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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 문화 발전소를 향해 2017 『환경과조경』 편집위원 회의
    2017년 『환경과조경』은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콘텐츠가 분리되거나 묶이며 섹션명이 변경됐고, 면주의 위치가 하단으로 내려오는 등 디자인도 일부분 바뀌었다.그리고 판권 페이지의 ‘편집위원’란에는 새로운 이름이 등장했다. 2017년 1월 1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환경과조경』의 편집 방향과 콘텐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제13기 편집위원이다. 지난3년간 제12기 편집위원으로 많은 조언을 주신 박승진소장(디자인 스튜디오 loci)이 2년 더 활동해주실 것을 약속했고, 강연주 소장(우리엔디자인펌), 민성훈 교수(수원대학교도시부동산개발학과), 이호영 소장(HLD), 정귀원 대표(제대로lab.), 최이규 교수(계명대학교 도시학부)가 새롭게 위촉됐다. 지난 1월 18일, 새로운 편집위원들을 『환경과조경』 편집실로 초대했다. 2017년 첫 번째 편집위원 회의다. 중앙 테이블에서 『환경과조경』의 기획 방향, 디자인 등을두고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이미지 크기가 커지고 텍스트 분량이 줄어들어 가독성이 높아졌다는 평이 있었고, 콘텐츠의 구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디자인이 조정된다면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또한 마우스 클릭 한번이면 세계각국의 설계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종이 매체의 특성을 살려 시공 방법이나 디자인 노하우 등 좀 더 디테일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도시설계와 도시재생, 책과 영화, 전시에 이르기까지 『환경과조경』이 다루고 있는 폭넓은 콘텐츠에서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잡지로 성장할 가능성을 발견한 이도 있었다. 다만 잡지의 방향성을 잃지 않기 위해분명한 중심점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2017년 다룰만한 특집 주제와 연재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올해도 『환경과조경』은 여전히 조경 문화 발전소를 꿈꾸고 있다. 편집위원 회의를 비롯하여 편집팀 회의 등에 참여하다 보면, 문득 이런 노력이 독자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올해는오피니언 란에 좀 더 많은 독자들의 의견이 답지하기를 기대해본다.
  • [편집자의 서재] 교코
    2016년이 끝나기 전, 급한 마음으로 책 몇 권을 구매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문학잡지 두 종의 정기 구독도 신청했다. 연말 준비로 가벼워진 지갑을 걱정하면서도 십만 원에 가까운 돈을 기꺼이 지불한 건 순전히 이 꼭지, ‘편집자의 서재’ 때문이었다. 격 달로 돌아오는 ‘편집자의 서재’는 나에게 기사 쓰기와는 또 다른 부담을 주는 코너다. 오롯이 책에 대한 감상만으로 잡지 한 페이지를 빼곡하게 채워야 한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어렵고 또 괴로운 일이었다. 2016년 11월, 입사 일 년을 맞이한 나는 불안해졌다. 고작 여섯 권의 책을 소개했을 뿐인데 서재가 바닥난 것이다. 허겁지겁 인터넷을 뒤져 채운 도서 구매 목록은 일종의 보험이자 새해의 다짐 같은 것이었다. 새로운 책을 읽고 느낀 감상을 그럴듯하게 써보겠다는 계획. 한동안은 곳간에 곡식을 가득 채워 넣어 겨울 날 준비를 마친 농부처럼 든든했다. 야심 찬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첫 번째 책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워서, 다음 책은 게으름 때문에 다 읽지 못했다(주말에 TV에서 끊임없이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과 대학로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공연은 또 어찌나 재미있는지). ‘오랫동안 묵혀두어 종갓집 씨간장처럼 발효된 첫사랑 카드’도 없는 나는 대신 오래된 기억을 쥐어짜 고등학교 시절 읽은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무라카미 류의 『교코』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욕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배우고 싶은 것도, 관심거리도, 하고 싶은 일도 너무 많아 장래 희망을 적는 란을 앞에 두면 한참을 고민하곤 했다. 당시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반납해주며 바코드를 찍는 일이 멋져 보여 도서부에 들었고, 일주일에 이삼일 정도 봉사활동을 하러 점심시간 도서관을 찾았다. 기대와는 달리 도서관을 찾는 학생 수는 극히 적었다. 따분함에 도서관 이곳저곳을 서성이다 우연히 일본 문학 소설 코너에서 『교코』를 만나게 됐다. 욕심에 비해 특출한 재능이 없던 내게 교코는 단박에 선망의 대상이 됐다.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수수하지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가진 교코. 일본에서 트럭 운전사로 일하는 그는 때때로 긴 팔다리를 이용해 “럼을 마시는 것도 잊어버리고 타는 목마름과 함께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에 빠트리는 춤을 추는 댄서가 된다. 항상 차분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그에게도 뜨거움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룸바와 차차차, 맘보. 수준급 댄서도 한두 번만에 따라하기 힘든 춤을 교코에게 가르친 건 일본에 GI(Government Issued)로 파병됐던 호세 코르테스다.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여덟 살 교코에게 춤은 단순히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됐다. “난 줄곧 혼자라고, 혼자라고만 생각하면서 자랐어. 호세와 춤을 춘 것은 단지 다섯 달 뿐이야. 혹시, 나를 잊었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호세는 나를 도와주고 구원해 주었어, 그냥 춤을 가르쳐주었을 뿐이니까 나의 이런 말이 좀 과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가 르쳐주었으니까, 그렇잖아?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것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는 그런 것을 가르쳐주었으니까.” 장장 다섯 페이지에 걸쳐 묘사되는 교코의 춤사위를 보고 있으면, 호세가 떠난 뒤에도 철조망 앞에서 혹은 빈 공터에서 호세가 가르쳐 준 스텝을 연습하는 교코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교코는 호세를 만나기 위해 겁도 없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호세를 찾아다니고, 호세를 만나고, 호세가 에이즈에 걸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럼에도 호세를 피자를 팔던 빨간 밴에 태워 그의 고향으로 데려다주는 여정이 교코를 만난 사람들의 시선에서 그려진다. 영화로 치면 일종의 로드무비다. 갈대를 흩트리는 바람처럼 교코는 짧은 만남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잔뜩 헤집어 놓는다. 어떤 이는 어린 시절의 꿈을 떠올리고, 편견에 싸여 있던 자신을 반성하기도 한다. 호세가 교코에게 “다가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처럼” 심어준 춤은 교코를 통해 사람들에게 번져 나간다. 나도 마찬가지다. 유치하지만 아직도 종종 나에게도 언젠가 교코의 춤처럼 나를 뜨겁게 만들어줄 무언가가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꾼다. 입사한 지 일 년여가 흘렀다. 편집실 한 편에 놓인, 내 이름 석 자가 적힌 잡지 14권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고, 두 달 뒤 찾아올 ‘편집자의 서재’ 꼭지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미래는 지금, 이미 벌써 당신의 손에 있다 … 나는 여태 어딘가로 향하는 길 위에 있었다 … 옛날에는 그것이 피로하고 초조했지만 이제 괜찮다. 길 위에 있을 때만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라는 교코의 말을 떠올리며 한 가지를 약속하려 한다. 4월호 ‘편집자의 서재’는 내 게으름으로 포기해 버린 책, 정이현의 『상냥한 폭력의 시대』다. *환경과조경346호(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
  • [CODA] 특집을 기획하는 법
    L이 보낸 이메일은 냉소적이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러한 보여주기식 행사가 탐탁하지 않으며, 정책을 요구하려면 장기적으로 많은 인재가 필요하며 다수의 목소리가합쳐져 함께 외쳐야 할 텐데, 그동안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뒷받침을 하지못한 채 주택 건설 시장에 묻어 파이를 키우다가, 이제 와서 반성 없이 위기론을논하고 열정을 요구하는 기성세대를 납득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호 특집을위해 진행한 설문, ‘당신이 원하는 차기 정부의 조경 정책은 무엇입니까?’에 대한답변에 덧붙인 이야기였다. 넘겨짚었다고, 그런 의도의 기획이 아니라고 해명하고싶었지만 젊은 실무자가 느끼는 분노와 불신, 오랜 좌절감에는 공감할 수 있었다. 이 글이 그에게 보내는 변명은 아니다. 다만 그 일갈의 여운이 오래 남았다고, 이제 기성세대에 편입했다고 느끼는 나 역시 내 자리에서 무얼 해야 할지 고민한다고 말하고 싶다. 디자인 분야 매체에서 일해 오면서 요즘처럼 정치의 변화가 나의 일과 가깝다고느낀 적이 없다. 지난 해 『환경과조경』 편집부는 2017년을 준비하면서 올해는 선거가 있는 해이니 특집 리스트에 대통령 후보들의 도시·조경 관련 공약을 검토하는 기획을 올려두고 있었다. 12월 초, 매주 토요일 열리는 촛불집회의 열기가 점점뜨거워지고 누구나 대선 일정이 빨라질 것이란 예측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오며 가며 일명 대선 특집 기획의 시점을 당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기시작했다. 그때 누군가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을 수동적으로 살펴보는 기획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조경계의 의견을 수렴한 정책을 만들어 후보에게 전달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던졌다. 오! 모두들 멋진 생각이라며 박수를 쳤다. 조경 분야는늘 국가 정책에서 소외되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좀 더 전략적이고 주도적인 접근 방식이라 살짝 흥분도 됐다. 마침 그 즈음 열린 올해의 조경인 시상식에서 정책분야 수상자인 이재준 교수가 조경 정책에 관한 좌담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5년여 동안 수원시 제2부시장으로서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은 후 정치에도 도전장을 낸 바 있는 그가 참여한다면 훨씬 실효성 있는 정책이 도출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든든한 아군을 얻은 느낌이었다. 기획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시점은? 촛불 시국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각 후보들이 공약을 발표하기 전에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려면 지금 당장! 좌담 제목은 뭘로 하지? 우리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게 좋겠어. 그리하여 ‘차기 정부 조경정책 어젠다’란 거창한 제목이 정해졌다. 토론자로 누굴 모시지? 우린 ‘되면 좋다’는 태도로 논의하기보다는 실천력을 담보하고 싶었다. 조경계의 의견을 수렴하고,또 대표해 실천해 줄 수 있으며, 제도를 만드는 데 경험 있는 분들이 필요했다. 그결과 지난 1월부터 신임 한국조경학회 회장과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직을 맡아18개 단체가 참여하는 범 환경조경단체총연합의 구성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서주환 회장과, 환경조경발전재단의 초석을 놓고 학회장 재임 시 조경 관련 법 제정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임승빈 원장을 모셨다. 특집을 지원 사격해 줄 칼럼은 100만평문화공원운동을 제창했고 그 실현을 위해 국가도시공원법 제정, 100만 명 서명운동에 앞장서 왔던 김승환 동아대학교 명예교수에게 부탁드렸다. 누군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 의견도 받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도출하려는 정책이 우리 내부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조경의 책임과 과제를 다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정책을 찾자는 것임을 독자들에게 잘전달하고 싶었다. 그렇게 기획은 진화되어 나갔다. 그리고 1월 초, 활자화할 수 있는 내용 반, 오프 더 레코드 반으로 흐른 좌담이 마무리되었다. 독자들과 토론자들이 제안한 여러 정책 가운데 이미 조경계에서 여러 차례 논의된 것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좌담의 목적은 기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데 있다기보다, 그 가운데 무엇이 국가적 차원에서 대통령이 내걸 수 있는 정책이며, 어떤 언어로 표현되어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목표만큼 전략과 전술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렇게 1월을 보내는 와중에도 광장의 촛불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혹자는 이전의광화문광장과 지금의 광장은 다르다고 평한다. 지난 2016년 11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래최대의 인파, ‘광장의 역사’를 새로 쓴 날로 기억된다. 우리는 광장을 뒤덮은 인파를보며 주체적 시민의 힘에 압도되기도 하고, 그 축제적 가능성에 전율하기도 한다. 한국의 도시민에게 광장은 익숙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광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마도 시작은 2002년 6월, 월드컵과 촛불집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물론 1960년 4.19 혁명을 통해, 그리고 1987년 6월 민주화 시위를 통해 시민이 주체가 된 광장을 발견했다. 그러나 2002년을 기점으로 우리는 광장에서 집단적 정치 참여가 축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그리고 지금 저마다 광장 문화의 진화를 느끼며 이 변화에 대해 생각을 나누고 싶어 한다. 『환경과조경』이 공동 주최하고 있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의 올해 주제가 ‘광장의 재발견’으로 결정된 것은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환경과조경』 편집부역시 ‘광장의 재발견’을 주제로 3월호 특집을 준비 중이다. 혹자는 지금은 광장의설계를 논하기보다 광장 문화를 성찰할 때라고 말한다. 그러나 광장을 정치적 관점으로만 해석할 경우 광장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용도와 층위를 간과할 우려도있다. 가능한 광장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담아 보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들도 그다양한 면면 가운데서 우리 시대 광장의 의미와 쓰임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 이번 호부터 아티스트 겸 예술기획자 진나래의 ‘예술이 도시와 관계하는 열한 가지 방식’이 연재된다. 그는최근 예술인 블랙리스트 사태에 분개하여 첫 원고의 주제를 급하게 변경했다고 한다. “예술인이 목소리조차빼앗기고 예술이 공터로서의 기능마저 상실하게 된다면, … 우리는 그 사회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원고의 마지막 문장에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절감하게 된다.
  • [PRODUCT] (주)이노블록 스톤 페이버 3종 출시 블랜딩, 트래버틴, 팀버 스톤 페이버
    (주)이노블록이 스톤 페이버 3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블랜딩 스톤 페이버, 트래버틴 스톤 페이버, 팀버 스톤 페이버가 그것. 이번에 출시된 세 제품은 천연석이나 목재 질감을 자연스럽게 구현해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가로 경관 연출이 가능하다. 특히 세 제품 모두 독일 바이엘 안료를 사용해 자연석 느낌의 색상을 구현하고, 백화 억제 효과가 뛰어나다. 자연석 질감의 프리미엄 블록, 블랜딩 스톤 페이버 블랜딩 스톤 페이버(Blending Stone Paver)는 기존 데카스톤(Deca Stone) D1 규격 제품과비슷하지만 모따기가 되어있으며 아홉 가지의 다양한 규격의 블록으로 구성된다. 독일 고델만 사(社)와의 기술 제휴로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형태의 디자인 블록이다. 한가지 제품에 세 가지 색상의 조화로 아름다운 자연석 질감을 표현하며, 멀티몰드 시스템으로 다양한 사이즈를 조합해 생산하므로 별도의 패턴 없이 시공이 가능한 것이특징이다. 석회암 질감의 고급 석재 대체 블록, 트래버틴 스톤 페이버 트래버틴 스톤 페이버(Travertin Stone Paver)는 다양한 가로 경관 연출이 가능한 높이80T의 보도용 블록이다. 천연석(석회, 퇴적암) 질감을 구현해 고급 석재의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으며, 세 가지 색상이 블렌딩되어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멀티몰드 시스템으로 패턴 설계 없이 경관 연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목재 나이테 질감의 데크 대체 블록, 팀버 스톤 페이버 팀버 스톤 페이버(Timber Stone Paver)는 목재의 나이테 질감을 구현한 제품으로 일반정형 블록과 조합하여 다양한 사용이 가능하며 높이 80T의 보도용이다. 세 가지 색상을 블렌딩하여 대리석의 질감을 구현한다.TEL. 031-358-4711 WEB. www.inoblock.co.kr *환경과조경346호(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
    • (주)이노블록www.inoblock.co.kr
  • [에디토리얼] 용산공원, 담론에서 디자인으로
    아드리안 회저, 낯설게 혹은 어색하게 느끼실 이름. 신년호의 교정지를 놓고 편집부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 조경가 Adriaan Geuze의 성을 한글로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아드리안 구즈로 계속 쓰는 게 적절한가. 단골 토론 메뉴지만 매번 격론을 부르는 소재다. 『환경과조경』은 모든 외래어와 외국 인명이나 지명을 한글로 표기할 때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다. 세계적 스타 조경가일 뿐만 아니라 용산공원의 설계자라는 이유로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는 이 문제의 인물은 네덜란드 사람이다. 네덜란드어의 한글 표기법을 지켜 g는 ‘ㅎ’으로, eu는 ‘외’로, z는 ‘ㅈ’으로, e는 ‘어’나 ‘에’로 표기해야 한다. 그렇다면 아드리안 회저 또는 회제다. 그런데 말처럼 쉽지 않다. ‘조경비평 봄’의 네 번째 책 『용산공원: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출품작 비평』(나무도시, 2013)을 남기준 편집장과 함께 만들 때도 이 문제로 토론을 거듭했다. 남 편집장은 그 사연을 ‘나무도시’ 블로그에 남긴 적이 있는데, 요약하자면 대략 이런 내용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영어식 발음대로 ‘구즈’라고 쓴다. 용산공원 공모의 주최자인 국토부의 보도 자료도 구즈다. 거의 모든 언론 매체도 보도 자료를 준용해 공모 당선자를 구즈로 소개했다. 그런데 구즈의 West 8에서 용산공원 공모전을 전담해 온 최혜영 팀장은 늘 ‘훼즈’라고 표기한 원고를 보내온다. West 8 출신인 오피스박김의 박윤진·김정윤 소장은 항상 ‘허즈’를 고집한다. 아마도 실제 발음은 ‘훼즈’와 ‘허즈’ 사이의 어디쯤에 있을 것 같다. 그렇더라도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거다. 이 책을 계기로 아드리안 구즈를 아드리안 회저 또는 회제로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마침 ‘회저’로 표기한 동아일보의 사례도 있다.” 그러나 구즈를 회저로 개명시키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통용이라는 미명 하에 영어식 표기를 유지하고 말았다.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다는 편집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차원에서 2017년 신년호 특집 ‘용산공원, 이제 함께 이야기하자’에서는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아드리안 구즈는 지금부터 아드리안 회저다. 그는 지난해 11월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진 아드리안 회저-승효상 특별 대담회와 전시회 후 로테르담으로 돌아가 격정적인 어투의 긴 에세이를 보내왔다. 회저는 아마도 용산공원이 정치 논리에 발 묶여 있다고 보고 이 난맥을 디자인 자체로 돌파하고자 마음먹은 듯하다. 이 글을 당시 전시회에 선보인 용산공원 마스터플랜의 서정적 이미지들과 함께 특집에 싣는다. 설계공모 이후 지난 4년간 이해하기 힘든 여러 정치 논리가 용산공원의 발목을 잡은 게 사실이다. 용산공원 설계 예산이 전액 삭감되기까지 했다. 작년에 여러 지면을 탔던 국토부와 서울시 간의 갈등에도 실은 알맹이가 없다. 지역 이기주의와 정파 논리에 갇힌 정치 담론, 포퓰리즘에 불과한 의사(pseudo)-생태 담론, 시대착오적 민족주의 담론의 프레임에 갇힌 용산공원. 길고 힘든 용산공원의 귀환 과정을 담론의 영역에서 디자인의 차원으로 옮길 과제가 던져졌다. 2016년 신년호에서도 용산공원을 다룬 바 있다. ‘용산공원의 현재를 묻다’라는 제목을 단 1년 전 특집이 실종된 용산공원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구상이었다면, 이번 기획은 모처럼 수면 위로 올라온 용산공원에 대한 시민과 사회의 열망을 공원 디자인에 대한 공론으로 이어가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용산공원, 담론에서 디자인으로. 문제는 결국 ‘어떻게’다. 아드리안 회저의 글과 함께 싣는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 배성호 과장과 용산공원 시민포럼 조경진 공동대표의 글에 작은 단초가 있다. 배 과장이 강조하는 소통과 공론화가 실천되고 조 교수가 역설하는 시민 참여의 거버넌스가 전제될 때, 용산공원은 비로소 디자인으로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다. 새해를 여는 이번 345호에는 예고 드린 대로 여러 편의 새 연재가 시작된다. 최이규 교수(계명대학교 도시학부)의 인터뷰 ‘다른 생각, 새로운 공간’은 기성과 다른 시각에서 실천해 온 지방 도시의 새로운 개척자들을 탐사한다. 재미 조경가 안동혁(JCFO)은 ‘가까이 보기, 다시 읽기’에서 디테일을 통해 디자인 전체를 독해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시골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등을 통해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해 온 정원디자이너 오경아의 ‘정원 탐독’이 홀수 달에 여러분을 초대하며, 켤레를 이룰 성종상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정원 생활’은 짝수 달에 배치된다. 심소미의 ‘큐레이터 뷰’는 이번 호로 13회의 막을 내리고, 다음 달부터는 아티스트 겸 예술기획자 진나래의 ‘예술이 도시와 관계하는 열한 가지 방식’이 문을 연다. 『에코스케이프』에 연재되던 주신하 교수(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부)의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은 이번 달부터 지면을 옮겨 새 제목 ‘이미지 스케이프’를 달고 계속된다. 4년째를 맞는 ‘그들이 설계하는 법’의 열세 번째 주자는 『태도』와 『초벌 그림을 그리다』의 저자 이수학 소장(아뜰리에나무)이다. 이번 호부터 전체 구성에 작은 변화가 있음을 쉽게 알아차리실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work & criticism’을 ‘project’와 ‘competition’으로 분리한다. 그렇다고 비평의 비중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feature’ 꼭지의 이름에는 변화가 없다. ‘landscape architect’와 ‘theory & history’는 ‘perspective’라는 새 이름으로 한데 묶는다. ‘view’에는 뉴스 지면을 보강하고 화제의 인물을 다루는 지면도 추가한다. 눈 밝은 독자라면 편집 디자인의 미세한 변경도 감지하실 수 있을 것이다. 송박영신(送朴迎新). 리뉴얼 1기 편집위원회의 활동이 지난 12월호로 마무리됐다. 김세훈, 김영민, 김진오, 박성태, 박승진, 서영애, 2013년 1월호부터 3년간 본지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애써주신 여섯 분 편집위원께 깊이감사드린다. 2기 편집위원은 다음 호에 소개하기로 한다.
  • [칼럼] 서른다섯 살 『환경과조경』, 젊은 그대에게
    『환경과조경』이 2014년 1월호로 리뉴얼한 후 만 3년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리뉴얼판 첫 호에 칼럼으로 응원했는데, 다시 그 자리에서 이 잡지를 생각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잡지를 통해 만나는 이 잡지 편집진의 한결같은 자세는 반갑고 부럽다. 편집주간의 에디토리얼로 열리는 이 잡지의 숨소리는 지면마다 펼쳐지는 필자와 기자들의 생각과 동선을 함축하고 있어서 늘 생동감 있게 읽힌다. 그리고 매 호 담아내는 국내외 소식과 이슈, 시리얼, 피처 기사 등은 파이팅이 넘친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팀플레이가 만들어내는 결과다. 반갑고 부러운 이유다. 손에 감기는 판형과 지질, 독자의 생각을 전면에 세우고 소통하려는 태도, 짜임새 있는 편집 디자인, 광고 지면을 별도의 콘텐츠로 묶어온 전통, 편집진 전체 구성원이 동참하여 만들어내는 특집 지면, 무엇보다도 건축 전문 잡지들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조경과 도시, 건축 분야를 아우르는 역대급 국내외 공모전을 상세하게 다루는 취재력과 편집술. 이 모든 것은 현재의 『환경과조경』을 만드는 발행인과 편집진에게 보내야 할 찬사에 다름 아니다. 『환경과조경』의 지령은 매호 이 분야 저널리즘의 새 역사로 기록된다. 그만큼 오래 전에 창간된 잡지 발행의 전통이 든든한 배경이 된다. 이는 창간 발행인에게 경의를 표하는 이유다. 더욱이 이 잡지가 조경과 환경, 도시, 건축, 디자인 문화의 시대를 견인해옴에 있어서 발행의 주체, 곧 발행인의 존재감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바, 발행의 주체가 바뀌는 과정에서조차 매체를 사고파는 당략적 차원이 아니라 세대교체 차원에서 잡지 발행의 정신이 이어져 끊임없는 투자를 해오고 있음은 그 자체로 대단한 사건이라 할 만하다. 이는 현재의 발행인에게 경의를 표하는 이유다. 어제의 신입기자는 어엿한 중견기자 겸 편집자로 성장했으며, 조경학계의 존경받는 학자들과 이 분야 비평가들이 편집실 내외부에 진용을 갖추고 이 잡지가 던지는 시선의 무게감을 더하고 있음은 예사스럽지 않다. 그러나 이 땅에서 잡지를 발행하는 이들 대부분이 존경받는 위치에 있거나 두 발 쭉 뻗고 사는 시대가 더 이상 아니라는 점에서 작금의 출판과 잡지 시장의 추이는 민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종이 매체 시장은 위기의 시대 한 가운데 있다. 출판과 잡지 시장 모두 과거와 다른 판매 영업 실적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되어온 바지만 전문 잡지의 경우 오래된 전통만 가지고는 살벌한 시대를 헤쳐 나아갈 수 없다. 이 분야의 전문 지식이 없는 이들도 이제는 그럴 것이라고 믿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 동차 내부의 풍경은 압축적이다. 너나없이 스마트폰에 눈을 뺏긴 사람들. 반면 종이책을 펼쳐들고 있는 사람을 한둘 이상 만나보기가 쉽지 않은시대가 된 지 오래다. 신문이 사라진 자리에 잡지 독자를 만나기란 언감생심이다. 그나마 단행본은 실낱같은 생명줄을 잇고 있다. 그런데 단행본을 읽고 있는 저들 손안의 책 상단에는 예외 없이 ‘◯◯도서관 소장도서’란 직인이 찍혀 있다. 저들을 힐난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제 돈 주고 책을 사서 읽는 이들이 적어졌다는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망과 디지털 기기의 수혜를 받는 초특급 IoT 산업 국가의 단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1인 미디어 시대로의 급속한 전개로 이전까지 종이 매체가 보유해왔던 독자층이 상당 부분 무너졌다고 보는 것이 옳다. 우리 사회가 초고속 인터넷망 이전의 시대로 다시 돌아가기 전에는 이 땅에서 출판과 잡지가 누렸던 시장의 뜨거운 반응은 과거지사일 뿐이다. 그런 까닭에 종이 매체들마다 온라인 매체로 선회하며 자구책을 찾는다. 그것이 또한 작금의 대세다. 다만 국내에서는 (국외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성공적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온라인 콘텐츠의 무료 이용자가 다수인 까닭이다. 이 같은 상황은 쉬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체를 병행하여 발행한다. 그것이 그나마 잔존해 있는 판매 영업망 내의 독자와 협력사들을 유지 관리하기 위함이라는 것은 이해되는 바지만, 잡지 발행에 따른 경영의 위태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보장 장치가 될 수는 없다. 『환경과조경』도 넓은 의미에서 작금의 시대적 변동성을 매체 운용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종이 매체로서 잡지의 수익성 저하에 시선을 두기보다 종이 매체―나아가 편집진용―의 역할과 정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독자들에게 새로운 정보의 발굴과 이슈 파이팅은 언제나 환영받는 아이템이다. 독자의 눈높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눈을 뗄 수 없는 잡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편집진의 구성원 저마다가 담당한 특정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성장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 전문성이 적당한 무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독자와 만날 수 있는 장(場)이 필요하다. 발행의 주체는 이들의 전문성에서 비롯된 콘텐츠의 강점을 전략 사업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환경과조경』은 유관 분야 그 어떤 매체보다도 가능성이 큰 잡지다. 전진삼은1960년 인천 생이다.월간『공간』편집장 역임 후,월간『건축인POAR』를 창간하여 건축 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현재 격월간『와이드AR』을 펴내고 있으며,간향 미디어랩&커뮤니티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건축 언론의 사명에 대해 늘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으며,그 연장선에서‘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저널리즘스쿨’, ‘건축비평상’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 전진삼[email protected] / 『와이드AR』 발행인, 간향저널리즘스쿨 GSJ 학교장
  • [용산공원, 함께 이야기하자] 2016 용산공원 마스터플랜 디벨롭먼트 West 8 + 이로재 + 동일기술공사
    용산공원을 자연의 환영을 불러일으키고 생태적 복원을 추구하며, 다양한 공원 문화의 발생을 촉진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치유의 과정’을 제안한다. 먼저, 지형의 회복을 통해 산지 경관의 연속성을 복원한다. 이를 바탕으로, 오염된 토양을 정화해 건강한 생물 환경과 다채로운 자연 경관을 조성한다. 둘째, 외국군 주둔지로서의 역사를 드러낸다. 이것은 역사적 아픔을 치유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땅이 기억하고 있는 군주둔지 이상의 역사 또한 공원에 담는다. 마지막으로, 공원의 모든 경계에서 도시와의 연결을 꾀하여 공원이 도시의 다양성에 녹아들도록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의미의 한국 문화를 공원에서 재정립하고 한국 문화에 담긴 정서적 심상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는 국가공원인 용산공원의 당연한 역할이기도 하다. 우리는 세 가지의 근본적인 전략을 통해 ‘치유의 행위’를 수행하고자 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45호(2017년1월호)수록본 일부
    • West 8
  • [용산공원, 함께 이야기하자] 용산공원 설계의 비전
    우리는 정치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우리는 나무를 위해, 사람을 위해, 어린이들을 위해, 연인들을 위해, 물을 위해, 새들을 위해 그리고 축제를 위해 국제적인 무대에서 공원을 만들어왔다. 건물들을 위한 공원은 아니었다. 용산공원 마스터플랜 작업을 하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물론 우리는 기존 건물의 95%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특정한 건물은 공원과 공원 이용객을 위한 용도에 맞게 새롭게 프로그램되어야 한다. 새롭게 태어난 건물들은 문화적 활동, 요리, 교육, 쉼터, 축제, 공원 관리 등을 위해 활용되며 공원을 더 나은 공간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대상지에 자리 잡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매우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점도 축하할 만한 일이다. 박물관에서는 용산공원과 남산을 조망할 수 있다. 버스와 차량으로도 접근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지하철역, 주차장, 레스토랑을 완비하고 있어 용산공원으로 향하는 출발점으로서 손색이 없다. 전쟁기념관 역시 대상지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용산공원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건물이다. 이 건물은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규모면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전쟁기념관 정도의 건축물이 용산공원에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8개월간 용산공원의 건물들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고, 11월에는 우리가 그리는 공원의 모습을 여러 장의 그림에 담아 제시한 바 있다. 어린이들, 나무들, 호수, 축제 그리고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 공원이 환영하는 다양한 모임들에 관한 이미지였다. 나에게 있어서 용산공원은 자유와 신선한 공기, 즐거움이 가득한 공간이다. 용산공원은 일본에게 빼앗겼다가 미국에게 넘어간 땅이다. 게다가 한 나라의 수도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용산공원을 만드는 것은 잃어버린 자존심의 회복이다. 따라서 나는 ‘공원을 둘러싼 정치’보다 ‘공원’ 그 자체에 집중하고자 한다. 용산공원은 대상지가 지닌 지형과 역사를 바탕으로 건립되어 독특한 성격을 지니게 될 것이다. 특히 역사는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용산공원의 문화는 역사와 보다 깊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 용산공원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 한국인의 정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45호(2017년1월호)수록본 일부
    • 아드리안 회저(Adriaan Geuze) www.west8.nl / West 8 대표
  • [용산공원, 함께 이야기하자] 용산공원, 이제 본격적인 공론의 장으로
    ‘늦었지만 다행이다.’ 2016년 11월 25일, 용산공원 특별 대담회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출입기자단 설명회가 끝난 후 언론이 일제히 내놓은 반응이다. 조선, 중앙, 동아, KBS, SBS, YTN 등 대부분의 신문과 방송은 물론 그간 비판적 논조로 일관했던 한겨레나 경향도 예외가 아니었다. 건물 신축 없는 생태 공원 조성, 기존 건물 활용 방안 전면 재검토, 조성 완료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열린 계획 수립, 민간 주도 공론의 장 마련 등을 골자로 한 용산공원 조성과 관련한 국토부의 기본 방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동안 외면했던 용산공원 계획안 자체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기사를 넘어 사설과 칼럼도 예닐곱 개에 이를 만큼 언론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05년 용산 부지의 공원화가 결정된 이래 전례 없는 수준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어쩌면 진부해 보일 수도 있는 정부의 대책 발표에 대해 많은 언론이 환호한 것일까? 용산공원, 그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여름의 일이다. 당시 필자가 근무하던 기획조정실에 갑자기 ‘용산공원’이 핫한 관리 과제로 떠올랐다. 조용하던 용산공원에 무슨 일인가 싶었다. 사실, 2007년 참여정부 시절 마지막 해에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하 용산공원특별법)이 제정되고, 2008년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이 국토부에 설치된 이후 용산공원의 이미지는 말 그대로 ‘고요함’ 그 자체였다. 서울 한복판에 잃었던 땅을 되찾아 모두가 즐겨 찾는 공원을 만드는 일이니 누구 하나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국토부가 대형 국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으레 겪곤 하는 사회적 갈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언젠가 미군기지가 이전하면 좋은 공원이 만들어지겠지…” 정도가 필자는 물론 일반 국민이 가진, 용산공원에 대한 막연하면서도 공통된 기대감이었을 것이다. 물론 미군기지가 완전히 이전할 때까지는 일반인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 부지의 특성상 이 이상의 관심을 가지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그랬던 용산공원이 갑자기 이슈가 되기 시작한 것은 공원조성계획안의 일부가 대중에게 공개되면서부터다. 국토부는 부지 내의 1,200여 동에 달하는 기존 건축물 중 보존이 필요한 일부 건축물 80여 동을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콘텐츠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용산공원이 국가공원인 만큼 정부 기관이 우선적인 조사 대상이 되었고,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산하에 콘텐츠 소위원회를 설치해 이를 집중 검토하도록 했다. 그 결과 8개 콘텐츠 구성 방안을 도출했고, 2016년 4월 공청회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묻기에 이른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했다. 정부 부처의 입장에서 논의를 시작하다 보니 ‘경찰 박물관’과 같이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용산이라는 장소성과 잘 연결되지 않는 콘텐츠들이 등장한 것이다. 더구나 미래부 과학문화관의 경우 전시 공간의 층고 확보 문제로 기존 건축물 활용이 아닌 ‘신축안’이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콘텐츠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곧바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고 여론의 대다수도 ‘난개발’, ‘부처간 나눠먹기’라는 프레임으로 국토부를 혹독하게 질타했다. 공청회에서 제시된 8개의 콘텐츠는 공론화의 과정에서 논의할 하나의 ‘안’이고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통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국토부에 예의 ‘불도저식 개발 지상주의자’의 이미지까지 덧씌워지면서 일종의 ‘메신저 거부 현상’ 단계에까지 이르게 된다. 여기에 더해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완전하게 이전한 후 충분한 조사를 거쳐 공원조성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정부 시설과 미군 잔류 시설을 포함해 공원의 범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백가쟁명식 주장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국토부는 도저히 믿을 수 없으니 20여 년이 넘도록 이어온 논의를 무위(無爲)로 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중략)... *환경과조경345호(2017년1월호)수록본 일부 배성호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제49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국토교통부에서 근무해왔다. 건축기준 개정, 공공주택 건설 등 건축·주택과 관련된 업무를 주로 담당해왔으며,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파견 기간에는 국가건축정책 기본계획, 녹색건축, 신한옥플랜 등 건축의 미래 비전을 제안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의 실무 그룹 작업을 총괄했다. 장기 국외 훈련의 기회를 얻어 스탠포드 대학교 토목환경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장관비서실과 기획조정실을 거쳐 작년 11월부터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 공원정책과장을 맡고 있다.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한 친절한 입문서 『패시브하우스 콘서트』를 발간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스탠포드 유학 시절 개발한 건물에너지 해석 프로그램 Energy#(blog.naver.com/energysharp)을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 배성호[email protected] /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 공원정책과장
  • [용산공원, 함께 이야기하자] 시민 중심의 계획과 운영을 준비할 때
    “인격적 결합체인 공共과 비인격적 결합체인 공(公)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개인이 서로 연대하고 사유화된 것을 공유로 다시 점유하려는 운동이 중요하다. 이미 이질적인 것으로 변한 공(公)과 공(共)을 억지로 통합하자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영역이 잘 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누가 내게 무언가를 보장해준다는 시혜적 관점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우리 스스로 논의하고 결정하겠다는 자치(自治)의 관점으로의 전환과 함께 공(共)의 힘으로 공公을 탈환하는 공공성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_ 하승우, 『공공성』, 책세상, 2014 2016년, 용산공원 2016년은 용산공원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던 한 해다. 논란은 지난 4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열었던 ‘콘텐츠 선정 및 정비구역 변경’에 관한 공청회부터 시작되었다. 선정된 8개 콘텐츠는 일관성을 찾을 수도 없고, 장소적 맥락과도 부합하지 않았다. 더구나 중앙부처 7개 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문화재청, 경찰청, 산림청, 국가보훈처의 사업을 콘텐츠로 채우겠다는 방식도 시대착오적이었다. 공청회 이후 여러 신문에서 ‘부처별 나눠먹기’라면서 이를 비판하는 사설이 쏟아졌다. 서울시도 용산공원 조성을 정부가 독자적으로 진행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하면서 각을 세웠다. 서울시장도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주도의 용산공원 추진 방식에 강하게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6월 2일 ‘용산공원 시민포럼’이 발족했다. 용산공원 시민포럼도 정부의 일방적 추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계획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8월에는 국회에서 ‘용산공원 토론회’가 열리면서, 용산공원 문제가 정치 쟁점화 되었다. 이후에도 ‘용산생태공원시민클럽’ 등이 생겨나면서 용산공원에 대한 시민 사회 모임은 확산되었다. 11월 27일 국토부는 시설 활용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건축물 신축은 없다고 입장을 선회하게 된다. 용산공원 계획의 조성 시점도 못 박지 않고 여건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할 것이며, 국민참여단을 모으고 심층 토론회도 정례화해 이를 계획에 반영하겠다는 발표를 한다. 시민 사회와 서울시 등의 의견을 전격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서울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용산공원 시민포럼은 공식적인 입장을 개진하지는 않았지만, 국토부의 결정이 여러 의견을 시원하게 수용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의견 조율을 통해 실행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략)... *환경과조경345호(2017년1월호)수록본 일부 조경진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서울시 공원녹지 총감독, 서울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용산공원 시민포럼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마곡지구에 본격적인 식물원을 도입하면서 공원과 결합하는 작업의 코디네이터인 서울식물원 총괄계획가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