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복 가든프로젝트 대표 ([email protected])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
대학 안에 위치한 회사의 장소적 특성 때문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크게 봄, 가을 두 계절의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진다. 3월부터 시작되는 봄 학기에는 1학년 신입생들이 많아서 학교 로고와 학부 또는 학과명이 새겨진 과잠(학과잠바)이 눈에 많이 띈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학교에 적응하는 가을 학기에는 과잠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과잠이란 것이 학교와 학과의 상징이긴 해도 신입생이란 것을 확인시켜주는 액세서리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분위기를 통해 스스로 성장․적응할 수 있도록 하거나,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오리엔테이션이다. 오리엔테이션은 주로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신입생의 수업이나 신입사원의 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사전안내 교육을 뜻하는 말이다. 또는 학기 시작 첫 강의 시간에도 한 학기 강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시간을 갖는데, 이 또한 오리엔테이션이라 한다. 어원은 태양이 뜨는 동쪽을 뜻하는 오리엔트(orient)에서 왔다.
직업이 나무와 깊은 관련이 있어서 나무 목(木) 부수가 들어간 한자를 유심히 보게 된다. 그 중 대표적인 한자가 동쪽 방위를 나타내는 동녘 동(東) 한자이다. 나무 목(木) + 해 일(日) = 동녘 동(東)이다. 나무줄기 또는 식물의 잎은 햇빛을 따라가고, 뿌리는 물을 따라간다. 이것은 진리에 가까운 사실이다. 따로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東’이란 글자에 대해 [설문해자]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動也(동야). 從木(종목). 官溥說(관부설), 從日在木中.” 東 “動이다. 木을 짜임 요소로 한다. 관부(官溥)라는 사람의 설에 의하면, 해[日]가 나무[木] 가운데 있는 짜임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말하기’에는 서양적 어원[orient]으로 보나, 오리엔트(orient)의 의미인 태양이 뜨는 동쪽 방위를 지칭하는 ‘동녘 동(東)’ 글자의 의미를 통해서 활동성, 사실성,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행동하기’를 전제로 한 ‘말하기’ 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한국 조경계의 E.S.G.는 어디로?
지난 호 ‘생각하기’ 말미에 ‘한국조경계의 E.S.G는 ?’ 자문을 해봤다. 이는 생각하기, 말하기, 행동하기를 관통할 수 있는 ‘주제와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진 것이다. ‘생각하기’ 코너에서 상념(常念)으로 가지고 있던 E.S.G.의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았듯이, 단순히 사회공헌을 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보니 과거의 행위와 이에 대한 성과로서 결과물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미래가치와 방향성, 속도에 무게 중심을 두고자 한다. 조경계에도 다양한 단체 및 종사자가 있다. 따라서 특정한 단체나 업종의 현황과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너 나 잘하세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에 ‘생각하기’ 끄트머리에서 찾아낸 ‘말하기’의 실마리는 ‘한국조경헌장’이다.
헌장(憲章)이란? 사전적 의미로 ‘어떠한 사실에 대하여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정한 규범’ 이며 ‘법률로서 헌법의 전장(典章)’을 말한다.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헌장은 ‘국민교육헌장’일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유엔 총회 연설을 기억하고 있는 MZ세대에게는 ‘유엔헌장’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유엔헌장’의 정식 명칭은 ‘국제연합헌장 및 국제사법재판소규정 (Charter of the United Nations and Statute of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UN, ICJ))’으로서,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91년 6월 13일 제29회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1991년 7월 13일 제155회 임시국회 제6차 본회의의 수락 동의를 얻어 1991년 8월 5일 헌장 수락 선언서를 국제연합사무총장에 기탁하였으며, 국제연합헌장 제4조 제2항에 따라 국제연합총회가 대한민국의 국제연합 가입신청을 승인 결정함으로써 1991년 9월 18일 자로 대한민국에 대하여 발효하는 “국제연합헌장”을 공포하였다.
‘한국조경헌장’을 ‘국민교육헌장’ ‘유엔헌장’과 병렬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굳이 비교사례로 선정한 것은 ‘국민교육헌장’을 기억하는 나의 인식 저변에는 ‘선언적’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정식으로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선포한 규범이었다. 그러나 시대적 상황변화에 맞게 개정되지 못한 채 폐지되었다. 반면, 유엔헌장은 구체적인 목적과 행동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조경헌장’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탄소중립‘ 이라는 주제어를 대입해보니, 동시에 ‘선언’ 또는 ‘말하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하기’로 나가고 있는 ‘UN 헌장’과 ‘행동강령’이 한국조경계의 E.S.G와 탄소중립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음을 확인하였기에 공유하고 싶었다.
UN(United Nations) :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UN은 자금, 프로그램, 전문기관 및 UN 시스템의 기타 조직과 업무를 조정한다. 유엔 자체는 유엔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 유엔헌장에 제시된 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엔과 유엔 체제의 다른 기구들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헌장이 작성된 이후로 유엔은 창설 당시 구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작업을 수행하도록 위임받았으며, 조직은 보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표를 설정했으며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공동 행동에 동의했다.
1) UNs ‘work plan’
뉴욕의 UN 본부에서 총회,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는 비공식적으로 UN의 ‘작업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설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다. UN 사무국은 UN 시스템과 함께 이 작업을 수행한다.
2) UN Secretariat
유엔 사무국은 뉴욕시에 있으며 제네바, 비엔나, 나이로비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또한 UN 사무국의 일부는 아디스 아바바, 방콕, 베이루트, 제네바, 산티아고에 있는 지역 경제 위원회이다.
3) UN System
UN 시스템의 모든 기금, 프로그램, 전문 기관 및 기타 기관에는 자체 예산, 권한, 리더십 및 본부가 있다. 그들은 UN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모든 주요 지리적 영역에 지역 및 지역 사무소를 두고 있다.
4) Our Work
①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
② 인권 보호
③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
④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⑤ 국제법 준수
5)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 행동 지원
유엔은 2015년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를 출범시켰으며, 현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이 빈곤을 줄이고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최선의 길을 제공한다는 회원국들의 이해가 높아짐을 반영했다. 동시에 기후 변화는 인류의 의식에 심오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극지방의 만년설이 녹고 지구 해수면이 상승하며 격변하는 기상 현상이 심화되면서 세계 어느 나라도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보다 지속가능한 세계 경제를 구축하면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국제 사회가 UN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와 2015년 파리 기후 협약 에서 설정한 배출량 감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개발과 기후 행동은 연결되어 있으며 둘 다 인류의 현재와 미래의 복지에 필수적이다.
①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
- MDGs : 불과 20년 전만 해도 개발도상국 인구의 거의 40%가 극심한 빈곤 속에 살고 있었다. 그 이후로 UN의 밀레니엄 개발 목표 (MDGs)가 이러한 진전에 크게 기여하면서 세계는 극심한 빈곤을 절반으로 줄였다.
- 2030 의제 : 기아 제로; 건강과 복지; 양질의 교육; 남녀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산업, 혁신 및 인프라;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사회; 책임 있는 소비 및 생산; 기후 행동; 물 아래의 삶; 육지 생활; 평화, 정의 및 강력한 제도; 그리고 목표를 위한 파트너십.
- 파리 협정 : 파리 협정의 핵심 목표는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하, 심지어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함으로써 기후 변화의 위협에 대한 글로벌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다. 또한 파리 협정은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처하는 국가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② Two key summits
- 2019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 회의
2019년 9월, 국가 및 정부 수반은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를 위해 뉴욕의 UN 본부에 모여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의제 및 17가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의 이행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 2019 기후 행동 정상 회담
2019년 9월 기후 행동 정상 회의에서 65개국과 캘리포니아와 같은 주요 하위 국가 경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로 약속했다.
6) UN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 세상을 변화시키는 17가지 목표
빈곤 퇴치, 기아 제로, 좋은 건강과 웰빙, 양질의 교육, 남녀 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 산업, 혁신 및 인프라,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기후 행동, 물 밑의 삶, 육지 생활, 평화, 정의 및 강력한 제도, 파트너십
7) 넷 제로의 미래를 향하여 개인행동을 위한 UN 캠페인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은 지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선택은 중요하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3는 개인 가정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 먹는 음식, 여행하는 방식, 구매하는 모든 것이 개인의 활동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인 “탄소 발자국”에 기여한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10가지 행동으로 시작하세요. 탄소 발자국을 계산하고 활동을 기록하려면, 더 많은 팁을 보려면,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https://actnow.aworld.org/]
[Note : UN 관련 내용은 https://www.un.org/en/한국어 번역시스템을 활용하였습니다.]
한국 :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안)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서 2023년 3월 21일, 발표한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18년 총발생 CO2e727.6 백만톤(기준)에서 40% 감축한 436.6백만톤을 2030년까지 줄이기로 국제사회에 약속한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상향 안의 감축 목표를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1) 수립근거 :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 녹색성장 기본법 제10조
2) 계획기간 : 20년을 계획기간(2023~2042)으로 5년마다 연동계획으로 수립·시행
3) 주요내용 : 탄소중립기본법 제10조 제2항 및 시행령 제5조 제2항
한국조경계 : 한국조경헌장
2013년 10월 28일, ‘한국조경헌장’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2022월 12월 9일 ‘개정’되었다. 한국조경헌장을 제정 및 개정한 한국조경학회는 헌장을 통해 ‘조경을 재정의’, ‘고유한 가치 공유’, ‘새로운 좌표 제시’를 목적으로 삼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Ⅰ조경의 가치, Ⅱ조경의 영역, Ⅲ조경의 대상, Ⅳ조경의 과제 등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이를 ‘E.S.G’ 항목별로 키워드 중심으로 재분류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한국조경헌장의 내용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이 UN이 지향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와 목표’에 부합한다. 반면, 타임라인에 근거한 세부실행계획이 빠진 채 선언적 문구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지금, 한국조경계와 구성원은 그 어떤 조직이나 개인보다 먼저 행동해야 할 주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