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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 조경과 현실 조경의 경계에서 조경가 김호윤 인터뷰
    제1회‘젊은 조경가’수상자 김호윤 소장의‘조경설계 호원’을 찾아가는 길,인터뷰를 자청한 걸 약간은 후회했다.인터뷰‘이’만 해보다가 인터뷰‘어’로는 첫 경험,긴장감 섞인 부담감이 생각보다 컸다.남기준 편집장이2009년에12회에 걸쳐 진행한“조경가 인터뷰”를 먼지 쌓인 과월호를 뒤져 다시 읽었다.인터뷰계의 대가『씨네21』김혜리 기자의 책을 재독하고,「한겨레」토요판 고정 꼭지를 통해5년2개월간122명과 대화한 이진순 박사의 인터뷰를 여러 번 들춰보며 묘책과 비법을 찾아봤으나… 강남치고는 수더분하고 어수선한 개포동 주택가 골목,붉은 벽돌의 전형적인‘집 장사 집’들 사이에 단아한 백색 콘크리트 건물이 이채롭게 끼어 있다.밖에서 얼핏 보면 정갈한 카페 같은 김호윤 소장의 오피스는 이 건물1층에 있다. “인터뷰 걱정에 두 시간 전부터 일손을 놓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김 소장이 김모아 기자와 나를 맞았다.커피가 맛있어 한 잔을 더 청했다. “직원들의 커피 값이 걱정돼 사무실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뒀어요.테라로사 원두를 씁니다.한 잔에4, 5천원,너무 아깝습니다.”서로 긴장한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마주 보지 않고 같은 방향을 보며 소장 방의 사이드 테이블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슬쩍 옆을 보니,김 소장은 내가 미리 보낸 예상 질문지에 빼곡히 메모를 해놓았다.원래 구상한 순서대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이 발동했다. 설계사무소를 시작한다는 것 -축하합니다.주변의 반응이 어떤가요. “감사합니다.사무실 회식 중에 선정 소식을 들었어요.덕분에 회식이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죠.정말 기쁘지만, 1회라서 엄청난 부담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주변에서도 참 기뻐하시고요.특히 발주처나 클라이언트들에게 효과가 큽니다.앞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평소에‘젊은 건축가상’이 참 부러웠어요.” -네,이 상이 젊은 건축가상이나 뉴욕의 영 아키텍트 어워드Young Architect Award못지않은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리『환경과조경』도 애쓸게요.호원 시작한 지3년 정도 됐죠? 2015년 말? “네, 2015년11월에 시작했습니다.딱 만3년 지났어요.” -그 무렵에 우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지 않았던가요?서래마을에선가,우연히. “네,맞습니다.그 자리에 이번에 같이 상 받은HLD의 이호영 소장도 있었고,그 후에 얼라이브어스를 시작한 강한솔,나성진 소장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3년이 참 빨리 흘렀어요.” -설계사무소를 연다는 것,참 막막하지 않았나요? “설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자기 사무실 열어서 소장 하는게 꿈이죠.그런데 원래 그때 시작하려던 건 아니었어요.갑자기 회사(삼성에버랜드)에서 좋은 퇴직 조건이 생겨서 나왔는데,일주일 만에 바로 제 사무실을 차리게 됐어요.원래는 공부도 좀 하고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려고 했는데,마음이 갑자기 급해졌어요.거의 전투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바로 스태프를 채용했나요? “첫 한 달은 혼자 했고,바로 두 명과 함께 했어요.” -그래도 월급 줄 만큼은 일이 있었나 보네요. “이것저것 안 가리고 다 했어요.뭐라도 해서 우선 궤도에 올라야 하니까.지금도 일을 가리지 않습니다.처음 시작하는 사무실들이 다 그럴 테죠.”...(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 도면과 현장을 오가는 열정 혹은 고집
    김호윤 소장과의 인연은2010년 삼성에버랜드 디자인그룹에 재직하면서부터 시작됐다.당시 디자인그룹의 주된 업무는 조경 시공과 영업이었으며,대부분의 구성원은 시공,영업,관리 등 각 부서의 지원 인력이었다.디자인이 모든 영역의 화두로 대두되던 시점이었다.트렌드를 이끄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던 삼성에버랜드 역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영화를 누리던 시절의 흔적으로 남아 있던 디자인그룹을 다시 강화하는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조경가들을 모아 디자인그룹으로 통합했다.이때 영업 부서에서 설계를 담당하고 있던 김호윤 대리도 디자인그룹에 합류하게 되었다. 젊은 조경가 김호윤,그의 조경에 대한 열정이나 능력을 설명하는 데 별도의 수식어는 필요치 않다.그러나 그의 능력과 가능성이 낯선 이들에게 인정받고 인지되어‘젊은 조경가’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된 사실은 매우 반갑다.함께 디자인그룹에서 근무하던 시절 맡은 일에 늘 적극적이고 항상 더 나은 안을 마련하기 위해 수없이 그리고 만들고 고민하고 노력하던 책임디자이너로서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설계와 현장이 동시에,때론 현장이 몇 발짝씩 앞서가던 업무 환경.조경가 입장에서는 불평부터 하기 십상이지만,그는 오히려 담당한 작업 현장을 수시로 다니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발로 뛰며 현장의 진척 상황을 숙지하고 시공 팀의 어려움을 살피며,현장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 현장을 이해하는 설계자라는 신뢰를 쌓아갔다.그의 노력은 현장 시공 팀의 적극적인 협조를 끌어내 보다 설계안에 충실하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완성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서로 다른 길로 떠난 지 어느덧5년이 다 되어 가지만,조경가 김호윤은 아직도 마음 깊이 정이 가는 후배이자 동료다....(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김준연은 성균관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대학(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조경학 석사를 받았다.보스턴의 하그리브스 어소시에이츠,뉴욕의 토마스 바슬리 어소시에이츠에서21세기 채터누가 워터프런트(21st Century Chattanooga Waterfront),로스엔젤레스 윌밍턴 항구 워터프런트(Port of Los Angeles Wilmington Waterfront),뉴욕 헌터스 포인트 사우스 파크(New York Hunters Point South Parks)등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사이트 재생,도시 및 수변 공원 등 도시 그린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했다.삼성에버랜드 디자인그룹장을 거쳐,현재는 보스턴의 스토스(Stoss)의 디렉터로 재직하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도시 리질리언스 프로젝트,도시 그린 인프라 조성 등에 참여하고 있다.
  •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 INTERNATIONAL DESIGN COMPETITION FOR LANDSCAPE OF COLUMNAR JOINTING AREA, JEJU
    설계공모 경과와 심사평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를 자연 유산으로서 가치를 보존하면서 장소 체험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지질 공원으로 만들 밑그림이 마련됐다.서귀포시와 한국조경학회는 지난해8월13일부터11월26일까지‘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이하 주상절리대 공모)’를 진행했다.참가의향서 모집에 따른 국제 지명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설계공모에는 총23개 팀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컨소시엄 구성의 적절성,대상지 이해와 경관 설계 방향 제안의 우수성을 평가해6개 팀이 지명 초청되었다.심사위원회는 지난11월30일 당선작1점과 가작5점을 최종 선정했다.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지는 당선작에는‘아뜰리에나무+김아연+엠더블유디랩+김봉찬+김종규+건축사사무소 엠에이알유+건축사사무소 엔아이에이’팀의‘수평적 깊이와 트멍 경관’이 선정되었다. 제주도 제대로 활용하기,공모 기틀을 마련하기까지 화산 활동으로 빚어진 제주도는 독특한 지형과 풍부한 자연 유산을 지닌 섬으로,자연환경에 의해 지역 특유의 생활 양식이 형성된 곳이다.세계적으로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2002년),세계자연유산(2007년)으로 지정되었으며, 2010년에는 섬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어 제주도의 미적,고고학적,역사·문화적,생태학적,지질학적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이처럼 다양한 잠재력을 지닌 제주도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을까? 1980년대부터 다양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되며 제주도 고유의 경관이 파괴되기 시작했고,주요 관광지에는 제주도와 관계없는 관광 콘텐츠들이 난립하고 있다.이러한 이질적 풍경은 제주도를 여느 관광지와 다름없는 평범한 장소로 만들고 있다....(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당선작 수평적 깊이와 트멍 경관Thickened Horizon and Landscape of Crevice 아뜰리에나무+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MWDlab +김봉찬(더가든) +김종규(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건축사사무소MARU + NIA 가작 인건이 기정의 기억과 조망Living Heritage HLD +정해준(계명대학교 교수) +오피스Ou +신재열(경상대학교 교수) 가작 기둥 위의 여정A Discovering Journey Across Authentic Landscape Laboratory D+H + SoA +김형진(워크룸프레스) +신영호(명지대학교 교수) 가작 삼각주 지형Geological Delta Arkitekt Kristine Jensen Tegnestue 크리스틴 옌센+라스 뉘뷔에+피터S.몰레르+ 리네 크라트+사라 위헬위 가작 시간풍경Timescape 원오원 아키텍츠+이석창(자연제주) +인나미 히로시(시가 대학교 교수) 가작 걷기,생각하기,그리고 경관 만들기Walking, Thinking and Making Landscape OBRA아키텍츠+정우건(감이디자인랩) + Vogt Landscape Architects +제공건축사사무소 주최 및 주관서귀포시,한국조경학회 대상지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동2767일대(약22,300m2) 예상 공사비약135억 원 예상 설계비약8억 원 설계 대상주상절리대 상부 공원 및 기타 건축물 공모 방식참가의향서 모집에 따른 국제 지명 설계공모 전문위원정욱주(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심사위원장민현식(기오헌 건축사사무소 대표) 심사위원 김석윤(건축사사무소 김건축 대표) 유홍준(명지대학교 석좌교수) 정영선(조경설계 서안 대표) 제니퍼 거스리(Jennifer Guthrie, Gustafson Guthrie Nichol대표) 조경진(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예비 심사위원) 시상 당선(1팀):기본 및 실시설계권,약8억 원 가작(5팀):지명 초청비4,000만 원 진행김모아,윤정훈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한국조경학회 및 수상팀
    • 편집부
  •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 걷기, 생각하기, 그리고 경관 만들기
    땅은 우리를 걷게 하고, 가까이에서 관찰하게 한다. 땅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순간에 다다르면 땅은 경관으로 변화한다. 즉 땅을 경관으로 만드는 것은 땅에 대한 우리의 이해다. 설계는 지난 몇십 년간 설치된 구조물, 테마파크를 연상케 하는 공간과 이국적인 식물을 제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는 대상지 본연의 자연스러운 경관을 회복하는 과정이고, 주상절리대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내는 행위다. 새롭고 멋진 디자인을 하기보다 겸손한 자세로 주상절리대 경관을 마주하고자 한다. 대상지의 진정한 가치를 체험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자연 경관을 회복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새로운 구조물을 조심스럽고 주의깊게 배치하여, 장소의 중심을 경관과 바다에게다시 돌려준다. 전략 및 공간 구성 기존 식생과 지형 구조에 맞추어 마련한 공간 구성과 경관 계획에 따라 자생 식물로 이루어진 긴 형태의 숲을 조성한다. 관람객들은 대상지를 이리저리 가로지르는 관람로를 따라 걸으며 주상절리대를 멀리 혹은 가까이에서 감상하고, 다채로운 식물로 이루어진 숲과 공원을 경험한다. 외곽부를 따라 조성된 숲은 인근 대규모 개발지를 가리는 역할을 한다. 주 관람로는 공원을 가로지르는 넓은 산책로로 계획하고, 해안선을 자연스럽게 따르는 해안 관람로를 낸다. 지형을 해치지 않도록 암석의 경계를 따라 전망대를 배치하여 주상절리대가 원형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오브라 아키텍츠(OBRA Architects) + 정우건(감이디자인랩) + 보크트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츠(Vogt Landscape Architects) + 제공건축사사무소
  •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 시간풍경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는 제주도 고유의 농촌 및 어업 경관을 형성했던 곳이다. 하지만 현재 대상지는 지질학적은 물론 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없는 장식적 시설물, 외래 식생, 포장으로 덮여 있다. 이를 덜어내 고유한 지질 및 문화 자원을 극대화하고, 본래의 경관을 회복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지질 유산과 문화 경관의 가치를 되찾기 위한 관람 및 교육 방식을 제안하고, 주민 참여를 통해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관광 자원화해 지속가능한 개발을 도모한다. 전략 설계는 문화적 맥락이 결여된 이질적인 요소를 걷어내면서 출발한다. 대지에 축적된 역사를 살펴 문화·경관·지질 유산의 잠재력을 드러내고 지속가능한 지역 환경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한다. 지역성의 회복: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기존 공원의 경관 요소를 걷어내고, 대상지의 전통 농업 및 어업 경관인 너백이와 몽돌 해변의 해녀불턱을 재해석한다. 또한 주상절리대 상부의 표토를 일부 덜어내 클링커(clinker)층을 노출시켜 방문객들이 밟고 있는땅이 주상절리대임을 인식하게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원오원 아키텍츠(ONE O ONE architects) + 이석창(자연제주) + 인나미 히로시(Innami Hiroshi, 시가 대학교 교수)
  •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 삼각주 지형
    다채로운 지질 작용이 빚어낸 제주도 해안은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해안선이자 지질 형성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약 14만~25만 년 전, 제주 남부의 원추형 화산인 녹하지악에서 분출된 거대한 용암이 바다를 향해 ‘혀를 내민 듯한 모양(tongue of lava)(용암의 혀)’으로 밀려나 급속히 냉각되면서 중문대포 주상절리대를 형성했다. 거대한 검은 기둥 형태의 결정체로 구성된 주상절리대는 미적, 지질학적으로 장엄하고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이다. 하지만 주상절리대 상부에 위치한 공원은 주변 자연 지형과는 무관한 형태로, 매우 이질적이다. 지형 경관을 가리던 모든 레이어를 제거하고, 대상지의 자연스런 풍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한다. 지질학적 문화유산과의 만남 설계는 대상지 주변의 지질학적 문화유산―한라산, 중문대포해안, 녹하지악―과의 연계성으로부터 출발한다. 대상지를 관통하는 세 가지 축을 고려해 한라산과 바다의 시각적 연결, 남북 방향으로 녹하지악과 해안의 연결, 동서 방향으로 용암의 혀의 최고점과 최저점의 시각적 연결을 제안한다. 이러한 방향성을 토대로 디자인을 진행했으며, 방문객들은 주차장이나 입구에 닿기 전부터 한라산과 바다를 잇는 축을 인식하고 탁 트인 해안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아르키텍트 크리스틴 옌센 테그네스투에(Arkitekt Kristine Jensen Tegnestue)
  •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 기둥 위의 여정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는 지각 운동이라는 원시적 요소 위에 경작된 자연으로, 인문 경관의 시간성이 내재된 대지다. 대지에 담긴 여러 시간대의 다양성이 드러나도록 대지를 재구성하고, 그 다양성이 풍부한 경험으로 전환되는 여정을 제안한다. 대지를 가로지르며 엮이는 새로운 여정은 주상절리대를 단순히 지질 경관을 일정한 지점에서 감상하는 명소가 아닌, 대지의 시간성을 인지하고 감각적 경험이 확장되는 장소로 재탄생시킬 것이다. 설계는 주상절리대 상부 공원을 차지한 경관의 장애물을 걷어내고, 경관을 녹하지악에서부터 내려와 남해안의 수평선으로 이어지는 방향으로 막힘없이 해방시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억새들녘은 수직 경관과 수평 경관의 접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며 원 경관의 아름다움을 다시 드러낼 것이다. 주상절리대 주두를 노출시킨 근접 관찰 구간은 전시관과 함께 지질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대상지 북서편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농경 경관은 대지의 역사를 되새기는 동시에 지역 주민 참여의 촉매이자 개발지와의 버퍼 역할을 할 것이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랩디에이치(Laboratory D+H) +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SoA) + 김형진(워크룸프레스) + 신영호(명지대학교 교수)
  •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 인건이 기정의 기억과 조망
    수십 년 전부터 제주에 새롭게 들어온 것들이 만든 변화는 섬 사람과 경관 사이의 오래된 관계들을 무색하게 했다. 섬을 찾은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이질적인 요소들과 만났다. 새로운 관계망이 급격히 만들어지는 사이, 오랫동안 섬에 있던 것들은 연결고리를 잃은 채 쓸쓸해졌다. 대포 바당(바다의 방언)과 중문 바당의 인건이 기정1과 너백이들(넓은 들) 역시 그러하다. 설계는 외롭게 남겨진 이곳이 마을과 사람, 바람과 바다, 땅과 생물들과 나누던 잊힌 이야기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이야기들은 경관 속 물리적 요소나 그것 사이의 관계 혹은 이야기 자체로 이곳에 담긴다.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해 진공관 속 유물처럼 만드려는 것이 아니다. 인건이 기정과 너백이들에 다시 드러나게 될 오래된 유산들은 이곳이 당면한 요구들과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이곳다운’ 방식으로 답한다. 이 오래된 유산들이 제주의 새로운 관계망과 이어져 요구와 변화에 답할 수 있게 될 때야 대상지는 진정성을 갖춘 살아있는 유산으로서, 현재와 미래와 대화하며 진화할 수 있게 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HLD + 정해준(계명대학교 교수) + 오피스 오유(Office Ou) + 신재열(경상대학교 교수)
  •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 수평적 깊이와 트멍 경관
    제주도는 용암이 만들고 바람이 깎아 만든 풍경이다. 그리고 주상절리대는 제주도의 지질학적 사건을 보여주는 기억이며 증거다. 우리는 제주 고유의 지질 경관을 재구성하는 새로운 문명의 과정을 통해 수평적 깊이로서 공원을 제안한다. 고고학자의 자세로 부지를 덮고 있는 흙을 걷어내면 응고된 지구의 속살이 수평적으로 드러난다. 용암이 흘러내린 방향으로 주상절리의 수평과 수직면을 연결하여 하나의 덩어리로 드러낸다. 수직 경관으로만 바라보던 주상절리를 맨발로 걷는 일은 대자연과 만나는 가장 친밀하고 근원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수평적 깊이’로서 상부 공원은 주상절리의 수직성을만나는 조형 언어이자 대지의 존재 방식이다. 그 앞에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소케팔리isocephaly의 경관은 대자연 앞에서 인간 세계의 높낮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지질학적 숭고미를 생성한다. 주상절리대는 액체 상태의 덩어리가 고체로 성상이 바뀌면서 발생한 틈의 경관이다. 틈은 빈 공간을 만들고 빈 공간은 새로운 생명이 점유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지질학적 시간이 만든 틈새를 서서히 메꿔가는 생태계와 문명의 시간을 수평적 공간으로 번역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아뜰리에나무 + 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엠더블유디랩(MWDlab) + 김봉찬(더가든) + 김종규(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주)건축사사무소 엠에이알유(MARU) + 건축사사무소 엔아이에이(NIA)
  • [공간의 탄생, 1968~2018] 한국의 도시화 50년, 그 공간 문화 비평에 들어가며
    2019년 새해가 시작된다. 나는 이제 만으로 마흔 살이 된다. 대학을 가기 전까지 20년이었고, 대학 입학 후 20년이 지났다. 40여 년의 시간을 살면서 언제부턴가 나의 개인적인 삶이 사회와 역사의 도도한 흐름과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가 특별히 뛰어나거나 독특한 존재여서가 아니다. 오히려, 나의 삶이 지극히 평범하고 전형적이라는 일종의 깨달음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사회와 역사에 밀어붙이는 힘보다 거대한 사회 시스템과 격동하는 역사가 나를 주조하는 힘이 지금까지 훨씬 컸다. 흥미롭게도 사회와 역사의 거대한 힘은 일상적이고 지속적이었지만, 때때로 개인의 삶과 사회의 물결을 되돌릴 수 없이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중요한 시점들이 있던 것 같다. 이를테면 내가 태어난 1979년에는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정치적 체제 변환이 일어났으며, 고3이던 1997년에는 외환 위기로 경제 체제의 변환이 일어났다. 미국에서 박사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2017년에는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이 있었고, 이후로 사회 체제의 변환 역시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체제 변환은 사건 이전과 이후가 확연하게 다른 단절적 전환이었다. 이 연재는 우리 사회와 역사가 가졌던 거대한 힘과 이것이 초래한 여러 단절적 전환이 어떻게 오늘날의 물리적 세계에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나아가 이 연재는 시간적으로 지난 50여 년을, 공간적으로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물리적 세계의 변화를 ‘한국의 도시화 50년’으로 규정하고, 이를 통해 일어난 대한민국 공간의 탄생과 변화를 비평적으로 논하고자 한다. 한국의 도시화는 일견 사회적 현상이자 역사의 기록으로만 여겨질 수 있지만, 사실은 내 부모 세대의 이야기이자 내 세대의 이야기이며 내 자식 세대의 이야기다. 따라서 내가 듣고 보고 경험한 것은 우리 사회의 편린을 넘어 우리 역사의 단면과 전형을 증언하는 중요한 도구라 할 수 있으므로, 사회적 통계나 역사적 기록물 못지않게 활용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 자료와 과학적 논증을 지향하는 일반적인 연구 저작물과는 다른, 직관적 경험과 풍부한 영감을 전달하는 자유롭고 탐색적인 글쓰기를 하고자 한다. 최종적으로, 이 연재를 통해 나 스스로 대학 입학 이후 오랫동안 품었던 ‘나는 누구이며, 여기는 어디인가’에 대한 본질적 물음에 공간적으로 답을 내리고자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9호(2019년 1월호) 수록본 일부 김충호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도시설계 전공 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워싱턴 대학교 도시설계·계획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우설계와 해안건축에서 실무 건축가로 일했으며,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와 워싱턴 대학교, 중국의 쓰촨 대학교, 한국의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서 건축과 도시 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수행했다.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건축, 도시, 디자인의 새로운 해석과 현실적 대안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