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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트럴 파크 우상 타파 설계공모]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닳고 닳은 센트럴 파크!? ‘센트럴 파크 우상 타파 설계공모(LA+ Iconoclast International Design Ideas Competiton)’ 해설 원고를 쓰겠다고 선뜻 답해놓고는 걱정에 빠졌다. 센트럴 파크에 가 본 적도 없는데 과연 제대로 이 공모전을 말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은 방법은 바짓가랑이 붙들기. 센트럴 파크를 잘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이러이러한 공모전이 있었다고 설명한 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한 줄기 구원의 빛을 내려달라는 간절한 눈빛과 함께. “난 이 공모전이 그리 중요한지 모르겠어. 센트럴 파크는 아직도 견고하고,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해.” 센트럴 파크의 요가 프로그램에 참여해봤다는 한국인 A는 공모전에 회의감을 표했다. “오! 센트럴 파크가 없었다면 지금의 뉴욕도 없었어!” 이것은 미국인 B의 대답. 그는 지금의 센트럴 파크에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 모두 오늘의 센트럴 파크 앞에 우상 타파(Iconoclast)와 같은 태도는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연 센트럴 파크 타파는 불필요한 일인가? 아드리안 회저(Adriaan Geuze)는 “19세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고 새로운 유형의 도시가 창조되었기에 더 이상 공원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1고 언급한 바 있다. 더욱이 혁신적인 공원 설계는 탈 옴스테드, 탈 센트럴 파크 정신과 함께 등장하곤 했다.2따라서 현재 센트럴 파크가 잘 이용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조경을 모색하는 데 센트럴 파크와 옴스테드를 탈피해야 할 상징물로 삼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다. 옴스테드와 보의 센트럴 파크 해체와 재설계라는 수단을 동원해 현대 조경을 이뤄온 픽처레스크 풍의 낡은 규범을 타파하고 새로운 조경 세계를 모색하려 한 이번 공모는 의미 있는 시도다. 이 쟁점적 공모의 배경과 과정을 살피고 당선작을 검토함으로써 동시대 조경계가 추구하는 새로운 미래를 엿보고자 한다. 센트럴 파크 파괴와 재건, 공모 배경과 과정 우상 타파 설계공모는 2015년 봄에 창간된 조경 저널『 LA+』3가 주최했다. 이 공모전은 한가지 규칙으로만 이루어진 규모 1km2 이하의 새로운 섬을 창조하는 2017년의 공모전 ‘이매지네이션 아이디어 설계공모(Imagination Design Ideas Compeition)’에 이은 이 저널의 두 번째 공모전이다. 첫 번째 공모전이 발랄하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초대했다면, 2018년의 공모전은 충격적인 가짜 뉴스와 함께 다소 무거운 과제를 요구했다. “센트럴 파크가 환경 테러(모든 식물이 사라졌으나 지반은 양호한 상태)로 파괴되었다. 옴스테드라면 지금 무엇을 했겠는가? 당신이라면?”4...(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Adriaan Geuze, “Moving Beyond Darwin”, in Modern Park Design: Recent Trends , 2nd ed., Hewson, Pearl, Arriola eds., Amsterdam: Thoth, 1995, p.38. 2. Julia Czerniak, “Introduction: Speculating on Size”, in Large Parks , J. Czerniak and G. Hargreaves eds., New York: Princeton Architectural Press, 2007, p.29. 3.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디자인 스쿨에서 발행하는 저널로, 편집장 테이텀 핸즈(Tatum L. Hands)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리차드 웰러(Richard Weller) 교수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이끌고 있다. 『LA+』는 조경의 다학제적 잠재력을 탐색한다는 목표 아래 야생(wild), 즐거움(pleasure), 압제(tyranny), 시뮬레이션(simulation), 정체성(identity), 위험(risk), 상상(imagination), 시간(time) 등 매호 다른 주제로 발행됐고, 앞으로는 디자인(design), 우상 타파(iconoclast), 활력(vitality)을 다룰 예정이다. 4. 『LA+』 홈페이지에서 설계공모의 개요와 수상작을 확인할 수 있다(https://laplusjournal.com/ICONOCLASTCompetition). 김정화는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 고등인문연구소의 박사후 연구원으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리엔디자인펌, 조경설계 서안, 서안알앤디조경디자인에서 설계 실무를 거치고, 가천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식물원의 역사와 디자인의 변천을 살피며 근현대 조경 디자인의 역사와 이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 [이미지 스케이프] 원형에 대하여
    방울방울 화면을 가득 채운 하얀 동그라미들의 중첩. 이번 사진의 정체는 뭘까요? 오른쪽 아래에 있는 스테인리스 난간이 힌트가 될 것 같습니다만. 답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 사진은 바닷물에 반사된 햇빛입니다. 비밀이라면 조리개 값과 초점을 조금 흩트리는 약간의 요령! 반짝이는 빛을 찍을 때는 조리개 상태가 최종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조리개를 조이면(f값을 크게 하면)빛이 조리개 모양에 따라 갈라지는 것처럼 표현되고, 반대로 조리개를 열면(f값을 작게 하면)이 사진처럼 빛 모양이 원형으로, 때로는 다각형으로 나오거든요. 거기에 초점을 가까운 쪽에 맞추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자, 그럼 한번 따라해 보실까요? 조리개를 활짝 열고 모델은 가까운 곳에, 그리고 멀리 조명을 배경으로 야경을 촬영해 보세요. 조금만 응용하면 이 사진보다 훨씬 더 멋진 사진을 찍으실 수 있을 겁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가원조경, 도시건축 소도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실무를 담당했고,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계획과 경관 계획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 [당신의 사물들] 스케일 자
    “What is the spatial quality in this landscape? What makes this landscape unique?” 1학년 첫 디자인 수업 튜토리얼에서 받은 질문이다. 조경 그리고 디자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했던 나에게는 단순하지만 퍽 까다로운 질문이었다. “어떠한 요소들이 공간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게 할 수 있을까?” 학사, 석사 과정을 거치고 설계 사무소를 다니는 지금까지도 나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 중 하나다. 사전적 의미의 공간성이란 공간에 대한 관념이나 공간으로서의 특성을 말한다. 때문에 공간성이 잘 드러나는 공간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특성을 가진 공간을 디자인할 것인가’, 나아가 ‘디자인 콘셉트를 어떻게 공간에 적용할 것인가’라는 두 가지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디자인 콘셉트는 평면도를 통해, 평면으로 볼 수 없는 공간성은 연속적인 단면도와 투시도에서 표현하고 실험해볼 수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안연수는 런던에서 조경가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 셰필드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런던, 셰필드, 맨체스터 건축사무소의 조경팀과 조경 설계 스튜디오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8년부터 길레스피에스(Gillespies) 런던 오피스에서 근무하며 영국과 중동의 다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보다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공간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도면으로 말하기, 디테일로 짓기] 생성적 경계
    “대다수의 화가들이 자연의 모조품(simulacrum)을 만들기 위해 기교를 이용했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자연의 작동 방식을 제대로 알기 전에는 회화에 자연을 가득 채울 수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들은 정확히 말하면 형태를 모방하려는 연구가 아니라, 실험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무언가, 즉 작용하는 힘들을 꿰뚫어 보려는 시도들이었다.” _ 필립 볼『, 흐름』 중1 ‘마이애미 왓슨 아일랜드(Watson Island)프로젝트’에서 해수면 상승에 따른 해류와 파도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여, 이에 대응하는 생성적 경계를 만들었다. 이 경계는 선적인 콘크리트 방파제가아닌 해류의 흐름에 반응하는 지점들을 이어 엮은 넓은 표면이다. 움직임은 패턴과 흐름을 만든다. 물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마야(Maya)2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사각 박스 안에 기둥을 만들고 물을 흘려보았다. 기둥의 개수, 간격, 배치에 따라 물의 패턴과 흐름이 달라진다. 이 간단한 시뮬레이션이 디자인의 시작이었다. 움직임을 바꾸는 임의적 개입은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고, 이는 새로운 패턴을 형성한다. 이러한 과정은 형태를 만드는, 즉 디자인하는 행위 그 자체다. 그렇다면 이 기초적인 시뮬레이션은 어떻게 구체적 형태와 시스템으로 이어질까? 3D로 구현된 왓슨 아일랜드 대상지에 마야 프로그램을 활용해 마이애미 해안의 기본 해류 데이터를 시뮬레이션했다. 이 과정에서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경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변화를 체크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영역인 육지(X)와 바다(Y)사이의 변수들을 찾고, 매개 변수를 설정해 도식화된 함수를 만들었다. 함수는 다음과 같은 순차적 구조를 가진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조용준은 서울시립대학교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다. 진양교 교수의 ‘채우기와 비우기’ 설계 이론과 제임스 코너의 실천적 어바니즘을 기반으로 한 간단명료한 디자인에 영감을 받았다. 15년여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 설계와 페이퍼 아키텍처를 추구하며, 독자적인 설계 방식으로 보이지 않는 깊이(invisible depth), 생성적 경계(generative boundary), 언플래트닝 랜드스케이프(unflattening landscape)를 탐구하고 있다. 최근 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으로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 팀의 당선을 이끌었으며, 개인 자격으로 서울형 저이용 도시공간 혁신 아이디어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그리는, 조경] 풍경을 그리는 드로잉
    조경이 다루는 대상, 즉 랜드스케이프(landscape)는 우리말 경관으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풍경이나 풍경화를 가리킨다. 그래서인지 공간을 디자인하는 조경의 인접 분야인 건축과 도시설계의 드로잉과 비교해보면 조경 드로잉은 녹색의 자연으로 가득한 풍경의 이미지를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그림 1). 특히 설계공모 제출물 중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공들여 생산한 이미지에는 조경의 자연 애호(biophilia)경향이 잘 드러난다. 설계가가 고안한 경관을 인간의 눈으로 바라본 것처럼 그려낸 이러한 이미지는, 풍경화의 형식과 대체로 유사해 조경 드로잉에 익숙하지 않은 누구라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효율적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이처럼 풍경화 형식으로 그려진 드로잉을 투시도라고 부른다. 물론 첫 번째 연재(『환경과조경』 2019년 1월호)에서 말했듯, 선형 원근법에 기반한 투시도는 엄밀히 말해 평면도와 입단면도 같은 투사 드로잉 유형에 속한다. 다만 조경의 역사에서 투시도는 선형 원근법을 느슨하게 적용해 온 경향이 있고 이러한 드로잉 유형은 정원 설계의 양식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기도 했기에, 주요 드로잉 유형 중 하나로 다룰만하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해 유럽 전역에 유행한 풍경화식 정원 설계에서 투시도는 주요한 드로잉 유형으로 등장했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17세기까지 정원 설계에서 평면도와 입단면도가 주로 이용됐다면, 18세기 영국에서는 정원을 설계할 때 풍경화와 비슷한 스케치, 말하자면 투시도를 빈번히 이용하기 시작했다.1 전자가 과학적 도구성에 기반한 드로잉 유형이라면, 후자는 상대적으로 예술적 상상력이 강화된 시각화 방식이다. 물론 17세기에도 투시도는 경관을 시각화할 때 유행했다. 하지만 18세기에 이르러 바라보는 지점이 버드 아이 뷰, 즉 새의 시점에서 사람의 눈높이로 내려온다. 인간의 자연 경험을 시각화하기 위한 시도는 조경 드로잉뿐만 아니라 회화에서도 동시에 나타난 현상이었다.2 시점이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선형 원근법에서 풍경의 묘사가 보다 자유롭게 이루어졌다. 이러한 드로잉의 변화는 정원 설계의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지난 연재(『환경과조경』 2019년 3월호)에서 살펴본 프랑스 정형식 정원의 엄격한 기하학적 질서, 즉 직선의 중심축을 따라 마지막에 위치하는 소실점으로 인간의 시선을 이끌어가는 대신에 이제 곡선(serpentine line)이 정원 조형의 원리가 되었다. 방문객은 곡선형의 길을 걸어가면서 식재나 점경물에 가려졌다 다시 나타나는 일련의 풍경의 변화를 경험하게 됐다.3몇몇 전망점은 풍경을 한 폭의 풍경화처럼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기에 이 시기의 정원을 풍경화식 정원(landscape garden)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풍경화식 정원의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스투어헤드(Stourhead)에는 17세기의 역사적 풍경화가 클로드 로랭(Claude Lorrain)(1600~1682)의 ‘아이네이아스가 있는 델로스 섬의 풍경(Landscape with Aeneas at Delos)’의 구성과 유사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점이 있다. 이러한 정원에서의 경험을 그려내는 데는 평면도나 입단면도보다 느슨한 투시도가 적합했던 것이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투시도는 건축 드로잉의 역사에서 20세기 초반까지도평면도, 입단면도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여겨졌다.건축사가 배형민은 20세기 초반까지도 아카데미에서는투시도가 중요하지 않았고 실무에서 클라이언트를설득하는 수단으로 주로 이용되었다고 본다(HyungMin Pai, The Portfolio and the Diagram:Architecture, Discourse, and Modernity inAmerica, Cambridge, MA: The MIT Press, 2002,p.29). 제임스 코너 역시 건축 드로잉에서 투시도가평면도나 입단면도보다 열등하게 여겨졌다고 말한다.전자가 건축의 이념을 표상하는 존재론적 드로잉으로간주된 반면, 후자는 종이에 행하는 단순한 표현 정도로여겨졌기 때문이다(James Corner, “Representationand Landscape: Drawing and Making in theLandscape Medium”, Word & Image: A Journalof Verbal/Visual Enquiry 8(3), 1992, p.255). 2.John Dixon Hunt, Greater Perfections: ThePractice of Garden Theory, Philadelphia:University of Pennsylvania Press, 2000, p.42;John Dixon Hunt, The Figure in the Landscape:Poetry, Painting, and Gardening during theEighteenth Century, Baltimore: The JohnsHopkins University Press, 1989, pp.201~204. 3.영국의 풍경화식 정원 설계에서 정원의 모델은 자연이었고,곡선은 자연의 형태를 표현하는 언어로 간주되었다(WilliamHogarth, The Analysis of Beauty, Ronald Paulson,ed.,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97). 이명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경 설계와 계획, 역사와 이론,비평에 두루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박사 학위 논문에서는 조경 드로잉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현대 조경설계 실무와 교육에서 디지털 드로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고, 현재는 조경 설계에서 산업 폐허의 활용 양상, 조경 아카이브 구축, 20세기 전후의 한국 조경사를 깊숙이 들여다보고 있다. 가천대학교와 원광대학교,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조경비평 봄’과 ‘조경연구회 보라(BoLA)’의 회원으로도 활동한다.
  • [공간의 탄생, 1968~2018] 한국 도시화의 거시적 메커니즘, 계획 주체와 공간 지향
    한국의 도시화 50년은 어떻게 작동했는가 지난 두 달간의 연재에서는 한국 도시화 50년의 거시적 현황과 일상적 현황을 각각 ‘쏠림 현상’과 ‘밀도의 향연’으로 규정했으며, 이와 같은 현상의 원동력으로서 지난 50년 동안 끊임없이 지속됐던 정부 주도의 도시화와 대규모 물리적 개발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연재에서는 한국의 도시화 50년을 작동하게 한 거시적 메커니즘을 ‘계획 주체와 공간 지향’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나의 개인적 일화를 통해 한국 도시화의 단적인 특성에 대해 언급하며 시작하고자 한다. 2011년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도시설계 및 계획학과에 박사 유학을 갔을 때의 일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도시설계학자인 앤 무동(Anne V. Moudon)교수의 도시형태론 수업을 듣게 되었다. 어느 날 무동 교수는 한국의 청계천 복원사업 사례를 소개하며 수업 말미에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서울 사람과 시애틀 사람의 유전자를 섞어야 한다. 서울의 청계천 복원사업은 불과 27개월 만에 완료됐는데, 시애틀의 알래스카 고가 도로 철거 사업은 10여년 이상 지지부진하다.” 당시 이미 칠순에 가까웠던 그는 교수 재직 기간 동안 여러 한국 학생을 지도했으며,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여러 도시 개발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고 있는 분이었다. 그런 그가 서울의 도시 개발을 상당히 중점적으로 다루고 일정 부분 긍정하는 것을 보며, 그때까지 너무나 익숙하기만 했던 우리의 도시를 다시금 바라본 적이 있다. 이와 함께 시애틀의 도시 개발에 대해서도 서울과의 비교적 관점에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1 계획 국가의 형성과 플레이어의 구성 한국의 정부 주도 도시화와 대규모 물리적 개발은 1960년대 계획 국가의 형성과 함께 본격화됐다. 당시 계획의 출발은 경제 계획이었으며, 1차적 목표는 재건이었다. 일제 식민지기(1910~1945)와 미군정(1945~1948)그리고 한국 전쟁(1950~1953)을 겪으면서 경제 부흥과 재건은 1950년대 한국이 당면한 핵심 과제가 되었다. 실제로 정부 수립 이후부터 1957년까지 정부 기획처나 소관 부처에서 많은 경제부흥계획서가 작성됐으며, 1960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경제 재건이 아닌 경제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경제개발3개년계획(1960~1962)이 국무회의에 제출됐다.2 하지만 1960년 4·19혁명과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인해 경제개발계획은 연이어 늦추어졌으며, 마침내 1962년에 이르러서야 군부에 의해 경제개발5개년계획(1962~1966)이 본격 시행됐다. 이를 통해 중앙 정부 중심으로 국가 발전 계획을 제시하고 행동하는 권위적 토대가 마련됐으며, 한국 사람들은 경제 개발을 통한 사회 변혁을 추구하는 집단적 의식을 공유하게 됐다. 다시 말해, 1960년대 한국은 중앙 정부 중심, 경제 관료 중심의 권위적 계획 기구(planning agency)가 사회의 총체적 변화를 주도하게 됐다. 따라서 지방 정부의 인사, 예산, 행정 등에 미치는 중앙 정부의 영향력은 지금의 선출을 기반으로 하는 지방 자치제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당시의 계획 기구가 연이어 발표하는 국가 주도 발전 계획은 소련의 스탈린주의 경제 개발을 연상하게 해 부정적 우려를 초래하기도 했다.3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계획 기구와 공무원 집단은 관료제와 순환 보직 체제였기 때문에, 이들을 지탱하기 위한 전문가 집단으로서 대학교수의 역할이 계획 국가 초기부터 상당히 중요했다. 이후 한국의 경제 개발 및 사회 발전이 더욱 진전되고 고도화되면서 중앙 정부의 국정 연구 기관과 지방 정부의 시정 연구 기관들이 점차 설립됐으며, 오늘날에는 다른 선진국에 손색없을 만큼 풍부하고 다층적인 정책 전문 연구 기관이 설립 및 운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 전문 연구 기관은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학술 연구 기관과 달리 설립 주체의 의도 및 지향점을 제도, 정책, 사업, 사례 등을 통해 시시각각 반영하고 현실화하는 계획의 싱크탱크think tank이자 계획 기구에 준하는 역할까지 감당하고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김충호, “시애틀 알래스카 고가도로 철거와 지하 대체 터널 건설”, 『건축과 도시공간』 15, 2014, pp.48~52. 2. 최상오, “1950년대 계획기구의 설립과 개편: 조직 및 기능 변화를 중심으로”, 『경제사학』 45, 2008, pp.179~208. 3. 이종석, “한국경제 반세기: 경제개발계획 시동”, 「이데일리」 2005년 5월 5일. 김충호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도시설계 전공 교수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워싱턴 대학교 도시설계·계획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우설계와 해안건축에서 실무 건축가로 일했으며,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와 워싱턴 대학교, 중국의 쓰촨 대학교, 한국의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서 건축과 도시 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했다.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건축, 도시, 디자인의 새로운 해석과 현실적 대안을 꿈꾸고 있다.
  • [편집위원회 좌담] 2019, 환경과조경의 변화를 진단하다
    지난해『환경과조경』 편집팀은 유독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종이 매체의 한계를 뛰어넘고 독자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했다. 그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로 2018년 12월 ‘젊은 조경가’상을 신설했고, 『환경과조경』 2019년 1월호부터 디자인과 콘텐츠의 크고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환경과조경』의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피는 열혈 독자라면, 지난 일 년간 지면에서 꾸준히 이루어졌던 실험들이 이번 리뉴얼에 반영되었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진단하고자 지난 3월 14일 늦은 5시, 편집위원들이 모였다. 잡지의 구성, 편집, 디자인부터 조경 매체의 역할, 지향점, 앞으로 다루어야 할 콘텐츠까지, 다층적 토론이 이어졌다. 남기준(이하 남) 오늘 2019년 상반기 편집위원회 좌담의 아젠다는 네 가지다. 이야기 나누고자하는 첫 번째 주제는 2019년을 맞이해 단행한 디자인 리뉴얼이다. 지난 2014년 1월호를 기점으로『 환경과조경』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한 바 있다. 내용과 형식의 개편뿐만 아니라 영문 제호도 ela(environmental landscape architecture)에서 laK(landscape architecture Korea)로 변경했다. 리뉴얼 5주년을 맞이해 2019년 1월호에서는 표지부터 본문 편집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에 변화를 꾀했다. 2014년부터 이어 온 장수 꼭지 ‘그들이 설계하는 법’의 막을 내렸고, 최이규 교수의 인터뷰 연재물 ‘다른 생각, 새로운 공간’도 마침표를 찍었다. 그 대신 ‘당신의 사물들’, ‘도면으로 말하기, 디테일로 짓기’, ‘그리는, 조경’, ‘공간의 탄생, 1968~2018’ 등 새 연재물을 마련했다. 두 번째 회의 주제는 작년 말『환경과조경』이 신설한 ‘젊은 조경가’상이다. 제1회 젊은 조경가로 호원의 김호윤 소장, HLD의 이해인·이호영 소장이 선정됐고, 1월호와 2월호를 젊은 조경가 특집으로 꾸렸다. 이 상과 특집호에 대한 반응과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 의견을 듣고자 한다. 세 번째 아젠다는 1, 2월호에서 다룬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공모’와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다. 공모전을 다룬 방식과 지면 구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자 한다. 주상절리대 공모의 경우 ‘조경이상’이 주최한 별도의 공개 비평 모임도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광화문광장 공모의 경우, 공모는 이미 끝났지만 프로젝트의 문제와 방향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편집위원들은 전문가로서 광화문광장 사업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마지막 의제는 이번 리뉴얼과 함께 신설한 코너 ‘이달의 질문’에 대한 것이다. 이번 4월호의 질문은 “『환경과조경』을 읽는, 혹은 읽지 않는 이유는?”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최근 많은 종이 매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잡지 매체는 독자를 유지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환경과조경』도 지속가능한 잡지를 꿈꾸며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환경과조경』이 더욱 친근하게, 매력적으로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듣고자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일시2019년 3월 14일 오후 5시 장소 환경과조경 회의실 남기준 편집장 민성훈 수원대학교 건축도시부동산학부 교수 박승진 디자인 스튜디오 loci 소장 배정한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이호영 HLD 소장 최이규 계명대학교 도시학부 생태조경학전공 교수 정리 김모아 기자 녹취 윤정훈 기자
    • 편집부
  • [시네마 스케이프] 더 페이버릿 평면에서 입체로, 평범에서 왜곡으로
    삐이익 삑, 핸드폰이 이런 소리도 낼 줄 아나 싶은 괴상한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땐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 폭설이나 태풍을 예보하는 경보였다. 요즘은 주로 미세 먼지로 굉음을 낸다. 여러 사람이 모인 카페에서는 동시에 울리며 더 큰 소리로 퍼지지만 이젠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몇 해 전 요르고스 안티모스(Yorgos Lanthimos)감독의 ‘더 랍스터(The Lobster)’(2015)를 보고받은 충격은 다음 작품인 ‘킬링 디어The Killing of Scared Deer’(2018)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The Favourite)’(2019)는 대체 어디까지 가게 될까.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거나 신화에 기대어 멀쩡한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도 봤는데, 어지간한 기묘함과 충격에는 눈 깜짝 안 할 자신감이 생긴 터였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역사극이라 분위기는 이전보다 편했다. 18세기 영국 스튜어트 왕조의 앤 여왕(올리비아 콜맨 분)을 중심으로 권력의 실세인 사라(레이첼 와이즈 분)와 하녀 애비게일(엠마 스톤 분)의 밀고 당기는 관계를 그리고 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보았는가. 궁중 사극에서 시기와 질투로 죽고 죽이며 인형에 바늘을 꽂는 그런 장면 말이다. 아침 드라마는 또 어떤가. 재벌 2세 실장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싸가지 없고 경우도 없는 악한 강자와 외로워도 슬퍼도 웃음을 잃지 않는 콩쥐형 주인공, 사약을 드링킹하거나 해외 도피하는 악한의 파국, 바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초긍정적인 주인공은 끝내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이야기 유형. 이제 식상하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서영애는 조경을 전공했고,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원고를 쓰고 있는 카페의 창문 밖으로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해가 기우는 하굣길에 발걸음을 멈추고 서서 태극기를 봐야 하는 시절이 있었다.영화를 보기 전, 팝콘 봉지를 든 채 자리에서 일어나 동해물과 백두산을 봐야 하는 시절이 있었다. 운동장은 시간이 멈춘 듯 아득했고, 극장 안의 분위기는 생뚱맞았다. 같은 민족의 통일을 앞두고 언제까지 남의 나라에서 남의 나라 눈치를 봐야할까. 여전히 아득하고, 생뚱맞다. 유관순 열사가 이 땅에서 독립을외친 지 올해로 100년이 흘렀다.
  • 서울특별시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박원순 개인전’, 2019. 3. 8. ~ 3. 24.
    ‘설마 그 박원순?’ 전시 제목을 보자마자 당신은 생각할 것이다. 그 박원순이 맞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작가로 데뷔했다. 무려 그 이름 세 글자를 전면에 내세운 개인전이다. 시장은 어떻게 작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을까. 전시를 기획한 예술가들 덕분이다. ‘서울-사람’은 서울시의 개발 담론에 문제의식을 느낀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프로젝트 팀이다. 이들은 본인들을 ‘박원순 작가의 어시스턴트’로 규정하고, 박원순 시장을 60대 중견 작가로 ‘가정’했다. 그렇다, 이번 전시는 박 시장 본인이 기획한 것이 아니다. 3월 8일부터 3월 24일까지 을지로 상업화랑에서 진행된 ‘박원순 개인전’은 박원순 시장의 임기 중 일어난 도시재생 사업과 재개발 사업을 통해 현대 한국 도시 정책의 현주소를 돌아본다. 을지로 일대의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자 심승욱, 오세린, 일상의실천(권준호, 김경철, 김어진), 정용택, 차지량, 최황, 한정림, CMYK 총 8팀의 예술가들이 모였다. 전시의 코디네이터를 맡은 차지량 작가는 기획 의도의 첫머리에 이렇게 서술했다. “서울의 어떤 풍경이 사라지는 소식을 듣고 사람들이 모이던 날, … 2019년 1월은 서울시의 도시재생 사업과 재개발 사업들의 문제가 또다시 가시화되던 시기였고, 그러한 현상에 반응한 예술가들이 을지로에 모였다.” 청계전-을지로 일대는 2006년 ‘세운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동서 약 40만㎡의 땅은 8개 구역으로 나뉘어 전면 철거 대상이 됐다. 박원순 시장 재임 후인 2014년, 기존의 8개 구역은 점진적 정비라는 명목하에 171개 구역으로 쪼개졌고, 곧 오피스텔과 주상 복합 아파트 등이 빼곡하게 세워진 조감도가 발표되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메이커 시티’로 만들겠다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오랜 시간 세운상가와 주변의 수많은 제조업 점포가 일군 네트워크를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 조치였다. 2018년 10월, 각종 공구상과 금속 가공 공장이 밀집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구역중 3-1, 4, 5구역은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되어 작년 말부터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전시 기획 팀은 철거가 예정된 세운3구역 인근 화랑에서 전시를 준비했다. 전시장은 조명 상가 사이에 끼워진 듯 놓인 건물의 3층이다. 약 1m 폭의 좁은 계단을 통해 2층의 을지로 재개발추진위원회 사무실을 지나한 층 더 오르면 대형 화환이 관람자를 맞이한다. 시장의 첫 개인전을 축하하는 의미로 전시 기획 팀이 보낸 것이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 예술가의 언어로 청계천과 을지로를 지키는 법 청계천-을지로 재개발 반대: 포스터 궐기
    청계천-을지로 일대에는 5만 명에 이르는 장인과 상인이 있다. 빽빽이 들어선 공구 및 자재 상점에는 없는 게 없다. 동네 철물점처럼 하나의 가게가 여러 품목을 다루는 게 아니다. 고무 밴드만 파는 가게도 있고, 스프링만 판매하는 곳도 있다. 문고리 전문점 앞에는 얼핏 봐도 백여 개가 넘는 문손잡이들이 즐비하다. 장인의 거리에서는 온종일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멎을 줄을 모른다. 철공, 전기, 금속 도장 등 여러 분야의 장인들의 손에서 갖가지 재료들이 새롭게 태어난다. 장인과 상인 그리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한데 얽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유기체를 연상케 한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을지로 인현동 일대가 철거되기 시작했다. 2006년 지정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 사업1이 시작된 것이다. 상인과 장인들은 속수무책으로 오래된 삶터를 떠나야 했고, 세운상가 인근 세운3-1, 4, 5구역은 순식간에 빈터가 되었다. 서울시가 세운상가를 “기존 산업과 새로운 기술의 융합, 분야를 넘어선 협업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 창의·제조 산업의 혁신적 거점”으로 만들고 “그 활력을 세운상가군 일대 주변 지역까지 확산”2하는 ‘다시·세운 프로젝트’(2017)를 시행한 지 일 년이 채 안 된 시점의 일이다. 갑작스럽게 날아든 철거 소식에 낙담한 건 상인과 장인뿐만이 아니었다. 청계천과 을지로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메이커와 예술가,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 등 이곳의 가치를 아는 모든 사람이 청계천-을지로 일대를 지키고자 했다. 이들은 새로운 연대를 모색했다. 청계천-을지로 재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포스터를 만들어 SNS에 공유하는 것. 궐기는 성공적이었다. 참가 자격, 디자인 지침도 없는 궐기에 각양각색의 포스터가 접수됐다. 텀블러,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 포스터는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예술가답고 새로운 방식의 궐기는 어떻게 기획되었을까? 포스터 궐기 기획자 이영연 대표(저스트프로젝트)와 민동인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중략)... * 환경과조경 372호(2019년 4월호) 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종로구 종로3가동 175-4번지 일대로, 총 8개 구역(세부적으로 171구역)으로 나뉜다. 그중 세운3구역은10개의 소구역으로 구성되며, 3-1, 4, 5구역은 지난 2018년 사업시행인가가 고시되어 전면 철거됐고, 3-7, 8, 9구역은 사업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3-3구역은 사업시행인가 고시를 기다리고 있으며, 3-2, 6, 7구역은 업무 및 생활 숙박 시설로 사업 계획을 변경하는 중이다. 2.다시·세운 프로젝트 홈페이지(http://sew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