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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제1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공공복지를 위한조경의 역할
지난 10월 16일 제1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이하 ‘환경조경대전’)의 최종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98개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그 중에서 37개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수상작 전시는 10월 28일 공식 시상식을 시작으로 8일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었다.
올해 환경조경대전의 주제는 ‘공공복지를 위한 조경의 역할’이었다.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작은 규모의 대상지, 큰 생각Small Scale, Big Idea’(이하 ‘작은 규모, 큰 생각’)과 ‘대규모 대상지, 미시적 접근Big Scale, Micro View or Micro Analysis’ (이하 ‘큰 규모, 미시적 접근’)의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작품을 접수했다. 학생들은 사회·문화뿐만 아니라 정치적 성격도 내포하고 있는 ‘공공복지’라는 주제를 공간 속에 풀어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공모요강에서 언급되듯이, “지금의 조경가들은 소외 계층의 주거 환경 문제나 공동체 같은 사회적 문제 해결과 가치 창출”에 더 많은 관심과 실천을 요청받고 있다. 이번 환경조경대전 주최 측에서는 조경가가 “전문가로서 어떤 자세로 시민들이 원하는 가치와 지역의 가능성을 발견해내고, 조경적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증”해보려는 의도로 ‘공공복지’라는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작은 규모, 큰 생각’ 부문에서는 심사위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작품 선정 기준을 세우기 어려웠다고 전한다. “공공복지! 어렵다”는 말로 시작한 최정민 교수(순천대학교 조경학과)의 심사평에서 느낄 수 있듯이, 참가자들 역시 이번 주제에 어려움을 느꼈으리라 짐작된다. “복지라는 개념을 풀어 공간에 투사하려다보니 대상지가 잘 읽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공간의 모양을 구상하고 개성을 불어넣는 것에는 소홀해져 용두사미식의 작품이 많았다”와 같은 평가에서 이번 공모전에 제출된 작품들의 형태적 완성도와 디테일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결국, 복지와 관련된 좋은 이슈를 찾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설계의 “표현이 좋은 작품”,“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한 작품, 공간을 “설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 입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작은 규모, 큰 생각’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School Town’은 부천시 원미구에 소재한 4개의 학교와 2개의 공원(심원초, 심원중, 원미고, 중앙초, 꿈마을 공원, 연꽃어린이 공원)을 융합해 새로운 공공복지의 가능성을 실험한 작품이다. 분리되고, 단절되어 있는 운동장과 공원을 통합하겠다는 시도는 “우리 시대 학교가 품고 있는 무수한 문제들의 복합성을 다소 기계적인 계획가의 시선으로 해결했다는 점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학교와 지역 사회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드러난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더불어 기존의 복지 혜택을 누리기 어려웠던 “학생들에게 그들만의 작은 복지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의 의도를 잘 이해했다는 평을 들었다.
같은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옥인동 녹색권(력) 누리기’의 경우, 주거 환경과 소득의 격차에서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 ‘비교 대상’ 등의 민감한 문제를 다루었다. 역사적 흐름에 대한 고찰과 지형 및 거주 환경 분석을 ‘형태적 설계’로 이어간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고, 최소한의 물리적 환경변화를 통해, 다양한 경관적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유도하고자 한 점에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주민간의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지역 활성화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카페와 공동 텃밭을 이용한 방식은 기존의 ‘마을 만들기’ 방식과 비교해 차별점을 찾기 어려웠다.
‘큰 규모, 미시적 접근’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구들장 저장소’는 대부분의 작품이 도시의 복지에 집중한 반면, 본토에서 19km나 떨어져 있는 ‘청산도’를 대상지로 제시했다. 상하수도 시설이 잘 갖추어진 도시 속에서는 느끼기 힘든 물 부족 문제에 집중했고, “(구들장 논이라는) 농업 유산의 보전을 통해 주민들의 복지를 추구한다는 매우 신선한 접근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았으며, 여타 작품에 비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우수상을 수상한 ‘SELFARE’팀은 ‘재개발 지역 내의 열악한 주거 환경’과 ‘노인’이라는 주제를 선정했다. 상대적으로 일반적 주제를 선정했지만, ‘자립적 복지selfwelfare’를 설계 개념으로 내세우고, 조경가에게 ‘복지환경설계가’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는 등 접근법에서 차이를 두려고 했다. 이 작품은 통계 및 설문 조사방식을 통해 설계 의도와 이슈를 찾아내고, 조사 과정에서 축적된 자료에 근거해 기획적 설계(마스터플랜 식이아닌)를 시도했다. 개개인이 복지의 주체가 되어야 사회전체에 대한 복지가 가능하다는 의미의 ‘SELFARE’는, 주민과의 실질적인 소통과 더불어 충분한 리서치를 통해 도출된 설계 프로세스를 대상지 곳곳에 섬세하게 적용했다.
환경조경대전은 해마다 시의성 있는 주제를 통해 국토 환경에 대한 관심을 고양하고, 조경의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며, 동시에 미래 조경인을 양성하는 장이 되어왔다. ‘공공복지로서의 조경’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은 조경이 환경 설계 분야로서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했다. 제출된 작품 수에 비해 복지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고자 했던 작품은 극소수”에 그쳤다는 점은 이번 응모작의 한계로 지적된다. 이런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녹지와 공원을 뛰어 넘어 문화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조경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Small Scale, Big Idea or Big Issue
작은 규모의 대상지, 큰 생각
최우수상 School Town
곽은비, 배가희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우수상 옥인동 녹색권(력) 누리기
구혜민 서울대학교 대학원 생태조경학과
가작 1+4=365
강혜지, 김은비, 정소리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가작 A Home at the End of the World
금성철, 김경동, 박상우, 차주연, 최대운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장려상 치유의 경관
김지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장려상 Urban-Aid Platform
김민지, 박연수, 송소향, 이현아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송민원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장려상 trans“Pole”mation
김나영, 김재중, 박진선, 이인엽, 최형주 영남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Big Scale, Micro View or Micro Analysis
대규모 대상지, 미시적 접근
최우수상 구들장 저장소: 모으고 베풀다
김건, 박성경, 정혜림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우수상 SELFARE
이효진, 장국화, 정동규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가작 Oil Defense Destination
복형선, 윤수진, 주향연 순천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가작 밥 짓는 마음으로 마을공원을 짓다
용서현, 위지선, 윤수민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장려상 Radius of Happiness
강지혜, 김도연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장려상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김지인, 함연경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장려상 문래아이피타-임(IPTIME)
김상윤, 김현근, 박근우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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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North Port by Resilience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리질리언스Resilience는 하나의 사회, 하나의 공동체가 체험한 갈등과 취약성의 교훈을 토대로 협력을 통해 공존의 가치를 회복하고 지속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고밀도의 도시 환경과 연안 해역 사이에 조성되는 북항 워터프런트는 통합적인 환경 인자에 대한 연결과 관리, 지속력을 요구한다.
우리가 제시하는 북항에서의 리질리언스는 도시를 구성하는 다양한 인자들의 취약한 부분까지 범위를 확장하는데서 시작한다. 이는 도시의 지속성과 공유 가치증진에 영향을 주었던 여러 형태의 경험과 평가, 예측을 다루는 것이다. 리질리언스적인 방법은 연안 공동체에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결속력과 지속성 및 안전한 관계를 재구축한다.
북항 도시 구역을 구성하는 다양한 인자들의 취약성과 연안 공동체의 경험을 보완하는 것은 물리적인 공간과 장소 계획을 넘어 보다 높은 수준의 사회적, 환경적 연대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선형의 한정된 대상지와 외부 공간은 새로운 북항 워터프런트의 가치를 보다 향상시키는 장치로서 138년을 이어온 북항 연안 공동체의 재결합과 지속성을 이끌어내는 매개체가 된다.
비전
세 가지 비전을 가진다. 138년 북항 연안 공동체다움을 간직하며 새로워지는 것. 본래 하나였던 북항 연안공동체가 새롭게 확장하고 발전하면서 더 큰 활력을 갖는 것. 그 이상의 비전과 즐거움을 워터프런트의 선형적 프레임 속에서 이끌어내는 것이다.
1. 공원과 연안을 다시 생각하기Rethink the Park and Sea Front: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북항 연안 공동체의 아이덴티티를 제시한다. 서구적 공원, 소비적 워터프런트를 지양하고 북항 고유의 ‘북항성’을 추구한다.
2. 북항 연안 공동체와 도시의 개선Revision the North Port Coastal Community and City: 두터운 연결을 통해 바다로 의 통경과 일상적인 연결이 가능하도록 한다. 새로운 북항의 자연성과 공공성이 구도심과 밀도 높은 교류를 갖도록 하여 북항 연안 공동체의 연대와 지속성에 기여하도록 한다.
3. 즐거움의 재구성Reframe the Pleasure: 과거와 현재를 토대로 미래의 공간을 조직화하고 디스플레이 한다. 해양과학과 예술의 융합, 전 지구적 해양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곧 관광, 레크리에이션, 이벤트 경험과 연속되도록 한다.
미션의 재구성
우리의 계획은 북항이 가진 잠재력을 일깨우면서 연안공동체의 연대를 강화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계획 대상지는 공원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본래 하나의 공동체 기반으로 시작되고 발전해왔던 구도심과 북항 워터프런트의 맥락을 연결하는 공간이자 장치가 되어야 한다. 공원을 포함한 선형적 프레임의 외부 공간은 자체로서의 완결보다 관계 구축을 이끌어내는 공간적 장치이며,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만나고 지속력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서 제시된다.
오벌루트 & 북항라인
‘오벌루트’는 연안 공동체의 생활 통로이자 도시 프로그램 연결 통로다. 북항의 장소성과 역사를 존중하고 자연과 문화, 환경과 예술의 유기적인 관계와 연안 공동체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경로로 제시한다. 대규모 개발지와 구도심과의 문화적, 환경적, 경제적 불균형과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다. 북항을 중심으로 연안 공동체와 생활권을 재구성하고 워터프런트의 구역적 경계를 넘어 개별 단위의 연안 구역과 공간들이 제공할 수 없었던 북항 연안을 둘러싼 전체 연안 공동체의 통합과 보완, 상승효과를 기대한다.
- 해안건축 조경설계실, 한국종합기술, 지오조경, 조경설계 해인, 센텀엔지니어링 / 해안건축 조경설계실, 한국종합기술, 지오조경, 조경설계 해인, 센텀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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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Busan Central Park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부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바다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시원한 바다 풍광을 기대한 것과는 달리 이곳의 풍경은 부산하고 복잡하다. 이에 오랫동안 부산의 중심역할을 해왔던 북항이 ‘시민의 공원’이 되기를 제안한다. 시간의 풍경을 소중히 간직하며 자연과 도시를 연결해 시민의 삶과 바다가 좀 더 일상적으로 연결되기를 바란다.
6가지 전략
항구의 재발견re-discover the port: 이곳에 남은 매축과 철로의 흔적은 중요한 역사 자원이며 선창 건물과 창고, 크레인, 조명탑 등의 산업 경관은 매력적인 잠재자원이자 이곳에 기대어 살아온 이들의 기억의 단서다. 오래된 항구의 모습을 시민과 함께 재발견하고 단계별로 활용하고자 한다.
정체성의 재정의re-define the identity: 해안을 따라 길게 형성된 대상지는 부산의 원도심, 산북도로의 구시가지와 마을, 부산역 중심의 상업 지역, 새롭게 들어설 여객터미널 등 다양한 성격의 도시 구역과 연결되어 이들과의 관계를 고려한 새로운 정체성이 필요하다. 도시와 유기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도시의 골격을 새롭게 이루고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
도시 조직의 재구성re-frame urban fabric: 새롭게 들어설 건물군 및 녹지축은 기존 도시와 해안가의 연결을 강조하는 경관 프레임을 구축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배치한다. 이렇게 계산된 가로 및 블록 계획은 도시에서 바다로의 조망을 극대화할 것이다.
도시와 워터프런트를 재연결re-connect city-waterfront: 쾌적한 보행가로와 보행교를 통해 도시와 워터프런트간의 연결을 강화하고 그 네트워크는 흥미로운 주제로 다양화된다. 또한 대중교통과 연계한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도입한다. BRT 시스템은 편의성을 높이고 그자체로 흥미로운 경관길이 된다.
공원 프로그램의 다양화re-occupy the site: 장소의 잠재요소에서 도출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는 이 전략은 워터프런트의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 공간의 성격에 따라 공원을 열 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안하고자 한다.
워터프런트의 재생re-vitalize the waterfront: 북항 주변부에서 이미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들과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각 사업의 역할과 의미를 재조정하고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큰 틀을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단계별 계획을 통해 유연성을 가져야하며 단단한 지역 기반을 만들어 줄 시민 자치 조직의 육성이 필요하다.
- 조경설계 서안, 일신설계, office ma, HR&A, 이화기술단 / 조경설계 서안, 일신설계, office ma, HR&A, 이화기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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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Blue Heart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부산은 켜의 도시다. 항구를 중심으로 성장한 부산은 바다와 산의 관계에 따라 다양한 밀도와 형태의 수평적인 도시적 켜를 형성했다. 그리고 그 켜를 관통해 바다와 산 사이의 도시를잇는 수직적인 구조에 따라 지역성을 띄게 되었다. 점적으로 산재된 도시의 거점들은 수평적, 수직적 구조에 유동성을 주며 도시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부산의 도시 구조를그대로 새로운 북항 워터프런트를 구성하는 개념으로 삼는다.
수평적 켜와 수직적 구조, 도시의 거점으로 구성된 부산의 도시 구조로부터 새로운 워터프런트를 구성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어반 레이어Urban Layers
도시 경관의 틀을 잡다: 북항 워터프런트는 ‘어반워터프런트Urban Waterfront’, ‘그린Green’, ‘오션프런트Oceanfront’, ‘스트리트Street’, ‘어반 블록Urban Block (Development)’의 5개 레이어로 구성된다.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레이어는 각각 고유한 기능을 담당하며 서로 다른 경관적 특색을 지닌다. ‘스트리트’와 ‘어반 블록’은 도시계획에서 제안한 중심 가로와 건축물의 켜로 이루어지는 개발 지역이며, ‘어반 워터프런트’, ‘그린’, ‘오션프런트’, ‘스트리트’는 공원의 새로운 구조적 틀을 제시하는 레이어다.
워터프런트: 도시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활동적 오픈스페이스로서 가장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이 밀도 있게 배치된 지역이다. 또한 ‘워터프런트’ 레이어는 야간에 공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공간을 제시한다.
그린: ‘워터프런트’ 레이어의 활동적 성격과는 대비되는 녹지 공간이다. 수로의 맞은편에 조성되는 ‘그린’ 레이어는 휴식을 제공하는 공원의 본래 기능에 충실한 공간이다.
오션프런트: 바다 경계로서 북항 전체를 이어주며 북항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담는다.
경계 유형과 프로그램: 총 길이 2km에 달하는 수변경계부에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그에 적합한 공간 모델을 제시한다. 수로를 중심으로 ‘워터프런트’ 레이어와 ‘그린’ 레이어는 서로 대비되는 경관을 연출하며 ‘오션프런트’ 역시 차별화된 경관적 특색을 지닌다. 경계의 수변 공간은 ‘어반 피어’와 만나면서 다양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만들어 워터프런트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며 통일된 구조 내에서 다양성을 부여한다.
- 씨토포스, Groundlab, Mandaworks, Spacetalk, 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 / 씨토포스, Groundlab, Mandaworks, Spacetalk, 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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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Beyond the Boundary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시간, 공간, 그리고 콘텐츠의 경계를 넘어 공원은 크게 과거(역사), 현재(사람), 미래(자연)의 3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각 영역은 가로축인 뉴웨이브라인promenade으로 연계되며, 세로축인 코리도corridor를 통해 산과 바다를 잇는다. 또한 가로 세로축이 만나는 결절점에 위치하는 8개의 코어T-Station는 북항의 새로운 이정표로서 독특한 산업 및 문화 경관을 제공할 것이다. 이 2개의 축과 코어를 통해 시간, 공간, 그리고 콘텐츠의 경계를 넘어 역사적 상처와 공간의 단절에 의한 아픔을 치유하고, 나아가 공원의 인문적, 물리적 네트워크를 완성하고자 한다.
공원 만들기의 전략 1: 북항의 흔적을 지키다
북항의 크레인과 조명탑, 멍텅구리 블록과 컨테이너가 전하는 이야기는 부산으로부터 잊히거나 버려질 만큼 가치 없는 것들이 아니며, 바다 내음과 뱃고동이 가득한 이곳에서 그 생명이 돋보이는 것들이다. 새롭거나 낯설지 않은 이곳의 흔적을 소중히 일깨워 부산항의 새로운 풍경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기존 북항이 남긴 다양한 유산을 활용한 공원은 재창조된 산업 경관,자연 경관, 역사 경관, 인문 경관을 통해 북항 친수 공원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보할 것이다.
공원 만들기의 전략 2: 2개의 축과 8개의 코어
원도심축: 원도심인 대청로 및 배후 도심과 연결되는 축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북항과 옛 모습을 간직한 원도심의 조화로운 성장을 기대하는 축이다.
그린축: ‘히스토릭 프롬나드historic promenade’로 명명되는 이 축은 복병산의 우수한 녹지를 북항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축으로, 자연과 동반 성장하는 미래를 기대하는 축이다.
8개의 코어: 원도심과 새로 탄생하는 북항을 연결해주는 주요 결절점에 각 공간을 연결하는 ‘T-Station’이라는 매개 공간을 만든다.
공원 만들기의 전략 3: 상생·문화·생명의 뉴웨이브라인
부산 원도심의 산복도로는 부산항 발전 시대의 난개발을 상징한다. 21세기의 뉴웨이브라인은 과거 60여 년간 부산 원도심의 삶을 지킨 산복도로의 모습을 빼닮았다. 이제 이 새로운 길은 단지 보행로일 뿐만 아니라 공원의 흐름을 이어 사람을 모으고 옛 길과 포구의 흔적을 기억하는 촉매의 역할을 할 것이며, 부산 워터프런트를 대표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연결선이 될 것이다.
- 두인디앤씨, 경성, 싸이트플래닝건축, 도화엔지니어링, Marko and Placemakers / 두인디앤씨, 경성, 싸이트플래닝건축, 도화엔지니어링, Marko and Placema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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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Bay & Headland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만과 대’의 콘셉트는 부산의 고유한 지리적인 조건에서 도출되었다. 넓은 면적에 선형적으로 분포된 대상지에 전체적인 조화를 부여하고, 북항 공원이 부산 시민들에게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의도한 것이다. 새로운 워터프런트는 기존 구도심의 가로 체계를 동쪽 방향으로 확장함으로써, 기존에 불완전하고 협소하게 묶여있던 부산의 전통적 역사 도심에 비로소 온전함을 부여할 것이다. 완결된 선형보다는 유연한 흐름의 동선 계획과 장소 계획을 유지함으로써, 향후에 반영될 시민들의 의견과 기술적 요소, 변화하는 경제·사회·정치적 환경에 대해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지침적 성격의 틀framework을 제시한다.
만과 대의 경관
도시로의 연계Connection to the City: 고층 건물의 스카이라인은 대지 중앙부에서 부산항과 도시 및 자연 환경 간의 시각적 관계를 고려해 계획되었다. 도시와 바다 사이에서 북항의 고층 빌딩이 만드는 스카이라인은 배후 도시 및 구봉산의 스카이라인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원도심 활성화Urban Catalyst: 북항은 오랜 기간 외부와 단절되어 고립되었던 지역으로, 원도심과의 연계 방안이 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 충장로변 건축물의 저층부를 도시와 연계시키고, 기존 도시의 특색 있는 가로 계획을 통해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계획을 제안한다. 산업공간이었던 북항은 도시와의 밀접한 연계 속에서 도시의 활력과 문화를 생산하는 장소로 재탄생한다.
도시 경관Urbanscape: 북항의 만과 대가 만드는 도시경관, 산에 의해 정의되는 도시 경관은 부산만의 도시이미지를 형성한다. 부산의 경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산-도시-연안으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을 고려했다. 또한 건물들은 각각의 특성에 맞는 입면과 형태계획을 통해 독창적인 도시 경관을 형성한다. 도시 계획에서 제시된 수퍼블록은 작은 규모의 포디움으로 분할되어, 보행자를 위한 전용 거리와 인간 친화적 규모의 광장들이 연결된 일련의 도시 가로를 형성한다. 이러한 도시적 접근은 24시간 작동하는 오픈스페이스를 가능하게 한다.
- 그룹한, HOK, 디자인그룹 빅, 건화엔지니어링, 한가람엔지니어링 / 그룹한, HOK, 디자인그룹 빅, 건화엔지니어링, 한가람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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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The Living Port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계된 3개의 지구와 5개의 주제지역, 그리고 8개의 핵심 설계 거점은 수변 공원 내에 다양한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을 구현한다. 모든 공간은 수로를 따라가는 역사·문화 체험동선과 수로와 수변을 순환하는 수변·위락 체험 동선의 주제 체험 동선으로 엮이고, 수면 부양 데크, 보행로, 보행교 같은 다양한 형태의 느린 보행 시스템으로연결된다.
과거 지구
‘과거 지구’의 설계 원칙은 부지의 역사와 기억에 초점을 맞추어 보존과 선별적 전환을 중심으로 한다. 부두의 기존 호안선은 최대한 보존하고 매립되는 지역에는 보존된 호안의 일부를 노출시켜 매축埋築의 역사를 알게 한다. 기존 부두의 거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표면의 일부는 새로운 포장 패턴을 따라 보존해 새로운 포장과 옛 포장이 대비를 이루도록 한다.
1. 부두 공원(유산 지역): 주요한 산업 시대의 유적들은 대부분 ‘부두 공원’ 지역에서 발견된다. 이를 선별적으로 보수하고 새로운 이용으로 전환하거나 창의적인 방법으로 재활용해 야외 전시 지역, 식물원, 마켓 등에서 활용한다.
2. 북항 박물관 공원(유산 지역): 수변 공간의 녹지 면적을 효율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하 주차장의 지붕은 일부를 끌어올려 옥상정원으로 조성하고 야외 공연장으로 활용한다. 바다를 향해 노출된 주차장 구조물의 측면 공간은 전시 갤러리 및 카페로 활용한다. 옥외공간에는 소규모의 산업 유물을 전시하며 매축된 방파벽은 상부 일부분을 파내고 선큰 보행로를 만들어 방파벽을 바로 앞에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계선주 등의 시설은 새로이 조성되는 국내 연안 터미널 주변으로 배치해 벤치 등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한다.
현재 지구
‘현재 지구’는 도시와 바다를 연결해주는 통로 역할을 한다. ‘진입 공원’과 ‘전망 공원’은 다양한 동선 체계가 마주치는 곳이 된다. 이 지역에 조성되는 공간은 다양한 활동 공간 및 공공 서비스 시설을 수용할 수 있도록 대규모로 계획한다.
3. 진입 공원(관문 지역): ‘진입 공원’에는 기존 부두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다. 따라서 진입 공원은 기존 부두의 방파벽을 노출시키고 현존하는 거친 콘크리트 표면 또한 최대한 보존해 새로운 포장과 대비시켜 역사의 흔적을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부두의 기계 시설물을 이용한 랜드마크 조형물을 우수 처리 연못에 설치해 진입부에서의 시선을 바다로 유도하며, 물가에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조형적 카페와 키오스크를 설치한다.
4. 전망 공원(관문 지역): ‘전망 공원’ 끝 부분에 상징적인철제 전망 다리가 수로로 들어오고 나가는 보트를 맞아주고, 보행자에게는 부산시의 멋진 파노라마 경관을 제공한다. 열린 광장 지역에는 열식된 나무들이 방풍역할을 하며 이들 사이로 지나가는 보행로와 휴식 공간은 식재 테라스의 리듬에 따라 배치된다.
- 가원조경, Turenscape, Supermass Studio, 삼영 / 가원조경, Turenscape, Supermass Studio, 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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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Interactive Pier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옛 부두 & 새로운 부두Old Pier & New Pier
매립으로 사라지는 오래된 부두의 기억을 최대한 보존해 활용한다. 원형 그대로 보존되는 부두는 옛 북항의 기억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갱웨이Gangway, 조명탑, 계선주, 크레인, 멍텅구리 블록Harbor Block 같은 부두의 흔적과 오래된 안벽岸壁은 북항이 가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요소로 재탄생한다. 새로운 부두는 사람들을 모으고 각종 프로그램을 담는 판으로서원도심과 부두의 관계를 잇는 플랫폼이다. 독립된 각공간은 서로 연계된다.
소셜 인터페이스Social Interface
다양한 만남과 풍부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장의 분위기와 부산이 가진 삶의 진경을 담는다. 툇마루처럼 다양한 공간을 연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담는 새로운 부두와 넓고 긴 모래사장은 도시의 일상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 활기를 담는 그릇이 된다. 상품을 담던 컨테이너에 원도심과 시민 사회, 지역 예술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를 담으며, 도시와의 적극적인 연결을 통해 낙후된 원도심을 재생시키는 문화적 인프라의 역할을 수행한다.
정서적 랜드마크Spiritual Landmark
부산 사람들은 예로부터 아름다운 바다와 소통하고자‘대臺’라는 고유 문화를 만들어냈다. 인간은 자연과 상생할 때 감성적, 문화적 활동 또한 왕성해진다.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습초지 생태와 북항 부두의 소중한 기억들은 ‘인터렉티브 피어Interactive Pier’를 기반으로 엮이고 성장한다. 현대 부산에 결핍된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하고 상생을 추구하는 북항 공원이 부산의 문화적, 사회적 성숙을 꾀하는 거름이자 터전이 되는 정서적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한다.
어반 피어Urban Pier
‘어반 피어’는 북항 워터프런트를 가로지르며 원도심의 요구를 수용하고, 도시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도시형 플랫폼이다. 플랫폼 전반에는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이동과 변형이 가능한 ‘팝업 밴드Pop-up Band’를 배치해 상황에 맞게 가변적으로 활용한다. 부두의 가변적인 성격을 도시 배후 자원과 자연스럽게 연계해 사람들을 모으고, 각종 프로그램을 담는 판으로서 누구에게나 공평한 공간이며,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도시형 플랫폼이다.
- 신화컨설팅, 창조종합건축, 삼안, 건일엔지니어링, 대아종합조경, 비오이엔씨 / 신화컨설팅, 창조종합건축, 삼안, 건일엔지니어링, 대아종합조경, 비오이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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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메시지다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미디어는 메시지다Medium is the message.” 미디어 전문가이자 문화 비평가인 마샬 맥루한의 잘 알려진 명제다. 그는 매체를 확장된 형태의 감각기관이라고 정의 하고 매체의 특성이 메시지 전달 방식일 뿐 아니라 메시지 그 자체로도 기능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매체를 수동적 도구가 아닌 능동적 주체로 본 것이다.
맥루한의 언설을 통해 나는 도시 공간에서 매체이자 메시지로 작동하는 공원에 대해 생각했다. 도시 공간을 구성하는 수많은 매체들―건물, 도로, 오픈스페이스 등― 중, 공원은 면의 형태로 일정 공간을 점유하는 규모의 매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매체에 비해 규모가 커 도시 공간에서 쉽게 읽히고 도시 표면과 맞닿아 있는 경계부가 많기 때문에 감각의 확장과 교란 가능성 또한 높다. 공원은 도시적 삶을 서비스하는 하나의 매개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비평하는 메시지로 작동할 수 있다.
공원이 도시를 비평하는 매체이자 메시지로서 기능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계기중 하나는 설계공모다. 도시 공간에 공원의 대상지가 정해지면 다양한 사회적 요구 가운데 문제와 목표가 설정되고, 설계공모는 문제 설정과 해법의 논리를 경합하는 비평의 장이 된다. 라빌레트 파크 설계공모와 다운스뷰 파크 설계공모는 예측할 수 없고 규정할 수 없는 포스트모던 도시의 공간상을 인식시켰다. 뒤스부르크 노르트 파크 설계공모와 프레시킬스 파크 설계공모는 쇠퇴기로 접어든 무수한 산업 도시들, 생애주기가 다한 쇠퇴기의 도시들이 곧 대규모의 노후·유휴지를 발생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했다. 폐허가 된 기존 산업 시설과 생태적·문화적으로 취약한 토양을 지닌 도시 공간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설정의 시작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00년대 이후 대규모 설계공모가 붐을 이루면서 능동적 주체로서의 공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도시 정책과 제도를 기반으로 오랜 기간 준비된 경우가 그러했다. 이를테면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녹지공간 설계공모의 경우 대상지가 신도시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위치 또한 비위계적 환상형 도시의 중앙부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시 개발에 있어서 공원이 도시를 조직하는 능동적 주체로서 기능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는 특수한 형태의 교란된 부지인 군부대 이적지의 다양한 쟁점과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는 앞의 두 사례와 마찬가지로 국토 개발과 도시 (재)개발이라는 판 위에 놓여있다. 일찍이 정부는 항만물류산업 환경의 변화와 관련 시설의 노후화 등으로 항만의 생애주기가 단축될 것을 예측해, 2007년 ‘항만과 그 주변지역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시행했다. 쇠퇴기 항만 도시의 재활성화를 지원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을 토대로 부산시는 쇠퇴기의 항만물류산업 부지인 북항을 국제해양문화관광의 거점으로 변화시키는 재개발 사업을 계획했다. 그리고 도시의 공적 자원인 항만 부지를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환원하는 방안으로 친수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설계공모는 국내 대규모 유휴 항만의 재개발과 부산 구도심 활성화, 산업부지의 환원을 통한 공공 공간 확충으로 수렴되는 친수공원의 구체적인 형태와 기능을 마련하기 위한 장이 되었다.
박선희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통합설계·미학연구실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형 공원에 나타나는 현대 공원 설계의 쟁점’으로 2011년 조경비평대상에서 가작을 수상했으며, 현재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도시와 조경에 관한 복잡하고 중요한 논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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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재생을 꿈꾸는항구도시
부산은 광복 이후 국제적인 항구도시로 발달했다. 북항(부산항)은 경제 성장기에 한국이 유라시아 대륙과 교류하는 가장 큰 관문이었으며, 한국 제1의 항만으로 자리매김해왔다. 1990년대 말 늘어나는 컨테이너 물량과 시설의 노후화로 대대적인 개발이 요구되었는데, 도심과 인접한 북항에는 개발 부지가 부족해 근처에 위치한 가덕도 일원에 신항을 건설했다. 이에 북항의 항만기능을 재편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시대적 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북항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었다. 워터프런트 개발, 국제 여객 터미널 건설, 원도심 등 주변 지역과의 연계 개발을 위해 총 8조 5,19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며, 2008년부터 2016년까지 1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2016부터 2019년까지 2단계 사업이 추진된다.
북항은 동·남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축 상에 위치한 해양 관광 거점이다. 부산의 중심 상권인 남포동, 광복동, 자갈치시장 등과 연계되어 있고, 2020년 부산시 도시기본계획에 상업 용지로 반영되어 있어 개발 잠재력이 높다. 북항 재개발은 국제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세계적인 규모의 워터프런트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친수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북항을 주변 지역과 연계함으로써 원도심의 기능을 회복하는 도시재생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1월 도시재생특별위원회로 부터 ‘부산광역시 도시재생 선도지역 도시경제기반형 활성화사업’에 대한 승인을 받아 원도심 재생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공모전 진행 과정
부산항만공사(사장 임기택)는 지난 3월 17일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위한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지난해 확정된 북항 재개발사업 기본계획은 공공성을 강화해 북항 재개발 지역(153만 2천㎡) 가운데 친수공원 부지를 27만 4천㎡(전체 개발 부지의 23%)로 확대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이 부지를 대상으로 4월경 공모지침서를 확정짓고 공모전을 진행했다.
공모는 1단계에서 참가의향서(RFQ)를 통해 7개 팀을 뽑았고, 이들 가운데 최종 당선자를 가리는 2단계 심사로 진행되었다. 참가 자격은 조경 분야 신고를 마친 업체나 조경기술사사무소로 등록돼 있으면 단독 또는 공동으로 공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총 16개 팀이 참가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2단계참가팀으로 신화컨설팅, 가원조경, 그룹한, 두인디앤씨, 씨토포스, 조경설계 서안, 해안건축 컨소시엄이 선정되어 경합을 벌였다. 9월 26일까지 작품 제출을 마감한 이후, 10월 7일 부산항만공사 사옥에서 참가사별작품 설명회를 갖고 다음날 최종 당선작을 발표했다. 당선작은 신화컨설팅 컨소시엄이 제출한 ‘InteractivePier’가 선정되었다. 조성룡 심사위원장은 “친수공원으로서 장소적인 성격을 파악해 적절히 대응하고, 시민의 일상을 연결해 도시 공원의 활력을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특히 “원 부두 노동자의 삶(기억)과 연결해 지역적인 의미를 살리고, 남겨진 부두의 흔적을 보존해 새로운 공간과 공존하는 시간의 공간을 제안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산업 유산으로 읽어낸 항구의 기억
이번 공모전은 ‘북항의 미래 비전과 역사적 의미’, ‘수변 공원의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조성 계획’, ‘시설물 재해·안전·환경 관리 등의 기능적 측면’, ‘안전디자인도입’, ‘경제적인 사업 구상의 적정성’이라는 다섯 가지를 주요 심사 기준으로 삼았다. 그중 지침에서는 ‘기존의 역사적 의미’를 살리는 것, ‘주변 지역과의 연계’를 특히 강조했다.
출품작들은 북항의 역사적 의미를 살리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의 시설을 보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안벽岸壁’, ‘계선주繫船柱’, ‘대臺’, ‘매축埋築’, ‘멍텅구리 블록harbor block’ 등 항구의 독특한 구성 요소들을 각기 다르게 해석하여 활용했다.‘안벽’은 항만이나 운하의 가에 배를 대기 좋게 쌓은 벽이다. ‘Interactive Pier’는 부지의 바닥면을 낮추고 물을 도입해 오래된 안벽을 보존했다. ‘Beyond the Boundary’는 안벽을 건축 계획과 바닥 포장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했다. ‘계선주’는 배를 매어 두기 위해 세워 놓은 기둥이다. ‘The Living Port’는 계선주를 비롯한 기존 호안, 콘크리트 방파벽, 조명탑 등 산업 시대 유적들의 선별적인 보수 작업을 통해 재활용하고, 디자인에 반영했다. 대부분의 팀에서 계선주는 그대로 보존되거나 위치를 옮겨 장식적 요소로 사용되었다. ‘대’는 높이 쌓아 올려 사방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 곳을 뜻한다. 또는 시야가 사방으로 펼쳐진 절벽이나 바위 꼭대기의 평평한 곳을 이르기도 한다. 부산이 위치한 남해는 리아스식 해안을 이루어 해안선의 굴곡이심해 ‘대’를 즐기는 문화가 발달했는데, ‘Interactive Pier’와 ‘Bay & Headland’는 이러한 ‘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Bay & Headland’는 부산의 고유한 지리적인 조건을 통해 ‘만과 대’라는 콘셉트를 도출했으며, ‘만과 대’의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경관, 문화, 생태 공간을 구성했다. ‘Beyond the Boundary’는 차경을 통해 ‘대’를 공원의 경관 요소로 끌어들였다.
‘매축’은 바닷가나 강가를 메워서 뭍으로 만드는 일이다. 북항 일대는 매축으로 새로 생긴 땅이다. 1898년 본격적인 매축이 시작되었고, 옛 부산역, 부산우체국, 부산연안여객터미널, 중앙로 일대가 매축으로 생겨났다. ‘Interactive Pier’와 ‘Beyond the Boundary’는 매축의 역사부터 북항의 역사를 읽어나갔다. 다른 출품작들은 항구의 기능으로 얽힌 역사적 이야기, 주변지역과의 관계로 얽힌 이야기에서 땅을 읽었는데, ‘The Living Port’는 쌀 수탈의 역사를 기억의 매개로 삼았다. ‘Blue Heart’는 과거의 것을 활용하는 것보다 수변공간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데 무게를 두어 부유식 시설을 통한 새로운 워터프런트 시설을 계획했다. 부두 축조 시 활용된 ‘멍텅구리 블록’은 대부분의 출품작에서 질감을 활용한 외벽이나 포장 등에 활용되었으며, ‘조명탑’은 장식적인 요소로 쓰였다.
기억의 확장
부산항만공사가 발주한 ‘북항 재개발사업 역사문화 잠재자원 발굴 및 활용방안 수립용역’이 지난해 8월 완료되었다. 연구를 맡은 강동진 교수는 북항의 변천 과정을 더듬어 도면화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했는데, 연구를 시작했을 땐 대부분의 역사문화 자원이 이미 사라져 있었다. 1, 2부두는 도심지구로 결정돼 매립이 예정되어 있었고, 3, 4부두는 매립이 시작된 상태였다. 강교수는 매립을 통한 아파트 건설보다 “부두에 담겨있는 물류 역사와 시대 애환, 항구 지대의 공간 형태,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스토리를 발굴하고 확장1”하는 일이 북항의 경쟁력 확보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기존 유산의 활용이 북항 재개발의 중요한 가치로 다루어졌다.
출품작들은 이러한 유산과 부두의 기억을 설계에 반영했고, 당선작인 ‘Interactive Pier’는 비교적 산업 유산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산업 유산을 통해 읽어낸 북항의 기억이 부산이라는 도시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변화해나갈지 그 모습이 사뭇 궁금하다.
당선작 Interactive Pier
신화컨설팅, 창조종합건축, 삼안, 건일엔지니어링, 대아종합조경, 비오이엔씨
가작 The Living Port
가원조경, Turenscape, Supermass Studio, 삼영
가작 Bay & Headland
그룹한, HOK, 디자인그룹 빅, 건화엔지니어링, 한가람엔지니어링
가작 Beyond the Boundary
두인디앤씨, 경성, 싸이트플래닝건축, 도화엔지니어링, Marko and Placemakers
가작 Blue Heart
씨토포스, Groundlab, Mandaworks, Spacetalk, 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
가작 Busan Central Park
조경설계 서안, 일신설계, office ma, HR&A, 이화기술단
가작 North Port by Resilience
해안건축 조경설계실, 한국종합기술, 지오조경, 조경설계 해인, 센텀엔지니어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