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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학교 조경도시학과 50주년 기념 디자인 벤치와 정원
‘사랑과 나눔’ 슬로건으로 지역 사회에 기증
1973년 신설된 청주대학교 조경도시학과는 조경학과 도시계획학을 기반으로 국토 환경을 계획, 설계, 시공, 관리하기 위한 전문가 양성을 도모한다. 국토와 환경 전반에 걸친 다양한 교육과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깊은 역사를 지닌 조경도시학과의 설립 50주년을 맞이해 9월 26일부터 이틀간 50주년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옥화자연휴양림 휴양관에서 진행된 ‘동문한마당’에서 자랑스러운 청주인 50인 감사패 수여, 50주년 슬로건 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선후배 간의 친목을 다지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조경도시학과는 50주년을 기념하고 정원 문화 확산과 지역 사회 공헌에 기여하고자 청주시가 주최하는 ‘2024 청주 가드닝 페스티벌(이하 가드닝 페스티벌)’에서 참여정원을 조성했다. 또한 동문들이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벤치 50개를 기증했다.
*환경과조경439호(2024년 11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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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도시 인천
인천공원페스타,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도심 녹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이 제시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가 정원도시를 비전으로 삼아 다양한 정책을 펼치는 한편 인천은 조금 다른 관점으로 도시 녹지시스템을 살피며 공원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인천공원페스타에서 인천이 지향하는 공원도시의 틀을 엿볼 수 있었다. 인천공원페스타의 주제는 ‘소래, 인천의 꿈, 대한민국 미래공원’으로, ‘인천시민의 날’ 행사와 함께 진행됐다. 행사 첫날인 10월 8일, 송도국제도시 G타워 대강당에서 로버트 해먼드(Robert Hammand)의 특별 강연 ‘소래 도심 오아시스, 사회 인프라를 통한 인간과 자연의 연결’이 진행됐다. 해먼드는 맨해튼의 버려진 고가 철도를 도시공원으로 탈바꿈시킨 하이라인의 공동 설립자다. 그는 뉴욕 하이라인과 허드슨 강의 리틀 아일랜드(2022년 2월호) 사례를 소개하며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인프라가 현대 도시 생활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래습지생태공원이 인천의 웰빙 인프라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경과조경439호(2024년 11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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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웃거리는 편집자] 다음을 꿈꾸는 반란
평소 관심이 없던 야구에 호기심을 갖게 하는 영상을 보게 됐다. 땡볕으로 달궈진 야구장의 홈 플레이트까지 전속력으로 달리고, 공을 잡기 위해 온몸을 던지고, 있는 힘껏 방망이를 휘두르고, 때론 패배의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땅에 닿을 정도로 고개를 숙이며 울고, 짜릿한 승리에 포효하는 까까머리의 소년들. 처음엔 만감이 교차하는 승패의 순간을 잘 담아낸 스포츠 영화 예고편인 줄 알고 봤는데, 알고 보니 2024 고시엔(Koshien) 하이라이트 영상이었다.
고시엔이 대체 뭐길래. 소년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대회가 열리는 구장의 이름에서 유래한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대회로 봄과 여름에 개최된다. 3,700개에 달하는 고등학교 야구부 중 지역 예선을 거쳐 올라온 49개의 팀이 우승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특히 올해 여름 고시엔은 한국계 고등학교 최초로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의 우승은 ‘꼴찌들의 대반란’에 가깝다. 창단 초기엔 제대로 야구를 배운 선수가 한 명에 불과했다. 제대로 된 운동장이 없어서 정식 훈련을 위해 다른 운동장을 빌려야 했고, 34 대 0이라는 굴욕적인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각주 1) 역설적으로 대패를 안겨준 상대 팀 선수 고마키 노리쓰구(Komaki Noritsugu)는 고등학교 졸업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교토국제고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올해 우승 직전까지 테이프로 감은 야구공으로 연습할 만큼 사정이 좋지 못했다. 그들의 사연을 접한 한국의 한 프로야구단이 연습공을 후원했다는 미담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들의 우승이 따뜻한 환대와 열정이 빚어낸 결과인 것 같아 고시엔 영상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감동에 잠시 허우적거리는 와중에 고시엔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우연히 발견했다. 드라마 ‘하극상 야구 소년’은 내일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만년 꼴찌 야구부가 ‘고시엔 진출’이라는 하극상을 일으키는 과정을 다룬다.(각주 2) 형이 이루지 못했던 고시엔 진출이란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야구부에 입단한 동생,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직무 정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위해 부원들의 장단점과 상대 팀의 약점을 꼼꼼하게 파악해 부원들에게 건네는 감독, 빠른 속도로 에이스로 성장해 나가는 후보 선수를 위해서 자신의 선발 투수 자리를 기꺼이 양보하는 만년 에이스, 아파도 아픈 티를 내지 않고 선수들의 마음을 보듬고 사기를 올려주는 코치.
스포츠 영화의 클리셰인 꼴찌의 반란과 성장이란 서사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면서도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았다. 이 꼴찌들의 반란이 좋았던 건 도파민을 자극하는 짜릿한 대반전이라는 점도 있지만, 단순히 시합의 스코어로 단박에 평가할 수 없는 숫자 너머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열악한 환경과 시련을 이겨내고 하나의 그라운드 위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전력 질주하며 경기장 안팎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괜히 뭉클했다. 과장을 보태자면 대반전이란 결과를 완성해 나가는 지난한 과정이 아름다운 반란으로 다가왔다고 할까.
가을은 반란의 역사를 쓰는 야구 시즌이기도 하지만, 젊은 조경가의 계절이기도 하다. 젊은 조경가 수상이 조경가를 단박에 평가하는 단일한 잣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탈하거나 한눈팔지 않고 용기와 끈기를 갖고 자신의 세계를 완성하기 위해서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아름다운 반란을 꿈꾸는 이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 정도는 되지 않을까.
어쩌면 청춘의 특권은 반란일지도 모른다. 기존의 질서를 뒤집고, 무모한 꿈을 꾸며, 한계를 넘고 자 노력하는 이들 모두 청춘이다. 하극상 야구 소년의 주인공인 야구부 감독은 숱한 패배와 시련을 딛고 고시엔 진출이란 꿈을 이룬 후 이런 말을 한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진다고 끝이 아니란 겁니다. 반드시 다음이 있습니다. 다음을 목표로 하는 한 우리는 끝나지 않습니다.” 올해 젊은 조경가 접수(마감은 11월 4일까지)를 놓쳤거나 수상을 못했더라도 다음을 꿈꾸는 조경가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음을 꿈꿀 수 있다면 모두가 청춘이고, 모두가 젊은 조경가다. 그렇다면 고시엔 우승처럼 미래의 한국조경도 빛나는 대반전이란 다음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각주 정리
1. 홍석재, “25년 전 0-34 패배 안긴 선수가 감독으로…교토국제고 강자 우뚝“, 「한겨레」 2024년 8월 23일.
2. 2018년 고시엔에 진출한 하쿠산 고등학교 야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당시 일본 언론은 이를 ‘일본 제일의 하극상’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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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그것들이 때로 밖에서 닫히거나, 안에서부터 단단히 걸어 잠길 수 있다는 건
훈화 말씀 같은 건 적지 말자고. 땡볕이 여과 없이 꽂히던 운동장, 끝도 없이 이어지던 교장 선생님의 느릿한 목소리를 떠올리며 늘 다짐하곤 한다. 유치한 자기반성을 담은 글, 같잖은 가르침을 전하는 듯한 글은 일기장에나 적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자신이 없었다. 너무 엄청난 소식에 복합적인 감정이 몰려와서일 테다.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한국 최초 수상자인 것은 물론이고, 아시아 여성으로서도 처음, 유색인종 여성으로서는 두번째 수상이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아 눈만 껌뻑였고, 친구들과 메신저로 떠들면서 서서히 현실의 감각을 되찾았다. 보탠 것도 없으면서 내가 상을 받은 것 마냥 기뻤다. 본 적 없는 서점 오픈런 사태와 밤새 기계를 돌렸다면서도 미소를 숨기지 못 하는 인쇄소 사장의 인터뷰를 보면서는 독서 붐이 잡지에까지 영향을 미쳐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망상을 했다. 멈추고 싶었지만 한강이 최근 루소의 『식물학 강의』를 읽고 있다는 인터뷰가 허무맹랑한 상상을 부채질했다.(각주 1)
대구와 광주. 이달에는 유독 취재 장소가 서울에서 멀어 버스와 기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었다. 한숨 자고 일어났는데도 여정이 남아 있을 때면 스웨덴 한림원의 심사평을 꺼내 읽었다.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했다. 그녀는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고리에 관한 독특한 인식을 시적이고 실험적인 현대 산문으로 표현한 혁신가다.” 한강이 다루는 소재 때문일까,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참 사람이 징그럽고 싫어진다. 연약함을 핑계로 사람은 어디까지 폭력적이고 악랄해질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면 나라는 존재도 혐오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한강의 소설 쓰기에 늘 동력이 되었던 게 인간이기 때문인지, 싫어도 계속해서 골몰하게 된다.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저는 언제나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그리고 산다는 게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자꾸 생각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고민을 매번 다른 방식의 소설들로 다루고 싶어했고요. …… 생각하고 서성이고 고민하고 질문하고 길을 잃고 우회하고 되돌아오고……. 그런 일이 소설을 쓰는 일이라고 지금도 느낍니다. 그렇게 질문들을 다루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것이라고요.”(각주 2)
맥락 없이 느껴지더라도 그냥 좋아하는 한강의 소설을 소개하고 싶었다. 마침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과 잘 어울리는 『희랍어 시간』. 언어를 잃은 여자와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이야기가 고요 속에서 흘러간다. 이소연 문학평론가는 “말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침묵과 눈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찰나의 이야기”라고 이를 바꾸어 말하기도 했다. 이때 언어는 세상과 만나는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한 사람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무언가다. 언어를 점차 잃을 때마다 조금씩 여자의 정체성과 존재 자체가 무너지는 소리, 절대 들릴 리 없는 그 소리가 내게는 침묵이 만든 공백 속에서 천둥처럼 울려댔다.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침묵이라면,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끝없이 긴 문장들인지도 모른다”(각주 3)는 문장을 만나고 난 뒤로는 눈이 쌓인 풍경을 마주하면 눈의 차가움보다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소리의 감각을 먼저 느낀다.
너나 할 것 없이 말하고 소리내기 바쁜 시대에 닫힌 입술이 갖는 힘을 생각한다. “가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 몸에 눈꺼풀과 입술이 있다는 건. 그것들이 때로 밖에서 닫히거나, 안에서부터 단단히 걸어 잠길 수 있다는 건.”(각주 4) 여자의 말은 “침묵은 능동적인 것이고 독자적인 완전한 세계”(각주 5)라는 막스 피카르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연필을 쥔 손을 찬찬히 움직여 스케치북 위에 그려내는 행위 같았다. 동시에 온전히 나의 결심으로만 닫아버릴 수 있는 눈꺼풀과 입술이 내게 있음을, 그것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새삼 깨달았다.
“길었던 하루가 끝나면 침묵할 시간이 필요하다. 난롯불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하듯, 침묵의 미미한 온기를 향해 굳은 손을 뻗어 펼칠 시간이.”(각주 6) 언젠가 그 적막의 시간을, 지금은 사람이 몰려 잠시 문을 닫은 한강이 운영하는 ‘책방오늘’에서 보내고 싶다.
**각주 정리
1. 김유태, “고단한 날, 한 문단이라도 읽고 잠들어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매일경제」 2024년 10월 11일.
2. 위의 글
3. 한강, 『희랍어 시간』, 문학동네, p.174.
4. 위의 글, p.161.
5. 막스 피카르트, 최승자 역, 『침묵의 세계』, 까치, 2010.
6. 한강, 『흰』, 문학동네,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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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현대적 감성의 블록 로드페이버
자연스러운 돌 포장 패턴의 보도블록
다양한 기능과 형태를 갖춘 보도블록이 등장하며 여러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20년대부터는 여러 색이 혼합된 블렌딩 블록이 주목받았다. 정형화된 정사각형 블록에서 벗어나 한 가지 색상으로 다양한 규격의 블록을 조합한 멀티 블록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규격에도 불구하고 멀티 블록은 블록과 블록 사이의 간격이 좁다. 또한 다양한 규격이지만 단조로운 직선 형태로 구성돼 기존의 정형화된 블록과 비교해서 눈에 띠는 디자인적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
자연친화적 기능성과 시대적 흐름에 맞춘 디자인을 지향하는 보도블록 디자인 브랜드 ‘리비오블록’은 차별화된 블록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한림로덱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로드페이버(Road Paver)’는 블록 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각기 다른 형태의 블록을 불규칙하게 배치해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낸다. 블록 간 간격이 명확한 선은 자연스러운 돌 포장 패턴을 만들고, 블록 사이로 빗물이 스며들게 해 빗물 투수성을 높인다. 용도에 따라 투수성과 불투수성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고, 충분한 휨과 강도를 갖추고 있다.
정형화된 블록에서 벗어나 색상과 표면 질감을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냈다. 옐로우, 베이지, 그레이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된다. 각 색상은 세 가지 안료를 절묘하게 혼합해 만든 것으로 색상이 가진 고유한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한다. 표면의 요철은 햇빛에 반사되며 다채로운 인조 사암의 질감을 재현한다. TEL. 02-6928-5588 WEB. www.ribi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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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네트워크와 도시 네트워크: 갈등에서 공존으로
박근수·김소은·이세연·김아영, ASLA 학생 어워드 우수상 수상
지난 9월 박근수·김소은·이세연·김아영(가천대학교 도시계획·조경학부 조경학전공, 지도교수 곽윤신)이 ‘철새 네트워크와 도시 네트워크: 갈등에서 공존으로(Migratory Bird Networks & Urban Networks: From Conflict to Coexistence)’로 2024년 ASLA 학생 어워드 분석 및 계획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ASLA 학생 어워드는 미국조경가협회(American Society of Landscape Architects)가 주관하는 공모전으로, 매년 조경 및 도시계획 분야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선정해 상을 수여하고 있다. 시상식은 2024년 10월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ASLA 컨퍼런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수상작은 인천시 연수구의 철새 서식지와 도시 확장 문제를 해결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을 제안했다. 철새 이동 경로와 도시 네트워크의 갈등을 해결하고 공존을 모색하는 혁신적 접근법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회는 주제에 대한 논리적 접근 방식과 생태학에 대한 높은 이해를 우수한 점으로 꼽았다. 수상작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환경과조경438호(2024년 10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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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향한 그리움을 자아내는 숲, 세컨포레스트
성수동, 8월 31일~9월 7일
성수동의 생태가 바뀐 지 오래다. 전에는 지역 고유의 카페와 음식점, 공방이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 밀려나고 심지어는 주거지가 상업지로 변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걱정했다면, 이제 성수동은 팝업 스토어의 격전지가 되었다. 길가 부동산에서 팝업 전용 공간을 임대한다는 문구를 손쉽게 볼 수 있다. 새로 들어서고 곧 사라지는 팝업 스토어로 인해 성수동 거리 풍경은 일주일 단위로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팝업 스토어는 이제 단순히 제품을 선보이는 공간이 아니다. 소비자의 호기심을 일으키고 만족시키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공하고, 고객과 브랜드의 상호 작용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디지털로 만나는 자연
지난 8월 31일, 성수동 연무장길에서 열린 ‘세컨포레스트’는 독특하게도 가상의 자연을 만나볼 수 있는 팝업 스토어다. 두나무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주최한 이 전시는 산림청의 한 사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22년부터 산림청과 두나무는 가상 나무 심기, 숲 가꾸기 및 멸종 위기 식물 보전을 위한 NFT 발행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숲과 정원을 가꿔왔다. 한 예로, 두나무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세컨블록(2ndblock)에 가상의 숲을 마련했다. 이 숲에서 참가자들은 자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산림 복원 관련 미션을 수행하며 나무 심기 활동을 했고, 이곳에 심긴 나무는 산불 피해지인 경북 울진 지역에 실제로 식재됐다.
여러 감각이 제한되는 디지털 세상 속 자연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두나무는 이러한 숲과 정원은 시간, 장소, 장애 등 상황에 관계없이 누구나 휴식과 위로,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한다고 설명한다. 신체가 불편해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도, 바쁜 일상에 쫓겨 자연을 찾을 수 없는 사람도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세컨포레스트는 이 같은 자연의 힘을 맛볼 수 있는 전시다. 디지털 자연에 푹 빠져들 수 있도록 미디어 파사드 형식의 가상 숲, 정원, 자연 요소 등이 마련됐다.
*환경과조경438호(2024년 10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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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웃거리는 편집자] 지구 위험 경보, 지속 발령 중
1999년, 2012년. 이 해를 어떻게 기억하는가. 1999년은 한 세기를 끝낸다고 분주했다(어려서 명확한 기억은 없지만 커서 본 뉴스나 드라마를 통해 그 분위기를 알았다). 2012년은 런던올림픽으로 응원 열기가 가득했다. 오심으로 분노를 샀던 한 경기가 기억난다. ‘멈춘 1초’의 펜싱 경기다. 신아람은 개인전 4강에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을 상대로 승기를 잡았으나, 마지막 1초가 오랫동안 지나지 않으면서 끝내 패배해 국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밤낮 바꿔가며 올림픽을 보고 선수들과 같이 환호하고 화낸 해였다.
이 두 해가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건 누군가 지구 멸망을 예언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는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온다”며 1999년을 지구 종말의 해로 예언했다. 그는 히틀러 출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일본 원자 폭탄 투하, 1963년 케네디 미국 대통령 암살 등을 예언했다고 주장(각주 1)한 사람이기에 많은 이의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한 세기가 끝나는 해라 각종 종말론과 가설이 극성했다. 이로 인해 사기, 살인 등의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났다. 하지만 흉흉했던 분위기를 뒤로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무사히 2000년, 21세기를 맞이했다.
잠잠하던 종말론은 2012년에 다시 들끓었다. 2012년 12월 21일까지 표기된 고대 마야인의 달력과 “2012년 지구는 종말을 맞이한다”는 글귀는 지구 종말론을 다시 부상시켰다. 특히 2009년에 개봉한 영화 ‘2012’는 이 가설을 더 믿게 했다. 영화는 고대 마야 문명에서부터 회자되어 온 인류 멸망의 해인 2012년을 배경으로 한다. 전세계 곳곳에서 지진, 화산 폭발, 거대한 해일 등 각종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지구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망의 2012년, 런던올림픽과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 열풍에 휩싸여 지구 종말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우연히 다시 보게 된 영화(2012년이라 이 영화가 방영됐던 것 같다) 덕에 지구 종말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학생이었던 나에겐 2012년의 종말론은 공포감보단 억울함을 안겼다. 공부만 하다 죽을 순 없다. 종말 전에 무얼 해야 기똥찰까 고민하며 (그래도 살고 싶었는지) 비상시 행동 요령을 습득하기도 했다. 다양한 망상을 안겼던 2012년도 안전하게 잘 지나갔다.
지구 종말하면 영화처럼 진도 1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고, 100m 이상의 해일이 육지로 밀어닥친 풍경을 떠올린다. 소설 『달의 아이』(포레스트북스, 2023)는 지구 멸망의 원인이 기후 말고 우주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했다. 어린 딸의 생일날 밤에 벌어진 사건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슈퍼문을 보기 위해 산책을 나간 부부와 딸은 어떤 힘에 의해 몸이 뜨기 시작한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아이가 먼저 하늘로 떠오른다. 엄마는 두둥실 떠 있는 딸을 잡기 위해 손을 뻗지만 아이의 손이 닿지 않고, 아이는 계속해서 떠오르며 밤하늘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허망한 눈빛으로 하늘을 바라보는데, 한발 늦게 온 긴급 재난 문자. “관측 이래 달의 크기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평상시보다 1.27배 큰 상태이니,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시민분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달의 크기가 커지면서 중력이 약해져 일정 무게 이하의 것들이 우주로 올라간 것이다. 달이 점차 커져 이 세상 모든 것이 떠오르게 해 인류가 멸망한다는 것이 이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종말 원인. 우주로 간 아이의 생사도 궁금했지만, 소설이 진행될수록 뜨는 범위가 어린 아이에서 초등학생까지 넓어지는 걸 보니 무서워졌다. 언젠가 나도 달의 힘에 못 이겨 몸이 뜨고 우주로 날아가겠지? 우주에서는 얼마나 살아남을수 있을까?
아침저녁으로 싸늘한 기운이 느껴진다는 처서와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추석이 지났지만, 폭염 경보 재난 문자가 아침마다 날라 온다. 최장 기간 폭염이다. 누군가의 예언, 과거의 글귀가 아니라 지구가 직접 자기가 많이 위험하다는 걸 기나긴 무더위로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말로만 지구를 구하자고 할 때가 아니라 이제 진짜로 더 큰 기후 위기가 오기 전에, 달이 더 커지기 전에 지구의 아픔을 보살펴 줘야할 때다.
**각주 정리
1. 이광표, ‘노스트라다무스 ‘1999년 지구종말’ 예언’, 「동아일보」 2009년 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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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아무튼 너무 심심하니까 세상이 다 자세히 보이는 거야
대부분의 물건과 공간이 막 만들어졌을 때 가장 윤이 나는 반면, 조경의 진짜 모습을 보려면 기다림이 필요하다. 식물 때문이다. 채 자라지 못한 그라스가 맨땅을 다 가릴 정도로 풍성해질 때까지, 앙상해서 쓸쓸해 보이기까지 하는 나무들이 잎을 틔우고 줄기를 단단하게 키울 때까지. 그래서인지 갓 태어난 조경 공간, 특히 식물이 두드러지는 곳에서는 허전함을 느끼기도 한다. 식물이 주인공인 정원에서는 그 영향이 더 커진다.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 정원박람회)의 본행사가 끝나고 상설전시가 진행 중이다. 뚝섬한강공원에 갈 때면 그 사이 확연히 달라진 정원의 모습에 놀라곤 한다. 궁금했다. 과연 심사위원들은 정원이 이렇게 변할 거라는 걸 알았을까. 정원의 만듦새를 평가해야 한다면 그 시기는 언제가 되어야 적절할까.
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설계안들이 발표되었을때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이 하나 있었다. 아슈라 풀 아자드(Md Ashraful Azad)의 ‘심심해지다 | 명상하다 | 고마워하다(Be Bored|Meditate|Appreciate)’(2024년 6월호 78~81쪽)가 그것. 맥락을 알 수 없는 형용사와 동사의 나열이 궁금해 들여다봤는데 내용이 흥미로웠다. “우리는 항상 디지털 기기에 사로잡힌 채 지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심심할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심심함은 정신 건강에 필수적입니다. …… 정원을 통해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앉으면 스크린이 시야를 가리며 나뭇잎, 하늘 또는 땅만 볼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땅에는 검정개관중만을 식재합니다. 여러 식물로 이루어진 정원에서는 각각의 식물에 집중하기 어려워 모두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하나의 식물로 구성된 정원을 만들고 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식물의 아름다움을 더 잘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습니다.”
아자드는 적당히 심심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명상하게 하고 이로써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는 목표를 단순하지만 명쾌한 형태의 정원으로 이루려 했다. 정원 바깥의 것들을 잊게 만드는 띠 형태의 스크린이 타원형의 영역을 형성하고, 내부에는 곡선형 벤치를 놓는다. 동그란 디딤돌이 벤치에 이르는 길을 안내하고, 나머지 땅에는 한 종류의 식물만이 심긴다. 망망대해 위 쪽배에 탄 것처럼 벤치에 앉아, 파도처럼 일렁이는 식물의 바다에 발을 담근 내 모습을 상상했다. 아직까지 그런 정원을 만나본 적이 없기에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조성 과정에서 검정개관중이 수크령 ‘하멜른’으로 바뀌었지만, 주제를 뒤흔들 만한 변화는 아니었다. 중요한 건 하나의 식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니까. 일반적으로 검정개관중보다 크게 자라는 하멜른이 더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 것 같아서 오히려 좋았다. 부푼 마음을 끌어안고 정원을 찾았을 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초록으로 넘실거리는 풍경은커녕 뙤약볕에 노출된 땅이 이글이글 끓고 있었다. 하멜른이 충분히 자라기에는 정원 조성 기간이 턱도 없이 짧다는 걸 잊고 있었다. 허옇게 드러난 맨땅에 괜히 내가 머쓱했다.
하지만 9월 중순 방문한 아자드의 정원은 그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벤치가 잠긴 것처럼 보일 정도로 하멜른이 풍성하게 자랐다. 벤치에 앉았을 때의 시야만 가리도록 스크린을 공중에 띄워 설치했기에 그 아래로 넘실거리는 하멜른을 본 사람들은 호기심을 못 이기고 빨려 들어가듯이 정원에 들어선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 벤치에 앉았다. 기분 좋은 따분함에 젖어 그 감각을 즐겼다. 아자드의 농간에 놀아나는 것 같았지만 정말 자꾸만 하멜른을 뜯어보게 됐다. 지루함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너무 심심해서 세상이 자세히 보였고, 그러다 보니 시를 쓰게 됐다(각주 1)는 김용택 시인이 아자드와 마주하는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간의 정원박람회가 지나온 도시와 공원의 정원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안부가 궁금해졌다.
**각주 정리
1. 김용택의 에세이 “심심해서 그랬어”(『심심한 날의 오후 다섯 시』, 예담, 2014)의 한 구절에서 제목을 따왔다. “심심해서 그랬어. 공부를 하다가 일을 하다가 이렇게 마루에 혼자 앉아 있으면 너무 심심한 거야. 봐라, 시골이 참 심심하지. 나무도 강물도 하늘도 구름도 풀잎들도 다 심심해 보이지. …… 아무튼 너무 심심하니까 세상이 다 자세히 보이는 거야. 자세히 보니까 생각이 일어났다. 그 생각들이 내 마음의 곡식 같아서 버리기가 아까운 거야. 그래서 그냥 글로 옮겨 써봤어. 그랬더니 시가 되었어. 어느 날 내가 시를 쓰고 있어서 나도 놀랐다니까. 정말 심심해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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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수직 벽과 석가산의 새로운 조화, 듀얼 석가산
정형의 수직 벽과 자연스러운 석가산의 하모니
일반적인 석가산은 기암괴석과 식물이 어우러진 소규모 산의 형태를 담아낸다. 조경 시설물 브랜드 ‘미담’은 자연과 조화를 꾀하며 석가산의 전형에서 벗어난 현대적인 석가산을 만들고 있다. 특히 듀얼 석가산은 두 가지의 상반된 디자인을 조화롭게 결합해 특별한 경관을 선사한다.
듀얼 석가산은 자연스러운 석가산과 정형화된 수직 벽으로 구성된다. 정형적 디자인의 수직 벽은 인공적인 구조물로서 고정된 형태와 기하학적인 규칙성을 보여주며, 자연의 석가산은 불규칙하고 유기적인 형태를 띤다. 이를 통해 정형적 디자인이 주는 형태미와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디테일도 남다르다. 수직 벽에 사용된 판재는 정형화된 판재가 아닌 석재의 자연면을 강조한다. 채석장에서 석재를 채굴하여 재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자연면만을 가공한 판재를 활용해 일반 판재에서 느끼지 못하는 자연스러움을 선사한다. 단조로운 구성을 피하기 위해서 수직 벽 높낮이를 다르게 했다.
자연과의 조화도 꾀했다. 수직 벽과 어우러지는 식재 포켓 공간을 통해 자칫 외벽의 회색빛으로 인해 삭막해질 수 있는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약 6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와 단을 형성하고 있는 폰드를 통해 역동적인 자연 경관을 연출했다. 수직 벽 뒷면의 석가산에는 크기가 다양한 기암괴석을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그 사이 공간마다 아기자기한 식물을 심어 생동감 있는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다양한 형태의 폭포는 수직 벽과 또 다른 자연의 쾌적함을 제공한다.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듀얼 석가산은 앞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시그니처 시설물로 거듭날 것이다. TEL. 02-6951-1041 WEB. www.mi-d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