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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1월 어느 날의 편집실 풍경
4호선 이수역과 7호선 내방역 사이의 언덕 꼭대기에 있는 『환경과조경』 편집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맞은편 벽에 최근 삼사년 치 잡지와 근간 단행본들을 정면 표지 방향으로 진열해 놓은 책장이 있다. 잡지사 편집 공간다운 첫인상을 주는 이 장면을 클로즈업한 사진이 한동안 페이스북 커버에 쓰이기도 했는데, 반응이 제법 괜찮았다. 이 벽면 앞에는 꽤 넓은 중앙 공간이 있다. 편집실을 도시에 비유하자면 광장에 해당할 이곳에는 여덟 명 정도가, 끼어 앉으면 열두 명까지도 둘러앉을 수 있는 넓고 긴 회의 테이블이 있다. 테이블 왼쪽에는 에디터들이 쓰는 책상 일곱 개가, 오른쪽에는 디자이너들의 작업 공간과 마케팅팀의 책상 두 개가 있다.
이 테이블은 멀티 플레이어다. 수시로 벌어지는 브레인스토밍과 아이디어 회의, 주간과 월간 편집 회의가 이 자리에서 열린다. 디자이너가 초벌 디자인을 끝낸 1교 원고를 이 테이블 위에 놓으면 에디터가 가져가 수차례 교정을 본 후 다시 테이블에 올려 둔다. 에디터와 디자이너가 의견을 조율하는 곳도 이 테이블. 인쇄소나 출력소 직원이 방문해도 이 테이블에서 응대한다. 연재 필자나 단행본 저자와 대화하고 기획하는 곳도 이 테이블의 한 구석이다. 이 다목적 광장은 매달 열 개 넘는 표지 후보작을 펼쳐놓고 토론하고 투표하는 민주주의(!)의 현장이기도 하다.
다른 층에 사무실을 둔 발행인이 편집실에 들러 격려와 응원을 하는 공간도 이곳. 야근 때는 배달 음식을 차리는 식탁이 되고, 철야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짧은 치맥 파티의 장이 되기도 한다. 다행히 사무실 구석구석에 숨겨진 방들이 많아 이 테이블이 침대 역할까지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마감이 다가올수록 광장의 풍경은 복잡해진다. 교정지, 디자인 시안, 표지 대안, 먹다 남은 간식 부스러기, 종이컵, 페트병, 중국집 메뉴판이 뒤섞여 뒹군다. 테이블 위의 상태는 마감이 며칠 남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척도다.
오늘은 새 편집위원이 모여 첫 편집위원 회의를 여는 날. 마감이 코앞이라 광화문광장 못지않게 역동적이었던 밀도 높은 테이블이 불과 십분 만에 깔끔한 회의장으로 변신했다. 턱없이 해가 짧은 한겨울, 여섯시지만 창밖은 칠흑이다. 리뉴얼 2기 편집위원들이 속속 도착했다. 우리엔디자인펌의 강연주 소장, 수원대학교 도시부동산개발학과의 민성훈 교수, 디자인 스튜디오 로사이(loci)의 박승진 소장, HLD의 이호영 소장, 제대로lab.의 정귀원 대표, 계명대학교 도시학부의 최이규 교수, 이 여섯 분이 앞으로 2년간 『환경과조경』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 편집의 방향, 내용, 형식을 자문하고 모니터링해 줄 새 편집위원이다. 김세훈, 김영민, 김진오, 박성태, 박승진, 서영애, 1기 편집위원진과 같으면서도 다른, 『환경과조경』의 새로운 ‘절친’이 되어주실 것이다.
회의장으로 변신한 테이블에서는 2017년의 구성, 편집,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뜨겁게 오고갔다. 『환경과조경』 편집진이 두고두고 곱씹어야 할 내용들이다. 보다 선명한 지향점과 중심성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다수. 이는 곧 2014년 리뉴얼 이후 3년간 점차 편집 방향이,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유연하게,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절충적으로 바뀌어 왔음을 뜻한다. 특히 지난 1월호부터 대폭 늘어난 행사 뉴스 지면과 단체 사진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텍스트 분량을 조금 줄이고 시각 이미지의 양과 크기를 늘리고 키운 점에 대해서는 호평이 많았지만, 한 권 전체의 내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과 디자인을 더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도시설계, 도시재생, 도시 문화 등 도시 관련 담론과 기사의 비중을 더 늘려 ‘조경과 도시설계’를 포괄하고자 했던 3년 전 리뉴얼의 방향성을 한층 가시화해야 한다는 토론이 이어졌다. 오늘 테이블의 주 메뉴 중 하나는 연간 특집 주제. 지난 1월호의 ‘용산공원, 함께 이야기하자’, 이번 2월호의 ‘차기 정부 조경 정책 어젠다’, 오는 3월호 특집으로 준비하고 있는 ‘광장의 재발견.’ 나머지 아홉 달의 주제에 관해 편집위원과 편집진은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아시아의 주거 단지, 올봄에 완공될 서울역고가와 마포석유비축기지, 정원박람회 진단, 설계공모 그 이후, 빅데이터와 도시, 구상과 계획 후 10년의 시간이 빚어낸 세종시의 도시 구조와 쟁점, 라이노(rhino)·루미온(lumion)·사물인터넷(IoT) 등의 디자인 테크놀로지가 가져올 조경 설계의 변화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리뉴얼 호(2014년 1월호)의 에디토리얼 한 구석에 ‘학생에겐 지적 자극을, 실무 조경가에겐 질투심을, 우연한 독자에겐 꿈을!’이라는 편집 방향을 밝힌 적이 있다. 그러한 편집의 필요충분조건은 ‘함께 만드는 잡지’라는 게 오늘 편집 테이블의 결론. 더 많은 독자 여러분의 피드백과 참여, 조언과 제안을 부탁드린다.
가지런히 놓여있던 회의 자료, 과월호, 문구류, 다과, 커피 잔이 흐트러지고 뒤섞여 마감 전날 밤의 편집실 풍경과 다를 바 없게 되었다. 편집실 밖에도 테이블은 많다. 이곳만 광장인 건 아니다. 칼바람 부는 1월의 어느 날, 편집회의는 방배동의 여러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계속됐다. 테이블 위에는 맥주병이 수북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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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원법 제정 50주년,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공원 정책
답답하고 우울했던 병신년이 가고 정유년이 밝았다. 대선이 있는 2017년은 새롭고, 힘차고, 국민이 행복하고, 아름답고 건강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시발점이기를 기대해 본다. 2017년은 1967년 3월 3일에 ‘공원법’이 제정된 이후 반세기가 지나 만 50주년이 되는 해로 조경계가 꼭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행복과 건강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 중에는 무엇보다도 공원의 푸르름과 여유로운 공간이 있다. 공원은 휴식과 건강을 제공해 주며 지구 온난화와 같은 기후 변화의 해결 방안이기도 하다. 녹색 복지, 안전, 지역 균형 발전의 수단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고지혈증 치료에도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올 정도로 공원은 안전과 행복에 필수적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공원은 단순히 도시계획 시설로서의 토지 공간이 아니라, 국민의 행복과 건강한 미래를 담보하는 중요한 녹색 인프라로서 도로, 철도, 항만과 동급의 필수적인 사회 기반 시설이며 새로운 국토 정책의 대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만일 우리가 지금 공원의 예방적 녹색 복지에 관한 대비책을 미리 확보하지 않는다면, 녹색 인프라 확보의 실패로 인해 향후 사회적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것이다. 공원이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도 보지 못할 것이다. 센트럴 파크의 경우 자산적 가치가 62조 원, 연간 경제적 효과가 1.2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울산대공원은 연간 713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유발한다고 한다.
2011년 국토부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전체 공원수는 17,311개에 1,103km2로 국토 면적의 11.1%에 달한다. 지역마다 편차가 크지만 1인당 공원 면적은 전국 평균 22m2(실제 생활권에서 체감되는 면적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로, 연간 109회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도시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특히 공원은 저소득층 환경 약자에게는 더욱 필요한 시설이며, 불평등한 환경 복지와 녹색 복지 해소에 필수적인 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일몰제 대상이 되는 미집행 공원은 352km2로 매입비가 60조 원에 달하는데, 실효될 경우 일시에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어 국토의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는데도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 않다.
공원 관련 국가 조직으로는 국토부 산하 국토도시실 내의 녹색도시과가 개발제한구역 업무와 함께 도시공원 및 녹지 관련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 업무 다음의 부수적 업무로 ‘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의 개정과 해석이 주요 업무다. 공원법 제정 이래 50년이 경과했음에도 도시공원에 대한 제대로 된 국가 차원의 비전, 중장기계획, 통계도 없다. 국가 차원의 도시공원 예산은 미미할 뿐 공원 용지의 보상이나 공원 조성은 거의 개점 휴업 상태다. 현재 도시공원에 관한 예산은 지자체 부담의 원칙하에 국비 보조를 할 수 있다고는 되어있지만, 국비 지원은 거의 고려되고 있지 못하다. 국토의 11%가 넘는 공원을 관할하는 부서가 모든 공원 업무를 지방에 위임한 채 국가적 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해 왔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공원 분야에 대한 국가적 정책, 관심, 대응 능력,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기재부 등과 같은 조직도 공원 정책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12년 대선에서는 후보들이 조경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는 공원녹지 부분에 대해 ‘2020년까지의 공원 일몰제에 따른 도시공원의 조속한 조성’이라는 공약을 걸고 국비 지원을 통한 공원 조성, 생활권 마을림 조성 등 도시공원과 녹색 인프라 확충을 약속했다. 문재인 후보는 토건형 국책 사업의 폐해를 지양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 보전을 우선하겠다고 했으며, 국가도시공원에 대해서는 관련 시민 단체에게 공식적으로 적극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당선된 박 후보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낙선한 문 후보는 지킬 수 없었다. 당선자의 공원 관련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음에 대해 제대로 된 목소리 한 번 내보지 못한 조경계에도 반성의 여지가 있다.
이제 우리는 공원 역사 50년을 거울로 삼아 2017년 대선 후보들이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 공원 정책의 한 획을 긋는 정책을 약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은 전 국민의 공원에 대한 요구가 대단히 높고 공원이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가능하게 하며 회색 인프라에서 녹색 인프라로 패러다임이 바뀜에 따라 공원을 복지와 투자의 개념으로 보아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다음 사항이 포함될 것을 제안한다.
첫째, 국토부 내에 공원 정책을 전담할 도시공원 담당 부서(예: 공원과) 설치와 부서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조경 전문직의 확보. 둘째, 단·중·장기적 공원 비전 정책의 제시. 여기에는 연차별 공원 정비 계획, 공원 일몰제에 대비한 종합 대책 마련, 공원 지표의 합리화, 지자체의 공원 조성 지원 계획 마련 등이 포함된다. 셋째, 16개 광역시도별 국가도시 공원 조성을 위한 실천 계획 마련. 임기 내 1개 이상의 국가도시공원 조성. 넷째, 각 구상을 실행할 수 있는 법령의 제·개정 및 조경진흥법에 의한 ‘조경진흥센터’의 활성화. 다섯째, 각 사업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연차별 공원 예산 확보 가이드라인 설정 및 실천 방안 마련.
대선 후보들에게 공약을 제안할 것만이 아니라 이 공약이 국민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당선 후 공약 실행과 이행 정도에 대해 조경계의 의견을 반영시킬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내야 한다.
공원 문제를 행정에만 의존하는 시스템은 한계를 갖는다. 공원에 대해 긴 안목으로 접근해 전문가와 지역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지역의 변화와 함께 만들어가는 공원 미래상을 중요시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공원을 만들어가기 위해 국가, 지방 행정, 시민, 기업이 참여해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식이 중요하다. ‘공원문화운동’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조경계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고 노력해야 한다.
김승환은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명예교수로, 수영강변공원 고속도로 지하차도화 운동, 온천천의 자연형 하천화 운동, 낙동강하구 보전 활동 등 지역 하천과 공원 분야에서 실천적 시민운동을 주도해왔다. 1999년도에 100만평문화공원운동을 제창했고 그 실현을 위해 국가도시공원법 제정, 100만 명 서명운동에 앞장서 왔다. 100만평 공원 구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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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 조경 정책 어젠다] 좌담
『환경과조경』은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2017년을 맞이해 새로운 조경 정책을 발굴하고자 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조경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조경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까요?
『환경과조경』은 보다 유용하고 실효적이며 현실적인 조경 정책을 발굴하고 제안하기 위해 ‘차기 정부 조경 정책 어젠다’를 주제로 좌담회를 준비했습니다. 좌담회에 앞서 온라인을 통해 여러 독자분들에게 ‘당신이 원하는 차기 정부의 조경 정책은 무엇입니까?’란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제안해주신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좌담회를 진행했습니다. 단발성 기획에 그치지 않도록, 향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번에 발굴된 조경 정책과 전략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좌담을 소개하기에 앞서, 이번 ‘조경 정책’ 발굴 기획을 시작하며 다시 되뇌어 본 ‘한국조경헌장’을 이곳에 옮깁니다. 국민을 위한 조경 정책을 모색하는 까닭은, 결국 아래와 같은 조경의 책임과 과제를 다하기 위함이니까요.
“조경은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형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와 경관을 계획·설계·조성·관리하는 문화적 행위다. 조경은 건강한 사회의 척도이고 행복한 삶의 기반이다. 조경은 생태적 위기에 대처하는 실천적 해법을 제시하고, 공동체 형성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며,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경관을 구현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환경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조경의 책임이자 과제다.” ...(중략)...
*환경과조경346호(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
토론
서주환 한국조경학회 회장,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경희대학교 교수
이재준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전 수원시 제2부시장
임승빈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원장, 한국조경학회 고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사회 박명권 발행인
사진 유청오
정리 남기준, 김모아
일시 2017년 1월 11일
장소 환경과조경 발행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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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 조경 정책 어젠다] 당신이 원하는 차기 정부의 조경 정책은 무엇입니까?
본지는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2017년을 맞이해 2016년 12월 19일부터 2017년 1월 8일까지 ‘당신이 원하는 차기 정부의 조경 정책은 무엇입니까?’라는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독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셨고, 이를 취합해 ‘공공 오픈스페이스 확보 및 질적 향상’, ‘통합적 조경 정책 수립 및 실현을 위한 행정 시스템 구축’,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에 조경 분야 참여’, ‘조망권과 경관권 확립’, ‘조경 설계 및 시공 관련 제도 개선’이라는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간략하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중략)...
*환경과조경346호(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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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블러바드와 더파크
Las Vegas Boulevard Public Realm & The Park
미국의 혁신적인 도심 경관 프로젝트가 뜻밖의 맥락에서 펼쳐졌다. 고속도로에 불과했던 라스베이거스 스트립(Las Vegas Strip)이 도시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게 될 중추적 구성 요소로 변모한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은 세계적으로 많은 방문자를 끌어들이는 명소 중 하나로, 매년 4천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이곳을 찾고 있다. 도박 중심의 시장 구조는 점차 무너지는 추세며 도박을 대신해 공공 공간과 그 주변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활동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자동차는 더 이상 도로의 지배자가 아니며 인근 부동산 소유자들은 건물 중심의 전통적인 부동산 개발보다 야외 공공 공간에 투자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울러 이들은 지속가능하며 독창적인 동시에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디자인이 사람들을 끌어들여 경제적 가치를 높인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가장 큰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던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MGM Resorts International) 역시 공공 공간의 강력한 힘을 인식했고, 2012년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을 새롭게 만들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1단계 사업인 라스베이거스 블러바드 조성에만 약 5억 달러가량이 투입되었고, 우리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책임질 마스터플랜 기획팀의 일원으로서 보행자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공공 공간 네트워크 구상을 의뢰받았다. 공공 공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는 기존 라스베이거스의 익숙한 인상을 자아냈던 테마 중심의 인위적 볼거리와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포괄적이고 성숙한 도시 환경을 형성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46호(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Lead Designer) !melk Landscape Architectrue & Urban Design
Planner Cooper Robertson & Partners
Architect Marnell Architecture
Civil Engineer Lochsa Engineering
Structural Engineer Barker Structural
Electrical Engineer JBA Consulting Engineers
Lighting Design
Site: Lighting Design Alliance
Shade Structures: Arup, Leni Schwendinger
Water Feature Engineer STO Design Group, Water FX
Client MGM Resorts International
Location Las Vegas, Nevada, USA
Size
Boulevard Public Realm: 9ac
The Park: 5ac
Construction
Boulevard Public Realm: 8 months(2013. 8. ~ 2014. 3.)
The Park: 20 months(2014. 8. ~ 2016. 4.)
Completion
Boulevard Public Realm: 2014. 3.
The Park: 2016. 4.
!melk는 2010년 제리 반 에이크(Jerry van Eyck)가 뉴욕에 설립한 조경 및 도시설계사무소로 대규모 및 소규모 도시·공공 공간 개발, 마스터플랜, 정원, 가로 경관, 광장, 워터프런트 등이 전문 분야다. 진취적 사고와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협력적 접근법을 통해 창의성, 실용성, 지속가능성, 경제성 그리고 시장성을 조화롭게 결합시켜 규모와 환경의 제약 없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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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치자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디스트릭트
Beiqijia Technology Business District
중국의 랜드마크가 될 베이치자 디스트릭트(Beiqijia Technology Business District)가 공개됐다. 마사 슈왈츠 파트너스(Martha Schwarts Partners)는 2015년 베이치자 디스트릭트 개발 계획의 첫 단계 시범 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2016년 약 60헥타르에 이르는 전 구역을 완공했다(본지 2015년 6월호 pp.24~31에 첫 단계 시범 사업 수록).
베이치자 디스트릭트는 21세기 중국 도시의 복합 용도 개발 모델로, 대도시민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조경 공간을 제공한다. 건물과 실내 산책로, 공원 같은 공공 공간과 반 사적(semi-private) 공간이 서로 어우러지고 연결되어, 활기차고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새로운 유형의 디스트릭트를 만들어냈다.
베이징 북부의 창핑(Changping) 지구에 위치한 대상지는 2015년 가든쇼를 개최했던 시범 사업 구역을 포함한다. 이 구역은 자재와 수목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확인한 시범 공간으로, 맞춤 제작된 시설물과 가구를 설치해 공간에 어울리는 최적의 디자인을 찾는 데 일조했다. 감각적인 건축물과 조경 공간으로 이루어진 본 프로젝트는 사업, 오피스, 주거 구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구역은 특색이 분명하며 상호보완적이다. ...(중략)...
*환경과조경346호(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Martha Schwartz Partners
Architect RTKL
Client Beijing Ningke Real Estate
Location Beijing, China
Area 60ha
Completion 2016
Environmental Rating LEED Gold
마사 슈왈츠 파트너스(Martha Schwartz Partners)는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도시조경설계사무소로 35년 이상 세계 20여 개국에서 다양한 규모와 성격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도시 경관이 지속가능한공간의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생각을 중심으로 도심 활성화 및재생 프로젝트에 집중해 왔다. 복잡한 도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조경은 물론, 건축·도시계획·원예·시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항상 로컬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려고 한다.
- MSP Martha Schwartz Partners / M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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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F.S.S. 도산사옥 옥상정원
Simone F.S.S. Dosan Building Roof Garden
낯선 풍경을 생각하다
호기심을 자극한 건 범상치 않은 건축 디자인을 접할 때부터였다. 건물의 입면이 작은 집 여러 채를 매달아 놓은 형상으로, 쉽고 친숙한 형태와 깔끔하면서 익숙한 재료로 형태와 질감의 대비를 극대화했다. 쉽고 친숙한 형태와 재료는 새로움을 주기 어렵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깬 재미난 작품이다.
건축의 경우 ‘씨사이드 빌리지(Seaside Village)’라는 콘셉트로 바닷가 마을의 느낌을 내외부 공간에 표현하고자 했고, 조경의 콘셉트 역시 ‘바닷가의 모래밭과 바람 부는 언덕’으로 바다와 관련되어 있었다.
직원을 모아놓고 “있지, 4층 회장님 방은 작은 바닷가 앞 모래밭에 떠 있는 오두막이야… 5층 옥상은 바닷가 마을에 있는 언덕이고, 바람이 불어 억새가 흔들리는…” 앞뒤가 뒤섞인 공간 해석과 경관 부여에 멋대로 살짝 들떠 있었다. 준공 2년 반 전인 2013년 5월의 일이다.
옥상 같지 않은 풍경 만들기
명품 자동차, 패션가로 유명세를 떨치는 도산공원 앞 도심 한복판 건물 옥상에 명품으로서의 도약을 준비하는 토종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의 정원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명품이란?’이라는 질문을 먼저 해 본다. 럭셔리의 사전적 의미는 호사품이나 사치품에 가깝다. 그래서 ‘오랜 세월을 두고 쓰면 쓸수록 빛을 발하거나 질리지 않는 것, 희귀성 있는 것, 개인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것 등’이라는 의미의 명품에 더 무게를 둔다.
어디서 본 듯한 낯선 풍경, 즉 친숙하면서도 기대하지 못한 풍경을 만들고자 했다. 그림으로 그려진 PT로는 설득하기 어려웠다. 상상을 돕는 여러 사례 사진과 CG로 설득을 강요(?)했지만, 발주처 관계자들은 형식적으로 고개만 끄덕일 뿐 ‘과연 그럴까?’라는 의구심만 깊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 소장만 믿어요!”라는 클라이언트의 무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설계는 계속 제자리걸음만 했을 것이다. 아니면 누군가 먼저 만들어 놓은 현장을 보고 난 후에야 설득됐을 것이다. 내 머릿속엔 이미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억새와 그라스들이 하늘거리는 아름다운 언덕이 그려져 있어 확신이 있건만.
4층의 오너 전용 오피스 정원에는 바다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공간의 한계로 조그만 연못 하나 만들어 놓고 ‘이건 바다야, 이건 바다야…’라고 자기 최면을 걸어야 할 판이었다. 나의 신혼여행지인 시드니의 모래사장이 있는 작은 개인 해변을 떠올렸다. 클라이언트에게 한적한 산기슭 아래 자리 잡은 아름다운 작은 모래밭과 바닷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클라이언트는 싱긋 웃으며 감성적인 접근에 박수를 보낸다며 최면을 풀어주었다. ...(중략)...
*환경과조경346호(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
조경설계 조경디자인 린
건축설계 TRU, 유에이디 건축사사무소
시공 조경디자인 린
발주 시몬느
위치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31-35
면적 551.60m2(건축연면적: 2,256.81m2)
완공 2015. 10.
조경디자인 린(LHYn)은 땅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귀하게 다룬다.또한 공간의 의미와 그 이면에 숨겨진 풍경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하며,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디자인 그룹이다. 이재연 소장은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조경설계 서안을 거쳐 조경디자인 린을 창업했다. LHYn은 창업 당시 함께한 이재연(L), 황란(H), 윤영조(Y)의 이니셜과 ‘린과 함께하는 가족들의 지속적인 발전’, ‘그리고 우리는 항상 진행중’이란 의미의 ‘n’을 합성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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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스케이프] 벤치의 배려
어린이조경학교가 있는 날입니다. 아침 일찍 보라매역에 내려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겨울답지 않게 따뜻했던 지난 주와 다르게 오늘 아침 공기는 제법 차갑더군요. 커피 한 잔 들고 총총걸음으로 보라매공원 입구에 다다르니 느티나무 터널이 반겨줍니다. 시작 시간보다 조금 일러서 걸음도 천천히, 커피도 한 모금씩 마시면서 느끼는 여유로운 겨울 아침의 산책. 이런 여유 덕분일까요. 초등학생들과 씨름(?)을 하러 가는 길이지만 그리 부담스럽지만은 않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운전할 때 느껴보지 못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천천히 걸으니 눈에 들어오는 사물들도 다르게 보이고, 보도 옆에 설치된 벤치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겨우 5분이 사람을 참 여유롭게 만들어 줍니다. 그런데 벤치를 찬찬히 살펴보니 어딘가 조금 달라 보입니다. 뭐가 다를까? 벤치 중간에 보이는 동그란 구멍들, 그리고 뭔가를 떼어 낸 자국도 보이네요. 아, 팔걸이를 제거한 모양이구나!
마침 방금 전 전철에서 읽은 블로그 글이 생각납니다. 이 벤치를 보려고 그랬는지 ‘거리의 벤치에 팔걸이가 생긴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었지요. 눈치 채셨겠지만 노숙자가 벤치에 눕지 못하게 하려고 중간에 팔걸이를 설치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노숙자들이 경찰이 보는 앞에서 벤치 팔걸이를 자르는 시위를 했다는 내용도 소개하면서 공공이라는 이름으로 소수를 억압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자는 글이었습니다. 공원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노숙자가 많아 지는 게 골칫거리일 겁니다. 노숙자들이 벤치를 다 차지해버리면 다른 이용자들이 많이 불편해 할 테니까요. 그러나 저는 벤치의 팔걸이를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았습니다. 왜 우리 사회는 그 정도의 배려도 못할까. ...(중략)...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실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환경과조경346호(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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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설계하는 법] 그려도 그려벌레는 정말 그립기만 해
그려벌레, 다른 말로 설계충(設計蟲). 종이에 감광(感光)된 그려벌레의 궤적은 생각의 수레바퀴가 지나간 흔적이자 시간의 단면이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끝나기까지 이 단속적(斷續的) 반투명 막을 통과하면서 생각은 우회하거나 비틀어졌고, 궤적 또한 수레바퀴가 굴러간 대로 남지 않았다. 자신의 몸으로 기어왔던 벌레가 생각도 바퀴도 궤적도 모두 부정해버리는 굴절된 상을 거울 보드키 들여다보고 있을 때 “설마 그러랴? 어디 촉진(觸診)……하고 손이 갈 때 지문(指紋)이 지문을 가로막으며 선뜩하는 차단뿐이다”라 했던 시인의 전언(傳言)은 말 그대로 선뜩하다.
2014 0327
함께 있는 건축가 윤이 ‘서소문밖 역사유적지 설계공모’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사무실에서 일하는 정과 사무실 팀장이 붙기로 하고, 인터커드의 윤 소장에게 함께 설계공모를 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화를 넣었다. 섭섭함과 미안함이 교차하는 순간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2014 0405
사월 초하루, 서소문공원. 현양탑, 윤관장군동상, 분수, 지압 보도와 운동 시설, 재활용 처리장과 지하 주차장, 꽃시장 그리고 노숙자와 왼갖 나무들. 서울역, 경의선 철로, 건널목, 서소문 고가도로, 주상 복합 건물, 약현성당, 염천교, 제화점, 남대문, 호암아트홀이 주변에 있었다. 그러나 서소문은 없었다. 소덕문이라 불렸
고, 시체가 나가던 시구문이기도 했다. 문밖은 조선시대 때 형장이면서 성 밖 시장이었다. 천주교에 대한 네 번의 박해로 형장은 성지가 됐다. 지금의 서울은 오백 년 도읍의 구조 안에서 내재적인 필요에 의해 점진적으로 발전된 것이 아니라 외부의 요인에 의한 폭력적 계획으로 변형되었고, 이 폭력적 계획을 내면화하면서 ‘서소문밖’의 무질서한 풍경과 같은 도시를 만들어냈다.
이곳에선 시각적 혼란과 역사적 혼란이 동시에 일어난다. 형장이 과거 한양의 구조 속에서 형성된 것이라면, 순교성지는 전복된, 도시의 구조와 아무런 상관없이 들어온 사건이다. 이 관계. 그러니까 성지가 도시 맥락 속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사건 속에서 생겨났다면, 도시 맥락 속에서 그것을 놓아야 하나, 사건 속에 놓아야 하나. 장소 자체는 어쨌든 도시의 맥락과 구조 속에 놓이게 되는데. 이곳이 다른 곳과 다른 것은 무엇인가. 어지럽다. ...(중략)...
이수학은 성균관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이원조경에서 4년 동안일했다. 프랑스 라빌레뜨 건축학교와 고등사회과학대학원이 공동 개설한 ‘정원·경관·지역’ 데으아(D.E.A.) 학위를 했고, 2003년부터 아뜰리에나무를 꾸리고 있다. www.ateliernamoo.xyz
*환경과조경346호(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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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보기, 다시 읽기] 목재 데크를 어떻게 써야 잘 썼다고 소문이 날까
목재 데크를 사용한 벤치의 클로즈업 사진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높은 등받이가 있는 목재 널빤지(wood plank) 마감의 벤치다. 등받이의 널빤지는 일반적으로 설계와 시공에서 사용하는 종방향 또는 횡방향의 레이아웃이 아닌 사선 방향으로 배열했다. 더 나아가 재료의 이음매에서 사선 방향의 배열을 90도로 틀어 V자 형태(chevron)의 패턴을 만들어냈다. 시공과 유지 관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설계를 하는 데도 손이 많이 가는 디테일이다. 번거롭게도 좌우 등받이는 평평하게 연결된 것이 아니라 둔각으로 미세하게 꺾여서 만나고 있다. 이 경우 입면에서 목재 널빤지 끝을 모두 동일한 예각으로 재단해야 함은 물론, 평면과 단면에서도 좌우 등받이가 만나는 둔각과 동일하게 모서리를 다듬어야 이음매가 뜨지 않고 깨끗하게 마무리된다. 목재 널 한장 한장을 현장에서 일일이 대 보고 맞추어 가며 재단, 배열, 세부 조정 및 고정이라는 많은 품을 팔지 않으면, 이와 같이 정교하고 날카로운 디테일이 완성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한 걸음 물러나서 관찰해 보자. 이 높은 등받이의 벤치는 약 1m 남짓 높이에 위치 한 잔디밭과 아래 단의 목재 데크 산책로(boardwalk)를 중재하는 옹벽의 일부다. 잔디밭에 눕거나 앉아 사람들 너머로 경치를 감상하고 일광욕을 즐길 수 있도록 높은 단에 잔디밭을 제안했고, 높이 차이를 처리하기 위한 콘크리트 옹벽을 목재 널빤지로 마감하여 등받이를 세웠다. 벽을 따라 연속적인 벤치를 제안했는데, 마치 얇은 목재 널빤지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간결한 스테인리스 스틸 지지대를 최소한으로 사용했다. 아래 단의 목재 데크는 벤치 등받이와 동일한 패턴의 사선으로 배열했는데, V자 패턴을 만드는 이음매를 정확히 일치시켜 수직면과 바닥면이 연속되는 듯한 효과를 주었다.
안동혁은 뉴욕에 위치한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에서활동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 주 등록 미국 공인 조경가(RLA)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석사 학위를,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현재 회사에 8년째 근무하면서Philadelphia Race Street Pier, 부산시민공원, London Queen Elizabeth Olympic Park,Hong Kong Tsim Sha Tsui Waterfront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환경과조경346호(2017년 2월호)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