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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도시에서 유기체도시로… 도심 인프라 ‘재자연화’ 필요 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학술발표회 개최
  • 이형주 (jeremy28@naver.com)
  • 입력 2018-12-09 22:50
  • 수정 2018-12-0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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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관에서 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사진은 좌측부터 한삼희 조선일보 환경전문기자, 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구자훈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김진오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교수, 황희연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고문, 박명권 환경과조경 발행인, 최종필 한국조경협회 회장, 배성일 유신 부사장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4차 산업혁명과 기후변화 시대에 대비해 단절된 기계도시에서 건강한 유기체도시로 진화하기 위한 도심 인프라의 재자연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는 지난 7일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관에서 ‘디지털 도시 시대 도심 인프라 공간의 재자연화 패러다임의 출현과 양상’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발표회에서는 김창환 서울특별시 동남권조성과 과장이 ‘서울시 도심 인프라 공간의 재자연화 사례’, 조세환 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회장(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명예교수)가 ‘대도시 인프라 파크 시대의 전개: 옴스테디즘 패러다임의 진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황희연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고문을 좌장으로 ▲구자훈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김진오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교수 ▲박명권 환경과조경 발행인 ▲배성일 유신 부사장 ▲최종필 한국조경협회 회장 ▲한삼희 조선일보 환경전문기자 ▲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이 토크쇼를 진행했다.


이날 조세환 회장은 “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자연을 통제하기 위해서 공간과 위치로 규제하는 격자형 도시를 만들었다. 이는 도로에 의해 단절되고 분화되는 기계도시다. 산업혁명으로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차를 위한 도시로 확산되면서 많은 도시 문제를 양산하게 됐다”며 도시공원이 나타난 배경을 설명했다.


조 회장에 따르면 도시에 공원이 나타난 이유는 “생물 유전 형질의 반란이자 거대한 생물학적 형질의 발현”이다. 우리 유전자 속에는 1.6%의 문화 유전 형질과 98.4%의 생물 유전 형질이 있는데, 과거에는 문화 유전 형질에 치우쳐 도시를 개발해 왔지만, 생물 유전 형질의 반란으로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하는 유기체도시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나타나게 됐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과거 도시에 빈 땅을 찾아 공원을 넣던 옴스테디즘에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도시 자체를 자연과 융합시키는 인프라 파키즘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 자연이 작동하는 것처럼 유기체처럼 작동하는 기능과 구조를 가진 도시로 변해갈 것이다”며 “우리의 도시는 스마트시티로 변하고 있는데, 이는 디지털 도시가 아니라 전적인 도시의 재구조화를 의미한다. 만물 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으로 도시의 모든 시스템이 달라진다. 도시를 인간 본성 기반의 공간으로 전환시켜야 되는 숙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조 회장은 도로 인프라가 서울 면적의 57%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지하에 대규모 지하도시를 만들고 상부는 대형광장으로 만드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지금 방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프라 파크’ 컨셉으로 풀어볼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재자연화를 통해 분리되고 단절된 도시를 완전한 하나의 생명체처럼 작동하는 유기체적인 도시로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감소와 여가 시간 증대에 따른 인간 본성 기반의 놀이 제공, 커뮤니티성 증대, 기후변화 등 현재 진행형 사회 변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회색SOC산업에서 그린SOC산업으로 진화함으로써 도시, 교통, 토목, 환경조경 등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과 복지 등 균형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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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환 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회장, 김창환 서울특별시 동남권조성과 과장 / 강맹훈 서울특별시 도시재생본부 본부장(축사자), 김홍배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원장(축사자)



“지금 시대에 광장형 오픈스페이스 필요한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의 PM을 맡고 있는 구자훈 교수는 이날 서울시 도심 인프라 공간의 재자연화 사례로 발표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은 “재자연화가 목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구 교수는 “재자연화가 기능이 다하거나 역할을 다한 곳에 공원을 넣는 것이라면, 영동대로는 현재 사용 중인 곳을 새로운 곳으로 바꾸면서 공원녹지가 부분적으로 들어온 것이다. 복합환승센터는 국제철도역으로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부에 광장의 기능을 담고자 했다. 지하공간은 강남의 국제업무를 지원하는 문화·예술·라이프 기능을 담아내고자 했다”며 광장으로서의 성격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진오 교수는 “전문가 위주가 아니라 많은 시민들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 시민의 자발적 참여 프로그램이나 관리체계를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공원이냐 광장이냐 이분법적 구분은 필요 없다. 공원 같은 광장도 있고 광장 같은 공원도 있다. 영동대로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쓰이고 어떤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다. 강남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문가가 시민사회와 머리를 싸매고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삼희 기자는 “영동대로 계획은 결국 강남에도 광화문광장 같은 걸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광화문광장은 쉽게 가까이 갈 수 있는 가게, 카페 같은 것이 없다. 너무 노출돼 있어서 햇빛을 가릴 수도 없고 시야에서도 가림막이 없어서 가고 싶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공간의 성공 척도가 되는 건 많은 사람의 활용이다. 가볍게 쉬고 앉아서 놀 수 있는 공간이 도시에 더 필요할 거 같다. 거대한 광장을 만들 돈이 있다면 그 대신 포켓파크 수십 개를 곳곳에 만드는 게 시민들의 더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명권 발행인은 “광장은 성숙되지 않은 과거 민주화 시대의 사회적인 유산이다. 그런데 촛불혁명으로 그 기능이 재소환된 것”이라며 “지금 시대에 광장형 오픈스페이스가 필요한가”란 물음을 던졌다.


박 발행인은 “2002년 월드컵 때처럼 좋은 일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이고자 한다면 영동대로를 막고도 할 수 있다. 성숙된 시민사회에서 대규모 광장이 일상적인 도시 공간에 필요한 것인가”라며 “시민사회가 성숙되는 만큼 오픈스페이스 구성 자체도 성숙된 모습이어야 한다. 단지 열려있는 공간이 아니라 현대 도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시대적 욕구에 맞는 진화된 공간 형태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필 회장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주기가 점점 빨라진다. 우리가 지금 추구하는 것들이 미래에는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10년 후, 20년 후 광장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세계적인 흐름이나 우리나라 문화 흐름을 충분히 고민해서 공간에 반영해야 최소한 20~30년 후까지 쓸모 있는 곳이 될 것”이라고 박 발행인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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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관에서 열린 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학술발표회에서 토론이 진행 중인 모습

 

 

“기후변화 시대 ‘도심 인프라’, 모습만 자연이어선 곤란”


박명권 발행인은 ‘도심 인프라의 재자연화’가 필요하다는 조세환 회장의 주장에 동의하고, 이를 위해 도시계획적 차원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먼저 박 발행인은 “오픈스페이스가 기후변화 시대에 대처할만한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광장에 매년 잔디를 새로 심는 것과 1년에 100억 원 이상의 에너지를 쓰는 청계천 등의 사례는 자연의 모습을 흉내낸 ‘박제’된 자연에 불과하다는 것이 박 발행인의 지적이다. 또한 식물원 개념을 도입했지만 생물이 자생하기 어려운 환경에 나무를 심고 매년 죽은 나무를 교체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서울역고가 또한 종다양성이나 기후변화 관점에서 건강하지 못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발행인은 “재자연화 관점에서 최근에 벌어지는 수많은 폭우와 폭염 등의 자연재해와 미세먼지 등을 오픈스페이스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과거 야생에서만 볼 수 있던 황조롱이 등이 도시에서 발견된다. 자연의 서식처가 보장되지 않아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물종을 위해 어떤 배려를 할 것인지 도심 내 생물종다양성 측면에서 고민해야 하고, 단순히 모양만 자연이 아니라 새로운 시민사회 요구에 걸맞은 문화적인 자연으로서 다가가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홍광표 교수는 “도심 인프라 공간의 재자연화는 뉴욕 하이라인 파크와 서울로7017을 비교하면 답이 나올 것 같다. 하나는 종다양성이 보장된 장소고, 하나는 종다양성이 겉으로만 보장된 장소다. 서울로7017을 이야기하면서 많은 품종의 나무를 심었다 말하지만 종이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종 간 어울림이 없다. 도심 인프라 공간의 재자연화는 도심에 자연을 초대하는 작업이다. 생태성이 담보되고 종 간의 어울림이 있는 재자연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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