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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Interview (5) _ 조경의 사회참여, 모두의 혜택
한승호 _ (주)한설그린 대표이사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가치관이 있고, 저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누군가에겐 특이하게 보이는 일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그저 일상일 뿐이다. 사회적 활동과 기부행위도 그러하다. 요즘 사회적 활동과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남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러한 활동에 대한 관심도 하나의 사는 방식이라고 말한 한승호 대표에 따르면 “누구나 기부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들은 있지만 기회가 없어서 못할 뿐”이라고. 그가 살아가는 방식, 지금부터 들어보자.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 여유가 생기면 직업적으로 하던 일 외에 어떤 걸 해보려 합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시작하는 세계 일주라든지, 이런 것들이 자기 나름대로 인생의 가치관에 의한 방식일 겁니다. 저의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대한 관심도 그냥 사는 방식입니다.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활동들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 사람들이 여유가 생기면 사회적인 활동들에 참여하게 되죠. 여유가 없으면 어렵습니다. 테레사 수녀처럼 자신의 모든 시간을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저는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려고 합니다. 무언가를 어떤 계기로 갑자기 했다고 하기는 어렵지요. 사회적인 기부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 하지만 누구나 그런 마음은 가지고 있습니다. 기부를 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를 못 만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크리스마스 때 자선냄비에 돈을 안 낸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가다가 깜빡했다면서 내는 사람도 있고, 자선냄비를 쫓아가서 기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금씩 나아지는 거고, 그 모습을 보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배우게 되겠죠.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크건 작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네팔에 위치한 비레탄티 초등학교 건립을 후원했는데, 학교 앞 공터를 놀이터로 조성하여 학업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까지 조성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조성, 그 바탕에는 어떠한 생각이 있었습니까?한설그린의 시작이 놀이터 사업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입사한 곳이 ‘환타지코리아’라는 목재 놀이시설물업체였습니다. 대표님이 덴마크에서 조경공부를 하다가 오신 분이었는데, 회사를 이끌던 중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해오던 공사를 이어가야 했기에 계속 이 일을 하게 됐습니다. 실패도 있었지만 1984년도에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한설그린을 창립했습니다. 놀이터와 관련된 사업을 하다 보니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에 네팔에 놀이시설물을 지원해주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돈으로 하는 다른 지원도 가능했겠지만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았습니다. 어린이들한테 중요한 건 노는 겁니다.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반면 한국은 학교 운동장의 크기도 점차 줄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동복지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아동시설에 어린이시설 의무설치 조항이 폐지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점차 줄어드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놀이공간이 놀이 기능이 아니더라도 오픈스페이스가 되는 공간인데, 그게 없어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놀이터를 만들어놔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겁니다. 요새 우리 동네 같은 경우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영어학원에다 피아노학원, 태권도학원…. 놀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놀이터의 활용도가 떨어지게 된 겁니다. 이용자가 줄어드니까 없어져도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든 활동적으로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배드민턴도 치고 자전거도 타고. 자주 안 쓴다고 없애버리면, 다이어트 한다고 밥 좀 덜 먹었더니 그 다음부터 아예 밥을 안 주는 것과 같은 겁니다. 땅을 조금이라도 더 써서 뭐라도 분양하려는 경제 원리가 우선이 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보편적으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어린이들에게는 놀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그런 공간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고령화시대에는 놀이터가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결국 실버사회로 가는 단계인데,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공간, 아이들하고 어른들이 같이 공유하는 공간을 살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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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참여
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할 만한 키워드로 ‘환경복지’가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성’이 사회의 핵심가치로 떠오르면서 ‘환경복지’란 말은 비단 국가와 국민에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기업도 사회의 일원인 만큼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보다 나은 환경조성에 앞장서면서 ‘지속가능 경영’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번 특집 ‘조경분야의 사회참여’의 마무리로 지역사회나 지역주민을 위한 ‘환경복지’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참여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소개된 사례에는 1,020억 원을 투자해 2006년 울산대공원을 조성한 SK그룹, ‘주민참여 공원만들기’ 라는 목표로 (사)걷고싶은도시만들기 시민연대와 함께 ‘한평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신한은행, 환경복지의 대표 사례기업인 유한킴벌리, <오래된 나무 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는 키엘, GS칼텍스가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원 ‘예울마루’,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 직접 조성하여 대전시에 기부체납한 ‘유림공원’, ‘(사)희망의 망고나무’와 함께 아프리카에 망고나무 묘목을 심고 있는 더페이스샵, 빗물저장탱크 설치를 통해 지역민의 생활용수와 식수용수의 원활한 보급에 기여하고 있는 예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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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이대로 괜찮은가?
서울특별시가 얼마 전 ‘Agro-City 서울’을 비전으로 하여 2020년까지 서울시민 가구당 3.3㎡의 텃밭을 조성,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농업 붐이 일다 급기야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시에서 마련한 이 정책의 방향성과 그 내용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울시 도시농업 현황과 국내외사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도시농업정책에 대해 진단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특히 지난 3월 18일 건축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었다는데 본 사안의 중대성이 있다. 해당 안은 건축물이 내·외부, 난간, 옥상 등을 활용하여 도시농업 공간을 확보한 경우에는 그 면적 일부를 대지의 조경면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 발의안은 텃밭을 조경시설에 포함시키는 동시에 조경면적으로 산정하는 2012년 하반기의 서울시 건축조례개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결국 지금 추진하는 서울시의 도시농업정책은 의도와 상관없이 조경계 지형을 흔드는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점검 1. 서울시의 목표 ‘1가구 당 3.3㎡의 텃밭’은 적당한가?통계자료를 보면 서울시는 2012년 기준 4,177,970세대이며, 여기에 1세대 당 3.3㎡를 대입하면 약 13.79㎢라는 수치가 나온다. 이는 여의도(8.35㎢)의 1.6배가량 되는 면적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3.3㎡은 1평인데, ‘한평텃밭’과 같은 개념으로 서울시민 1가구 당 1평으로 설정하여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주말농장이 보통 3~5평 정도 수준인데, 1평만 되어도 작물을 키우기에는 문제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도시농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전문가들조차 서울시가 어떤 기준으로 이러한 면적을 제시했는지, 적정한지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양적인 측면에서의 목표치만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으며,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내용이 지배적이다. 현대사회의 다각화된 가족과 세대 구성, 식성, 여가문화, 계절별 활동, 도시환경 등을 종합하여 제대로 검토했는지에 관한 의문을 품는 것이다. 이렇듯 충분히 조사와 뚜렷한 근거 없이 제시된 양적 목표치는,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오히려 발전에 저해요인이 되기 쉽고 반발을 불러 올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러한 양적 목표 달성을 위한 의지가 2012년도 서울시 건축조례안 개정과 2013년 3월 18일의 건축법 일부개정안 발의를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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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도시 만들기 워크숍
서울시 공원녹지 미래상에 시민의견 수렴
지난 3월 11일, 오후 2시가 되자 서울시청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 이유는 바로 서울시 공원녹지의 미래상을 수립하기 위한 “푸른도시 만들기 워크숍”이 이날 개최되었기 때문. 이번 워크숍은 서울시에서 작성한 ‘푸른도시 선언 초안’에 대하여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보고자 진행되었다. 이강오 사무처장서울그린트러스트이 사회를 맡았으며, 무대에는 벤치와 테이블, 화분 등을 놓아 푸른도시, 공원, 녹지 등의 주제성을 보다 부각하였다.
행사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서울특별시은 “오래 전부터 공원녹지의 면적 확대를 위해 노력을 다각도로 펼쳐왔다. 시민주도로 조성·관리 되지 않으면 오래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시민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좋은 도시를 손수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였다.이어 문승국 부시장서울시 행정2부은 “4월 5일 식목일이 다가오고 있다. 식목일 하루뿐이 아닌 4월을 통째로 ‘식목월’로 만들어, 서울 곳곳에 공무원뿐 아니라 시민, 기업, 학생 등이 함께 참여하여 꽃과 나무로 뒤덮인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실무위원장인 조경진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가 푸른도시 선언에 대하여 그동안의 추진경위와 작성원칙, 전략, 비전, 방향, 슬로건 등을 소개하였다. 그에 따르면 푸른도시 선언의 초안은 ‘더불어 사는 숲의 도시 서울’을 비전으로, 사람·소프트웨어·시민참여를 중심으로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작성되었다. 또한 몇 가지 작성원칙이 있었는데 첫째, 쉽고 소통 가능한 언어로 작성한다. 둘째, 현상에 대한 진단과 제안을 제시한다. 셋째, 미래지향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수준을 설정한다. 마지막으로는 시민들과 함께 푸른도시 선언을 만들어간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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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10주년 기념 정기총회 및 기술세미나
인공지반녹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지난 2월 28일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관 1층 국제회의실에서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회장 이은희, 이하 인공지반녹화협회) 10주년 기념 ‘정기총회 및 기술세미나’가 개최되었다.‘인공지반녹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김현수 부회장(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위원)이 인공지반녹화 시공사례를 중심으로 국내 인공지반녹화의 과거와 현재의 실태를 짚어보았다. 이후 이동근 부회장(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은 ‘재해와 복지’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인공지반녹화의 미래를 내다보았다.
이후 안동만 고문(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을 좌장으로 황상연 사무관(환경부 자연정책과), 한정훈 팀장(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 조경과), 최연철 부장((재)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 한승호 대표((주)한설그린), 변동원 대표((주)한국 CCR), 송병화 교수(벽성대학 조경과)가 토론회를 이어갔다.
이날 행사는 환경부, 서울특별시, (사)한국조경학회, (사)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사)한국경관학회, (사)한국환경생태학회, (사)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에서 후원했다. 정기총회에서 한승호 대표가 수석부회장에, 최연철 부장이 상임이사에 각각 선출되었으며, 2년을 임기로 매년 한명씩 교차로 선출되는 감사에는 변동원 대표이사가 올해도 활동을 잇게 되었다. 시상식에서는 양병이 명예회장(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과 안동만 고문(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임승빈 고문(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이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특별공로상은 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과 (재)경기농림진흥재단이 수상했다.
한편 인공지반녹화협회는 “2013년에도 제5회 인공지반녹화대상을 개최하고, 인공지반녹화 시공사례 D/B를 꾸준히 업데이트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6월 초에는 인공지반녹화협회 10주년을 기념하여 해외 인공지반녹화 사례지 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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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시농부다, ‘도시농업 콘서트’ 개최
텃밭에서 나누는 ‘TALK, TALK, TALK'
도시농업이 대세다. 너도 나도 빈 땅이나 베란다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 텃밭을 가꾸고 심지어 돈을 내고 땅을 빌려 내가 먹을 작물을 재배한다. 가까운 상점에 가서 채소를 사먹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오히려 시간과 비용 투자대비 저렴하기까지 하다. 왜 사람들은 도시농업에 열광할까?
‘나는 도시농부다’를 주제로 한 ‘도시농업 콘서트’가 지난 2월 19일 안양 평촌아트홀에서 올해로 2회를 맞이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최대호 안양시장, 경기농림진흥재단 김정한 대표이사 외 600여명의 도시농부와 도시농부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행사를 주최한 경기농림진흥재단은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도시농업을 통해 자연친화적 도시환경 조성과 더불어 농업에 대한 도시민의 이해증진을 도모하고자 했으며, 무엇보다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조 아래 콘서트 형식의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참여한 시민들은 도시농업을 통해 얻은 경험담을 풀어놓으며 그들만의 도시농업 비전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광주 매곡초등학교에는 학교농장을 일군 사례를 소개했으며, 대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텃밭 동아리 ‘씨앗들’은 농사짓는 노하우를 공개했다. 주민자치센터의 쓸모없던 옥상을 주민들의 힘으로 텃밭으로 조성한 안산시 본오2동 주민자치센터의 ‘보니텃밭’과 도시농사를 지으며 암을 이겨낸 이세영와 문은순 씨의 이야기도 토크콘서트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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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慨無量
Be Deeply Moved
오늘 아침 이곳저곳에 뿌릴 씨앗들을 정리하며, 이 꽃은 어느 정원에, 이 풀은 어느 둔덕에 심겨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잔잔한 흥분을 느꼈습니다.<환경과조경>이 이번 호로 300회가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알 한알의 씨앗이 싹트고 꽃피어 우리로 하여금 행복과 찬탄의 순간순간을 만들어 주듯 조경에 관련된 전공서는 물론 잡지 한 권 없던 불모지에 첫 호를 내기 시작한 <환경과조경>은 그때부터 그리고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조경인들에게 정보 제공의 차원을 넘어, 조경인들에게 프라이드를 심어 준 힘이었고 조경인들을 결속하는 사랑의 끈이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돌이켜 보면, 첫 호의 태동은 ‘감격’ 그 자체였답니다. 잡지사에 근무했다는 일천한 경력 때문에 저를 기획과 편집부터 온갖 궂은일까지 고루 참여시킨 지금의 발행인이신 ‘은사’님의 특명으로 사무실도, 비품도, 하다못해 사진기조차 개인적인 조달로 시작한 작업이었고, 그때 참여하신 거의 모든 분들은 자원봉사에 가까웠습니다. 오직 조경계를 위해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라는, 그러면서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는 일인지 편집기간 내내 웃음이 그치지 않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같이 즐거운 고통을 나누던 편집장 김용택 화백님, 김현선 선생, 나현영 여사, 그리고 유병림 교수님 등등 그리운 분들입니다.지금 이렇게 오랜 세월에 걸쳐 정확한 날에 어김없이 책상 앞에 전달되는 <환경과조경>을 보지만, 그동안 이 잡지 출판의 지속성 때문에 발행인이신 오휘영 교수님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의 가슴이 조마조마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추억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도 아름답게 기억하게 해줍니다.
또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 봅니다. 저는 민들레, 할미꽃, 그리고 박주가리 씨앗을 어릴 때부터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하얀 털이 달린 씨앗, 그 한 대를 꺾어 들고 ‘후’ 불면 얼마나 멀리 날아가는지, 날아가서 잘 뿌리내리고 싹트고 꽃피고 다시 씨앗이 바람을 타고 날고… 얼마나 멀리까지 날아갈까 상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구를 한바퀴 돈, 먼 이국땅에서 여전히 노랗게 핀 민들레를 보면서 씨앗의 여정이랄까, 식물의 퍼져가는 힘에 새삼 놀라워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경이로운 여정에 찬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와 같이 <환경과조경>은 앞으로도 한국 조경계의 유일한 잡지로서의 긍지와 정진의 자세로 여전히 확장되어 나갈 것이고, 고난의 순간이 닥쳐와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울러 이제 우리 조경계도 좀 더 성숙한 단계로 도약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디자인만이 아닙니다. 공사의 질도 당연히 더 높아지지 않는 한 건축이나 기타 경쟁 분야들과의 전쟁과 같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조경가가 아니면 안 되는 ‘그 무엇’ 조경가만이 할 수 있는,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작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산수화의 발묵처럼, 조경인들의 손을 거쳐 나온 모든 일들이 발묵처럼 감동의 여울이 번지고 스미고, 퍼져 나가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다루는 것은 살아 있는 땅이고 흙입니다. 우리가 가슴에 담고 있는 태도는 유한한 지구 자원의 지속성에 있고, 환경을 더 이상 파괴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조경가들이 남기는 생태발자국들이 우리 국토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존하고 가꾸는 것이라야 합니다.조경계가 변하고, 더 한층 질이 높아지고 조경인들이 이 땅에 사는 한 이 땅에 대한 책임을 잊지 않고 걸어가기 위해 300회 간행 기쁨을 넘어 다시 무거운 짐을 지셔야겠습니다. 조경인들로 하여금 더 높은 안목을 기르고, 가야 할, 걸어야 할, 해야 할 일들을 저 만치 앞서서 제시해 주셔야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거듭 축하드립니다.
This morning I felt a little excited, assorting the flower seeds that I would sow and imagining how they would give pleasure to us upon coming out splendidly. When I heard the news that ELA was going to publish its 300th issue, I couldn’t help looking back on the days I spent reading the magazines and entertaining myself with them. Like colorful flowers blossoming on hills in the spring, ELA has been a great joy to every professional in the industry, helping enhancing the pride of the landscape architects in the country.
I can still remember vividly how deeply I was moved by the first publication of ELA, when I had to take care of every matter of detail such as maintaining the office and purchasing equipment including even a camera. My insignificant work experience with a magazine publisher made Dr. Whee Young Oh the founder and publisher of ELA as well as my teacher, recruit me. Then Professor Oh let me take part in each and every step in planning and editing process. At that time, all the members of the organization were not employees but volunteers. We worked pleasantly and happily together, knowing that what we were doing could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landscape architecture. I am missing my old colleagues like Yong Taek Kim, Hyun Sun Kim, Hyun Young Nah, and Byung Rim You. We shared each other’s burden and worked co-operatively. Upon the arrival of the magazine every month, I sometimes think of the times when Professor Oh and the other members of ELA were faced with difficulties continuing the publication. After all these years, those moments have become priceless and treasured memories of good old days.
Let’s get back to the story of seeds. Since my childhood, I have been particularly fond of the seeds of dandelions, pasque flowers, and milkweeds. I played with them, blowing them into the air and imagining how far they would fly, where they would land, and whether they would grow to be beautiful flowers. Living far away from my home country, I still see pretty dandelions in yellow and stand in great awe of the miraculous circle of life in nature. Like these beautiful wild flowers, I believe, ELA, the most prestigious publication of the industry, will spread around the world and continue its growth, in spite of any difficulties.
In addition, it is time that landscape architecture paid more attention to its future development. It is not merely about the enhanced quality of design, but also about that of practice. Otherwise, I might be impossible to compete with other industries including architecture. A work of a landscape architect should be what others can never try to imitate, and it should be something extraordinary that can strike a chord in the hearts of the audience. It has to be touching and inspiring. What we are dealing with are soil and earth full of life, and what we are focused on are the sustainability of the limited amount of resources and the preservation of the environment. Therefore, the ecological footprints of landscape architects should contribute to conserving and protecting the natural environment of Korea. As the atmosphere of the industry changes over time, the quality of practice is improved, and landscape architects continue to serve as invaluable professional in our society, ELA will have take its responsibility as the leading publication in the country. ELA should actively plays its role in broadening the horizon of landscape architects, and providing directions for the industry with guidance and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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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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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의 300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일이 얼마나 힘들고 의미 있는 일인지 알고 있기에 축하의 마음은 더욱 더 큽니다. 또한 오휘영 창간인께서 30년 동안 300호를 발행할 때까지 발행, 편집인을 하셨다는 것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그 예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환경과조경>이란 이름으로 조경 잡지가 대한민국에 처음 선보였을 때에는 한국은 조경이란 학문이나 업역이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건축 설계를 하는 사람들조차도 서로의 업무 구분이 확실치 않았던 때입니다. 조경은 설계만 하지 않고 시공을 겸하고 있든지 엔지니어링에 속한 한 부분일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시 학교에만 계시던 오휘영 교수께서 잡지를 창간하셨을 때 사실 속으로 얼마나 이 책이 계속될까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건축가와 문화·예술 관련자들이 잡지를 발간하고 또 연속되기를 바랐으나 많은 출판물들이 기억을 뒤로하고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많은 예술 사조와 건축 관련 이데올로기를 펼치기 위해 많은 선구자들이 희생으로 잡지를 발행하여 자신들의 생각을 알렸으나 그 뜻을 지속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1992년부터 월간으로 전환하기 전 까지는 격월간 내지는 계간으로 발간되었으며, 1996년 8월 통권 100호 기념호에서는 조경에서의 철학을 주제로 특집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잡지에서의 특집 발행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합니다. 특히 기획하는 아이디어와 진행하는 과정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조경이라는 특정한 분야를 중심으로 도시문제와 전통 또는 신도시문제까지 넘나들며 전공자들과 일반인들의 시선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양적으로 질적으로 많은 향상을 가져왔으며 보이지 않는 행간 속에 녹아 있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할 것입니다. 1996년 우수잡지 수상에 이어 2013년에 우수콘텐츠잡지로 선정되어 그 진가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찰스 젱스가 디자인 한 정원을 <환경과조경>을 통해 보았고, 현지를 방문하여 그곳에서 찰스 젱스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기사들이 많이 있지만 나에게는 직접 활용한 경우여서 특별히 마음에 남습니다.
조경물과 건축물과의 구분, 조경가와 건축가의 구별 등의 예민한 마찰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작업하면서 별 문제 없이 활동하고 있으나, 일부 서로의 이해의 폭이 작은 사람들로부터 간격이 생깁니다. 하지만 원래가 한 몸이었던 일을 생각해 보면 이런 갈등은 특히나 융·복합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일입니다. 서로가 맞고 틀림을 논하기보다 서로 다름과 더 잘 하는 부분을 찾아 배우며 공존·상생을 해야 합니다.
건축에 입문한 지 이제 40년이 되어가나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도 요즘 느끼는 것은 한국건축이야 말로 조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한류 문화가 바야흐로 전 세계를 무대로 뻗어나가는 이 시점에 한국 조경과 건축의 단아함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할 때입니다. 다른 분야들이 전 세계도 좁다며 활약하는 이 시점에 우리나라 조경, 건축계도 함께 손을 잡고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그 전면에 <환경과조경>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발전과 영광이 <환경과조경>에 함께 하기를 빌며 오휘영 발행인과 관계자 여러분 모두 한국의 조경 발전에 더 큰 역할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 사람의 독자로서 오랫동안 지켜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앞으로 또 다른 30년 다음 300호를 기대합니다.
I send my warmest congratulations to each and every member of Environment and Landscape Architecture of Korea on the occasion of its 300th issue. I am fully aware of how difficult it has been to keep providing such an invaluable publication, and I hope that you can enjoy every right to celebrate. In addition, Dr. Whee Young Oh, the founder of ELA has served as the editor and publisher of the magazine for the last 30 years, which is a real rarity both inside and outside of the country. By the time ELA was first published in Korea, there were few people who understood what landscape architecture is mainly about, and there was virtually no clear distinction between the field of landscape architecture and that of conventional architecture. The industry was dealing with not only designs but also practices, considered as a small part of engineering in general. Frankly speaking, when I heard the news that Professor Oh had started publication, I wondered how long he would and could keep it going, for a number of architects and artists had already launched magazines and tried to continue publication only to find themselves in great discouragement, and among them were some renowned visionaries who strived to introduce art history and new ideas of architecture little known to the nation at the time. Before ELA became a monthly in 1992, it had been published either bimonthly or quarterly, and in July 1996, it celebrated its 100th issue with a special coverage on the role of philosophy in landscape architecture. It usually takes a lot of time and effort to create special editions of a magazine, especially when it comes to coming up with innovative editorial ideas and taking care of the details of publication process. With its main focus on landscape architecture, ELA has dealt with a variety of subjects including the problems of urbanism, heritage, and issues of new town development, to name a few, meeting the needs of professionals and general public alike. The magazine has made a constant progress both in quality and quantity, and there must be much more contribution and dedication of the members of the organization than what meet the eye. It has been widely regarded as one of the most significant sources of information for the industry, awarded several prizes for its top quality and resourcefulness. A few years ago, I read about the garden designed by Charles Jencks on the pages of ELA, and then visited the site myself. I was lucky enough to meet him in person and listen to his own explanation about the work. Of the numerous reports that I found interesting and informative, this is the most memorable in that it really helped me a lot in reality. Most people find it not so much difficult to create mutual understanding when dealing with different perspectives on the distinction between landscape architecture and architecture, and landscape architects and architects. There are, however, some individuals not willing to accept the different ideas and opinions of others, sticking to their own narrow point-of-views. Such an attitude is not welcome in this age of convergence. Co-existence is made possible when we try to learn from others and enjoy what diversity has to offer. Even though I have been working in the architectural industry for almost 40 years, I’ve still got plenty to learn. One thing I can be sure of is that architecture in Korea is so closely intertwined with landscape architecture. Korean pop culture has been taking the world by storm these days. It’s time that the Korean architecture and landscape architecture took actions to introduce their elegant beauty to the world. I hope ELA can contribute to facilitating the cooperation between the industries in promoting themselves on the global stage. I wish you your continuing success, and strongly believe that Dr. Whee Young Oh and all the members of ELA will keep helping the Korean landscape architecture grow and develop in the future. Congratulations again and best wishes for another 30 years and 300 iss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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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과 생태의 공존 초대작가 展
원제무 이정순 양윤재 교수
지난 2월 4일부터 16일까지 삼전동에 위치한 예송미술관에서 ‘초고층과 생태의 공존’이라는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초고층과 생태라는 이질적 존재의 공존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는 과연 어떤 작품이 전시되어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전시된 작품들의 작가에는 도시설계 및 건축, 조경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제무, 양윤재 교수의 이름도 있어 더욱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같은 주제를 대하는 작가 3인의 표현방식은 어떻게 다른지 설레는 마음을 안고 미술관으로 향했다.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노래와 따뜻한 커피 한잔에 여유와 행복을 느끼며 찬찬히 작품들을 둘러보니 전시된 70점의 작품은 작가 3인의 작품성향에 따라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을 덧붙이면 이정순 작가의 작품에서는 몽환적이고 신비스러운 느낌, 양윤재 작가의 작품은 세심한 묘사로 마치 사진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 원제무 작가의 작품은 밝고 경쾌함이 느껴진다. 참고로 이 전시회는 롯데물산이 잠실에 공사 중인 123층짜리 초고층 빌딩 ‘롯데월드 타워’를 배경으로 추진되었으며, 그림을 판매하여 수익이 발생하면 일부는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원제무-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미 MIT 도시공학 박사-미 UCLA 도시공학 석사-대한국토·도시계획 학회장-도시마케팅 포럼(사) 이사장-한국 MIT 동문회장-강남 미술협회 회원
이정순-한양대 생활과학대학 의류학과 교수-이화여대 미술대학 및 대학원 출강-오스트리아 레오폴드 프란첸스대학 미술사 박사-이화여대 미술대학 회화과-김자경 오페라단 이사장-이화여대 교육대학원 동창회 회장-사단법인 베세토 오페라단 이사
양윤재-KAIST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미국 IIT 건축대학원 석사-미국 하버드 GSD 졸업-한국도시설계 학회장-서울시 부시장-서울시 청계천 복원산업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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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는 바로 제주의 아이콘입니다
지금은 만날 수 없는 과거와의 만남
지난해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건축학개론’과 드라마 ‘응답하라 1997t(vN 방영)’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30~40대에게는 향수를, 10~20대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자연스러운 유대감을 형성했다. 복고열풍을 불러온 이 두 매체는 다시 볼 수 없는 과거를 재조명함으로써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2월 16일까지 제주시의 대동호텔 아트센터 비아아트에서도 만날 수 없는 과거의 것들과 만남을 주선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제주 초가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전시회가 열렸다. ‘초가는 바로 제주의 아이콘입니다’라는 주제를 통해 네 명의 예술가들의 작품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번 전시회는 제주 출신으로 고집스럽게 제주 초가를 그린 화가 김택화와 사진가 임석제, 임인식, 임정의 삼대三代가 바라본 제주의 모습을 소개했다. 매체가 다른 회화와 사진이라는 작품들이 하나의 전시로 만나게 된 것은 김택화 작가의 초가 그림에서 시작됐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박은희 관장은 제주의 풍경을 보면서 자랐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김택화 작가의 그림을 접할 수 있었고, 제주의 초가를 주제로 한 전시를 기획했다. 하지만 그림만으로는 시간성과 공간성을 담아내기엔 부족함을 느꼈고, 이 두 가지를 담기 위해 고민하던 차에 제주 초가에 대해 연구하는 건축가 김석윤에게 사진가 임정의 가족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때마침 임정의 작가가 제주 해안가를 찍은 사진이 실린 달력을 보게 되었고, 거기서 박 관장이 찾던 이미지를 발견하면서 전시가 이루어졌다.
(중략)
전시회가 열리는 동안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는데, 박은희 관장은 어느 일요일 오후에 다녀간 중년 부부를 가장 잊지 못할 관람객으로 꼽았다. 그 부부는 일요일인데도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고 전시회를 방문했다. 그런데 작품을 다 보기까지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박 관장은 그 이유가 궁금해 부부에게 말을 건넸는데, 전시에 온 이유가 본인들이 살던 집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예전에 초가에서 살 당시 화가들이 많이 와 집을 그려가곤 해서 초가 전시 작품 중에 혹시 본인들의 집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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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희 관장은 자신이 사는 곳 주변의 공간과 사회를 어떻게 건강하게 변화시킬까를 고민했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통해서 해보자는 생각으로 제주시 구도심에 갤러리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는 그런 그녀의 생각이 가장 잘 반영되었는데, 초가라는 의미를 되새겨봄으로써 난개발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사람들이 한 번쯤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랐다.박 관장은 제주의 환경 변화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데 초가만큼 좋은 매개체가 없다고 말한다. 가옥의 배치나 문화 같은 것이 제주의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이 하나로 응축돼 있고, 가장 제주다움이 묻어나기 때문이라는 것. 건축을 전공하고 스위스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 여학생은 제주도 초가만큼 친환경적인 것이 없다고도 말했는데, 돌, 흙, 새끼로 만들어진 초가는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제주의 환경을 생각해보고 주거문화에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참여작가화가 김택화사진가 임석제사진가 임인식사진가 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