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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조경인 정책분야 오해영
제17회 올해의 조경인
올해 처음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참여 업체의 가시적 성과(제품 계약 등)와 관련해서는 물음표가 남았지만, 방문객 수나 일반 시민의 참여와 관심도, 행사장 구성과 프로그램 면에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한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예기치 못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장소와 시기가 모두 변경(당초 계획은 5월에 서울광장에서 개최)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박람회장을 조성하기 위해 직접 잔디까지 깔아가며 지원을 아끼지 않은 서울시 푸른도시국(이하 푸른도시국)의 열성이 빛을 발한 셈이다. 이 뿐만 아니다. ‘서울, 꽃으로 피다’, ‘72시간 프로젝트’, ‘시민조경아카데미’ 역시 조경을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게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올 한해 푸른도시국이 시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시민의 주도로 ‘서울, 꽃으로 피다’
푸른도시국은 지난해부터 ‘서울, 꽃으로 피다’ 캠페인에 역점을 두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이 조경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필요한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동안 공원과 녹지를 만드는 일은 발주처가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추진하는 사업으로만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시민의 의견을 단순히 반영하는 수준에서 한 걸음 나아가, 시민이 조성과 관리의 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시민이 공공 공간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는 것은 분명히 반길만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용역으로 발주해야 할일을 시민에게 맡기고 있지 않는가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러한 사업을 이끌고 있는 오해영 국장의 고민을 들어보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공원 조성에 많은 예산이 배정되었지만 이제는 공원을 조성할 예산도 부족하고 적합한 부지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서울시 전체 예산 중 푸른도시국이 차지하는 부분은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예산 비중만 본다면 시에서는 이를 독립적인국으로 유지하는 것도 고민이 될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서울 시민들에게 공원이나 녹지의 비중은 그보다훨씬 더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경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열쇠는 결국 시민에게 있습니다. 많은 시민의 지지를 받는 분야에 힘이 실리기 마련이죠. 시민과 기업, 그리고 물 관리나 보도 관리, 환경 관리 등 유사한 업무를 가진 부서와의 협력이 자생의 전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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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조경인 산업분야 조정일
제17회 올해의 조경인
“처음처럼!” 조정일 대표의 집무실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걸려 있는 도원도시의 사훈이다.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한양대학교 환경대학원(석사)을 졸업하고, 상우종합건설과 쌍방울건설, 서원종합조경 등을 거쳐, 2002년 도원도시를 설립한 조정일 대표는 40여년 가까이 조경 한 우물만을 파고 있다. 특히, 건설사와 종합조경회사 재직 때는 물론이고 도원도시 창업 후에도 한 눈 팔지 않고 조경 시공 분야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조경 시공업에 대한 그의 애정은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 회장(이하 조경시설물협의회장) 활동으로도 이어져, 전문건설업 분야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조금씩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어려운 건설 경기 속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조경 시공 분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조정일 대표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전문건설업 회원사의 네트워크 구축과 권익 보호
무슨 일이든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적절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잘하려다가는 오히려 이도저도 아닌 결과만을 받아들게 될 수 있다. 제10대 조경시설물협의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조정일 대표는 우선 두 가지 사업에 집중했다. 그 하나는 수도권에 관련 정보가 집중되어, 상대적으로 전문건설업 운영에 필요한 중요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있는 지방 회원사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이다. 전문건설협회 활동에 활발한 일부 회원사만을 대상으로 한‘눈에 띄는’ 사업에 치중하기보다, 묵묵히 각 지역에서 조경공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다수의 회원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연결망 강화에 우선 치중한
것이다.
이러한 전문건설업 회원사의 권익 향상을 위한 관심과 노력은 불합리한 하자 관련 소송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업체들에 대한 지원으로도 이어졌다. 바로 조정일 대표가 두 번째로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일이다.
“통상 준공 후 2년간의 하자 보수 의무만 다하면 시공하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데, 최근 들어 일부 변호사들이 입주자대표 등을 부추겨서 건설 관련법규가 아닌 민법을 근거로 준공된 지 10년이 거의 다되어가는 공동주택단지의 조경 공사와 관련된 하자 소송을 걸어오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 양다빈 / (주)도원도시 대표이사,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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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조경인 학술분야 홍광표
제17회 올해의 조경인
“원래 관심 있던 분야이기도 하고, 일본 사찰 정원을 조금 더 연구해보고 싶어서 ‘일본의 명원’ 연재를 시작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오히려 제가 일본 정원에 매료돼서 독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 보지 못한 곳이 있으면 직접 봐야 직성이 풀리고, 이미 가본 곳이라도 계절에 따라 경관이 달라지니까 또 찾게 돼서, 요즘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일본에 다녀오고 있어요.”
계간 『에코스케이프』에 연재하고 있는 ‘일본의 명원’ 코너를 위해 매달 일본 전통 정원을 직접 답사하고 원고를 집필한다는 홍광표 교수의 말에서 학자다운 열정이 느껴졌다. 홍광표 교수는 근 40년간 전통 조경 분야 연구에 매진해왔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경기도 문화재위원 등을 지내며 전통 정원의 복원과 발굴을 위해 힘썼으며, 『한국의 전통조경』, 『한국정원 답사수첩』 등의 책을 펴내 전통 조경의 매력을 대중에게 소개했다. 전통 조경에 대한 애정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에게 ‘올해의 조경인’ 수상에 대한 축하 인사를 건넸다. “공로라기보다는 제가 재밌어서 한 것이죠.” 그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사찰 조경을 통해 발견한 전통 조경의 매력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홍 교수는 올해로 근속 30년을 맞이했다. 학부생 시절부터 동국대학교에서 공부했으니 근 40년간 한 대학교에서 전통조경을 연구해온 셈이다. 청년 시절, 그에게 전통 조경의 매력을 알게 해 준 동국대학교는 환경조경학과를 개설(1975)하기 이전인 1973년 이미 사찰조경연구소를 세우고 연구 활동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조경학과가 개설(1972)된 영남대학교 총장을 지냈던 이선근 박사가 동국대학교 총장으로 부임해오면서 사찰조경연구소를 설립했다. “학부생 때부터 사찰조경연구소에서 인턴도 하고 잔심부름도 하면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사찰 조경을 연구하면서 전통 조경에 입문하게 된 거죠. 1988년부터 지금까지 사찰조경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인턴이 소장까지 진급한 사람은 아마 저밖에 없을 거예요(웃음).”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전통사찰 세계유산추진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12월 대흥사, 마곡사, 법주사, 봉정사, 부석사, 선암사, 통도사 등 7개 전통 사찰을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등재했다. 청년 시절부터 전국에 있는 사찰을 돌아다니며 사찰 조경을 연구해온 홍 교수는 한국 불교 문화의 정수를 담고 있는 전통 사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올해 12월 12일 문화재청과 ICOMOSInternational Council on Monuments and Site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우리나라 7개 사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회의가 개최될 예정이에요. 학술발표와 보고서 작성을 맡게 되어 할 일이 쌓여있어요. 그래도 사찰 유산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일이니까 당연히 힘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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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올해의 조경인
본지는 한 해 동안 조경 분야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분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8년부터 본지 독자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매년 연말에 ‘올해의 조경인’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17회를 맞이한 ‘올해의 조경인’은 본지 지면, 라펜트, 관련 단체 및 업체 홍보 후 이메일, 팩스, 우편 등을 통해 독자들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아, 주요 공적을 토대로 별도의 ‘올해의 조경인 선정위원회(조경 관련 단체장+역대 올해의 조경인 수상자+본지 자문위원)’에서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제17회 ‘올해의 조경인’은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3일까지 후보 추천을 받았으며, 11월 5일 ‘올해의 조경인 선정위원회’를 개최하여, 최종 수상자로 학술분야에 홍광표 교수(동국대학교), 산업분야에 조정일 대표(도원도시), 정책분야에 오해영 국장(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 특별상에 서주환 교수(경희대학교)를 선정했습니다. 이번 ‘올해의 조경인 선정위원회’에는 김남춘 교수(단국대학교), 김선미 처장(LH 경관설계처), 김학범 교수(한경대학교), 임승빈 원장(환경조경나눔연구원), 정주현 회장(한국조경사회), 조세환 교수(한양대학교), 최신현 부회장(한국조경사회), 한승호 회장(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홍윤순 부회장(한국조경학회)이 참여했습니다.
학술분야 홍광표 _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산업분야 조정일 _ 도원도시 대표이사
정책분야 오해영 _ 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 국장
특별상 서주환 _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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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공감] 웅진씽크빅 옥상정원
가을의 정취가 무르익던 어느 평일 오후, 호젓한 파주출판단지를 찾았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관광객 한 명없는 한적한 단지 내 길을 걸으니, 마치 빈 영화 세트장을 방문한 느낌이 들었다. 세심한 협의와 조율을 거쳐 결정된 듯한 건축과 외부 공간의 조성 방식은 서울의 복닥거리는 경관에 비교해 비현실적이기까지 했다. 이곳의 건축물들은 개별적으로는 시선을 잡아끌면서도 절묘하게 자제하는 모습을 취하며 세련된 단지 경관을 만들어냈다. 관심과 투자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공공 공간의 경관마저도 이곳 파주출판단지에서는 주요한 고려 대상이 되고 있었으며, 적정 수준 이상으로 조성되고 유지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파주출판단지에서 볼 수 없었던 단 하나 아쉬운 이미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활동의 경관이다. 자유로를 한참달려야만 도달할 수 있는 입지적 여건은 사람들에 의해 잘 쓰이면서 두터워지는 도시의 매력을 갖추기에꽤나 불리한 상황인 듯하다.
이번 달 ‘공간 공감’의 대상은 파주출판단지에 위치한 웅진씽크빅이다. 갈대가 풍성한 샛강에 연접한 이 건축물은 2007년에 준공되었으며 다수의 건축상을 받은 수작이다. 파주출판단지 계획 당시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곳에 지어질 건축물의 콘셉트는 바위 혹은 암석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갈대밭에 놓인 바위 덩어리가 건축의 모티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건축의 첫인상이 바위를 연상시키지는 않는다. 건축물 자체에서 매스감이 느껴지기보다는 파사드를 이루는 커튼월 글라스의 특성이 주변 경관을 받아들이고 다시 우리에게 되비쳐 보여준다. 둥그런 건축의 형태는 입면만을 부각시키는 대신 둘러싸인 산책로를 따라 모든 면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고, 샛강과 인접한 건축 입면은 갈대, 버드나무, 그리고 가을 하늘을 그린 캔버스가 되고 있었다.
정욱주는 이 연재를 위해 작은 모임을 구성했다. 글쓴이 외에 factory L의 이홍선 소장,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의 김용택 소장,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박승진 소장, 그리고 서울시립대학교의 김아연 교수 등 다섯 명의 조경가가 의기투합하였고, 새로운 대상지 선정을 위해 무심코지나치던 작은 공간들을 세밀한 렌즈로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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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72시간도시생생프로젝트
72시간의 ‘리얼타임’ 프로젝트
‘72’에 맞추어져 있던 타이머가 0을 향해 빠르게 달려간다. 거친 나뭇결을 사포질하는 손놀림이 점점 빨라지고 철제 프레임을 이어 붙이는 용접기에서 불꽃이 튄다. ‘도시를 뒤흔들 에너지가 몰려온다’는 문구는 비장하기까지 하다.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소개 영상의 시퀀스는 마치 미드(미국 드라마) ‘24’를 연상시킨다. 최악의 테러를 24시간 안에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리얼타임 드라마 ‘24’의 주인공 잭 바우어처럼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의 참가자들은 72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종횡무진한다. 2010년 이스라엘의 바트얌Bat Yam에서 열린 비엔날레 오브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Biennale of Landscape Urbanism의 한 프로그램으로 처음 시행되었던 ‘72시간 어반 액션72Hour Urban Action’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한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는 짧은 시간 안에 한정된 예산으로 디자인에서부터 시공까지 마무리하는 ‘리얼타임’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 극한의 프로젝트에 참가한 이들의 표정에 지치고 피곤해 하는 기색은 없었다. ‘Street Furniture+’의 팀원 김다선 씨는 “길거리에서 사람들과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가구를 디자인해 보고자 친구들과 모이게 되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2012년에는 참가자로, 2013년에는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프로젝트에 애정을 쏟고 있는 최신현 씨토포스 대표는 올해에는 조직위원장을 맡아 참가자들과 72시간을 함께 했다. 그는 “72시간 동안 서울시 12곳에서 진행된 도시의 변신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다”며 “도시를 위한 시민들의 열정과 도시의 희망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프로젝트를 진행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3회를 맞이한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2012년 ‘Take Urban in 72 Hour’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는 올해로 3회를 맞이했다. 작년까지는 서울시에서 단독 주최했지만 금년에는 한화그룹과 공동 주최해 ‘한화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2014년 10월 23일 오전 10시부터 26일 오전 10시까지 72시간 동안 진행했다. 한화그룹은 프로젝트의 활동 및 작업비를 제공하고 홍보를 담당해 시민 참여를 유도했으며 신진 건축가들과 2개의 연합팀을 꾸려 직접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는 ‘자투리 공간에 활력을 담아라’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건, 세월호 침몰 사고 등 연초부터 대형 사고들이 끊이지 않아 슬픔에 빠지고 지쳐있는 시민들을 위로하는 공간을 조성하기를 기대했다. 서울시의 각 구청에서 추천한 22곳의 자투리 공간과 조직위원회에서 발굴한 15개의 공간 중에서 최종적으로 18개의 장소를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했다. 참가팀은 이 가운데 원하는 장소를 직접 선택했고 12곳에 작품이 설치되었다. 특히 12팀 중 4팀이 경의선숲길공원 1단계 완성 구간에 작품을 설치해 시민 참여형 녹지 조성 사업인 경의선숲길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작년에는 시민과 학생, 전문가로 구성된 5인 이상 17인 이하의 팀을 구성해야 했지만, 올해는 시민 1인, 관련 종사자 1인을 포함한 5인 이상 20인 이하의 팀을 구성하는 조건으로 바뀌어 팀 자격이 완화되었다. 또한 일반 시민 팀을 작년 8개 팀에서 올해 10개 팀으로 늘려 시민 참여를 유도했다. 지원 팀의 숫자도 작년 11개 팀에서 올해 34개 팀으로 크게 늘어 프로젝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보여주었다.
올해의 수상작
전체 12팀 중 전문가 초청팀을 제외한 10팀을 대상으로 설치 과정과 설치 완료 1주일 후에 이용되는 모습을 평가하고 작품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RESCAPE’, ‘오다가다 놀다가는’, ‘Moku Design Lab.’ 등 3팀의 작품이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우수상에는 1천만 원, 우수상과 한화상에는 각 5백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최우수상은 ‘간이역: 그리운 풍경이 있는 정원’을 설치한 ‘RESCAPE’ 팀이 수상했다. 작품은 마포구 대흥동 경의선숲길 1단계 구간 중 시민 참여를 위해 비워뒀던 공간에 조성됐다. ‘RESCAPE’ 팀은 이곳을 이웃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벤치와 아이들을 위한 그네가 설치된 소담한 간이역 형태의 쉼 공간으로 꾸며 기존 경의선의 장소성을 훌륭하게 살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우수상을 받은 ‘오다가다 하늘보다’ 역시 경의선숲길 1단계 구간에 조성됐다. 역동적이지만 불안한 근대화의 흔적을 상징하는 역 피라미드 형태의 조형물을 ‘2×2’ 배열로 설치하고 각 피라미드 안에는 하늘을 보면서 쉴 수 있도록 의자를 만들어 조형성이 훌륭하다는 평을 받았다. 3등상에 해당하는 한화상은 ‘Moku Design Lab.’ 팀이 종로3가 세운초록띠공원에 조성한 ‘모두를 위한 식탁’에 돌아갔다. 집 모양의 철제 프레임 안에 여러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식탁과 의자를 배치했다. 설치 완료 후 전체 팀의 대상지를 방문했을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어 실용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3회를 맞이한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는 참가 자격을 완화하고 일반 시민 팀의 참여를 확대하는 등 진행 과정과 방식이 예년과 비교해 유연해지고 매끄러워졌다. ‘오다가다 하늘보다’ 작품의 경우에는 인근 주민들이 작품 설치를 반대하는 돌발 상황도 있었지만 설치 장소를 100m가량 옮기는 것으로 의견을 잘 조율해 72시간 내에 작품을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다.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시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우수한 도시 조형물과 시민들의 쉼터를 마련한 것도 올해 크게 달라진 점이다. 하지만 작업의 전 과정을 SNS를 통해 생중계하여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소통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던 초기의 의도와는 달리 SNS를 통한 시민들의 반응이 미미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해 설치된 작품들은 일부만 존치했지만 올해는 시민 의견을 수렴해 12곳 모두 철거 없이 존치하기로 했으며, 이후 자치구 또는 공원녹지사업소에서 관리한다. ‘24’의 잭 바우어처럼 72시간을 종횡무진 했던 참가자들의 열정은 시민들의 삶의 일부로 고스란히 남게 되었다. 그들의 노력이 바꾼 일상의 풍경을 서울 곳곳에서 만나보길 기대한다.
초청작 썸타는 계단 / 꿈의 스테이지
한화 + AnLstudio
최우수상 간이역: 그리운 풍경이 있는 정원
RESCAPE
우수상 오다가다 하늘보다
오다가다 놀다가는
한화상 모두를 위한 식탁
Moku Design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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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ARE
큰 규모, 미시적 접근 부문 우수상
국민 대부분에게 충분한 복지 혜택이 돌아가기에는 예산과 관련 인력이 충분치 않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전문가는 어떤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지 고민이 계속 되고 있다. 공간을 설계하는 전문가들은 일방적으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국민이 스스로 행복하게 살아갈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리는 조경가를 ‘복지환경설계가’로 정의하고, ‘스스로self에게 제공하는 복지welfare’라는 뜻의 새로운 개념인 SELFARE를 제시하려 한다. 대상지는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 2동 일대다. 이곳은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도시가 확장하면서 형성된 도심 점이 지대다. 40여 년이 지나면서 이곳의 주거 환경은 상당히 열악해졌다.최근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면서, 부지 외곽으로 고층건물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많은 주민들이 개발 압력을 버티지 못해 삶의 터전을 떠나게 되었고, 현재 남아있는 주민들은 재개발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우리는 대상지 내의 주민들과 함께 총 125일간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겉으로는 파악되지 않는 다양한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주민들은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삶의 의지가 결여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떠난곳에서 주민들의 소통 기회도 줄어들게 되었다. 주민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노인들은 한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었지만, 적은 소득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있었다.
- 정동규 + 이효진 + 장국화 /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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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장 저장소: 모으고 베풀다
큰 규모, 미시적 접근 부문 최우수상
청산도는 완도군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돌이 많은 산지형의 섬으로 10여 개의 마을이 대봉산과 매봉산의 계곡선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수려한 자연 경관에 힘입어 아시아 최초로 ‘슬로 시티slow city’로 선정되었고 연간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명품관광 코스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거주 인구의 세 배에 달하는 일일 관광객 유입으로 인해 각종 문제점이 발생했고, 그 중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주민들은 지하수와 약간의 빗물로 자급하는 실정이다. 유일하게 설치된 취수장 또한 매년 가뭄이 발생해 급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내륙으로부터의 상수도 연결도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는 ‘구들장 논’이라는 이 지역의 전통 농업 유산을 재해석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 했다. 구들장 논은 계곡선을 따라 돌과 구들장을 두고 그 위에 흙을 뿌려 만든 다층 구조의 논밭이다. 이 특이한 구조의 논밭은 단순한 논의 기능에서 물의 저장과 냉해 방지의 기능까지 담당해왔으나, 현재는 농업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휴경지’로 남아있다. 이 프로젝트는 구들장논을 빗물 저장소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청산도는 전반적으로 구불구불한 형태의 길과 논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경관적 특징을 설계 언어로 차용해 공간 구성에 필요한 ‘유닛’으로 발전시켰다. 이 부채꼴 형태의 유닛이 조합되는 방식은 대상지의 형태에 따라 알맞게 변형이 가능하고, 기존 경관에 적용되었을 때에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유닛들이 조합된 각각의 층에 저장된 물은 일차적으로 생활 및 농업용수와 조경용수로 쓰이고, 이차적으로 지하로 침투되어 지하수위를 높이게 된다. 구들장 저장소는 네 가지 유닛으로 구성된다. 유닛 1은 빗물을 100% 저장한다. 유닛의 표면은 휴식, 텃밭 등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된다.
- 김건 + 정혜림 + 박성경 /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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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인동 녹색권(력) 누리기
작은 규모, 큰 생각 부문 우수상
옥인동은 조선시대부터 수려한 자연 경관으로 유명했고, 양반층이나 중인 신분에 해당하는 이서 계층의 주거지였다. 일제강점기에는 친일 세력과 식민주의 자본세력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이 지역은 한국전쟁을 겪으며 소유권이 모호해져버렸고, 밀려드는 피난민과 지방민을 수용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대상지 내에는 작은 규모의 열악한 주택이 불규칙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했고, 지금과 같은 폐쇄적인 공간 구성을 갖게 되었다.
한편, 1978년 서울 신탁은행이 대상지 남쪽 대지의 소유권을 갖게 되면서 해당 필지는 계획적으로 분할되었고 마당을 갖춘 고급 주택이 들어서게 되었다. 현재 옥인동 47번지는 불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심각한 생활 환경의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옥인동의 아름다운 경관과 질 높은 주거 환경은 경제력 있는 소수에게만 편중되어 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대상지 북쪽의 열악하고 협소한 주거 환경의 질을 높여 불균형을 완화하고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공공 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대상지 내 주거 환경은 뚜렷한 계획 없이 시대의 흐름과 지형의 조건에 따라 형성되었다. 많은 주택이 밀집된 구조와 가파른 경사는 외부 공간 조성을 어렵게 하며, 주택은 옹벽과 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상당히 폐쇄적이다. 대상지 곳곳에는 빈집과 소규모 무허가 건물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이러한 주거 환경은 주민들 간의 소통을 단절시키고 있다. 더불어 계곡형 지형에 형성된 주택과 보행로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같은 불투수성 포장재로 덮여있어 여름철 침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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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Town
작은 규모, 큰 생각 부문 최우수상
이 프로젝트는 복지 정책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의문은 ‘청소년기 학생들은 충분한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그들에게 지성만을 키우는 공간이 아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배워나갈 수 있는 학교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큰 복지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복지란 말 그대로 ‘행복한 삶’이라는뜻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대상지는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위치한 4개의 학교와 2개의 공원(심원초, 심원중, 원미고, 중앙초, 꿈마을 공원, 연꽃 어린이공원)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다. 대상지는 학교와 학교 사이에 공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공원을 오갈 수 없도록 분리되어 있었다. 우리는 학교와 기존 공원의 경계를 허물고 분리된 공간을 통합해 하나의 공원으로 만들고자 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전보다 넓고 쾌적한 활동 공간을 갖게 되고, 지금의 구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커뮤니티 공간도 창출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을 위한 보다 크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공원을 만들자는 단순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공간 구성을 위해 주변 도시 맥락을 끌어오기로 했다. 이는 대상지의 서쪽과 동쪽을 따라 흐르는 도로를 거대한 거울로 본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 거대한 거울은 서쪽의 아파트 단지를, 동쪽의 주택 단지를 대상지 내부로 투영시킨다. 투사체들이 겹쳐지는 공간을 정리하면 공간 구상의 골격이 완성된다. 그렇게 건물들이 투영된 자리에, 학교, 운동장, 기타 시설,그리고 녹지가 자리를 잡게 된다. 이 디자인 전략은 건축 요소의 위치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성격도 결정한다. 아파트와 같이 큰 개체가 투영된 공간에는 큰 공간이 필요한 프로그램이, 주택과 같이 작은 개체가 투영된 공간에는 녹지나 수공간과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이 자리한다. 대상지의 동선 체계는 이러한 공간 구성 요소가 차지하고 남은 공간을 따라 자연스럽게 구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