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조경 박광윤 기자] 오는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광주·전남 지역 산·관·학을 아우르는 조경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녹색정책의 발전된 미래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보여줬다.
한국정원조경연합회는 6월 22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제2회 포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녹색복지와 미래비전 포럼’을 열고, 통합특별시의 기후·환경·산림 행정, 공원녹지 정책, 정원산업의 과제를 다뤘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조경·산림·정원 분야 교수, 공무원, 업계 관계자가 대거 참석해 통합시 출범 이후 조경·녹지 분야 정책의 진전에 기대감을 담았다.
김경섭 한국정원조경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는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라는 역사적인 출발선에 서 있다”며 “지역의 지도가 바뀌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 분야의 미래 발전에 대한 방향을 모색하는 포럼을 여는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고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논의는 치열하게 하되 그 모습은 성숙해야 한다”며 “반목과 갈등이 아닌 연대와 화합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은 축하 영상을 통해 “전남 광주의 풍부한 생태성을 연결해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녹색도시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연이 살아야 도시가 살고, 도시가 살아야 시민의 삶도 풍요로워진다”며 이번 포럼이 “전남 광주의 공원과 녹지의 미래를 그려내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외에 박균택 국회의원도 포럼 개최를 축하하는 축사를 보내왔다.
한편 기념식에서는 한국조경수협회 광주전남서부지회 조기철 지회장이 한국정원조경연합회 산업기술단체장으로, 이병관 명예회장이 기술자문위원으로 각각 위촉됐다.
포럼은 발제와 종합 토론 및 정책 건의로 진행됐다. 발제는 ▲박석곤 국립순천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윤춘성 광주광역시 도시공원과 공원기획팀장 ▲서민재 전라남도 산림휴양과 정원산업팀장 순으로 진행됐다.
박석곤 교수, “특별시로 큰 권한 이양, 개발·보전 조율할 거버넌스 구축해야”
첫 발제자인 박석곤 교수는 ‘전남광주통합특별법상 기후·환경·산림 행정 권한 이양의 쟁점과 제도적 대안’을 주제로 통합법이 조경·산림 분야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박 교수는 통합특별법이 480개 조항으로 구성됐는데, 이 가운데 기후·환경·산림 관련 조항이 37개라고 설명했다. 산지 지정·변경과 산지 전용 허가, 산림보호구역 관련 권한, 자연공원 해제·확대 절차, 환경영향평가 협의 권한 등 과거 기후환경부 장관·산림청장·해양수산부 장관이 갖고 있던 권한이 특별시장에게 집중됐다며 많은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립공원 해제·확대 과정이 기존 기후부 장관의 ‘승인’에서 ‘협의’ 방식으로 바뀐 점에 대해 박 교수는 “도립공원에는 사유지가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산주 입장에서는 대부분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데, 중앙정부에서는 보호지역을 늘리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특별시장 권한으로 넘어오면 굉장히 정치적인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후부 장관이 반대하더라도 해제가 가능한 구조로 바뀌는 매우 큰 권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환경영향평가 검토 과정에서 전문기관 지정 권한이 달라지는 점, 산림이용진흥지구 신설로 산림보호구역을 일시적으로 해제할 수 있게 된 점도 주요 변화로 꼽았다.
권한 이양의 강점으로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맞춤형 정책 수립, 행정 자율성과 실행력 강화를 제시했다. 반면 권한 집중에 따른 행정 부담, 전문성 결여 우려, 보전과 개발의 우선순위 충돌, 녹지 훼손과 공원 내 개발 사업을 둘러싼 사회적 반발 가능성을 위험 요인으로 들었다.
대안으로는 환경·산림 분야 전문 상임위원회 구축, 공청회 의무화, 중앙부처와 특별시 간 교육·기술 전수, 상설 환경행정협의체 운영, 주민 배심원제와 민간 공동 환경위원회 도입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환경과 개발은 상충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기후·환경·산림 정책조정협의회를 구성해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위원장은 특별시장 또는 부시장급이 맡고, 통합시 행정과 의회, 중앙정부, 시민사회, 전문가, 산업계가 고루 참여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례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이권 단체들이 치열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산업계와 전문가, 시민사회, 시·군 지자체 간 의견 수렴 절차를 반드시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조직 개편안도 내놨다.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공원녹지산림국 신설과 함께 7개 과 체제를 제안했다. 녹색도시총괄과, 도시숲공원과, 공원녹지과, 산림자원과, 산림휴양과를 두고,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산불 문제에 대응하는 산불안전과를 신설하며, 도립공원 사유지 문제와 광주의 지질공원 행정을 통합 관리할 자연공원과를 배치하는 구상이다. 박 교수는 이번 논의가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윤춘성 팀장, 5대 전략 제시 “초광역 녹지 네트워크로 전남·광주 녹색축 완성하자”
윤춘성 광주광역시 도시공원과 공원기획팀장은 ‘도시가 숲이 되고 숲이 삶과 연계되는 전남·광주’를 주제로 통합특별시의 공원·녹지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기후위기·폭염·미세먼지·도시열섬 등 생활환경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공원·녹지가 탄소흡수원·휴식공간·건강증진공간·생태축·관광자원이라는 복합기능을 지닌 도시 경쟁력의 전략 자산임을 강조하며, 광주·전남 통합을 도시의 공간구조와 생활복지 체계를 재설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광주와 전남은 산림·하천·도시공원이 인접한 공간구조를 갖고 있어 초광역 녹지축 구축에 유리하고, 지역별 공원 접근성과 서비스 수준의 격차를 해소해 통합도시 시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녹색복지를 체감할 수 있는 도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5대 전략·14개 실행계획을 제시하며 “공원녹지를 복지·관광·산업·탄소중립이 결합된 통합도시 핵심 인프라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5대 전략은 ▲산림·하천·도심공원을 연결해 남도권 대표 녹색축을 완성하는 ‘초광역 녹지 네트워크 구축’을 출발점으로 ▲집 앞 500m 이내에서 생활권 녹색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녹색복지 도시 실현’ ▲자연자원을 관광·산업과 연계해 지역경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녹색경제·관광 전략’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스마트·거버넌스·녹색재정 기반의 ‘지속가능 운영체계 구축’과 ▲군공항 이전부지를 활용한 100만평 광주숲 조성으로 ‘미래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제안으로 전국 최초 조경진흥단지 조성 계획이 주목을 받았다. 광주·전남은 전국 최대 조경수 생산 기반을 보유한 지역으로, 이 강점을 활용해 생산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생산·유통·설계·시공·연구개발 기능이 융합된 조경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전남 조경수 생산지역 일원에 전국 최초의 조경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대한민국 대표 녹색산업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조경산업 집적단지 조성과 함께 대학·연구기관·기업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조경설계·시공·수목관리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조경수 유통센터와 전시판매장 조성, 조경박람회 및 국제전시회 개최 기반 마련, 청년 창업 및 전문인력 일자리 창출까지 아우르는 복합 산업 생태계를 그리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대표 조경산업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서민재 팀장, “통합특별시 “정원 브랜드 세계로…남도정원비엔날레·국제정원박람회 추진”
서민재 전라남도 산림휴양과 정원산업팀장은 ‘정원이 도시를 바꾸고 숲이 미래를 만든다’를 주제로 전남의 정원·산림 정책 경험을 통합시의 녹색도시 전략과 연결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는 ‘정원과 숲을 통한 가치 생성’에 초점을 맞춰, 전남이 쌓아온 정원·산림 정책의 경험을 통합시의 녹색도시 전략과 연결하는 방안을 담았다. 전남은 그동안 국가사업비를 대규모로 유치해 실행해 온 조직 특성상 일반적인 기초단위 사업과 차원이 다른 대형 프로젝트들을 다수 추진해 왔다.
현재 순천만 국가정원을 비롯해 60여 개 이상의 정원이 지정돼 전국적으로 정원문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산림 비중이 높은 특성상 산림복지 실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통합특별시의 정원 브랜드를 전국·세계 무대로 확장하는 중장기 국제행사 계획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2027년 9~10월에는 담양 죽녹원~관방제림 일원 국립정원문화원을 무대로 ‘2027 남도정원비엔날레’가 70억 원을 투자해 열린다. 주제정원, 도시재생, 참여정원, 전시·공연 등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이어 2031년 4~6월에는 곡성 장미공원·동화정원 일원에서 350억 원을 투자한 ‘2031 곡성벨로즈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세계장미정원, 작가정원, 국제학술대회, 문화행사 등이 계획돼 있다.
서 팀장은 광주와 전남이 각자의 방식으로 도시공원·녹지와 산림·정원 분야를 발전시켜 왔지만, 통합 과정에서 두 지역의 특성이 합쳐지면서 갈등과 문제점도 존재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녹여내느냐가 통합특별시 녹색도시 전략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필순 의원, “정책 전 과정 시민 주도하는 시민주권 행정 시대”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김은일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필순 광주광역시의회 의원 ▲조준혁 푸른길 사무국장 ▲김철민 한국정원조경연합회 기획분과위원장 ▲김기중 전남일보 총괄본부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박필순 의원은 민형배 당선인의 공약 5대 원칙인 성장·균형통합·기본소득·녹색도시·시민주권 가운데 ‘시민주권’에 초점을 맞췄다. “민형배 시민주권정부 시대에는 모든 정책을 시민이 제안하고 수립하고 결정하고, 가능하면 실행까지 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는 정책 전 과정을 시민이 주도적으로 하게끔 만들고, “전문가에게만 묻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서는 “정원 관련 단체, 활동가, 시민기업까지 포함해서 인적 네트워크를 잘 구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광주·전남 권역별로 녹지정책을 의회와 행정에 제안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산은 특별시 통합으로 국가 지원이 5조 원 증가해 광주시와 전남도를 합쳐 총 25조 원인데 “녹지·조경 쪽에 얼마나 투입이 될지는 정책을 내야 채택된다”면서 “시민의 성과지표를 세워야 한다”며 “의원들에게 권역별 네트워크를 연결해 드리고, 민형배 당선인에게 이분들 의견을 들어서 진행하라고 의회가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준혁 사무국장, “합의된 정책안을 먼저 만들고 인수위에 적극 제안해야” 조언
조준혁 사무국장은 “단순 참여가 아니라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것까지 시민주권”이라며 이를 행정 전반에 실질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광주 지역 주요 녹색 환경단체들이 인수위에 정책 제안을 전달하면서 도시공원 관련 위원회 구성에서 일정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전했다. “당선인 스타일이 내부 당사자와 조직이 합의해서 가져오면 실현해 주는 방식”으로 알려진다면서 “당선인에게 어떻게 해 달라고 바라지는 말고, 오히려 직접 안을 마련해서 조직 부서에 그려주는 것이 훨씬 더 빠를 수 있다”고 실질적인 조언을 내놨다. 특히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인수위에 의견서와 정책 제안서를 적극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철민 위원장, “지역 조경 전문가 양성과 조경진흥단지 조성 함께 고민해야”
김철민 위원장은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지역 전문가가 부족하다”며 지역 일꾼 부족 문제를 짚으면서, 이번 정책과 조직 논의가 산업 현장의 문제와도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큰 정책을 추진할 예산이 있어도 이것을 소화해야 할 전문가는 어디 있느냐. 서울에서 데려와야 하느냐”고 되물으며 “이 지역에도 굉장히 좋은 학생들이 많이 있는데 오늘 토론회에는 이와 관련된 주제가 전혀 없다”면서 조경학과 졸업생의 지역 취업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산업 현장은 BIM 도입과 AI 활용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현재 조경기사 2차 시험이 아직 필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시험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조경진흥법 7조·8조에서 조경진흥단지 지정 권한이 시·도지사까지 확대됐다”는 점을 들면서, 윤춘성 팀장이 발제에서 제시한 ‘전국 최초 조경진흥단지 조성’을 적극 지지했다.
김기중 총괄본부장, “회의록 공개와 시민참여가 녹색 거버넌스 성패 가른다”
김기중 총괄본부장은 ‘시민이 체감하는 권한 행사의 투명성’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며, 환경영향평가 협의 결과와 심의위원회 회의록을 시민이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비전이 크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대규모 녹지 조성 계획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착수 시점과 중간 목표를 단계별로 공개해야 정책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군공항 이전과 맞물린 불확정 변수가 있는 사업에 대해서도 “군공항 이전이 되지 않으면 비전 체계가 공중에 뜰 수 있다”며 “이전 단계에서도 실행 가능한 단계별 선제적 녹지 조성 계획을 공개해 시민이 착수 시점과 중간 목표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녹색 거버넌스의 성패는 시민이 회의록을 검색할 수 있는 날에 달려 있다”며 “정보 공개의 의무를 정책 설계에 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 공개와 시민 참여, 이 두 가지 관점이 혼합될 때 우리가 추구하는 녹색 광주의 미래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마무리했다.
토론 말미에는 플로어에서 김농오 전 목포대학교 조경학과 교수가 행정구역 중심이 아닌 생태축과 재난 위험을 고려한 녹지계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은일 좌장은 “특별시장에게 위임된 행정 권한과 그 위상을 특별시민들을 위해 어떻게 적용해 나갈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라며 “공원·녹지·산림 분야의 조직을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일지에 대한 고민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제시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통합특별시민들의 문화적 혜택이면서 보편적 복지의 기반시설이라는 인식으로 적극적인 실행계획이 세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