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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미리보기
Preview
01 _ 순천
02 _ 갯지렁이 다니는 길
03 _ 바위정원
04 _ 세계정원
05 _ 습지센터 구역
06 _ 순천호수정원
07 _ 습지 구역
08 _ 어린이놀이정원
09 _ 참여정원
10 _ 한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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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_ 정원박람회, 순천만보존을 위한 ‘생태놀이터’
나승병 _ (재)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조직위원회의 총괄을 담당한 나승병 사무총장에게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이번 박람회의 성공은 관람객 수가 아닌,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존하고 정원박람회장과 연계해 생태관광 모델을 만들어서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원관리는 물론이고 기획, 홍보, 관람객 유치 등 총괄을 담당하셨습니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중점을 두신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먼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총 사업비는 2,455억 원으로 박람회장 조성비 1,064억 원, 주변 연관사업 1,098억 원, 홍보·운영비 293억 원이며, 주무부처인 산림청과 정부의 지원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박람회장에는 각 나라의 전통과 고유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국가 전통정원 11개를 비롯해 전문가들의 아이디어에 의한 테마정원, 국내외의 자치단체·기업체·작가들의 참여정원 등 총 23개국의 83개 정원을 조성해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할 것입니다. 특히 세계 국가 전통정원은 해외에 가지 않고도 한자리에서 외국 정원의 멋을 느낄 수 있도록 해당 나라의 정원디자이너들이 정원의 역사와 특색을 담아 설계하고 조성하였습니다.
또한 관람객들이 사색과 경관을 즐길 수 있고 마음이 치유될 수 있는 자연과 어우러진 공연·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원박람회 기간 동안 박람회장과 순천시내 전역에서는 6천여 회의 문화·예술 공연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정원박람회 문화행사 주제는 ‘생태놀이터’로, 박람회장 전체를 보고, 즐기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상설주제공연은 자연친화 뮤지컬인 ‘천년의 정원’을 매주 2회씩 공연하고 국내외 초청공연과 테마, 거리공연, 문화예술공연과 전시, 체험, 특별행사 등 박람회 기간인 184일 동안 박람회장 내에서는 총 93종 3,993회, 1일 22회의 다양한 문화예술행사와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순천만의 가치를 문화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할 계획입니다.
이번 정원박람회를 통해 기대하는 가장 큰 부분은?21세기는 자연과 생태가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정원박람회는 시대정신의 실천으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함께 어우러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를 직접 체험하고 확인하는 박람회라 할 수 있습니다. 시는 정원박람회장 내 구축된 자연 생태 공간을 최대한 활용 힐링과 생태치유, 체험휴양단지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정원박람회를 통해 순천은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최고 생태 체험장으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정원박람회와 순천만, 낙안읍성, 선암사 등을 연계한 생태체험 및 학습여행의 메카로 육성해 수학여행의 허브가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세계인이 찾는 생태관광 자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정원박람회를 방문할 관람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그동안 유럽 등 외국에서 개최되는 정원박람회는 폐광지역이나 쓰레기 매립장 등 버려진 곳을 정비해서 도시재생차원으로 정원박람회를 개최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원박람회는 이와는 좀 의미가 다른 ‘생태자원의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박람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여러 가지 테마가 있지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자연과 생태 즉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어우러져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체험하고 확인할 수 있는 박람회라는 겁니다. 또한 중세정원문화에서부터 현대정원 작가들의 예술작품까지 정원문화의 퍼레이드라고 할 수 있죠.
저희 조직위는 21세기 시대정신의 실천이라는 사명감으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고 최고의 정원을 만들어서 관람객 여러분을 맞이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도시와 순천만 포구, 철새와 갈대가 조화를 이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은 전 세계인을 사로잡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꼬리를 물고 찾아올 관람객들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그 속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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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_ “실수가 두렵다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최덕림 _ (재)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순천만 습지를 관람하기 위해 매년 300만 명의 사람들이 다녀간다. 때문에 생태계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에코벨트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 에코벨트의 방안으로서 선택된 키워드가 바로 ‘정원’이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정원을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확장을막고, 순천만을 보호하는 완충공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 것. 이러한 기대를 안은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문을 연다. 최덕림 정원관리본부장은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 선정부터 개장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 대표로 세계적인 강연 프로그램인 TED에 강연자로 나서 생태계 보전으로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음을 알려 정원박람회의 당위성을 설명한 바 있다. 정원을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의 모델”이라고 말하는 최 본부장은 이번 박람회가 생태도시를 너머 생태국가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람회를 통해 습지와 정원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의 만남을 주선한 최덕림 본부장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순천만 훼손을 막기 위한 에코벨트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그 방안으로 ‘정원’이 선택되었습니다. 에코벨트에는 여러 유형이 있을 텐데, ‘정원’이 선택된 이유는 무엇인지?순천만은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갑니다. 그러다보니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어왔고, 국제습지센터를 현재 박람회장 입구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 주변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도심이 더 이상 순천만으로 확장하지 않도록 에코벨트를 만들어 완충공간으로 관리하자는 것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구상된 취지입니다. 에코벨트를 무엇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독일 정원 이야기』의 저자 고정희 박사에게 유럽에 정원박람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정원박람회가 우리나라에서 생소했기에 많은 토론을 거쳤고,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정원박람회에 대한 공감을 얻게 된 것은 순천만이라는 생태적인 자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순천만이 생태적이다 보니 정원으로 생각이 귀결될 수 있었을 겁니다. 순천에는 순천만이라는 생태계의 보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생태적인 공간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생태도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까지 생태적인 기능을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정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준비과정에서 가장 크게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였습니까?시민들이 좋은 공원이 생겨서 좋다고 느낀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전문가들에게 국가의 일을 지방에서 하고 있다는 격려의 말을 들었을 때도 한 없이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들다 보니 가끔 보람이 약해질 때도 있습니다. PRT 민자 유치를 통해서 지원을 끌어내었는데, 지정공고를 통해 업체를 선정하여 문제된 바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 기술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순천만의 생태에 사람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판단했죠. 유리창을 닦은 사람이 깨는 것이지, 닦지 않은 사람은 깰 수가 없습니다. 내가 한 실수의 책임은 내가 감당하면 됩니다. 그게 겁난다고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죠.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징계를 받더라도 시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받겠습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세계적인 명성의 정원박람회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단순히 눈으로 보고 끝나는 박람회가 아닌, 행복감을 전해줄 수 있는 박람회가 되어야 합니다. 순천만을 왜 보호해야 하는지, 이곳에서 자생하는 동식물들을 통해서 우리가 무슨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느끼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순천만이라는 생태의 보고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순천만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자원입니다. 이곳에 조성된 정원을 통해서 시민들의 자부심이 올라가고, 외부의 호응을 얻으면 시민들 스스로가 보존하려 할 것입니다. 저는 이곳의 우리 전통정원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따로 있을 때는 몰랐는데, 한 곳에 조성해놓으니 한국의 정원을 동시에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궁궐 정원을 두고 한 걸음 너머서면 선비 정원이 있고, 우리 어머니들이 이용하던 폭포수가 흐르는 소망의 정원이 있습니다. 한국 전통정원의 특징을 꼽자면 자연 지형을 잘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특성을 살리기 위해 지형을 그대로 이용해서 조성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전통정원과 다른 나라의 정원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함으로써, 조경을 공부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우리의 정원문화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박람회를 세계적인 명성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과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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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자연정원, 순천만의 생명력을 생활속으로
지구의 정원 순천만의 가치
순천만, 지속가능한 자원으로서의 가치공유지구 상 자연의 정원, 순천만은 우리나라의 연간 300만 명 이상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로서 이제는 순천만 자체에 대한 관리, 보존, 운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순천시에서는 지속가능한 자원으로서 순천만의 생물다양성과 순환성,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으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모색했다. 즉, 도시의 확장에 따른 순천만의 훼손이나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도심과 순천만 사이를 녹색완충지대Buffer Zone로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원박람회장을 조성하였다.
순천만과 정원박람회장, 그리고 도심지 및 여수, 광양, 고흥 등의 주변지역을 연계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는 순천시민이나 여수반도권 지역민과 전남도민의 입장에서 순천만의 가치를 공유하고 순천만을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하여 지역민 모두가 자연적 정원의 가치를 공유하고 인식할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 정원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전남, 녹색의 땅, 풍부한 생활 속의 정원문화자원 보유전남에는 정원박람회와 연관된 자원이 풍부하다. 농도로서의 농지와 전원경관, 풍부한 산림생태자원, 그리고 누정이나 축제 등 다양한 문화자원이 있고 그 밖에도 자연이나 산업자원들이 풍부하다. 농수산도임에도 경지 비중은 27.1%에 불과하지만, 산림 비중은 60%에 육박하고 있어 산림이나 산촌 자원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전남은 전통적인 농도로서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고 산자락에 위치한 다랑논, 정감 넘치는 촌락 등이 산재하여 독특한 남도풍경을 형성하고 있다. 영산강, 섬진강, 탐진강 등과 주암댐, 장흥댐, 나주댐, 담양댐 등 크고 작은 하천과 담수호가 분포하고 있어 아름다운 수변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유서 깊은 누정 문화자원은 전국의 13.3%에 이르는 40개소 전국대비 13.3%가 지정되어 있다. 이 외에도 강변이나 해안, 그리고 구릉이나 산정山頂 등에 위치한,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다양한 누정들이 전남의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 전남에는 40여 개 정도의 축제가 개최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 20개 축제는 화훼류나 수목과 관련된 축제이다. 꽃과 수목, 정원을 주제로 하지 않더라도 축제장을 각종 화훼류나 수목 등을 활용해 주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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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분야의 사회참여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사회참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개인이나 집단, 기업적인 차원 등 다양하다. 조경은 지금까지 사회참여가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가공간을 맡고 있는 조경은 그 특성상 일반인들과의 접점이 적지 않다. 따라서 생각하기에 따라 여러 가지의 사회참여를 할 수 있다. 늦은 만큼 앞선 사례를 교훈삼아 시행착오를 줄이면 오히려 짧은 기간 내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조경가의 사회참여는 참여 주체가 조경전문가들이란 점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자본제가 앞선 서구에서 기부나 기증문화의 보편화는 불평등 분배가 생기는 자본주의 체계의 속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에서 성과를 이루고 기회를 잡은 뒷면에는 그 기회를 놓친 누군가가 있었기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감과 공동체에 대한 사명감이 요구된다. 이렇게 본다면 전문가의 사회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권리이자 의무이다.
전문가 사회참여가 개인적인 차원이라면 기업의 사회참여는 조직적 차원이다. 개인적인 차원과는 또 다른 영역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으로는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가능하다.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윤리소비를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시대적인 추세는 갈수록 기업의 사회참여를 더 많이 요구한다. 기업의 영향이 점점 커지면서 사회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이 국가에서 기업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조경분야에서 체계적인 사회참여를 지속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아직은 규모가 작으니 좀 더 회사가 성장하면 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회참여를 ‘자기 희생’으로만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참여는 사회적 약자나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물’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증여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얼핏 기브 앤 테이크가 익숙한 현대 자본제적 체계에서 다소 이례적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행동의 역사적 뿌리는 매우 깊다. 인류학자 모스M. Mauss는 그 기원을 찾아 원시공동체사회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에는 누구나 아무런 대가 없이 주고받는 것이 일상이었고, 공동체 생활의 중요한 기초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주고 받고 되돌려주는 행위들을 사회를 유지하고 결속시키는 중요한 장치로 해석했다. 또 다른 인류학자인 고들리에M. Godelie는 이 때 주고받는 것은 사실 어떤 결과물이 아니라 그것의 효력이라고 보았다. 즉 사회를 결속하고 재생산하는 힘은 이렇게 주고 받으면서 순환하는 행위의 효력에서 비롯됨을 강조했다.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족은 선물을 받으면, ‘왜 이리 형편없는 것을 주었지?’라고 한다. 감사할 줄 몰라서가 아니다. 선물을 준 상대방이 오만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관행화된 문화이다. 자기과시나 목적성이 없다면 주고 나서 잊어버리는 것이 진짜 선물이리라. 왜 잊어버려야 할까? 앞서 소개한 모스가 그에 대해 답을 주고 있다. 그는 남태평양의 원주민에 대한 연구를 통해 증여에는 ‘하우hau, 영적인 힘’가 머물고 있어 후속적인 선순환을 만들어낸다고 보았다. 즉 증여에는 힘이 존재하며, 이 힘이 스스로를 유통시키게 만들기 때문에, 결국 돌고 돌아 최초의 증여자에게 다시 간다는 것이다. 사회참여가 활발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이미 국내외의 많은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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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와 조경가의 사회참여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창립의 의미
우리나라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이만불을 넘기면서 복지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었고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국민복지가 정치적 쟁점화 되어 복지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서 박근혜 정부는 지난 2월 25일 ‘국민행복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범하였다. 80년, 90년대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소득격차는 물론이고 생활환경에서도 지역간 계층간 불평등이 심화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 모두가 행복한 시대를 만들고자함은 적절한 방향설정이라 하겠다. 이를 위한 보편적 복지, 그리고 환경복지가 이미 중요한 정책지표로 제시된 시점에 조경분야의 사회참여를 논하기 시작한 것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이제라도 시작한다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환경복지의 개념은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채택된 최초의 국제적 ‘인간환경선언’(Declaration on the Human Environment)에서부터 싹터왔다고 할 수 있다. 이 당시는 환경복지가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으나 ‘인간환경선언’에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보호하기위한 세계 각국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권고 및 행동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을 보호해야한다는 포괄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인간환경의 지역간 계층간 불평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환경이 인간이 다루어야 될, 인간을 위한 중요한 가치임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였다. 즉 과거에는 환경자원은 무한하여 개발과 이용만 고려하였으나 이제는 인간이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살기 위하여는 공기, 물, 동식물 등 환경자원의 보전을 고려하면서 적절한 이용을 도모하여야한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추어 90년대에 환경보전법, 환경영향평가법, 자연공원법 등 다양한 환경보전관련 법제를 정비하였으며, 2000년대에는 경관법을 제정하는 등 경관관련 법제를 광범위하게 정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제 정비는 거시적 차원에서 환경·경관의 보전에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국민 개개인의 환경적 욕구에 부응하지 못함으로써 여전히 지역간 계층간 환경적 불평등 문제가 남아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역간 계층간 환경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환경복지의 필요성이 사회복지의 필요성과 함께 등장하게 되었다.
전문가 특히 조경가의 사회적 책무가 요청되고 있는 시점에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 설립되었다. 대한민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조경 복지를 위한 조경계의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 2개월에 걸친 준비기간을 거치고, 지난 2월 25일 제1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함으로써 본격적인 출범을 하게 되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조경계의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엮어서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봉사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뜻이 있다. 또한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조경계의 울타리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 모두가 환경조경복지와 나눔 활동에 동참하도록 하여 조경분야의 외연을 확대하고 조경의 저변을 넓히는데 기여할 수 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창립 첫해인 금년에는 우선 본 나눔연구원의 조직 및 사무국을 안정화시키고 시범프로젝트 다수를 수행하는데 역량을 집중시키고자 한다. ‘이화동 골목길 재능나눔’ 프로젝트, ‘이야기가 있는 벤치’ 프로젝트, ‘시민조경아카데미’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서울시, 그리고 일부 기업에서 후원을 약속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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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Interview (1) _ 조경가의 사회참여, 조경의 공공적 가치를 높이는 일
정욱주(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조경학전공 교수)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전문분야를 넘어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즐겁고 보람된 일일까? 여기에 조경설계 전문가로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의 정욱주 교수.정 교수는 지난 2010년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제안으로 맡게 된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 정원 설계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재)아름지기의 정자나무가꾸기 사업에 이르기까지 재능기부형 조경설계를 지속해오고 있다.그동안 대형 프로젝트를 위주로 작업해 온 실력파 조경설계가로서 작고 소박하기까지 한 지금의 행보가 다소 낯설게도 느껴지지만, ‘사회참여로 조경학의 본질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조경전문가로서의 의무’라는 그의 말에서 규모보다는 가치를 우선하는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평소 대학에서 수행하는 설계활동은 설계사무실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명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수의 대표적인 활동은 교육, 연구, 봉사라고 볼 수 있는데, 사회적 기여활동으로서 설계·감리·관리 작업을 할 수 있다면, 학생교육과 사회봉사 측면에서 부합되는 점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능동적으로 이런 일을 찾아다닌 것은 아니었고, 2010년에 그린트러스트를 통해서 의뢰가 온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 설계를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사건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처음에는 사회봉사라면 모두에게 환영 받고, 많은 협조를 받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로 인하여 일이 꼬일 때가 다반사였고, 아무리 명분 좋은 일이라고 해도 일이 쉽게 풀릴 것이라는 기대는 점차 접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현장답사를 진행하고 있던 제 학생을 협박하는 일도 있었고, 관심도 없고 꼼짝도 않는 공무원 덕분에 별 이유도 없이 몇 개월이 지연되어 프로젝트가 사장 직전까지 간 적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좋은 기억들도 많았는데, 지적장애인복지관 정원에 조각을 하나 놓고 싶었던 차에 서울대학교 조소과 학생이 흔쾌히 수업작품을 기증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정원을 기반으로 사람과 공간 사이에 많은 인연이 피어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선이나 기부와 같이 이익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은 많으나, ‘이익을 벌어들이는 방식’에서 사회적 책임은 잘 실천되지 않습니다.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에는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너무 식상한 대답일 수 있지만 조경(학)의 본질적인 가치를 사회에 정석대로 구현하는 것만이 조경분야의 기업이 수행할 유일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시대의 토건위주 작업 중에 간과해버린 우리 고유의 경관과 정주환경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고 회복하려는 조율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합리적이면서도 세련된 구현을 통해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보편적 공간문화에 대한 안목을 상승시킬 수 있다면, 이는 우리 분야와 사회 전반에 유익한 피드백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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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Interview (2) _ 조경가의 사회참여로 늘어가는 녹색공간
김승환(동아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100만평문화공원 운영위원장)
김승환 교수는 지난 12년 동안 100만평공원 운동을 이끌어 왔다. 이 운동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그는 지치지 않고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녹지가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조경전문가로서 사회참여 활동에 관심을 기울여온 김 교수는 이외에도 공간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쾌적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뭉친 김승환 교수. 그는 오늘도 모두가 함께 나눌 건강한 환경을 늘려나가기 위해 달리고 있다.
조경전문가들의 사회적 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전문가들은 처해진 여러 가지 사회 환경 속에서 공간·환경 개선, 마을만들기, 하천 살리기, 도시녹화 등 바람직한 미래의 예측이나 방향 설정, 대안 마련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아이디어의 제안으로 우리의 생활환경, 도시공간을 바꾸어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의 사회적 참여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자선이나 기부와 같이 이익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은 많으나, ‘이익을 벌어들이는 방식’에서 사회적 책임은 잘 실천되지 않습니다.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에는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이익의 창출은 기업에서 전제되는 것이지만, 조경의 기업은 이익의 과다를 넘어 보다 좋은 설계, 제대로 된 시공으로 쾌적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간다고 하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특히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는 내셔널트러스트운동 참여를 통해 지켜야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사회적 배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위한 공공공간의 조성 과정에서 공간의 확보, 수목 기증, 벤치 등 시설물 설치에도 사회참여, 기부를 통한 책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면서 사회적으로 조경인, 조경기업의 신뢰감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조경계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조경의 사회적 참여는 조경계의 사회적 인식제고, 나아가 조경업역의 발전에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경의 활발한 사회적 기여를 통해 조경과 조경업이 사회적으로 신뢰성이 높은 분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환경조경발전재단에서 만든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매우 바람직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을 통해 조경과 관련된 많은 사람과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경의 사회적 기여방법, 참여를 조직적·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조경인들이 조경분야를 통해서 가지게 된 행복과 재산을 조경의 발전, 나아가 자신의 보다 큰 행복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부의 재능과 재산을 조경활동을 통해 나누어 가지는 기쁨을 함께 누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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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Interview (3) _ ‘사회참여’ 전문가의 사회적 필요성 불러와
주대관 엑토건축 대표((사)문화도시연구소 상임대표,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 10년, 이 오랜 시간 동안 농촌의 복지 특히 농촌건축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건축가가 있다. 바로 주대관 건축가(엑토건축 대표, (사)문화도시연구소 상임대표)이다. 그의 대안에는 낡고 허문 집을 고쳐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민이 담겨있다. 독거노인주택, 저소득층주택, 장애인 주택, 귀농자 주택, 마을도서관, 농촌형 임대주택까지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거복지 대안 모색을 위해 노력해 온 그에게 ‘사회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전문가에게 ‘참여’는 전문가의 작업영역 그 자체일 뿐”이라고 답한다.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신가요?1997년 어느 봄날 강원도 태백시의 탄광촌을 지나고 있었는데, 길가의 5층 아파트 발코니 창문이 모두 닫혀 있는 것이 이상해서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더니 차창 밖 마을에 인적이 없다는 것, 탄광촌 마을이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차를 세웠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석탄산업 호황기에 탄광촌은 검은 노다지를 찾아 꿈을 찾아 전국에서 모여든 많은 사람들과 가족들로 북적이는 곳, 거리와 산천이 모두 검은 색이지만 광부들 스스로 건축가가 되어 판자를 구해서 뚜덕이어 지은 집들로 이루어진 도시였는데, 이제 그 도시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그 전날에도 나는 농부건축가가 지은 집-집주인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 구상하고 스스로 노동하여 지은 집-이 최고의 집이라고 학생들에게 열변을 토했었는데, 광부건축가의 집들이 이렇게 허망하게 집이 아닌 폐허나 심지어 개집이 되어 있었던 사실은 내가 알고 있던 건축에 대한 지식과 집에 대한 생각들 모두를 부정하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2년을 고민하고 준비하여 1999년 가을에 몇몇의 건축가들과 함께 그 마을에 다시 가서 탄광촌회생작업이라는 것을 시작했었습니다.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속에서 전문가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결국 사회참여는 전문가가 마을이나 지역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마을’이나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지역’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담고 있습니다. 그곳은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공간이고 또 살아갈 공간이며, 따라서 많은 사회적인 것들이 축적되어 경관화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과 경관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된다고 봅니다. 여기서 사람의 문제는 디자이너가 흔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품성이나 영감의 원천으로서가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라포(rapport: 상호신뢰관계)를 형성하되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의 경관에 대한 깊은 리서치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경관이란 자동차나 고속열차를 타고 지나며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모두가 아는 것처럼, 그 지역이나 마을의 전부 – ‘지역적 총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그 마을이나 지역의 사람과 시간이 공간상에 축적되고 기록된 어떤 것이기 때문에, 지역의 건축과 장소와 경관 속에는 그 지역의 문화와 지리는 물론 사회적/경제적 신뢰와 연결망, 생산과 분배, 부와 빈곤까지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경관의 독해를 통해서만이 전문가로서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을 디자인하고 지역을 도울 수 있다고 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안타까움이 있더라도 거주자들의 충분한 토론과 타협 그리고 합의agreement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역할이 조정과 중재의 역할을 포괄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관이 그 지역의 사회적인 것들조차도 포괄하고 있다고 보면, 여기서의 합의는 단순한 결과로서의 합의가 아니라 미래의 경관에 대한 가능성 즉, 지역의 미래 그 자체라고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을이나 지역은 주민들이 가꾸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저희가 2002년부터 시작한 어린이건축교실프로그램은 그간의 참여와 홍보에 의해서 일반인들의 건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초등학교용 건축교과서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의 사회참여는 이 사회의 혜택을 더 많이 받은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지만, 아울러 자신이 속한 전문영역과 그 전문가 자신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여준다고 믿습니다. 참여를 통해, 조경가나 건축가가 이 사회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일이야말로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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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Interview (4) _ 배려와 기부는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미덕
변금옥((주)이산 조경부 전무이사)
지난 2010년, 국내 조경계의 이목을 받은 한 사건이 있었다. 여성조경가들이 힘을 합쳐, 놀이시설이 아직 열악한 라오스 비엔티안에 어린이놀이터를 조성·기부하고 돌아온 것. 이 프로젝트는 여성조경인((사)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의 주최로 한국 놀이시설물 업체의 시설물 기부와 관련 업체 등의 기부금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숙련된 기술진으로 구성된 기부사업단은 단기간에 정확한 시공 및 조립으로 현지인들을 놀라게 했고 라오스 아이들에게는 기쁨을 주었다. 한국의 조경가로, 여성으로서 희망을 전달하고 돌아온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변금옥 전무((주)이산 조경부)가 있었다.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속에서 조경가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도 혹자는 “한국에도 기부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왜?” “도와줄 사람이 많은데 왜, 2010년 그때 라오스까지 가서 기부사업을 했느냐?”고 묻습니다. 그것은 여성으로서 ‘Vision’을 넓히기 위한 시험이었습니다. 또 과정이었습니다. 행동으로 옮긴 첫걸음이었습니다. 기부행사 이후 LAWN(Landscape Architect Woman’s Network, 여성조경인모임)을 결성하여 각 분야의 여성조경인이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기부와 나눔을 통해 나를 알고 서로를 알고 세계를 알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로서 사회참여활동을 하는 데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혹은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라오스 어린이 놀이터는 라오스 내에서는 유일무이한 공간이고 관광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놀이터 벽화에 새겨 넣은 한국조경사회 및 참여 업체의 기부사업의 의미는 가끔 우리 관광객들의 감상을 통해 소소히 전달받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이미 기부된 시설의 유지관리를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느냐 입니다. 라오스 놀이터는 2회 정도 유지관리 할 수 있는 금액을 남겨놓았고, 각 업체에서는 비정기적이긴 하나 개별적으로 설치된 시설의 사후 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만 결국은 기부 받은 라오스 비엔티안시에서 관리하여야 하는 것이 늘 걱정스럽습니다. 벌써 놀이터 공간에 기타 조악한 시설과 잡상인들이 북적되고 있더군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문화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사회참여활동 중 기부사업은 이후에 계속적으로 따라주어야 할 유지관리업무에 관한 직접적이고도 총괄적인 마인드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조경계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배려와 기부는 아무리 어려워도 실행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인색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학습하고 실천해야하는 ‘최고의 선’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조경 선배로서 실천을 통해 후배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미덕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원조 받았던 우리가 멀리 있는 아이들을 돕는 것은 그들도 언젠가는 또 다른 이웃을 도울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