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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논단] 전대미문의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 홍태식 한국생태복원협회 회장 (seekhong@naver.com)
  • 입력 2020-03-17 11:45
  • 수정 2020-03-1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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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초순에 중국 우한시에서 첫 발병자가 나오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현상은 전 세계 인류에게 전대미문의 공포를 겪게 하고 있다. 최초 발생지인 중국은 강력한 공권력으로 시민의 이동을 틀어막아 확산속도를 어느 정도 극복한 걸로 보인다. 또 다른 이웃인 일본은 모호한 정책과 통계숫자로 자국민을 안심시키고 있으나 그 결과는 비극으로 끝날 것 같다는 세계 언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모든 사회구성원에 대한 적극적인 방역대책을 실천하여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어 세계 각국으로부터 좋은 사례로 칭송받고 있다. 유럽지역은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최근에 들어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이탈리아 사례를 보다시피 이미 의료체계가 붕괴되어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 치료를 포기하다시피 했다. 확산을 막는 골든타임을 놓친 EU 역내 다른 국가들도 최후의 수단으로 도시 봉쇄전략을 시작했고 중증환자 선별치료에 총력을 다하기 시작했다.

 

치사율이 높았던 신종플루와 다르게 ‘코로나19’의 특징은 빠른 속도의 전염력과 고령자의 치사율이 높은 데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일시에 많은 환자가 발생하게 되면 적절한 치료를 제때 못 받아 사망에 이르게 되어 지구촌 사람들에게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좁은 건물 안에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미처 바깥으로 탈출하지 못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와 같다.

 

‘코로나19’ 발생 원인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결국은 기후변화에 따른 변종바이러스가 갑자기 나타난 데다 교통의 발달로 인한 지구촌 사람들의 잦은 이동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경을 막고 도시를 봉쇄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마구잡이식 환경파괴 행위나 방사능 오염수 방출시도는 이제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되었다. 인류는 같은 공동운명체임을 명심하고 변화된 시대에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조경이 위기라고 한다. 코로나19 확산같이 치명적이진 않더라도 매우 힘든 상황이라는 하소연이 넘친다. 더 구체적으로는 ‘조경산업’ 종사자들이 위기를 호소하고 개선방법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소규모 설계용역회사의 경우 큰 규모 용역은 엔지니어링 종목 다수를 묶어 대형 엔지니어링회사가 수주하고, 어쩌다 나오는 현상공모는 외국 회사에게만 입찰 기회를 주고 있다고 한다. 굵직한 개발사업이 대폭 줄어든 지금은 설계 일감 자체가 격감하여 사무실 유지도 버겁다고 한탄한다.

 

조경시공회사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충분한 이윤이 보장된 공공공사의 경우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정도의 이야기는 들어야 한 건 수주할 수 있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공사낙찰이 어렵다. 공사물량은 조금이고 면허수는 많으니 당연한 현상이지만, 수주하기 위한 노력을 기껏 ‘운’에 맡겨야 하니 낙찰 소식이 없는 나날이 괴롭기만 하다. 치열한 경쟁이 난무하는 하도급시장은 어떨까? 모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레드오션의 끝판왕이다. 최소 8개사를 최저가 방식으로 입찰에 부치다 못해 추가로 가격을 후려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직원들을 놀릴 수 없으니 일단 저가라도 공사를 따고 보자는 경우가 많고, 공사를 따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가격을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도에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작년에는 자본금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했고, 당장 올해에는 29개 전문건설업종을 10개 내외의 대업종으로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업역 가운데 조경식재공사업종과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종이 통합될 수도 있어서 종합업역의 조경공사업종과의 위상 설정이 애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2021년도부터는 전문은 세부공종별로 공사실적, 전문인력, 처분이력 등을 검증 후 공시하도록 하여 실제로 경력기술자를 보유하고 직접시공을 하는 업체를 입찰과정에서 우대해주겠다는 정책을 예정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정책방향은 올바르나 시행과정에서 크고 작은 혼란이 발생해 조경시공업체가 크나큰 시련에 직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조경산업시장을 살펴보면 1998년 IMF사태 이후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아파트분양가 자율화조치가 시행되면서 공동주택 조경의 고급화 추세에 발맞춰 급격한 양적 팽창을 경험하게 된다. 2000년도에 9011억 원 수준이던 조경공사실적(종합조경+전문조경)이 2003년도에 1조5231억 원, 2008년도에 5조7704억 원, 그리고 2013년도에 거의 7조 원에 도달했다. 이후 5조6000억 원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조경산업 시장규모가 급격하게 팽창하여 많은 조경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게 되었다. 아파트분양 호조에 따른 공동주택 조경시장이 조경산업 성장을 이끌어 왔으나, 최근 들어서 아파트분양물량 축소에 따라 조경시장규모가 축소되고 있어 본격적인 불경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조경산업의 위기를 극복해나가기 위해서 조경산업 종사자 모두의 치열한 노력과 올바른 전략이 필요할 때이다. 신규로 사회적 조경수요를 만들어 내야 한다. 도시재생, 마을가꾸기, 생태복원, 도시숲조성 등 다양한 정부기관 사업에 관련 기술자를 보완하여 참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껏 조경분야에서 담당해왔으니 당연히 조경업종으로 입찰자격이 있다고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조금 양보하더라도 새로운 시장에 참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기술을 적용한 풍수해 및 가뭄 피해방지를 위한 유지관리체계를 도입하여 주먹구구식의 유지관리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드론이나 GIS정보를 활용하여 정밀한 시공을 디지털데이타로 기록하고 검증해야 한다. 또한 수목하자를 줄이기 위해 컨테이너 용기에 조경수를 재배해 좋은 수형을 갖춘 규격품을 생산해야 한다.

 

조경산업 시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자료의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시스템을 운영하여 설계, 생산, 시공 및 유지관리 단계에서 최적의 해결방식을 쌓아 나가야 한다. 언제까지 특정 수목의 절대 생산수량도 모른 채 설계하고, 수목생산자와 지루하게 밀당을 하며 수목가격을 흥정할 순 없지 않은가. 선행공정 지연에 따른 공사비 증액을 당연하게 청구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

 

활발한 국토개발시대를 지나 저성장시대에 들어서서 전체 건설시장이 축소되어 가는 와중에도 조경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평가된다. 다양한 뉴미디어를 활용하여 조경의 가치를 역설하고 사회적 관심과 신규 수요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조경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조경인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이지만, 힘을 합쳐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을 개선하고 조경시장 규모를 키워나가는 동반성장의 자세가 필요하다.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코로나19 같은 위기는 얼마든지 또 올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홍태식 / 한국생태복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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