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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반추의 공간 그리고 미래상 3등작
    광화문광장은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 같은 다른 차원의 도시 위계를 한데 도입해 하이브리드형 광장을 조성하고자 한다. 먼저 동양적 분위기와 기하학적 형태를 혼합한다. 지상은 한국적 분위기의 마당으로 만들고, 지하 공간은 시민들의 다채로운 활동을 수용하는 창작스튜디오로 재탄생시킨다. 지속가능한 도시는 변화를 거듭한다. 도시의 변화는 정치인이나 특정 전문가가 아닌 시민의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광화문광장의 지하 공간을 시민들에게 내어줌으로써 이들이 서울의 미래를 창의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게 한다. 창작스튜디오 창작스튜디오는 지하에 조성되는 대규모 실내 공공 공간이다. 상황에 따라 소규모 광장, 마켓, 박물관, 워크숍 룸, 스크린 등 다채로운 공간과 시설이 들어서게 되며, 비워진 공간은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그 목적과 기능이 발현된다. 창작스튜디오에 사람들의 삶과 생각이 담기면서 광장은 일상 공간으로 거듭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믈라덴 야드리치(야드리치 아르히텍투어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데머크래틱 보이드 4등작
    ‘데머크래틱 보이드(Democratic Void)’는 유교적 왕조 정치의 중심 공간으로서의 광장과 민주주의의 영속성을 확인하는 장소로서의 광장, 두 정체성의 공존을 모색한다. 광화문광장을 역사와 일상이 더불어 살아 숨 쉬는 장소로 회복하고자 한다. 역사광장은 월대와 해태상 복원, 마사토 포장과 전통 수목 식재 등으로 역사성을 드러내고, 시민광장은 공간을 비움으로써 국가의 위기에 많은 국민이 모일 수 있는 장소로 만든다. 분리된 역사광장과 시민광장을 통일감 있는 디자인으로 연결한다. 또한 ‘국가 소유의 땅은 시민들에게 공유되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즐길 수 있는 여러 공간을 더한다. 많은 교통량을 수용하면서 시민들이 차량 통행에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광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광화문 플랫폼을 조성한다. 광화문 플랫폼 광화문 플랫폼은 지상으로부터 4m 위에 떠 있는 보행 데크이자 공중 정원이다. 이를 광장 동쪽과 서쪽에 조성해 다층 구조의 광장을 만든다. 플랫폼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두 개의 보행 축으로 기능하는데, 플랫폼에 마련된 공중 정원과 소규모 잔디 광장에서 산책하거나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백건일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광화문 풍경 5등작
    광화문 앞의 상징적 가로를 하드스케이프 중심의 권위적 공간이 아닌 한국적 정서가 담긴 도시 풍경으로 제안한다. 오랫동안 단절됐던 보행의 흐름을 다시 잇고, 광화문광장 일대를 한국적 아름다움을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온화한 일상 공간으로 되돌리고자 한다. 권위를 상징하는 풍경이 아닌, 주변 경관을 수용하고 시민 활동을 포용하는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서구식의 위요된 광장이 아니라 남산과 백악산으로 탁 트인 조망을 제공하는 개방형 광장으로 거듭날 것이다. 차선이 축소된 광화문광장은 대로의 일부가 아닌 온전한 광장으로 기능하게 된다. 광장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해치마당을 옮겨 이용 가능한 면적을 확대하고, 인접 건물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동서 간 보행 연결성을 높인다. 차도로 분리됐던 역사광장과 시민광장은 험프 포장으로 연결한다. 전략 한국적 경관을 통한 시적 함축: 역사광장은 복원 중심의 정적인 공간이며, 시민광장은 시민 활동을 수용하는 동적 공간이다. 두 광장을 흙으로 포장해 육조거리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키고, 한국적 경관을 연출함으로써 하나의 공간으로 느껴지게 한다. 삼군부 터에 위치한 정부청사 건물은 일부만 파빌리온 형태로 남기고 나머지는 철거하여 광화문 풍경을 바라보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동심원 조경기술사사무소 + 조경설계 해인 + 우리동인건축사사무소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서울 패치워크 가작
    콘셉트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오랜 역사적 가치와 물리적 요구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과거와 현재, 일상과 비일상, 개인과 집단,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은 것 등으로 양분되는 가치 중 어느 쪽으로도 편중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민 공원으로서의 유연함과 역사 공원으로서의 강력한 정체성을 지닌 공간, 이질적인 것이 상보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작은 요소들의 조합으로 하나의 집합체를 이루는 조각보(patchwork)의 속성을 차용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전진현·송민경(스튜디오 MRDO) + 박태형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일상과 축제의 불확정성 광장 가작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의 역사광장이며 민주화를 실현시킨 시민광장이다. 역사와 집단의 기억을 품을 광장을 온전한 시민광장으로 대물림하려면 광장을 차량으로 분절하는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또한 시민들은 언제든 아무 제약 없이 광장을 분할하고 통합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세스 1단계, 광화문광장의 역사와 문화적 상징성 회복: 옛육조거리의 공간적 위엄과 관악산을 향하는 궁궐 축을 회복한다. 또한 광장의 동서, 남북축에서 시야를 가리는 요소를 제거해 인왕산, 북악산을 향하는 시각적 통로를 확보한다. 사라진 의정부는 복원하고 육조거리의 담장 일부와 삼군부 터는 역사광장 바닥에 흔적을 남기는 방식으로 그 형태를 보여준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김영섭건축문화건축사사무소 + 선진엔지니어링 + 진우엔지니어링 + DV2C2 한국지사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공동의 광장 가작
    모두를 위한 상징적 장소 광화문광장은 접근성이 부족하고, 기형적 선형 구조이며, 상징적 가치를 잃은 곳이다. 이러한 광장에 새로운 개념을 부여해 모든 사람을 위한 상징적 장소로 만든다.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광화문광장은 기념비 자체로 기능할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광장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끌어내야 한다. 둘째, 광화문광장은 도시의 비어 있는 공간이자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유연한 공간과 여러 가지 유형의 프로그램을 갖춰야 한다. 이를 통해 광장은 단순한 휴식처나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며 거쳐가는 장소를 넘어 만남과 각종 이벤트가 벌어지는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다. 역사적 문화유산의 보전과 사회적 가치 실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지역 공동체의 대표 공간으로서의 광화문광장을 제안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클라우디아 리차르디(TA.R.I 아키텍츠) + 마르코 탄칠리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작은 광장이 만드는 여러 갈래의 길 가작
    대로에서 광장으로 광화문광장은 약 600년 동안 서울의 입구를 상징하는 대로였다. 근대 이후 차도로 이용되다 광장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 전의 일이다. ‘작은 광장이 만드는 여러 갈래의 길’은 광화문광장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하나의 도시 조직으로, 진정한 광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만드는 느린 전략이다.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대로도 커다란 광장도 아니다. 대상지에 단 하나의 광장이 아닌 주변 공간과 어우러지는 여러 개의 작은 광장을 조성하여 도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해가는 광화문광장을 만들고자 한다.
    • 푸하하하프렌즈
  •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숨겨진 역사적 거리 가작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다. 광화문광장의 역사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회복하여 시민들이 과거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장을 마련한다. 권위적인 선형 축을 비롯한 역사적 흔적은 모두 지하화하고, 지하 공간을 역사 재해석의 장으로 활용한다. 녹지와 쉼터가 마련된 지상의 광장은 시민들의 공간이 된다. 공원 같은 광장에서 사람들은 안락함을 느끼고 광화문광장은 소통과 화합의 장소로 거듭날 것이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 카타콤베 아키텍츠 + 최동인(딘아틀리에)
  • 비평: 새 광화문광장에 관한 풍문들
    “인간은 그 자신의 밀실에서만은 살 수 없어요. 그는 광장과 이어져 있어요.” _ 최인훈의 ‘광장’ 중 우리는 미술 시간에 풍경을 스케치하러 경복궁에 가곤 했다. 같은 교복을 입은 우리는 서로 다른 장소를 그렸다. 우리는 동쪽 문으로 들어가고 나왔다. 그곳이 정문인줄 알았다. 한글로 ‘광화문’이라고 쓰인 대문은 늘 굳게 닫혀 있었다. 그 앞은 광활한 16차선 대로와 마주하고 있었다. ‘광화문’과 ‘광장’은 전혀 관련이 없었다. 교보문고는 지적 피난처였다. 『조경학개론』을 거기서 샀다. 그무렵 동십자각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교보문고에서 동십자각으로 가는 길은 미국대사관 뒷길이었다. 그 길이 삼청동에서 청계천으로 흐르던 물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세종대로는 늘 질주하는 차들로 가득하고, 인도는 철창을 단 버스와 무장한 전경들이 점유하고 있었다. 내가 다닌 길은 일종의 피마길이었던 셈이다. 우리는 교실에서 “서양에 광장이 있다면, 동양에는 길이 있다”고 배웠지만, 광화문에는 광장도 없고 길도 없었다. 차량이라는 밀실은 넘쳐났다. 역사적 장소를 밀실로 점령당한 우리들은 그 사실조차도 자각하지 못했었다. 정치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난폭한 시절이었다. 그 난폭함을 중앙분리대의 은행나무가 중화하고 있었다. 지금도 해마다 가을이면 광화문광장에 간다. 학생들과 함께 간다. 북촌과 경복궁, 광화문광장을 거쳐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역사 공간 루트를 답사하는 일정이다. 2009년에 광장이 조성되고 광화문이 열린 덕분이기도 하다. 밀실들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아쉽다. 광장에서는 광화문으로 가기 어렵고, 광화문에서는 광장으로 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로가 바로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장은 세종문화회관에서도, 미국대사관에서도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중앙분리대”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주요 고비마다 이 장소에 모였다. “광화문과 광장이 연결되면 참 좋겠다.” 이곳을 답사할 때마다 학생들과 나누던 이야기다. 이것만으로도 광화문 앞 공간을 재구조화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지 않은가.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다. 꽤 오래전부터, 꽤 많은 사람이 소망하고 궁리해 왔다. 그 궁리들을 모아 실행하려는 권력이 나타났다.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가 열린 것이다. 그 동인이 정치적 의도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치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웠던 도시 공간 구현 사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간의 생산과 소비에는 권력과 계급, 정치, 경제 같은 힘들이 관계한다.1 조선의 건국과 함께 한 ‘주작대로’, 조선 후기의 ‘육조전로六曹前路’, 일제 식민지기에 왜곡된 ‘광화문통光化門通’, 군사 정권 시대의 16차선 세종대로, 2009년에 조성된 현재의 광화문광장 등은 모두 권력과 정치의 산물이다. 다만 새 광화문광장은 역사성을 회복하는 장소이면서 시민들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소망을 담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르다. 2019년 1월 21일, 설계공모의 당선작이 발표되었다. “이순신·세종대왕 자리 옮기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설계 당선작 발표”2라고 즉시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들이 쏟아졌다. “‘이순신’ 빼고 ‘촛불’이라니요”,3 “이언주 ‘박원순 뭐길래 세종대왕·이순신 동상 치우나’”,4 “물구나무서는 이순신장군?…‘광화문광장’ 길을 잃다”,5 “이언주 ‘박원순, 대권놀음 빠져 광화문 광장 좌파 취향 훼손’”6 등이 그것이다. 외부 공간 설계가 이렇게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톱뉴스가 되었던 적이 있던가. “우리는 참 많은 풍문 속에 삽니다. 풍문의 지층은 두텁고 무겁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역사라고 부르고 문화라고 부릅니다. 인생을 풍문 듣듯 산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풍문에 만족지 않고 현장을 찾아갈 때 우리는 운명을 만납니다.” _ 최인훈의 ‘광장’ 서문 중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 동상은 치워지나 가장 먼저 나돈 풍문은 “세종대왕·이순신 동상 치운다”7는 것이다. “이순신장군이 물구나무선다”8는 풍문도 돌았다. 이를 들은 이는 “우리의 가장 빛나는 역사적 유산의 상징을 박 시장이 뭔데 함부로 치우냐”9고 강력하게 비난한다. 풍문의 지층은 점점 두터워진다. 당선작 ‘깊은 표면(Deep Surface)’은 주작대로를 계승하고 북악산으로 열린 옛 경관의 복원을 위해 세종대왕·이순신장군상 이전을 제안한다. 그분들이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동상이라는 서구적 모뉴먼트를 그대로 두고 주작대로를 계승하고 옛 경관을 복원한다는 것은 설계자의 양심에 반하는 일이었을지 모른다. 서구적 모뉴먼트가 시선을 지배하는 공간을 대한민국의 대표 역사 경관으로 내세우는 민망함을 피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당선작은 수상작 10팀(본상 5팀, 가작 5팀) 가운데 유일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두 동상의 이전을 제안한다. 세종대왕상은 세종문화회관 옆으로, 이순신장군상은 옛 삼군부 터로 이전하여 동상과 공간적 맥락의 연계를 모색한다. 두 동상이 왜 거기에 있어야 하는지를 수긍할 수 있는 공간적 맥락을 만들려는 것으로 이해된다. 풍문처럼 세종대왕·이순신장군상을 치우는 것이 아니고, 이순신장군상을 물구나무 세우는 것도 아니다. 역사적 유산의 상징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동상과 역사적, 공간적 맥락을 결합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들이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을 그렇게 존중하고 아낀다면, 지금 동상처럼 이순신장군이 왼손잡이인지, 삼도수군통제사가 왜 15m 높이 기둥 위에 위태롭게 서서 매연을 뒤집어써야 하는지, 세종대왕은 왜 이순신장군 뒤에 앉아 있어야 하는지, 이분들은 왜 모두 경복궁을 등지고 있어야 하는지를 먼저 물어야 할 것이다. ...(중략) 각주 정리 1. Lefebvre, H., The Production of Space, BlackwellPublishers, 1991. 2. 권영은, “이순신·세종대왕 자리 옮기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설계 당선작 발표”, 「한국일보」2019년 1월 21일. 3. 정지섭, “이순신’ 빼고 ‘촛불’이라니요”, 「조선일보」 2019년 1월 22일. 4. 김은빈, “이언주 ‘박원순 뭐길래 세종대왕·이순신 동상 치우나’”, 「중앙일보」 2019년 1월 23일. 5. 정우교, “물구나무서는 이순신장군?…‘광화문광장’ 길을 잃다”, 「일간투데이」 2019년 1월 23일. 6. 김도형, “이언주 ‘박원순, 대권 놀음 빠져 광화문 광장 좌파 취향 훼손’”, 「아주경제」 2019년 1월23일. 7. 4번 기사 8. 5번 기사 9. 4번 기사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최정민은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로, 설계 실천과 교육 사이의 간극을 고민 중이다. 대한주택공사에서 판교신도시 조경설계 총괄 등의 일을 했고, 동심원 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으로 다양한 프로젝트와 설계공모에 참여했다. 제주 서귀포 혁신도시, 잠실 한강공원, 화성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마스터플랜 등의 설계공모에 당선되었다. 조경비평 ‘봄’ 동인으로 현실 조경 비평을 통해 조경 담론의 다양화에 기여하고 싶어한다.
  • 비평: 광장의 정치화를 모독한다
    나는 광장에 서는 것을 기피한다. 체질적으로 광장이 내 몸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내게 광장은 여러모로 불편하다. 광장은 크고 작은 행위를 담아내는 무대이며 동시에 객석을 포함하는 극장이다. 그럴 때 광장은 존재 의의를 찾는다. 그 안에는 여러 유형의 인간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어울리기로는 광대가 대표적이다. 더욱이 크라운(crown)을 머리에 얹은 광대가 있으면 광장은 더욱 빛난다. 광대와 광장이라니. 나는 지금 언어의 유희로 광장을 모독하려 든다. 오늘날 우리에게 광장은 진정성의 기표다. 민주 공화국임을 상징하는 신성한 곳이다. 더 이상의 신성 모독은 죄악이다. 고로 광장을 거부하는 것은 죄악이다. 나는 죄인이다. 광장의 시작은 한 인간의 작은 신체로부터 비롯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자신이 광장의 시작점이라는 생각을 갖지는 못한다. 하나둘 신체들이 접촉하면서 만들어지는 물리적 광장 이전의 세포cell들은 언젠간 완성형으로 만나게 될 광장이란 이름의 바디body가 얼마나 위대한 장소가 되어 자신들을 선동하는 장치가 될 것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그런 사실을 일찌감치 간파한 정치가 대부분은 위대한 광장의 빛나는 광대임을 자임한다. 광장에서의 소통이 민주 사회의 역군임을 보증받는 일이기에 그곳에서는 정치적 노선의 다름을 불문하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광대의 옷을 몸에 걸친다. 그리하여 우리가 아는 광장은 로마 시대 권력자들이 발가벗고 정치하던 대목욕탕과 같이 입바른 소리와 몸에 맞지 않는 위선의 행동으로 빨갛게 노랗게 파랗게 물들여졌다가 이내 썰물이 빠져나간 것처럼 텅빈다. 그래서 광장은 주조색이 없다. 그때그때 물들여지고 이내 지워짐을 반복한다. 광대가 아무리 많아도 광장을 지배하지 못하는 이유다. 광대의 진정성은 말하기를 멈추고 몸짓으로 말을 전한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광장에서 만난 수없이 많은 인파의 손에 들린 촛불과 팻말과 태극기는 각자가 시위하는 이유를 담아냄으로써 광대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것이 구호에서 몸싸움으로 번지면서 어느덧 광장은 광대의 손을 떠나 전투사들의 격전이 벌어지는 투기장으로 변한다. 누구도 이러한 광장에서 진정성을 찾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축제의 광장 이면에는 늘상 일그러진 풍경의 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전진삼은 종합 예술지 『공간』 편집장, 건축 정론지를 표방한 『건축인 포아(POAR)』 창간인 겸 초대 편집인 주간을 거쳐 현재 격월간 『와이드AR』의 발행인 겸 편집인이다. 건축 비평서 『건축의 발견』, 『건축의 불꽃』, 『조리개 속의 도시, 인천』, 『건축의 마사지』 등을 썼고, 구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를 반대하는 건축과 미술, 고고학 전문가들의 생각을 모은 『건축은 없다?』, 『건축인 30대의 꿈』, 『건축 사이로 넘나들다』 등 30여 책의 공저자로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