라는생물구성의난해함을제대로이해하기위해만든단어라는것을,바로지의류를위해생겨난신조어임을아는사람은많지않을것이다. 알베르트프랑크이후,안톤드베리등많은식물학자들이‘공생’이라는용어를더일반화시키고나아가슈벤데너의‘2생명체가설’도받아들이기시작한다.그리고,경쟁과갈등으로만설명되었던진화라는개념이이들에의해협업과상생으로까지확대되어(지의류는그냥협업이아니라계(kingdom)간협업이지않은가!)19세기까지의진화적사고를획기적으로바꾸어놓았다. 최근,인체소화기관에여러박테리아로이루어진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즉장내미생물이사람의감정에깊은영향을미친다는결과가나왔다.또한지의류를포함한여러생물세포속의미토콘드리아가실제로는외부의독립된종이었다가우연한계기로세포속으로들어와기생하게되었다고한다.미토콘드리아가없는세포는2~3개의에너지(ATP)를만들뿐이지만,미토콘드리아가세포속에있는경우,미토콘드리아는필요한산소를공급받으며세포에필요한에너지(ATP)를30여개나생산해주는상리공생을보여주는것이다. 식물또한박테리아(남조류)에서기원한엽록소가식물로들어가공생하면서잎을발달시켜광합성이라는큰역할을하게되고식물의뿌리는뿌리속그리고뿌리를둘러싼여러균근곰팡이들이돌과흙속에서영양분을뽑아내식물에공급한다. 알베르트프랑크이전,“하나의종은독립된개체이다”라는관념에서“살아숨쉬는모든종은서로의지하는공생체이다”라고인식의대전환이일어나는것이다.지의류가바로그러한전환으로가는비밀의문인것이다.
“정원도시, 유지관리·가드너 교육 등 전략적 가이드라인 필요”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정원도시로나아가기위한첫단추를꿰기위해서는유지관리·가드너교육등전략적인가이드라인이필요하다는의견이나왔다. 건축공간연구원(이하auri)과산림청은지난28일국립세종수목원대강당에서국내정원도시정책및계획현황과발전방향을주제로‘2024정원도시정책포럼’을개최했다. 포럼은▲박수미서울시정원도시국정원도시정책기획팀팀장이‘정원도시서울정책추진현황’▲남계원강원도정선군청산림과정원관리팀팀장이‘국민고향정선군의정원도시정책과계획▲김석문산림청수목원정원정책과과장이‘정원도시의개념및추진방향’▲김용국auri연구위원이‘현대정원도시의다원적기능구현을위한계획방향’을주제로각각발표했다. 발표가끝난후토론에는조경진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교수를좌장으로▲김인호생명의숲연구소소장▲박희성서울시립대서울학연구소연구교수▲남수환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정원진흥실실장등이패널로참여해정원도시가나아갈방향에대해논의했다. 이영범auri원장은개회사를통해“우리나라정원도시는해외에서찾아볼수없는독특한역사를써내려가고있다.순천시라는성공적인사례를통해정원도시의가능성을보여주고,또다른지자체들도이에못지않게변모하고자노력하고있다”고말했다. 이어“향후정원도시사업이다양해질수록각지역에맞는사업을선택하고추진하는것은더욱어려운과제가될것같다.연구원에서는포럼에서나온의견들을적극반영해다양한이해관계자들에게실질적인도움을줄수있는연구결과를도출하도록최선을다하겠다”고약속했다. 박수미팀장은정원도시추진배경,핵심전략및주요사업,2024신규사업,기대효과에대해이야기했다. 박팀장“시는비움,연결,생태,감성을핵심전략으로‘365일,어딜가든서울가든’을통해사계절내내서울의일상이‘정원’이되는구상을했다.현재시민이체감할수있는녹지가부족한실정이지만도시공원내정원,초록길,가로정원,옥상정원,실내정원등다양한유형의정원을통해이를포괄하는개념으로5분정원도시를조성하고있다”고설명했다. 남계원팀장은정선의정원도시정책과계획과관련한추진배경,사업정책,주요사업,성과및효과에대해이야기하며,가리왕산올림픽국가정원조성을위한정원도시인프라구축방안,웰니스관광도시활성화방안을소개했다. 남팀장은“가리왕산국가정원이생태와관광,올림픽유산까지더해진대한민국을최초의산림형국가정원으로거듭날수있도록관계기관의속도감있는추진이시급하다”고강조했다. 김석문과장은정원소개,정원도시추진현황,정원도시개념및체계정립,향후과제에대해이야기했다. 김과장은“우리나라에적합한정원도시의일반적의미및정책적개념정립이필요하다.‘정원이풍부한,살고싶은도시’를목표로정원중심의녹색도시로재편해기후변화에적응가능한도시환경을만들어정주환경의미래상을제시할예정이다”며“기후적응시대에적합한녹색도시로의전,정원을즐기고함께가꾸는정원문화의확산,생활밀착형정원을통한삶의질향상을추진할예정이다”고말했다. 더불어“이를추진하기위해정원도시조성및운영을위한지자체권한강화,지역성에기반한유무형의정원인프라확충,국민들과함께하는거버넌스체계마련,국가정책과연계성을강화해사회적문제를해결해나갈예정”이라며“정원도시의조성및지정을위한법적근거를마련하고,정원도시계획수립,조성및운영가이드라인등을마련하겠다”고말했다. 김용국연구위원은정원도시연구개요,정원도시의개념과다원적기능,해외정원도시정책및계획사례분석,국내정원도시계획진단및평가,국내정원도시계획방향및가이드라인에대해설명했다. 김연구위원은“정원도시를만들어가기위해서는정원도중요하지만가드너의역할이가장중요한것같다.첫단추를꿰는이시점에서머리를맞대고다양한고민을통해우리나라정원도시모델이영국,독일,싱가포르등의모델처럼하나의성공적인모델로발전해나가길기대한다”며“정원도시정책·계획이하나의유행으로귀결되지않았으면좋겠다”는의견을밝혔다. 토론에서김인호소장은“그동안도시가꿈꿨던모습이정원이라고생각한다.우리나라에다양한한류열풍이불고있는데,정원한류도충분히만들어낼수있다고생각한다.하지만유지관리같은전략적대안이없는상태에서도시를정원으로만들어갈수없다”고지적했다. 더불어“이를해결하기위해서는기후위기에적응가능한정원을조성하고,유지관리할수있는가이드라인을만들어내는것이중요하다.특히김용국위원이얘기했던것처럼가드너들의역할이중요하다.가드너들이체계적인교육과심도있는실습을통해서일상생활속에서정원도시를가꾸는새로운역할을할수있도록해야한다”고강조했다. 박희성교수는“큰도시,중소도시,지방도시들이정원도시를바라보는시선이굉장히다양한것같다.정원을도시계획으로접근하기에는놓치는부분이굉장히많다.각지자체마다지속가능하게이어갈고유의갈길을찾아야하는것이가장중요하다”고말했다. 더불어“식물에대한소비는있지만,교육등참여에대한부분은부족한것같다.어릴때부터자연친화적인부분을늘려간다면지속가능한정원도시운영에일조할수있지않을까생각한다”는의견을밝혔다. 남수환실장은“많은사람들이정원도시얘기를하면서우리나라도싱가포르처럼될수있지않을까하는막연한기대감을갖고있지만,어설프게조성한도시계획은오히려더큰사회적인문제가될수도있다.산림청,auri에서제시하는정원도시에대한목표,계획이굉장히중요한역할을하고있는것같다”고말했다. 더불어“산림청이정원도시계획을추진하는것은현실적으로어려운부분이많은것같다.인프라구축에있어서도산림청에속하는정원인프라자체가이미정원도시를넘어선부분들이많이있다.이런부분과법·제도적인정책들이해결돼야정원도시가성공적으로나아갈수있을것같다”고덧붙였다.
연천군, ‘임진강 댑싸리 정원’…9월 1일 개장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경기도연천군중면‘임진강댑싸리정원’이9월1일문을연다. 임진강변삼곶리돌무지무덤인근에조성된댑싸리정원은군남댐건설후돼지풀등생태교란야생식물이번식하고있던수몰지에중면주민들이댑싸리와각종초화류를심어조성한곳이다. 댑싸리정원은댑싸리2만5000본과백일홍,버베나,코스모스등다양한초화류를심어다채로운볼거리를제공한다. 댑싸리는여름에는녹색,가을에는분홍색,주황색,빨간색으로변하는한해살이식물이다.가을이면빗자루를만들어쓰곤해흔하게볼수있었던친근한식물로,꽃말은‘겸허,청초한미인’이다. 매년관람객이늘어나는임진강댑싸리정원은지난해9월·10월2개월간총16만4702명의관광객이방문했다.이는2022년같은기간보다2배이상증가한수치다. 군은올해댑싸리및초화류를효율적으로관람할수있도록공원배치및관람노선을정비했다.특히마을주민들은댑싸리정원과새로운볼거리확대를위해연꽃,미나리등수생식물을재배하고있다. 또한,특산물판매및먹거리장터를운영하고방문객의편의시설도확충해나갈계획이다. 임진강댑싸리정원은내달1일부터2달간무료로개장한다.관람시간은일출시부터일몰시까지다. 연천군관계자는“중면주민과직원들이봄부터땀흘려조성한댑싸리정원에많은관람객이방문해아름다운댑싸리정원의경치를감상하고힐링하기를바란다”고말했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2BL, 대한민국 조경대상 ‘대통령상’ 수상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2BL이‘제14회대한민국조경대상’공모에서대통령상을받게됐다.국무총리상수상작으로는‘함박너른마루’가이름을올렸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이‘제14회대한민국조경대상’결과를발표했다.‘대한민국조경대상은’쾌적한국토환경조성및국가발전에기여하는조경분야프로젝트발굴하고조경의영역을확대하기위한시상제도다. ‘2024대한민국조경대상’은국토교통부와환경조경발전재단이공동주최해조경정책과실천사례를종합적으로평가하고선정했다.올해도국민참여투표가온라인으로진행됐다. 온라인투표는1차서류심사를통과한작품을대상으로지난7월24일부터7월30일까지진행됐으며,2차현장실사및국민참여평가과정을거쳐최종수상작이선정됐다. 그결과현대건설의‘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2BL’이대통령상을받게됐으며,한국토지주택공사(LH)가출품한‘함박너른마루’가국무총리상의영예를안았다. 국토교통부장관상공공부문에는▲스튜디오로사이의‘어반퍼블릭라운지’,민간부문에▲포스코이앤씨의‘포스코스퀘어가든’이선정됐다. 환경부장관상공공부문에는▲서귀포시청중문관광지관리소의‘제주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민간부문에는▲포스코이앤씨의‘더샵갤러리’가뽑혔다. 국가유산청장상공공부문에는▲주식회사유엘피의‘창경궁물빛연화’,민간부문에▲디자인스튜디오이레의‘화담채’가선정됐다. 산림청장상공공부문에는▲수원시청재산관리과의‘수원시청새빛민원실’,민간부문에는▲대우건설의‘대치푸르지오써밋’이뽑혔다. 이외에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상우수상은▲산수조경의‘덕수궁선원전’▲평택시푸른도시사업소공원과의‘평택부용산공원’▲K-Water의‘부산에코델타시티방재공원’▲이천시의‘설봉그린공원’▲GS건설의‘북수원자이렉스비아’▲HDC현대산업개발의‘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1BL’▲K-Water의‘용담댐수변정화림’▲라이브스케이프의‘2022세계조경가대회기념정원’▲간삼건축조경팀의‘InsightJourney(옥외명상정원)’▲그람디자인의‘거인의정원에서우리지금만나’가,장려상은▲아리울씨앤디의‘별빛모래성’이뽑혔다. 시상식과전시회는추후공지될예정이며,이와관련한더자세한내용은환경조경발전재단사무국으로문의하면된다.
일상 속 스며든 정원문화 ‘2024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개막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서울시와산림청이공동주최하는‘2024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개막식이뚝섬한강공원에서열렸다. 개막식은▲정원산업박람회영상시청▲환영사및축사▲기념촬영▲축하공연순으로진행됐다. 개막식에는오세훈서울시장,이미라산림청차장,안세헌한국조경협회회장등을비롯해관련기관,기업관계자,시민등이참석했다. 오세훈시장은환영사를통해“아파트생활속작은발코니정원으로만족하는것이아닌,일상생활속누릴수있는정원을확대해시민의녹지갈증을보완해나가겠다”며“멀리나가지않아도서울에서풍성한정원도시를만날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약속했다. 이미라차장은축사에서“산림청에서는이번정원산업박람회를통해정원이관광을넘어,정원산업의미래와비전을공유하는플랫폼으로거듭나길기대하고있다.특히정원이문화·치유·복지를아우르는융·복합산업으로나아갈수있도록다양한아이디어를모색하고있다”고말했다. 이어“시가발표한‘동행·매력정원도시’를통해미래도시로도약하기위한중요한이정표가될수있는계기가되길바란다“고덧붙였다. 오는10월8일까지열리는정원산업박람회에서는‘정원산업전’과각종체험프로그램부터‘코리아가든쇼’공모를통한정원조성,학술행사인‘국제정원심포지엄’등이진행된다. 정원문화를더욱매력적으로즐길수있도록다양한시설물을전시공간으로선보이는‘그린인프라특별전’,각종정원관련물품을관람하고구매할수있는‘가든센터’,‘플리마켓’등이마련돼있다. 특히9월12일까지펼쳐지는‘그린인프라특별전’에서는다양한신기술과접목한정원·여가관련시설물을관람하고체험해볼수있다. 메타버스기술로정원가상투어체험을하는부스부터캠핑차·야외주방등정원속에서여가를즐기기위한시설물,기후변화대응을위한벽면수직정원및이동형분수등신기술활용정원연출,운동·놀이시설물까지정원문화의새로운부분을엿볼수있다. 시민들이참여하고즐길수있는다양한체험프로그램도풍성하다.기존서울국제정원박람회로진행되고있는정원문화프로그램에더해‘스탬프투어’,‘여행하는돌’,‘책읽는한강정원’,‘정원처방전’,목공체험등특별프로그램과함께식물·친환경과관련된다채로운연계행사,뮤지컬·음악공연까지풍성하게펼쳐질예정이다. 정원공모전‘코리아가든쇼’는지난6월부터진행된작품공모를통해총6개정원을선정했고,9월까지뚝섬한강공원‘자벌레’건물인근녹지에조성을완료한후10월2일시상식을개최할계획이다. 코리아가든쇼의선정작품으로는▲최윤정,김동민작가의‘WETONWET.블렌딩가든’▲김태원,박선영작가의‘자연이만나는예술,풍경’▲나성진작가의‘정원읽기의즐거움’▲조은희작가의‘빛과소리의정원’▲김미진,박병길작가의‘ForRest,쉼표가있는숲속음악당’▲이정연,이연주작가의‘ARtGarden’등이있다. 또한9월30일부터10월1일까지관련분야전공학생들이참여하는‘조경가드닝민간기능경기대회’를통해조성되는8개소의정원과벽면·실내등생활권역다양한공간을활용한정원조성기법을선보이는‘모델정원’등도추가되어‘뚝섬시민대정원’이한층더확대될예정이다. 행사기간막바지인10월4일에는‘국제정원심포지엄’이기다리고있다.국내외정원분야저명한전문가들을초청해‘대도시와정원의삶’을주제로심도있는학술행사가진행될예정이다. 한편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역대개최지는1회순천시,2회울산시,3회세종시,4회순천시였다.
[미래포럼] 나는 2021년에 조경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미래포럼연재 조경인이그리는미래 재작년이었던2022년은한국에조경이도입된지50년이된해였다.50주년을기념하는행사가다채롭게펼쳐졌다.지난50년동안의주요작품을회고하며,건설산업의한분야로자리잡은조경을위해노력해온조경인들의헌신과업적을서로축하하고격려하는자리가연신펼쳐졌다.조경설계사무소를운영하고있는필자에게도뜻깊은한해였다.아직은불안하긴하지만,창업한지3년차에접어들면서그래도열명이넘는동료들로이루어진그럴듯한디자인오피스로성장하게되었고,병아리같던신입사원들도이제어엿한경력직이되어서손발이착착맞아가기시작하면서웬만한프로젝트는자신있게풀어나갈정도가되었다. 3년의시간이축척되고사업자로서의경험도쌓여가면서자연스럽게조경설계업의미래에대해서고민하기시작했다.다행스럽게도시작은무사히버텨내었지만앞으로의시간은과연우리에게장밋빛미래일수있을지,디자인오피스로서설계적역량만잘키워나간다면우린계속해서성장할수있을지궁금했다.그리고조직을이끄는수장으로서날따르는청년들에게비전을제시해줘야한다는책임감도들기시작했다.협력중인엔지니어링회사의홈페이지를들어가기위해포털사이트에서검색했더니평균연봉이6천만원후반대라는기업정보가뜨는것을보고나서는우리회사에다니고있는훌륭한디자이너들의처우가비교되어서미안함과고마움을느끼기도했다.직장인에게꿈의연봉이라는1억이설계사무소직원에게도꿈꿀수있는금액이되려면과연나는무엇을더열심히해야할지고민에빠지게되었다. 우선지금보다일을더열심히할자신은없다는확신은있었다.지난3년의시간동안과거설계사무소직원이던시절보다훨씬더많은시간과정성을갈아넣고있었기때문에더갈아넣다가는남아나는게없을것만같았다.그렇다면우리가하는일의가치를높여야한다는것이데,이는결국설계용역비의단가를높여야한다는것을의미했다.마침2021년에조경업계의오랜숙원이었던‘조경설계표준품셈’이공표되었다.필자는재빠르게엑셀파일에표준품셈계산을위한서식을만들고품셈의기본면적인5,000제곱미터를입력해보았고,드디어그안에서조경설계업의밝은미래를발견하게되었다.면적마다다소차이가있겠지만,우리가기존에받아오던설계비대비2~3배까지산출되는방식이었다.이렇게대단한품셈이제정되었다니!그것도산업통상자원부에서고시한법적기준에근거한품셈이기때문에반드시적용해야하는제도이기에더욱반가운소식이었다. 조경설계표준품셈이공표된지3년정도가경과하여2024년이되었고,예상대로라면조경설계업이품셈을기반으로현실적인설계대가를받으며당당하게채용공고를내고있어야하지만,체감하는변화는전혀없는상태이다.오히려인건비와물가는오르고설계비는제자리인탓에더쪼그라든느낌이들기도한다.그사이회사이름이더알려지게되어감사하게도수주프로젝트의개수가상당히늘어났지만,각지자체에서인기를끌고있는‘정원’열풍은오히려사업규모를더작게쪼개는결과를초래하여수익성은낮아지는듯하다. 조경설계표준품셈은실무에반영되고있긴하다.기존의발주방식이‘공사비요율’에의한용역비산출에따라진행되었다면,이제는조경설계표준품셈에따라‘실비정액가산방식’을통해산출이되고있다.다만20~50%의조정율을적용하여마지막에는결국예전과같은수준의설계비로회귀시키고있기때문에변화를느끼지못하고있다.조정율은법적,논리적근거가없이적용되고있고용역사입장에서는별다른저항을하지못하고받아들여야하는입장이다. 하지만여전히우리에게는밝은미래가있다.조경설계표준품셈은여전히법과제도라는테두리에서우리업계를뒷받침해줄든든한기반이고,우리는이를주장할권리가있기때문이다.이는공공발주사업의공원녹지분야에만해당되는것이아니라대지의조경에도똑같이적용하는것으로명시되어있기때문에모든설계용역대가산출의근거가될수있다.지금이우리의가치를주장할수있는좋은기회의시기이다.지난2023년에는한국조경가협회가재창립되어활동하기시작했고,올해는정영선이라는브랜드가세상에알려지면서조경가의위상을높이기위한좋은기회의장이펼쳐지고있다.지난50년간그래왔던것처럼,모두의마음을모아2021년에보았던조경의밝은미래가실제로눈앞에펼쳐지길기대한다. 이남진/바이런대표
“제주의 자연, 세계의 정원으로”… 제주도, 정원산업 육성 나서
[환경과조경신유정기자]제주도가지역의자연환경을이용한정원산업육성에나선다. 도는정원산업육성을위해제도적기반을마련하고,인프라확충과인력양성등종합적인정책을추진할방침이라고13일밝혔다. 오영훈제주도지사는지난12일오후서귀포시효돈동에위치한도내대표민간정원인베케정원을찾아정원산업관계자들과민간정원활성화를위한다양한방안을논의했다. 제주민간정원제2호로지정된베케정원은자연의아름다움과질서가담긴자연주의정원으로‘천연굼부리위에지은집’으로불린다.굼부리는제주어로분화구를뜻한다. 베케정원은50여종의양치식물이서식하는고사리의집인퍼너리정원을비롯해이끼·빗물정원,폐허정원,숙근초정원,베리정원등다양한테마의정원으로구성됐다.도민과관광객들에게힐링과휴식의공간을제공하며큰인기를얻고있다. 이날현장에는김봉찬베케정원대표,박동완제주도공약실천위원회대외협력분과장,장병권한국생태관광협회장을비롯해산림·녹지·건설관련부서장들이자리했다. 김봉찬대표는독일에서폐수처리장을정원으로탈바꿈하고,뉴욕도심속에정원을조성해시민들에게큰감동을선사한해외사례들을소개하면서,제주의오름과초원의특성을살린정원조성과함께도시속에정원을꾸밀공간을마련하는것이중요하다고제언했다. 김대표는“오름에초원이많은데환경파괴를하지않으면서최소한의길,길이예술이되는곳을만들면엄청난감동의장소가될것”이라고말했다. 장병권회장은“도시정원이확대되면제주의관광경쟁력이한층높아질것”이라며“도시정원의완성도를높일수있도록세계적인사례를발굴해정책에반영해야한다”고말했다. 오지사는이날현장에서“제주라는도시전체가생태적공간으로탈바꿈해야한다”며정원도시조성의필요성을강조했다. 더불어“우리가가진좋은자원들이너무나많은데,그자원들을잘활용해서어떻게유의미한공간으로만들어낼것인지더많은논의와지혜,협력의장이필요하다”고말했다. 이어정원도시조성을위한구체적인방안으로“거버넌스체계를구축하면서조례제정을이뤄내고정원조성을단계적으로할수있도록하는것이중요하다”며시민참여의중요성을피력했다. 또한“조례제정을뒷받침할수있는것부터시작해야한다”면서“제주도립미술관처럼공유재산공간중에먼저변화를시도해볼만한곳이있는지살피면서도민수용성을확보해야한다”고덧붙였다. 도는정원정책추진을위한제도적기반마련을위해‘제주특별자치도정원문화조성및진흥에관한조례’를제정중이다.이를통해국가·지방정원신규조성등정원인프라확충과시민정원사양성,정원산업박람회개최등정원산업육성에힘쓸계획이다. 한편제주에는▲생각하는정원(한경면)▲베케정원(효돈동)▲머들정원(남원읍)▲가시림정원(표선면)▲사월의꿩정원(구좌읍)▲포레스트사파리정원(조천읍)▲초록생태마을정원(애월읍)▲원생정원(중문동)등총8개의민간정원이운영되고있다.
[신비한 공생체, 지의류] 지의류란 무엇인가 - ①
“인생은낙원이에요.우리들은모두낙원에살고있어요.만일하느님의은총으로내가더욱오랫동안살게된다면그때난당신의시중을들겠어요.인간이란누구나할것없이서로도우며살아가는것이니까요.물론세상에는주인과하인의관계가완전히사라지지는않겠죠.그렇지만저분들이내게베풀어주었던것과마찬가지로나또한저들을위해일하겠어요.” -도스토예프스키‘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중에서- 이글을읽고있는독자들은의아해하지마시라.지의류라는생소한생명체를소개하는글에뜬금없는제사(題辭)라고,낙원이니,하느님의은총이니,주인과하인이니,서로베풀고돕는다는이야기가다무슨소리냐고반문할는지모른다.그러나이글을다읽고나면지의류를생각하며다시한번제사를곱씹어보리라의심치않는다. 알았든몰랐든간에우리는거리에서,공원에서그리고숲속에서이끼나이끼같은무언가가가로수나바위에피어있는것을본경험이있을것이다.나무껍질이나바위가오랜시간을지나면서얼룩이진것을기억하기도하고,좀더호기심과경험이있는독자라면백두산같은고산의수목한계선너머바위너덜에마치페인트를칠한것처럼한사면자체가레몬빛깔로펼쳐진것이강렬한기억으로남아있을지도모른다. 먼지가켜켜이쌓인얼룩일까?이끼일까?아니면곰팡이일까?이알수없는생명체,바로지의류에대해설명해보고자한다. 이글은해설서까지는아니더라도가급적이면새로운생명체에낯설은여러분의심기를최대한거스르지않으며지적욕구를충족시키는이야기였으면좋겠다. 전통을따라지의류의정의를내려보면,지의류는지의균(lichenfungi)과광합성파트너로이루어진생물이다.지의균은지의류를만드는곰팡이를뜻하고광합성파트너는광합성을하는조류(algae)나박테리아(cyanobacteria,이하남조류)를말한다.지구상에지금까지약15만종의곰팡이가알려져있고그중약2만종의곰팡이가지의류이다.여기서독자들은지의류와곰팡이가같은것인가헷갈릴지모른다. 조금어려워질수있는이야긴데,분류학에대해잠깐설명이필요하지만독자의상식을더채워주는유익이있을것이다.지구상의모든생명체는5개의계(kingdom)로나뉜다.그어떤생명체도이5계에들어간다는말이다.중학교시절생물시간에들었던‘종속과목강문계’가어렴풋이기억날것이다.생물을분류하는가장높은단계가‘계’이고5계가바로동물계,식물계,균계,원생생물계,원핵생물계이다.앞의3계는익숙하지만,뒤의2계는다소생소하다.뒤의2계이름은잊어버려도좋다.다만지의류를구성하는광합성자가뒤의2계에속한다는것만알고가자.앞서,전통적인정의로서지의류는지의균과조류혹은남조류로구성된다고하였다.지의균은당연히균계에속할것이고,조류는원생생물계,남조류는박테리아로서원핵생물계에속한다.그렇다면지의류는사실2가지혹은3가지의다른계에속하는생물들의결합인것이다. 다시질문으로돌아가서,그렇다면지의류는버섯과달리곰팡이로만이루어진것이아닌데곰팡이로분류를하는가? ‘현재는그렇다’가정답이다.모든분류는인간이편리하게이해하기위해인위적으로만든것이다.그리고지의류를구성하는생물중조류나남조류에비해지의균이훨씬다양하기때문에지의균을따라분류하면더세분하여이해할수있는이점이있다.지의류의조류는약100종,남조류는약10여종되는데비해지의균은약2만종이나되기때문이다.다양성측면말고도지의균을분류의기준으로하는이유는또있다.관계성측면에서볼때,지의균은조류나남조류가살거처를마련해주고조류나남조류는광합성을통해지의균에양분을제공하는주인과하인의관계로보이기때문이다.마치곰팡이가주인이고,조류와남조류는하인으로서농사를짓는곰팡이농업의곰팡이농장주로간주되기때문이다. 그러나,주인과하인의관계가항상1대1인것은아니다.실제지의류를절편을내어현미경아래관찰해보면,지의균1종류에조류·남조류가1종류인경우가흔하지만,지의균1종류에조류·남조류가여러종류이거나,지의균여러종류에조류·남조류가1종류인경우도있고,심지어지의균여러종류에조류·남조류여러종류인경우도있다.즉균류와광합성자가1대1,1대다,다대1,혹은다대다의여러다양한방식으로지의류는살아간다.서로돕고살아가는인간의방식과비슷하다고볼수있다. 전통적인지의류이야기는여기서끝난다.최근전통적인정의를뒤흔드는연구가나왔다.지의균과광합성자에더해‘제3의생물’로서효모가지의류를구성한다는것이다.이효모는지의류표면에살면서지의류가생산하는유용한물질(2차대사산물)과깊은관련이있다.실제현미경으로지의류를살펴보면주인인지의균과하인인조류·남조류이외에잠시머물러있는손님같은다른종류의균들과조류혹은알수없는모양들이지의류표면이나속에숨어있는경우를볼수있다.마치지의류라는집의문앞에서노숙하거나집안에서잠시하숙하는것같지않은가!아직도다밝혀내지못한지의류를둘러싼이모든생명체를생각해본다면,지의류는이제하나의생명체가아니라거대한컨소시움을이루는하나의생태계로까지여겨질수있는것이다. 다시한번지의류를마주칠기회가있다면보이지않는그모든생명들과아울러살아가는아주작지만거대한생명체를보면서인간사회와다르지않다고곱씹어보면좋겠다.아무도알아주지않지만신의섭리혹은자연의의지로태어나서로돕고살아가는조용한생물이있다는것을말이다. 이병권/국립백두대간수목원백두대간보전실박사
여의도공원 2배인 수변 공원 낀 ‘과천 공공주택단지’…1만 가구 조성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과천과서초구사이총169만㎡면적에수변공원낀공공주택단지1만가구가조성된다. 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는과천시원도심과서울서초구사이과천과천공공주택지구(이하과천과천지구)에1만가구주택을공급하고,이중6500가구를무주택서민을위한공공주택으로건설하는지구계획을승인했다고13일밝혔다. 이번지구계획승인은지난8월8일정부가발표한‘국민주거안정을위한주택공급확대방안’에따른후속조치이다. 지구계획에는주변자연환경과연계된도시를조성한다는계획이담겼다.지구내중앙공원인‘문화공원’에체육·물놀이시설·탄소상쇄숲을조성하고,양재천등을따라여의도2배인총43.8만㎡면적의수변공원·오픈스페이스를조성한다. 지구주변우면산,청계산,관악산과서울대공원등을연결하는녹지축네트워크도조성해탁트인도시경관을제공할계획이다.생활권내교육,활동,휴게,만남등을위한복합커뮤니티시설2개소를설치해주민들이소통하고교류하는만남의장도조성한다. 또한,지구에는4호선역세권인선바위역~경마공원역∼대공원역을중심으로총28만㎡면적의자족용지도공급된다.선바위역과경마공원역사이의자족용지는‘역세권복합개발존’으로설정,AI·반도체등미래첨단산업이입주할수있도록한다.‘양재R&D혁신지구~과천과천지구~과천지식정보타운’으로이어지는첨단산업자족벨트연결축이형성된다. 대공원역옆자족용지는특별계획구역으로지정해의료시설을허용용도로포함하는등도시계획적지원으로바이오·의료산업클러스터육성기반도마련했다.또경마공원인근공연·전시·쇼핑등다양한상업기능이집적될수있는중심복합용지를배치하고,관광·문화콘텐츠에기반한지식·문화예술허브로성장한다는계획이다. 아울러지하철4호선,인근경부고속도로등기존우수한교통망에더해광역교통망이추가확충된다.과천과강남·위례를연결하는위례과천선이민자적격성조사를거쳐지구내정차를추진하고,지구주변에는GTX-C정부과천청사역도2028년신설될예정이다.2030년에는지구내정차하는광역환승시설을설치한다. 이외에도,과천∼우면산도시고속화도로지하화(상아벌지하차도∼선암IC),과천대로∼헌릉로연결도로신설,인근이수∼과천간복합터널건설등으로광역도로망도확충된다. 국토부는보상·문화재조사등사업절차를차질없이이행해,올해부터주택설계를시작하고,2025년부터택지조성절차도신속히이행해2028년에착공,2029년에분양을시작한다는계획이다. 박상우국토부장관은“국민이원하는우수한입지에양질의주택이넉넉히공급될때까지주택공급확대에모든역량을집중하겠다”며“이번에발표한‘주택공급확대방안’의즉각적인후속조치이행으로주택공급부족우려를하루빨리해소해나갈계획”이라고밝혔다.
제14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국민 참여 평가, 온라인투표 진행
[환경과조경정승환기자]한국조경발전재단이2024년제14회대한민국조경대상국민참여평가투표를13일부터오는20일까지진행한다. 투표참여방법은국민참여평가링크(https://naver.me/xRh6C0S3)에접속후성별과거주지역을선택하고,총20개조경작품중3점을복수선택하면된다. 국민참여평가는대한민국국민누구나참여할수있고,오는20일오후6시까지진행된다.평가에관한궁금한점은대한민국조경대상본부(02-565-2064)에전화하면된다. 한편,국토교통부와환경조경발전재단이공동주최하는제14회대한민국조경대상은강한사회와미래의척도로조경의역할을재조명하고조경활동우수사례발굴과국민참여를통해국민과기관을격려하고국민과함께하는신조경문화창출을목적으로한다.
  • 환경과조경 2024년 10월
  • 조경공사 적산기준
  • 공원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