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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개발사업 및 택지개발사업(1단계) 조경(공원·녹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설계공모
    LH가 주최한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개발사업 및 택지개발사업(1단계) 조경(공원·녹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공모전의 결과가 지난 7월 21일 발표되었다. 최우수작으로는 수성엔지니어링과 어리연조경디자인 컨소시엄이제출한 ‘산림천택 여민공지’가 선정되었다. 우수작에는제이티이엔지의 제출안이 선정되었으며, 가원조경설계사무소와 디알에이디자인그룹 컨소시엄의 제출안이장려작으로 뽑혔다. 발주LH 위치경기도 평택시 서정동·장당동, 고덕면 일원 사업면적2,677,064m2 조경면적501,864m2 추정공사비466억원 이하 상금 최우수작(1점)_조경(공원·녹지 등)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권, 용역금액: 11억 2,200만원 이하(관리 용역 포함) 우수작(1점)_3개 업체 응모시: 상금 2,000만원/ 4개 업체 이상 응모시: 상금 2,500만원 장려작(1점)_3개 업체 응모시: 상금 1,000만원/ 4개 업체 이상 응모시: 상금 1,500만원 참여작(전체)_1,000만원 이하(3,000만원/4위 이하 업체수) 심사위원 김진오(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교수) 이상석(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강찬수·안상욱·김선일·김호겸(LH 조경) 이명훈(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박영규(LH 도시계획) 유제호(LH 토목)
    • 양다빈
  • 우수작: 그린 플러그Green Plug 화성동탄(2)지구 택지개발사업 4단계 조경(공원·녹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설계공모
    플러그에 대한 단상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러그. 사전적 의미의 ‘플러그’는 전기 회로를 ‘쉽게 접속하여 사용하기 위하여’ 코드 끝에 부착하는 ‘접속 기구’다. 또한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을 때는 ‘작동의 매개체’로서의 기능을 갖게 되고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하고 가변적인 접속을 허락한다. ‘쉽게 접속하기 위한 편리함’과 ‘작동의 매개체’로서의 플러그. 그렇다면 사람들이 도시에 보다 쉽게 접속해서, 도시를 보다 활력 있고 생동감 있게 작동시키는 ‘도시의 플러그urban plug’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길, 공원 등 다양한 오픈스페이스는 도시를 작동시키는 매개 공간으로서 의미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 단, 매개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위한 오픈스페이스는 다양한 커뮤니티의 요구를 수용하고 커뮤니티간의 네트워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나의 용도에 특정화되지 않는 가변적이고 융통적인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오픈스페이스는 사람들을 보다 쉽게 도시에 접속시켜 도시를 생동감 있게 작동시키는 ‘도시의 그린 플러그’가 된다. ‘그린 플러그Green Plug’는 도시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 넣어 ‘작동하는 도시operating city’ 동탄의 모습을 제안한다.
    • 신화컨설팅 + 성호엔지니어링 + 홍윤순 / 신화컨설팅 + 성호엔지니어링 + 홍윤순
  • 최우수작: 참[站]: 삶의 쉼표를 주는 공원 화성동탄(2)지구 택지개발사업 4단계 조경(공원·녹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설계공모
    도시의 가파른 성장을 통해 도시민에게 부족한 삶의 보금자리는 늘어났지만, 도시인의 삶은 점점 더 여백 없이 무한 질주를 강요받고 있다. 동탄 신도시의 4단계 공원은 도시민의 삶에 ‘쉼표’가 될 것이다. 4단계 대상지는 오산천에서 무봉산까지 걸쳐 있어 수직적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보인다. ‘참’은 동탄 신도시 4단계 공원의 지형적 특성인 수직적 고저차를 분절하고 천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선형의 지루함을 조절하여 도시인에게 ‘삶의 쉼표’를 주는 설계 전략이다. 동탄고유의 경관인 들녘, 여울, 마루를 모티브로 하여 세 가지 참의 유형을 고안했으며 수평적으로는 10분 거리의 간격으로, 수직적으로는 10m 높이의 간격으로 계획했다. 도시 생태원Urban Eco Garden(근린공원 1, 2, 3호) 대상지는 도시와 자연의 경계부이며 개발로 인한 훼손이 덜하다. 높은 자연성을 활용하여 현재의 지형과 식생은 변형시키지 않고 수직적으로 분리된 동선과 공간을 연결하여 인위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자연의 변화를 즐기도록 한다. 선납제 연지원(근린공원 2호)을 중심으로 도시의 동서 녹지축을 따라 ‘하천-들-도시-숲’의 한국적 경관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참’은 공원과 도시가 결합하는 주요 결절점, 주요 전망 공간 등에 위치하며 ‘한국적 신도시’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내고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돕는다.
    •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 동부엔지니어링 /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 동부엔지니어링
  • 화성동탄(2)지구 택지개발사업 4단계 조경(공원·녹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설계공모
    LH(사장 이재영)가 주최한 ‘화성동탄(2)지구 택지개발사업4단계 조경(공원·녹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설계공모’의결과가 지난 7월 20일 발표되었다. 최우수작에는 그룹한 어소시에이트와 동부엔지니어링의 컨소시엄이 제출한 ‘참[站]: 삶의 쉼표를 주는 공원’이 선정되었다. 우수작에는 신화컨설팅과 성호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의 제출안이, 가작에는 평화엔지니어링의 제출안이 뽑혔다. 발주LH 위치경기도 화성시 석우동, 반송동, 동탄면 금곡리 등 일원 사업면적4,845,172m2(4단계) 조경면적1,272,779m2 추정공사비709억원 이하 상금 최우수작(1점)_조경(공원·녹지 등)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권, 용역금액: 17억 5,100만원 이하(관리용역 포함) 우수작(1점)_3개 업체 응모시: 상금 2,000만원/ 4개 업체 이상 응모시: 상금 2,500만원 장려작(1점)_3개 업체 응모시: 상금 1,000만원/ 4개 업체 이상 응모시: 상금 1,500만원 참여작(전체)_1,000만원 이하(3,000만원/4위 이하 업체수) 심사위원 김동엽(성균관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안경진(건국대학교 녹지환경계획학과 교수) 김신원(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교수) 안상욱·김선일·조학제(LH 조경) 배웅규(중앙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김필규(LH 도시계획) 최은수(LH 토목)
    • 조한결
  •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72 HOUR URBAN PROJECT
    지난 8월 말, 원효대교 구간 완공을 마지막으로 2015년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의 모든 대상지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서울시와 한화그룹은 지난 6월 1일부터 12일까지 ‘불꽃 아이디어로 유쾌한 그늘을!’이란 미션을 내걸고 어둡고 축축했던 서울 곳곳의 고가 하부를 밝고 쾌적한 모습으로 바꾸기 위한 시민 공모를 추진해 일곱 개 팀을 선발했고 전문가 두 팀을 추가로 초청했다. 일곱 개 시민 팀은지난 7월 9일(오전 10시), 서울광장에서 개회식을 갖고 12일(오전 12시)까지 해당 공간을 바꾸는 ‘액션’을 진행했다. 심사위원단은 12, 13일 양일에 걸쳐 현장 평가를 실시하며 액션 과정의 참여율과 구현된 모습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초청작 한화 불.꽃길 / 한화 불꽃계단 한화그룹, 한컴, 커피리닷컴, 오버맨, 아이디어플랩, 컴퍼니F, HJ벽화, 배화여자대학교 지식경영동아리, 대학생연합광고동아리 애드컬리지 최우수상 버들붕어와 반딧불이 돌아왔다! 그린디자인 우수상 한강 백사장의 추억 호가든(好Garden) 한화상 한게임 한마음 P.O.P(Players Of Players)
    • 양다빈
  • 이태원梨泰園: 한남고가 하부 공간
    대상지는 남산1호터널로 이어지는 한남고가도로가 시작되는 곳 하부에 있다. 고가의 하부 공간인 대상지는 그 어떤 흥미 요소나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지 않았고, 쓰레기가 없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로 삭막하고 넓기만 했다. 게다가 그 빈 땅은 경사지였다. 반면 대상지 반경 500m 내에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입구, 보행 육교, 문화 시설(블루스퀘어)과 주거 시설 등이 모여 있어 지나다니는 사람이 꽤 많았고, 비교적 보행에 유리한 환경이므로 상당한 잠재력이 있는 공간이라고 해석되었다. 문제는 넓은 면적에 비해 공사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늘 그렇지만 이곳에 사람들이 머물게 하고 싶다는 것이 우리의 욕망이었다. 특별히 하는 일 없어도 그냥 머물며 빈둥거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예쁘게 치장하면 눈길은 한번 주겠지만 그걸로 다다. 과밀한 도심에 뻥 뚫린 구멍 같은 이 공간에 사람들이 머물 수 있어야만 소위 작동하는, 역할을 하는, 그래서 생명력이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세 가지 아이디어 소형 고압 블록 현장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닥을 뒤덮고 있던 소형 고압 블록이었다. 아무런 표정 없이 비스듬한 경사면을 이루며 그 어떤 용도도 부여받지 못한 채 그냥 깔려 있었다. 그 재료를 잘 만져 이 공간을 전혀 다른 공간으로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계디자인 엘 시공서울라데팡스 발주용산구청 공원녹지과 위치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727-33(북한남삼거리 블루스퀘어 앞) 면적약 1,000m2 완공2014. 11. 디자인 엘은 분당에 사무실을 둔 조경설계사무소다. ‘Link Landscapewith Life’를 사무실 작업의 모토로 삼고 그 첫 글자를 따 이름 지었다.10명 내외의 설계가들이 모여 작업하고 있으며, 현재 박준서 소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올해로 설립 10년째를 맞이하는 ‘엘’은 그림으로만 존재하는 설계, 지어지지 않는 설계를 지양하고 실체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설계를 하고자 한다. 그 가운데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설계 해법을 찾고 그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경관과 공간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 박준서 / 디자인 엘
  • LH 본사 신사옥 LH New Headquarter
    천년 고을에 자리 잡은 천년나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천년 고을 진주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공공 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경남 진주에 신사옥을 조성해 지난 4월 약 1,400여 명의 직원들이 새 사옥으로 이전했다. LH 신사옥이 자리 잡은 진주혁신도시는 서쪽으로 남강을 사이에 두고 진주 시청과3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다. 부지 서쪽에는 남강으로 유입되는 영천강이 흐르고 있으며, 동북쪽으로는 마치 달을 토해내는 듯하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한 월아산月牙山이 보인다. 사옥 주변으로는 한국남동발전,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건물이 들어서 새로 조성된 진주혁신도시의 중심부를 이루고 있다. 그 주변으로는 아파트단지가 들어섰으며, 영천강과 남강 사이에는 진주종합경기장의 유려한 곡선이 펼쳐진다. LH 신사옥은 약 29,000평의 대지에 연면적 41,000평, 지상 20층 지하 2층 규모로 조성되어 각종 문화·체육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영천강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도시구조에 따라 자리 잡은 새로운 사옥은 풍요와 나눔이라는 기업 가치를 상징하는 ‘천년나무Millennium Tree’를 중심 개념으로 삼았다. 에너지절약형 건축을 지향하는 건물의 형태는 패시브 디자인을 반영해 유선형 매스로 계획되었다. 두 갈래로 뻗은 나뭇가지 형태의 저층부와 북쪽 가지에서 솟아오른 20층 규모의 타워는 마치 학이 비상하는 듯한 모습을 연상시킨다. 특히 건물의 정면에는 전통 문살을 입면 프레임(격자형 X-루버)으로 차용해 비정형 매스의 시각적 강렬함을 더하고 있다. 주민과 함께하는 사옥 신사옥은 LH 직원들과 관련 방문자들을 위한 업무 공간이기도 하지만 새롭게 조성된 진주혁신도시의 주민들과 진주 시민들에게 높은 질의 오픈스페이스와 각종 문화·체육 시설을 제공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신사옥은 월아산으로 향하는 통경축을 중심으로 동측에는 업무 시설과 문화·전시 시설(토지주택박물관, 홍보관), 서측에는 보육 시설과 체육 시설(실내체육관, 수영장, 헬스장, 축구장, 테니스장 등)을 배치했다. 부족한 녹지 공간을 보완하기 위해 남쪽의 근린공원 및 공개공지와 통합하여 계획했으며, 미리 조성된 북쪽의 소공원과도 자연스러운 연계를 유도했다. 따라서 이용 시설에 따라 내부 사용자와 자동차는 동측으로, 외부 주민들은 서측으로 이용 동선이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부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길은 비상시 차량 동선이지만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 대신 보도와 같이 바닥을 포장해 평상시에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도록 했다. 기본 및 실시설계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기술제안설계조경사무소 사람과나무 건축설계(설계공모)무영건축+토문엔지니어링 건축(원안), DA건축(기술제안) 시공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계룡건설, 중앙건설, 도원ENC, STX건설) 감리LH신사옥건설단 위치경상남도 진주시 충의로 19 대지면적97,165.70m2 조경면적31,350.00m2 공사기간2012.10.29 ~ 2015.3.2
    • 김정은 / 토문, 그룹한, 사람과나무
  • 경의선숲길을 거닐다 폐선부지의 변신, 경의선숲길
    20대 초중반을 대흥동에서, 후반을 동교동에서 보내고 있다. 동아리 선후배 및 동기들과 어울려 이 주변 술집과 골목을 누비며 밤을 새고 무수한 레포트와 이력서를 동네 카페에서 죽치고 앉아 쓰곤 했던 내게 (현재의)경의선숲길과 그 일대는, 말하자면 나의 ‘주 무대’ 같은곳이다. 지금이야 이곳에 공원이 들어서고 주변에 번듯한 상가도 세워져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철길 일대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곳이 었다. 철길로 인해 오랫동안 단절되어온 탓에 철길을 사이에 두고 도시의 풍경은 낯선 느낌이 들만큼 확연히 달라졌다. 특히 서강대 학생들에게 철길 너머의 인근 하숙촌은 옆 건물 하숙생 알람 소리에 맞춰 기상한다는 농담―실제로 경험해 본 바, 단순한 우스개만은 아니다―이 있을 만큼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열악한 주거 환경과 소금 단지만큼 짠내 나는 하숙집 아주머니의 바가지로 악명 높은 동네였다. 철길 일대는 가로등이 별로 없고 으슥해 늦은 밤이면 근처를 지나가기가 망설여지는 위험 지역이기도 했다. 철길을 따라서 억센 잡초가 뒤덮고 온갖 쓰레기가 널려 있었지만 아무도 이곳을 치우거나 가꾸지 않았다. 한때 중요한 물자와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는 경의선 철길은 도시 조직에 파묻히고 결국 지중화되어 폐쇄되면서 지역의 슬럼으로 변해갔다. ‘별 것 없는’ 공간이 사랑받는 법 5~6년 전 기억을 다시 끄집어낸 것은 이 으슥한 ‘뒷골목’이 공원으로 바뀐 것을 처음 보고 느꼈던 놀라움을 말하기 위해서다. 2012년,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찾아가 봤던 경의선숲길 1단계 구간(대흥동 구간)은 규모도 크지 않고(17,450m2) 디자인이 특별히 세련된 것도 아니지만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주민들이 활발히 이용하는 ‘생기 있는 공원’이었다. 올해 개장한 경의선숲길 2단계 구간(연남동, 염리동, 새창고개 구간), 특히 연남동 구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가히 뜨거울 정도다. SNS나 블로그 등에 공원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고 공원을 중심으로 한 상권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인근 스트리트 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에서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찾는 생활형 공원이 되고 있다는 점은 이 공원이 유행처럼 인기를 끌다 금방 시들해질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여느 공원처럼 탁 트인 광장이나 테마 놀이터도 없고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기도 힘든 좁고 긴 선형 공원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경의선숲길권역의 문화 재생과 늘장 폐선부지의 변신, 경의선숲길
    누구를 위한 숲길 공원인가 지난 6월 말 메르스 여파 속에서 서울시의 경의선숲길 2단계 공사(연남동, 염리동, 새창고개 구간)가 완료되었다. 6.3km에 걸친 선형 공원의 상당 부분이 개통되어 앞으로 경의선숲길은 주변 지역에 여러 가지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경의선숲길은 그 규모와 특성과 함께 의미 또한 중요하다. 우선 폐선부지 전 구간에 걸쳐 유휴 공간을 체계적으로 활용해 공원 녹지가 추가적으로 확보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서울의 서북 생활권을 관통하는 녹지축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이미 공원 조성과 운영 관리 과정에서도 지역 여건을 반영한 ‘문화 공원’으로서의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자연적이기보다는 지나치게 장식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이 공원의 조경 요소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적 삶의 문화를 생태적 요소와 함께 어우러지게 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특히 서교동, 연남동, 신촌등 홍대 문화권과 크게 맞물려 있는 문화 지형적 특성을 감안하면 경의선숲길은 서북권뿐만 아니라 서울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주민 협의와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시민 참여에 바탕을 두고 공원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공원이 도시 차원에 미칠 영향을 고려 하면서 향후 운영과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를 준비했는 가’라는 측면에서는 많은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주변의 도시적 맥락보다는 경의선숲길 자체에만 의미를 국한시킨 점, 그리고 제한적인 주민 참여라는 한계는 이미 서울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상호 협약에서부터 예견되었다. 협약의 내용은 공단이 서울시에 공원 조성을 위한 부지 사용권을 제공하는 대신 서울시는 역세권 개발과 관련한 인·허가에 협조한다는 것이다. 이 협약은 서울시가 지역 생활에 기반한 장소성과 도시적 전략의 차원에서 경의선 권역을 다루기 어렵게 하는 한계선을 이미 설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점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역세권 개발 방식을 짚지 않을 수 없다. 거의 2km에 이르는 구간에서 실행될 대기업의 대형 역세권 개발이 주변 지역에 야기할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정한은 1996년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도시연대)를 설립하여 7년간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1990년대 후반 인사동에서 ‘마을만들기’라는 개념을 이론화하고 인사동 유지 보전을 위한 작은 가게 살리기 활동을 펼쳐 인사동 지구단위계획과 문화지구 지정을 이끌어냈다. 이후 인사동과 북촌한옥마을을 기반으로 마을만들기 전국네트워크를 운영한 바 있다. 2001년 이후 홍대 앞 클럽데이를 10년간 주관했고, 2003년 지역 재생과 공간 재활용을 아젠다로 내걸고 문화·예술, 도시, 건축, 조경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 지역 활동가 100여 명이 참여하는 사단법인 공간문화센터를 설립한 후 현재까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경의선 폐선부지의 개발 유보지에 세워진 사회적 경제 장터 ‘늘장’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 되살아난 옛 골목길의 정취 폐선부지의 변신, 경의선숲길
    거실 같은 골목길 예전에 필자가 살던 동네의 골목은 자동차 한 대는 쉽게 지나가도 동시에 두 대가 지나가기에는 어려운 좁은 폭의 길이었다. 그 골목길 어귀의 전봇대 불빛 아래에는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다. ‘도매 식품’이라는 간판을 단 그 가게에서 가장 비싼 과자는 200원짜리 ‘가나초콜렛’이었다. 포장은 밤색과 빨간색의 두 가지였는데 왜 다른 포장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고 없는 낮 시간에는 할머니와 ‘일하는 언니’들이 골목길에 나와 수다를 떨곤 했고, 그 옆에서는 유치원을 다니기엔 아직도 많이 어린 아이들이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았다. 그런 골목길이 하교 시간부터 저녁 식사 시간 전까지는 축구나 야구를 하는 동네 운동장이 된다. 주말 낮이나 평일 저녁에는 어른들이 배드민턴을 치러나오기도 했다. 배드민턴공은 대문 위에 떨어지기 일쑤여서 몸집이 작은 아이들이 가끔씩 벽을 타고 올라가서 몇 개씩 주워오곤 했다. 장황하게 골목길의 풍경을 묘사한 이유는 우리의 골목길을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하게 사용해왔는가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1970년대까지 골목길은 우리의 거실이었고 운동장이었다. 그러다가 현대자동차가 포니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삶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골목길=주차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집집마다 자동차가 있어 멀리 있는 시골도 편히 갈 수 있게 되었지만, 대문 앞의 공원 같고 마당 같고 운동장 같던 골목길은 없어졌다. 운동장 같던 골목이 없어졌지만 그때는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반짝거리는 자동차를 얻었으니까.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놀이터가 필요 없다. 방과 후에 학원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도 가끔씩 서는 장터를 위해 수십 년간 사용되어 오던 놀이터의 놀이기구와 모래를 모두 없애고 그 자리를 공터로 만들었다. 이제 우리가 집을 나서 갈 수 있는 곳은 돈을 내야 들어 갈 수 있는 카페와 정신없는 길밖에 없다. 새로 짓는 계획 도시의 중앙에는 좋은 공원이 자리 잡고 있지만, 왠지 그 공원은 우리의 삶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 작정하고 차려입고 가기 전에는 좀처럼 발걸음이 향하질 않는다. 서울숲이 그렇고, 분당중앙공원이나 광교호수공원도 그렇다. 참 좋은데 자주 가기는 힘들다. 공원과 접근성 얼마 전 경의선숲길을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이 공원은 다르다. 근처 홍익대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처음 개장한 다음에는 가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잡지사에서 건축가의 시선으로 경의선숲길을 평해달라는 원고 청탁을 받게 되었고 어느 더운 여름날 오후 마음을 잡고 가보았다. 처음에는 들어가는 곳을 찾지 못해 헤매었다. 경의선 홍대입구역 7번 출구로 들어가서 3번 출구로 나온 다음에야 겨우 경의선숲길을 볼 수 있었다. 시원하게 뚫린 선형 공원의 개방적인 모습이 첫인상으로 다가왔다. 공원 주변으로 있는 각양각색의 맛집과 소위 ‘힙’해 보이도록 리모델링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시장기를 해결하기 위해 ‘○○블루스’라는 가게에 들어갔다. ‘항정살 철판구이’를 맛있게 먹고 본격적으로 산책을 시작했다. 이 공원의 특징은 주변의 도심 조직과 밀접하게 붙어있다는 점이다. 서울숲이 뉴욕의 센트럴 파크처럼 대규모로 조성되었음에도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센트럴파크에 비해 현격히 적은 이유는 서울숲의 주변부 대부분을 단절하는 강변북로와 순환도로에서 찾을 수 있다. 겨우 도시와 접한 성수동쪽 면이 부분적으로 공원과 연결되어 있지만 사실 사람들이 그쪽으로 갈 일 자체가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에 센트럴 파크는 직사각형의 공원 부지 사방으로 수많은 거리가 접하고있어서 다양한 도심 속 프로그램과 유기적인 연계가 가능하다. 한 예로 센트럴 파크 중심에서 5번가로 나오면 바로 앞에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이 보이고, 심지어 5번가와 접한 공원 내에는 록펠러가 기증한 엄청난 예술품이 소장되어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도 있다. 미술관 하나는 공원 바깥쪽에 다른 하나는 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 모습이 마치 공원과 도시가 ‘장군 멍군’하는 형세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센트럴 파크는 도시와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살아 있는 공원이 된 것이다. 반면에 서울숲은 도로로 막혀 있다. 분당중앙공원 주변으로는 아파트 숲밖에 찾아 볼 수 없으며, 누군가 공원에 가려 해도 구름다리를 타고 7차선의 도로를 건너야 한다. 유현준은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부교수이자 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다. 하버드 대학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연세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리처드 마이어 뉴욕 사무소와 MIT건축연구소에서 실무를 익혔다. 2013년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 2010년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 2009년 젊은 건축가상등을 수상한 바 있다. 주요 저서로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Modernism : A Hybrid between Eastern and Western Culture』, 『52 9 12』, 『현대건축의 흐름, 모더니즘 동서양 문화의 하이브리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