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석 ([email protected])

[환경과조경 박형석 기자] 한국조경가협회가 재창립했다.
한국조경가협회는 지난 19일 오후 3시 코엑스에서 재창립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창립추진위원장 인사를 시작으로, 1부에는 ▲축사 ▲특별강연 ▲정관안 소개 ▲사업계획안 발표가, 2부에는 ▲좌담회가 진행됐다.
안계동 한국조경가협회 회장은 인사말로 “조경가협회 창립을 두고 ‘당신들만 조경가냐’, ‘이제 와서 무슨 협회를 또 만드냐’는 여론도 있다”며 “조경가협회의 정체성과 창립의 필요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조경가협회는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와 기존 한국조경가협회를 하나의 단체로 통합하고 조경이상에서 활동하던 젊은 조경가들이 함께해 조경설계의 새로운 비전과 방향을 모색하려는 조경설계가들의 모임으로 출발하고자 새롭게 창설했다.
협회 회원은 조경 창작활동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조경설계사무소의 대표와 임원, 대학에서 조경계획 및 설계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 정원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정원디자이너로 구성했다.
안계동 회장은 “협회 주요 활동으로 우리나라 조경가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쓰고, 교류와 친목을 통한 조경분야의 발전, 조경가의 자질 향상과 후진 양성에도 힘쓸 계획이다”라며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작품 전시회와 작품집 발간, 연구 및 초청 세미나, 조경사 자격 신설과 설계단가 관련 제도 개선, 조경가 전문교육 및 조경설계 표준상세 정리, 조경설계 관련 시상제도 및 기획운영, 국제 조경문화 교류 및 답사, 계약 표준 및 이행 관련 공동 대처, 미디어를 통한 조경설계 홍보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안 회장은 “한국조경가협회는 조경 창작활동에 매진하는 사람들의 사랑방이 됐으면 좋겠다”며 “회원 수를 늘리는 양적 성장보다 조경 창작활동에 매진하는 사람들이 교류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공간이 돼 조경가로서의 삶을 숙명으로 여기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며, 공정한 경쟁과 우호적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모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세헌 한국조경협회 회장은 축사에서 “맥이 끊겨있던 조경가협회가 오늘부로 3개의 단체들이 모여 조경업의 발전과 조경의 입지를 더욱 넓혀가는 더 큰 협회로 재탄생해 축하한다”며 “그동안 조경가협회를 운영하면서 힘들 때마다 도와준 많은 조경가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작년 IFLA에 많은 조경 업체들과 협회, 학회에서 많은 도움을 줘 잘 마무리됐다”며 “무엇보다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많은 조경가 분들 덕분에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조경협회도 조경가협회와 협력해 조경의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심왕섭 환경발전재단 이사장은 축사에서 “조경가협회가 새롭게 재창립된 만큼 조경가들이 혁명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기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직종은 조경밖에 없다. 조경의 첫 단추를 조경가들이 메는 만큼 창작활동을 할 때도 기계, 화학과 같은 공학적인 측면에서 다각도로 연구를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왕섭 이사장은 “환경조경발전재단이 지난 2월에 국토부와 환경부 산하 소속으로 바뀌었다”며 “조경가들의 창작활동 및 연구개발에 대해 힘닿는 곳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니 여기 있는 모든 조경가들이 힘을 보태 조경을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유병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특별강연을 통해 조경에서 미래지향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국제화 시대의 조경이 어떠한 사회활동을 통해 기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유병림 교수는 특별강연에서 조경관련 재단이나 학회, 협회 등은 앞으로 조경에 대해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장애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조경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하루빨리 구축해야 하며, K-POP, K-FOOD 등 많은 ‘K’ 문화에 맞춰 조경도 ‘K-GARDEN’이라는 단어가 나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조경도 영국의 ‘첼시 플라워 가든쇼’와 같이 ‘비효율적으로 지방마다 열리는 조경 및 정원 박람회를 하나로 묶어’ 조경의 장을 효율적으로 변형시켜야 하며, 챗 GPT와 같이 혁명적인 발전이 도래되는 시대에서 조경은 어떻게 발전해 나갈까를 생각해야 한다.
챗 GPT는 전문분야인 법률, 의학, 인문 등에 최소화된 시간에 최적의 결과를 내놓으며,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면 몇 초 만에 그려낸다. 하지만 조경은 아직 제도와 법률을 통해 자라오던 1세대의 방식을 여전히 후대에 물려주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선 만큼 의식개혁을 통해 과거 조경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경방식을 실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전문분야의 법률 사전, 의학 사전 등을 챗 GPT에 활용하는 것처럼 조경도 여러 기관의 장들이 모여 조경 지식에 관한 사전과 이미지들을 공유해 하루빨리 조경이 사회적으로 소통을 이룰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병림 교수는 강연을 마치며 “40년 전에 처음 시작된 조경가협회는 몇몇의 인원으로만 이루어져 어렵고 힘도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조경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면서 국민들이 한국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 보니 지금의 조경가협회가 행사를 개최하는 상황에 도달했다. 이는 많은 조경가들이 조경의 발전을 위해 많이 힘쓰고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유 교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은 쉽지만 기업을 지키는 것은 힘들다. 초창기 순수한 뜻으로 시작 했던 조경가협회는 전시회도 진행하고 해외 답사도 갔지만 목적 범위 내 도달하지 못해 흐지부지 마무리가 됐다. 이번에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많은 조경가들이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2부에는 김영민 시립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맡아, 권진욱 영남대학교 교수, 성종상 서울대학교 교수, 이호영 HLD 대표, 조용준 CA 조경 소장, 최원만 신화컨설팅 대표, 최정민 순천대학교 교수가 ‘내가 생각하는 조경가란’을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