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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올해의 조경인 시상식
진양교·김재준·이강문·조정식 제20회 올해의 조경인상 수상, 손은신 조경비평상 가작 수상
지난 2017년 12월 8일 환경과조경은 SC컨벤션센터 아이리스홀에서 ‘제20회 올해의 조경인 시상식’과 ‘2017 조경비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1998년 시작된 ‘올해의 조경인’은 조경 분야 발전에 공헌한 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환경과조경이 본지 독자와 관련 단체·업체의 추천을 바탕으로 발굴·선정하는 인물이다. 매년 연말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는데, 이번 행사는 올해의 조경인 기 수상자 모임인 올조회 회원과 조경 관련단체 사무국 직원 등 약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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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의 핵심은 대지를 바라보는 시선
박경탁 소장, 이남진 실장 동심원조경 전략기획실
2016년 겨울,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이하 동심원조경)에 새로운 팀이 꾸려졌다. 한 명의 소장과 두 명의 실장을 필두로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전략기획실’은 일곱 명으로 구성된 작은 팀이지만 큰 꿈을 꾸고 있다. 해외 사무소와 일하며 원할하게 소통해,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드는 조경설계사무소로 해외에 이름을 알리는 것. 눈코 뜰 새 없이 달려온 지 일 년, 생각지도 못한 좋은 소식이 그들을 반겼다. 심플렉스건축사사무소, 스튜디오이공일과 함께 팀을 이뤄 제출한 ‘본연을 드러내다Disclosed Nature’가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 국제건축공모’의 1등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세 사무소로 구성된 컨소시엄 팀은 건축과 조경을 구분하지 않고 수평적인 토론을 통해 건축물과 외부 공간의 적절한 비율을 찾고자 노력했는데, 이런 설계 작업 방식은 “건축과 조경 간의 균형이 매우 잘 잡힌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통해 그 가치를 증명한다. 이 컨소시엄 팀의 당선 비결은 무엇일까? 동심원조경 전략기획실의 박경탁 소장, 이남진 실장을 만나 그 단서를 찾아보았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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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조경가의 첫 프로젝트, 다함께 나눔길
백규리 동심원조경 전략기획실
서울어린이대공원 숲길 사이로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가 조성됐다. 서울시설공단이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복권기금(녹색자금)을 지원받아 조성한 ‘다함께 나눔길’이다. 다함께 나눔길은 교통약자도 쉽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이번 다함께 나눔길은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이하 동심원조경)가 설계를 맡아 진행했다. 산책로가 개장한 2017년 9월 27일 오전에는 다함께 나눔길을 실제로 이용하게 될 어린이, 장애인 관련 단체 직원 등 약 80명을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했는데, 그곳에서 반가운 얼굴을 찾을 수 있었다. 『환경과조경』 31기 통신원 기장이자, 현재는 동심원조경 전략기획실에서 다양한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백규리다. 그는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가 실제로 조성된 것이 처음이다. 계단과 램프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니 매우 뿌듯하고, 전 과정을 담당했다고 말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매우 기쁘다”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제 막 1년 차가 된 설계가가 프로젝트의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던 배경은 무엇일까? 백규리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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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서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당신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7층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데, 문이 닫히기 직전 한 아이가 뛰어 들어왔다. 아이는 어떤 버튼도 누르지 않았고, 당신과 함께 7층에서 내렸다. 그간 본 적 없는 아이가 같은 층에서 내린 게 이상했던 당신은 계단실로 향한 아이가 어디로 가는지 몰래 지켜본다. 아이는 열심히 계단을 오른다. 그리곤 9층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사라졌다. 아이는 왜 7층에서 내렸을까? 대학교 4학년 시절, 늘어져 가는 수업 분위기를 띄워 보고자 교수님이 던졌던 질문이다. 당시 구글이나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이 입사 면접에서 사용한다고 알려져 유명해진 브레인 티저brain-teaser형 질문이었는데, 몇몇 학생이 교수님이 기대한 반응을 보이며 열심히 오답을 던졌다. 숫자 7을 좋아해서, 계단 올라가는 걸 좋아해서, 그냥 그러고 싶어서…. 그리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교수님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답은 아이의 손이 버튼에 닿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를 이해하려면 아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유연함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의 문제였을 것이다. 당시의 나는 그 주에 쏟아진 과제로 매우 피곤했고, 다음날 있을 시험을 위해 쪽잠이라도 자야 했기에 문제의 깊은 뜻에 감탄할 여유가 없었다. 순발력 없는 나는 그 유명한 기업에 입사하지 못하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이 질문을 다시 떠올린 건 1년여가 흐른 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를 봤을 때다. 섬세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공감을 끌어내기로 유명한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선택한 이야깃거리는 우리나라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뒤바뀐 아이’. 다행히 죽은 줄만 알았던 사람이 눈 밑에 점 찍고 돌아온다거나 복수를 위한 칼을 가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랑스러운 아내, 귀여운 아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건축가 료타는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내용인즉슨 6년간 키워온 케이타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것. 놀랄 새도 없이 료타는 자신의 친아들 류세이를 만나고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료타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여주며 료타가 진짜 ‘아버지’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 나간다. 이야기는 료타를 중심으로 흐르는데, 카메라 앵글은 이따금 아래에서 위를 향한다. 아이의 시선이다. 료타가 케이타의 마음을 확인하는 매체도 아이의 시선을 담은 사진 몇 컷이다. 케이타가 찍은 사진 속 료타의 모습 대부분은 소파에 누워 잠든, 아이를 등진 모습이다. 료타는 그제야 케이타의 외로움을 이해한다. 영화 막바지, 료타는 케이타를 따라 달린다. 길이 갈리고 케이타는 높은 길, 료타는 낮은 길을 따라 계속 달린다. 그 높이차로 인해 처음으로 두 사람의 눈높이가 같아진다. 눈을 마주치며 한참을 달리고 나서야 양 갈래 길이 합쳐지고 료타는 케이타를 안아 든다. 조금이나마 서로를 이해하게 된 순간이었다.
총 열한 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된 『사월의 미, 칠월의 솔』에서 가장 좋았던 단편은 “깊은 밤, 기린의 말”. 이 역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발달 장애를 지닌 아이 태호와 가족의 이야기를 태호의 누나와 형의 눈을 빌려 그렸는데, 그 세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폭력적이다. 아버지는 비관적이며, 어머니는 태호와 소통하려 끝없이 노력한다. 이 노력은 인내보다는 집착에 가깝다. “엄마는 태호가 자기 말을 알아들을 때까지. 그리고 설사 태호가 자기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고 해도 계속 중얼거릴 생각이었다. 병원과 집을 오가는 자동차 안에는 엄마가 중얼거리는 단어와 문장이 가득했다.”1 일방적인 말로 가득한 자동차의 모습과 “세게 말한다고 듣는 사람이 새겨듣는 건 아니”2라던 태호 어머니의 말이 겹쳐져 참 아이러니했다. 어머니의 노력은 매번 실패하고 결국 새로운 소통로를 찾는다. 답답한 마음을 시로 풀어내는 것. 시는 “아무리 하찮고 사소한 말”이라도 다 들어주는 머리맡의 귀가 되어주고,3 이를 통해 어머니는 어릴 적 꿈꿨던 시인이 된다. 태호에게도 ‘소리’나 ‘언어’따위 없이도 소통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긴다. 태호가 좋아하는 치킨집 근처 애견센터에서 발견한 강아지 ‘기린’이다. “옆에 누가 있어도 도통 알아차리지 못”하던 태호는 기린의 기척만은 느끼고, ‘기린’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손뼉을 치며 웃는다. 하지만 어느날 어머니는 기린을 애견센터로 돌려 보낸다. 기린이 시각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형과 누나와 함께 기린을 찾아 나선 태호는 기린이 버려진 줄도 모르고, 애견센터 유리창 너머의 기린을 발견하곤 마냥 즐거워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남매의 귀에는 낑낑거리는 기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유리창이 두꺼워 그럴리가 없”4는데도.
편집부와 독자 사이에 놓인 유리창에 대해 생각해본다. 때때로 자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화면 가득한 문자들이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필요한 몇 줄의 문장을 찾기 위해 살펴야 하는, 스크롤을 서너 번 내려도 끝나지 않는 화면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종종 잡지가 한 달 동안 읽기에 너무 벅찬 양의 정보를 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서운해진다. 책장 가득한 글의 양이 문제라면, 원고 분량을 줄이면 해결될까. 그렇다면 원고에 남겨야 하는 반드시 필요한 정보는 어떻게 선별해 낼 것인가. 생각을 이어갈수록 유리창은 불투명해지고, 그 너머 독자의 얼굴도 흐려져 간다.
1. 김연수, “깊은 밤, 기린의 말”, 『사월의 미, 칠월의 솔』, 문학동네, 2013, p.45.
2. 위의 책, p.45.
3. 위의 책, p.52.
4. 위의 책,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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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A] 그녀들
새해 첫 호부터 큰일이다. ‘그녀들’이란 제목만 있는 빈 모니터에서 커서가 깜박인다. 100년의 시차와 머릿속에 떠도는 단상들을 어떻게 매끈하게 이을 수 있을지 대략난감이다. 몇 시간 후면 인쇄기가 돌아가야 한다. “안 써질 땐 무조건 쓰라”는 못된 옛 선배의 조언에 따르기로 한다. 한 달 동안 내가 만난 여자들 이야기다.
HLD가 2018년 신년호의 문을 힘차게 열었다. 그간 특집 ‘설계사무소를 시작한다는 것’(『환경과조경』 2016년 5월호 pp.84~87 참조) 그리고 한강예술공원 조성사업 쇼케이스(『환경과조경』 2017년 5월호 pp.72~75 참조)에서 그 일면을 확인하긴 했지만, 이번에 소개한 두 작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2월 초, 비평을 맡은 허대영 소장과 이해인 소장을 만나 현장을 답사했다.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미리 보내준 상당한 분량의 도면과 사진에서 짐작할 수 있었듯, 남다른 디테일을 얻어내기 위한 집요함이 느껴졌다. 이해인 소장은 귀한 다간형 자작나무를 구하기 위해 산을 헤매고 다녔고, 통석 벤치의 면별로 다르게 적용한 마감 방식을 정확하게 얻어내기 위해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샘플을 어떻게든 구해 시공자에게 전달하고, 원하는 포장 패턴을 그대로 시공하기 위해 잘못된 사례의 경우의 수를 일일이 체크하며 도면을 만들었다. 그 노력을 증명하는 에피소드는 끝이 없었다. 이해인 소장은 설계 이후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해외 프로젝트에서 도면에 최대한 상세하게 의도를 표현하던 습관이 국내 프로젝트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칼럼 “1.5년 보고서”(『환경과조경』 2017년 6월호 p.13 참조)에서 “괜찮지 않을 때는 괜찮지 않다고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신생 설계사무소가 겪는 어려움과 낮은 설계비 문제를 담담하게, 그러나 조곤조곤 지적했던 그녀다. 당시 이해인 소장의 이야기가 공허한 푸념으로 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노력이 꽤 돌파력 있게 보였기 때문이다. “설계를 할 때는 낮은 설계비 핑계를 대지 않고 최선을 다하되, 낮은 설계비가 직원들이나 컨설턴트의 공짜 노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설계비 책정은 최대한 꼼꼼하게, 가격 협상은 때론 공격적으로, 과중한 추가 업무에 대한 불평은 최대한 전문적으로 하려고 한다. … 낮은 설계비와 짧은 설계 기간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삽질을 줄여야 연구할 시간이 나온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HLD는 매주 지식 공유 세션을 갖고 있다.”
HLD와 함께 작업했던 한 큐레이터는 쉽게 타협하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한 이해인 소장의 끈질김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공간의 완성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행을 뛰어넘는 ‘지속적인 용기’가 필요한 현실이 조경가로서 이해인 소장의 행보를 눈여겨보게 한다.
그리고 만난 여자는 100여년 전의 인물들이다. 12월의 어느 토요일 저녁, 시네마 스케이프의 필자인 서영애 소장의 사무실에서 조선희 작가(『씨네21』 초대 편집장)의 장편 소설 『세 여자』(한겨레출판, 2017)의 작은 북 토크가 열렸다. 소설의 주인공인 허정숙과 주세죽, 그리고 고명자는 모두 실존 인물로, 1920년대에서 1950년대에 걸쳐 한국 공산주의운동의 탄생부터 소멸까지를 함께한 혁명가다. 조선희 작가는 “‘소설’이 ‘역사’를 배반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상상력으로 빈틈을 메워가며 세여자를 복원해냈다. 나에게 한국 공산주의도 낯선 역사인데, 그 시대를 통과한 여자들의 존재는 더더욱 낯설다. 많은 이들이 그녀들의 동지이자 파트너였던 박헌영, 임원근, 김단야의 이름까지 들어야 비로소 관심의 단서를 잡아 낼 수 있지 않을까. 『세 여자』는 영웅 소설이 아니다. 사실 광복 이후 북한에서 김일성의 측근이 된 허정숙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여자는 외롭게 죽기도 했고, 지금은 가늠하기도 어려운 거대한 역사의 격랑 속에서 그녀들이 과연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그런데 조선희 작가가 여전히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고백하는 문장은 나에게도 긴 여운을 남긴다. “이런 사람들이 20세기 초반 이곳에 살았다. 혁명이 직업이고 역사가 직장이었던 사람들.” 존재가 전제되어야 드디어 여성이 포함된 역사의 이해가 시작되지 않을까. 허정숙은 여러 차례 이혼과 결혼을 반복하며 세간의 구설수에 올랐지만, “응징당하지 않은 못된 여자”였다는 점에서 시공의 거리감을 뚫고 현재에도 매력적인 인물로 다가온다. 금기에 도전했던 화가 나혜석의 최후가 얼마나 비참했는지 떠올려보라. 조 작가는 허정숙이 김일성에게 숙청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로, 특정한 파벌에 속하지 않았던 점과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겼다는 점을 꼽는다. 현실 세계에서 우리는 침묵으로써 말 통하는 동료의 자리를 얻으며,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들을 쉽게 재단하곤 하지만, 소위 못된 여자가 추락하지 않는 소설의 엔딩에서 쾌감을 느끼는 것은 무슨 아이러니인가.
이달에 마지막으로 만난 이가 용산공원 기획전인 ‘균형 긴장 모색’ 전의 전수현 총괄 기획자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무렵, 그녀는 여자로서 일하기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뜻밖의 질문에 답을 고르는 나에게 그녀는 건축 동네에서 여성 건축가 전시가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설계사무소를 대표하는 소장뿐만 아니라 실장급의 작업까지도 소개한다는 것이다. 조경 분야에서도 여성 조경가를 조명하는 전시나 기사를 준비한다면 시너지가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주었다. 전문가의 세계에서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여성 스스로에게는 달가운 일일까? 그런 생각이 꼬리를 무는데, 문득 조선희 작가의 말이 다시 떠오른다. 그들이 현실의 벽 앞에서 지쳐 사라지기 전에 “여기 이런 조경가들이 있다”는 존재의 인식이 먼저 필요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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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쾌적한 놀이 환경을 구현하는 아이안의 ‘미스트 시스템’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놀이 공간
아이안의 미스트 시스템은 기존의 안개 분수와는 차별화된 분사 시스템이다. 한여름의 태양에 달궈진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놀이 기구에 화상을 입는 것을 방지하고, 야외 활동이 어려운 무더운 날에도 안전하고 쾌적한 놀이 공간을 제공한다. 미스트가 분사되는 모습을 활용해 흥미를 유발하는 놀이 기능도 개발할 수 있다. 미스트 시스템을 사용하면 3~5℃ 정도 주변 온도를 낮출 수 있으며,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차양막으로도 기능한다. 또한 분사 시 바로 기화되는 미세 안개는 목재, 금속 등 시설물을 유지·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탈취와 미세 먼지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분사량과 분사 시간을 풍속, 온도, 습도에 맞추어 제어할 수 있으며, 노즐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아 위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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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용산공원에서 모던 타임즈까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역동의 2017년이 저물어 갑니다. 차디찬 겨울 풍경을 마주하고서야 과월호 열한 권을 다시 꺼내 듭니다. 용산공원으로 2017년의 문을 열었습니다.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용산공원 설계의 쟁점을 다룬 기획 ‘용산공원의 현재를 묻다’로 2016년을 시작했던 『환경과조경』은 올해 1월호에 ‘용산공원, 함께 이야기하자’를 다시 특집으로 올렸습니다. 용산공원 계획과 조성 과정에 지속가능한 참여와 소통이 동반되어야 함을 강조한 기획이었습니다.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수사와 구호로만 소비되고 있는 용산공원 계획, 비생산적인 정치 논쟁으로 치닫는 용산공원 담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했습니다.
다행히도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국토부 주최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 1.0’(한국조경학회 주관, 환경과조경 후원)을 통해 공론의 장이 열렸습니다. 공원 모색, 공원 산책, 공원 탐독, 공원 서평으로 이어진 여덟 차례의 라운드테이블에서 조경, 예술, 경영, 역사, 도시, 생태 등 다각적 주제를 놓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이 모여 용산공원의 미래를 토론했습니다. 특히 11월 마지막 행사에서는 여섯 명의 ‘청년 프로그래머’가 지난 일곱 달의 활동을 신선한 작품으로 정리해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용산공원 조성의 역사에서 2018년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입니다. 누가 어떻게 만들고 보살펴야 용산공원이 다음 세대를 위한 선물이 될 수 있을까요. 시민과 전문가의 지혜를 모을 참여의 장이 내년에도 계속 펼쳐지길 기대합니다.
3월호 특집으로 ‘광장의 재발견’을 기획한 계기는 차디찬 광장을 뜨거운 촛불로 물들인 지난 겨울의 ‘광화문광장 현상’이었습니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래 최대의 인파가 모여 광장의 역사를 새로 쓴 날들, 우리는 광장을 뒤덮은 주체적 시민의 힘에 놀라고 그 축제적 가능성에 전율했습니다. 우리 시대 광장의 의미와 쓰임을 찾기를 기대하며 광장을 향한 다양한 시선을 특집 ‘광장의 재발견’에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이 기획은 월간 『환경과조경』이 공동 주최한 제14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으로 확장됐습니다. 특집 제목과 똑같은 주제를 내건 이 공모전의 수상작들은 9월호에 수록됐습니다.
공모전 취지문의 마지막 구절을 옮깁니다. “광장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신선한 모색을 초대한다. 작아져만 가던 광장을 다시 호출한 슬프고도 우울한 시국은 ‘광장의 재발견’에서 절대적인 단서가 아니다. 우리는 이 엄중한 시기를 지나 다시 우리의 일상을 살아가야 하니까.”
도시, 환경, 디자인을 가로지르는 젊은 연구자들이 참여한 5월호 특집 ‘빅데이터와 도시’에도 많은 독자의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이 기획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최근의 다양한 시도가 도시의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는 데 어떤 통찰을 줄 수 있는가, 또 더 나은 도시 환경을 설계하는 데 어떤 방법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비롯됐습니다. 시각화와 맵핑의 아름다운 이미지들만 감상하고 일독을 미뤄둔 독자가 계시다면, 책장에서 5월호를 다시 꺼내보시길 권합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도시와 환경을 읽고 또 보여주는 것에 어떤 장점이 있는지, 데이터를 분석해 시각화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계획과 설계에서 시각화의 가능성은 무엇인지, 작은 실마리를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7월호 특집 ‘서울로 7017을 묻다’에서는 빛의 속도로 기획부터 완공까지 질주한 서울역 고가 공원 프로젝트를 다뤘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뉴욕의 하이라인에 올라 서울역 고가를 서울판 하이라인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2014년 이후, 『환경과조경』은 여러 호에 걸쳐 이 사업의 중간 지점을 포착해 왔습니다. 특히 2015년 7월호에는 설계공모 당선작과 출품작에 대한 리뷰와 비평에 많은 지면을 할애해 토론의 장을 열기도 했습니다. 지난 겨울부터 7월호 기획을 시작한 편집부는 서울시 담당자, 설계사 핵심 관계자, 시민 단체 리더, 자문위원, 관련 전문가들을 여러 차례 취재했습니다. 특집에 담은 설계자의 글과 인터뷰, 두 편의 비평, 편집자의 취재기는 어딘가 서로 어긋나 있습니다. 당위성, 지향점, 과정, 효과 등 여러 지점에서 갈팡질팡해 온 이 프로젝트의 민낯일 수도 있겠습니다. 서울역 고가의 미래를 긴 호흡으로 다시 토론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한 특집이었습니다.
역사와 이론을 중심에 두고 활동하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함께 만든 10월호 특집 ‘모던 타임즈’도 여러 독자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기획은 근대적 시간과 공간 개념이 우리 삶에 배치되던 시기에 도시 공간과 문화가 어떤 풍경을 그리며 전개되었는지 탐사합니다. ‘모던 타임즈’의 의도가 공원, 식물원, 유원지, 풍경 사진이라는 네 가지 렌즈를 통해 근대적 공간 문화의 양상을 조감하는 데 있던 것만은 아닙니다. 또 다른 목적은 최근 들어 부쩍 증가하고 있는 근대기 조경 역사·이론 연구를 대중적인 톤으로 소개하고, 나아가 근대기의 도시 공원과 공간을 다룬 최근 연구의 경향성과 지향점을 점검하는 데 있었습니다.
조경 문화 발전소 『환경과조경』을 매달 반겨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내년에도 도시-환경-문화 담론과 조경 설계를 가로지르는 건강한 소통의 장으로 여러분 곁에 다가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렇게 2017년을 마감합니다. 아니, 통과합니다.
아티스트이자 기획자인 진나래 대표(일시합의기업 ETC, 잠복자들, www.jinnarae.com)의 ‘예술이 도시와 관계하는 열한 가지 방식’이 이번 호로 막을 내립니다. 11회에 걸친 집필의 수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도시, 공간, 사회, 문화, 예술을 종횡무진 연합하며 도시 환경 읽기의 스펙트럼을 넓혀준 연재가 끝나 아쉬워하실 독자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설계하는 법’을 이어간 이수학, 백종현, 전진현, 이재연, ‘가까이 보기, 다시 읽기’의 안동혁, ‘다른 생각, 새로운 공간’의 최이규, ‘명사의 정원 생활’의 성종상, ‘정원 탐독’의 오경아, ‘이미지 스케이프’의 주신하, ‘시네마 스케이프’의 서영애, ‘유청오의 이 한 컷’의 유청오 등 2017년의 여러 연재 필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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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경계의 검은 코끼리
『뉴욕타임스』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은 최근 『늦어서 고마워Thank You for Being Late』에서 기후 변화를 테크놀로지, 세계화와 함께 지구를 변화시키는 세 요소 중 하나로 언급했다. 특히 기후 변화를 누구나 방 안에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무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눈앞에 보이는데도 못 본 척하며 코끼리가 집 안을 풍비박산 낼 때까지 행동을 미룬다는 의미의 ‘검은 코끼리black elephant’에 비유하고 있다. ‘검은 코끼리’는 ‘검은 백조’와 ‘방 안의 코끼리’를 합성한 말이다. 여기서 ‘검은 백조’는 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몰고 온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이 전문가들조차도 일어날 것을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실제로 벌어져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오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미국 NASA의 자료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 속도는 점점 가속화되어 매 10년마다 기온이 0.13ºC씩 상승하고 이 상태라면 2100년에는 지구 온도가 4.8ºC가 상승한다고 한다. 지구 기온이 4ºC 증가하면 세계 GDP가 2% 감소하고, 6ºC가 상승하면 전 세계 생물종의 90%가 멸종할 위기에 처한다고 하니 기후 변화야말로 모른 체하기엔 너무나 위협적인 검은 코끼리인 것이 분명하다.
지난 40년간 고도 성장기의 괄목할 만한 성과에 취해 우리 스스로 간과했던 조경계의 검은 코끼리는 무엇일까? 최근 몇 년간 조경가들은 서울시가 설계공모로 발주한 주요 공원 프로젝트에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보행도시 서울’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국제 공모전까지 개최한 고가 공원 ‘서울로 7017’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의 비니 마스를 위시한 건축가들의 잔치로 끝났다. 도시재생 패러다임의 상징 격으로 진행된, 석유비축기지를 시민의 휴식과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한 문화 공원으로 전환하는 ‘문화비축기지’ 프로젝트에서도 조경가들은 주역이 되지 못했다. 당연히 조경의 영역이라고 여겨왔던 도시 오픈스페이스 설계가 건축가의 손으로 넘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올 한 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재건축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민의 상상을 초월하는 이주비와 보상금, 과열된 영업 홍보전 등으로 부작용도 많았지만, 일감 부족에 시달리던 조경 설계 업계에는 모처럼 찾아온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아파트를 상품이라고 여기는 건설사들의 상술과 대중에게는 여전히 낯선 조경 분야의 낮은 위상 탓인지, 많은 프로젝트가 해외 작가들의 식탁 위에 올려졌다. 심지어 국내 조경가가 설계한 작품조차도 해외 작가의 이름으로 포장돼 홍보되기도 했다. 과연 우리 조경가들은 그들보다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일까?
나라 전체가 청년 취업난을 걱정한 지 오래다. 경기가 다소 나아진 올해는 기대도 컸지만 여전히 대다수 조경설계사무소는 미래의 조경가를 꿈꾸는 청년들의 취업 노크를 받지 못하고 있다. 너나없이 모두 공무원이 되거나 공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한다. 조경가가 되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꿈꾸던 열정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성공 신화를 보여주지 못한 우리 선배 조경가들의 책임일까?
한때 대부분의 학생이 조경가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다수 대학의 커리큘럼이 설계 위주로 짜였고, 학생들의 설계 수요에 발맞추어 설계를 하던 현업 조경가들이 대거 학교 강단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대학은 서열화니 평가니 하면서 교수 임용의 핵심 요건을 박사 학위나 논문만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SCI급 논문을 과도하게 요구하여 현직 교수들조차도 설계 수업을 등한시 할 수밖에 없고, 승진과 정년 보장을 위해 논문 숫자 채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우리가 조경학을 배울 때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모토 ‘종합과학예술’, 그것에 담긴 인문, 사회, 과학, 예술을 아우르는 ‘융복합적’ 조경의 정체성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대다수 학교에서 설계 수업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어느 대학의 교수는 이런 조건 때문에 설계 전공 교수를 뽑으려 해도 적임자를 찾을 수 없어 몇 년째 포기하고 있다며 하소연하기도 한다. 조경 설계를 가르치는 교수도 사라지고 조경 설계를 하겠다는 학생도 줄어드는데 앞으로 한국의 조경 설계는 과연 누가 해야 할까?
조경계가 잘나가던 지난 세월, 어쩌면 우리는 방안에 찾아온 코끼리의 등장에 ‘나 아닌 누군가가 해결해 주겠지’ 하며 애써 침묵했는지 모른다. 건축, 도시, 임업 등 타 분야의 업역 확장 시도에 대응하는 아무런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지 못했고, 이른바 스타 조경가 한 명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다. 미래에 더욱 각광받을 분야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이 길을 자랑스럽게 선택하는 후배 조경가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직도 조경이 과학인지 예술인지 오래된 논쟁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장님 코끼리 만지듯 모호한 정체성이 자라고만 있다.
조경계의 검은 코끼리는 비단 설계 분야에만 있는 게 아니다. 여전히 산림청과는 정원, 도시숲, 기술자 자격 문제 등으로 마찰을 빚고 있다. ‘국가공원’은 예산 문제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에 조경계가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 아직 길머리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기대를 갖게 하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올해 9월 조경계의 숙원이던 국가 ‘조경진흥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조경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2년 8개월 만이다. 조경진흥기본계획은 조경 인프라의 양적·질적 제고, 조경 산업 및 교육 기반 마련, 조경 인식 개선 및 국제적 위상 제고 등 3대 추진 전략과 6개의 세부 정책 과제를 설정해 추진할 계획을 담고 있다. 또 그동안 삼삼오오 흩어져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조경계가 지난 3월 3일 ‘조경인의 날’에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을 결성했다. 조경계를 아우르는 20여 개 단체가 함께 모인, 조경계로서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총연합의 탄생으로 조경인이 바라는 미래 지향적인 조경 생태계를 구축할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제 새로운 제도와 조직을 바탕으로 그동안 알고도 모르는 척 방관했던 조경계 안의 검은 코끼리를 요리할 때가 왔다. 조직이 만들어져도 모든 구성원이 주체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이 또한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 다가오는 미래, 불확실성이 난무한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예측 가능한 내일을 준비하자. 이제 새롭게 만들어진 조직을 중심으로 우리 앞에 놓인 난제를 함께 토론하며 조경 분야의 ‘미래 문해력futures literacy’을 높이고, 더 이상 우리 방 안에서 검은 코끼리가 날뛰지 못하도록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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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축기지
Oil Tank Culture Park
장소
하나의 장소 하나의 공간이 시대와 사건을 연결한다. 40년, 그리 길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소는 나름 적지 않은 시대의 사건들과 이야기로 연결된다. 1973년 중동전쟁에서 야기된 제1차 석유 파동은 세계 경제를 강타한다. 3개월 만에 원유 값이 세 배로 폭등한다. 매봉산 남측 사면에도 암반을 굴착하여 석유비축기지가 구축된다. 40만 배럴의 유류를 비축한다.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1급 보안 시설로서 철망과 초소들로 경계가 이루어진다. 2002 한일 월드컵을 맞아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바로 앞에 건설된다. 장소는 지근거리의 위험물 저장 시설로서 안전의 이유로 폐쇄된다. 고유의 기능이 폐쇄되고 2014년까지 버스 주차장, 월드컵대교 현장 사무실 등으로 점유된다. ...(중략)...
건축 설계 허서구, RoA건축사사무소
조경 설계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김용택), 디스퀘어(신동석)
토목 설계 (주)정민지오테크
구조 설계 (주)센구조연구소
기계 설계 영동설비기술사사무소
전기 설계 해월엔지니어링
시공 (주)텍시빌, (주)SG신성건설
위치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산53-1 일대
대지 면적 106,824.61m2
건축 면적 5,597.77m2
연면적 7,529.47m2
규모 지상2층, 지하3층
설계 기간 2014. 10. ~ 2015. 8.
시공 기간 2015. 12. ~ 2017. 9.
사진 유청오, 박세원, 서울시
*환경과조경356호(2017년 12월호)수록본 일부
- 허서구, 김용택 / 허서구 + RoA_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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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디자인의 온도
조금은 오래된 유행
조경 설계에서 산업 유산을 재활용하는 디자인 전략은 실은 조금 오래된 유행이다. 몇몇 사례만 열거해 보더라도, 개스 워크 파크(1970년대), 뒤스부르크-노르트 공원(1990년대), 하이라인(2000년대), 국내에서도 선유도공원(2003년)과 서서울호수공원(2009년)을 비롯한 많은 산업 유산이 최소 지난 반세기 전부터 공원으로 재활용되어 왔다. 산업 기능이 소거된 건축물 잔해는 공원뿐 아니라 박물관, 미술관, 복합 문화 공간을 포함하는 새로운 기능을 자유자재로 탑재하여 변신하면서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오래되었지만, 낡았다는 말은 아니다. 어떤 디자인 경향이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러한 전략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증거이고, 우리는 그 궤적에서 산업 유산을 디자인하는 서로 다른 태도를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서울시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 스무 곳을 선정하여 소개하는 캠페인, ‘잘생겼다! 서울 20’을 내보내고 있다. 대체로 이들 장소는 산업 유산을 고쳐 쓰는 도시재생 철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산업 유산을 재활용하는 디자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중략)...
이명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경 설계, 역사와 이론, 비평에 두루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박사 학위 논문에서는 조경 드로잉의 역사를 고찰하면서 현대 조경 설계에서 디지털 드로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고, 현재는 20세기 전후의 우리나라 조경사를 보다 깊숙이 들여다보고 있다. ‘조경비평 봄’의 회원으로도 활동한다.
*환경과조경355호(2017년 11월호)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