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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질문] 공모전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크게 한숨을 쉰다. 한숨의 의미는 복합적이다. 또 한 고개를 넘었구나. 하지만 이내 앞으로 이 고개를 또 어떻게 넘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어느 교수님이 말하길 공모에 당선되면 딱 사흘만 좋고 그 후부터는 전쟁이라고, 그 말이 딱 맞다.
김현민 스튜디오일공일 대표
때는 2012년, 근무하던 설계사무소가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지명팀으로 선정되어 미국의 조경회사와 손잡고(?) 설계공모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저는 찌끄레기 주임이었구요, 28살의 조경 꿈나무였고, 처자식도 없는 자유인 그 자체였죠. 그렇기에 우리 컨소시엄이 당선됐더라면 저는 후암동이든 이태원이든 대상지 주변으로 이사를 갔을 겁니다. 용산공원을 자주 접하고 주변을 살피며 깊이 있는 계획안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친구들을 불러 용산공원 주변에서 술도 마시고, 데이트도 하고, 철물점에 형광등도 사러 가고, 마트에서 장을 보며 외국인 구경도 하면서 말입니다. 대상지 주변에서 일상을 보내며 대상지의 현실적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용산공원의 미래상에 반영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김지환조경작업장 라디오 작업반장
먼저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가서 괴성을 질러대며 비밀스레 자축한 후, 사무실에 본부장을 포함한 3인 이상의 경영관리본부를 신설하며, 해당 발주처의 선금급 지급 절차를 확인하라는 첫 번째 지시 사항을 하달한다.
허대영조경설계 힘 소장
당선 이후의 모습을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소통하고 싶다. 첫 영상은 리액션 영상으로, “이게 당선이라고? 응?”, “와 쩐다” 등 당선작을 본 사람들의 솔직한 반응을 생생하게 담고 싶다. 다음 영상은 ‘내가 생각하는 당선 이유’, ‘공모전 리액션 영상 댓글 읽기’, ‘시공 현장 가봤더니 충격’ 등등,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이끌어 내고 싶다. 공모전 당선보다 이후 진행 과정이 더 중요하기도 하고, 요즘 유튜브에 푹 빠져 있어 떠올린 생각이다.
김명윤 보타니컬 스튜디오 삼 소장
공모전 상금을 받은 후 팀원들과 PC방에 가 상금을 걸고 배틀그라운드를 할 것이다. 공모전은 이 맛에 한다.
김규성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그때부터가 전쟁이다. 프로젝트 계약 후 보통 15일 안에 착수 보고가 이루어진다. 시간이 없다. 최대한 빨리, 직원들을 총 동원해서, 회사 문을 하루 닫는 한이 있더라도, 착수 보고회 초안을 잡는 동시에 프로젝트 관련 해외 사례를 찾는다. 반드시 해외여야 하고 아직 가보지 않은 나라였으면 한다. 최대한 먼 곳, 직항으로 갈 수 없는 곳이어야 한다. 영국을 거쳐 갈 수 있는 곳이면 더 좋겠다. 정원과 책, 그리고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렇게 착수 보고회 전까지 일정을 꽉꽉 채워 해외 답사 계획을 짠다. 조경이라는 일을 하며 생애 처음으로 프로젝트 관련해 외국으로 떠나는 답사다. 마지막 하루 또는 이틀은 무조건 휴양지에 간다! 맞다, 절대 혼자 가지 않는다. 같이 갈 사람들을 모집한다. 회사 식구가 아닌 이상 경비는 1/n 이라는 것은 함정. 아, 꿈같은 상상을 해 버렸다.
윤영주디자인필드 대표
학기 중이어도 상관없이 팀원들과 즉흥적으로 해외여행을 떠난다.
김재윤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이 맛에 조경하지!” 질문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말이네요. 그럼, 다음 프로젝트도 당선되기 위해 휴가 다녀오겠습니다.
정현욱그룹한어소시에이트
가족에게 보여주기. 학생 때 공모전과 과제로 밤샘 작업을 할 때면 가족이 걱정을 많이 했다. 설계사무소 신입인 지금, 늦은 퇴근과 잦은 야근으로 고생하는 나를 보면서 무슨 일을 하길래 이렇게 고생하는지, 회사에서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걱정한다. 가족들에게 작업한 투시도나 조감도를 보여주면 그제서야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정성들여 만든 이미지를 찬찬히 살펴보며 나름의 피드백도 해준다. “여기에 나무를 심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건 이렇게 만들면 더 좋겠다.” 그러고 나서 내 자식, 내 가족이 이런 일을 하고 있구나 하고, 더 나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자랑스러워한다. 설계공모를 준비하며 피곤해하는 나를 그저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고 응원하는 가족에게, 당선된 작품으로 “나 이렇게 사회에서 한 사람으로, 조경 디자이너로 잘 커가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대신하고 싶다.
박선영조경그룹 이작
주변에 뽐냄
오형석디자인 로직 소장
잠이나 자자
김선미공주대학교 조경학과
나에게 설계공모는 전부이자 낭만이다. 마감 시간까지, 작품이 내 손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끊임없이 되묻고 쓸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사용한다. 그렇기에 때로는 아쉽고 한편으로는 후련하다. 작품을 제출하는 그 순간 전해지는 카타르시스는 느껴보지 못한 이들은 모른다. 함께 밤을 지새운 동료에 대한 고마움과 한걸음 더 내딛지 못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그 순간, 며칠 푹 쉬면 묵은 스트레스가 다 날아갈 것처럼 “안녕”하고 돌아선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반성의 시간이 찾아오고, 생각은 쳇바퀴처럼 맴돈다. 당선이 되어도 다시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또 다른 설계공모를 위해 다시 몰두하고 있지 않을까? 공모전은 끊을 수 없는 사슬 같은 존재다.
윤호준조경하다 열음 소장
같이 고생한 팀원들과 이 기쁨을 나누지 않을까요? 밤샘 작업으로 지친 몸에 영양 보충도 할 겸 고기를 먹으며 신나게 뒤풀이를 할 것 같습니다. 상금이 있다면 좀 더 비싼 음식을 먹겠죠? 기회가 된다면 도움을 주신 다른 분들도 초대해서 다 같이 파티를 즐기고 싶네요.
김연재 단국대학교 녹지조경학과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에 당선되면 올레길을 걸으려고 했다. 그래서 현황 답사를 갔을 때 즉흥적으로 제주올레 후원회원에 등록했다. 서명했을 때 제주올레 사무국 직원들이 환호와 함께 기립박수를 쳐주었는데, 참가의향서 단계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약속한 회비는 매달 나가고 있다. 대신 일 년에 한 번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에 무료 숙박이 가능하다는 문자가 왔다. 언제고 제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공모전에 당선된다면 대상지 한가운데서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내는 건 어떨까. 우선 여행을 가겠다. 도미토리에서의 독서를 그리며.
서미경 해안건축 조경설계실 수석
상상만 해도 신이 나네요! 팀원들과 모여서 결과를 확인하고 서로 고생했다고 포옹할 것 같아요. 그 뒤에 자주 가는 술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맥주인 시나몬 가루를 뿌린 코젤다크를 한잔하고 싶네요. 생맥주를 마시며 한바탕 떠들고 나면 또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갈 힘이 날 테니까요!
서현우전북대학교 조경학과
어린 누에가 고치를 벗듯이 한 단계 성숙해진 나 자신과 또 다른 도전을 위해, 맘껏 마시리라.
김원종 서안알앤디 디자인 팀장
누락된 부분이나 과도한 지시 사항 등 계약서 작성에 대비하여, 과업 지시서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꼼꼼하게 살펴본다.
송영탁 가이아글로벌 전무
먼저 상 받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상장을 스캔해 고이 보관해 둘 것이다. 제출한 작품과 관련 파일은 나중에 참고용으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 둔다.
정현진대구대학교 조경학과
*‘이달의 질문’은 매달 하나의 질문에 대한 독자분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고, 이를 공유하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시시콜콜한 조경 동네의 일상부터 조경을 둘러싼 법제도, 조경의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등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질문을 통해 조경 공론의 마당을 조금씩 넓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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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여운으로 남는 다섯 가지 쟁점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소식을 전한 이는 스페인의 한 건축가였다.그는 공모전에 같이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이메일로 물어 왔다.
흥미로웠다.정원도 아니고 공원도 아니며 건축도 아닌 경관을 설계하는 것이,그것도 국제 공모로 진행하는 것이,이메일을 통해 이름을 알게 된 스페인 건축가가 참여하고 싶어 애달아 하는 것이.아쉬웠다.그와 같이 경관을 설계하는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지난8월은 연구년을 보내기 위한 출국 준비로 분주했기 때문이다.기대도 됐다.참가자들은 경관 설계에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나갈까.정원,공원 같은 영역별 접근이 아니라 경관이라는 포괄적 접근은 다른 결과를 보여줄까.경관 설계를 평가하는 심사위원은 어떤 관점으로 참가작을 바라볼까.걱정도 있었다.주상절리는 좀 놔두면 안 되나?주상절리를 좀 더 가깝게 체험할 수 있게 한다는 이유로 제거하기 어려운 시설을 설치하는,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건 아닐까?더는 가기 싫게 만들던 조악한 목재 데크를 교체하는 정도에서 머무는 것은 아닐까?흥미와 아쉬움,기대와 걱정이 뒤섞여 다가왔다.
경관 설계인가,공원 설계인가
주상절리대 상부 공간의 녹지,산책,전망,전시와 체험 등을 다루는 일은 공원 설계와 다르지 않다.통상적이라면 지질 공원 설계 공모전이었을 것이다.산림청의 후원이 있었다면 지질 정원 설계 공모전이 될 수도 있겠다.공모전을 기획한 이가 건축 우선주의자였다면,건축이 지배적 경관 요소이고 공사비 비중과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는 측면에서 건축 설계 공모전이 되었을 수도 있다.이 모두를 어떻게 극복하여 경관 설계 공모가 열릴 수 있었을까?
경관은 그 자체가 지역의 과거와 현재,미래의 집적체이며 이를 서로 연계하려는 관성을 가진다.시간적 누적의 결과물인 경관은 지역적 가치이자 땅에 관한 문제다.땅의 기억과 조건이 다른 대상지는 모두 다른 정체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정원,공원,건축 전문가들은 대상지의 기억이나 성격과 관계없이 작가의 아이디어를 투사해 왔다.각기 다른 대상지에 작가의 의도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정체성을 만든다.개성이 사라진 얼굴을 어느 성형외과 출신이냐로 구분하듯이,디자인된 대상지는 설계자(설계사무소)에 의해 균질화되어 왔다.
이런 측면에서 경관 설계는 대상지 그 자체가 정체성임을 강조하여 작가의 의도를 적절하게 제어하는 효과가 있다.경관 설계라는 포괄적 접근이 정원,수목원,공원 같은 각론으로 영역화하는 탐욕을 제어하는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그리하여 경관 설계가 상처받고 점점 더 파편화되어 가는 경관을 치유하고 통합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기대하는 마음이 생긴다.그런 기대가 섣부르다는 것을 심사평이 일깨운다.심사평은 주상절리대 경관 설계 프로젝트를 제주 섬이라는 지질 공원(geo-park)의 한 부분으로 본다.공원이라는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심사평은 장소의 스토리텔링 구현,자연 풍경과 인공 구조물의 관계 설정,주변 지역이나 자원과 적절한 관계 맺기,주상절리를 경험하는 다양한 방식 제안,운영·관리 측면에서 풍부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 제시 등이 평가 기준이었다고 밝히고 있다.어느 공원 설계 공모전에나 적용할 수 있는 기준들이다....(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최정민은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로,설계 실천과 교육 사이의 간극을 고민 중이다.대한주택공사에서 판교신도시 조경설계 총괄 등의 일을 했고,동심원 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으로 다양한 프로젝트와 설계공모에 참여했다.제주 서귀포 혁신도시,잠실 한강공원,화성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마스터플랜 등의 설계공모에 당선되었다.조경비평‘봄’동인으로 현실 조경 비평을 통해 조경 담론의 다양화에 기여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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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바탕과 꾸밈이 어우러질 때
새롭게 변모한1월호,즐겁게 읽고 계신지요.리뉴얼 이후5년 만에 변화를 시도했습니다.매달 빠듯하게 마감을 쳐내는 스케줄,디자인을 대폭 개편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이번에는 팽선민 디자이너가 작심하고 능력을 발휘해 표지는 물론 본문 곳곳의 편집 디자인을 빛의 속도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새 디자인의 키워드를 물으니,언젠가 어느 잡지의‘에디토리얼’에서 읽고 공감한‘문질빈빈(文質彬彬’)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문질빈빈’은『논어』의‘옹야(雍也)’에 나오는 말로 내용과 형식이 충실하게 조화에 이른 상태라고 합니다.바탕내면이 꾸밈외형을 이기면 촌스러워지고,꾸밈이 바탕을 누르면 허세가 된다는 뜻도 품고 있습니다.과월호를 뒤져보니, 2015년1월호‘에디토리얼’에‘아름다운 잡지’라는 지향점을 말씀드린 적이 있군요.까마득히 잊고 있던4년 전의 다짐을 다시 새겨“내용과 형식이 적절하게 호응하는,텍스트의 메시지와 이미지의 효과가 하나로 움직이는,디자인이 콘텐츠를 지배하지 않고 콘텐츠의 본질을 드러내는‘아름다운 잡지’에 한 걸음씩 다가서기 위해”문질빈빈의 정신으로 늘 연구하고 실험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새해 첫 호에는 디자인의 변화만 있는 게 아닙니다.네 개 꼭지를 새로 기획해보았습니다.이명준 박사(기술사사무소 이수)가1년간 연재할‘그리는,조경’은 조경 설계에서 사용되어 온 다양한 드로잉 유형,매체,기법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드로잉의 도구성과 상상성이 작동하는 양상을 살펴보는 기획입니다.조경 드로잉의 역사를 추적하고 진화 방향을 예감하는 지면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김충호 교수(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는‘공간의 탄생, 1968~2018’을1년간 연재할 예정입니다.대한민국의 공간을 탄생시키고 변화시킨 거대한 힘과 물리적 세계의 단절적 전환,그리고 이에 따른 사회.생태적 영향을 리질리언스(resilience)의 렌즈로 탐사할 계획입니다.한국의 도시화50년사에 대한 공간.문화 비평을 시도하는 야심 찬 지면입니다.
‘도면으로 말하기,디테일로 짓기’는 한 명의 조경가가 석 달 동안 자신의 도면과 디테일을 소개하는 꼭지입니다.유용한 정보뿐만 아니라 실험적 아이디어와 독특한 설계 해법을 독자들과 공유할 이 지면의 첫 필자는 나성진 소장(얼라이브어스)입니다. ‘당신의 사물(思物)들’은 설계할 때 주로 쓰는 도구,설계에 영감을 준 사물,조경가의 일상을 드러내는 물건 등에 얽힌 짧은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구성하는 지면입니다.매달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될 이 꼭지의 첫 주자는 박경탁 소장(동심원 조경)입니다.
프로젝트 지면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국내외의 근작과 설계공모를 엄선해 싣겠습니다.이번 호에는 최정민 교수(순천대학교 조경학과)의 비평과 함께‘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의 당선작과 가작들을 소개합니다.제주도의 대표적 지질 유산인 주상절리대의 경관 잠재력을 창의적으로 회복시키고자 한 여섯 팀의 작품,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평가하실지 궁금합니다.
2019년1월호는‘제1회 젊은 조경가’수상자인 김호윤 소장(조경설계 호원)특집호이기도 합니다.디자인과 현장의 균형,기술적 사고와 디자인의 조화에 방점을 둔 그의 작업 성향을 에세이,작품,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2월호는 공동 수상자인 이호영·이해인 소장(HLD)특집호로 꾸릴 예정입니다.한국 조경의 내일을 설계해나가길 기원하며,다시 한 번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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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가 김호윤
LANDSCAPE ARCHITECT KIM HO YUN
지난해12월,본지는‘제1회 젊은 조경가’수상자를 발표하며 그들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특집을 예고했다.그 첫 번째 순서로1월호 특집에서 조경가 김호윤을 탐구한다.현실 조경과 이상 조경의 간극이 사라지는 순간을 꿈꾸는 그는 실험 정신과 진중함이 동시에 드러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이번 지면에서는 드로잉부터 설계공모 패널까지 결이 다른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열 개의 작업을 소개한다.이미지는 물론 디자인 전략과 일상의 에피소드를 담은 단상에서 설계 철학을 비롯해 그의 삶과 취향을 엿볼 수 있다.
특집을 열고 닫는 두 편의 에세이에는 스스로가 바라본 김호윤과 그의 선배이자 동료가 바라본 김호윤,다르지만 비슷한 그의 오늘이 오롯이 담겨 있다.두 글을 나란히 읽다보면 현장을 중시하는 그의 일면이 드러난다.배정한의 인터뷰는 김호윤이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독자들이 그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조경가를 넘어 설계사무소의 경영자이자 새로운 시스템을 꿈꾸는 리더로서의 면모가 입체적으로 전해진다. ‘젊은 조경가’특집이 내일의 조경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달콤한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진행배정한,남기준,김모아,윤정훈디자인팽선민자료제공김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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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의 끝은 또 다른 시작
기술적 사고가 부족한 디자인은 설득력이 없다
설계할 때 항상 염두에 두는 생각이다.나의 일을 거창한 개념으로 포장해서 전문적 사고가 부족한 결과물로 만들고 싶지 않다.설계의 기본은 기술 교육에서 시작하고,설계에 기술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가 효과적으로 조합될 때 추구하는 가치가 구현될 수 있다.나는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재산이라고 여긴다.형태를 디자인하기보다 공간의 감성을 만들고자 한다.
도면의 끝과 현장의 시작에는 경계가 없다.조경가의 의도와 클라이언트의 요구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중요하다.설계사무소를 시작하기 전과 지금,나의 조경에는 변함이 없다.어떤 경우는 공장처럼 설계를 뽑아내는 작업을 하고,이상적인 설계를 하기도 한다.현실과 이상의 접점을 찾는 일은 예전과 다름없이 어렵다.작품으로 받아들여지는 조경,가능한 일일까? 3년간 우리 사무소가 수주한 프로젝트 수가70개를 넘어서고 있다.신생 사무소의 젊은 소장은 프로젝트를 선별하지 않는다.아니,할 수가 없다.이상을 바라보며 작품성만 지향할 수는 없다.설계사무소의 소장은 조경가이기 전에 사업가라는 자세가 필요하다.함께하는 이들의 가정도 생각해야 한다.사무실을 성장시켜야 하고,성장을 위해 무엇이든 해내야 한다.프로젝트 수주량만 늘려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수준있는 결과물도 만들어내야 한다.사업 속도,인력 구성,기술적 사고가 반영된 안정적 결과물의 생산,영업 능력,안정적 재무 구조 등 현실의 조경설계사무소는 작품성 외에 신경을 쓸 부분이 많다.
설계사무소를 하는 것은 당연히 설계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작품성이 있다,없다를 논하기보다 우선 사무소에서 생산한 결과물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언제까지 해외 설계 시장의 여건만 부러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조경의 제도적 문제에 아직 대응할 여력은 없지만,우리 사무소의 노력이 어떤 방향이든 조금이라도 조경의 발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믿는다....(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김호윤은 청주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를 받았다.기술사사무소 아텍과 삼성에버랜드 디자인 그룹에서 영업,설계,공사의 관계를 조율하며 다양한 성격의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5년에 조경설계 호원을 설립했으며 진정성 있는 설계를 통해 이상 조경과 현실 조경의 간극을 좁히고자 노력하고 있다. http://howondesi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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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작품, 열 가지 단상
01○○○공동주택
드로잉김호윤
디자인2005
설계사무소 막내 시절,이제는 기억에도 없는 프로젝트의 초기 계획 단계에서 혼자A3에 그려본 아이디어 스케치다.당시 키보드 아래에는 항상A3용지가 놓여 있었다.누가 드로잉을 가르쳐주진 않았으나 선배들의 어깨너머로 드로잉을 배워 조금씩 재미를 붙일 즈음으로 기억된다.무엇을 그리려 했는지 알 수 없다.그냥 손그림 연습이었으며,선배들이 하는 드로잉의 카피였다.당시의 계획과 드로잉에 대한 갈증과 선망에서부터 시작된 듯하다.본래 업무는 따로 있었다.설계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집중력과 열정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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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조경과 현실 조경의 경계에서
조경가 김호윤 인터뷰
제1회‘젊은 조경가’수상자 김호윤 소장의‘조경설계 호원’을 찾아가는 길,인터뷰를 자청한 걸 약간은 후회했다.인터뷰‘이’만 해보다가 인터뷰‘어’로는 첫 경험,긴장감 섞인 부담감이 생각보다 컸다.남기준 편집장이2009년에12회에 걸쳐 진행한“조경가 인터뷰”를 먼지 쌓인 과월호를 뒤져 다시 읽었다.인터뷰계의 대가『씨네21』김혜리 기자의 책을 재독하고,「한겨레」토요판 고정 꼭지를 통해5년2개월간122명과 대화한 이진순 박사의 인터뷰를 여러 번 들춰보며 묘책과 비법을 찾아봤으나…
강남치고는 수더분하고 어수선한 개포동 주택가 골목,붉은 벽돌의 전형적인‘집 장사 집’들 사이에 단아한 백색 콘크리트 건물이 이채롭게 끼어 있다.밖에서 얼핏 보면 정갈한 카페 같은 김호윤 소장의 오피스는 이 건물1층에 있다. “인터뷰 걱정에 두 시간 전부터 일손을 놓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김 소장이 김모아 기자와 나를 맞았다.커피가 맛있어 한 잔을 더 청했다. “직원들의 커피 값이 걱정돼 사무실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뒀어요.테라로사 원두를 씁니다.한 잔에4, 5천원,너무 아깝습니다.”서로 긴장한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마주 보지 않고 같은 방향을 보며 소장 방의 사이드 테이블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슬쩍 옆을 보니,김 소장은 내가 미리 보낸 예상 질문지에 빼곡히 메모를 해놓았다.원래 구상한 순서대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이 발동했다.
설계사무소를 시작한다는 것
-축하합니다.주변의 반응이 어떤가요.
“감사합니다.사무실 회식 중에 선정 소식을 들었어요.덕분에 회식이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죠.정말 기쁘지만, 1회라서 엄청난 부담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주변에서도 참 기뻐하시고요.특히 발주처나 클라이언트들에게 효과가 큽니다.앞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평소에‘젊은 건축가상’이 참 부러웠어요.”
-네,이 상이 젊은 건축가상이나 뉴욕의 영 아키텍트 어워드Young Architect Award못지않은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리『환경과조경』도 애쓸게요.호원 시작한 지3년 정도 됐죠? 2015년 말?
“네, 2015년11월에 시작했습니다.딱 만3년 지났어요.”
-그 무렵에 우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지 않았던가요?서래마을에선가,우연히.
“네,맞습니다.그 자리에 이번에 같이 상 받은HLD의 이호영 소장도 있었고,그 후에 얼라이브어스를 시작한 강한솔,나성진 소장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3년이 참 빨리 흘렀어요.”
-설계사무소를 연다는 것,참 막막하지 않았나요?
“설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자기 사무실 열어서 소장 하는게 꿈이죠.그런데 원래 그때 시작하려던 건 아니었어요.갑자기 회사(삼성에버랜드)에서 좋은 퇴직 조건이 생겨서 나왔는데,일주일 만에 바로 제 사무실을 차리게 됐어요.원래는 공부도 좀 하고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려고 했는데,마음이 갑자기 급해졌어요.거의 전투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바로 스태프를 채용했나요?
“첫 한 달은 혼자 했고,바로 두 명과 함께 했어요.”
-그래도 월급 줄 만큼은 일이 있었나 보네요.
“이것저것 안 가리고 다 했어요.뭐라도 해서 우선 궤도에 올라야 하니까.지금도 일을 가리지 않습니다.처음 시작하는 사무실들이 다 그럴 테죠.”...(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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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과 현장을 오가는 열정 혹은 고집
김호윤 소장과의 인연은2010년 삼성에버랜드 디자인그룹에 재직하면서부터 시작됐다.당시 디자인그룹의 주된 업무는 조경 시공과 영업이었으며,대부분의 구성원은 시공,영업,관리 등 각 부서의 지원 인력이었다.디자인이 모든 영역의 화두로 대두되던 시점이었다.트렌드를 이끄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던 삼성에버랜드 역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영화를 누리던 시절의 흔적으로 남아 있던 디자인그룹을 다시 강화하는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조경가들을 모아 디자인그룹으로 통합했다.이때 영업 부서에서 설계를 담당하고 있던 김호윤 대리도 디자인그룹에 합류하게 되었다.
젊은 조경가 김호윤,그의 조경에 대한 열정이나 능력을 설명하는 데 별도의 수식어는 필요치 않다.그러나 그의 능력과 가능성이 낯선 이들에게 인정받고 인지되어‘젊은 조경가’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된 사실은 매우 반갑다.함께 디자인그룹에서 근무하던 시절 맡은 일에 늘 적극적이고 항상 더 나은 안을 마련하기 위해 수없이 그리고 만들고 고민하고 노력하던 책임디자이너로서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설계와 현장이 동시에,때론 현장이 몇 발짝씩 앞서가던 업무 환경.조경가 입장에서는 불평부터 하기 십상이지만,그는 오히려 담당한 작업 현장을 수시로 다니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발로 뛰며 현장의 진척 상황을 숙지하고 시공 팀의 어려움을 살피며,현장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 현장을 이해하는 설계자라는 신뢰를 쌓아갔다.그의 노력은 현장 시공 팀의 적극적인 협조를 끌어내 보다 설계안에 충실하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완성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서로 다른 길로 떠난 지 어느덧5년이 다 되어 가지만,조경가 김호윤은 아직도 마음 깊이 정이 가는 후배이자 동료다....(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김준연은 성균관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대학(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조경학 석사를 받았다.보스턴의 하그리브스 어소시에이츠,뉴욕의 토마스 바슬리 어소시에이츠에서21세기 채터누가 워터프런트(21st Century Chattanooga Waterfront),로스엔젤레스 윌밍턴 항구 워터프런트(Port of Los Angeles Wilmington Waterfront),뉴욕 헌터스 포인트 사우스 파크(New York Hunters Point South Parks)등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사이트 재생,도시 및 수변 공원 등 도시 그린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했다.삼성에버랜드 디자인그룹장을 거쳐,현재는 보스턴의 스토스(Stoss)의 디렉터로 재직하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도시 리질리언스 프로젝트,도시 그린 인프라 조성 등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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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
INTERNATIONAL DESIGN COMPETITION FOR LANDSCAPE OF COLUMNAR JOINTING AREA, JEJU
설계공모 경과와 심사평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를 자연 유산으로서 가치를 보존하면서 장소 체험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지질 공원으로 만들 밑그림이 마련됐다.서귀포시와 한국조경학회는 지난해8월13일부터11월26일까지‘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이하 주상절리대 공모)’를 진행했다.참가의향서 모집에 따른 국제 지명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설계공모에는 총23개 팀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컨소시엄 구성의 적절성,대상지 이해와 경관 설계 방향 제안의 우수성을 평가해6개 팀이 지명 초청되었다.심사위원회는 지난11월30일 당선작1점과 가작5점을 최종 선정했다.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지는 당선작에는‘아뜰리에나무+김아연+엠더블유디랩+김봉찬+김종규+건축사사무소 엠에이알유+건축사사무소 엔아이에이’팀의‘수평적 깊이와 트멍 경관’이 선정되었다.
제주도 제대로 활용하기,공모 기틀을 마련하기까지
화산 활동으로 빚어진 제주도는 독특한 지형과 풍부한 자연 유산을 지닌 섬으로,자연환경에 의해 지역 특유의 생활 양식이 형성된 곳이다.세계적으로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2002년),세계자연유산(2007년)으로 지정되었으며, 2010년에는 섬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어 제주도의 미적,고고학적,역사·문화적,생태학적,지질학적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이처럼 다양한 잠재력을 지닌 제주도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을까? 1980년대부터 다양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되며 제주도 고유의 경관이 파괴되기 시작했고,주요 관광지에는 제주도와 관계없는 관광 콘텐츠들이 난립하고 있다.이러한 이질적 풍경은 제주도를 여느 관광지와 다름없는 평범한 장소로 만들고 있다....(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당선작
수평적 깊이와 트멍 경관Thickened Horizon and Landscape of Crevice
아뜰리에나무+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MWDlab +김봉찬(더가든) +김종규(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건축사사무소MARU + NIA
가작
인건이 기정의 기억과 조망Living Heritage
HLD +정해준(계명대학교 교수) +오피스Ou +신재열(경상대학교 교수)
가작
기둥 위의 여정A Discovering Journey Across Authentic Landscape
Laboratory D+H + SoA +김형진(워크룸프레스) +신영호(명지대학교 교수)
가작
삼각주 지형Geological Delta
Arkitekt Kristine Jensen Tegnestue
크리스틴 옌센+라스 뉘뷔에+피터S.몰레르+
리네 크라트+사라 위헬위
가작
시간풍경Timescape
원오원 아키텍츠+이석창(자연제주) +인나미 히로시(시가 대학교 교수)
가작
걷기,생각하기,그리고 경관 만들기Walking, Thinking and Making Landscape
OBRA아키텍츠+정우건(감이디자인랩) + Vogt Landscape Architects +제공건축사사무소
주최 및 주관서귀포시,한국조경학회
대상지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동2767일대(약22,300m2)
예상 공사비약135억 원
예상 설계비약8억 원
설계 대상주상절리대 상부 공원 및 기타 건축물
공모 방식참가의향서 모집에 따른 국제 지명 설계공모
전문위원정욱주(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심사위원장민현식(기오헌 건축사사무소 대표)
심사위원
김석윤(건축사사무소 김건축 대표)
유홍준(명지대학교 석좌교수)
정영선(조경설계 서안 대표)
제니퍼 거스리(Jennifer Guthrie, Gustafson Guthrie Nichol대표)
조경진(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예비 심사위원)
시상
당선(1팀):기본 및 실시설계권,약8억 원
가작(5팀):지명 초청비4,000만 원
진행김모아,윤정훈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한국조경학회 및 수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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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 걷기, 생각하기, 그리고 경관 만들기
땅은 우리를 걷게 하고, 가까이에서 관찰하게 한다. 땅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순간에 다다르면 땅은 경관으로 변화한다. 즉 땅을 경관으로 만드는 것은 땅에 대한 우리의 이해다. 설계는 지난 몇십 년간 설치된 구조물, 테마파크를 연상케 하는 공간과 이국적인 식물을 제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는 대상지 본연의 자연스러운 경관을 회복하는 과정이고, 주상절리대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내는 행위다. 새롭고 멋진 디자인을 하기보다 겸손한 자세로 주상절리대 경관을 마주하고자 한다. 대상지의 진정한 가치를 체험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자연 경관을 회복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새로운 구조물을 조심스럽고 주의깊게 배치하여, 장소의 중심을 경관과 바다에게다시 돌려준다.
전략 및 공간 구성
기존 식생과 지형 구조에 맞추어 마련한 공간 구성과 경관 계획에 따라 자생 식물로 이루어진 긴 형태의 숲을 조성한다. 관람객들은 대상지를 이리저리 가로지르는 관람로를 따라 걸으며 주상절리대를 멀리 혹은 가까이에서 감상하고, 다채로운 식물로 이루어진 숲과 공원을 경험한다. 외곽부를 따라 조성된 숲은 인근 대규모 개발지를 가리는 역할을 한다. 주 관람로는 공원을 가로지르는 넓은 산책로로 계획하고, 해안선을 자연스럽게 따르는 해안 관람로를 낸다. 지형을 해치지 않도록 암석의 경계를 따라 전망대를 배치하여 주상절리대가 원형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오브라 아키텍츠(OBRA Architects) + 정우건(감이디자인랩) + 보크트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츠(Vogt Landscape Architects) + 제공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