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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WI 미래포럼]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조경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WEF의 2016년 주제 ‘4차 산업혁명의 이해’는 많은 이슈를 제기했다. 특히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와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팀이 발간한 보고서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는 미래 사회의 급격한 노동 시장 변화를 예견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65%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주요 15개국의 9개 산업 분야에서 약 510만 개의 단순 노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구조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근로자가 습득한 기술 수명이 단축되고 오히려 전략적 전문 직군에 대한 인재 선발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변화를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는 디지털 다위니즘Digital Darwinism이라고 정의한다. “디지털 적자생존 시대에서 속도는 곧 생존을 의미한다.” 기업과 개인 모두 디지털 고도화에 적응하라는 것이다. ...(중략)...
*환경과조경358호(2018년 2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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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서재] 풍금이 있던 자리
가파른 언덕을 따라 트럭이 오른다. 짐칸에 실린 박스가 탈탈 흔들리고, 조수석에는 서울살이 5년 차에 접어든 나영이 있다. 차창 너머 낡은 상자를 얼기설기 쌓아 올려 만든 듯한 동네의 모습을 어떤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을까. 극은 나영이 이사한 집 앞에 도착한 순간부터 시작되니 멋대로 상상해 볼 따름이다. 뮤지컬 ‘빨래’는 2005년 초연을 시작으로 무려 12년간 끊임없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작품이다. “지금 당신에게 찾아온 가장 따뜻한 위로”라는 문구에 홀려 극장에 들어섰다가 눈물을 펑펑 쏟고 나왔다. 등장인물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과 외국인 노동자. 그들이 혹은 우리가 겪을 법한 이야기를 그리 과장되지도 너무 건조하지도 않게 풀어 자연스레 웃음과 울음을 끌어낸다. 극 중 몽골에서 건너온 솔롱고와 나영은 한 옥상을 공유하며 빨래를 넌다.최저 임금을 받아 방세 내고 생활비로 사용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생활. 지친 나영이 “이런 곳은 어디에도 없을 거”라며 푸념을 늘어놓자 솔롱고가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래도 하늘이 가깝잖아요.” 극에 몰입하고 있던 내 고개가 의아함에 기울어진다. 어느새 솔롱고는 옥상 난간을 짚고 아래에 펼쳐진 동네 풍경을 감상하는지 객석 뒤편을 바라보고 있다. 그 커다란 눈에 어떤 희망과 낭만이 가득한데도 의아함은 계속 커져만 갔다. 옥탑방살이 3년 차. 내게 옥상은 세탁기와 빨랫줄이 놓인 자투리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생활 공간일 뿐이다.
물론 처음부터 옥상에 판타지를 품지 않았던 건 아니다. 화분으로 정원을 꾸민다거나, 여름에는 고기를 굽고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테이블을 놓는 꿈도 꿨다. 하지만 이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 옥탑방에 도둑이 들기 시작했고, 우리 집 옥상에도 이끼 낀 수조를 연상시키는 청록색 유리 덮개가 씌워졌다. 도둑 걱정에 잠들지 못하는 날은 사라졌지만, 여름이면 옥상은 우리 동네에서 가장 더운 공간으로 변한다. 옥상으로 창을 둔 화장실도 한증막 같아지는데, 농담 삼아 그 화장실을 ‘지옥’이라 불렀다. 봄과 가을에는 날이 선선해도 미세 먼지를 피해 유리 덮개에 난 창을 모두 닫아야 한다. 빨래는 뜨거운 햇볕 대신 달궈진 공기를 머금고 말랐다. 하늘이 깨끗한 날도 있지만, 창을 열면 건너편 옥상에서 러닝셔츠 차림으로 담배를 피우는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기 일쑤다. 어떤 노랫말처럼 옥상 평상에 누워 꿈을 꾸려면, 동네에서 가장 높은 옥탑에 살거나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마음 놓고 하늘을 즐길 수 있는 환상적 조건의 옥상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온갖 단점에도 불구하고 옥상은 유명인의 성공기에도 종종 등장한다.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전부 추억이다, 가끔 옥상에서 내려다보던 풍경이 그립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궁금해진다. 내게도 이 옥탑이 즐거운 추억이 쌓인 공간으로 기억되는 순간이 올까. 아니면 인터넷에 떠도는 말처럼 기억은 희석되고 추억은 미화되는 것일까.
신경숙 작가의 두 번째 창작집의 제목이자 표제작인 ‘풍금이 있던 자리’는 주인공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보내는 서간문 형식의 소설이다. 정확히 말하면 전하지 못한 편지. 사랑하는 이가 아내와 아이가 있는 유부남이기 때문이다. 편지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한 여자에 얽힌 기억을 쏟아 놓는다. 지금 자신의 모습과 닮은, 아버지의 애인이었던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어머니를 밀어내고 집안 한구석을 차지한 여자가 미울 법도 하건만, 주인공은 여자를 내내 아름답게 그려낸다. 여자는 아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음식을 만든다. 쌀보다 보리가 더 많아 식감이 거친 쌀보리밥 대신 “어느 날은 보리를 다 빼고 쌀에 수수를 넣은 밥을 지었으며, 또 어느 날은 입에 쏙쏙 들어가기 좋을 만큼의 크기로 만두를 빚어서 밥 대신 만둣국을 내오기”1도 한다. 좀처럼 틈을 내어주지 않는 큰 아이를 위해서 콩을 넣은 작은 주먹밥을 손에 달라붙지 않도록 깻잎으로 하나하나 싸 도시락을 채운다. 갖가지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한껏 아름답게 묘사되고, 그 정성 어린 음식들의 이미지가 여자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저만치로 밀어내버린다. 집안일에 지친 여자의 손에 핸드크림을 발라주는 아버지의 모습을 훔쳐본 주인공은 자신도 일에 찌들어 손금이 쩍쩍 갈라진 여자가 아닌, 은은한 향내를 풍기는 “그 여자 같이 되고 싶다”고 소망한다. 하지만 그 추억 사이로 끼어드는 몇 가지 기억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다리를 다쳐 몸을 움직이지 못해 살이 찌자 남편에게 버림받은 점촌댁, 힘들 때면 칫솔질을 하며 울음을 숨기고, 잠시 돌아온 어머니가 막냇동생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을 말없이 내려다보던 여자의 모습, 집을 떠나던 날 여자가 주인공에게 건넨 마지막 말 “나처럼은… 되지 마.”2 결국 주인공은 남자와의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는다. 끝내 집을 떠난 여자처럼 주인공 역시 사랑을 이루지 못했지만, 여자에 대한 기억을 계속 추억으로 간직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 여자는 오빠들 속에 섞여 있는” 주인공을 알아봐 줬기 때문이다. 남자가 “처음 만난 그 날, 느닷없이 내리는 비를 맞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여러 여자들 중에서 감기를 앓고 있는 여자가 바로 저라는 걸 알아줬던 것처럼.”3
아주 사소한 일로도 기억은 추억으로 탈바꿈한다. ‘빨래’의 후반부 솔롱고는 옥상에서 나영에게 프러포즈 반지를 내민다. 둘은 곧 거처를 옮기지만, 그 옥상은 둘도 없는 추억의 공간으로 남을 것이다. 나 또한 옥상에서 즐거운 일은 없었는지 기억을 더듬다 문득, ‘빨래’가 만들어진 지 10년도 더 된 작품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불법체류자임을 약점 잡아 임금을 떼먹는 악덕 고용주, 부당 해고의 두려움에 떠는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에게 쏟아지는 폭언 등이 현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10년 전 달동네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문제들도 여전하다. 앞으로 또 10년이 흘러도 ‘빨래’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수많은 옥탑에는, 서울 올 땐 꿈도 많았는데, 혼자 사는 엄마한테 편지 한 줄 못 쓰는, 꿈이 닳아 지워진지 오래되어 어느 방에 두고 왔는지 기억도 안 나는 청춘들이 또 머물게 될까4 궁금해진다.
1. 신경숙, “풍금이 있던 자리”, 『풍금이 있던 자리』, 문학과지성사, p.24.
2. 위의 책, p.33.
3. 위의 책, p.28.
4. ‘빨래’의 넘버 ‘서울살이 몇핸가요’의 가사 일부는 다음과 같다. “서울 올 땐 꿈도 많았었는데/삼사 년 돈 벌어 대학도 가고/하지만 혼자 사는 엄마한테/편지 한 줄도 못쓰는 내 꿈은 내 꿈은/나의 꿈 닳아서 지워진지 오래/잃어버린 꿈/어디 어느 방에 두고 왔는지/기억이 안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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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A] 옥상의 시선
‘왜 우리는 옥상에 낭만을 품는가.’ 오랜만에 조한결 기자에게 “그러니까 젊은 감성으로, 음… 요즘 핫한 옥상들을 직접 체험해… 맛깔스러운 글로 독자에게 한발 다가서는 어쩌고저쩌고”라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더니 돌아온 원고의 가제다. 이미 “서울 자전거 출근기”란 생생한 체험기로 많은 독자의 관심을 모았던 그녀다(『환경과조경』 2015년 4월호 특집 ‘자전거 타고 싶은 도시’). 조 기자가 느릿느릿 그렇지만 그 특유의 감성으로 탐사해 갈무리한 글을 보니 이런저런 기억이 몰려온다.
원서동에서 일하던 시절, 나와 또래 동료들은 시시때때로 옥상에 올라 다투고 울고 화해하고 갖가지 뒷담화에 심취하기도 했다. 그 시절 옥상은 대나무숲이자 해방구였다. 그 옥상에 뚫려 있는 구멍이 아래층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진. 비밀을 보장하지 못하는 옥상은 더 이상 해방구가 될 수 없었고, 그 뒤로 우리는 옥상에 모이지 않았다.
“등골이 서늘했답니다.” 내 이야기를 듣던 대학 교수 P는 “나도 가끔 화장실에서 내 이야기를 듣게 되는 일이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기분 나쁘진 않아요. 그냥 속으로 웃었어요. 아마 그 시절 그분들도 그랬을 거예요.”
동료들과 의기투합하지는 않았지만 난 그 뒤에도 자주 옥상에 올랐다. 조한결 기자가 썼듯이 “지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중력을 거슬러 오를 만큼 옥상에는 심오한 매력이 있나 보다”. 그 옥상은 무엇보다 도시의 서로 다른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게 매력이었다. 눈앞에는 우리나라 현대사를 이끈 굴지의 대기업 사옥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였고, 그 옆의 공원에서는 할아버지들이 크리켓 비슷한 경기를 하곤 했다. 그리고 돌아서면 창덕궁의 기와지붕이 겹겹이 펼쳐졌다.
“우와, 궁궐이 보이는 옥상이라니! 왕보다 높네요.” P가 감탄했다.
옥상은 맨 콘크리트 바닥이었지만 건물을 뒤덮은 담쟁이가 올라왔다. 푸르게 흔들리던 잎이 갈색으로 변하는가 싶으면 어느새 낙엽이 떨어지고, 앙상한 덩굴줄기 위로 흰 눈이 쌓이며 한 해가 저문다. 그리고 다시 연두색 잎이 돋기 시작하면, 푸른 잎으로 뒤덮이는 계절을 기다렸다. 그런 기억이 그곳에서 보낸 몇 년을 아름답게 포장한다.
옥상 하면 떠오르는 풍경이 또 하나 있다. 10여 년 전, 이태원의 지역 연구를 하기 위해 좁은 골목길을 걸어 다녔다. 당시 누군가 해밀톤 호텔의 옥상 수영장이 음악과 술, 디제잉을 즐길 수 있는 클럽풀pool로 유명하다며 한번 올라가 보자고 제안했다. 우리는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고 답사하던 차림 그대로 옥상에 올랐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자유분방한 외부 공간이 있다니. 머뭇머뭇 둘러보던 나는 구릿빛 피부에 레게 머리, 야자수가 그려진 수영복을 입은 남자들이 바라보던 풍경에 시선을 고정했다. 비키니를 입고 선탠을 하는 외국인들 너머로 이슬람 사원이 보였다. 아직도 그때 촬영한 사진을 보면, 텍사스촌, 게이힐, 이슬람거리, 아프리카 거리 등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본토의 그것과는 또 다른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태원을 그만큼 잘 드러내는 장면이 있을까 싶다.
그리고 또 인상적인 장면은…. (마감의 초조함을 감추느라)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마지막 에피소드를 찾던 중, 옥탑에서 심리 상담실을 운영하는 L이 떠올랐다. 다짜고짜 L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요즘 옥탑 생활은 어떠신가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고 그런가요?” (불편하기만 하면 안 되는데…) “그런 면이 있지. 그래도 독립된 공간이라 좋아.” “혹시 옥상이라 상담에 유리한 점은 없나요?” “마당이 있으니 내담자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많이 느껴. 하늘과 닿아 있으니 텅 빈 것에서 시원함을 느끼지.” 오호라, (P의 표현을 빈다면) 뭔가 글감을 포착한 직감이 들었다. “계단을 올라 마당을 한번 살펴보고 실내로 들어가겠네요.” “당연히. 특히 남자들은 마당을 한 바퀴 돌고 들어오곤 해.” “옥상 마당을 대하는 데 남녀의 차이가 있나요?” “공간에 대해 남자들이 더 민감한 것도 같아. 구석구석을 살펴본 뒤, 꼭 먼 산을 바라봐.” “어떤 곳인지 파악하고 들어가나 봐요. 저 같으면 바로 목표 지점으로 갈 것 같아요.” “나도 바로 목적지로 가는 편이야. 집단 무의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태초에 남자들은 사냥을 해서 가족을 부양했기 때문에 내면 깊이 불안이 있어. 그래서 일단 주변을 살피는 게 아닌가 싶어.” 그렇다면 L에게 옥상은 어떤 장점이 있는지 궁금했다. “땅을 떠나 하늘과 맞닿은 나만의 공간이란 점이 좋지.” 땅을 떠나다니, 르 코르뷔지에는 옥상 정원의 의의를 잃어버린 지면의 회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땅을 걷다 보면 앞만 보고 걷게 되고, 방해하는 게 많잖아. 그런데 옥상에 있으면 그런 게 없어. 대신 내가 찾아가는 느낌이야. 화분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고. 뭐 다 잡초지만.” 이번 특집에 백종현 소장이 쓴 “잡초 정원, 자연 정원”이 떠올랐다. “이름도 붙여 줬어. ‘너!’, 필명은 ‘야!’. 하하, 그렇게 부르다보면 결론은 ‘나’로 돌아와.” “오, 옥상에서 하늘과 만나면서 잡초와 대화하고, 결국 나를 반추하시는군요.” “맞아, 옥상에서 하는 반추는 땅에서 하는 것과 달라. 비교 대상이 없어지거든. 오직 나만 보게 돼.” “우와,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심리 상담과 옥상은 참 어울리는 조합이네요. 이번 호 특집 ‘옥상다반사’에서는 선생님이 일상적 언어로 말씀하신 내용을 전문가들이 어떻게 풀어내는지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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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자유롭게 선택해 조합할 수 있는 운동 기구 ‘EX-시리즈’
멀티바, 숄더로우, 바스트푸쉬 등 22개 기구 조합 가능
다양한 디자인의 야외 체육 기구, 어린이 조합 놀이대, 물놀이 시설, 휴게 시설 등을 개발하는 (주)그린나래가 새로운 야외 운동 기구를 출시했다. ‘EX–시리즈EX–Series’는 사용자의 취향이나 공간 조건에 따라 기구의 선택과 조합, 배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야외 운동 기구다. 멀티바, 숄더로우, 벤치 프레스, 핸드컬, 바스트푸쉬, 레그프레스, 스쿼트, 스텝퍼, 레그롤, 레그턴업, 점핑트위스트, 점핑보드, 어플라이, 홀더 등 22개 기구를 취향에 맞게 조합해 설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운동 능력에 맞게 기구에 설치된 추의 무게를 최소 5kg에서 최대 10kg 단위로 조정할 수 있으며 휴식 공간, 광고 패널 등을 함께 설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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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조경가로 산다는 것
새해 첫 호부터 큰일이다. 복 받자, 꿈꾸자, 힘내자는 새해용 다짐과 계몽을 피해보려 했더니, 그만 글감이 없다. 이런 위기 상황에 처하면 은근히 편집자끼리 격려를 빙자한 모종의 눈치 보기를 하곤 한다. 무려 크리스마스가 겹친 마감 전야, 김정은 편집팀장에게 슬쩍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엔 ‘코다CODA’에 뭐 써요?”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 특집은 아니지만 이번 호에 작품이 두 개나 나가고 비평도 있으니, HLD와의 인연을 더듬어 볼까 해요.” 바로 돌아온 이 답글에 눈이 번쩍 뜨였다. 그렇다. 이번 호 지면에는 젊은 조경가 이호영, 이해인, 최영준 소장이 등장한다. 공모전과 피플 꼭지의 박경탁 소장, 이남진 실장도 젊다. 비평을 보내 준 허대영 소장을 젊다고 말하는 건 무리지만, 칼럼을 쓴 김영민 교수는 대표적인 젊은 교수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새해 첫 호, 젊음으로 가득하다. “아, 나도 그럼 인연을 더듬어 볼게요. 나는 ‘그들이 설계하는 법’을 새로 시작하는 최영준 소장.”
한국, 미국, 중국을 가로지르며 활동하고 있는 Laboratory D+H의 최영준 소장과 관련해서는 정말 더듬을 인연이 많다. 이걸로 쓰면 아마 역대급 에디토리얼이 될 게 확실하다. 그런데 나도 이제야 눈치라는 걸 보기 시작했나 보다. 최 소장은 내가 가르친 제자다 보니 누군가 뒷말을 할 게 분명하고 제자에 대해 쓰면 꼰대식 추억팔이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걱정을 핑계 삼아, 김정은 팀장이 쓰기로 찜한 HLD의 이호영 소장으로 나도 모르게 앵글을 돌린다. 그렇다. 최 소장 이야기는 앞으로 써먹을 날이 무궁무진하다. 아마 김 팀장은 뒷머리 질끈 묶고 다른 원고들 치며 투쟁하느라 아직 ‘코다’는 한 줄도 못썼을 거다. 이럴 때를 위해 ‘선점’이란 단어가 존재한다.
이호영 소장을 처음 만난 건 어느 설계공모에 한 팀으로 참여했던 때지만, 더 깊은 인상을 받은 건 추억의 토론회 ‘조경가로 산다는 것’에서다. 한 7~8년 전일 거라 짐작하며 검색해보니 무려 12년 전이다. 아마 기억하시는 독자가 꽤 있을 것 같다. 한국조경학회 조경설계연구회와 환경과조경이 공동 기획한 100분 토론 ‘조경가로 산다는 것.’ 2005년 12월 6일에 열렸고,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2년 전인 『환경과조경』 2006년 1월호에 실렸다. 기획에 참여한 원죄로 내가 사회를 맡았고, 패널로는 황용득 소장(동인조경 마당), 오형석 소장(LOSYK), 정욱주 교수(서울대학교), 그리고 ‘젊은’ 이호영 ‘대리’(당시 조경설계 서안)가 참여했다. 다시 잡지를 펼쳐보니 플로어를 가득 메운 청중들의 뜨거운 열기, 후끈 달아오른 토론 분위기가 바로 어제 일처럼 재생된다. 그랬다. 이런 주제를, 저런 문제를 꼭 다뤄달라는 이메일은 물론 전화까지 많이 받았었다. 어쩌면 한국 조경의 전성기, 조경 설계가 변화의 몸부림을 치며 꿈틀대던 시대의 풍경이다. 풍요로워 보이는 현실과 위태로운 기반 사이에서, 앎―곧 지향―과 삶의 불일치 속에서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던 한국 조경의 단면이다.
조경을 한다는 것과 조경을 하며 산다는 것, 이 둘 사이의 간극을 좁혀보자는 게 12년 전 ‘조경가로 산다는 것’의 문제의식이었다. ‘조경설계사무소에는 왜 40대가 없을까’를 시작으로 ‘작가로서의 조경가, 직업으로서의 조경 설계’와 ‘조경가로 성장하기’로 이어진 토론에는 패널뿐 아니라 청중도 함께 참여했다. 잡지에 남은 기록을 보면, 허대영, 김경윤, 김정윤, 문현주, 고정희, 호현기, 안계동, 김성균, 최원만, 성종상, 유병림, 여러 세대에 걸친 청중들이 자발적 토론자로 등장한다. 그들의 기세에 눌려 차마 입을 떼지 못한 젊은 조경가들, 희망을 재확인하러 모인 학생들도 무언의 토론자들이었다. 모두가 지금보다 열두 살 젊다.
지금도 젊은 이호영 소장, 옛 잡지 속 그는 정말 젊다. 그날의 열정적 토론 전부를 이 지면에 옮길 필요는 없겠지만, 12년 전의 이 ‘대리’가 선배들에게 던진 질문만큼은 복원하고 싶다. “조경설계사무소가 신입사원들을 조경가로 키우기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신입사원의 재능을 어떻게 끌어주고 있는지 말씀을 듣고 싶다.” 1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우회하며 수련한 그가 이해인 소장과 꾸린 사무소가 이제 3년 차로 접어든다고 한다. 눈은 HLD의 근작 두 편에 가 있는데, 12년 전 그의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토론이 벽에 부딪혀 공전하자 그는 선배들 대신 스스로 답했다. “이곳에서 배우면 설계를 잘 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아마 이 질문과 자답을 현실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애써 왔을 테고, 그런 노력의 한 단면이 이번 호의 두 작품일 것이다.
그런데 이호영 소장은 아마 이 글을 읽으며 속이 편치 않을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이해인 소장, ‘그들이 설계하는 법’의 새 주자 최영준 소장, 이사부 독도 공모전의 박경탁 소장과 이남진 실장, 칼럼 필자 김영민 교수 등 이번 1월호의 젊은 조경가 모두가 같은 이유로 속이 부글거릴 것 같다. “우리 젊지 않은데요?”
똑같은 경험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했던가. 벌써 15년이 넘은 이야기 한 장면. 영광스럽게도, 1년 차 신참 교수에게 한국 조경 서른 살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의 기조 발제자 역할이 맡겨졌다. “양적 비대 성장의 이면에 넓게 퍼진 비만한 고독, 그리고 문제의식과 실험 정신이 부재한 자리에 골 깊게 패인 몰개성과 무비판의 우울한 반복.” 한국 조경의 “고독한 지형과 우울한 풍경”을 따지며 내게 주어진 시간을 마치고 나자 한 전임 학회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젊긴 젊다.” 나는 이런 답을 속으로 삼켰다. “저 안 젊은데요?”
이 달의 젊은 조경가들, 젊지 않다. 그들의 훈련과 경험, 작업과 글은 결코 치기, 결기, 패기 같은 단어로 형용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조금만 더 오래 젊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어느새 낡아버린 한국 조경을 혁신할 동력은 진부함을 거부하는 참신함, 곧 젊음 아니겠는가. 다음 12년 후엔 ‘조경가로 산다는 것’이 가열찬 토론 거리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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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경이상
2017년 12월 8일, 열아홉 명이 다시 논현동에서 모였다. 미국에서 귀국한 지 얼마 안 된 후배가 뒤늦게 합류했다. 그는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나에게 다가와 조용히 물었다. “그런데 여기는 뭐하는 모임이에요?”
처음 우리가 모인 것은 2016년 12월 7일이었고, 그때 우리는 열세 명이었다. 여름조경디자인캠프 튜터들의 뒤늦은 뒤풀이 자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매번 이렇게 술자리에서 감정과 생각을 소비하지 말고 제대로 모여 생산적인 일을 함께 하자고 말했다. 술기운 때문이었는지 모두 상기된 목소리로 꼭 모여서 무엇인가를 하자고 다짐했으나, 그 다짐은 잠시 잊혀졌다.
눈이 왔을 때 우리는 다시 모였다. 우리 대부분은 오롯이 자기 이름을 내세울 순 없어도 분명 자기의 설계를 한다고 할 수 있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조경가들이다. 우리는 기성세대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기성세대를 비판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고, 스스로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서로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졌던 듯하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만난 우리는 무척 달랐다. 오랜 시간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서로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었다. 다음번에는 꼭 모두의 공통된 지향을 찾아내자고 격려를 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음에 모였을 때도 우리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우리는 생각보다 이상적이었고 동시에 생각보다 현실적이었다. 생각보다 더 피상적이었고 생각보다 더 순진했다. 그래서 누군가는 실망했고 누군가는 냉소했다.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인원이 함께 모이지는 않았다. 남은 이들은 공통의 목표가 없어도 최소한 일 년만 매달 모여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자고 했다. 모임의 존속이 모임의 새 목표가 되었다. 그런 보잘것없는 목표를 세우고 나니 무엇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각자 그동안 혼자 마음에 담아 두었던 주제에 대해 발표를 했다. 그 다음에는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을 각자 소개했다. 조경의 정체성에 대한 강의도 있었다. 통의동에서 의미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서 가 보았다. 한번은 도시재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떤 날은 날씨가 좋아 밖에서 그냥 맥주를 함께 마셨다. 서울시에서 공공조경가를 뽑기에 우리가 지원해서 활동하자고 제안했다. 우리 중 꽤 많은 사람이 공공조경가에 선정되었다. 푸른도시국의 정책이 궁금해서 어느 사무관을 초청해 설명을 들었다. 각자의 작품과 설계에 대한 생각을 돌아가면서 심도 있게 말하고 들어보았다. 우리는 여덟 번째 모임에서야 모임의 이름을 ‘조경이상’이라 지어 주었다. 우리 중 한 명이 사무실 개소 2주년 파티에 초대했다. 할로윈 파티를 겸한다고 해서 다 함께 참석했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기로 했을 때 그렇게 일 년이 지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일 년 동안 이룬 가시적 성과는 없었다. 그렇게 날을 세우며 비판했던 현실의 문제도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모이는 인원이 조금씩 늘어났다. 주변 지인들을 초대하다보니 설계의 경계를 넘어 활동가도, 팟캐스트 운영자도 모였다. 자연히 여기서 만난 사람들끼리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 내가 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연결시켜 주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무실 구조를 만들었다. 함께 전시회에 초청을 받아 작품을 전시했고 함께 대학에서 가르치기도 했다. 서로를 비평했고 서로를 상찬했다.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고 서로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했다.
처음에 우리가 찾고자 한 공통의 지향은 일종의 ‘운동’과 같은 성격의 무엇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조경에는 운동이 있었던 적이 없다. 68혁명의 열기에 동참하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 성숙하지 못했었고, 1987년에 찾아온 민주화의 폭풍 속에서도 조경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최소한 건축이라는 옆 동네에 나타났던 청건협의 뜨거운 사회적 외침이나 4.3그룹의 세련된 문화적 담론과 비슷한 것을 흉내 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고작 목소리를 높일 때라고는 기득권이 침해될 때나 더 많은 몫을 달라고 요구할 때뿐이었던 비루한 조경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우리에게 과거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면 그 정당성은 과거의 성공과 과오에 있어 우리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데 있을 뿐이다. 그런 자각 때문에 우리는 일종의 강박처럼 일 년간 모였던 것일 수도 있다. 방황에 가까웠던 지난 일 년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그토록 찾고자 했지만 찾지 못했던 지향이 희미한 형태로 드러났다. 그것은 극렬한 문제의식도, 변화를 위한 공동의 전선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자각도 아니었다. 조경을 하고 있지만 조경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지는 것.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지 않으며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가는 것. 이것이 우리가 지난 일 년 동안 모이며 깨달은 우리의 지향이었다.
이번 모임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다음에 함께 하고 싶은 일 몇 가지를 찾았다. 첫째, 조경하는 사람들의 전시를 기획하기로 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2022년 광주에서 세계조경가협회 컨퍼런스가 열릴 때 베니스 비엔날레만큼 멋진 콘텐츠를 미리 준비해 놓자고 다짐했다. 둘째, 곧 만들어질 용산공원을 시민이 제대로 주체가 되어 기획하고 가꿀 수 있도록 조직을 만들고 활동해나가기로 했다. 셋째, 우리 다음의 세대를 위해 지방의 조경학과를 돌며 특강을 개최하는 계획을 세웠다. 모두가 이 일의 주체일 필요는 없다. 주체가 될 권리만큼 주체가 되지 않을 권리도 있다. 그래야 나의 꿈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같은 꿈을 꿀 수 있다. 펠릭스 가타리가 말했다. “연대할수록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그말 그대로다. 우리는 연대할수록 서로 달라지고 그 다름이 우리를 연대하게 만드는 이유이자 힘이다.
나는 기대와 의심이 섞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후배에게 대답했다. “만일 조경을 하다가 네가 무엇인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아이디어가 생기고 그 일을 하고 싶은데 같이 할 사람도, 마땅히 이야기할 데도 없으면, 여기서 같이 하면 돼.”
김영민은 1978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조경과 건축을 함께 공부했고 하버드 GSD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SWA Group에서 6년간 다양한 조경 설계와 계획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USC 건축대학원의 교수진으로 강의를 했다. 동시대 조경과 인접 분야의 흐름을 인문학적인 시각으로 읽어내는 데 관심이 있으며, 설계와 이론을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을 번역했으며, 『용산공원』 등 다수의 공저가 있다. 최근에는 설계 방법론을 다룬 저서 『스튜디오 201, 다르게 디자인하기』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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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비트360 가든
KIA BEAT360 Garden
기아 비트360KIA BEAT360은 2017년 여름 문을 연 기아자동차의 첫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360°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기존 매장과는 달리 상품 판매 외에도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팅하는 문화ㆍ상업 공간이다. 기아 비트360의 세 테마 존―카페, 살롱, 가든―은 라이프스타일별로 나눈 소비자 타깃 유형에 맞춰 각각 강한 개성을 보여준다. 이 중 HLD가 설계한 가든은 SUV 차량이 전시되는 공간이다. 따라서 비트360 가든은 보통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속한 조경 공간과는 성격이 다르다. 쇼핑 활동을 지원하는 휴게 공간이기 이전에 공간적 스케일로 확장된 매대 또는 쇼케이스와 같은 상품 전시 공간이다.
가든이 압구정로에 면해 있지 않아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방문자가 건물 뒤 실외까지 전시 공간이 이어져 있다고 예상하기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가든’은 비트360의 히든카드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족’, ‘캠핑’, ‘아웃도어’, ‘오프로드’, ‘탐험’과 같은 키워드에서 파생된 ‘숲 경관’을 공간의 콘셉트로 정했다. 또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서울이 아닌 다른 장소에 와 있는 듯한 뜻밖의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시각적인 특성이 강한 자작나무를 주요 소재로 선정했다. ...(중략)...
설계·감리 HLD
인테리어 CA Plan
PM INNOCEAN Worldwide
시공 EXHIBIT KOREA, 상선조경
발주 기아자동차
위치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면적 2,986m2
설계 기간 2016. 9. ~ 2016. 12.
완공 2017. 6.
HLD는 이호영과 이해인이 설립한 조경설계사무소로, 조경과 도시 분야에서 국내외 다양한 스케일의 외부 공간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호영은 고려대학교에서 원예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조경설계 서안에서 5년간 실무를 한 뒤에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지역 계획 및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미국 에이컴(AECOM)과 오피스 ma(office ma)에서 6년간 조경과 도시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해인은 서울대학교와 UC 버클리(UC Berkeley)에서 도시계획을 공부하고 이후 하버드 GSD에서 조경 설계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에이컴과 파퓰러스(POPULOUS)의 샌프란시스코 지사에서 약 5년간 다양한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잠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aha Hadid Architects) 소속으로 DDP의 건축 감리에 참여하기도 했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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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포레스트
In the Forest
인 더 포레스트In the Forest는 서울 소재의 한 학교 캠퍼스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로, 5~7m 높이의 보강토 옹벽으로 이루어진 진입부 야외 공간 개선을 위해 진행됐다. 보강토 옹벽의 미화, 새로운 문주 디자인, 경사면의 식재 개선이 개선 사업이 시작된 계기라면, 세 가지 다른 형태의 기능적 난간이 압도해버린 보행로 경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차폐 기능만 강조된 획일적 식재, 증축 과정에서 갑자기 주요 승하차 지점의 배경이 된 폐쇄적 건축물 입면 등이 이에 뒤따르는 주요 해결 과제였다.
들어서며
문주는 주변의 숲 경관과 잘 어울리고, 외부에 폐쇄적이지 않되, 캠퍼스 내로 들어선다는 문지방threshold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5m에 이르는 벽체의 높이를 확정하고 입면 구성의 완벽한 비율을 찾기 위해 1:1 목업을 제작했다. 청회색과 자색이 섞인 트레버틴의 가로 줄무늬는 판석 줄눈을 블렌딩하는 효과가 있다. 석재 앞에 달린 이페 루버의 깊이가 각도에 따라 다른 인상을 주는데, 나무 재질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의 깊이가 학교 입구에 더욱 따뜻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중략)...
조경 설계 HLD
파사드 설계 CA Plan
시공 건림원
발주 코리아외국인학교재단
위치 서울시
면적 23,000m2
설계 기간 2017. 1. ~ 2017. 5.
완공 2017. 8.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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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자연 전략
HLD는 사무실 문을 연 뒤로 막 두 해가 넘은 젊은 회사다. 2년, 일반적인 신축 공사로 본다면 신규 조경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 완료해서 실제 착공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HLD의 여러 과업 중 ‘설계공모/설계-시공/감리’ 과정을 짧은 기간에 압축해서 수행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두 곳이 2017년 여름 준공되었다.
두 명의 소장을 위시한 구성원 각자 이력은 국내 유수 설계사와 대형 기업, 유학 생활과 해외 오피스, 건축과 도시설계를 비롯한 관련 분야 경력 등 험난한 설계 판에서 거칠 수 있는 모든 경험의 장들로 빠짐없이 빼곡하다. 새로 충원한 인력도 건축 전공자들이어서 인접 분야와 협업이나 확장성까지 두루 고심한 라인업이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다양한 배경의 설계자가 모여서 바람직한 사무실 운영과 프로젝트 수행 방식을 고민해 왔을 테고, 그 결과물로는 처음에 해당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면서도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유대인, 기독교인, 그리고 이슬람교도는 불멸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한 세기 남짓한 처음의 삶만을 숭배하며, 그것은 그들이 오직 그 한 세기만을 믿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무한한 수로 이루어진 다른 모든 세기들에 대해 처음 한 세기 동안의 행위에 의해 상을 주거나 벌주는 것으로 정해 두기 때문이다.” 보르헤스 소설의 한 대목처럼, 불멸의 존재이건만 오로지 첫 번째 삶에 의해서 이후 영원히 이어지는 나머지 삶 전체가 결정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인류 대부분이 믿는 종교들이 이천 년 넘도록 자꾸 상기시키는 잔인한 ‘신화’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 끝을 알 수 없이 이어질 HLD의 미래를 염두에 두고 초기 설계에서 드러나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중점을 둔다. ...(중략)...
허대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1999년부터 설계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조경설계 힘(studio HYMH) 소장이다.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그곳에 머무는 사람도 행복하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경관에 대한 해석과 발언이 자유롭고 경제적으로 튼튼한 설계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인내심 많고 심성 고운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살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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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트네 말라브리 광장
New Entrance in Châtenay-Malabry
디비종 레클레르크Division Leclerc 대로와 장 바티스트 클레망Jean Baptiste Clement 거리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오래된 창고와 버려진 건물들이 독특한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새롭게 만들어진 동네 입구에 배치된 광장에서는 인근 교차로뿐만 아니라 추후 약학대학이 들어설 건너편 부지까지 조망할 수 있다.
세 개의 연속적인 테라스로 구성된 광장은 독특한 지형을 세심히 고려해 조성되었다. 기존 대상지는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높이 차가 5m에 달하는 경사지였다. 이를 평탄하게 만드는 대신 인근 건물의 입구와 연결되는 세 개의 테라스를 설치하는 전략을 세웠다. 테라스는 흙으로 포장된 공간, 나무가 빽빽하게 식재된 공간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개방적인 공간이기에 인근 도로를 지나는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과 소음을 피할 수 있다. ...(중략)...
Landscape Architect Ateliers 2/3/4/
Team Agate Mordka(Director Landscape Division),Aiala Olaberria, Juan Francisco Seage
Engineer Y-ingénierie
Client SEMAG 92
Area 4,200m2
Location Châtenay-Malabry, France
Cost 1,800,000€
Completion 2016
Photographs Clément Guillaume
아틀리에 2/3/4/(Ateliers 2/3/4/)는 1998년에 설립된 프랑스의 조경설계사무소다.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기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그룹으로 단순함, 기본 그리고 일상의 아름다움으로의 회귀를 추구한다. 조경가, 도시설계가, 건축가, 엔지니어, 생태학자가 집단적으로 사고하고 협업해 전지구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도시 내의 자연’으로서 공공 공간이 갖는 의의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광장이나 정원을 통해 사회적 연대와 지역의 정체성, 대표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