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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DA] 디지털 세상, 아날로그 취향
    대학에 다닐 때, 학교 앞에는 작은 사회과학 서점이 있었다. 그 서점의 문에는 늘 흰색 대자보가 붙어 있었는데, 거기에는 각 동아리의 약속 장소와 시간이 빼곡하게 적혀 있곤 했다. 삐삐를 들고 다니던 시절이라, 어스름해질 무렵이면 누군가 메모판에 적어 놓은 약속 장소에 삼삼오오 모여들곤 했다. 지난밤에 적어 놓은 메모인줄 모르고 엉뚱한 술집에서 하릴없이 사람들을 기다린 적도 있다. 요즘 같으면 단톡방에 주소와 지도를 올리며 시간과 위치를 공지할 테니, 정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다. 동아리에서 공연을 올릴 때면, 학교 앞 서점들은 단골 광고주였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대학가의 작은 서점들이 대형 서점에 밀려 문을 닫기 시작했고, 몇몇 선배들은 학교 앞 서점을 살리기 위해 후원을 하기도 했다. 그 시절 학교 앞 서점은 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역ㆍ문화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일종의 연대감이 존재했다. 그러나 이후 많은 학교 앞 서점이 사라졌다. 나도 대형 서점에 포인트를 쌓기 시작했다. 출판 업계에 종사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오프라인 서점보다 온라인 서점을 더 자주 이용하고, 때때로 아마존 같은 글로벌 온라인 서적 유통망을 이용하기도 한다. 여전히 종이책의 책장 귀퉁이를 접거나 밑줄을 그으며 보는 것을 선호하지만, 더 이상 종이책을 쌓아둘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여행갈 때 짐을 줄이기 위해 이북e-book을 구매하기도 한다. 2002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긴 서점이라는 종로서적이 문을 닫았다. 이후 몇몇 대형 서점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점을 제패하는 듯했다. 이미 오프라인 서점은 대형 쇼핑몰이나 영화관 등과 결합했고, 서점 내부는 문구류나 디자인 용품 매장과 카페가 큼지막한 공간을 차지하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모했다. 동네 서점에는 사망 선고가 내려진 듯했다. 디지털 세상에서 종이책이 예전과 같은 영화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요즘 소위 핫한 동네에는 어김없이 작은 서점들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독립 서점에서는 대형 서점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독립 출판사의 책들을 볼 수 있다. 책방 주인의 관심사에 따라 서점마다 다른 색깔의 책들이 모여 있고, 한 사람을 위한 책을 처방해주는 서점도 있다. 홍대 주변이나 이태원에는 연예인이나 아티스트가 서점을 열고 책을 큐레이팅하기도 한다. 내가 사는 망원동에도 작은 동네 서점이 서너 개는 되는 것 같다. 이런 책방들은 핫한 장소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에 소개되기도 한다. ‘길’들이 인기 있자 서울시에서는 최근 책방길 11선(망원, 홍대앞, 연남, 이대앞, 해방촌, 이태원, 경복궁, 종로, 혜화, 관악, 강남)을 홍보하고, 책방길 지도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한다. 역대 최대 규모로 흥행했다는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20여 개 독립 서점이 참가했다. ‘서점의 시대’라는 기획전을 통해 작은 서점들은 독자의 마음을 잘 읽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각주1) 물론 이러한 작은 서점들이 대형 유통망이 쥐고 있는 헤게모니를 가져올 수 있다거나, 하다못해 ‘생존’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종이책과 서점이 사양 산업으로 치부되는 요즘, 책을 파는 작은 공간에 대한 관심은 무엇을 의미할까. 사람들은 정보의 바다에서 사실은 선택지가 줄어들기를 간절히 바라는 욕구를, 작은 공간에서 면대면 접촉을 통해 해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거기에 지역을 토대로 한 유대감, 혹은 세련된 취향을 공유하고 독특한 문화를 소비한다는 만족감이 덧붙여지지 않을까. 비단 책과 서점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지드래곤이 USB 앨범을 내면서 ‘이것이 음반인가 아닌가’ 하는 논란을 일으켰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영영 역사 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레코드판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디지털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아날로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자라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같이 아날로그를 파괴한 디지털 테크놀로지 업계 종사자들은 “낮에는 코딩을 하지만 밤에는 LP레코드판을 모으고 수제 맥주를 만들고 보드게임을 하고 낡은 오토바이를 수리”한다.(각주2)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색스는 『아날로그의 반격』에서 디지털 라이프가 일반화된 오늘날 아날로그가 다시 유행하고 있는 현상은 일부 힙스터에게 국한된 일시적인 트렌드나 노스탤지어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아날로그가 디지털보다 훨씬 더 잘하는 영역에서 반격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증거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종이책/잡지 출판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해 돌파구를 찾으라고 권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많은 출판사, 매체들이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독자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종이책을 디지털화했지만, 아직까지 명백한 성공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아니 투자비를 회수하거나 뚜렷한 수익을 낸 사례를 들어보지 못했다. 일례로 한때 태블릿 PC용 전자 잡지가 만들어져서 시장의 변화를 예고했지만, 지금은 태블릿 PC 자체의 인기가 시들하다. 하지만 이것이 국내에 한정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양한 사례를 수집한 데이비드 색스는 전자책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하지만, “음악 업계에서 MP3가 했던 일을 출판 업계에서 전자책이 해낼 거라는 섣부른 예측은 점차 빗나가는 듯하다”고 평가한다. 디지털 콘텐츠를 읽는 것과 종이 매체를 읽는 경험의 차이는 무엇일까? 『아날로그의 반격』에서는 「뉴욕타임스」를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에 비유한다. 하이퍼링크나 경쟁 신문들에 의해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 환경에서 읽기 때문이다. “종이에 인쇄된 뉴욕타임스를 읽는 것은, 세상의 나머지 소식들을 함께 전달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뉴스를 읽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러면 종이로 만든 조경 잡지를 보는 것은 디지털 콘텐츠와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을지 생각해보자. 우선 배터리 잔량이나 와이파이 연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로딩을 기다리지 않고도 손으로 훌훌 넘겨가며 고해상도 사진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책장에 가지런히 꽂아두면 인테리어 효과도 훌륭하다. 그리고 마치 책방 주인이 권해주는 책을 읽듯이, 수많은 정보 중에 엄선되어 잘 배치된 콘텐츠를 보면서 만족감을 얻을 수도 있다. 혹시 자신의 글이나 작품이 실렸다면, 남에게 선물하기도 좋다. 물론 디지털 콘텐츠라면 링크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종이 잡지에는 쉽게 휘발되지 않는 물리적 실체가 주는 ‘진짜’라는 느낌이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한 달 한 달 종이 잡지를 만들다보니 아날로그에 대한 관심을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라 균형을 찾아가는 현상으로 읽고 싶어진다.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요즘이다. 1. 이대희, “서울국제도서전 성공의 의미는?”, 프레시안 2017년 6월 30일. 2. 데이비드 색스, 박상현ㆍ이승연 옮김, 『아날로그의 반격: 디지털, 그 바깥의 세계를 발견하다』, 어크로스, 2017. 이하 모두 같은 책에서 인용.
  • [PRODUCT] (주)한설그린, 넘어져도 안전한 잔디 보호 매트 ‘그린펫트 보울트’ 맨발로 이용 가능한 편안한 보행감
    맨발도 OK! 그린펫트 보울트Green Pet Vault는 편안한 보행감을 주는 잔디 보호 매트다. 보행자의 하중으로 인해 잔디의 잎과 뿌리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며, 아치형 구조로 안전성을 확보해 아이들이 뛰다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다. 기존 잔디 보호 매트는 보행감, 안전성 등을 고려하지 않아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었다. 따라서 다양한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 공간에 사용하기 부적절했다. 하지만 그릿펫트 보울트는 하중 지지를 위한 아치형 삼중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최첨단 연성 소재를 사용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보울트는 둥근 아치형 구조를 의미하는데, 이는 볼트 구조의 탄성을 이용해 하중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2차 하중 지지를 위한 콘cone, 3차 하중 지지를 위한 바닥 판으로 내구성을 확보했다. 또한 유연성이 탁월해 평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형에 시공이 가능하다. 설치 장소의 특성에 따라 기본 고정 페그peg, 대못 등 고정 자재를 상황에 따라 달리 적용해 시공할 수 있다. TEL. 02-3411-0898 WEB. www.hgreen.com
    • (주)한설그린 / (주)한설그린
  • [에디토리얼] 8월의 크리스마스
    잡지 만드는 사람들에겐 정기구독자 수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환경과조경』 편집부는 누가, 어느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읽는지 늘 궁금합니다. 무더위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여름의 마감 날이지만, “매달 첫날을 기다리게 하는 잡지, 받자마자 소중한 두 시간을 빼앗는 잡지, 한 달에 세 번은 다시 펼쳐 보는 잡지, 과월호도 다시 뒤적이게 하는 잡지”를 만들자는 소박한 다짐을 다시 한번 되 새겨 봅니다. 그게 무슨 소박한 다짐이냐고요? 맞습니다. 거창한 꿈인 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잡지 편집 일에 발 들이기 전엔 책상 위에 배달된 『환경과조경』을 한 달 내내 열어보지 않은 적이 많습니다. 큰 인심 쓰듯 넘겨보더라도 5분이면 족했습니다. 어느 영화 잡지는 3년 치를 봉투도 뜯지 않고 쌓아두었다 재활용품 수거함에 곱게 전달한 적도 있고, 어떤 미술 잡지는 미루고 미루다 구독료 본전 생각 반, 미술 애호가여야 한다는 알 수 없는 의무감 반에 작심하고 하루에 2년 치를 독파한 적도 있습니다. 아마 독자 여러분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물론 가끔은 격무에 지친 편집부를 들뜨게 하는 상큼한 미담(?)도 들려옵니다. 얼마 전에는 어느 학교 조경학과 학생 대여섯 명이 모여 매달 『환경과조경』으로 세미나를 하고 있다는 깜찍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열독률 높은 연재 꼭지 중 하나로 알려진 ‘시스’―줄임말이 대세인 시대, ‘시네마 스케이프’를 ‘시스’로 줄여 부르는 독자가 많다고 합니다―의 필자는 어느 열혈 독자로부터 장문의 리뷰 글을 받았다고 며칠 전 편집부에 알려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확장과 소통의 경험은 『환경과조경』의 큰 동력입니다. 월간이라는 사이클이 반복과 관행과 진부함의 굴레를 초대할 때면, “한국 조경의 문화적 성숙을 이끄는 공론장, 조경 담론과 비평을 생산하고 나누는 사회적 소통장, 세계적 동시대성과 지역성을 수용하고 발굴하는 전진 기지”라는 비전을 다시 소환해 엄중한 자기 검열의 잣대로 삼겠습니다. 이번 달 ‘프로젝트’ 꼭지에는 모처럼 국내 작품들을 싣습니다. 더 많은 국내 작품을 실어 한국 조경의 오늘을 기록하고 토론과 비평의 장을 마련한다는 편집 방향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보다는 실천하기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난점은 사진입니다. 조경 작업의 특성상 초여름, 적어도 늦봄은 되어야 괜찮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서 상반기에는 국내 작업을 싣기 힘든 형편입니다. 그렇다고 마침 사진 작업이 용이한 계절에 완공되었다는 이유로 이번 달 작품들을 고른 건 아닙니다. 지면에서 바로 느끼시겠지만, 김아연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맘껏 놀이터’와 정원사친구들(조혜령, 최윤석)의 ‘엄마의 정원’은 어린이 공간의 설계와 문화를 둘러싼 관행에 반기를 든 문제작입니다. 폭염이 한풀 꺾이면 꼭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정원이라는 미명 하에 강요되는 과잉 의미, 과다한 상징, 조악한 장식에 지친 분들에게 신선하고 담백한 경험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본문에서 김아연 교수가 말하듯, 이러한 작업이 “우리 사회의 놀이와 놀이터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축적되고 … 더 즐거운 공간을 만들기 위한 비평과 문제 제기가 이어질 열린 텍스트로 작동하길” 바랍니다.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 하나를 덧붙일까 합니다. 직접 취재하지는 않았지만 떠도는 풍문에 따르면, 조경 설계의 ‘사회적 실천’을 예시해 준 이 두 작업의 설계비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시민 단체나 아동 구호 기관과 엮인 이런 류의 ‘착한’ 프로젝트일수록 이른바 전문가의 ‘재능 기부’나 ‘열정 페이’를 당연시하는 풍토가 안타깝습니다. 『환경과조경』에는 다양한 성격의 여러 연재 꼭지가 있습니다. 주변의 독자들에게 탐문해 보면 꼭지마다 독자층이 좀 다릅니다. 잡지를 처음부터 넘길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선호하는 연재부터 먼저 읽는다는 독자가 적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학생 독자들은 ‘그들이 설계하는 법’을 읽고 마음을 충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난 호부터는 최근 여러 국내외 설계공모에서 주목할 만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조경가 전진현(스튜디오 MRDO 공동대표)이 ‘그들이 설계하는 법’의 열다섯 번째 주자를 맡아주고 있습니다. 좁은 의미의 조경에서 가장 거리가 먼 연재는 아마 진나래 작가(일시합의기업 ETC, 잠복자들 공동대표)의 ‘예술이 도시와 관계하는 열한 가지 방식’일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정보를 많이 얻고 있는 꼭지입니다. 틀에 박힌 조경이 권태롭다면, 텍스트의 양과 밀도에 질려 다음으로 미루어두지 말고 일독해 보시길 편집자로서 감히 권합니다. 2014년 리뉴얼 이후 연재 원고를 바탕으로 두 권의 책이 나왔습니다. 그리 두텁지 않은 한국 조경과 도시설계의 이론적 폭을 확장하고 있는 책, 김영민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의 『스튜디오 201, 다르게 디자인하기』(2016)와 김세훈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도시에서 도시를 찾다』(2017)입니다. 오는 8월 말에는 현재 연재 중인 꼭지 하나가 새로 묶여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의 작은 출판 축하 파티가 준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오래 전 영화 제목을 듣는 순간, 갑자기 무더운 한여름의 긴 터널을 시원하게 통과할 용기가 생깁니다. 『환경과조경』이 주최하는 ‘2017 조경비평상’의 마감이 오는 9월 8일로 다가왔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경’을 주어로 고민 중인 예비 조경 비평가들의 많은 출품을 기대합니다.
    • 배정한[email protected] /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칼럼] 도심 속의 강, 넘치면 물러나고 모자라면 다가가고
    넘치는 강을 막기 위해 둑을 만들고 모자란 식수원을 담기 위해 강을 가둔다. 가득 찬 물은 도시에 시원한 경관을 준다. 둑을 쌓으니 유람선은 물론 대형 선박이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른다. 막힘이 없는 최고의 도로다. 강둑을 쌓아 육지와 강을 분리한다. 건물이 들어서고 사람이 모인다. 구경하기 좋고 산뜻한 길이 생겨 공원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제 속도를 잃은 강은 자기 정화력을 잃었다. 어마어마한 비용으로 끊임없는 정수 처리와 인공적 관리를 해야 한다. 유속은 빨라지고 거센 바람에 큰 나무가 버티지 못한다. 수천 년 동안 만들어진 생태 시스템은 통제될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잠시,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도시를 쓸어버린다.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또다시 둑을 무너뜨리지만 잃어버린 시간은 복구가 더디다.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원주민을 쫓아낸 섬의 나무는 새똥에 의해 썩어간다. 자연은 철저한 계산주의자다. 우리가 쓰는 만큼 언제든 그만큼의 대가를 원한다. 이렇게 끊임없는 바벨탑의 역사 같다, 강과 도시는. ‘크고 넓으며 가득한 물이 흘러가는 강’이라는 의미의 한가람에서 유래한 한강은 강원도 태백에서 시작해 서해로 들어가는 총 길이 494km의 긴 강이다. 부산히 흐르던 강은 서울의 넓은 유역으로 들어서며 속도가 느려져 여러 개의 섬과 드넓은 백사장을 만들어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여의도, 밤섬, 노들섬, 지금은 사라진 저자도, 잠실섬 등은 한강이 실어온 모래에 의해 생긴 섬들이다. 그러나 숨 가쁜 산업화와 도심의 확장으로 한강의 모습은 급변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큰 강이지만 도로에 둘러싸여 접근마저 쉽지 않고 찾아오던 철새마저 오지 않는 곳이 되었다. 짧은 근대화 속에 도시가 커갈수록 한강은 멀어지고 있었다. 지난 4월 ‘한강예술공원’의 시범 사업이 여의도에서 있었다. 여의도를 거점으로 한강 전체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우연한 기회를 통해 기획팀 책임 큐레이터로 참여하게 되었다. “제발 아무것도 하지마라.” 처음 큐레이팅을 맡은 후 많은 이들의 부탁이었다. 멋진 플로팅 건물이 세워지고 한강을 조망하기 위한 카페가 들어서고 값비싼 요트 정박장에 자전거 도로가 생기고 다양한 모습의 한강시민공원이 생겨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한강을 아파한다. 그러나 그렇게 지켜만 보기에는 한강이 너무 아깝다. 한강의 위성 사진을 한 벽에 가득 넣고 보니 참 넓다. 그리고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공간이 얼마나 되나 보니 참 좁다. 강 면적을 포함한다면 전체 면적의 10%나 쓰고 있을까. 한강은 크지만 정작 이곳을 이용하는 모습은 천편일률이다. 그리고 몇몇 곳에만 사람이 차고 넘친다. ‘크고 넓다’는 의미의 한강이라는 이름이 참 부끄럽다. 옛 책이나 그림을 보면 한강에 배를 띄우거나 경치가 좋은 곳에 정자를 놓고 시와 노래를 즐긴 흔적이 많다. 바람 있고 향 있고 맛 있으니 그야말로 오감으로 온전히 큰 경관을 즐긴다. 오늘날 한강 변 아파트는 최고의 값을 치르는 멋진 뷰를 가졌지만, 강은 멀어졌고, 바람도, 향기도, 맛도 사라졌다. 그저 건물의 화려한 빛을 반사하는 큰 배경에 불과하다. 강둑을 따라 거닐어도 조약돌을 줍거나 살랑살랑 강을 만지지 못한다. 강변에 왔지만 정작 살아있는 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강을 느끼기 위해 파리의 센 강에서는 돌계단을 통해 강변으로 내려간다. 그러나 한강을 제대로 느끼려면 높이 올라가거나 차 속에서 강변도로를 달리며 도심의 야경을 배경 삼아 보아야 한다. 사유화로 느끼는 쾌감이다. 1960년대의 파리 또한 자본주의 경제의 발전으로 속도를 담아야 했다. 도시에 차가 다니는 것은 멋진 일이었고, 차 안에서 가장 멋진 곳을 보는 것이 도시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그러니 파리의 가장 멋진 곳, 센 강변을 도심 고속도로로 만든 것은 당연하고 합당한 일이었다. 그렇게 40년간 자동차는 문화유산인 센 강변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2년 ‘파리 플라주plage’라는 실험적 이벤트가 센 강변을 변화시켰다. 배를 개조한 수영장이나 클럽, 간이 레스토랑, 피크닉 등 참여로 만들어지는 공간이 센강의 풍경이 되어갔다. 2008년 파리 시장으로 나선 사회당의 들라노에는 도심 속 고속도로의 위상 변화와 공공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센 강변의 도심 고속도로 중 알마 다리와 오르세 미술관을 잇는 구간을 공공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공약을 내걸고, 2011년에는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프로젝트의 방향은 ‘존재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여’, ‘기존의 기능에서 새로운 기능으로 변화시키며’, ‘실험적이고,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하며’, ‘너무 비싸지 않고, 가역성이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중 다양한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가장 간소한 안이 선정되었다. 가볍고 조립 가능하고 변할 수 있고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개념을 내건 작품으로, 문화, 건축, 조경, 스포츠, 무대 설치 등을 망라한 연합팀이 책정된 예산보다 50만 유로나 적은 안을 제안했다. 2013년 6월, 2.3km의 도심 고속도로가 새로운 공공 공간으로 변모했다. 기존 고속도로의 안전장치나 표지판은 없애되 아스팔트 도로는 남겨 형태적 변화를 거의 가하지 않았다. 다만 자동차 대신 새로운 사용자인 사람이 주인이 되었다. 시대의 욕구는 고스란히 공간 프로젝트에 담긴다. 도시 경관을 변화시키는 강변 프로젝트는 자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근대 서울과 한강의 역사는 채 60년이 안 된다. 근대 도시가 원하는 강과 2017년 현재의 도시가 필요로 하는 강은 결코 같지 않다. 그렇다고 과거의 유산을 비판하고 더 먼 과거로 되돌릴 필요는 더더욱 없다. 지난 여름 파리에서는 이례적인 대홍수가 났다. 센 강이 넘쳐 도시 전체가 강이 되었다. 활기로 가득 찼던 도시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물이 채웠다. 센 강의 많은 시설물이 철거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또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현재 우리가 원하는 강의 모습이 있다면 그저 실험하고 더 많은 시도를 하면 된다. 두려움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경이로움으로 변화시키고 관계에 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무언가 대단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시간을 가지고 쌓이는 경험으로 넘치면 물러나고 모자라면 다가가면 좋겠다. 한강에 있던 무수한 섬이 그러했듯. 박연미는 서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국립 릴 건축조경학교에서 석사를 마친 프랑스 국가 공인 조경가다. 파리 시청과 아틀리에 자클린 오스티에서 뱅센 동물원 외 다수의 도시설계와 공원 설계를 담당했다. 2017년 한강예술공원 기획팀에 책임 큐레이터로 참여했으며, 경관, 예술, 농업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맘껏 놀이터 Playground_as you like!
    “모든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습니다” _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 2017년 7월 4일 개장한 서울어린이대공원 맘껏 놀이터의 푸른 언덕을 어린이들이 신나게 뛰어다닌다. 이 평화로운 풍경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슬픈 단면에서부터 비롯된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의 교육 제도가 초래한 극심한 경쟁에 노출된 한국 어린이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왔으며 어린이의 놀 권리를 증진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해왔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나가서 놀자!’ 캠페인을 통해 놀이의 가치와 건강한 놀이 문화 확산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설공단과 함께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낙후된 놀이 시설을 철거하고, 어린이들의 자발성과 상상력으로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자연 친화형 놀이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맘껏 놀이터는 우리나라 어린이가 처한 안타까운 현실의 반증인 셈이다. ...(중략)... 책임 디자인 및 연구 책임 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 실시 설계 스튜디오 테라(1차 공사), 조경설계 힘(2차 공사, 대표: 허대영) 로고·입구 조형물·손글씨 황중환(조선대학교) 공사 감독 손성일, 조금선, 정창수(서울시설공단 서울어린이대공원) 시공 (주)보성조경(1차 공사, 대표: 유연송), (주)거탑건설(2차 공사, 대표: 김명중), (주)쌔즈믄(목구조물, 대표: 최승호), 아리울씨앤디(수경 설비, 대표: 김봉진) 계획·설계 서울시립대학교 조경설계연구실(안주연, 민혜경, 김현근, 권세진, 엄하영, 김지은), 스튜디오 테라, 스튜디오 힘(허대영, 안형주, 박준영), 유니세프 한국위원회(황혜영, 김보경), 서울어린이대공원(손성일, 조금선) 자문 이수정((사)놀이하는 사람들), 편해문(놀이터 디자이너), 오창길((사)자연의벗 연구소), 김명순(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조성 주체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서울시설공단 서울어린이대공원 위치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216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구)모험의 나라 놀이터 일대 면적 약 3,996m2 완공 2017. 6. 30. 김아연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동대학원 및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조경 설계 실무와 설계 교육 사이를 넘나드는 중간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정원, 놀이터, 공원, 캠퍼스, 주거 단지, 등 도시 속 다양한 스케일의 조경 설계 프로젝트를 담당해왔으며 동시에 자연과 문화의 접합 방식과 자연의 변화가 드러내는 시학을 표현하는 설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아름다운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 조경 설계라고 믿고, 이를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일을 중요시 한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이자 스튜디오 테라 대표다. * 환경과조경 352호(2017년 8월호) 수록본 일부
    • 김아연 / 김아연
  • 힐스테이트 영통 Hillstate Yeongtong
    현대 도시 생활에서 사회적, 경제적 압박은 필연적인 요소로 인간에게 주는 스트레스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힐스테이트 영통은 이런 문제를 일상에서 해소하기 위해 ‘힐링이 되는 푸른 녹음의 공원을 품은 단지’ 조성을 목표로 했다. 정형적인 조경 공간의 틀에서 벗어나 숲 속 산책로를 거닐 듯 자연스럽게 흐르는 동선, 자연에서 아름다운 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테마숲, 조경석과 초화가 눈길을 끄는 테마가든으로 특화했다. 또한 가족과 이웃이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테마 정원과 놀이 공간을 조성해 삶의 여유를 주는 휴식 공간으로 계획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아름다운 수원의 이미지를 담아내기 위해 석가산으로 수원을 대표하는 주산인 광교산을 연출하고,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인 수원의 자랑, 화성의 성곽과 망루를 조형 가벽과 퍼걸러 등 시설물로 표현해 단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했다. ...(중략)... 기본 설계 아텍플러스 실시 설계 디오 특화 설계 염원석 시공 현대건설 조경 식재 정한조경(정영한) 조경 시설 동영조경(김동훈, 이윤주, 조경진) 놀이 시설 원앤티에스, 청우펀스테이션 환경 장식품 및 석가산 김병진, 용정환경 미술 장식품 박용국 테마가든 에코존, 정희선, 권아림 발주 노마드씨엔디 위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44-1 대지 면적 약 113,000m2 조경 면적 약 45,000m2 준공 2017. 8. * 환경과조경 352호(2017년 8월호) 수록본 일부
    • 현대건설 / 현대건설
  • 엄마의 정원 My Kids in Wonderland
    엄마가 들려주는 동화 같은 이야기 조혜령 서울그린트러스트(이하 SGT) 정원문화클럽의 네 번째 어린이정원 대상지가 서울숲으로 정해졌다. 그동안 SGT 운영위원으로써 어린이정원의 심사를 하거나 자문을 하는 등 소극적으로 참여해왔다. 그러던 참에 두 돌 된 딸아이의 엄마가 되니 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클럽 멤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이한아 팀장(SGT)에게 엄마들이 모여 만드는 동화 같은 숲 속 정원에 대한 아이디어를 얘기했다. “아이들이 작은 동굴과 버들로 만들어진 터널을 지나 신기하고 허무맹랑한 캐릭터와 식물이 살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숲으로 모험을 떠나는 거예요~.” 서울숲 내 작은 어린이 숲 정원이 자연과 식물을 공부하는 학습장이 아니라, 아이들의 상상과 꿈의 공간으로 이용되길 바랐다. ‘엄마의 정원My Kids in Wonderland’ 제안서는 클럽 멤버들에게 전해졌고 KEB 하나은행의 후원을 받게 되었다. 뻥이면 어때, 재밌기만 하면 되지 최윤석 제안서 한 구석에 쓴 문장이다. 판타지를 정원과 연결한다는 것이 중요한 아이디어였다. 아이들이 식물과 자연에 친근함을 느끼는데, 그 매개체가 바로 판타지다. 엄마 아빠들은 ‘교육적’이라는 것에 일종의 강박증이 있는 듯했다. 자연은 가르치는 과목이 아니다. 아이와 자연에서 함께 노는 시간 자체를 중요하게 보았다. 그런 면에서 판타지 스토리가 제격이다. 미리 알고 있지 않아도 즉석에서 맘껏 지어내면 된다. 판타지는 허구다. 지루한 정보 위주의 식물 표찰은 어린 아이들에겐 무의미하다. 식물의 어원이나 특징으로 동화 같은 이야기를 지어냈다. 스토리가 담긴 표찰은 아이와 놀러온 엄마 아빠에게 힌트를 준다. ...(중략)... 설계 정원사친구들(조혜령, 최윤석) 기획 서울그린트러스트 정원문화클럽(김미화, 김선규, 김인호, 김정명, 박병원, 설동근, 양병이, 이강오, 이유미, 이헌재, 정영선, 조경진, 하영구) 시공 정원사친구들(조혜령, 최윤석, 경정환, 이규철, 방선영, 황아름, 최 인수, 박은서) 협력 서울숲컨서번시(이한아, 이우향, 김한수, 김성환, 전수연, 이민옥), 성동구 엄마들(곽설미, 한희숙, 안정하, 설은경, 서민경, 김현자) 후원 KEB 하나은행 위치 서울숲 가족마당 메인무대 뒤편 면적 660m2 공사 기간 2017. 4. 3. ~ 2017. 4. 28. * 환경과조경 352호(2017년 8월호) 수록본 일부 조혜령은 경희대학교 원예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그리니치 대학교(University of Greenwhich)에서 정원 디자인과 역사를 공부했다. 정원사친구들과 순천국제정원박람회(2013), 코리아가든쇼(2014) 등에서 수상했으며, 라이브스케이프와 함께 캐나다 레포드가든 페스티벌(2015)에 참여 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박사 과정 중이다. 최윤석은 경희대학교에서 환경조경디자인을 전공했고 2008년 (주)그람디자인을 설립했다. 아이디어와 디자인에서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명쾌함을 추구한다. 201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정원사친구들(Gardening friends)은 정원과 관련한 다양한 작업을 통해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공간 만들기를 추구하는 디자이너 집단이다.
    • 정원사친구들 / 정원사친구들
  • 신길 래미안 에스티움 Singil Raemian Estium 신길 래미안 에스티움
    신길 래미안 에스티움이 들어선 신길뉴타운은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 저층 상가가 밀집해 공원이나 쉼터 등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녹지가 부족하다. 이에 래미안의 조경 브랜드인 ‘포레스토리Forestory(forest와 story의 합성어로 숲 속에서 펼쳐지는 나의 이야기를 의미)’를 도입해 단지 내에서 숲을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원 문화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대상지는 남쪽과 북쪽의 레벨 차가 15m에 달하는 경사지다. 지형의 특성을 살려 세 개의 단으로 나뉜 테라스형 단지를 조성했다. 또한 주동 별로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보다 놀이터, 휴게 공간, 녹지가 함께 어우러진 클러스터를 계획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도록 유도했다. ...(중략)... 설계 신화컨설팅 시공 삼성물산 조경 식재 장원조경(주) 시설물 주원조경(주) 휴게 시설 이음디엔아이 운동 시설 청우펀스테이션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가마산로79길 7 대지 면적 70,569m2 조경 면적 31,925m2 준공 2017. 4. * 환경과조경 352호(2017년 8월호) 수록본 일부
    • 신화컨설팅, 삼성물산 / 신화컨설팅, 삼성물산
  • 여의나루 국제설계공모 Seoul Yeoui-Naru Ferry Terminal Design Competition
    지난 6월 15일 서울시는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 건립 예정인 ‘여의나루(통합선착장)’의 밑그림에 해당하는 ‘여의나루 국제설계공모’의 당선작을 발표했다. 이번 설계공모는 한강협력계획 4대 핵심사업의 선도 사업으로 한강 관공선의 관리와 수상 교통, 민간 수상 레저 등의 다양한 선박을 통합 관리하는 선착장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설계 범위와 대상은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한강 수면의 연면적 2,100㎡ 규모의 선착장으로, 기능 시설(선박의 승하선을 위한 대합실, 매표소 등)과 편의 시설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통합선착장이 단순히 배를 정박하는 공간 개념을 넘어서 공공은 물론 민간 선박의 입출항을 관리하는 한강 수상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하는 컨트롤 타워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관리됐던 한강 관공선 17척이 앞으로 이곳에서 통합 관리되며, 민간 선박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7월 중 당선자와 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초까지 기본 설계와 실시 설계를 마무리하여 상반기 중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다. 이번 설계공모의 심사위원은 국내외 건축가 및 조경, 구조 분야 전문가 5인이 맡았으며, 선착장 본래의 종합적인 기능 및 역할 수행 여부, 새로운 한강의 명소로서의 가능성에 주안점을 두고 이뤄졌다. ...(중략)... 1등작 POETIC PRAGMATISM(시적 실용주의) Cheungvogl 2등작 INTERACTIVE WATERSCAPE(인터랙티브 워터스케이프) 운생동 + Nakae architects + 김영민 3등작 WATERSCAPE: RIVER, TIME AND SPACE(워터스케이프: 강, 시간, 공간) Davin tanasa & associates 4등작 RIVER FROM CITY, PARK FROM RIVER(도시로부터의 강, 강으로부터의 공원) 푸하하하 프렌즈 5등작 WITH THE FLOW: REDISCOVER SEOUL AS A [RIVER CITY](흐름과 함께: ‘강의 도시’로서 서울의 재발견) NAAW Limited 주최 서울시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8 일대(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규모 여의나루 상부: 업무시설(대합실 및 매표소 등), 편익시설 등(연면적 2,100m2) 여의나루 하부: 강재 부유체로 면적은 약 2,400m2 내외 공모 방식 국내외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일반설계(공개)공모 공사비 27,500백만원(제경비 및 부가세 포함) 설계비 1,045백만원(부가세 포함) 설계 기간 계약일로부터 10개월(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음) 시상 당선자는 발주기관과 설계용역 계약 체결 참가 보상비 참가업체 수 2개 이하: 3,330만원 참가업체 수 3개: 4,000만원, 3,000만원 참가업체 수 4개: 4,000만원, 3,000만원, 2,000만원 참가업체 수 5개 이상: 4,000만원, 3,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심사위원 박선우(한국예술종합대학교 교수) 최문규(연세대학교 교수) 최정권(가천대학교 교수) Alejandro Zaera Polo(AZPML 대표) Ryue Nishizawa(Ryue Nishizawa 대표) 예비 심사위원 심재현(세종대학교 교수) 공모운영위원회 위원장 류중석(중앙대학교 교수) 전문위원(PA) 서현(한양대학교 교수) 공모관리팀 (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CBRE코리아(주) 진행 김정은, 김모아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서울시, 수상팀 * 환경과조경 352호(2017년 8월호) 수록본 일부
  • [여의나루 국제설계공모] 시적 실용주의 1등작
    콘셉트와 마스터플랜 마스터플랜은 현존하는 기반 시설 그리고 대중교통 네트워크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으며, 여의나루 선착장 조성을 통해 물 위에 명확한 행선지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의나루 선착장 높이 5m에 달하는 터미널 건물은 물결을 따라 선과 같이 일직선 형태를 이룬다. 이러한 세장한 비율은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으로 최대 700톤급 선박 7척, 개인 선박 20척과 더불어 타 유람선 및 교통수단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도록 한다. 터미널과 마리나 시설이 평면적으로 살짝 구부린 형태를 띠는 것은 선박의 움직임에 최적화하고, 보다 분명한 물길을 설정하기 위해서다. 터미널은 강기슭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데, 이는 한강 위를 걷는 경험을 강조하고 물과 땅의 경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52호(2017년 8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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