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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앉기, 서로 알기
2016 공공디자인 공모전
지난 8월 4일,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에서 ‘2016 공공디자인 공모전’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2016 공공디자인 공모전’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외부 공간에 설치할 벤치를 ‘서울 앉기, 서로 알기’라는 주제로 디자인하는 시민 공모전이다. 공간을 재해석한 창의적인 시설물을 통해 소통이 있는 활기차고 즐거운 도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이번 공모전의 목표였다.
대상을 수상한 나석영의 ‘마주하는 집’은 길음2동 주민센터를 배경으로 협소한 외부 공간을 활용했다. 좁은 도로와 보도 없이 바로 맞닿아 있어 주변 공간이 부족한 주민센터 외벽에 배관 파이프로 집 모양을 형상화한 벤치를 설치하여 주민의 작은 쉼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조로운 건물 외관을 개선하고 주민센터의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도 보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협소한 공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했다. 금상에는 윤소희, 김한슬의 ‘작지만 다양한’과 황도일의 ‘단지 의자’가 선정됐다. ‘작지만 다양한’은 주차장과 보행로 간의 구분이 모호하고 협소한 용답동 주민센터의 외부 공간에 보행 영역을 구분해줄 수 있는 트렐리스형 벤치다. 가벼운 프레임에 접이식 벤치를 설치해 보행 통로, 정원 같은 휴식처, 전시 및 교류 공간 등으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단지 의자’는 전통 한옥으로 지어진 혜화동 주민센터에 어울리는 장독을 콘셉트로 했다. 누구나 앉아 보고 싶은 친근한 장독 단지 의자가 고풍스럽고 세련된 분위기를 풍긴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은상 4작품, 동상 7작품, 장려상 15작품, 입선 20작품 등 총 49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시상식 및 전시회는 9월 21일부터 9월 29일까지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개최된다. 수상자에게는 서울특별시장상과 함께 대상 5백만 원, 금상 2백만 원, 은상 1백만 원, 동상 50만 원, 장려상 30만 원, 입선 2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서울시는 수상작을 실물로 제작하여 시민들이 직접 앉아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작품집과 매뉴얼을 제작하여 자치구 및 산하사업소에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전시회에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활용도가 높은 작품은 추가로 제작하여 주민센터에 설치할 예정이다.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은 ‘내 손안에 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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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출판기피증
짐작하건대 『환경과조경』에서 독자 여러분의 시간을 가장 덜 빼앗는 꼭지는 ‘워크 & 크리티시즘work & criticism’, 특히 외국 작품이 실린 지면일 것 같다.
“그냥 사진발 아닐까?”
“페이스북 링크에서 두 달 전에 이미 본 건데?”
“설계비 제대로 받을 수 있고 공사비 넉넉해서 좋은 재료 쓸 수 있으면, 설계자가 합리적인 조건으로 감리까지 할 수 있으면, 우리도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뭔가 다르고, 근사하네! 다음에 시간 날 때 제대로 읽어보자.”
적지 않은 독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며 작품 지면을 빛의 속도로 넘기실 것이다. 작품을 설명하는 텍스트를 정독하는 독자는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환경과조경』 리뉴얼을 기획하던 3년 전 가을, 가장 큰 혁신이 필요한 지면은 작품 꼭지라고 많은 사람이 입을 모았다. 사진의 질을 높인다, 해외와 국내 작품의 비율을 잘 조율하는 건 물론이고 국내 작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 사진만 나열하는 화보식 구성을 극복하고 가급적이면 비평을, 아니면 설계 노트나 인터뷰라도 함께 싣는다는 큰 편집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해외 작품의 비율을 낮추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조경 전문지가 국외의 최신 경향이나 디자인 쟁점에 지면을 할애하는 게 잘못된 방향은 아니다. 다양한 경로의 취재와 조사, 여러 단계의 검토 회의를 통해 양질의 외국 작품을 선정하려고 애쓰고 있다. 실은 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잘 알려진 유수의 세계적 사무소든 가진 거라곤 의욕밖에 없는 동구권의 신생 사무소든 대체로 해외의 조경설계사무소에서는 반응이 아주 빨리 오기 때문이다. 게재 의사를 타진하면 대부분의 경우 잘 정리된 텍스트, 저작권이 해결된 사진, 출판에 최적화된 도면과 그래픽 등이 한 묶음으로 며칠 안에 바로 날아온다. 작은 사무실이더라도 홍보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를 따로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 디자인이 크게 바뀌었어요. 초기 콘셉트와 완전히 달라져서 우리 작품이라고 보기 어려워요.”
“재하도 업체가 시공을 한 터라 완성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감리 계약을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니 설계 이후의 과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실정이에요. 우리가 설계한 거라고 도저히 보기 어렵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요구가 점점 터무니없어져서 결국 산으로 갔어요. 말도 하기 싫어요.”
“이제 겨우 완공해서 식재가 아직 볼품없을 텐데요.”
“준공 직후라 지주목이 나무보다 더 주인공이에요.”
“관리가 안 되어서 엉망이에요.”
홍길동도 아니고 자기 작품을 자기 작품이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 근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국내설계사무소에 연락을 하면 흔히 들을 수 있는 하소연이다. 섭외 단계부터 녹록지 않다. 어렵게 섭외가 되더라도 게재까지 걸리는 시간이 해외 작품보다 서너 배는 더 길다. 작품 구하기부터 지난하다 보니 비평 의뢰는 말할 것도 없다. 조경설계사무소가 넘쳐나는 이 땅에 작업의 양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예전처럼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대부분의 조경가가 작품 게재를 꺼려하거나 기피하는 현상. 우선 시스템 상의 이유 때문일 것이다. 설계와 감리, 설계와 시공이 호흡을 함께 할 수 없는 제도적 여건 속에서 설계자의 의도대로 작품이 완성되기 어렵다. 잦은 설계 변경과 클라이언트의 비합리적 요구를 겪고 어렵게 실현해낸 작업이지만 만족스럽기 쉽지 않다. 적어도 수천 명의 손에 들릴 잡지를 통해 공개하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물론 겸양의 미덕이라는 다른 이유도 있을 것 같다.
잡지 편집자로서의 편향된 시각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조경가들에게 출판에 대한 마인드가 조금 부족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매체를 통해 작품을 출판한다는 것은 현재의 산물과 그 수준을 기록하고 공론의 영역에 소통시키는 과정의 첫걸음이다. 이런 거창한 의미만 있는 건 아니다. 출판은 홍보와 마케팅을 위한 아주 현실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출판에 신경 쓰고 정성 들이는 게 오히려 경제적이다. 열악한 설계 환경, 미비한 제도, 침체된 경기에 대처하기도 벅찬데 작품은 대체 뭐고 출판이 무슨 소용이냐는 반론이 벌써부터 들려오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신세 한탄, 소모적이다. 불안감과 피로감을 확대 재생산할 뿐이다. SNS에 작품 이미지를 올리는 것처럼 즐겁게 『환경과조경』의 문을 두드려주시면 좋겠다. 『환경과조경』의 작품 지면은 일생일대의 역작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동시대의 실험과 성과를 함께 나누고 이야기하는 생산적 공간을 지향한다.
모처럼 이번 달에는 오피스박김과 이화원의 근작 여섯 개를 담는다. 지난 10년간 자신만의 설계 문법을 실험하고 구축해 온 그들의 작품에 독자 여러분의 시선이 오래 머무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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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종도서관
National Library of Korea, Sejong
행복도서관, 그 첫 장을 열다세종시의 호수공원에서 바라보면, 하얀 종이 한 장이 사뿐히 내려앉은 듯한 자태의 건물이 있다. 바로 2013년 말에 개관한 국립세종도서관이다. 설계가 진행되던 2009년에는 일명 ‘행복도서관’으로 불리던 프로젝트다. 건물의 곡선은 한국적이기도 하고, 행복하게 웃고 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설계 당시 도서관은 아날로그 형태로 디지털을 수용하고, 감성까지 담는 감성 도서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우리는 세종국립도서관을 세종시의 도시 브랜드와 정체성이 구현된 상징적 아이콘이자, 내외부가 연결되는 소통의 장으로서 사람과 정보가 상호 교류하는 체험 도서관으로 만들고자 했다.
대지의 기억과 풍경을 담다국립세종도서관은 중심행정타운의 도시축, 즉 세종시 중앙녹지공원으로 연결되는 상징적인 축에 있다. 이곳은 호수 변을 따라 자리한 대통령기록관, 정부세종컨벤션센터 등으로 이루어진 도시 문화 밴드 상에 있는 중요한 지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공시설의 외부 공간을 연계한다면 매우 의미 있는 장소가 될 것으로 보았다.세종시가 계획되기 전의 모습도 중요하게 고려했다. 옛길의 흔적은 거의 사라졌지만, 솔숲이 있는 언덕과 작은 연못을 설계에 반영했다. 또한 건축 설계팀과 협업해 건물의 매스를 들어 올려 건물과 지표면의 접점을 최소화했다. 이로 인해 외부 공간은 더 넓어지고 건물은 더 경쾌한 느낌을 갖게 됐다.
조경 설계조경설계 이화원건축 설계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시공대림건설발주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위치충청남도 연기군 남면 송담리 산4면적29,817m2완공2013. 12.
*환경과조경 341호(2016년 9월호) 수록본 일부
조경설계 이화원은 조경 분야를 중심으로 창의성에 기반한 디자이너 그룹이다. 복잡한 현상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도시와 자연의 조정자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국립생태원, 북서울미술관, 대통령기록관, 당인리발전소 공원 등이 있다. 문제 중심이 아닌 관계 설정의 관점으로 현상을 바라보며 시간, 공간, 문화 등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김이식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에 조경설계 이화원을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조경을 통한 세상의 변화를 꿈꾸며 앞으로도 설계가의 길을 걸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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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블로썸 파크
CJ Blossom Park
광교는 오피스박김의 소사小史에서 뜻깊은 도시다. 광교산 남쪽에 자리 잡은 신도시다 보니 도시계획으로 부지를 잘라 놓은 후 남게 된 산자락들이 구릉의 형태로 산재해 있고, 가장 환금적 생산성이 낮은 도시 프로그램일 수밖에 없는 근린공원들이 거의 모두 그 남겨진 산지에 위치해 있다. 산 위의 공원 열세 개의 기본 설계를 진행했던 우리가, 근린공원8호의 남쪽 경계와 닿아있는 약 30,000m2 부지에 CJ 통합연구소 랜드스케이프를 설계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봄이었다.
광교지형술CJ 블로썸 파크는 전국에 흩어져 있던 화학, 농업, 제약 등의 연구소를 한군데로 모아 시너지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는 그에 맞는 외부 공간을 설계함에 있어서 연구원들이야말로 신체적 활동에 비해 정신적 활동이 월등히 많은 직업군이라는 것과 연구소가 위치한 광교가 다른 어느 도시보다 지형적 맥락이 풍부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연구원들이 틈틈이 산책하며 휴식하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미국의 유명한 몇몇 연구소처럼 광활한 대지의 ‘평면적이고 편평한’ 캠퍼스 형 연구소와 달리 본 연구소는 고밀도의 도시 안 협소한 부지 내에 많은 프로그램이 담겨야 하므로, ‘양감적이고 입체적인’ 외부 공간 조성을 의도했다. 광교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도시 속 구릉지들―혹은 신도시 조성으로 사라진 광교산의 작은 구릉 경관―은 우리가 주목한 주요 설계 문맥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하여 첫째, 연구소 안으로 지형을 직접 끌어들여 ‘새로운 산세’를 만들었고, 둘째, 이를 확장하여 분산된 외부 공간을 ‘흐름의 공간’으로 통합했으며, 셋째, 이러한 지형들이 여러 시점에서 각각 다르고 다양하게 경험될 수 있도록 그 크기와 높낮이를 달리 조성했다. 여기에서 공간 경험은 건물 안에서 볼 때와 그 안에서 거닐 때 모두 마치 광교의 원지형처럼 깊고 서로 중첩되어 보이도록 했다.
조경 설계오피스박김건축 설계Yazdani Studio of CannonDesign(개념 및 기본설계), 희림건축(실시설계)시공(주)정한조경발주CJ제일제당위치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면적35,319.5m2완공2016
*환경과조경 341호(2016년 9월호) 수록본 일부
박윤진은 하버드 GSD를 졸업하고 치치 지진메모리얼 국제설계공모 당선을 계기로 김정윤과 함께 네덜란드에서 오피스박김을 설립하였다(2004). 미국 보스턴 건축대학교 등에 출강하였고 타이완 쉬이첸 대학교(2007), 미국 하버드 대학교(2008, 2010), 오하이오 주립대학교(2011), 호주 멜버른 대학교(2012) 등에서 교육, 전시, 강연을 위해 초청되었다. 김정윤은 서울대학교와 하버드 GSD에서 조경학을 전공하였고, 네덜란드 조경건축사이며 바허닝엔 대학교에 출강하였다. 차세대디자인리더(산업자원부 2007), 광교신도시 공원디자인 커미셔너(2008), 서울형공공건축가(2011)로 선정되었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놀튼건축대학원이 선도적 조경가에게 수여해 온 글림처 특훈 교수(2011)로 임명되어 강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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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A] 술과 공원
K의 남편 L에게 감사한다. 그가 밤낮으로 도면을 그리며 저녁 없는 삶을 보내는 바람에, 나는 L 대신 창경궁의 밤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고궁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나 싶던 내 예상과 달리 창경궁 야간특별관람은 인기가 좋아서 난 번번이 예매에 실패했다. 예매에 성공한 부지런한 K는 어느 초여름, 나를 데리고 홍화문에 들어섰다. 제한된 인원만 예약을 받아 운영하니 붐비지는 않았다. 저녁 바람은 시원했고 길을 따라 세워진 미색 조명은 땅거미가 지는 고궁에 은근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연인들은 명정전을 배경으로 서로를 찍어주기 바빴고, 녹색과 푸른색 조명으로 빛나는 통명전에서는 고궁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여자 둘이서, 명정전을 지나 한창 공연 중인 통명전을 흘깃 보고 춘당지를 따라 걷다가 불 꺼진 대온실을 보고 돌아오니 산책은 금방 끝이 났다. 생각보다 심심한, 그런 풍경이었다. 무얼 기대했던 걸까. 다시 홍화문을 빠져나온 K와 나는 맥주나 한잔 하자며 원서동까지 걸었지만, 9시면 문 닫을 준비를 하는 조용한 북촌 동네에서 그날의 음주는 불발되었다.
사실 창경궁의 야간 개방 역사는 짧지 않다. 그렇다고 왕조 시대에 지엄한 궁궐을 개방했을 리 만무하니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조선이 망국의 길로 들어서고, 일제가 창경궁을 유원지 창경원으로 만들면서, 원내에 ‘사쿠라’를 대량으로 심었다. 매년 늘려 심은 벚나무가 자리를 잡아가자, 1924년부터 창경원에서 밤벚꽃놀이, 야앵夜櫻이 시작되었다. 봄이 되면 흰 꽃이 구름처럼 피고 지며 밤을 밝히는 풍경을 보기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창경원 야앵은 1945년 광복 때까지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매년 열렸다.
1920~30년대 창경원의 밤벚꽃놀이는 기자들의 단골 취재거리였다. 이번 휴일에는 얼마나 많은 입장자들이 몰렸는지,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어떤 새로운 조명 시설을 갖추었는지, 연예장에서는 또 어떤 공연이 펼쳐지는지, 그리고 곳곳에서 벌어지는 볼썽사나운 일들에 대한 개탄까지. 당시 창경원의 봄밤은 무질서와 향락, 일탈의 도가니였다.
야앵의 첫날밤. 20일 밤 7시 반 대경성의 지붕 밑에는 춘흥에 취한 무리들이 수백수천으로 떼를 지어 창경원으로 창경원으로! 꽃구경하러 밀려든다. 창경원 쪽 하늘을 바라보면 큰 불이 난 듯이 환한 화광이 하늘을 뻗찌르고 그 속에는 검은 하늘 산허리에 안개가 끼인 듯 밤 벚꽃은 흰데 찬란한 오색등이 열을 지어 꽃 속에 꽃을 피우고 흥에 겨워 미친 듯한 사람 떼는 물결을 이루고 있다. … 이 나무 밑에 춘흥에 취한 떼의 젊은이들이 잔디 위에 둘러 앉아 잔을 돌리는데 삐루는 거품을 내며 넘쳐흐른다. 요란스럽게 울려오는 축음기 소리에 장단을 맞추어 손뼉 치는 사람 엉덩춤추는 사람, 가고 오는 사람보고 웃는 사람까지 모다 취하여 버렸다.1
신문과 잡지 기자들은 난장판이 되어가는 창경원의 밤벚꽃놀이에 혀를 끌끌 차면서도 꾸역꾸역 기사를 내보냈다. 당시 대중잡지인 『별건곤』의 한 여기자는 퇴근 무렵 ‘야앵 첫날밤에 창경원에 가보라’는 편집국장의 명령을 받았다. “그저 구경을 하러 가라는 말은 아니겠고 무슨 기사를 얻어 오라는 말이겠는데 창경원 야앵 기사야 그동안 신문에서 잡지에서 신물이 나도록 우려먹지 아니했나? 그러니 그대로 평범한 꽃 이야기만 늘어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다지 신기한 것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2 80여 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퇴근 무렵 잡지사 풍경은 별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광복 이후에도 그런 창경궁의 밤 풍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창경원의 밤벚꽃놀이는 1958년 재개되었고, 창경원이 다시 창경궁으로 복원되는 1980년대 초까지 계속되었다.
해마다 벚꽃이 망울질 무렵인 4월 15일쯤부터 시작해서 약 한 달간 계속되는 창경원의 밤벚꽃놀이는 이제 40여년의 역사를 가진 시민축제라기보다는 온 백성의 축제인지도 모른다. 매년 높아가는 인기 속에 맞는 밤벚꽃놀이지만 “오색등에 조명된 벚꽃 아래서 조용한 봄밤의 정서에 젖어 본다”는 낭만은 요란한 고고 리듬이나 니나노 가락에 흥청대는 소란 속에 밀려나고 있고 놀랍게 번창하는 갖가지 바가지 상혼과 폭력 풍기 사범 등으로 한때나마 서민의 휴식처를 엉망으로 만드는 것은 마음 아픈 일. … 요새는 10대 20대의 청소년들이 포터블 전축을 간편히 들고 들어와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고고춤의 일대 향연을 벌이고 있으니 세상은 많이도 변했다.3
광복 이후에도 갈 곳이 마땅치 않았던 서울 시민들에게 창경원은 대중적인 공원과 다름없었다. 벚나무 아래서 니나노 가락을 흥얼거리는 어르신들에게나, 음악을 틀고 고고춤을 추는 청소년들에게나. 일제의 강점에서 벗어난 지 30여 년이 넘었는 데도 일제가 만들어 놓은 유원지에서 식민지 시대와 똑 닮은 모습으로 봄밤을 즐기는 모습을 떠올리면 서글프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그 창경원의 봄밤이 세파에 시달리는 서울 시민들에게 해방구 역할을 하지 않았나도 싶다.
사람들의 관성은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얼마 전 서울시에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안’이 입법 예고되었다고 한다. 도시공원이나 어린이 놀이터, 그 밖의 서울시장이 지정한 장소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는 일명 ‘음주청정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한강공원이나 얼마 전 개장해 인기를 누리는 경의선숲길도 역시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버린 쓰레기나 밤이 되도 멈추지 않는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니 공원에서의 음주가무의 역사는 길고도 끈질기다. 또 한편으로는 여전히 공원이 우리의 해방구가 되고 있다는 의미인지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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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서재] L의 운동화
『L의 운동화』의 주인공은 실력을 인정받은 예술 작품 복원 전문가다. 이야기는 어느 날 그에게 운동화 복원 의뢰가 들어오며 시작된다. 복원함의 유리창 너머로 마주한 운동화의 고무 밑창은 거의 다 떨어져 나갔고, 손끝으로 건드리면 당장에라도 내려앉아 먼지가 되어버릴 것처럼 낡았다. 심지어 왼쪽 한 짝은 어디로 갔는지, 보관함에는 오른쪽 운동화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이런 낡은 운동화가 소중히 보관되고 있는 이유는, 운동화의 주인이 ‘L’이기 때문이다. 소설에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L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청년 이한열이다. 1987년 6월 9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에 참여했던 그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았고, 현장에는 최루탄 냄새가 밴 오른쪽 운동화만이 남았다. 작년은 이한열의 28주기였고, 미술품 복원 전문가인 김겸 박사가 3개월에 걸쳐 운동화의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책의 저자인 김숨은 김겸 박사의 연구소에서 복원 작업을 지켜보았고, 그 과정을 소설로 재탄생시켰다.
해외 작품을 소개할 때면, 번역에 애를 먹을 때가 있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1를 영어로 완벽하게 옮길 수 없듯이, 다른 나라의 언어에도 한국어로 대체할 수 없는 단어나 문장들이 있다. 결국 문장의 맥락이나 작품의 사진을 보고 유추해 적절한 단어를 고르게 된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했던 일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어렵게 느껴진다. 과연 내가 고른 단어가 맞는 것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나 가치관이 정보를 왜곡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간에 쫓겨 섣부르게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인지 『L의 운동화』가 느릿하게 그려내는 운동화 복원 과정이 내겐 그다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주인공의 끈기와 깊이가 부러웠다.
소설은 총 271페이지인데, 그중 본격적인 복원 작업이 담긴 지면은 118페이지뿐이다. 전체 분량의 채 반도 되지 않는다. 그 나머지 페이지는 복원 작업에 들어가기 전 끊임없이 계속된 주인공의 고민과 생각들이 차지했다. 주인공은 자신이 운동화복원 작업의 적임자임을 알지만 의뢰를 받아들일지 말지 고민한다. 한참 후에야 의뢰를 받아들이기로 한 뒤에는, L에 의해 운동화가 어떻게 변형되었을까 생각하기 시작한다. “L에게 척추 측만증이 있었다면 어깨가 평형을 잃고 한쪽으로 기울었을 것이고, 기운 쪽 발 운동화 밑창이 그렇지 않은 쪽 운동화 밑창보다 빠르게 닳았을 것이다”2 이어 그는 L이 걸을 때 왼발에 더 힘을 주었을지, 오른발에 힘을 더 주었을지 또 보폭은 어땠을지 생각한다. 그 이유는 “습관뿐 아니라 성격과 기질이 그
사람의 옷과 신발과 가방 같은 물건에 고스란히 기록된다는 것”3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L의 운동화는 단순한 신발 하나가 아니다. 과거 L의 친구였던 이는 편지로 “제 친구 M도, J도, L도, K도 R도 운동화를 신고 다녔습니다. 그러니까 L의 운동화는 저의 L의 운동화는 … ‘우리 모두’의 운동화이기도 했던 것입니다”4라고 말한다. 운동화에는 L의 모습이 담겨있으
며,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 당시 일어났던 사건을 넘어 L과 함께했던 모든 이들을 대표한다. 주인공이 L의 운동화를 소중하게 다루는 만큼, 김숨 역시 L을 조심스럽게 그려나간다. L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의 기억을 통해서 어렴풋이 서술되며, 담담한 서체는 독자에게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복원 작업을 상세하고 느리게 묘사하며 그 사이사이 주인공의 고민을 숨이 막히도록 빽빽하게 늘어놓는다. 그 과정과 고민들을 통해 L의 운동화가 지닌 무거움
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최소한의 복원을 할지, 레플리카 방식의 복원은 어떨지, 운동화 끈을 풀지 말지 고민하는 주인공을 보니 자연스럽게 잡지 편집 작업이 연상됐다. 작품에는 작가의 가치관이 담기기 마련이고, 작품을 설명하는 사진은 여러 가지 기법을 사용해 의도를 드러낸다. 활기찬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노출 시간을 늘려 사람들이 움직이며 남기는 궤적을 찍기고 하고, 밑에서 올려다보는 구도를 사용해 수목이나 구조물의 웅장함을 강조하기도 한다. 긴 수평선이 주는 안정감은 바닷가의 평화로운 풍경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이런 의도를 잘 파악해야 작품을 잘 소개할 수 있는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주인공은 운동화의 고무 밑창을 복원하기 위해 에폭시수지를 주입한 후, 이틀 내내 L의 운동화를 바라보기만 한다. 밑창이 딱딱하게 변하기를 기다리며 그저 운동화가 담긴 플라스틱 상자의 온도와 습도를 확인할 뿐이다. 잡지의 마감 기간, 교정부호 하나 없이 깨끗한 교정지를 눈앞에 둔 내 모습이 떠오른다. 꼼꼼히 살폈는데도 오타나 비문을 찾을 수 없을 때, 불안함에 원고를 더 샅샅이 뒤지게 된다. 한참을 들여다보면 모든 문장이 어색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오타는 꼭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툭 튀어나와 나를 민망하게 만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울 때가 있다. 뭔가를 할 때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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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7017 인포가든
미리 만나는 서울역 고가, 2016. 6. ~ 11.
서울도서관 모퉁이의 보행 통로에 흰색 원통들이 등장했다. 원통 위에는 푸른 식물이 자라고 있고, 바닥은 회색 블록이 깔린 주변 보도와는 다르게 흰색 시멘트로 포장됐다. 주변과 확연히 구분되는 이 공간은 2017년 완공될 서울역 고가 보행길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조성된 ‘서울역 7017 인포가든(이하 인포가든)’이다. 인포메이션과 가든의 합성어인 인포가든은 서울역 고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서울시가 조성한 작은 정원이다. 지난 6월 23일 서울시는 인포가든을 개방했고, 이를 기념하며 같은 달 26일까지 다양한 전시와 공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인포가든의 설계는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의 당선 작가인 비니 마스(MVRDV)가 맡아 진행했다. 218m2의 작은 보행 공간 위에 원통형의 전시 시설과 안내 시설, 식재 화분tree pot 열 개, 가로등 세 개가 설치됐는데, 이는 비니 마스의 서울역 고가 설계안 ‘서울수목원The Seoul Arboretum’의 핵심 요소들이다. 실제 서울역 고가에는 20개의 편의 시설과 684개의 식재 화분이 설치되어, 서울 곳곳을 연결하는 거대한 수목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직경 5m, 높이 3.5m의 원통형 전시 시설의 지붕에는 사계장미가 식재됐다. 벽면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설치되어 있어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특히 내부의 벽면이 붉은색으로 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이 시설에서는 서울역 고가의 역사와 미래를 체험할 수 있다. 중앙에 설치된 스마트 미디어 테이블에서는 서울역 일대의 변화와 서울역 고가가 완공된 모습을 3D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전시관 상부에 마련된 5개의 모니터에서는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서울역 고가 시민 개방 행사, 서울역 일대 스케치투어 영상 등이 상영된다. 이 밖에도 전시 시설 대각선 방향에 있는 안내 시설에서 프로젝트 관련 정보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
10개의 식재 화분에는 반송, 백송, 소나무, 잣나무, 사계장미, 팥배나무, 산사나무가 식재됐다. 이 화분은 일반형과 벤치형으로 나뉘는데, 지름이 1.7m 정도 되는 식재 화분에는 앉아서 쉬어갈 수 있는 목재 벤치가 설치됐다. 여러 나무와 서울도서관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작은 피난처를 제공한다.
인포가든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주말, 공휴일에는 오전 10시 ~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은 휴무다. 11월 말까지 운영한 후에는 실제 서울역 고가로 옮겨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역 고가는 지난 5월 기존의 바닥판을 걷어낸 데에 이어 새로운 바닥 판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10월 말이면 새로운 상판 포장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4월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남은 공사를 진행할 것이다.
새롭게 태어날 서울역 고가는 어떤 모습일까? 인포가든 외에도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모으기 위해 트리팟 기부 캠페인, 고가 만화 전시, 서울 드로잉 전시회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추후 서울역 7017 홈페이지(www.ss7017.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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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쇼몽 국제 정원 페스티벌
2016 Chaumont International Garden Festival
고려에 망국의 빛이 드리워지고 조선 건국의 조짐이 보이던 혼란스러운 시기인 14세기 말 15세기 초, 유럽에서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핏빛이 가득한 전쟁이 한창이었다. 바로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백년전쟁이다.프랑스에서 가장 긴 루아르Loire 강변의 건물들이 요새 역할을 해준 덕분에 프랑스는 영국의 공격에도 버틸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난 이후 요새는 아름다운 루아르 강변을 바라보며 오랜 전쟁의 피로를 푸는 오락과 휴양의 장소로 거듭나게 되었다.
프랑스 서남쪽, 길이 200km의 강변을 따라 위치한 인구 2,000명의 작은 마을 쇼몽에는 매년 30만 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간다. 세계 3대 정원 축제인 쇼몽 국제정원 페스티벌Chaumont International Garden Festival이 열리기 때문이다.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19개의 루아르 고성The Loire Valley between Sully-sur-Loire and Chalonnes 중 쇼몽 성Château-Chaumont에서는 1992년부터 쇼몽 국제 정원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이 축제에서는 작가의 개성이 담긴 정원뿐만 아니라 고성 곳곳에 전시된 예술 사진, 설치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축제는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열리며 올해는 한국 설치미술가 이배의 작품과 한국과 프랑스 작가의 합작품인 ‘대단원을 위한 정원Le Jardin du Dernier Acte’, 2015년 조성된 ‘한국 정원Le Jardin Coréen’등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기라도 하는 듯 한국의 색채를 축제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다가올 세기의 정원
쇼몽 국제 정원 페스티벌은 매년 독특한 주제로 진행된다. 올해의 주제는 ‘다가올 세기의 정원Gardens from the coming century’으로 미래의 정원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프랑스에서 개최한 축제이니만큼 프랑스 작가의 참여율이 높지만, 국제 정원 페스티벌의 명성에 걸맞게 러시아, 이탈리아, 영국, 스위스, 미국, 벨기에, 캐나다, 한국 등 다양한 나라의 작가가 출전했다. 매년 300~400개의 출품작이 등록되고 그 중 25개 내외의 작품만이 실제 정원으로 구현된다. 이 축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특별한 자부심을 갖는 데, 축제를 준비하는 조직 그리고 작가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관람객의 분위기가 여느 정원박람회와 다르기 때문이다. 진행위원회는 산업의 진흥을 위해 여러 물품을 모아 놓고 판매·선전하는 박람회와 구별되도록 작품 조성 의도를 부각시키고 관람객의 집중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정원을 하나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이 관람하는 방문객의 모습은 쇼몽 국제 정원 페스티벌을 세계 조경가가 참여하고 싶은 3대 정원 축제로 만든 힘이다. 다가올 세기, 미래의 정원은 어떤 모습일까? 2016 쇼몽 국제 정원 페스티벌에서 각기 다른관점으로 표현된 24개의 작품을 통해 미래의 정원을 만나볼 수 있다.
케 비에네 라 플뤼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는 지구의 환경을 걱정하는 관점에서 표현한 ‘케 비에네 라 플뤼Que Vienne la Pluie’는 미얀마의 인레Inlé 강에서 영감을 얻어조성됐다. 마치 거대한 맹그로브mangrove 아래에 생긴 터널에 휴식 공간이 마련된 것처럼 보인다. 이 정원은 하나의 실험장으로, 자연이 인간의 통제 아래에 있지 않으며 인간이 자연 안에서 자유로이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표현했다. 이 작품은 올해 쇼몽 국제 정원페스티벌에서 창작상Le prix de la Création을 수상하였다.
익스플로시브 네이처
미래의 환경이 아무리 척박해져도 자연은 살아남을 수 있는 방식을 찾아 적응해나갈 것이다. ‘익스플로시브네이처Explosive Nature’의 거대한 구조물 틈새 사이사이에는 씨앗 폭탄Seed Bombs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식물이 자라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환경을 스스로 찾아내고, 그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요소로 표현됐다. 인간의 힘이 아닌 자연 스스로의 힘으로 정원이 조성되는 모습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정원으로 디자인 및 혁신적인 아이디어상Design et idées novatrices을 수상하였다.
대단원을 위한 정원
안지성 작가가 참가한 한-프 합작팀의 ‘대단원을 위한 정원’은 트랑스포자블상Le prix du Jardin transposable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자연이 거의 남지 않은 2250년에 고가로 소비되는 제품이 된 자연을 느끼기 위해 극장을 찾아야만 하는 미래를 보여준다. 이밖에도 같은 트랑스포자블상을 수상한 ‘누 아이언스 투 오 자르댕Nous Irons tous au Jardin’과 식물의 색채 및 조화상 Palette et harmonie végétales을 수상한 ‘르 자르댕 데 에멜장스Le Jardin des Emergences’를 선보였다.
몇 백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정원박람회가 세계 곳곳에서 열리지만, 3.5헥타르의 공간에 24개의 정원이 조성된 쇼몽 국제 정원 페스티벌이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정원 축제가 된 이유는 정원을 조성하는 작가의 철학과 개념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원을 단순히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공간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다룬다. 또한 작가의 철학과 주제에 대한 개념이 한정된 공간 안에서 어떻게 물리적으로 표현되는지에 주목한다. 매년 사회적인 이슈 혹은 즐거움, 원죄와 같이 철학적인 주제를 선정해 정원으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를 생각하고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전 세계 조경가의 꿈의 무대가 될 수 있었다.
올 여름 프랑스 파리 혹은 유럽으로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쇼몽 국제 정원 페스티벌에 한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왕이면 쇼몽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도록 여유롭게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매년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빛의 정원’이라는 이름의 저녁 축제가 열리는 데, 올해도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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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과 홈리스의 시대, 도시와 건축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New Shelters: 난민을 위한 건축적 제안들’ & ‘홈리스의 도시’ 전
전 세계는 지금 난민과 홈리스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프랑스 니스의 트럭 테러, 브렉시트, 반이민 정책을 구호로 외치는 정치인의 지지율 상승 등 최근 화제가 된 이슈들은 난민이나 이주민을 둘러싼 갈등과 관계가 깊다. 비단 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누적 난민 신청자는 1만 5천여 명이지만, 난민 자격을 인정받은 사람은 580여 명 정도로 단 4%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편 모국에서 일명 ‘난민’이 된 사람들도 있다. ‘전세난민’, ‘취업 난민’, 심지어는 ‘연애 난민’까지. 타국에서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주민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이제 ‘난민’이란 단어는 평범한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일반 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과 경제 불황은 평범한 사람들을 홈리스로, 난민으로 내몰고 있다. 난민과 홈리스의 시대, 도시와 건축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지난 7월 8일부터 8월 7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선보이는 두 개의 전시, ‘New Shelters: 난민을 위한 건축적 제안들’과 ‘홈리스의 도시’는 우리 앞에 던져진 질문에 도전한다.
물리적인 보호를 넘어 인식의 전환으로
아르코미술관 1층에서 선보이는 ‘New Shelters: 난민을 위한 건축적 제안들’은 국내 난민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하고 이러한 현실이 일부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돌보아야 할 공통의 문제임을 환기한다. 정림건축문화재단이 기획하고 주관한 이번 전시는 ‘건축적 제안들’이란 부제를 달고 있지만, 난민을 위한 물리적인 보호소나 쉘터를 단순히 디자인하는 작업보다는 영상, 아카이브, 사진, 일러스트 등 난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는 폭넓은 작업을 선보인다.
한 예로, 건축팀 에스오에이는 문화인류학자 김현미 교수(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와 협업해 농촌 지역 여성 이주자들의 주거 실상에 대해 연구하고 새로운 거주 형태를 제시하는 ‘다시-정착’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제대로 된 거주 공간이 아니라 농장 옆에 가설 구조로 지어놓은 비닐하우스에서 공동으로 생활하는 이주자들의 거주 환경을 사진과 맵핑으로 소개하고 이들을 위한 새로운 공동 주택 유형으로 농산물 간이 집하장을 변형시키는 안을 제시했다. 건축가 인터뷰 영상에서 강예린 공동 소장은 “이주자는 새로운 삶과 기회를 찾아서 이주를 실행할 만큼 모험심이 강한 사람들”이라며 이주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들을 동정하거나 불쌍한 시선으로 대하는 것은 또 하나의 차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건축가 집단 레어 콜렉티브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함께 ‘마음 한쪽 마당 한쪽 내어주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참여 의사가 있는 지역 주민의 집 마당 한 구석에 설치할 수 있는 유기 동물 임시 대피소를 프로토타입의 설치물로 선보였다. 우리 사회에서 난민 문제는 무관심 속에 버려지고 사람들이 혐오하기까지 하는 유기 동물의 상황과 유사할 지도 모른다는 은유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레어 콜렉티브는 일상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유기 동물의 문제를 다루면서 내 삶과는 동떨어진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 난민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도록 했다. 이번 전시의 디렉터를 맡은 박성태 정림건축문화재단 이사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해 우리 사회의 ‘난민’을 새롭게 해석하고 그들을 우리 사회로 아우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홈리스의 삶
‘New Shelters: 난민을 위한 건축적 제안들’이 난민문제에 대한 공론화와 대안을 건축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면, 아르코 미술관 2층에서 선보이는 ‘홈리스의 도시’는 현대 도시의 주거 문제와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할 기본적인 생활 조건 등의 문제를 파고든다. 10여 개국 16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아시아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21세기형 난민의 삶과 그 배경에 대해 영상, 사진, 설치 등의 작업으로 풀어냈다.
전시를 기획한 목홍균 독립큐레이터는 홈리스의 시선에서 도시의 거주 문제를 주목했다. 그는 “UN은 홈리스를 집이 없거나 옥외 또는 여인숙에서 잠을 자는 사람, 집이 있지만 UN의 기준에 충족되지 않는 집에서 사는 사람, 안정된 거주권과 직업, 교육, 건강관리가 충족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홈home’의 첫 번째 사전적 의미는 ‘(특히 가족과 함께 사는) 집’이다. 집은 물리적인 공간일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공간이며 고향이다. 따라서 ‘홈리스’는 ‘노숙자’만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며 현대 도시에서 살아가는 누구나 다양한 이유로 홈리스의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편에게 구타당해 집을 떠난 여자(조영주, ‘가정상실’, 혼합매체, 2016),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시의 개발이 중단된 고층 빌딩에 슬럼을 이룬 빈민들(U-TT, ‘토레 다비드’, 영상, 20분, 2013), 1950년대에 지어진 베이징 아파트의 지하 벙커에 거주하는 도시인들(심치인, ‘쥐종족’, 영상설치, 10분, 2010~2015), 일제강점기, 한국 전쟁 등 일련의 비극을 겪으며 고향을 떠나게 된 사람(김혜민, ‘옛날 옛적에 판문점’, 싱글채널 비디오, 47분, 2013) 등 전시에서는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홈리스가 등장한다.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현대 도시의 홈리스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의 도시는 홈리스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도시의 홈리스에게 과연 희망이 있는가’란 질문이 떠오른다. “도시는 지구에서 가장 무정하고 인공적인 장소다. 그 궁극의 해법은 도시를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도시를 떠남으로서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도살장의 고기 운송 방식에 착안해 획기적인 대량 생산 시스템을 도입한 헨리 포드의 말이다. 그의 절망적인 인식처럼 도시를 버리고 떠나는 것만이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일까?
어떤 작가는 풍자적으로, 어떤 작가는 시니컬하게 ‘홈리스의 도시’를 해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6명의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현대의 도시가 잃어버린 ‘홈’의 인간적인 정서를 그리워한다. 레고 블록을 이용해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진행형 설치 작품인 ‘함께 만드는집’(문재원, 레고 설치, 2016)이 어두운 분위기의 전시물로 구성된 ‘홈리스의 도시’ 전에서 유일하게 화려하고 유쾌한 작품이었다는 점은 무정하고 인공적인 홈리스의 도시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공동체’와 ‘공감’의 가치를 믿고 기대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난민과 홈리스의 시대, 우리에게 던져진 거대한 도전에 이번 두 전시는 소박한 답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 소박한 답의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지난 7월 15일, ‘New Shelters: 난민을 위한 건축적 제안들’ 전시와 연계한 난민 포럼에서 인권학자 조효제 교수(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는 “난민에 대한 배척과 혐오가 점점 심해지는 오늘날, 사회운동가나 인권단체가 아닌 건축계와 예술계에서 난민의 인권에 대한 전시를 기획한 시도 자체가 새롭고 의미 있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의 의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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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시선들, 큐레이터 뷰] 로테르담 건축 비엔날레, 대안 경제를 논하다
2016 로테르담 건축 비엔날레 ‘넥스트 이코노미’
세계적인 현대 건축물로 유명한 도시 로테르담에서는 2003년부터 로테르담 건축 비엔날레IABR(International Architecture Biennale Rotterdam)가 개최되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넥스트 이코노미Next Economy’로, 로테르담 항구 산업 지구인 카텐드레흐트Katendrecht에서 4월 23일부터 7월 10일까지 열렸다. 전 지구적으로 경제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각 도시마다 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축 비엔날레가 제안하는 ‘다음번 경제’는 무엇인가? 다가올 미래 경제에 대한 건축적 비전과 가능성을 로테르담 건축비엔날레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로테르담, 폐허에서 대안적 도시 모델로
세계적인 현대 건축물과 도시 환경의 혁신적 모델로 손꼽히는 도시 로테르담. 이 도시는 어떻게 현대 건축의 실험적 무대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네덜란드의 대표적 항구도시로 유서 깊은 건축물이 가득했던 로테르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도시전체가 파괴된 비극적 역사가 있다. 전후 폐허가 된 도시에서 시작된 로테르담의 건축적 실험은 ‘살 수 있는 도시’로 재건해야만 했던 도시계획적 관점에 의한다. 2003년부터 개최된 로테르담 건축 비엔날레는 건축의 역할을 건축 미학에서 벗어나 도시 공간과 도시 환경 안에서 모색해 왔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건축 행사다 보니 IABR의 건축적 제안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IABR가 6회에 걸쳐 탐색해온 주제는 2003년 모빌리티Mobility, 2005년 홍수The Flood, 2007년 권력Power, 2009년 오픈 시티Open City, 2012년 도시 만들기Making City, 2014년 자연에 의한 도시Urban by Nature 등으로 심상치 않다. 매해 정치, 사회, 경제적 관계에서 도시 공간, 도시 환경, 도시계획을 분석하고, 이로부터 모색 가능한 건축의 역할을 현실 사회에 끊임없이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을 통해 도시적 삶을 재건한 지극히 로테르담적인 도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IABR이 접근하는 도시 경제란?
특히 지난 2014년 ‘자연에 의한 도시’에서 IABR은 오늘날 도시 개발의 환경 파괴를 염려하며 환경, 자원, 에너지에 주목한 건축적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마치 올해의 주제 ‘넥스트 이코노미’와 상반된 주제처럼 보일 수 있다. 도시 경제란 최근 전 세계 도시마다 내세우는 ‘창조도시론’이 추구하는 경제적 효과와 관련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IABR에서 이러한 개발 지향적 도시 제안을 구상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다음번 경제에 접근하고자 하는 건축 비엔날레의 목적은 자본화된 도시 발전을 비판하고, 도시에서 지속가능한 다른 경제적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접근은 지난 회 ‘자연에 의한 도시’의 연장선상에서 심화된 것이다. 올해 IABR은 지난 비엔날레에서 탐색했던 자연과 공생하는 도시적 삶, 전 지구적으로 개선해야 할 대안 에너지 등에 대한 논제로부터 대안 경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건축은 발생부터 자본에 민감한 분야다. 도시 발전, 경제 성장과 뗄 수 없는 분야이기에 건축이 ‘경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자기비판적인 모순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오해의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IABR의 대안 경제적 관점은 과감하고 대담하다. 올해의 비엔날레는 오늘날 무차별적인 도시 성장이 초래한 도시 문제와 불균형에 대한 비판적 자기성찰부터 시작한다. 글로벌 도시들이 직면한 도시 성장의 폐해로부터 벗어날 어떠한 대안적 경제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전시의 시작, ‘첨단도시론’에 대한 비판
“테크놀로지는 답이다. 그런데 질문이 무엇이었나”(Cedric Price, 1966) 본격적으로 전시장에 진입하기 전 벽면에 쓰인 이 글귀는 오늘날 첨단 기술 사회에 대한 비평적 견해를 전한다. 글귀가 적힌 벽면 앞에서 관객들은 3D 안경을 쓰고 미래 도시를 탐험하게 되는데, 가상현실은 놀라운 기술적 재현으로 현재를 투영할 뿐이다. 첨단 기술에 갇힌 사회,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뒤로 돌아갈 수도 없다. 신체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스마트 폰마냥 첨단 기술은 현재의 시간 속에 있다. 테크놀로지가 선도할 줄 알았던 미래 도시에 대한 전망은 기술을 사용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불투명해진 모습이다. 첨단 기술을 몸에 착용한 우리는 여전히 어떠한 미래가 다가올지 예측할 수 없다. 점점 더 확실해지는 것은 도시 성장이 초래한 불평등 문제와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 이민자와 난민 문제, 슬럼 등 도시 문제의 증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비엔날레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도시 성장에서 소외된 지역과 도시 개발에서 추방된 로컬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건축 디자인을 통해 지지하고 경제적으로도 지속가능한 모델을 제안하는 것이다.
심소미는 독립 큐레이터이며 미술과 도시 관련 비평을 쓰고 있다.‘신지도제작자’(2015), ‘모바일홈 프로젝트’(2014) 등 현대 미술과 도시 연구를 매개한전시 기획을 해왔으며, 도시 개입 프로젝트 ‘마이크로시티랩’(2016)을 선보일 예정이다.2016년 난 난지창작스튜디오 연구자 레지던시에 입주해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