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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전 매산등으로 마실가기 작은 규모의 대상지, 큰 생각 부문 _ 늘푸른재단상
    매산등은 1894년 처음 해외 선교사들의 방문을 시작으로 1930년대까지 다양한 주택·의료 시설, 종교 시설, 교육 시설이 유입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당시 건물의 상당수가 소실되었고, 현존하는 건물은 순천 최초의 도시 기반 시설이라는 점이 높게 평가되어등록문화재, 전라남도 문화재 자료 등으로 등록되었다. 프레스톤 선교사 가옥, 조지왓츠 기념관, 매산관, 코잇선교사 가옥 등 총 여섯 점의 건축물이 등록되어 있다. 매산등은 초기 근대문화유산이 많이 사라졌음에도 순천 최초의 계획 도시였던 만큼 남아 있는 시설을 기반으로 예전의 도시 기능(의료, 종교, 교육)을 유지해왔으나, 현재 매산등은 근대화와 산업화로 인한 변화의 몸살을 겪고 있다. 무분별하게 자동차 도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보차분리 없는 도로가 늘어나 보행자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이는 마을 안 골목길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늘어난 차도와 차량 통행 량만큼 주차장이나 쓰레기장 같은 편의 시설이 충분히 보급되지 못해 주차 공간 부족, 골목길 범죄, 쓰레기투기, 녹지 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대상지 내 근대문화유산은 기독교의 선교 문화를 담고있다. 이는 우리나라 선교 문화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지만, 지역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은 그리 높지 못하다. 이러한 문화재에 대한 인식 부재는 도시 개발에 따라 지역 근대문화유산의 훼손, 나아가 소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어지럽혀진 동선체계를 재구축하여 골목길 문제, 울타리, 벽화, 주변 공터의 쓰레기 문제 해결을 비롯하여 지역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 또한 현존하는 근대문화유산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 주안나·김아연 /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 주인 없는 대지 알뜨르 대규모 대상지, 미시적 접근 부문 _ 한국조경학회장상
    제주도는 1900년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군사적 요충지였던 만큼 지금도 일본군과 관련된 다수의 전쟁 유적이 남아 있다. 특히,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와 하모리 일대에 그 흔적이 많이 몰려 있으며, 그 중심에 제주도의 마지막 전적 비행장인 알뜨르비행장이 있다. 패전 위기의 일본이 미군의 본토 공격을 막기 위한 전초기지로 이곳의 마을과 밭을 없애고 건설한 것으로, 대부분이 제주도민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완성되었다. 활주로와 격납고 같은 알뜨르 비행장시설의 대부분이 여전히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은, 국방부가 종전 후에 해당 지역을 군사 보호구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세 가지 주체 알뜨르 비행장 일대는 국방부의 소유다. 즉, 국방부의 허가 없이는 그 어떤 건축 행위나 토지를 사용하는 행위가 이루어질 수 없다. 알뜨르 활주로는 지금도 훈련용으로 쓰이고 있으나, 여론상 대상지 전체를 군사기지화 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토지 원 소유주’라할 수 있는 지역 주민에게 알뜨르는 농사를 짓기 위한 땅, 즉 생계 유지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유개엄체호(격납고)는 농기구를 보관할 수 있는 여분의 창고 공간이 되기는 하나, 여전히 밭을 일구는 데에는 걸림돌인 것도 사실이다. 한편, 중간자적인 입장에 있는 서귀포시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이 부지를 일종의 ‘평화 공원’으로 만들고자 시도한 바 있다. 일본 전적지를 중심으로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을 추진하여 알뜨르 일대를 관광 명소로 만든다는 목표로 진행한 것이다.
    • 이진선·조현진 /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 PARK GREAVES 작은 규모의 대상지, 큰 생각 부문 _ 한국조경학회장상
    우리나라의 근대는 전쟁의 역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인 전쟁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그 누구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땅이 바로 군사분계선 너머의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다. 대상지는 비무장지대 일대의 기나긴 침묵과 끊임없는 긴장의 숲속에 자리한 옛 미군 기지 ‘캠프 그리브스Camp Greaves’다. 이곳은 6·25전쟁 정전 협정이 맺어지고 사흘이 지난 1953년 7월 30일부터 1997년까지 미2사단 506보병대대가 주둔해 온 군사 기지다. 체류형 안보 교육장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로 2013년 안보체험시설 지원 협약이 체결되었지만 단 한 동의 건물만 사용되고 있으며―현재 경기도와 파주시가 체류형 안보 체험 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기존의 주변 관광 자원만을 활용하는 등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DMZ 일대의 뛰어난 생태 환경과 임진강으로 대표되는 훌륭한 경관, 남·북 대화 및 군사 정전 회담이 열리는 곳인 판문점에 인접해 있다는 점 등의 장소적 잠재 요소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 최희준·고소미·김산하·안정록·이건희 /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환경디자인융합전공
  • 징게맹갱외에밋들 대규모 대상지, 미시적 접근 부문 _ 국토교통부장관상
    현대인들은 음식의 중요성만큼 농업이 갖는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은 경제발전과 산업화, 나아가 국제적 농업 교류로 위기에 처해 있다. 인구의 약 67%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제시 죽산면도 이와 같은 위기를 겪고 있다. 우리 농업을 살리기 위해선 농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리고, 그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정 시대의 이야기는 반드시 그 근대문화유산의 물리적 형태나 공간적 개념을 통해 전달될 필요는 없다. 해당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노래를 통해 생활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역사 의식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이 보이는 징게맹갱외에밋들(김제 평야)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민족의 수난과 투쟁을 대변하는 소설 『아리랑』의 중심이었다. 현재 김제시 죽산면에서는 이러한 지역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 상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단발성 문학 기행은 큰 수익과 지역 홍보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 이수현·박래림·김의솔 /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 솜씨 창고, 틈에서 피어나다 작은 규모의 대상지, 큰 생각 부문 _ 국토교통부장관상
    용산의 서쪽에 자리한 삼각지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낡은 목조 건축물인 용산 창고와 일본식 가옥뿐만 아니라, 이러한 근대의 시대상을 그려온 이른바 ‘솜씨인간’들의 화랑 거리와 같은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용산 미군 기지의 이전이 확정되고 그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려는 계획으로 인해 주변의 땅값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창고 부지 일대의 노후 시설에 대해 개발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이 용산 창고 부지 일대의 철거를 포함하는 도시 정비 사업이 예정되어 있기도 하다. 여러 요인에 따라 임대료는 계속 상승하게 되었고 화랑 거리의 화가들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근대와 ‘틈’ 해방 이후 지역 사회가 점차 안정되고 도시가 발전함에 따라 대로변에 접해 있는 도시의 겉살은 높은 건물의 파사드나 간판으로 뒤덮여 도시의 속살 풍경을 가리고 있다. 그럼에도 골목길이나 빌딩 속에 가려진 소형 건물 등 도시의 내부를 엿볼 수 있는 ‘틈’이 다양한 형태와 규모로 생겨났다. 또 도시의 겉과 속이 분리됨으로 인해 화방 문화가 거리 내부로 고립되고 화방끼리도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폐쇄적인 형태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화랑 거리의 쇠퇴는 내부인과 외부인의 소통의 어려움(주민과 외부인 사이의 틈)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방치된 용산 창고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화랑 거리의 문화로 대표되는 지역 근대문화유산이 도시 곳곳의 ‘틈’을 통해 스며들어 상생하고 퍼져 나갈 수 있는 공공 공간을 조성하고자 한다.
    • 송아라·홍진아 / 가천대학교 조경학과
  • 제12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공모 경과 및 심사평
    지난 4월 3일 ‘근대문화유산의 공간에 대한 조경적 접근’이라는 주제 공개를 시작으로 닻을 올린 ‘제12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의 최종 결과가 10월 15일 발표되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작은 규모의 대상지, 큰 생각’ 부문(이하 ‘작은 규모’)과 ‘대규모 대상지, 미시적 접근’부문(이하 ‘대규모’)으로 나누어 접수를 받았으며, ‘작은 규모’에 42팀이, ‘대규모’에 21팀이 작품을 제출해 총 63작품이 출품되었다. 입선 이상의 수상작으로는 총 28개 작품이 선정되었는데, 심사위원회는 작품의 완성도를 바탕으로 각 부문의 수상작 수에 차이를 두어 ‘작은규모’에서 7작품이, ‘대규모’에서 11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년에 비해 부문별 작품 출품 수에 편차가 큰 이유로는 대상지인 ‘근대문화유산’이 종교, 교육, 주거, 관청, 항만, 공장, 창고 시설 등 건축물과 관련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은 11월 23일 푸르지오 밸리 씨어터에서, 전시회는 11월 23일부터 27일까지 푸르지오 밸리 갤러리에서 개최되었다. 본지는 공모전 주제와 심사평을 수록한다. 주제: 근대문화유산의 공간에 대한 조경적 접근 경관은 공간, 시간, 전통의 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우리의 유산heritage과 사회문화적 변화의 기반이 된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개화기를 기점으로 한국전쟁 전후까지 만들어진, 소위 ‘근대문화유산’이라고 불리는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이들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각종 시설로, 또는 공간의 모습으로 각 시대의 역사를 담아내는 기념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유산들은 종교, 교육, 주거, 관청, 항만, 공장, 창고, 수운, 철도·운송, 발전소, 농업, 광업 시설 등 다양한 형태로 당시의 삶을 보여주고 있으며,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시공간적 환경과 개개인의 기억과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급격한 근대화와 산업화, 나아가 민주화 과정까지 격동의 시대를 지나면서, 어떤 문화유산은 그 시대적 의미를 잃어버리거나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히고 있고, 또 어떤 것들은 기념하는 과정에서 본질이 왜곡되어 해당 시대상에 대한 잘못된 역사인식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여태까지 진행된 근대문화유산의 보존이나 재생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주로 건축이나 건물에 대한 처방이 이루어져 왔으며 이러한 건축적 요소와 외부 공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문화유산에 대한 조경(가)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서로 다른 모습의 문화유산적 공간이 ‘경관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는지, 또 그 의미를 긍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조경의 역할은 무엇이고 조경가로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기다린다. 심사 총평 올해로 열두 번째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은 2013년(10회)부터 규모와 생각의 크기를 달리한 두 개의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올해도 ‘근대문화유산의 공간에 대한 조경적 접근’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작은 규모의 대상지, 큰 생각’ 부문과 ‘대규모대상지, 미시적 접근’의 두 개 부문으로 나누어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대상지’를 다룬 부문에 작품이 쏠린 점이 우려되었지만, 대규모대상지를 다룬 작품들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어 열띤 공방을 벌이는 등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수상작 선정을 위해 구성된 열 명의 심사위원들은 심사에 앞서 근대문화유산의 정의와 방향에 대한 신중한 논의를 거쳤고, 63개 응모작 하나하나에 대한 충분한 토론과 심사위원단의 합의 과정을 거쳐 국토교통부장관상 두 작품을 비롯해 총 28작품의 입상작을 선정했습니다. 심사는 ‘장소성의 가치와 선택한 대상지의 장소적 기억을 조경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풀었는가’에 주안점을 두어 이루어졌습니다. 심사위원단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와중에도 아쉽게 입상작에 오르지 못한 작품들을 놓고 추가적인 토론의 기회를 가졌으며, 입상작에 대한 최종 합의가 두세 번씩 미루어져야 했던 만큼 쉽지 않은 심사 과정이었습니다. 저 역시 한국 근대문화유산의 태생적 모순을 알고 있기에 다른 심사위원의 고민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문화유산의 속성은 제출된 작품들 속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일제강점기, 전쟁과 미군 부대, 피곤했던 삶의 흔적 등등 풍토적인 기반보다, 국가적인 아픔을 갖고 있어 빨리 허물어 버리고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속성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이유에서 방치되었던 장소(역사)들이 근대문화유산적 가치를 지녔느냐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들이 학생들의 작품 속에서 아픔을 걷어내고 다양성을 지닌 문화 공간과미래의 희소 자원으로 발견되고 나아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에 의미를 두고자 합니다.응모작을 보면 그런 점을 의식했는지 과정상의 논리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 결론 부분에서 감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치중하여 명쾌한 끝맺음을 전달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은 ‘솜씨 창고, 틈에서 피어나다’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제시했다는 공통된 평가를 받았습니다. 난개발이 예정되어 있는 공터에 2층 데크를 도입하여 이를 중심으로 미군을 대상으로 조성된 화랑 골목, 일제강점기의 낡은 창고, 박스형 오피스건물, 오래된 아파트 건물 등 모양과 성격이 제각각인 요소들을 통합하려 한 방식에 좋은 평가가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빈틈을 찾아내고 엮어낸 만큼 제안된 프로그램은 구체적이지 못했다는 면에서 아쉬움을 샀습니다.
    • 편집부
  • 제12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The 12th National Exhibition of Korean Landscape Architecture
    Small Scale, Big Idea or Big Issue 작은 규모의 대상지, 큰 생각 부문 국토교통부장관상 솜씨 창고, 틈에서 피어나다 송아라·홍진아 가천대학교 조경학과 한국조경학회장상 PARK GREAVES 최희준·고소미·김산하·안정록·이건희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환경디자인융합전공 늘푸른재단상 100년 전 매산등으로 마실가기 주안나·김아연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늘푸른재단상 피어나다 김영경·임다영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환경과조경상 남영동 2027 윤병두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김명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조경학과│ 유지민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환경과조경상 외양포 로드뷰 조보경·김다혜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환경과조경상 Modern Road Covered Heritage 이재현·장재봉·신영재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Big Scale, Micro View or Micro Analysis 대규모 대상지, 미시적 접근 부문 국토교통부장관상 징게맹갱외에밋들 이수현·박래림·김의솔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한국조경학회장상 주인 없는 대지 알뜨르 이진선·조현진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늘푸른재단상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황효선·이호민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늘푸른재단상 슬프고도 아름다운 섬 이지현·정기쁨·박태순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Viewtiful Promenade 최승호·서지연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환경과조경상 알뜨르 이야기 신단비·오다인·김나영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환경과조경상 Fill/Feel the Memory 정준식·최보윤·안지환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 편집부
  • 용산공원 시민포럼의 첫 걸음 용산공원의 현재를 묻다
    조순의 여의도공원, 고건의 월드컵공원, 이명박의 서울숲과 청계천, 오세훈의 DDP, 박원순의 서울역고가에 이르기까지, 민선으로 자치 단체장이 선출되기 시작한 이후 ‘대형 공원’ 조성은 단체장의 대표적 치적 사업이 되었다. 당연히 임기 내 완공이 필수적이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중도 사퇴하여 ‘서울시장 = 대형 공원 임기 내 완공’의 공식이 깨졌을 뿐이다. 그러나 최초의 국가공원의 지위를 부여받은 용산공원은 공원화 구상이 발표된 지 10여 년이 흘렀건만 (한미연합사 잔류 문제 등으로 인해) 아직 정확한 부지 면적조차 확정되지 못한 상태다. 규모라면 여느 대형 공원 못지않은데 말이다. 물론 대상지가 안고 있는 난제가 여타의 공원과는 비교 불가능한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미군이 여전히 남아 있다. 불도저식 빠른 개발이 아니니 다행이라고 여길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확고하고 체계적인 큰 그림에 따라 여유 있게 진행되고 있다기보다는 돌발 변수때문에 일정이 늘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길이다. 그럼에도 ‘용산기지 공원화 구상’(2005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2007년), ‘용산공원 아이디어 공모’(2009년),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2011년 고시),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2012년) 등을 거치며 용산공원 프로젝트가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2016년에는 종합기본계획에 이어 두 번째 법정 계획인 ‘공원조성계획’의 수립이 예정되어 있고, 이는 2017년에 최종 승인 및 고시된다. 정부가 공원 완공 시기로 발표한 2027년까지 어떤 다른 변수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지만, 특별법까지 제정된 만큼 사업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더딘 진행이 호재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시민 참여와 운영·관리 방안이 바로 그중 하나다. 어쨌거나 시간적 여유가 생겼으니 말이다. 2012년 국제공모 이후 열린 ‘용산공원 시민사회 대토론회’(1차: 2012년 10월 30일, 2차: 2013년 3월 15일)에서 시민 참여와 운영 방안에 대한논의가 있었지만, 조성 계획은 여전히 중앙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시민 사회와의 소통도 그리 원만해 보이지 않는다. 제대로 정보가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계획 변경―한미연합사 잔류 및 지하철역위치 이전 등―이 이루어지는 중이며 공원의 기능과 면적도 축소될 가능성이 잔존해 있다.
  • 해외 도시공원의 운영 관리와 시민 참여 용산공원의 현재를 묻다
    공공적인 대형 공원을 위한 상상적 기획 2015년 11월 27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했던 용산공원 국제 심포지엄을 끝으로 ‘용산공원 시민포럼 준비위원회’는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했다. 2015년 2월 용산공원 조성 부지를 세계 기념물 감시World Monument Watch(WMW)에 등재하기 위한 작업에 참여 하면서 ‘용산공원’을 처음 맞닥뜨린 후 10개월 만이다.익히 들어 익숙하지만 아직은 실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공원, 용산공원을 함께 그려 나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이 글은 용산공원과 관련해 ‘무엇인가’를 처음 기획하던 때부터 심포지엄을 마치고 다시 ‘우리의 공원’상을 모색하는 출발점에 선 현재까지 과정상의 결과물이며, 실재와 비실재로 경험한 장소에 관한 것이다.1 시작은 이러하다. 2015년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 도시공원 컨퍼런스International Urban Parks Conference에 참석했다.2 미국 각지에서 모인 1,000여 명의 도시공원 커뮤니티 리더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도시공원의 디자인과 개발 방식, 운영·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재정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컨퍼런스가 개최된 샌프란시스코는 용산공원 계획의 벤치마킹 사례로 접했던 프레시디오가 있는 곳 이라 한층 기대가 높았다. 도시의 확장에 따라 도심지와 인접하게 된 프레시디오 공원은 도시의 활력과 공원의 여유가 공존하는 생경한 장소였다. 습관적으로 계획가·설계가의 관점에서 공원을 들여다보던 경직된 사고에 경고등이 켜졌다. 도시 삶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촉매제인 도시공원의 역할을 다시 반문하기시작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완전히 공공적인 대형 공원을, 다시 말해서 모든 시간대에 모든 장소에 무료로 접근 할 수 있고 전적으로 공공의 자금에 의해 운영되는 대형공원을 찾아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어느 정도 이러한 현상은 공원의 물리적 스케일과 사회적 복잡성의 영향이다.”3 줄리아 처니악과 조지 하그리브스가 펴낸 『라지파크 Large Parks』에서 존 비어즐리는 공공적인 대형 공원의 위기를 지적한다. 이미 민관 파트너십public-private partnership에 의한 도시공원 조성과 운영관리의 당위성이 많은 사례를 통해 논증되었고, 최근에는 확장된개념의 공원 거버넌스가 논의되고 있다. 그동안 장소만들기place-making 관점에서 추진해 온 공공 주도의 순차적 방식―1단계: 정책 수립(policy), 2단계: 자금 투입 및 조성 (finance and place-making), 3단계: 관리(maintenance)―은 재고되어야 한다. 공원의 100년, 그 이상을 바라보는 국가공원을 만드는 일에 새로운 관점과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용산공원의 조성·계획 과정에는 20년 이상 논의되어 온 깊고 넓은 담론의 층위가 있다. 현재 용산공원 조성은 기본계획과 설계공모 당선안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용산공원 주변 지역의 관리·계획 수립 역시 추진 중에 있다. 현재 시점에서 용산공원 계획에 대한 이슈와 쟁점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도시공원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프레시디오를 사례로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도시공원의 혁신과 새로움을 모색하는 상상적인 기획imaginative enterprises.4 하나의 사례가 둘이 되고 연이어 늘어나 지난 11월 심포지엄에서 도시공원의 운영관리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글은 심포지엄 기획 시 고려했던 관점을 공유한다. ‘좋은 공원의 계획과 설계, 그리고 이후 단계에서 누가 어떻게 공원을 운영·관리하는가.’, ‘그리고 이를통하여 어떤 가치를 창출해 내는가.’ 네 가지 사례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자족적 도시공원 운영관리 모델을 실험하고 있는 시드니 하버국립공원이며, 두 번째는 연방 정부 산하 조직으로 출발하여 독립적인 트러스트 조직이 운영·관리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세 번째는 시와 민간 조직의 연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시애틀의 맥너슨 공원, 마지막으로 시민 주도 단체가 정부의 유휴 부지 개발 계획을 저지하고 공원으로 지켜낸 베를린의 템펠호프다. 시드니 하버 국립공원: 자족적 공원 모델의 지향 시드니 동북쪽 연안에 위치한 시드니 하버 국립공원Sydney Harbour National Park은 오스트레일리아 유럽 이민자의 역사가 시작된 상징적인 장소이며, 남태평양연안으로 연결되는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지니고 있다. 군사 방어 기지가 점유했던 장소를 1990년대 후반 공원으로 변모시킨 사례다. 시드니 하버 국립공원은 시드니 하버 연안 250km를 따라서 위치하고 있는 6개의 수변 지역―울위치 항구와 파크랜드(Woolwich Dock & Parklands), 플래티퍼스 뉴트럴 베이(Platypus Neutral Bay), 차우더 베이(Chowder Bay), 미들 헤드(Middle Head), 조지 하이츠(Georges Heights), 노스 헤드 생크추어리 맨리(North Head Sanctuary Manly―과 2개의 섬―코카투 섬(Cockatoo Island), 스네퍼 섬(Snapper Island)―을 포함한다. 코카투 섬을 비롯한 몇몇 지역에는 17세기 말 대영 제국 시대에 건설된 교도소 수용 시설과 18~19세기의 산업 시설, 군사 방어 시설을 포함하는 역사·문화 유산이 있다. 특히 코카투 섬의 교도소 터Convict Site는 대영 제국 식민지에 조성된 11개의 교도소 시설 가운데 하나다. 호주 독립 이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네거티브 유산으로 유럽 식민지 세력의 확장을 위해 동원되 었던, 수천 명의 청교도 죄수의 생활상을 조명하는 유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1980년대 후반까지 공공의 출입이 제한되었고, 군사 기지 폐쇄 이후에는 유보지인 상태로 방치되었다. 1990년대 초 호주의 연방 정부는 이 지역에 업무·상업 기능 복합 재개발을 구상했고, 민간 개발을 추진했다. 그러나 부지에 위치한 역사·문화적 자원의 가치와 자연 환경 복원의 필요성을 인식한 지역 사회는 거세게 반발했고, 공원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결국 호주연방 정부는 부지 매각을 금지하는 특별법을 재정하기에 이른다. 심주영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2015년 용산공원 시민포럼 준비위원회에 참여했다. 학부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도시의외부 공간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도시의 삶에서 필요한 좋은 공원을 위해 지속가능한 도시 공원을 연구 중이다.
  • Gate 22의 용산기지탐색사事 용산공원의 현재를 묻다
    우리는 왜 경계지를 걷는가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용산기지 안을 십여 명의 일군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차선책으로 담벼락에 최대한 밀착해 있는 경계지를 걷기 시작했다. 한 뼘 두께의 회색 담벼락. 그 안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이고 그 밖은 ‘세상의 중심이요’를 부르짖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 용산구의 땅이다. 하지만 그 어느 쪽 땅도 감지하기란 쉽지않다. 용산국가공원 조성 과정 또한 아직까지는 일반인의 참여가 불가능하다. 미군기지의 회색 담벼락처럼 물리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국가가 만들고 있는 공원은 그들의 권력과 이데올로기로 이 땅을 비밀리에 설계하고 있는 맥락에서 엇비슷해 보인다. 우리는 누구도 주문하지 않은 이 땅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걷기 시작했다. 걷기는 금단의 땅이 보내는 ‘출입금지’ 경고문의 두려움을 조금씩 거두어 주었고 경계지에 쌓여 있는 삶의 장소를 정독하게 해주었다. 반복된 걷기는 마주하는 사실을 살로 녹이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고 결국 이곳의 특수한 역사가 빚어낸 현재를 이해하도록 도와주었다. 그렇게 걷기를 계속하면서 이 땅에 관심 있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땅의 미래를 논의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다. 이렇게 큰 땅을 온전히 나의 땅으로 상상해 보는 것. 이 땅은 원래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쌍용쟁주형雙龍爭珠形의 길지란다. 이렇게 멋진 땅은 마땅히 ‘모두의 공원’으로 환생해야 할 뿐 아니라 어쩌면 분절된 한반도를 되찾는 더 큰 일의 예행연습으로 삼아야 할지도 모른다. 온전한 땅의 반환은 서두르되 국가가 혼자 빠른 길을 가려한다면 우리는 다 같이 멀리 가는 길을 끊임없이 제안하고자 한다. 경계지를 걸으며 나눈 이야기들 2013년 가을, 미군기지 담벼락을 마주하고 이루어진 ‘피크닉 세미나’ 이후 담벼락에 최대한 밀착해 걷는 워킹투어세미나 ‘굿네이버스’, ‘봄나들이’, ‘같이가입시더’, ‘땅쇼’, ‘왜 이태원인가’를 진행했다. 역사적 사건과 이데올로기로 점철된 이 땅에 관해, 미래에 초점을 두고 공공의 오너십을 논의한 이야기들을 짧게나마 소개해보고자 한다. Gate 22는 용산미군기지 반환과 관련하여 비워질 미래의 땅의 모습을 고민하는 연구 모임 예술가 집단이다. 기지 내 공식 게이트가 21개인 점에 착안,모두에게 열린 상상의 게이트를 상징하는 Gate 22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기지 부지의 미래를 논의하는 공공 플랫폼을 만드는 데 관심을 두고있다. www.gate22.org, cafe.naver.com/gate22, www.facebook.com/gate22.org
    • 홍서희 www.gate22.org / Gate 22