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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기술진흥법, 조경설계업에 미칠 여파는?
    지난 해 5월 22일 ‘건설기술관리법’이 ‘건설기술진흥법’으로 전부 개정된 이래 추진되어 왔던 하위법령(시행령 및 시행규칙)의 개정 작업이 마무리되어, 올해 5월 23일부터 건설기술진흥법령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건설기술용역업의 경우, 2015년 5월 22일까지 1년간 경과 조치에 따른 시행 유예). 시행령은 5월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시행규칙은 5월 21일 법제처 심사를 통과했다. 이 법령 개정에 따라 ‘건설기술용역업 및 기술자 체계의 전면적 개편’ 내용이 구체화되었는데, 건설기술용역에 해당하는 조경설계도 이 법령의 영향을 받게 되어 조경설계업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현재의 시행령 별표5에 의거하여 건설기술용역(조사, 설계, 감리 등)이 발주될 경우, 조경설계 업체들의 공공부문 수주가 상당 부분 봉쇄될 가능성이 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재 조경 관련 단체들이 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시행령 개선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다양한 의견 개진을 통해 국토부로부터 특정 분야에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행령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라는 긍정적 답변을 받은 상태다. 본지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번 건설기술진흥법 논란과 관련된 사항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1. 건설기술진흥법은? 기존의 ‘건설기술관리법’이 개정된 법으로, 크게 3가지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첫 번째는 ‘건설기술자 체계 및 교육’과 관련된 것으로, 기존의 자격 중심 기술자 등급 체계가 건설기술자의 종합적인 기술력 평가에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는 경력·자격·학력 등을 종합하여 점수화한 역량지수에 따라 건설기술자의 등급(초급·중급·고급·특급)을 산정하도록 했다. 교육 부담 완화를 위해 교육 시간을 3주에서 2주로 단축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두 번째는 ‘건설기술용역업 분야 및 등록 요건’에 대한 것으로, 건설기술용역업의 전문분야를 종합, 설계·사업관리, 품질검사로 구분하고,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종합엔지니어링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건설기술용역 업무를 포괄적으로 수행하는 ‘종합(설계+건설사업관리(감리 포함)+품질검사)’ 및 ‘일반 설계·사업관리(설계+건설사업관리(감리 포함))’ 업역을 신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는 종합엔지니어링 수행을 위해서는 설계, 건설사업관리, 감리, 품질검사 등을 개별 법령에 따라 별도로 신고·등록해야만 했다. 아울러 건설기술용역업 진입 요건을 낮춰 업체간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등록 요건도 완화했다. 일례로, 현재는 종합감리업에 등록하기 위해 기술자 25명, 자본금 5억 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개정된 법에 따르면 기술자 10명, 자본금 1억 5천만 원만 확보하면 된다. 세 번째는 ‘안전 관련 규제 강화’로, 인명 피해 등이 발생할 경우 영업정기 기간이 강화되고, 안전관련 의무 위반의 경우도 영업정지를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없도록 했다. 시설안전 전문 공기업인 시설안전공단이 공사의 안전관리계획을 검토하도록 하여, 안전관련 심사의 내실화도 꾀했다. 2. 조경설계업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건설기술진흥법(이하 건진법)의 전반적인 법 개정 취지를 살펴보면, 해외 경쟁력은 강화하고, 경제적 규제는 완화(단, 안전 관련 규제는 강화)하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어서, 언뜻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기술사회를 비롯해서 관련 단체에서 건진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장외 집회를 개최하였는데, 건설기술용역업이 아니라 건설기술자의 인정 기준 완화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런데 토목, 건축, 기계 분야는 건설기술용역업에 진입할 수 있는 등록 요건이 낮아지고, 관련 기술용역업이 융합·통합형으로 변경되어 경쟁력이 강화되었지만, 토목, 건축, 기계를 제외한 설계분야는 오히려 진입 장벽이 이전과 비할 수 없이 높아졌다. 조경설계업 역시 후자에 해당되어, 공공부문 설계 수주에 큰 장벽이 생겼다. 현재 조경설계업은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산업통상자원부)과 기술사법(미래창조과학부)에 따라 엔지니어링활동주체와 기술사사무소로서의 자격을 갖춰 공공부문 조경설계 용역을 수주하고 있는데, 건진법은 앞으로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준정부기관, 지방공사, 지방공단 등이 건설기술용역사업(조사, 설계, 감리 등)을 발주할 때 건설기술용역업자(진흥법에 따라 지자체 장에게 건설기술용역업 등록을 필한 자)에게 관련 사업을 맡겨 시행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바로 이 대목이 문제다. 건설기술용역업에 등록을 해야 설계 용역을 수주할 수 있는데, ‘설계 등 용역’ 전문분야에 등록을 하려면 ‘토목·건축 또는 기계분야 특급기술자 1인’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조경설계는 해당이 없고, 토목·건축·기계분야에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냐고 여기기 쉽지만, 현재의 법령을 살펴보면 그렇지않다. 국토부 담당 사무관의 답변 역시, 현재의 시행령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건축, 토목 설계는 물론이고 조경설계 용역을 하기 위해서는 ‘토목·건축 또는 기계분야 특급기술자 1인’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엔지니어링활동주체로 등록하여 활동하고 있는 조경설계사무소와 조경기술사사무소가 받을 타격은, 업체의 사정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일부의 경우는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인 것이 사실이다. 3. 조경설계업과 관련하여 중차대한 문제로 보이는데, 왜 이렇게 늦게 알려지게 된 것인가? 법 개정에는 여러 단계의 절차가 선행되기 마련이다. 건진법 역시 여러 절차를 거쳐 국회 심의, 의결을 통과했다. 그 절차 중의 하나가 관련 단체 의견 청취인데, 조경 단체도 이 과정에 참여했다. 그런데 당시 “의견없음”이라는 회신을 보냈다. 왜 그랬을까? 한국조경사회 진승범 부회장(법제 담당, 이우환경디자인 대표)에게 자초지종을 확인해 보았다. 국토부에서 관련 단체에게 법 개정 내용의 공람과 의견을 요청한 것은 맞는데, 당시에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시행령과 시행규칙은 관련 법 개정 및 제정 이후 마련된다) 시행령별표5에 담겨 있던 문제의 조항을 법 개정 시에는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조경설계 용역은 건진법의 모태였던 ‘건설기술관리법’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건설기술관리법의 개정에 신경을 덜 쓴 것도 사실이다(개정된 법에 따라 시행령이 마련된 올해 5월 이후 지금까지 확인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조경 단체에서 인지하지 못한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문제가 되고 있는 건설기술용역업과 관련된 사항은 경과 조치에 따라 2015년 5월 22일까지 시행이 유예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건설기술용역업 조항에 근거하여 설계 용역 발주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법 시행 여파를 체감할 수도 없었다. 4. 그렇다면 어떻게 뒤늦게라도 알려지게 되었나? 지난 10월 14일 차욱진 대표(두인디앤씨)가 조경사회 밴드에 관련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경인들이 이 사안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했다. 차욱진 대표에게 문의한 결과, 토목 분야 지인으로부터 건진법 관련 사항을 전해들은 후, 법 조항과 시행령, 시행규칙 등을 직접 확인했고, 그래도 미심쩍은 생각이 들어 국토부 담당자에게도 전화로 문의한 후,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는 판단이 들어 조경 단체 회장단에게 연락을 취했고, 관련 내용의 공유를 위해 조경사회 밴드에도 글을 올렸다. 또한 오랜 고심 끝에, 겸임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는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학생들에게도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전달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조경학과 교수들도 이문제를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조경사회 회원과 조경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건진법 문제가 조경분야 내에서 광범위하게 퍼져나갔고,라펜트와 한국조경신문에 관련 기사가 속속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커졌다.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한 대책 마련도 이 기간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5. 만약 현재의 시행령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그 여파는 어느 정도일까? 당장 조경기사나 조경기술사 자격증이 (최소한 조경설계업과 관련해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지금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비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또한 현 시행령의 개선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변화 없이 그대로 시행령이 유지될 경우의 여파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공공부문 발주처에서도, 아직 관련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정확히 어떻게 발주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다만 ‘건설기술용역업’은 국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어서, 만약 시행령이 현 상태대로 유지된다면 국토부와 관련 산하 단체에서 발주되는 공공부문 조경설계 용역은 조경설계 업체에서 수주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조경설계사무소 여건상, 토목·건축 또는 기계 분야 특급 기술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공공 설계 용역의 경우는 기존의 관련법을 함께 적용하여 ①엔지니어링활동주체, ②기술사사무소, ③건설기술용역업체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발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국토부에서 건진법을 개정한 이유 중의 하나가 건설기술용역업의 통합에도 있기 때문에 점차 일원화될 가능성이 크다. 안일하게 대처하기보다, 대응 방안 강구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참고로 조경기술사사무소는 기술사 1인만 있으면 기술사법에 의거 기술사사무소를 설립할 수 있다. 2014년10월 20일 현재 조경기술사는 336명(출처: 기술사종합정보시스템)이다. 엔지니어링활동주체는 기계, 선박, 금속, 화학 등 그 기술부문이 다양하다. 조경은 토목구조, 철도, 상하수도, 건축구조 등과 함께 ‘건설부문’에 속한다. 규모에 따라 일정 기준 이상의 기술인력(기술사, 기사 등)을 확보해야 한다. 서비스업에 속하는 일반 조경설계사무소는 별도의 기술 인력 확보 없이, 사업자등록만 내면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공부문 설계 수주를 하기위해서는 최소한 엔지니어링활동주체나 기술사사무소등록을 해야 한다. 건진법은 민간부문 설계 발주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기 때문에, 조경설계 업체마다 그 여파가 천차만별이다. 민간부문 설계만 하는 업체는 당장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수 있고, 이미 토목이나 건축 특급기술자를 보유하고 있는 종합엔지니어링 업체는 오히려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진승범 부회장과 최정민 교수(순천대학교 조경학과)는 한국 조경을 뒷받침하고 있는 조경설계 업체들은 지역을 기반으로 관내 공공부문의 조경설계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규모가 작은 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여파가 심각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공통적으로 밝혔다. 어느 분야든 저변의 중요성은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더구나 건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설기술용역업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내년 5월 이후, 건설기술용역 시장이 급변하게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6. 현재의 시행령이 개선될 가능성은? 국토부 담당 사무관에 따르면, 시행령 개정은 국회 의결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법 개정보다는 수월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국토부에서 현 시행령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개정 절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본격적으로 건설기술용역업이 시행되는 내년 5월 23일 이전에 개선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진승범 부회장은 “시행령 별표1의 건설기술자의 직문분야에서는 기계, 전기·전자, 토목, 건축, 광업, 도시·교통, 조경, 안전관리, 환경, 건설지원 등으로 상세히 범주화해놓고, 별표5에서는 토목·건축 또는 기계분야 특급기술자가 모든 설계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 자체가 상충되는 사항이며, 각 건설기술 부문의 전문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점 또한 큰 문제”라며, 환경조경발전재단, 한국조경학회 등과 함께 국토부에 현 시행령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개선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 건진법 문제와 관련하여, 최정민 교수는 “조경가들은 임승빈 교수의 저서 제목처럼 ‘조경이 만드는 도시’를 꿈꾸지만, 실제로는 택지분양부터 설계, 건설공사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법이 만드는 도시’인 것이 현실이라며,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법제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학 교수들도 방관만할 것이 아니라, 조경 분야와 학생들의 미래가 걸린중대한 문제이니만큼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승범 부회장은 “이번 문제에 대한 반응을 보면, 업체마다 조금씩 온도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누군가에게는 건진법 시행령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닐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건설기술용역업과 무관해 보이는 조경공사업에도 그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변에서 지나치게 문제를 심각하게 판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느슨한 판단이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국토부에서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문서상으로 개정된 것이 아니기에, 확실히 개선되는 순간까지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이자”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건설기술진흥법 관련 내용은 이번호 CODA에서도 일부다루었다. 본지 159쪽 참조).
    • 남기준
  • 가을날의 정원 산책, 제이드가든을 거닐다 본지 주최, 독자 40여 명과 함께 떠난 수목원 답사
    ‘수목원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숨어든 따스한 햇살. 너무 푸르름이 뿜어내는 아찔한 산뜻함 … 혼자 걷는 이 기분 아주 그 만인 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게. 나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수목원에서.” 수목원에서 노래 ‘수목원에서’를 듣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지난 10월 25일, ‘환경과조경’에서 주최한 ‘저자와 함께 떠나는 가을날의 정원 산책’이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가든 수목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제이드가든 소개와 답사 안내를 위해 수고해 준 노회은 가드너는 “노래 가사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수목원에서의 하루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며 윤종신의 노래 ‘수목원에서’를 소개하는 것으로 제이드가든 안내를 시작했다. 따뜻한 노랫말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수목원에서. 가을 단풍이 절정을 맞이한 제이드가든 ‘환경과조경’이 주최한 ‘저자와 함께 떠나는 가을날의 정원 산책’은 『테마가 있는 정원 식물』의 출간을 기념해 기획됐다. 『테마가 있는 정원 식물』은 환경과조경의 출판 브랜드인 ‘도서출판 한숲’에서 펴낸 단행본으로, 그라스원, 만병초원, 봄정원, 침엽수원, 화단정원, 드라이가든, 겨울정원 등 7가지 테마 가든에 어울리는 식물 정보를 담은 도감이다. 제이드가든의 7명의 가드너(김종근, 정대한, 정우철, 노회은, 신귀현, 권순식, 손상용)가 의기투합해 수목원을 방문하는 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이날 탐방은 크게 제이드가든에 대한 소개와 가드너와 함께 하는 제이드가든 답사로 구성되었다. 두 팀으로 나뉘어 노회은, 권순식 가드너와 함께 수목원 구석구석을 둘러본 참가자들은, 책에서 소개된 드라이가든, 만병초원, 그라스원, 겨울정원, 화단정원 등의 테마 가든이 제이드가든에 조성된 모습을 직접 살펴보며 정원을 가꾸는 팁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참가자들은 겨울에도 아름다운 정원을 꾸밀 수 있는 꽃보다 아름다운잎과 수피를 가진 수종,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만병초의 실제 효과, 드라이가든의 조성 배경 등에 관심을 기울이며 가드너의 설명에 집중했다. 한창 절정을 맞이한 단풍도 참가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제이드가든은 긴 선형의 경사진 형태의 땅에 조성되어 수목원 입구의 반대편에 있는 웨딩가든에서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화려하게 물든 전체 부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화살나무, 블루베리, 은행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만들어 낸 형형색색의 단풍을 배경으로 셀카봉을 높이 치켜들어 사진을 찍기도 하고 오랫동안 눈에 담아두기도 했다. 저자와 함께 떠나는 답사 프로그램, 내년에도 지속 이날 행사에는 SNS, 블로그, 전화 등을 통해 참가 신청한 40여 명의 독자가 함께 했다. 조경학과 교수, 조경회사 임직원, 조경학과 학생, 시민조경아카데미 수료생등 소속도 다양했다. 행사 공지 후 10여 일 만에 참가신청이 마감되어 ‘환경과조경’이 주최하는 답사 프로그램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유정옥 씨(55)는 “단순히 수목원만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책의 저자가 직접 책을 쓰게 된 동기부터 제이드가든 조성 과정과 주요 공간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소개해주어 자유 답사에서 결코 얻을 수 없는 큰 소득이 있었다. 자유 답사 시간이 짧았던 점을 제외하고는 무척 알찬 프로그램이었다”고 참가 후기를 전했다. 본지의 박명권 발행인은 인사말을 통해 “내년에도 ‘저자와 함께 떠나는 답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저자와 독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 조한결
  • 제7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6개 부문 11개 기관 수상
    대한민국 조경대상 시상식이 지난 10월 27일 서울시립대학교 21세기관에서 개최되었다. 2012년에 이어 7회째를 맞이한 이번 대한민국 조경대상은 지난 5월 28일 시행 공고를 시작으로 6월 25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아 진행되었다. 평가는 2012년 1월 1일부터 2013년 12월 31일까지 수행한 단일 사업 또는 프로젝트 수행 실적 및 2014년 내 실시된 사업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출품작에 대한 평가는 2단계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1단계 평가는 조경정책, 공원녹지, 생태조경, 문화관광등 4개 부문으로 나누어 보고서 및 현지 실사로 진행했고, 2단계는 부문별 상위 3개 기관을 대상으로 부문별 평가와 단체 및 기관장 면담을 통해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 평가는 공공 기관과 민간 기업으로 구분되어 진행되었으며, 총 11개 기관이 6개 부문에 걸쳐수상했다. 조경정책부문의 ‘안전행정부 장관상’은 LH와 대우건설이 수상했다. LH는 최근 2년간 택지, 산업 단지 및 공동 주택 조경 사업 등의 실적이 우수했고, 주요 조성사례로서 ‘행정중심 복합도시 블루그린네트워크 및 세종호수공원’, ‘전북혁신도시 가로조경사업’ 등이 있다. 대우건설은 본사와 현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현장 중심의 운영 시스템을 통해 품질의 향상을 이루었다. 공경식 대우건설 상품조경팀 과장은 앞으로도 연령·세대별 조경 상품 및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더 나은 ‘공동 주택 조경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미래상을 밝혔다. 공원녹지부문의 ‘국토교통부 장관상’은 서울시 도봉구청과 현대산업개발에게 돌아갔다. 도봉구청은 ‘서울시 도봉구 초안산근린공원-골프연습장 부지 생태공원화’사업에서 기존의 무절제한 개발로 인해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여,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담아낼 수 있는 생활권 공원 녹지로 재조성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수원IPARK CITY 2, 4단지’에 ‘아일랜드’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단지는 ‘아쿠아aqua’, ‘비치beach’, ‘코트 야드court yard’ 등의 다양한 테마 공간으로 구분되어, 테마 별로 소재나 나무의 종류 등을 달리한 개성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생태조경부문의 ‘환경부 장관상’은 ‘경기도 시흥시 갯골생태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한 경기도 시흥시가 수상했다. 이 사업은 장기간 방치되어 대형쓰레기장으로 변했던 갯골생태계의 자연 자원을 보전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2003년부터 진행된 이 사업은, 현재 주차장·갯골 체험장·염전 체험장·해수 체험장 등이 있는 중심시설지구의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문화관광부문에서는 경기도 안성시와 현대건설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안성시 산림녹지과 에서 실시한 ‘걷고 싶은 안성맞춤 명품거리 가로수 조성 사업’은 비봉산과 금석천면의 도시숲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주민 만족도 및 지역 사회 기여도 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건설의 국립무형유산원은 무형문화유산을 위한 공연장, 전시실, 교육 공간 등이 포함된 공간으로 전주시 완산구 한옥마을 부근에 조성되었다. 기존 수림을 보존 및 재활용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공법이 사용되었다. 최연길 현대건설 건축토목조경팀 과장은 “국립무형유산원이 무형유산의 허브이자 국가 간의 교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돋움 하길 기대한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외에 서울시 강남구와 현대엔지니어링이 조경정책부문 우수상을 수상했고, 공원녹지부문 우수상은 경기도 김포시(풍무동 도시숲 조성 및 정비사업)와 대림산업(e편한세상 광교)이 수상했다.
    • 양다빈
  • 조경, 도시의 꽃이 되다 2014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
    지난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조경, 도시의 꽃이 되다’를 주제로 2014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가 열렸다. 조경문화박람회는 서울특별시와 한국조경사회가 주최하고, 한국환경조경자재산업협회,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한국잔디협회, 한국정원문화협회, 대한민국 조각포럼이 주관하였으며,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LH, 경기도시공사, 인천도시공사, SH공사가 후원했다. 실내 박람회장을 벗어나, 조경‘문화’박람회란 타이틀로 처음 개최된 이번 행사는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개최되어, 그 어느 해보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았다. 참여 업체의 만족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과제는 남겼지만, 대중과의 접점을 높이는 데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본지 학생통신원들이 조경문화박람회의 이모저모를 박람회장, 부대행사,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_ 편집자 주 이번 박람회에는 54개 업체가 참여해 260여 개의 부스가 설치되었고 다양한 전시와 부대행사가 마련되었다. 박람회에서는 여러 조경 자재와 용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었다. 광화문광장 곳곳에 다양한 조경시설물이 설치되어 시민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는 데, 특히 다양한 놀이시설물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이들은 마치 놀이터에 온 듯 쉴 새 없이 놀이시설물을 이용하며 광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여러전시 부스에는 조경 관련 최신 기술 정보를 제공하는 창구가 마련되기도 했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취학박람회에는 강릉원주대학교, 강원대학교, 공주대학교, 순천대학교, 전남대학교, 청주대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등 총 7개 대학의 조경학과가 참가했다. 부스를 찾은 중고등학생과 학부모에게 각 학교의 교과 과정과 진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일반인의 조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가 되었다. 교육 목표와 과정이 다른 각 학교의 특색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어 박람회장을 찾은 조경학과 재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취학박람회에 참여한 학교의 수가 적고 홍보 위주로만 치중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경 관련 공모전 수상작의 패널도 전시되었다. 최근에 열린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등 기성 조경가들의 설계 작품이 전시 부스를 장식했다. 부스를 찾은 학생들은 “기성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최근의 설계 경향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학생 작품이기는 하지만 대표적인 공모전 중 하나인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의 수상작이 함께 전시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조경사회는 ‘제1회 아름다운 조경 사진 공모전’을 개최했다. 도시 공원, 정원, 생태 공간, 도시 녹지 등 국내외의 조경 공간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을 담은 사진을 통해 대외적으로 조경을 알리는 기회로 삼기 위해 마련된 공모전으로, 이번 박람회에 그 수상작들이 전시되었다. 대상작인 우승민의 ‘봄을 타다’를비롯해 학생부와 일반부 총 28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는 데, 사진 안에 담긴 아름다운 경관을 통해 조경의 역할과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다는 평이다. 부스 중앙의 잔디밭에서는 야외 조각 작품 전시가 열렸다. 박람회가 야외에서 열린 만큼 시민들은 조각을 눈으로만 감상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봉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박람회를 즐기다 지친 사람들이 앉아 쉬기도 하는 등, 조각 작품을 경험하고 이용하면서 박람회를 즐기는 풍경이 자주 연출되곤 했다. 한편 이번 조경문화박람회에서는 조경 문화와 관련된 세미나와 초청 강연이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11월 7일에는 영국왕립원예협회가 주최하는 첼시 플라워 쇼에서 2년 연속 최고상을 받은 황지해 작가의 초청 강연이 열렸다. 황 작가는 시민 대상의 이번 초청 강연에서 ‘모퉁이를 비추인 태양’을 주제로 첼시 플라워 쇼와 영국의 정원 문화를 소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정원 문화에 잠재된 가능성을 감동적으로 전하며 ‘해우소 가는 길’, ‘DMZ, 금지된 정원’, ‘가난… 그 고요’ 등 자신의 작품들에 담긴 메시지를 진솔하게 들려주었다. “길이 없다면 개척자가 되어라.” 조경 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진출을 앞둔 학생들에게 던진 황지해 작가의 메시지였다.
    • 김수정, 최진혁, 함연경
  • 녹색 성곽마을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 제1회 예건 조경나눔공모전
    ‘녹색 성곽마을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 심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원장 임승빈)이 주최·주관하고 예건, 한국조경학회, 환경과조경이 후원한 이 공모전은 “서울성곽에 인접한 노후화된 골목 마을의 생활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버려진 도시 공간을 재생시키고 지역 커뮤니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8월 말 공고되어10월 27일 작품 접수를 완료했다. 낙산성곽서길의 서측(서울시 종로구 종로 5, 6가동 일대 약 5,500㎡)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 공모전은 “도시재생에 대한 외부자의 낭만적시선을 지양하고, 주민의 일상과 결부되는 참여적 시각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물리적 계획과 설계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전문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실천적 아이디어를 요청한 점 또한 이 공모전의 특징이었다. 전국의 대학·대학원에서 출품한 총 52개 팀의 작품을 두고 지난 10월 29일 심사(전문위원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결과, 심사위원회(위원장 김한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위원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박준서 디자인 엘 소장, 이애란 청주대학교 교수, 이영범 경기대학교 교수, 이원영 서울시 조경과장,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최우수작으로 주빛나래, 강지운, 백소진(가천대학교 조경학과)의 ‘성곽에 살어리랏다’를 선정했다. 우수작으로는 신혜연, 백지은(순천대학교 조경학과)의 ‘낙숫물 류’와 정준식, 강수진, 이은지(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의 ‘공간, 공감’이 선정되었다. 가작에는 이수현, 박래림, 이영은(순천대학교 조경학과)의 ‘보수적’과 길민지, 김택형, 서보슬(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의 ‘성곽마을 피어나다’, 윤병두, 금성철(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의 ‘9장으로 시작’이 선정되었다. 입선에는 탁은경, 조현진, 한지연(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따로 또 함께 걷는다’, 조버미, 윤주희, 김지희(전북대학교)의 ‘사라지다? 살아지다.’, 박지혜, 김자은, 박상우(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의 ‘도란도란 충신동 마을만들기’, 김은환, 김용환, 최성탁(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의 ‘어디로 가야하오’가 선정되었다. 최우수상에는 상금 2백만원과 상장, 그리고 부상으로 월간 『환경과조경』 1년 정기구독권이 수여되었다. 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최우수작인 ‘성곽에 살어리랏다’는 대상지의 여건에 대한 충실한 분석과 지역 주민의 일상적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민 주도의 지속가능한 마을 공동체를 계획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성곽의 물리적 형태 단위에서 착안한 모듈 구조를 벤치, 수납공간, 텃밭, 물탱크 가림장치 등 다양한 환경 개선 시설에 적용한 아이디어가큰 특징이다. 그밖에 우수상과 가작, 입선을 수상한 여러 작품들은 낙후된 생활 환경과 노후한 주거지를 개선할 수 있는 총체적인 시각과 과정 중심적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상지의 재생을 위한 전반적인 해법이나 주민 참여 방안 외에, 우수상을 수상한 ‘낙숫물 류’나 가작 ‘보수적’은 단순하면서도 전략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수작이었다. ‘낙숫물 류’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지붕의 빗물을 재사용하는 작지만 큰 변화를 통해 활력이 넘치는 마을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신선한 설계적 해법을 선보여 심사의 마지막 단계까지 최우수상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또한 ‘보수적’은 일상 환경의 개선보다는 외부인을 위한 벽화 일변도로 변질되고 있는 최근의 골목길 사업을 비판하고, “옥상 우수관에 폐파이프를 업사이클링하는 기능적 모듈”에 바탕을 둔 실천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 공모전의 상금과 부대 비용을 후원한 예건은 매년 조경나눔공모전을 지원하기로 환경조경나눔연구원과 약정을 맺은 바 있다. 이번 공모전의 시상식은 11월 7일 서울시청사에서 열렸으며, 수상작 전시회는 같은 날부터 11월 11일까지 서울시청사 1층 로비에서 개최되었다.
    • 김정은
  • Swing Time ‘Lawn on D’의 첫 번째 ‘게릴라 어바니즘’ 작품
    잔디 광장이란 단어를 듣게 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산책을 하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 어쩌면 시청 앞 잔디 광장이 떠오를 수도 있겠다. 지금 미국 보스턴 420 D번가에 가면 이와 같은 이미지의 잔디 광장과는 조금 다른 것들로 채워진 ‘론온 DLawn on D’를 만나볼 수 있다. 2.7에이커에 달하는 면적의 이 잔디 광장은 보스턴 컨벤션 센터Boston Convention & Exhibition Center(BCEC)에 속해 있는 곳으로 BCEC 내 관련 단체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운영 및 관리되고 있다. 지난 8월 개장 이후, 금요일이면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사람들이 모이는 시간에는 푸드 트럭food truck이 배치되어 간식거리가 제공되기도 한다. 가족 단위로 찾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게임lawn games도 진행된다. 여기까지는 여타 공원과 다를바 없어 보이지만, 보스턴 420 D번가의 커뮤니티 공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스윙 타임 Swing Time’이다. 스윙 타임은 LED 조명이 내장된 20개의 고리형의 그네swing로 구성된 놀이 시설로 하울러+윤 아키텍처Höweler+Yoon Architecture가 디자인했다. 타이어로 만든 그네와 비슷한 생김새의 이 놀이 시설은 세 가지 크기로 만들어져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이는 물론 어른도 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 혼자는 물론 둘이 탈 수도 있고, 누워서 탈 수도 있다. 그러나 스윙 타임의 가장 큰 특징은 형태나 크기가 아니라, 움직임에 반응해 빛을 발산한다는 것이다. 각각의 그네 속에는 움직임의 빠르기를 측정할 수 있는 가속측정기accelerometer에 의해 작동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설치되어 있다. 누군가 그네에 올라타고 움직임을 주면, 가속측정기가 그 움직임을 측정한다. 마이크로 컨트롤러는 가속측정기가 측정한 수치에 따라 신호를 LED 조명에 보내게 되고, 그네는 시시각각 다른 밝기와 색의 빛을 발산한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거나, 작은 움직임을 보일 때의 빛은 하얗고 푸르스름하다. 누군가 올라타고 그네의 움직임이 커지면, 그네는 더욱 밝게 빛나고 파란빛을 내뿜는다. 그네가 더 빠르고 큰 각도로 흔들리면 보랏빛을 발산하게 된다. 스위치를 껐다 켜는 것 외에는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다른 조명 시설과는 달리 스윙타임은 이용자가 빛의 변화를 다양하게 유도할 수 있다. 스윙 타임을 접해본 사람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living organism’를 타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사람간의 교감뿐만 아니라 ‘사람과 기계의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것 같다며 전혀 새로운 경험에 대해 즐거워한다. 스윙 타임은 그네를 타고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이 스무 개의 그네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그네를 타고 있는 사람의 수에 따라, 날씨에 따라, 하루 중의 시간에 따라 스윙 타임은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빛나기 때문이다. 하울러+윤 아키텍처는 이전에도 빛과 상호 작용을 이용한 작업을 시도해왔다. 2004년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그리스 아테네에 설치했던 ‘화이트 노이즈/화이트라이트White Noise/White Light’는 빛을 발하는 폴대로 만들어진 조명 시설이다. LED 폴대가 가로세로 50개씩 정방형으로 세워진 이 조명 시설에는 특별한 스위치가 없다. LED 폴대 사이를 지나가는 사람의 움직임이 폴대에 내장된 동작 감지기를 작동시키게 되고, 이 과정에서 빛을 발생시킨다. 2013년에 이르러서는, ‘에이비어리Aviary’라는 빛과 소리를 이용한 작품을 디자인했다. 이 작품은 아테네의 설치 작업을 거대하게 키운 듯한 모습으로 사람들이 어느 부분을 만지느냐에 따라다른 빛과 다른 새avian소리를 낸다. 한 사람이 연주할 수도 있고, 동시에 여러 사람이 합주를 할 수도 있게한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상호 작용을 이용했다. 스윙 타임을 설계한 하울러는 “사람들이 직접 체험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반응하는 환경responsive environment’과 ‘놀이 공간play space’이 접목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와 같은 작업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어떤 공간에 엉뚱한 영향력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여러 과학 기술 요소를 조합해야 한다. 디테일한 전문 지식이 다양하게 녹아들어야만 작품이 빛날 수 있다”며 이번 작업 역시 구조 공학자, 전기 기술자,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건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대개 우연히 생긴 결과일 때가 많다”면서, 이와 같은 “공공 예술은 언제나 공적 영역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스윙 타임은 ‘우연히 생긴 결과’가 만들어 낸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지만, 그 시작은 우연과는 거리가 있다. BCEC에 속해있는 ‘D 스트리트아트 랩D Street Artlab(이하 ‘아트 랩’)’은 ‘론 온 D’를 개장하기 전부터, 이곳을 그들이 ‘게릴라 어바니즘guerilla urbanism’이라 부르는 실험의 장소로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아트 랩은 잔디 광장에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잔디 광장을 더욱 활기찬 공간으로 만들기위해서는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곳을 지역 내의 혹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에게 공공 예술의 무대로 제공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이 게릴라 어바니즘에 속하는 첫 작품이 바로 스윙 타임이다. 관계자는 “게릴라 어바니즘은 그 이름(게릴라)이 암시하듯이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고 원하는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행사, 설치 작품, 공공 예술 등을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 첫 번째 (게릴라) 전술은 성공적인 듯하지만, 스윙 타임에 관심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보스턴에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설치작품이 언제 철거되고 새로운 것으로 교체될지 모르기때문이다. 이번 겨울에는 어떤 새로운 작품이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양다빈
  • 식물 재료의 특별함 정욱주 교수의 ‘식재 설계 고민’
    제일모직 건설사업부 조경디자인그룹(구 삼성에버랜드)은 2014년 한 해 동안 ‘조경 식재의 새로운 담론’이라는 주제로 렉처시리즈를 진행했다. 2014년 12월 17일, 그 마지막 주자로 정욱주 교수(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가 나서 ‘식재 설계 고민’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조경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식재 설계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다. 조경 설계는 식재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음에도 실제로 식재 설계를 전문적으로 ‘잘’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식재와 관련된 교재도 기능적 측면에 치중되어 있고, 실제 쓰임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정욱주 교수는 조경 설계가로서 식물 재료 사용에 대한 갈증을 느꼈고, 수 년 전부터 정영선 대표(조경설계서안)를 따라다니며 직접 호미를 들고 식재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다. 식물 재료만의 특별함, 느슨함과 감성 강연은 정욱주 교수가 고민했던 식물 재료에 대한 네가지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고민, “공간 구성에 있어 식재의 역할과 가치는 무엇인가” 이 고민은 ‘느슨함’과 ‘감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대별된다. 정 교수는 “식재는 공간의 구축과 보완이 가능하다”며 식재가 갖고 있는 ‘느슨함’을 강조했다. “식재는 공간을 구분하는 동시에 열려 있고, 어느 방향으로도 갈 수 있지만 느슨하게 방향을 제시한다.” 건축 재료도 공간을 만들어 내지만, 식물 재료가 갖는 ‘느슨함’은 다른 재료와 분명히 구분되는 특성이라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그는 “식재의 특성에서 오는 작은 ‘감성’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식물 재료만의 장점”이라며, “식물 재료가 주는 감성은 스케일에 따라서 다른데, 사람들은 큰 스케일은 쉽게 인지하는 반면 작은 스케일의 감성까진 잘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할 숙제다.
    • 함연경
  • 민관협력에 의한 녹색복지향상과 국가도시공원 국회심포지엄
    국가 도시 공원 입법화를 촉구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2014년 12월 17일 국회 제9간담회의실에서는 한국조경학회(회장 김한배), 정의화 국회의장, 문병호 국회의원, 오병윤 국회의원 주최 국가도시공원 전국 민관네트워크, 전국시·도공원녹지협의회,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 주관으로 ‘민관협력에 의한 녹색복지향상과 국가도시공원 국회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여러 지자체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많이 참석해 국가 도시 공원에 대한 지역의 관심을 보여주었다. 지방사무로 위임되어 있는 도시 공원 조성에 국비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2011년 최초발의에 이어 2013년 8월 정의화 의원이 재발의하였으나 현재 국회 상임위에서 계류 중이다. 이번 심포지엄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국가 도시 공원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 도시 공원을 실제 조성하기 위한 재정 조달에 관한 것이다. 새로운 모델, 국가 도시 공원의 정체성 우리나라에서 국가의 책임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경우는 ‘자연공원법’에 따라 지정되는 ‘국립공원’에 한정되어 있으며, 도시에 들어서는 공원은 각 지자체가 조성하고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예외적으로 지난 2007년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이 제정되면서 국가가 도시 공원을 조성하는 유일한 사례가 되었다. ‘국립 용산공원의 정책적 의미’를 주제로 발제를 한 안상욱 단장(LH 파주사업본부 건설사업단)은 용산공원이 “특수해이기는 하지만 도시 지역에서도 자연공원처럼 국가사무로 도시 공원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캐나다 루즈Rouge 국가도시공원 조성과 민관기관 역할’을 주제로 발제한 장병관 교수(대구대학교 조경학과)는 “캐나다의 경우 공원을 경관생태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다며, “다양한 경관 및 서식 환경을 연결하는 코리도 개념을 바탕으로 공원 규모를 설정했다. 우리의 경우도 기존 공원의 통합과 연결로 도시 공원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점을 정리했다. 최근 녹색길이나 탐방길 등 녹지와 공원이 통합되고 대형화되는 경향에 주목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도시 공원 시스템에 대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김승환 상임대표(국가도시공원 전국 민관네트워크)는 “국회에서 벌써 네 번째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것이다. 처음 국가 도시 공원을 이야기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대형 공원large park보다는 (생활권) 주변의 조그마한 공원이 중요하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형 공원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간의 인식 변화를 짚기도 했다. 안상욱 단장은 국가 도시 공원의 도입 배경, 필요성, 효과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지만 국가 도시 공원이 여타 도시 공원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일갈했다. 이에 양건석 사무처장(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은 “국립공원의 주인이 자연과 경관이라면, 국가 도시 공원은 시민이 주인인 공원”이라며, 녹색복지의 개념으로 국가 도시 공원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개념을 정리하기도 했다. 장병관 교수는 캐나다의 경우 공원 정책이 환경부 소관으로 12개의 정부 기관 그리고 자치시와 관련 기관으로부터 토지와 자금을 제공받아 민관파트너십 공원을 이루어가고 있는 반면, 우리의 경우 공원의 소관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있다고 제도의 개선이 필요함을 설명했다. 재정 조달의 문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도시 안 공원의 정체성 논의가 촉발되었다. ‘왜 국가가 수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지’에 관한 당위성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김승환 상임대표는 “국가 도시 공원 논의는 시민참여나 거버넌스 등 새로운 도시공원의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근본적인 노력이지만, 결과적으로 예산이 필요하다”고 예산 확보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진승범 대표(이우환경디자인)는 국가 도시 공원신설의 비용추계 결과 1개소 조성비용이 토지매입비를 포함하여 3천억 원으로 산정되므로 15개소에 대한 총예산은 4조5천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입법부에서 법과 제도를 만들더라도 실제 집행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 예산이 편성되어야 한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강은미 공동대표(광주중앙공원 시민네트워크)는 광역시의 도시 공원 조성 비율이 낮은 반면 토지 보상비는 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2020년 장기미집행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공원) 조성비는 최소화하고 당장 토지 매입을 하는 것이 더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흥렬 사무처장(인천의제21실천협의회)은 “일몰제가 시행되면 실제 토지 소유가 어떻게 변화하고, 공원 및 녹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한 두려움만 확산되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재경 대표이사(자연환경국민신탁)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 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국가가 도시의 경계를 초월하는 도시 공원을 국가 관리 영역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 “재정 분권의 관점에서 본다면 도시의 인구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국가 재정법을 재정립할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며 중앙정부와 협상해야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현재 계류 중인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국가 도시 공원이 설치되는 광역지자체에 대하여 그 관리 시설의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게하는 경로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한계를 지적하며 중앙 정부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행정적 경로라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법안의 보완을 제안했다. 안상욱 단장은 용산의 경우 공원 주변에 ‘복합시설조성지구’를 조성함으로써 재정적인 타개책을 마련하였는데, 다양한 도시계획적 수단으로 국가의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국가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나 지자체, 시민사회, 기업의 거버넌스 틀을 고민할 것을 요청했다. 국가 도시 공원은 재정적으로나 공원 시스템 측면에서나 결국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일이다. 법제도가 만들어 진다해도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실제 구현되기 어려운 일인 셈이다. 무엇보다국가 도시 공원의 정체성과 당위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어야 지속적인 추진력이 담보될 것이다.
    • 김정은
  • 최초의 조경 법, 조경진흥법 제정안 국회 통과 2016년 1월부터 시행 예정
    지난 해 12월 9일 조경 분야의 진흥 및 활성화를 위한 지원 내용을 담은 ‘조경진흥법’ 제정안(이노근 의원 대표 발의)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조경’이란 두 글자가 포함된 국내 최초의 법이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조경진흥법 제정안의 주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조경 진흥 및 기반 조성’과 관련된 것으로, 앞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본적이고 종합적인 조경 분야의 진흥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고, 기본계획에 따라 연차별 시행계획을 수립 및 시행하게 된다. 조경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훈련 및 전문 인력 양성 기관의 지정 및 지원도 포함되었다. 두 번째는 ‘조경 분야 활성화 도모’로, 조경 사업자의 토지, 건물 및 조경산업체의 기반시설 등을 진흥시설 및 진흥단지로 지정하여 조성할 수 있고, 조경 분야의 연구 개발 및 발전을 위한 조경지원센터 지정도 가능해졌다. 진흥시설 및 진흥단지로 지정되면 자금 및 설비 제공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조경지원센터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 수행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 받을 수 있다. 또한 정부는 조경진흥법에 의거해 조경 분야의 해외 진출과 국제 교류를 지원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에 근거해 조경 박람회 및 조경 전시회 등을 개최하거나 지원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는 ‘조경 공사 품질 관리’와 관련된 조항으로, 발주청에서는 조경 공사의 품질 저하 방지를 위해 설계 의도 구현, 공사의 시행 시기, 준공 후 관리 등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하고, 조경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우수 조경물 지정 및 지원도 가능해진다. 우수 조경물 지정은 지방 조례로도 지정할 수 있으며, 지정된 우수 조경물의 개보수시 비용 일부 또는 전부의 지원도 가능하다. 아울러 조경기술용역업의 경우, 적정한 조경 사업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는 대가 산정 기준을 국토부에서 고시하게 된다. 이중 조경진흥기본계획에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조경기술용역업의 적정 대가에 대한 기준 고시’와 ‘조경지원센터 지정 및 지원’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조경지원센터는 ①조경 발전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조, ②조경 관련 업체의 발전을 위한 상담 등 지원, ③조경 관련 정책 연구 및 정책 수립 지원, ④조경 전문 인력의 교육, ⑤조경 분야의 육성·발전 및 지원시설 등 기반 조성, ⑥조경사업자의 창업·성장 등의 지원, ⑦조경 분야의 동향 분석, 통계 작성, 정보 유통, 서비스 제공, ⑧조경 기술의 개발·융합·활용·교육, ⑨조경 관련 국제 교류·협력 및 해외시장 진출의 지원, ⑩그 밖에 지원센터의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업 등을 추진하게 되어 분야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건축 분야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건축도시연구소라는 국책 연구기관이 이론적 연구뿐만 아니라 건축관련 제도와 정책을 연구하여 건축 영역의 확장 및 발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이 제정되어 국가공공건축지원센터가 하부 연구기관으로 설립되었다. 또 성격은 다르지만,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의거해 설립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경우는 진흥원의 정관 및 임원의 임기, 주요 직무까지 진흥법에 명기되어 있고, 출판 수요 창출 및 유통 선진화 사업, 우수 출판 콘텐츠 제작 활성화 사업, 전자출판 및 신 성장 동력 육성 사업, 출판문화산업 인프라구축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출판산업종합지원센터 운영을 비롯하여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는 다양한 출판 진흥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관련법에 근거해 설립된 진흥원이나 연구기관이 실질적으로분야 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선례다. 지난해 12월 15일 개최된 ‘조경진흥법 제정 축하연’에서 김한배 회장(한국조경학회,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도 ‘조경지원센터’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김한배 회장은 “조경의 역사는 ‘조경진흥법’ 제정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제도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고 전망한 후, ‘조경진흥법’을 기반으로 한 연구기관 설립이 가능해진 점을 무엇보다 고무적인 점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조경 분야는 국가적 지원을 받는 별도의 연구자가 없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교수와 전문가들이 자원하여 정책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조경진흥법을 기반으로 설립될 연구소를 통해서 학술과 산업, 시민사회와의 관계 등 전 분야에서 정책 연구를 진행하여 이전 시대의 한계를 뛰어 넘는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조경진흥법 제정 이후의 후속사업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5년마다 국토부 장관이 수립·시행해야 하는 조경진흥기본계획에는 ①조경 분야의 현황과 여건 분석, ②조경 분야의 진흥을 위한 기본방향, ③조경 분야의 부문별 진흥시책, ④조경 분야의 기반 조성, ⑤조경 분야의 활성화, ⑥조경 관련 기술의 발전·연구개발·보급, ⑦조경기술자 등 조경 분야와 관련된 전문 인력 양성, ⑧조경진흥시설 및 단지의 지정·조성, ⑨조경 분야의 진흥을 위한 재원 조달 및 확보, ⑩조경의 국제협력 및 해외시장 진출 지원, ⑪그 밖에 조경의 진흥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등이 담겨 있다. 애초 ‘조경산업진흥법’으로 추진되었지만 대한건설협회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산업’이 빠져 ‘조경진흥법’으로 축소 제정된 점에 대한 아쉬움도 표출되고 있지만, 국내에 근대적인 의미의 조경이 도입된 지 41년 만에 처음으로 제정된 조경법이란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조경 관련법으로 기록될 ‘조경진흥법’은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하위 법령 마련 등의 절차를 거쳐 2016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조경진흥법이 실효성 있는 법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는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 편집부
  • ‘정원 대중화’ 심포지엄 한국조경학회와 한국원예학회 공동 주최
    2014년 12월 11일, 서울시립대학교 자연과학관에서 ‘정원 대중화’ 심포지엄이 한국조경학회(회장 김한배)와 한국원예학회(회장 김기선) 공동 주최로 개최되었다. 이날심포지엄에서는 가드너, 조경 그리고 원예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 각 분야의 전문가 세 명이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가드너 영역의 김봉찬 대표(더가든)가 ‘정원 조성과 관리, 그리고 대중성 가치’를, 조경 영역에서는 최정민 교수(순천대학교 조경학과)가 ‘정원 대중화를 위한 조경의 역할’을, 그리고 원예 영역에서는 황환주 교수(신구대학교 원예학과)가 ‘정원 대중화를 위한 원예의 역할’을 주제로 정원의 대중화를 위해 각 분야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김봉찬 대표는 여러 정원 사례를 소개하며 정원 조성 및 관리법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먼저 정원 식물의 종수와 관련하여 “영국의 전문 컬렉터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전 세계의 식물을 수집하고 교잡종을 만들어 내는 노력을 했다”며, 우리나라의 정원 대중화를 위해 관련 전문가 육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이어서 ‘암석원rock garden’이 한국의 정원 대중화에 기여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 시공 사례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암석원에 적합한 다양한 고산 식물을 도입하는 것에 앞서, 그 식물들의 기반이 되는 토양에 대한 지식을 먼저 알아야 한다”며 토양학적 지식이 정원 조성에 있어 갖는 중요성을 언급했다. 일단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식물을 키우고 디자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정민 교수는 이번 주제 발표에서 순천만국제정원 박람회를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각을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그 중 눈에 띄었던 것은 “전문가들이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했던 작품이 조사했던 블로그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며 전문가와 일반인의 정원에 대한 시각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내용이었다. 정원의 대중화를 위해서 이러한 시각의 차이를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황환주 교수는 정원 식물과 관련 자재의 수요 흐름과 같은 직·간접적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정원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자원식물학회지』의 최근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늘어나는 수요에 비교해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망이나 전문 서적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유통되는 서적들도 한국의 현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며 정원과 관련된 연구 및 저술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정원대중화의 장으로 아파트를 지목하기도 했다. 주거의 중심에 공동체 정원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것이다.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는 조경진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를 좌장으로, 이종석 명예교수(서울여자대학교 원예조경학과), 안계동 대표(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등이 참여했다. 이종석 교수는 정원 산업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서는 우선 정원을 담당하는 부서의 확립과 정원 관련법 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법제화가 되어야 국비 지원도 원활히 이루어지고, 국가 차원에서 담당 부서가 있어야 관련 사업을 추진력 있게 진행할 수 있다”며 도시농업법 제정과 관련 사업 진행 과정에 참여했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했다. 안계동 대표는 현재 정원을 대하는 조경 설계가들의 태도와 준비 부족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안대표는 “대규모의 대상지를 다루어 본 경험만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정원을 쉽게 다룰 수 있을 거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일갈했다. 덧붙여 “정원을 직접 다루어 본다면, 정원이 공원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단번에 깨닫는다”며 정원은 디테일과 정성적 측면이 더욱 강조되는 작업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서 학제적으로도 정원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커리큘럼을 예로 들며, “현재의 커리큘럼에서는 정원이 공원이나 단지와 같은 대규모의 대상지를 다루기 위한 전 단계로서만 인식되고 있다”며 학교에서부터 정원에 대한인식 변화가 이루어져야 함을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모두 정원 소재의 대중화의 장으로 아파트를 지목하기도 했다. 주거의 중심에 공동체 정원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것이다.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는 조경진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를 좌장으로, 이종석 명예교수(서울여자대학교 원예조경학과), 안계동 대표(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등이 참여했다. 이종석 교수는 정원 산업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서는 우선 정원을 담당하는 부서의 확립과 정원 관련법 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법제화가 되어야 국비 지원도 원활히 이루어지고, 국가 차원에서 담당 부서가 있어야 관련 사업을 추진력 있게 진행할 수 있다”며 도시농업법 제정과 관련 사업 진행 과정에 참여했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했다. 안계동 대표는 현재 정원을 대하는 조경 설계가들의 태도와 준비 부족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안대표는 “대규모의 대상지를 다루어 본 경험만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정원을 쉽게 다룰 수 있을 거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일갈했다. 덧붙여 “정원을 직접 다루어 본다면, 정원이 공원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단번에 깨닫는다”며 정원은 디테일과 정성적측면이 더욱 강조되는 작업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서 학제적으로도 정원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커리큘럼을 예로 들며, “현재의 커리큘럼에서는 정원이 공원이나 단지와 같은 대규모의 대상지를 다루기 위한 전 단계로서만 인식되고 있다”며 학교에서부터 정원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루어져야 함을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모두 정원 소재의 다양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안계동 대표는 김봉찬 대표의 주제 발표 중에 소개된 외국 정원에 1만 5,000종이 넘는 정원 소재가 쓰인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현재 “한국 물가 자료에 나온 교목과 관목의 수는 150종에 불과하다. 더군다나조경 설계자들이 설계 시 사용하는 수종은 2~30종 밖에 되지 않는다”며 현재 식재 설계에 있어 교관목 소재와 활용법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질의응답에 참여한 김동찬 국화농업시험장 재배팀장은 정원 시공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소재가 적은 이유로 소재 유통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업체는 여럿 있으나 상품화하고 유통할 수 있는 활로를 개척하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육종 방향뿐만 아니라 육종된 품종을 보급할 수 있는 유통망과 연결 주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원 분야에 대한 관심이 확산됨에 따라, 조경과 원예분야의 전문가들은 정원을 각자의 산업 영역으로 표명해왔다. 이번 심포지엄은 그런 두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원의 대중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고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관련 분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진행된 주제 발표와 토론에서 정원의 대중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경과 원예가 서로의 분야별 특성을 이해하고 역할 분담의 필요성에 동의했다는 측면에서 이번 심포지엄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양다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