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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라인 3구역 The 3rd Section of the High Line at the Rail Yards
    하이라인은 맨해튼의 웨스트사이드West Side에 건설된고가 폐선 철로 위에 조성된 공원이다. 1999년 설립된 비영리 단체 하이라인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은 현재 뉴욕 공원관리국New York City Department of Parks & Recreation은 물론 지역 주민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보다 나은 하이라인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이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의 설계안으로 이어졌고 지난 9월 21일 하이라인 3구역을 시민에게 개장하면서 최종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기 시작했다. 하이라인의 설계 전략 한때 도시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했던 도시 기반 시설의 일부가 자연 발생적으로 자라난 야생 식물로 뒤덮였다. 산업 유산을 도시 휴양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이라인의 설계 전략은 방치되었던 공간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견된’ 아름다움에서 착안된다. 식생과 보행자들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과정을 나타내는, 이른바 ‘agri-tecture’의 전략은 생물과 건축 재료를 결합하여 야생wild과 경작된 자연cultivated, 친밀하면서도intimate 사회적인social 공간이 공존하는 장소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이라인의 단일한 선형 공간은 느리면서도 오락적인, 그리고 주변과는 다른 비현실적인 모습을 담고 있으며 같은 지역의 허드슨 리버 파크Hudson River Park가 만들어내는 속도감 있는 경관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하이라인은 기존 여타 공원에 비해 낯설고 거친 야생의 모습을 그대로 경험하도록 유도하지만 그런 방식의 경험이 새롭게 조성된 공공 공간의 의도된 디자인 요소나 대중적인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하이라인의 설계안은 이 폐선부지만의 고유한 특성을 존중한다. 하이라인만의 특이성과 선형성, 직설적 실용주의pragmatism, 초지와 잡목 숲, 덩굴 식물, 이끼류, 그리고 야생화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의 창발적인emergent 특성이 철로와 자갈 바닥ballast, 콘크리트와 같은 인공적 소재와 섞여있는 모습을 보존 및 특화하는 전략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구성된다. Design James Corner Field Operations(ProjectLead), Diller Scofidio + Renfro and Piet Oudolf Design Consultants Buro Happold, RobertSilman Associates, L’Observatoire International,Pentagram Design, Inc., Site Masters Inc.,Northern Designs, Roux Associates, Inc., PhilipHabib & Associates, Inc., MKJ Communications Construction Manager Sciame(LandscapeDesign), Liro(Site Preparation) Construction Subconsultants BPDL, CAC, ConcreteIndustries One, Steven Dubner Landscaping,Egg, L&L Painting, Sunny Border, Venture, FMB,Sawkill Lumber, Site Works, ATTA Inc., LandscapeStructures, Sturio dell’Arte, Optical MechanicsInc., VGS Client The City of New York, Friends of the HighLine Location West Side of Manhattan, New York, NY,USA Section 1_Gansevoort Street to 20th Street Section 2_20th Street to 30th Street Section 3_West Side Rail Yards: 30th to 34th Street Planning 2006~present Completion In Progress (3rd section opened on2014. 9. 21.) Photographs Iwan Baan, James Corner FieldOperations and Diller Scofidio + Renfro, courtesyof the City of New York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는 뉴욕에 기반을 둔 도시설계와 조경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 오피스다. 대규모 도시설계 프로젝트나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사이트부터 작지만 섬세한 디테일을 요구하는 디자인까지 다양한 규모의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주요 작품으로 뉴욕 시의 하이라인과 프레시 킬스, 라스베이거스의 시티 센터, 중국 칭하이 지역의 도시설계 마스터플랜, 시애틀 워터프런트의 마스터플랜, 필라델피아의 레이스 스트리트 피어, 산타 모니카의 통바 파크,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 홍콩의 침사추이 워터프런트 등이 있다. 모든 설계 실천에 있어서 사람과 자연의 생태를 연구하고, 생기 넘치고 역동적인 공공 영역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 James Corner Field Operations / James Corner Field Operations
  • 하이라인의 교훈 Learning from the High Line
    지난 9월 뉴욕 하이라인의 마지막 구간인 3구역이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하이라인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이 창립된 지 15년 만의 성과이고, 2004년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제임스 코너의 마스터플랜이 당선된 지 10년 만의 결과다. 2009년 1구역, 2011년 2구역이 개장하면서 하이라인은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롤 모델로 부상했다. 뉴욕 시에서 하이라인의 의미는 비단 버려진 고가 철도를 재활용해 새로운 풍경의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5년 동안 하이라인의 공원화를 주도했던 ‘하이라인 친구들’은, 시민들의 합의를 끌어내 공원을 만들고, 이후 공원의 운영과 관리에 참여하는 시민과 거버넌스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하이라인 공원화 과정은 독립된 공원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원의 존재가 지역 발전의 촉매제로 역할하면서 주변 지역계획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도시계획 및 개발 차원에서 조경(가)의 역할을 고민하게 한다. 이번 호는 최근 공개된 하이라인 3구역을 소개하고, 그간의 과정과 도시적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이러한 하이라인의 사례는 최근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서울역 고가’ 재활용(공원화)을 비롯하여 ‘재활용’과 ‘재생’이 일종의 도그마, 규범이 되고 있는 시대적 트렌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1. 하이라인 3구역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 2. 인터뷰: “하이라인은 친밀함과 광대함이 합류하는 장소” 제임스 코너×최이규 3. 인터뷰: “지역과 주민이 가진 에너지를 발견하라” 조슈아 데이비드×최이규 4. 하이라인 효과 윤희연 5. 파리의 공중 산책로, 프롬나드 플랑테 황주영 6. 하이라인을 꿈꾸는 서울역 고가 남기준
    • 김정은, 양다빈
  • [칼럼] 서울역 고가 공원, 그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며
    바쁜 일상에 쫓기며 살다보면 놓치고 지나가는 풍경이 너무 많다. 늘 자동차로 지나던 거리를 산책할 때 마주하게 되는 새로운 풍경, 회색빛 건물 사이로 드러나는 푸른 산자락과 하늘, 그리고 옥상에서 바라본 도시의 색다른 얼굴. 늘 다니던 길과 반복되는 시선을 조금만 벗어나도 우리는 그간 전혀 보지 못했던 도시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만, 슬프게도 우리가 만든 획일화된 도시의 구조는 도시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표정과 상상력을 심각하게 차단하고 있다. 우리는 분명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이는 우리가 만든 도시 공간의 물리적 구조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인간은 경제적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이는 토지와 자연, 그리고 공동체적 생활 방식에 크게 의존해오던 인간의 삶이 도시라는 새로운 틀을 통해 새롭게 변하는 계기가 되었다. 황토색 땅, 그리고 산과 하늘을 바라보던 우리의 삶은 자동차와 도로, 간판, 좁고 번잡한 보행로에 익숙해졌으며, 휴가철이라도 되면 도시는 ‘떠나야 할’ 숨막히는 치열한 삶의 전쟁터로 여겨지곤 한다. 이러한 도시에 대한 비판과 반성은 많은 도시계획가와 조경가의 오랜 화두였다. 도시를 종횡으로가르는 비인간적 스케일의 빌딩과 도로 등 르 코르뷔지에식 도시 건설에 반기를 들며 도시를 인간이 중심이 되는 ‘무대’로 만들자는 미국의 도시사상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 자동차 중심의 무차별적 도시 확산에 반대하며 고밀도 복합개발과 보행로 활성화 등을 주장하며 도시 공간의 새로운 재편을 주도하는 뉴어바니즘New Urbanism, 산업사회의 한계를 아우르는 그린 인프라스트럭처의 구축과 공원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Landscape Urbanism 등은 경제성과 효율성에 매몰되어가는 우리 삶의 터전에대한 진지한 반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다양한 도시에 대한 비판과 대안은 미국 등 도시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가진 선진국을 중심으로 여전히 실험 중에 있다. 지금도 많은 도시계획가나 건축가, 조경가가 일그러진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사회를 담을 수 있는 건강한 도시 공간의 재편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 미국의 하이라인High Line을 벤치마킹한 서울역 고가 공원을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야심찬 발표에 학계는 물론 업계와 대중매체가 연일술렁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9월 뉴욕의 하이라인을 시찰한 뒤, 길이 938m의 서울역고가를 녹지 공원으로 재생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전문가와 일반 시민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뉴욕의 하이라인은 지난 2006년부터 높이 9m, 길이 2.5km의 고가 폐선 철로 위에 조성된 선형 공원으로 해마다 5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세계적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93년 고가 폐선 철로를 공중 정원으로 조성한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ée를 모티브로 한 하이라인은 버려진 도시의 인프라스트럭처가 새롭게 활용될 수 있는 디자인의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서울시는 고가가 서울역과 연접해 있으며 4층 높이에서 한 눈에 서울도심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경관을 제공하는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건설 산업의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관련분야가 도시재생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고무적이다. 물론 서울역 고가 공원에 대한 비판도 없지는 않다. 교통 문제와 상권 붕괴를 우려하는 주변 상인들의 반대 의견도 적극 제기되고 있다. 공사 기간만 8년이 넘게 걸린 하이라인과 달리 2년 여만에 국제 설계공모부터 준공까지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서울시의 무리한 일정도 결국 시장의 임기 내치적 쌓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들려온다. 무엇보다 흉물로 남은 산업사회의 부산물을 새로운 용도로 재활용하는 것, 혹은 철거를 통해 도시 공간의 새로운 구조 개혁을 주도하는 것이 서울 도시의 미래 비전과 어떻게 부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 프롬나드 플랑테와 하이라인이 반드시 서울역 고가의 운명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과거 자동차와 함께 도시를 점령했던 높고 육중한 구조물이 시민에게 새로운 형태의 발길과 눈길을 열어준다는 것은 도시에 새로운 경험과 상상을 부여하는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인다. 먼 옛날 그 땅에 발을 딛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과의 융화속에서 저마다의 형태를 갖고, 또 그 형태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 그곳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발걸음과 일상의 경험들을 좌우한다. 서울역 고가 공원의 의미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하이라인의 겉모습이 아니라, 고가를 철거하지 않았을 때보다더욱 ‘가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때, 그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치’는 지도자나 전문가의 철학이 아니라 도시 서울이 가진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 비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이번 계획은 성급한 모방이나 몇몇 전문가에 대한 의존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과거 역사와의 소통을 통해 지금의 장소와 모습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역할과 의미를 이해하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지역 주민과 상인들과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아야할 것이다. 언젠가 서울역 앞 하이라인을 걸으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서울의 얼굴과 그곳에 담긴 이야기와 흔적, 그리고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진오는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월간 『환경과조경』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편집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에서 환경계획학 석사 학위를, 텍사스 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도시계획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University ofMinnesota) 환경계획연구소 연구원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부연구위원을 지냈으며, 현재는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교수로 재직 중이다.
  • [에디토리얼] 서울판 하이라인, 서두르지 말자
    10월호 마감이 한창이던 9월 중순, 미안하게도 편집부 식구들을 나 몰라라 한 채 포르투갈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포르투Porto라는 역사 도시에서 열린 유럽조경학교협의회ECLAS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곳에서 육지가 끝나고, 이곳에서 바다가 시작된다”는 말로 유명한 이 항구 도시는 15, 16세기 대항해시대의 화려한 전진 기지였다. 대항해시대가 저물고 유럽의 경제 중심지가 이동하며 포르투의 발전은 정체되기 시작했고, 근대기에는 개발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못하면서 도시의 구조와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 후대에 전해지게 되었다. 도시의 역사 지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최근에는 옛 모습을 간직한 관광지로 각광받으며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세월의 먼지가 켜켜이 쌓인 이 오래된 도시에서 일주일 가까이 머물며 ‘유산’이라는 것의 현재적 가치에 대해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관광객의 셀카봉 배경으로 전락한 문화 유산과 그곳 시민의 곤궁한 삶이 지금까지도 오버랩된다. 포르투의 콘퍼런스 일정 중,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경 이론가 마크 트라이브Marc Treib와 긴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을 누렸다. 마침 9월 21일에 뉴욕 하이라인의 3구역이 공식 개장한 터라 산업 유산으로서 하이라인의 공공적 가치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그는 하이라인의 대중적 성공은 도시적 콘텍스트와 역사적 스토리에 힘입은 바 크지만 하이라인의 “귀여운” 변신으로 인한 주변 부동산 가치의 상승이 하이라인의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은 판단할 수 없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또한 『론리 플래닛』 같은 관광 책자를 장식하는 관광지가 된 하이라인의 명소적 가치가 “머니 스펀지”라고 비판받는 고비용의 문제를 상쇄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몸은 대서양의 일몰 앞에 있지만 마음은 파주 편집실에 있는 법. 그런 내용을 담아 『환경과조경』 11월호의 하이라인 특집원고 중 한 편을 써달라고 몇 차례 졸랐다. 그는 하이라인 만드는 데 10년이 걸렸듯 그것에 대한 평가에도 적어도 10년은 필요하다며 애타는 이 에디터의 청을 피해갔다. 비슷한 시간, 박원순 서울시장은 뉴욕의 하이라인을 시찰하며 기자들을 모아놓고 서울역 고가를 서울판 하이라인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식화했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는 도시 인프라이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므로 “원형을 보전하면서 … 하이라인 파크를 뛰어넘는 녹색 공간으로 재생시켜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서울역 고가가 관광 명소가 되면 침체에 빠진 남대문시장을 비롯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나온 서울시의 보도 자료는 서울역 고가는 “4층 높이에서 한 눈에 서울 도심이 조망 가능한 장소이자 KTX를 통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므로 “도심 속 쉼터이자 대표적 관광 명소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서울시의 구상은 도시 공간에 대한 뉴스로는 유례없이 다양한 쟁점을 생산하며 대중 매체를 달구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서울역 고가는 산업 유산이므로 원형을 보전하고 하이라인을 모델로 한 녹색 공간으로 재생시켜 관광 명소가 되게 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단순 논리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역 고가가 과연 원형을 그대로 보전해야 하는 산업 유산인가. 교통 수요에 대한 임기응변식 대처의 산물인 이 고가도로를 유산으로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재생하는 것인가. 도시의 재생은 쇠퇴를 전제로 한다. 수명을 다하고 황폐화된 하이라인으로 인해 그 주변은 오랫동안 쇠퇴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서울역 고가는 무엇을 어떻게 쇠퇴시켰는지 냉철한 점검이 있어야 재생의 향방이 잡힐 것이다. 의도적인 계획만으로는 관광 명소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고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많은 선례를 통해 경험해 왔다. 물론 현재의 구상이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중국 관광객이 1km에 달하는 고가에 가득 찰 것이다. 청계천처럼 한번은 가봐야 할 촌로들의 방문지가 될 것이다. 한번쯤은 유모차를 끌고 걸어야 할 것 같은 부모로서의 의무감도 불러일으킬 것이다. 모처럼 도심을 어슬렁거리며 서울의 낯선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가 우려하는 교통 문제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경제를 고사시킬 것이라는 남대문 상인들의 반대도 무마될 것이다. 노숙자 대책, 추락 사고나 투신 자살 문제, 여름의 혹서나 겨울의 혹한 같은 어려움도 기술적으로 극복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왜 지금, 이렇게 서둘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10월 중에 국제설계공모를 시작하고 연말까지 당선작을 선정하며 내년 8월까지 설계를 완성하여 2016년 내에 완공하겠다는 계획은 누가 보더라도 속전속결식의 전형적인 시장표 전시 사업이다. 빛의 속도로 완성될 서울판 하이라인의 수혜자는 과연 누구일까. 우리는 ‘도시 정치’의 과정과 결과를 수차례 경험해왔다. 이번 일도 예정된 일정대로 직진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진행 중인 아이디어 공모나 지난 10월 12일의 시민 개방 행사 ‘서울역 고가 첫 만남: 꽃길, 거닐다’처럼 시민을 앞세운 형식치레가 몇 번 더 추가되겠지만, 큰 틀에서는 그대로 강행할 것 같다. 하기로 했으니까. 『환경과조경』은 적어도 국제설계공모만은 따질 것 따져가며 천천히, 제대로 하자고 제안한다. 지명 공모가 아니라 공개 공모로 하자고 제안한다. 고가 구조를 그대로 보전하는 것 만을 설계 원칙으로 못 박지 말자고 제안한다. 그 자리의 지면에 선을 그어 기억할 수도 있고, 구조와 재료의 일부를 살려 전망대로 쓸 수도 있고, 완전히 철거하여 서울의 하늘을 다시 온전히 만나게 할 수도 있다. 다양한 해법에 문을 열어놓자. 서울도 이제 벤치마킹의 짝퉁 도시를 벗어날 때가 되었다. 여러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듯, 지금, 여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드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만드는가”다. 이번 호는 특집뿐만 아니라 여러 지면이 하이라인 일색이다. 쉽게 짐작하시겠지만, 하이라인을 촘촘히 살펴서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의 가쁜 숨을 가다듬어 보자는 의도다. 독자 여러분뿐만 아니라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의 담당 공무원들이 제임스 코너James Corner와 조슈아 데이비드Joshua David의 인터뷰를, 윤희연 교수와 황주영 박사의 원고를 정독해주시길 기대한다.
    • 배정한[email protected] /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CODA]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
    “간결하면서도 화려하고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하고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단순하지만 있어 보이는 그런 느낌으로 가주세요.” 흔히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막연하고, 그러다 보면 모순되는 소위 갑의 요구를 희화화한 우스갯소리다. 매달 새로운 콘텐츠를 편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런 주문을 디자이너에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혹은 매달 반복되는 꼭지의 틀 안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게도 된다. 잡지의 지면은 크게 텍스트와 이미지로 구성된다. 혹은 콘텐츠와 이를 지면화하는 편집 디자인으로 구성된다. 내용(텍스트)도 중요하지만 독자의 눈을 먼저 사로잡는 디자인은 잡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다. 지난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무렵에는 『환경과조경』 리뉴얼 준비가 한창이었다. 리뉴얼을 위한 T/F팀이 꾸려지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회의가 이어졌다. ‘새로운 시작’을 천명한 만큼 콘텐츠뿐만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당시 편집 디자인 리뉴얼을 위해 영입했던 아트디렉터 노희영 실장(반하나 프로젝트)은 새로운 잡지에서 “중성적이고 묵직한 느낌으로 전문지라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말 매력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막연한 이 목표를 퍼즐을 맞추듯이 만들어가며 1월호를 기다리는 설렘도 커져갔다. 좀 더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판형이 작아졌고, 지질은 가볍고 광택이 나지 않는 종류가 선택되었다. 판형, 지질, 표지 콘셉트, 제호 디자인 등 모든 요소를 결정하는 데 많은 시안이 필요했고(때로는 지나치게 많은 시안이 결정을 어렵게도 했고), 결정을 위한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지질을 바꾸는 데는 좀더 복잡한 고려와 결단이 필요했다. 종이는 크게 매끈하고 반짝이는 종류와 종이 본연의 느낌이 살아있는 질감을 가진 계열이 있다. 아트디렉터는 후자를 택했고, 그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표지에 코팅을 하지 않을 것을 제안했다. 반면 마케팅 부서에서는 코팅을 하지 않을 경우 책이 쉽게 훼손되고, 뒤표지 광고의 색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우려를 보였다. 편집부 내부에서도 의견이 나누어졌다. 잡지란 본래 손때가 묻고 닳아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지질의 은은함이 조경 잡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었다. 여전히 지질에 관해서는 독자들의 선호가 다르겠지만, 무사히 12번째 책을 만들고 있는 지금, 특히 책의 개성을 수용해준 광고주의 아량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매달 반복되는 필수 과정은 바로 표지 디자인을 결정하는 일이다. 마감 기간에 출근하면 회의 테이블 위에 새로운 표지 시안들이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해장국을 먹으러 간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표지를 정할 때면 편집실 한가운데 있는 회의 테이블에 시안을 늘어놓고, 편집주간부터 막내 기자까지 모두들 수평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주장과 회유와 설득의 장이 펼쳐진다. 특히 1월호 표지는 『환경과조경』의 변화를 가장 먼저 드러낼 상징성이 컸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과 토론이 이어졌다. 당시 여러 이미지를 활용한 수많은 안이 제시되었고, 여러 차례의 투표와 공방이 오고갔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때 극적으로 ‘백지로 가자!’는 의견이 나왔고, 결국 사진 없이 단색면에 제호와 로고만 들어가는 디자인이 채택되었다. 2월호에 실린 공간지 심영규 기자의 리뷰처럼 “가장 큰 변화는 표지다. 단색과 변경된 영문 제호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줬다.” 가끔 고개를 들어보면, 여전히 편집실 게시판 한 가득 붙어있는 1월호의 시안들이 보인다. 그 가운데 어떤 것도 선택되지 않았지만, 당시 나왔던 많은 아이디어들은 그 뒤로 이어진 호에서 다양하게 변형되어 실현되었다. 그밖에도 표지를 확정하는 과정은 매달 에피소드를 남겼다. 2월호에서는 파크 킬레스베르크 ‘잔디 쿠션’ 사이에 앉아있는 여성의 아름다운 목선이 드러나는 사진을 쓸 것인가, 아니면 아이가 걷고 있는 사진을 쓸 것인가를 두고 남녀가 나뉘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매달 표지색을 고르고 책이 나온 후 독자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일도 흥미로웠다. 핫핑크를 염두에 두고 만든 7월호는 고무장갑 핑크라는 품평을 듣기도 했다(개인적으로는 고무장갑의 핑크색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조그마한 팬톤 컬러칩을 늘어 놓고 로고에 올라갈 박을 고르며 인쇄를 마친 결과물을 상상하는 일은 기대와 걱정 모두를 불러일으킨다. 리뉴얼 이후 내지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편집 레이아웃도 바뀌었지만, 유청오 사진작가의 영입은 좀더 자신감 있는 편집을 가능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의 순간에는 수많은 고민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사진 한 컷을 배열하더라도 정보가 많이 담긴 사진을 고를 것인지, 아니면 보기에 좋은 사진을 전진 배치할 것인지, 혹은 어떤 사진이 메인을 차지할 만큼 대상을 잘 표현하는지 그 선택을 두고 디자이너와 함께 고민을 거듭한다. 예를 들어 ‘ 름모루’(5월호)처럼 선형의 시퀀스를 이루는 공원의 경우, 한정된 지면 안에서 대부분의 영역을 보여주며 정보를 전달하는 데 충실할 것인지, 인상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강조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했다. 돌아보면 너무 많은 정보를 담으려다 가독성이 부족해진 것은 아닌지, 소화불량에 걸린 독자가 많지는 않았을지 염려도 된다. ‘부산시민공원’(6월호)의 경우는 인물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사진이 실려 만족스럽기도 했지만, 시설물이나 각 공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편집부 자체 리뷰 결과도 있었다. 결국 에디터와 디자이너 사이의 수많은 대화를 통해 적정선을 찾아내는 것이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데 중요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된다(각종 기호·구호 식품을 나누며 동지애를 다지는 것 또한 좋은 지면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12월호 마감을 앞둔 지금도 어느 기자는 자신의 인터뷰이를 좀 더 돋보이게 할 방도를 찾느라 디자이너의 모니터 앞을 서성이고 있다. 책장에 가지런히 꽂힌 『환경과조경』을 보면 순식간에 1년이 흘렀음을 느낀다. 책등으로 보이는 다양한 색깔만큼이나 매호 느꼈던 기대감과 아쉬움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리고 올 한해 겪었던 시행착오만큼 성장했기를 바라며 2015년을 기다린다. 남들보다 한 달 먼저!
  • 가을날의 정원 산책, 제이드가든을 거닐다 본지 주최, 독자 40여 명과 함께 떠난 수목원 답사
    ‘수목원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숨어든 따스한 햇살. 너무 푸르름이 뿜어내는 아찔한 산뜻함 … 혼자 걷는 이 기분 아주 그 만인 걸. 늘 그대 인생 푸른 날만 있도록 빌어줄게. 나정말 편한 맘으로 찾아온 수목원에서.” 수목원에서 노래 ‘수목원에서’를 듣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지난 10월 25일, ‘환경과조경’에서 주최한 ‘저자와 함께 떠나는 가을날의 정원 산책’이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가든 수목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제이드가든 소개와 답사 안내를 위해 수고해 준 노회은 가드너는 “노래 가사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수목원에서의 하루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며 윤종신의 노래 ‘수목원에서’를 소개하는 것으로 제이드가든 안내를 시작했다. 따뜻한 노랫말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수목원에서. 가을 단풍이 절정을 맞이한 제이드가든 ‘환경과조경’이 주최한 ‘저자와 함께 떠나는 가을날의 정원 산책’은 『테마가 있는 정원 식물』의 출간을 기념해 기획됐다. 『테마가 있는 정원 식물』은 환경과조경의 출판 브랜드인 ‘도서출판 한숲’에서 펴낸 단행본으로, 그라스원, 만병초원, 봄정원, 침엽수원, 화단정원, 드라이가든, 겨울정원 등 7가지 테마 가든에 어울리는 식물 정보를 담은 도감이다. 제이드가든의 7명의 가드너(김종근, 정대한, 정우철, 노회은, 신귀현, 권순식, 손상용)가 의기투합해 수목원을 방문하는 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이날 탐방은 크게 제이드가든에 대한 소개와 가드너와 함께 하는 제이드가든 답사로 구성되었다. 두 팀으로 나뉘어 노회은, 권순식 가드너와 함께 수목원 구석구석을 둘러본 참가자들은, 책에서 소개된 드라이가든, 만병초원, 그라스원, 겨울정원, 화단정원 등의 테마 가든이 제이드가든에 조성된 모습을 직접 살펴보며 정원을 가꾸는 팁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참가자들은 겨울에도 아름다운 정원을 꾸밀 수 있는 꽃보다 아름다운잎과 수피를 가진 수종,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만병초의 실제 효과, 드라이가든의 조성 배경 등에 관심을 기울이며 가드너의 설명에 집중했다. 한창 절정을 맞이한 단풍도 참가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제이드가든은 긴 선형의 경사진 형태의 땅에 조성되어 수목원 입구의 반대편에 있는 웨딩가든에서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화려하게 물든 전체 부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화살나무, 블루베리, 은행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만들어 낸 형형색색의 단풍을 배경으로 셀카봉을 높이 치켜들어 사진을 찍기도 하고 오랫동안 눈에 담아두기도 했다. 저자와 함께 떠나는 답사 프로그램, 내년에도 지속 이날 행사에는 SNS, 블로그, 전화 등을 통해 참가 신청한 40여 명의 독자가 함께 했다. 조경학과 교수, 조경회사 임직원, 조경학과 학생, 시민조경아카데미 수료생등 소속도 다양했다. 행사 공지 후 10여 일 만에 참가신청이 마감되어 ‘환경과조경’이 주최하는 답사 프로그램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유정옥 씨(55)는 “단순히 수목원만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책의 저자가 직접 책을 쓰게 된 동기부터 제이드가든 조성 과정과 주요 공간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소개해주어 자유 답사에서 결코 얻을 수 없는 큰 소득이 있었다. 자유 답사 시간이 짧았던 점을 제외하고는 무척 알찬 프로그램이었다”고 참가 후기를 전했다. 본지의 박명권 발행인은 인사말을 통해 “내년에도 ‘저자와 함께 떠나는 답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저자와 독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 조한결
  • 제7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6개 부문 11개 기관 수상
    대한민국 조경대상 시상식이 지난 10월 27일 서울시립대학교 21세기관에서 개최되었다. 2012년에 이어 7회째를 맞이한 이번 대한민국 조경대상은 지난 5월 28일 시행 공고를 시작으로 6월 25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아 진행되었다. 평가는 2012년 1월 1일부터 2013년 12월 31일까지 수행한 단일 사업 또는 프로젝트 수행 실적 및 2014년 내 실시된 사업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출품작에 대한 평가는 2단계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1단계 평가는 조경정책, 공원녹지, 생태조경, 문화관광등 4개 부문으로 나누어 보고서 및 현지 실사로 진행했고, 2단계는 부문별 상위 3개 기관을 대상으로 부문별 평가와 단체 및 기관장 면담을 통해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 평가는 공공 기관과 민간 기업으로 구분되어 진행되었으며, 총 11개 기관이 6개 부문에 걸쳐수상했다. 조경정책부문의 ‘안전행정부 장관상’은 LH와 대우건설이 수상했다. LH는 최근 2년간 택지, 산업 단지 및 공동 주택 조경 사업 등의 실적이 우수했고, 주요 조성사례로서 ‘행정중심 복합도시 블루그린네트워크 및 세종호수공원’, ‘전북혁신도시 가로조경사업’ 등이 있다. 대우건설은 본사와 현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현장 중심의 운영 시스템을 통해 품질의 향상을 이루었다. 공경식 대우건설 상품조경팀 과장은 앞으로도 연령·세대별 조경 상품 및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더 나은 ‘공동 주택 조경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미래상을 밝혔다. 공원녹지부문의 ‘국토교통부 장관상’은 서울시 도봉구청과 현대산업개발에게 돌아갔다. 도봉구청은 ‘서울시 도봉구 초안산근린공원-골프연습장 부지 생태공원화’사업에서 기존의 무절제한 개발로 인해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여,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담아낼 수 있는 생활권 공원 녹지로 재조성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수원IPARK CITY 2, 4단지’에 ‘아일랜드’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단지는 ‘아쿠아aqua’, ‘비치beach’, ‘코트 야드court yard’ 등의 다양한 테마 공간으로 구분되어, 테마 별로 소재나 나무의 종류 등을 달리한 개성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생태조경부문의 ‘환경부 장관상’은 ‘경기도 시흥시 갯골생태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한 경기도 시흥시가 수상했다. 이 사업은 장기간 방치되어 대형쓰레기장으로 변했던 갯골생태계의 자연 자원을 보전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2003년부터 진행된 이 사업은, 현재 주차장·갯골 체험장·염전 체험장·해수 체험장 등이 있는 중심시설지구의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문화관광부문에서는 경기도 안성시와 현대건설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안성시 산림녹지과 에서 실시한 ‘걷고 싶은 안성맞춤 명품거리 가로수 조성 사업’은 비봉산과 금석천면의 도시숲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주민 만족도 및 지역 사회 기여도 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건설의 국립무형유산원은 무형문화유산을 위한 공연장, 전시실, 교육 공간 등이 포함된 공간으로 전주시 완산구 한옥마을 부근에 조성되었다. 기존 수림을 보존 및 재활용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공법이 사용되었다. 최연길 현대건설 건축토목조경팀 과장은 “국립무형유산원이 무형유산의 허브이자 국가 간의 교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돋움 하길 기대한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외에 서울시 강남구와 현대엔지니어링이 조경정책부문 우수상을 수상했고, 공원녹지부문 우수상은 경기도 김포시(풍무동 도시숲 조성 및 정비사업)와 대림산업(e편한세상 광교)이 수상했다.
    • 양다빈
  • 조경, 도시의 꽃이 되다 2014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
    지난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조경, 도시의 꽃이 되다’를 주제로 2014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가 열렸다. 조경문화박람회는 서울특별시와 한국조경사회가 주최하고, 한국환경조경자재산업협회,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한국잔디협회, 한국정원문화협회, 대한민국 조각포럼이 주관하였으며,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LH, 경기도시공사, 인천도시공사, SH공사가 후원했다. 실내 박람회장을 벗어나, 조경‘문화’박람회란 타이틀로 처음 개최된 이번 행사는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개최되어, 그 어느 해보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았다. 참여 업체의 만족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과제는 남겼지만, 대중과의 접점을 높이는 데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본지 학생통신원들이 조경문화박람회의 이모저모를 박람회장, 부대행사,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_ 편집자 주 이번 박람회에는 54개 업체가 참여해 260여 개의 부스가 설치되었고 다양한 전시와 부대행사가 마련되었다. 박람회에서는 여러 조경 자재와 용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었다. 광화문광장 곳곳에 다양한 조경시설물이 설치되어 시민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는 데, 특히 다양한 놀이시설물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이들은 마치 놀이터에 온 듯 쉴 새 없이 놀이시설물을 이용하며 광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여러전시 부스에는 조경 관련 최신 기술 정보를 제공하는 창구가 마련되기도 했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취학박람회에는 강릉원주대학교, 강원대학교, 공주대학교, 순천대학교, 전남대학교, 청주대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등 총 7개 대학의 조경학과가 참가했다. 부스를 찾은 중고등학생과 학부모에게 각 학교의 교과 과정과 진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일반인의 조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가 되었다. 교육 목표와 과정이 다른 각 학교의 특색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어 박람회장을 찾은 조경학과 재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취학박람회에 참여한 학교의 수가 적고 홍보 위주로만 치중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경 관련 공모전 수상작의 패널도 전시되었다. 최근에 열린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등 기성 조경가들의 설계 작품이 전시 부스를 장식했다. 부스를 찾은 학생들은 “기성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최근의 설계 경향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학생 작품이기는 하지만 대표적인 공모전 중 하나인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의 수상작이 함께 전시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조경사회는 ‘제1회 아름다운 조경 사진 공모전’을 개최했다. 도시 공원, 정원, 생태 공간, 도시 녹지 등 국내외의 조경 공간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을 담은 사진을 통해 대외적으로 조경을 알리는 기회로 삼기 위해 마련된 공모전으로, 이번 박람회에 그 수상작들이 전시되었다. 대상작인 우승민의 ‘봄을 타다’를비롯해 학생부와 일반부 총 28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는 데, 사진 안에 담긴 아름다운 경관을 통해 조경의 역할과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다는 평이다. 부스 중앙의 잔디밭에서는 야외 조각 작품 전시가 열렸다. 박람회가 야외에서 열린 만큼 시민들은 조각을 눈으로만 감상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봉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박람회를 즐기다 지친 사람들이 앉아 쉬기도 하는 등, 조각 작품을 경험하고 이용하면서 박람회를 즐기는 풍경이 자주 연출되곤 했다. 한편 이번 조경문화박람회에서는 조경 문화와 관련된 세미나와 초청 강연이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11월 7일에는 영국왕립원예협회가 주최하는 첼시 플라워 쇼에서 2년 연속 최고상을 받은 황지해 작가의 초청 강연이 열렸다. 황 작가는 시민 대상의 이번 초청 강연에서 ‘모퉁이를 비추인 태양’을 주제로 첼시 플라워 쇼와 영국의 정원 문화를 소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정원 문화에 잠재된 가능성을 감동적으로 전하며 ‘해우소 가는 길’, ‘DMZ, 금지된 정원’, ‘가난… 그 고요’ 등 자신의 작품들에 담긴 메시지를 진솔하게 들려주었다. “길이 없다면 개척자가 되어라.” 조경 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진출을 앞둔 학생들에게 던진 황지해 작가의 메시지였다.
    • 김수정, 최진혁, 함연경
  • 녹색 성곽마을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 제1회 예건 조경나눔공모전
    ‘녹색 성곽마을 디자인 학생 아이디어 공모’ 심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원장 임승빈)이 주최·주관하고 예건, 한국조경학회, 환경과조경이 후원한 이 공모전은 “서울성곽에 인접한 노후화된 골목 마을의 생활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버려진 도시 공간을 재생시키고 지역 커뮤니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8월 말 공고되어10월 27일 작품 접수를 완료했다. 낙산성곽서길의 서측(서울시 종로구 종로 5, 6가동 일대 약 5,500㎡)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 공모전은 “도시재생에 대한 외부자의 낭만적시선을 지양하고, 주민의 일상과 결부되는 참여적 시각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물리적 계획과 설계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전문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실천적 아이디어를 요청한 점 또한 이 공모전의 특징이었다. 전국의 대학·대학원에서 출품한 총 52개 팀의 작품을 두고 지난 10월 29일 심사(전문위원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결과, 심사위원회(위원장 김한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위원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박준서 디자인 엘 소장, 이애란 청주대학교 교수, 이영범 경기대학교 교수, 이원영 서울시 조경과장,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최우수작으로 주빛나래, 강지운, 백소진(가천대학교 조경학과)의 ‘성곽에 살어리랏다’를 선정했다. 우수작으로는 신혜연, 백지은(순천대학교 조경학과)의 ‘낙숫물 류’와 정준식, 강수진, 이은지(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의 ‘공간, 공감’이 선정되었다. 가작에는 이수현, 박래림, 이영은(순천대학교 조경학과)의 ‘보수적’과 길민지, 김택형, 서보슬(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의 ‘성곽마을 피어나다’, 윤병두, 금성철(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의 ‘9장으로 시작’이 선정되었다. 입선에는 탁은경, 조현진, 한지연(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따로 또 함께 걷는다’, 조버미, 윤주희, 김지희(전북대학교)의 ‘사라지다? 살아지다.’, 박지혜, 김자은, 박상우(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의 ‘도란도란 충신동 마을만들기’, 김은환, 김용환, 최성탁(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의 ‘어디로 가야하오’가 선정되었다. 최우수상에는 상금 2백만원과 상장, 그리고 부상으로 월간 『환경과조경』 1년 정기구독권이 수여되었다. 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최우수작인 ‘성곽에 살어리랏다’는 대상지의 여건에 대한 충실한 분석과 지역 주민의 일상적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민 주도의 지속가능한 마을 공동체를 계획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성곽의 물리적 형태 단위에서 착안한 모듈 구조를 벤치, 수납공간, 텃밭, 물탱크 가림장치 등 다양한 환경 개선 시설에 적용한 아이디어가큰 특징이다. 그밖에 우수상과 가작, 입선을 수상한 여러 작품들은 낙후된 생활 환경과 노후한 주거지를 개선할 수 있는 총체적인 시각과 과정 중심적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상지의 재생을 위한 전반적인 해법이나 주민 참여 방안 외에, 우수상을 수상한 ‘낙숫물 류’나 가작 ‘보수적’은 단순하면서도 전략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수작이었다. ‘낙숫물 류’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지붕의 빗물을 재사용하는 작지만 큰 변화를 통해 활력이 넘치는 마을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신선한 설계적 해법을 선보여 심사의 마지막 단계까지 최우수상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또한 ‘보수적’은 일상 환경의 개선보다는 외부인을 위한 벽화 일변도로 변질되고 있는 최근의 골목길 사업을 비판하고, “옥상 우수관에 폐파이프를 업사이클링하는 기능적 모듈”에 바탕을 둔 실천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 공모전의 상금과 부대 비용을 후원한 예건은 매년 조경나눔공모전을 지원하기로 환경조경나눔연구원과 약정을 맺은 바 있다. 이번 공모전의 시상식은 11월 7일 서울시청사에서 열렸으며, 수상작 전시회는 같은 날부터 11월 11일까지 서울시청사 1층 로비에서 개최되었다.
    • 김정은
  • Swing Time ‘Lawn on D’의 첫 번째 ‘게릴라 어바니즘’ 작품
    잔디 광장이란 단어를 듣게 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산책을 하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 어쩌면 시청 앞 잔디 광장이 떠오를 수도 있겠다. 지금 미국 보스턴 420 D번가에 가면 이와 같은 이미지의 잔디 광장과는 조금 다른 것들로 채워진 ‘론온 DLawn on D’를 만나볼 수 있다. 2.7에이커에 달하는 면적의 이 잔디 광장은 보스턴 컨벤션 센터Boston Convention & Exhibition Center(BCEC)에 속해 있는 곳으로 BCEC 내 관련 단체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운영 및 관리되고 있다. 지난 8월 개장 이후, 금요일이면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사람들이 모이는 시간에는 푸드 트럭food truck이 배치되어 간식거리가 제공되기도 한다. 가족 단위로 찾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게임lawn games도 진행된다. 여기까지는 여타 공원과 다를바 없어 보이지만, 보스턴 420 D번가의 커뮤니티 공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스윙 타임 Swing Time’이다. 스윙 타임은 LED 조명이 내장된 20개의 고리형의 그네swing로 구성된 놀이 시설로 하울러+윤 아키텍처Höweler+Yoon Architecture가 디자인했다. 타이어로 만든 그네와 비슷한 생김새의 이 놀이 시설은 세 가지 크기로 만들어져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이는 물론 어른도 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 혼자는 물론 둘이 탈 수도 있고, 누워서 탈 수도 있다. 그러나 스윙 타임의 가장 큰 특징은 형태나 크기가 아니라, 움직임에 반응해 빛을 발산한다는 것이다. 각각의 그네 속에는 움직임의 빠르기를 측정할 수 있는 가속측정기accelerometer에 의해 작동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설치되어 있다. 누군가 그네에 올라타고 움직임을 주면, 가속측정기가 그 움직임을 측정한다. 마이크로 컨트롤러는 가속측정기가 측정한 수치에 따라 신호를 LED 조명에 보내게 되고, 그네는 시시각각 다른 밝기와 색의 빛을 발산한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거나, 작은 움직임을 보일 때의 빛은 하얗고 푸르스름하다. 누군가 올라타고 그네의 움직임이 커지면, 그네는 더욱 밝게 빛나고 파란빛을 내뿜는다. 그네가 더 빠르고 큰 각도로 흔들리면 보랏빛을 발산하게 된다. 스위치를 껐다 켜는 것 외에는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다른 조명 시설과는 달리 스윙타임은 이용자가 빛의 변화를 다양하게 유도할 수 있다. 스윙 타임을 접해본 사람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living organism’를 타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사람간의 교감뿐만 아니라 ‘사람과 기계의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것 같다며 전혀 새로운 경험에 대해 즐거워한다. 스윙 타임은 그네를 타고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이 스무 개의 그네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그네를 타고 있는 사람의 수에 따라, 날씨에 따라, 하루 중의 시간에 따라 스윙 타임은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빛나기 때문이다. 하울러+윤 아키텍처는 이전에도 빛과 상호 작용을 이용한 작업을 시도해왔다. 2004년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그리스 아테네에 설치했던 ‘화이트 노이즈/화이트라이트White Noise/White Light’는 빛을 발하는 폴대로 만들어진 조명 시설이다. LED 폴대가 가로세로 50개씩 정방형으로 세워진 이 조명 시설에는 특별한 스위치가 없다. LED 폴대 사이를 지나가는 사람의 움직임이 폴대에 내장된 동작 감지기를 작동시키게 되고, 이 과정에서 빛을 발생시킨다. 2013년에 이르러서는, ‘에이비어리Aviary’라는 빛과 소리를 이용한 작품을 디자인했다. 이 작품은 아테네의 설치 작업을 거대하게 키운 듯한 모습으로 사람들이 어느 부분을 만지느냐에 따라다른 빛과 다른 새avian소리를 낸다. 한 사람이 연주할 수도 있고, 동시에 여러 사람이 합주를 할 수도 있게한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상호 작용을 이용했다. 스윙 타임을 설계한 하울러는 “사람들이 직접 체험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반응하는 환경responsive environment’과 ‘놀이 공간play space’이 접목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와 같은 작업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어떤 공간에 엉뚱한 영향력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여러 과학 기술 요소를 조합해야 한다. 디테일한 전문 지식이 다양하게 녹아들어야만 작품이 빛날 수 있다”며 이번 작업 역시 구조 공학자, 전기 기술자,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건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대개 우연히 생긴 결과일 때가 많다”면서, 이와 같은 “공공 예술은 언제나 공적 영역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스윙 타임은 ‘우연히 생긴 결과’가 만들어 낸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지만, 그 시작은 우연과는 거리가 있다. BCEC에 속해있는 ‘D 스트리트아트 랩D Street Artlab(이하 ‘아트 랩’)’은 ‘론 온 D’를 개장하기 전부터, 이곳을 그들이 ‘게릴라 어바니즘guerilla urbanism’이라 부르는 실험의 장소로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아트 랩은 잔디 광장에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잔디 광장을 더욱 활기찬 공간으로 만들기위해서는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곳을 지역 내의 혹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에게 공공 예술의 무대로 제공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이 게릴라 어바니즘에 속하는 첫 작품이 바로 스윙 타임이다. 관계자는 “게릴라 어바니즘은 그 이름(게릴라)이 암시하듯이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고 원하는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행사, 설치 작품, 공공 예술 등을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 첫 번째 (게릴라) 전술은 성공적인 듯하지만, 스윙 타임에 관심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보스턴에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설치작품이 언제 철거되고 새로운 것으로 교체될지 모르기때문이다. 이번 겨울에는 어떤 새로운 작품이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양다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