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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범부채와 그 종류들
    River Lily 겨울로 가는 가을의 끝, 한때 아름답던 화단의 식물들의 지친 몸이 안쓰러워 보이는 시기에 유독 밝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 당연한 계절을 망각하고 들뜨게 만드는 식물이 있다. 남아프리카 이국 중에서도 이국인 곳이 고향인 이 식물을 보면서 다문화 사회로 가는 우리의 현상을 까닭 없이 연상하게 된다. 올 겨울은 모든 사람에게 훈훈한 계절이 되기를…….물범부채가 주로 자생하는 지역은 여름에 고온다습하며 겨울에 춥고 건조한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동부의 둔치나 하천변의 둑 또는 벼랑 등이다. 남아프리카의 지형은 주로 산악지대가 많고 기복이 심하며 계곡의 토양은 비록 박토이기는 해도 구근성이나 괴근성 식물들이 자라기에 이상적인 적지이다. 강수량은 해안에 가까울수록 많고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적어진다. 해발고도가 높아 겨울이 제법 추운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들 중에는 물범부채(Hesperantha coccinea)나 송엽국(Delosperma cooperi) 등과 같이 우리나라에서 적응이 가능한 종류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물범부채는 겨울이 건조하고 여름엔 다습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아름다운 정원 소재로 볕이 잘 드는 하천이나 연못 등 습기가 많은 물가나 둑 등에 이용하기에 적당한 매우 훌륭한 지피식물 소재이다. 물을 좋아하는 구근성 숙근초인 물범부채가 잘 활착하여 왕성하게 자라면 작은 군락이 되어 꽃이 무리 지어 피게 된다. 꽃은 보통 밝은 적색이지만 품종에 따라 흰색, 연분홍, 진분홍 등 여러가지이며,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무리 지어 피어나 아름답다.글라디올러스와 유사하지만 다소 작고 보다 섬세하다. 양지에서 잘 자라지만 음지에서도 비교적 잘 견디는 편이다. 습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배수가 불량해 지면 세력이 현저히 약해지고 심지어 고사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대략 40여 품종이 재배되고 있으며,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게 여름의 끝자락에서 피기 시작해서부터 서리가 내릴 때까지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 낸다. 계절의 막바지에 가까워질수록 당연히 추레해지는 잎줄기에 마지막 한 송이까지 정열적으로 피워내는 모습이 절절하다. 특성붓꽃과에 속하는 Hesperantha속 식물들은 남아프리카에 60여종이 분포한다. 속명인 Hesperantha는 그리스어원에서 유래하였으며 저녁(evening)을 뜻하는 'hesperos'와 꽃(flower)을 의미하는 'anthos'의 합성어이다. 속명과 같은 의미로 대표적 영명 또한 'Evening Flower'인 물범부채속(Hesperantha) 식물들은 글라디올러스와 유사하지만 비교적 소형인 구근성 지피식물들로 구근에서 자라는 잎 줄기가 곧추 자라고, 그 줄기의 끝에 발달하는 수상화서에 별 모양의 아름다운 꽃 들이 달린다. 일부 종들은 향이 강하며, 다수의 종들이 늦은 저녁까지 개화가 지연되다가 꽃이 피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 속명과 영명이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비교적 재배가 용이하지만 대부분 내한성이 약한 것이 아쉬운 점인데, Hesperantha속 식물들 중에서 내한성이 가장 강하고 다양한 생육환경에 잘 적응하여 흔히 재배되는 물범부채(Hesperantha coccinea, 또는 Schizostylis coccinea)는 우리나라의 중북부 내륙의 추운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전에는 주로 Schizostylis coccinea로 알려져 왔으나 이명으로 처리되었지만 아직도 혼용해서 쓰는 경향이 있다. 어쨌든 Hesperantha coccinea가 정확한 학명이다.아프리카 남단의 짐바브웨와 남아프리카 동부의 여름에 우기가 형성되는 넓은 지역에 분포하며, 주로 하천이나 강변의 습기가 충만한 물가와 둑에 자생한다. 물을 좋아해서 붙인 'River Lily'가 물범부채의 대표적 영명이며, 국명도 외관이 범부채나 애기범부채에 가까우면서 물가에서 자란다는 의미로 '물범부채'라 부르고 있다. 구근이라기보다는 지하경으로 자라는 물범부채는 기본 화색이 빨강색이고 물에 가까운 곳에서 대부분 발견되었기에 'Scarlet River Lily' 라고도 부르며, 종소명인 coccinea도 빨강색을 뜻한다. 한편에서는 붓꽃을 닮은 붉은 꽃이라는 의미의 'Crimson Flag'으로 부르기도 한다.숙근성 지피식물로 구근 또는 지하경에서 곧추 자라 60cm 정도에 달하고, 길고 좁은 부드러운 칼날 형태의 잎은 길이 40cm에 폭이 1cm 정도이다. 좁은 부챗살 모양으로 잎들이 모여 자란 줄기 끝에 길게 발달하는 화서를 따라 붉은색 꽃들이 순차적으로 피어난다. 품종에 따라 흰색, 연분홍, 분홍, 진분홍, 적색, 암적색 등으로 피는 꽃은 길이가 3∼4cm 정도이다. 꽃잎은 6장으로 갈라진 별 모양이며, 하나의 꽃대에 대략 6∼12개의 꽃들이 늦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피고 진다.재배물범부채는 꽃이 아름다운 매력적인 조경소재로서 볕이 잘 드는 양지의 유기물이 풍부하고 배수가 양호한 사질양토에서 잘 자라고 연못가와 같은 항상 습기가 충분히 있는 곳에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지어 화분이나 플랜터 같은 용기에 심어 용기의 토양 표면이 잠기는 선까지 물속에 가라앉혀 기르는 것도 가능하다. 통기가 불량한 점질토에서는 제대로 자라기 어렵고 겨울에 과습하면 고사하기 쉬우므로 마사나 굵은 모래를 넣어 개량해 주어야 한다.식재시 간격은 15cm 정도가 적당하며, 식재 초기에는 다소 생장과 증식이 더딘듯하지만 일단 식재지에 잘 활착하여 적응하면 해가 갈수록 포기가 벌어 작은 군락을 이루며 수많은 꽃들이 만발하게 된다. 군락을 이루며 잘 활착한 포기에서 곧추 자라는 다수의 줄기를 따라 꽃들이 무리를 지어 이어 피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게 된다. 주로 습기가 충분한 곳에서 잘 자라며, 지나치게 메마르지만 않다면 다소 건조한 곳에서도 생육이 가능하지만 잎이 마르거나 늘어지는 등 외관이 보기 흉해지고 개화가 불량해지므로 자주 관수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묵은 포기는 주기적으로 유기질 또는 무기질 비료를 공급해 주거나 지나치게 빽빽하게 자란 포기는 분주를 하고 토양을 개량한 후 되심어 활력을 증진시켜 주도록 한다. 남아프리카의 자생지에서는 선형의 글라디올러스를 닮은 잎들이 상록으로 연중 유지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남부의 따뜻한 지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상부가 마른 상태로 월동을 하게 된다. 지나치게 추운 중북부 내륙에서는 월동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며 동해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부직포, 보온담요나 낙엽 등과 같은 피복재로 멀칭을 해서 월동을 하도록 한다. 식재 후 우드칩 또는 콩자갈 등으로 멀칭을 해주는 것이 보습 및 보온 효과 등이 있어 원활한 생육에 매우 중요하다.
  • 산사나무
    Hawthorn내력조선시대의 산림경제에 산사 아가위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이는 중국에서 도입된 산사 종류인 C. cuneata에 관한 기록으로 본다. 이에 관한 기록이 물보(1722∼1870)에도 나오는데, 역시 같은 종을 다룬 것으로 본다. 영국에서는 산사나무를 hawthorn이라고 부르는데 꽃이 5월 상순에 피므로 흔히 may flower(5월의 꽃)라고 부르며, 옛날에 이 꽃을 may day(5월 1일)에 감상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국화도 산사나무이다.분포 및 특성전국의 산록 및 인가 부근에 자라는 나무로 장미과科에 속하는 산사나무속屬(Crataegus)은 약 1,000여종이 주로 북반구 온대지방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2종 7변종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지에 분포하는 산사나무(C. pinnatifida)는 미국 남부와 멕시코 등에 자생하는 반상록성과는 달리 낙엽활엽소교목(落葉闊葉小喬木)으로 수고는 6m까지 자라며, 줄기는 대부분 회색을 띄고 어린 가지에는 가시가 있으며, 잎은 길이 5∼10㎝로 호생한다. 또한, 자웅동주로 꽃은 5월에 백색으로 가지끝에 산방화서(傘房花序)의 형태로 개화하고, 이과(梨果)인 과실은 둥글며 지름이 1.5cm 정도로 백색 반점이 있고 9∼10월에 적색으로 성숙한다.번식방법번식은 주로 실생묘로 가을에 익은 종자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지 말고 바로 열매체로 젖은 모래에 넣어 노천매장 한 다음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또는 종자를 채취하여 정선한 다음 바로 가을에 파종하여도 된다. 파종상은 일반 종자와 마찬가지로 파종하면 된다. 새로운 품종이나 외국 품종은 접목을 하여 생산한다. 생장은 비교적 느린 편이다.
  • 주목
    Japanese Yew 의학의 발달로 현대인들은 1세기 동안이나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가 있게 되었다. 예전에 비하면 엄청나고 획기적인 일이지만, 우리 땅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려온 수목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들이 많이 살아봤자 겨우 100살까지 살면서 그걸 가지고 호들갑떨기는..’이라며 아주 하찮은 일로 치부해 버릴 듯만 싶다. 몇 년전 문화재청에서 오랜 세월 생명력을 갖고 살아온 수목들을 조사한 결과, 1천살 이상 된 나무로는 강원도 정선의 두위봉 주목(1200∼1400살), 강원도 영월의 하송리 은행나무(1000∼1300살), 경기도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1100살), 충청남도 금산의 행정 은행나무, 강원도 삼척의 도계 긴잎느티나무, 제주도 표선의 성읍 느티나무, 충북 괴산의 읍내리 은행나무, 충청남도 금산의 보석사 은행나무 등이 추정되었다. 한 관계자는 “수목의 나이는 생장추 측정으로 가능하지만 정확한 나무의 나이는 잘라서 세 봐야 한다며, 수백년 이상 된 나무의 나이는 추정치이지 아주 정확하지는 않다”고 하였다. 그러나 어쨌든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인간보다 10배 이상을 살아온 수목이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이번호에서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고, 현재 가장 오래된 나무 종류인 주목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특성 주목은 주목과에 속하는 상록침엽교목으로 주로 한국, 일본, 중국의 동북부, 시베리아 등지의 서늘한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수형은 원추형으로 단정하며, 수고는 약 20m, 지름은 2m에 달한다. 가지가 사방으로 많이 퍼지는 형태로서 큰 가지와 원대는 적갈색이며, 어린 가지는 녹색이나 2년 후 갈색으로 변하고 껍질이 얕게 벗겨진다. 잎은 호생(互生)이며, 옆으로 벋은 가지에서는 때로 깃처럼 2열로 배열되어 나선상으로 달리고, 모양은 선형, 침형 또는 끝이 뾰족하고 중간쯤부터 볼록한 모양인 선상 피침형을 이룬다. 잎의 끝은 뾰족한 미철두(微凸頭)이며 넓은 예저이며, 길이는 1∼3cm, 폭은 2∼3mm로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에 황록색 줄이 있다. 잎맥은 양면으로 도드라지고 뒷면에는 가장자리와 중륵 사이에 연한 황록색의 기공조선이 있다. 잎은 2∼3년 만에 떨어진다. 엽액(葉腋)에 달리는 꽃은 4월에 개화한다. 수꽃은 갈색으로 6개의 인편으로 싸여 있고 8∼10개의 수술과 8개의 수술이 있으며, 암꽃은 녹색으로 달걀 모양이며 1∼2개씩 달리고 10개의 인편으로 싸여 있다. 열매는 핵과(核果)로 8∼10월에 익으며, 컵 같은 적색의 과육은 종자의 일부만 둘러싸고 그 가종피 안에 난형의 종자가 들어 있다. 열매는 가종피 안의 씨가 엿보이는 것이 다른 식물들과 구별되는 주목만의 특징이다. 주목의 열매는 맛이 쓰고 독이 있으며, 약으로 쓰인다. 명칭 주목의 학명은 Taxus cuspidata Siebold & Zucc.로서 속명 중 Taxus는 그리스어의 활이라는 뜻의 taxon에서 온 것인데 옛날에 이 나무로 활을 만들었다는 데로부터 나온 것이고, 종명인 cuspidata는 갑자기 뾰족해진 것을 뜻한다. 주목의 영명은 Japanese Yew이며, 중국명은 주목(朱木), 적백송(赤柏松), 자백송(紫柏松), 의기송(依奇松)으로도 불리며, 일본명은 イチイ(一位)이다. 주목은 화솔나무, 강원도에서는 적목(赤木), 경기도에서는 경목(慶木), 제주도에서는 노가리낭 또는 저목이라고도 불렸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은 나무 껍질이 붉은 빛을 띠고 속살도 붉어 주목(朱木)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는 수백년에서 천년을 넘게 살고 또 목재는 잘 썩지 않기 때문이라 한다.
  • 펠리컨 힐
    The Resort at Pelican Hill 위치 _ Newport Cost, Southern California, U.S.A규모 _ Golf course 36holes (Ocean North- 6,945yards, Par.71 / Ocean South- 6,580yards, Par.70)설계 _ Tom Fazio (1991년 개장 / 2008년 리모델링) Pelican hill. 근래 방송이나 지면에 자주 등장하면서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추억을 다시 들추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그곳 펠리컨 힐로 회상의 나래를 편다. Newport cost에 위치한 부촌 펠리컨 힐은 깨끗하게 잘 정비된 도시로 최고급 건물들이 서로를 뽐내고, 해안 근처에는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펠리컨 힐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태평양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골프코스를 앞마당인양 쓰고 있는 방갈로와 빌라. 펠리컨 힐에는 설계가 탐 파지오(Tom Fazio)에 의해 새롭게 재탄생한 두개의 골프코스가 있다. 태평양과 접한 Ocean south와 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Ocean north, 모두 탄성을 자아내는 코스로 잔인할 만큼 인상적인 마지막 홀을 가지고 있다. 기대감으로 문을 열고 나서면 잘 만들어진 홀보다 더 아름다운 골프 연습장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연습 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뜨리며 오히려 경관요소로 활용하고 있었다. 카트를 타고 도착한 1번홀 앞에서 경기진행원이 그 비싼 ‘타이틀 OOO’ 볼 1다즌을 건넨다. 협곡을 가로지르고, 또는 협곡 아래 자리한 그린을 공략하는 사이 텅 빈 상자, 기분 좋게 즐기라는 세심한 배려인 듯 하다. 코스는 지형 그대로의 굴곡을 잘 활용한 다이나믹한 코스로 깨끗한 잔디면이 너울대며 춤을 춘다. 플레이에 꼭 필요하지 않은 지역에는 여지없이 협곡이나 원시림, 지형 그대로의 초지가 자리한다. 계곡 너머 벙커로 둘러싸인 2번홀, 발 아래 협곡 사이에 납작 업드린 5번홀, 협곡 원시림 위에 놓여진 8번홀, 극적인 레벨 변화를 보여주며 콧대 높은 그린을 가진 9번홀, 바다를 향해 빨려들 듯한 11번홀, 바다를 머리에 이고 있는 듯 보이는 14번홀,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듯한 17번홀, 모두가 서로의 개성을 뽐낸다. 역시 백미는 깊은 협곡을 가로질러 그린을 공략하는 18번홀이다. 협곡 시작 지점의 페어웨이에서 협곡 끝에 걸쳐 있는 그린까지 170야드에 달하니 잔인하다는 말이 나올법하다. 하지만 필자는 핀 가까이에 붙이는 짜릿함마저 추억으로 가져올 수 있었으니 ‘펠리컨 힐’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설레일 수밖에,,, 유수에 의해 생긴 계곡을 넘겨야 하거나, 시선이 머무는 타겟(target)과 오버랩 되는 태평양. 다양한 레벨 차이가 만들어내는 다이나믹한 코스의 흐름과 뛰어난 경치는 골프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내었다. 미치도록 다시 가고 싶은...
  • 펠리컨 힐
    The Resort at Pelican Hill 위치 _ Newport Cost, Southern California, U.S.A규모 _ Golf course 36holes (Ocean North- 6,945yards, Par.71 / Ocean South- 6,580yards, Par.70)설계 _ Tom Fazio (1991년 개장 / 2008년 리모델링) Pelican hill. 근래 방송이나 지면에 자주 등장하면서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추억을 다시 들추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그곳 펠리컨 힐로 회상의 나래를 편다. Newport cost에 위치한 부촌 펠리컨 힐은 깨끗하게 잘 정비된 도시로 최고급 건물들이 서로를 뽐내고, 해안 근처에는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펠리컨 힐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태평양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골프코스를 앞마당인양 쓰고 있는 방갈로와 빌라. 펠리컨 힐에는 설계가 탐 파지오(Tom Fazio)에 의해 새롭게 재탄생한 두개의 골프코스가 있다. 태평양과 접한 Ocean south와 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Ocean north, 모두 탄성을 자아내는 코스로 잔인할 만큼 인상적인 마지막 홀을 가지고 있다. 기대감으로 문을 열고 나서면 잘 만들어진 홀보다 더 아름다운 골프 연습장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연습 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뜨리며 오히려 경관요소로 활용하고 있었다. 카트를 타고 도착한 1번홀 앞에서 경기진행원이 그 비싼 ‘타이틀 OOO’ 볼 1다즌을 건넨다. 협곡을 가로지르고, 또는 협곡 아래 자리한 그린을 공략하는 사이 텅 빈 상자, 기분 좋게 즐기라는 세심한 배려인 듯 하다. 코스는 지형 그대로의 굴곡을 잘 활용한 다이나믹한 코스로 깨끗한 잔디면이 너울대며 춤을 춘다. 플레이에 꼭 필요하지 않은 지역에는 여지없이 협곡이나 원시림, 지형 그대로의 초지가 자리한다. 계곡 너머 벙커로 둘러싸인 2번홀, 발 아래 협곡 사이에 납작 업드린 5번홀, 협곡 원시림 위에 놓여진 8번홀, 극적인 레벨 변화를 보여주며 콧대 높은 그린을 가진 9번홀, 바다를 향해 빨려들 듯한 11번홀, 바다를 머리에 이고 있는 듯 보이는 14번홀,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듯한 17번홀, 모두가 서로의 개성을 뽐낸다. 역시 백미는 깊은 협곡을 가로질러 그린을 공략하는 18번홀이다. 협곡 시작 지점의 페어웨이에서 협곡 끝에 걸쳐 있는 그린까지 170야드에 달하니 잔인하다는 말이 나올법하다. 하지만 필자는 핀 가까이에 붙이는 짜릿함마저 추억으로 가져올 수 있었으니 ‘펠리컨 힐’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설레일 수밖에,,, 유수에 의해 생긴 계곡을 넘겨야 하거나, 시선이 머무는 타겟(target)과 오버랩 되는 태평양. 다양한 레벨 차이가 만들어내는 다이나믹한 코스의 흐름과 뛰어난 경치는 골프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내었다. 미치도록 다시 가고 싶은...
  • 펠리컨 힐
    The Resort at Pelican Hill 위치 _ Newport Cost, Southern California, U.S.A규모 _ Golf course 36holes (Ocean North- 6,945yards, Par.71 / Ocean South- 6,580yards, Par.70)설계 _ Tom Fazio (1991년 개장 / 2008년 리모델링) Pelican hill. 근래 방송이나 지면에 자주 등장하면서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추억을 다시 들추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그곳 펠리컨 힐로 회상의 나래를 편다. Newport cost에 위치한 부촌 펠리컨 힐은 깨끗하게 잘 정비된 도시로 최고급 건물들이 서로를 뽐내고, 해안 근처에는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펠리컨 힐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태평양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골프코스를 앞마당인양 쓰고 있는 방갈로와 빌라. 펠리컨 힐에는 설계가 탐 파지오(Tom Fazio)에 의해 새롭게 재탄생한 두개의 골프코스가 있다. 태평양과 접한 Ocean south와 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Ocean north, 모두 탄성을 자아내는 코스로 잔인할 만큼 인상적인 마지막 홀을 가지고 있다. 기대감으로 문을 열고 나서면 잘 만들어진 홀보다 더 아름다운 골프 연습장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연습 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뜨리며 오히려 경관요소로 활용하고 있었다. 카트를 타고 도착한 1번홀 앞에서 경기진행원이 그 비싼 ‘타이틀 OOO’ 볼 1다즌을 건넨다. 협곡을 가로지르고, 또는 협곡 아래 자리한 그린을 공략하는 사이 텅 빈 상자, 기분 좋게 즐기라는 세심한 배려인 듯 하다. 코스는 지형 그대로의 굴곡을 잘 활용한 다이나믹한 코스로 깨끗한 잔디면이 너울대며 춤을 춘다. 플레이에 꼭 필요하지 않은 지역에는 여지없이 협곡이나 원시림, 지형 그대로의 초지가 자리한다. 계곡 너머 벙커로 둘러싸인 2번홀, 발 아래 협곡 사이에 납작 업드린 5번홀, 협곡 원시림 위에 놓여진 8번홀, 극적인 레벨 변화를 보여주며 콧대 높은 그린을 가진 9번홀, 바다를 향해 빨려들 듯한 11번홀, 바다를 머리에 이고 있는 듯 보이는 14번홀,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듯한 17번홀, 모두가 서로의 개성을 뽐낸다. 역시 백미는 깊은 협곡을 가로질러 그린을 공략하는 18번홀이다. 협곡 시작 지점의 페어웨이에서 협곡 끝에 걸쳐 있는 그린까지 170야드에 달하니 잔인하다는 말이 나올법하다. 하지만 필자는 핀 가까이에 붙이는 짜릿함마저 추억으로 가져올 수 있었으니 ‘펠리컨 힐’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설레일 수밖에,,, 유수에 의해 생긴 계곡을 넘겨야 하거나, 시선이 머무는 타겟(target)과 오버랩 되는 태평양. 다양한 레벨 차이가 만들어내는 다이나믹한 코스의 흐름과 뛰어난 경치는 골프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내었다. 미치도록 다시 가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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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Resort at Pelican Hill 위치 _ Newport Cost, Southern California, U.S.A규모 _ Golf course 36holes (Ocean North- 6,945yards, Par.71 / Ocean South- 6,580yards, Par.70)설계 _ Tom Fazio (1991년 개장 / 2008년 리모델링) Pelican hill. 근래 방송이나 지면에 자주 등장하면서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추억을 다시 들추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그곳 펠리컨 힐로 회상의 나래를 편다. Newport cost에 위치한 부촌 펠리컨 힐은 깨끗하게 잘 정비된 도시로 최고급 건물들이 서로를 뽐내고, 해안 근처에는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펠리컨 힐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태평양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골프코스를 앞마당인양 쓰고 있는 방갈로와 빌라. 펠리컨 힐에는 설계가 탐 파지오(Tom Fazio)에 의해 새롭게 재탄생한 두개의 골프코스가 있다. 태평양과 접한 Ocean south와 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Ocean north, 모두 탄성을 자아내는 코스로 잔인할 만큼 인상적인 마지막 홀을 가지고 있다. 기대감으로 문을 열고 나서면 잘 만들어진 홀보다 더 아름다운 골프 연습장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연습 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뜨리며 오히려 경관요소로 활용하고 있었다. 카트를 타고 도착한 1번홀 앞에서 경기진행원이 그 비싼 ‘타이틀 OOO’ 볼 1다즌을 건넨다. 협곡을 가로지르고, 또는 협곡 아래 자리한 그린을 공략하는 사이 텅 빈 상자, 기분 좋게 즐기라는 세심한 배려인 듯 하다. 코스는 지형 그대로의 굴곡을 잘 활용한 다이나믹한 코스로 깨끗한 잔디면이 너울대며 춤을 춘다. 플레이에 꼭 필요하지 않은 지역에는 여지없이 협곡이나 원시림, 지형 그대로의 초지가 자리한다. 계곡 너머 벙커로 둘러싸인 2번홀, 발 아래 협곡 사이에 납작 업드린 5번홀, 협곡 원시림 위에 놓여진 8번홀, 극적인 레벨 변화를 보여주며 콧대 높은 그린을 가진 9번홀, 바다를 향해 빨려들 듯한 11번홀, 바다를 머리에 이고 있는 듯 보이는 14번홀,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듯한 17번홀, 모두가 서로의 개성을 뽐낸다. 역시 백미는 깊은 협곡을 가로질러 그린을 공략하는 18번홀이다. 협곡 시작 지점의 페어웨이에서 협곡 끝에 걸쳐 있는 그린까지 170야드에 달하니 잔인하다는 말이 나올법하다. 하지만 필자는 핀 가까이에 붙이는 짜릿함마저 추억으로 가져올 수 있었으니 ‘펠리컨 힐’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설레일 수밖에,,, 유수에 의해 생긴 계곡을 넘겨야 하거나, 시선이 머무는 타겟(target)과 오버랩 되는 태평양. 다양한 레벨 차이가 만들어내는 다이나믹한 코스의 흐름과 뛰어난 경치는 골프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내었다. 미치도록 다시 가고 싶은...
  • 독일의 환경·문화도시 프라이부르크 이야기(3) 도심의 오픈스페이스와 장소들
    들어가며 프라이부르크는 구도심의 전통을 보존하면서 풍요롭고 건강한 오픈스페이스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도시를 소개할 때 많은 경우, 흑림지대 남서쪽 기슭 슐로스베르그(Schlossberg) 산자락에 아름답게 자리한 입지적 우수성이 먼저 언급되곤 한다. 이는 그만큼 이 도시의 환경조건이 축복받은 것을 의미한다. 천혜의 도시입지와 자원조건은 프라이부르크를 오늘날의 세계적인 환경수도로 성장시킨 기본 동력이라 할 것이다. 반면, 천혜의 도시입지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부르크의 일상에서 발견되는 오픈스페이스와 장소환경은 의외로 소박하다. 특히 고딕의 도시로부터 성장한 구도심의 환경은 전통적이고도 고풍스런 분위기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시민을 압도하거나 방문자의 눈을 미혹케 하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장소감각을 전한다. 정도의 차는 있으나, 이러한 느낌은 도심근교에 새롭게 들어선 생태주거단지에서도 쉽게 전해진다. 이렇듯 프라이부르크라는 도시에서 발견되는 장소의 특질은 최근의 디자인 관련 작품집이나, 잡지에서 쉽게 발견되는 첨단과 화려함 등으로 치장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맥락이 느껴진다. 이 도시의 방문자는 원래 거기에 그렇게 있어왔었던 것 같은 자연스러움과 편안함, 꾸미지 않은 맨 얼굴의 아름다움 등으로 비유될 수 있는 장소감각을 느끼게 된다. 이는 실리와 실용을 중요시하는 독일 특유의 국민성과 이 도시의 규모와 위상 등과도 결부될 것이나, 무엇보다도 도시와 자연, 그리고 삶을 대하는 프라이부르크 시민의 태도에 의해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늘은 프라이부르크 구도심의 오픈스페이스와 장소환경을 개괄적으로 살펴보는 순서로서, 객관적 사실을 먼저 앞세우면서 주관적 감상을 부분적으로 곁들이는 방식으로 진행토록 한다.1) 구도심의 매력적인 장소들 프라이부르크 구도심에 산재한 매력적인 장소환경들을 열거하기 이전에 지난호에서도 잠시 언급한 이곳의 환경특성을 상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구도심 대부분 지역은 차량통행이 허용되지 않는 보행자전용구역이며, 상업업무와 주거의 복합기능을 담고 있다. 과거 고딕의 도시구조를 거의 그대로 물려받은 테두리 블록(periphery block)의 건축물은 강력한 가로벽을 형성한다. 이에 날씨가 화창한 날, 이곳의 가로는 보행자의 활력 그 자체로 채워진다. 도시의 작은 지점들마다 색색의 돌들을 사용하여 독특한 모자이크(mosaic) 문양을 드러내는 바닥포장은 흥미를 넘어 예술적이기도 하다. 이 보행자구역 내에서 보행인과 전차(tram), 자전거 등은 스스로 흩어졌다가 모이는 혼성의 방식으로 혼재한다. 이러한 현상은 시시때때로 행해지는 이들의 축제와 이벤트 행사시에 더욱 그러하다. 또한 거의 모든 외부공간들이 담장이나 울타리와 같은 경계(barrier)없이 형성된 까닭에 물리적 영역을 판단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오히려 경계에 구애됨이 없이 연속되는 석재포장과 이곳의 명물 도시수로 베힐레는 구도심의 이곳저곳을 적극적으로 연계한다. 베어톨드 부룬넨베어톨드 거리(bertold straße)와 카이저죠셉 거리(kaiser-joseph straße)는 구도심의 중심을 종횡으로 관통하는 간선축이다. 이들 중추적 간선도로가 교차 결절하는 프라이부르크의 중심에 이 도시를 있게 한 선조를 표상하는 베어톨드 부룬넨(bertolds-brunnen)이 위치하고 있다. 사실 베어톨드 브룬넨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된 옛 분수대를 대신하기 위해 시민의 성금을 통해 1965년 완공한 기념물이다.2) 분수를 의미하는 ‘부룬넨(brunnen)’의 명칭이 사용되고는 있으나 분수 대신 도시수로 베힐레와 연결된 작은 연못 내 석회암 좌대 위에는 베어톨드 5세의 기마상이 이 도시에서의 그의 위상을 전하고 있다. 베어톨드 동상은 고전풍의 사실적 형태로서가 아니라 군주의 이미지를 다소 거칠게 보일 수 있는 형태로서 포집함으로써 역사성을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보는 각도에 따라 양감(量感)과 느낌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완공 당시 디자인에 대해서 많은 논란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과거의 조형물처럼 늙고 재미없어 보이는 베어톨드를 추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이 조형물이 없는 프라이부르크는 이제 생각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있다.
  • 한국의 전통수경관(3) 수경관의 형식 2
    계류1) 개관우리나라의 건축공간은 계류를 끼고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른바 바람 막기 좋고 물 얻기 좋은 장풍득수(腸風得水)의 조건을 얻기 위함이었으리라. 특히 경승지에 조성된 별서의 경우에는 계류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산속 깊은 곳에 터를 잡게 되는 사찰은 물줄기가 좌우로 흘러내려가는 한복판에 자리를 잡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계류는 천연적으로 형성된 수경관이기 때문에 사람들에 의해서 인공적으로 조성되는 수경관과는 차이가 있다. 즉, 인공적으로 조성되는 수경관이 건축공간의 무미건조함을 완화하기 위해, 완상의 대상으로, 미기후를 조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되는 것이라면, 계류는 건축공간이 자리를 잡기 위한 기준으로, 조경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기반으로서의 기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2) 대표적 사례소쇄원(瀟灑園) 계류목판 소쇄원도를 보면 소쇄원은 계류를 중심으로 형성된 별서정원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건물의 배치가 계류를 향하고 있음은 물론 담장이나 단의 축조 역시 계류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쇄원을 만든 소쇄옹 양산보는 이 계류를 그냥 버려두지 않고 정원으로 끌어들였으며, 이곳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해놓았다. 이러한 양산보의 생각을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는 소쇄원 48영을 지어 노래하였으니 목하 염화시중의 미소가 바로 그것이리라.소쇄원 중심을 흐르는 계류는 멀리 옹정봉 쪽에서 발원하여 흘러내린다. 이 계류가 정원의 요소로 등장하게 되는 것은 오곡문(五曲門)을 통과하면서부터인데, 양산보는 이 천연적 계류를 인공적인 정원요소로 바꾸어놓은 장본인이다.고암동 골짜기를 흘러온 물은 정원의 안팎을 구분하기 위해 조성한 담장 밑을 통해서 소쇄원 내원으로 들어온다. 이른바 소쇄원 48영 중 14영 원규투류(垣窺透流: 담장 밑을 통해 흐르는 물)가 바로 그것이다. 담장에는 물의 흐름을 위한 수구를 조성하기 위해 5개의 돌이 담장을 지탱하고 있는데, 높이는 1.5m, 양쪽 수구의 너비는 각각 1.5m와 1.8m이다.담장 밑으로 들어온 물은 살구나무 그늘 아래를 굽이치며 흘러내린다. 이 물이 오곡류(五曲流)로, 목판 소쇄원도에는 다섯구비로 흘러내리는 물을 잘 표현하고 있다. 소쇄원 48영중 15영인 행음곡류(杏陰曲流: 살구나무 그늘아래 굽이치며 흐르는 물)는 이러한 경관을 노래한 것이다. 살구나무 아래를 흘러내려온 물은 너럭바위가 움푹 파인 곳에 담긴다. 조담(槽潭)이다. 이곳에서 미역을 감았던 모양인지 하서는 소쇄원 48영 중 25영에 조담방욕(槽潭放浴: 조담에서 미역을 감고)이라는 제목을 붙여놓았다.조담을 지나면 물살이 도는 곳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왕희지의 난정기(蘭亭記)를 연상시키는 유상곡수를 즐겼던 모양이다. 소쇄원 48영 중 21영의 복류전배(洑流傳盃: 돌며 흐르는 물길 따라 술잔을 돌리니)에서 그 당시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 한국의 전통수경관(2) 수경관의 형식 1
    지당1) 개관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당은 조경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수경요소로 취급되어 왔다. 특히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게 되고, 주변환경과의 경관적 맥락성을 가지고 조성된다는 이유 때문에 지당은 중요한 시각적 대상이 되어왔다. 기원전 2500여 년경에 조성된 이집트 주택정원의 썬큰폰드를 비롯해서 고대 로마시대의 아드리아누스빌라에 조성된 카노푸스, 인도 타지마할의 중심축선 상에 조성된 직선형 폰드, 스페인 알함브라궁원 깊숙한 곳에 있는 도금양(myrtle)의 중정에 만들어진 폰드, 프랑스 베르사이유궁원의 워터빠뜨레(water parterre), 중국 수저우 쭈오쩡위웬(拙政園)에 조성된 연당, 일본 우지 뵤도인(平等院)의 정토지(淨土池) 등을 보면 정원에서 지당이라는 것이 어떠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어찌하여 작정자가 지당이라는 형식의 수경관을 바로 그곳에 조성하였는지를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실로 정원에서 지당이라는 수경관은 없어서는 안 될 막중한 비중을 가진 존재인 것이다.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삼국시대부터 조경공간에 못을 만들어왔음은 『삼국사기』 등과 같은 고문헌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인 경주의 안압지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수경관조성기법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손색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일본의 정원에 조성된 지당의 형식이나 상세를 보면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조성된 수경관형식이 전이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당시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지당 조성 기술이 높은 수준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일본서기(日本書紀)』 추고천황(推古天皇) 20년조(612)에 “백제에서 귀화한 노자공(路子工)이 궁실 남쪽 뜨락에 수미산을 꾸미고 오교를 놓았다”는 기록(김용기, 1996:406에서 재인용)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의 지당은 상당부분이 그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변형되었거나 멸실되고 말았으니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극히 소수에 불과할 뿐이다. 불국사의 구품연지는 복원되지 못한 채 묻혀 있고, 궁남지는 변형의 정도가 심하여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향후 우리나라에 조성되었던 지당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서 과거에 조성되었던 우수한 지당을 발굴, 복원함으로써 옛 모습을 제대로 갖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2) 지당의 형태곡지형(曲池形) 삼국시대의 지당가운데에서 곡지형태를 가진 것으로는 경주의 안압지, 구황동원지, 용강동원지가 대표적이다. 안압지는 『삼국사기』의 기록으로 볼 때 신라 문무왕 14년(674)에 조영된 못으로 시대가 흐르면서 황폐되어 있던 것을 1975년 3월 24일부터 약 1년간에 걸쳐서 발굴조사를 하였으며, 지금은 원형을 복원하여 놓은 상태이다. 우리나라 고대 지당 가운데에서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안압지는 땅을 파내어 물을 끌어들이고 그 파낸 흙으로 가산(假山)을 만들고 섬을 쌓아 만든 인공지로, 그것의 전체 범위는 동서 200m, 남북 180m로 거의 방형구역 안에 조성되어 있으며, 못의 전체 면적은 15,658㎡이다. 안압지는 전체적으로 ‘ㄱ’자 형을 하고 있고, 자연지형을 이용하여 직선과 곡선이 다양한 변화를 가지며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호안을 조성하였는데(고경희, 1989:21-22), 못을 중심으로 동쪽과 북쪽 편은 자연스러운 곡선의 구릉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서쪽과 남쪽 편은 건물지로 조성되어 있어서 대조적인 경관을 보이고 있다.안압지 조성 이후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구황동원지(九黃洞園池)와 용강동원지(龍江洞園池)는 안압지와 같이 굴곡진 호안으로 되어있으며, 지중에 섬을 두고 있어 안압지와 유사한 형식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황동원지는 남북최대길이 46.3m, 동서최대너비 26.1m 규모의 곡지로서 대체적인 평면형태는 동북우가 말각된 장방형에 가깝다. 호안석축 내부의 면적은 1,049㎡(약 317평)로 측정되었다. 못 안에는 대소 2개의 섬이 남북방향으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2008:69,78). 용강동원지 역시 굴곡진 호안으로 조성된 곡지로, 동쪽 호안이 38.6m, 서쪽 호안이 65m, 남쪽 호안이 33m로 되어 있다. 못 안에는 2개의 인공섬이 있으며, 아래쪽 섬 동측부에서 교각의 적심석으로 보이는 유구가 노출되어 교량에 의해 중도와 동쪽 호안에 접한 건물이 연결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백지성, 하진호, 2002:40).부여의 궁남지(宮南池)는 원형의 변형 정도가 심하여 원래의 형태를 알 수가 없으나, 일제강점기에 그려진 도면을 보면 이 못 역시 곡지형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궁남지는 백제 무왕 35년(634)에 조성되었으니 안압지나 용강동, 구황동원지 등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못보다 그 조성시기가 훨씬 앞선다. 고구려시대에 조성된 정릉사의 진주지 역시 호안이 굴곡진 형태를 가진 곡지형 지당이다. 진주지의 못 안에는 4개의 섬이 있어 신선사상에 근거하여 조성된 못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주지에서는 탄화된 연꽃씨가 발견되어서 연지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었던 못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이렇듯 고대에 조성된 지당을 보면 곡지형 못이 많이 나타나고 있어 당시로서는 이러한 곡지형 못의 조성이 일반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축조연대로 볼 때, 이러한 신라, 백제, 고구려시대의 곡지형 못이 일본에 축조된 못의 디자인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은 이러한 곡지형 못이 고려, 조선시대로 가면서 그 모습을 감추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편, 지금까지 경주 불국사의 구품연지는 타원형 못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발굴조사도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구품연지 역시 곡지에 가까운 타원형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품연지는 신라 경덕왕 10년(751)에 조성된 것으로 발굴조사결과 연을 심었던 것으로 확인되어 정토정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구품연지라는 명칭이 정토신앙의 구품연대에서 연유한 것이고 그 위치가 범영루 아래에 있어 안양루 올라가는 연화·칠보교와 연관이 있음은 그것을 입증하는 증거가 된다. 구품연지는 동서장축 39.5m, 남북장축 25.5m, 깊이 2~3m 정도 되는 연지로 연못 주변에는 큰 돌을 쌓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