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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나창호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심형 정원박람회, 서울정원박람회가 '공원'을 넘어 '도시'를 재생시키는 도시재생 정원박람회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이상석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은 2일 여의도공원에서 진행된 프레스데이 브리핑에서 내년 서울정원박람회를 노후된 도시를 재생하는 '재생형 도시정원 박람회'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시는 정원박람회 개최를 통해 노후된 공원에 작가정원를 존치시키면서 공원 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왔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조성되는 작가정원 7개소와 초청정원 4개소도 공원의 시설로서 생명력을 이어가게 된다.
특히 올해 서울정원박람회는 개최지인 여의도공원에서 도시로 녹색을 넓히는 새로운 전략을 취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의 마당에 조성된 해외 작가 초청정원은 서울식물원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5호선 여의도공원역 주변에는 작가 정원 2개소를 조성해 도심 속 초록 쉼터를 제공한다.
포미터정원도 일회성 전시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정원 프레임에 바퀴를 달아 쉬운 이전이 가능한 '무빙 포미터'를 도입했다. 무빙 포미터는 공공 시설이나 보육원, 복지 시설에 이전시킬 예정이다.
서울시와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환경조경나눔연구원과 환경과조경이 주관하는 올해 서울정원박람회에는 총 81개의 신규정원이 11만3000여㎡(잠실야구장 경기장 면적의 약 8배) 공원 위에 펼쳐진다.
이번 박람회의 주제를 ‘서울피크닉’으로 정하고, 박람회가 진행되는 7일간을 ‘그린위크(Green Week)로 명명했다.
작년 ‘서울정원박람회’는 5일 간 68만 명이 방문하였다. 박람회에 대한 만족도가 96%를 기록하는 등 질과 양적인 측면 모두에서 선전했다.
올해는 박람회 기간을 7일로 연장하여 더욱 수준 높은 정원, 다양한 프로그램, 볼거리 풍성한 전시 등 작년 보다 더욱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주요 관람 포인트는 ▲국내외 유명 조경가 2인의 초청정원 2개소 ▲서울정원박람회가 배출한 정원작가가 자치구와 함께 만든 자치구정원 25개소 ▲정원·조경 대표 기업에서 조성한 정원산업전 특화정원 7개소 ▲자연과 하나 된 메인무대(피크닉 스테이지)와 격식을 벗어버린 축제 같은 개막식이다.
문화의마당 동쪽 ‘C-47 비행기전시관’ 앞에는 둥근 터널 형태의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마치 이글루 같기도 하고, 풍선모양 같기도한 이것은 프랑스의 벽면녹화의 거장, 아모리 갈롱(Amaury Gallon)이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린버블(Green Bubble)’ 정원이다.
프랑스 출신의 초청작가 아모리 갈롱은 2014년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에이 디자인 어워드 그린 디자인 부문’(A'DESIGN AWARD - Green Award), ‘2016년 레 빅투아 듀 페이샤즈의 악사 행잉 가든 부문’((LES VICTOIRES DU PAYSAGE-AXA Hanging Garden)을 수상한 바 있다.
초청정원 ‘그린버블’은 삭막한 도시의 분위기와 나빠지는 대기환경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녹색이 주는 건강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초화류들을 화분에 심고 터널형태의 프레임에 걸어 행잉가든 형태로 조성한 정원이다.
아울러, 국내 주택정원 대표 전문가인 김용택 KnL소장을 초청했다. 작품명은 ‘꽃밭·텃밭’. 김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음식을 먹는 것도 일종의 피크닉으로 생각하여, 사람들이 정원에서 꽃도 기르고 채소도 재배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여유있는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원형의 정원을 조성하였다.
이 외에도 잔디마당을 따라 걸으면 ▲실력 있는 정원 작가들이 만든 정원 7개소와 ▲국립수목원, 제이드가든 등 국내 유수의 수목원에서 준비한 정원 2개소, ▲학생과 시민의 정원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포미터가든 20개소 등 크고작은 정원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메인 볼거리는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 조성되어 있는 자치구정원 25개소이다. 서울시는 그간 3회의 정원박람회를 진행하며 총 49명의 정원작가를 배출했다. 이 중 15명의 작가가 자치구와 매칭되어 각각의 자치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반영시킨 아름다운 정원을 탄생시켰다.
자치구정원은 정원작가를 적극 활용하여 정원의 질을 높였고, ‘서울피크닉’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도록 정원을 조성하여 시민들의 포토존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포미터가든은 신예 조경가들의 발굴하는 등용문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된 정원이다.
정원·조경 대표 기업이 조성한 ‘정원산업전 특화정원’은 서울정원박람회에서만 볼 수 있는 정원 및 조경관련 기업들의 정원 작품이다. 정원·조경기업의 단순한 제품홍보가 목적이 아닌 ‘서울피크닉’을 주제로 시민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정원 7개소를 조성했다.
▲가이아글로벌의 ‘일상탈출! 동물친구들의 서울 피크닉’을 비롯해 ▲현대장미원의 ‘현대장미원’ ▲디자인파크개발의 ‘폴딩도어가 있는 가든오피스&티하우스’ ▲라온트리의 ‘서울힐링, 서울숲길’ ▲어스그린코리아의 ‘서울피크닉’ ▲에코밸리의 ‘아름다운 지상의 세계를 엿보다’ ▲오리온햄프로의 ‘모두가 함께하는 복합 휴식공간’ 등 7개의 정원은 각각 특색 있는 주제와 아이디어로 조성되었다.
그 외에도 정원용품 관련 업체 32곳이 부스 운영을, 유럽의 다양한 홈 가드닝 용품과 인테리어 화분, 정원용품을 취급·판매하는 업체 2곳이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 가든센터에 자리 잡고 있으니 정원이나 텃밭을 가꾸는 등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방문해 볼만 하다.
네 번째 메인 볼거리는 메인무대(피크닉 스테이지)이다. ‘서울피크닉’이라는 주제에 맞게 개막식 등 주요행사가 진행되는 중앙무대를 여의도공원 잔디마당에 조성하여 단순한 야외단상이 아닌 마치 하나의 큰 정원처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높은 단상이 있고 일자형 뒷벽이 있어 일방향적으로 진행되는 기존의 무대형식을 과감히 버리고, 관람객과 하나가 되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잔디무대를 마련하였다. 백월은 목재팔레트를 병풍으로 만들어 세웠고 다양한 식물을 걸어 구성하였다.
중앙무대에서는 개막식, 가을밤의 정원음악회, 가든시네마 등 서울정원박람회의 주요 행사와 공연이 매일매일 진행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이 없는 시간에는 시민들이 쉬거나 사진을 찍는 등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10월 3일에 개최되는 개막식은 시민들이 피크닉에 참여하는 것처럼 격식 없는 자연스러운 축제 분위기로 진행할 계획이다.
개막식 당일에는 시민 스스로 초록문화를 전파하도록 게릴라형식으로 100의 시민 서포터즈를 모집해 ‘초록전파단’을 위촉하고, 이중 선발된 시민대표가 ‘당신의 주변에 초록을 전파해주세요’ 라는 서울정원문화 캠페인을 선언할 예정이다.
또한, 정원 공모전 우수작품 시상식은 퓨전악기 공연팀 연주와 함께 수상자들이 객석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 주변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화관을 수여받을 예정이다.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여의도공원 잔디마당 내 메인무대(피크닉스테이지)에서 가을밤의 정원음악회, 가든시네마, 밴드공연, 소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계속된다.
이 밖에 10월 4일부터 9일까지 마술쇼, 버블쇼, 버스킹 공연 같은 다양한 문화소공연이 잔디마당 메인무대에서 매일 열릴 예정이다.
보는 정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원을 가꾸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하는 참여 프로그램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꽃과 나무들 속 야외 도서관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오픈 가든 라이브러리’(잔디마당 피크닉가든), 아이와 함께하는 정원활동(잔디마당 메인무대), 목공 전시·체험(문화의마당 체험부스), 대학생 홍보대사 연합의 ‘화려한 손길’(문화의마당 체험부스) 같은 프로그램이 주목할 만하다.
한편, 박람회 기간 동안 대한민국 정원문화의 미래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와 콘퍼런스(10.4.~5. 중소기업중앙회 2층 대회의실), 조경가들의 재능기부로 시민들의 정원을 직접 디자인하는 ‘서울 정원 스튜디오(10.8. 위워크센터 1층), 50개 기업이 정원·조경산업의 신제품과 신기술을 소개하는 ‘정원산업전’(10.3.~9. 문화의마당)도 개최된다.
‘2018 서울정원박람회’에 대한 더욱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주관사인 환경과조경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2018 서울정원박람회는 단순한 정원전시와 정원문화 교류 차원을 넘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꽃과 나무로 행복을 전하고자 노력했다”며 “전문 작가와 시민들이 만든 소중한 정원들은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여의도공원에 존치되거나 각 자치구와 시민 생활 속으로 들어가 ‘숲과 정원의 도시, 서울’을 이루는 데 훌륭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