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주 ([email protected])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환경조경 관련 4개 학술단체가 모인 연합체 ‘한국환경조경학회연합’이 설립됐다.
한국환경조경학회연합은 지난 27일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예술디자인대학에서 창립총회 및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회연합은 한국조경학회, 한국전통조경학회, 한국경관학회, 한국정원디자인학회 등 환경조경 관련 4개 학회가 모인 학술단체다. 각 학회는 사단법인 등록단체지만 학회연합은 비등록단체로 정관을 따로 두지 않고, 자생적으로 운영하는 각 단체가 상호 간의 공동 학술 활동 및 협력과 증진을 도모하는 협의체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학회연합은 환경조경 분야 학회 위상 제고와 권익 보호, 조경 및 인접 분야와의 학문적 융합을 통한 분야의 건전한 발전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정기총회는 각 학회별로 개최하고, 가을에 열리는 임시총회는 학회연합 4개 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2021년 CELA(미국 조경교육협회)를 공동으로 개최하며, SCI급, A&HCI급의 국제학술지 공동발간 추진, 학회연합 실무자 회의를 통한 공동의 발전방안 등을 도모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는 각 학회별 이사회 및 임시총회, 한국환경조경학회연합 창립총회, 특별강연, 추계학술대회, 한국조경학회 조경시공연구회 세미나, 리셉션 순으로 진행됐다. 이사회 및 임시총회는 조경학회, 전통조경학회, 경관학회, 정원디자인학회 순으로 열렸다.
조경학회는 이사회에서 지난 2001년부터 격년으로 시행한 ‘대한민국 조경대상’을 ‘대한민국 환경조경문화대상’으로 변경해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대상 지자체를 시상했으나 조경진흥법의 포상 및 시상에 근거해 조경분야 활성화 및 위상 제고에 이바지한 장소를 대상으로 발주, 설계, 시공자를 선정해서 개별 시상하는 것으로 변경한다.
참가자격은 지자체, 법인, 개인, 시민단체 등 대상지와 관계된 단체 또는 개인 등 신청한 대표에게 주어지며 동일한 장소는 이중참가가 불가능하다. 부문은 공원녹지, 생태조경, 농촌조경, 문화관광 등으로 구분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회의에서 유지관리, 감리, 건설사업 관리까지 범위를 확대해달라는 의견이 제시돼 회장단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계획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조경학회는 IFLA 한국 유치와 관련해 금년 중 광주시와 MOU를 맺는 등 추진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며, 내년엔 다양한 조경학회 주관 행사를 하나로 모아 조경문화제로 부활을 추진한다.
조경학회 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노재현 우석대 교수가 내년부터 전통조경학회 회장을 맡게 됨에 따라, 2018년 1월 1일자로 홍윤순 한경대 교수가 편집위원으로 선임된다.
전통조경학회는 이사회에서 올해 문화재조경 관련법 제도개선위원회 회의를 1차례 열었으나, 계속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전통조경 분야 후학 양성을 위해 지난 7월 개설한 ‘한국의 전통조경 명사특강’도 추진 추진할 예정이며, 전통조경 외연 확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전통조경 프로그램 활성화의 일환으로 학회 이사인 신지선 한국정원문화연구소 월하랑 대표가 우리 정원문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궁궐정원 해설 프로그램을 문화재청 궁능관리과와 연계할 수 있도록 중개한 ‘후원 내 다섯 정원 이야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후원 내 다섯 정원 이야기’는 후원 내 다섯 정원에 담긴 역사적 이야기와 정원에 조영된 왕의 사상과 가치를 시대적 배경 속에서 읽어내는 해설 프로그램으로 후원에서 만날 다섯 명의 왕을 주제로 ▲정조의 부용지 ▲숙종의 애련지 ▲효명세자의 연경당 ▲달의 정원 존덕지 ▲물의 정원 옥류천을 소개한다.
경관학회 이사회에서는 차기 집행부 결정을 위한 회의가 진행됐는데, 이사진과 학회원들의 요청으로 김한배 회장이 1년간 연임하기로 했다. 또한 학회는 경관학(가제) 교재 집필 책임을 위한 장기 플랜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규인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주신하 서울여대 교수, 위재송 도시건축소도 소장 등이 TF팀을 구성해 추진하기로 했다. 하반기 해외 학술답사 추진위원장은 정해준 계명대 교수가 맡았다.
정원디자인학회는 오는 12월 18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산림청과 공동 주관으로 ‘정원, 도시에서 숨 쉬다’란 제목의 정원 관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학회는 도시재생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정원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산림청은 정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또한 울산시로부터 2018년 정원박람회 시행단체 요청을 받아 협의 진행 중이며, 내년 3월 말 조경업계 대표 및 임원, 교수들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진행하는 유지관리 최고위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서주환 한국조경학회장(환경조경단체총연합 총재)은 인사말을 통해 “긴 세월 동안 국내에서 조경이란 학문 분야가 발전돼오면서 다양한 필요성과 목적에 의해 여러 학회가 창립됐다. 시대적인 요구에 의해 단합된 힘으로 어려운 조경의 미래를 위해서 함께 해야겠다는 공동의 생각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 모이게 됐다”며 “학문의 발전이 곧 조경계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창환 한국전통조경학회장은 “아시아녹화기구에 따르면 그동안 남한은 산림에 35억 주의 나무를 심었고, 북한은 앞으로 65억 주의 나무를 심어야 남한만큼 녹화가 가능하다. 아시아녹화기구는 치산을 넘어 경관, 전통의 가치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조경 분야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 환경조경학회연합이 삼천리금수강산을 이루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한배 한국경관학회장은 “경관은 조경의 기반지식이기도 하지만 조경을 도시, 농촌, 해양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무기이자 미래비전이다. 도시계획과의 협력을 통해 인구 10만 명 이상의 도시에 의무화된 경관계획을 조경의 먹거리로서 공고히 할 것”을 당부했으며 “게슈탈트 이론에 따르면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다. 환경조경학회연합이 단순한 기계적 결합을 넘어서서 조경의 역사에 창조적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장은 “시대적 요구와 비전이 있어 다양한 학회들이 만들어져 왔다. 4개 학회가 먼저 모여 연합학회를 만드는 자리 마련했다. 정원이란 것이 공공정원이란 새로운 개념으로 우리 앞에 섰다. 보다 대중적으로 확산하는 일을 학회에서 하고 연합회의 힘을 빌려 보다 활기차게 연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이재준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가 ‘도시재생뉴딜과 조경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펼쳤다.
이재준 교수는 모든 분야에 시민참여, 주민참여, 국민참여가 요구되는 도시재생 뉴딜 시대에 가장 고민할 것은 참여와 협력, 융복합이라며, 이를 위해 지역주민과 행정가, 건축·경제·문화·예술 등 다른 분야 전문가와 호흡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조경이 참여와 협력, 융복합을 위한 대화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조경은 작은 프로젝트와 큰 프로젝트를 두루 실행할 수 있도록 인재를 양성하고, 생태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사이에서 적절한 방향으로 개발하는 소프트한 분야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도시재생이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새로운 번영과 성장을 위한 것도 있지만, 재생의 범위에는 새로운 생태적 회복도 포함하고 있어 직접적인 조경 분야의 역할도 필요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도시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선 창조적인 인재를 발굴하고 지역을 재창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에서 그 지역의 자연자산, 역사자산, 문화자산 등을 잘 발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전문영역으로서 조경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거버넌스 참여와 협력방안에 대한 조경가들의 창조적인 노력으로 쇠퇴한 도시의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지방분권 강화 및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를 실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